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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성에 바다 존재했다”…가장 강력한 증거 발견

    “화성에 바다 존재했다”…가장 강력한 증거 발견

    화성의 일부가 바다였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가 발견됐다. 미국 칼텍(캘리포니아공과대학) 연구진은 16일(현지시간) “화성에서 강물이 바다로 흐른 흔적인 고대 삼각주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에 참여한 마이크 램 칼텍 지질학과 조교수는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화성 북반구의 저지대가 말라버린 바다의 흔적이라고 주장했지만 지금까지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다”면서도 “그러한 증거는 아니지만 우리는 화성에 바다가 있었다는 가장 강력한 증거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화성 북반구 대부분은 평평하며 남반구보다 고도가 낮다. 또한 이곳은 지구의 대양 분지와 흡사하다. 칼텍 연구진은 “만일 화성에 바다가 있었다면 북반구인 저지대와 남반구인 고지대의 경계선은 해안선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화성정찰위성(MRO)이 보내온 고해상도 이미지를 사용해 가상 해안선을 중심으로 100제곱킬로미터(3025평)나 되는 지역을 조사했다. 이 지역은 이올리스 도르사(Aeolis Dorsa)라는 지역의 일부이며 화성탐사로봇 큐리오시티가 있는 게일 분화구에서 1000km 떨어져 있다. 그 결과, 이 지역은 산등성이 처럼 생긴 ‘반전 수로’(inverted channels)가 특징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반전 수로는 자갈들로 구성돼 있는데 강물이 말라버리면 강변의 모래나 흙은 오랜 기간에 걸쳐 침식되지만 더 큰 자갈들은 남겨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반전 수로를 관측하면 폭이 점점 넓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다수의 수로가 고지대에서 내려와 결합해 큰 강을 이루거나 ▲수로의 물이 반대 방향으로 흘러 한가지 수로가 여러 수로로 갈라져 충적선상지(alluvial fan)가 되기도 하며 ▲수로들이 바다로 흐른 흔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칼텍 연구진은 MRO의 고해상도 하이라이즈(HiRISE) 카메라가 찍어 보내온 여러 궤도에서의 사진을 통해 지형을 조사했다. 그 결과, 만일 반전 수로에 물이 흘렀다면 폭이 넓어지는 방향으로 흘렀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즉 수로 속 물은 충적선상지로 갈라졌거나 바다로 흘렀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이 수로가 바다로 흘렀을 확률이 높은 결정적인 증거도 발견했다. 수로의 폭이 넓어지는 지점에서는 경사가 급격히 심해졌다. 이렇게 급격히 경사가 높아진 것은 수로가 바다로 흐를 때 흔히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논문 제1저자인 로만 디비아시 칼텍 박사 후 연구원은 “이번 결과는 역사상 화성에 바다가 있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라면서 “화성의 최소 10만㎢(대한민국 정도 크기)가 물로 덮여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지구물리학연구저널’ (Journal of Geophysical Research) 12일 자에 게재됐다. 사진=칼텍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싸이 일대기 담은 만화책 미국서 나왔다

    싸이 일대기 담은 만화책 미국서 나왔다

    국제 가수 싸이가 이제는 ‘위인’이 될 모양이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의 유명 만화 제작사 ‘블루워터 코믹스’가 싸이의 일대기를 담은 만화 전기를 출간해 관심을 끌고 있다. ’블루워터 코믹스’가 이번에 출간한 싸이 전기는 세계적인 유명인들을 주인공으로 옮긴 만화 ‘페임’(Fame) 시리즈 중 일부로 과거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 팝가수 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 골프 선수 타이거 우즈 등이 등장한 바 있다. 싸이 만화의 첫장은 “하늘에서 떨어졌나? 땅에서 솟아났나?”(Has he fallen from the sky? Has he risen from the earth?)라는 글로 시작해 지난해 혜성처럼 나타나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그의 등장을 그렸다.   또한 만화 속에는 세계를 ‘평정’한 그의 활약상에 대한 설명은 물론 과거 대마초 혐의로 구속된 어두운 뒷이야기도 담아냈다. 블루워터 코믹스 측은 “만화 속에는 싸이가 반기문 UN 사무총장에게 ‘말춤’을 가르쳐주고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말춤’을 추는 모습도 묘사돼 있다.” 면서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블루워터 코믹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포토 다큐 줌인] 소외된 자들의 일터, 사회적 기업

    [포토 다큐 줌인] 소외된 자들의 일터, 사회적 기업

    사회적 기업이 낯설지 않다. 2007년 7월 사회적기업육성법에 따라 본격 시행됐지만 나눔과 상생의 취지 아래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1970년 출발한 미국이나 유럽의 사회적 기업에 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사회적 기업(Social Enterprise)는 이윤 추구를 절대적 목적으로 두지 않고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의 복지 및 고용증대 등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회사다.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 위치한 도서출판 ‘점자’도 사회적 기업이다. 지난 2009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 기업으로 선정됐다. ‘점자’라는 회사명처럼 장애를 가졌거나 장애가 없는 20여명의 직원들이 일반도서가 아닌 특수 책을 만들고 있다. 손끝으로 만져 읽는, 귀로 들어서 읽는 책들이다. 중증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노인, 문맹자, 난독증 학습장애인, 지적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유형의 책이다. 지금까지 3700 종의 점자책, 1200종의 수준별 점자라벨도서, 120종의 큰 글자도서, 23종의 촉각도서, 17종의 창작도서를 발간했다. 다국어도서, 수화도서 등도 제작하고 있다.  청각장애인 김주현(25)씨는 “장애 여부를 떠나 함께 일하는 게 좋다. 전혀 어색하지도 않다, 적당히 일하려는 동료는 없어요. 서로 더하려고 애를 쓰죠”라면서 손수 만든 책을 들어보이며“예쁘죠”라고 자랑했다. 김씨는 전에 일하던 직장보다 급여는 다소 적어도 일에 대한 자긍심과 보람이 크다고 했다.  육근해 대표는 “사회적 기업은 수익 창출과 공익 목적 두 가지를 다 이뤄내야 한다”면서 “장애인뿐만 아니라 생활이 어려운 비장애 차상위계층의 수요까지 제공할 수 있는 토대 마련과 함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 대표의 목표는 책을 읽는 즐거움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없는 세상이다.  I’m Cafe(아이엠 카페)는 경기도와 한국마사회가 장애청년들의 일자리를 위해 추진 중인 ‘꿈을 잡고(Job Go)’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로 설립된 사회적 기업이다. 경기 구리시청 민원실에 최근 터를 잡은 3호점에는 비장애인 매니저와 3명의 지체장애인이 일하고 있다. 매출이 아직 많지 않아 협력기관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지만 전망은 밝다. 직원들의 열정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대형 제과업체에서 근무하다 취약계층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생각에 직장을 바꾼 매니저 고희경(32)씨는 “자리가 잡히는 대로 저소득층이나 노인들에게 무료로 커피교육을 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머잖아 바리스타 자격증을 손에 쥘 꿈에 부푼 직원 김지윤(32)씨는 “커피향이 너무 좋아요. 이런 일을 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라며 즐거워했다. 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에 자리한 한국컴퓨터재생센터도 사회적 기업이다. 중고컴퓨터를 수거해 수리한 뒤 저소득층에게 무료로 나눠주거나 판매하는 회사다. 컴퓨터의 혜택을 주기 위해서다.  서울 종로구 낙원동 허리우드극장은 실버전용이다. 젊은 시설의 추억과 함께 감동을 일깨워주는 명화를 상영하는 곳이다. 1969년 세워진 허리우드극장은 2009년 실버영화관으로 재개관했다. 서울시의 후원을 받는 사회적 기업이다. 요금도 2000원으로 일반 영화관에 비해 무척 싸다. 옛 악극단 공연도 선사하고 있다. 때문에 4년 만에 관람객이 50만명을 넘을 정도로 인기다. “작년에 알게 됐는데 옛날 영화를 볼 수 있어 너무 좋아, 공연도 하고 간식도 나눠주고?무엇보다 친구들을 사귈 수 있어서 좋아” 일주일에 서너 차례 온다는 이기영(82)씨의 말이다. ?김은주 대표는 “어르신들을 배려하는 문화적 공간이 별로 없잖아요. 행복하게 늙어가는 게 뭘까 고민했어요. 그러다 어르신들의 극장이 하나 정도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죠”라며 극장을 운영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시선이 따뜻한 이유다. 글·사진 이호정 기자 hojeong@seoul.co.kr
  • [파파라치] 방송진행자 비키니 상의 끈 풀어서…

    [파파라치] 방송진행자 비키니 상의 끈 풀어서…

    “가슴에 줄무늬 생기는거 싫어” 미국의 히스패닉계 TV 텔레문도(Telemundo)의 모닝 쇼 진행자인 알레산드라 빌레가스가 플로리다 마이애미 해변에서 표범 무늬 비키니 차림으로 늘씬한 몸매를 선보여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스플래쉬닷컴에 따르면 알렉산드라 빌레가스는 햇볕에 그을린 몸매에 수영복 끈 자국이 남는 것을 피하려 비키니 상의 끈을 풀고 가슴 골을 노출한 아찔한 모습을 연출했다. 미스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로스 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스페인어 방송사 유니비전의 아침프로 “Rise” 의 공동 진행자로 인기를 얻은 그녀는 금발의 아름다운 외모와 늘씬한 몸매,매력적인 미소를 갖춘 패션스타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인터넷 뉴스팀
  • 비행기 타고 생방송 하던 기상캐스터 ‘졸도’ 사고

    비행기 타고 생방송 하던 기상캐스터 ‘졸도’ 사고

    시청자 앞에서 호기를 부리던 기상캐스터가 망신을 당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호주 TV ‘채널7’ 아침 프로그램 ‘선라이즈’(Sunrise)에서 기상캐스터 그랜트 데니어가 생방송을 하던 중 기절하는 방송 사고를 냈다. 이날 방송은 특이하게도 스턴트 비행기를 타고 하늘 위에서 생중계 됐다. 신나게 방송하던 데니어는 그러나 자신이 중력의 8배인 8G까지 견딜 수 있는지 알고 싶다고 하자 기다렸다는 듯 조종사는 비행기를 가속하며 하늘에서 곡예를 부리기 시작했다. 8G는 통상적으로 비행기 조종사들이 훈련받는 수준으로 이를 데니어가 견디기 힘든 것은 당연한 일. 곧 데니어는 안구가 돌기 시작하더니 정신을 잃고 말았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화면은 스튜디오로 넘어왔고 여성 진행자 멜 도일은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방송에 따르면 몇 초 후 다시 데니어는 정신을 차렸으며 건강에 이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방송 후 데니어는 “갑자기 내 몸이 따뜻해지고 편안함이 느껴졌다.” 고 너스레를 떨며 “6~7초간 기절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같은 상황에서도 구토는 하지 않았다. 하마터면 조종석을 청소할 뻔 했다.”며 웃었다.            인터넷뉴스팀 
  • 美네티즌 선정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 100선’

    미국 네티즌들이 선정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 100선’(100 Most Beautiful Songs in the World)이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의 유명 매체 매셔블이 17일 인기 소셜 뉴스 사이트인 레딧(Reddit) 사용자들이 뽑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들 중 가장 많이 언급된 100곡을 선정해 공개했다. 그 결과, 19세기 프랑스 작곡가 드뷔시(C. Debussy)가 만든 ‘달빛’(Claire De Lune)이 미국 네티즌들이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곡으로 꼽혔다. ‘달빛’은 드뷔시가 1890년 작곡, 1905년 출간한 피아노곡집 ‘베르거마스크 모음곡’ 중 제3곡으로, 일찍이 국내에서 널리 알려졌으며, 인기 영화 ‘트와일라잇’의 배경음악으로도 사용돼 젊은 층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2위에는 영국의 애시드재즈 밴드 시네마틱 오케스트라(The Cinematic Orchestra)의 ‘투 빌드 어 홈’(To Build A Home)이 올랐다. 이 곡은 영화 ‘스텝업4’ OST로 사용됐다. 그다음은 쇼팽의 ‘야상곡 내림마장조 작품번호 9의 2’(Nocturne No. 2 in E flat Major, Op. 9,2), 영국 가수 브라이언 이노가 부른 ‘언 엔딩’(An Ending - Ascent), 그리고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 아다지오 소스테누토’(Moonlight Sonata : Adagio Sostenuto)가 각각 3위부터 5위까지 올랐다. 이 밖에 국내에서 인기를 끈 영화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에 수록된 영국가수 애니 레녹스의 ‘인투 더 웨스트’(Into The West·6위)나 영화 ‘언터처블: 1%의 우정’에 실린 피아니스트 루도비코 에이나우디(Ludovico Einaudi)의 디베니레(Divenire·10위)도 눈에 띄었다. 이와 함께 유명 영국밴드 라디오헤드의 명곡들 중 ‘스트리트 스피릿’(24위), ‘페이크 플라스틱 트리’(25위), ‘렛 다운’(63위)도 순위에 보였으며, 전설적인 록밴드 롤링스톤즈의 ‘엔지’(Angie·44위)도 여전히 선호됐다. 한편 이번 선정은 레딧의 한 사용자(아이디 McSlurryHole)가 지난 14일 ‘지금까지 들어본 곡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은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진행됐다. 해당 글은 며칠 만에 수천 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고, 매셔블은 9,634건의 댓글을 기준으로 집계했다고 밝혔다. 참고로 레딧은 지난 한해 4억 명이 넘는 방문자를 기록, 3000만 건이 넘는 글이 올라와 총 370억 이상의 페이지뷰를 달성했다고 IT전문 씨넷(Cnet)이 보도한 바 있다. 다음은 매셔블에 게재된 리스트 중 1위부터 30위까지 제목과 가수 혹은 작곡가의 이름을 간추린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 30선’  1. Claire De Lune  Debussy  2. To Build A Home  The Cinematic Orchestra  3. Nocturne No. 2 in E flat Major, Op. 9,2  Frederic Chiopin  4. An Ending (Ascent)  Brian Eno  5. Moonlight Sonata: Adagio Sostenuto  Beethoven  6. Into The West  Annie Lennox  7. Flower duet from Lakme – Remasterise en 1987  Paris Opera-Comique Orchestra, Danielle Millet, Mady Mesple, Alain Lombard  8. The Book Of Love – Live In London/2011  Peter Gabriel  9. Blue Ridge Mountains  Fleet Foxes  10. Divenire  Ludovico Einaudi  11. Comptine d’un autre ete, l’apres-midi  Yann Tiersen  12. The Great Gig In The Sky  Big One  13. Ara batur  Sigur Ros  14. Lux Aurumque  Eric Whitacre, The King‘s Singers  15. Breathe Me  Sia  16. Scarborough Fair  Relaxing Piano Music Consort  17. How To Disappear Completely  Radiohead  18. Holocene  Bon Iver  19. Old Pine  Ben Howard  20. Avril 14th  Aphex Twin  21. Flim  Aphex Twin  22. Comforting Sounds  Mew  23. Shine ON You Crazy Diamond  Big One  24. Street Spirit (Fade Out)  Radiohead  25. Fake Plastic Trees  Radiohead  26. The Humbling River  Puscifer  27. Boy With a Coin  Iron & Wine  28. Song of the Lonely Mountain – From ‘The Hobbit: An nexpected Journey’  Movie Sounds Unlimited  29. Time’s Scar  Battlecake  30. River Man  Nick Drake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희망을 전도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연세대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희망을 전도하는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연세대 교수

    영화와 뮤지컬로 유명한 ‘지붕위의 바이올린’이 있다. 1905년 러시아혁명이 불기 시작한 우크라이나 작은 지방의 유대인 부락. 우유 가공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테비에 부부에겐 5명의 딸이 있다. 그 중 큰딸이 부잣집 홀아비한테 시집가느냐, 아니면 가난한 재단사한테 시집가느냐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집안과 동네가 떠들썩해지고 아버지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이때 등장하는 인물이 키 작은 바이올리니스트다. 지붕 위에 서서 ‘노을지는 풍경’을 배경으로 읊어대는 바이올린 연주는 많은 감동을 전해준다. 특히 라스트 신에서 흘러 나왔던 이 영화의 주제곡 ‘선라이즈 선셋’(Sunrise, Sunset)은 한때 우리나라에서 사랑을 가장 많이 받는 명곡 중 하나였다. 지붕 위에서, 그리고 때로는 지붕 아래에서도 연주되는 바이올린은 생존에 대한 은유이며 미래에 대한 상징이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그들 앞에는 희망이 있을 거라는 믿음을 시사했다. ●13년째 희망콘서트… “내겐 보람이자 도전”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58) 연세대 교수. 그에게는 여러 수식어가 있지만 가장 어울리는 표현은 ‘희망 콘서트’가 아닐까 싶다. 매년 이맘때면 항상 자선 음악회를 열어 불우한 이웃이나 환자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고통받는 영혼을 위로하는 것이 곧 음악이라는 철학을 가지고 13년째 희망 콘서트와 6년째 실내악 자선 음악회를 열고 있다.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 대구 광주 등 지역 순회공연을 하고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하면 떠오르는 또 다른 단어가 있다. 국내 남성 클래식 연주자도 섹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클래식계의 영원한 미소년으로 불리며 여성팬들 또한 많다. 소년같은 헤어스타일과 옷차림, 해맑은 미소가 그렇다. 알고 보니 그는 8살때 첫 독주회를 가졌다. 벌써 50년 연주인생이다. 하여 지난 26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강 교수를 만났다. 하하하, 털털한 웃음이 인상적이었다. 58살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젊어보였다. 다만 그의 목 왼쪽편에 있는 검은 자국이 바이올린으로 살아온 50년 세월을 상징하고 있었다. 그는 어린 시절 바이올린 천재라는 소리를 들었으며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적인 연주자 반열에 올라 있다. 영국과 프랑스에서 발행된 저명한 음악인 사전에도 그의 이름이 올라 있다. 마주 앉자 먼저 희망 콘서트 얘기부터 나왔다. “처음에는 10년 정도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13년이 됐습니다. 간염 퇴치 콘서트에서 3년 전부터는 기아에 허덕이는 어린이들을 위한 콘서트로 집중하고 있지요. 예상보다는 반응이 좋습니다. 처음에는 한국 사회에서 클래식 연주로 콘서트를 장기간 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다행히 지금까지 오게 됐네요.” 그는 지난달 기아대책을 위한 희망 콘서트를 가졌고 27일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자선음악회를 열었다. 30일에도 포항에서 연주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렇듯 그는 매년 ‘힐링음악회’를 통해 불우 이웃을 돕는다. 맨 처음, 그러니까 2000년 대한간학회로부터 B형 간염퇴치 명예대사에 위촉된 후 간염환자들을 위한 희망콘서트를 이끌어오다가 3년 전부터 기아대책 음악회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세계 정상급 연주자들이 이 무대에 섰고 국내 초연곡들도 적지 않다. 그러는 한편 ‘서울 스프링 실내악’ 감독을 맡아 자선 음악회를 열고 있는 것. “음악의 힘은 큽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많은 위기들이 있잖아요. 그런 위기에 도달했을 때 음악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요. 영혼을 위로한다는 것은 무척 소중한 일입니다. 대중가요는 반짝 다가왔다가 사라지지만 클래식은 아주 오랫동안 함께 갈 수 있지요. 대중적인 곡도 많이 연주했지만 알려지지 않은 곡을 소개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면 시벨리우스의 소품을 연주했고, 오보에나 클라리넷 협주곡과 기타 협연 등도 했지요.” 10주년을 기념해서는 첼리스트 조영창과 프랑스 출신의 피아니스트 파스칼 드봐이용이 함께해 언론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연주자로 살다보면 자기 음악 세계에 빠져 이런 기회를 갖기가 쉽지 않은데 환우들과 함께 하면서 얻은 소중한 무대가 됐다고 표현한다. 이 희망 콘서트는 대한간학회 주최, 글로벌 제약회사 글락소 스미스클라인 후원으로 이루어진다. 세계 3대 바이올린 콩쿠르를 석권한 뒤 영국과 벨기에 왕실 초청 연주를 비롯해 세계의 유명한 오케스트라와 연주무대에 서고 있는 그에게 ‘희망 콘서트’는 또다른 보람이자 도전이다. 그는 국내뿐만 아니라 매년 여름 알프스산에서 연주회를 갖는다. 프랑스의 대표적 음악축제인 ‘뮤직알프’를 키워낸 음악감독이기도 하다. “그 음악회도 벌써 13년 됐네요. 해발 1800m 알프산 중턱에서 한달 넘게 연주회를 갖습니다. 세계 각국의 학생과 선생님들이 참석하는데 실내악 연주를 주로 합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같이 즐기는 일종의 자원봉사 형식이지요. 그래서 항상 여름방학때면 서울을 떠나 프랑스에서 지냅니다.” 다시 말해 그가 국내외적으로 주도하는 음악회는 ‘희망 콘서트’ ‘서울 스프링 실내악 무대’ ‘뮤직알프’ 등 세 가지인 셈이다. 그에게 있어 음악은 인생의 전부나 다름없다. 뭐든지 음악적 해석으로 접근하고 도전한다. 하지만 외로움 또한 적지 않다. 얼핏 보기에 솔리스트가 화려해보일 법도 하지만 그 삶은 쉽지 않다며 웃는다. 외국에서 연주를 할 때 호텔에 머물기 싫어 프랑스에 있는 집으로 가는 경우도 종종 있단다. 파리에는 부인과 딸이, 서울에는 아들이 산다. 그가 서울에서 학생들과 같이 있을 때는 항상 실내악을 강조한다. 바이올린 레슨만 받으면 시야가 좁아지기 때문이다. 실내악을 하면서 큰 그림을 그리고 다른 사람의 음악을 들으며 한 호흡으로 연주하는 걸 익히다보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특히 한국 학생들은 레슨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고 또 시험과 콩쿠르에 집착하다 보니 넓게 보는 시야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예술가가 되려면 자기가 뭘 원하는지 알고 있어야 하며 좋은 연주자란 타고난 개성에 더해 깊이 있게 음악 속으로 파고들 수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화제를 어린 시절로 돌렸다. 어떻게 해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가 됐을까. “8살때였지요. 아버지가 대전에서 근무하셨을 때 첫 독주회가 열렸습니다. 누나가 피아노 반주를 했고 제가 바이올린 연주를 했지요. 저도 원래는 피아노를 했는데 피아노보다는 바이올린이 낫다는 가족의 권유도 있고 해서 그 길로 나갔는데 벌써 바이올린 50년 인생이 됐네요(웃음)” ●“내 음악적 끼는 기타 잘치시던 아버지께 물려받아” 신동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은 그렇게 일찍부터 재능을 발휘했다. 12살 되던 해에는 성인들과 함께 경쟁하는 동아콩쿠르에서 1등을 하자 미국행을 결심했다. 1967년 음악 영재들만 다니는 줄리어드음대 예비학교에 입학하면서 본격적인 바이올린 공부를 시작했다. 이후 커티스 음악원에서 스승 갈라미안을 만났다. 1971년 17세 나이로 미국 음악계가 가장 주목하는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재단 콩쿠르와 워싱턴의 메리워더 포스트 콩쿠르에서 연달아 우승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어 카네기센터 등에서 연주회를 가지면서 세계적 음악가로 기반을 다졌다. 특히 세계 3대 콩쿠르인 몬트리올 콩쿠르, 런던 칼 플레시 콩쿠르, 브뤼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를 차례로 석권하면서 음악의 본고장인 유럽무대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이때부터 세계의 저명한 오케스트라들과 함께 연주했다. 미국의 필라델피아, 클리블랜드,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등을 비롯 유럽의 런던 필하모닉, 뮌헨 필하모닉, 슈투트가르트 필하모닉 등과 협연하면서 섬세하고 이지적인 연주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1981년에는 롱 티보 국제 콩쿠르 최연소 심사위원을 위촉받기도 했다. 그의 음악적 끼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하는 질문에 “아버지가 기타를 잘 쳤다.”고 대답한다. 음악인생을 살면서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외로움이 많았다고 하면서 “예술은 평생 씨름하는 것과 마친가지”라고 말한다. 좋아하는 곡에 대해서는 “모차르트, 베토벤, 시벨리우스, 쇼스타코비치, 브람스, 헨델, 프랑스와 스페인 음악 등이다.”고 대답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연주는 1975년 뮌헨 무대와 1983년 16년만에 귀국했을 당시의 연주였다고 술회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강동석 교수는 1954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줄이어드음대와 커티스 음악원을 나왔다. 8살때 첫 독주회를 가지면서 바이올리니스트의 길을 걸었다. 12살때 동아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이듬해 줄리어드음대 예비학교에 진학했다. 1971년 17세의 나이로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재단 콩쿠르와 워싱턴의 메리워더 포스트 콩쿠르에서 연이어 우승했다. 이후 몬트리올 콩쿠르, 런던 칼 플레시 콩쿠르, 브뤼쉘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등 세계 3대 콩쿠르에서 차례로 우승했다. 1981년에는 롱 티보 국제 콩쿠르 최연소 심사위원이 됐다. 1983년 16년만에 귀국한 뒤 한국과 유럽무대를 오가면 연주회를 가졌다. 영국과 벨기에 왕실, 미국 백악관 초청 연주회를 비롯, 세계의 유명 오케스트라와 많은 협연을 가졌다. 2000년 간염퇴치 명예대사로 위촉된 뒤 매년 ‘희망 콘서트’를 열고 있다. 현재는 연세대 교수와 서울 스프링 실내악 감독을 맡고 있다. 주요 수상으로는 대원음악대상(2009), 프랑스문화예술공로훈장(2012) 등이 있다.
  • ‘에누리 나눔권’으로 전통시장 살려요

    서울시립대 학생들이 전통시장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2일 시립대에 따르면 이 학교 사회공헌 동아리 ‘사이프’(SIFE·Students In Free Enterprise) 소속 20여명의 학생들은 학교 주변에 있는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동 현대시장에서 쓸 수 있는 할인 쿠폰북 ‘에누리 나눔권’을 직접 만들어 최근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지난 5월부터 ‘현대시장 활성화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대형마트처럼 시장에서 편히 쓸 수 있는 할인 쿠폰을 만들면 손님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겠다는 아이디어를 짜낸 것. 학생들은 97곳에 이르는 현대시장의 점포를 일일이 방문해 참여를 호소했다. 책자 디자인 역시 직접 맡았다. 인쇄·제작비는 인근 우체국, 새마을금고 등의 광고 수주로 마련했다. 이렇게 해서 에누리 나눔권 4000부를 만들었다. 그리 신통치 않은 첫 반응에도 학생들은 낙담치 않고 홍보에 나섰다. 김민석(20·경영학부 2학년)씨는 “주부들에게 생활필수품 페이지를, 직장인에겐 식당 페이지를 펼쳐 설명하면서 나눠줬더니 그제야 관심을 보였다.”며 웃었다. 이들은 또 엠티(MT)를 떠나는 시립대 학생들이 현대시장에 먹을거리 등을 주문하면 상인들이 엠티 출발지까지 배송해주는 방안 등을 기획하기도 했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세계주류대회서 2등한 와인, 알고보니 6700원짜리?

    세계주류대회서 2등한 와인, 알고보니 6700원짜리?

    슈퍼마켓에서 파는 불과 6700원 짜리 와인이 전문가들이 블라인드 테스트를 통해 뽑은 ‘세계 최고의 와인’ 중 하나로 선정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 열린 세계 주류 품평회(International Wine and Spirit Competition) 와인부문 블라인드 테스트에서는 스페인산 ‘토로 로코 템프라니요’(Toro Loco Tempranillo)가 세계 유명 와인들을 꺾고 은메달을 차지했다. 놀라운 것은 이 와인의 값이 독일의 저가 마트 체인기업인 ‘알디’(Aldi) 등에서 불과 3.59파운드, 한화로 약 6700원에 불과하다는 사실. 토로 로코 템프라니요는 영국에서 30파운드(약 5만8000원)에 판매되는 이탈리아 2005년 산 코스타 디 부시아 하롤로 리제르바(Costa di Bussia Barolo Riserva DOCG)와 스택스 립 와인 셀라 아르테미스 카버네 소비뇽(Stag’s Leap Wine Cellars Artemis Cabernet Sauvignon)등의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영광을 차지했다. 토로 로코 템프라니요는 스페인의 대표 포도 품종인 템프라니요를 블랜딩한 것으로, 품평가들은 이 와인의 수준급 향과 맛을 높게 평가했다. ‘알디’ 관계자 토니 베인스는 “우리의 상품이 세계 주류 품평회에서 고품질로 인정받았으며, 이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새음반]

    ●걸프코스트 블루스 앤드 임프레션스 2(Gulf Coast Blues & Impressions 2) 미국의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조지 윈스턴(63)의 새 앨범이 나왔다. ‘생스기빙’(Thanksgiving)’ ‘파헬벨의 캐넌 변주곡’이 수록된 1982년작 ‘디셈버’(December)는 한국에서만 100만장이 팔렸다. 지난해 한국 8개 도시 투어를 돌만큼 여전한 인기다. 고향 뉴올리언스를 모티브로 삼은 이 앨범에는 블루스와 재즈의 느낌이 짙게 배어 있다. ‘뉴올리언스 셸 라이즈 어게인 #7’(New Orleans Shall Rise Again #7), ‘조지아나’(Georginna) 등을 듣는다면 윈스턴의 곡이라는 사실을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소니뮤직. ●틴에이지 드림(Teenage Dream) 마이클 잭슨 이후 처음, 생존 가수로는 유일하게 한 앨범에서 5곡의 빌보드 싱글차트 1위 ‘캘리포니아 걸스’(California Gurls), ‘틴에이지 드림’(Teenage Dream), ‘파이어워크’(Firework), ‘이티’(E.T.)’, ‘래스트 프라이데이 나이트’(Last Friday Night)를 만들어낸 케이트 페리의 역사적 앨범이 특별 한정판으로 수입됐다. 2집 앨범에 수록된 12곡 외에 그래미 시상식에서 공개되자마자 빌보드 싱글차트 1위를 기록한 ‘파트 오브 미’(Part Of Me) 등 7곡을 더 담았다. 워너뮤직.
  • NASA 화성 사진 ‘외계 돌기둥’ 정체 알고보니…

    NASA 화성 사진 ‘외계 돌기둥’ 정체 알고보니…

    화성 표면을 촬영한 미 항공우주국(NASA)의 위성 사진에서 직사각형 물체가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음모론가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1일 이후 MSNBC 등 주요 언론에 소개된 문제의 사진은 수년전 NASA의 화성 궤도 탐사선(MRO)에 장착된 하이라이즈(hiRISE) 카메라에 포착된 것으로, 지난해 1월 영국 대중지 더 선을 통해 처음 알려졌다. 이후 이 사진은 인터넷상에서 종종 관심을 얻고 있다. 사진을 보면 화성 표면에 나타난 미확인 물체는 공상과학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석조물과 흡사해 일부 네티즌은 외계 문명의 흔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다른 네티즌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에 나타난 것과 놀라울 정도로 흡사하다.”고 주장한다. 이어 “자연적이지 않은 정확한 직사각형 형상”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인터넷상에서 논란이 되는 미스터리에 대해 조사하는 해외 사이트 ‘삶의 작은 미스터리’는 11일(현지시간) NASA 과학자의 말을 인용해 외계 문명 돌기둥 논란에 대해 반박했다. 화성탐사 이미지 수집 및 처리를 담당하는 애리조나주립대 화성우주비행시설의 연구기술자이자 탐사계획관인 조나단 힐은 “문제의 물체가 직사각형 형태의 바위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화성의 또다른 구조물 보러가기 문제의 사진은 화성 고도 300km 정도에서 촬영된 것으로, 하이라이즈 카메라는 한 픽셀 당 약 30cm의 해상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즉, 사진을 확대할 때 해상도가 낮아져 직사각형의 바위가 외계 문명의 돌기둥처럼 보이게 됐다는 것이다. 또한 조나단 힐은 원본 사진에서 문제의 바위 근처 절벽 위에 다른 많은 바위가 있는데 과거 어느시점에 그곳으로부터 굴러 떨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는 그 바위의 높이가 태양이 지평선 근처에 있을 때 촬영돼 그림자가 길게 나왔고 바위 자체가 높아 보여 돌기둥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결정적인 단서는 화성 표면에 대한 기사가 라틴권에서 ‘하나의 돌’이란 의미로 보도된 것이 일부 언론 및 UFO연구가들 사이에서 또 다른 의미인 ‘고대 거대 돌기둥’으로 오역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NASA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화성에 코끼리 화석?…NASA 지표면 사진 공개

    화성에 코끼리 화석?…NASA 지표면 사진 공개

    화성에 코끼리가 살았나?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화성궤도탐사선(이하 MRO)이 공개한 코끼리 모양의 사진 한장이 세계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MRO에 탑재된 고해상도사진과학실험 카메라(HiRISE·the High-Resolution Imaging Science Experiment)로 촬영된 총 2만 2000장의 사진 속에 포함된 이 사진은 코끼리의 얼굴 모양은 물론 눈, 코 등도 비교적 선명하게 보여준다. 그러나 이 사진은 실제 코끼리의 화석이 아닌 용암으로 형성된 코끼리 닮은 꼴이다. 애리조나대학 행성 지질학자인 알프레드 맥이웬은 “이 사진은 용암으로 형성된 것으로 코끼리 모양을 하고 있다.” 면서 “코끼리 처럼 보일 뿐 실제 코끼리의 화석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이같은 현상을 ‘파레이돌리아’(Pareidolia)라고 부르며 이는 모호한 대상에서 의미있는 무엇인가를 찾아내려는 인간의 심리 현상을 말한다. 맥이웬 교수는 “이 사진은 화성에서 빠른 속도로 용암이 흐르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이 코끼리 형상도 곧 사라질 것” 이라며 “화성의 지질이 수십억년 동안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알 수 있는 좋은 단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올 한해 미디어에 가장 많이 언급된 이름은?

    올 한해 미디어에 가장 많이 언급된 이름은?

    올 한해 세계 각국 언론과 SNS에 가장 많이 언급된 이름은 무엇일까?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올 한해 세계의 각종 미디어에 가장 많이 언급된 이름이 될 것으로 영어 조사기관 글로벌 랭귀지 모니터가 지난 9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10월 타계한 스티브 잡스는 영어로 발간되는 전세계 7만 5000개의 매체와 SNS를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이름으로 집계됐다. 2위는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으로 잡스에 비해서는 30% 정도 적게 언급됐다.   또 가장 많이 언급된 문구로는 아랍의 민주화 열풍을 상징하는 ‘아랍의 봄’(Arab Spring)과 영국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결혼식을 의미하는 ‘로열 웨딩’(Royal Wedding)이 차지했다. 이외에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로는 월가 시위에 등장한 ‘점령하라’(occupy)와 전세계 경제위기를 의미하는 ‘적자’(deficit)로 나타났다. 글로벌 랭귀지 모니터 회장인 폴 페이엑은 “올해의 단어는 전세계 정치와 경제의 불확실성이 반영된 것”이라며 “ ‘중국의 부상’(continuing rise of China)과 같은 문구도 인기를 끌었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강원도-스포츠외신 기자들과 동행한 2018 동계올림픽 미리보기 “Do You Know Pyeong Chang?”

    강원도-스포츠외신 기자들과 동행한 2018 동계올림픽 미리보기 “Do You Know Pyeong Chang?”

    “Do You Know Pyeong Chang?” 동행이 누구냐에 따라서 여행이 전혀 달라지는 또 한번의 경험이었다. 온갖 스포츠의 룰을 꾀고 있는 6명의 스포츠 외신 기자들. 그들 중에는 88 서울 올림픽에 선수로 참가했던 이도 있었고, 자신의 형이 한국전에 참전했었다는 노익장도 있었으며, 한국 스키점프 선수를 대번에 알아보는 여기자도 있었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취재차 한국을 찾았던 그들을 평창까지 움직이게 한 것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가져간 것은 월정사 녹차의 아릿한 뒷맛, 강릉 선교장이 보여주는 우아한 한옥의 품위, 알펜시아 리조트의 포근한 베개 같은 따뜻한 체험들이었다. 6년 반 후 다시 돌아올 그들을 맞이할 풍경은 강원도의 투명한 설경이겠지만 오늘의 작고 훈훈한 느낌들은 달라질 리 없다. 그 온정은 우리의 핏속에 흐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글 천소현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신성식 취재협조 강원도청, 한국관광공사 강원권 협력단 88올림픽에 참가했던 Mr. 유비쿼터스 스포츠 칼럼니스트 게리 모건Gary Morgan | 미국 미시건 “88년 서울에 대한 기억은 별로 남아있지 않지만 많이 변한 것만은 확실하네요. 그때 DMZ 투어도 하고, 서울 전망이 보이는 곳에서 파티도 했던 것 같아요. Jesus! 그때나 지금이나 당신들은 정말 친절하더군요. 이번 여행에서는 대구 팔공산에 올라갈 때 ‘히치하이킹’을 시도했는데, 손가락을 들자마자 차가 섰어요.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로 버스 터미널까지 곧장 차를 얻어 탈 수 있었죠. 평창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죠? 예전부터 온돌방에서 꼭 한번 자보고 싶었는데 멋진 한옥강릉 선교장을 보고 나니 더 욕심이 났어요.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플로어에서 잘 수 있는 곳서울 북촌의 한옥 게스트하우스였다을 예약했죠. 참! 강릉이 동계올림픽 아이스 종목이 개최되는 곳이죠? 인구가 얼마나 되나요? 22만명이면 꽤 큰 도시네요. 오케이, 느낌이 좋습니다!” 탄탄한 몸매를 지닌 게리씨는 시간만 충분했다면 오대산 정상까지 뛰어올라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을 듯 에너지가 넘쳤다. 1984년부터 2004년까지 무려 6번의 올림픽 대회에 출전(20km, 50km 경보)했던 육상 선수다웠다. 88년 서울 올림픽 때 28살이었던 그는 미국 국가대표 선수로 20km 경보 종목에 출전했었다. 그리고 23년 만에 다시 찾은 한국. 그동안 그는 미스터 유비쿼터스Mr. Ubiquitous라는 닉네임으로 불릴 만큼 세계 곳곳을 찾아다니는 스포츠 칼럼니스트로 변신했다. 지금까지 무려 39개국을 여행했고 미국 50개 주에 있는 모든 국립공원을 탐험했다. 마라톤 대회에도 60회 이상 참가했고, 미국 올림픽 위원회 선수자문단의 멤버이기도 하다. 술술 쏟아지는 경이적인 기록들은 ‘스포츠와 어드벤처’로 이뤄진 그의 삶을 마치 숫자로 치환해서 보여주는 듯했다. 그의 칼럼은 미시건 러너(www.michiganrunner.net)와 러닝 네트워크(www.runningnetwork.com)에서 볼 수 있다. 1 정강원(한국전통음식문화체험관)은 한국의 맛을 미각뿐 아니라 시각으로도 보여주는 곳이다 2 항상 유쾌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게리씨도 월정사 해욱 스님이 다도를 알려주시는 동안에는 마치 경기에 임하듯 정신을 집중했다 3 한국의 불교 사찰이 처음이었던 마야는 월정사의 국보, 팔각구층석탑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눈이라고요? 그건 축제를 의미하죠 스포츠 넷 기자 마야 길야노비치Maja Giljanovic | 크로아티아 스플리트 “나 저 선수최흥철 선수 아는 것 같아요! 미스터 초이 아닌가요? 지난 대회에서 봤던 기억이 나요. 사실 나는 태어나서 한번도 스키를 타 본 적이 없어요. 내가 사는 스플리트Split, 크로아티아 제2의 도시에는 눈이 거의 오지 않고 쌓이는 경우는 아주 드물어요. 그래서 몇년에 한번씩 눈이 쌓이면 도시가 마비되고 학교는 문을 닫고, 사람들이 미끄러지고 부러지고 그래요. 하지만 동시에 축제 분위기가 되기도 하죠. 이번 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건 새콤한 차송화밀수였어요. 매실의 상큼달콤한 맛이 최고인데다가 그 작은 쿠키들다식도 정말 예쁘고 맛있었어요. 크로아티아에서는 차 문화가 그리 발달하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알펜시아의 호텔도 최고더군요. 사실 전 특급 호텔은 처음이었는데, 아기처럼 잘 잤답니다.” 5년차 기자인 그녀는 깡마른 몸매와 다르게 강단이 있었다. 크로아티아의 대형 스포츠뉴스 사이트(www.hrsport.net)의 기자로 활동하면서 그동안 베를린, 로마, 바르셀로나 등 유럽 지역의 챔피언십 대회를 주로 취재해 왔다. 크로아티아가 아직 유고슬라비아연방이었던 시절, 그녀의 아버지는 5명의 국가대표 선수들과 함께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었다. 혼자 아마추어였던 아버지는 프로 선수들을 제치고 3명의 완주자에 들 만큼 실력이 뛰어났다.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은 것 같다는 마야도 취미로 마라톤을 하고 있는데, 완주의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시간은 천천히 흐르는 것 같았다. 가장 좋아하는 여행 방법도 ‘기차 여행’일 정도다. 서울역에서 대전까지 KTX를 외면하고 굳이 가장 느린(거의 4시간) 무궁화호를 선택한 그녀가 ‘너무 시간이 짧다’고 아쉬워했다면, 이해가 될까? 한국전에 참전했던 형에게 보여줄 사진들이야 스포츠 컨설턴트 로버트 러시Robert Rush | 미국 캘리포니아 “형이 셋인데, 여섯 살 많은 큰형이 한국전에 참전했었지. 내가 고등학생이었으니 51년, 52년 그때였던 것 같아. 집에 돌아온 형이 한국 이야기를 종종했었는데, 이제야 와보게 됐네. 한국은 처음이라서 낯설지만 비빔밥은 정말 마음에 들어. 아까 그 식당정강원에서 먹은 게 사람들이 남은 음식들을 모두 넣어서 손쉽게 비벼 먹었다는, 비빔밥이 맞는가? 나는 식성이 별로 까다로운 편이 아니야. 내가 젊었을 때는 까다로운 사람Picky은 직업을 구할 수 없었으니까. 산에서 며칠을 살면서 벌목을 할 때 어떤 음식이든 가리지 않고 먹어야 살 수 있었어. 아까 버스에서 보니 다른 나무로 지탱해 놓은 굽은 소나무들이 종종 보이던데. 금강송이라고? 정말 아름다운 나무더군. 항상 산불을 조심해야 해. 내가 사는 캘리포니아는 정말 산불이 많이 난다네. 젊었을 때 소방수로도 10년 넘게 일했는데, 가끔 산림관리를 위해 불을 놓아야 할 때도 있었어. 그런데 말야, 아까 차 마시던 곳선교장의 활래정에서 나무 테이블을 보았나? 나무의 본래 모양을 그대로 사용해서, 정말 어메이징하더군.” 일생을 체육 교육에 헌신한 이 77세 노익장의 젊은 날도 만만치 않게 파란만장하다. 15살 때부터 농장에서 배를 따며 돈을 벌어야 했던 그는 육상 코치가 되기 전까지 여름이면 소방수로 일했고, 벌목공, 장례식장의 염꾼 등 무수한 직업을 거쳤다. 6살 많은 형이 미 해군에 입대해 한국전에 참전했던 것에 비하면 학생 신분이라 한국전, 베트남전 등을 피할 수 있었던 자신은 운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장거리 해외여행을 거뜬히 소화할 만큼 건강한 그는 이번 여행 동안 누구보다 많은 사진을 찍었다. 83세의 형에게 전쟁 후 한국이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를 보여주고 싶어서다. 사진촬영 강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카메라와 친숙했던 그는 현재 스포츠 컨설턴트(www.norcalstat.com)로 일하며 선수 지도를 위해 사진과 비디오 자료를 중요하게 활용하고 있다. 1 선교장의 열화당은 원래 남자 주인의 숙소였으나 지금은 작은 도서관으로 개방되고 있다. 로버스씨가 책을 읽고 있는 테라스는 구한말 러시아 공사관에서 선물로 지어 준 것이다 2 스키점프타워 아래에서 내려다본 알펜시아 전경. 스키장 앞쪽으로 호텔과 리조트촌이 보인다 3 아찔한 높이의 스키 점프대 위에서 과감하게 포즈를 취한 여행작가 키라티아나 4 평창 동계올림픽의 상징물이 되어 버린 스키점프타워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선수들도, 관광객들도 모노레일을 타야 한다 나만의 비빔밥을 요리해 볼래요 여행작가 키라티아나 프리롱Kiratiana Freelon | 미국 시카고 “제가 버스에서 너무 잠만 잤나요? 올림픽이나 챔피언십 같은 큰 대회를 취재하다 보면 예기치 못했던 일들이 밤낮으로 생겨요. 한국에서의 열흘 동안 잠이 많이 부족했나 봐요. 그래도 한국은 어디를 가든지 무선 인터넷이 잘 잡혀서 일하기도 쉽고, 여행에서도 도움을 많이 얻었어요. 아시아에 온 김에 여러 나라를 한 달 동안 여행할 계획이에요. 서울에 가볼 만한 클럽과 식당을 추천해 줄래요? 대구에서도 팔공산에 있는 여러 절들을 갔었는데, 아까 오대산 월정사 스님과 차를 마신 건 정말 특별한 체험이었어요. 스님과 찍은 기념사진을 꼭 블로그에 올리겠어요. 정강원의 비빔밥은 영감을 주는 음식이더군요. 집에 돌아가면 코리안 비빔밥을 응용한 저만의 비빔밥을 시도해 보게 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고추장 대신 테리야키 소스를 쓴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맛있을 것 같죠?” 키라티아나씨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는 흑인문화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여행작가다. 그녀가 대구육상경기 취재차 한국에 온 것도 육상 종목에서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점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올해 초에 파리의 아프리카 문화를 테마로 한 가이드북 <블랙 파리Travel Guide to Black Paris>를 출간하기도 한 그녀는 섬세한 시각으로 생생하고 흥미진진한 여행기를 쓰고 있다. 그녀의 블로그(http://kiratianatravels.com)와 미국 속 아프리카 문화를 소개하는 커뮤니티 웹사이트(http://loop21.com)에서 그녀의 글을 만날 수 있는데, 무려 한 달간의 여정으로 계획한 아시아 여행의 이야기가 이미 펼쳐지고 있었다. 이번 평창 여행은 그녀의 눈에 어떻게 비추어졌을지, 어머니와 함께할 예정이라는 서울 여행 스토리와 그 이후의 일본 여행까지, 잔뜩 기대가 된다. 스포츠 외신 기자와 함께한 평창의 1박2일 평창의 역사는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2018년 전과, 후로 나뉘게 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전의 분기점을 꼽으라면 세 번째 도전 끝에 유치에 성공한 7월6일이 될 것 같다. 그전에 찾아간 평창과 그후에 찾아간 평창은 공기부터가 다른 것 같았으니 말이다. 희망과 기대로 부풀어 오른 평창의 가을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시며 6명의 스포츠 외신 기자들도 각자의 상상력을 발동시키고 있었다. 그 상상의 토대는 한국의 전통 문화와 맛, 그리고 알펜시아였다. 강릉 선교장의 백미는 연못 위에 세워진 활래정인데, 올해부터 다실로 개방하고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즉석에서 호기심과 즐거움을 비비다 정강원 정강원靜江園은 귀한 손님들, 특히 외국 손님들에게 정갈한 한국 음식을 소개하고 싶을 때 안성맞춤인 곳이다. 지난 5월에 한국, 중국, 일본 세 관광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였을 때도 정강원을 찾아와 대형 그릇에 100인분이 넘는 비빔밥을 섞는 퍼포먼스를 했었다. 외신 기자 일행을 위해서도 비빔밥의 유래와 준비 과정을 설명하는 프리젠테이션이 있었다. 로버트씨가 ‘김치’를 처음 먹어 본다며 조심스럽게 젓가락질을 하는 동안 마야는 미역국을 두 그릇째 비우고 전 한 접시를 더 추가시켰다. 키라티아나는 전에 곁들여 나온 간장을 보더니 반색을 하며 비빔밥에 톡 털어 넣기도 했다. 마야도 전을 간장에 찍어 먹으니 정말 완벽한 맛이 난다고 한마디를 보탰다. 정강원이 자랑하는 우리 장들의 깊은 맛은 마당 가운데를 넓게 차지하고 있는 장독대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맛의 내공이 느껴지는 풍경. 그 풍경이 혹시 익숙하다면 드라마 <식객>에서 정강원을 미리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정강원의 정식 이름은 ‘한국전통음식문화체험관’이다. 전통음식점뿐 아니라 한옥의 스타일을 잘 살린 숙소, 작은 동물원, 전통 연못, 박물관, 잔디정원 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계절에 맞추어 전통주 담그기, 메밀묵 만들기, 올챙이국수 만들기, 김치 담그기 등의 체험행사도 신청할 수 있다. 바로 옆에 흐르는 금당계곡의 경치도 즐길 겸 시간을 넉넉히 잡고 방문하면 좋은 곳이다. 주소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백옥포리 21 문의 033-333-1011~3 www.ktfce.com 요금 비빔밥 체험 1인 1만5,000원, 한정식 3만~10만원, 한옥 숙박 1인 10만원(저녁 한정식, 조식 포함) 스님과 함께 나눈 따뜻한 녹차 한잔 월정사 월정사 수행원 원감인 해욱 스님이 직접 우려 주시는 녹차가 깊은 맛을 찾아가는 동안 손님들의 가부좌는 흐트러졌고 다리를 어디에 둘지 몰라 몸을 배배 꼬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선만큼은 스님을 향해 고정한 채 한국 녹차와 불교에 대한 호기심을 욕심껏 채우고 있었다. 스님들이 머리카락을 미는 이유가 번뇌를 벗기 위해서라는 설명을 듣자 20대부터 민머리 스타일이었다는 게리씨는 “그래서 나는 근심이 없나 보다”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오대산 월정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진 적멸보궁이자 팔각구층석탑을 포함한 5점의 국보를 보유한 사찰이라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바쁜 와중에도 특별히 시간을 내어 주신 스님께 외국인들도 어설프지만 정성 어린 합장을 올렸다. 난생 처음 절에 와보는 사람도 있으니 자장율사에 대한 이야기나 신라시대 석탑의 아름다움은 자세히 알 수 없었겠지만 월정사 입구에 이르는 전나무 숲길의 아름다움이야 누가 일러주지 않아도 저절로 알 수 있는 만국공통의 감동이었다. 오대산의 아름다움은 산행을 해봐야만 알 수 있는데, 정상인 비로봉에서 평창쪽으로 내려오는 오대산 지구는 부드러운 흙길에 불교문화유적이 많고, 소금강 지구는 바위가 많아 금강산에 견줄 만한 경치를 자랑한다. 주소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 63 문의 033-339-6800 www.woljeongsa.org 요금 입장료 | 3,000원, 템플스테이 | 성인 1인 1박 4만~5만원(상시 운영) 아흔 아홉 번 놀라게 되는 집 선교장 연못 위에 떠 있는 활래정活來亭은 너무 예뻤다. 연꽃이 모두 고개를 숙인 늦은 오후였지만 푸른 연잎들은 곧 선녀가 되어 하늘로 날아오를 듯 몸이 가벼워 보였다. 그 순간, 얼핏 활래정의 열린 문 사이로 지나가는 선녀들, 아니 선녀처럼 단아한 여인들이 있었다. 그동안 일반에게 잘 공개되지 않았던 활래정이 올해부터 다실 ‘연잎에 앉아’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 단아하게 한복을 차려입은 여인들이 귀한 송화가루로 만든 다식과 차를 내놨다. 사방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이 활래정을 포함하는 아흔 아홉 칸 고택이 바로 ‘가장 아름다운 한옥’으로 꼽히는 선교장船橋莊이다. 효령대군(세종대왕의 형)의 11대 손이 건축한 한옥은 부유한 사대문가문의 주거양식을 보여준다. 3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잘 보전된 나라의 가장 중요한 민속자료 중 하나이기도 하다. 후손들의 노력이 가장 컸고 지금은 나라의 지원도 받고 있다. 그래서 구중궁궐 못지않게 겹겹의 문(12개의 대문이 있다)으로 이루어진 저택은 이제 그 문을 활짝 열고 드라마와 영화 촬영, 한옥민박, 문화 공연장, 도서관(열화당悅話堂)으로 변신해 사람들을 맞아들이고 있다. 가문의 후손에 의해 설립된 동명의 출판사로도 알려진 열화당은 예부터 많은 서화와 문집이 보관되어 있던 사랑채였다가 2009년부터 작은 도서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곳에서 <이조실록> 사본들을 발견한 로버트씨는 마치 한국어를 이해하는 듯 책을 보며 희미한 미소를 떠올렸다. 주소 강원도 강릉시 운정동 431 문의 033-646-3270 www.knsgj.net 요금 관람료 | 성인 3,000원, 한옥체험 | 15만~25만원 동계올림픽을 위해 도약하는 알펜시아 알펜시아로 들어서는 순간 기자들의 눈이 빨라지고 있었다. 이미 해가 저물고 있어서 내일로 미루어진 시설 견학을 기다릴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냥 하룻밤 머무는 숙소였다면 나올 수 있는 반응이 아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알펜시아 리조트는 그야말로 ‘동계올림픽의 꿈’을 먹고 자란 곳이다. 두 번의 낙방 끝에 그 꿈을 이뤘으니 그간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91% 정도의 완공률을 보이며 마지막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알펜시아 리조트는 크게 3구획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터컨티넨탈 알펜시아 평창 리조트와 홀리데이 인 리조트 알펜시아 평창(호텔, 콘도미니엄) 등의 특급 호텔이 세워진 알펜시아 타운은 숙박과 엔터테인먼트, 쇼핑을 위한 공간이자 스키장, 콘서트장, 워터파크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알펜시아 트룬 컨트리클럽은 골프 코스를 끼고 있는 268세대의 프라이비트 별장촌으로 지금 한창 분양이 이뤄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알펜시아 스포츠파크는 동계올림픽 경기가 열릴 국제 규격의 스키점핑타워, 바이애슬론, 크로스컨트리 코스가 있으며 봅슬레이, 루지 등의 경기장이 공사 중이다. 주소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 223-9 문의 033-339-0000 www.alpensiaresort.co.kr 요금 알펜시아 올림픽 특별 패키지 이용시 17만원~41만원.(홀리데이 인 리조트 or 콘도미니엄에서의 1박, 몽블랑 레스토랑에서의 석식 혹은 중식, 워터파크 ‘오션 700‘ 이용권 포함) 1 정강원의 최고 인기 메뉴는 비빔밥인데, 그 유래와 재료를 자세히 설명해 준다 2 다도를 시연해 주시는 월정사 해욱 스님 3 알펜시아의 특1급 호텔인 인터콘티넨탈 알펜시아 리조트 전경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몇 가지 질문들 Q 알펜시아 리조트가 선수촌이 되는 건가요? A 빙상 종목들은 아이스링크가 있는 강릉에서 개최되고, 설상 종목은 새로 활강장이 만들어질 정선의 중봉스키장과 용평리조트에서 개최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알펜시아에는 스키 점프와 트라이애슬론, 바이애슬론 등의 일부 종목만 진행됩니다. 따라서 선수들의 숙소도 강릉, 태백 등지로 나뉠 예정입니다. 대신 알펜시아 컨벤션 센터가 올림픽 미디어센터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Q 손님들을 모두 수용할 만큼의 숙소가 갖추어졌나요? A 올림픽위원회의 기준이 1만6,000실이라서 평창뿐 아니라 강릉, 진부 등 인근의 숙박 시설들을 최대한 활용할 예정입니다. 모두 1시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라서 불편하지는 않을 겁니다. 현재 알펜시아 리조트에는 홀리데인 인 스위트(콘도미니엄)의 419실, 홀리데이 인 리조트(호텔)의 214실, 인터콘티넨털 호텔의 238실을 포함해 약 940실 정도가 확보되어 있습니다. Q 경기장은 모두 완성되어 있나요? A 현재 용평스키장은 높이 800m 이상, 슬로프 길이 3.4km 이상이어야 하는 국제규격을 만족시키지 못해서 새로운 알파인 스키 활강장이 있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그 기준을 만족할 수 있는 정선에 중봉스키장을 새로 만들려는 것입니다. 알펜시아의 스키점프 대회장 역시 현재 가능한 수용 인원이 1만5,500석인데, 국제 기준은 6만석이라서 확대공사가 이뤄져야 합니다. 봅슬레이와 루지 경기장 등은 2013년에 완공될 예정입니다. Q 지금 알펜시아 리조트에 가면 즐길 거리가 있나요? A 알펜시아 스키장이 2년 전부터 가동하고 있고, 올해 여름에는 오션 700이라는 워터파크가 개장했습니다. 겨울에도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실내 워터파크로 2,500명을 수용하는 규모입니다. 또 모노레일을 타고 스키점핑타워에 올라가면 알펜시아 리조트뿐 아니라 주변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콘서트홀은 대관령음악축제의 주공연장으로 사용되고 있고, 이 밖에도 승마 체험, 행글라이딩 체험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습니다. 1 동계올림픽 개최를 위해 알펜시아에 세워진 한국 유일의 스키점프타워 2 여름철에는 점프대에 물을 흘려 보내서 실전 연습을 할 수 있다 surprise encounter 영화 <국가대표> 꼬마 선수의 실제 모델 최흥철 선수와의 짧은 만남 알펜시아의 스키점프대 앞에서 우연히 마주친 최흥철 선수를 먼저 알아본 것은 부끄럽게도 스포츠 외신 기자들이었다. 갑자기 외국 기자들에게 둘러싸인 최흥철 선수는 당황한 기색을 금세 거두고 쏟아지는 질문에 대답하기 시작했다. 그가 처음 스키점프를 시작한 것은 9살 때인 91년이었다. 그때부터 무주리조트 소속 선수가 되어 지금까지 20년 가까이 프로 스키 점프 선수로 살아온 것이다. 이 대목에서 외신 기자들도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동계올림픽 유치의 꿈을 키우고 있던 무주는 스키점프, 루지, 프리스타일 중에서 에어리얼 등 비인기 동계올림픽 종목을 육성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했었다. 올림픽 개최의 꿈은 평창에서 이뤄졌지만 무주의 투자가 씨앗이 되어 준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기초체력 다지기와 밸런스 훈련, 이미지 훈련 등을 반복하는 것이 이들의 일상인데 눈이 없는 여름에는 ‘스키점프대에 물만 흘려 보내면 점프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많은 시간을 빼앗을 수 없어서 그와의 담소는 이쯤에서 그쳤다. 그리고 최흥철 선수가 영화 <국가대표>에 등장하는 꼬마 선수의 실제 모델이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다. 더 재미있는 것은 그가 지난 4월에는 SBS의 리얼리티 커플매치 프로그램인 <짝>에도 출연했었다는 것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고마워 피츠버그”…배트맨, 신문에 감사광고 화제

    “고마워 피츠버그”…배트맨, 신문에 감사광고 화제

    현재 촬영 중인 영화 ‘다크나이트 라이즈’(The Dark Knight Rises)의 제작진이 미국 피츠버그에서의 촬영을 마치고 현지신문에 감사 광고를 게재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다크나이트 라이즈’ 제작진은 현지신문인 ‘피츠버그 포스트-가젯’에 ‘고마워요. 피츠버그’ (THANK YOU PITTSBURGH)라는 지면 광고를 게재했다. 특히 제작진은 이 광고를 최근 공개된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티저 포스터를 재치있게 사용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제작진이 이처럼 감사의 광고를 한 것은 영화 촬영이 피츠버그 곳곳에서 진행됐기 때문. 그간 영화촬영 관계로 시민들은 불편을 겪었지만 적극적으로 협조해 무사히 촬영을 마친 제작진의 보답인 셈. 한편 내년 7월 개봉 예정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시리즈 프리퀄 최종편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배트맨 역의 크리스찬 베일을 비롯해 마이클 케인, 게리 올드먼, 모건 프리먼 등 화려한 출연진이 가세해 현재 촬영 중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다크나이트’ 속 배트맨의 새 전용비행기 눈길

    ‘다크나이트’ 속 배트맨의 새 전용비행기 눈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시리즈 프리퀄 최종편 ‘다크나이트 라이즈’(The Dark Knight Rises)의 실체가 속속 공개되고 있다. 최근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공식 티저 포스터와 티저 예고편이 공개된 돼 이어 이번엔 촬영현장을 담은 비공식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노출됐다.     미국 펜실베니아 피츠버그의 한 거리에서 촬영된 것으로 알려진 이 영상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배트맨의 전용 비행기 ‘배트윙’의 등장. 영상을 지켜 본 영화팬들은 새로운 디자인으로 선보인 배트윙의 모습에 대체로 ‘멋지다’는 평. 촬영 현장 속에서 ‘배트윙’은 거리를 저공비행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컴퓨터 그래픽등을 통해 박진감있는 영상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7월 개봉 예정인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배트맨 역의 크리스찬 베일을 비롯해 마이클 케인, 게리 올드먼, 모건 프리먼 등 화려한 출연진이 가세해 현재 촬영 중이다. 특히 ‘캣우먼’으로 분한 앤 해서웨이의 스틸이 최근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美 엔터프라이즈艦 취역 50주년] 세계 첫 핵 항모… 최강 ‘군사대국 파워’ 과시

    [美 엔터프라이즈艦 취역 50주년] 세계 첫 핵 항모… 최강 ‘군사대국 파워’ 과시

    “여러분, 저기를 보세요. 그녀가 집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사회자의 말에 고개를 돌려 보니 과연 저 멀리 항구 어귀에서 ‘항공모함의 전설’ 엔터프라이즈함(CVN-65)이 수줍은 듯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몸집이 큰 이 ‘여성’(영어에서는 선박을 여성명사로 표현)의 등장에 두어 시간 전부터 부둣가에 나와 기다리던 5000여명의 장병 가족들은 일제히 부두가 떠내려갈 듯 환호성을 질렀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노퍽 해군기지에서 펼쳐진 미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 귀항식은 세계 최강의 군사대국으로서의 파워를 뽐내려는 애국주의와 뭉클한 가족애가 버무려진 미국 특유의 행사였다. 미 해군 2함대 측은 엔터프라이즈 취역 50주년을 맞아 이날 귀항식을 서울신문 등 국내외 언론에 공개했다. 1961년 11월 25일 취역한 엔터프라이즈는 항모 역사상 처음으로 50회 생일을 맞는 최장수 항모가 됐다. 엔터프라이즈는 지난 50년간 쿠바 미사일 위기와 베트남전, 이라크 ‘사막의 폭풍작전’ 등 미국의 현대 전쟁사에서 주역으로 영욕을 함께했다. 중국이 날로 군사대국화하는 추세에서 50년간 끄떡없이 임무를 수행한 세계 최초의 핵추진 항공모함 엔터프라이즈는 미국의 자존심이다. 귀항식에서 만난 수병 가족 스테파니 램스티는 “엔터프라이즈가 50살이 된 게 자랑스럽다.”면서 “엔터프라이즈가 50년 뒤에도 살아남아 100주년 기념식까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엔터프라이즈는 지난 1월 13일 노퍽을 떠나 지중해와 아라비아해 등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6개월 만에 모항(母港)으로 ‘귀가’하는 길이었다. 특히 이번에는 항공모함으로는 처음으로 해적 소탕 작전에 참여함으로써 전통적 항모 임무를 뛰어넘은 ‘유연성’을 발휘했다. 엔터프라이즈가 정박할 노퍽 기지 12번 부두에는 아침 8시부터 4600명의 항모 장병을 맞는 가족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저마다 손에 아들이나 남편, 아빠의 이름을 적은 팻말과 성조기를 들고 있었다. 마이크 슈미츠(75) 부부는 외손자 크리스토퍼 랜돌트(23) 일병을 환영하기 위해 온 가족이 위스콘신에서 이틀을 꼬박 운전해서 왔다고 했다. 슈미츠는 “나도 해군이었다.”면서 “엔터프라이즈 수병인 손자가 자랑스럽다.”고 했다. 오전 10시 예인선 2척이 부두 앞으로 다가와 선박 화재 진압용 분수기를 하늘로 내뿜으며 가족들을 위한 쇼를 펼치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쇼가 끝난 뒤 엔터프라이즈가 먼 발치서 모습을 드러냈다. 예인선 4척이 나무에 붙은 매미처럼 엔터프라이즈 선체 앞뒤에 달라붙어 낑낑대고 있었다. 2함대 사령부 공보장교 마이클 시핸은 “몸집이 큰 항모가 좁은 부두에 정박하려면 엔진 출력을 최대한 낮추고 예인선의 물리적 힘만으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의외로 ‘원시적인’ 방법이었다. 헬기 1대가 항모 상공 위에 떠서 예인을 지휘했다. 결국 거구의 엔터프라이즈가 멀리서 모습을 드러낸 이후 부두에 도달할 때까지 1시간이나 걸렸다. 항모가 다가오면서 수병들이 갑판 주위에 부동자세로 도열한 장관(壯觀)이 눈에 들어왔고, 가족들은 감격스러운 표정으로 환호했다. 도착한 항모를 밑에서 올려다 보니 거대한 운동경기장 천장 같았다. 특이하게도 갑판 아래 옆 선체 부분이 개방돼 있었고 거기에도 많은 수병이 도열해 있었다. 항모 지휘부 건물 벽에 ‘USS ENTERPRISE’라는 글씨가 선명했고, 해골이 선글라스를 쓴 익살스러운 그림이 보였다. 그 아래 ‘비행기나 헬기가 내뿜는 추진가스에 주의하라’는 큼지막한 문구가 이 배가 항모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다. 사회자가 “여러분, 엔터프라이즈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집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외치자 가족들이 열렬히 환호하면서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이어 항모에서 우렁찬 기적 소리가 울리자 수병들은 비로소 부동자세를 풀고 가족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하지만 수병들이 땅을 밟기까지는 다시 1시간을 더 기다려야 했다. 거대한 항모를 밧줄로 고정시키는 게 보통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낮 12시쯤 부두에 접한 쪽 갑판이 엘리베이터처럼 아래로 꺼지더니 지상의 트랩 높이까지 내려갔다. 트레일러가 철제 다리를 갑판과 트랩 사이에 육교처럼 설치했다. 제일 먼저 엔터프라이즈 함장이 지상으로 내려와 2함대 사령관에게 거수경례와 함께 도착보고를 했다. 이제 4600명의 장병들이 항모에서 내릴 차례였다. 엔터프라이즈는 이날 추첨을 통해 뽑힌 수병 6명에게 제일 먼저 하선해 지상의 부인과 만나게 하는 ‘퍼스트 키스’(First Kiss) 이벤트를 했다. 커플들이 부두에서 감격적으로 상봉해 멋진 키스를 나누는 영화 같은 장면이 펼쳐졌다. 이어 ‘뉴 파더’(New Father)가 된 수병 74명이 트랩을 내려왔다. 6개월간 바다에 나가 있는 사이 태어난 아기의 아빠들에게 상봉 이벤트를 마련한 것이다. 출항 한달 만에 엔터프라이즈에서 딸 탄생 소식을 접한 제임스 존스(25) 상병은 강보에 싸인 딸한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존스는 “가족들을 만나 정말 기쁘다.”면서 “버지니아에서 훈련을 거친 뒤 내년 3월에 다시 엔터프라이즈를 타고 임무에 들어가게 된다.”고 했다. 수병이 모두 하선해 가족과 함께 부두를 떠나기까지 2시간이나 걸렸다. 기지에 들어설 때는 엄청나게 크게 보였던 군함들을 부두를 떠날 때 다시 보니 엔터프라이즈의 체구와 비교돼 작은 보트처럼 보였다. 글 사진 노퍽(버지니아주)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덤벼라”…자동소총 쏘는 침팬지 동영상 화제

    “덤벼라”…자동소총 쏘는 침팬지 동영상 화제

    최근 인터넷 상에 한 동영상이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6일 유튜브에 공개된 ‘자동소총을 든 침팬지’(Ape With AK-47)가 그 것. 2009년 11월 촬영된 것으로 표기된 이 동영상에는 서아프리카의 병사들이 등장한다. 이 병사들은 가까이 온 침팬지를 놀리며 장난친다. 곧 이 중 한 병사가 챔팬지에게 자동소총 AK-47을 건네주자 침팬지는 기다렸다는 듯이 병사들을 향해 총을 난사한다. 깜짝 놀란 병사들은 비명을 지르며 혼비백산 달아나는 것이 이 동영상의 내용. 이 영상은 공개된지 1주일 만에 무려 400만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실감나게 촬영된 이 동영상은 그러나 사실 한 영화의 광고다. 오는 8월 18일 국내에서도 개봉 예정인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의 티저 광고인 것.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은 과거 SF 시리즈의 명작인 ‘혹성탈출’의 ‘프리퀄’이다. 1968년 첫 선을 보인 이 시리즈는 미래의 인류가 유인원들에게 지배 당한다는 내용으로 관객들에게 충격을 줬다. 이번 시리즈에는 유인원이 왜 인간을 공격하고 지배하게 됐는지 그 과정을 다루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헤어드레서’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헤어드레서’

    카티의 남편은 부인 몰래 다른 여자와 관계를 맺고 있었다. 남편과 결별한 그는 딸을 데리고 고향 베를린으로 돌아온다. 당장 생활고를 해결하려고 취업센터를 찾은 카티는 미용실 일자리를 소개받는다. 어릴 적부터 미용사를 꿈꾼 그는 기대에 부풀지만, 미용실 원장은 뚱뚱하다는 이유를 들어 받아들이지 않는다. 기분이 상한 카티는 직접 미용실을 차리기로 한다. 문제는 창업 자금. 이동식 미용실을 차려 푼돈을 모으고, 불법 이민자를 밀입국시키는 일에도 관여한다. 그러나 서툰 시도가 낭패를 거듭할수록 미용실 창업의 꿈도 점차 멀어진다. 14일 개봉하는 ‘헤어드레서’(Die Friseuse)는 ‘내 남자의 유통기한’(2005)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2008)을 잇는 도리스 되리의 신작이다. 되리의 근작들이 ‘영화제 소개-소규모 개봉-홈비디오 출시’를 통해 꾸준히 선보인 건 사실 의외다. 그의 작품은 근래 주목받는 독일영화의 새로운 경향과 거리가 멀며, 독일 상업영화를 대표하는 감독 또한 아니다. 아마 동양인이 보기에도 전혀 위화감이 들지 않는 내용이 그녀의 영화를 소개하도록 이끄는 첫째 요인일 것이다. 일본 문화에 심취한 그이기에 영화 곳곳에서 동양적 체취가 풍겨오거니와 줄곧 가족, 노인, 여성을 주제로 삼는 점도 친근감을 유발한다. 여성영화로서의 특성도 무시할 수 없다. 온건한 시선으로 여성의 지위와 현실에 관심을 두는 되리의 영화는 여타 여성영화에 비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편이다. 그러한 장점들이 ‘헤어드레서’ 전체에 배어 있다. 애정이 식어버린 남편, 엄마를 창피하다고 여기는 딸, 뚱뚱하다고 하대하는 사람들이 한 여자의 삶을 통째로 부정하는 가운데, 카티는 절대 뒤로 물러서지 않는다. 통일 독일이 남긴 과제, 월경하는 이주민이 가져오는 문제 같은 다소 무거운 소재를 병행해 다루고 있으나, ‘헤어드레서’는 가족애와 선한 삶을 지키려는 태도를 영화의 중심에 둔다. 내내 경쾌한 걸음을 유지하는 끝에 개운한 웃음을 남겨두는 작품이다. 거대한 것을 동경하고 그것을 근거로 결속되는 시대다. 모두 거대한 자본과 이윤과 재산을 탐하고, 역으로 그것에 지배당한다. 카티는 그런 시대가 낳은 모순에 직면한 존재다. 어마어마한 소비의 바람이 그의 비대한 몸을 잉태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거대한 몸을 차별한다. 만약 현실에 저항하기만 했다면 카티는 주변 사람들처럼 불행했을 것이다.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현실을 극복하는 쪽을 택한다. 그 바탕에는 그가 행복감을 지속하도록 돕는 에너지가 있다. 불행을 이기고 행복을 느끼자면 힘이 필요한 법이다. ‘헤어드레서’는 카티가 한 고객에게 과거의 불행을 들려주는 형식을 취한다. 그러니까 그것은 영화가 관객에게 하는 말이나 다름없다. 처음엔 우중충한 얼굴로 의자에 앉았던 고객은 마침내 화사한 미소를 짓는다. 카티의 미용 솜씨에 탄복하고 그의 이야기에서 행복을 전달받은 결과다. 카티는 독일의 위대한 철학이 행복하자고 시작된 게 아니냐고 묻는다. 찡그린 얼굴로 고민하기보다 웃으며 살자는 거다. 혹자는 대책 없이 미성숙한 태도라고 흉볼지 모르지만, 적어도 카티는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이다. ‘헤어드레서’는 그녀의 행복한 마음을 닮은 영화다. 영화평론가
  • 이용철의만화경]뚱뚱해도, 행복하다/ 영화 ‘헤어드레서’

    이용철의만화경]뚱뚱해도, 행복하다/ 영화 ‘헤어드레서’

     카티(?사진?)의 남편은 부인 몰래 다른 여자와 관계를 맺고 있었다. 남편과 결별한 그는 딸을 데리고 고향 베를린으로 돌아온다. 당장 생활고를 해결하려고 취업센터를 찾은 카티는 미용실 일자리를 소개받는다. 어릴 적부터 미용사를 꿈꾼 그는 기대에 부풀지만, 미용실 원장은 뚱뚱하다는 이유를 들어 받아들이지 않는다. 기분이 상한 카티는 직접 미용실을 차리기로 한다. 문제는 창업 자금. 이동식 미용실을 차려 푼돈을 모으고, 불법 이민자를 밀입국시키는 일에도 관여한다. 그러나 서툰 시도가 낭패를 거듭할수록 미용실 창업의 꿈도 점차 멀어진다.  14일 개봉하는 ‘헤어드레서’(Die Friseuse)는 ‘내 남자의 유통기한’(2005)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2008)을 잇는 도리스 되리의 신작이다. 되리의 근작들이 ‘영화제 소개-소규모 개봉-홈비디오 출시’를 통해 꾸준히 선보인 건 사실 의외다. 그의 작품은 근래 주목받는 독일영화의 새로운 경향과 거리가 멀며, 독일 상업영화를 대표하는 감독 또한 아니다.  아마 동양인이 보기에도 전혀 위화감이 들지 않는 내용이 그녀의 영화를 소개하도록 이끄는 첫째 요인일 것이다. 일본 문화에 심취한 그이기에 영화 곳곳에서 동양적 체취가 풍겨오거니와 줄곧 가족, 노인, 여성을 주제로 삼는 점도 친근감을 유발한다.  여성영화로서의 특성도 무시할 수 없다. 온건한 시선으로 여성의 지위와 현실에 관심을 두는 되리의 영화는 여타 여성영화에 비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편이다. 그러한 장점들이 ‘헤어드레서’ 전체에 배어 있다. 애정이 식어버린 남편, 엄마를 창피하다고 여기는 딸, 뚱뚱하다고 하대하는 사람들이 한 여자의 삶을 통째로 부정하는 가운데, 카티는 절대 뒤로 물러서지 않는다.  통일 독일이 남긴 과제, 월경하는 이주민이 가져오는 문제 같은 다소 무거운 소재를 병행해 다루고 있으나, ‘헤어드레서’는 가족애와 선한 삶을 지키려는 태도를 영화의 중심에 둔다. 내내 경쾌한 걸음을 유지하는 끝에 개운한 웃음을 남겨두는 작품이다.  거대한 것을 동경하고 그것을 근거로 결속되는 시대다. 모두 거대한 자본과 이윤과 재산을 탐하고, 역으로 그것에 지배당한다. 카티는 그런 시대가 낳은 모순에 직면한 존재다. 어마어마한 소비의 바람이 그의 비대한 몸을 잉태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의 거대한 몸을 차별한다. 만약 현실에 저항하기만 했다면 카티는 주변 사람들처럼 불행했을 것이다.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현실을 극복하는 쪽을 택한다. 그 바탕에는 그가 행복감을 지속하도록 돕는 에너지가 있다. 불행을 이기고 행복을 느끼자면 힘이 필요한 법이다.  ‘헤어드레서’는 카티가 한 고객에게 과거의 불행을 들려주는 형식을 취한다. 그러니까 그것은 영화가 관객에게 하는 말이나 다름없다. 처음엔 우중충한 얼굴로 의자에 앉았던 고객은 마침내 화사한 미소를 짓는다. 카티의 미용 솜씨에 탄복하고 그의 이야기에서 행복을 전달받은 결과다.  카티는 독일의 위대한 철학이 행복하자고 시작된 게 아니냐고 묻는다. 찡그린 얼굴로 고민하기보다 웃으며 살자는 거다. 혹자는 대책 없이 미성숙한 태도라고 흉볼지 모르지만, 적어도 카티는 미워할 수 없는 인물이다. ‘헤어드레서’는 그녀의 행복한 마음을 닮은 영화다.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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