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 과자 국내 유통 파문] 멜라민 유아용 식기 94% 점유
플라스틱 원료로 쓰이는 멜라민이 음식물에 섞이는 일은 자연상태에서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동물 사료나 유제품의 검사 과정에서 단백질량을 직접 측정하는 기존 방법 대신, 단백질의 주요 구성 성분인 질소 함량만을 측정하는 방법이 널리 보급되면서 멜라민 식품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했다.
일부 업체들이 이를 악용해 물을 탄 사료 또는 유제품에 멜라민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질소 함량을 높여 검사를 통과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또 이렇게 만들어진 원료가 분유, 과자, 커피프림, 초콜릿 등에 사용되면서 멜라민 파문은 끝없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멜라민을 평생 매일 섭취해도 해를 일으키지 않는 1일 섭취 최대량을 630㎍으로 설정해 놓고 있다. 이는 체중 20㎏의 어린이의 경우 12.6㎎을 매일 먹으면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식품 문제를 해결한다 해도 식기나 부엌타일 등 멜라민의 다른 사용처에서 추가적인 멜라민을 섭취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멜라민은 무게에 비해 단단하고 방수성이 뛰어나 기계부품, 접착제, 식기류, 산업디자인 재료, 건축 재료 등에 폭넓게 쓰인다. 특히 유아용 식기 시장에서는 94%가 넘는 점유율을 가진 독보적인 원료다.
화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멜라민의 끓는 점이 섭씨 347도라는 점 때문에 조리과정에서 인체에 해를 미칠 영향이 적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지만, 멜라민은 나프탈렌처럼 액체 상태를 거치지 않고 승화하는 물질이기 때문에 상온에서도 일정량 꾸준히 날아간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특히 1ℓ의 물에 3.1g이 용해되는 수준의 용해성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멜라민의 지속적인 누적이 인체에 해를 끼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