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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00도 고온으로 죽염 효능 높여

    5000도 고온으로 죽염 효능 높여

    죽염의 약성 효능을 극대화한 방법이 제시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죽염의 마지막 고열처리 기술을 개선해 근접온도 5000도 고열 용융 죽염 생산에 성공한 ‘5000도 죽염백금’ 이야기다. 기존 죽염의 고열처리는 1500도 정도. 죽염을 발명한 인산 김일훈 선생의 ‘신약본초’에 따르면 죽염은 더 높은 온도로 처리할수록 소금 속의 불순물이 사라지고 인체에 유용한 성분이 극대화된다. 5000도죽염백금(주)은 지난 5월 31일 전북 무주 기술 연구소에서 이 같은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지난 10년간 연구개발에 매진해 온 성과다. 국내 죽염 제조공장들의 방법에서 벗어나 최첨단 무쇠 강철 용융로 방식을 도입하고, 이온 플라스마 현상을 일으켜 5000도 근접온도로 용융해 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업체는 설명했다. 박 대표는 “세계에서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기술”이라며 “이로써 죽염의 약성(藥性)을 더욱 높였다”고 자신했다.●“황토·송진 등 5개 성분 조화돼야 효능 발휘” 건강에 좋다는 죽염의 효능은 이젠 비과학적인 구전이 아니다. 약으로 쓸 수 있을 만큼 효능이 있다고 여러 논문에서 입증됐다. 항염·항암 효능이 여러 실험으로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죽염에 대해 인산 선생이 강조했던 효과 그대로다. 박 대표가 5000도 고열에서 생산하는 죽염에 더욱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전해지던 효능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는 만큼, 기록대로 5000도 죽염이 더 월등한 효능을 나타낸다는 데이터도 머잖아 확인될 것으로 그는 보고 있다. 죽염 자체를 신뢰하는 만큼 박 대표는 ‘신약본초’에 기록된 방식 그대로 다량의 송진과 황토를 쓰고 있다. 기존 죽염 생산 업체들의 방식에 비해 많은 투자를 해야 하는 공정이다. 박 대표는 “진짜 죽염의 효능이 발휘되려면 천일염·무쇠 철·대나무·황토·송진 등 5개 성분이 어우러져야 한다”고 고집의 이유를 밝혔다. 5000도 죽염백금을 만드는 이들이 목표로 삼는 것은 ‘차별화된 고급 죽염’이 아니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 아닌 실제 약 성분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5000도 죽염백금이 의약품계에 일대 혁신을 가져올 강력한 신약 물질이라는 것이다. 박 대표는 “당뇨를 비롯해 고혈압, 치매, 각종 암, 퇴행성 질환들을 실질적으로 치료하는 약효가 있다”고 주장했다. ●우연히 접한 ‘쑥뜸’ 계기로 죽염 연구 시작 오랜 노력 끝에 죽염 이상의 죽염을 만들어낸 박 대표이지만 그가 처음부터 식품이나 의약품 계열에 매달렸던 것은 아니었다. 이전까지는 아이들 육아에 전념하는 주부였고, 대학에서는 디자인을 전공했다. 우연히 접한 ‘쑥뜸’이라는 말이 인생의 방향을 바꿨다고 박 대표는 설명했다. 쑥뜸에 흥미를 가지고 알아보던 중 인산 김일훈 선생을 알게 된 박 대표는 신약본초 책을 접하고 건강 분야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졌다. 어려서부터 잔병치레가 많았던 아이들을 위해 신약본초의 내용을 응용하고 죽염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 죽염 연구의 시작이었다. 아이들을 돌보는 엄마의 마음에서 시작된 연구인 셈이다. 이후 가까운 친척이 유방암으로 수술을 받게 되면서 박 대표는 건강에 좋은 죽염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보급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나섰고, 5000도 죽염백금 시제품 제조 성공으로 주목받기에 이르렀다. 환경오염이 심화됨에 따라 바다 소금에 대한 불안감이 생기는 가운데 죽염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고온 처리 속에서 오염 물질이 정화되고 새로운 약성이 발휘되는 죽염의 성질 때문이다. 박 대표는 “전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소금이자 신비로운 약성을 가진 소금”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죽염 섭취 방법으로 ‘침으로 알갱이 조각을 하나씩 녹여서 먹기’ ‘생수에 죽염을 0.9% 이하로 약하게 녹여서 하루에 2ℓ 마시기’ 등을 추천했다. 이렇게 섭취했을 때 흡수가 빠르고 그만큼 건강에 좋다는 것이다. 한편 박 대표는 “많은 이들이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죽염의 약효를 알리고, 건강한 나라를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같은 꿈을 따라 그는 난치병 치료제 개발에 동참할 뜻있는 투자자를 찾고 있다. 정태기 객원기자 jtk3355@seoul.co.kr
  • 유튜브 스타끼리 링에서 대결, 2만 관중이 지켜본다

    유튜브 스타끼리 링에서 대결, 2만 관중이 지켜본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에서 둘은 이미 스타다. 로건 폴(미국)은 정기독자만 1500만명이고, KSI(영국)는 정기독자 1900만명에 누적 시청 횟수가 40억회에 이르는 동영상 블로거다. 그런데 폴과 KSI는 25일(이하 현지시간) 맨체스터 아레나에서 2만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복싱 대결을 펼치게 된다. 최근 둘이 인터넷이 아니라 현실의 사각 링에서 글러브를 끼고 대결한다는 소문은 파다하게 돌았지만 과연 둘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고, 어떻게 정식 복서가 아닌 이들이 이렇게 정식 경기를 하게 됐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알려진 것이 없었다며 영국 BBC가 24일 전말을 소개했다. 먼저 폴이 유명해진 일부터 시작한다. 그는 지난 1월 일본에서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의 주검을 동영상으로 올려놓아 적지 않은 이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나중에 그는 트위터에 “하도 놀랍고 충격을 받아” 그랬던 것이라며 자신이 경솔했던 것 같다고 사과하는 글을 올렸다. 본명이 올라지데 윌리엄 올라툰지 주니어인 KSI는 지혜(knowledge)와 힘(strength), 진정성(integrity)의 약자를 모아 별명을 붙인 괴짜. 게임과 축구, 몰래카메라 동영상 등으로 블로그를 꾸민다. 2009년 플랫폼을 만든 뒤 누적된 동영상 조회 건수만 40억회에 이른다. KSI는 복싱 링이 낯설지 않다. 유튜브 복싱 챔피언십(YBC)을 만든 ‘사이드맨’ 그룹의 창립 멤버였는데 그와 함께 했던 이선 페인과 대결한다는 소문이 짜하게 돌았다. 둘이 더 많은 정기독자를 끌어들이려고 서로 갈등을 빚는 것처럼 꾸민다는 소문도 많았다. 이런 소문을 듣고 도전장을 내밀었던 이가 조 웰러였다. 웰러는 ‘디스(깎아내림) 동영상’을 만들어 KSI에게 도발한 뒤 도전권을 얻어 런던의 코퍼 박스 아레나에서 맞붙었지만 3라운드 TKO 패를 당해 초대 챔피언 타이틀을 KSI에게 넘겨줬다. 기고만장한 KSI는 링에서 일장 연설을 하면서 다음 번에는 폴을 혼내주겠다고 밝혔다. 남의 죽음을 갖고 함부로 까분 버릇을 고쳐주겠다는 식이었다. 당시 160만명 정도가 유튜브로 이 경기를 지켜봤고 나중에 본 이들까지 합하면 2000만명이었다. 진짜 복서인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격투기 스타 코너 맥그리거가 맞붙은 지난해 8월 대결의 페이퍼뷰 구매자가 670만명이었던 점을 비교하면 아마추어들인 KSI와 웰러의 대결이 훨씬 많은 인기를 누렸던 셈이다. 올해 잉글랜드 축구협회(FA)컵 결승이라 해봐야 870만명 시청에 그쳤다. 여러 보도에 따르면 KSI는 이날 대결 입장료 수입을 100% 챙기고 내년 2월 미국에서 예정된 재대결 입장료 수입은 폴이 100% 갖는 것으로 돼 있다. 영국 시청자들은 런던 출신인 KSI의 승리를 기원하고 있다. 지난달 기자회견 때 폴이 단 하나의 질문도 받지 않고 떠나 엄청난 야유가 쏟아진 것도 작용했다. 사실 폴이 이긴다고 예측하는 이를 발견하긴 어려운데 폴은 예외다. 자신이 이긴다는 데 100만 달러를 걸었다. 둘의 동생들인 데지와 제이크 폴이 언더카드로 앞서 링에 오르는데 복싱이나 레슬링을 좋아하는 팬들은 유명 링 사회자 마이클 버퍼가 정말로 링에 오르게 될지를 궁금해 하고 있다. 유튜버 엘리엇 해크니는 이번 대결이 잠재적인 스포츠 중계사로 유튜브가 등장할 수 있을지 가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정말로 실현될 것 같지 않았던 일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줘 인터넷 역사에 가장 커다란 유튜브 이벤트로 성사됐다. 페이퍼뷰로는 해보지 못했던 일들이 최초로 벌어져 앞으로 더한 일들도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 복서들의 반응은? 전 헤비급 챔피언 타이슨 퓨리의 반응만 살짝 옮긴다.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수서발 고속철도 추석 승차권 9월 4~5일 예매

    수서발 고속처도 운영사인 ㈜SR은 2018년 추석 SRT 승차권을 9월 4~5일 이틀간 온라인(PC·모바일)과 지정된 역 창구에서 예매한다. 9월 4일은 경부선, 5일은 호남선 승차권을 예매하며 온라인(SR 홈페이지)은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역 판매는 오전 9~11시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된다. 올해 추석 승차권부터 온라인은 PC뿐 아니라 스마트폰·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로도 예매가 가능하며, 예매시간도 오전 6시에서 7시로 한 시간 늦췄다. 예매대상은 9월 21~26일까지 6일간 운행하는 SRT열차의 승차권으로 온라인 70%, 역 창구 30%를 각각 배정했다. 모바일 예매는 ‘SRT앱’에서는 할 수 없고, 예매전용 홈페이지(etk.srail.co.kr)에서만 가능하다. 승차권은 1회당 6매, 1인당 최대 12매까지 예매할 수 있다. 온라인 예약 승차권은 9월 5일 오후 4시부터 9일 밤 12시까지 결제해야 하며 결제하지 않으면 자동 취소된다. 남은 승차권은 9월 5일 오후 4시부터 평소처럼 선착순으로 구매할 수 있다. 한편 SR은 달라진 추석 승차권 예매 시스템을 사전에 경험할 수 있도록 추석 승차권 예매전용 홈페이지를 오는 31일 오후 2시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中, 12월에 달 착륙선 발사…인류 최초’ 달 반대편’에 착륙

    中, 12월에 달 착륙선 발사…인류 최초’ 달 반대편’에 착륙

    중국이 오는 12월 달 창어 4호를 보내 탐사 로봇을 달의 반대편에 연착륙시킬 것이라고 중국 국방과학기술산업국(SASTIND)이 15일 발표했다. 창어 4호는 중국 남서쪽의 시창 위성발사 센터 대장정 3B 발사대에서 발사될 예정이다. 착륙 예정지는 달 표면의 가장 큰 분지인 남극-에이킨 분지(South Pole-Aitken basin)로 밝혀졌지만, 최종 착륙지점은 공개되지 않았다. 만약 이 착륙이 성공한다면 인류 최초로 달 반대편에 착륙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 창어 4호는 원래 창어 3호 미션을 백업하기 위해 제작되었는데, 창어 3호는 2013년 12월 달의 '비의 바다'에 착륙선과 로봇을 연착륙시킨 바 있다. 이로써 중국은 달에 탐사기기를 연착륙시킨 세 번째 나라가 되었다. 이때 실려갔던 달 탐사 로봇 ‘위투'(玉兎·옥토끼)는 2016년 7월 31일까지 972일이란 세계 최장의 달 탐사 기록을 세웠다. 이날 공개된 창어4호의 탐사 로봇 이미지를 보면, 두 개의 접이식 태양열 패널에 6개의 바퀴로 구성된 이 로봇은 길이 1.5m, 폭 1m, 높이 1.1m이다. 중국 달 탐사 프로그램의 수석 디자이너인 우웨이런 중국공정원 원사는 "창어 4호는 2013년 중국의 첫 달 탐사선인 창어 3호에 탑재된 탐사 로봇 '유투'의 모양과 상태를 대부분 유지했다"고 밝혔다. 창어 4호는 3호 때와 마찬가지로 로버에 파노라마 카메라(PCAM)와 달 지하투과 레이더(LPR), 가시-근적외선 이미징 분광기(VNIS)를 비롯해 착륙 카메라 (LCAM), 지형 카메라 (TCAM) 등이 탑재되며, 미션에는 28개의 중국 대학이 고안한 생물권 실험도 포함되는데, 이를 위해 감자와 애기장대의 씨앗, 누에 등을 싣고 갈 예정이다. 창어 4호 미션을 수행하는 데 최대의 문제는 통신으로, 착륙선이 달의 이면에 내림에 따라 지구와의 직접 통신이 불가능하다. 지구에서 달의 앞면만 볼 수 있는 것은 달의 자전 주기(약 27.3일)가 공전 주기와 같은 이른바 ‘동주기 자전’ 때문이다. 달이 지구 주위를 한 바퀴 돌면서 스스로도 한 번만 돌기 때문에 지구에서는 한 면만 계속 보일 뿐이다. 따라서 달의 이면에 있는 우주선과 지구 지상국 사이의 통신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중계위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중국은 지난 5월 21일 중국 쓰촨성 시창 위성 발사센터에서 4.2m 포물선 안테나를 장착한 중계위성을 실은 창청 4호를 발사했다. ‘췌차오'(오작교)라는 이름을 붙인 이 위성은 6월 14일 지구에서 45만 5000㎞ 떨어진 제2 라그랑주점(지구-달 사이에 인력과 원심력이 균형을 이루는 점) 주변을 도는 리사주 궤도에 진입했다. 이 중계위성은 현재 정상적인 기능을 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중국은 올해 창어 4호에 이어 내년에는 창어 5, 6호를 보내 달 표면의 흙과 월석(月石) 2kg가량을 채집해 돌아오는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2025년까지 달에 무인기지를 건설하고, 2020년는 화성 탐사선을 발사해 공산당 창당 100주년(2021년)에 맞춰 화성 표면에 착륙시킨다는 계획도 있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김병준, 취임 후 첫 지방행…탈원전 비판 수위 높여

    김병준, 취임 후 첫 지방행…탈원전 비판 수위 높여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취임 후 첫 지방 행보를 통해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한국당은 최근 누진제 문제 등의 영향으로 문 정부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추후 국정감사 등을 통해 탈원전 정책에 대해 압박 수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한국당은 이날 경북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노동조합과 ‘탈원전 정책 재고를 위한 국민경청회’를 개최하고 탈원전 정책에 대해 토론을 이어갔다. 이 자리에는 한국당 비대위원들을 비롯해 김병기 한수원 노조위원장과 주낙영 경주시장 등 지역 관계자들도 함께 자리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의 은산분리 완화 조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탈원전 정책도 이와 가이 입장을 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은산분리 완화에 대해 “한국당 입장에서는 시장 자유를 확대하는 점에서 참으로 환영한다”라며 “저희들이 기대하는 수준의 미치지 못하지만 여전히 시장을 보다 자유롭게 하고 규제를 완화한다는 점에서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는 “탈원전이나 에너지 문제에 있어서 은산분리 입장의 변화만큼 더 현실을 직시하고 우리의 상황을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며 “국가 지도자로서, 국정을 책임지는 분들로서 전환적인 입장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주로 월성 1호기 조기폐쇄 조치에 대해 성토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정부의 ‘일방통행식 결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김 노조위원장은 “노조 입장에서 문 정부를 지지할 때만 해도 이제 정권이 바뀌면 뭔가 소통이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다”며 “특히 에너지정책 경우 정말 중요한 국가 백년대계의 정책이라 그러나 지금까지 하는 모든 행동을 보면 완전히 일방통행이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정부의 제8차 전력수급계획에 대해 취소소송을 제기한 김기수 변호사는 “전체적으로 산업자원부 공무원들이 한수원에 상당한 압력을 행사한 정황이 있다”며 “국회에서 국정조사를 통해 탈원전 정책이 탈법치로 가고 있는 현상에 대해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탄핵감’이라는 수위 높은 발언도 등장했다. 한국당 이채익 의원은 “문 대통령은 원전 문제만 하더라도 정말 탄핵 사유가 될 것이다”라며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철저하게 법률적 문제점을 파헤치는 쪽으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오후에는 인근 농가를 방문해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민심 얻기에 주력했다. 한국당의 이번 민생 현장 방문은 지난 1일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지방 현장을 방문한 것은 비대위가 출범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일각에서는 첫 지방 일정을 대구·경북(TK)로 선정한 것을 두고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 결집을 노린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TK를 방문한 게 아닌 탈원전 문제와 관련해 한수원을 찾은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경주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맥그리거 10월 6일 하빕과 대결하며 UFC 옥타곤 복귀

    맥그리거 10월 6일 하빕과 대결하며 UFC 옥타곤 복귀

    돈벌이 복싱으로 외도를 했던 코너 맥그리거(30·아일랜드)가 UFC 옥타곤에 돌아온다. 오는 10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리는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0·러시아)와 UFC 229 라이트급 대결을 통해서다. 두 체급 세계 챔피언이었던 맥그리거는 페더급은 타이틀 방어전을 패했고, 라이트급은 2016년 11월 UFC 205에서 에디 알바레즈를 TKO로 물리치고 챔피언에 올랐으나 이후 타이틀 방어전을 치르지 않아 박탈당했다. 그 뒤 옥타곤에 오르지 않았으니 이번 복귀전은 1년 11개월 만이 된다.누르마고메도프는 뉴욕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린 UFC 223에서 알 아이아퀸타를 판정으로 물리치고 챔피언에 올랐다. 23전 23승 무패. 누르마고메도프는 맥그리거와의 대결 계약이 임박했다는 소식을 듣고 맥그리거의 얼굴을 성형하겠다고 큰소리를 쳐 눈길을 끌었다. 당시 미디어데이를 마친 뒤 맥그리거 패거리가 누르마고메도프와 다른 UFC 파이터들이 탄 버스를 공격한 일이 있어서 이번 옥타곤에서 펼치는 자존심 대결은 더욱 관심을 끌게 됐다. 버스 유리가 깨져 파편이 날리는 바람에 라이트급 출전자 마이클 치에사와 플라이급 도전자였던 레이 보그가 다쳤다. 맥그리거는 12가지 범죄 혐의로 기소됐지만 부적절한 행동 하나만 유죄 인정함으로써 기소 항목을 줄였다. 그는 분노 관리 교육을 이수하고 사회봉사 활동을 함으로써 미국 비자를 박탈당하지 않게 돼 미국을 자유롭게 출입국하게 됐다. 이렇게 맥그리거의 법적 지위가 깔끔하게 정리되면서 UFC 간부들은 UFC 역사 상 가장 큰 대결이 될 수 있는 맥그리거와의 계약을 위해 재빠르게 움직여 옥타곤에서 지지 않고도 빼앗긴 타이틀을 되찾기 위한 대결이 성사됐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싸이 ‘강남스타일’ 美 빌보드 선정 “21세기 가장 위대한 뮤직비디오 12위”

    싸이 ‘강남스타일’ 美 빌보드 선정 “21세기 가장 위대한 뮤직비디오 12위”

    미국 빌보드가 ‘21세기 가장 위대한 뮤직비디오’로 가수 싸이(PSY)의 ‘강남스타일(Gangnam Style)’을 꼽았다. 2일 가수 싸이의 곡 ‘강남스타일’이 미국 유명매체 빌보드가 선정한 ‘21세기 가장 위대한 뮤직비디오 100(The 100 Greatest Music Video of the 21st Century)’ 12위에 오른 사실이 알려졌다. 빌보드 측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21세기 가장 위대한 뮤직비디오 100’을 선정해 공개했다. 미국 가수 레이디 가가(Lady Gaga)와 미시 엘리엇(Missy Elliott), 디안젤로(D‘Angelo), 비욘세(Beyonce), 아웃캐스트(OutKast), 리한나&켈빈 해리스(Rihanna & Calvin Harris), 브리트니 스피어스(Britney Spears) 등이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12위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차지했다. 빌보드 측은 “풍자적 댄스곡 ’강남스타일‘이 세계를 폭풍처럼 휩쓸었다. 최초로 10억 뷰를 넘은 뮤직비디오가 된 지 벌써 5년이 넘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싸이 뮤직비디오는 한국 음악 산업으로 눈을 돌리게 된 놀라운 글로벌 센세이션이 됐다”며 “더 이상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본 뮤직비디오는 아니지만 ’강남스타일‘ 유산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싸이 ’강남스타일‘은 세계적인 관심을 받은 곡이다. 지난 2012년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HOT 100‘에서 7주간 2위를 기록하는가 하면 현재까지 뮤직비디오 조회 수는 31억 뷰를 돌파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김무성 등 새누리당 의원, 안종범에 수시로 인사청탁

    김무성 등 새누리당 의원, 안종범에 수시로 인사청탁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을 비롯한 구 여권 의원들이 2014~2015년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보낸 인사청탁 통화·문자가 공개됐다. 당시 새누리당 대표였던 김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안 전 수석에게 ‘알아봐달라’, ‘챙겨봐달라’, ‘잘 부탁드린다’는 식으로 인사청탁을 했다. 의원들은 그러나 안 전 수석과 문자를 주고받은 일이 없다고 부인하거나, 인사 압력은 아니었고 사회적으로 허용되는 범위의 부탁이었을 뿐이라는 식으로 해명했다.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지난 26일 방송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안 전 수석의 통화·문자 내용을 보도했다. 이 프로그램은 김무성 의원과 안 전 수석의 통화내용도 공개했다. 산업은행이 70%의 지분을 갖고 있어 사실상 공기업과 마찬가지인 대우조선해양의 후임 사장 인선과 관련된 내용이다. 김 의원은 “세계 최초로 LNG엔진을 개발한 사람이래. 기술자라 딱보면 이 배는 지으면 흑자난다, 적자난다 안대. 그래서 지금 당분간은 이런 사람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야. 참고를 좀 하시라고”라고 안 전 수석에게 말했다. 이에 안 전 수석은 “대우조선 아까 말씀하신 세 명은 서로 자기들끼리 싸우고 투서하고 난리라 누굴 해도 문제가 되겠다 싶어서 제외시켰습니다”라며 “외부(인사가) 문제되면 (대우조선) 내부에서 기술 출신이 하면 좋겠네요. 노사타협 문제 정리되는 대로 보고드리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런 의혹에 대한 반론 요청에 김 의원 측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블랙하우스는 밝혔다. 안 전 수석에게 쏟아진 인사청탁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홍문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안 전 수석에게 “모 인사를 조합이사장에 천거한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지만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은 대선불법선거감시단 부단장을 지낸 모 증권사 상무 윤모씨와 모 건설사 현모 부사장의 사장 승진 건을 챙겨달라고 요청했다. 조 의원은 취재진에게 “모르겠다. 나보다는 다른 분들이 추천했을 것”이라고 얼버무렸다. 이철우 전 의원(현 경북도지사)는 안 전 수석에게 “금융감독원 부원장, 부원장보 11명 중 TK(대구경북)가 한 명도 없다니 금융계가 이래서 안 된다는 여론이 많다. 이번 금감원장 인사 계기로 챙겨야 할 것 같다. 금감원 부원장보 승진에 권모, 최모 국장을 좀 챙겨주시면 너무너무 고맙겠다”고 문자를 보냈다. 이 전 의원은 잘 기억이 안난다면서도 “그분들은 제 고향 사람들이다. 지역민을 위해 일하는 게 국회의원이다. 압력은 아니었고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는 문제”라고 해명했다. 안 전 수석이 받은 문자에는 “조모 노동수석전문위원을 노동부 차관으로 강력 천거하니 신경 좀 써달라”(나성린 전 새누리당 의원), “대선공로자로 리스트된 임모씨, 모 은행 산하 기관 대표 또는 신용정보 대표 맡으면 잘 할 수 있겠다고 한다. 모 연합에서 푸시가 있다. 관련 인사 임박했으니 챙겨봐주시면 고맙겠다”(김종훈 전 새누리당 의원)라는 내용도 있다. 박대출 한국당 의원은 안 전 수석에게 ‘형님, 생신 축하드립니다. PS. 모 증권 사장 건 우찌됐는지 알아봐주세요’, ‘박모 주택보증위원의 상무이사 승진 건을 챙겨봐주세요’ 등의 문자를 보낸 것이 보도됐다. 패널로 출연한 정두언 전 의원은 “국가의 큰일을 하는 사람들의 대화내용이 고작 이런건가”라면서 “경제정책 전반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는 경제수석이 왜 인사에 관여하느냐”고 꼬집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유승민, ‘대구·위스콘신’ 인연의 안종범에 수차례 인사청탁

    유승민, ‘대구·위스콘신’ 인연의 안종범에 수차례 인사청탁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박근혜정부 시절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금융계 인사청탁을 여러차례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김어준의 블랙하우스’는 26일 유 의원과 안 전 수석 사이에 오간 문자메시지를 모두 공개했다. 유 의원은 지난 2014년 7월, 경북고 1년 선배인 조모씨가 대우증권 사장이나 서울보증보험 사장으로 선임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안 전 수석에게 부탁했다. 유 의원은 “금융 쪽에 씨가 말라가는 TK(대구경북)”라면서 지역감정도 부추겼다. 그러나 유 의원이 밀던 조씨는 대우증권 사장이 되지 못했다. 두달 뒤 유 의원은 다시 안 전 수석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는 “한국벤처투자주식회사 사장 공모에 지난번 대우증권 때 말씀드린 조씨가 최종 3배수에 1순위로 올라가 있다는데 후보자마다 세게 민원을 하는 모양이니 한번 챙겨봐주소”라고 부탁했다. 벤처투자주식회사는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국비로 조성된 모태펀드를 관리하는 금융공기업이다. 결국 조씨는 이 회사 사장으로 선임된다. 그러나 유 의원의 인사청탁은 계속됐다. 모 언론사 회장 부탁이라면서 인천공항공사 사장에 최모 전 삼성 사장이 가능성이 있는지 알아봐달라거나, 가스안전공사 사장자리에는 박근혜정부 인수위 자문위원을 부탁했다. 이밖에도 금융연구원장과 에너지기술평가원장 등 국책연구기관장 인선과 관련한 청탁 문자도 확인됐다고 블랙하우스 측은 전했다.심지어는 당시 금융위 고위 인사 정모 씨가 “모 은행 임원들을 다 자른다고 떠드나본데 거기 부행장 박모씨 잘 아는 분인데 자르지 말라고 정씨에게 말 좀 해주소”라는 부탁까지 있었다. 유 의원은 안 전 수석이 “알아볼게요”, “되도록 노력할게요”, “잘 챙기고 있습니다”라고 의례적으로 답하자 박근혜 청와대 문고리 3인방 중 하나인 안봉근 전 비서관에도 챙겨보라고 했다며 은근히 압력을 넣기도 했다. 유 의원과 안 전 수석은 대구 출신으로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대학원 동문이다. 유 의원은 박 전 대통령과는 거리가 멀어진 상태였지만 학연과 지연으로 이어진 안 전 수석과는 인사청탁을 넣을 수 있을 정도의 친분을 유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의혹은 유 의원이 지난 대선 후보로 출마했을 때에도 제기됐지만 당시 유 의원은 안 수석과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인사청탁은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탐방 플러스] 한식을 ‘알리다’… 한식으로 ‘돕다’

    [탐방 플러스] 한식을 ‘알리다’… 한식으로 ‘돕다’

    서울의 동쪽, 광나루에 따뜻한 집을 뜻하는 ‘가온’(家溫). 공간의 따뜻함도 중요하지만 그곳에는 마음이 따뜻한 음식이 있다. 종갓집에서 지켜 온 전통 음식의 맛이 살아 있는 ‘나루가온’ 이야기다. 2008년 서울 광진구에서 한식당으로 시작된 나루가온은 2018년 현재 나루가온에프앤씨(주)라는 한식 전문 식품기업이 됐다. 2010년 법인화한 나루가온에프앤씨는 만두류를 중심으로 한식 식품과 식자재를 제조·판매한다. 남양주시에 한식류 전문 제조공장이 있으며 광장동 워커힐 본점을 비롯해 명동성당점, 코엑스 나루국밥 그리고 4개의 현대백화점에 ‘리원’이라는 직영매장을 운영 중이다. 나루가온에프앤씨 성공의 배경에는 기업을 창업해 이끌어 온 박효순 회장의 집안에서 내려오는 손맛이 있다. 박 회장의 집안은 경기도 이천의 유명한 대종가였다. 1년이면 제사를 13~15번 치르는 집안에서 박 회장은 자연스럽게 음식 맛과 손님을 대접하는 자세를 배웠다. 집안에서 지켜온 전통 요리법에 “집밥의 맛, 할머니와 어머니의 아련한 손맛을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음식을 대접하고 싶다”는 박 회장의 ‘마음 맛’이 더해졌다. 손님이 만족하고 계속해서 찾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편집자 주●다시 돌아와 지키는 가문의 전통 박 회장의 외식사업은 나루가온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IMF 직후였던 1999년에 레스토랑으로 외식업에 뛰어들었다. 유명호텔 조리실장과 호텔지배인을 영입하고 고급 인테리어로 매장을 꾸며 경쟁력을 갖췄다. 그의 첫 성공작인 레스토랑 ‘프로렌스’다. 외식업 성공 노하우는 크랩 전문점, 스파게티 전문점, 이자카야 등으로 이어졌다. 손님이 끊이지 않았고, 매장과 직원은 날이 갈수록 늘어갔다. 문제는 음식이나 장사가 아니었다. 사업이 커가면서 박 회장에게 부담이 늘어났다. 특히 직원들을 운영하는 부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스스로 지쳤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모든 사업을 정리했다. 박 회장을 다시 외식사업가로 불러낸 요인은 돈이나 성공이 아니었다. 동부지방검찰청 피해자지원센터에서 민·형사 조정위원으로 활동하며 범죄 피해자 지원의 필요성을 알게 된 그는 도울 방법을 고민하던 끝에 외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열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어려운 이들을 도우려는 마음이 따뜻한 집 ‘나루가온’의 시작이었던 것. 박 회장은 “물고기를 잡아주기보다 낚시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마음으로 음식으로 전수해주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박 회장은 국내 최초의 민간 피해자지원기구 (사)한국피해자지원협회(KOBA, Korea Organization for Victim Assistance) 수석부회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사실 외식사업을 한창 확장할 때에도 박 회장은 한식 브랜드를 개발하지 않았다. 사업적으로 접근하기엔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접근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을 때, 손맛을 살리는 수고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음식, 가장 마음을 담을 수 있는 음식은 역시 한식이었다. 본격적으로 범죄 피해자를 돕는 프랜차이즈를 준비하면서 박 회장은 면이나 만두와 같은 비교적 간편한 한식을 메뉴로 고급화해나갔다. 서울 삼성역 코엑스에 있는 ‘나루국밥’은 프랜차이즈 브랜딩의 중심이다. 박 회장의 어머니인 김영순 할머니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한 국밥은 옛날부터 줄 서서 먹던 맛집의 깊이가 담겨있다. 박 회장에게 한식 프랜차이즈는 종갓집의 음식을 지키면서 동시에 사회적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일이었다. ●종갓집 손맛으로 한식 세계화 앞장 지난해 나루가온은 명동성당 안에 직영점을 열었다. 사업적인 판단으로 확장한 것이 아니라 명동성당의 오랜 제안으로 이뤄진 일이었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에서 퓨전 한식이 아닌 정통 한식을 선보인다는 의미가 있었다. 현재까지 결과는 성공적이다. 따뜻한 마음으로 차려낸 한식에 외국인들도 감탄했다. 출장으로 온 외국인들은 그다음에 한국에 올 때 재방문하며 단골이 됐고, 자신들의 나라에 들여가고 싶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박 회장은 “일본에서 제안이 있었고 베트남에서도 제안을 받았다. 이런 맛을 쉽게 찾을 수 없다는 말씀들을 하신다”고 외국인 손님들의 반응을 전했다. 박 회장은 이 같은 호평의 이유를 ‘한식다움’에서 찾았다. 한식 세계화를 이야기하면서 떡볶이나 김밥, 잡채 등의 분식을 중심으로 대중화 전략에 치우쳐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지나치게 고급음식인 궁중요리도 일상적인 한식의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나루가온에서 외국인들이 감탄하는 메뉴는 우리 민족이 집에서 먹어왔던 가정식이다. 따뜻한 사골국물과 하나씩 빚어낸 만두가 외국인들의 마음을 녹였다. 박 회장은 “명동점은 특별히 신경을 많이 쓰는 곳”이라며 “손님을 대접하려면 드실 때의 반응을 보며 만족하실 수 있도록 응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명동은 외국인들이 많기 때문에 음식 문화가 다른 그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잘 살피고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태기 객원기자 jtk3355@seoul.co.kr
  • [손성진 칼럼] 유연성에 인색할 필요 없다

    [손성진 칼럼] 유연성에 인색할 필요 없다

    정책이란 밀어붙이기만 하다 보면 탈이 나게 돼 있다. 유연하지 못하면 부러진다. 100% 좋은 정책도 없다. 열에 한둘은 부작용이 있기 마련이고 좋아 보이는 정책도 이해관계자 사이에 이익의 충돌이 따른다. 그런 점에서 대선에서 약속한 정책도 지키는 게 원칙이겠지만, 시행하다 문제가 있다면 수정하는 게 맞다. 그런 점을 간과하고 밀어붙이다 돌이킬 수도 없게 된 사례가 4대강 사업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저임금 정책에서 속도 조절을 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매출 규모가 크고 영업이 잘되는 대기업은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덜 받는다. 문제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다. 임금이 우리나라 최저임금의 5분의1도 안 되는 동남아로 떠나고 싶은 중소기업인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매출 감소와 심한 경쟁으로 그러잖아도 위축되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최저임금 인상은 설상가상의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고용주 없는 근로자는 없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당장 근로자에게 이익이 되겠지만 기업의 경쟁력은 약해질 소지가 있다. 최저임금과 더불어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이론적으로는 옳아도 결과가 달리 나온다면 이 이론에 대한 체계적인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다. 올려 준 임금이 소비 진작에 실제로 영향을 미쳤는지부터 따져 봐야 한다. 소득 증가가 소비로 이어지고 생산이 늘어나 다시 소득이 증대된다는 게 이 이론인데, 통계는 반대로 나왔다. 고용은 최악의 상황이고 하위계층의 소득이 도리어 감소했다. 소득주도성장론의 역설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감소와 그에 따른 소득 하위계층의 소득 감소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물론 조급한 평가는 금물이다. 좀더 시간을 두고 정책을 보완하면서 경제의 흐름을 지켜볼 필요는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언젠가는 궤도 수정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민갑룡 경찰청장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하면 전남·광주 출신 경찰총수가 20년 만에 탄생한다. 역대 경찰청장 중 전남·광주 출신은 1998년 재임한 김세옥(전남 장흥) 전 청장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역대 경찰청장 20명 가운데 12명을 영남 출신이 독식하다시피 했다. 문 대통령이 이런 기울어진 인사를 바로잡겠다고 약속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탕평 인사를 약속했지만, 결과물은 정반대로 ‘고소영’이었다. 문 대통령의 탕평 인사 약속은 지역적 안배, 특히 호남 출신 등용을 뜻했다. 요직에 호남 출신이 다수 진출해 균형이 잡혔다. 검찰과 경찰의 수장에 동시에 호남 출신이 오르게 된 것도 20년 만이다. 육군참모총장에 이어 해군참모총장도 호남 출신이 내정됐다. 다만, 잇단 호남 출신 중용이 역으로 지역 안배를 해치고 있지 않은지 살펴볼 일이다. 물론 이를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며 성공적 지역 탕평 인사로 보는 평도 있다. 영남, 특히 대구·경북(TK) 출신에 편중됐던 인사가 바로잡혔다는 말이다. 그러나 26개 정부 부처 1급 공무원 127명 중에 TK가 19명밖에 안 된다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의 호남 홀대론과 유사한 불만이 있음도 알아야 한다. 지역에 지나치게 치중하다 능력 있는 인물을 놓칠 수 있다. 국민 공론화로 탈원전을 선택했지만 원전산업 자체를 포기할 수는 없다. 한국의 원전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러 사장하기에는 너무 아깝다. 해외 수출에라도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태양열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가속하고 있지만 부작용을 살펴보는 중간점검이 요구된다. 우리와 같은 길을 걸었던 대만이 왜 원전을 재가동하고 있는지, 원전을 완전히 포기했던 일본이 다시 원전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는지를 애써 외면할 이유는 없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책과 발언을 참고할 만하다. 지지층의 반발을 무릅쓴 이라크 파병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업적으로 남았다. 우리의 원전 기술을 목청을 높이며 자랑했고 주요 산업으로 키우려 했다. 노 전 대통령 재임기의 경찰청장 3명 가운데 2명이 TK 출신이다. 미래를 위한 정의로운 선택이라면 때로는 지지층과 다른 길을 걷는 용기와 결단도 필요하다. 또한 유연성 발휘와 궤도 수정을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 소신도 중요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됐을 때는 이미 늦는다. 보완한다고 해서 실패가 아니다. 도리어 박수를 보낼 준비가 국민은 돼 있다. sonsj@seoul.co.kr
  • [포토] 파퀴아오, 재기 성공… 마티세에게 7라운드 TKO승

    [포토] 파퀴아오, 재기 성공… 마티세에게 7라운드 TKO승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가 15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악시아타 아레나에서 세계복싱협회(WBA) 웰터급 챔피언인 루카스 마티세를 7라운드 TKO로 꺾고 세계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파키아오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KO승을 거두고 은퇴설을 일거에 걷어냈다. 복싱 역사상 최초의 8체급 챔피언인 파키아오는 60승(39KO) 2무 7패를 기록했다. 사진=AP·AFP 연합뉴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년만에 몰락한 ‘대선 주자’들, 복귀 시나리오는?

    1년만에 몰락한 ‘대선 주자’들, 복귀 시나리오는?

    지난 5월 대선 패배를 딛고 빠르게 당 전면에 나섰던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와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1년여만에 다시 무대에서 퇴장했다. 당시 ‘구당’(救黨)을 내세우며 당권을 장악했지만 현재는 ‘평당원’ 신분으로 자신의 정치 진로마저 불안정한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대선급’ 인물로 분류되는 만큼 이들의 복귀 시점과 행보에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지난 대선에서의 패배 이후 이들은 짧은 휴식을 취하고 빠르게 복귀를 완료했다. 가장 먼저 복귀 신호탄을 쏘아올린 건 홍 전 대표였다. 그는 대선을 마치고 휴식을 취하겠다며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지만 한 달여 만에 돌아와 한국당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중심에 섰다. 안 전 의원도 대선 패배 이후 110일만에 국민의당 당대표에 당선되며 “다시는 실망시켜 드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지난 지방선거가 야권의 참패로 이어지자 다시 이들의 몰락이 현실화됐다. 홍 전 대표는 선거 다음날인 지난달 14일 대표직에서 사퇴했고 지난 11일 미국으로 향했다. 이어 12일에는 안 전 의원이 일선 후퇴를 선언하며 해외에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계획임을 밝혔다. 빠른 복귀, 빠른 실패 불렀다 결과론적으로 지난 대선 이후 이들의 ‘조기 등판’은 득보단 실이 많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선에서 패배한 주자가 바로 전면에 등장하는 것은 이례적이었던 만큼 대선 이후 야당을 향한 국민적 변화 요구를 전반적으로 수용해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홍 전 대표는 대구·경북(TK)와 같이 협소한 지역 기반에 머무른 게 패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더불어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은 한반도 정세에서 냉전적 이데올로기를 내세우며 국민들의 공감을 크게 얻지 못한 것도 실패의 원인으로 꼽힌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무엇보다 지역 기반으로 새로운 대안으로서의 정치라는 부분들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수구냉전적인 사고의 틀에 갇혀 있었던 것과 지역기반의 협소함이 실패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안 전 의원은 정치 입문때부터 줄곳 ‘새정치’를 주장해 왔지만 정작 국민의 시각에서는 구태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다. 또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라는 큰 승부처에서도 그가 주창하는 새정치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새정치를 주장하면서도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과정에서 오히려 보수와 가까워지는 경향을 보이며 자신이 내세운 비전과 부합하지 못했던 게 패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승부수였던 조기 등판은 실패로 돌아간 셈이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여당을 향한 지지도가 계속 높게 지속되고 있을 때는 오히려 자기 모습을 감추는 게 전략상으로 옳다”며 “결과적으로 물러서지 않고 순간적인 욕심과 정치권 중심에서 벗어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소탐대실을 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의 복귀 시나리오는?비록 정계를 떠나 있기는 하지만 이들의 복귀 시점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이 쏠린다. 이들 모두 대권에 대한 의지가 강한데다, 아직까지는 정계 은퇴에 관해 의사를 드러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홍 전 대표는 지난 11일 출국에 앞서 “추석 전에는 돌아올 것”이라고 말하며 비교적 빠른 정계 복귀를 암시했다. 안 전 의원도 당장의 정계은퇴보다는 당분간 정치적 휴지기를 갖는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홍 전 대표의 경우 차기 한국당 새 지도부 선출 과정에서 재등장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한국당의 내분이 종식되고 당 혁신이 마무리되면 ‘우파의 재건’을 들고 다시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혁신의 대상이 된 한국당에서 홍 전 대표가 설 자리가 있을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 초빙교수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선거 완패의 주역인 만큼 복귀를 하더라도 그 이후에 정치 행보를 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한국당이 혁신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복귀를 한다고 하더라도 과연 의미있는 역할을 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전 의원의 경우엔 야권 재편 과정에서 다당제 역할론을 들고 나올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당제 시대를 만든 안 전 의원의 정치적 역량이 어느정도 검증된 만큼 이번 재편 과정에서도 어느정도 역할론이 피어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이번 해외 연수 기간동안 얼마나 새로운 내용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전망된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정계 개편 과정에서 등장하기 위해선 국민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면서 “하지만 안 전 의원이 국민에게 제시할 뚜렷한 이념이 부족하다는 것은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시론] 6·13 지방선거, JP, 그리고 보수/안철현 경성대 정외과 교수

    [시론] 6·13 지방선거, JP, 그리고 보수/안철현 경성대 정외과 교수

    6·13 지방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그리고 열흘 후 김종필 전 총리가 타계했다. 지방선거 결과 보수정치 세력은 몰락했다. JP의 죽음은 그것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였다. JP를 보수의 원조라 한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한국 보수의 핵심 가치를 반공과 경제성장으로 본다면 산업화를 시작했던 5·16의 중심에 JP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JP는 보수의 주류가 돼 보지는 못했다. 3공화국 초기를 제외하고 JP는 반JP파에 의해 항상 권력의 주변을 맴돌아야 했다. 박정희 사후에는 5공화국 신군부가 그를 강제 은퇴시켰고 민주화 이후 다시 돌아왔으나 충청권 대표로 소수파에 머물러야 했다. 결국 그는 3당 합당으로 김영삼 정부를, DJP 연합으로 김대중 정부를 만든 양면성의 킹메이커 역할로 만족해야 했다.그럼에도 JP를 보수의 원조라고 부를 이유가 또 있긴 하다. 한국 보수가 가치를 추구하는 방식, 즉 정치하는 방식이 공명정대하지 못하게 된 상당 부분의 책임이 그에게 있다. 그는 쿠데타라는 불법적 방식으로 권력을 잡았고, 중앙정보부를 만들어 공작정치를 가능케 했으며, 공화당 창당 자금을 위한 정경유착의 배후였고 지역주의를 적극 활용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도 그의 죽음을 보수의 몰락과 연결시키는 것은 크게 어색하지 않다. 3당 합당 이후 한국 보수정치의 주류는 한나라당, 새누리당으로 이어졌고, 그들은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를 만들었다. 지금 그들은 두 정부의 불법비리와 실정, 무능과 국정농단 등으로 인해 궤멸적 타격을 입었다. 성난 촛불민심은 행정권력 교체를 넘어서 지방권력까지 교체해 버렸다. TK 외 대부분 지역에서 의회와 단체장 모두를 민주당이 석권했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상식까지 뛰어넘어 구집권 세력을 철저히 응징했고 대안 세력에게 전권을 준 셈이다. 만약 지금 총선이 치러진다면 입법권력까지 압도적으로 민주당에 주어질지 모른다.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국회 절반 가까이 차지한 자유한국당이라는 생각이 많기 때문이다. 다음 총선까지 한국당을 비롯한 보수정치 세력에 출구가 있을까. 현재로서는 다소 암울하다. 과거의 보수정당도 정치적 위기를 맞곤 했고, 비대위를 앞세워 돌파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와 달리 궤멸적 타격을 입은 데다 새로운 깃발도 구심점도 없다. 받쳐 줄 사람도, 세력도 없는 비대위가 기본 정책을 바꾸고 현역 의원을 대폭 교체해야 한다고 나선다면 과연 실현될 수 있을까. 신뢰받을 깃발이나 대체할 세력이 당장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보수정당은 이제 사라질 것인가. 사실 보수의 위기는 이미 나타나고 있었고,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도 이미 제시되고 있었다. 우선 보수의 가치가 변해야 한다. 냉전적 반공과 양극화 심화의 성장정책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 평화를 지향하는 진정한 자유민주, 승자 독식을 견제하고 소외계층을 돌보는 따뜻한 보수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새누리당에서 쫓겨난 유승민이 공화주의를 강조하고 다닌 것은 바로 그러한 문제의식이었을 것이다. 또한 보수의 가치 실현을 위한 정치의 방식도 변해야 한다. 권력기관과 언론의 장악과 악용, 색깔론과 지역주의, 계파이익 정치와 정경유착 등의 부정적 방식이 아니라 정당하고 합리적인 방식의 정치가 돼야 한다. 안철수가 처음에 주장했던 새 정치는 바로 그러한 것들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둘이 결합한 바른미래당은 어쩌면 한국 보수의 새로운 대안이 될지 모른다. 그런데 왜 지지율이 부진한 걸까. 유승민 혼자 알고 있는 것 같은 공화주의 깃발은 같은 당 의원들 마음조차 데우지 못하고 있다. 안철수의 새 정치는 본인의 정치 행보로 인해 이미 색깔이 바래 버렸다. 자유한국당이 따뜻하고 정정당당한 보수를 지향하며 자신의 기득권과 오랜 관행들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아니면 바른미래당이 새로운 깃발과 세력들을 규합해 총선에 나설 수 있을까. 지금으로서는 둘 다 어려워 보인다. 만약 그들이 끝내 스스로 하지 못한다면 아마도 다음 총선에서 국민들이 새로운 보수세력들을 정해 줄지도 모른다.
  • [사설]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논란, 지역갈등 재점화 우려된다

    2년 전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 난 영남권 신공항 건설 논란이 재점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자가 지난 25일 언론 인터뷰에서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의사를 밝히면서다. 오 당선자는 “잘못된 정치적 판단인 만큼 지금이라도 건설안을 중단하고 가덕도로 가는 게 맞다”고 했다. 이에 권영진 대구시장은 자치단체장이 공약을 이행한다며 정부 정책을 뒤엎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강력히 반박했다. 영남권 신공항 추진 대선 공약을 없던 일로 한 2011년에 이어 2016년 기존 김해공항 확장으로 진화한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 간의 지역 갈등이 되살아나는 것은 아닌지 상당히 우려스럽다. 가덕도 신공항 추진은 명분도 약하다는 게 우리 생각이다. 오 당선자는 김해신공항에 대해 “24시간 운영이 안 되고 항공 수요 증가에 따른 확장성도 없다”고 했다. 또 김해 주민들이 소음 문제로 김해신공항 건설에 반발하고 있는 점도 고려한 것 같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은 2년 전인 2016년 6월 입지 선정 때 대부분 논의했던 내용이다. 부족한 점은 앞으로 보완하면 된다. 당시 김해신공항에 부산은 물론 대구·울산·경북·경남 등 5개 광역단체장도 합의했다. 신공항 건설은 대형 국가사업이고,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게다가 김해신공항에 이미 1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됐다. 즉 부산시장 당선자가 일방적으로 뒤엎거나 재검토할 정책이 아니란 얘기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의 공항 위치를 바꾸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사실상 반대했다. 국토부는 지난 4월 국회 제출 자료에서 “지방자치단체 간 합의와 외국 전문기관의 연구를 통해 김해신공항을 최적 입지로 결정한 만큼 계획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책을 바꿀 만한 명분이 없다. 신공항 건설은 수십조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국책 사업이다. 어렵게 매듭지어진 국가 프로젝트가 지역 이해와 정치 논리에 의해 또다시 흔들려선 안 된다. 영남권 신공항 건설 논란은 김해신공항으로 결론이 나기까지 이명박 정부로부터 10년 가까이 소모적인 지역갈등을 초래했다. 그 갈등을 정부와 지자체들이 잊어선 안 된다. 국토부는 보다 단호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 신공항 문제가 재점화돼 소모적 논쟁이 재현되지 않도록 초기 진화에 나서야 한다. 경남신공항 건설에 동의했던 경남도나 울산시 등 지자체들도 일관성을 잃고 혼란을 부채질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될 것이다.
  • [씨줄날줄] ‘문돌이’/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문돌이’/박현갑 논설위원

    전국동시지방선거는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와 달리 후보 검증이 쉽지 않다. 유권자 한 명이 수십명의 후보 가운데 7~8명을 골라야 한다. 인물 됨됨이나 정책보다 선거 무렵 현안 중심으로 표심이 쏠린다. 이번 선거는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국정지지도가 표심이었다.결과는 여당의 압승.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장,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모두 민주당이 독차지했다. 광역단체장의 경우, 대구·경북(TK)과 제주도를 제외하고 전통적인 텃밭인 호남은 물론이고 3당 합당 이후 민주당의 숙원이었던 부·울·경 등 부산·경남(PK) 탈환에도 성공했다. 광역의회도 대구, 경북을 제외하면 싹쓸이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경기도는 광역의원 129명 중 여주 한 곳을 제외하곤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다. 부산시의회는 전체 47명 의원 중 초선이 41명으로 87%다. 경남도의회도 58명 의원 가운데 83%인 48명이 초선이다. 의장단은 재선 이상이 맡더라도 상임위원장은 초선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선거 결과는 2004년 4월 15일 실시된 17대 총선과도 비슷하다. 국회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 의결 이후 전국적인 탄핵 반대 촛불시위로 열린우리당이 과반을 넘는 152석을 획득했는데 108명이 초선이었다. 이들은 노 대통령을 탄핵한 정치인을 비판한 유권자들이 표를 몰아준 덕분에 당선돼 ‘탄돌이’로 불리었다. 선출직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수년간 지역구를 누비며 발품을 팔아도 당선은커녕 후보 공천도 받기 어려운 실정에서 무더기로 여의도에 진출했으니 행운아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주축이던 열린우리당은 이른바 ‘4대 개혁 입법’을 밀어붙이다 오만과 독선이라는 비판 여론에 부딪치면서 국정 운영에 혼란을 빚었다. 최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민주당 당선자들을 가리켜 ‘문돌이’로 부르는 농담이 나왔단다. 과거 잘못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경고의 뜻이 담겨 있다. 여당 당선자들이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평화와 민생 번영을 추구하는 데 든든한 동반자가 되지 않고 독선적 행태를 보이거나 토착 비리에 연루돼 구설수에 오를 경우 정권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 지방정부도, 이를 견제할 지방의회도 같은 당이 장악했다. 제대로 된 견제와 균형을 맞추기 힘든 역학 구조다. 당선자들이 님비현상이나 핌피현상을 멀리하는 제대로 된 지역 일꾼이 돼야 한다. 특히 젊은 정치인들에게 기대해 본다. 4년 전 전국 기초의회 당선자 2898명 가운데 ‘2030’ 당선자는107명(3.6%)이었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2956명 가운데 192명(6.5%)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eagleduo@seoul.co.kr
  • 文·푸틴 “대북 제재 완화되면 한·러·유럽 잇는 철도망 구축”

    文·푸틴 “대북 제재 완화되면 한·러·유럽 잇는 철도망 구축”

    北 나진-러 하산 철도 공동사업 등 협력 한·러, 한반도 종단철도 공동연구 지속 EAS 등 다자 지역협의체서 공감대 강조 남·북·러 3각협력의 新북방정책 강화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 변화를 반영해 추진될 남·북·러 3각 협력, 특히 철도 부분이다. 대북 제재가 완화될 경우에 대비해 남북 경협의 교두보를 구축하는 한편, 남·북·러 협력을 통해 우리 경제의 영토를 넓히려는 문 대통령의 신(新)북방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러시아로선 푸틴 대통령이 공들여 온 신동방정책과도 궤를 같이 한다. 양측은 한국~러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철도망 구축과 관련, “‘우호적인 여건이 확보되는 대로’ 나진(북한)~하산(러시아) 철도 공동활용 사업을 포함한 다양한 협력 의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우호적인 여건의 확보’란 비핵화 진전에 따른 대북 제재 완화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남·북·러는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하산, 동해 항로를 연결하는 물류 프로젝트를 추진했었다. 3차례에 걸친 시범운송이 진행됐다. 서시베리아 광산에서 채굴한 석탄을 화물열차에 실어 나진항으로 옮긴 후 벌크선으로 동해항을 통해 광양·포항항에 입항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로 같은 해 3월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 2270호가 채택되자 박근혜 정부는 이를 중단했다. 한·러는 또한 시베리아대륙횡단철도망(TSR)과 한반도종단철도(TKR)의 연결 관련 공동연구를 위한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하원 연설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통해 시베리아횡단철도가 내가 자란 한반도 남쪽 끝 부산까지 다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양국이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신속하게 추진키로 한 것은 지난해 9월 두 정상이 합의했던 한·유라시아경제연합(EAEU) FTA 공동연구와 무관치 않다. 한·EAEU FTA의 물꼬를 트기 위해 우선 양국 간 서비스·투자 협상부터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2015년 러시아 주도로 출범한 EAEU는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키르기스스탄, 아르메니아를 회원국으로 뒀으며, 인구 1억 8000만명, 세계 천연가스의 20%, 석유 매장량의 15%를 보유했다. 양 정상은 또한 북·미 정상회담 합의가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및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공동노력을 하기로 했다. 아·태 지역의 전략적 측면을 논의하는 장으로서 동아시아정상회의(EAS·아세안+한·중·일·미·러 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다자 지역협의체에서의 협력에 공감했다. 한편, 전날 연설에서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투르게네프, 푸시킨을 거론하며 딱딱한 분위기를 풀었던 문 대통령은 이날 비즈니스포럼에서도 이들을 또 언급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때는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고 있는 것이며,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라는 톨스토이의 글을 인용했다.김정숙 여사도 짬을 내 대문호가 20여년간 머물며 ‘부활’, ‘어둠의 집’ 등을 집필했던 모스크바 시내 ‘톨스토이의 집’을 방문했다. 김 여사는 “학창 시절 톨스토이의 작품을 읽으며 느꼈던 뜨거운 인류애와 휴머니즘이 생각난다”면서 “방문해 보니 작가에 대한 존경심이 더욱 커진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한러, 대륙횡단철도 공동연구 착수... FTA 협상 개시 노력도

    한러, 대륙횡단철도 공동연구 착수... FTA 협상 개시 노력도

    한러 양국 정상은 시베리아 대륙횡단철도(TSR)와 한반도 종단철도(TKR)의 연결과 관련한 공동연구를 지속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동방경제포럼에서 제안한 ‘9개 다리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해 ‘9개 다리 행동계획’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양국 간 서비스·투자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협상의 조속한 개시에 노력해 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러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오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32개 항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두 정상은 남북러 3각 협력사업 진전을 위한 공동연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전력·가스·철도 분야의 공동연구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한반도 내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 실현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거라는 공동이해에 근거해 ‘한국-러시아-유럽’을 잇는 철도망 구축에 대한 관심을 확인하고 ‘우호적 여건’이 확보되는 대로 나진-하산 철도 공동 활용사업을 포함하는 다양한 철도 사업에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TSR과 TKR의 연결과 관련한 공동연구 및 기술·인력 교류를 통한 양국의 유관기관 및 연구기관 간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우호적 여건’이란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을 축으로 한 북미 간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가 상당 부분 진척돼 평화 무드가 무르익을 경우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남북미 종전선언과 정전협정의 평화협정으로의 전환 과정 어느 시점에서 대북제재가 해제되면 곧바로 남북러 철도 연결 사업에 착수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두 정상은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한국 공급확대를 촉진하고, 러시아에서 한국으로 파이프라인가스(PNG) 공급 관련 공동연구를 지속하기로 했다. 전력과 관련해서도 양국을 포함한 동북아 국가 간 전력망 연계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문 대통령이 제안한 가스·철도·전력·항만 인프라·북극 항로·조선·일자리 창출·농업·수산 등 ‘9개 다리’의 분야별 세부 투자 프로젝트 수립 및 이행 관리를 위해 ‘9개 다리 행동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경제 통상과 관련해선 첨단기술 제품의 교역 비중을 높이기 위한 교역구조 다변화를 촉진하기로 하고, 지난 7일 서울에서 열린 제17차 한러 경제과학기술공동위원회에서 결정한 사항을 이행하는 데 협력할 방침이다. 또 한러 간 서비스·투자 FTA 체결 협상을 최대한 조속히 개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하는 한편, 국제교역 장벽 철폐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양국 교역 자유화 조건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기로 했다. 한반도 정세와 관련,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번영을 위한 한국의 중요한 역할을 높이 평가하고 판문점선언 채택에 환영 입장을 밝혔고,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있어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 두 정상은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환영하면서 회담 합의사항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를 표명하고 완전한 비핵화 달성과 한반도·동북아의 항구적 평화·안정을 확보하려는 공동노력을 계속하기로 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 정세의 전략적 측면을 논의하는 장으로서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메커니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아태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EAS 내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두 정상은 아울러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아시아교류신뢰구축회의(CICA)·아시아협력대화(ACD) 등을 포함한 다자 지역협의체에서도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핵확산금지조약(NPT)·화학무기금지협약(CWC)·생물무기금지협약(BWC) 같은 다자 조약을 지속해서 강화하기로 하는 한편 비확산체제 강화를 위해 국제사회가 통합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대량살상무기 관련 물질·운반수단의 불법거래 등을 국제·국내법에 따라 적발·방지·근절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나아가 양국 관계를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키기로 하는 한편 국교 수립 30주년인 2020년을 ‘한러 상호교류의 해’로 선포하기로 하고 30주년 기념행사 추진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작년 9월 합의한 ‘한러 지방협력 포럼’이 올 하반기 경북에서 출범하는 것을 환영하면서 2차 포럼을 내년 러시아 연해주에서 개최키로 했다. 문화 분야 협력을 위해 2020년 제9회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문화포럼에 한국이 주빈국으로 참가하기로 합의했다. 이 밖에도 ▲ 우주활동 분야 협력 심화 ▲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분야 협력에 기반한 한국 원자력발전소용 핵연료주기 관련 제품 및 서비스 공급 지속 ▲ 지식재산 보호를 위한 특허 관련 부처 간 협력 강화 ▲ 중소·벤처기업의 기술 사업화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혁신 플랫폼 구축 촉진 ▲ 바이오·에너지 분야 과학기술 협력 확대 ▲ 농업 분야 비즈니스 대화 정례화 등을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방한을 초청했고, 푸틴 대통령은 수락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文·푸틴 “대북 제재 완화되면 한·러·유럽 잇는 철도망 구축”

    文·푸틴 “대북 제재 완화되면 한·러·유럽 잇는 철도망 구축”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 합의한 공동성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정세 변화를 반영한 남·북·러 3각 협력, 특히 철도 협력 부분이다. 대북 제재가 순차적으로 완화될 경우 남북 경협의 교두보를 구축하는 동시에 남·북·러 3각 협력을 통해 우리 경제의 영토를 넓히려는 신(新)북방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양측은 한국~러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철도망 구축과 관련, “‘우호적인 여건이 확보되는 대로’ 나진(북한)~하산(러시아) 철도 공동 활용 사업을 포함한 다양한 철도 사업에서 협력 의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우호적인 여건의 확보’란 비핵화 진전에 따른 대북 제재 완화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남·북·러 3국은 북한 나진항과 러시아 하산, 동해 항로를 연결하는 물류 프로젝트를 추진했었다. 3차례에 걸친 시범운송이 진행됐다. 서시베리아 광산에서 채굴한 석탄을 화물열차에 실어 나진항으로 옮긴 후 벌크선에 실어 동해항을 통해 광양항과 포항항에 입항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2016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곧이은 장거리 로켓 발사로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 2270호가 같은 해 3월 채택되자 박근혜 정부는 이를 중단했다.  한·러는 공동성명에서 시베리아대륙횡단철도망(TSR)과 한반도종단철도(TKR)의 연결 관련 공동연구를 위한 협력을 지속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하원 연설에서 “한국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통해 시베리아횡단철도가 내가 자란 한반도 남쪽 끝 부산까지 다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합의가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및 동북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이를 위한 공동노력을 해 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은 또한 아·태 지역의 전략적 측면을 논의하는 장으로서 동아시아정상회의(EAS·아세안+한·중·일·미·러 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다양한 다자 지역협의체에서의 협력에 공감했다. 두 정상은 4·27 남북 정상회담 직후 통화(29일)에서도 “남·북·러 3각 협력이 동북아 평화안보체제 구축에 도움이 되고 다자 안보체제로까지 발전할 필요가 있다”며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한편 전날 하원 연설에서 러시아의 대문호인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투르게네프, 푸시킨을 거론하며 딱딱한 분위기를 풀었던 문 대통령은 이날 양국 기업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비즈니스포럼에서는 이들을 또 한번 언급하는 동시에 러시아 출신의 위대한 작곡가인 차이콥스키와 라흐마니노프를 거명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때는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하고 있는 것이며,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다’(톨스토이)라는 글귀를 꺼낸 뒤 “지금 만나고 있는 양국의 경제인이 앞으로 러시아와 한국의 밝은 미래를 함께 열어 갈 주역이다. 서로 간에 우정과 신뢰를 쌓고 경제협력 기회도 많이 찾으시기 바란다”고 밝혀 호응을 끌어 냈다.  김정숙 여사도 이날 일정이 빈 틈을 이용해 톨스토이가 20여년간 머물며 ‘부활’, ‘어둠의 집’ 등을 집필했던 ‘톨스토이의 집’을 방문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文대통령 “내가 자란 부산까지 시베리아 철도 다다르기를”

    文대통령 “내가 자란 부산까지 시베리아 철도 다다르기를”

    “한반도에 평화체제 구축되면 러시아와 3각 협력으로 확대 러·韓·北의 지혜가 합쳐지면 동북아 경제공동체 다져질 것”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통해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내가 자란 한반도 남쪽 끝 부산까지 다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러시아 하원 연설에서 부산과 유럽을 잇는 철도 실크로드 구상을 밝혔다.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를 국빈방문한 문 대통령은 한반도를 관통하는 남북 철도(TKR)를 구축해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연결, 새로운 물류 대동맥을 완성하는 동북아 경제공동체 건설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러시아 하원에서 연설한 건 처음이다. 러시아 하원의원 450명 가운데 410명이 자리해 문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봤다. ●18분 연설… 러시아 의원들 수차례 박수 문 대통령은 18분 연설에서 7차례 박수를 받았다. 특히 “우리는 판문점 선언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더이상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고 세계 앞에 약속했다”고 말한 대목에서 예상치 못한 갈채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한 명의 지혜는 좋지만 두 명의 지혜는 더 좋다’는 러시아 속담을 인용하며 “러시아의 지혜와 한국의 지혜, 여기에 북한의 지혜까지 함께한다면, 유라시아 시대의 꿈은 대륙의 크기만큼 크게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될 것이며, 러시아와의 3각 협력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3국 간의 철도, 에너지, 전력협력이 이뤄지면 동북아 경제공동체의 튼튼한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남북 간의 공고한 평화체제는 동북아 다자 평화안보협력체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고 확신했다. 연설에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러시아(58번), 한국(33번), 협력(23번), 평화(18번), 유라시아(17번), 경제(13번) 순이다. 문 대통령은 “나는 한반도와 유라시아의 항구적인 평화와 공동 번영을 꿈꿔 왔다”며 “이 자리에 계신 의원 여러분께서도 그 길에 함께해 주실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러시아 의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신(新)동방정책과 한국 정부의 신(新)북방정책이 맞닿아 있다며 한·러 협력 확대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러시아가 사랑한 대문호 톨스토이를 언급하며 “러시아 국민과 마찬가지로 한국 국민은 정신적으로 아주 강인하다. 나는 이것이 우리가 똑같이 톨스토이를 사랑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정서적 공감대를 넓혔다. 러시아로 망명해 국권 회복을 도모했던 한국의 독립투사들을 도왔던 나라도 러시아라고 언급하고 양국 간 역사적 교집합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연설을 끝내자 의원들은 30여초간 기립 박수를 보냈다. 연단 뒤쪽으로 이동해 하원 의장단 및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하고 환담하는 중에도 여러 번 박수갈채가 나왔다. 일부 의원들은 문 대통령을 둘러싸고 ‘셀카’ 촬영을 했다. 입장할 때와 퇴장할 때를 포함해 문 대통령은 러시아 의원들에게 3차례 기립 박수를 받았다. ●2차대전 ‘무명용사의 묘’ 헌화도 이날 문 대통령은 2차 대전 중 희생된 러시아인을 기리는 ‘애도의 날’(22일)을 앞두고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했으며, 러시아 정부청사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와 면담했다. 또 재외국민, 고려인 동포, 러시아 인사 등 200여명과 ‘한·러 우호 친선의 밤’ 행사를 했다. 러시아 무대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참석해 한·러 우호 친선의 의미를 더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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