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에서 탄핵까지…해외 네티즌 눈에 비친 2016년 한국
다사다난했던 2016년의 한국, 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만 한 사건도 많았던 한 해였다. 세계 최대의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 많은 추천과 관심을 받았던 게시글들을 통해 해외 네티즌들의 이목을 끈 국내 이슈들을 돌아봤다.
1.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외 네티즌들에게도 올 한 해 한국 관련 최대 이슈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소식이었다. 다양한 경로를 통해 박 대통령 스캔들의 상세한 내막을 접한 레딧 이용자들은 유사종교 지도자가 일개 국가의 수장을 배후조종했다는 보도에 당황을 금치 못했다.
특히 최순실이 포함된 비선 사조직의 명칭 ‘팔선녀’가 ‘여덟 여신’(eight goddess) 등의 종교색 짙은 이름으로 번역되면서 레딧 이용자들의 당황은 가중됐다. 한 이용자는 “톰 크루즈가 사이언톨로지(미국의 신종교) 교주의 조종 아래 미국을 통치했다고 비유했을 때에야 비로소 (박근혜 스캔들의) 황당함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2. 세계가 놀란 대규모 평화집회
‘박근혜 게이트’가 한국 정치현실의 비상식적 일면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 반면, 서울 광화문에서 수차례 열린 대규모 평화집회는 민주적 민의 표출의 모범사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레딧 이용자들의 긍정적 평가를 이끌어낸 부분은 한국의 전체 인구수에 비해 시위대 규모가 이례적 수준으로 크다는 점, 그러면서도 시위 도중 폭력사태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 등이다.
이용자 Dimsum_Bells는 “시위가 매우 정돈돼있고 평화로운 것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충격적 부패사건에 맞서 행동하는 시민들에게 존경을 보낸다”고 썼고, 또 다른 이용자 ButterflyAttack은 “이런 시위야말로 진정 자랑스러워할 만한 것이다. 불의에 맞설 줄 알고 정치에 적극 참여할 줄 아는 국민이 한국에 많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3. 리우 올림픽서 빛난 남북한 선수들 우정
지난 8월 진행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당시 남북한 선수들이 보여준 우정은 세계인들에게 ‘올림픽 정신’을 돌이키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 레딧 이용자들은 권총 사격 시상대에서 악수를 나눈 한국 진종오 선수와 북한 김성국 선수의 모습, 그리고 기계체조 경기 전 함께 ‘셀카’를 찍은 한국 이은주 선수와 북한 홍은정 선수의 모습에 “남북한의 정부가 대립하고 있을 뿐 양국의 개별 국민들은 서로를 증오하지 않는다”며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했다.
4. 한국 해경, 최초로 중국 불법 어업 선박에 기관총 발포
지난달 1일 한국 해경의 불법조업 중국어선 단속작전 중 이뤄진 공용화기 발포에 대해 레딧 이용자 대부분은 중국을 성토하고 강경해진 한국의 대응방침을 응원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용자 got-trunks는 “중국 정부가 해당 사건에 ‘강한 유감’을 표시하고 한국에 관련자 처벌을 요구했다”는 보도내용에 대해 “이게 정말이냐”며 황당한 심정을 표현했으며 다른 이용자 librtariandictator는 “최소한 누군가는 중국의 침략행위에 맞섰다는 뜻”이라며 중국의 무분별한 영토·영해 확장 야욕을 비판했다. 두 댓글은 각각 1900명, 3900명 이상의 공감을 얻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