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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스포츠 과연 적자인가

    야구 축구 농구 등 국내 프로선수들의 ‘제몫 찾기’ 움직임이 본격화되고있다.‘IMF체제’로 제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선수들은 지난해부터 경제가 활기를 되찾으면서 “이제는 정당한 몸값을 당당히 요구할 때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구단들은 프로출범 이후 만성적자를 내세워 선수들의 무리한 요구는 자칫 프로스포츠를 존폐위기로 까지 몰고갈 수 있다며 강력히 맞서고 있다.반대편에서는 ‘프로구단들이 눈에 보이는 타산만 생각한 나머지팀운영을 통한 홍보효과는 도외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높다.프로스포츠는 과연 적자인지,선수들의 주장은 정당한지 등을 짚어본다. ‘라이언 킹’ 이승엽(삼성)은 최근 구단과 첫 연봉 협상을 가졌다.이승엽은 이 자리에서 “내가 한 만큼만 받겠다”는 뼈있는 말을 했다.시즌 최다홈런 신기록(54개)과 페넌트레이스 최우수선수(MVP)에 걸맞는 대우를 요구한것.구단이 이미 국내 최고 대우를 약속한 만큼 이승엽의 연봉은 2억5,000만원 이상을 보장받은 99프로축구 MVP 안정환(대우),올시즌 프로농구 연봉왕(2억2,000만원) 이상민(현대)을 웃돌 전망이다.따라서 각 구단은 이승엽의 연봉이 다른 선수들에게 도미노현상을 몰고올 것으로 우려,촉각을 곤두세우고있다. 박용오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지난해말 기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이승엽의 연봉은 현실에 비춰 아마 2억원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추정하고“선수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 몇개 팀을 제외하고는 팀 유지조차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이는 선수의 몸값 상승이 적자를 부채질해 프로스포츠의 존폐마저 위협할 수 있다는 푸념으로 선수들의 입장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99프로야구의 경우 현대가 가장 큰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현대는 구단운영과 일반 관리비 등을 합쳐 모두 150억원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입장수입과 헬맷 등 광고비,사업수익 등으로 40억원을 건지는데 그쳐 110억원의 적자가 났다.삼성은 127억원을 지출하고 40억원의 수익을 올려 87억원의 적자를내 2번째로 손실이 컸다.한화 78억원,LG 75억원,롯데 49억원,두산 46억원,해태 41억원,쌍방울 17억원 순으로적자가 났다.각 구단은 연간 투자액의 70∼80% 적자를 보고 있는 셈이다. 축구와 농구도 마찬가지.구단 연평균 60억∼70억원이 소요되는 축구는 평균 70%인 40억원의 적자를 냈고,평균 40억원을 투입하는 농구는 그나마 절반의 손실에 그치고 있다.이들 구단은 그룹의 지원금으로 적자를 충당하고 있는현실이다. 그러나 각 프로구단은 이같은 현실속에서도 우수 선수 영입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이는 프로스포츠가 기업 홍보에 막대한 효과를 내고 있다는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이다.특히 98년 IMF로 실추된 기업의 이미지 제고에 스포츠가 톡톡히 한 몫했다는데는 이의가 없다. 시즌 내내 이승엽의 홈런을 통한 삼성의 홍보효과는 TV의 중계 시간대,신문의 면수와 단수 등을 광고비로 단순 계산해도 무려 800억원 이상 홍보효과를 올린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또 창단이래 첫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한화는 포스트시즌만을 놓고도 380억원의 홍보효과가 났다는 분석이다.현대와 LG,두산도 홍보효과를 감안하면 적자는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98∼99시즌 프로농구의 경우 10개 구단중 현대·기아·나래(현 삼보)·LG·삼성·대우(현 신세기)등 6개 구단이 100억원 이상,나머지 SK·SBS·동양·나산도 70억원 이상의 홍보효과를 냈다고 밝히고 있다.따라서 구단의 적자주장은 수치상 단순논리에 따른 ‘엄살’에 불과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구경백 기독교방송 야구해설위원은 “선수들의 연봉 인상이 구단 적자의 주된 요인인 것처럼 매도해서는 안된다”면서 “구단은 선수들에게 정당한 대우를 해주고 선수는 멋진 플레이로 팀에 도움을 주며 다양한 이벤트와 각종수익사업 개발을 통해 적자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수기자 kimms@ **구단 '보이지 않는 이익' 연간 수백억원 프로스포츠 구단이 얻는 홍보 효과는 얼마나 될까 -. 관계자들은 “종목별 팀별로 조금씩 형편이 다르지만 대체로 연간 수백억원에 이른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대표적인 예는 홈런왕 이승엽을 앞세운 프로야구 삼성.지난해 8월2일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42개)을 작성한 뒤 54호 홈런까지 50일동안 구단에 가져다 준유무형의 이익을 돈으로 따지면 800억원이나 된다는 계산이 나왔다.이는 신문 지면의 면수와 단수,시간대별 TV 중계·뉴스,화면에 비춰진회사-제품명 등을 광고 단가로 환산한 단순 수치이며 실제 홍보효과는 천문학적 수치일 것으로 추정된다. 스포츠마케팅 전문회사인 (주)케이보스는 이 기간 이승엽 때문에 관중이 20만명이 늘었고 여기에 캐릭터 상품판매까지 합친 직접 매출 효과를 40억원으로 잡았다.또 삼성투자증권이 이승엽 특수를 노려 내놓은 ‘홈런왕 주식형펀드’의 예탁고도 2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했다.그러나 그보다는 주요시간대 TV전파를 타고 삼성 경기가 중계돼 무형적인 홍보효과가 하루 3억3,000만원.3개 공중파만의 TV중계 광고효과는 모두 630억원이나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여기에 헬멧 광고 등을 통한 간접광고 효과도 수치를 헤아릴 수 없다는 평가다. 축구에서도 삼성은 엄청난 홍보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99시즌 전관왕을 차지한 수원 삼성이 자체 분석한 ‘99년 언론매체를 통한 홍보효과’에서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신문 방송 잡지 등의 매체를 통해 모두 384억원에 해당하는 막대한 홍보효과를 올린 것으로 추산됐다.삼성은 특히 KBS MBC SBS의공중파 3사를 포함한 TV중계를 통해 무려 364억의 홍보효과를 얻었다고 보고 있다.신문·잡지를 통한 홍보효과는 19억5,000만원으로 분석했으며 국내 매체 뿐만 아니라 영어전문 캐이블인 아리랑TV와 홍콩의 스타TV 등을 통한 국내 외국인과 아시아전역 등 해외까지 홍보효과를 얻은 것으로 평가됐다. 다른 종목에 비해 관중수입면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는 프로농구도 ‘눈에안보이는 이익’이 야구·축구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한국농구연맹(KBL)에따르면 지난 98∼99시즌 언론을 통해 얻은 홍보효과는 10개구단 평균 1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현대가 136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134억원의 기아였다.성적이 바닥권이었던 동양과 나산(골드뱅크 전신) 조차도 78억원의 홍보효과를 내 전 구단이 짭짤한 홍보 혜택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적자인 프로스포츠지만 투자를 하면 할수록 부가가치는 더욱 커지는 산업”이라고 강조한 프로축구 삼성의 허영호 단장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송한수기자 onekor@ **프로스포츠 외국사례와 대책 지난해말 정부와 여당이 프로선수 계약제도의 불공정성에 대해 검토한 것으로 드러나 야구 축구 농구 등 국내 프로스포츠계에 충격을 던져줬다. 선수 개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구단에서 일방적으로 뽑는 신인지명제도(드래프트)와 구단의 동의없이 팀을 옮길 수 없는 보류선수조항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시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프로구단은 선수와 구단이 공존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인 이들 조항을 없앤다면 프로스포츠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다며 발끈했다.재력있는 팀이 우수 선수를 ‘싹쓸이’,전력 불균형 심화로 흥행에 실패할 뿐만 아니라 적자를 가중시켜 팀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제도는 프로스포츠 선진국인 미국에서 전력 평준화와 천정부지로 치솟는 연봉 억제를 위해 탄생됐다.1922년 메이저리그가 독과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연방 법원에 제소됐지만 스포츠 특성이 인정돼 법 적용에서 제외됐다.95년또다시 소송이 벌어졌지만 연방 법원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그러나 메이저리그의 경우 6시즌을 뛰면 선수가 자유롭게 팀을 선택할 수 있고 구단에 지명된 선수도 대학 진학을 원하면 구단은 지명권을 잃게 했다.일본은 구단 지명이 중복될 때 선수의 희망을 1순위로 고려하는 등 선수 권익보호를 위한 보완책을 두고 있다..한국은 지난해 프로야구에서 최초로 자유계약선수(FA)제도를 도입,10시즌을 뛰 선수에 한해 마음대로 이적이 가능토록 했다.그러나 본래 취지와는 달리 선수보다는 구단에 유리한 쪽으로 변질돼 빈축을사고 있다. 선수의 권익 보호와 프로스포츠의 존립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구단의 수익 증대가 최우선 과제다.수익 증대는 관중 증가와 직결된다.선진국에서는 관중 유입을 위해 편의시설 확충 등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는데 역점을 둬 성과를 거두고 있다.여기에 값싸고 맛있는 먹거리와 다채로운 이벤트 등을 준비해 가족이 하루를 즐길 공간으로 꾸며야한다.또 캐릭터상품 개발과 판매등도 수익에 한 몫한다. 허구연 야구해설위원은 “현재 지자체에 묶여있는 구장 관리권이 구단에 넘겨져야 하고 구단은 시설 등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한다.더 나가서는 전용구장 신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전용구장을 갖게 되면 획기적으로시설을 개선,‘복합 레저공간’으로 꾸밀 수 있다는 것.일본의 야구장 후쿠오카돔의 경우 오전중에 시민들에게 개방해 배드민턴 조깅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했고 외야석에는 식당은 물론 커피숍,옷가게,당구장,술집,오락실 등을마련,시민들의 휴식과 만남의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부터 3년간 잠실구장 위탁관리를 맡게된 LG와 두산은 지정석 공간을 넓히고 팔걸이를 설치하며 화장실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또 햄버거·치킨점을유치중인 서울 구단은 주류판매 여부만 결정되면 엄청난 수익을 낼 것으로기대하고 있다.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경기장 광고권과 매점운영권을 확보한프로축구 대전과 수원도 편의시설보수 등을 통해 50% 이상의 매출신장을 낙관하고 있다. 류길상기자 ukelvin@ *끝** (대 한매 일 구 독 신 청 721-5555)
  • WKBL 삼성생명 첫승 ‘상한가 上場’

    지난 시즌 여름리그 우승팀 삼성생명이 99겨울리그 챔피언 신세계와의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강력한 우승후보인 삼성은 10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4,000여명의 관중이지켜본 가운데 막을 올린 00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첫 경기에서 ‘주부센터’ 정은순(32점 19리바운드 7어시스트)이 바스켓을 장악해 외곽포로 맞선 신세계를 84-75로 누르고 쾌조의 출발을 했다. 삼성은 정은순과 함께 이미선 박정은(이상 15점)이 공격을 이끌었고 지난해입단한 장신가드 변연하(180㎝)도 24분9초 동안 뛰면서 빠른 발과 유연한 동작을 무기로 7득점 3어시스트를 기록해 뒷멤버가 한층 탄탄해졌음을 보여줬다. 팀의 기둥 정선민(186㎝)이 부상으로 빠져 골밑에 구멍이 뚫린 신세계는 장선형(25점 8리바운드)이 골밑에서 분전하고 이언주(23점 3점슛 4개) 양정옥(10점) 등이 3점포를 터뜨리며 맞섰지만 종료 2분26초전 홍정애(182㎝)마저 5반칙으로 물러나면서 골밑 열세가 더욱 커져 쓴잔을 들었다. 3쿼터를 61-53으로 앞선 삼성은 4쿼터 중반 신세계 홍정애 이언주에게 연속슛을 내주며 73-70까지 쫓겼으나 이미선의 3점포와 연속 가로채기에 이은 정은순의 레이업 슛으로 줄달음 쳐 9점차 승리를 낚았다. ▲삼성(1승) 84-75 신세계(1패)송한수기자 onekor@
  • [외언내언] 이런 위기관리

    경기도 파주시 월롱면 영태리는 이 지역 영산(靈山)인 월롱산자락 끝에 있는 전형적인 농촌이다.이 지역은 휴전선이 지나는 임진강과 12㎞ 거리밖에안되며 반세기 전 강건너 장단에서 피난와서 못 돌아간 실향민들이 많다.전쟁 피해자들과 그 후손들은 한국전 이후 미군공병부대인 캠프 에드워드를 중심으로 마을을 형성해 살며 월롱산에 올라 고향땅을 내려다 보며 망향의 슬픔을 달래는 것이 생활의 일부가 됐다. 5일 새벽 1시30분,마을 주민들이 곤히 잠든 시간 갑자기 주민대피를 알리는 방송이 울렸고 주민들은 영문도 모르고 인근 초등학교로 몸을 피했다.사태를 모르는 주민들은 전쟁이 난 줄 알았다고 했다.이들은 새벽 3시쯤 대피를마친 후 미군부대 폭파테러 위험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고 허탈감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고 한다. 이번 폭파테러설은 허위로 밝혀져 5일 오후 주민들이 귀가 하는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만의 하나 사실이어서 마을 한가운데서 60만ℓ의 기름저장탱크가폭발했더라면 엄청난 인명피해는 불을 보듯하다.당국의 위기관리가 너무 안일하고 허술함을 질책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군영내가 치외법권지역이고 폭파설이 미국수사기관의 첩보 수준이기는 하지만 한국인 3,000여명의 인명이 달린 문제라면 무책임하기 이를 데 없는 태도가 아닐 수 없다.미군이 4일 오후 7시부터 탄약과 유류,미군 200명을 모두 대피시키면서도 한국군이나 행정기관에 알리지 않은 것은 한·미협조체제에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인명과 관련된 테러정보는 신뢰도가 낮아도 당사국에 통보,공동으로 대응하는 것이 국제관례이다. 파주시와 경찰서도 너무 안일했다.4일 오후 7시15분 부대를 방문해 폭파설을 확인하고도 무려 6시간이 지난 다음날 새벽 1시30분 대피령을 내린 것도있을 수 없는 일이다.폭파설이 사실이었다면 사고가 나고 90분이 지난 뒤이다.정보수집­보고­분석­판단­지시 등의 절차가 신속히 이뤄져야 함에도파주시와 경기도 및 관련기관간 협의로 시간을 낭비해 대피령은 원님 행차후 나팔부는 꼴이 됐다. 이때문에 군청직원,소방서,경찰 등 1,300여명과 화학소방차와 장비 100여대를 4일 밤 10시부터긴급 출동시키면서도 가장 중요한 주민대피를 가장 늦게 조치한 결과가 됐다.일의 순서가 잘못 되어도 크게 잘못되었다.이번 사건이 해프닝으로 끝난 것은 다행한 일이다.하지만 이번 해프닝은 처음부터 끝까지 인명중시 정신의 어떠한 흔적도 보이지 않아 우리의 위기관리 체계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어떠한 경우이든 사람목숨이 최우선시 되어야 함이 원칙이다. 李基伯 논설위원 kbl@
  • [외언내언] ‘쪽방’

    ‘쪽’이란 단어는 물건의 쪼개진 한 부분을 일컫는다.그래서‘쪽’은 작고 불완전하다는 의미로 쓰이며 작은 바가지가‘쪽박’이고,대문에 딸린 문이‘쪽문’이다.‘쪽방’도 예외가 아니어서 1평 내외 작은 거주공간을 가리킨다.주거환경이 넓어지는 추세이나 현재 서울에만 길이 150㎝,폭 50㎝,높이 100㎝ 정도의 쪽방 3,800여개가 저소득층 생활 터전으로 애용되고 있다고 한다. 쪽방 이용자는 주로 주거가 마땅치 않은 독신 또는 타향살이 일용근로자들이며 몇천원으로 하룻밤 안식처를 마련한다는 이점이 있다.노숙자와는 달리식당,행상,건설현장 종사자이며 30·40대가 대부분이다.수입이 일정치 않은고달픈 생활을 하지만 땀의 의미를 아는 우리의 이웃이자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구성원이다. 이들은 인력시장 진출이 용이한 서울 회현동·영등포·동자동·창신동에 밀집되어 있으며 이용자는 하루 평균 2,556명.이밖에 여인숙·만화방·사우나탕 이용자도 상당수인 것으로 추정되며,이들은 생활형편이 악화될 경우 노숙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큰 사회 취약계층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의 직접 희생자인 이들은 근로의욕은 높으나 아직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이 시대의 성실한 소외계층이라고 할 수 있겠다. 미국의 원룸,독일의 아인첼치머,일본의 캡슐룸 이용자가 사회적으로 안정된봉급자들이라면 우리나라 쪽방은 하루살이에 급급한 사람들이 주로 이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TV 등 문화·휴식시설이 전혀 없는 데다 화장실·세면장을 공동 사용하기 때문에 원하는 때에 이용할 수가 없다.밤 이슬을 피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하는 절박한 처지가 서글프다. 지난 성탄절 불우이웃돕기 TV프로에 방영된 쪽방 생활자 한이슬양의 어려운 생활을 담은 영상물은 많은 시청자에게 감명을 주었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 내외도 당시‘옥중서신’등의 인세와 강연료 4,654만원을 성금으로 전달하며“지금까지는 경제회복에 돈을 썼으나 이제는 고통받는 사람을 위해 돈을 쓰겠다”고 다짐했다. 정부가 3일 쪽방 밀집지역에 간이화장실과 샤워시설,상담실 등을 설치하는등 복지서비스를 지원키로 한 것은 그 다짐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이해된다. IMF위기는 넘겼다고 하나 쪽방 생활자가 적지않은 한 위기가 완전히 극복되었다고 볼 수가 없다. 우리 사회가 추구하는 생산적 복지정책은 쪽방 생활자 같은 성실한 일용근로자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지표(指標)가 되어야 하겠다.이들의 홀로서기에 앞장서고 있는 성공회‘노숙자 다시서기 지원센터’(02­777­5217)의 활동이흐뭇하다. 李基伯 논설위원 kbl@
  • [외언내언] 아인슈타인과 히틀러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20세기에 인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으로‘상대성 이론’을 창안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을 선정,31일자커버스토리로 소개했다.타임지는‘상대성 이론은 이론 물리학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TV와 핵무기,우주여행,반도체 등 중요한 기술 분야 발전의 토대를이뤄 금세기 인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선정 경위를 밝혔다. 수긍되는 설명이다.타임은 98년부터‘지도자 및 혁명가’를 비롯,‘예술 및연예인’, ‘건축가와 운동선수’, ‘과학자와 사상가’, ‘영웅과 아이디어맨’등 5개 분야에서 20명씩을 선정하고 최종으로 각 분야를 망라한 20세기인물로 아인슈타인을 뽑았다. 독일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난 아인슈타인은 물리학자로서뿐만 아니라 평화주의자로서 행동하는 지성인이었다.33년 히틀러가 민주적인 바이마르공화국을 무너뜨리고 나치정권을 세우자 미국으로 건너가 나치즘과 핵폭탄 반대운동에 앞장섰다.그가 금세기 인물로 꼽히게 된 것은 학자로서뿐만 아니라 파시즘을 증오하고 평화를 사랑한 그의 생애가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아인슈탄인은 우리 시대의 가장 위대한 심성과 순진함으로 친근감을 느끼게한다. 후광과도 같이 뒤로 흩날리는 머리카락, 자상하면서도 순수함이 깃든몽롱한 표정 등은 사악함과 전체주의가 기승을 부린 20세기 천재의 가능성과어린이의 순진함을 함께 담고 있어 친밀감을 더한다.어려웠던 한 세기 그는인류에게 희망과 가능성을 갖게 한 구원자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최종 선정 과정에서‘지도자와 혁명가’부문의 아돌프 히틀러(1889∼1945)가 아인슈타인과 경합을 벌였다니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가해자인 히틀러가 게르만족 지상주의라는 몽상에 사로잡혀 비(非)아리안민족인 유대인과 슬라브민족 600만명을 인종청소했다면 피해자인 아인슈타인은인류평화를 위해 평생 힘썼다. 이런 두 사람이 한때 경합을 벌였다는 사실이믿어지지 않는다. 타임사가 참고자료 활용을 위해 실시한 100여만 독자들의 E­메일 투표결과히틀러가 한때 1위에 오르자 일부 언론들은 신나치주의를 표방하는 극우단체들의 발호를 우려했다고 한다.이에 대해 타임은 20세기 인물은 사람의 됨됨이나 공헌도 또는 해악을 끼쳤는지 여부와 관계없이‘누가 큰 뉴스거리를제공했는가’가 기준이라고 설명한다.세기의 인물 후보 중 한국인이 한 사람없는 것은 섭섭한 일이다. 금세기 우리 민족은 엄청난 변화와 좌절, 도전을겪었지만 세기적 관심을 끌지는 못한 것 같다.21세기 인물은‘조용한 아침의나라’에서 나오길 기원한다. [李基伯논설위원 kbl@]
  • 통일농구대회 이모저모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방문단의 서울도착 표정과 만찬소식 등을 상세히 전하고 송 부위원장의 도착성명과 정몽헌 현대회장의 환영사 등을 차례로 소개했다. ?여자부 경기 전·후반이 끝난 뒤에는 평양교예단의 현란한 공연이 펼쳐져관중들의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이들은 고난도의 줄넘기와 널뛰기 묘기 등을 숨돌릴 틈 없이 펼쳐 북한 서커스가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것이 결코 ‘허명’이 아님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이들은 굳은 표정을 좀처럼 풀지 않고 있는 농구선수들과는 달리 공연 내내 밝은 웃음을 지어 보여 관중들로 부터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개막식에 앞서 한국농구연맹(KBL) 공식 아나운서 염철호씨의 소개로 남북한 선수들이 나란히 입장해 관중들의 열광적인 환호를 받았다.특히 이명훈이 코트에 들어서자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와 서울 도착 하룻만에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느낌을 줬다. 이명훈과 함께 입장한 현대 조성원은 180㎝의 키에도 불구하고 어린아이처럼 보여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 농구 전문잡지 ‘점프볼’ 창간

    한국농구연맹(KBL) 공식지정 농구전문지 ‘점프볼’창간호(2000년 1월호)가 나왔다. 선수와 지도자,동호인,팬을 하나로 묶는 가교 역할을 자임한 ‘점프볼’은전 경향신문 체육부장 박진환씨가 편집장을 맡고 있으며 일간지 농구담당 기자와 TV 해설위원,KBL과 한국여자농구연맹(WKBL)관계자 등이 편집·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그동안 국내에 미국프로농구(NBA)에 관한 잡지는 많았지만 국내 프로농구를 전문적으로 다룬 것은 ‘점프’가 처음이다.‘점프’는프로와 아마를 망라,농구에 관한 모든 정보를 담을 예정이다. 창간호에는 병역을 마치고 복귀한 전희철(동양) 우지원(신세기)의 근황 등이 특집으로 실렸고 용띠 선수들의 새해 포부,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본 내년도 판도 전망 등이 다뤄졌다.또 NBA 20세기 슈퍼스타 5명과 ‘떠오르는 별’ 10명이 사진과 함께 소개됐다.창간호를 사면 남녀 프로농구 무료 입장권 3장도 보너스로 받는다.값은 5,000원. 오병남기자
  • [외언내언] 독일의 강제노역 배상

    독일 수도 베를린 중심가 쿠담거리에 우뚝 선 ‘깨진 교회’는 유명한 관광명소로 많은 내외국인들이 찾는다.‘카이저 빌헬름교회’가 ‘깨진 교회’로 불리는 까닭은 2차대전말 연합군 공습으로 교회 윗부분 3분의 2가 날아가고 나머지 부분만 폭탄을 맞은 상태로 보존돼 있는 모습 때문이다.보수를 안한것은 전쟁의 상흔을 후대에 알려 역사의 교훈으로 삼자는 취지에서다. 이 교회 인근에 세워진 ‘속죄의 이정표’도 깨진 건물 못지 않게 인상적이다.‘아우슈비츠 681㎞’,‘다흐하우 458㎞’등으로 씌어진 10여개의 표지는 과거 홀로코스트가 자행된 대살육의 현장을 알린다.대전(大戰)중 유태인들을 학살한 집단수용소를 가리키는 이 이정표는 나치의 만행을 참회하고 반성하자는 뜻에서 세워졌으며 독일의 주요 도시에서는 이같은 ‘속죄의 이정표’를 흔히 볼 수 있다. ‘속죄의 이정표’중 한곳으로 뮌헨근교에 위치한 다흐하우는 대전당시 모습 그대로 잘 보존돼 있다.홀로코스트의 공포를 담은 자료와 사진,소각로 등이 전율을 느끼게 한다.학습과정에 포함돼 있어 어린 학생들이 인솔교사의설명을 들으며 참혹한 만행의 역사를 진지하게 공부하는 자세가 외국관광객들에게는 다소 야릇한 느낌으로 와 닿는다.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교훈으로삼으려는 독일민족성이 얄미울 정도로 냉철하게 느껴진다. 독일은 대전 피해국들에 대한 배상문제를 그동안 국가차원에서 끝낸 상태이다.다만 전쟁중 폴크스바겐·지멘스등 독일 기업에서 강제노역 한 외국인들에 대한 배상문제가 남아 있었으나 16일 100억마르크(52억달러)의 배상금 규모에 합의,연내에 해결키로 함으로써 전쟁 장본인으로서 국제법적 의무를 충실하게 마무리 지었다. 이웃이 좋아야 동네가 화목하기 마련이다.독일이 과거의 죄과를 인정하고피해보상에 능동적인데 비해 같은 전쟁의 가해자인 일본의 피해국들에 대한자세는 너무 미온적이다.독일이 전후 공동체안의 독일을 강조하며 통일과 번영에 노력했다면 일본은 자신만의 풍요로움을 추구한 나머지 역사의 책임의식과 이웃 나라의 아픔을 돌이켜 보는 여유를 잃은 것 같다. 종군위안부 문제가 그렇고 강제노역·포로학대·군표·미지급예금 등 전후배상 문제가 분출하고 있지만 처리가 지지부진하다.종군위안부 문제만해도처음에는 자료가 없다며 실체를 부인하다 자료가 나오자 불완전하다는 핑계를 대고 이제는 시간이 너무 지나 국가배상은 안된다고 한다.남경 대학살과관동지진 학살도 마지 못해 인정하는 것도 솔직하지 못한 자세다.야속하다못해 얄미운 이웃이라는 생각이 든다.독일이 과거 멍에를 훌훌 털고 새 천년을 맞는 자세를 우리 이웃은 어떻게 볼까. [李基伯 논설위원 kbl@]
  • [대한포럼] 無石無彈의 시위문화를

    사람 얼굴이 서로 다르듯 생각하는 것도 저마다 다르게 마련이다.남의 의사를 존중하면서도 자기 주장을 관철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민주사회의 질서이자 지혜다.그러나 자기 주장에만 집착해 남도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기를 강요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이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얼굴을 닮으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사회 구성원들이 모두 같은 생각을 하는 집단은 전체주의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개인 또는 집단의 의사를 알리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민주국가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대의(代議)제도에서 소수 집단의 의견을 널리 알리는 시위는 민주주의의 한 요소다.그러나 아무리 정당한 시위라도 남에게 피해나 고통을 준다면 정당성이 인정될 수 없다. 지난 10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민중대회에 참석한 일부 시위대가 도심에서 밤늦게까지 격렬한 시위를 벌여 퇴근길에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일부 군중은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투석전을 벌였고,경찰과 충돌해 여경등 경찰관과 시위자 240여명이 부상했다.시위자들은 명동성당까지 이동하면서 곳곳에서 경찰과 난투극을 벌였고 “평화적으로 행진하라”는 안내방송을하던 경찰차량의 유리창을 각목으로 깨뜨리는 등 아수라장을 빚었다. 안타까운 일이다.이번 과격시위는 지난해 5월1일 노동절 행사 이후 최대 규모였다.국민의 정부에서 다양한 의사 표출로 시위 건수는 늘었으나 과거와같은 폭력시위는 사라져 평화적인 시위문화 정착을 기대케 했다.올 들어 현재까지 시위건수는 1만4,424건으로 전년도보다 20% 정도 늘었고 폭력시위도20여회 발생했으나 최루탄은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6월항쟁이 있었던 87년 67만발이 사용된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은 올해를 ‘무(無)최루탄 원년’으로 기록하기 위해 최루탄사용을 최대로 자제, 이번 과격시위때 부상자가 많이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나아가 평화적인 시위문화를 이룩한다는 목표로 집회장소 전면에 여경을 배치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최루탄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경찰행동 강령을 마련해 실천하기로 했다. 강령중에는 뛰지말고,잡지 말고,욕하지 말 것과 야간 골목길 등에서 시위대를 검거하지 말 것 등 바람직한 대응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지키기 힘들 때가 있다고 본다.이를테면 진압경찰이 가장 두려워하는 돌멩이가 날아올 때 재빨리 피하려는 게 본능인데 뛰지 말라는 것은 전경들의 피해만 확대시킬 우려가 있는 것 등이다. 경찰의 노력만으로 평화적인 시위문화가 정착되기는 힘들다.시위자와 진압경찰이 함께 ‘게임의 룰’을 지켜야만 바람직한 시위문화를 기대할 수 있기때문이다. 인류학자 호이징가가 인간을 ‘놀이하는 사람’(homo ludens)으로규정하고 모든 형태의 문화는 놀이 요소가 있으며 또한 모든 놀이는 반드시규칙이 있다고 했다.시위문화도 일정한 놀이 규칙인 ‘게임의 룰’이 지켜질때 문화로서 승화될 수 있다 하겠다. 시위는 자신의 주장을 널리 알려 대중의 지지를 받아내는 데 목적이 있다. 방법은 평화적이고 합법적이어야 하며 어떠한 폭력이나 과격 행동도 규칙에위배된다.다른 사람이 자신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다고 강요하는 것도 규칙에 위배된다.대중의 지지를받지 못하면 자신의 주장을 굽히는 것이 민주사회의 순리다. 경찰의 공권력 행사에도 물론 일정한 규칙이 적용돼야 한다.공권력은 도덕성과 권위가 생명이다.민주국가는 법치국가이며 법치국가에서는 공권력만이합법적으로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그러기에 공권력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만 엄격하고 공정히 사용돼야 한다.과거 공권력이 악용되거나 남용됐기 때문에 오늘날 그 권위가 무시당하기 일쑤다.경찰의 시위대응 행동강령이 공권력의 약화가 아닌 엄격한 집행을 위한 초석이 되기를 바란다.폭력·과격시위는어떠한 경우도 용납돼서는 안되며 돌멩이와 최루탄이 없는 ‘무석무탄’ (無石無彈)의 평화적인 시위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란다. [李基伯 논설위원 kbl@]
  • [외언내언] 장군의 조건

    세계 2차대전 당시 ‘사막의 여우’로 불린 독일의 로멜장군을 격파한 몽고메리원수는 그의 자서전 ‘전쟁의 역사’에서 “지휘자는 적장의 근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또 그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며 그의 막사 안에 항상 로멜의 최근 사진을 걸어 두었다고 했다.몽고메리나 로멜이나 두 사람 모두 모범적인 장군들로 평소 체력관리에 남다른 정성을 쏟은 것으로 전해진다. 로멜은 사막이라는 악조건하에서 전투 후 부관들이 아무리 권해도 야식을입에 대지 않았으며 대전 말기 연합군에게 쫓기면서도 체력 관리에 조금도소홀함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군이 되려면 지덕체(智德體)를 골고루 갖추는 것이 기본조건이며 현대에이르러서는 배 나온 장군은 군복을 벗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군기가가장 엄하기로 유명한 미국 해군은 19세기 중반부터 해군 장병들이 지켜야할 군기(軍紀)로‘청결’과 ‘품위’,그리고 ‘날렵한 몸매’를 규정해 그전통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특히 함상근무자의 정확한 취침시간 준수와 과식금지를 엄격히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어기면 징벌이 가해지는 것도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몸집이 크고 뚱뚱한 군인을 힘의 상징으로 여기던 시절도 있었다.고대 로마의 군인이자 정치가인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이런 군인들이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굶주림과 고통에 견딜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어,비만하고기골이 장대한 사람이 아니면 군인으로 뽑지 않았다고 한다.오늘날엔 어느나라고 뚱뚱하고 배가 나오면 행동이 둔해 환영받지 못한다.따라서 어느 나라든 군인들에 대한 정기적인 비만도 측정을 하고 있으며 비만의 주요 원인이 과식과 운동부족이라는 관점에서 군인들의 적정한 1일 운동량과 칼로리량을 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군 체력검정 제도를 내년부터 장성까지 확대해 합격기준에 미달하면 별을 달수 없게 됐다.이제 뚱뚱한 장교나 배 나온 장교는 장군이 될 수 없게 된 것이다.군에서처럼 계급이 엄격한 조직에서 장군은 지덕체를 골고루 갖춘 최고의 지휘관으로 모든 장교들이 동경하는 최상의 목표이다.하지만 앞으로는 뚱뚱한 장교는 심사의 문턱에도 들어갈 수 없게 됐다. 장군의 대열에 오르려면 보통 50대가 되며 이 연령층은 체력이 한창 줄어드는 때다.국방부가 마련한 50대 연령층의 종목별 합격기준치는 윗몸일으키기22회,팔굽혀펴기 14회,1.5㎞달리기 8분40초이다.미군의 기준치에 버금가는수준이다.현대전이 과거의 전투와 다르지만 지휘관이 날렵해야 그 군대도 날렵하다는 것은 과거와 다름없다.장군들에 대한 체력검정 실시로 막강한 국군이 되기를 기대한다. 李基伯 논설위원 kbl@
  • 프로농구 SK 서장훈 11월 MVP

    프로농구 SK의 서장훈이 11월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서장훈은 10일 한국농구연맹(KBL) 기자단 투표에서 24표를 얻어 현대 이상민을 4표차로 제치고 올시즌 첫 월간 MVP에 올랐다.
  • [돋보기] 이방인 심판의 ‘면책특권’

    프로농구 이방인 심판 제시 톰슨(63)이 또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달 21일 현대―SK전에서 감정적인 테크니컬 파울 선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톰슨은 지난 4일 동양-삼보전에서 미국프로농구(NBA) 심판 경력 10년의베테랑답지 않게 ‘골 텐딩(Goal Tending)’을 판정하지 않아 해당 팀은 물론 전문가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더구나 고집스럽게 ‘오심’을 인정하지 않다 9일 열린 심판 설명회에서 뒤늦게 “같은 상황이 재현되면 골 텐딩을 인정하겠다”고 말해 ‘너무 권위에만 집착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을자초한 것. 당시의 상황은 이렇다.1점차의 시소를 거듭하던 4쿼터에서 삼보 신기성이질풍처럼 내달아 레이업 슛한 볼이 림을 맞는 순간 뒤 따라온 동양 무스타파 호프가 솟구쳐 올라 백보드를 손으로 강하게 쳤다.수비자가 범한 바스켓 인터피어런스(Basket Interference)로 득점이 인정돼야 했지만 톰슨 주심은 아무런 판정도 하지 않았다.삼보 벤치가 항의하자 다른 부심이 막바로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했다.이 때문에 삼보는 경기 흐름을 놓쳤고 결국쓴잔을 들었다.현대-SK전에 이어 또 ‘휘슬로 승부가 갈려서는 안된다’는 ‘금도’가훼손된 것이다. 이처럼 경기를 매끄럽게 운영하지 못한 것 말고도 최근 톰슨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코트 안팎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심판 배정을 좌지우지 한다” “특정팀의 경기와 큰 경기만 골라서 자기 마음대로 들어 간다” “올시즌 복잡한 룰 때문에 혼선이 빚어진 것도 톰슨 탓이다” “심판부장답게 심판 교육과 평가에만 충실해야 하는 것 아니냐” 등등….더구나 톰슨은 그동안 오심 등으로 몇차례나 말썽을 빚었지만 단 한 차례도 징계를 당하지 않았다.팀 관계자의 항의만 있어도 배정에서 불이익을 받고 경미한 오심에도 벌금을낸 국내 심판에 견주면 ‘면책특권’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한국농구연맹(KBL) 심판 가운데 가장 막강한 권한을 휘두르고 있는 톰슨에게도 그에 걸맞는책임을 물어야 마땅하며 톰슨 스스로도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남에게는 엄격하면서 자신에게는 관대하다면 이미 ‘판관’으로서의 도덕성을 잃은것이나 마찬가지다. 오병남 체육팀 차장 obnbkt@
  • 최대어 이규섭 1순위로 삼성행

    고려대의 파워포워드 이규섭(22·198㎝)이 전체 1순위로 삼성 썬더스 유니폼을 입었다. 이규섭은 9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농구연맹(KBL) 99∼00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삼성에 전체 1순위로 지명됐다.지난 3개 시즌종합성적 10위인 삼성은 드래프트 순위 추첨에서 확률대로 9위 SK를 제치고1순위 지명권을 따냈다.이로써 삼성은 골밑의 높이와 파워를 크게 강화할수있게 됐다. 추첨순위 2위 SK는 중앙대의 포인트가드 임재현(183㎝)을 전체 2순위로 지명해 팀의 허점인 스피드를 보강했고 골드뱅크는 고려대의 포워드 김기만(192㎝),동양은 성균관대의 게임메이커 이흥배(180㎝)를 1차 지명했다.SBS는 연세대의 포워드 은희석(190㎝),신세기는 연세대의 슈터 최병훈(188㎝)을 1순위로 뽑았다. 종합성적 역순으로 진행된 1∼4위팀 지명에서는 기아가 이병석(명지대·189㎝),현대 정훈종(중앙대·205㎝),삼보 박종덕(명지대·196㎝),LG 이정래(고려대·185㎝)를 각각 1차 지명했다. 한편 이날 드래프트에서는 신청자 29명 가운데 22명(76%)이 지명을 받아 ‘선수난’이라는 평가와는 달리 지난 시즌(67%)보다 높은 지명률을 나타냈다. 삼성과 SK 골드뱅크 삼보 등 4개 구단이 3명을 선발했고 동양과 LG는 1명만을 뽑았다. 오병남기자 obnbkt@ *기량 프로주전급 '제2 전희철' “최선을 다해 전체 1순위로 뽑아준 팀에 보답 하겠습니다”99∼00 프로농구 국내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삼성에 지명된 이규섭은 일찍부터 대졸 최대어로 지목된 재목.대경상고 시절 팀을 전국 최강으로 이끌었고 고려대가 올 시즌에서 대학최강 중앙대를 꺾고 애니콜배 농구최강전 정상에 오르는데 결정적인 수훈을 세웠다.98농구대잔치에서는 득점왕에 올라 “프로에서 당장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유일한 대학선수”라는 평가를받기도 했다. 장신이면서도 유연성이 좋고 슛 감각이 빼어나 ‘제2의 전희철’로 불린다. 바스켓 근처로 파고든 뒤 던지는 미들슛은 어김없이 그물을 가른다.드라이브 인과 3점슛,속공가담도 수준급.몸싸움에 약한 것이 아쉬운 대목.대학 4년동안 평균 야투 성공률 59%,3점슛 성공률38%를 기록했다. 형 이흥섭도 삼보의 센터로 활약하고 있어 조상현(골드뱅크)-동현(신세기)쌍둥이에 이어 프로농구 2호 형제선수로 기록되게 됐다. [오병남기자]
  • [외언내언] 장묘문화

    중국에 사는 조선족으로 일본 히로시마대학에 유학중인 김문학(金文學·37)씨는 최근 ‘한국인이여,상놈이 돼라’는 책에서 같은 동양권인 중국·일본·한국 민족들의 죽은 자에 대한 태도를 비교해 눈길을 끌고 있다.중국과 일본에서는 대부분 화장을 하며 일본에서는 심지어 고인의 신위를 집안에 모시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김씨는 유독 한국에서만 화장을 하면 죽은 이에 대해 죄를 짓는 것으로 여기며 이는 유교에 중독된 탓이라고 힐난한다.유교(儒敎)는 인(仁)을 강조한공자의 가르침이 근간을 이루며 사서삼경이 경전인 만큼 조상숭배의 예(禮)가 자연스럽게 강조된다.그는 그러나 조상을 잘 모시려는 것은 어느 민족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하고 유교의 본산인 중국에서도 화장이 일반화되어 있고 토장(土葬)을 고집하지 않는 일본도 경제대국으로 잘 살고 있지 않느냐고반문한다. ‘잘 돼도 조상탓,못 돼도 조상탓’이란 조상을 잘 모셔야 후손들도 잘 된다는 기복(祈福)사상에서 비롯된다.그러나 호화분묘가 계층간의 위화감을 불러 일으키고 국토가 분묘로 잠식되는 현상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전국에서 하루 740명이 사망해 해마다 여의도 면적의 1.2배인 9㎢가 묘지로 바뀌고 있다.연말쯤 전국의 묘는 2,000만개,묘지면적은 국토의 5. 2%인 1,00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방치하면 전국토가 묘소화 될 우려가 있다. 이때문에 마련된 매장 및 묘지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 복지위와 법사위를 오가는 1년간의 핑퐁신세 끝에 7일 법사위를 통과,법안이 발효될 경우장묘 문화에 큰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법안은 2001년부터 묘지 사용기한을 15년으로 하며 3차례 연장이 가능해 최장 60년으로 제한하고 있다.24평까지 허용됐던 개인묘지는 9평으로,공동묘지는 기당 9평에서 3평으로 대폭축소했다. 개정안이 장묘문화의 큰 변화를 예고하는 것은 사용기간이 끝나면 어차피화장해 납골당으로 모셔야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화장을 하는 풍토가 이뤄질것이라는 점이다. 최근 화장률은 꾸준히 늘어나 현재 28% 수준이나 개정안이발효되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새로운 장묘문화가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화장장·납골당의 수를 늘리고 이들 시설들이 혐오시설이 아닌 편의시설이 되도록 환경을 친화력있게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외국에서처럼 마을 공동묘지가 시내에 위치해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공원역할을 하는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 조상을 잘 모시는 것은 묘소의 크기와 호화 정도가 아니라 자주 찾아 보고 돌보는 마음가짐이다. [李基伯 논설위원 kbl@]
  • 김원길 WKBL총재 취임“여자농구 활성화 주력”

    국민회의 김원길(57) 의원이 7일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제2대 총재에 취임했다. WKBL은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5개구단 구단주들과 연맹 임원이 참석한 가운데 임시총회를 열어 김의원을 총재로 추대했다.신임 김총재는 “침체에 빠진 여자농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총재직을 수락했다”며 “신생팀창단과 기금조성,외국인선수 수입 등 여자농구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김총재는 “올해안에 신생팀 윤곽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총재는 또 여자선수 부족과 관련 “각 구단에서 2명씩 선수를 내보내 신생팀 멤버로 채울 예정”이라고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했으며 “중국 클럽리그에서 임대형식으로 선수들을 데려오기 위해 중국농구협회와 구체적인 협의를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 고려대 이규섭·이정래-중앙대 임재현등‘빅3’관심

    ‘진주를 찾아라’-.뉴 밀레니엄 코트를 누빌 신인 트라이 아웃이 오는 8·9일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참가 신청을 한 30명을 3∼4개팀으로 나눠 8·9일 이틀동안 실전을 치른 뒤 9일 오후 2시 드래프트를 실시한다.신인 드래프트는해마다 3월에 실시했으나 대졸선수들의 공백기를 줄인다는 차원에서 앞당겨졌으며 과도기인 올해에만 지난 3월에 이어 두번째 치러진다. 이에 따라 드래프트 순위도 지난 3개 시즌의 성적을 종합해 결정했다.3개시즌 종합순위 10위 삼성,9위 SK,8위 골드뱅크,7위 동양이 추첨을 통해 1차지명 1∼4 순위를 정하고 4위 LG,3위 삼보,2위 현대,1위 기아가 차례로 7∼10위 지명권을 행사한다.6위 SBS와 5위 신세기는 두팀간의 추첨으로 1차지명5·6위를 가리며 2차지명은 1차지명의 역순으로 진행한다. ‘흉작’으로 평가되는 올 시즌에서 각팀의 군침을 돌게 하는 ‘빅3’는 고려대의 파워포워드 이규섭(198㎝)과 슈터 이정래(185㎝),중앙대의 포인트가드 임재현(183㎝) 등.이규섭은 높이와 유연성,슈팅력을 고루갖춰 전체 1순위 지명이 확실하고 이정래도 키는 작지만 슛 감각이 뛰어나 상위 순번에서낙점될 것으로 여겨진다.가드랭킹 1위로 ‘대학 최강’ 중앙대의 게임메이커인 임재현은 스피드와 드리블,득점력을 함께 지닌데다 외모까지 수려해 배재고 시절부터 ‘제2의 이상민’으로 불렸다. 이밖에 고려대의 슈팅가드 강대협(187㎝)과 포워드 오광택(185㎝),연세대의 포워드 은희석(190㎝) 최병훈(188㎝),성균관대 슈터 김종흥(184㎝),중앙대장신센터 정훈종(205㎝)과 가드 박준용(186㎝),명지대 포워드 이병석(189㎝)과 센터 박종덕(196㎝),경희대 센터 윤훈원(197㎝) 등이 1차지명 대상으로꼽힌다. 한편 지난 3월 드래프트에서는 신청자 30명 가운데 20명(67%)이 10개팀으로부터 지명을 받았다. 오병남기자 obnbkt@
  • [외언내언] 밀렵 쌍벌주의

    올해 순환수렵이 지난달 1일부터 충청북도에서 실시되면서 밀렵이 전국적으로 성행하고 있어 우려된다.순환수렵제는 사냥을 건전한 레포츠로 정착시키고 밀렵행위를 추방하기 위해 20여년째 시행되고 있지만 이 시기에 밀렵이도리어 극성을 부려 그 취지를 무색케 한다.밀렵은 경제적 이득을 노리는 밀렵꾼과 보신(補身)을 좇는 소비자의 욕구가 어우러져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는게 요즘 세태다. 보신·강장·정력용으로 사용되는 야생동물은 멧돼지,꿩,노루,청둥오리,오소리,너구리·산토끼 등 50여가지.최근 밀렵꾼들이 제철을 만난 듯 전국 심산유곡을 뒤지고 다니며 곳곳에 덫을 놓고 있어 산에 오르기도 위험한 지경이다.서울 경동시장과 성남 모란시장을 비롯,충북 진천·청원,경북 고령·영천,강원 강릉 등을 중심으로 박쥐는 마리당 2만원,너구리 5만원,오소리 10만원,고라니 20만원씩 불법거래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산림청이 밀렵행위자에 대한 처벌 뿐만 아니라 불법유통되는 야생동물로 만든 음식물을 사먹는 사람도 조수보호에 관한 법률을 적용,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키로 했다.경우에 따라 명단도 공개한다는 것이다.지금까지는 불법으로 잡은 야생동물 박제를 취득하거나 보관하는 행위에 대해서만 처벌을 해왔으나 쌍벌(雙罰)주의를 적용,수요단계부터 차단시키겠다는 의도이다. 우리 모두 우리가 너무 보신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아야 할 일이다.3년전 미국 뉴욕경찰이 교포 뱀탕집을 급습해 한국인들을 체포하자미국 언론들이 중계차까지 동원,생방송해 교민들의 분노를 산 일이 있었다. 또 지난해 여행사 직원들이 태국 야산에서 곰을 도살하다 경찰에 검거돼 망신을 당하기도 했다.전국적으로 건강원이 7,000여곳,밀렵꾼이 2만여명에 이르고 있는 것은 수요가 있기 때문에 공급이 이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건강하고 힘있게 오래 살고 싶은 것은 인간의 당연한 욕망이다.다른 민족이라고 이런 욕망이 없을 리 없다.그러나 우리 사회처럼 정도가 지나쳐 ‘리비도(libido)적 사고’에 치우쳐 성적인 욕구만을 추구한다면 그 공동체를 건강한 사회라고 볼 수 없다.삶의 가치는 한 차원 높은 일을 해서 성취감을 느끼고 후손에게 유산으로 남겨야 할 일도 많기 때문이다. 밀렵의 쌍벌처벌 도입을 계기로 보약에 대한 인식도 바꿔야겠다.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제철에 나는 농산물이 가장 좋은 보약이라고 했다.동의보감에‘사람이 먹을 수 있는 보약은 오직 오곡 뿐이다.보약보다 음식을 조절해 먹는 것이 가장 좋다’고 강조하고 있다. [李基伯 논설위원 kbl@]
  • 프로농구리그 10일까지 휴식

    한국농구연맹(KBL)은 8일과 9일신인선수 공개선발(서울 교육문화회관)과 대학생들의 기말고사가 끼인 점을 고려해 6일부터 10일까지 경기를 갖지 않고11일 주말부터 정규 리그를 재개한다고 5일 밝혔다. 연맹은 또 농구붐 조성을 위해 11일 SBS-신세기전부터 잠실경기 입장료를귀빈석은 1만2,000원에서 1만원으로,특석은 1만원에서 8,000원으로,일반석은 8,000원에서 6,000원으로 내렸다.
  • [대한포럼] 기대되는 ‘시민 감시방’ 역할

    어느덧 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에 들어섰다.연말이 되면 아쉬움과 설렘이엇갈려 사회 분위기가 들뜨기 마련이다.올해는 지난 한세기를 정리하고 새천년을 맞이한다는 점에서 누구에게나 남다른 감회와 의미를 느끼게 한다.연말은 또 입시의 계절이자 각급 학교가 방학에 들어가고 청소년들의 교외(校外)활동이 활발해져 ‘청소년 선도’ 구호가 높아지는 때이다. 이때문에 각 시·도가 청소년 보호감시단을 구성해 1일부터 내년 2월까지활동에 들어갔다.서울의 경우 시와 검찰·경찰·시교육청 등 관계기관뿐만아니라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등 각종 시민단체 회원과 시민들이 매일 오후7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청소년들의 출입이 잦은 유흥업소 밀집지역을돌면서 청소년 선도활동을 벌여 주류판매등 불법 상행위를 집중 적발하기 시작했다.올해는 한차례라도 적발될 경우 영업장 폐쇄등 ‘원스트라이크 아웃’조치를 취한다는 것이다. 연말이면 청소년 선도활동이 연례행사처럼 인식돼 요란한 캠페인이 되풀이돼 왔지만 올해는 수원 씨랜드 참사사건과 인천 호프집 화재사건등 대형 사고가 잇따라 사고예방을 위한 각별한 활동이 요구된다.씨랜드참사가 여름방학이 시작되자마자 발생했으며 인천 호프집 화재가 지역 중고등학교 축제 직후에 일어난 사건인 만큼 연말연시는 대형사고의 위험이 큰 취약시기라고 하겠다. 두 사건 모두 시기적으로 들뜬 분위기와 업주의 불법상행위가 원인인 만큼행정당국이 불법업소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 것은 당연한 조치라고 하겠다.다만 우리를 안타깝게 하는 것은 사건이 터질 때마다 단속이 강화됐건만 똑같은 유형의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이다.불법업소의 근절은 당국의 단속과 업주의 상도덕,시민의 감시가 어우러져야 실효를 기대할 수 있다.그런 점에서 서울시가 1일부터 인터넷 홈페이지(www.metro.seoul.kr)를 통해 청소년 유해업소를 실(實)시간대로 감시하는 ‘시민감시방’을 운영하는 데 대해기대가 크다. ‘시민감시방’은 지역·업종·상호별 검색기능을 갖춰 단란주점,유흥업소,비디오방,노래방,멀티게임장,콜라텍,무도장,무도학원등 청소년 다중이용업소의 불법행위를 신고하면 상시 모니터링제를 이용,즉시 현장조사를 거쳐 행정조치가 내려진다.행정조치된 업소는 곧바로 인터넷상에 공개돼 누구나 이들업소의 동태를 감시할 수 있다. 청소년 유해업소 추방은 시민의 감시가 절대적이다.우리는 되풀이되는 대형사고를 통해 우리 자녀들의 고귀한 생명을 일부 이윤추구만을 우선시하는 업주나 토착비리에 물든 감독기관에만 맡길 수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이용자인 청소년과 보호자인 시민 모두가 불법 업소 감독자가 될 때 우리 사회의 생명경시 풍조와 얄팍한 상행위를 추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서울의 경우 학교 절대정화구역 안에서 98년말까지 이전·폐쇄 조치한 유해업소 139곳이 아직도 버젓이 영업중인 것도 업소의 배짱과 행정기관의 솜방망이 감독이 아니고는 이해할 수 없다. 이미 헌법재판소는 지난 7월 이들 업소가 업소폐쇄조치가 부당하다며 제기한 위헌소송에 대해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두는배려를 했으며,학생 보호를 위해 유해업소를 규제하는 것은 정당하다”는판결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 우리 사회의기막힌 현실이다. 인터넷 이용이 대중화된 요즘 시민들의 결집된 힘을 모을 수 있는 수단으로 인터넷 홈페이지만큼 좋은 방법이 없을 것이다.시민들 스스로가 불법업소를 고발하고 감시하는 것은 자위권(自衛權) 행사라고 하겠다.시정되지 않는 단속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이는 책임회피를 위한 명분 축적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 사회의 잘못된 점을 끊임없이 지적하고 시정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시민감시방'과 같은 감시체제가 확대 실시되어야겠다.이와 함께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불법업소가 발붙이지 못하는 시민 공동감시체제가 확립되어야한다. 李 基 伯 논설위원 kbl@
  • [대한포럼] 당산철교 재개통의 교훈

    “교량 구조물은 하나의 숨쉬는 생명체이다.안전하고 견고해야 할 뿐만 아니라 아름다워야 하며 주변 환경과 함께 숨을 쉬어야 한다” 오늘의 미국 도시를 있게 한 공공건설의 선구자 로버트 모세스가 한 말이다.그렇다.교량은사람과 차가 그 위로 다니는 기능면만 가지고는 생명력이 없다.교량이 생명력을 십분 유지하려면 개성 있는 조형미와 더불어 안전하고 견고한 건강함이 어우러져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진찰과 애정어린 보살핌이 요구된다. 안전문제로 3년 전 철거되었던 당산철교가 재건설돼 22일 재개통됐다.철거당시 ‘전면 보수’와 ‘재건설’문제를 놓고 열띤 토론회까지 열어 전문가들 사이에도 의견이 엇갈렸던 처방이 ‘재건설’쪽으로 가닥 잡히고 3년 가까운 공사끝에 새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갈아타는 불편이 없어지고 당산역에서 합정역까지 셔틀버스로 가는데 걸리던 30여분이 절약돼 그동안의 불편함이 꿈만 같이 여겨집니다” 철교 재개통과 더불어 도심 순환선의 기능이 회복된 지하철 2호선을 이용하는 승객들의 얼굴에오랜만에 환한 미소가 찾아왔다.한강의 물은 철거 당시와 마찬가지로 도도히 흐르고 전동차가 철교위를 미끄러지듯 지나자 승객들은 만족한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기도 했다. 재개통된 당산철교는 상부가 박스 구조의 상로교로 건설되고 내진설계가 반영되는 등 기존 교량과는 다른 구조를 갖췄다.방진용 레일을 깔아 소음을 줄였으며 변형률을 측정하는 계측시설 등 안전시설도 크게 보강돼 앞으로 100년은 견딜 것이라고 한다.지난 84년 건설된 당산철교는 균열 등 안전문제로지적을 받아오다가 96년 12월 31일 교각 21개와 상판 철거 및 재건설 공사에 들어갔으며 이에 따라 순환선인 지하철 2호선 당산역∼합정역 구간이 끊겨서울 남서지역의 교통체증을 가중시켰다. 당산철교 재개통 과정은 우리에게 값비싼 교훈을 남겼다.70∼80년대 외형적인 고속성장은 부실을 가져왔고 재시공은 그 대가가 얼마나 큰 것인가를 가르쳐 줬다.94년 10월 출근길 성수대교 허리가 갑자기 내려앉고 32명의 무고한 시민이 희생되자 ‘설마 다리가 무너질까’하는 우리네 생각이 얼마나 안이한 것인가를 일깨워 줬다. 고작 15년 만에 주저앉은 성수대교는 ‘빨리빨리’만 외치던 우리의 안전불감증에 일대 경종을 울려주었고 이후 서울시는 한강교량에 대한 일제 안전점검을 실시했다.그 결과 한강다리 23개 중 서울시가 관리하는 17개에서 무려 4,100건의 결함이 발견돼 대대적인 보수 작업을 벌였다.당산철교는 결함이 너무 커 재시공을 벌였으나 아직도 영동·천호·한남·한강대교등 8개 다리의 교각에는 치명적 손상이 방치되고 있어 성수대교의 참사가 재연될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위험교량의 보수가 시급하다. 당산철교는 처음 남광토건이 87억원의 공사비로 건설했으나 재공사비는 철거비 6억원을 포함,735억원이 소요됐다.부실시공으로 10배 가까운 대가를 치른 셈이다.이와 함께 사회·경제적 간접 손실액도 최소 3,000억원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그러나 가장 큰 손실은 시민들 가슴에 남겨놓은 불신과 불안이라 하겠다. 한강다리 건설 100주년인 99년도 저물어 가고 한달 후면 새천년을 맞는다. 우리는 지난 한세기 많은 것을 배웠고 또 잃었다.1900년 7월 한강철교가 개통돼 ‘도강(渡江)’의 편리함을 맛보았고 ‘붕괴(崩壞)’라는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우리는 편리함만을 추구하다 교량의 생명력을 간과하는 우(愚)를범했다. 재개통된 당산철교가 100년의 숨쉬는 생명력을 유지토록 하기 위해서는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끊임없는 진찰과 정성어린 보살핌이 뒤따라야 한다.당산철교가 부실의 과거를 털어내고 21세기로 향하는 다리로 다음세기에 기억되기 위해서는 안전진단과 보수가 뒤따라야 한다. 李基伯 논설위원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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