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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정관리 대한해운 결국 SM그룹 품에

    해운업계 4위 대한해운이 SM그룹(삼라마이더스)의 품에 안기게 됐다. SM그룹은 17일 법정관리 상태인 대한해운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다. SM그룹은 대한해운을 유상증자 1650억원, 회사채 500억원 등 총 2150억원에 인수한다. 앞으로 1개월 내 인수대금이 납입되면 대한해운은 2년여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하게 된다. 벌커 전문선사인 대한해운은 세계 경기침체와 해운업계 불황으로 2011년 초 법정관리 체제를 맞았다. 대한해운 매각 작업은 올 1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앤컴퍼니가 중도에 인수를 포기하는 바람에 재추진되는 등 순탄치 않았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인수 자금이 투입되면 성장 동력도 살아날 것”이라며 “대한해운은 포스코 등 안정적인 화주를 대상으로 전용선을 운영하는 전문 회사여서 어렵지 않게 난관을 극복하고 정상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건설과 부동산 매매업을 기반으로 한 중견그룹인 SM그룹은 1988년 우오현(59) 회장이 광주광역시에 설립한 삼라건설을 기반으로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해 왔다. 그동안 진덕산업, 벡셀, 경남모직, C&우방, TK케미칼 등을 차례로 인수했고 자산규모는 2조원대로 불어났다. 그룹 측은 대한해운이 정상화되면 다른 계열사들과의 상승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 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대한해운 정상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초우량 회사로 키우겠다”며 “당분간 추가 M&A에도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내란음모 소환서’ 문자 스미싱 조심

    ‘내란음모 소환서’ 문자 스미싱 조심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 등에 대한 내란음모 혐의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를 이용한 금융사기 문자 메시지가 나돌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7일 경찰청과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최근 ‘[국정원]내란음모로 인한 소환서 발부되었습니다 내용확인 rort.tk/gid’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가 유포되고 있다. 메시지에 포함된 링크를 클릭하면 스마트폰 배경화면에 깔리면서 악성파일이 다운로드된다. 경찰은 이 메시지가 악성코드를 통해 금융·개인정보를 빼내거나 소액결제 인증번호를 받아내 돈을 가로채는 스미싱 사기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문자메시지는 수신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잘 사용하지 않고 설령 이를 이용해 출석을 요구하더라도 담당 관서와 담당자 이름, 연락처를 표기할 뿐 링크를 걸진 않는다”며 “이 같은 문자는 금융사기”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국정원도 지난 14일 홈페이지에 공지사항을 띄워 “국정원 111 콜센터와 홈페이지를 통해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관련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면서 “국정원에서는 이와 같은 메시지를 발송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정주영의 꿈’ 유라시아 철도사업 보인다

    ‘정주영의 꿈’ 유라시아 철도사업 보인다

    현대자동차 그룹 계열사 현대로템이 러시아 철도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이를 통해 한·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탄력 받고 있는 유라시아 횡단 철도 연결사업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로템은 러시아 국영 중공업회사인 UVZ(UralVagonZovod)사의 알렉세이 티샤예프 철도사업본부장 등이 10일 자사의 창원 철도차량 공장과 연구소를 방문해 러시아 철도사업에 대한 협력 및 기술이전 방안 등을 논의한다고 8일 밝혔다. UVZ사는 러시아 연방정부가 지분 100%를 소유한 국영회사로 화물철도차량, 특수차량을 생산한다. 2012년 매출액이 60억 달러, 직원 수만 7만명에 이른다. 현대로템은 러시아와의 철도사업 협력이 앞으로 유라시아 철도 연결사업으로까지 확장될 것으로 기대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현대로템이 설계·생산기술, 기자재 공급과 시스템 엔지니어링을 주도하고 차량은 한국과 러시아가 공동 생산하거나 남북한과 러시아가 유라시아 철도연결 사업에 합의하는 경우 북한에서도 차량의 조립,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그룹에 따르면 유라시아 횡단 철도 연결은 오랜 숙원 사업이다.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생전에 “우리가 만든 열차로 부산에서 서울, 평양을 거쳐 유럽까지 가고 싶다”고 꿈을 피력해 왔으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유라시아 철도사업에 적극 참여할 것을 주문해 왔다. 정 회장은 평소 “부산에서 독일 함부르크까지는 1만 9000㎞로, 배로 가면 27일이나 걸리지만 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이용하면 10일이면 충분하고, 운임도 컨테이너 1대당 평균 980달러로 선박 이용(2200달러)보다 훨씬 저렴하다”고 언급해 왔다. 사업 가시화에 대한 계기는 박근혜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을 통해서 마련됐다. 박 대통령은 지난 6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부산에서 출발해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가는 철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꿈을 꿨다”며 한반도 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 연결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앞서 2008년부터 현대로템은 러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작업을 꾸준히 벌여왔다. 지난해 10월에는 러시아 철도청과 철도차량 공급, 인증, 연구개발에 대한 협력 합의서를 체결한 바 있다. 현재 러시아가 2015년까지 개통할 모스크바 순환선 전동차 231량(4억 달러)과 모스크바 지하철 고급 전동차 2500량(42억 달러)에 대한 입찰을 준비 중이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사설] 한·러 시베리아 개발협력 꿈으로 끝나선 안 돼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현안을 논의했다. 북핵 문제 등 다양한 의제가 다뤄진 이 회담에서 특히 관심을 끈 내용은 시베리아 개발 협력 방안이다. 박 대통령은 “유라시아 협력을 강화하는 게 한국 새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데 개인적으로 부산에서 출발해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가는 철도가 있으면 좋겠다는 꿈을 꿨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한반도 종단철도(TKR)를 연결해 육로로 극동과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까지 갈 수 있는 길이 열리길 희망한 것이다. TSR과 TKR 연결은 사실 박 대통령의 꿈만은 아닐 것이다. 지난 2000년 첫 남북정상회담에서 처음 논의되기 시작한 뒤로 이 문제는 한반도 안보와 대한민국 경제의 새 지평을 여는 원대한 구상으로 검토돼 왔다. TSR은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 이르쿠츠크를 거쳐 모스크바로 이어진다. 더 멀리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물론 핀란드의 헬싱키까지도 연결돼 있다. 길이가 무려 9288㎞에 이르는 세계 최장 철도노선으로, 이 길이 열리면 물류 수송의 새 지평을 열게 된다. 유럽 각국으로의 해상 운송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뿐더러 시베리아 개발에 우리 기업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길도 열린다. 이 철도와 나란히 가스관을 설치해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안정적이고 싸게 공급받을 수도 있다. 관건은 결국 한반도 정세일 것이다. 남북은 지난 2000년 6월 정상회담에서 남북 간 철도 연결에 합의하고 2007년 5월 경의선과 동해선을 북측과 각각 연결하는 시범사업을 벌인 바도 있으나 이후 아무런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엔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사태에 이은 5·24 조치 등으로 인해 그 어떤 실질적 논의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희망은 있다. 당장 북한과 러시아는 그 사이 북측 나진 경제특구와 러시아 하산을 잇는 철도 현대화 작업을 마쳐 다음 달 공식 개통에 들어간다. TSR과 직접 연결할 철도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정상화의 가닥을 잡아가는 개성공단을 넘어 보다 큰 틀의 남북 간 협력을 모색할 때다. 때맞춰 청와대가 남북관계 발전 속도에 맞춰 북·러 간 나진·하산 공동개발 구상에 적극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북한과 러시아 또한 나진항과 TSR의 안정적 물류 확보를 위해 한국의 참여를 강력히 바라고 있다고 한다. 연말로 예상되는 푸틴 대통령의 방한을 기점으로 우리 북방 자원외교의 동력을 확보하고, 남북 간 경제협력이 한 단계 도약하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관계당국의 면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 진도-해海 그리고 서화가무書畵歌舞

    진도-해海 그리고 서화가무書畵歌舞

    진도에선 알게 된다. 왜 화가가 그림을 그리고, 왜 소리꾼이 창을 하고, 왜 시인이 시를 쓰는지를. 씹어도 삼켜도 내려가지 않는 응어리를 진도 사람들은 ‘예술’이라 했다. 바다도 울고 칼도 울고 해海 용산역에서 KTX로 3시간을 달려 목포에 내렸다. 호남선의 시작과 끝을 찍는 목포역은 개청 100주년을 알리는 현수막을 내걸고 있었다. 1913년 태어난 목포역은 일제강점기와 산업화를 겪으며 1세기를 무던히 견뎌냈다. 목포에서 다리 하나만 넘으면 진도다. 진도대교를 넘는 순간, 바다가 흐느껴 울었다. 생명줄을 잡고 있는 존재만이 운다. 그래서 진도대교가 길게 누워 있는 ‘울돌목’은 그냥 바다가 아니다. 좁고 깊은 골짜기를 낀 울돌목의 파도는 제 존재를 증명하고자 부지런히 온몸을 비틀고 꼬았다. 바다의 연주에 맞춰 칼의 노래가 들렸다. 충무공 이순신이 울돌목을 굽어봤다. 순우리말 울돌목을 한자로 대치하면 ‘명량鳴梁’이 된다. 살아서 꿈틀거리는 명량을 이용해 이순신은 왜구의 배 330척을 물리쳤다. 그가 거느린 배는 고작 13척뿐이었다. 영웅담은 과대 포장되기 마련이지만, 이순신의 이야기에선 왠지 모를 진정성이 느껴졌다. 허깨비를 좇는 정치에 죽을 뻔하고, 백의종군하던 중 모친상을 당하고, 전쟁 도중 아들을 잃었다. 그건 할리우드 영화 속에 나오는 영웅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누군가의 아들이자 아버지로 피눈물을 흘린 인간의 이야기였다. 매년 울돌목에선 명량대첩일인 음력 9월16일을 기점으로 ‘명량대첩축제’가 열린다. 올해 9월27일부터 9월29일까지 울돌목에선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의 마음으로 싸운 이순신을 만날 수 있다. 진도의 바다는 우는 것도 모자라 시커먼 제 속을 드러냈다. 검게 타들어 간 진도의 가슴은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리를 잇는 바닷길이다. 길이 2.8km, 폭 40m의 이 길을 멀리서 바라보면 푸른 바다 위에 갈색 뱀이 구불구불 기어가는 것만 같다. 뱀의 비늘이 알록달록해 보이는 건 형형색색의 옷을 입은 사람들 때문이다. 진도군은 ‘신비의 바닷길 축제’를 35번이나 치렀다. 지난 4월 나흘간 개최된 올해 축제에는 무려 51만명이 다녀갔다. 매년 4~5월경 잠깐 열렸다가 닫히는 ‘찰나의 길’인지라 여름에 찾은 바닷길은 행방불명이었다. 바닷길을 지켜본 동상 두 개가 ‘기적을 믿어라’고 했다. 목격자는 멀리서 바닷길을 지켜보는 피에르 랑디 동상과 다른 하나는 축제 현장을 지키고 선 뽕할머니 동상이다. 1975년 주한 프랑스 대사였던 피에르 랑디는 진도의 바닷길을 보고서 ‘모세의 기적’이라 프랑스에 전했고, 그 덕분에 프랑스 신문에 진도가 소개될 수 있었다. 피에르 랑디는 실존 인물이지만 뽕할머니는 전설 속 인물이다. 호랑이가 득실거리는 빈 마을에 혼자 남겨진 뽕할머니가 이웃 섬으로 도망간 가족을 그리워하자 용왕이 ‘길’을 내주었다는 전설은 신비의 바닷길의 모태가 됐다. 신비의 바닷길┃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고군면 신비의 바닷길 74 홈페이지 miraclesea.jindo.go.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풍경 앞에선 붓이 춤춘다 서화書畵 진도의 바다 옆에는 늘 논이 따라다녔다. 바다 너머 논, 논 너머 바다…. 물과 흙이 진도 사람을 빚어냈을 것이다. 진도에선 보이는 대로 툭 찍어내는 사진이 아니라 뭉툭한 연필로 쓱쓱 그리고 고운 물감으로 덧칠한 풍경화가 갖고 싶었다. 사물 하나 제대로 스케치하지 못하는 아둔한 손을 원망했다. 재주 없는 외지인의 마음이 이러한데, 진도에 살았던 사람의 마음은 오죽했을까. 진도의 미술관은 진도 출신의 작가와 진도의 풍경이 담긴 그림 위주로 전시를 꾸리고 있었다. 서예가 장전 하남호 선생이 사비를 들여 만든 남진미술관은 아늑하고 소담했다. 미술관 정원에는 색이 고운 토기와 조각품이 가득 메워져 있고 별관에는 분청사기, 백자, 청자 등이 높은 몸값을 자랑하고 있었다. 미술관 본관으로 들어가면 책에서 봤던 역사 속 인물들이 걸어 다닌다. 이름만으로 무게가 느껴지는 추사 김정희와 한호 한석봉의 글씨를 알현하고, 대원군 이하응의 박력이 느껴지는 글씨도 볼 수 있다. 율곡 이이, 우암 송시열, 무정 정만조, 고균 김옥균, 계정 민영환 등의 작품도 미술관 곳곳에 촘촘하게 박혀 있다. 미술관의 벽면 한쪽을 크게 메운 그림으로 사람들이 우르르 몰렸다. 다산 정약용의 ‘홍매도’다. 다산의 유배지는 진도가 아니라 강진이건만 정약용이 그린 매화 그림은 진도에까지 진한 향을 내뿜고 있었다. 진도의 그림을 제대로 알기 위해선 조선시대 남화의 대가로 불리는 소치 허련의 흔적을 밟아야 한다. 운림산방은 진도 출신의 허련이 여생의 끝자락을 보내던 화실이다. 이곳을 지키는 건 연꽃이 동동 떠 있는 호수와 의젓한 소나무, 하늘거리는 배롱나무 등이다. 운림산방은 배우 배용준과 전도연 주연의 영화인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허련은 평생 한 스승를 우러러봤다. 허련의 재능을 알아보고 키워 준 추사 김정희 말이다. 추사는 중국 원나라의 4대 화가로 손꼽힌 ‘대치’ 황공망과 견줄 정도로 그림을 잘 그린다 하여 제자의 호를 ‘소치’라 지어 주었다. 소치 허련이 운림산방에 기거하게 된 결정적 계기도 제주도에서 유배생활을 하던 추사의 죽음 때문이었다. 허련은 스승을 만나러 제주도까지 찾아가곤 했다는데, 스승을 향한 사랑은 운림산방에서도 느껴진다. 심지어 운림산방은 뜻밖의 선물을 내어 놓았다. 추사 김정희의 대표작인 세한도를 본 것이다. 메마른 소나무와 잣나무가 마주 보고 꼿꼿하게 선 세한도에는 ‘장무상망長毋相忘’이라는 글씨가 숨어 있었다. ‘서로 오래 잊지 말자’는 이 말은 귀양살이 중이던 추사가 중국에서 책을 구해 보내준 제자 이상적에게 띄우는 감사의 인사다. ‘예술 혼’은 세월의 바람 앞에서도 쉽게 꺼지지 않는다. 소치 허련에 이어 미산 허형, 남농 허건, 임인 허림, 임전 허문, 허진 등 소치의 집안은 5대에 걸쳐 화가를 배출했다. 호수 오른편에 보이는 소치 기념관에선 소치 집안의 가계도를 그림으로 만날 수 있다. 피는 같을지언정, 각자 그려낸 그림의 느낌은 천차만별이었다. 한집안에서 태어난 작가들의 그림을 한자리에서 비교해 보는 재미는 꽤 쏠쏠하다. 남진미술관┃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하미길 39 문의 061-543-0777 운림산방┃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의신면 운림산방로 315 문의 061-543-0088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진도 Q&A Q. 막걸리와 파전을 파는 갤러리가 있다? 그림을 전시하고 커피와 케이크를 파는 갤러리형 카페는 봤어도 그림을 전시하며 막걸리와 파전을 파는 곳은 생전 처음 봤다. 진도니까 가능한 일이다. 우초 박병락 선생이 운영하는 ‘작은 갤러리’는 그의 작품을 전시하는 갤러리이자 음식점이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수제비와 파전. 진도의 바다를 표류하던 각종 해산물이 수제비와 파전에 들어 있다. 노란 색감이 퍼지는 막걸리도 진도의 특산품인 ‘울금’으로 만들어져 독특하다. 울금은 생강과 식물로 울금의 주성분인 커큐민은 카레의 주원료가 된다. 우초 선생의 그림은 진도스럽다. 진한 먹으로 그려낸 작품에선 검정빛 개펄이 살아 있다. 소나무 너머의 바다, 갯벌의 변화, 낙조 등 작품의 주제는 진도를 비켜가지 않는다. 작은 갤러리┃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죽림리 300 문의 061-544-0071 Q. 진도개? 진돗개? ‘진도개’는 진도를 알리는 일등공신이다. 1993년 5살짜리 진도개 백구가 대전으로 팔려갔으나 주인을 잊지 못하고 7개월간 팔백리길을 달려 옛 주인에게 돌아갔다는 얘기가 알려졌기 때문이다. 진도개 테마파크에서는 똑똑한 진도개의 공연을 볼 수 있다. 총을 맞고 쓰러지는 명연기부터 조련사의 어깨 위에 올라가는 고난이도 묘기도 부린다. 여기서 잠깐! 진돗개와 진도개 중 어느 것이 맞을까? 사이시옷 맞춤법을 따르자면 ‘진돗개’가 맞지만 진도 사람들은 진돗개를 ‘진도개’라 부른다. 1963년 진도개가 천연기념물 제53호로 지정될 당시 진돗개가 아니라 진도개로 등재됐기 때문이란다. 진도개라는 단어에는 ‘진도개’를 특별한 존재로 생각하는 진도 군민의 자부심이 배어 있는 셈이다. 진도개 테마파크┃주소 전남 진도군 진도읍 동외리 홈페이지 dog.jindo.go.kr Q. 홍주는 섞어야 맛있다? 진도의 특산품은 헤아리기 어렵다. 꼬들꼬들하고 튼실한 돌미역, 불로장생의 명약으로 불리는 구기자, 한겨울에도 잘 자라는 대파 등…. 수많은 특산품을 비집고 진도 토속주인 ‘홍주’가 무형문화재 26호로 지정됐다. ‘지초’라는 약초를 가미해 색을 낸 홍주는 이름 그대로 새빨갛다. 도수가 무려 40도를 웃돌기 때문에 주당이 아니라면 그냥 마시기 쉽지 않다. 맥주잔에 맥주를 70% 가량 채운 뒤 홍주를 약간 부으면 마치 맥주 위에 해가 뜬 것 같은 ‘일출주’가 된다. 맥주가 든 맥주잔 안에 홍주가 든 소주잔을 넣으면 ‘일몰주’. 또한 투명한 사이다와 홍주를 섞으면 접점 부분이 분홍빛으로 바뀌어 상당히 곱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핏방울 터트리듯 노래하더라 가무歌舞 “진도 앞에선 서화가무를 자랑하지 마시오”라는 충고는 허풍이 아니었다. 예술이라는 향수를 얼마나 뿌린 것인지, 나중에는 예술이라는 말만 들어도 특유의 진도 내음이 풍겨 왔다. 아리랑마을 관광지 내 아리랑체험관에서 아리랑은 물론이고 사물놀이, 진도씻김굿 등을 간접 체험했다. ‘지잉’ 징이 울면 바람이 불고, ‘둥둥’ 북이 울면 구름이 따라왔다. ‘꾕꾕’ 꾕과리가 소리치면 천둥이 밀려왔고, ‘덩기덕’ 장구가 움직이면 비가 쏟아졌다. 논밭을 일궈 살기 위해 그들은 악기를 쳤다. 자연을 ‘적’이 아닌 ‘동지’로 만드는 우리 민족의 지혜다. 진도군 지산면 인지리에서 전승된 ‘남도 들노래’는 아예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남도 들노래 하면 지산면 인지리의 조공례 할머니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소리에 미친 조공례 할머니의 윗입술은 “노래하지 말라”는 남편의 돌팔매에 찢겼다. 책 <곽재구의 포구기행>에서 곽 시인은 입술이 찢기던 순간을 “그날 흘린 피가 꼭 매화꽃잎처럼 송이송이 서럽고 고왔는디”라 묘사한다. 윗입술이 찢기고도 ‘핏방울 터트리듯’ 노래한 그녀는 남도들노래 창 기능 보유자중요무형문화재 51호가 됐다. 농사지으랴, 밥하랴, 아이 키우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진도의 부녀자들은 때론 손에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았다. 남도들노래와 함께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강강술래의 탄생기다. 이곳저곳 정처 없이 진도를 염탐하다 보니, 해日와 이별할 시간이 오고 있었다. 해와 만나고 헤어지는 건, 먹고 자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일상이 아니던가. 그러나 진도에선 해조차 특별했다. 심청이가 인당수에 몸을 던지듯 진도의 해는 애잔하게 바다의 품에 안긴다. 떠나가는 해를 보려 세방낙조 전망대로 달렸다. 일몰까지 시간이 꽤 남았다. 공백기를 달래 준 건 진도군립민속예술단의 공연이었다. 중중모리 가락이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는 관람객의 몸 사위를 따라 흘렀다. “고초장, 된장, 간장, 뗏장, 아이고 아니로구나. 초장화, 초장화, 초장화, 장화초, 장화초 아이고 이것도 아니로구나….” <흥부가> 중 화초장 대목. 부자가 된 동생 흥부에게서 ‘화초장’을 빼앗아 온 놀부가 화초장을 ‘고초장’이라고 했다가 ‘초장화’라고도 했다가 정신없이 소리 질렀다. 흥부가가 끝나기 무섭게 북을 맨 세 사람이 등장했다. 양손에 북채를 쥐고 북을 장구처럼 양쪽으로 치는 ‘진도북놀이’는 잔가락이 많기로 유명하다. 두 손에 북채를 들고 빙글빙글 도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심장도 북의 장단에 맞춰 쿵쿵 정신없이 뛰기 시작했다. 쩌렁쩌렁 울리던 소리가 자취를 감출 무렵, 해가 서서히 움직이는 게 보였다. 숨을 멎을 듯 말듯 해가 어느 순간 바다에 스며들었다. 아리랑마을 관광지┃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임회면 아리랑길 95-5 문의 061-544-8839 세방낙조┃주소 전라남도 진도군 지산면 세방낙조로 문의 061-544-0151 글·사진 구명주 기자 취재협조 진도군청 www.jindo.go.kr 한국관광공사www.visitkorea.or.kr
  • [사설] 이 정도 쇄신책으로 국세청 신뢰회복 하겠나

    국세청이 어제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한 국세행정 쇄신방안’을 내놓았다. 국장급 이상 고위간부의 100대 기업 임원 사적 접촉 금지, 정기 세무조사 결과 별도 검증, 고위공직자 감찰반 신설 등의 내용이 담겼다. 내기 판돈에 ‘0’이 하나 더 붙는다는 접대 골프도 일절 금지시켰다. 좀 더 정교해졌다고는 하나, 기시감이 드는 내용들이다. 직무 외 민원인 접촉 금지, 골프 금지, 특별감찰반 신설, 정신교육 강화 등은 비리가 터질 때마다 국세청이 단골로 꺼내드는 채찍들이다. 이 정도의 쇄신책으로 국민의 신뢰 회복이 가능할지 의구심이 든다. 1966년 개청 이래 국세청은 두 명 중 한 명꼴로 청장이 비리 등으로 수사를 받았거나 구속됐다. 최근 들어서는 CJ그룹의 세무조사를 조직적으로 무마해 준 비위가 드러나고 이 과정에서 현직 서울지방국세청장이 옷을 벗기까지 했다. 고위직뿐 아니다. 일선 세무공무원 책상에서 현금 다발이 무더기로 나온 게 불과 몇 달 전이다. 이래서야 국민에게 조세정의 운운하며 세금을 더 내라고 할 수 있겠나. 현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지하경제 양성화에 빗대 “지하세정부터 양성화하라”는 냉소마저 나오고 있다고 한다. 모든 비리가 그렇듯 제도나 대책만으로 근절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100대 기업 접촉 금지령만 하더라도 대상을 사주, 임원, 고문, 세무대리인으로 구체화시켰지만 마음만 먹으면 시간과 장소의 벽은 어떻게든 뚫는 게 검은 청탁의 특성이다. 사회통념상 예외로 인정해 준 동창회 등도 악용 소지가 있다. “너와 나만 아는 비밀은 없다”는 김덕중 국세청장의 말처럼 스스로 통제하고 자정 의지를 실천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번에도 말뿐인 서약에 그친다면 국세청이 그토록 거부감을 보이는 외부 감사기관 신설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정권과의 유착을 끊어내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1997년 ‘세풍 사건’ 이후 국세청은 ‘제2 개청’을 선언하며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정치색이 따라다닌다. 최근 국세청의 ‘빅4’ 자리가 모두 ‘TK’(대구·경북)로 채워진 데 대한 사회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전환 국세청 차장, 임환수 서울청장 내정자, 이종호 중부청장, 이승호 부산청장은 모두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나왔다. 가뜩이나 정치적 중립성 시비에 휘말리는 조직에서 특정 지역, 그것도 현 정권의 기반 출신들이 핵심 요직을 독차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치색을 끊어내려면 대통령의 의지도 중요하다. 국세청을 통치수단으로 이용하려 해서는 안 된다. 국세청은 나라살림을 뒷받침하는 재정역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차제에 일각에서 거론하는 국세청법 제정, 청장 임기제 도입, 납세자 중심의 조직 개편 등을 포함해 좀 더 큰 그림의 국세청 개혁방안도 고민해 볼 것을 당부한다.
  • 서울국세청장 임환수 내정… 1급 네 자리 모두 TK출신

    서울국세청장 임환수 내정… 1급 네 자리 모두 TK출신

    서울지방국세청장에 임환수(52) 국세청 법인납세국장이 내정됐다.28일 청와대와 국세청에 따르면 정부는 공석인 서울지방국세청장에 임 국장을 임명하기로 하고 이번 주 내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임 국장은 경북 의성 출신으로 대구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왔다. 행정고시 28회 출신으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장, 국세청 조사국장 등 조사 분야에서 주로 근무해 왔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청장만 빼고 1급(국세청 차장, 서울·중부·부산지방국세청장) 네 자리를 모두 대구·경북(TK) 출신이 차지하게 됐다. 김덕중 국세청장은 대전 출신이다. 서울지방국세청장은 송광조 전 청장이 CJ그룹으로부터 골프 접대 등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이달 초 사의를 표명하면서 공석이었다. 서울지방국세청장은 전체 세수의 3분의1을 책임지고 주요 대기업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지휘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국세청 차장과 함께 국세청의 ‘넘버 2’로 불린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피플 인 라운지] 파키아오 스파링 파트너 된 OPBF 슈퍼라이트급 챔피언 김민욱

    [피플 인 라운지] 파키아오 스파링 파트너 된 OPBF 슈퍼라이트급 챔피언 김민욱

    까만 뿔테 안경에 땡땡이 모자를 쓴 그는 90도 배꼽인사를 하며 등장했다. 아무렇게나 꿰맨 듯한 눈썹 위 상처에는 아직 피딱지가 앉지 않았다. 퉁퉁 부어오른 주먹은 잘 쥐어지지 않았다. 수염을 깎으면 선한 인상이라더니 가까이서 본 웃는 얼굴에서는 복서의 카리스마를 찾기 힘들었다. 이 사람이 동양태평양복싱연맹(OPBF) 슈퍼라이트급(63.5㎏) 챔피언이 진짜 맞나. 4차 방어전에서 호소가와 발렌타인(일본)을 화끈한 TKO로 누른 국내 유일의 프로복싱 챔피언 ‘스나이퍼’ 김민욱(26·대성체)을 경기 이틀 뒤인 지난 20일 만났다.   축하인사를 건네자 “1000명 넘는 사람들의 응원을 받다보니 KO욕심이 너무 많았던 거 같아요. 질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안했는데 체력이 떨어지는 게 느껴져서 ‘철렁’했다니까요”라며 수줍게 웃는다. 일요일 낮에 스포츠채널로 생중계된 덕분인지 가까운 친구부터 20년 전 초등학교 동창까지 연락이 빗발쳐 휴대폰이 ‘터질 뻔’ 했단다.  부모는 아들의 경기 내내 손을 맞잡고 맘 졸였다. 대결 며칠 전부터 잠을 뒤척인다는 아버지도, 살 빼는 아들 생각에 음식을 못 넘기는 어머니도 다치지 않고 무사히 끝나길 바라는 마음 뿐이다. “이기면 우시더라고요. 제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그동안 힘들게 고생했던 게 보인대요. 그동안 워낙 속을 썩여서 이제는 부모님 앞에서 항상 웃습니다.”  2010년 프로 데뷔전에서 5라운드 KO패배 이후 11연승으로 잘~나간다. 지인들 앞에선 복싱 얘기를 꺼내지도 않는 ‘쿨남’이지만 경기에 지면 엉엉 울 정도로 승부욕이 강하다. 혼자 사는 원룸 방에는 ‘개처럼 운동하자, 시합은 죽어야 한다’는 살벌한 문구를 붙여놨다. 잘 나가는 비결을 묻자 “꾸준한 노력이 아닐까요”라는 모범답안을 내놓는다. 아닌 게 아니라, 체육관 벽에 붙은 훈련스케쥴은 숨쉴 틈 없이 촘촘하다. 아침마다 서울 시내 10㎞를 로드워크하는데, 첫 기록이 45분이었으면 다음에 뛸 땐 무조건 1초라도 단축시켜야 하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비가 내려도, 폭염이 와도 거르지 않는 새벽 운동. 숨이 턱턱 막히는 인터벌·서킷트레이닝에 스파링까지 하면 하루해가 짧기만 하다.  자신있는 기술은 라이트 스트레이트와 레프트 훅. 김민욱이 벨트를 빼앗아 온 쟈코 살렘도, 2차 방어전에서 만난 단 나자리노(이상 필리핀)도 라이트 펀치 한 방에 2라운드 KO로 무릎을 꿇었다. 가드가 없는 부위를 보고 치는 게 아니라 동물적인 감각으로 뻗는 거란다. “빈틈을 보고 때린다거나 상대 주먹을 보고 피하면 늦어요. 온전히 느낌만으로 수싸움을 하는 거죠. 항상 몸을 흔드는 것도 그 이유고요. 주먹이 완벽히 꽂힐 때의 쾌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어요.”  상대의 강철 주먹보다 견디기 힘든 건 체중 감량. 계체량을 앞두고 3일은 음식은 물론 물까지 끊어버린다. 평소 체중에서 3~4㎏정도만 빼면 되지만 군살없는 몸에서 뺄 건 수분 뿐이다. “딱 죽고 싶은 기분이에요. 새벽에 로드워크할 때마다 풍덩 뛰어들어서 한강물을 다 마시고 싶었어요. 물을 못 먹으니까 퍽퍽해서 음식은 오히려 먹고 싶지도 않아요.” 그래도 남들 앞에선 태연하게 웃어넘긴다. 복서의 숙명이니까.  ‘애늙은이’ 같이 철이 든 것엔 이유가 있다. 방황을 세게 했다. 2005~06년 국가대표(아마추어) 복서로 태릉선수촌에서 살았지만 미래가 막막했다. 성적도 신통치 않았고, 손짓하는 실업팀도 썩 내키지 않았다. 스무살 겨울, 그래서 김민욱은 가출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복싱만 했던 그였다. 소풍이나 수학여행도 운동하느라 못갔고, 방학도 없었단다. 바깥 세상은 신세계였다. “자고 일어났는데 안 뛰어도 되는 게 꿈 같더라. 진짜 망나니처럼 놀았다”고 했다. ‘고삐 풀린 망아지’는 어머니에게 500만원을 ‘뜯어내’ 서울에 고시원 방 한칸을 얻었다. 막노동부터 서빙, 나이트클럽 아르바이트까지 안해본 일이 없다고. 사진찍기에 심취해 포토그래퍼로 활동하기도 했다. 어느날 문득 뇌에 브레이크가 걸렸고 입대해서 정신을 차렸다. 제대 후 선임과 함께 자연스럽게 찾아온 체육관. 윤길호 대성체육관장은 첫 눈에 예사롭지 않은 주먹을 알아챘다. 김민욱은 ‘운명처럼’ 다시 글러브를 꼈다. 그리고 승승장구 하고 있다.  43명의 세계챔피언을 배출했던 한국에서 복싱은 여전히 배고픈 운동으로 여겨진다. 국내 유일의 동양챔피언도 스폰서가 없는 차가운 현실. 김민욱이 “이번 시합에 후원해주신 홍대 조폭떡볶이 윤태명 사장님, 평택 뉴비봉관광 김동준 대표이사님께 감사한다고 꼭 써주세요”라고 부탁했을 정도다.  하지만 놀라지 마시라. 지난해 가장 많은 돈을 번 미국 스포츠선수는 ‘천재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였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에 따르면 웰터급 세계챔피언 메이웨더는 올해 단 두 경기에서 9000만달러(약 1000억원)를 벌어 2년 연속 최고 소득선수를 지켰다. 농구의 르브론 제임스(5650만달러), 골프의 타이거 우즈(4839만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입.  세계복싱위원회(WBC) 랭킹 5위인 김민욱의 한 경기 몸값은 3만불 수준이다. 1년에 3~4경기 정도를 소화하는 걸 감안하면, 또 랭킹 ‘빅3’가 5만불 정도의 돈을 받고 링에 서는 걸 감안하면 꽤 짭짤하다. 김민욱이 가장 붙고 싶은 상대라는 WBC-국제복싱연맹(IBF) 통합챔피언 대니 가르시아(미국)는 한 경기를 치르면 무려 60억원을 쥔다. 이종격투기에서 러브콜이 오지 않냐는 물음에 김민욱이 “복싱이 더 잘 나간다”고 자신했던 이유다.  희망도 생생하다. 포털사이트에 ‘김민욱’을 쳐도 기사 한 줄이 없었지만 지금은 동명이인 농구·배구 선수, 기업인 김민욱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검색된다. “아무도 안 알줘도 괜찮아요. 제가 붐을 일으킬거니까. 점점 변하는 게 피부로 느껴진다니까요.”  복싱팬을 흥분시킨 건 김민욱이 매니 파퀴아오(35·필리핀)의 스파링 파트너로 낙점됐다는 사실. 파퀴아오는 2010년 사상 최초로 8개 체급에서 10개의 타이틀을 거머쥔 ‘살아있는 전설’이다. 11월 브랜던 리오스(27·미국)과의 방어전을 앞둔 그가 김민욱을 훈련 상대로 낙점한 것. 항공비와 현지 체제비를 모두 제공하는 파격조건이다. 파이트머니로 500억원을 챙기는 특급스타 파퀴아오와 9월 초부터 필리핀 훈련캠프에서 한 달간 땀흘릴 예정이다. “운이 좋죠. 꼬맹이부터 봐왔던 저의 영원한 아이돌인데요. 컴퓨터로 동영상 중계 찾아보면서 배웠던 롤모델과 스파링이라니 정말 설레요. 파퀴아오와 손을 섞는 순간부터 모든 걸 제 재산으로 만들 겁니다. 다 빨아올 거예요.”  ‘진화할’ 김민욱의 다음 경기는 11월에 있을 예정이다. 파퀴아오의 재기전에 언더카드(본 경기에 앞선 경기)로 채택되면 큰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고, 불발되면 OPBF 5차 방어전을 잡을 계획이다. 국내 유일의 동양챔피언의 눈은 큰 곳을 겨냥하고 있다. “동양타이틀은 그저 세계챔피언으로 가는 관문이라고 생각해요. 일단 웰터급까지 두 체급 챔피언을 하고 싶고, 3~4체급까지 벨트를 따고 싶어요. ‘헝그리 정신’으로 하는 게 아니라 부와 명예를 위해 땀 흘리는 겁니다. 우리나라 복싱을 위해, 또 저를 위해 1000만불 짜리 선수가 될 거예요.” 글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김민욱 프로필 1987년 1월20일 경남 진주 출생 ▲175㎝·68㎏ ▲김종근·김혜옥씨의 2남 중 장남 ▲진주 국민초-중앙중-경남 체육고-마산대 중퇴-서울 대성권투체육관 ▲경력=아마추어 복싱 국가대표(2005~06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은메달, 이집트 국제복싱대회 금메달(이상 2005년), 육군 병장 전역(군수사령부 헌병대·2009년), 프로복싱 데뷔(2010년), 동양·태평양복싱연맹(OPBF) 슈퍼라이트급 챔피언 등극, 1·2차 방어전(이상 2012년), 3·4차 방어전(2013년) ▲프로전적 12전 11승(8KO)1패 ▲별명=스나이퍼, 링 위의 저격수 ▲취미=음악감상, 사진찍기
  • 국내 유일의 동양챔피언 김민욱 “파퀴아오 모든 걸 빨아오겠다”

    국내 유일의 동양챔피언 김민욱 “파퀴아오 모든 걸 빨아오겠다”

    까만 뿔테 안경에 땡땡이 모자를 쓴 그는 90도 배꼽인사를 하며 등장했다. 아무렇게나 꿰맨 듯한 눈썹 위 상처에는 아직 피딱지가 앉지 않았다. 퉁퉁 부어오른 주먹은 잘 쥐어지지 않았다. 수염을 깎으면 선한 인상이라더니 가까이서 본 웃는 얼굴에서는 복서의 카리스마를 찾기 힘들었다. 이 사람이 동양태평양복싱연맹(OPBF) 슈퍼라이트급(63.5㎏) 챔피언이 진짜 맞나. 4차 방어전에서 호소가와 발렌타인(일본)을 화끈한 TKO로 누른 국내 유일의 프로복싱 챔피언 ‘스나이퍼’ 김민욱(26·대성체)을 경기 이틀 뒤인 지난 20일 만났다. 축하인사를 건네자 “1000명 넘는 사람들의 응원을 받다보니 KO욕심이 너무 많았던 거 같아요. 질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안했는데 체력이 떨어지는 게 느껴져서 ‘철렁’했다니까요”라며 수줍게 웃는다. 일요일 낮에 스포츠채널로 생중계된 덕분인지 가까운 친구부터 20년 전 초등학교 동창까지 연락이 빗발쳐 휴대폰이 ‘터질 뻔’ 했단다. 부모는 아들의 경기 내내 손을 맞잡고 맘 졸였다. 대결 며칠 전부터 잠을 뒤척인다는 아버지도, 살 빼는 아들 생각에 음식을 못 넘기는 어머니도 다치지 않고 무사히 끝나길 바라는 마음 뿐이다. “이기면 우시더라고요. 제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그동안 힘들게 고생했던 게 보인대요. 그동안 워낙 속을 썩여서 이제는 부모님 앞에서 항상 웃습니다.” 2010년 프로 데뷔전에서 5라운드 KO패배 이후 11연승으로 잘~나간다. 지인들 앞에선 복싱 얘기를 꺼내지도 않는 ‘쿨남’이지만 경기에 지면 엉엉 울 정도로 승부욕이 강하다. 혼자 사는 원룸 방에는 ‘개처럼 운동하자, 시합은 죽어야 한다’는 살벌한 문구를 붙여놨다. 잘 나가는 비결을 묻자 “꾸준한 노력이 아닐까요”라는 모범답안을 내놓는다. 아닌 게 아니라, 체육관 벽에 붙은 훈련스케쥴은 숨쉴 틈 없이 촘촘하다. 아침마다 서울 시내 10㎞를 로드워크하는데, 첫 기록이 45분이었으면 다음에 뛸 땐 무조건 1초라도 단축시켜야 하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비가 내려도, 폭염이 와도 거르지 않는 새벽 운동. 숨이 턱턱 막히는 인터벌·서킷트레이닝에 스파링까지 하면 하루해가 짧기만 하다. 자신있는 기술은 라이트 스트레이트와 레프트 훅. 김민욱이 벨트를 빼앗아 온 쟈코 살렘도, 2차 방어전에서 만난 단 나자리노(이상 필리핀)도 라이트 펀치 한 방에 2라운드 KO로 무릎을 꿇었다. 가드가 없는 부위를 보고 치는 게 아니라 동물적인 감각으로 뻗는 거란다. “빈틈을 보고 때린다거나 상대 주먹을 보고 피하면 늦어요. 온전히 느낌만으로 수싸움을 하는 거죠. 항상 몸을 흔드는 것도 그 이유고요. 주먹이 완벽히 꽂힐 때의 쾌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어요.” 상대의 강철 주먹보다 견디기 힘든 건 체중 감량. 계체량을 앞두고 3일은 음식은 물론 물까지 끊어버린다. 평소 체중에서 3~4㎏정도만 빼면 되지만 군살없는 몸에서 뺄 건 수분 뿐이다. “딱 죽고 싶은 기분이에요. 새벽에 로드워크할 때마다 풍덩 뛰어들어서 한강물을 다 마시고 싶었어요. 물을 못 먹으니까 퍽퍽해서 음식은 오히려 먹고 싶지도 않아요.” 그래도 남들 앞에선 태연하게 웃어넘긴다. 복서의 숙명이니까. ‘애늙은이’ 같이 철이 든 것엔 이유가 있다. 방황을 세게 했다. 2005~06년 국가대표(아마추어) 복서로 태릉선수촌에서 살았지만 미래가 막막했다. 성적도 신통치 않았고, 손짓하는 실업팀도 썩 내키지 않았다. 스무살 겨울, 그래서 김민욱은 가출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복싱만 했던 그였다. 소풍이나 수학여행도 운동하느라 못갔고, 방학도 없었단다. 바깥 세상은 신세계였다. “자고 일어났는데 안 뛰어도 되는 게 꿈 같더라. 진짜 망나니처럼 놀았다”고 했다. ‘고삐 풀린 망아지’는 어머니에게 500만원을 ‘뜯어내’ 서울에 고시원 방 한칸을 얻었다. 막노동부터 서빙, 나이트클럽 아르바이트까지 안해본 일이 없다고. 사진찍기에 심취해 포토그래퍼로 활동하기도 했다. 어느날 문득 뇌에 브레이크가 걸렸고 입대해서 정신을 차렸다. 제대 후 선임과 함께 자연스럽게 찾아온 체육관. 윤길호 대성체육관장은 첫 눈에 예사롭지 않은 주먹을 알아챘다. 김민욱은 ‘운명처럼’ 다시 글러브를 꼈다. 그리고 승승장구 하고 있다. 43명의 세계챔피언을 배출했던 한국에서 복싱은 여전히 배고픈 운동으로 여겨진다. 국내 유일의 동양챔피언도 스폰서가 없는 차가운 현실. 김민욱이 “이번 시합에 후원해주신 홍대 조폭떡볶이 윤태명 사장님, 평택 뉴비봉관광 김동준 대표이사님께 감사한다고 꼭 써주세요”라고 부탁했을 정도다. 하지만 놀라지 마시라. 지난해 가장 많은 돈을 번 미국 스포츠선수는 ‘천재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였다.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에 따르면 웰터급 세계챔피언 메이웨더는 올해 단 두 경기에서 9000만달러(약 1000억원)를 벌어 2년 연속 최고 소득선수를 지켰다. 농구의 르브론 제임스(5650만달러), 골프의 타이거 우즈(4839만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입. 세계복싱위원회(WBC) 랭킹 5위인 김민욱의 한 경기 몸값은 3만불 수준이다. 1년에 3~4경기 정도를 소화하는 걸 감안하면, 또 랭킹 ‘빅3’가 5만불 정도의 돈을 받고 링에 서는 걸 감안하면 꽤 짭짤하다. 김민욱이 가장 붙고 싶은 상대라는 WBC-국제복싱연맹(IBF) 통합챔피언 대니 가르시아(미국)는 한 경기를 치르면 무려 60억원을 쥔다. 이종격투기에서 러브콜이 오지 않냐는 물음에 김민욱이 “복싱이 더 잘 나간다”고 자신했던 이유다. 희망도 생생하다. 포털사이트에 ‘김민욱’을 쳐도 기사 한 줄이 없었지만 지금은 동명이인 농구·배구 선수, 기업인 김민욱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검색된다. “아무도 안 알아줘도 괜찮아요. 제가 붐을 일으킬거니까. 점점 변하는 게 피부로 느껴진다니까요.” 복싱팬을 흥분시킨 건 김민욱이 매니 파퀴아오(35·필리핀)의 스파링 파트너로 낙점됐다는 사실. 파퀴아오는 2010년 사상 최초로 8개 체급에서 10개의 타이틀을 거머쥔 ‘살아있는 전설’이다. 11월 브랜던 리오스(27·미국)과의 방어전을 앞둔 그가 김민욱을 훈련 상대로 낙점한 것. 항공비와 현지 체제비를 모두 제공하는 파격조건이다. 파이트머니로 500억원을 챙기는 특급스타 파퀴아오와 9월 초부터 필리핀 훈련캠프에서 한 달간 땀흘릴 예정이다. “운이 좋죠. 꼬맹이부터 봐왔던 저의 영원한 아이돌인데요. 컴퓨터로 동영상 중계 찾아보면서 배웠던 롤모델과 스파링이라니 정말 설레요. 파퀴아오와 손을 섞는 순간부터 모든 걸 제 재산으로 만들 겁니다. 다 빨아올 거예요.” ‘진화할’ 김민욱의 다음 경기는 11월에 있을 예정이다. 파퀴아오의 재기전에 언더카드(본 경기에 앞선 경기)로 채택되면 큰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고, 불발되면 OPBF 5차 방어전을 잡을 계획이다. 국내 유일의 동양챔피언의 눈은 큰 곳을 겨냥하고 있다. “동양타이틀은 그저 세계챔피언으로 가는 관문이라고 생각해요. 일단 웰터급까지 두 체급 챔피언을 하고 싶고, 3~4체급까지 벨트를 따고 싶어요. ‘헝그리 정신’으로 하는 게 아니라 부와 명예를 위해 땀 흘리는 겁니다. 우리나라 복싱을 위해, 또 저를 위해 1000만불 짜리 선수가 될 거예요.” 글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사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김민욱 프로필  ▲1987년 1월20일 경남 진주 출생 ▲175㎝·68㎏ ▲김종근·김혜옥씨의 2남 중 장남 ▲진주 국민초-중앙중-경남 체육고-마산대 중퇴-서울 대성권투체육관 ▲경력=아마추어 복싱 국가대표(2005~06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은메달, 이집트 국제복싱대회 금메달(이상 2005년), 육군 병장 전역(군수사령부 헌병대·2009년), 프로복싱 데뷔(2010년), 동양·태평양복싱연맹(OPBF) 슈퍼라이트급 챔피언 등극, 1·2차 방어전(이상 2012년), 3·4차 방어전(2013년) ▲프로전적 12전 11승(8KO)1패 ▲별명=스나이퍼, 링 위의 저격수 ▲취미=음악감상, 사진찍기
  • [서울광장] 언제부턴가 우린 다시 돌을 들었다/진경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언제부턴가 우린 다시 돌을 들었다/진경호 논설위원

    돌밖에 없었다. 그것 말고는 내던져 저항할 수단이 없었다. 모두가 나와 돌을 던졌다. 그렇게 1987년 민주화 체제를 만들었다. 돌로 불의(不義)를 깼고, 그 돌을 모아 민주의 초석을 놓았다. 20여년이 흐르고 6명의 최고권력을 내 손으로 뽑아 더는 돌 들 까닭이 없을 듯한 지금, 우리는 돌을 들고 있다. ‘공공의 적’이 사라진 자리에 ‘그들’, 네 편을 세워놓고 연신 돌을 던진다. 엄혹했던 시절의 단일대오는 깨졌고, 오로지 내 편과 네 편이 남았다. 민주주의는 정치 체제가 아니라 사회의 상태를 뜻한다는 알렉시스 드 토크빌의 말이 옳다면 우리는 여전히 민주화의 과정을 밟고 있을 뿐이다. 사회는 날로 다원화되고 있으나 모 아니면 도만 있을 뿐 개, 걸, 윷은 없는 우리에게 민주는 아직 기다릴 대상일 뿐 누릴 대상이 아니다. 오랜 무명에서 벗어나 ‘직렬 5기통’ 막춤을 신나게 추어대기 시작한 크레용팝 다섯 아이들에게 ‘일베충’ 어쩌고 하며 돌을 던지고, 몇 마디 트위트로 ‘개념 연예인’에 오르면 그 뒤론 하품만 해도 수천, 수만의 ‘닥치고 지지’를 받거나 ‘묻지마 저주’를 받는, 누구나 마녀이고 마녀사냥꾼인 이 땅엔 아직 민주의 날이 오지 않았다. 나와 다름을 포용하는 민주주의를 우린 아직 갖지 못했다. 무엇이 문제인가. 정치? 그래 맞다. 정치가 문제다. 대권을 차지한 쪽과 잃은 쪽만 있을 뿐, 너도 옳고 너도 옳다고 말할 황희 정승을 갖지 못한 정치가 문제다.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겠다며 청문대에 세운 증인에게 “광주 경찰이냐”고 따지고, 맞은편 증인에겐 “당신은 진골TK”라고 일갈하는, 천박하고 악한 편 가르기 정치가 문제다. 그렇게 갈라놓고 그 틈새에 제 둥지를 틀려 드는 싸구려 정치가 정말 문제다. 한데, 한데 정녕 정치만 문제일까. 이런 정치를 부추기는 언론은 어떤가. 새해가 열리면 큼지막한 사설로 사회 통합을 목청 높여 부르짖고는 이튿날부터 툭툭 손 털고 남은 364일을 아무런 가책 없이 편 가르고 쪼개는 데 몰두하는 언론은 정녕 문제가 아닌가. 200여년 전 서구 정당의 당보에서 출발한 태생의 한계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언제부턴가 우리 신문은 정파지의 본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곤 사회 갈등의 첨병이 된 스스로를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자랑스러워하는 존재가 됐다. 비판이라는 소명을 앞세워 ‘적진’을 매도하고, 이를 위해 끊임없이 내 편의 적의(敵意)를 일깨운다. 진영의 논리만 앞세울 뿐 사회를 하나로 묶으려 아등바등하지 않는다. 5년 전 소고기 촛불시위 때에도, 그 뒤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논란 때에도, 그리고 국정원 대선 개입 논란으로 정국이 후끈 달아온 지금도 언론은 편을 가르느라 동분서주한다. 갈등 속에서 정치와 언론이 먹고살고, 먹고살기 위해 다시 사회를 갈라 놓는다. 언론학자 터크만은 “뉴스란 세상을 향한 창이며, 사람들은 그 창으로 세상을 보고 알게 된다”고 했다. 언론이 어떤 잣대로 세상을 보고 전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이 보는 세상이 달라진다는 말이다. 언론이 세상을 그리고 만든다는 말이다. 아전인수에 침소봉대로 무장한 언론이 박수를 받는 한 우리는 늘 뒤틀리고 갈라진 세상에서 허덕이게 된다. “권위가 사라진 세상에서 평등화에 대한 대중들의 욕구는 자기 의사를 저버리고 오로지 다수의 의견을 추종하게 만들 것”이라고 토크빌은 우려했다. 그래서 결국 다수의 횡포가 민주주의를 전제적으로 몰고 갈 수 있다고 걱정했다. 어른이 없는 사회다. 심판이 돼야 할 언론마저 공을 차고 있다. 민주주의의 변질, 즉 ‘머릿수가 곧 권력’인 속성으로 인해 저마다 ‘다수’가 되려 두 손에 돌을 쥐고 마주 서는, 왜곡되고 병든 민주주의로 우리가 가고 있다. 대체 지금 누가 이 만인을 향한 만인의 투석전을 말릴 것인가. 언론에 기생하는 정치를 탓하기 전에 언론을 탓하고, 그런 언론이 먹고살 수 있도록 만든 우리를 탓해야 한다. jade@seoul.co.kr
  • 김진태 “광주경찰 발언, 지역감정 아니었다”

    김진태 “광주경찰 발언, 지역감정 아니었다”

    국정원 댓글사건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의 청문회 당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에 대해 “광주의 경찰이냐, 대한민국의 경찰이냐”고 다그쳤던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의 발언에 대해 같은 당 김진태 의원이 문제가 없는 발언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에 대해서는 이미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사과의 뜻을 전한 바 있어 김 의원의 두둔 발언은 논란이 예상된다. 김 의워는 23일 오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 의원의 발언은 권 과장을 광주의 딸이라고 지칭한 문희상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의 4월 발언을 들면서 민주당이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것에 휘둘리지 말고 대한민국 경찰의 입장에서 행동하기를 요청했던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탈북자 출신으로 남한의 지역감정 개념에도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서 “그의 발언은 지역감정을 들먹인 게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오히려 청문회 당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진골 TK’라고 지칭한 박영선 민주당 의원의 발언이 더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조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할 경우 자신은 박 의원을 맞제소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같은 방송에 출연한 박남춘 민주당 의원은 “조명철 의원의 발언은 명백한 지역감정 조장 발언이었다”고 반박했다. 박남춘 의원은 김 의원이 지적한 문 비대위원장의 광주의 딸 발언에 대해 “그것은 지난 4월 21일 민주당 광주시당 대의원 대회에서 부당한 수사지시에 항거해 이틀 전 양심선언을 한 권 과장의 용기에 대한 찬사였다”고 설명했다. 당시 장소와 시점 등을 고려했을 때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등의 문제가 될 소지가 없다는 뜻이다. 박남춘 의원은 박영선 의원의 진골 TK 발언에 대해서도 조 의원의 발언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구분했다. 그는 “당시 박 의원의 발언은 김용판 전 청장을 비롯해 서울청 수사부장, 수사과장, 수사2계장, 사이버 수사대장, 수서경찰서장까지 모두 박근혜 대통령 후보와 같은 영남 출신으로 구성된 사실을 들며 그 같은 수사라인이 과연 공정하게 수사를 했을까 하는 의구심과 인사편중을 지적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문성 갖춘 ‘고·서·영’ 중용

    전문성 갖춘 ‘고·서·영’ 중용

    ‘54.6세, 서울 및 대구·경북(TK) 출신, 서울대 졸업, 고시 패스.’ 오는 25일로 출범 6개월을 맞는 박근혜 정부 파워 엘리트들의 평균 신상 명세서다. 서울신문이 22일 청와대와 중앙부처 1급 이상 고위 공무원 293명(청와대 52명, 중앙부처 241명)을 분석한 결과다. 박근혜 대통령이 인사 기준으로 전문성을 강조하면서 고시·서울대 출신이 중용됐고, 박 대통령의 정치 기반인 TK와 부산·경남(PK) 등 영남권 출신이 대거 포진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출신들이 증가하는 추세가 이어졌고, 경기고와 서울대를 졸업한 소위 KS 라인도 건재했다. 평균 나이는 54.6세로 박 대통령(61세)보다 6.4세 젊다. 50대가 245명(84.8%)으로 가장 많고, 60대 26명(9.0%), 40대 16명(5.5%), 70대 2명(0.7%)이다. 평균 나이는 이명박(MB) 정부 출범 1년(2009년)의 54.7세와 비슷했다. 최고령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74세, 최연소는 44세인 정호성 청와대 제1부속비서관과 서미경 문화체육비서관으로 30살 차이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가 95명으로 압도적인 1위였다. 고려대와 연세대 출신은 26명씩으로 같았다. 이른바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은 파워 엘리트의 과반을 약간 넘는 50.2%였다. 현 정부 들어 약진한 성균관대 출신은 21명이었다. 육사 졸업자가 전체의 4.8%(14명)로, 이명박 정부(2009년 기준) 당시(3%)보다 약진했다. 출신 고교는 고교 평준화 이전 최고의 학교로 꼽혔던 경기고가 16명으로 가장 많았다. 경북·서울고(12명), 대전고(11명), 경복·광주일·중앙고(7명) 순이었다. 1958년생부터 서울과 부산 지역 고교 평준화가 시행됐기 때문에 5년 뒤 파워 엘리트의 고교별 순위에는 경기고를 비롯한 과거 명문고의 퇴조가 예상된다. 출신 지역은 서울(67명), 경북(37명), 충남(28명), 경남(27명), 전북(21명) 순이었다. TK(50명)와 PK(45명) 등 영남권 출신은 전체의 32.4%로 노무현 정부(35%), 이명박 정부(35.2%)보다 다소 줄었다. 서울 출신은 23.2%로 노무현 정부(18%)와 이명박 정부(22.5%)보다 늘어났다. 호남 출신은 46명으로 전체의 15.6%였다. 호남을 지지 기반으로 했던 노무현 정부(27%)보다는 대폭 줄었으나 이명박 정부(14.8%)보다는 다소 늘어났다. 고시(행정고시·외무고시·사법고시·기술고시) 출신은 205명(70.0%)으로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했다. 교수(16명), 군인(13명), 연구원(14명) 순이었다. 여성은 16명(5.5%)으로 여성 대통령 시대가 무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학에서의 전공은 행정학이 49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제학(47명), 법학(45명), 정치·외교학(28명) 순이었다. 공대 출신은 18명이었다. 상고·공고·농고 등 비(非)인문계 출신은 17명(5.9%)이었다. 덕수상고 출신(4명)이 가장 많았다. 서울신문은 이번 파워 엘리트 분석에서 기관의 독립적 특성 등 자체 기준을 적용해 감사원, 국가정보원, 국가인권위원회, 검찰 고검장과 지검장은 제외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황우여 “지역적 민감 발언 유감”… 민주, 조명철 윤리위 제소 결정

    “우발적인 발언이었다고 해도 여야 의원 간 통합을 해칠 수 있는, 지역적으로 민감한 발언이 있었던 데 대해 당 대표로서 유감을 표명한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최근 정치인들의 지역감정 관련 발언에 대해 21일 유감을 표시했다. 황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국민 대통합이야말로 국민의 지상명령이었고 최고 가치 중 하나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적시하지는 않았지만, 당 소속 조명철 의원의 ‘광주경찰’ 발언과 박영선 민주당 의원의 ‘진골 TK(대구·경북)’ 발언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황 대표 측은 해석했다. 조 의원은 지난 19일 국가정보원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에게 “광주의 경찰인가, 대한민국의 경찰인가”라고 질문해 지역감정을 조장했다는 비난을 샀다. 박 의원은 16일 청문회에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진골 TK’로 표현했고, 민주당 문희상 의원도 권 전 과장의 폭로 이후 ‘광주의 딸’이라는 표현을 썼었다. 한편 민주당은 조 의원을 22일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키로 결정했다. 정호준 원내대변인은 제소 사유에 대해 “지역감정을 부추겨 국정조사 품격을 떨어뜨리고 13만 경찰공무원의 명예를 짓밟았다”며 “국민 앞에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새누리 황우여 “조명철 ‘광주경찰’ 발언 대표로서 유감”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21일 같은 당 조명철 의원의 ‘광주경찰’ 발언에 대해 “우발적 발언이었다고 해도 통합을 해칠 수 있는 지역적으로 민감한 발언이 있었던데 대해 당 대표로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국민대통합이야말로 국민의 지상 명령이었고 최고 가치 중 하나였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정치인의 언행은 남김없이 새겨진다고 생각하며, 조선시대 사관에 의해 작성된 사초와 같다”면서 “당 대표인 저부터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 저도 부족한 점을 돌아볼테니 모두 다시 한 번 자성의 시간을 갖자”고 당부했다. 앞서 조 의원은 지난 19일 국정원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에게 “광주의 경찰이냐,대한민국의 경찰이냐”고 추궁해 물의를 일으켰다. 황 대표의 측근은 이날 언론과의 통화에서 “황 대표는 조 의원의 발언과 박영선 민주당 의원의 ‘TK(대구·경북) 발언 ’을 모두 겨냥해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 역시 지난 16일 청문회에서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진골 TK”라고 불러 논란을 일으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정원 국조 2차 청문회] 박원동·민병주 ‘가림막 증언’ 충돌…파행 끝 오후 일부 잘라내고 진행

    [국정원 국조 2차 청문회] 박원동·민병주 ‘가림막 증언’ 충돌…파행 끝 오후 일부 잘라내고 진행

    국가정보원의 댓글 의혹과 관련한 19일 청문회는 국정원 직원의 ‘가림막 증언’에 대한 여야의 대립으로 오전 내내 공전됐다. 국정원 전·현직 직원들 가운데 국정원에서 퇴직한 이종명 전 3차장은 가림막 밖에서 증언했지만 박원동 전 국익정보국장과 민병주 전 심리전단 단장, 댓글을 직접 달았던 김모씨와 김씨의 직속 상사인 최모 팀장 등 4명은 가림막에서 증언했다. 민주당은 박 전 국장과 민 전 단장의 공개 증언을 요구했고 새누리당은 이에 항의하면서 청문회장을 나가는 등 파행을 겪었다. 청문회에는 모두 26명의 증인·참고인이 무더기로 출석했으나 회의 시작 2시간이 넘도록 여야의 격렬한 공방 때문에 무더위 속에서 땀을 흘리며 한마디도 증언하지 못했다. 공방 끝에 여야는 오후 청문회부터는 가림막 아래쪽 일부를 잘라 내고 가림막 안에 있는 증인의 상황을 살필 수 있도록 하는 데 합의했다. 증인들은 태도는 저마다 달랐다. 댓글 의혹 수사를 담당했던 권은희 전 수사경찰서 수사과장은 공격적 질문에 거침없는 폭로성 답변을 하는 등 주눅 들지 않은 모습이었다. 새누리당에서 매관매직 의혹을 받는 김상욱 국정원 전 직원은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이 폐쇄회로(CC)TV 화면을 제시하며 여직원 김씨를 미행 의혹을 제기하자 “차 번호를 대라. 내가 세금 내고 살아가는데 어디를 간들 범죄냐”고 맞받아쳐 신기남 위원장으로부터 “질의에 명료하게 답변만 하라”는 주의를 받았다. 이 전 국정원 3차장과 민 전 단장 등은 국정원 댓글은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대해 방어하는 차원이었다고 강조했다. 증인 가운데 유일한 현역 의원인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오후에서야 신기남 특위 위원장이 소회를 물어 처음으로 발언 기회를 얻었다. 강 의원이 “국정원의 뻔뻔함이 하늘에 닿았다”고 주장하자 새누리당 의원들은 “증인에게 소회를 왜 묻냐. 회의 진행이 편파적”이라며 전원 퇴장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김기용 전 경찰청장이 중간수사 발표 하루 전날인 지난해 12월 15일 서울경찰청 증거분석실을 방문, 수사 종료를 종용하면서 50만원이 든 돈 봉투를 전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동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이에 대해 김보규 서울청 디지털범죄수사팀장은 “50만원은 철야근무를 하며 야식을 시켜 먹었고 김 청장은 신속하게 하되 정확히 하라고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여야는 이날도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디지털증거분석실의 폐쇄회로(CC)TV 동영상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민주당은 당시 경찰 분석팀이 정치 관련 글 등을 확인하고도 이를 은폐한 정황까지 드러났다고 주장한 반면 새누리당은 야당이 CCTV 영상을 짜깁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청문회 과정에서는 지역감정 발언도 나왔다.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은 권은희 전 과장에게 “광주의 경찰이냐, 대한민국의 경찰이냐”고 물었다. 이에 권 전 과장이 “질문의 의도가 무엇이냐. 경찰은 누구나 대한민국의 경찰”이라고 답하자 조 의원은 “그런데 왜 권 증인을 두고 ‘광주의 딸’이라는 말이 붙냐. 참 이상하지 않으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을 삼가 달라”고 지적하자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나왔을 때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TK’(대구·경북)가 어떻고 이런 얘기를 하지 않았나. 민주당에서 먼저 광주의 딸이라고 했다”고 반박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2013 공직열전] (3) 국무총리비서실 실·국장급 주요간부

    [2013 공직열전] (3) 국무총리비서실 실·국장급 주요간부

    총리비서실은 국무총리가 국정을 이끌고 나갈 수 있도록 보좌한다. 비서실 주요 자리들은 총리가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데려와 쓸 수 있도록 특채가 가능한 ‘복수직’으로 열어놓고 있다. 비서실의 정무·민정·공보 등 3개실 실장 셋 모두 특채로 들어온 별정직이다. 비서실 10명 가운데 4명꼴인 37.5%, 고위공무원단 10명 가운데 7명인 70%가 특채 출신이다. 국무조정실 특채가 100명 가운데 2명꼴인 것과 대조적이다. 정무·의전·청문 등 일반 공무원들과 다른 역할을 하는 것도 특채가 많은 이유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자기 사람’을 데려오지 않았다. 정치권에서 이 자리를 메웠다. 배경과 ‘출신’이 같지 않고, ‘잡고 있는 줄’도 다르다. 생각과 개성도 제각각이어서 불협화음으로 덜거덕거리기도 하고, 긴장과 화제가 끊이지 않는다. 이태용 실장은 취임 초부터 관심을 끌었다. ‘박근혜 정부 막후 실세’라는 김용환 새누리당 상임고문의 추천을 배경으로, 대구·경북(TK) 인사들이 밀었던 후보자와 치열한 전투 끝에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장 자신도 “김용환은 나의 보스고, 나는 영원한 ‘꼬붕’(수하)”이라고 말하고 다닌다고 한다. 저돌적인 성격에 말과 행동도 거침없다. 신중한 정 총리가 “그게 일개 실장이 총리에게 보고하는 태도냐”고 꾸중을 했다고 알려졌을 정도다. 옛 자민련 출신으로 여론과 민원 취합, 주요 정책의 진전 상황 파악 등 ‘청문 업무의 칼’을 쥔 현직을 발판으로 선거직에 뜻을 두고 모색 중이다. 총리의 국회와의 창구역할을 하는 김희락 정무실장은 정국 흐름을 짚어내고 대응책을 처방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 같은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정권 부침 속에서도 노태우·김영삼·김대중 정부에 걸쳐 12년 동안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일했다. 총리실 국장으로 정무 업무를 다룬 경험도 있어 일과 조직에 친숙하다. 섬세하고 균형감 있는 일처리와 판단력이 돋보이는 ‘영국 신사’다. 무리 없이 원만한 해결책에 치중하는 게 흠이라면 흠.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 여권 인사들과의 친분도 두텁다. 신중돈 공보실장은 10여년 동안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특파원을 지낸 중앙일보 출신. 김형오 전 국회의장 때 국회로 영입돼 박희태·강창희 의장과 호흡을 맞추며 여의도와 정계에 발을 넓혔다. 1960~1970년대 6년 5개월 동안 총리실 인사와 살림을 주무른 명 총무수석 신성재(83)씨가 아버지다.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비서팀장으로 5년 남짓 일해 의전과 한국사회 인맥에도 일가견이 있다. 긴 미국생활로 “문화 차를 느낀다”는 지적도 있다. 임충연 비서관은 대학 1학년 때 최연소로 공직에 입문, 다양한 업무를 거친 공직 34년차의 베테랑. 9명의 국무조정실장을 보좌한 명 비서관 출신.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등 과거 모셨던 상사들과도 끈끈한 관계다. 이대현 비서관은 박근혜 정부 고위공직자 가운데 현역 언론인으로 최근 발탁된 유일한 인사. 한국일보 문화부장과 대기자를 거친 문화통. 감성적이고 섬세한 글쓰기로 이름 높다. 문화재청 심의위원을 역임, 행정 경험도 있다. 김철휘 비서관은 청와대, 총리실에서 20년 넘게 역대 대통령과 총리 말씀에 감동과 메시지를 담아온 연설 전문가다. 김성환 의전관은 김황식 전 총리에 이어 정권을 넘어 의전관 자리를 꿰차고 있다. 문고리 권력을 쥔 ‘악역’ 담당이지만 책임감과 업무 능력, 순발력은 합격점. “고향의 지자체로 자리를 옮겨 경륜을 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전언. 정무실 국장들은 정권이 바뀌면 의례 교체되지만 황기영 비서관은 정 총리의 인정을 받아 유임된 사례다.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국회 업무에 밝고 일처리도 민첩하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기업 사회공헌도 맞춤 시대

    기업의 사회공헌이 보다 감성화되고 있다. 장학금이나 식료품 지원 등 방법도 천편일률적인 형식을 벗어나 보다 다양하게 분화하는 모습이다. LG그룹은 저신장증을 앓는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10억원 상당의 성장촉진 호르몬제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사업을 통해서다. 31일 LG복지재단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아동 133명에게 LG생명과학이 개발한 성장촉진 호르몬제 유트로핀의 지원을 약속했다. 이 사업은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가정의 저신장 아동들에게 성장호르몬제를 1년간 무료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성장촉진제는 LG생명과학이 국내 최초로 국산화한 이후 가격이 많이 내려가긴 했지만 여전히 연간 1000만원 정도가 들어 저소득층에게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SK그룹은 SK대학생 자원봉사단 ‘써니’가 시각장애인을 위해 제주의 아름다움과 특색을 소리로 담은 오디오 투어가이드를 제작한다. 현장감 넘치는 제주의 소리와 풍경 묘사, 여행지의 이야기 등을 MP3 파일 속에 담아낸다. 산굼부리의 바람 소리부터 하도리 어촌 해녀 방언, 해산물을 요리하는 소리까지 담길 예정이다. 시각장애인 앵커 이창훈씨, 영화 사운드 전문가 문재홍씨 등 80여명이 제작에 참여했다. 오디오 투어 가이드는 5일부터 SK 써니 홈페이지(www.besunny.com), 한국관광공사의 장애인 여행정보 웹사이트(access.visitkorea.or.kr) 등을 통해 무료 배포된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부고]

    ●임정호(롬코리아 계장)정일(신한생명 광주SOHO지점장)씨 부친상 백승철(부여군청 공무원)박상만(PTK 부장)씨 장인상 29일 충남 부여장례식장, 발인 31일 오전 8시 (041)835-9813 ●강왕락(금융감독원 국장·중앙공무원교육원 파견)씨 형님상 29일 부산 영락공원, 발인 31일 오전 8시 30분 (051)790-5000 ●정권(파워솔루션 대표이사)철(미멘트 대표이사)용석(미멘트 부사장)씨 부친상 이강정(자영업)송용호(대신증권 상무지점장)씨 장인상 29일 조선대병원, 발인 31일 오전 9시 (062)231-8902 ●홍영채(대한항공 서울여객지점 과장)씨 부친상 문찬우(다우케미칼 부장)서재윤(마사회 부장)씨 장인상 성계희(대한항공 김포여객서비스지점 과장)씨 시부상 28일 서울 중앙보훈병원, 발인 31일 오전 7시 30분 (02)483-3320 ●온기동(아주경제 편집부장)씨 부친상 29일 전주 모악장례문화원, 발인 31일 오전 7시 (063)221-4044
  • [여론조사] 시·도지사 지지도 울산 72%·경북 71%·충북 70% 순 높아

    [여론조사] 시·도지사 지지도 울산 72%·경북 71%·충북 70% 순 높아

    16개 광역단체장의 자치단체 운영에 대해서는 긍정 평가가 평균 58.2%로 부정 평가의 평균 26.4%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광역단체장의 업무수행 지지도는 충청권-호남권-수도권-영남권-강원·제주권 등의 순이었다. 재신임도는 충청권-영남권-수도권-호남권-강원·제주권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광역단체장에 대한 지지도가 가장 높은 곳은 충청권으로 62.1%였다. 시와 도의 운영을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22.3%에 불과했다. 재신임하겠다는 응답도 39.8%로 가장 높았다. 여야의 텃밭에서는 재신임이 엇갈렸다. 새누리당 텃밭인 영남권은 지지도가 57.5%로 평균과 비슷했지만 재신임도는 38.0%로 충청권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편이었다. 반면 호남권은 지지도는 60.2%로 높았지만 재신임도는 34.3%로 비교적 낮은 편이었다. 이른바 안철수 신당으로 흔들리는 호남 민심을 보여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원·제주권은 지지도도 56.5%로 가장 낮았고 재신임도도 29.4%로 가장 낮아 교체 희망 욕구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강원도는 현 도지사가 민주당 소속이지만 지난해 총선에서는 새누리당이 9석을 석권했다. 대선 때도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62%로 수위를 보이며 대구·경북(TK)을 제치고 새누리당의 새로운 지지 기반이 되고 있다. 여야가 치열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은 지지도가 57.6%, 재신임도는 37.4%였다. 조재목 에이스리서치 대표는 18일 “단체장의 수행 지지도는 긍정적이지만 단체장을 새 인물로 바꾸자는 교체 희망 욕구도 높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잘하고 있어도 안심할 수 없다”는 얘기다. 재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정수행 지지도는 58.7%로 부정적 평가 29.1%에 비해 29.6% 포인트 더 높았다. 하지만 다음 선거에서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43.0%로 지지할 것이라는 응답(37.5%)보다 5.5% 포인트 더 높았다. 3선 출마 여부를 검토 중인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도정수행 지지도도 60.5%로 부정평가(23.2%)에 비해 37.3% 포인트 높았다. 김 지사의 재신임도는 지지 응답이 39.1%로 반대 36.4%보다 높았다. 박 시장과 김 지사의 지지도가 엇비슷함에도 재신임도의 결과가 갈린 것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여권 후보를 선호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0명 가운데 4명 정도(41.6%)는 국정 안정을 위해 여권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국정 견제를 위해 안철수 신당을 포함한 야권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는 응답은 28.2%였다. 현 시점에서는 여권 후보에 대한 지지가 야권 후보 지지를 크게 상회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총선·대선 결과가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된다. 여권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는 응답은 60대 이상에서 59.7%, 50대에서 55.1%에 달하는 등 연령이 높을수록 많았지만, 야권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는 응답은 20대 49.5%, 30대 37.8% 등 연령이 낮을수록 높아 세대 간 대결 양상은 지난 총선·대선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40대는 여권 후보 지지가 39.6%, 야권 후보 지지가 29.5%였다. 이념 성향에서도 비슷했다. 전체적으로는 보수 34.5%, 진보 31.6%, 중도 29.4%로 균형을 보였지만 연령대별로는 차이를 보였다. 20, 30대는 진보 성향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50, 60대는 보수 성향이 높았다. 변수로 작용할 중간층인 40대는 보수 34.1%, 진보 31.1%로 전체 평균과 비슷했다. 40대와 중도층의 향방이 내년 지방선거의 승패를 결정짓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조 대표는 “지방선거까지 1년 가까이 남은 데다 지방선거가 박근혜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얼마나 띨지,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 파괴력이 얼마나 될지 등에 따라 지지 유형은 크게 요동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광역단체장 재신임도 조사에서는 3선 연임 제한이 걸린 부산, 울산, 전남은 제외했으며 서울과 경기를 제외한 지역은 표본수가 400명 미만이어서 일반화하기에는 다소 제한적일 수 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기초선거 공천폐지 당론화 공염불?

    여야가 정당 혁신을 내세우며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의 정당공천제 폐지를 내걸고 있지만, 정작 여야 모두 당론으로 채택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의원들의 지역에서의 기반과 밀접하게 연관돼있는 등 복잡한 정치적 이해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지난 4일 정치쇄신특위에서 제안했지만, 당내 찬반이 분분하다. 정치쇄신특위 안에 대해 아이디어 차원으로 당내 여론 수렴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한다고 벌써 선을 그었다. 특히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폐지에 대해서는 여성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대여론이 높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5일 “4·24 재·보선에서 당이 무공천을 강행했지만 역량 안 되는 후보의 난립과 기호에 따른 표 쏠림 현상 등 공천제 폐지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역마다 정당 공천 폐지에 대한 선호도가 상이한 점도 골칫거리다. 전통적으로 새누리당 지지도가 높은 대구 경북(TK)·부산 경남(PK) 지역과 달리 야권 바람에 취약한 서울·수도권은 정당 공천을 안전장치로 여기는 분위기도 있다. 민주당은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에 대해 8일 의원총회로 당론을 결정한다. 앞서 민주당 기초자치선거 정당공천제 찬반검토위위원회는 정당공천 폐지 의견을 당 지도부에 전달했다. 총회를 앞둔 의원들은 지방자치의 실현이라는 정당공천 폐지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지역 토호들의 ‘돈 정치’가 부활하고 자격 없는 후보들이 난무할 것이라는 부정적 기류도 적지 않다. 민주당 역시 지역에 따라 의견도 갈린다. 상대적으로 수도권에서는 정당공천제를 유지하자는 입장인 반면 호남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정당공천제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호남에서야 정당공천을 하지 않아도 누가 민주당 후보인지를 다 알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당 후보임을 알리지 않으면 난립하는 후보 중의 하나로 인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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