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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원래 웃겨요, 3년간 참았을 뿐”

    “저 원래 웃겨요, 3년간 참았을 뿐”

    짙은 쌍꺼풀과 강한 눈빛, 굳게 다문 입까지, 배우 서범석(44)은 대극장 뮤지컬 무대에서 뿜어내는 아우라가 강렬한 배우다. 그러나 지난 15일 개막한 연극 ‘취미의 방’에서 그는 냉동실에 온갖 희귀 식재료들을 쌓아놓고 엽기적인 요리를 고안해내는 별난 취미를 가진 내과의사를 연기한다. 입을 앙다물고 칼질에 몰두하는 모습은 카리스마는 온데간데없이 영락없는 ‘오타쿠’ 아저씨다. ‘두 도시 이야기’, ‘서편제,’ ‘명성황후’, ‘노트르담 드 파리’ 등에서 중후한 신사의 이미지로 각인돼 온 그가 ‘취미의 방’을 통해 처음으로 소극장 코미디 연극에 도전했다. 지난 25일 서울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진지한 얼굴로 유머감각 넘치는 입담을 뽐냈다. “전 원래 남들을 웃기는 걸 좋아해요. 하지만 뮤지컬 앙상블로 활동할 시절 배우 이병준 형님이 절 유심히 보더니 ‘너 앞으로 사람들 웃기지 마라. 안 그러면 웃기는 배역만 들어온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3년 동안 입에 지퍼를 달고 살았습니다.” ‘취미의 방’에서 그의 코믹 연기는 우스꽝스러운 표정이나 몸개그, 말장난이 아니다. 비밀 공간인 ‘취미의 방’에 모여 남들의 시선을 피해 취미를 즐기는 네 남성은 창작요리와 건담 조립, 콧바람으로 리코더 불기 등 황당한 취미들에 몰두한다. 구성원들 중 한 명이 실종되자 제각각 말도 안 되는 추리를 펼치는 과정에서도 인물들은 나름대로 심각하다. 진지한 ‘오타쿠’들이 오히려 우스꽝스러운 아이러니가 일본에서 갓 건너온 희곡의 묘미다. “코미디 연극이라고 해서 다른 연극과 크게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관객들이 어느 장면에서 웃을 거라는 걸 굳이 예측하지도 않아요. 상황 자체가 웃기기 때문에 저는 살짝 과장돼 보일 정도로 상황에 몰두할 뿐이죠.” 그러나 매회 공연마다 웃음을 참으려 애쓰는 건 코미디 연극이기에 얻는 새로운 경험이라고 한다. 올해로 데뷔 20년차인 그는 뮤지컬계 스타 배우라는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매체와 장르를 넘나들며 연기 폭을 넓혀 왔다. “뮤지컬을 잘하면 어떤 연기든 다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그는 노래가 아닌 대사로 관객과 소통하는 방법을 깨우치려 소극장 연극에 뛰어들었다. 이제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연기를 배우기 위해” 드라마와 영화에도 진출했다. 과장된 표정과 몸짓, 쩌렁쩌렁한 목소리 등 무대 연기의 습관을 스크린 연기에 맞게 다듬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겪었다. “영화 ‘배우는 배우다’에서 주인공 오영(이준)의 매니저 김장호 역을 맡았는데, 시사회에서 영화를 보고는 고개를 못 들었어요. 제 목소리가 너무 커서 듣기 불편했거든요.” 뮤지컬에서는 주연과 조연을 가리지 않으며 소극장 연극에도 적극적인 그는 어떤 작품, 어떤 역할을 맡아도 자신만의 색깔을 입힐 줄 아는 배우로 유명하다. 뮤지컬계 중견 배우인 그에게 붙은 별명은 ‘뮤지컬계의 안성기’와 ‘범사마’다. 그는 “아직도 ‘헤드윅’을 못 맡아본 게 아쉽다”면서도 “뮤지컬계에서 ‘최고의 아버지 배우’가 돼서 70살까지도 무대에 설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1월 18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3만~4만 5000원. (02)766-6007.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다방지기 ‘장미여관’이 들려주는 나홀로 사는 삶

    다방지기 ‘장미여관’이 들려주는 나홀로 사는 삶

    실력 있는 뮤지션들의 라이브 공연을 안방에서 즐길 수 있는 EBS ‘스페이스 공감’은 27일 밤 12시 10분 밴드 장미여관과 함께하는 ‘말죽거리 음악다방’으로 꾸며진다. ‘말죽거리 음악다방’은 홈페이지에 올라온 다양한 사연과 신청곡을 뮤지션이 직접 들려주는 기획 시리즈다. ‘홀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한 사연과 음악으로 꾸려진 ‘말죽거리 음악다방’에는 타향살이의 서러움, 중년 가장의 외로움, 레스토랑과 고깃집도 혼자 간다는 싱글들의 이야기 등으로 웃음과 공감이 넘친다. ‘나홀로 유단자’ 코너에 출연한 사연자들은 ‘나 혼자 이런 것까지 해 봤다’는 주제로 대결을 펼쳐 눈길을 끈다. 일곱 번째 다방지기로 낙점된 밴드 장미여관은 육중완을 중심으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며 다져진 유창한 진행 실력과 진솔한 화법, 인디신의 인기밴드다운 폭발적인 무대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서울살이’, ‘내 스타일 아니야’ 등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장미여관의 곡들과 함께 나훈아의 ‘잡초’를 불러 이색적인 무대를 선보인다. 이어 싱어송라이터 이지형의 담백한 어쿠스틱 공연이 펼쳐진다. 전통적인 밴드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로커와 소박한 악기 구성의 포크 가수 두 가지 모습으로 사랑받고 있는 이지형은 로커의 스타일을 정규 앨범에서, 포크의 스타일은 소품집에서 선보이고 있다. 최근 발표한 세 번째 소품집 ‘듀엣’에는 ‘사랑’을 주제로 간소한 구성과 즉흥적인 작업을 거친 곡들을 채워 넣었다. ‘느낌적인 느낌’, ‘삼포 가는 길’, ‘사랑은’ 등 새 앨범의 곡을 바탕으로 벤조와 바이올린, 어쿠스틱 기타가 어우러진 독특한 공연을 보여 준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삐뚤어진 세상, 성찰의 무대 오르다

    삐뚤어진 세상, 성찰의 무대 오르다

    흰 프레임의 액자 같은 무대는 5도 정도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몇 차례 암전을 거치면서 무대는 왼쪽으로 조금씩 더 기울어진다. 먹구름이 낀 창밖 풍경과 무대가 기울어진 줄도 모르고 서 있는 배우들의 모습은 떨쳐내기 힘든 기시감을 느끼게 한다. 제대로 수리하지 않은 고장 난 배가 출항했다는 소식에 주인공이 혼비백산하는 모습은 부정할 수 없는 ‘세월호 참사’의 판박이다.(연극 ‘사회의 기둥들’) 위태롭게 흔들리는 한국 사회를 거울처럼 비추는 연극들이 주목받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침체기를 겪었던 공연계가 한국 사회를 향한 비판과 성찰로 위기를 정면 돌파하는 모양새다. 연극 ‘사회의 기둥들’(30일까지 서울 LG아트센터)은 130여년 전에 쓰인 희곡이 2014년의 한국 사회를 정확히 예측한 듯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대극의 아버지’로 불린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이 1877년 발표한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처음 소개됐다. 작품은 위선과 거짓을 일삼는 지도자와 탐욕으로 가득 찬 시민들이 어떻게 한 사회를 침몰하게 하는지를 치밀하게 따라간다. 높은 도덕성으로 존경받는 한 소도시의 영사 베르니크는 사실 자신의 불륜을 동생에게 뒤집어씌우고 철도 사업을 통해 부동산 이익을 챙기려는 인물이다. 자신이 소유한 조선소에서 운항하는 배가 고장 난 사실을 알았던 그는 동생과 옛 연인이 배를 타고 떠나려 하면서 위기에 몰린다. 김광보 연출은 “작품을 선정한 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 한동안 이 작품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면서도 “세월호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라 국가를 포함한 사회 구조가 침몰해 가는 과정으로 연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가족이란 이름의 부족’(12월 1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은 단절된 소통이라는 모순에 갇힌 가족의 풍경을 통해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되묻는다. 식탁에 둘러앉아 고상한 수다를 떠는 가족은 사실 제각각의 생각과 세계관을 말할 뿐 소통은 불가능하다. 막내아들인 청각장애인 빌리는 가족의 입 모양을 보면서 알아듣는 척하도록 교육받았지만, 수화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가족들의 대화 방식을 따르기를 거부한다. 가장 친밀한 집단인 가족 간에도 소통이 가로막혀 있는 씁쓸한 모습에는 일방향의 언어만이 난무하는 사회 공동체에 대한 은유가 담겼다.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30일까지 서울 중구 남산예술센터)는 오른쪽과 왼쪽 사이에서 온전히 ‘나’로 살 수 없게 만드는 한국 사회를 직설적으로 파고든다. “우리 안의 시인 김수영을 찾아보자”며 배우인 ‘강신일’과 작가 ‘김재엽’이 김수영의 시를 읽어내려가자 시공간은 과거로 바뀐다. 한국전쟁과 독재정권 시절 자유로운 시인으로 살고자 했던 김수영 시인의 삶이 당시의 시대상을 그린 영화 ‘실미도’, 연극 ‘4월 9일’ ‘한씨연대기’ 등에서 열연했던 배우 강신일의 연기 인생과 겹쳐진다. 전작인 ‘알리바이 연대기’를 통해 개인의 일대기에 녹아든 한국 현대사의 모순을 포착했던 김재엽 연출은 ‘왜 나는’에서 더욱 예리하게 가다듬어진 비판의식을 드러낸다. 한국전쟁에서 세월호까지 한국 현대사를 한눈에 펼쳐놓고 막판에는 시공간을 뒤틀어 한데 모아놓는다. 카카오톡 검열, 역사 교과서 논란, “가만히 있으라”는 권력의 억압을 풍자하는 대목은 ‘돌직구’에 가깝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위트가이’ 신화 김동완, 싱글 발표하며 6년 만에 솔로 활동 재개

    ‘위트가이’ 신화 김동완, 싱글 발표하며 6년 만에 솔로 활동 재개

     ‘최장수 아이돌’ 신화의 김동완이 싱글 앨범을 선보이며 솔로 활동을 재개했다. 김동완은 최근 디지털 싱글 ‘히_선샤인’(He_Sunshine)을 발표하고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김동완은 이번 신곡을 비롯해 내년 발표할 미니앨범과 정규앨범의 수록곡을 디지털 싱글로 선공개할 예정이다.  김동완은 2007년과 2008년 1, 2집을 통해 신화의 댄스 음악과는 다른 색깔의 모던 록과 발라드를 선보였다. 그는 신화 활동과 더불어 드라마와 영화, 뮤지컬 등 연기 활동에 매진했다. 지난 4월 캐나다로 단기 어학연수를 다녀온 후 뮤지컬 ‘헤드윅’ 10주년 기념공연으로 국내 무대에 복귀했다. 그가 솔로 앨범을 발표하는 건 6년만이다.  앞서 20일 김동완은 서울 광진구 악스코리아에서 미니콘서트 ‘He’를 개최했다. 지난 2008년 개최한 콘서트 약속 이후 6년만이다. 21일인 생일을 하루 앞서 기념하며 열린 콘서트에는 관객 1000여명이 함께했으며, 티켓 판매가 시작되고 1분만에 매진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동완은 “더는 방황하지 않고 음악을 하겠다”면서 “신화는 신화의 음악 색깔대로 가지만, 나는 다른 색깔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김동완은 솔로 앨범의 선공개곡인 ‘히_스타라이트’(He_Starligit)와 ‘히_선샤인’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히_스타라이트’는 감성적이고 신비한 느낌의 발라드곡으로, 여성 코러스 천단비와 호흡을 맞췄다. 또 ‘히_선샤인’은 청량감이 느껴지는 모던 록으로, 김동완의 시원한 보컬이 유려한 기타 리프와 어우러진 곡이다. 김동완은 캐나다와 뉴질랜드 등을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과 영상을 활용해 직접 ‘히_선샤인’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뉴질랜드에서의 번지점프, 캐나다에서 관측한 오로라 등 이국적인 화면들이 여행을 떠난 듯 시원한 쾌감을 선사한다.  이날 공연에서 김동완은 솔로 1집 앨범의 ‘손수건’과 뮤지컬 ‘헤드윅’의 넘버인 ‘위그 인 어 박스’ ‘위키드 리틀 타운’, 브루노 마스의 ‘웬 아이 워즈 유어 맨’, 영화 ‘비긴 어게인’의 OST인 ‘로스트 스타스’ 등을 불렀다. 통기타를 둘러메고 라이브 밴드와 호흡을 맞춰 앞으로 발표할 솔로 앨범의 음악적 색깔을 미리 맛볼 수 있었다.  1000석 규모의 미니 콘서트였지만 포스터와 영상 구성에도 정성을 쏟았다. 스페인 카나리아제도를 여행하며 찍은 사진으로 포스터를 제작하는 한편 SNS에 글과 사진을 올려 팬들과 대화하는 콘셉트의 영상을 공연 중간중간 공개해 시선을 모았다. 팬들을 무대 위로 불러 퀴즈를 내고 선물을 주는 등 이벤트도 더해져 객석의 열기를 더욱 뜨겁게 했다. 미리 준비한 앵콜곡 2곡 외에도 팬들의 요청으로 2곡을 추가해 여전한 그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한편 김동완은 솔로 앨범 발표에 앞서 27일 포토에세이집 ‘김동완, 더 퍼스트’를 발표하고 사진과 글로 팬들과 소통한다. 포토에세이집에는 그가 캐나다 어학연수와 세계 여행, 일상 속에서 경험하고 느낀 것들이 담겨 있다. 또 다음달 31일은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연말 콘서트 ‘스타라이트’를 개최하고 팬들과 한 해를 마무리한다. 이번 콘서트의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개최가 결정됐다. 소속사 씨아이ENT는 “연말 콘서트는 보다 화려한 무대 구성으로 더욱 많은 팬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단독] 카레라스 공연 석연찮은 취소

    [단독] 카레라스 공연 석연찮은 취소

    “관객이 봉이야?” 지난 23일 세계적 테너 호세 카레라스(68)의 내한공연 둘째날 무대가 돌연 취소되면서 공연계 안팎에서 그를 둘러싼 잡음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해외 스타의 내한공연이 이런저런 사유로 취소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공연이 시작된 지 30분이 지나 돌연 취소된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일요일 저녁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3022석)을 찾았던 관객 2000여명은 ‘카레라스의 후두염’을 이유로 내세운 기획사 측의 일방적인 취소 통보에 속수무책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다. “VIP석이 무려 44만원이나 했는데 황당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고 인터넷에서는 “입장료만 돌려주면 그만이냐. 아티스트가 한국 관객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등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공연을 유치한 기획사 측은 24일 온종일 사과자료는 고사하고 일체의 외부연락을 끊었다. ●카레라스 공연 공짜 관객 절반 육박 지난 5월 폴 매카트니 공연 취소 해프닝에 이어 카레라스의 석연찮은 공연 취소 사태가 불거지면서 무분별하게 해외스타 모셔오기 경쟁을 벌이는 공연계 관행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모시기 경쟁이 심해지면서 해외스타들 사이에 ‘서울=고액 개런티’란 등식이 통하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업계에 나돌 정도다. 한물간 스타들까지 모셔오기 출혈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일정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들린다. ●“무분별한 해외스타 모시기 출혈경쟁 여파” 지적 공연기획사들이 대대적인 홍보를 하고서도 돌연 공연을 취소하는 주된 이유로 ‘티켓 판매 부진’도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박을 노렸다 흥행몰이가 안 되거나 티켓이 안 팔리면 ‘아니면 말고’ 식으로 공연을 접어버리는 사례가 적잖다”고 귀띔했다. 카레라스 공연도 흥행은 참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2~23일 이틀간 카레라스 공연을 찾은 관객은 4073명. 이 중 절반에 가까운 1986명이 공짜 관객이었다. 카레라스 공연 기획사 측이 공연 취소 이유를 급성 후두염과 감기 증세라고 밝혔으나 누구도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다. 수익 때문에 공연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기획사들의 태도도 문제다. 공연계 관계자는 “카레라스와 같은 거장의 공연을 추진하려면 대관료, 마케팅 비용 등으로 수억원이 오간다”며 “건강 문제를 사전에 알았더라도 투자비용을 생각해 끝까지 공연을 강행하려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생 기획사들의 한탕주의도 화를 키운다. 지난 5월에는 한 외국 밴드의 내한공연이 취소된 뒤 한 달이 지나도 환불이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됐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티켓값 아깝지 않다!…연말 대극장 뮤지컬 ‘패션 경쟁’

    티켓값 아깝지 않다!…연말 대극장 뮤지컬 ‘패션 경쟁’

    대극장 뮤지컬들의 화려한 무대의상은 비싼 티켓값이 아깝지 않게 해주는 볼거리 중 하나다. 그러나 처음부터 끝까지 화려함 일색으로 꾸며지는 무대에는 눈이 피곤해지게 마련. 공연을 편안하게 이끌어 가면서도 중간중간 작품을 상징하는 강렬한 ‘포인트 패션’을 동원해 무대를 특별하게 만드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격돌하는 대극장 뮤지컬 무대들의 포인트 패션 경쟁이 불꽃 튄다. 다음달 2일 개막하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킹키부츠’(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대극장)는 형형색색의 화려한 부츠들이 무대 위를 누빈다. 굽 높이 12cm 이상으로 기장과 색깔, 디자인이 제각각인 부츠의 이름은 제목과 같은 ‘킹키부츠’(Kinky boots)다. 쓰러져 가는 주인공 찰리의 구두 공장을 살려낸 이 부츠는 시각적 즐거움과 희망의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하는 중요한 소품이다. 이번 한국 공연을 위해 만들어진 부츠는 총 70여 켤레. 남자 배우들이 굽 높이 12cm 이상의 부츠를 신고 뛰어다니며 춤을 추는 고역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때문에 부츠들은 배우들의 안전을 고려해 100% 수작업으로 맞춤 제작됐다. 발 사이즈뿐 아니라 발바닥 넓이, 발의 두께, 발의 볼 넓이, 발목 둘레 등 총 20개 부문의 치수를 측정했으며 배우의 키와 몸무게에 맞춰 굽의 두께와 길이를 다르게 조절했다. 제작비용은 한 켤레당 2000달러, 총 1억 4000만원이 소요됐다. 부츠의 제작을 맡은 미국의 신발 전문 업체 ‘T.O.Dey’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무대용 신발의 80%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 고혹적인 깃털의 향연인 ‘라카지’(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도 다음달 9일 돌아온다. 전설적인 게이 클럽 ‘라카지오폴’의 화려한 쇼의 이면에 숨겨진 성소수자 가족의 고달픈 인생사를 코믹하게 그리는 ‘라카지’는 여장남자 댄서들의 군무가 볼거리다. 주인공인 게이 커플 중 부인인 앨빈의 분홍색 드레스를 비롯해 ‘쇼걸’들의 치마와 숄, 머리장식 등은 여러 가지 색깔의 풍성한 깃털들로 덮여 있다. 이 의상들은 모두 타조털을 가지고 수작업으로 만들었다. 앨빈의 분홍색 드레스의 경우 네일 장식에 쓰이는 구슬에 한 알 당 깃털 3개를 붙이고, 이를 치마에 1000개 정도 붙였다. ‘라카지’의 원제는 ‘라카지오폴’(La Cage Aux Folles), 직역하면 ‘새장 속의 광대’라는 뜻이다. ‘라카지’의 의상을 맡은 한정임 디자이너는 “앨빈과 그의 남편 조지는 재능 있는 예인(藝人)들이지만 성소수자라는 편견에 갇혀 있다”면서 “무대 의상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나는 새의 콘셉트는 이들이 펼치지 못한 재능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내년 1월 9일 국내 첫선을 보이는 프랑스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는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는 무대를 준비 중이다. 스칼릿 오하라의 도도하고 사랑스러운 드레스들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도 관건 중 하나다. 16세의 스칼릿이 바비큐 파티에서 애슐리에게 고백할 때 입었던 초록색 꽃무늬 드레스는 뮤지컬에서는 스칼릿이 처음 등장해 노래를 부르는 1막에서 볼 수 있다. 영화 팬들은 물론 세계 패션계에도 각인돼 있는 스칼릿 오하라의 대표적인 드레스는 바로 ‘커튼 드레스’다. 가난해진 스칼릿이 레트 버틀러를 만나러 가기 전, 창가에 걸려 있던 낡은 벨벳 커튼을 뜯어 만든 드레스는 스칼릿의 자존심을 상징한다. 공연기획사 쇼미디어그룹은 “프랑스에서 공연됐을 때는 초록색이 아닌 자줏빛에 가까운 색으로 만들어져 원작을 기억하는 팬들이 아쉬워했다”면서 “한국 공연에서는 영화 속 커튼 드레스와 색깔부터 디자인, 소재까지 최대한 가깝게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왜 한국의 직장인들은 ‘未生’인가

    왜 한국의 직장인들은 ‘未生’인가

    “우린 성공과 실패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 다가오는 문만 열면서 살아가는 게 아닐까.” tvN 드라마 ‘미생’에서 김동식 대리가 장그래에게 한 말이다. 드라마 속 종합상사 ‘원 인터내셔널’의 사원들은 업계 최고의 대기업에 입사했다는 기쁨을 누리는 것도 잠시,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분투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원 인터내셔널’은 대한민국 직장의 축소판이다. 장그래와 김 대리, 오 과장 그리고 대한민국의 직장인은 모두 ‘미생’(未生·완성되지 않은 존재)이다. 인사관리와 노동 전문가들에게 ‘원 인터내셔널’의 사원들이 왜 ‘미생’일 수밖에 없는지 물었다. ‘미생’ 속 인물들은 자신이 넘어야 할 문턱이라며 묵묵히 감내하지만,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진단과 해법은 개인이 아닌 우리나라 직장의 구조적 문제들로 수렴하고 있다. 안영이, 장백기, 한석율은 명문대 출신의 엘리트이지만 인턴 기간을 거친 뒤에야 정규직을 얻었다. 이들은 인턴 기간 필요하다면 서로를 밟고 올라서는 경쟁을 벌였고, 끊임없이 시험대에 올랐다. 고졸 학력의 장그래는 2년 계약직이라는 문턱을 하나 더 넘어야 한다. 이 같은 채용 절차는 1990년대 중반에 시작돼 외환위기 이후 본격화됐다. 김용성 한국개발연구원 인적자원정책연구부장은 “기업의 불안정성이 심화되면서 노동시장도 유연해졌고 기업은 비용 절감을 위해 신입들을 임시직으로 채용해 옥석을 가리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개월에서 수년을 투자하고도 정규직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은 젊은이들의 삶을 출발부터 불안하게 만든다. 김 부장은 “안정적인 일자리가 쉽게 늘지 않는 만큼 노동시장이 유연하면서 사회적 안전망도 갖춰진 ‘플렉시큐리티’(flexecurity)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입들에게는 능력을 발휘할 기회도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기대와는 달리 잔심부름과 허드렛일만 떠맡기 때문이다. 장백기는 선임인 강 대리에게 사업 기획안을 내밀었지만 돌아온 건 “기본부터 배우라”는 꾸짖음과 잡다한 서류정리 업무였다. 전문가들은 세대 간 차이가 반영되지 않은 신입교육 관행을 지적한다. 김현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19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에 태어난 신입사원들은 과거의 신입사원보다 역량이 높지만 이전 세대는 여전히 허드렛일부터 시작하는 도제식 교육을 선호한다”면서 “반면 장기적·주도적으로 자신의 역량을 키워 나갈 줄 알던 이전 세대의 장점은 신세대에서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다행히 장백기에게는 그의 부족한 부분을 깨닫게 해주는 강 대리가 있지만, 그런 ‘좋은 멘토’에게만 의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김 연구원은 “신입사원들이 팀 단위의 프로젝트에 참여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팀워크와 기본기도 배울 수 있도록 설계해 주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입에서 대리, 과장에 이르기까지 ‘원 인터내셔널’의 사원들을 짓누르는 건 “열심히 일해도 돌아오는 게 없다”는 좌절감이다. 한석율의 선임인 성 대리는 한석율이 해놓은 일을 자기가 한 것인 양 과장에게 보고했다. 대리는 신입사원의 공을, 부장은 과장의 공을 빼앗는 ‘갑을관계’가 만연해 있다. 노용진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성과주의가 가져온 부작용”이라면서 “개인이 팀이나 상사에게 공헌해도 인정을 해주고 개인보다 팀 단위의 성과를 반영하는 식으로 성과주의가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업3팀의 오상식 과장은 상사맨으로서의 역량과 후배들 사이에서의 평판 모두 좋다. 그러나 ‘사내 정치’에 서투른 탓에 승진과 거리가 멀다. 성숙되지 않은 성과주의가 촉망받는 인재를 나락으로 떨어뜨리기도 한다. 박종식 과장은 1억 달러의 거래를 성사시켰을 정도로 뛰어난 상사맨이었다. 그러나 높은 성과를 이뤄도 공은 상사들이 챙기는 모순 속에서 박 과장은 언젠가부터 뒷돈을 챙기기 시작했고, 비리 사원으로 전락했다. 서울의 한 대학 경영학과 교수는 박 과장의 에피소드에 대해 “드라마인 탓에 과장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성과주의가 잘 정착되기 위해서는 인프라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구성원들의 노력이 공정하게 평가되는 제도와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 개인의 단기적 성과를 넘어 조직의 장기적 성과를 위해 협력하는 신뢰와 팀워크가 구축돼야 하며 이 같은 인프라가 없이 개인의 성과에 대한 보상만을 강조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14년째 권좌 지키는 ‘차르’ 푸틴의 진짜 얼굴은

    14년째 권좌 지키는 ‘차르’ 푸틴의 진짜 얼굴은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은 강력한 카리스마로 세계를 휘어잡고 있다. 그에 대한 평가는 ‘강한 리더’와 ‘독재자’라는 극과 극 사이에서 오간다. 21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영하는 ‘KBS 파노라마’에서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독일, 중국, 미국 현지를 직접 찾아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KGB 요원과 총책임자를 거쳐 총리와 대통령을 반복하며 최장기 집권자가 된 푸틴은 국제정치 무대에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존재감을 확립했다. 어릴 적 개에 물린 경험이 있는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회담에서 개를 풀어 놓는 등 외교적 결례를 서슴지 않는가 하면 전투기를 조종하거나 사격을 하는 사진을 자주 공개하며 강력한 리더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반면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는 중국의 퍼스트레이디에게 담요를 덮어 주는 자상한 모습을 보여 주기도 했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의 대상이지만 정작 그의 진짜 얼굴은 아무도 모른다. 야당 탄압과 언론 통제 등 독재자의 행보로 비판을 받지만 그를 향한 러시아 국민들의 지지는 변함이 없다. 친서민 정책과 경제성장에 힘입어 14년째 권좌에 앉아 있다. 미국 중심으로 흘러온 세계 질서에서 자국의 이익이 침해받는 것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그는 최근 중국 정부와 손을 맞잡았다. 그의 집권에 대한 전망은 저마다 다르다. 과거에 비해 적국이 많이 늘었다는 국민들의 우려에서부터 기존의 강대국 및 주변국과의 마찰로 이어져 신냉전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돌아온 ‘소리의 마녀’ 희망을 노래하다

    돌아온 ‘소리의 마녀’ 희망을 노래하다

    ‘마녀’가 돌아왔다. 허스키하고 독특한 음색과 가창력, 무대 매너로 ‘소리의 마녀’라 불리는 한영애(59)가 15년 만에 새 음반을 발표한다. 올해로 예순 살이 된 그는 변화한 가요계 환경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트렌드에 맞는 옷을 걸쳤지만 옷 안에는 그만의 독보적인 개성이 여전하다. 1999년 정규 5집 ‘난.다’ 이후 무려 15년 동안이나 앨범 작업을 쉬었다. MBC ‘나는 가수다 2’에 출연한 것 외에는 주로 공연 무대나 라디오를 통해 팬들을 만났다. “가수가 작업을 끝내면 다음 작업이라는 숙제가 생기죠. 지난 10년 동안 개인 일로 정신이 자유롭지 못해서 새 앨범 작업을 미뤘지만 작년 가을쯤엔 ‘이제는 정말 해야겠다. 안 하면 터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는 26일 발매하는 6집 앨범 ‘샤키포’는 모던 록과 발라드, R&B 등 장르가 다양해졌다. “요즘은 음악 흐름이 바뀌었대요. 작사와 작곡, 편곡까지 작곡가가 책임지려 하더라고요. 그래서 작곡가들의 의견을 존중하다 보니 다양한 장르가 담겼습니다.” 한영애가 가사를 쓴 ‘회귀’는 미니무그, 프로펫 등 아날로그 전자악기를 사용했으며 ‘너의 편’은 신스 사운드가 귀에 꽂히는 하이브리드 록이다. ‘안부’에서는 컨트리 풍의 레게를, ‘크레이지 카사노바’에서는 1960~1970년대 모타운 스타일을 시도했다. 그는 노래를 통해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 지은 앨범 제목 ‘샤키포’에 “기적을 일으키는 주문”이라는 뜻을 담았다. 같은 제목의 수록곡에서는 “달려라/ 태양을 향해서 경계를 넘어서”라며 세상을 바꿀 용기를 노래한다. “전 슬픈 노래를 부를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맑아요.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앨범에 참여한 작곡가, 작사가들도 희망적인 느낌을 곡에 담았죠. 올해 우리나라가 단체로 우울증에 걸렸다고 생각하는데, 노래로 아픔을 이겨내고자 하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1976년 혼성그룹 ‘해바라기’로 데뷔한 그는 한국 가요계에서 대체 불가능한 여성 가수로 40년 가까이 음악 인생을 살아왔다. ‘거장’이라는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걸음을 뗀 그는 “아직 내 안에 소리가 남아 있다”면서 “그 소리를 많이 나누고 싶다. 다음 음반은 15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 19일 열린 쇼케이스에서 그는 귀가 울릴 듯한 성량을 뽐내면서 흥겹게 춤을 추고 괴성도 질렀다.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그의 열정 넘치는 모습은 다음달 27~28일 서울 강동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콘서트 ‘메리 블루스마스’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당신 마음 속 병 치유하는 동물 교감법

    당신 마음 속 병 치유하는 동물 교감법

    동물과 교감하며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동물 매개 치료’가 주목받고 있다. EBS는 20일부터 4주간 매주 목요일 밤 9시 50분 ‘감동수업-허그’를 통해 동물이 사람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찾아본다. 20여년 동안 알코올 의존증에 시달렸던 가수 윤상과 심리전문가, 동물 매개 치료 전문가 등 5인으로 구성된 전문가 군단이 저마다 마음의 병을 안고 사는 이들에게 치유의 해법을 제시한다. 서유나(21)씨는 지나친 강박증으로 괴로워한다. 오전 6시 45분 일어나 7시에 아침을, 낮 12시에 점심을, 오후 7시에 저녁을 먹는다. 밥과 반찬을 먹는 순서부터 하루에 마시는 물의 양까지 철저히 지킨다. 과자와 고칼로리 음식들을 방 한구석에 쌓아두는가 하면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도 버리지 못한다. 안리라(32)씨는 1년째 집 밖을 나가지 않고 있다. 자신이 혐오스럽다며 눈물을 흘리는 안씨를 바라보는 어머니는 억장이 무너진다. 서씨와 안씨에게는 치료견과 함께 생활하는 처방이 내려졌다. 김도현(15)군은 게임 중독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학교 수업과 수영 수업을 받는 시간을 빼고는 게임에만 매달린다. 게임이 건강을 해치고 있음을 알게 된 김군은 게임 대신 돌고래와 놀면서 게임 중독을 극복하려 한다. 마지막으로 19년 전 아들을 잃고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육영애(67)씨를 만난다. 한국 힙합의 효시로 평가받는 그룹 듀스의 고 김성재가 육씨의 아들이다. 아들의 유품을 집안에 쌓아놓고 아들의 생전 영상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는 육씨는 한 살짜리 아기 원숭이를 돌보며 다시 엄마가 돼 본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자옥 공주’ 마지막 길, 외롭지 않았다

    ‘자옥 공주’ 마지막 길, 외롭지 않았다

    ‘영원한 공주’가 세상과 영영 이별을 고했다. 수많은 팬들의 눈물을 뒤로 한 채 영정 속의 마지막 미소는 눈부시게 환했다. 지난 16일 별세한 배우 김자옥의 발인식이 19일 오전 서울성모병원에서 엄수됐다. 발인에 앞서 기독교식으로 진행된 발인 예배에는 남편 오승근씨와 동생 김태욱 SBS 아나운서 등 유족과 박미선, 이성미, 이경실, 송은이 등 연예계 선후배 100여명이 참석했다. 유족은 애써 울음을 참고 장례식장을 찾은 이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전했다. 예배 마지막 순서로 단상에 오른 오승근씨는 “만약 (김자옥이) 못 본 사람이 있었다면 매우 섭섭해했을 텐데 모두 모였다”면서 “뭐라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정말 감사하다. 그리고 모든 것은 주님과 함께, 주님께서 이끌어 주시는 대로 살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성가대의 찬송가가 울려 퍼지고 고인의 유해가 영구차로 옮겨지자 장례식장은 눈물바다로 변했다. 유족은 고인을 차마 보내지 못해 관을 붙들고 오열했고, 동료 연예인들은 관에 손을 대고 한참을 떠나지 못했다. 이경실은 “언니, 언니”를 외치며 오열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2008년 대장암 판정을 받고 수술했던 고인은 암이 폐 등으로 전이돼 항암치료를 받아 왔다. 투병 중에도 드라마와 영화, 예능 프로그램, 음악극에 출연하며 연기 혼을 불태웠던 고인은 지난 14일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지난 16일 끝내 눈을 감았다. 고인은 경기도 분당 메모리얼 파크에서 영면에 들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창작뮤지컬의 달 11월

    창작뮤지컬의 달 11월

    연말을 겨냥한 대극장 라이선스 뮤지컬들이 쏟아지기 전인 11월은 중·소극장 창작뮤지컬들이 각축을 벌이는 시기다. 화려한 무대와 의상, 웅장한 오케스트라는 없지만 탄탄한 스토리와 연기력, 좋은 음악으로 승부하는 수작(秀作)들이 많아 놓치면 아쉽다. 대중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최근에는 영화나 소설, 만화 등 원작에 기반한 작품들이 많다. 그러나 원작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기기보다 한두 번 비틀고 뒤집는 무대들도 눈에 띈다. 원작의 힘을 빌리되 참신한 발상으로 식상함을 덜어내 호평받고 있다. ‘셜록홈즈’는 흥미진진한 추리 과정이 돋보이는 뮤지컬이다. 시즌 1 ‘앤더슨가의 비밀’과 시즌 2 ‘블러디 게임’ 모두 셜록과 왓슨이 사건의 진실을 쫓으면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스토리가 관객들의 몰입을 극대화한다. 관객들은 ‘셜록홈즈’에서 다뤄지는 사건들이 100% 창작물이라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 코난 도일의 원작에서 주요 캐릭터를 따왔지만 사건의 추리 과정은 모두 노우성 작가와 배우 김은정이 3년 동안 기획했다. 지난 13일 다시 무대에 오른 ‘앤더슨가의 비밀’(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위)은 두 발의 총성과 함께 사라진 여인의 이야기가 원작에서 다뤄진 ‘춤추는 그림자 사건’과 절묘하게 중첩되며 재미를 더한다. 셜록의 파트너인 왓슨을 여성 캐릭터(‘제인 왓슨’)로 뒤집은 것도 작품의 재미를 더한다. 왓슨은 셜록 못지않은 추리와 정보수집 능력을 발휘하며 여성 캐릭터지만 셜록과의 ‘러브라인’은 없다. 남성 캐릭터 위주이거나 멜로를 중시하는 기존 뮤지컬과 차별화되는 지점 중 하나다. 21일 개막하는 ‘사춘기’(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아래)는 독일의 극작가 ‘프랑크 베데킨트’의 희곡 ‘눈 뜨는 봄’을 각색했다. 엄숙한 종교적 가치관이 지배하던 19세기 독일의 청교도학교에서 막 성(性)에 눈뜨기 시작한 청소년의 방황과 일탈을 그린 희곡으로, 충격적인 내용 때문에 한동안 독일에서 상연이 금지되기도 했다. 개성 있는 창작 뮤지컬을 꾸준히 만들어 온 김운기 연출과 이희준 작가는 2년간의 작업을 거쳐 한국의 현실에 맞는 이야기로 다듬어 냈다. ‘사춘기’는 입시 지옥인 학교를 배경으로 저마다 다른 고민을 안고 있는 청소년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며 방황하고 일탈해 가는 과정을 그린다. 임신, 자살 등 원작의 충격적인 전개들을 가져왔지만 청소년만의 언어와 유머, 위트로 경쾌하게 표현해 2008년 초연 당시 호평을 받았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마침내 노래하는 양희은

    마침내 노래하는 양희은

    통기타를 둘러메고 ‘아침 이슬’을 간절히 부르던 양희은(62)은 1970년대 청년문화의 아이콘이었다. 한동안 라디오 DJ와 방송, 공연으로 팬들을 만나 온 그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전설적인 포크 가수로 회자됐다. 그런 그가 다시 새로운 모험에 나섰다. 8년 만에 새 음반을 발표한 것으로도 모자라 난생처음 뮤직비디오를 찍고 ‘레옹’으로 분장했다. LP 시대에 활동했던 그가 디지털 싱글을 발표하는가 하면, 라이브 카페에서 쇼케이스도 열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제가 ‘웃기는 아줌마인데 노래도 잘한다’ 정도로 알더라고요. 젊은 PD들이 저를 취재해도 제 70, 80년대 노래를 잘 모르고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44년 차 가수의 여유는 고스란히 묻어났다. “가수가 살아 있는 건 노래를 통해서입니다. 이제는 기지개를 켜고 최선을 다해 (음악 인생을) 잘 마감하자는 생각입니다.” 19일 공개되는 새 음반 ‘2014 양희은’은 한 곡 한 곡이 저마다 다른 색깔을 뿜어낸다. ‘나영이네 냉장고’는 잔잔한 듯 경쾌한 스윙 리듬을 기반으로 한 포크 재즈, ‘서른 즈음에’ 작곡가 강승원과 호흡을 맞춘 ‘당신 생각’은 감미로운 팝 발라드의 듀엣곡이다. ‘내 생에 가장 아름다운 말’은 기타와 피아노, 첼로 단 세 악기로만 편곡된 잔잔한 발라드, 뮤지컬 ‘식구를 찾아서’의 두 넘버를 편곡해 듀엣곡으로 만든 ‘넌 아직 예뻐’는 동생 양희경과 주거니 받거니 하는 보컬이 뮤지컬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양희은의 풍부하고 여유로운 보컬은 굳이 변화를 주지 않아도 다양한 장르의 모든 곡에 맞춤옷처럼 들어맞는다. 장르만큼이나 노래들에 담긴 메시지도 다채롭다. ‘나영이네 냉장고’에서는 ‘아침밥을 먹어야 든든하다’며 자식들의 엉덩이를 토닥거리고 ,‘참 좋다’에서는 삶의 찬란한 아름다움에 감탄한다. ‘하루만’에서는 삶에 대한 열망을, ‘나는 사랑할 거야’에서는 뜨거운 자기애를 노래한다. 위로와 격려, 삶에 대한 성찰과 관조 등 예순두 살의 가수가 전하는 이야기는 우연인지 필연인지 공감과 위로를 추구하는 최근의 대중문화계 트렌드와도 포개진다.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갈구하듯 그는 후배들과의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한철, 육중완(장미여관), 한동준, 강승원 등 함께 작업한 뮤지션 중에는 난생처음 얼굴을 마주한 이들도 있었다. 후배 연예인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며 완성한 ‘나영이네 냉장고’ 뮤직비디오는 파격에 가깝다. 개그우먼 송은이가 메가폰을 잡은 뮤직비디오에서 그는 우스꽝스러운 선글라스를 끼고 젊은이들을 타이르는 등 코믹 연기에 도전했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신선한 발상이 달린다”며 “젊은 후배들과 함께하면 기를 받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음반 발매와 별개로 그는 ‘뜻밖의 만남’이라는 프로젝트도 이어 가고 있다. 후배 뮤지션들과 공동 작업한 곡을 하나씩 디지털 싱글로 공개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윤종신과 이적이 참여했다. 그는 다음달 11~1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양콘서트홀에서 새 음반 발매 기념 콘서트를 연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연극으로 다시 보는 ‘위대한 유산’

    연극으로 다시 보는 ‘위대한 유산’

    “어떤 왁스칠도 나뭇결을 가릴 순 없단다. 왁스칠을 하면 할수록 나뭇결이 더욱더 잘 드러나게 마련이란다. 신사의 품격을 가지지 못한 사람은 결코 신사가 될 수 없단다.” 교양 있는 말투와 잘 갖춰진 옷차림, 품위 유지에 필요한 경제력이 ‘신사’의 조건으로 통용되던 시대에 찰스 디킨스가 강조한 진정한 신사의 의미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고착화됨에 따라 신사의 조건은 번지르르한 겉치레, 부와 권력 등 세속적이고 물질적인 요소로 대체돼 갔다.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의 소설 ‘위대한 유산’이 연말 연극으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19세기 영국인의 위선과 속물성을 날카롭게 비판하며 고귀한 인격의 가치를 되물었던 ‘위대한 유산’은 찰스 디킨스의 소설 중에서도 사회 비판과 해학이 가장 두드러는 작품으로 회자된다. 작품은 가난한 시골 소년 핍이 어느날 막대한 유산의 상속자가 되면서 런던으로 건너가 신사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성장 소설이다. 말투와 옷차림 같은 겉치레만 배우며 낭비를 일삼고 순수함을 잃어 가던 핍은 큰 아픔을 겪은 뒤에야 자신에게 주어졌던 ‘위대한 유산’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된다. 연출을 맡은 최용훈 극단 작은신화 대표는 “영국 상류사회의 모순이 복잡한 서사구조로 표현되는 작품으로, 희곡에 담아내는 게 만만한 작업이 아니었다”면서 “원작이 2014년 한국에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각색을 맡은 김은성 작가는 속물이 돼 버린 핍과 순수했던 어린 핍이 곳곳에서 만나는, 시공간이 열린 대본을 만들었다. 여기에 여러 시공간이 계단으로 이어지는 중층적인 무대가 어우러진다. 최 연출은 “주인공 핍이 황폐한 무대를 유영하고 떠도는 이야기가 처음부터 끝까지 끊이지 않고 이어지면서 핍의 인생이 흘러가는 모습을 연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인공 핍은 5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서는 배우 김석훈이 맡았으며 오광록, 길해연, 조희봉, 정승길 등이 출연한다. 12월 3~28일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2만~5만원. 1644-2003.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신인 걸그룹 ‘프리츠’ 나치 의상 논란

    신인 걸그룹 ‘프리츠’ 나치 의상 논란

    신인 걸그룹 ‘프리츠’의 무대 의상이 국제적 망신을 자초했다. 역사적 개념이 부재한 탓이라는 지적에서부터 역사적 전범을 노이즈 마케팅으로 활용했다는 비판까지 쏟아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13일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걸그룹이 나치의 상징물을 연상시키는 붉은 완장을 차고 무대에 올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걸그룹 프리츠는 이달 초 부산경마장 야외무대 행사에서 검은색 무대의상을 입고 왼팔에 붉은 완장을 찬 채 공연했다. 붉은색 완장에는 흰색 원 안에 ‘X’ 자 문양이 그려져 있었다. 독일 나치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는 아시아권에서 일본 전범기가 갖는 의미와 마찬가지다. 프리츠의 소속사 팬더그램은 “이 로고는 속도 제한 교통 표지판에서 착안해 만들어졌으며, 십자가 직선 4개의 끝 부분은 화살촉 모양으로 네 방향으로 무한대로 뻗어나감을 상징한다”고 해명했지만 국내 누리꾼 사이에서 비난이 계속되는 등 논란은 쉽게 가시지 않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거장의 귀환…핑크플로이드 20년 만에 새 앨범 사전예약 1위에

    거장의 귀환…핑크플로이드 20년 만에 새 앨범 사전예약 1위에

    거장의 귀환에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다. 1970년대 프로그레시브록의 선봉에 섰던 전설적인 록 밴드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가 지난 11일 20년 만에 새 앨범 ‘디 엔들리스 리버’(The Endless River)를 발표했다. 영국 아마존 쇼핑몰에서는 영국 보이그룹 원디렉션(One Direction)의 ‘미드나이트 메모리스’(Midnight Memories)를 제치고 역대 음반 중 사전 예약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디 엔들리스 리버’는 1994년 발표된 앨범 ‘더 디비전 벨’(The Division Bell)을 준비하면서 녹음했지만 발표하지 않은 곡들을 21세기에 되살린 앨범이다. ‘더 디비전 벨’은 핑크 플로이드가 3인 체제로 재편된 뒤 발표한 마지막 앨범으로, 당시 남겨 둔 20시간 분량의 연주 음원을 데이비드 길모어(기타)와 닉 메이슨(드럼)이 새롭게 편곡하고 녹음했다. 새 파트를 추가하고 다시 녹음했다. 닉 메이슨은 “릭 라이트(신시사이저·2008년 사망)를 위한 헌정 앨범”이라면서 “핑크 플로이드 사운드의 중심에 서 있던 그의 연주를 많이 들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앨범의 제목은 ‘더 디비전 벨’ 앨범의 마지막 수록곡 ‘하이 호프스’(High Hopes) 가사의 맨 마지막 문구로, 20년이 지나 다시 이어지는 핑크 플로이드의 역사를 상징한다. 네 개의 테마로 나눠진 연주 앨범으로, 총 18곡 중 보컬이 담긴 곡은 ‘라우더 댄 워즈’(Louder than Words) 한 곡이다. 이들의 음악은 끝없는 강물처럼 영원히 흘러가지만 음악 여정은 이 앨범으로 종지부를 찍는다. 1964년 결성한 이들은 시드 배럿, 로저 워터스가 탈퇴하면서 3인 체제가 됐다. 이들은 이번 신작이 마지막 앨범이라고 공언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가객의 귀환…故 김광석 4집 앨범 리마스터링 LP로 한정판매

    가객의 귀환…故 김광석 4집 앨범 리마스터링 LP로 한정판매

    ‘영원한 가객(歌客)’ 고 김광석의 음악이 20년 만에 리마스터링 앨범으로 돌아온다. CJ E&M은 1994년 발표된 김광석 4집 ‘네 번째’ 앨범을 리마스터링한 LP 앨범을 3000장 한정 판매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리마스터링 LP는 올해가 고 김광석 탄생 50주년이자 그의 최고의 명반으로 손꼽히는 4집 앨범이 나온 지 20주년 되는 해인 것을 기념해 발매된다. 김광석 4집 ‘네 번째에’는 ‘일어나’ ‘서른 즈음에’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바람이 불어오는 곳’ 등 대중에게 가장 많이 사랑받은 대표곡이 대거 수록돼 있으며 2007년 전문가들이 선정한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으로 뽑히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김광석을 추모하는 물결이 일면서 최근 중고 LP 가격이 50만원대까지 치솟았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수록곡 10곡은 모두 과거에 녹음된 원본 멀티테이프를 복원해 믹싱, 마스터링을 새롭게 진행했다. 조준성 엔지니어가 믹싱을 맡았으며 독일에서 프레스 공정을 거친다. LP에는 김광석의 자작곡인 ‘일어나’의 친필 악보가 포함돼 있으며 CD를 선호하는 음악팬들을 위해 리마스터링 CD도 함께 판매된다. 17일부터 예약을 받으며 다음달 16일 발매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하늘로 떠난 공주, 그리고 꽃누나

    하늘로 떠난 공주, 그리고 꽃누나

    ‘외로운 공주’이자 ‘국민 꽃누나’로 40여년 동안 사랑받았던 배우 김자옥씨가 16일 오전 7시 40분 별세했다. 63세. 2008년 대장암 수술을 받은 뒤에도 활발히 활동해왔던 그는 최근 암이 폐로 전이돼 항암치료를 받아왔다. 그의 소속사는 16일 “지난 14일 병세가 악화돼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과 이별을 고했다”면서 “사인은 폐암에 따른 합병증”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오후부터 동료 연예인들과 지인들의 방문이 줄을 이었다. 고인과 친분이 두터웠던 개그우먼 박미선씨 등은 접객실에서 눈물을 흘리며 고인을 애도했다. 배우 허진(65)씨는 “자옥이는 크고 작은 선물을 주는 등 늘 살갑게 잘해줬다”면서 “예쁘고 착하고 사랑스러운 여자였는데 이렇게 떠나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인과 함께 30여년간 사랑의교회에서 봉사활동을 했다는 신도들도 빈소를 찾았다. 김씨는 남편 오씨에게 “내가 만약 저세상으로 가면 (사랑의교회)호산나찬양단 사람들에게 알려달라”고 유언을 남겼을 정도로 각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남순(63)씨는 “김씨는 생전에 웃음을 잃지 않았지만, 사소한 것에도 감동을 느끼고 울음도 많았던 사람”이라며 고개를 떨궜다. 시인 김상화의 2남 5녀 중 3녀인 김씨는 어린 시절부터 성우로 활동하다 1970년 MBC 2기 공채 탤런트로 연기 인생을 시작했다. 영화 ‘보통여자’, ‘O양의 아파트’, ‘영아의 고백’ 등과 드라마 ‘모래 위의 욕망’, ‘사랑과 진실’, ‘유혹’ 등에서 열연하며 백상예술대상 최우수연기상, 아시아영화제 우수배우상 등을 수상했고, 성우 부문에서도 한국방송대상 성우상을 받았다. 청순가련한 여인의 대명사로 떠오른 그는 김영애, 한혜숙과 함께 1970년대를 풍미한 대표 여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화무십일홍’의 깨달음은 그에게서만은 비켜 갔다. 그는 1996년 MBC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공주병에 걸린 여고생을 연기하면서 “너 나한테 홀딱 반했지?”라는 유행어를 남겼다. 마흔다섯 살에 ‘공주병 소녀’로 파격적인 변신에 성공,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여세를 몰아 ‘공주는 외로워’라는 노래로 가수로 데뷔했다. 사회적으로 ‘공주병’ 신드롬이 불었고 그의 음반은 60만장이나 팔렸다.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고운 외모와 목소리, 소녀 같은 성격을 그대로 간직한 그는 ‘만년 소녀’로 불렸다. 올해 초 종영한 tvN ‘꽃보다 누나’에서는 여전히 소녀 같은 그의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 크로아티아의 디오클레티아누스궁전 지하를 걷다 흥에 겨워 춤을 추는가 하면, 빨간 구두를 찾아 시내 상점가를 헤매기도 했다. 프로그램의 인기와 맞물려 ‘국민 꽃누나’로 사랑받았다. 화려해 보이는 그의 인생은 기실 시련 뒤 더욱 단단해진 것이었다. 1980년 가수 최백호씨와 결혼한 뒤 3년 만에 성격 차이를 이유로 이혼했다. 그는 1년 뒤 가수 오승근씨와 재혼, 최근까지도 토크쇼에 함께 출연하는 등 잉꼬부부의 오손도손한 모습을 뽐냈다. 또 대장암은 그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수술을 받자마자 드라마 ‘워킹맘’을 시작으로 ‘그들이 사는 세상’, ‘지붕뚫고 하이킥’, ‘오작교 형제들’에 이어 ‘세 번 결혼하는 여자’까지 출연하며 연기 혼을 불태웠다. 그는 ‘꽃보다 누나’에서 계속되는 항암치료와 공황장애의 고통을 토로하면서도 “이번 여행을 계기로 나를 바꾸겠다”고 자신해 뭉클한 감동을 안겼다. 유족으로는 남편 오씨와 1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9일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말과 사람의 역동적 교감…무대위 오른 자연의 신비

    말과 사람의 역동적 교감…무대위 오른 자연의 신비

    벌판 위를 달리듯 무대 위에서 뛰노는 말들의 모습은 답답한 가슴을 뻥 뚫리게 한다. 새하얀 갈기와 살아 움직이는 근육, 경쾌한 말발굽 소리까지 무대 위는 생명력으로 가득하다. 질주하는 말의 에너지는 사람을 중력에서 떼어놓아 날개를 달아준다. 기수와 곡예사들은 말의 안장을 한 발로 딛고 서서 달리는가 하면 안장 위에서 솟구쳐 올라 애크러배틱 묘기를 선보인다. 인간과 말이 한데 어우러져 펼치는 황홀경인 아트 서커스 ‘카발리아’(Cavalia)가 지난 12일 한국에 상륙했다. ‘카발리아’는 ‘태양의 서커스’의 설립자인 노만 라투렐이 2003년 캐나다 퀘벡에서 처음 선보인 아트 서커스로, 미국,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등에서 400만명이 관람했다. 50마리의 말과 기수, 곡예사, 댄서, 연주자 등 46명이 130분간 지친 도시인들을 말들이 뛰어노는 대자연으로 안내한다. 말들이 뛰어노는 곳은 면적 2440㎡, 높이 35m의 흰색 대형 천막이다. 모래가 깔려 있는 50m 너비의 무대 뒤로 와이드 스크린에 세계 곳곳의 경관을 형상화한 화면이 스쳐간다. 사막과 정글, 중세 유럽, 설원 등을 거치며 기수와 곡예사, 댄서들이 아찔한 묘기를 선보인다. 여성 곡예사들은 끈 하나에 의존해 천막의 천장까지 솟구쳐 올랐다 떨어지고, 아프리카 출신의 남성 댄서들은 탄탄한 근육질 몸매를 뽐내며 무대 위를 구른다. 말들은 기수와 곡예사들의 지시에 따라 빙그르르 돌거나 사람의 무게를 견디며 무대를 누빈다. 기수들과 5~7년을 함께 지내며 쌓아온 교감 덕에 말과 사람은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인다. ‘카발리아’의 매력은 단순히 동물의 재주를 보고 즐기는 공연이 아니라는 데 있다. 말들은 몇 개의 장애물을 넘는 것 이상의 곡예를 부리지는 않는다. 특히 말들이 고삐에서 풀린 채 갈기를 휘날리며 무대 구석구석을 뛰어다니는 장면은 여타의 동물 쇼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자연의 역동성을 선사한다. 12월 28일까지 잠실종합운동장 화이트빅탑씨어터. 5만~25만원. (02)418-2456.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어딘가에 있을 비범한 돌을 찾아

    어딘가에 있을 비범한 돌을 찾아

    주먹만 하고 울퉁불퉁한 돌이 날아와 뒤통수를 때린다. 뒤를 돌아보면 돌은 툭 하고 떨어져 바닥 위를 구르고 있다. 날아온 돌에 맞은 머리는 잠시 얼얼하더니 곧 ‘띵’ 하는 느낌과 함께 개운해진다. 이강백 작가의 신작 ‘날아다니는 돌’ 이야기다. 이 작가는 세상 어딘가에 날아다니는 돌이 있다며 이를 찾아보라고 한다. 돌이 잠자리처럼 제자리에서 날기도 하고 북을 치기도 한다는 짓궂은 농담을 던진다. 하지만 날아다니는 돌이 어디 있냐며 눈에 불을 켜고 찾을 필요는 없다. 어디선가 휘휘 날아온 돌에 뒤통수를 맞고서야 알싸한 깨달음에 이르기 때문이다. ‘날아다니는 돌’은 이 작가 특유의 우화이자 수수께끼다. 오로지 돈만 좇으며 살아온 30대 청년 이기두(이명행)는 임종을 앞둔 숙부(오현경)의 부탁으로 날아다니는 돌을 찾으러 강원도 산골로 향한다. 그 돌을 가지고 있다는 박석 선생(한명구)도, 그 돌을 건네줬다는 숙부도 날아다니는 돌의 정체를 속시원히 이야기해 주지 않는다. “주먹만 하고 날개가 없다” “피아노 건반 위를 날며 ‘월광 소나타’를 연주한다” 같은 허무맹랑한 단서만 흘리더니 “이 돌이 세상을 구할 것이다”라는 의미심장한 말로 이기두를 혼란스럽게 한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스무고개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숙부가 임종을 맞이하면서 날아다니는 돌은 손쉽게 이기두의 손에 들어온다. 들판에 널린 돌과 다를 게 없는 평범한 돌은 그러나 “감동받는 연습을 하라”는 박석 선생의 말에 비로소 특별함을 획득한다. 물질주의에 사로잡힌 현대인의 눈 앞에서 돌은 날지 않는다. 그러나 상상력, 가진 것을 놓을 줄 아는 여유 등 현대인이 잊고 있었던 가치들이 평범한 돌에 날개를 달아 준다. 숙부와 박석 선생의 입에서 가볍게 내던져진 대사들은 극의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머릿속에서 가지를 뻗어 간다. 이들의 대사를 몇 번은 곱씹어야 비로소 들판에 널린 돌멩이가 날아다니는 광경을 마주할 수 있다. 심오한 철학적 주제를 논하는 것 같지만 연극은 유쾌하다. 노년의 배우 오현경은 다음 생애에 여자로 태어날 것이라며 여장을 한다. 이명행은 각종 효과음을 직접 내는가 하면 소품을 옮기는 스태프과 얽히기도 한다. 고속도로와 주택가 골목길, 사각형의 원룸 등 다양한 공간을 소품 몇 개와 조명으로 구현해 내는 연출은 깔끔하다. ‘봄날’ ‘즐거운 복희’에 이어 세 번째로 이 작가와 호흡을 맞추는 이성열 연출(극단 백수광부 대표)은 난해한 수수께끼일 수도 있는 극을 간결하고 아기자기한 한 편의 웹툰처럼 그려냈다. 16일까지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전 석 3만원. (02)889-3561~2.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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