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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 Zoom in] 메르켈 따르기 vs 메르켈 지우기…獨 기민당 ‘포스트 메르켈’ 2파전

    [월드 Zoom in] 메르켈 따르기 vs 메르켈 지우기…獨 기민당 ‘포스트 메르켈’ 2파전

    ‘중도’ 크람프카렌바워, 대중적 인기 우위 ‘보수’ 메르츠, 일부 선거인단 지지서 앞서“독일로 오는 외국인들은 누구나 독일 전통 기독교 문화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보수 정당이 보수적 가치를 회복해야 ‘독일을 위한 대안’(AfD·극우정당)에 잠식당한 우리 당 지지층을 되찾아올 수 있습니다.”(프리드리히 메르츠) “보수 정당의 정강이 195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습니다. 난민 수용에 엄격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중도층 유권자를 붙잡으려면 최저임금, 증세, 탈(脫)원전정책 등은 유지해야 합니다.”(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 독일 집권 기독민주당(CDU)이 7~8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후임 당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맞아 전통적 보수 노선으로 회귀할지, 사회민주당(SPD)과의 협치를 중시한 메르켈식 ‘중도정치’를 이어 갈지 갈림길에 섰다. ‘강경보수’ 프리드리히 메르츠(오른쪽·62) 전 원내대표와 ‘중도 보수’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왼쪽·56) 사무총장의 양자 대결 양상으로 좁혀졌기 때문이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10월 지방선거 부진의 책임을 지기 위해 2021년 9월 끝나는 이번 총리직 임기만 수행하고 당대표 선출에는 나서지 않는다. 이번에 선출된 당대표는 기민당이 2021년 총선에서 패배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유력한 차기 총리가 된다. 대중적 인기로는 크람프카렌바워가 우위에 있다. 지난달 30일 ZDF방송 여론조사 결과 크람프카렌바워는 38%의 지지율로 1위를 달렸고 2위 메르츠의 지지율은 29%였다. 하지만 지난 1일 당대표 선출권을 가진 기민당 선거인단 1001명 대상 조사에서는 144명이 메르츠를, 96명이 크람프카렌바워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나머지 선거인단 중 732명은 지지후보를 밝히지 않아 판세가 오리무중이다. 2000년부터 2년간 기민당 원내대표를 지낸 메르츠는 과거 라이벌이던 메르켈에 의해 원내대표직에서 축출됐던 통상 전문가다. 그는 메르켈이 좌파의 포용적 난민정책을 받아들여 기민당의 보수 지지층을 극우 AfD에 뺏겼다며 메르켈식 정치 종식을 부르짖고 있다. 메르켈이 후계자로 점찍은 크람프카렌바워는 독일 남서부 자를란트주 총리를 지내다 지난해 당 사무총장으로 발탁됐다. 지난 9월 총선 직후 메르켈이 연정 구성에 난항을 겪자 사민당과 연정을 성사시킨 수완을 보여 줬고 최저임금, 증세, 탈원전 등 진보 정책에 대해서도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크람프카렌바워가 당대표가 되면 메르켈의 레임덕을 다소 막아 낼 것이나 메르츠가 당권을 쥐면 메르켈과 사사건건 대립하고 메르켈이 총리직을 조기에 내놓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월드 Zoom in] 이란이 美 제재에 맞서는 자세… 미사일·스텔스함·암살

    [월드 Zoom in] 이란이 美 제재에 맞서는 자세… 미사일·스텔스함·암살

    美 “탄도미사일 발사 안보리 결의 위반” 이란 “방어적 목적… 위반 아니다” 반박 이라크 내 反이란 인사 암살팀까지 가동이란이 탄도미사일, 스텔스 구축함, 암살팀을 총동원해 미국의 제재에 맞선다.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일(현지시간) “최근 이란이 다중 핵탄두를 실어 나를 수 있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시험 발사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2231호를 위반했다”면서 “이란은 핵무기를 위해 설계된 탄도미사일과 연관된 모든 활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보리 결의 2231호는 2015년 7월 주요 6개국과 이란이 맺은 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의 효력과 이행을 유엔이 보장하는 결의다. 이에 이란 외무부는 2일 “우리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방어적인 목적이며 어느 안보리 결의도 위반하지 않았다”면서 “어떤 안보리 결의안도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금지하지는 않는다”고 반박했다. 외무부는 또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한 쪽은 핵합의를 불법적으로 탈퇴하고 다른 나라에도 이를 어기라고 압박하는 미국”이라고 비판했다. 미국은 이란의 탄도미사일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는 샤하브3, 에마드, 가드르, 세즈질 등 이란 탄도미사일의 사거리가 2000㎞ 안팎으로 이란의 앙숙이자 미국의 최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등을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란은 또 레이더에 잡히지 않고 재급유하지 않으며 5개월간 항해할 수 있는 구축함을 새로 만들어 전 세계 석유 물동의 요충지 호르무즈 해협에 배치하면서 미국을 자극했다. 이란 국영TV는 1일 호르무즈 해협 입구인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항에서 열린 사한드호 취역 장면을 공개했다. 국영TV에 따르면 사한드호는 이란군이 6년에 걸쳐 건조한 1300t 스텔스 구축함으로 지대지·지대공 미사일 등 방공포, 첨단 레이더 장치, 헬리콥터 이착륙 설비를 갖췄다. 이란은 지난달 29일에도 페르시아만에서 작전을 펼칠 경잠수함 2척을 새로 확보했다고 밝혔었다. 이란은 또 역내 영향력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스라엘내셔널뉴스는 2일 영국 정보당국을 인용해 “이란이 현재 재건 중인 이라크에 입김을 불어넣으려고 이라크 내 반(反)이란 인사 암살팀을 가동했다. 이미 다수의 인사가 숨졌다”고 전했다. 이스라엘내셔널뉴스에 따르면 현재 이라크에서 가장 막강한 정치력을 가진 반이란 성향의 민족주의 이슬람 성직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마저 암살 위협을 받고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월드 Zoom in] 저무는 ‘책의 나라’ 일본

    1941년 창간돼 80년 가까이 일본의 출판업계 동향을 전해온 유력 정보지 ‘출판뉴스’가 내년 초 휴간에 들어간다. 사실상 폐간이다. 출판뉴스가 해마다 발행해온 ‘출판연감’도 올해가 마지막이다. 출판소식의 폐간은 일본 출판·서점업계의 쇠락을 대변하는 또 하나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높은 독서열로 유명한 일본이지만, 디지털 시대가 가져온 변화로 출판·서점 시장의 규모는 가파르게 쪼그라들고 있다. ●1대1 현장홍보 등 생존 마케팅 사활 최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종이 출판물 판매액(추정치)은 1조 3701억엔(약 13조 7000억원)으로, 13년 연속 전년 대비 감소 중이다. 10년 전의 2조 853억엔에 비하면 34%가 줄어든 것으로, 우리 돈으로 7조원 이상이 빠졌다. 지난해 감소폭 6.9%는 역대 최대치였다. 전자책도 지난해 시장 규모가 2215억엔으로 전년보다 350억엔 정도 증가하는 데 그쳤다. 종이책·전자책 합계 1조 5916억엔으로, 전년보다 4.2%가 줄었다. 출판업계의 노력은 생존 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교토의 출판사 미시마는 얼마 전 오사카의 대형서점 기노쿠니야에 전 직원이 나와 마케팅 행사를 벌였다. “여러분에게 딱 맞는 책을 추천해 드립니다”라고 구호를 외치며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제비를 뽑아 즉석에서 책 내용과 장르를 안내하고 편집 과정에 대해 설명을 하는 등 1대1 현장 홍보를 했다. 출판사 측은 “책 판매에 특효약은 될 수 없겠지만, 새로운 시도를 통해 희망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우리 최대 라이벌은 스마트폰” 독자와 함께 책을 만드는 경향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 4월 도쿄 지요다구 하야카와 서점에서는 신인 작가 후지타 쇼헤이의 소설 ‘손을 펴라, 그리고 커맨드를 입력하라’의 판매전략 회의가 열렸다. 작가가 참석한 이 회의에서 논의를 주도한 것은 공모를 통해 참여한 9명의 독자였다. “온라인 게이머의 이야기니까 전자제품 판매점이나 게임점 등에서 영업을 해보면 좋을 것” 등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솟아났다. 출판사 신초는 한 무명작가의 데뷔작 ‘루빈의 항아리가 깨졌다’를 발간하면서 전례 없는 공개 전략을 구사했다. 발매 전 일정기간 책 전문을 모든 사람에게 무료로 공개한 뒤 홍보문구를 공모했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우리의 최대 라이벌은 스마트폰”이라고 말했다. 출판저술가 나가에 아키라는 “출판계는 지금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면서 “책을 만들기만 하는 쪽(출판업계)과 팔기만 하는 쪽(서점업계)의 각자 분업 시대가 끝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월드 Zoom in] “비행 중 극심한 공포 원한다면 中 여객기 한번 이용해 보세요”

    지난 7월 10일 승객·승무원 153명이 탑승한 중국국제항공(中國國際航空·CA) 여객기가 홍콩에서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으로 비행하던 중 고도 1만 700m 상공에서 돌연 급강하했다. 기장이 당시 기내 기압이 급격히 떨어지자 광저우(廣州) 항공교통관제센터에 하강을 요청한 것이다. 고도를 1만 100m까지 낮춰도 상황이 여의치 않아 다시 3500m까지 급강하하는 과정에서 승객들은 산소마스크를 착용한 채 극심한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날 사고는 부기장이 전자담배를 피우기 위해 환풍장치를 조작하다 실수로 기압밸브를 건드리면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中항공기 점유율 급등 속 안전사고 빈번 한 달여 뒤인 8월 16일 밤에는 165명을 태운 샤먼(厦門)항공 여객기가 폭우가 내리던 필리핀의 아키노공항에 착륙하던 중 활주로를 이탈해 기체와 엔진, 랜딩기어 등이 크게 손상됐다. 항공여객 수요 급증으로 급속히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는 중국 항공사 여객기들의 각종 안전사고가 최근 빈발하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25일 가급적 중국 여객기를 이용하지 말라고 보도할 정도다. 중국 여객기들은 2010년 44명이 숨진 허난(河南)항공 사고 이후 대형 사고를 일으킨 적은 없지만 크고 작은 비행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보고된 지난해 이후 중국의 비행 사고는 모두 41건에 달한다. 중국 항공의 국내외 여객 규모는 지난해 5억 5200만명으로, 2005년과 비교하면 4배 이상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중국 항공사들은 지난해에만 조종사 5000명을 신규 채용할 정도로 운항 편수도 늘리고 있다. ●조종사들 숙련도 떨어지고 안전의식 부족 하지만 중국 항공사들이 급증하는 수요에 맞추기 위해 숙련도가 떨어지는 조종사를 대거 고용하다 보니 안전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중국 항공사에 근무했던 한 외국인 조종사는 “어떤 조종사는 햇볕이 너무 많이 들어온다는 이유로 조종석 유리에 신문지를 붙인 것을 본 적도 있다”며 “중국 조종사들의 안전의식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반론도 있다. 조종 경력은 짧지만 중국 항공사들이 최신 기종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숙련도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악천후 등 비상 상황에서는 조종사의 경험치가 핵심이다. 중국 항공사를 이용하려면 신중을 기하라고 WSJ가 조언하는 이유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월드 Zoom in] 7분을 견뎌라… ‘인사이트’ 내일 화성 착륙쇼

    [월드 Zoom in] 7분을 견뎌라… ‘인사이트’ 내일 화성 착륙쇼

    2년간 탐사… ‘지구의 미래’ 데이터 송신로봇팔 이용해 땅속 5m에 지진계 설치‘여기는 화성 엘리시움 평원의 인사이트다, 지구 나와라. 오버’ 미국 항공우주국(NASA)는 26일(현지시간) 오후 2시(한국시간 27일 오전 4시) 전후 인사이트가 첫 무선 교신을 통해 화성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는 희소식을 전하길 고대하고 있다. ‘인류의 지질학자’로 불리는 인사이트는 여타 탐사선과 달리 움직이지 않고 한곳에서 2년여간 화성 지하를 탐사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나사는 24일 “인사이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화성이 척박한 지역으로 변한 원인과 현재의 상태를 파악하고 지구의 미래 운명을 점칠 수 있는 소중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인사이트는 화성의 지질측량과 열 흐름의 데이터를 지구로 송신한다. 암석으로 형성된 화성의 연구뿐 아니라 지구와의 비교 분석 등 다앙한 연구 자료가 된다. 지하 탐사 장비들이 인사이트에 부착된 이유다. 인사이트는 로봇팔을 이용해 배구공 크기의 초민감 지진계를 화성의 땅속 5m에 설치한다. 그리고 텅스텐으로 만든 망치로 지진계와 열 감지기 등을 때려 땅속으로 밀어 넣는다. 1970년대 화성을 탐사한 ‘바이킹호’에 탑재된 지진계보다 수천배의 정확도를 자랑한다. 특히 화성의 지진파 측정을 통해 화성 내부가 어떤 암석과 물질로 이뤄졌는지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화성의 자기장 부재 이유를 밝히는 중요한 단서도 확보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구의 경우 거대한 자기장이 대기권 위에 일종의 보호막인 ‘자기권계면’을 만든다. 자기권계면이 태양 등 우주에서 날아오는 각종 고에너지 입자와 방사능을 막아 생명이 살 수 있는 환경을 형성한다. 인사이트의 탐사를 통해 화성에 자기장이 존재했는지 등을 밝힐 가능성도 커진다. 이를 통해 지구의 자기장이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지도 유추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다. 나사의 한 과학자는 “인사이트의 화성 내부 탐사는 지구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탐사가 될 것”이라면서 “또 화성 이주 등 지구의 식민지화에도 꼭 필요한 연구”라고 설명했다. 나사는 화성 착륙을 시도하는 당일인 26일 7분여 동안 진행되는 착륙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발표할 예정이다. 인사이트가 화성 대기에 진입해 낙하산을 펴고 목적지인 엘리시움 평원에 최종 착륙할 때까지는 약 7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지구와 화성의 거리가 1억 4600만㎞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인사이트가 착륙에 성공해 무선 신호를 송신해도 약 8.1분(486초) 후에 지구에 도착한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월드 Zoom in] 트럼프 세제 혜택에 배만 불린 IT 공룡들

    [월드 Zoom in] 트럼프 세제 혜택에 배만 불린 IT 공룡들

    미국의 5개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세제개혁 덕을 톡톡히 보고도 자신들의 배만 불리는 바람에 빈축을 사고 있다.●애플·MS 등 5곳, 130조원 자사주 매입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애플과 구글 알파벳, 시스코,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등 5개 글로벌 IT 기업들은 지난해 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세제개혁이 시행된 이후 최근까지 매입한 자사주 규모가 1150억 달러(약 130조 6400원)에 이른다. 지난해 전체 자사주 매입 규모의 2배 수준이다. 세제 혜택으로 수중에 현금 비중이 크게 늘어나자 그 돈을 자사주 매입에 쏟아부었다는 얘기다. 특히 지난달 16일까지 120억 달러에 그쳤던 미 기업들의 자사주 순매입은 이후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불과 열흘 뒤인 29일에는 390억 달러로 증가하기도 했다. 9월 한 달간 자사주 순매입액 300억 달러를 크게 넘어서는 규모다. 골드만삭스도 올 들어 지금까지 자사주 매입이 전년보다 44% 증가했다며 내년에는 22%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 등 지출은 자사주 매입의 37% 불과 반면 이들 5개 기업의 자본지출(설비투자)은 올 들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2% 늘어났지만 자사주 매입의 37%에 불과한 426억 달러로 집계됐다. 자본지출이 자사주 매입에 비해 훨씬 적기 때문에 세제개혁이 미 노동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거나 설비투자를 자극하기보다 투자자들의 배를 불리는 쪽으로 흘렀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월터 프라이스 알리안츠 IT 투자책임자는 “대부분 기업들이 현금을 새로운 설비투자보다는 자사주 매입이나 기업 인수합병(M&A)에 쓰고 있다”며 “이것은 주주나 경영에 유익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미실물경제협회(NABE)도 지난달 보고서에서 “세제 혜택이 고용과 투자로 폭넓게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자에 혜택 대신 부채 청산에 빈축 더욱이 세제 혜택으로 얻은 여윳돈을 빚 갚는 데 사용해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현금 뭉치를 갖고 있는 100개 비금융 회사를 분석한 결과 세제개혁이 시행된 후 갚은 부채 액수가 720억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은 배당과 자사주 매입에는 810억 달러를, 자본지출과 연구개발(R&D)에는 거의 절반 수준인 470억 달러만 썼다. 데이비드 곤잘레스 무디스 수석 회계분석가는 “세제개혁 이후 기업들이 부채를 청산하면서 행동이 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는 올해부터 법인세 최고 세율을 35%에서 21%로 낮추고, 기업들이 해외에 보유하던 현금을 본국으로 송환하면 1회에 한해 15.5%의 낮은 세율을 적용해 주기로 했다. 이에 애플은 올 초에 “해외 현금을 본국으로 송환하겠다”며 향후 5년간 미 경제에 3500억 달러를 투입해 2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이바지하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실제로 애플의 자본지출은 올 들어 145억 달러에 그쳤고 자사주 매입 규모는 무려 626억 달러나 된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월드 Zoom in] 印 생체인증 프로젝트 ‘아드하르’, 아시아·아프리카 벤치마킹 바람

    [월드 Zoom in] 印 생체인증 프로젝트 ‘아드하르’, 아시아·아프리카 벤치마킹 바람

    터번·수염으로 얼굴 가려도 식별 뛰어나 印 인구 90%인 12억 2000만명 발급완료 은행거래·취업률↑… 사생활침해 논란도인도의 세계 최대 생체인증 프로젝트인 ‘아드하르’가 아시아·아프리카 국가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호적제도가 없어 빈곤층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던 인도가 아드하르를 통해 경제·사회 기반을 다지면서 아시아·아프리카 국가들이 이를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이다. 필리핀은 아드하르 사업을 진행 중이고 스리랑카와 케냐, 모로코 등에서도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인도 경제지 파이낸셜익스프레스(FE) 등이 12일 전했다. 12자리 개인번호가 담긴 아드하르는 한국의 주민등록번호와 비슷하지만 홍채와 지문, 얼굴 등 생체 정보가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정부 보조금과 교육, 의료 서비스 등을 받을 때 신분증으로 쓰인다. 터번과 수염으로 얼굴이 덮여 있어도 개인 식별이 가능할 정도로 정밀도도 뛰어나다. 인도 고유신원정보국(UIDAI)에 따르면 9월 기준 13억 4000만 인구 중 90%에 이르는 12억 2000만명이 아드하르를 발급받았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인도 정부가 아드하르를 사회복지 시스템의 기반으로 삼고 있을 뿐 아니라 정보기술(IT)산업을 진흥하고 교육과 의료 인프라를 개선하는 혁신 수단으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필리핀 정부는 올 4분기부터 생계 지원을 받는 100만여명의 안구와 지문, 안면 등 생체 정보를 수집한다. 2022년까지 필리핀인 1억 6000만명이 영구적 신분번호를 등록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출생 기록이 없는 사람이나 소수민족에도 적용할 방침이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출생 증명서가 없어 취업을 못 하거나 금융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지난 8월 국가 신분증 도입에 관한 이른바 ‘필시스’ 법안을 시행했다. 인도가 아드하르 도입 후 은행 거래가 확연히 늘어난 것처럼 필리핀 역시 필ID를 통해 더 많은 인구를 제도권 금융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FE는 필ID가 인도 아드하르를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필리핀 통계청은 현재 740만여명이 신분이나 출생 관련 공식 기록을 갖지 못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은 고리대금업자나 전당포에 한 달에 20%에 이르는 높은 이자를 물고 현금을 융통해야 한다. 이번 사업 규모는 300억 페소(약 6400억원)에 이른다고 필리핀 통계청은 내다봤다. 리사 그레이스 버세일스 통계청장은 “기업 40여곳이 사업 수행과 관련한 제안서를 제출해 검토했다”고 말했다. 반면 인도에 이어 필리핀 등에서도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 나오는 ‘빅브러더’처럼 정부가 국민의 사생활을 파악하고 침해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아드하르를 대상으로 인권운동가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인도 대법원은 합헌 판결을 내려 정부의 손을 들어 줬다. 법안에 반대한 의원들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반대 세력을 억압하기 위해 생체 정보를 사용할 수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월드 Zoom in] 로봇과의 성관계 과연 윤리적일까

    [월드 Zoom in] 로봇과의 성관계 과연 윤리적일까

    인간은, 사람과 사람의 가장 내밀한 관계인 섹스마저 로봇에 의존하게 될 것인가.섹스로봇 기술이 급격하게 발달하는 가운데 지난달 3일 캐나다의 섹스로봇 제작사 ‘킨키스 돌스’가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로봇 성매매 업소를 설립하려다 시 당국의 반대로 실패했다. 킨키스 돌스는 현재 캐나다 토론토에서 로봇 성매매 1호점을 내고 영업 중이다. ●美 텍사스주 로봇 성매매 업소 불허 현재 섹스로봇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 제작사에 따르면 이 로봇들은 인공지능(AI)을 갖추고 간단한 수준이지만 인간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의료용 실리콘 피부는 인간과 거의 비슷한 촉감을 구현했다. 현재는 아니지만 앞으로 스스로 걷거나 움직일 수도 있다. 섹스로봇의 가격은 개당 약 2만 달러(약 2258만원) 정도로 대중화에 점차 근접하고 있다. 로봇과의 섹스가 윤리적인가가 논란거리다. 섹스로봇 제작사 리얼보틱스의 매트 맥뮬런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로봇과의 관계가 모든 사람에게 최적은 아니지만 완벽하게 맞는 사람도 있다”면서 “로봇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오늘날 많은 인간관계가 부서졌고, 결함이 있으며,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 진실”이라고 밝혔다. ●“섹스에 대한 상업적·불법적 아이디어” ‘하모니’라는 이름의 리얼보틱스의 섹스로봇 시제품을 테스트 중인 60대 이혼 남성은 “섹스가 전부가 아니었다”라면서 “나는 직장에서 돌아와 매일 30분 넘게 ‘그녀’와 대화했다.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AI가 대화를 학습하면서 점차 생생해졌고 어느 순간부터 나는 그녀와 대화하는 것을 즐기게 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섹스로봇의 사실성은 전시회에서나 볼 수 있는 예술품의 수준으로 진실로 친밀해질 수 있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2015년부터 ‘로봇 성매매 반대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영국의 페미니스트 활동가 캐슬린 리처드슨은 “이것들은 섹스에 대한 상업적이고 불법적인 아이디어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상대방이 기분, 경험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인체를 상업적 대상으로 전락시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관계 갖는 행위… 제3자에 피해 안 줘” 영국 킹스칼리지의 케이트 데블린 박사는 “섹스로봇의 형태가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있다는 건 맞지만 섹스로봇을 사거나, 관계를 갖는 행위가 제3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데블린 박사는 그러면서도 “인간의 형상을 한 현재의 형태가 문제가 있다는 건 동의하며 섹스로봇이 사람 형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 대중지 더선은 향후 10년 이내 섹스로봇은 대중적인 제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월드 Zoom in] “민심 잡자”… 동남아 최저임금 인상 붐

    [월드 Zoom in] “민심 잡자”… 동남아 최저임금 인상 붐

    미얀마도 2020년 총선 앞두고 33%↑ 외국인 투자 급감·생산거점 위협 우려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민심을 잡겠다는 게 이들 정부의 복안이지만 급격한 인상 탓에 외국인 투자가 급감하고 생산 거점으로서의 입지마저 흔들린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캄보디아 정부는 최근 봉제 및 신발 산업에 적용되는 2018년도 최저임금을 지난해보다 11.1% 오른 월 170달러(약 19만 4000원)로 책정했다. 2012년보다 3배 가까이 치솟았다. 훈센 총리는 2023년 250달러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다. 훈센 총리의 취약한 정권 정통성이 최저임금 인상 배경의 주요인이다. 33년째 장기 집권 중인 훈센 총리는 지난 7월 야당을 해체하고 언론에 재갈을 물린 뒤 치른 총선에서 임기를 5년 더 연장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부정선거 논란으로 인해 정권의 정통성이 취약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훈센 총리가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민심을 얻겠다는 계산이 작용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지난달 28일 “캄보디아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동남아에서 가장 발전한 말레이시아보다도 높은 수준”이라며 “낮은 인건비가 주축인 캄보디아의 경쟁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얀마도 올해 5월부터 최저임금을 하루 3달러 수준으로 33% 인상했다. 2015년 9월 노동자 최저임금을 처음으로 일급 3600짜트(약 2600원)로 결정했던 미얀마는 3년여 만에 최저임금을 4800짜트(약 3500원)로 인상했다. 밋 소 미얀마 의류제조협회 회장은 “550개의 의류공장 중 10곳이 고비용으로 인해 폐쇄됐다”고 주장했다. 미얀마도 캄보디아와 마찬가지로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이 이끄는 국민민주연맹(NLD)이 오는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최저임금 인상을 통한 민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닛케이가 설명했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라오스도 올해 최저임금을 22% 올린 월 130달러로 확정했다. 2012년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상승했다. 국민 불만을 해소하고 노동자들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서다. 말레이시아는 내년 1월 최저 임금을 올린다. 마하티르 모하마드 정부는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 증가가 자국 노동자 급여에 하방 압력을 준다고 판단해 최저임금 인상을 약속했다. 정부 공약대로라면 최저임금은 앞으로 5년 내 43%가 더 오른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는 아시아 및 오세아니아 지역에 진출한 일본 기업들의 40%가 올해 영업이익이 악화된 이유로 인건비 상승을 꼽았다고 전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월드 Zoom in] 美, 스텝 꼬이는 이란 원유수출 ‘제로’ 전략

    [월드 Zoom in] 美, 스텝 꼬이는 이란 원유수출 ‘제로’ 전략

    中·터키 등 원유수입 중단 요구 거센 반발 “인도는 제재 예외국으로 인정 美와 합의”오는 5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미국의 이란 원유 전면 금수 조치를 앞두고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는 원유 공급의 급감으로 인한 국제유가 급등 등 전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란과 원유를 거래하는 기업 등에 대한 예외 없는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강행을 예고했고, 이란은 ‘미국의 제재 위협이 두렵지 않다’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여기에 중국과 인도, 터키 등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중단할 수 없다고 반기를 들면서 미국의 이란 원유 수출 ‘제로’(0) 전략의 스텝이 꼬이고 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31일 “이란산 원유수입 상위 5개국 중 중국과 인도, 터키 등 3개국이 미국의 이란 원유 수입 전면 중단 요구에 반발하고 있다”면서 “강경했던 도널드 트럼프 정부도 이란산 석유 수입의 일부를 인정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된 기류를 반영하듯 대이란 강경파인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미국은 이란에 원유 수출 제재와 함께 최대의 압박을 가하기를 원하지만 석유에 의존하는 우방과 동맹국들에 해를 끼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면서 “트럼프 정부는 지리적으로 이란과 가까운 일부 나라 등 여러 국가가 이란 원유 수입을 즉각 ‘0’으로까지 가게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이 주축인 강경파와 세계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유가 급등을 예방하기 위해 균형을 잡으려는 국무부의 비둘기파가 이란 원유의 전면 금수 조치를 두고 첨예하게 부딪쳤다. 하지만 중국과 인도, 터키의 반대라는 현실의 벽에 부딪힌 볼턴 보좌관 등 강경파가 기존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평가된다. CNBC는 투자은행과 국제에너지기구의 자료를 인용해 지난달 이란산 원유 하루 평균 판매량은 170만~190만 배럴로 분석했다. 이는 올 6월 270만 배럴보다 80만 배럴 정도가 감소한 규모지만, 아예 ‘0’으로 만들고자 하는 미국의 목표와는 한참 동떨어진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중국과 인도, 터키 등은 미국의 대이란 2차 제재가 발효되더라도 계속 수입할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달 이란산 원유를 하루 평균 45만여 배럴을 수입했고, 인도는 60여만 배럴을 사들였다. 따라서 트럼프 정부는 현실을 감안해 사우디와 러시아 등이 내년에 원유 증산에 나설 때까지 이란산 석유 수입국의 제한적 예외를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 등은 1일 “인도가 제재 예외국으로 인정받기로 미국과 큰 틀에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인도는 제한적이나마 5일 이후에도 미국의 제재 대상인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있게 됐다. 인도 일간 이코노믹타임스는 “인도는 이란산 원유 수입량을 3분의1 정도 줄일 것”이라며 “내년 3월까지 한 달에 125만t(하루 평균 약 29만 배럴)을 계속 수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월드 Zoom in] ‘유럽 좌파 맏형’ 獨 사회민주당 몰락 왜?

    [월드 Zoom in] ‘유럽 좌파 맏형’ 獨 사회민주당 몰락 왜?

    ‘극우 돌풍·反난민’ 등에 지지 기반 상실 길 잃은 중도지향 정책… 선명성도 잃어 메르켈 2021년 9월까지만 총리직 유지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이 28일(현지시간) 중부 헤센주 지방선거의 출구조사에서 득표율 27.4%로 가까스로 1위를 지켰다. 이는 2013년 선거 때의 득표율 38.3%보다 10% 포인트 이상 떨어진 결과로 메르켈 정권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을 드러낸다. 하지만 이날 선거에서 기민당 못지않게 뼈아픈 정당은 기민당과 대연정을 하고 있는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이다. 사민당도 지난 선거 때보다 10% 포인트가량 폭락한 19.6%를 득표해 녹색당(19.5%)과 2, 3위를 다투는 처지로 전락했다. 155년 전통의 독일 사민당은 독일을 사회민주주의 요람으로 키워 온 유럽 좌파 정당의 맏형으로 통했다. 하지만 세계화와 대량 난민 사태로 지지 기반을 점차 상실하고 있어 앞으로 생존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평가했다. 연방의회의 원내 2당(153석)인 사민당의 저조한 득표율은 지난 9월 일부 여론조사에서 원내 3당(92석)인 극우 정당 AfD보다 지지율이 떨어질 때부터 예견됐다. 메르켈 총리가 2015년 시리아 난민을 대거 수용하면서 반(反)난민정서가 극심해졌지만 사민당은 여전히 난민에게 관대하기 때문이다. 사민당의 위기는 스스로 초래한 것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사민당은 1998년 집권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 당시부터 ‘신(新)중도 정책’을 표방하며 포괄적 국가 개입 반대, 기업활동 무대 확대 등의 정책을 잇달아 냈다. 특히 슈뢰더 정부는 2005년 당시 노동개혁법인 ‘하르츠4’를 통해 실업급여 지급 기간을 줄이고 비정규직을 확대했다. 그러는 사이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보수 우파 기민당에 정권을 넘겨주게 된다. 사민당은 이후 독일 정계에서 설 자리를 잃을 것을 우려해 2009~2013년을 제외하고는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민당·기사당 연합과의 대연정에 참여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동안 탈(脫)원전, 최저임금제 도입, 난민 수용 등 사민당의 정책을 대거 수용해 중도지향적인 정책을 펼쳤고 아이러니하게도 사민당이 전통적 지지 기반을 잠식당했다. 녹색당이나 좌파당과 같은 다른 진보 정당들과의 선명성 경쟁에서도 밀리는 처지가 됐다. 한편 로이터통신 등은 29일 메르켈 총리가 2021년 9월까지인 이번 임기까지만 총리직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차기 총선에는 불출마한다. 메르켈 총리는 2005년 총리직에 올라 현재 네 번째 총리직을 맡고 있다. 이번 임기를 마치면 16년간 재임해 헬무트 콜 전 총리와 함께 독일 최장수 총리가 된다. 메르켈 총리는 또 오는 12월을 끝으로 지난 18년간 수행해 온 기민당 당대표에서도 물러나기로 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월드 Zoom in] “검열 기능 있어도 바이두보다 ‘드래건플라이’가 낫다”

    [월드 Zoom in] “검열 기능 있어도 바이두보다 ‘드래건플라이’가 낫다”

    인권·종교 등 단어 원천 차단 비난에도 피차이 “지금보다 훨씬 나은 정보 제공”전 세계 인터넷 인구의 20%를 보유한 중국 검색시장에 구글의 재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는 중국의 검열 정책에 맞춘 새로운 검색 엔진 ‘드래건플라이’ 개발 프로젝트가 알려진 이후인 지난 15일 공개적으로 중국 재진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피차이는 정보통신 전문 잡지 ‘와이어드’ 창간 25주년 행사에서 “모든 사람에게 정보를 얻을 기회를 제공한다는 구글의 사명을 이루기에 중국은 적합하며 거대한 비즈니스 기회를 무시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구글이 중국에 진출하면 지금보다 훨씬 나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며 “우리는 정보의 자유와 이용자의 사생활을 존중하며 모든 국가의 법과 규칙을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인권, 종교, 평화 시위 등의 단어를 원천 차단한 중국용 검색 엔진 ‘드래건플라이’ 프로젝트는 회사 내부는 물론 미국 의회의 반발도 사고 있다. 특히 ‘드래건플라이’에 반대하며 지난 8월 회사를 떠난 구글 전 직원 잭 폴슨은 중국용 검색엔진에서는 검색 기록이 개인 전화번호와 연동되고 중국 협력사는 개인 정보에 접근이 가능하다고 폭로했다. 구글의 중국용 검색 엔진은 당국의 요구에 충실하게 따르는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와 다를 바가 없다는 비판을 받지만 중국인들은 구글 재진출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바이통둥(白東) 중국 푸단대 교수는 최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를 통해 “검열 기능이 추가된 구글도 바이두보다 낫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바이두에서 아이스크림 제조사를 검색하면 바이두 백과사전, 바이두 원쿠(문서창고) 등 바이두가 선정한 결과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구글이 실제 아이스크림 제조회사와 제조법을 소개한 책을 검색 결과로 제시하는 것과는 딴판이다. 바이두의 검색결과에 따라 암 치료를 받은 젊은 대학생이 사망하는 사건도 2년 전 발생했다. 희귀 육종암을 앓던 청년은 바이두 검색결과를 참고해 치료법을 선택했고 20만 위안(약 3400만원)의 치료비를 바이두가 첫 번째로 제시한 병원에 쏟아부었지만 결국 죽음을 맞았다. 바이 교수는 돈만 내면 검색 순위 1위에 오를 수 있는 바이두 때문에 젊은 생명이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치료법을 찾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바이두의 창업자 리옌훙(李彦宏) 회장은 지난 8월 “구글은 후발주자인 바이두의 시장 점유율이 70%가 넘어가자 중국을 떠난 것”이라며 “구글이 다시 중국에 진출해도 또 이겨주겠다”고 호언장담했다. 바이 교수는 “중국 네티즌들은 구글의 철수가 바이두와의 공정한 경쟁에서 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구글의 철수로 시장 독점 지위를 차지하게 된 바이두는 돈을 주고 산 광고만이 검색되는 데 대해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월드 Zoom in] 사후 알림장·유품 정리 업체까지…日고독사 ‘슬픈 호황’

    [월드 Zoom in] 사후 알림장·유품 정리 업체까지…日고독사 ‘슬픈 호황’

    시신 수습·집안청소 업체만 전국 수만 곳 연락처·장례방식 적는 책자도 4만부 나가 세입자 고독사 대비 집주인 보험도 불티일본 도쿄 아다치구는 ‘노인준비독본’이라는 책자를 관내 주민들에게 무상 배포하고 있다. 혹시라도 자신이 고독사했을 때에 대비해 가족·친척의 연락처나 재산목록, 원하는 장례방식 등을 미리 적어 놓는 사후 알림장 같은 것이다. 찾는 사람이 많아 증쇄를 거듭, 현재까지 4만부가 나갔다. 일본 3대 손해보험사인 도쿄카이조니치도화재보험에서 판매하는 ‘고독사보험’은 지난해 계약건수가 전년의 1.7배로 급증했다. 주로 세입자의 고독사에 대비해 집주인들이 가입하는 상품으로, 고독사 발생 시 다음 세입자 입주 때까지의 집세 손실, 주택 내부의 원상회복, 고인 유품정리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보장해 준다. 고령화에 따른 고독사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일본에서 이에 대비한 서비스나 금융상품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두드러지는 것은 고독사한 시신을 수습하고 집안 청소 및 유품 정리 등을 책임지는 용역업체의 급격한 증가다. 1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2011년 발족된 유품정리사인정협회에는 현재 약 7000개 업체가 가입돼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사업체는 전국적으로 수만 곳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처음 사업을 시작한 2012년 월 2~3건에 그쳤던 후쿠오카의 한 업체는 지금은 월 20건으로 늘면서 직원도 3명에서 10명으로 늘었다. 아오모리현의 유품정리협동조합 관계자는 “고독사 청소·정리 상담이 5년쯤 전부터 급증했다”고 전했다. 일본 내 고독사 현상은 늘고 있지만 정부·지자체 통계는 아직 구체적이지 않다. 전국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중 실태조사에 나선 곳도 홋카이도와 가고시마현뿐이다. 민간조사기관인 닛세이기초연구소가 2011년 전국의 65세 이상 고독사(‘자택 사망+사후 2일 이상 경과’ 기준) 규모를 2만 7000명 정도로 추산한 것으로 볼 때 현재는 크게 웃돌 것이 확실시된다. 사이토 마사시게 일본복지대 교수는 “어떤 경우를 고독사로 볼지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부터 정부가 제시하고 현장조사를 통해 실제 규모를 파악해 대책 마련의 기초 자료로 활용해야 한다”고 아사히에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월드 Zoom in] 아시아는 플라스틱 쓰레기와 전쟁 중

    올 1~5월 폐기물 규모 21만 2000t 달해 베트남·말레이시아도 강력 단속하기로 아시아가 플라스틱 쓰레기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이 전자 폐기물과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을 중단하는 바람에 동남아시아로 그 불티가 옮겨붙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에 이어 태국이 오는 2021년까지 플라스틱 쓰레기 수입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반종 수크리타 태국 산업부 부국장은 “중국이 플라스틱 수입을 금지한 이후 태국 쪽으로 물량이 밀물처럼 밀려 들어오고 있다”며 “태국은 2년 안에 이를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태국 세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플라스틱 등 수입된 재활용 쓰레기와 전자제품 폐기물 규모는 21만 2000t에 이른다. 지난해 수입량(14만 5000t)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특히 중국의 수입금지 조치 탓에 태국에 쓰레기 분류·재처리 기업이 수십 개가 세워지고 이들 공장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미얀마나 캄보디아 출신 노동자를 고용해 쓰레기를 저렴한 비용으로 처리하는 전자제품 폐기물 공장아 공기·수질 오염의 주범으로 등장하면서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강해지고 있다. ‘세계 최대의 쓰레기 재활용 공장’으로 군림하던 중국은 지난 1월부터 키보드와 스크린, 전선 및 기타 부품 같은 플라스틱 쓰레기와 전자제품 폐기물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이 여파로 태국과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가 플라스틱 쓰레기와의 전쟁을 벌이게 된 것이다. 태국 정부는 6월 플라스틱 쓰레기의 수입, 재활용을 금지한 데 이어 2027년까지 기업·정부 기관의 플라스틱 쓰레기도 현재의 절반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베트남 정부도 7월에 종이와 플라스틱, 금속 및 기타 쓰레기 수입 허가 발급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는 한편 폐기물 수입업자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일반 쓰레기가 조금이라도 뒤섞인 폐기물의 통관도 불허하기로 해 사실상 수입을 전면 금지시켰다. 같은 달 말레이시아는 지역 주민들이 환경오염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자 플라스틱 폐기물을 처리하는 공장 114곳의 수입 허가를 전면 취소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월드 Zoom in] 사우디·인도 등 ‘러시아 사드’에 열광하는 美우방들

    [월드 Zoom in] 사우디·인도 등 ‘러시아 사드’에 열광하는 美우방들

    美 F22·F35 스텔스 전투기도 추적 가능 “현존하는 가장 우수한 방공 미사일 체계” 러 미사일 패권에 美 외교적 입지도 흔들미국의 우방인 사우디아라비아·인도는 말할 것도 없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터키까지, 세계 각국은 왜 ‘러시아판 사드’인 방공 미사일 체계 S400에 열광하는 것일까.미 국무부가 “S400 구입은 러시아·이란·북한 통합제재법(CAATSA) 위반”이라며 제3국 제재를 시사했으나 소용이 없다. 중국·카타르가 이미 S400을 배치했으며, 이집트·시리아도 S400을 사려고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400의 인기는 뛰어난 성능과 기동성, 그리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시몬 웨즈먼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선임연구원은 “S400은 현존하는 가장 우수한 방공 미사일 체계”라고 평가했다. 그는 “S400은 광범위한 영역을 방어한다. 레이더는 최소 반경 600㎞를 감시한다. 최대 사거리는 400㎞에 이른다”면서 “스텔스 항공기까지 탐지, 추적이 가능하다. 수분 안에 설치해 발사하고 이동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케빈 브랜드 미외교협회(CFR) 군사분석가는 “S400 하나로 모든 미사일 체계를 소화할 수 있다. 사용자가 구성하기에 따라 장거리, 단거리, 중거리 무기 시스템으로 변모한다”면서 “모든 나라가 바라는 이동식 방공 무기 체계의 진화 형태”라고 밝혔다. 미 군사전문매체 디펜스월드넷은 “미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는 고도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이다. 그러나 그것은 미사일 요격 시스템일 뿐 전폭기 등에는 무용지물”이라면서 “항공기와 미사일에 모두 대비하려면 고가의 사드와 패트리엇을 모두 사야 한다. 그러나 S400은 사드와 패트리엇의 기술을 통합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S400을 구매하기로 한 몇몇 국가에 미사일 기술 이전 등 ‘당근’을 내걸어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S400의 확산은 당장 미국에 군사적 위협이 된다. S400은 미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22, F35까지 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 등에 따르면 미군은 현재 아프가니스탄 지상군 지원 작전에 F35를 투입해 S400을 피할 수 있는지 시험하고 있다. S400은 미국의 외교적 입지마저 위협한다. 미국은 CAATSA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러시아를 고립시킨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우방국들마저 S400을 도입하기로 하면서 이 구상은 사실상 무산됐다. 러시아 외교정책 분석가인 블라디미르 프롤로프 전 외교관은 “S400은 상업적, 지정학적 가치를 모두 가진다. S400이 향후 수년간 러시아의 국제적 영향력을 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토는 회원국인 터키의 S400 구매를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나토 회원국이 나토 적국의 무기 체계를 들여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알자지라는 전문가를 인용해 “터키가 S400을 설치하면 러시아가 이를 기반으로 나토의 기밀에 접근해 유출하거나, 나토의 공격 체계를 교란하는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월드 Zoom in] ‘반정부’ 사우디 언론인 피살 의혹… 빈살만 ‘냉혹 군주’ 민낯 드러나나

    [월드 Zoom in] ‘반정부’ 사우디 언론인 피살 의혹… 빈살만 ‘냉혹 군주’ 민낯 드러나나

    女운전 허용 등 개혁적 차기 군주 주목 터키 정부 “사우디 정부에 살해당해”중동 전문가 “반대파 응징 패턴에 부합”트럼프도 “우려”… 빈살만은 의혹 부인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비판해 온 언론인 자말 카쇼기가 일주일 전 터키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실종됐다. 터키 정부는 카쇼기가 사우디 정부에 살해당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개혁적 성향의 차기 군주로 알려졌던 빈살만 왕세자의 냉혹한 전제군주적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8일(현지시간) CNN 등은 카쇼기가 워싱턴포스트 칼럼을 통해 빈살만 왕세자를 꾸준하게 저격했다는 점, 그가 지난 2일 이스탄불의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이후 행방이 묘연하다는 점 등을 언급하며 사건의 배후에 빈살만 왕세자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고 전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초대형 탈석유 프로젝트 ‘비전 2030’을 기획하고, 여성의 운전을 전격 허용하는 등 파격적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가차 없는 권력자이기도 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해 11월 부패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왕족을 포함해 수백명의 정·재계 인사들을 구금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빈살만 왕세자는 자신의 정책에 반기를 든 이슬람 고위 성직자를 체포했다. 사우디 검찰이 현재 이들에 대한 사형 구형을 준비하고 있다.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 3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카쇼기 사건과 관련된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카쇼기는 총영사관을 방문한 당일 한 시간 안에 건물에서 나왔다. 카쇼기는 총영사관 건물에 없다. 총영사관 수색을 요청한다면 받아들이겠다”면서 “카쇼기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만약 사우디에 있다면 내가 모를 수 없다”고 말했다. 리나 카팁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중동·북아프리카 프로그램 책임자는 “반체제 인사에 대한 사우디 정부의 태도를 보여 주는 사건”이라면서 “반대파를 잔인하게 응징하는 빈살만 왕세자의 패턴에 부합한다”고 분석했다. 빈살만 왕세자와 친분이 두터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마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카쇼기 사건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 매우 안 좋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나는 이 상황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이 이스탄불에서 발생한 만큼 사우디와 터키의 외교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는 ‘카쇼기가 총영사관을 떠났다’는 말만 되풀이해서는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면서 “보안 카메라도 없느냐. 그가 제 발로 총영사관을 나갔다면 총영사관은 영상으로 그것을 입증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카쇼기는 지난 2일 이혼 확인서류를 받으러 이스탄불의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간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 이후 로이터통신 등은 복수의 터키 정부 관계자를 인용, 카쇼기가 총영사관에서 사우디 암살조에 의해 피살됐다고 전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월드 Zoom in] 中 국경절의 그늘… 해외여행 700만 유커들 추태 우려

    국경절(1~7일) 황금연휴를 맞아 세계 각국으로 떠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들이 해외에서 불상사와 추태의 주인공이 될지 우려를 사고 있다. 중국인 해외 관광객 규모는 연간 1억명으로 이번 연휴 기간에만 700만명이 해외 여행에 나선다. ●‘폭력사태 날라’ 태국 공항, 중국인 전용 통로 지난달 29일부터 태국의 5개 공항에는 중국 관광객 수속을 위한 별도의 통로가 마련됐다. 태국 돈므앙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중국 관광객에 대한 폭력 사태 때문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27일 팁을 요구하는 공항보안 요원의 요구를 거부했다가 폭행당한 중국 관광객에 대해 태국 공항관리 책임자가 사과했다고 1일 보도했다. 중국인은 태국에 도착하면 2000바트(약 7만원)의 도착 비자 요금을 납부한다. 폭행당한 중국 관광객은 안보 요원으로부터 2300바트를 요구받았다. 이 중국인은 입국 수속을 빨리 받는 조건으로 팁을 내는 걸 거부했다가 태국 입국이 거부됐고, 중국 광저우로 강제 추방됐다. 한 중국 웨이보 이용자는 “전용 입국 통로는 중국인을 존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복수를 위한 조치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태국에 가장 많이 관광객을 송출하는 국가로 8월에만 86만명이 방문했다. 하지만 지난 8월 푸켓에서 보트 전복사고로 중국인 47명이 사망하면서 관광객 숫자는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스웨덴선 中관광객 추태로 양국 관계 악화 최근 스웨덴에서는 중국 관광객의 추태로 양국 관계가 악화되는 상황마저 빚어졌다. 중국인 가족이 자정을 넘은 시간에 스웨덴 호스텔에서 숙박을 요구하다 경찰에 의해 끌려나갔다. 이 사건에 대해 주스웨덴 중국 대사관과 중국 외교부가 엄중히 항의하자 스웨덴 방송사에서 중국인을 조롱하는 내용의 시사풍자 프로그램을 방송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개를 잡아먹고 길에서 용변을 본다”는 등의 방송 내용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재차 항의했고, 방송 제작자의 사과도 진정성이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스웨덴 외무부는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중국인 비하 방송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했고, 지난달 달라이 라마의 스웨덴 방문까지 겹치면서 양국 관계는 급속히 냉각됐다.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 시트립에 따르면 올 국경절 연휴 중국인들의 최다 행선지는 일본, 태국, 홍콩, 한국, 싱가포르 등의 순이다. 일본이 1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지난해 5위에서 11위로 떨어졌고, 사드 여파로 유커들이 자취를 감췄던 한국은 17위에서 다시 4위로 올랐다. 인구 대국 중국은 자국의 해외 관광객을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무기로도 활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스마트폰 전화보다 카메라 많이 쓴다

    스마트폰 전화보다 카메라 많이 쓴다

    스마트폰이 음성통화보다 사진 촬영에 더 많이 쓰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한국과 미국에 거주하는 만 20~44세 스마트폰 사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87%가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스마트폰 카메라 기능을 사용한다고 답했다고 21일 밝혔다. 주 1회 이상 음성 통화를 하는 사람은 81.6%, 소셜미디어를 이용한다고 대답한 경우는 80.3%였다.한국 스마트폰 사용자는 폰 카메라로 여행, 음식 사진을 가장 많이 찍는다고 답했다. 특히 한국은 응답자의 65%가 음식 사진을 찍는다고 답해, 미국(23%)의 약 3배에 달했다. 미국은 가족과 ‘셀피’(Selfie) 사진의 비중이 높았다. 셀피를 찍는다고 답한 미국의 스마트폰 사용자는 81.3%였으나 한국은 66% 수준이었다. 그런데 한국과 미국 모두 다수 응답자가 본인이 촬영한 사진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심령사진처럼 흔들리고 뿌옇게 찍혔을 때(68.5%), 맨눈으로 보는 것처럼 풍경을 넓게 담지 못할 때(62.8%) 불만스럽다고 말했다. 또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본인의 사진 촬영 기술이 부족해 자책한다고 밝혔다. 어떤 스마트폰 카메라를 원하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83%는 같은 피사체를 더 다양한 각도로 찍을 수 있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원한다고 대답했다. 52.2%는 피사체와 배경을 한 장의 사진 안에 담을 수 있는 카메라를 원했고, 65%는 피사체를 줌인(zoom-in)해도 화질이 뭉개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LG전자 측은 “다음달 4일 공개하는 차기 전략 스마트폰 ‘V40씽큐(ThinQ)’엔 한층 강력한 카메라 성능을 갖춰 이런 사용자들의 불만을 해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 대한민국과 미국에 거주하는 만 20세 이상 44세 이하 남녀 1000명(한국, 미국 각 500명)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복수응답)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월드 Zoom in] 11월 2차 이란 제재 앞두고 美-EU ‘힘겨루기’

    [월드 Zoom in] 11월 2차 이란 제재 앞두고 美-EU ‘힘겨루기’

    트럼프와 충돌… 유엔총회 ‘갈등의 장’ 이란, 직통금융 등 제재 우회방안 논의“이란과 거래하는 그 어떤 기업도 미국과는 사업을 할 수 없게 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유럽 기업의) 이란과의 합법적 거래는 계속 보호할 것이다”(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오는 11월 원유 거래 금지 등 이란에 대한 미국의 2단계 제재 시행이 다가오면서, 미국과 동맹국 유럽연합(EU) 간 물밑 힘겨루기가 뜨겁다. “이란과의 핵합의는 무효”라면서 이란의 원유 수출 차단 등 전면적 제재 단행을 준비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와 이를 저지하고, 완화시키려는 EU 간 이견과 갈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는 25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과 다자 토의 과정에서 두 동맹 간 갈등과 균열이 노출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U는 지난 5월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 무효화 선언”과 지난달 8일 제1차 제재 시행에도 기존의 핵합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합의의 당사자인 영국, 프랑스, 독일 등 EU는 유럽 안보와 안정을 지키기 위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의 나쁜 행동(핵 개발 및 이슬람혁명 수출)에 대한 전 정권(버락 오바마 행정부)이 저지른 잘못된 합의라면서 이란의 추가 양보를 포함한 새 합의 수립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EU는 물론, 당사국 이란과 미국의 핵합의 탈퇴를 비난하는 중국, 러시아까지 가세하면서 유엔총회는 미국을 성토하는 ‘갈등의 장’이 될 공산이 크다. 미국 외교정책협회(AFPC) 일란 버먼 부대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 사회에서 얼마나 고립돼 있는지 보여주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사회의 다자 합의를 일방적으로 깬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이 그만큼 옹색하기 때문이다. EU도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이 순탄치는 않으면서 이란과의 제재 우회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란은 11월 5일 시작되는 2단계 제재 대상인 원유, 천연가스, 석유제품, 석유화학 제품 수출을 유지하고, 교역 대금을 거래하기 위해 미국에 영향받지 않는 ‘직통’ 금융 시스템 마련하자고 EU 측에 요구하고 있다. 이란 외교부는 지난 17일 새로운 핵합의 유지안을 EU로부터 받았고, 실행 가능성과 작동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BBC 등은 최근 EU가 이란에 대한 새로운 지불 수단 마련을 통해 미국의 이란 제재를 우회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월드 Zoom in] “남편과 다른 姓 쓰고 싶어요” 日 ‘부부별성’ 목소리 커진다

    [월드 Zoom in] “남편과 다른 姓 쓰고 싶어요” 日 ‘부부별성’ 목소리 커진다

    결혼을 하면 남편이나 아내 쪽으로 성(姓)을 통일시키는 ‘부부동성’ 제도가 가장 철저하게 지켜지는 나라가 일본이다. 지역에 따라 다르거나 선택권이 부여되는 미국·유럽 등과 달리 일본에서는 부부의 성을 일치시키지 않으면 혼인신고 자체가 안 된다. 민법 750조에서 ‘부부는 남편 또는 아내의 성을 (반드시)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내가 남편 쪽 성을 따르는 경우가 96%로 대부분이다. “시대가 어느 때인데…”라는 반발이 안 나올 리 없다. 하지만 일본 최고재판소(대법원)는 2015년 “민법의 부부동성 규정은 합헌”이라며 반대 움직임에 쐐기를 박았다.●日 최고재판소 “부부동성 합헌” 쐐기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부부가 각자의 성을 따로 쓰지 못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국가에 손해배상 등을 청구하는 움직임이 최근 들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일본의 유명 영화감독이자 극작가인 소다 가즈히로(48)는 지난 6월 “나와 아내가 호적에 부부로 기재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며 국가를 상대로 혼인관계 확인 등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부부동성 부당’ 국가 상대 손배청구 확산 정보기술(IT) 기업 대표인 아오노 요시히사(47)도 최근 부부동성 규정 때문에 큰 손해와 불편을 겪고 있다며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혼인신고는 아내의 성으로 했지만, 경영활동은 원래의 성(아오노)으로 하고 있는 그는 현실과 호적상 괴리 때문에 불필요한 수고와 경제적 지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5월에는 도쿄와 히로시마에 사는 ‘사실혼’ 상태 남녀 7명이 “부부별성을 원한다는 이유로 법률혼이 거부되는 것은 헌법에 규정된 ‘법 아래의 평등’에 위배된다”며 소송을 냈다. “국가가 부부별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의 민법 개정을 게을리하고 있다”며 최근 소송을 제기한 데구치 히로키 변호사는 “이렇게 계속 소송을 제기하면 결국에는 굳게 닫힌 문이 열리지 않겠느냐”고 니혼게이자이에 말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 2월 공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선택적 부부별성 도입에 찬성하는 사람은 43%로 반대(29%) 의견을 크게 웃돌았다. 특히 30대 이하는 찬성률이 50%를 넘어 젊은 세대일수록 부부의 독립적인 성에 대한 희망이 강했다. ●여론조사서 “부부별성 찬성” 압도적 일본에서 부부동성이 제도화된 것은 19세기 메이지 시대부터다. 그 이전에는 사무라이 등 일정 수준 이상의 신분에만 허용됐던 성이 보편화되면서 부부동성이 자연스럽게 굳어졌다. 법률상으로는 엄격하지만 직장 등에서는 원래의 성이 용인되는 경우가 많다. 일본 정부의 2016년 조사에 따르면 종업원 1000명 이상인 기업의 67%가 직장에서 원래의 성을 쓰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특히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면서 20여년 전 부부별성을 도입하는 방안이 국가적으로 추진된 적이 있었지만 현실화되지는 않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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