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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Zoom in] 美, 스텝 꼬이는 이란 원유수출 ‘제로’ 전략

    [월드 Zoom in] 美, 스텝 꼬이는 이란 원유수출 ‘제로’ 전략

    中·터키 등 원유수입 중단 요구 거센 반발 “인도는 제재 예외국으로 인정 美와 합의”오는 5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미국의 이란 원유 전면 금수 조치를 앞두고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는 원유 공급의 급감으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 등 전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란과 원유를 거래하는 기업 등에 대한 예외 없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강행을 예고했고, 이란은 ‘미국의 제재 위협이 두렵지 않다’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여기에 중국과 인도, 터키 등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할 수 없다고 반기를 들면서 미국의 이란 원유 수출 ‘제로’(0) 전략의 스텝이 꼬이고 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31일 “이란산 원유수입 상위 5개국 중 중국과 인도, 터키 등 3개국이 미국의 이란 원유 수입 전면 중단 요구에 반발하고 있다”면서 “강경했던 도널드 트럼프 정부도 이란산 석유 수입의 일부를 인정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된 기류를 반영하듯 대이란 강경파인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미국은 이란에 원유 수출 제재와 함께 최대의 압박을 가하기를 원하지만 석유에 의존하는 우방과 동맹국들에 해를 끼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면서 “트럼프 정부는 지리적으로 이란과 가까운 일부 나라 등 여러 국가가 이란 원유 수입을 즉각 ‘0’으로까지 가게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이 주축인 강경파와 세계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유가 급등을 예방하기 위해 균형을 잡으려는 국무부의 비둘기파가 이란 원유의 전면 금수 조치를 두고 첨예하게 부딪쳤다. 하지만 중국과 인도, 터키의 반대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힌 볼턴 보좌관 등 강경파가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평가된다. CNBC는 투자은행과 국제에너지기구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이란산 원유 하루 평균 판매량은 170만~190만 배럴로 분석했다. 이는 올 6월 270만 배럴보다 80만 배럴 정도가 감소한 규모지만, 아예 ‘0’으로 만들고자 하는 미국의 목표와는 한참 동떨어진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중국과 인도, 터키 등은 미국의 대이란 2차 제재가 발효되더라도 계속 수입할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달 이란산 원유를 하루 평균 45만여 배럴을 수입했고, 인도는 60여만 배럴을 사들였다. 따라서 트럼프 정부는 현실을 감안해 사우디와 러시아 등이 내년에 원유 증산에 나설 때까지 이란산 석유 수입국의 제한적 예외를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 등은 1일 “인도가 제재 예외국으로 인정받기로 미국과 큰 틀에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인도는 제한적이나마 5일 이후에도 미국의 제재 대상인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있게 됐다. 인도 일간 이코노믹타임스는 “인도는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3분의1 정도 줄일 것”이라며 “내년 3월까지 한 달에 125만t(하루 평균 약 29만 배럴)을 계속 수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월드 Zoom in] ‘유럽 좌파 맏형’ 獨 사회민주당 몰락 왜?

    [월드 Zoom in] ‘유럽 좌파 맏형’ 獨 사회민주당 몰락 왜?

    ‘극우 돌풍·反난민’ 등에 지지 기반 상실 길 잃은 중도지향 정책… 선명성도 잃어 메르켈 2021년 9월까지만 총리직 유지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이 28일(현지시간) 중부 헤센주 지방선거의 출구조사에서 득표율 27.4%로 가까스로 1위를 지켰다. 이는 2013년 선거 때의 득표율 38.3%보다 10% 포인트 이상 떨어진 결과로 메르켈 정권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을 드러낸다. 하지만 이날 선거에서 기민당 못지않게 뼈아픈 정당은 기민당과 대연정을 하고 있는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이다. 사민당도 지난 선거 때보다 10% 포인트가량 폭락한 19.6%를 득표해 녹색당(19.5%)과 2, 3위를 다투는 처지로 전락했다. 155년 전통의 독일 사민당은 독일을 사회민주주의 요람으로 키워 온 유럽 좌파 정당의 맏형으로 통했다. 하지만 세계화와 대량 난민 사태로 지지 기반을 점차 상실하고 있어 앞으로 생존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평가했다. 연방의회의 원내 2당(153석)인 사민당의 저조한 득표율은 지난 9월 일부 여론조사에서 원내 3당(92석)인 극우 정당 AfD보다 지지율이 떨어질 때부터 예견됐다. 메르켈 총리가 2015년 시리아 난민을 대거 수용하면서 반(反)난민정서가 극심해졌지만 사민당은 여전히 난민에게 관대하기 때문이다. 사민당의 위기는 스스로 초래한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사민당은 1998년 집권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 당시부터 ‘신(新)중도 정책’을 표방하며 포괄적 국가 개입 반대, 기업활동 무대 확대 등의 정책을 잇달아 냈다. 특히 슈뢰더 정부는 2005년 당시 노동개혁법인 ‘하르츠4’를 통해 실업급여 지급 기간을 줄이고 비정규직을 확대했다. 그러는 사이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보수 우파 기민당에 정권을 넘겨주게 된다. 사민당은 이후 독일 정계에서 설 자리를 잃을 것을 우려해 2009~2013년을 제외하고는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당·기사당 연합과의 대연정에 참여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동안 탈(脫)원전, 최저임금제 도입, 난민 수용 등 사민당의 정책을 대거 수용해 중도지향적인 정책을 펼쳤고 아이러니하게도 사민당이 전통적 지지 기반을 잠식당했다. 녹색당이나 좌파당과 같은 다른 진보 정당들과의 선명성 경쟁에서도 밀리는 처지가 됐다. 한편 로이터통신 등은 29일 메르켈 총리가 2021년 9월까지인 이번 임기까지만 총리직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차기 총선에는 불출마한다. 메르켈 총리는 2005년 총리직에 올라 현재 네 번째 총리직을 맡고 있다. 이번 임기를 마치면 16년간 재임해 헬무트 콜 전 총리와 함께 독일 최장수 총리가 된다. 메르켈 총리는 또 오는 12월을 끝으로 지난 18년간 수행해 온 기민당 당대표에서도 물러나기로 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월드 Zoom in] “검열 기능 있어도 바이두보다 ‘드래건플라이’가 낫다”

    [월드 Zoom in] “검열 기능 있어도 바이두보다 ‘드래건플라이’가 낫다”

    인권·종교 등 단어 원천 차단 비난에도 피차이 “지금보다 훨씬 나은 정보 제공”전 세계 인터넷 인구의 20%를 보유한 중국 검색시장에 구글의 재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는 중국의 검열 정책에 맞춘 새로운 검색 엔진 ‘드래건플라이’ 개발 프로젝트가 알려진 이후인 지난 15일 공개적으로 중국 재진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피차이는 정보통신 전문 잡지 ‘와이어드’ 창간 25주년 행사에서 “모든 사람에게 정보를 얻을 기회를 제공한다는 구글의 사명을 이루기에 중국은 적합하며 거대한 비즈니스 기회를 무시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구글이 중국에 진출하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며 “우리는 정보의 자유와 이용자의 사생활을 존중하며 모든 국가의 법과 규칙을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권, 종교, 평화 시위 등의 단어를 원천 차단한 중국용 검색 엔진 ‘드래건플라이’ 프로젝트는 회사 내부는 물론 미국 의회의 반발도 사고 있다. 특히 ‘드래건플라이’에 반대하며 지난 8월 회사를 떠난 구글 전 직원 잭 폴슨은 중국용 검색엔진에서는 검색 기록이 개인 전화번호와 연동되고 중국 협력사는 개인 정보에 접근이 가능하다고 폭로했다. 구글의 중국용 검색 엔진은 당국의 요구에 충실하게 따르는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와 다를 바가 없다는 비판을 받지만 중국인들은 구글 재진출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바이통둥(白東) 중국 푸단대 교수는 최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검열 기능이 추가된 구글도 바이두보다 낫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바이두에서 아이스크림 제조사를 검색하면 바이두 백과사전, 바이두 원쿠(문서창고) 등 바이두가 선정한 결과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구글이 실제 아이스크림 제조회사와 제조법을 소개한 책을 검색 결과로 제시하는 것과는 딴판이다. 바이두의 검색결과에 따라 암 치료를 받은 젊은 대학생이 사망하는 사건도 2년 전 발생했다. 희귀 육종암을 앓던 청년은 바이두 검색결과를 참고해 치료법을 선택했고 20만 위안(약 3400만원)의 치료비를 바이두가 첫 번째로 제시한 병원에 쏟아부었지만 결국 죽음을 맞았다. 바이 교수는 돈만 내면 검색 순위 1위에 오를 수 있는 바이두 때문에 젊은 생명이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치료법을 찾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바이두의 창업자 리옌훙(李彦宏) 회장은 지난 8월 “구글은 후발주자인 바이두의 시장 점유율이 70%가 넘어가자 중국을 떠난 것”이라며 “구글이 다시 중국에 진출해도 또 이겨주겠다”고 호언장담했다. 바이 교수는 “중국 네티즌들은 구글의 철수가 바이두와의 공정한 경쟁에서 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구글의 철수로 시장 독점 지위를 차지하게 된 바이두는 돈을 주고 산 광고만이 검색되는 데 대해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월드 Zoom in] 사후 알림장·유품 정리 업체까지…日고독사 ‘슬픈 호황’

    [월드 Zoom in] 사후 알림장·유품 정리 업체까지…日고독사 ‘슬픈 호황’

    시신 수습·집안청소 업체만 전국 수만 곳 연락처·장례방식 적는 책자도 4만부 나가 세입자 고독사 대비 집주인 보험도 불티일본 도쿄 아다치구는 ‘노인준비독본’이라는 책자를 관내 주민들에게 무상 배포하고 있다. 혹시라도 자신이 고독사했을 때에 대비해 가족·친척의 연락처나 재산목록, 원하는 장례방식 등을 미리 적어 놓는 사후 알림장 같은 것이다. 찾는 사람이 많아 증쇄를 거듭, 현재까지 4만부가 나갔다. 일본 3대 손해보험사인 도쿄카이조니치도화재보험에서 판매하는 ‘고독사보험’은 지난해 계약건수가 전년의 1.7배로 급증했다. 주로 세입자의 고독사에 대비해 집주인들이 가입하는 상품으로, 고독사 발생 시 다음 세입자 입주 때까지의 집세 손실, 주택 내부의 원상회복, 고인 유품정리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보장해 준다. 고령화에 따른 고독사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일본에서 이에 대비한 서비스나 금융상품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두드러지는 것은 고독사한 시신을 수습하고 집안 청소 및 유품 정리 등을 책임지는 용역업체의 급격한 증가다. 1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2011년 발족된 유품정리사인정협회에는 현재 약 7000개 업체가 가입돼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사업체는 전국적으로 수만 곳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처음 사업을 시작한 2012년 월 2~3건에 그쳤던 후쿠오카의 한 업체는 지금은 월 20건으로 늘면서 직원도 3명에서 10명으로 늘었다. 아오모리현의 유품정리협동조합 관계자는 “고독사 청소·정리 상담이 5년쯤 전부터 급증했다”고 전했다. 일본 내 고독사 현상은 늘고 있지만 정부·지자체 통계는 아직 구체적이지 않다. 전국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중 실태조사에 나선 곳도 홋카이도와 가고시마현뿐이다. 민간조사기관인 닛세이기초연구소가 2011년 전국의 65세 이상 고독사(‘자택 사망+사후 2일 이상 경과’ 기준) 규모를 2만 7000명 정도로 추산한 것으로 볼 때 현재는 크게 웃돌 것이 확실시된다. 사이토 마사시게 일본복지대 교수는 “어떤 경우를 고독사로 볼지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부터 정부가 제시하고 현장조사를 통해 실제 규모를 파악해 대책 마련의 기초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고 아사히에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월드 Zoom in] 아시아는 플라스틱 쓰레기와 전쟁 중

    올 1~5월 폐기물 규모 21만 2000t 달해 베트남·말레이시아도 강력 단속하기로 아시아가 플라스틱 쓰레기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이 전자 폐기물과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을 중단하는 바람에 동남아시아로 그 불티가 옮겨붙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에 이어 태국이 오는 2021년까지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반종 수크리타 태국 산업부 부국장은 “중국이 플라스틱 수입을 금지한 이후 태국 쪽으로 물량이 밀물처럼 밀려 들어오고 있다”며 “태국은 2년 안에 이를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태국 세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플라스틱 등 수입된 재활용 쓰레기와 전자제품 폐기물 규모는 21만 2000t에 이른다. 지난해 수입량(14만 5000t)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특히 중국의 수입금지 조치 탓에 태국에 쓰레기 분류·재처리 기업이 수십 개가 세워지고 이들 공장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미얀마나 캄보디아 출신 노동자를 고용해 쓰레기를 저렴한 비용으로 처리하는 전자제품 폐기물 공장아 공기·수질 오염의 주범으로 등장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강해지고 있다. ‘세계 최대의 쓰레기 재활용 공장’으로 군림하던 중국은 지난 1월부터 키보드와 스크린, 전선 및 기타 부품 같은 플라스틱 쓰레기와 전자제품 폐기물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이 여파로 태국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가 플라스틱 쓰레기와의 전쟁을 벌이게 된 것이다. 태국 정부는 6월 플라스틱 쓰레기의 수입, 재활용을 금지한 데 이어 2027년까지 기업·정부 기관의 플라스틱 쓰레기도 현재의 절반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베트남 정부도 7월에 종이와 플라스틱, 금속 및 기타 쓰레기 수입 허가 발급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는 한편 폐기물 수입업자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일반 쓰레기가 조금이라도 뒤섞인 폐기물의 통관도 불허하기로 해 사실상 수입을 전면 금지시켰다. 같은 달 말레이시아는 지역 주민들이 환경오염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자 플라스틱 폐기물을 처리하는 공장 114곳의 수입 허가를 전면 취소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월드 Zoom in] 사우디·인도 등 ‘러시아 사드’에 열광하는 美우방들

    [월드 Zoom in] 사우디·인도 등 ‘러시아 사드’에 열광하는 美우방들

    美 F22·F35 스텔스 전투기도 추적 가능 “현존하는 가장 우수한 방공 미사일 체계” 러 미사일 패권에 美 외교적 입지도 흔들미국의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인도는 말할 것도 없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터키까지, 세계 각국은 왜 ‘러시아판 사드’인 방공 미사일 체계 S400에 열광하는 것일까.미 국무부가 “S400 구입은 러시아·이란·북한 통합제재법(CAATSA) 위반”이라며 제3국 제재를 시사했으나 소용이 없다. 중국·카타르가 이미 S400을 배치했으며, 이집트·시리아도 S400을 사려고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400의 인기는 뛰어난 성능과 기동성, 그리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시몬 웨즈먼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선임연구원은 “S400은 현존하는 가장 우수한 방공 미사일 체계”라고 평가했다. 그는 “S400은 광범위한 영역을 방어한다. 레이더는 최소 반경 600㎞를 감시한다. 최대 사거리는 400㎞에 이른다”면서 “스텔스 항공기까지 탐지, 추적이 가능하다. 수분 안에 설치해 발사하고 이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케빈 브랜드 미외교협회(CFR) 군사분석가는 “S400 하나로 모든 미사일 체계를 소화할 수 있다. 사용자가 구성하기에 따라 장거리, 단거리, 중거리 무기 시스템으로 변모한다”면서 “모든 나라가 바라는 이동식 방공 무기 체계의 진화 형태”라고 밝혔다. 미 군사전문매체 디펜스월드넷은 “미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고도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다. 그러나 그것은 미사일 요격 시스템일 뿐 전폭기 등에는 무용지물”이라면서 “항공기와 미사일에 모두 대비하려면 고가의 사드와 패트리엇을 모두 사야 한다. 그러나 S400은 사드와 패트리엇의 기술을 통합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S400을 구매하기로 한 몇몇 국가에 미사일 기술 이전 등 ‘당근’을 내걸어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S400의 확산은 당장 미국에 군사적 위협이 된다. S400은 미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22, F35까지 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 등에 따르면 미군은 현재 아프가니스탄 지상군 지원 작전에 F35를 투입해 S400을 피할 수 있는지 시험하고 있다. S400은 미국의 외교적 입지마저 위협한다. 미국은 CAATSA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러시아를 고립시킨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우방국들마저 S400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이 구상은 사실상 무산됐다. 러시아 외교정책 분석가인 블라디미르 프롤로프 전 외교관은 “S400은 상업적, 지정학적 가치를 모두 가진다. S400이 향후 수년간 러시아의 국제적 영향력을 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토는 회원국인 터키의 S400 구매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나토 회원국이 나토 적국의 무기 체계를 들여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알자지라는 전문가를 인용해 “터키가 S400을 설치하면 러시아가 이를 기반으로 나토의 기밀에 접근해 유출하거나, 나토의 공격 체계를 교란하는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월드 Zoom in] ‘반정부’ 사우디 언론인 피살 의혹… 빈살만 ‘냉혹 군주’ 민낯 드러나나

    [월드 Zoom in] ‘반정부’ 사우디 언론인 피살 의혹… 빈살만 ‘냉혹 군주’ 민낯 드러나나

    女운전 허용 등 개혁적 차기 군주 주목 터키 정부 “사우디 정부에 살해당해”중동 전문가 “반대파 응징 패턴에 부합”트럼프도 “우려”… 빈살만은 의혹 부인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비판해 온 언론인 자말 카쇼기가 일주일 전 터키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실종됐다. 터키 정부는 카쇼기가 사우디 정부에 살해당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개혁적 성향의 차기 군주로 알려졌던 빈살만 왕세자의 냉혹한 전제군주적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8일(현지시간) CNN 등은 카쇼기가 워싱턴포스트 칼럼을 통해 빈살만 왕세자를 꾸준하게 저격했다는 점, 그가 지난 2일 이스탄불의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이후 행방이 묘연하다는 점 등을 언급하며 사건의 배후에 빈살만 왕세자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전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초대형 탈석유 프로젝트 ‘비전 2030’을 기획하고, 여성의 운전을 전격 허용하는 등 파격적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가차 없는 권력자이기도 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해 11월 부패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왕족을 포함해 수백명의 정·재계 인사들을 구금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빈살만 왕세자는 자신의 정책에 반기를 든 이슬람 고위 성직자를 체포했다. 사우디 검찰이 현재 이들에 대한 사형 구형을 준비하고 있다.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 3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카쇼기 사건과 관련된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카쇼기는 총영사관을 방문한 당일 한 시간 안에 건물에서 나왔다. 카쇼기는 총영사관 건물에 없다. 총영사관 수색을 요청한다면 받아들이겠다”면서 “카쇼기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만약 사우디에 있다면 내가 모를 수 없다”고 말했다. 리나 카팁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중동·북아프리카 프로그램 책임자는 “반체제 인사에 대한 사우디 정부의 태도를 보여 주는 사건”이라면서 “반대파를 잔인하게 응징하는 빈살만 왕세자의 패턴에 부합한다”고 분석했다. 빈살만 왕세자와 친분이 두터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마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카쇼기 사건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 매우 안 좋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나는 이 상황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이스탄불에서 발생한 만큼 사우디와 터키의 외교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는 ‘카쇼기가 총영사관을 떠났다’는 말만 되풀이해서는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면서 “보안 카메라도 없느냐. 그가 제 발로 총영사관을 나갔다면 총영사관은 영상으로 그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카쇼기는 지난 2일 이혼 확인서류를 받으러 이스탄불의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 이후 로이터통신 등은 복수의 터키 정부 관계자를 인용, 카쇼기가 총영사관에서 사우디 암살조에 의해 피살됐다고 전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월드 Zoom in] 中 국경절의 그늘… 해외여행 700만 유커들 추태 우려

    국경절(1~7일) 황금연휴를 맞아 세계 각국으로 떠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이 해외에서 불상사와 추태의 주인공이 될지 우려를 사고 있다. 중국인 해외 관광객 규모는 연간 1억명으로 이번 연휴 기간에만 700만명이 해외 여행에 나선다. ●‘폭력사태 날라’ 태국 공항, 중국인 전용 통로 지난달 29일부터 태국의 5개 공항에는 중국 관광객 수속을 위한 별도의 통로가 마련됐다. 태국 돈므앙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중국 관광객에 대한 폭력 사태 때문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27일 팁을 요구하는 공항보안 요원의 요구를 거부했다가 폭행당한 중국 관광객에 대해 태국 공항관리 책임자가 사과했다고 1일 보도했다. 중국인은 태국에 도착하면 2000바트(약 7만원)의 도착 비자 요금을 납부한다. 폭행당한 중국 관광객은 안보 요원으로부터 2300바트를 요구받았다. 이 중국인은 입국 수속을 빨리 받는 조건으로 팁을 내는 걸 거부했다가 태국 입국이 거부됐고, 중국 광저우로 강제 추방됐다. 한 중국 웨이보 이용자는 “전용 입국 통로는 중국인을 존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복수를 위한 조치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태국에 가장 많이 관광객을 송출하는 국가로 8월에만 86만명이 방문했다. 하지만 지난 8월 푸켓에서 보트 전복사고로 중국인 47명이 사망하면서 관광객 숫자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스웨덴선 中관광객 추태로 양국 관계 악화 최근 스웨덴에서는 중국 관광객의 추태로 양국 관계가 악화되는 상황마저 빚어졌다. 중국인 가족이 자정을 넘은 시간에 스웨덴 호스텔에서 숙박을 요구하다 경찰에 의해 끌려나갔다. 이 사건에 대해 주스웨덴 중국 대사관과 중국 외교부가 엄중히 항의하자 스웨덴 방송사에서 중국인을 조롱하는 내용의 시사풍자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개를 잡아먹고 길에서 용변을 본다”는 등의 방송 내용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재차 항의했고, 방송 제작자의 사과도 진정성이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스웨덴 외무부는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중국인 비하 방송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했고, 지난달 달라이 라마의 스웨덴 방문까지 겹치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다.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 시트립에 따르면 올 국경절 연휴 중국인들의 최다 행선지는 일본, 태국, 홍콩, 한국, 싱가포르 등의 순이다. 일본이 1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지난해 5위에서 11위로 떨어졌고, 사드 여파로 유커들이 자취를 감췄던 한국은 17위에서 다시 4위로 올랐다. 인구 대국 중국은 자국의 해외 관광객을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무기로도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스마트폰 전화보다 카메라 많이 쓴다

    스마트폰 전화보다 카메라 많이 쓴다

    스마트폰이 음성통화보다 사진 촬영에 더 많이 쓰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한국과 미국에 거주하는 만 20~44세 스마트폰 사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87%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을 사용한다고 답했다고 21일 밝혔다. 주 1회 이상 음성 통화를 하는 사람은 81.6%, 소셜미디어를 이용한다고 대답한 경우는 80.3%였다.한국 스마트폰 사용자는 폰 카메라로 여행, 음식 사진을 가장 많이 찍는다고 답했다. 특히 한국은 응답자의 65%가 음식 사진을 찍는다고 답해, 미국(23%)의 약 3배에 달했다. 미국은 가족과 ‘셀피’(Selfie) 사진의 비중이 높았다. 셀피를 찍는다고 답한 미국의 스마트폰 사용자는 81.3%였으나 한국은 66% 수준이었다. 그런데 한국과 미국 모두 다수 응답자가 본인이 촬영한 사진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심령사진처럼 흔들리고 뿌옇게 찍혔을 때(68.5%), 맨눈으로 보는 것처럼 풍경을 넓게 담지 못할 때(62.8%) 불만스럽다고 말했다. 또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본인의 사진 촬영 기술이 부족해 자책한다고 밝혔다. 어떤 스마트폰 카메라를 원하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83%는 같은 피사체를 더 다양한 각도로 찍을 수 있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원한다고 대답했다. 52.2%는 피사체와 배경을 한 장의 사진 안에 담을 수 있는 카메라를 원했고, 65%는 피사체를 줌인(zoom-in)해도 화질이 뭉개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LG전자 측은 “다음달 4일 공개하는 차기 전략 스마트폰 ‘V40씽큐(ThinQ)’엔 한층 강력한 카메라 성능을 갖춰 이런 사용자들의 불만을 해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 대한민국과 미국에 거주하는 만 20세 이상 44세 이하 남녀 1000명(한국, 미국 각 500명)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복수응답)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월드 Zoom in] 11월 2차 이란 제재 앞두고 美-EU ‘힘겨루기’

    [월드 Zoom in] 11월 2차 이란 제재 앞두고 美-EU ‘힘겨루기’

    트럼프와 충돌… 유엔총회 ‘갈등의 장’ 이란, 직통금융 등 제재 우회방안 논의“이란과 거래하는 그 어떤 기업도 미국과는 사업을 할 수 없게 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유럽 기업의) 이란과의 합법적 거래는 계속 보호할 것이다”(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오는 11월 원유 거래 금지 등 이란에 대한 미국의 2단계 제재 시행이 다가오면서, 미국과 동맹국 유럽연합(EU) 간 물밑 힘겨루기가 뜨겁다. “이란과의 핵합의는 무효”라면서 이란의 원유 수출 차단 등 전면적 제재 단행을 준비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와 이를 저지하고, 완화시키려는 EU 간 이견과 갈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과 다자 토의 과정에서 두 동맹 간 갈등과 균열이 노출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U는 지난 5월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 무효화 선언”과 지난달 8일 제1차 제재 시행에도 기존의 핵합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합의의 당사자인 영국, 프랑스, 독일 등 EU는 유럽 안보와 안정을 지키기 위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나쁜 행동(핵 개발 및 이슬람혁명 수출)에 대한 전 정권(버락 오바마 행정부)이 저지른 잘못된 합의라면서 이란의 추가 양보를 포함한 새 합의 수립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EU는 물론, 당사국 이란과 미국의 핵합의 탈퇴를 비난하는 중국, 러시아까지 가세하면서 유엔총회는 미국을 성토하는 ‘갈등의 장’이 될 공산이 크다. 미국 외교정책협회(AFPC) 일란 버먼 부대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 사회에서 얼마나 고립돼 있는지 보여주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사회의 다자 합의를 일방적으로 깬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 그만큼 옹색하기 때문이다. EU도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이 순탄치는 않으면서 이란과의 제재 우회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란은 11월 5일 시작되는 2단계 제재 대상인 원유, 천연가스, 석유제품, 석유화학 제품 수출을 유지하고, 교역 대금을 거래하기 위해 미국에 영향받지 않는 ‘직통’ 금융 시스템 마련하자고 EU 측에 요구하고 있다. 이란 외교부는 지난 17일 새로운 핵합의 유지안을 EU로부터 받았고, 실행 가능성과 작동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BBC 등은 최근 EU가 이란에 대한 새로운 지불 수단 마련을 통해 미국의 이란 제재를 우회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월드 Zoom in] “남편과 다른 姓 쓰고 싶어요” 日 ‘부부별성’ 목소리 커진다

    [월드 Zoom in] “남편과 다른 姓 쓰고 싶어요” 日 ‘부부별성’ 목소리 커진다

    결혼을 하면 남편이나 아내 쪽으로 성(姓)을 통일시키는 ‘부부동성’ 제도가 가장 철저하게 지켜지는 나라가 일본이다. 지역에 따라 다르거나 선택권이 부여되는 미국·유럽 등과 달리 일본에서는 부부의 성을 일치시키지 않으면 혼인신고 자체가 안 된다. 민법 750조에서 ‘부부는 남편 또는 아내의 성을 (반드시)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내가 남편 쪽 성을 따르는 경우가 96%로 대부분이다. “시대가 어느 때인데…”라는 반발이 안 나올 리 없다. 하지만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는 2015년 “민법의 부부동성 규정은 합헌”이라며 반대 움직임에 쐐기를 박았다.●日 최고재판소 “부부동성 합헌” 쐐기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부부가 각자의 성을 따로 쓰지 못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국가에 손해배상 등을 청구하는 움직임이 최근 들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일본의 유명 영화감독이자 극작가인 소다 가즈히로(48)는 지난 6월 “나와 아내가 호적에 부부로 기재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며 국가를 상대로 혼인관계 확인 등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부부동성 부당’ 국가 상대 손배청구 확산 정보기술(IT) 기업 대표인 아오노 요시히사(47)도 최근 부부동성 규정 때문에 큰 손해와 불편을 겪고 있다며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혼인신고는 아내의 성으로 했지만, 경영활동은 원래의 성(아오노)으로 하고 있는 그는 현실과 호적상 괴리 때문에 불필요한 수고와 경제적 지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5월에는 도쿄와 히로시마에 사는 ‘사실혼’ 상태 남녀 7명이 “부부별성을 원한다는 이유로 법률혼이 거부되는 것은 헌법에 규정된 ‘법 아래의 평등’에 위배된다”며 소송을 냈다. “국가가 부부별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의 민법 개정을 게을리하고 있다”며 최근 소송을 제기한 데구치 히로키 변호사는 “이렇게 계속 소송을 제기하면 결국에는 굳게 닫힌 문이 열리지 않겠느냐”고 니혼게이자이에 말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 2월 공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선택적 부부별성 도입에 찬성하는 사람은 43%로 반대(29%) 의견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30대 이하는 찬성률이 50%를 넘어 젊은 세대일수록 부부의 독립적인 성에 대한 희망이 강했다. ●여론조사서 “부부별성 찬성” 압도적 일본에서 부부동성이 제도화된 것은 19세기 메이지 시대부터다. 그 이전에는 사무라이 등 일정 수준 이상의 신분에만 허용됐던 성이 보편화되면서 부부동성이 자연스럽게 굳어졌다. 법률상으로는 엄격하지만 직장 등에서는 원래의 성이 용인되는 경우가 많다. 일본 정부의 2016년 조사에 따르면 종업원 1000명 이상인 기업의 67%가 직장에서 원래의 성을 쓰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특히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20여년 전 부부별성을 도입하는 방안이 국가적으로 추진된 적이 있었지만 현실화되지는 않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월드 Zoom in] 美, 45년 만에 세계 최대 산유국 지위 탈환

    [월드 Zoom in] 美, 45년 만에 세계 최대 산유국 지위 탈환

    6~8월 하루 평균 1100만 배럴 생산 셰일유 열풍 에너지산업 판도 변화 미국이 1973년 이후 45년 만에 세계 최대 산유국 지위를 탈환했다.18일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은 올 들어 세계 1, 2위 산유국인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를 따돌렸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지난 2월 사우디를 뛰어넘은 데 이어 6월에는 러시아마저 추월했다. 미국은 6~8월 하루평균 1100만 배럴을 뽑아 올렸다. 사우디와 러시아는 1050만 배럴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EIA는 내년에도 미국이 러시아와 사우디 원유 생산량을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20세기 중반까지 최대 산유국이었지만 1970년대 이후 환경 보호와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신규 유전 개발을 억제했다. 미국 산유량은 1970년 하루평균 960만 배럴 수준을 기록한 뒤 점차 줄어들었다. 반면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늘린 옛 소련은 1974년, 사우디는 1976년 미국을 앞질렀다. 미국은 2000년대 들어 수압 파쇄와 수평 시추 등 첨단 공법을 앞세워 셰일오일 혁명을 일으켰다. 미 생산량은 10년 새 2배 이상 급증했다. 텍사스와 오클라호마, 뉴멕시코, 와이오밍과 콜로라도, 노스다코타, 몬태나 등에서 생산되는 셰일유가 일등 공신이다. 셰일유 생산의 최대 중심지는 텍사스주 페르미안 분지로 엑손모빌, 브리티시페트롤리움(BP) 등 석유 메이저들이 수십억 달러를 퍼부었고, 그 결과 하나의 주에 불과한데도 한 국가의 산유량과 맞먹게 됐다. 내년에는 이란, 이라크 등 전통 산유국을 제치고 러시아, 사우디에 이어 세계 3위 산유 지역으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CNN머니는 셰일유 열풍이 글로벌 에너지산업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고 전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2014년 일반 원유보다 채굴 비용이 3~4배나 비싼 미국의 셰일유 생산(배럴당 40~50달러 선)을 저지하기 위해 국제 유가를 끌어내렸다. 그 여파로 미국은 일시적으로 주춤했으나 2016년 국제 유가가 반등하면서 미국의 생산량은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2015년에는 미국이 40년 만에 원유 수출을 재개하면서 남미와 유럽, 중국도 수입국이 됐다. BP캐피탈펀드어드바이저스의 벤 쿡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우리가 회복력이 있고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미국이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페르미안 지역이 파이프라인 등 시설 부족과 인력난을 겪고 있어 생산량은 계속 늘 것으로 보이지만 속도는 둔화할 공산이 크다. 셰일유 열풍으로 미국이 더는 중동 수입 원유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졌지만 국제 원유 시장은 여전히 OPEC과 사우디 전략에 좌지우지될 것으로 보인다. 자국산 원유 공급만으로는 미국 정유업계의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까닭에 해외 수입 원유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게 미국의 딜레마라고 CNN머니는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월드 Zoom in] 구직 실패 20대 “정원사 자리 찾기 어렵다” 마크롱 “업종 바꾸면 식당 등 일자리 많아”

    [월드 Zoom in] 구직 실패 20대 “정원사 자리 찾기 어렵다” 마크롱 “업종 바꾸면 식당 등 일자리 많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구직에 실패한 청년에게 “직장을 못 구하면 업종을 바꾸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마크롱 정부가 최근 ‘부자들의 대통령’이란 꼬리표를 떼고자 80억 유로(약 10조 4800억원) 상당의 빈곤 퇴치 계획을 내놓았지만 지지율이 20% 아래로 곤두박질치면서 특유의 ‘불통’ 리더십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 개방 행사에서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정원사 구직 활동을 벌이고 있는 25세 청년이 “이력서를 보냈지만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고 하소연하자 “일할 의지와 의욕만 있다면 어디든 일자리가 있다. 내가 가는 호텔, 카페, 레스토랑, 건설현장 어디든 사람을 찾고 있다”고 답변했다고 AFP통신 등이 16일 전했다. 대통령의 발언이 담긴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프랑스 국민의 현실과 완전히 단절된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프랑스의 실업률은 8.9%로 독일(3.5%), 영국(4.0%), 네덜란드(3.9%)보다 높고, 청년 실업률은 20%에 육박한다. 공교롭게도 마크롱의 발언은 지난 13일 정부가 4년간 80억 유로를 들여 빈곤지역 아동에 대한 급식을 확대하고 청년층 직업 교육을 늘리는 사회안전망 확충 계획을 내놓은 직후 불거져 정책의 진정성마저 의심받게 됐다. 프랑스 RTL 라디오, 르피가로 등이 16일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 결과 마크롱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19%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5월 대선 당시 득표율(66%)의 3분의1 이하다. 지난해 5월 서른아홉 살의 젊은 나이에 대통령이 된 마크롱은 ‘프랑스병’을 치료하겠다며 200억 유로에 달하는 세금 감면, 복지 축소 및 시장 친화적 노동 개혁을 추진했다. 하지만 기업과 부자들에게만 이익일 뿐이라는 비판을 끝없이 받았다. 지난해 마크롱 대통령이 과단성 있게 노동시장 구조개편 법안을 통과시키자 30%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지지율이 올해 초 50%대 수준으로 반등했다. 하지만 올 들어 측근의 시민 폭행 스캔들, 탈(脫)원전 정책 후퇴에 따른 환경 장관 사퇴 등 악재가 겹치면서 지지율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그의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오만한 언행 등 제왕 같은 모습에 대한 반감 때문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자신의 개혁에 반대하는 이들을 ‘게으름뱅이’로 부르거나 노조 시위대에 “새 일자리를 찾지 않고 혼란만 부추긴다”는 식으로 비난을 퍼부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월드 Zoom in] “인권 탄압” vs “내정간섭”… 美·中 새 갈등으로 떠오른 신장 자치구

    [월드 Zoom in] “인권 탄압” vs “내정간섭”… 美·中 새 갈등으로 떠오른 신장 자치구

    박해 피해 美 건너간 위구르족 5000명 유엔 ‘감금 보고서’ 발표… 즉각 석방 촉구 中, 여권 몰수하고 7300개 감시초소 세워 “신뢰 떨어뜨리는 발언 중단하라” 반발 1100만명의 무슬림 위구르족이 사는 중국의 신장 자치구가 미국과 중국 간 마찰의 전선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3일 미국으로 이주한 위구르족의 목소리를 인용해 중국 당국의 인권 탄압을 비난하고 미국이 대중 제재에 나서야 한다고 보도했다. 미국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에는 중국 정부의 박해를 피해 도미한 5000명의 위구르족이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유엔에서 100만명의 위구르족이 신장 자치구의 구금 시설에 감금돼 재교육을 받고 있다는 보고서가 발표된 후 고향에 있는 가족과 친지들의 인권을 위한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지난달 테러리즘에 대처한다는 명분으로 구금한 최대 100만명의 위구르족 이슬람교도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신장 자치구는 중국보다 카자흐스탄과 같은 중앙아시아에 속하는 지역으로 1949년부터 중국이 통치하기 시작했다. 1997년 2월 대규모 폭동이 일어났고, 2009년 7월 신장 자치구의 성도인 우루무치에서도 폭력 사태로 200여명이 사망했다. 중국 정부는 2013년 10월 베이징 톈안먼 앞에서 발생한 자동차 테러와 31명의 목숨을 앗아간 2014년 3월 쿤밍에서 벌어진 무차별 테러도 무슬림 분리주의자들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천연가스 등 지하자원이 풍부한 신장 자치구의 산업 발전을 위해 중국 정부가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지만 새로 생기는 직업은 모두 신장 자치구 인구의 45%를 차지하는 위구르족이 아닌 한족들이 차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신장 자치구의 이슬람적 성격을 약화시키기 위해 한족의 이주를 장려하고 있으며 이들이 정부 개발의 수혜를 차지하자 무슬림의 불만은 더욱 커지고 있다. 위구르족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중국 당국의 신장 자치구에 대한 통제가 훨씬 강화돼 모든 위구르족의 여권이 몰수된 상황이다. 사실상 이동의 자유를 박탈한 것이다. 게다가 휴대전화에 징왕웨이스(淨網衛士)란 앱을 설치해서 손가락 지문을 등록해야만 한다. ‘세계 최대의 감옥’으로도 불리는 신장 자치구에는 모두 7300개의 감시 초소가 있으며 위구르족 아이들은 무슬림식 이름을 짓는 것조차 금지됐다. 중국 외교부 겅솽(耿爽) 대변인은 미국 정부가 인권 탄압을 이유로 천취안궈(陳全) 신장 자치구 서기 등 중국 공무원에 대해 제재 방안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내정간섭’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중국 정부는 모든 소수민족의 자유로운 종교` 활동과 자유를 보장한다”며 “미국 측은 편견을 버리고 상호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동과 발언을 그만두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월드 Zoom in] 브렉시트 타결되나… 英경제 파탄 공포에 절충안 부상

    [월드 Zoom in] 브렉시트 타결되나… 英경제 파탄 공포에 절충안 부상

    최대 난관 아일랜드 국경·관세 등 접점 “미합의 땐 일자리 잃는다” 여론도 한몫“내년 3월 영국이 제대로 된 협상 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게 되면 수만개의 일자리를 잃을 수 있습니다. (유럽산) 자동차 부품을 실은 차량이 통관을 위해 도버항에서 대기해야 한다면 공장에서 차를 제때 생산할 수 없고 하루 손실액만 6000만 파운드(약 880억원)에 달할 것입니다.” 영국 최대 자동차 업체인 재규어랜드로버(JLR)의 랠프 스페스 최고경영자(CEO)가 11일(현지시간) 정부를 향해 이같이 경고한 건 영국이 EU와 새로운 경제적 관계를 설정하지 않고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가 얼마나 무모한지 보여 준다. 영국과 EU는 이 같은 파국을 막기 위해 자유무역협정(FTA) 방식의 절충안에 의견 접근을 이루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오는 11월 브렉시트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다. 미셸 바르니에 EU협상단 대표는 10일 “영국과의 브렉시트 협상이 80% 진전됐다”면서 “향후 6~8주 이내에 브렉시트 조약에 대한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EU 27개국 정상들은 오는 19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회담을 할 예정이다. 영국은 내년 3월 29일 밤 11시 EU에서 자동 탈퇴하도록 돼 있지만 그 전까지 EU 회원국과 영국 간 관계, 국경이동 절차 등을 포함한 협정을 맺지 못하면 관세 장벽이 생기고 인력의 자유로운 이동도 제한돼 대규모 경제 충격이 불가피하다. 영국 정부는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15년간 국내총생산(GDP)의 7.7%가 감소하고 2033년에는 재정적자 규모가 연 800억 파운드가량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과 EU가 협상에서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던 가장 큰 문제는 영국령 북아일랜드와 맞닿아 있는 아일랜드의 국경 개방 문제다. EU 측은 영국이 EU를 탈퇴해도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국경 이동의 자유를 인정하고, 북아일랜드도 EU 단일시장 및 관세 동맹에 잔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영국 집권 연정인 보수당과 민주연합당 내 보수세력은 영국 본토와 북아일랜드 사이에 관세 장벽이 생겨 영국이 분열할 수 있다고 반대해 왔다. EU와의 브렉시트 협상에 ‘브레이크’로 작동했던 이견들은 메이 총리가 EU 탈퇴 이후에도 관세 동맹에 잔류하고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국경 문제를 해결한다는 절충안을 제시하면서 상당히 좁혀졌다. 다만 영국은 노동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고 EU의 재정·사법 간섭은 받지 않는다는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영국과 EU가 사실상 FTA 방식으로 브렉시트 이견을 해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 파탄에 대한 공포 때문에 브렉시트 결정을 후회하는 여론이 늘면서 조기 협상 타결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낸셋사회연구소 등이 지난 7월 영국 국민 20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9%가 ‘EU 잔류’를, 41%가 ‘탈퇴’를 선택했다.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51.9%가 탈퇴, 48.1%가 잔류를 선택했던 결과와 180도 달라진 셈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월드 Zoom in] 러 루블화 가치 2년 6개월 만에 최저치…‘악화일로’ 신흥국 통화 휴지조각 위기

    [월드 Zoom in] 러 루블화 가치 2년 6개월 만에 최저치…‘악화일로’ 신흥국 통화 휴지조각 위기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2년 6개월 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모스크바 외환시장에서 루블화 환율은 10일(현지시간) 장중 한때 달러당 70루블을 돌파했다. 환율이 70루블을 넘은 것은 2016년 3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루블화 가치 추락이 미국의 대러 추가 제재 우려와 터키 등 신흥국 금융시장의 혼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격화도 루블화 하락을 부추겼다. 루블화 같은 신흥국 통화가 휴지조각이 될 위기에 처했다. 베네수엘라, 터키, 아르헨티나 등 기존 위험국에 이어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인도네시아 상황도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남아공 랜드화 가치 최대폭 급락 남아공 랜드화 환율은 지난 4일 전날보다 3% 이상 급등했다. 하루 기준으로 2016년 11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랜드화 가치는 그만큼 급락했다. 남아공의 경제성장률이 1분기(-2.6%)에 이어 2분기에도 -0.7%를 기록하면서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했다는 판단이 랜드화 가치를 끌어내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남아공은 뿌리 깊은 인종갈등 등의 구조적 문제뿐 아니라 30%에 가까운 높은 실업률, 미·중 무역전쟁과 신흥국 금융위기까지 겹치면서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는 얘기다. ●인니 루피아화 가치 20년래 최저치 경상수지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가치도 2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중앙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하며 통화방어 의지를 내보였지만 흐름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정부는 결국 250억 달러(약 28조원) 규모의 발전소 건설 공사도 중단했다. 인도 루피화 가치는 지난 5일 사상 최저치인 달러당 71.76루피를 기록하는 등 6일 연속 하락했다. 이에 아룬 제틀리 인도 재무장관이 “경제 상황을 살펴보면 환율 변동 이유가 국내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요인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원유 소비량의 80%를 수입하는 인도는 올 들어 유가 상승, 미국발 무역전쟁 여파로 루피화가 맥을 못 추고 있다. ●무역전쟁·금융시장 혼란 등 영향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협상을 진행 중인 아르헨티나의 재정 위기도 여전하다. 정부가 나서서 곡물 수출품에 수출세를 매기고 정부 부처를 반으로 줄이는 긴축 처방을 내놨지만, 페소화 하락을 막지 못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경제 붕괴로 화폐 개혁을 단행한 베네수엘라의 볼리바르처럼 “아르헨티나 페소화도 결국 휴지조각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더욱 커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쌍둥이 적자’로 고통받는 터키의 리라화 환율은 이달 초 6% 넘게 상승했다. 브라질 헤알, 칠레 페소화 등 다른 신흥국 통화 가치도 내림세를 지속하기는 마찬가지다. 투자회사 SBI는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이 발표한 조치들이 근본적으로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면서 “특히 미국의 긴축으로 다른 신흥시장으로 위기 전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월드 Zoom in] 反美포럼 된 동방포럼… 시진핑·푸틴, 美제재·군사훈련 발맞춘다

    [월드 Zoom in] 反美포럼 된 동방포럼… 시진핑·푸틴, 美제재·군사훈련 발맞춘다

    푸틴과 내일 정상회담… 의회 연설 예정 핵공격 모의 연습도… “美 등 서방 겨냥” 푸틴 만난 아베 “평화조약 말하고 싶어”동방경제포럼은 러시아가 2015년부터 매년 개최한 포럼이지만 올해 포럼은 특별하다. 사실상 ‘반(反)미국’ 포럼이 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동방경제포럼이 11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다. 이 포럼은 러시아가 동러시아 지역 개발 투자를 유치하고 주변국과의 경제 협력을 활성화하려고 4년 전 시작했다. 지난해 포럼에는 문재인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이 참석했다. 그러나 중국 국가주석이 간 적은 없었다. 시진핑(오른쪽 얼굴) 중국 국가주석이 올해 포럼에 처음으로 참석한다. 시 주석의 참석은 최근 러·중과 미국의 무역·외교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7일 시 주석의 포럼 참석 사실을 밝히며 “올해 하반기 중·러 간 가장 중요한 고위급 교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11~12일 러시아에 머물며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 일정을 소화한다. 양 정상의 올해 세 번째 만남이다. 시 주석의 러시아 본회의 연설도 예정돼 있다. 이번 포럼에서 양국은 미국의 제재 우회로를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은 무역 상대국, 특히 농작물 공급자를 다각화하기 원한다. 세계 최대 대두 수입국인 중국은 미국산 대두에 25%의 보복관세를 부과한 이후 러시아로부터 기록적인 규모의 대두를 수입했다”면서 “러시아는 러시아 출신 이중간첩 스크리팔 암살 시도와 관련, 서방의 추가 제재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며 양국의 이해가 맞아떨어진다고 전했다. 미국과의 갈등 이외에도 북한 문제가 회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러시아군은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소비에트연방 붕괴 이후 최대 규모의 훈련 ‘동방 2018’(보스토크 2018)을 실시한다. 11~15일 진행하는 이 훈련은 중국, 몽골군이 참가하는 국제 연합훈련이다. 러시아는 병력 30만명, 군용기 1000대, 군함 80척, 전차 및 장갑차 3만 6000대를 투입하며 중국군 3200명, 각종 무기·장비 900대, 전투기 및 헬기 30대를 동원한다. 핵공격 모의연습 가능성도 제기됐다. 앞서 미 보수매체 워싱턴프리비컨은 이번 훈련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핵공격 모의연습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이 직접 훈련을 참관한다. 당초 시 주석이 참관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으나 불발됐다. 이번 훈련에 대해 러시아 군사안보 전문가 파벨 펠겐하우어는 AFP통신에 “미래의 세계전쟁에 대비한 것이다. 적은 미국과 그 동맹”이라면서 “서방에 어떤 메시지를 보내려는 게 아니다. 실제 전쟁에 대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포럼에 참석한 아베 총리와 10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푸틴 대통령은 회담에서 “일본과의 관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고, 아베 총리는 “역사적 과제인 평화조약 문제에 대해 차분히 이야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12일에는 시 주석과의 회담이 예정돼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월드 Zoom in] 미국의 인도 딜레마… 끊자니 中견제 막혀 품자니 실익만 챙겨

    미국이 인도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미국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에 맞선 인도·태평양 전략 실현을 위해 인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정작 인도는 미국 대 중·러 갈등 구도 속에서 실익만 챙기며 선뜻 미국 편에 서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매티스·폼페이오 인도서 2+2 회담 그렇다고 미국이 인도를 제재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다. 인도와 전략적 동맹 관계가 파열음이 날수록 중국 견제가 어려워지고 아시아 전략 전반이 흔들리는 상황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6일 인도 뉴델리 방문을 앞두고 경제 제재 카드를 검토 중이다. 미국은 인도와의 외교·국방(2+2) 회의 결과에 따라 제재 스탠스도 정할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뉴델리 2+2회의는 개별적인 무기 거래 등에 대한 조율이 아니라 전반적인 동반자적 관계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이는 인도의 이란산 원유 수입과 러시아제 방공망 도입, 중국과 경제 거래 활성화 등 미국이 원치 않는 정책들에 대한 변경을 요구할 것이란 의미로 풀이된다. ●인도·태평양사령부로 바꾸고 러브콜 그러나 인도가 거부해도 미국으로선 대응 카드가 마땅치 않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태평양사령부를 인도·태평양사령부로 이름까지 바꿀 정도로 인도는 대중 견제를 위한 전략적 요충지다. 지난 7월부터 ‘인도·태평양 전략’에 1억 1000만 달러(약 1200억원)를 투자할 정도로 미국은 몸이 달아 있다. 미국으로선 영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고 민주주의 가치도 공유하는 인도가 매력적인 파트너다. 인도만 미국 편을 들어 주면 아시아 전략이 승승장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국은 경제·군사 지원만 해 주면 인도가 확 끌려올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면서 “하지만 인도는 미국과 중·러 갈등 속에서 줄타기하며 실익을 챙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美·中 줄타기한 인도, 8.2% 고공 성장 인도의 실리 외교는 지난 2분기 8.2%의 깜짝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것에서 드러난다. 지난해 6.6%에서 급상승한 것은 물론 2년 만에 8%대 성장률로 복귀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중국 시장에서 사라진 미국산 제품을 인도산이 대체하기 시작했다. 인도는 포도와 면화린터(짧은 섬유), 합금강 심리스 보일러 등 40여개 제품을 중국에 집중적으로 수출하고 있다. 인도는 미국의 구애를 즐기는 와중에 최대교역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을 획기적으로 늘려 670억 달러(약 70조원)에 달하는 대중 무역적자 규모를 빠른 속도로 줄이고 있다. 미국의 경제 전문가는 “인도는 1980~90년대 미·일 갈등 속에서 경제 체력을 쌓았던 중국처럼 미·중, 미·러 갈등 속에서 착실히 실익을 챙기고 있다”면서 “인도가 중국의 빈자리를 메울 날이 머지않았다”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월드 Zoom in] “학위보다 실력만 봅니다”

    [월드 Zoom in] “학위보다 실력만 봅니다”

    “지원자들이 제출한 학위 증명서나 시험 성적으로는 실전에서 어느 정도의 업무 성과를 낼지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구글 인사 담당자)채용 과정에서 4년제 대학 졸업을 기준으로 삼지 않는 미국 기업들이 늘고 있다. 대학 졸업장이 없어도 지원 분야와 관련된 실전 경험이나 기술을 갖추고 있다면 구글, 애플 등 고연봉 다국적기업 취업이 가능해지고 있다. 다국적기업 정보업체인 ‘글래스도어’는 최근 4년제 학사 학위가 없어도 지원할 수 있는 15개 기업의 채용 분야를 공표했다. 15개 기업에는 구글, 애플 등 실리콘밸리의 테크 기업뿐 아니라 IBM, 회계법인 언스트앤영(EY),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코스트코 홀세일, 주택 건축자재 업체인 홈디포·로우스, 식품유통 업체인 홀푸드·퍼블릭스, 백화점인 노드스트롬, 호텔체인 힐튼,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 스타벅스, 멕시코 음식 체인인 치폴레가 포함됐다. 업종도 다양하고 하나같이 브랜드 파워를 가진 유수의 기업들이다. IBM은 지난해 테크 분야 취업의 불문율로 여겨져 온 ‘학위 장벽’ 철폐를 선언했다. 대신 코딩(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 학원 같은 ‘코딩 부트캠프’나 산업 관련 직업교육을 받은 구직자를 선호한다. 실제로 IBM이 미국에서 신규로 채용한 인력의 15%는 4년제 대학 졸업자가 아니다. 버지니아 로메티 IBM 최고경영자(CEO)는 USA투데이에 실린 칼럼에서 “산업 환경이 변화하면서 기존과는 다른 교육, 훈련, 채용 방식을 요구하는 일자리들이 창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전문 방송채널인 CNBC는 구직자들에게 유례없이 친화적인 채용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테크 관련 분야 일자리는 50만개를 넘어섰다. 구글은 수년 전부터 채용 공고에서 학위 요건을 없앴다. 100년 전통의 다국적 회계법인 언스트앤영의 인재채용 담당자 매기 스틸웰은 “학위는 여전히 지원자를 평가할 때 중요한 고려 요소로 남겠지만 더이상 고졸자들이 채용 시장에 발을 들이는 데 장벽과 같은 역할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언론들은 이런 추세를 ‘중대한 변화’라고 높이 평가하면서도 15개 기업 가운데 구글, 애플, IBM, 펭귄랜덤하우스를 뺀 나머지 11곳은 여전히 소극적이라고 꼬집었다. 구글 등 4곳은 중간, 고위 관리자급 채용에서 학위 요건을 없앤 반면 나머지 기업들은 비교적 단순한 업무를 수행하는 말단 사원 채용에서만 학위 장벽을 무너뜨리는 데 그쳤다는 지적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월드 Zoom in] 中,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일로…유엔 “아시아 전역 번질 가능성”

    [월드 Zoom in] 中,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일로…유엔 “아시아 전역 번질 가능성”

    장쑤성 우시 농가서 여덟 번째 발병 축산시장 폐쇄…3만8000마리 살처분한국 방역 초비상…돈육 가격도 들썩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중국에 발생한 1급 가축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중국 농업부는 4일 장쑤성 우시에서 농가별 기준으로 여덟 번째 열병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3일 랴오닝성 선양에서 처음 발병한 후 허난성, 장쑤성, 저장성, 안후이성 등으로 점점 번지면서 안후이성의 경우 발병지가 세 곳으로, 장쑤성도 두 곳으로 확인됐다. 바이러스 확산에 가속이 붙은 ASF는 구제역과 달리 돼지에게서만 발생하는 전염병으로 치사율이 100%에 이르지만 개발된 백신이 없다. ASF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이유는 바이러스가 1900년대 초반까지 아프리카 풍토병이어서 백신 개발의 산업적 여건이 조성되지 않은 데다 유전자 정보도 20~30%밖에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체 감염은 없지만 잠복기가 4~19일로 짧고 전파력이 상당히 빨라 방역작업에도 어려움이 많은 전염병으로 꼽힌다. 중국 당국은 감염 지역의 돼지 및 관련 제품의 이동을 중단시키고 축산시장도 폐쇄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돼지 소비국으로 현재 10억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허난성 생산량이 가장 많다. 당국이 ASF 발병지역의 돼지 유통을 차단하면서 돼지고기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살처분된 돼지 규모는 3만 8000여 마리에 달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ASF가 아시아 전역으로 번질 가능성까지 경고하고 나섰다. 유럽 각국이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아시아가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중국과의 교역량이 많은데다 그동안 국내에서 발생한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AI) 등의 가축 전염병이 중국과의 연관성이 제기돼 온 한국도 방역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하순 중국을 다녀온 여행객이 국내로 가져온 가공육품(순대·만두)에서 ASF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기 때문이다. 이번 돼지열병이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미국산 대신 러시아산 돼지고기를 수입하면서 발생했다는 보도도 나오면서 관세 업무를 총괄하는 중국 해관총서는 러시아산 돼지고기 수입도 금지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 정부가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중국 내 물류 이동 규모가 거대해 확산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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