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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정책 돋보기] 기업임원 개별 연봉 공개 논란

    [경제정책 돋보기] 기업임원 개별 연봉 공개 논란

    상장기업 임원의 개인별 연봉을 공개하는 방안이 국회에서 다시 추진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찬성론자들은 기업의 공공성 확보와 지배주주의 전횡을 막기 위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재계는 “지금도 별다른 문제점이 없는데 경영활동만 위축시킬 뿐”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다음달 임시국회 논란 가능성 28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최근 심상정·권영길·강기갑·노회찬·천영세 등 국회의원 10명은 상장사 임원의 개별 보수를 의무공시하는 내용의 증권거래법 개정안을 국회 재경위에 제출했다. 개정안이 다음달 임시국회를 통과하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 상장사의 모든 등기임원 연봉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일반에 공개된다. 현행 상법과 증권거래법은 기업의 연간 사업보고서에 사내이사, 사외이사, 감사위원 등 등기임원의 보수총액과 1인당 평균액만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보수총액의 결정은 지배주주가 참석하는 이사회에서 정해 주주총회에서 의결한다. 따라서 특정인이 얼마를 받는지는 모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통해 임원 1인당 평균보수가 37억 9692만원이라고 공시했다. 사외이사, 감사위원을 뺀 사내이사 6명의 평균보수는 81억 5000만원에 이른다. ●지배주주의 독단을 막기 위해 심 의원 등은 발의 취지에서 “지배주주가 보수 결정을 좌우해 임원을 장악하는 것을 막아 임원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해 공개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 지배주주가 임원보수 명목으로 우회배당을 하거나 회사의 재산처분 등 사익추구를 막는 데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임원보수를 직무에 따라 합리적으로 지급, 투명성과 기업의 사회적 공공성을 확보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심 의원실의 임수강 보좌관은 “주요 선진국은 임원보수에 대해 지급액, 지급형태, 금전·비금전의 구분 등을 엄격히 공시하고 있다.”면서 “외국투기자본이 경영권을 인수한 기업에서 비공개의 폐단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규제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개정안을 검토한 국회 재경위 현성수 수석전문위원도 “지배주주가 임원보수를 정하는 이사회를 장악함으로써 일반 주주에 대한 이사의 책임성이 약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배주주에 대한 이익배분을 배당이 아닌 보수로 지급함으로써 보수가 합리적인 수준을 넘을 수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임원에게 많은 임금을 주는 이유는 그만한 성과를 기대하기 때문인데, 이를 검증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노조와 소액주주 반발 우려 전경련, 상공회의소, 상장사협의회 등은 의견서를 통해 “현재 임원의 보수도 개인의 능력과 성과에 근거해 지급되며, 기업사정을 감안해 한도가 정해지기 때문에 무작정 올릴 수도 없다.”면서 “개인 연봉이 공개되면 임직원간 위화감이 발생, 노동계의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와 주주 반발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또 “여론에 밀려 임원보수의 하향 평준화가 이뤄지고,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지 못해 경영활력을 잃을 것”이라며 개정안을 반대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003년에도 이같은 논의가 있었으나 참여정부로부터도 환영받지 못했다.”면서 “최근 한 대학교수가 강연에서 주장한 내용을 국회가 마치 무슨 계기가 있는 듯 추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세계증권거래소연맹(WEF)에 따르면 임원 개별보수를 공개하는 나라는 미국, 호주 등 15개국이다. 한국·일본 등 13개국은 총액만 공개하고 있다. 프랑스·타이완 등 12개국은 보수에 대한 공시의무 자체가 없다. 특히 임원과 직원의 연봉 차이가 평균 475배에 이르는 미국에서도 상위 4,5명의 보수만 공개한다는 게 재계의 주장이다. 우리나라는 임직원의 연봉차가 7.6배다. 재정경제부는 “국회 논의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웅진’ 떠난 스타CEO 조운호씨

    ‘아침햇살’의 스타CEO 조운호 웅진식품 전 부회장이 끝내 웅진을 떠났다. 25일 조 전 부회장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3월 말쯤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9월 사장자리에서 물러난 뒤 10월 미국으로 연수를 갔다 올 3월 초 귀국했다. 조 전 부회장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확정지은 것은 아니지만 창업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웅진과 조 전 부회장의 결별은 예견된 것이었다. 조 전 부회장은 지난해 현 유재면 사장이 부임하면서 부회장으로 승진했지만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특히 지난해 11월 조 전 부회장이 웅진코웨이 주식 6963주 가운데 단 3주를 빼고 모두 판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이별 수순’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렸다. 업계 관계자는 “‘초록매실’ 이후 수년간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지 못하자 경질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면서 “양쪽 모두 미련이 없었으니 결국 떠나게 된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조 전 부회장이 부산상고 출신임을 감안,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계에 입문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이에 대해 조 전 부회장은 “수차례 여러 곳에서 러브콜이 왔지만 어설프게 정계로 갈 마음은 없다.”면서 “만일 (정계로)가게 되더라도 직업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더 큰 꿈을 가지고 나서게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1990년에 웅진그룹에 입사,38세인 1999년 사장에 오른 조 전 부회장은 ‘아침햇살’,‘초록매실’을 히트시키며 음료계에 신토불이 바람을 일으켰다. 특히 2002년 강금실 당시 법무법인 지평 대표 등과 함께 세계경제포럼(WEF)의 ‘아시아 차세대 지도자 18인’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되는 등 큰 주목을 받았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열린세상] ‘창조성의 필요성’을 위하여/김명곤 연극인·전 국립극장장

    나는 요즘 극단 아리랑 20주년 기념공연인 ‘격정만리’를 연습하느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15년 전에 공연했던 작품이지만 세월도 흘렀고, 국립극장장 6년 이후 오랜만에 하는 대학로 나들이라서 신작을 하는 기분으로 젊은 배우·스태프들과 숨을 고르고 있다. 그런데 나하고 연극을 안 해봤거나, 오랜만에 함께하는 배우들이 초기의 연습 분위기가 너무 부드러운 것에 놀라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10여년전까지만 해도 나는 숨 막히는 긴장과 서릿발 같은 치열함, 호통, 잔인하리만큼 혹독한 연습으로 소문난 독재적 연출가였다. 나는 연습 내내 소리를 지르고, 화를 내고, 연습장은 언제나 폭발할 것 같은 긴장으로 가득 차 있었다. 배우들은 처음에는 나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투쟁도 했지만, 나중에는 나의 권위에 복종하고 지시에 순종하며 연기했다. 그런데 그런 배우들일수록 나의 독재로부터 벗어나면 자신이 따라야 할 명령과 권위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그런 독재적 연습 과정 속에서는 참여자들 간의 갈등도 증폭된다는 것을 알았다. 참여자들이 끊임없이 불평하고, 불화하고, 상대방을 모욕하고, 자기주장만을 내세우는 작품치고 성공한 작품이 별로 없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서로를 신뢰하고 애정으로 감싸며 화합해서 일을 하는 경우에는 작품의 성패에 관계없이 모든 참여자들이 최선을 다해 작품에 몰두하고, 그런 작품일수록 성공적인 결과를 이루어낸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로 나의 연출 스타일이 변한 것이다. 그 후로 나는 자율적이고 민주적이고 창조적인 연습 분위기를 좋아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배우나 스태프와의 즉흥적 교감이나 창조적 순발력 속에서 이루어지는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활용하는 편이다. 그리고 그런 결과가 작품에 제대로 반영될 때 그 효과는 놀랍다는 것을 여러 편의 작품을 통해 경험했다. 예술을 창조해가는 과정은 누에가 알에서 애벌레로, 번데기에서 나방으로 거듭나는 변화와 혁신의 과정이다. 그런 과정 속에서 살아 있는 배우나 스태프 등 예술가들과의 만남과 영감의 교류, 그리고 순간순간의 창조적 섬광은 작품의 성공과 실패를 가름하는 핵심 요소이다. 이 창조적 섬광이란 인간의 내면으로부터 우러나는 것이며, 내면의 창조성은 스스로의 힘으로 키워내는 것이다. 외부로부터의 명령이 있어야만 움직이는 내면은 고여 있는 물과 같아서 머지않아 썩게 된다. 이것은 비단 예술에만 적용되는 이야기가 아닐 것이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의 올해 주제는 ‘창조성의 필요성(Creative Imperative)’이었다고 한다. 세계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중요한 숙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상상력과 혁신, 그리고 창의력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판단해서 이 주제를 정했다는 것이다. 창조적 조직, 창조적 시스템, 창조적 인재 양성은 급속히 변화하는 세계를 이해하고 함께 가기 위한 필수조건이 된 것이다. 이처럼 현대 사회의 모든 분야는 내부의 창조적 힘으로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방식으로 움직일 때, 각 분야가 안고 있는 중요한 숙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게 됐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아직도 우리 사회는 스스로의 창조적인 힘보다 외부의 강력한 힘에 의지하면서 숙제를 풀어가려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해 볼 일이다. 특히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핵심 동력인 정치권이나 행정부는 그로 인한 갈등과 혼란의 양상이 무척 심각하다. 오랜 군부독재의 후유증에서 벗어나 자율적이고, 민주적이고, 창조적인 삶을 가꾸어 나가기 위한 통과의례가 너무 길고, 결론이 나지 않는 데 대해 국민은 절망하고 분노하고 있다. 우리 사회를 갈갈이 찢어놓고 있는 갈등과 분열의 혼란상을 종식시키고 창조적 사회로 변화하기 위해 우리 모두 ‘창조성의 필요성’에 대해 숙고해 볼 일이다. 김명곤 연극인·전 국립극장장
  • “유가 262달러까지 갈수도”

    “유가 262달러까지 갈수도”

    “앞으로 12개월동안 국제 유가에서 가장 위험스러운 가격 쇼크가 도래할 수 있다.” 세계적인 헤지펀드 거물들이 잇따라 석유생산국들의 공급 붕괴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을 경고,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지난 29일 막을 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 회장과 빌 브라우더 허미티지펀드 사장이 경고한 국제유가 시나리오를 보도했다. 이들은 6가지 상황에 따라 최소 배럴당 79달러에서 최대 262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27일 현재 두바이유의 국제 현물 가격은 60.08달러다. 포천은 러시아에서 4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는 브라우더 사장이 주장하는 공급 붕괴 시나리오를 상세히 설명했다. 가장 현실화될 수 있는 시나리오는 핵 문제로 서방과 대치하는 이란이 석유수출 금지를 선언하는 것이다. 이 경우 유가는 현재보다 2배 이상 높은 배럴당 131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2위 생산국이다. 가능성은 낮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정이 붕괴될 경우 262달러까지 급등하는 석유 파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미 노선의 선봉장격인 남미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석유수출금지를 선포해도 유가는 111달러까지 뛸 것으로 예상됐다. 아프리카 산유대국인 나이지리아에서 내전이 발생하면 98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 나이지리아는 2004년에만 300억달러어치의 원유를 수출했다. 또 이라크 무장세력이 석유 인프라를 공격할 경우 88달러까지 급등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소로스 회장도 28일 WEF 연설에서 유가를 언급하며 국제 지정학적인 긴장도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반적으론 정치적 사건들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이란 위기는 다를 수 있다.”면서 “석유 관점에서 2006년은 가장 위험스러운 해”라고 경고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이명박 서울시장 다보스포럼 참석

    이명박 서울시장이 25∼29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 총회에 참석한다. 이 시장의 참가는 지난해 9월 방한, 청계천을 둘러본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의 초청에 따른 것이다. 이 시장은 현지에서 서울에 대한 소개와 함께 외자유치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우선 26일 서울 경제설명회를 열어 세계 각국의 최고경영자(CEO)들을 상대로 서울의 비즈니스 환경 등을 소개하고 외국기업 투자를 권유할 계획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눈길 끈 양대포럼 이슈

    세계화를 둘러싼 상반된 조류의 두가지 회의가 지구촌에서 거의 비슷한 시기에 열린다.‘창조적 책임’을 주제로 25일 스위스에서 개막되는 제35회 다보스경제포럼(WEF). 선진국 중심의 ‘세계경제포럼’에 맞서 ‘아래로부터의 세계화’를 주창하는 사회단체들이 주축이 된 ‘세계사회포럼(WSF)’이다. ■ 신학자가 본 ‘자본의 죄악’ 21세기 ‘자본주의 잔치’가 6세기 중세 시대로 회귀한다. 25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WEF에 중세 ‘7대 죄악(Seven Deadly Sins)’이 의제로 선정돼 눈길을 끌고 있다.7대 죄악은 6세기말 교황 그레고리1세가 규정한 ‘탐욕, 시기, 나태, 폭식, 분노, 교만, 음란’. 종교적 의미가 강한 7대 죄악은 연쇄살인를 다룬 영화 ‘세븐’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토론에는 23명의 신학자가 참여, 현 시대에 새롭게 규정될 8번째 죄악을 논의하게 된다. 경제행위의 윤리적 측면에 조명이 맞춰진 셈이다. 이번 포럼에서 언급될 불명예 인사는 인수·합병의 귀재인 워렌 버핏. 사업 확장에 탁월한 실력을 발휘한 그에게 탐욕뿐만 아니라 정크 푸드 식당인 ‘데어리 퀸’을 통해 비만을 확산시킨 주범이라는 비난이 유력하다. 전 세계 89개국이 참여하는 포럼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개막연설을,15명의 국가수반과 60명의 장관급 인사 등 모두 2300여명이 참석한다. 안동환기자·연합뉴스 sunstory@seoul.co.kr ■ ‘차베스 지원’ 많아도 탈 미주지역의 반(反)세계화운동이 ‘차베스의 역할’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사회주의 운동을 조직화하는 과정에서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역할을 둘러싼 고민과 모색이다. 특히 24일부터 엿새간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에서 열리는 WSF ‘미주사회포럼’(24∼29일)에서 이같은 고민이 불거져나오고 있다.2001년부터 개최해온 WSF는 지난 19일 개막된 ‘아프리카포럼’(∼23일·말리 바마코)을 시작으로 ‘미주사회포럼’과 ‘아시아사회포럼’(3월24∼29일·파키스탄 카라치)으로 나뉘어 열린다. 차베스는 ‘미주사회포럼’에 900만달러를 보내는 등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연말 대통령선거에 행사를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 포럼이 중남미 좌파의 ‘맹주’ 자리를 둘러싼 헤게모니 쟁탈전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포럼에는 아르헨티나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돌프 에스퀴벨, 미국의 평화운동가 신디 시핸 등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대성그룹-故 김수근 창업주家

    [2006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대성그룹-故 김수근 창업주家

    대성그룹 고 김수근 회장가(家)의 혼맥은 매우 단출하지만 3남3녀 모두 경영에 참여할 만큼 2세들의 대외 활동은 왕성하다. 무엇보다 여느 재벌가(家)와 달리 딸들의 적극적인 경영 참여는 고 김 회장가(家)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특징 중의 하나다. 독실한 기독교 가풍이 남녀 평등으로, 정략결혼에 대한 거부감으로 드러난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또 통혼(通婚) 과정에서 ‘교회 인연’이 적지 않은 것도 눈에 띄는 점이며,2세들의 화려한 학벌도 이 집안의 자랑이다. 대성은 고 김 회장이 연탄사업을 기반으로 성장시킨 그룹이다. 한때는 대학생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었던 기업으로 손꼽힐 만큼 재계에서 ‘잘 나가던’ 시절도 있었다. 1970년대 초엔 국내 10대 그룹의 한 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사세가 대단했었다. 그러나 연탄산업의 몰락과 이에 따른 변신이 늦어지면서 점차 뒤처지기 시작했으며,2000∼2001년 사이엔 연이은 계열 분리로 그룹 규모가 더욱 줄었다. ●에너지 산증인 김수근 창업주 “인생은 유한하지만 기업은 영원해야 한다.” 김수근 대성 창업주가 운명하기 며칠 전 병상으로 그룹 임·직원을 불러 남긴 필담 유언의 한 토막이다. 그의 기업관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1916년 대구에서 태어난 김 창업주는 가정 형편 때문에 대구상고를 중퇴하고, 삼국석탄 대구지점에서 연탄과 첫 인연을 맺었다. 당시 일본기업들은 일본인만을 채용하는 원칙이 있어 취직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김 창업주는 회사에서 입사를 수차례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밀어붙여 취직한 뒤, 성실함과 정직으로 내부 업무는 물론 외판 업무도 맡았다. 당시 김 창업주는 일에 대한 집념과 노력 등으로 일본인으로부터 ‘가죽고리’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1940년 일본 유학길에 올라 일본대학 법학부를 졸업했다.47년엔 “연료 대책이 시급하고, 더 이상 산림이 황폐화하는 것을 두고 볼 수 없다.”며 대구 칠성동에서 연탄회사인 대성산업공사를 설립했다. 김 창업주의 성격을 보여주는 에피소드. 대성그룹이 보유한 경북 문경새재 주흘산 수백만평을 관광지역으로 개발하자는 권유가 많았었지만 그는 번번이 거절했다. 연탄사업을 벌인 것은 황폐화하는 삼림을 보호하자는 뜻이 컸다는 이유에서였다. 주흘산 입구엔 “대성그룹은 청정 산림지역을 후손들에게 영원히 물려주고자 한다.”는 내용의 푯말이 있다. 또 김 창업주는 출장을 갔다 오면 영수증 한 장까지도 빠짐없이 챙기고, 경비가 남으면 회사에 고스란히 넘겼다. 뿐만 아니라 외국 호텔 객실에서 쓰고 남은 일회용 비누를 “집에서 면도할 때 쓰면 좋겠다.”며 가방에 넣어 오기도 했다. 정치권 압력에도 초연했다고 한다. 대성이 정치적으로 스캔들이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 창업주는 친구였던 김성곤 공화당 재정위원장의 정치헌금을 거절해 세무조사를 받았을 정도였다. 경영철학도 남달랐다. 그는 무엇보다 ‘번 만큼만 투자한다.’는 경영론을 일관되게 지켰다. 그래서 한 우물만 파는 경영이 가능했다.“하나라도 제대로 하자. 남이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의 경영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그의 경영철학은 ‘대기만성’의 약자인 ‘대성’이라는 그룹의 이름에서도 엿볼 수 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아들 3형제에게 ‘투명 경영’을 유훈으로 남긴 일화는 유명하다.“기업이 내 소유란 생각을 버려라. 또한 이사회를 사장의 들러리로 만들지 마라. 기업이 이익을 못 내면 죄악이니 이익을 못낼 때는 과감히 전문경영인을 써라. 국민의 사랑을 못 받을망정 지탄받는 기업은 되지 마라.” 이런 김 창업주의 철학은 대성을 남의 돈을 안 쓰는 튼실한 기업으로 만들었다. ●조촐한 혼맥의 ‘교회 인연’ 김 창업주가(家)의 혼맥은 한때 내로라했던 재벌가(家)치고 매우 단출하다.2세들 가운데 중매 결혼이 적지 않았지만 정략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방계도 이와 다르지 않다. 김영훈 회장은 이와 관련, “지인들을 도와주기는 하겠지만 덕을 보지 않겠다.’는 것이 부친의 확고한 뜻이었다.”고 말했다. 김 창업주는 1942년 여귀옥(83)씨와 혼례를 치렀다. 이들의 인연은 대구 ‘남산교회’에서 맺어졌다. 김 창업주의 모친인 기묘임(작고) 여사와 여씨의 모친인 최성연(작고) 여사가 대구 남산교회의 신도였다. 그렇다고 결혼 과정이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다. 김 창업주는 당시 대구상고를 중퇴해 가족 생계를 위해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던 반면 여씨는 당시 대구 신명여고를 졸업하고, 평양여자신학교를 수료한 ‘신 여성’이었다. 또 여씨 집안은 대구에서 유명한 기독교 집안이자, 명망가(家)였다. 그러나 여씨의 모친인 최 여사는 “내가 딸이 둘이면 하나는 부잣집에, 하나는 인격을 보고 하겠는데 단 하나밖에 없으니 인격을 보아야겠다.”면서 주변의 반대를 물리고 김 창업주를 사위로 맞았다고 했다. 김 창업주와 여씨는 슬하에 4남3녀를 뒀다. 이 가운데 4남 영철군이 73년 교통사고로 숨졌다. 장남 김영대(64) 회장은 모친의 친구 소개로 71년 법조인 차영조 변호사의 딸 정현(57)씨와 결혼했다. 정현씨는 서울대 음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했다. 김 회장 부부는 정한(34)-인한(33)-신한(31) 등 3형제를 두고 있다. 장남인 정한씨는 현재 대성산업 기계사업·해외자원개발부 상무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97년 서울 덕수교회에서 대원외고 동창인 전성은(33)씨와 결혼했다. 성은씨의 부친인 전경호 서한모방 회장은 김 회장과 경북사대부고 동기동창이다. 차남 인한씨는 미국 버지니아주립대에서 정치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고 같은 과 후배인 이내리(28)씨와 2002년 서울 덕수교회에서 백년가약을 맺었다. 막내 신한씨는 지난해 말 병역특례를 마치고, 현재 경영수업을 준비 중이다. 그는 미시간대 컴퓨터공학 석사 출신이다. 차남 김영민(61) SCG그룹 회장은 79년 친지의 소개로 서울대 음대(성악과)를 나온 민명옥(51)씨와 인연을 맺었다. 명옥씨의 부친은 전 유화증권 사장을 지낸 민유봉씨이다. 김 회장 부부는 은혜(26)-요한(24)-종한(17) 등 2남1녀를 두고 있다. 3남 김영훈 회장은 93년 박영창 목사의 소개로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의 차녀인 김정윤(37)씨와 결혼했다. 슬하에 의한(12)-은진(9)-의진(6) 등이 있다. 장녀 김영주(58) 대성닷컴 부회장은 75년 서울대 의대 출신인 내과전문의 신현정(61)씨와 인연을 맺었다. 현정씨는 현재 도시가스서비스회사인 ㈜알파서비스를 경영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기업인이자 화가로 유명하다. 이들 부부는 정희(30)-명철(29) 등 1남1녀를 두고 있다. 차녀 김정주(57) 대성닷컴 사장은 하버드대 신약학 박사 출신으로 연세대 교수를 겸직하고 있다. 독신이다.3녀 김성주(50) 성주인터내셔날 사장은 하버드 동창생인 딘 고달드와 결혼해 딸 지혜(17)씨를 두고 있다. 김 창업주의 동생인 김의근(작고) 회장가(家)와 김문근(작고) 회장가(家)도 정·관계와 그다지 인연이 없다. 굳이 꼽는다면 재계에서 중견 기업들과 인연을 맺고 있다. 고 김의근 모토닉(옛 창원기화기공업) 회장은 양제선(81)씨 사이에 3남2녀를 뒀다. 장남인 영준(작고)씨를 통해 대한모방 회장을 지낸 김성섭가(家)와 사돈지간이다.3남인 김영목(50) 모토닉 부사장은 산업은행 부총재를 지낸 홍대식의 딸 홍은주(43)씨를 배필로 맞았다. 차남인 김영봉(53) 모토닉 사장은 평범한 은행원의 딸인 김혜옥(46)씨와 혼례를 치렀다. 김문근(작고) 전 대성광업개발 회장은 김정희(작고) 여사와 결혼해 슬하에 영범-영돈-은주-영천-영석 등 4남1녀를 뒀다. 장남인 영범씨는 최근 대성광업개발 회장직에 올랐다. 형제 모두 대성광업개발에서 근무하고 있다. 대성그룹의 분가는 3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매출 2조원을 넘는 대성은 고 김 창업주 생전에 동생인 김의근 회장이 2000년 7월 대성정기와 창원기화기공업의 경영권을 갖고 가장 먼저 ‘대성의 품’을 떠났다. 김의근 회장은 사실상 김 창업주와 동업 관계였다. 그는 김 창업주가 47년 연탄사업을 시작할 때 석탄 생산을 맡았고, 김 창업주는 제조와 판매를 책임졌다. 이어 2001년 4월에는 김 창업주의 막내 동생인 김문근(작고) 회장이 대성광업개발을 맡아 분가했다. 대구공고 출신인 김문근 전 회장은 대한중석 등에서 일하다 1950년대에 대성에 합류했다. 김 창업주 사후인 2001년 6월엔 영대·영민·영훈 등 아들 3형제가 다시 2차 세포분열을 통해 분가했다. 장남 김영대 회장이 모기업인 대성산업을, 차남인 김영민 회장이 서울도시가스 계열을,3남인 김영훈 회장이 대구도시가스 계열을 각각 맡았다. 그러나 분가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도 있었다. 주식 평가를 놓고 형제간 잡음이 일면서 재계의 눈총을 받기도 했다. 김영대 회장은 이와 관련해 “자신의 덕이 부족한 탓”이라고 했다.8월엔 막내 김성주 사장이 이끄는 성주인터내셔날도 대성에서 떨어져 나갔다. 장남과 3남은 현재 ‘대성그룹´ 사명을 같이쓰고 있다. ●김영대 회장의 ‘인재론’ 김영대 회장은 대기업 회장답지 않게 사내에서도 ‘있는 듯 없는 듯’하다. 잘 나서지 않고 매우 조용하다. 그는 또 학구파다. 환갑이 지난 나이지만 월·수·금요일은 일본어, 화·목·토요일은 중국어를 공부한다. 그의 경영 스타일은 안정과 보수로 대변된다. 이 때문에 간혹 김 회장 주변을 ‘경로당’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김 회장의 비서인 전성희(63) 이사는 국내 비서계의 대모다. 김 회장을 모신 지 28년째다. 그의 비서 입문은 우연이었다고 한다.79년 미국 유학을 마친 남편과 함께 귀국했을 때 남편의 대학 친구였던 김 회장은 “미혼 비서를 뒀는데 모두 1년 정도하고 그만두더라. 어디 오래 근무할 아줌마 없느냐.”며 추천을 부탁했다. 결국 남편의 권유로 전 이사는 당시 세브란스 병원 약사모집 면접을 포기하고 대성에 들어가게 됐다. 전 이사는 이화여대 약대 출신이다. 김 회장의 운전기사인 정홍(64) 차량관리 과장도 40년 이상 김 회장을 모시고 있다.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환갑 기념 유럽여행을 같이 다녀오기도 했다. 사실상 신분을 넘어 지기(知己)인 셈이다. 또 대성 임직원들은 다른 그룹과 달리 60대 이상이 유난히 많다. 김 회장의 인재를 아끼는 스타일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샌님(?)같은 김 회장도 무서울 정도의 강한 집념을 보여준 적이 있다. 그는 90년대 초 씨티은행으로부터 50억원을 불법 대출받아 가로챈 뒤 미국으로 도주한 직원을 직접 추적해 붙잡은 경험이 있다. 그가 쓴 ‘구름 속의 구만리’라는 추적기에서 “마치 모래밭에서 바늘 찾기와 같았다.”고 회고했다. 김 회장은 당시 10개월 동안 출장 9차례, 미 체류기간 200일, 미대륙 종횡단 9000마일, 만난 사람만도 1000여명이 넘었다고 한다. 그는 50억원의 돈도 돈이지만 회사의 신용과 조직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 그 직원을 붙잡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감이 더 컸다고 했다. 더욱이 일개 직원에게 거액의 수표를 무책임하게 내준 은행측으로부터 음모론까지 흘러나오면서 ‘대추적’을 결심했다. 대성그룹은 현재 3세 경영이 닻을 올렸다. 장남인 김 상무가 2002년 연구개발실장으로 입사해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있다. ●‘대성 부활’ 노래하는 3남 김영훈 회장 김영훈 회장은 조용한 말소리와 차분한 몸가짐, 설득조의 언어 구사 등에서 CEO보다 목사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어릴 적 꿈이 목사였다. 대학에서 신학공부를 했으며, 영락교회에서 전도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늦장가를 갈 정도로 공부에 푹 빠져 살았다. 그가 받은 학위만도 법학, 경제, 경영, 신학 등이다.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에 이어 미국 미시간대에서 법학·경영학 석사를 마친 뒤 하버드에서 신학과 국제경제학 석사 학위를 땄다. 기업 경영을 하면서도 그는 늘 책과 씨름하는 것이 취미다. 김 회장은 1988년 부친의 갑작스러운 부름을 받고, 대성산업 기획조정실장으로 경영의 첫 발을 내디뎠다. 당시 그는 경영인보다 목회자의 길을 걷기를 원했지만 부친의 ‘SOS’ 요청을 거절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계열분리 이후 대구도시가스를 주력으로 경북도시가스와 바이넥스창업투자 등 19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당시 에너지사업 일변도에서 지금은 문화사업을 차세대 ‘먹을 거리’로 마련해 대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다. 그는 창립 60주년을 한 해 앞둔 올해 2010년까지 매출 10조원, 순익 10억달러를 목표로 한 ’10·10·10’ 전략을 내놓았다. 옛 대성의 영광을 회복하기 위한 김 회장의 야심찬 청사진이다. 2남 김영민 회장은 다른 형제들과 달리 스포츠 마니아이며 유머러스하다.ROTC 출신으로 육군사관학교에서 역사 교관으로 근무했다. 경북사대부고와 미국 댈러스대, 남가주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공주의 길’ 포기한 김성주 사장 막내딸 김성주 사장은 ‘별종’이다. 가문에서 그렇고, 사업에 있어서도 그렇다. 다른 형제들이 부모의 말씀이면 무조건 순응하고 고개를 끄덕였던 반면 김 사장은 부모가 반대하는 일들을 줄기차게 밀어붙였다. 그 대가로 그는 혹독한 고생을 경험했다. 송금이 끊겨 학비를 스스로 벌어야 했으며, 직장 생활도 밑바닥부터 시작했다. 사업에서도 ‘봉투’와 ‘접대’라는 그간의 사업 상식을 깨고 투명경영으로 남성 세계를 하나씩 깼다. 김 사장은 자기 힘으로 사업을 일군 여성 CEO가 드문 국내에서 성공한 기업인으로 첫손에 꼽힌다. 그는 훗날 성주인터내셔날을 창업한 배경에 대해 “살찐 돼지가 되지 않기 위해 탈출했다.”고 밝혔다. golders@seoul.co.kr ■ “우리집안은 아들보다 딸이 나아요” “우리 집안은 아들보다 딸이 나아요.” 대성가(家)의 2세들이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말한다. 심지어 김영훈 회장은 대성의 차세대 캐시카우(현금 창출원)로 키우는 문화사업을 이른바 ‘효자 사업’이 아니라 ‘효녀 사업’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여성들의 실력을 인정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대성가(家)의 딸들은 하나같이 대단하다. 장녀 김영주 화백의 또다른 ‘명함’은 대성닷컴 부회장이며, 차녀 김정주 연세대 교수는 대성닷컴 사장직을 겸직하고 있다. 자매가 최고경영자(CEO)직을 맡은 것은 문화사업에 여성 특유의 세심함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김 회장의 요청 때문. 김 부회장은 화가로서의 재능을 대성닷컴 출판사업에 톡톡히 쏟아내고 있다. 김 부회장이 책 표지 디자인을 혼자 다할 정도다. 김 사장은 그룹의 문화사업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주도하고 있다. 김 화백은 서울대 미대를 수석으로 입학해 미국 크랜브룩 아카데미오브 아트 대학원을 나왔다. 김 교수는 미시간대에서 영문학을 공부했으며, 하버드대 신학대학원에서 신약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자매는 모친에 이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절제회’ 활동에도 열심이다.1983년부터 세계기독교여자절제회 부회장을 번갈아가며 맡아오고 있을 정도다. 절제회는 종교를 초월해 각종 절제 운동을 펼치는 여성 단체. 국내에선 국산품 애용과 허례허식을 배격하는 운동을 벌였고, 최근엔 금연 운동과 임산부와 청소년 음주를 반대하는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막내딸 김성주 사장은 자매 가운데 가장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다. 성공한 여성 CEO로서 첫 손가락에 꼽히는 김 사장은 1997년 세계경제포럼(WEF)의 차세대 지도자 100인, 세계여성지도자총회의 아시아 대표 연설자,2004년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의 ‘주목할 만 한 세계 여성 기업인 50명’에 선정되는 등 글로벌 CEO으로서 명성이 매우 높다. golders@seoul.co.kr ■ 2세들 ‘화려한 학벌’ 고 김수근 회장가(家)는 재계에서 ‘자식 농사’를 잘 지은 것으로 유명하다.3남3녀 모두 명문대 출신으로 2개 이상의 석사 학위 소지자들이다. 3남 김영훈 회장은 “모친 여귀옥 여사의 남다른 자식 교육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어머니는 독실한 기독교 신앙을 통해 우리에게 사랑과 절제 등을 몸으로 보여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모친은 ‘공부하라.’는 말을 꺼낸 적이 없으며, 제가 미국에 유학갈 때도 편안하게 ‘놀다 오라.’는 당부까지 하셨다.”면서 “그러나 우리 형제는 모친의 바른 생활과 이웃사랑 등을 보면서 공부를 안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여 여사는 임신 중엔 태교를 위해 잡지나 신문을 보지 않고, 오직 성경만 보고 지냈다고 한다. 또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이 아닌 독립된 인격체로 대했으며, 꾸지람보다 스스로 깨우치도록 유도했다. 대성가 2세들은 모두 대단한 학벌의 소유자이며,‘수석’을 곧잘 했다. 법학을 전공한 장남 김영대 회장은 서울대 경영대학원을 수석으로 졸업했다. 차남 김영민 회장과 3남 김영훈 회장, 장녀 김영주 화백도 모두 서울대 출신이다. 특히 김영훈 회장은 법학, 경제, 경영, 신학 등 석사 학위가 무려 4개다. 차녀 김정주 연세대 교수는 이화여대를 수석으로 입학해 수석으로 졸업했다. 막내 김성주 사장은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앰허스트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했다. 김영훈 회장은 “우리 형제는 어린 시절 학업에서 그다지 두각을 나타낸 편은 아니었다.”면서 “특히 정주 누나는 중학교 때 반에서 40등까지 했지만 우리 형제 가운데 공부를 가장 잘 했다.”고 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앙 아래 자녀를 키운 여 여사의 가르침은 자녀들에게 그대로 이어져 3세들도 부모 못지 않은 학구파다. 한편 여 여사는 결혼 후에도 영락교회 권사로서 활동했으며,52년에는 초교파적 기독교 여성단체인 ‘대한기독교여자절제회’를 설립했다. 현재 35개국이 가입해 있다. golders@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박건승 부장(반장) 정기홍·류찬희·최용규 차장 이기철·강충식·주현진·류길상·김경두·서재희 기자
  • [시론] ‘고위공무원단제’는 정부혁신 신호탄/강성철 부산대 교수

    [시론] ‘고위공무원단제’는 정부혁신 신호탄/강성철 부산대 교수

    올해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를 보면 우리나라는 작년 29위에서 17위로 크게 상승했다. 하지만 공공기관 평가는 42위에 그쳤다. 그리고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가경쟁력 순위를 보면 종합순위는 29위지만 정부효율성은 31위에 머물렀다. 국제기관의 이러한 평가는 우리나라 정부혁신의 필요성을 잘 나타내 주는 것이라 하겠다. 지금 정부 내에서는 팀제,BSC(Balanced Score Card) 등 다양한 혁신 프로그램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가장 주목할 혁신과제 중의 하나는 내년에 시행되는 ‘고위공무원단제도’라고 할 것이다. 고위공무원단제도는 행정부의 국장급 이상 고위공무원을 별도로 구분해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인사시스템을 말한다. 일찍이 미국·영국·호주·캐나다·네덜란드 등 소위 OECD의 정부혁신 주도 국가들은 정부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공공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도입·시행해 왔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동안 도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그때마다 여건미비 등을 이유로 미루어 왔다. 미국이 1978년 공무원 개혁법(Civil Service Reform Act)에 의해 이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우리는 너무 늦은 감이 든다.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고위공무원단제도의 핵심은 계급과 서열 중심의 인사관리를 직무와 성과중심으로 전환해 국가경쟁력을 더 높이고 질 높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자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실 학계에서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계급제 중심의 폐쇄적 관료제의 폐해를 지적해 왔다. 고위공무원단제도는 이러한 학계의 건의를 수용한 측면이 있다. 고위직의 개방과 경쟁을 확대하고 성과와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고위직의 계급을 폐지하고 직무분석을 통해 직무등급에 따라 적재적소 배치와 관리를 핵심으로 하고 있다. 그러면서 성과가 극히 부진하거나 역량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고위공무원은 적격심사를 통해 퇴출할 수 있는 장치를 도입함으로써 공직사회에 긴장과 경쟁, 그리고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용을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직업공무원제도의 토대 위에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혁신을 지향하고 있다. 먼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과 신분보장이라는 직업공무원제도의 근본 틀을 훼손하지 않고 있으며 개방형과 직위공모제 등 공개경쟁 임용방식의 확대와 직위별 직무수행요건의 설정 등으로 정실임용 소지를 차단하고 실적주의 요소를 강화했다. 적격심사의 기준도 제도 시행 초기의 인사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국장급 이상은 고위공무원단에 일괄 편입시키는 등 기존의 공직 질서를 흩뜨리지 않고 연착륙시키려고 하고 있다. 고위공무원단제도는 분명히 정부행정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혁신 방안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내년부터 도입되더라도 정부행정이 하루아침에 완전히 바뀔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될 것이다.1949년 국가공무원법이 제정된 후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지속돼 온 계급제의 틀과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오랜 관행이 갑자기 변화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제도가 지향하는 개방과 경쟁 그리고 성과와 책임이라는 행정이념이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착 기간 동안 제도에 대한 지속적인 재평가와 보완작업이 뒤따라야 하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따라서 진정한 행정개혁은 지금부터라고 할 수 있다.‘고위공무원단제도’는 정부혁신의 완성이 아니라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인 것이다. 강성철 부산대 교수
  • 국가이미지 평가지수 만든다

    정부가 내년 상반기까지 국가이미지지수(NIIK)를 개발키로 했다. 스위스 IMD(국제경영개발원)·WEF(세계경제포럼)의 국가경쟁력지수, 독일의 TI(국제투명성기구) 국가부패지수와 같은 세계적 권위를 갖는 국가평가지수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총리실 산하 국가이미지위원회는 2일 “우리나라의 국가이미지 제고대책의 하나로 NIIK지수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국가평가지수 개발이 추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NIIK지수는 IMD,WEF의 평가보고서와 TI지수 등을 바탕으로 설문조사와 각종 평가방식을 적용해 각 국가의 이미지를 종합평가하게 된다. 하부구조, 정치, 경제, 문화, 사회 등 5가지 분야를 요인별로 평가해 지수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IMD나 WEF등의 평가결과는 국가이미지에 직결되는데, 국가이미지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수는 없기 때문에 개발을 추진하게 됐다.”면서 “다른 세계적 지수처럼 권위를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지만, 지수개발로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지나친 평등·반기업정서가 성장 막아”

    “한국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정부의 규제완화가 필수적이다.”(아우구스토 로페즈 카를로스 세계경제포럼 수석경제학자) “정부는 직접적인 개입보다는 시장기능이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소스텐 레오 벡 세계은행 선임연구원) “지나친 평등주의에 입각한 반기업·반투자 정서는 경제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알란 팀블릭 인베스트 코리아 단장) 산업연구원(KIET)과 국무조정실 주최로 27일 서울 반포동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2005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제 심포지엄’에서 세계적인 경제학자들은 이처럼 우리나라에 ‘쓰지만 약이 되는’ 조언을 내놓았다. 이날 세계 석학들이 제시한 한국의 국가경쟁력 제고 방안으로는 규제완화를 통한 시장기능 활성화가 우선적으로 꼽혔다.●“규제완화 통해 시장기능 활성화해야” 카를로스 세계경제포럼(WEF) 수석경제학자는 “한국의 경쟁력은 현재 효율주도형 단계에서 혁신주도형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이라면서 “혁신주도형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공공제도 부문(현재 42위), 계약 및 법률 부문(41위), 부패관련 부문(52위)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특히 공공부문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정부의 규제완화가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벡 세계은행 선임연구원도 “정부가 직접적으로 개입하기보다는 시장기능이 원활히 작동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주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면서 “단기적으로는 진입 제한 및 이자율 상한 폐지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은행 민영화, 금융감독 기능 강화, 예금자 보호 등을 위한 제도 정비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지나친 보호 등 노사관계와 반기업 정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코트라(KOTRA)의 투자유치 전담조직인 ‘인베스트 코리아’의 팀블릭 단장은 “외환위기 이후 한국은 국가경쟁력을 향상시키려고 노력을 해왔지만 지나친 평등주의에 입각한 반기업적 정서나 반투자 정서가 지나치게 심해 경제 성장을 막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정부 개입보다 시장기능 원활하게” 피터 테우리스 주한유럽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정규직에 대한 과보호가 정규직 고용을 꺼리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노동시장 경직성이 외국기업의 한국투자를 떨어뜨리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권태신 재정경제부 2차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정부는 각 경제주체들이 적극적인 생산활동을 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거시경제 환경을 조성해 나가기 위해 경제 위기를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조기경보시스템(EWS)을 구축, 대내외 경제여건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면서 “직접규제를 줄이고 시장의 자율적인 감시기능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부 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심포지엄은 국가경쟁력의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통해 한국의 국가경쟁력 현황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발전 전략을 모색하려는 뜻에서 개최됐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국가경쟁력 12단계 ‘껑충’ 117개국중 사상 첫 17위

    국가경쟁력 12단계 ‘껑충’ 117개국중 사상 첫 17위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지난해보다 12단계나 올라 사상 처음으로 17위를 기록했다.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비영리연구기관인 세계경제포럼(WEF)은 28일 발표한 ‘2005년 국가경쟁력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성장경쟁력 지수를 조사대상 117개국 중 17위로 평가했다. 우리나라의 지수 상승폭은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크다.WEF가 경쟁력 지수를 발표한 것은 올해가 26년째다. 우리나라의 평가 순위는 지난 2003년에는 18위까지 올랐으나 지난해에는 29위로 떨어졌다. 재정경제부 이성한 경제협력총괄 과장은 “WEF 경쟁력지수는 2000년 28위,2001년 23위,2002년 21위였다.”면서 “지나치게 떨어졌던 작년을 제외하면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올라가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지난해 WEF 경쟁력 지수가 발표되자 항의했고 이후 WEF에 관련 통계를 제공하는 등 체계적인 대응을 했다.WEF가 경쟁력 지수를 조사한 시점은 지난 4월로, 지난해에는 대통령 탄핵 사건으로 정치적 불안이 최고조에 달했던 반면 올해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팽배한 시기였다는 점도 경쟁력 향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WEF는 한국 경제가 신용카드 사태에서 벗어났고, 원화가치 절상 추세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간 것으로 평가했다. 낮은 이자율, 높은 저축률 등 거시경제환경 지수가 지난해 35위에서 25위로 상승, 종합평가 순위를 올리는데 기여했다. 기술지수는 여전히 높이 평가됐다. 반도체, 휴대전화 등 정보기술(IT) 상품에서 세계적 수준의 기술혁신을 이뤘고,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가 배아줄기세포 연구에서 거듭 세계를 놀라게 한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공기관지수는 42위로 지난해보다 한단계 떨어졌다. 정책결정 과정에서 관료의 편향성이 지난해 49위에서 올해에는 26위로 올라 크게 개선된 것이 눈에 띈다. 일본은 우정개혁 실패, 더딘 경제회복 등으로 지난해 9위에서 올해에는 12위로 떨어졌다. 홍콩은 해적판 난무 등 지적재산권보호 미흡으로 지난해 21위에서 28위로 떨어졌다. WEF의 경쟁력 지수는 공공기관, 학계, 업계 등 1만 1000명에게 160개 항목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작성된다. 국내에서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경영연구원에서 조사를 맡는다. 거시경제환경과 공공기관 지수가 각각 25%, 기술지수가 50%의 가중치를 적용받는다. 국가경쟁력지수와 별도로 발표되는 기업경쟁력 지수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29위를 기록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광복60-한·일 국력 현주소] 日 GDP 7배·수출입 4배…선박·IT는 韓國 우위

    [광복60-한·일 국력 현주소] 日 GDP 7배·수출입 4배…선박·IT는 韓國 우위

    ■1. 경제력은‘잃어버린 10년’을 겪은 일본이지만 세계 무대에서의 평가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다. 실제 나타난 경제지표나 사회지표들도 그렇다. 한국이 일본을 앞선 부분은 선박과 정보기술(IT) 분야뿐이다. 인구 수는 우리나라가 4829만명으로 1억 2764만명인 일본의 절반을 밑돈다.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은 2004년 기준 4조 6734억달러로 한국(6801억달러)의 7배에 가깝다.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한국이 1만 2720달러로 일본(3만 4192달러)의 3분의1 수준이다. 외환보유액도 일본은 8435억 3700만달러로 우리나라(2049억 8600만달러)보다 4배 가까이 많다. 우리나라의 수출·수입이 크게 늘고 있지만 세계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일본에 뒤진다.2004년 우리나라의 수출·수입액은 각각 2538억 4500만달러,2244억 6300만달러로 세계 12위,13위다. 반면 일본은 수출·수입액 규모가 모두 세계 4위다. 세계경제포럼(WEF)과 스위스국제경영대학원(IMD)이 평가한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29위.IMD 평가에서는 일본(21)에 근접해 있으나 WEF 평가로는 일본(9)에 한참 뒤져 있다. 이는 국가신용등급에도 나타난다.S&P는 일본 신용등급을 위에서 4번째 등급인 AA-로 평가한 반면 우리는 이보다 2단계 더 낮은 A다. 그나마 최근 한 단계 올린 결과다. 무디스는 일본의 신용등급을 가장 높은 Aaa로 평가했고, 한국은 6단계나 낮은 A3다. 피치는 일본의 신용등급은 AA, 한국은 3단계 낮은 A로 평가했다. 산업별로도 여전히 주요 기간산업은 일본에 뒤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연간 자동차 생산량은 346만 9000대로 일본(1051만 2000대)의 3분의1 수준이다. 철강생산량(조강 기준)도 우리나라는 4750t으로 일본(1억 1270만t)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선박 건조량은 지난 2002년 일본을 추월한 뒤 계속 1위를 지키고 있다.2004년 선박 건조량은 831만 9000CG/T으로 전년보다 14.5% 증가했다. 이에 비해 일본은 17.1% 늘어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인구 100명당 인터넷 이용자 수나 이동전화가입자 수 등은 우리가 훨씬 앞선다. 삶의 질은 일본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1인당 보건지출액의 경우 한국은 577달러인 반면 일본은 2476달러로 한국의 4배 이상이다. 유엔이 평균수명, 교육수준 등 주요통계를 통해 인간개발성취 정도를 평가하는 인간개발지수는 한국이 28위, 일본이 9위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2. 군사력은광복 이후 한·일 양국은 군사력 측면에서 지속적인 신장세를 보여왔다. 1945년 패전(敗戰)으로 인해 군사력 측면에서 사실상 ‘잿더미’를 경험한 일본은 이미 군사 대국화(大國化)의 길로 들어섰다. 동족간 전쟁에 분단까지 겪은 한국도 군사력에서 적잖은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남북한이 군사적 대치 상황을 오랜 기간 지속해온 탓에 나름대로 군사력은 크게 확충됐다. 패전 이후 일본은 군은 물론 타국에 파괴적 피해를 주는 무기도 보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군대 아닌 군대’로도 불리는 자위대(自衛隊)의 이름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자위대의 활동 영역은 이미 전 세계로 확대됐고, 보유 전력도 중국 러시아 남북한 등 주변국 어느 나라에도 밀리지 않을 정도가 됐기 때문이다. 육상·해상·공중으로 나뉘어진 자위대의 병력은 지난해 말 현재 23만 9000명. 중국이나 러시아 한국 등 주변국보다 적다. 하지만 보유 장비 등 전력을 보면 사정은 달라진다. 해상 자위대는 한국이 단 한 척도 없는 이지스함을 4척이나 보유하고 있다. 이지스함은 건조 비용만 해도 1조 2000억원에 달하는 최신예 함정. 또 잠수함 16척 이외에 구축함과 순양함, 호위함 50여척을 갖고 있다. 항공 자위대 역시 공중전에 강한 최첨단의 F-15J 전투기는 200대가 넘는다. 이에 비해 한국은 일제시대 의병과 독립군, 광복군 등으로 활동하다가 광복 당시 ‘국방사령부’로 출범했으며, 정부 수립과 함께 국군으로 정식 발족했다. 정부 수립 당시 5개 여단 5만여명에 불과하던 남한의 병력은 현재 13개 군단,49개 사단에 68만여명으로 늘었다. 물론 북한의 경우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남한보다 훨씬 많은 117만명의 정규 병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재래식 무기이긴 하지만 야포 8700여문, 전차 3700여대 등 만만찮은 육상 전력과 남한보다 우위로 평가받고 있는 해상 전력도 보유하고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15일은 한국이 일본으로부터 국권을 되찾은 지 1갑자(甲子)가 되는 제60주년 광복절이다.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한 일본이나 당시 독립을 쟁취한 한국은 이후 여러 분야에서 엄청난 변화를 겪어 왔다. 광복 60주년을 맞아 한·일 양국간 국력 변화의 추이를 군사력과 경제력 측면에서 조명해 본다. ■ 민족문제硏 조문기이사장의 ‘광복60년 直言’ 1945년 7월24일. 거물 친일파 박춘금 주최로 ‘아세아민족분격대회’가 열린 부민관(현 서울시의회 건물)에서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렸던 그다. 해방 뒤 남한 단독정부가 수립되려 하자 여기에 반대해 삼각산(현 북한산)에서 봉화를 올리고 폭탄을 터뜨리려 했던 이른바 ‘인민청년군 사건’의 주역이기도 하다. 이리저리 떠돌던 그는 한때 광복회 경기지부장을 맡았지만 90년대 초 민족문제연구소가 출범하자 미련없이 이 자리를 내던졌다. 함께 항일운동을 했던 동지들은 빠짐없이 독립유공자 명단에 올렸으면서도 자신의 이름은 끝내 올리지 않았다. 보다 못해 딸과 사위가 몰래 독립유공자로 등록했다. 그는 그런 사람이다. 민족문제연구소 조문기 이사장. 이런 그였기에 약속 장소인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사업회 사무실을 찾아가는 발길이 그리 가볍지만은 않았다. 습기를 잔뜩 머금은 날씨 때문만은 아니다.8·15를 앞두고 몇 마디 얻어 들을 양으로 찾아가 ‘아이고∼, 그러세요∼.’라고 맞장구치는 것으로 마무리하기엔 우리 같은 후대의 역할이 너무 부끄럽고 자괴스러워서다. 예전 사진으로 봤을 때보다 몸이 많이 축나 보였다. 그래도 힘주어 말할 때마다 눈빛이 형형하게 되살아 난다. 건강을 묻자 최근 다리에 이상이 와서 거동이 불편하다고 했다. 질문을 이어가려 하자 “급해?” 그런다. 숨 좀 돌리자는 뜻이다. 옆에 있던 기념사업회 차영조 상임이사와 셋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광복절 행사 때문에 청와대 등에서 초청을 받았는데 별로 내키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참석 안할 거냐고 물었더니 노한 목청의 대답이 돌아온다.“해방은 무슨 해방, 해방된 건 친일파 놈들이지. 일본 사람들 눈치나 보던 친일파나 일본 사람들한테서 해방된 거지. 해방이란 게 나라를 몽땅 들어다 친일파한테 바친 거요.” 예상대로다.“친일파들이 득세했다는 거, 사실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아.‘반공’과 ‘친미’ 기치 아래에서 기생해 왔다는 것도 다 알아. 그런데 이들이 후계자를 양성해서 각계 요직에 다 앉혀 놨어. 그러니 어쩔 수가 없어. 지하에 계신 선열들이 대로하실 일이지.”손자뻘 되는 기자가 8·15의 의미에 대해 묻자 카랑한 목소리의 대답이 돌아왔다.“8·15라는 게, 그것 때문에 남북이 분단됐잖아요. 그런데 무얼 기념하고 무얼 경축해. 차라리 분단의 날로 정하고 그 날의 의미를 되살리고 각오를 다지도록 해야지.” 그가 광복절만 되면 차고 넘치는 태극기와 ‘경축’‘기념’ 따위의 문구를 피해 산사나 절에 들어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들도 비판 대상이다.“독립운동을 했다는 사람이 더 어쭙잖아. 대통령이 불러주면 밥 한 끼 먹고 그걸 가문의 영광으로 여기는 게 말이 돼? 친일파 청산과 분단에 무관심한 사람들이 ‘민족국가’를 꿈꿨던 독립운동가일 수가 있느냐고?” 매섭게 내려치는 말투, 그러나 이내 누그러든다.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전부 어림잡아 200만명, 만주나 이런 곳에서 활동하신 분들이 최소한 70만명 정도야. 그런데 우리가 이제껏 유공자로 인정했다는 사람이 고작 1만명 정도야. 나머지는 다 잃어버린 거지. 이게 광복하고, 해방된 나라냐고.” 사무실을 빠져나올 때쯤 기온이 다소 내려앉았다. 시원할 만도 한데 등줄기로 땀이 더 흐른다. 후텁지근한 날씨 탓만은 아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조문기씨가 걸어온 길 ▲1926년 경기도 화성 출생 ▲일본강관주식회사 파업주도(42년) ▲부민관 폭파사건 주도(45년) ▲단정반대 시위로 투옥(48년) ▲이승만 암살 조작 사건으로 투옥(59년) ▲광복회 경기지부장(85년) ▲건국훈장 애국장 수상(90년) ▲민족문제연구소 2대 이사장 취임(99년)
  •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2) 여성이 일할 만한 나라(뉴질랜드)

    [인권선진국으로 가는 길] (2) 여성이 일할 만한 나라(뉴질랜드)

    뉴질랜드는 ‘세상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들이 남성들과 어느 나라보다 동등한 권리를 누리는 나라다.‘효율성의 걸림돌’이라는 미명 아래 여성들의 권리는 무시될 수 없고 그만큼 여성의 능력을 발휘하며 사회적 지위를 유지한다. 이를 받쳐주는 원동력은 사회 구성원의 재생산이 달려 있는 육아 문제를 여성에게만 맡기지 않는 국가 사회적 인식이다. 정부나 기업이 육아에 대해 책임감을 가짐으로써 여성들이 마음껏 사회 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오클랜드(뉴질랜드) 이재훈 특파원| 지난 7일 오전 7시20분. 뉴질랜드 유명 방송국 TVNZ의 사업개발팀에서 일하고 있는 셰릴 가비(34·여)는 출근 준비로 분주하다. 아들 대니얼(2)에게 시리얼로 아침을 먹인 뒤 함께 승용차로 출근길에 나선다. 50분 걸려 방송국에 도착하면 셰릴과 같이 아이를 회사로 데려오는 부모를 위해 따로 마련된 전용 주차장에 차를 세운다. 방송국 2층에 위치한 차일드케어 센터(Childcare Centre)에서 ‘아쉬운 작별’을 하면 셰릴이 퇴근하는 오후 5시까지 대니얼은 이곳에서 50여명의 또래 친구,5명의 선생님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뉴질랜드에서는 육아 문제를 여성의 일할 권리를 보장하는 ‘모성 보호’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육아는 여성에게만 주어지는 책임이 아니라 ‘사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공동의 의무’라고 정부나 사회가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직장에서 마련한 육아 시설에 아이를 맡기고 부담없이 일하는 뉴질랜드 여성들은 남성과 동등한 일할 권리를 보장받고 있는 셈이다. ●“육아는 사회의 책임” TVNZ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도시인 오클랜드 중심 거리 빅토리아 스트리트에 있다. 차일드케어 센터는 이 건물에서도 가장 접근하기 쉬운 2층에 있다.2세 이하 영아와 3∼4세 유아를 위해 두 개의 침실과 실내외 놀이방, 목욕탕과 식당, 컴퓨터 이용실 등이 마련된 센터에서 50여명의 아이들이 장남감 놀이, 종이접기, 낮잠자기 등 저마다 하고 싶은 놀이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 아이들은 모두 TVNZ 직원의 자녀들이다. 셰릴은 원래 주치의가 있는 병원 근처 사설 센터에 대니얼을 맡긴 적도 있다. 하지만 대니얼이 자꾸 울면서 엄마를 찾는 바람에 일에 집중할 수가 없어 넉달 전 회사 내 시설로 옮겼다. 업무 도중 잠시 짬을 내 대니얼을 품에 안은 셰릴은 “언제 무슨 일이 생기든 바로 찾아볼 수 있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다.”며 대니얼의 뽀얀 볼에 입을 맞춘다. TVNZ은 지난 89년 이 보육 공간을 만들어 사설 센터보다 15% 가량 싼 값에 직원의 아이들을 돌봐주고 있다.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활발해지고 여성이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면서 뉴질랜드의 기업들은 기업이나 사회가 여성에게 동등한 기회를 제공해줘야 할 의무를 갖게 된 점을 알고 있다. 현재 TVNZ의 여성 직원 비율은 전체 980명 가운데 47%로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높다. 뉴질랜드에서는 공공기관이나 대학, 병원, 방송국 등에서 직원들을 위한 자체 차일드케어 센터를 마련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하지만 일반 중소기업 직원들은 보통 공공 또는 사설 센터를 이용하며 국가로부터 수입에 비례한 육아보조금을 노동시간당 2.34달러 정도 지급받는다. 때문에 사설 센터의 주당 이용료는 180∼200달러(한화 13만∼15만원) 정도지만 가계에 큰 부담은 없다. 뉴질랜드 정부는 또 만약 사설 차일드케어 센터가 정부의 인가를 받으면 아동 수에 따라 일종의 운영 보조금도 지급하고 있다. ●160명 돌보는데 선생님 45명 같은 날 오후에는 중심가에서 택시로 5분 거리인 르무에라 로드의 오클랜드 대학 차일드케어 센터를 찾았다.2년전부터 이 대학에서 일하고 있는 사무직원 수지타 쉐티(29·여)는 업무를 마치고 4살된 딸 선지나의 도형만들기를 도와주고 있었다. 수지타 역시 매일 아침 선지나와 함께 출근한 뒤 사무실과 걸어서 5분 거리에 자리잡고 있는 센터에 선지나를 맡기고 오후 5시까지 업무를 본다. 임신 8개월째인 수지타는 뱃속의 아이가 태어나면 역시 대학이 마련해준 센터에 맡기고 자기 일을 계속할 예정이다. 수지타는 “내가 어릴 때 엄마는 집에서 육아와 가정 일로 분주해 다른 직업을 가진다는 건 꿈도 꾸지 못했지만 지금의 우리는 육아의 부담을 덜고 자기 일을 가질 수 있다.”며 활짝 웃었다. 1970년 만들어진 오클랜드 대학 차일드케어 센터는 오클랜드 시내 4곳에 분산 운영된다. 학생과 교수, 사무직원과 대학 부설 병원 직원 등의 생후 6개월 이상 5살 미만 영유아 자녀 160여명이 45명의 자격증을 갖춘 선생들의 보살핌을 받는다. 2살 이하 영아들을 위해선 ‘몇 시에 기저귀를 갈았다.’,‘오늘은 아이가 자꾸 칭얼거린다.’는 등의 상세한 육아일기를 부모에게 제공하고 3∼4세 유아들을 위해서는 예술과 과학, 언어 등의 공부도 시켜준다. nomad@seoul.co.kr ■ 지금 뉴질랜드에선|오클랜드(뉴질랜드) 이재훈 특파원| 지난 7일 오전 호텔방으로 배달된 뉴질랜드 유력 일간지 ‘뉴질랜드 헤럴드’를 펼친 기자는 졸린 눈을 다시 한번 비벼야 했다. 뉴질랜드의 모성보호에 대해 취재하러 간 기자의 눈을 휘둥그레지게 만든 건 바로 ‘선거 2005, 차일드케어-국민당이 세금으로 가족들을 유혹하려 한다.’는 신문의 1면 톱 기사 제목이었다. 뉴질랜드 제1야당 국민당이 오는 9월로 예정된 총선에서 정권을 창출하기 위해 ‘엄마 이상의 그 무엇’이 되고픈 여성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공약을 들고 나온 것이다. 공약의 골자는 “한 가정의 취학 전 아이 한명당 연간 1650뉴질랜드 달러(이하 달러)의 세금을 환불, 아이 키우는 비용에 도움이 되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신문은 ‘3살 된 아이를 키우며 맞벌이를 하고 있는 사라와 마크 부부의 경우 1년 수입은 8만달러 정도. 이 가운데 아이를 사설 차일드케어 센터에 맞기는 비용은 주당 180달러로 1년에 8820달러 정도인데 국민당이 이 비용 가운데 1650달러를 보전해 주겠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집권 노동당이 이제까지 보전해준 세금은 연간 310달러 상당이었다. 하지만 노동당은 2007년부터 3∼4세 취학 전 아동을 주당 20시간 국가가 의무 교육시키는 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 이날 인터뷰를 위해 만난 사람들마다 화제는 ‘이 공약이 과연 현실성이 있는가.’였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가장 큰 사설 차일드 케어 센터 체인을 운영하고 있는 킨더케어 러닝센터(Kindercare Learning Centre) 로젠느 살루니 센터장은 “나도 4살짜리 아이를 데리고 매주 200달러를 지불하고 있는데 1650달러면 어마어마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센터 직원 수지 왓슨은 “뉴질랜드의 미취학 아동이 모두 14만명이라 이를 위해선 1억달러의 재원을 마련해야하는데 이 역시 다른 세금 부담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모성보호라는 이슈가 정권 재창출을 위한 주요 공약으로 신문 1면 톱을 장식하고 발길 닿는 곳마다 육아 문제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교환하며 현실성 여부를 토론하는 나라. 뉴질랜드는 그래서 ‘여성 선진국’이란 이야기를 들을 만한 나라였다. nomad@seoul.co.kr ■ 여성정책과 실태 |오클랜드(뉴질랜드) 이재훈 특파원| 뉴질랜드는 1893년 세계 최초로 여성의 참정권을 보장해준 나라다. 헬렌 클라크 총리, 아넷 킹 보건장관, 매리언 홉스 환경장관, 케리 프랜더게스트 수도 웰링턴 시장이 모두 여성이고 국회의원 120명 가운데 여성의원은 35명으로 29%를 차지한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비율은 60.8%로 남성의 75.0%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다. 지난 5월 스위스의 세계경제포럼(WEF)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도, 경제활동 기회, 정치적 권리, 교육 성취도, 보건복지 수준 등 5개 평가항목을 바탕으로 발표한 ‘여성의 권리와 남녀불평등조사’ 보고서에서 뉴질랜드는 스웨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덴마크, 핀란드 등 북유럽국가에 이어 6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최하위권인 54위였다. 집권 노동당 여성위원회 부위원장 레슬리 소퍼 의원은 뉴질랜드 여성의 지위가 높은 이유를 국가 태생의 역사에서 찾았다. 지난 5일 웰링턴 국회의 의원 사무실에서 만난 소퍼 의원은 “19세기 초반 유럽인들이 섬나라 뉴질랜드를 개척하고 정착하는 데 여성들이 큰 역할을 했고 이후 여성들의 교육수준도 높였기 때문에 여성의 지위가 자연스레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높은 여성 지위와 여성의 정치·경제 참여비율은 자연스레 여성을 위한 법과 제도를 갖추게 만들었다.1972년 남녀 동등임금법을 만들어 지난해 여성의 임금수준을 남성의 87%까지 끌어올렸고 1986년에는 세계 최초로 여성부를 만들었다. 여성부는 내각 최상급기관으로 모든 이슈를 여성의 입장에서 검증하는 역할을 맡는다. 1990년에는 기업내 남녀 고용 비율을 똑같이 맞추게 하는 동등고용법을 만들었으나 3년 뒤 집권당이 노동당에서 국민당으로 바뀌면서 폐기됐다. 하지만 1999년 재집권한 노동당이 법안 마련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2007년부터는 모성보호를 위해 정부기관이 모든 3∼4세 아동들의 교육을 주당 20시간 책임지는 의무 육아교육시스템도 시행할 예정이다. nomad@seoul.co.kr 협찬 KT
  • [세계신문협회 총회] 언론개혁시민연대·언노련등 출입 통제

    ‘그들 만의 리그?’ 지난달 30일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세계신문협회(WAN) 총회에서는 ‘언론의 자유(Freedom of speech)’가 연일 화려한 조명을 받았다. 그러나 조명이 닿은 곳에만 마이크가 주어졌다는 것은 문제였다. 1일 점심 때쯤 언론개혁시민연대와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개혁 진영은 코엑스를 찾았다.WAN과 한국신문협회측에 의견서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들의 출입은 철저히 통제됐다.3층 행사장은 물론이고 행사장과 별도로 2층에 위치한 기자실 출입도 금지됐다. 이들은 또 홍석현·장대환 전·현직 한국신문협회장들의 비리 내용과 자신들의 주장을 담은 “왜 우리는 한국신문협회의 해체를 주장하는가.”라는 제목의 한글·영문본 팸플릿을 행사장 바깥의 외국인들에게 뿌렸으나 이마저도 제지당했다. 이 때문에 행사장 입구에서는 한때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결국 이들은 우여곡절 끝에 총회장에 외국기자들을 상대로 직접 설명하는 촌극을 빚었다. 이에 대해 WAN 주최측은 “정중하게 초청장을 보냈을 때는 거부하다 이제 와서 들어오겠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WAN 주최측은 대회 홍보를 위해 개설해둔 인터넷 홈페이지도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개회식 때 화제가 됐던 노무현 대통령과 개빈 오렐리 WAN회장 대행간 입씨름에 대해서는 “일부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거나 “개빈 회장대행이 노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겨냥해 비판하지 않았다.”며 두 사람의 연설문 전문을 게재하는 등 발빠르게 대응했다. 동시에 세계편집인포럼(WEF)과 이해찬 국무총리와의 간담회 내용은 한글로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리면서 ‘자전거 등 경품을 준다.’는 등 한국신문시장의 혼탁함을 언급한 대목을 쏙 빼버렸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세계신문협회 총회] 아서 회장이 밝힌 뉴욕타임즈의 미래전략

    지난달 30일부터 사흘간의 일정으로 열린 제58차 세계신문협회(WAN) 총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인물을 든다면 단연 아서 설즈버거 뉴욕타임스 회장일 것이다.‘미국’ 신문의 사주이다보니 과대포장됐다는 비판도 있었고 ‘거만하다.’는 인신공격성 평가를 받기도 했다. 어쨌든 주목받은 인물 아서 회장은 WAN총회 마지막날인 1일 끊임없이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오전 8시에는 기자간담회, 오전 9시에는 WAN 제4세션 토론장, 오후 1시에는 특별세션에 잇따라 나타났다. 아서 회장은 활달하고 분명한 어조로, 때로는 농담까지 섞어가며 신문시장의 미래와 뉴욕타임스의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미국식 자유주의가 진하게 배어 있었다. 그가 특별히 강조한 점은 ‘독자들의 신뢰’라는 다분히 원론적인 것이었다. 독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을때 ‘뉴미디어가 등장해서 신문이 위기에 처했다.’기보다 ‘뉴스만 잘 만들면 뉴미디어라는 다양한 유통방식이 눈에 들어온다.’는 쪽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는 강조였다.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신문이 위기에 처했다고 한다. 종이신문의 생존차원에서 뉴욕타임스의 전략은. -종이신문의 하락세에 개의치 않는다.TV나 인터넷에서도 뉴스를 파는 다각화 전략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 외 다른 매체에 더 진출할 것이다. 신문시장은 줄어도 뉴스시장 자체는 더 커지고 있다고 본다. 가령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방문자의 60%는 외국 거주자이고 한달에 수천만명이 방문하고 있다. 라디오·TV의 등장에도 신문은 살아남았다. 생각을 바꾸면 PDA, 휴대전화, 인터넷 등 다른 방식으로 충분히 뉴스를 전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어떤 매체를 통하느냐보다 얼마나 양질의 뉴스를 제공하느냐가 중요하다. 뉴욕타임스의 일부 콘텐츠를 유료화한다고 들었다. 구체적인 계획을 밝혀달라. -오는 9월부터 인터넷 콘텐츠 가운데 일부를 유료화할 생각이다. 모두 유료화하는 것은 아니다. 뉴스는 무료로 제공하되, 사설이나 기명 칼럼 등 몇몇 포인트를 유료화할 생각이다. 한달에 5달러나 1년에 50달러씩 받을 생각이다. 물론 패키지 형식도 고려하고 있다. 유료화의 성공을 위해서는 아무래도 패키지의 가치를 더 높여 수준있는 글을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넷에 전문지식을 가진 기자를 새로 채용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 ‘도회지 신문(Urban Paper)’을 지향한다고 밝혔는데 어떤 의미인가. -전국지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을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의 뉴욕과 같은 미국 전역의 대도시를 거점삼아 전국지로 키워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런 전략은 발행부수 증가에도 도움이 된다. 내용적인 면에서 보자면 정치적인 어떤 지향성을 가지기 보다 시민이 원하는 내용, 특히 대도시 고급독자들의 문화적인 입맛에 맞춘 기사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이번 WEF(세계편집인포럼)의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가 타블로이드 판형의 강세였는데 이 부분에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타블로이드판은 우리가 지향하는 심층기사를 다루기에는 미흡한 측면이 있다. 아직은 검토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 개회식에서 개빈 오렐리 WAN 회장 대행이 한국 신문법을 비판한 것을 놓고 한국의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는데. -한 나라의 사회와 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법에 대해 말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 그러나 언론에 있어서는 문화나 관습의 차이가 있다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자유다. 개회식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언론권력론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감이지만 그걸 판단하는 것은 정부보다는 대중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내 언론 가운데 일부가 WAN을 이용하고 있다는 말도 있는데. -언론에 대한 규제가 적으면 적을수록 민주주의는 더 발전한다.WAN의 의견은 특정 신문사의 입장보다 보편적인 언론관을 나타낸 것으로 봐야 한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한국 환경보건 OECD 최하위권

    우리나라의 환경보건 수준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속하는 등 대기·수질오염에 따른 국민들의 건강상 위협이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환경연구소 장재연(아주대 예방의학과 교수) 소장은 1일 세계경제포럼(WEF)이 올해 초 공개한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관련 통계를 비교분석한 결과, 인구밀도를 감안한 대기 중 먼지 오염도의 경우 우리나라가 ㎥당 66.05㎍(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1g)으로 비교대상 OECD 28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고 밝혔다. 28개국 평균 먼지농도(37㎍)의 1.8배, 오염도가 가장 낮은 터키(11.35㎍)보다는 5.8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수질환경 악화에 따른 감염성 장질환 사망자의 경우 우리나라는 인구 10만명당 1.2명으로 25개 국가 중 멕시코(15.9명)에 이어 가장 많았다. 사망자가 가장 적은 나라는 체코(0.01명)였으며, 그리스(0.02명)와 캐나다(0.04명), 네덜란드(0.07명) 등 순이었다. 회원국 평균은 0.98명이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15세 미만 호흡기질환 사망자 수는 인구 10만명당 0.72명으로 25개국 중 6번째로 많았다. 호주가 2.91명으로 사망자 수가 가장 많았고, 일본과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 헝가리, 캐나다, 독일 등 12개국은 사망자가 한명도 없었다. 장 소장은 “우리나라 경제규모는 세계 10위권이지만 환경보건 수준은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라면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세계신문협회 총회] “신문의 미래는 절대 어둡지 않다”

    [세계신문협회 총회] “신문의 미래는 절대 어둡지 않다”

    앞선 행사 내내 신문의 미래에 대한 장밋빛 전망과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진 통계와 수치만 나열하던 세계신문협회(WAN) 총회가 마침내 신문의 ‘신뢰’에 대해 얘기했다. 총회 마지막날인 1일 ‘커뮤니케이션 소비방식의 변화’와 ‘미디어 전망’에 대한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미국 뉴욕타임스 아서 설즈버거 회장,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료키 스키타 사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아서 회장은 통신기술 발달로 인한 뉴스혁명의 가장 큰 특징으로 “더 많은 권리를 소비자에게 준다.”는 점을 꼽았다. 결국 위기대응법도 “자신들의 관심사에 대해 접근하는 소비자”를 노리기 위해 “질 높은 신문을 만드는 것”이라 정리했다. 아서 회장은 그 핵심 요소로 “신뢰”를 꼽았다. 이를 위해 그는 구체적으로 ▲뉴스의 신뢰도를 분석하는 스탠더드 에디터(standard editer)를 두고 ▲인터넷을 통해 인터뷰 자료 등을 모두 공개하는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료키 회장은 “신문의 미래는 절대 어둡지 않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는 신문에 대한 신뢰가 확고하다는 점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은 1000명당 신문을 보는 사람이 600명으로 다른 어느 나라보다 높다.”면서 “그 비결은 TV 등 다른 매체에 비해 신문에 대한 신뢰도가 2∼3배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뢰도의 비결에 대해서는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보도를 들었다. ●‘원-소스 멀티-유즈’가 대세 지난달 30∼31일에 치러진 WAN과 WEF(세계편집인포럼)의 초점은 역시 ‘하나의 기사를 어떻게 다양하게 활용하느냐.’였다. 한 예로 독일의 ‘디벨트’지는 정치·경제 시사 위주의 본지에 대한 인기가 감소 추세를 보이자 ‘베를리너’라는 지역신문을 인수했다. 동시에 젊은 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타블로이드판형의 ‘벨트 콤팩트’도 창간했다. 하나의 기사를 두고 동일한 편집진에서 3가지 타입의 기사를 만든다는 것이다. 디벨트에는 심층적이고 국제적인 면에,‘베를리너’에는 베를린 사람들의 삶, 벨트 콤팩트는 사실만 간략히 요약해서 게재하는 식이다. 이와 유사한 사례들이 숱하게 소개됐다. 그러나 우리와 달리 매체간 겸영이 허용된 외국의 사례라서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한국 ‘남녀평등’ 58國중 54위

    |제네바 연합|한국의 남녀평등 성취도가 세계 58개국 가운데 54위에 머문 것으로 평가됐다. 16일 스위스의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여성의 권리:글로벌 남녀 불평등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남녀 차별이 적은 국가는 스웨덴으로 7점 만점에 5.53의 평점을 받았다. 이어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 덴마크,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이 상위권에 올랐다. 미국은 17위에 그쳤다. 아시아권에서는 중국이 33위로 가장 높았으며, 일본(38위) 방글라데시(39위) 말레이시아(40위) 태국(44위) 인도네시아(46위) 등도 한국을 앞섰다. 한국은 부문별로는 경제활동 기회가 55위, 정치적 권리가 56위로 최하위권이었으며 교육 성취도 48위, 경제활동 참여도 34위, 보건 및 복지 27위로 전체 평점은 3.18에 불과했다. 최하위는 이집트로 2.38의 평점을 받았다.
  • “잃어버린 2년” vs “전환기적 현상”

    “잃어버린 2년” vs “전환기적 현상”

    “지금의 경기침체는 구조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현 정부의 잘못만은 아니다.” “참여정부 2년은 잘못된 국정운영으로 잃어버린 시간이 돼 버렸다.” 조윤제 영국대사와 나성린 한양대 교수가 24일 경기침체의 원인과 향후 경제정책의 방향을 놓고 가시돋친 설전을 벌였다. 이날 중앙대에서 열린 ‘2005 경제학술 공동대회’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조 대사는 경기침체는 외환위기 이후 경제정책 패러다임의 변화와 같은 전환기적 요인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분석했다. 조 대사는 2003년 2월 현 정부 출범 때부터 지난달까지 대통령 경제보좌관을 지냈다. 반면 나 교수는 참여정부가 2년 동안 ‘아마추어적’인 국정운영으로 정치·사회적 틀을 무리하게 바꾸려는 과정에서 경기침체가 심화됐다고 말했다. ●조 대사,“우리 경제는 중년” 조 대사는 “서비스업 소득이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어서 그렇지 우리의 실제 1인당 국민소득은 발표치(2004년 1만 4000달러)보다 높다.”면서 우리경제는 국민들의 생각보다 성숙된 ‘중년경제’라고 평가했다. 참여정부가 지나치게 분배위주 정책을 편다는 주장에 대해 “우리나라 정도의 소득과 국민생활 수준을 가진 나라 가운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사회안전망 구축에 소홀한 나라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개인, 기업, 산업간 양극화는 거의 모든 국가가 경험하고 있는 문제이며 우리나라의 경우 중소기업 구조조정이 제대로 안 이루어진 게 주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기업투자를 가로막는 정책을 폈다는 지적에 “참여정부 출범 이전부터 진행돼 온 일을 이어받은 것이 많다.”고 답했다. 시장개혁 3개년 계획은 그동안 해왔던 공정경쟁 정책의 틀안에서 이뤄진 것이고 증권관련 집단소송제도 지난 정부 때 국회에 제출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정부의 정책 전반에 대해 “외환위기 이후 변화된 경제정책의 틀을 벗어나지 않은, 장기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정책이었다.”고 평가했다. 정책혼선 논란에 대해서는 “각 경제부처가 정치행정 시스템의 변화를 읽지 못한 탓”이라고 했다. 특히 조 대사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대를 강조했다. 압축성장, 압축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에서 정규직의 고용보호 축소와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동시에 추진하는 스페인식 모델을 추천했다. ●나 교수,“2년동안 경제 퇴보” 나 교수는 세계경제포럼(WEF)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의 국가경쟁력 지수가 참여정부 들어 더 떨어진 것을 예로 들며 “이는 기업들의 경쟁력보다는 정부의 경쟁력과 경제운용 능력이 떨어졌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개혁 부진, 비효율적 코드인사, 불요불급한 국책사업에 따른 정부예산 낭비,4대 개혁입법을 포함한 진보적 국정운영으로 인한 국론분열, 정부내 반(反)기업 정서 등을 예로 들었다. 나 교수는 참여정부가 20차례에 가까운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정운영에 대한 불신과 정책 불확실성을 극복하지 못해 경제회생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참여정부는 경제정책이 아예 없었던 것이나 마찬가지고, 뒤쫓아가면서 부양책을 펴는 데만 급급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나 교수는 “참여정부는 경제를 중시하지 않을 경우 ‘한국경제를 퇴보시킨 정권’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뒤 그러나 다행히 올들어 이런 우려를 불식시킬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정치중심·분배우선의 국정운영을 경제중심·성장우선으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경쟁은 악(惡)이고 평준화는 선(善)이라는 생각, 대기업·부자·일류학교 출신은 수구·보수적이라는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람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경쟁과 수월성을 강조하는 교육제도 확립을 주문했다. 나 교수는 현 교육제도는 ‘30년 부모에 의존해 20년을 쓰는 비효율적인 시스템’이라며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이 ‘취업 아니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평생학습제도 구축을 주문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논술이 술술] 시사 키워드 / 다보스 포럼

    최대의 국제회의요, 각국의 정·재계 거물들의 연례적인 모임인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 달 30일(현지시간) 폐막됐다. 이 회의는 개최지인 스위스의 휴양도시 다보스의 이름을 따 ‘다보스 포럼’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35회째 열린 올해 다보스포럼은 ‘어려운 선택들을 위한 책임’라는 주제 아래 이라크 문제, 신기술 동향, 문화 조류 등 국제적인 의제를 다루었다. 이번 행사에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 빅토르 유시첸코 우크라이나 신임 대통령, 이냐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 등 세계 90여개국의 정치ㆍ경제계 지도자 2250명이 참석했다. 미국 대표는 로버트 죌릭 무역대표와 존 매케인,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 등이다. 이밖에 샤론 스톤, 안젤리나 졸리, 리처드 기어, 보노, 라이오널 리치 등 연예인들도 참석해 부채 탕감과 빈곤 축소 등을 촉구하기도 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표현처럼 다보스포럼은 ‘세계 최대의 인맥구축 마라톤’이다. 명함을 몇통씩 갖고 온 참석자들은 더 많은 명함을 모아 돌아갈 만큼 많은 사람들을 만나 자유롭게 대화를 나눈다. ●다보스포럼이란 세계경제포럼(WEF:World Economic Forum)은 1981년부터 매년 1∼2월 스위스의 고급 휴양지인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다. 세계의 저명한 정치가, 기업인, 경제학자, 저널리스트 등이 모여 세계 경제, 정치, 외교 등의 현안을 놓고 토론하는 국제민간회의다.1971년 독일 출신의 하버드대 경영학 교수 클라우스 슈바프(Klaus Schwab)가 만들어 독립적 비영리재단 형태로 운영되고 있고 본부는 제네바에 있다. 배타적이라는 비판이 일자 2001년부터 비정부기구 인사를 초청하고 있다. 연차총회 외에도 지역별 회의와 산업별 회의도 열며 세계무역기구(WTO)나 선진국 정상회담(G8)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 워낙 거물들이 많이 참석하기 때문에 극비의 수뇌회담도 열리는 등 외교 살롱의 역할도 한다. 다보스 인구의 4분의 1에 가까운 참가자들이 뿌리는 돈이 무려 2500만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올해 논의된 문제들 올해 회의에서는 기후변화와 평등한 세계화, 글로벌 경제와 지배구조, 미국의 리더십, 대량살상무기, 세계무역 등 12개 주제를 중심으로 220개의 워크숍과 토론회가 열렸다. 특히 세계화의 결과로 심화되고 있는 국가간, 국가내 양극화 문제에 대한 대책이 중요한 이슈로 논의됐다.‘(초국적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이 주요 의제가 됐다.‘빈익빈부익부는 불가피한가.’란 주제로 세미나도 열렸다. 세계화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한 주제들이다. 워크숍과 토론회에서 중동 문제, 중국의 영향력 증대, 인종문제 등 다양한 이슈가 논의됐다. 블레어 총리는 기조연설에서 자신이 올해 의장을 맡는 선진 8개국(G8)회의와 하반기 의장이 되는 유럽연합(EU)에서 빈곤과 기후변화 대처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군사력만으로는 테러에 대처할 수 없다고 인정하고 미국과 세계는 상호 이해에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올해에는 China와 India의 합성어인 ‘친디아(Chindia)’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이번 회의에서도 경제대국으로 등장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에 주목했다. 슈바프는 “WEF가 중국과 인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새로운 지정학과 지경학(地經學)의 출발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반(反) 세계화와 다보스 비판론 다보스포럼이 주창하는 것은 세계화다. 이는 국가경제의 세계경제로의 통합을 뜻한다. 즉 상품, 서비스, 자본, 노동, 정보 등에 대한 인위적 장벽을 제거해 세계를 거대한 단일시장으로 통합하는 것이다. 세계화의 특징은 무역자유화, 금융의 세계화, 생산의 세계화다. 정보통신기술과 인프라의 발달로 세계화는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맥러한(M.McLuhan)과 피오레(Q.Fiore)가 1967년 ‘매체는 메시지’ 저서에서 예언한 지구촌(Global Village)이 현실화된 것이다. 세계화는 1993년 12월 우루과이 라운드 다자간무역협정이 체결되고 이어 1995년 1월 WTO 체제가 출범한 뒤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세계화는 부정적인 면도 많다. 긍정적 효과로서는 효율의 극대화, 자원배분의 합리화, 규모의 경제이익 초래 등을 들 수 있다. 부정적인 면은 일부 선진국의 패권적 지배, 대외의존도 심화, 비교열위 산업의 퇴출, 국가 및 계층간 소득의 양극화 등이다. 또 대량 실업, 생활수준의 하락, 기업의 합병 및 파산, 외국자본의 횡포, 국가주권의 위축, 문화적 충격, 기아·자살·이혼·폭력·매춘·범죄의 유발, 가정해체 등도 세계화에서 원인을 찾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화에 대한 반대의 물결도 거세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의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인의 46%, 독일인의 40%가 세계화는 국민 경제에 나쁘다고 생각한다. 캐나다, 프랑스, 멕시코 등에서도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세계화를 비난하는 측은 자본가와 기업 엘리트들은 기업을 정부의 통제나 간섭에서 해방시키고 경제력과 소득을 일부 특정 부유층에 지속적으로 집중시키려 한다고 말한다. 또 세계화의 확대로 선진국과 신흥시장경제국은 모두 타격을 받고 있다고 한다. 신흥국들은 선진국들에 상품시장, 서비스시장, 자본시장을 잠식당하지만 선진국들은 산업의 동공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적 세계화가 진행된 지난 20년 동안 모든 나라에서 경제 성장률이 둔화됐다고 주장한다. 영국 언론인 존 웍스는 세계화(Globalization)를 ‘세계적 거짓말’(Global-lies)이라고 불렀다. ●세계사회포럼(WSF) 다보스포럼에 대한 반발로 생겨난 것이 세계사회포럼(World Social Forum)이다. 다보스 포럼과 때를 같이 해 대서양 건너 브라질 남부의 항구도시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세계화에 반대하는 환경단체, 이코노미스트, 자유주의자, 노동운동가 등이 모여 열고 있다. “다른 세계가 가능하다”는 슬로건 아래 세계화에 대한 대안을 모색한다. 다섯번째인 올해 포럼의 주제는 ‘정의롭고 평등한 세계를 위한 인권과 존엄성’이었다.120여개국에서 7만 5000여명의 대표단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이 참가했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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