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FIFA
    2025-12-0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346
  • 「화합」 열기에 찬물 끼얹은 PK판정

    ◎한국 역전패에 북한측서도 안타까운 표정/최인영ㆍ이영진 비신사적 행위 비난받을 만 안타깝고 어처구니 없는 10초였다. 서로가 밝은 낯으로 등을 두드리며 함께 통일의 걸음을 한 발작 디뎠다고 말하려는 순간 주심의 호각소리가 좋은 분위기를 순식간에 깨고 말았다. FIFA 국제심판인 북한의 장석진 주심은 경기종료를 불과 10여초 남겨놓고 페널티킥을 선언,한국이 1­2로 역전패하고 말았다. 페널티킥이 주어질 만한 상황이 아니었던 것은 둘째치고 스탠드의 많은 관중과 본부석의 북측 인사 선수 한국관계자들까지도 1­1의 가장 좋은 승부를 기꺼워하며 그대로 경기가 끝나기를 바라는 순간이어서 패널티킥 선언은 5ㆍ1경기장의 열기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주심은 한국의 이영진이 북한 공격수 조인철의 점프 때 페널티 에리어 안에서 밀어다며 직접 프리킥을 선언했다. 절대로 페널티킥을 주어야 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이 한국코칭 스태프의 이야기다. 조인철이 공중볼을 처리하기 위해 이영진을 누르고 뛰어오른 것이어서 한국에 공격권이주어져야 할 상황이었다. 이날 주심은 경기중 북한선수들에게 무슨 말인가를 자주했다는 것이 경기후 한국선수들의 이야기다. 한국이 역전패한 순간 본부석의 김유순 북한체육위원회 위원장 김형진 부위원장도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관중들의 호응도 크지 않아 보였다. 그렇게 해서 이겨야 될 이유가 있었을까. 주심의 판정에 대해 김형진 부위원장은 『무승부가 훨씬 좋은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시했고 경기장을 빠져나가던 한 평양시민은 볼멘 목소리로 『개운치 않다』고 했다. 한국이 역전골을 먹자 경기가 끝나지 않았는데 공을 밖으로 걷어차낸 한국 GK 최인영과 경기중 비신사적 행위를 연발한 이영진도 질타를 받아야 할 부분이었다. 어렵게 성사된 남북 체육교류의 첫발은 결국 뜻하지 않은 일이 터져 막판분위기가 급변하고 말았다. 오는 23일 서울의 2차전에서는 이같은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제3국의 국제심판을 배정,공정하게 경기를 이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서울평화상」 첫 수상자 사마란치 유력

    서울평화상위원회(위원장 김용식)는 13일 밤 워커힐호텔에서 1차 심사위원회를 열고 전세계에서 후보로 천거된 개인 40명과 단체 17개등의 후보를 대상으로 심사한 끝에 첫 수상자후보를 10명선으로 압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1백22명의 추천인이 천거한 57명의 개인및 단체후보 가운데 사마란치 IOC(국제올림픽위원회)위원장은 71명이 추천,58%의 압도적인 추천을 받아 유력한 수상후보로 떠올랐다. 10명이상의 추천을 받은 후보는 IOC단체. 한국인감독 박만복씨가 이끄는 페루여자배구팀(서울올림픽 2위)도 3명의 추천인으로부터 후보로 지명받았다. 이밖에 남아프리카 인권운동가 만델라,체코의 육상영웅 자토페크,멕시코의 바스케스 라냐 세계올림픽 연합회(ANOC)위원장,반핵물리학자 버니드라운 등이 2명의 추천을 받았다. 추천인수는 적었으나 주목할 만한 인물은 네비올로 세계육상경기연맹회장,아벨란제 FIFA(국제축구연맹)회장,휠체어 마라톤의 세계챔피언 한센(캐나다),미국 최초의 흑인 테니스선수였던 아서애시,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카터 전미국대통령,교황바오로2세 등이 포함되었으며 국내인사로는 무궁화 해외선양가인 황채문씨가 유일하게 후보에 끼였다.
  • 법질서 깨놓고 민주정치 하려는가

    ◎의원 폭력·장외투쟁은 국회 거부행위 그동안 사람들은 권위주의가 사라지고 민주화가 되면 모두가 자유와 풍요 그리고 평화가 보장되는 바람직한 세상이 될 것으로 기대해왔다. 또한 6공에 들어선 후에는 5공비리가 매듭지어지고 또 여소야대의 정치불안이 극복된다면 이 나라가 선진민주국가의 대열에 들어설 것으로 낙관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그러한 요건들이 충족되고 거대여당까지 출현하여 정치사회 안정이 보장된 상황이 되었는데도 나라 꼴은 여전히 불안스럽고 오히려 더 어지러워지며 오히려 요상스러워져가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매일 증가하는 매스컴의 홍수속에서 신문 라디오 TV를 접하기가 두려운 지경이 되어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모든 면에서 썩 잘 되어가고 있는 것이 없으니 오늘은 또 무슨 스트레스를 받을까 겁부터 나기 때문이다. ○신문 보면 짜증부터 이번 임시국회에 대한 보도 역시 혐오와 짜증의 감정을 억제하기가 힘든 것이었다. 하기는 국회의사당이 여야의원들간에 욕설과 폭력으로 소란스럽고 다수당은 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며 소수야당은 온갖 발악을 하는 모습은 우리가 50년대초부터 지겹도록 보아오던 악습이었다. 그래서 이따금씩 군부가 나서서 국회를 해산하고 정당활동을 금지하는 비상조치가 생겨도 크게 반발하고 노여워하는 국민들이 많지 않았던 것이 권위주의체제의 존속원인이었다. 그런데 그런 국회의 변태가 6공에 들어서고 민주화가 되었다는 90년대에 와서도 구태의연하게 되풀이되고 있으니 한심스러울 수밖에. 이 나라의 의회정치 민주정치는 언제쯤 발전된 새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아니 세월이 감에 따라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악화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 나라의 국회의원들은 누구나 민주화를 위하여 노력한다,또는 싸운다고 말은 하지만 민주정치를 전혀 모르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민주정치가 타협의 정치임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 타협은 다수의사와 소수파 의사,여당과 야당,정당간 또 이익단체간의 타협,정부기관간의 협의와 타협,또 그들 상호간의 타협,엘리트와 국민대중간의 협의와 타협을 포함한다.집단간의 협의와 타협을 배제한 정치적 의사결정은 민주정치의 근본정신에 위배된다. 그러나 아무리 타협이 중요하다고 해도 타협이 될 수 없고 또 되어서는 안되는 부분이 있다. 그것은 민주정치의 경기규칙이라고 할 수 있는 법질서를 파괴하는 행위이다. 또 자유민주주의의 제도를 이용하여 그 근본원리를 말살하려는 세력과 그 행위들이다. 그런 세력과 행위를 용납하고 타협한다는 것은 자유민주주의의 자살이며 체제전복을 묵인 또는 방조하는 행위밖에 되지 않는다. ○불법을 타협해서야 민주주의사회라고 해서 다수파가 소수파의 의사를 무시해도 좋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소수파가 다수파의 의사에 저항하며 의사진행을 방해하거나 폭력을 휘두른다는 것은 민주정치제도에 대한 도전이라 보아야 한다. 다수파가 소수파의 의사를 존중함은 도덕적인 의무이다. 그러나 소수파가 다수파의 의사에 승복함은 민주국가의 정치적 법률적 의무이다. 야당의원은 정부와 여당이 비민주 또는 반민주라면 그러한 초법적인 극한투쟁은 정당화된다고 생각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무엇이 비민주고 또 반민주인가는 어느 정당 멋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판정 역시 다수의 판정에 승복하도록 되어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이 나라의 언론이 그리고 선거민들이 다수당에 항거하여 언성을 높이며 폭력을 휘두르는 소수당 의원이나 재야운동권의 행위를 영웅시 또는 관대하게 용납한다는 데 있다. 그리고 의회정치에 대한 파괴행위를 불사하는 사람들을 국회의원으로 선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선진민주국가라면 벌써 정치생명이 끝나버렸을 행위가 이 나라 국회에서는 용납되는 분위기에서 빈발되어왔다. ○용납하는 풍토 개탄 또 이 나라의 야당지도자는 국회에서 세가 불리하면 원외투쟁이나 범국민운동을 벌이겠다고 공언한다. 이것도 의회정치를 무시하고 불신하는 언동이다. 의회의 결정에 승복할 수가 없다면 처음부터 국회에 들어오지 말았어야 했다. 그리고 재야에서 국민운동을 벌일 것이지 국회의원은 왜 되고 모든 대접을 받으면서 행세하는 것인가. 그것도 민주정치를 정말몰라서 그런 것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당리당략에 따라서 민주주의를 마음대로 해석하고 반민주나 민주화란 구호를 자기들 편리한 대로 붙였다 뗐다하는 사람들에게 문제가 크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일반언론도 유권자들도 그런 행위를 엄격하게 판별하고 강하게 제재하지 못해온 것도 비민주적 악폐가 근절되지 못하는 이유였다. 정부·여당 역시 책임을 함께 져야 할 것 같다. 민주정치에 대한 왜곡이나 오해 그리고 범법행위를 정치적으로 적당히 얼버무려 줌으로써 법질서의 파괴가 일상다반사처럼 되어버린 것이 아닌가. 그동안 노사분규나 KBS사태가 그랬고 또 이번의 세종대문제 역시 그랬다. 사회범죄와 강력사건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어서 민생치안이 위협받고 있는 것도 오늘의 심각한 사회불안을 야기하는 요인이다. 최근 로마에서 거행된 월드컵축구가 수십억의 세계인구를 열광시켜왔다. 세계 정상의 축구팀들이 각 나라의 자존심을 걸고 게임마다 격렬한 접전을 벌이는 모습이 세계인구의 관심을 집중시키기에 족했다. 우승한 나라는 물론 3,4위를 한 나라의 국민들까지도 환희와 자긍의 축제를 요란스럽게 벌였고 우승한 독일에서는 기쁨의 난동을 벌인 나머지 네명이나 목숨을 잃었다 한다. 그 경기에서 선수들의 선전에 못지않게 우리에게 인상깊었던 것은 심판들의 엄격한 경기운영이었다. 그들은 선수들의 범칙이 있을 때마다 휘슬을 불고는 때때로 경고를 주거나 범칙선수를 퇴장시켰다. 만일 그때마다 세계 정상급 축구스타들의 원한이나 열광적인 응원단의 분노와 행패를 두려워해서 심판들이 적당히 눈감아 주거나 얼버무렸다면 FIFA 월드컵축구시합의 권위는 무엇이 되었겠는가. 현행법이 지배계급을 위한 것이니 야당에게 불리했다 할지라도 또 일부사람이 악법이라고 비판하더라도 법은 법이다. 그것이 합법적 절차에 의해서 개정될 때까지는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 민주국가의 상식이다. 국민의 인기를 의식해서건 후일의 보복이 두려워서이건 법질서를 유지하지 못하고 사회혼란 정치불안을 방치하는 정부·여당이라면 집권할 자격이 없다고 보며 집권했더라도 일찌감치 물러나는 것이 도리가 아닐까. 민주화시대에서 정치지도자는 아무나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 다시금 실감나는 요즈음이다.〈한승조 고대교수·정치학〉
  • “너무나 높은 벽”월드컵 16강/김종일 체육부장(데스크 메모)

    월드컵축구의 열기로 지구촌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9일 이탈리아 밀라노등 12개도시에서 시작된 제14회 월드컵축구대회는 개막전부터 연일 이변과 파란을 연출,전세계 10억 축구팬들을 열광케 하고 있다. 경기가 열리고 있는 이탈리아 전역에서는 월드컵과 관련된 갖가지 집단난동이 발생,주최측이 안전대책에 골머리를 썩히는가 하면 세계 곳곳에서 극성팬들이 떼지어 몰려들고 있어 이탈리아 당국을 긴장케 하고 있다. ○2백억이 TV시청 세계 24개국 강호들이 펼치는 묘기는 챔피언팀을 가려낼 오는 7월9일까지 세계 1백50여개국에 중계될 예정으로 있어 월드컵이 열리는 한달동안 연인원으로 따져 2백억명이 TV로 경기를 시청할 것으로 추산된다니 세계가 월드컵으로 열병을 앓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월드컵 열기는 도대체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월드컵축구를 환호하고 열광하는 이유는 나라마다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 것이다. 그러나 공통된 원인을 찾아보면 대회규모도 규모려니와 축구라는 경기만이 갖고 있는 특징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축구는 많은 스포츠 가운데 유일하게 발로 득점하는 종목인데다 룰이 단순해 누구나 이해하기가 쉽다. 또 세계 최고수준의 선수들이 녹색의 그라운드에서 펼치는 갖가지 묘기와 박진감 넘친 플레이,그리고 골네트를 출렁 흔들정도의 통쾌한 슈팅…. 아마 이런 것 때문에 월드컵에 매료되는게 아닌가 싶다. 「이기고 돌아오라. 그러면 돈과 명예를 주겠다. 그러나 지면 단두대에 올려놓겠다」 월드컵때마다 자주 인용되는 이 말은 이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나라 국민들이 얼마나 큰 관심과 긍지를 갖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설명해주는 것이리라. 월드컵에 관한한 어느 나라 국민이나 극성을 지나 그 관심은 가히 살인적이라 할 만하다. 특히 남미 국가들은 월드컵 축구가 바로 정치이며 외교이고 전쟁이다. 54년 서독이 월드컵 우승을 차지하자 한 서독학자는 「라인강의 기적보다 오히려 더 서독국민들의 자존심을 높여주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첫 출전한 중미의 소국 코스타리카가 축구의 본고장 스코틀랜드에 승리하자 대통령까지 거리로 나와 국민과 기쁨을 함께 했다. 또 개막전에서 지난대회 우승팀 아르헨티나를 꺾어 대파란을 일으킨 아프리카의 카메룬은 이날을 국경일로 선포한 반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해졸전을 벌인 자국팀을 비난하기까지 할 정도였다. 월드컵의 열기는 국내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양방송사가 거의 전경기를 생중계 또는 녹화해 방영하고 있고 국민들은 모이기만 하면 축구얘기이다. 한국과 벨기에의 첫경기가 벌어진 12일 자정엔 대다수 국민들이 TV앞에 앉아 뜬눈으로 밤을 새며 가슴 죄었다. 집집마다 TV를 켜놔 전력소비량이 최고치에 달했고 맥주ㆍ음료ㆍ과자를 파는 가게는 평소보다 매상고가 30%나 늘었다 한다. 관광호텔ㆍ백화점 등에서는 월드컵열기를 틈타 뜨거운 판촉전까지 벌여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월드컵축구는 단일종목행사로는 물론 올림픽 다음으로 큰 스포츠 행사다. 이 때문에 월드컵이 개막되면 세계는 국경ㆍ이념ㆍ종교를 초월해 「둥근공」하나로 관심을 모은다. ○국민에게 자부심을 국제축구연맹(FIFA)회장을 지낸 줄리메(프랑스)씨의 제창에 의해 1930년 창설돼 4년마다 열고 있는 월드컵은 지난 60년간 숱한 화제와 명연기를 펼친 영웅들을 배출했다. 매대회때마다 「축구왕」이 탄생했고 몇몇은 황제칭호까지 얻기도 했다. 69년 멕시코대회 예선때는 판정 시비끝에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가 진짜 전쟁을 일으키기까지 했다니 그 열기가 어느 정도였나 짐작이 갈만하다. 1933년 조선축구협회가 창립된이래 일제하에서 우리 국민의 울분을 풀어주는 기폭제 역할을 하며 커 온 한국축구는 지난 54년 스위스월드컵에 처음 출전,헝가리에 9대0,이집트에 7대0으로 대패했으나 32년만에 출전한 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는 이 대회에서 우승한 아르헨티나에 3대1,불가리아에 1대1,82년 12회 스페인대회 우승팀 이탈리아에 3대2로 질 정도로 선전함으로써 비록 예선탈락은 했으나 한국축구의 가능성을 세계에 떨쳤었다. 한국축구가 아시아권에서는 처음으로 2회연속 월드컵에 진출하는 금자탑을 쌓았지만 국내에서의 「현주소」를 찾아보면 장래가 걱정될 정도다. 선수를 키우는 팀수가 해마다 줄고 있고 관중이 없어 선수들은 텅빈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는 실정이다. 프로축구가 출범한 83년 40게임에 41만명에 이르던 관중은 6년이 지난 지난해 1백20게임을 치르고도 49만명에 불과했다. ○국내축구 열기 시들 프로야구가 연간 2백만명 이상의 팬을 동원하는 것에 비하면 초라할 정도다. 국내축구열기가 시들한 이유는 프로야구에 밀린 탓도 있지만 무기력한 경기,잦은 판정시비등 축구인 스스로가 반성할 대목도 많다. 그러나 결코 실망할 필요는 없다. 비록 팬들이 국내경기를 외면하고 있다 하더라도 국가대항전등 국제대회 때마다 보여준 관심으로 치면 아직도 축구는 우리의 국기임엔 틀림없는 것 같다. 대벨기에 전에 쏠린 온 국민의 관심이 그 증거가 아니겠는가. 한국이 체력과 기술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첫 경기에서 져 16강진출이 불투명해 지긴 했지만 선수들에게 지나친 짐을 지우지 말자. 물론 좋은 성적을 거두면 다행이지만 월드컵은 본선에 나간 것 자체가 영광이라 생각해야 한다.이번 월드컵본선무대에 진출하기 위해 예선에 참가했던 나라는 1백21개국이나 된다. 이중 24개국만이 예선을 통과,본선에 올랐다. 이 때문에 월드컵 본선무대를 밟는 것조차 「낙타가 바늘귀 빠져 나가는 것 만큼 어렵다」하지 않는가. 이기면 갖가지 미사여구를 동원해 칭찬하다가 지면 한순간 매도해 버리는 악습도 이제는 버려야 할때가 왔다. 아직 스페인과 우르과이와의 2경기가 남아 있다. 설령 3경기를 모두 놓쳐 목표인 16강에 들지 못한다 하더라도 지난 수년간 뼈를 깎는 강훈련을 해온 선수들의 어깨를 다독거려주는 아량을 갖자. 이제 한국축구는 3개월뒤 북경 아시안게임에서 월드컵본선에 진출했던 팀답게 중국ㆍ일본의 거센 도전을 물리치고 계속 아시아의 정상을 유지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머나먼 외국에서 초조해 하고 있을 우리의 선수 임원을 마음으로나마 격려해주자.
  • 월드컵 괴롭히는 「관중난동」/고두현 체육부기자(오늘의 눈)

    온세계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월드컵의 열기가 날로 더해가고 있다. 이번 월드컵의 초점은 우승의 향방과 훌리갠대책이라고 일컬어질 만치 월드컵조직위원회는 훌리갠의 난동을 어떻게 미리 막느냐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훌리갠이란 한마디로 폭도화한 팬들이다. 지난 85년 브뤼셀에서 열렸던 유럽축구선수권대회결승 유벤토스(이탈리아)와 리버풀(영국)의 경기에서 술에 취한 두 팀의 팬들이 난투극을 벌인 끝에 39명의 사망자를 낸 이래 특히 악질적인 영국의 응원단에게 훌리갠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호칭이 주어졌다. 훌리갠(HOOLIGAN)이란 원래 건달ㆍ깡패를 뜻하는 영어로 런던에 살고 있던 아일랜드인의 이름으로부터 유래됐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열이 오르기 쉬운 월드컵에 훌리갠마저 끼어들어 난동을 부리면 어떤 불상사가 일어날 지 모른다. 조직위원회와 경비당국은 머리를 짠 끝에 오는 16일 예선리그F조의 영국과 네델란드의 경기를 살다니아섬의 칼리아리에서 열기로 했다. 특히 열광적인 두 나라 팬들을 섬에 봉쇄(?)하자는 작전이다.훌리갠의 원조인 영국의 정부도 골치가 아프다. 영국정부는 이탈리아 당국에게 대회기간중 술을 팔지 말 것을 건의하고 FIFA(국제축구연맹)가 최악의 사태를 예상해서 영국팀에게 출전금지조치를 취하더라도 영국정부는 항의하지 않겠다고까지 통고했다. 또 영국정부는 특히 악질적인 훌리갠 1백명의 명단을 이탈리아정부에 넘겨주고 이들의 입장을 막도록 요청했다. 영국정부의 건의를 받아들여 이탈리아의 가바내무부장관은 월드컵경기 개최 12개 도시에 주류판매 금지의 권한을 넘겨주었다. 근대올림픽의 창시자인 프랑스의 쿠베르탱남작은 『스포츠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인간을 고귀하고 영예롭게도 만들 수 있지만 야비하고 불명예롭게도 만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스포츠의 참된 가치는 페어플레이를 통해 온세계 사람들이 우정을 다짐하고 평화에 이바지하는 데 있다. 페어플레이 정신을 망각하고 오직 승패에만 집착할때 반칙ㆍ난동 등 인간이 지닌 온갖 추악함이 스포츠를 더럽히게 마련이다. 단일종목으로는 세계최대의 행사인 월드컵을 제대로살려나가자면 선수들 뿐만 아니라 팬들도 페어플레이 정신을 준수해야 할텐데….
  • 최선을 다하면 된다(사설)

    이탈리아 월드컵 축구의 팡파르가 전파를 타고 지구촌 1백49개국에 메아리졌다. 현지 시간으로는 8일 하오 6시이지만 한국 시간으로는 9일 새벽 1시이다. 올림픽 말고 단일종목경기로는 월드컵축구의 열기를 덮을 것이 없다. 앞으로 한달동안 월드컵 축구의 그 열기는 지구촌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 갈 것이다. 출전하고 있는 우리의 경우 또한 예외는 아니다. 참가할수 있게 된 것만도 대견하다면서 미리 겁먹거나 자조할 필요는 없다. 전쟁 치른 상흔을 안고 출전했던 54년 스위스 대회의 악몽을 굳이 회상해 낼 필요도 없다. 두번째 출전한 86년의 멕시코 대회에서는 1무2패로 비록 16강 진출이 좌절되기는 했지만 강호들을 상대하여 3게임에서 4골을 뽑아내면서 옛날과는 달리 대량 실점하는 수모를 겪지도 않았다. 그만큼 우리의 기량도 향상된 것이다. 생각하자면 오일달러를 부어 넣으면서 열을 올린 중동세를 꺾은 예선전의 실적도 결코 가볍게 볼 일은 아니라 할 것이다. 어느 나라가 우승할 것이냐,어느 나라들이 8강에 혹은 4강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냐를 두고 추측은 벌써부터 난무해 왔다. 갤럽조사연구소가 세계 축구팬들을 상대로 뽑아낸 자료에 따르자면 한국팀의 4강 진출가능성은 0.7%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로마에 입성한 이감독이 16강 진출에 자신감을 보인다고는 해도 사실 그것마저 불확실한 터에 4강은 더구나 넘보기 어려운 고지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66년 런던에서 열린 제8회 대회에서 북한이 칠레ㆍ이탈리아 등을 젖히고 8강에 오른 일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공은 둥글다. 투지와 전술이 살 때 우리는 세계를 경악시키는 결과를 얻어낼 수도 있는 것이다. 86 아시안게임과 88 올림픽을 치른 우리는 올림픽 4위의 전적과 함께 스포츠에서도 세계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상승세가 이번 월드컵 축구에로 이어지게 될 것을 국민들은 바라고 있다. 경기란 어느 경우고 이기기위하여 벌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설사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각 경기마다 펼쳐지는 예술과도 같은 신기들을 즐기는 것으로써 만족하는 성숙성도 지녀야 할 것이다. 출전한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은 두말할 것이 없는 일이지만 말이다. 13일 우리와 첫 대결하는 벨기에 팀이 벌인 폴란드팀과의 평가전을 본 우리측은 해 볼 만한 상대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멕시코 대회때 4강에 오른 벨기에 팀을 경시 할 수는 없다. 세계축구팬들이 이번 대회 8강으로 점치는 스페인(18일),두번이나 우승컵을 안았던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21일)가 또한 만만한 팀이겠는가. E조 4팀중의 최약체라는 것이 객관적 평가인 상황 아래서 16강에의 고지도 험난하기만 한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속단 못한다. 그러기에 우리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번 월드컵 축구에 즈음하여 우리의 또다른 관심은 2002년의 월드컵 개최국 문제에 쏠린다. 아벨란제 FIFA회장은 이와관련하여 『한국등 아시아 국가가 가장 유력하다』고 말하면서도 한국의 경우 남북한이 통일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이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21세기의 초엽 통일된 조국땅에서 월드컵의 열기를 세계로 발산시켜 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해진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