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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슴속 그림 한폭] 김환기의 ‘무제 16-Ⅸ-73’

    [가슴속 그림 한폭] 김환기의 ‘무제 16-Ⅸ-73’

    빨려들 것 같은 하늘이나 바다를 ‘쪽빛하늘’,‘쪽빛바다’라고 한다. 청색도 초록도 아닌 것이, 자극적이지 않은 세련미를 느낄 수 있는 빛깔이 바로 쪽빛이 아닐까?한복의 현대적 재해석, 한복의 세계화를 이끌어온 한복디자이너 이영희(69·이영희한국의상 대표)씨가 가장 애용하는 빛깔이 바로 쪽빛이다. 이씨 보다도 먼저 쪽빛을 유독 사랑한 화가가 한 사람 있다. 김환기(1913∼1974) 화백이다. 천위에 오일로 쪽빛 계열의 미세한 무늬를 표현한 작품들은 김환기의 트레이드 마크일 정도. 이영희씨는 이미 오래전부터 한복 색이나, 모양 등에서 ‘자연’을 모티프로 했지만, 자신의 작품에 확신을 갖게된 것은 김환기의 그림을 접하면서 부터다. “90년대 초 파리에서 처음 김환기 선생의 작품을 보았지요. 순간 ‘아 바로 나의 컨셉이다.’란 느낌이 가슴을 탁 쳤어요. 한국의 자연을 추상, 반추상으로 그렇게 소박하면서도 세련되게 표현한 화가는 처음이었거든요.” 이씨가 특히 좋아하는 작품은 마치 잔 물결이 이는 바다를 재단해 다시 붙여놓은 것 같은 1973년 작품(무제 16-Ⅸ-73)이다. 그가 김환기 작품에서 느끼는 자신과의 공통분모는 두 가지다. 앞서 얘기했든 하나는 ‘자연’을 주제로 삼았다는 점. 쪽, 송화, 황토, 치자 등 천연염색 재료들은 그 자체가 자연의 색일 뿐만 아니라, 주변 자연과도 잘 어울린다. 지난 해 그가 책임디자이너로 제작한 한복을 APEC 정상들에게 입혔을 때, 실내보다 야외에서 한결 멋스런 분위기를 풍긴 것도 그 때문이란다. 다른 하나는 ‘소박함에서 찾는 세련미’다. 이 대표는 “요즘 상종가를 치고 있는 박수근이 소박함 그 자체라면, 김환기는 거기에 세련미를 더함으로써 한국 미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고 평가했다. 이씨가 추구하는 것도 결국, 전통적 소박함에 세계인이 좋아하는 세련미를 입힌 한복을 만드는 것. 우리 한복이 요즘 뉴욕과 파리 등 패션의 본고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것이나,‘왕의 남자’‘대장금’ 등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목받고 있는 점도 이 때문으로 그는 믿고 있다. ‘내가 그리는 선/하늘끝에 갔을까/내가 찍은 점,/저 총총히 빛나는 별만큼이나 했을까’라고 일기에 쓴 김환기의 자연을 향한 예술정신은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의 가슴에도 깊숙이 닿아 있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대한민국 365인 ‘희망메시지’ 포토展

    다양한 삶을 사는 우리 이웃들의 희망메시지가 미술 전시장을 가득 메운다.27일부터 4월2일까지 서울 프레스센터 1층 서울갤러리에서 열리는 ‘안녕하세요 대한민국 희망씨∼’전이 그 무대. ‘대한민국 365인과 사진작가 김용호가 함께한 포토다큐전’이란 부제에서 보듯, 전시장엔 평범한 아저씨와 아줌마, 언니, 동생, 외국인노동자, 연극배우, 중국 동포 등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연극배우 박정자씨, 변호사 박원순씨, 영화배우 장동건씨 등 유명인사들도 있지만, 남대문경찰서 교통경찰 오영아씨, 지체장애자 나현기씨, 초등학생 김록원, 노숙자 이왕촌씨, 강력계 형사 연홍식씨 등 무명의 평범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작가는 전국 곳곳을 찾아다니며 이들을 만나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이들이 전해주는 희망의 메시지를 수록했다. 흑백 또는 컬러의 다양한 인물군상이 전시장 정면을 가득 메운 가운데, 각기 다른 희망의 메시지가 동영상을 통해 LCD화면에 상영된다. 로또에 당첨되길 희망하는 평범한 메시지로부터, 엄마, 아빠를 만나길 희망하는 결손가정 아이, 결혼을 희망하는 노처녀 등 각양각색의 목소리들이 전시장에 울려퍼지게 된다. 이번 행사는 시민들의 작은 생각을 모아 현실적 정책으로 승화시키자는 취지의 희망제작소 출범을 기념하여 마련된 전시다. 김용호 작가와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인 박원순 변호사의 공동기획으로 이루어졌다.365명의 사진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사진에세이집 ‘희망’(컬쳐앤컴퍼니)도 곧 출간된다. 전시문의 (02)2000-9738.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파주 헤이리의 봄 예술이 ‘아롱아롱’

    경기도 파주 예술마을 헤이리에 봄이 들고 있다. 겨우내 휑했던 분위기도 빈터에 파릇파릇 돋는 새싹과 함께 한결 누그러졌다. 마을을 찾는 발길이 잦아지면 가장 바빠지는 곳이 갤러리들. 헤이리에 지금까지 80여채의 건축물이 들어서 있고 그중 10여곳의 갤러리들이 각기 독특한 전시를 하고 있거나 준비 중이다. 마을 동북쪽 언덕배기에 자리잡은 한향림갤러리(031-948-1001)에 들어가니 봄 전시준비가 한창이다. 이곳에선 25일부터 4월30일까지 ‘2006 환경도예가회 정기전’이 열릴 예정. 수천년 전 있었을 법한 옹관에 착안한 작품에서부터 소박함이 묻어 있는 토기, 현대적 추상성 짙은 조각까지,36명의 작가가 작품을 내놓았다.“도자작업을 통해 실내외 주거환경 자체를 예술적 공간화하는게 환경도예”라고 말하는 한향림 대표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마을 중앙에 자리잡은 북하우스 아트스페이스(949-9303)에서는 서양화가 이흥덕의 ‘내 안의 샹그리라-도시 이야기’전이 열리고 있다. 자동차가 질주하는 네거리를 위태롭게 건너는 사람들, 지하철 기둥 옆 치마속을 드러낸 채 앉아 있는 소녀, 카페안에서 아랫도리를 드러낸 채 어리둥절해 있는 남성 등등. 마치 꿈이나 잠재의식을 끄집어낸 것 같은 회화속 인물들은 끊없이 중첩되는 도시 일상의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어느 탐험가가 우연히 만날 수 있었던 샹그리라가 설산 아래가 아닌 세속에 묻혀 있었다는 그 아이러니를 작가 특유의 직관으로 그려보이려는 의도가 읽혀진다.4월17일까지. 북하우스 아래 자리잡은 금산갤러리(957-6320)에선 젊은 작가들의 실험적 유희를 보는 듯한 ‘신(伸)인상전’이 열리고 있다. 못다한 꿈 발레리나를 주제로 한 강서경의 작업들,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항상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인간의 심리를 보여주는 김윤정의 페인팅, 홀로그램 기법을 이용해 이상적 삶에 대한 희구를 표현한 이수연의 작업은 사뭇 진지하면서도 한편으론 통쾌한 웃음을 자아낸다. 금산갤러리 옆엔 93뮤지엄(948-6677)이 있다. 국내 최초 인물미술관으로 시대별, 나라별, 주제별 다양한 인물초상화가 전시되어 있다. 현재 1∼8전시장별로 격동기 인물사료 및 조선, 명청시대 위대한 얼굴전, 누드의 아름다움전, 현대미술로 보는 초상전, 옛 사람들의 성(性)전 등 인물전과 함께 운보 김기창, 이대원 판화전 등이 열리고 있다. 마을 동쪽 습지 옆에 자리잡은 갤러리 모아(949-3272)에 가면 조혜령, 토미 리라는 이름의 두 젊은 작가의 독특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특히 캐나다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토미 리는 도심 공중에 어지럽게 늘어져 있는 전선줄과 전봇대를 드로잉과 영상작업을 통해 미적 공간에 끌어들였다. 복잡함속 소통을 꿈꾸는 도시인들의 심리를 절묘하게 표현했다. 갤러리 모아 동쪽으로 100여m쯤 가면 Lee & Park갤러리(957-7521)가 있다.‘바구니와 꽃의 작가’로 알려진 정란숙의 ‘봄, 그리고 그리움’전이 열리고 있다.4월 중순까지. 광주리와 꽃, 반지고리, 조각보, 수저집, 노리개 등 한국여성들이 일상에서 쓰던 전통적 소재들로 봄내음 물씬 풍기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금·토·일요일만 문을 연다. 이밖에도 미술관 개념을 탈피해 3층 창고 전시장으로 운영중인 쌈지 미술창고(957-0720), 전시와 함께 아이들을 위한 미술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아트팩토리(957-1054), 갤러리와 조형교실을 운영하는 한스갤러리(947-3716) 등도 둘러볼 만하다. 월요일은 대부분의 갤러리들이 휴관하며,1000∼5000원 정도의 입장료를 받는 곳이 있다. 서울 방향에서 헤이리로 가려면 자유로를 타고 성동 나들목에서 예술마을 헤이리 이정표를 보고 빠져나오면 된다. 성동나들목에서 좌회전하면 마을 1,4번 게이트를 만나게 된다. 헤이리 커뮤니티 하우스 사무국(946-8551)에 문의하거나 마을 홈페이지(www.heyiri.net)에 들어가면 전시내용과 일정을 알 수 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공포의 계절/월레 소잉카 지음

    21세기는 글로벌시대라고 한다. 경제적·문화적 국경이 하나씩 무너지면서 ‘세계는 하나’라는 지향점에 가까워지는 듯도 하다. 하지만 실상 그 이면은 폭력과 테러로 얼룩져 있다. 지난 8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제3세계의 대표적 지성으로 꼽히는 나이지리아 출신의 윌레 소잉카는 그래서 오늘날 세계를 설명하는 핵심적 키워드로 ‘공포’를 제시한다. ‘공포의 계절’(월레 소잉카 지음, 이완기 옮김, 루비박스 펴냄)은 오늘날 일상에 스며드는 공포의 정체를 정치와 종교라는 틀을 통해 자세히 분석한 책이다. 이 책은 지난 2004년 BBC라디오에 초빙된 윌레 소잉카의 강연내용을 묶은 것이다. 저자는 우선 공포의 근원과 그 영향을 추적하면서 국제정세가 강요하는 국가간 갈등, 국가와 테러조직 사이의 관계를 탐색한다. 그는 오늘날의 테러조직을 유사국가로 상정한다. 소잉카가 보기에 오늘날 심화된 공포를 유포시키는 근원은 바로 이 유사국가다. 하지만 국가 역시 현실 혹은 가상의 반역세력을 낙인찍는 방식을 통해 유사국가가 득세하는 데 모종의 관계를 맺음으로써 그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을 즐기고 있다. 저자는 유사국가의 뿌리에 예속과 맹종을 강제하는 광기의 종교적 수사학이 놓여 있다고 지적한다.‘우리는 진정 종교에 대해 말해야 한다.’는 소잉카의 절규는 본질적 가르침에서 벗어나 세속에 대한 권력 의지로 광기의 온상을 제공하고 있는 종교의 잘못에 대한 따가운 질책이다. 유사국가 도발은 9·11테러에서 정점을 이룬다. 하지만 소잉카는 9·11에 대해 “수십년에 걸쳐 사하라 사막 위에 무참하게 피의 글씨로 덧칠해져 왔던 전조의 귀결이었다.”고 설명한다. 요컨대 9·11은 세계 정치학 속에 내재되었던 정치와 종교를 둘러싼 갈등의 파국적 확인이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른바 제1세계 밖에서 증식하고 있던 갈등의 전조를 무시하며 다른 한편에서 이를 부추기던 서방세계를 강력 비판한다. 소잉카가 오늘날의 인간 존재 조건을 고찰하며 내놓은 처방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추구’로 나타난다. 그가 보기에 인간 존엄성에 대한 공격은 공포가 노리는 가장 큰 목적 가운데 하나이며 정신의 예속과 권력의 승리를 알리는 서곡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시급히 조명되고 복원되어야 할 게 바로 존엄성에 대한 가치라는 것이다. 존엄성은 오늘날 국가와 유사국가의 폭력, 그리고 종교의 수사학적 광기가 강제하는 ‘굴욕’에 맞설 수 있는 반(反)테제이며, 따라서 존엄성에 대한 이해와 존중의 장치 마련이 절실하다고 소잉카는 거듭 강조한다.1만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와튼스쿨/니콜 리지웨이 지음

    와튼스쿨은 월스트리트로 가는 지름길로 통한다. 기업인수의 귀재인 레브론의 로널드 페럴맨 회장, 나인 웨스트 그룹의 창립자인 제롬 피셔, 콤케스트의 브라이언 로버츠 회장 등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의 수많은 최고경영자들이 와튼스쿨 출신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안영찬 애경산업 사장, 김신배 SK텔레콤 사장, 윤영석 두산중공업 부회장 등 굵직한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와튼스쿨을 나왔다.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와튼스쿨’(니콜 리지웨이 지음, 이정은 옮김, 지식나무 펴냄)은 이른바 ‘와튼생’들이 어떤 공부를 하고, 어떻게 취업을 준비해 월스트리트에 진입하는지를 살펴본 책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기자인 저자는 와튼 4학년생 7명과 1년 동안 행보를 같이한 결과를 토대로 이같은 궁금증들을 풀어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펜실베이니아의 경영대학인 와튼스쿨이 아이비리그에서 유일하게 학부과정의 경영학 프로그램을 갖춘 곳이라는 점이다. 다른 대학의 MBA 과정에서 배우는 것과 흡사한 과목을 2년이 아닌 4년에 걸쳐 가르친다. 학생들은 미국 수능시험에 응시한 전체 고교생중 상위 3%에 속할 정도로 우수하지만, 악명 높은 학점관리와 성취욕이 강한 학생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다보면 입학전 경쟁력이 없던 학생도 저절로 실력이 붙게 된다고 한다. 비즈니스계의 리더를 꿈꾸는 와튼생들의 치열한 사고와 질주의 모습을 생생히 보여주는 책이다.1만 2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빗장 풀린 오프사이드

    축구는 단순하다. 그러나 심오하다.이를테면 검은 돌을 보라. 이 세상에는 기이하고 현묘한 사물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에 비해 검은 돌은 그저 거무튀튀한 돌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세상의 무게중심을 잡는 듯, 거대한 공전을 저 홀로 견디는 듯, 흡사 세상의 모든 빛을 조율하는 듯 그렇게 심오한 풍경으로 놓여 있다. 축구는 규격과 규칙에서 타 종목에 비해 단순하다. 누구도 규칙부터 배운 다음에 공을 차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나, 약간의 평평한 땅과 둥근 물체만 있으면 공을 찼다. 그 단순성이 오늘의 월드컵을 빚어냈다. 그런데 이 단순한 경기에도 조금은 까다로운 규정이 하나 있다. 바로 오프사이드 반칙이다.애초에 축구는 골키퍼 앞에 여러 명의 공격수가 늘어서고 이를 막기 위해 그만큼의 수비수가 지키는 양상이었다. 전술이나 포지션 개념이 없던 초기 상태에는 공을 사이에 둔 양 팀 선수들의 폭력 시비가 잦았다. 그래서 1866년 이 규정이 도입됐다. 오프사이드 규정이 생김으로써 수비수는 단순히 물리적으로 골문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미드필드 지역까지 상대방 공격수를 밀어낼 수 있었고 이에 대응해 공격수들은 그라운드 전체를 활용하는 전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좌우 측면의 최종 수비수들이 상대 진영 깊숙한 곳까지 침투하는 ‘오버 래핑’도 오프사이드가 낳은 개념이다. 오프사이드는 수많은 논란을 낳았다. 심판이 제대로 봤느냐 아니냐 하는 순간적인 판단 시비부터 이 규정 때문에 극단적인 수비 축구를 펼쳐 축구의 열정과 쾌락이 반감되었다는 지적도 있었다.이 때문에 국제축구연맹은 90년 이탈리아월드컵 때 ‘동일선상은 반칙이 아니다.’라며 공격수에게 유리한 조치를 내린 바 있다. 그런데 독일월드컵부터는 축구 전술사에서 획기적이라 할 만한 조치를 내렸다. 이전에는 공격 진행 중에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으면 반칙이었지만 앞으로는 공만 건드리지 않으면 반칙이 선언되지 않게 된 것이다. 보다 공격적인 축구, 재미있는 축구, 골이 많이 터지는 축구를 지향하는 국제축구연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국제축구연맹의 이 결정이 더 많은 골을 낳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골을 넣기보다는 막는 데 골몰하는 바람에 역동적인 모습이 사라졌던 지금까지의 축구에서 벗어나 창의력과 상상력을 마음껏 분출할 수 있는 축구가 되길 바란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방송발전기금 지원 적절성 논란

    방송위원회가 방송발전기금을 이용한 조사연구 관련 사업 지원 방식을 올해부터 공모제로 바꾸면서 지원대상과 액수의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공모제 전환후 지원단체 2배이상 늘려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총 7억 5000만원의 지원이 확정된 저술발간 지원사업. 방송위는 공모제 전환 이후 신청업체가 크게 늘자 한국언론재단, 한국광고단체연합회 등 기존 수혜단체에 대한 지원액수를 크게 줄이고 단체 수는 2배 이상 늘렸다. 그러자 저술발간 실적이 거의 없는 단체들이 너도나도 지원을 신청하면서 ‘눈먼 돈 따먹기’란 지적이 일고 있는 것. 한국언론재단 관계자는 “명색은 비영리단체지만 친목모임 정도로 운영되는 곳이나, 사실상 개인연구소에 불과한 곳에서 갑자기 간행물을 내겠다며 지원을 신청한 곳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친목모임 수준의 단체도 거액 수혜한국방송작가협회의 경우 회원 동정 등 단편적 정보를 싣던 ‘방송문예’란 회지를 이번에 100쪽 분량의 월간 전문지로 확대하겠다며 지원을 신청,7880만원을 지원받게 됐다. 하지만 이미 월간 전문지로 신문·방송계에 널리 알려진 ‘신문과방송’(한국언론재단)은 5150만원 지원에 그쳤다. 한국방송카메라기자협회의 ‘TV보도영상론’(3800만원)이나 한국디지털케이블연구원의 ‘전문편성PP 제작유통실태평가’(4610만원) 등 몇몇 단행본도 지원액수가 상대적으로 많이 책정됐다는 지적이다. 한 광고단체 관계자는 “간행물의 콘텐츠와 간행비용보다는 지원업체 수 늘리기에 비중을 둔 것이 눈에 띈다.”며 “새로 지원을 받게 된 몇몇 단체는 발간사업을 넘어 운영비를 지원받는 결과가 됐다.”고 말했다.●심사기준에 단체 재정문제 등 포함 안돼이에 대해 방송위 담당자는 “저술발간 계획서를 토대로 지원액수를 결정했다.”면서도 “간행물의 유료판매 여부나 간행단체의 재정형편 등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간행물 판매 여부나 단체의 재정문제 등은 공식 심사기준에 들어 있지 않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DMB·TV는 경쟁 아닌 보완관계”

    “DMB·TV는 경쟁 아닌 보완관계”

    집에서 주로 시청하는 지상파TV와 이동형TV인 DMB는 경쟁관계일까, 아니면 보완관계일까? 최근 DMB 시청인구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DMB가 지상파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서로 보완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부터 전국민적 관심 속에 방송되어온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중계 결과 평일 낮에 열린 경기는 이동휴대방송이, 주말 경기는 고정TV의 시청률이 높게 나와 시장이 다르고 서로 보완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집에서 주로 시청하는 지상파TV와 이동형TV인 DMB는 경쟁관계일까, 아니면 보완관계일까? 최근 DMB 시청인구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DMB가 지상파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서로 보완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일부터 전국민적 관심 속에 방송되어온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중계 결과 평일 낮에 열린 경기는 이동휴대방송이, 주말 경기는 고정TV의 시청률이 높게 나와 시장이 다르고 서로 보완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일부 지상파와 지역방송사들은 방송시장 잠식을 우려해 위성DMB에 지상파 콘텐츠 제공을 거부해왔다. 위성DMB 방송업체인 TU미디어에 따르면 WBC의 시청률은 평일 낮 경기인 3일(금) 한국-타이완전(오전 11시30분∼)은 TU미디어가 9%,MBC는 7.1%가 나왔다. 13일(월) 한-멕시코전(오후 1시∼)은 TU가 17.5%,KBS2가 12.1%였으며 14일(화) 한-미전(낮 12시∼)은 TU 23.4%,KBS2가 12.1%,15일(목) 한-일전(낮 12시∼)은 TU 30%,MBC 13%로 나와 평일 낮 경기 시청률은 이동휴대방송인 위성DMB가 지상파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말 경기인 4일(토) 한-중전(11시∼)은 TU가 5%,SBS가 9.4%로 나왔으며,5일(일) 한-일전(오후 6시∼)은 TU가 7%,KBS2가 23.8%로 고정TV인 지상파방송이 훨씬 높았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1,2월에 열린 월드컵 축구국가대표팀의 해외 원정 평가전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평일 낮 경기인 2월16일(목) 한-멕시코전(낮 12시20분∼)은 TU가 14.1%,MBC가 12.9%로 위성DMB가 높게 나온데 반해, 주말인 지난 1월29일(일) 한-크로아티아전(오후 3시35분∼)에선 TU가 5.2%,SBS가 7.3%로 지상파방송의 시청률이 높게 나타났다. 이번 빅스포츠 중계 시청률로 볼 때, 밤시간대와 일요일 새벽 경기는 고정TV가, 그 밖의 시간대인 평일 낮시간 경기는 이동휴대방송인 위성DMB가 뚜렷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점심시간대 전후 경기는 고정TV에 비해 2배∼3배 정도 높은 시청률을 보여, 개인 미디어로서의 강점을 보여주고 있다. TU미디어의 지난 2월 시청자 이용형태 조사자료에 따르면, 위성DMB는 출근(오전 8시) 및 점심 후(오후 1∼2시), 퇴근 시간대 이후(오후 5∼10시)가 최고 시청시간대로 기존 지상파방송과는 전혀 다른 시청패턴을 보이고 있다. TU미디어측은 “이번 조사결과 특히 지역방송사들이 위성DMB에 대한 지상파 재송신 거부의 주요 요인으로 밝혀온 기존 지역방송 시장 훼손이 설득력이 없으며, 오히려 시청자층을 넓혀주는 보완관계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화폭에 담은 제주의 사계

    강요배의 작품에선 무언가 끊임없는 교감이 느껴진다. 작품 소재가 무엇이든 그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직관에 의해 일필휘지하며 대화를 시도하는 작가다.80년대 ‘제주민중항쟁사’같은 서사연작을 제작할 때도 그랬고,90년대 이후 제주에 귀향해 제주 풍광을 담아내고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22일부터 4월4일까지 서울 관훈동 학고재 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땅에 스민 시간’전에선 작가의 이같은 감성에 충실하면서도 이전보다 더 부드럽고 서정성 짙은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연두색 새잎과 흰꽃의 은은한 어울림이 싱그러운 ‘감꽃’, 하얀 낮달의 주변을 감싼 연분홍의 ‘억새꽃’, 나무와 잎은 생략하고 무수히 떨어지는 동백꽃만으로 캔버스를 채운 ‘꽃비’ 등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제주 자연의 변화를 한층 부드러워진 색감으로 담아낸 작품들이다. 또 바닥에 길에 늘어진 선이 여체를 연상시키는 ‘알’, 제주 가을의 북녘 하늘을 담은 ‘북천’ 등 정교하게 추상화한 작품들은 투박한 질감의 바탕을 즐긴 작가의 기존 화풍과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 총 39점 전시.(02)739-4937∼8.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불꽃 예술혼 영원하기를…”

    세계적 아티스트 백남준이 떠나는 길은 고인의 예술인생 만큼이나 특별했다. 18일 오후 서울 삼성동 봉은사에서 고 백남준 49재 행사가 미술인과 일반 추모객 1000여명이 함께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오후 5시50분부터 1시간40분간 진행된 행사의 막은 여성 무속인 이비나씨가 올렸다. 이씨는 작두 타기, 천 찢기에 이어 유족들에게 종이꽃을 나누어주었고, 뒤이어 백남준의 장조카 켄 백 하쿠다가 고인이 1961년 선보였던 퍼포먼스 ‘바이올린과 끈’(1961)을 되살려 추모객 사이로 바이올린을 끌고 다녔다. 또 1962년의 퍼포먼스 ‘바이올린을 위한 하나’를 뉴욕 구겐하임미술관 수석 큐레이터 존 헨허트, 백남준 스튜디오 큐레이터 존 호프먼 등이 재연해 바이올린을 때려부쉈고 일반 추모객 100여명도 똑같은 방법으로 바이올린을 부쉈다. 이어서 추모객 1000여명은 줄을 지어 촛불로 피아노 건반을 두드린 뒤 백남준의 대표적 비디오 작품인 ‘다다익선’을 본뜬 탑에 촛불을 세워 백남준의 가는 길을 밝혔다. 추모객들의 촛불행진이 끝난 후 백남준의 이름을 세계무대에 각인시켰던 피아노를 뒤엎는 퍼포먼스를 켄 백 하쿠다와 헨허트, 호프먼 등이 선보였다. 이날 행사엔 백남준의 미망인 구보타 시게코 여사가 지팡이를 짚고 참석했으며, 백남준의 유치원 동창인 수필가 이경희씨, 최경한 백남준 미술관 추진위원장,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회장, 박명자 갤러리 현대 사장, 김홍희 쌈지스페이스 대표 등 국내 미술계 인사들과 유족들도 참석했다. 백남준 49재를 맞아 봉은사뿐만 아니라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대전 은행동, 전주 고사동 등에서도 고인이 생전에 즐겨했던 넥타이 자르기 퍼포먼스 등이 진행됐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유라시아 1000일 ‘소멸로 본 생성’

    문명은 없다. 단지 생명의 적멸(寂滅)이 있을 뿐. 죽음이 삶이고, 삶이 죽음이라는 다분히 동양철학적 깨우침이 수묵의 미학으로 되살아난 듯하다. 김호석의 그림에서 시인 고은은 ‘진혼의 미학’을 본다. 광활한 몽골 설원. 풀 한포기 뜯어먹기 위해 고개를 눈 속에 처박고 죽은 짐승의 사체. 하지만 여름에 다시 찾은 그곳엔 하얀꽃들이 무더기로 피어나고, 양떼들이 이를 뜯어먹는다. 지난 2002년 ‘열아홉 번의 농담’이란 주제로 골계미를 한껏 발산시킨 수묵화가 김호석이 이번엔 8년여에 걸친 유라시아 답사결과를 전통 먹빛으로 재생시켰다.28일까지 서울 견지동 동산방화랑에서 열리는 ‘문명에 활을 겨누다’전. 작가가 총 1000여일을 여행하며 보려고 한 것은 인간의 문명이 아니다. 작품들은 오히려 문명의 이전, 아니 문명 너머엔 무엇이 있는지 끊임없이 묻고 있는 듯하다. 동물들이 뜯어먹다 남아 썩어가는 사체 아래 발그스름하게 들꽃이 피어나는가 하면(‘소 갈비 사이에 핀 패랭이’), 반쯤 선 채 죽음을 맞이한 소의 사체 너머로 멀리 낙타들이 걸어간다(‘수컷’). 동물 사체들이 쌓여 썩어가는 들판을 한 몽골노인이 무심코 지나가기도 하고(‘조드’), 죽은 소의 이빨 틈새에 나비가 노는 가운데 머리통 주변엔 꽃이 피어 있다(`죽음과 나비´). 유목민의 일상을 포착한 작품들도 ‘생명의 순환’이란 이치에 닿아있기는 마찬가지. 나담 축제의 말 타기 경주를 소재로 하고 있는 ‘해 뜨는 곳에서 해지는 곳까지’를 비롯, 마치 티끌같은 인간이 거대한 자연과의 대화를 시도하는 듯한 ‘샤먼’, 동물과 한몸처럼 살아가는 유목민의 모습을 표현한 ‘형제’가 그렇다. 작가는 “죽음이 새로운 창조로 시작된다는 게 북방의 사유구조”라며 “이들에게 죽음은 삶만큼 친숙하고 가까이 있게 느껴졌다.”고 말한다. 작가는 특유의 정교한 필치로 구체적 소재와 주제를 담으려고 했다. 하지만 꿈틀거리는 듯한 구름과 사체가 해체되는 모습 등은 상당한 추상성을 담고 있다. 그럼에도 화가가 소멸을 통해 생성을 보고자 하는 자신의 대주제를 40여점의 작품에 관통시키고자 한다는 점을 읽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이번 전시를 기념하여 문학동네에서 화집 ‘문명에 활을 겨누다’(2만2000원)도 발간했다.(02)733-5877.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코드로 읽는 책] The NEXT Global Stage/오마에 겐이치 지음

    2003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아일랜드 전통 무용극인 리버댄스 공연이 있었다. 탭댄스와 현대음악, 아일랜드 민속음악, 일본의 전통 북연주, 플라멩코, 현대 무용이 혼합된 이 공연에 중국 전지역에서 모여든 수천명의 인민대표의원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주룽지 총리가 70여명의 리버댄스 단원을 개인적으로 초대함으로써 이루어진 이 공연은 오늘날 글로벌 경제의 상징으로 비유된다. 글로벌 경제의 가장 성공적 국가중 하나인 아일랜드에서 비롯된 데다 아일랜드 문화를 다른 문화들의 특징과 혼합했고, 국적이 다양한 무용수들에 의해 공연되었기 때문이다. 공연무대가 세계경제에서 가장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이란 점도 의미심장하게 읽힌다. 세계적 경영 전략 컨설턴트인 오마에 겐이치가 저술한 ‘The NEXT Global Stage’(송재용·강진구 옮김, 럭스미디어 펴냄)는 리버댄스의 인민대회당 공연의 의미를 글로벌경제의 틀로 해석해내면서 21세기 글로벌 경제체제 아래서 세계화의 선두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지역과 국가들, 기업들을 중점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낙후한 농업적 경제 기반에 머물러 있던 아일랜드가 오늘날 눈부신 경제적 성공, 그리고 비슷한 여건의 뉴질랜드가 겪고 있는 경제 부진의 원인이 바로 글로벌경제의 적응과 부적응의 차이에 있다고 설명한다. 아일랜드는 인터넷 기술을 바탕으로 한 유럽의 e허브로서 수많은 세계 기업들을 끌어들여 엄청난 숫자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는 반면, 뉴질랜드는 여전히 과거의 산업에 경제적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보기에 중국은 글로벌경제에서 가장 많은 혜택을 얻고 있는 나라이다. 외환보유고 세계 2위, 연 9%를 웃도는 경제성장률 등 오늘날 중국 경제의 바탕엔 글로벌경제로의 적극 참여가 있다고 강조한다. 일례로 중국 북동부 다롄시는 90년대 이후 해외에 적극 문호를 개방, 일본 기업만 3000개가 자리잡는 등 외국기업의 유치에 힘입어 경제적으로는 실질적인 지역국가로서의 위상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오랫동안 세계에 등을 돌린 채 살아가던 중국의 수백개 도시들이 글로벌경제에 편입되면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이는 중국이 서구의 200여년에 걸친 산업화 이후의 발전을 불과 몇십년 만에 단축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또 시티뱅크의 전 회장인 월터 리스턴, 소니의 공동설립자인 아키오 모리타 등 글로벌경제의 선구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경제전략을 소개한다. 결국 글로벌 경제는 국경이나 민족 같은 인위적 경계에 개의치 않으며, 따라서 국가는 천연자원과 인구, 강력한 군대가 아닌 외부에서 흘러들어오는 투자를 통해 부와 노하우를 축적해야 한다는 논리를 새삼 깨우쳐주는 책이다.1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백남준 유해 오늘 귀국

    지난 1월30일 타계한 고 백남준의 유해가 15일 한국으로 온다. 뉴욕 백남준 스튜디오 관장이자 백남준의 장조카인 켄 백 하쿠다는 15일 낮 12시5분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아시아나항공 OZ107편으로 고인의 유분(遺紛)과 함께 한국을 찾는다고 국내 대리인을 통해 14일 전했다. 백남준의 유분은 인천공항에서 곧바로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로 옮겨져 안치될 예정이다. 봉은사에서는 18일 오후 5시30분부터 백남준 49재 추모행사가 일반인이 참여하는 퍼포먼스 형식으로 진행된다. 한편 백남준 스튜디오 측은 16일 오후 1시 백남준이 마지막으로 서명을 남긴 미공개 유작 ‘엄마’를 봉은사에 설치해 언론에 공개한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특정 화랑-경매회사 분리해야”

    이현숙 한국화랑협회 신임 회장이 공식석상에서 특정 화랑의 영향권하에 운영되는 현행 미술품 경매 시스템을 강력 비판하는 등 화랑의 경매회사 참여문제가 미술계의 핫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이 회장은 13일 저녁 인사동의 한 한정식집에서 가진 화랑협회 새 집행부와 미술기자들과의 상견례에서 “특정화랑을 기본 베이스로 설립된 경매사들이 소속 작가 작품이나 소장 미술품 등 위주로 경매를 진행, 미술시장의 왜곡을 초래하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건전한 거래를 통한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해 해당 화랑들은 경매사업에서 손을 떼야 한다.”며 화랑과 경매사 분리를 촉구했다. 이 회장은 “이제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 등 지방에서도 경매사 설립 움직임이 있다.”며 “지금과 같은 형태로 경매사가 계속 설립되면 여기 참여하지 못하는 화랑들은 결국 고사하고 말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또 “화랑은 미술품 거래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획전이나 프로그램을 통해 유망 작가를 발굴하고 키우는 산실의 역할을 해왔다.”며 “미술시장이 거래와 투자 개념의 경매회사로 넘어가면 한국 미술 발전에 역효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모임엔 국내 양대 미술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 및 K옥션과 관계를 맺고 있는 화랑 관계자들이 참석했음에도 이 회장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별다른 반박은 없었다. 다만 K옥션에 일부 지분을 갖고 있는 학고재 우찬규 대표는 “다양한 협의를 통해 미술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며 원론적 의견만을 개진했다. 하지만 경매사 지분을 갖고 있는 한 화랑 관계자는 14일 “경매사가 화랑운영에 나쁜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유통시장을 투명화해 미술시장의 전체 규모를 키우는 긍정적 효과도 적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다만 경매횟수나 출품 작가군 조절 등은 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미술품 경매회사로는 8년 역사의 서울옥션, 지난해 설립된 K옥션, 한국미술품경매 등 3곳이 있으나 사실상 서울옥션과 K옥션 양대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서울옥션엔 국내 최대 화랑으로 꼽히는 가나아트센터가,K옥션엔 현대화랑과 학고재 등이 주요 지분을 갖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가슴 속 그림 한 폭] 김종학의 ‘설악산 풍경’

    [가슴 속 그림 한 폭] 김종학의 ‘설악산 풍경’

    세미가건설 김대규(56) 대표의 사무실에 들어서면서, 순간 당황했다. 우람한 몸집, 스포티한 헤어스타일, 직선적인 눈빛, 어느 것 하나 그림 애호가보다는 만능 스포츠맨 같았기 때문.‘이 분이 정말 그림은 좋아하는 걸까.’ 하지만,‘세미가’(世美家)란 독특한 디자인의 상호가 찍힌 명함을 받아들고, 방 이곳저곳에 걸린 그림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불안감은 조금씩 안도감으로 바뀌어갔다. 이미 30년 가까이 그림을 가까이 했다는 김 대표 방엔 요즘 미술시장에서 가장 각광받는 작가군에 속하는 김종학, 권순철, 오치균의 작품 등 낯설지 않은 그림들이 적지 않게 벽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20대부터 관심이 가더라구요. 주말이면 인사동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특별히 작품을 살 돈은 없었지만, 월급을 털어 작은 소품이라도 하나 사면 뿌듯했습니다.” 가장 애정이 가는 작품은 김종학의 꽃그림들이다. 근현대 작가 중 한국적인 것을 그 만큼 컬러풀하면서도 형이상학적으로 표현한 작가는 없을 것이라고 김 대표는 극찬한다. 김종학(69)은 설악산 기슭에 둥지를 틀고 꽃과 나비, 이름 모를 풀들, 새 등 한국 자연을 소재로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설악산 풍경’으로 이름 붙여진 그의 작품들은 원근법을 무시한 화법, 살아 움직이는 듯한 이미지들, 자연과 대화하는 느낌을 주는 톡특한 화풍으로 적지 않는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작가가 선 굵고 즉흥적인 평안도 사람 특유의 감성을 작품에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며 “모노톤보다 컬러풀한 것을 지향하는 21세기적 트렌드에도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한다. 김 대표의 수첩엔 미술 전시일정이 빼곡하게 적혀 있다.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전시장을 찾는 것은 그에게 삶의 방식이자 활력소다. 좋아하는 작품들을 구경하고, 작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빡빡한 업무 때문에 각이 섰던 감정이 금세 둥그래진다. 건설업을 하는 그지만, 그가 지향하는 선진국은 ‘문화예술이 충만한’ 사회다.“국민소득이 아무리 높아져도, 그에 걸맞은 문화적 눈높이가 없다면 ‘돈버는 기계’와 다를 게 무엇이 있느냐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의혹의 예언자’ 한국 시리즈

    ‘의혹의 예언자’로 이름붙여진 조각 시리즈를 통해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린 스티븐 곤타스키(34)의 국내 첫 개인전이 서울 화동 PKM갤러리에서 열린다.8일부터 4월8일까지. ‘의혹의 예언자’는 의혹과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일상을 사는 현대인을 조각적인 언어로 표현한 작품들이다. 작품들은 얼굴이 베일로 가려져 있거나, 아예 얼굴이 없게 만들어지기도 했다. 얼핏 보면 작품의 자세나 디테일이 고전적인 것 같지만, 첨단 유리섬유를 재료로 매끄럽고 광채를 내게 함으로써 팝아트적인 분위기도 풍긴다. 작가는 지난 2004년 사고로 죽은 두 프랑스 소년을 추모하기 위한 기념조각을 제작한 일이 있는데, 이를 시작으로 삶과 죽음을 테마로 한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최근 제작한 오벨리스크 작품과 유화, 드로잉 작업을 통한 인물 이미지 그리기는 이같은 주제를 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선 ‘의혹의 예언자들’ 시리즈의 주요 조각작품들과 함께 이같은 초상 페인팅, 드로잉 등 31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한국계 어머니를 둔 혼혈이다.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나 브라운대에서 시각미술을 전공한 뒤 데미안 허스트 등 세계적 스타작가들을 배출한 영국 골드스미스에서 공부했다. 지난 2000년 런던 화이트 큐브에서의 개인전 이후 젊고 유망한 작가로 세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국내에선 2004년 한국작가 2명과 함께 국제갤러리에서 3인전으로 데뷔했다.(02)734-9467.임창용기자sdragon@seoul.co.kr
  • 요절한 설치작가 박이소 유작전

    요절한 설치작가 박이소 유작전

    요절한 예술가들은 공교롭게도 공통점이 적지 않다. 삶의 부조리함이나 이면성에 대한 천착, 예술활동과 구분이 안되는 일상, 파격성 등등. 작품을 통해 삶에 대해 끊없는 질문을 던졌던 설치작가 박이소(1957∼2004)도 마찬가지다. 대중들에겐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하며 현대 한국 작가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던 박이소의 유작전 ‘탈속(脫俗)의 코미디’전이 서울 태평로 로댕갤러리에서 열린다.10일부터 5월14일까지. 박이소는 평면과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한국 현대미술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긴 작가다. 뉴욕 체류시 브루클린 그린포인트 지역에 비영리적 대안공간인 ‘마이너 인저리(Minor Injury)’를 창립, 미국내 비주류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가 하면, 스스로는 한국과 미국 사이의 문화적 경계의 현실을 직시하며 품었던 정체성 고민을 인간적 따스함과 유머속에 녹여내는 탁월함을 보여준다. 1995년 귀국후엔 이같은 정체성 이슈보다는 인간의 무력감, 불확실성 등에 더 관심을 두면서 일종의 미술의 ‘무용성’ 자체를 중심적인 주제로 삼는 작업들을 한다. 이번 전시는 미국 뉴욕에서 한국으로 이어졌던 박이소의 작품세계를 총체적으로 살펴보는 첫번째 회고전이다. 전시를 기획한 객원 큐레이터 이영철 계원조형예술대학 교수는 “박이소의 20년 예술행위는 세상의 상대적 가치에 함몰되지 않으면서 내재와 초월을 동시에 추구했다.”며 “삶의 부조리함과 이면성을 작가의 폭넓은 놀이와 유머각감으로 담아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관람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그의 예술인생이 마치 퍼포먼스로 재현돼 이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전시장 입구 광장엔 그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고 경계를 떠도는, 항해하지 못하는 콘크리트 배, 그리고 소통의 불가능성을 빗대어 제작한 작품 ‘정직성’(Honesty)이 놓여 있다. 고개를 들면 전시장A로 들어가는 문 위로 밥솥을 목에 매달아 질질 끌면서 브루클린 다리를 걸어서 건너는 박이소의 초기 퍼포먼스 이미지가 걸려 있다. 전시공간A에는 국가관 간의 정체성 경쟁과 미술계 권력 경쟁의 허망함을 고발했던 작품 ‘베니스비엔날레’(1994),‘마이너 인저리’시절의 기록들,21권에 이르는 작가 노트와 그가 작품을 위해 제작했던 설계도면들, 작가의 정체성을 고민했던 초기 회화들이 걸려 있다. 전시공간B에 설치된 작품 ‘팔라야바다’는 박이소가 작품계획서 형태로 남기고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친구와 제자들에 의해 완성된 것이다. 비디오카메라를 낙하산에 매달아 공중에서 투하한 뒤, 카메라가 떨어지면서 찍은 이미지를 타원형 콜로세움 내부에 투사하여 보게 한 작품이다. 눈이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는 영상에서 작가는 외부세계와 연결된 틈, 우주로 통하는 작은 우물을 보려고 했다. 22일 오후 2시엔 삼성생명 국제회의실에서 박이소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하는 심포지엄도 열린다. 관람료 일반 3000원, 초중고생 2000원.(02)2259-7781.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건축물에는 건축이 없다/양용기 지음

    ‘건축’은 글자 그대로 건물을 세운다는 뜻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공간을 창조하는 작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건축은 공간의 예술이라는 정의도 가능하다. 건축가 양용기의 책 ‘건축물에는 건축이 없다’(평단 펴냄)는 ‘공간을 창조하는 건축’‘인간을 위한 건축’이 무엇인가 끊임없이 물으면서 건축문화사적으로 그 해답을 모색한 책이다. ‘집은 왜 필요한가.’로 시작되는 내용은 다소 진부한 듯하다. 하지만 저자는 수많은 건축가들과 사상가, 예술가, 시대사조를 등장시키면서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건축의 의미들을 상기시킨다. 이들을 섭렵하면서 저자가 이끌어내는 결론은 ‘건축은 철학이나 심리학, 그 시대의 메시지’라는 것이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건축한 임호텝을 비롯, 존재와 부재의 개념을 큐비즘으로 보여주었던 피터 아이젠만, 자연을 장식으로, 공간으로 그대로 활용한 안도 다다오 등 세계 건축의 거장들. 저자는 이들의 건축이 단순한 물적 존재를 넘어 하나의 사상적 깨달음으로 귀결됨을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하지만 저자는 건축의 중요한 요소인 ‘장식’에서 심각한 고민의 모습을 보인다. 장식이론은 ‘떼어내도 구조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라고 말한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가 알버티의 정의에서 시작됐다. 저자는 장식이론이 곡선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아르누보 장식으로 이어지면서 극단적으로 아돌프 루스의 ‘장식은 범죄’라는 말을 상기시킨다. 그런 가운데서도 장식이 모더니즘과 레이트 모더니즘(후기 근대건축), 포스트모더니즘, 네오모더니즘을 낳는 원동력이 되었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저자는 ‘커튼을 치는 순간, 그 공간은 벽을 갖게 된다.’는 미스 반데 로에의 ‘커튼 월’ 사상을 인용하여 이러한 벽이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라는 사회계급을 가르는 모더니즘 사상으로 작용하고 있음도 시사한다. 그는 20세기 대표적 건축물로 20세기 말의 독일 건축가 귄터 베니슈의 ‘국회의사당’을 들면서 공간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공간은 애초에 하나였고 우리가 벽을 쌓는 순간부터 그것이 나누어지기 시작한다. 공간을 다시 하나로 만들면 그때 우리는 진정한 자유를 얻게 된다고. 결국 저자는 ‘공간을 창조하는 건축’이란 소유욕과 집착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가 살아 쉼쉬는 건축임을 일깨우고자 한다. 그리고 ‘건축은 깨달음이다.’라는 사유의 길로 독자를 안내한다. 르코르뷔지에의 제자이던 김중업의 ‘삼일빌딩’, 오토 바그너의 ‘서울역’, 모포시스의 이대 앞 ‘선 타워’ 등 무심코 지나치던 유명 건축가들의 국내 건축물들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쏠쏠하다.1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정윤수의 오버 헤드킥] 흥행의 키 ‘신사협정’

    국내 프로축구는 4년 주기로 기대와 실망을 되풀이했다. 다름 아닌 ‘월드컵 특수’ 때문이다. 이 때문에 축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젊은 선수들의 인기 역시 연예인 못지않게 상종가를 쳤다. 월드컵의 열기가 K-리그 그라운드에서 재연될 거라는 기대는 당연지사.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봄날 아지랑이처럼 사라진다.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 직후엔 고종수와 이동국의 열풍이 불었다. 최초의 ‘오빠 부대’도 등장했다. 한·일월드컵 직후엔 안정환 김남일 이천수 등 4강 신화의 주역들이 프로축구 중흥을 노렸지만 물거품이 됐다. 원론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이같은 흐름의 반복은 지극히 비정상적이다. 최근의 예를 들어보자. 앙골라전을 마친 후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선수들이 소속팀으로 돌아가서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속 구단에서 열심히 뛰는 건, 선수로선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우리 프로축구의 비정상적인 현실 때문에 아드보카트 감독은 특별히 당부해야 했다. K-리그가 활성화되는 데 가장 필요한 건 구성원 전체의 ‘문화적 마인드’다. 바꿔 말한다면 K-리그의 진정한 경쟁 상대는 국가대표팀이나 프로야구가 아니라 홍수를 이루고 있는 영화나 TV드라마, 레저활동 등이다. 이들보다 더 흥미롭고 활기차고 또 경이롭기까지 하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면 대개 개막 이벤트나 연예인 출연 등을 떠올리기 쉽지만 그렇게 이십여 년을 해도 관중은 늘지 않았다. 핵심은 이벤트나 선물이 아니라 경기 그 자체다. 축구장을 찾은 팬에게 최고의 선물은 영화만큼 경쾌하고 재미있으며 은밀한 데이트만큼 짜릿하고 열정적인 전·후반 90분이다. 여기에서 필수적인 건 바로 ‘신사 협정’이다. 잦은 항의와 욕설, 고의적인 경기 지연이 되풀이된다면 아무리 사인볼을 나눠주고 경품을 내걸어도 관중은 오히려 줄게 될 것이다. 유명한 배우가 출연한 영화라도 싱거운 줄거리와 늘어지는 대사로 일관하면 관객은 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국내 최고의 축구 스타들이 세련된 경기 매너와 출중한 기량을 14개 지역을 거점으로 일제히 펼쳐 보인다면 한국 프로축구는 굳이 월드컵의 빛과 그림자에 연연하지 않아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백남준 미술관 건립 ‘불협화음’

    백남준 미술관 건립 ‘불협화음’

    오는 5월 기공식을 갖는 백남준미술관 건립을 둘러싸고 건립주체인 경기문화재단(대표이사 송태호)과 뉴욕 백남준 스튜디오가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미술관 건립 및 작품 설치 등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송태호 대표는 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백남준씨 작고후 스튜디오측이 노골적으로 비협조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기공식에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해왔다.”고 밝혔다. 뉴욕 스튜디오는 백남준 작고 이전부터 그의 모든 권리를 이양받아 대리해온 기구로, 백남준의 장조카인 하쿠다 겐씨가 관장을 맡고 있다. 송 대표는 “스튜디오측에서 ‘미술관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고만 할 뿐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고 있어 정확한 의중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적 이용’ 주장에 대해 재단측은 손학규 경기지사가 5월선거에 참여하지 않는 마당에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송대표는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스튜디오측이 미술관 건립의 주도권을 쥐려고 하는 게 진짜 이유가 아닌가 추측된다.”며 “하지만 재단이 1200만달러를 들여 작품들을 구입하고, 수백억원을 투입해 미술관을 건립하는 마당에 스튜디오측에 주도권을 넘겨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끝내 관계 개선이 안된다면 어렵더라도 재단의 일정대로 미술관 건립을 강행할 것”이라며 “재단이 구입 작품에 대한 배타적 권리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재단은 오는 5월9일 용인시 기흥읍 상갈리 미술관 부지에서 기공식을 갖고,10일엔 기념 전시와 심포지엄을 열 계획이다. 한편 이에 앞서 백남준 49재 행사 준비차 최근 입국한 하쿠다 겐씨는 “백남준 미술관을 정치적 홍보수단으로 이용하려 한다.”며 재단에 더이상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쿠다씨는 또 “한국에서 백남준 미술관 건립이 거론되는 곳중 백남준의 세계적 명성에 걸맞는 미술관이 될 것이란 확신을 주는 곳이 없다.”며 경기문화재단이 진행중인 건립계획을 평가절하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백남준 49재 추모행사는 오는 18일 오후 5시30분 서울 삼성동 봉은사에서 열릴 예정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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