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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화학1:날 것과 익힌 것/레비-스트로스 지음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기념비적 저서로 꼽히는 ‘신화학’(한길사 펴냄) 제1권(날 것과 익힌 것)이 번역돼 나왔다. 앞으로 ‘꿀에서 재로’(2권),‘식사예절의 기원’(3권),‘벌거벗은 인간’(4권) 등 나머지 책들이 매년 한 권씩 출판될 예정. 레비-스트로스는 잘 알려져 있듯이 친족과 신화에 대한 방대한 분석을 통해 구조인류학을 탄생시킨 인류학자다.‘신화학’ 시리즈는 레비-스트로스 사상의 본령에 해당하는 저작으로,1950년에 신화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해 자료수집과 사색을 거쳐 20년 만인 1970년에 집필을 끝낸 대작이다. 남아메리카 저지대에서 북아메리카 북서해안까지 813개에 달하는 남북 아메리카 인디언 신화를 소개하고 구조적인 분석을 가한다. 레비-스트로스의 신화학 시리즈는 내용이 방대할 뿐 아니라 수많은 외래어와 토착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라틴어, 고전 프랑스어까지 섞여 있어 번역가들에게 난공불락으로 여겨져 왔다. 역자는 강원대 문화인류학과 임봉길 교수로, 프랑스 유학 중이던 1976년 처음 이 책을 접하고 30여 년 가까이 번역의 꿈을 키워오던 중 결실을 보게 됐다.3만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나는 폭력의 세기를 고발한다/박노자 지음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그러나 전통이 되고 규범이 된 승자의 역사가 반성을 거치지 않았을 때, 그것은 하나의 폭력으로 이어지기 쉽다. 러시아 출신으로 한국에 귀화한 역사학자 박노자 교수(노르웨이 오슬로 대학)가 이같은 역사속의 폭력성을 해부한 책 ‘나는 폭력의 세기를 고발한다’(인물과 사상사 펴냄)를 내놓았다. 책은 한국의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근대화의 과정에서 많은 종류의 폭력들이 어떻게 형성됐으며 역사 속에서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 보여준다. 박교수에 따르면 개화기는 1000년 이상 유지됐던 중세 체제와 신분질서가 무너지면서,‘개인’을 중시하는 새로운 역사가 창조된 시기이다. 그러나 개화기 지식인들은 ‘개인’을 다만 국가의 사람이 되기 위한 과정으로 인식하는 한계를 보였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개인은 국가와 군대, 부국강병 등을 위한 존재로서, 지배층의 지배이념이라는 폭력의 피해자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또 개화기 지식인들이 꿈꾸었던 부국강병이 오늘날까지 어떻게 폭력화되어 개인을 옥죄고 있는지도 살펴본다.1만 3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코드로 읽는책] 카운트다운 히로시마/스티븐 워커 지음

    ‘원자폭탄이 있으니 대규모 전쟁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 대가로 우리가 누릴 것은 무한정으로 연장된 평화 아닌 평화뿐이다.’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떨어지고 2차대전이 종료된 후 두 달여쯤 지난 1945년 10월19일 조지 오웰은 ‘트리뷴’지 칼럼에 위와 같이 썼다. 그로부터 60년이 지난 지금, 오웰의 바람대로 아직 3차 세계대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폭의 수천배 위력을 지닌 핵폭탄에 둘러싸인 채 ‘평화 아닌 평화’ 속에 현대인은 숨죽이고 살고 있다. 8월6일은 일본인들이 영원히 잊지 못할 날이다.1945년 8월6일,2차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무렵 미국은 사상 처음으로 일본의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렸다. ‘카운트다운 히로시마’(스티븐 워커 지음, 권기대 옮김, 황금가지 펴냄)는 첫 원폭 실험에서 실제 투하까지 긴박했던 3주간의 과정을 담은 책이다. 저자 스티븐 워커는 작가이자 12년간 영국 BBC의 다큐멘터리 전문 프로듀서로 일했으며, 지난 2003년에는 히로시마 원폭 투하를 주제로 한 ‘히로시마:세계를 뒤흔든 그날’이란 작품으로 에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원자폭탄을 주제로 씌어진 책은 많았지만, 주로 원폭 개발 과정을 다룬 과학서이거나 일본측 시각에서 피폭자들의 참상을 다룬 책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이 책은 저자가 방대한 자료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원폭 실험 성공(1945.7.16)부터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8.6)되기까지 긴박했던 상황을 생생하게 재구성한 다큐멘터리다. 저자는 히로시마에 투하된 이 원자폭탄의 자취를 좇아 로스앨러모스를 비롯한 미국 전역과 히로시마를 비롯한 일본의 몇몇 도시들, 그리고 B29 폭격기 ‘에놀라 게이’가 원자폭탄 ‘리틀 보이’를 싣고 발진했던 서태평양 마리아나 제도의 작고 외딴 티니언 섬까지 구석구석을 돌아다녔다. 그리고 당시 현장에 있었던 당사자들 가운데 생존자들을 인터뷰했다. 원자폭탄 제작을 책임진 그로브스와 오펜하이머, 스탈린을 따돌리고 실제 투하를 결정한 처칠과 트루먼, 요동치는 B29 안에서 원자폭탄을 조립한 폭격수 모리스 젭슨 소위, 그리고 히로시마 피폭자 중 살아남은 이들 등등. 수많은 생존자들의 체험담을 바탕으로 저자는 60년 전에 있었던 사상 최대의 ‘작전’을 생생하게 되살려내고 있다. 티니언 섬 509대대 병영은 이제 정글 속에 묻혀 잊혀지고 있다. 하지만 대원들은 지금까지도 매년 친목회를 갖는다고 한다. 이미 상당수가 사망해 몇명 남지 않았지만, 그들은 “지금 당시와 같은 상황에 다시 처하더라도 망설이지 않고 명령에 따를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저자는 전한다. 마치 ‘히로시마 원폭의 망령’이 언제라도 되살아날 수 있다는 것을 방증이라도 하듯이 말이다.1만 8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Hi-Seoul 잉글리시

    #1.인터넷 뱅킹 이용자 급증 Internet banking,which was introduced six years ago,is emerging as the dominant means of banking for customers. 6년 전부터 실용화된 인터넷 뱅킹이 고객들에게 은행거래의 주요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Twenty Korean banks said Internet banking reached 30.5 percent in June and banking with tellers fell to 30.6 percent. 지난 6월 20개 은행들은 인터넷 뱅킹 이용률이 전체의 30.5%에 이르고 은행 창구를 통한 거래는 30.6%로 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Not only is it more convenient but it’s also cheaper. 인터넷 뱅킹은 (창구 거래보다) 편리할뿐만 아니라 저렴합니다. #2.동남아국가 한국 고령은퇴자들 환영 The Philippines,Thailand,Malaysia and Fiji are engaging in aggressive marketing targeted at Korean retirees with regular incomes.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피지가 고정 수입이 있는 한국의 은퇴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습니다. They’re sending a ‘love call’ that encourages retirees to pick them as a 2nd home to spend the rest of their lives,touting year-round warm weather and low living expenses. 이들 국가는 연중 따뜻한 기후와 낮은 생활비를 장점으로 내세우며 제2의 고향으로 해당 국가들을 선택하도록 한국 은퇴자들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Southeast Asian nations cost less to live in than Australia and are close to Korea,which appeals to Korean retirees who value exchanges with their families.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호주보다 물가가 싸고 한국과 가까운 거리에 있어 가족들과의 유대를 중시 하는 한국 은퇴자들의 호감을 사고 있습니다. ●어휘풀이 *dominant 지배적인, 주요한 *engage in ∼에 참여하다 *aggressive 공격적인 *income 소득 *retiree 은퇴자 *tout 손님을 끌다 제공 : tbs 교통방송, FM 95.1 MHz, ‘Hi Seoul’(9:06∼9:09), ‘I Love Seoul’(21:06∼21:09)
  • 산수간에 집을 짓고/안대회 엮어 옮김

    산수간에 집을 짓고/안대회 엮어 옮김

    그럴 듯한 집을 마련해 품위있게 살고 싶은 게 요즘 사람들만의 꿈일까? 조선 후기 학자 풍석(楓石) 서유구(徐有·1764-1845)가 저술한 ‘임원경제지’에 보면 옛날 우리 선조들도 꽤나 운치있는 집을 짓고 여유롭게 살고 싶어했음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보유한 옛 문헌 가운데 건축과 조경에 관한 내용을 전문적으로 풍부하게, 문학적으로 설명해놓은 저술은 당시의 생활 백과사전격인 ‘임원경제지’가 유일하다고 한다. ‘산수간에 집을 짓고’(안대회 엮어 옮김, 돌베게 펴냄)는 ‘임원경제지’ 중에서 ‘집’에 관한 기록만을 모아 풀어쓴 책이다. 옛 사람들의 집짓기에 관한 지혜와 미학이 생생히 드러나 있다. 우리 땅의 산수와 환경에 따라 어떤 곳에 터전을 마련하고, 어떻게 집을 짓고 꾸미며, 어떤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 친절히 답변하듯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재물과 이익이 몰려드는 곳에 거처해서는 안 된다. 배나 수레가 몰려들고 시정(市井)의 이익을 다투는 곳은 시끄럽고 소란하여 싫증이 날 뿐만 아니라 백성의 풍속도 아름답지 못하다.’ 아파트 앞에 술집과 여관이 들어서면 왜 그렇게 주민들이 꽹과리를 쳐대며 ‘난리’를 치는지, 그 해답은 이미 200년 전에 이렇게 나 있다. 또 다른 대목을 보자.‘작은 연못을 만들어 금붕어를 기르면서 금(琴)을 탈 때마다 금붕어에게 먹이를 던져주면 금붕어는 다투어 받아먹는다. 여러 차례 그리하면 슬기둥 당당 금을 타는 소리를 듣기만 해도 먹이 없이도 금붕어는 물 밖으로 튀어나오게 마련이다.’ 집 정원 연못가에서 가야금을 연주하며 금붕어를 놀려먹는 옛 사람들의 장난기가 웃음을 자아낸다. 다음 대목에선 실내에 놓아둔 화병 하나에서도 요란하지 않은 격조를 찾는 심미관이 절로 느껴진다. ‘봄과 겨울엔 구리로 만든 병을, 가을과 여름엔 자기로 만든 병을 사용한다. 구리나 질그릇으로 만든 것을 귀히 여기고, 금과 은으로 장식한 것을 천하게 여긴다.…(꽃꽂이 장식이) 너무 다양하면 영락없는 술집이다.’ 책을 읽다보면 자연의 순리에 어긋나지 않으면서 욕심을 비우고 살던 옛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눈에 보이는 듯 하다.‘재물과 이익이 몰려드는 곳은 선비가 거처하기에 적절치 않다.’는 구절에선 땅이 삶의 터전이라기 보다는 투기대상이 되어 있는 지금의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거실은 화려해선 안 된다.’는 글도 욕망의 극한을 치닫는 자본주의 시대에 새겨볼 만한 대목이다. 이 책은 ‘임원경제지’ 전체 12부 가운데 집을 다룬 ‘이운지’‘상택지‘섬융지’ 3부의 내용을 엮어 옮긴 것이다. 넓게는 주거공간의 주변 환경에서부터 좁게는 내부 장식과 소품에 이르기까지, 양반가옥뿐 아니라 일반 서민의 주거까지 아우르고 있다. 구절 하나하나에 담긴 지혜와 미학이 여전히 생생한 의미로 다가온다.2만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사막의 꽃/와리스 디리 지음

    와리스 디리. 소말리아 출신의 그녀는 현재 세계적 패션모델이자, 유엔의 여성인권대사로 활동하는 저명한 여성이다. 그러나 불과 10년 전만 해도 그녀는 아프리카 사막의 유목민으로 살았고, 인권침해의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할례를 경험한 연약한 흑인 소녀였다. 와리스 디리의 짧지만 드라마틱한 삶의 여정을 담은 자서전 ‘사막의 꽃’(이다희 옮김, 섬앤섬 펴냄)이 나왔다. 어린시절 정규교육을 받은 적도 없는 지은이는 13세 때 자신을 노인에게 시집보내려는 아버지를 피해 달아났다. 런던에서 가정부로 생활하는 등 어렵게 살다가 좋은 친구를 만나고, 사진기자의 스튜디오를 방문하면서 모델의 길을 걷게 된다. 책에는 열일곱 살 소녀를 새 엄마로 소개하는 아버지, 가정에서도, 그리고 집 밖에서도 성폭력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었던 저자의 이야기 등 여성에게 불리한 여러 상황이 묘사돼 있다. 무엇보다 할례에 대한 경험이 생생하다.‘여인이 면도날을 닦는 동안 엄마는 스카프로 내 눈을 가렸고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리고 곧 내 살이, 내 성기가 잘려나가는 것을 느꼈다.’ 저자의 이름 와리스는 소말리아 말로 ‘사막의 꽃’이라는 뜻이다.1만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젊음의 코드를 읽는다/가야마 리카 지음

    ‘요즘 젊은 애들은 예의 없고 불손하다’‘인터넷이나 끼고 살지, 미래에 대한 비전이나 어려움을 이겨낼 의지가 없다’ 만일 당신이 이렇게 생각한다면 일본의 저명한 문화분석가이자 정신의학자인 가야마 리카에 의해 ‘쉰세대’로 비판받을 것이다. 온종일 컴퓨터 앞에서만 지낸다거나, 자유분방하게 연애를 즐기고, 친구들과 쉴 새 없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등의 행위는 그름의 판단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사회적 코드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야마 리카의 ‘젊음의 코드를 읽는다’(김영진 옮김, 황금가지 펴냄)는 어른들 눈에 제멋대로 보이는 젊은이들의 속마음을 45가지의 속마음을 통해 꿰뚫어본 책이다. 일본 젊은이들의 모습을 분석한 것이지만 한국 젊은이들과도 놀랄 만큼 유사하다. N세대,W세대,P세대 등 요즘 젊은 세대를 지칭하는 용어는 실로 다양하다. 그러나 새로운 생활패턴을 지닌 젊은 세대에 대한 피상적 담론들은 많지만,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고민하고 갈등하는지 젊은 세대의 내면을 알려주는 책은 드물다. 이 책은 친구, 가족, 연애, 학교나 직장생활 등 대인 관계 심리는 물론, 성격 고민, 금전 가치관, 갖가지 콤플렉스 등 청소년들의 내적 심리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책에 따르면 요즘 젊은이들은 돈을 좋아하지만 애써 벌 생각은 없다.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하면서도 막상 취직을 할 시기가 되면 보수 보다는 집에서 가깝고 분위기가 편한 곳에 입사한다. 이들이 집착하는 것은 돈 그자체가 아닌 돈으로 환산되는 ‘자신의 가치’이다. 이들은 또 힘내라는 말 보다 즐기면서 하라는 말을 좋아한다. 이들은 즐기는 일에 탐욕스럽다. 하지만 즐긴다는 의미는 단순히 느긋하게 논다는 뜻이 아니라, 힘들더라도 마음속에서 만족을 느끼고 자신을 인정받고 싶다는 뜻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연애의 환상은 없지만 애인은 항상 필요하다. 이들은 어딘가 나의 이상형이 있겠지 하는 식으로 도저희 연인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안다. 대신 어떻게 해서든 또 누가 되었든, 구체적인 상대를 찾아 거기서부터 궁리를 시작한다. 이들에게 연인은 꿈속의 존재가 아니라 손목시계처럼 때로는 갈아치우더라도 우선은 있어야 하는 존재다. 책이 강조하는 것은 젊은이들의 이같은 생각과 행위들이 사회변화에 따른 하나의 코드이며, 이들 또한 진솔한 생각과 철학이 있음을 상기시킨다. 아울러 극단으로 치닫는 세대간 충돌을 목격했던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젊은 세대의 심리를 심층 해부함으로써 이 시대의 갈등을 새로운 화해모드로 전환할 수 있는 계기를 모색하고자 한다.85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언더우드家 이야기/서정민 지음

    언더우드家 이야기/서정민 지음

    ‘이제 한국에서 언더우드가 할 일은 다 한 것 같다.’ 지난 해 11월.4대에 걸쳐 한국과 동고동락한 언더우드 가문의 원한광(언더우드 4세) 박사가 한국을 떠나며 했던 말이다. 구한말 이후 한국 근현대사와 영욕을 함께하며 언더우드 가문이 쌓아온 업적과 한국 사랑에 비추어볼 때 그의 출국은 다소 쓸쓸함을 느끼게 했다.1885년 11월, 그의 증조부인 원두우(언더우드 1세)가 미국을 떠나 인천(제물포항)에 첫발을 디딘 지 120년 만에, 한국생활을 접고 다시 인천(공항)에서 비행기에 오른 원 박사의 감회는 어떠했을까.? ‘언더우드 家(가) 이야기’(서정민 지음, 살림 펴냄)는 기나긴 세월 한국과 깊은 인연을 맺었던 언더우드 집안의 정신과 삶의 궤적을 살핀 책이다. 연세대 신학과 교수인 저자는 서문에서 “한국에서 언더우드의 의미는 결코 기독교 선교사에 머물지 않는다.”며 “그와 연관되지 않은 한국 근대문물과 제도를 찾기 어려울 만큼 언더우드는 ‘프론티어’였다.”고 말한다. 언더우드 1세가 약관 25세의 나이로 이 땅에 첫 발을 디딘 때는 1885년 4월5일. 당시 한국은 미국인들에게 ‘유럽의 예수회 선교사들이 붙잡혀 모진 고문을 받고 죽임을 당했던 중국 근처의 한 섬’‘미개하고 사나운 종족이 사는 곳’ 정도로 알려져 있었다. 이에 대해 언더우드는 훗날 한국에 대한 미국인들의 몰이해를 개탄한다. 유럽 선교사들이 선교에 어려움을 겪은 것은 지나치게 배타적이었고, 한국의 전통적 문화의 사상 수준이 오히려 높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한국의 참모습을 발견하면서 언더우드 1세는 한국에 대한 깊은 매력과 함께 한국사랑의 싹을 키워나간다. 서울 정동에 마련한 그의 집 사랑채에서 한국 최초의 조직 장로교회(새문안교회)를 시작하는 한편,‘황성기독청년회’(YMCA)를 조직했다. 그는 선교사로만 머물지 않고 교육·의료사업도 본격 시작한다.1886년 정동에 고아 기숙학교인 ‘언더우드 학당’을 열어, 혼란한 시기 미처 나라에서 챙기지 못한 고아들을 키워냈고, 제중원에선 알렌을 도와 의료사업에도 참여한다. 언더우드 1세의 교육사업은 1915년 연희전문학교 설립으로 이어진다. 당시 미국에서 타자기 제조업을 하던 그의 큰형 존 T. 언더우드의 재정적 도움을 받아 설립된 이 학교는 오늘날 한국의 대표적 사학으로 자리잡은 연세대의 시초가 됐다. 언더우드 2세인 원한경은 교육학을 전공한 뒤 일제하에서 연희대 교육과 행정에 헌신하다가,3·1운동 당시 수원 제암리 학살사건 현장을 조사하는 등 일제의 폭압에 항거한다. 그때문에 언더우드 일가는 일제 말기 한국에서 추방당한다. 해방이 되면서 3세 원일한은 1946년 한국으로 돌아와 육국 군정청 교무부에서 근무한다. 이때 연희대학 경험을 살려 국립 서울대학교의 개편과정에 관여하며, 서울대가 제국대학의 굴레를 벗고 새 교육기관의 기틀을 잡는 데 크게 기여한다. 한국 전쟁때는 자진 참전,UN의 통역사가 되어 휴전회담에서 활약하는 한편, 이후 한국과 미국이 긴밀한 관계를 맺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지난 120년간 기독교 뿐만 아니라 교육·의료·문화·정치 등 한국사회 전체에 걸쳐 언더우드가의 족적이 미치지 않은 곳을 찾기 어렵다. 언더우드 가문이 직접 이 땅의 중요한 순간들을 카메라로 담아두었던 사진들도 볼 만하다. 쓸쓸한 고종황제의 모습, 세브란스의 전신이랄 수 있는 경신학당과 제중원, 광혜원, 조선 경찰, 문맹 퇴치운동, 뱃놀이를 즐기던 한국의 옛모습 등등. 모두 한국의 근현대사를 생생히 고증해주는 사진자료들이다. 메마르고 가난한 땅인 조선에 들어와 한 세기 넘게 한국 사랑을 실천한 한 외국인 가문의 노고가 절로 느껴지게 하는 책이다.1만 45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호모 쿠아에렌스/찰스 파스테르나크 지음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수없이 많다. 학자들도 자신의 연구분야에 따라 각기 다른 차이점을 강조한다. 그중 영국 옥스퍼드대학 국제생물의학센터 소장인 생화학자 찰스 파스테르나크는 ‘탐구’를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독특한 인간의 능력이라고 본다. ‘탐구하는 인간’이란 뜻의 호모 쿠아에렌스(Homo quaerens)는 파스테르나크가 만들어낸 신조어다. 이 말을 타이틀로 한 책 ‘호모 쿠아에렌스’(서미석 옮김, 길 펴냄)는 생물학적 관점에서 인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고찰한 일종의 인류문명사다. 저자는 인간이 문명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던 원인을 탐구 능력에서 찾는다. 직립보행과 기민한 손놀림, 복잡한 성대, 대뇌피질 등 탐구 본능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네가지 요소를 한데 결합해 다른 동물과 다른 엄청난 결과를 이룩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책에서 호모사피엔스의 탐구과정을 추적한다. 아프리카에서 출현한 최초의 인류가 어떻게 전 세계로 퍼져나갔으며, 문명을 세우고 발전시켜 현재에 이르게 됐는지를 꼼꼼히 훑어본다.2만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윌리엄 셰익스피어/엔터니 홀든

    전 세계적으로 셰익스피어에 관한 책이 적어도 하루에 한 권 이상은 출간된다고 한다. 또 셰익스피어 만큼 각각의 시대에 맞게 재창조되며 대중에게 친숙한 인물도 드물다. 그러나 그의 삶의 궤적을 면밀히 추적한 평전을 많지 않으며, 특히 국내에 소개된 셰익스피어 평전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이는 그 작품의 방대함과 위대함으로 인해 작가 보다는 작품에 일방적으로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영국의 저명한 전기작가 앤터니 홀든이 지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장경렬 옮김, 푸른숲 펴냄)는 셰익스피어에 관한 기존의 관점을 정리·분석하고, 또한 거기서 놓쳐버린 행적들을 꼼꼼히 채워낸 최신 평전으로써 주목을 끈다. 저자는 ‘의도적으로 자신의 모습이 포착되지 않도록 하면서 산 것 처럼 보이는 한 인간’에 대해 몽타주 사진을 제작하듯 셰익스피어의 내밀한 모습들을 책에 그려냈다. 총 10장으로 구성된 책은 스트랫포드의 시골뜨기 소년이 런던의 극작가로 성공하고, 말년에 고향으로 돌아가기까지의 삶의 여정을 한편의 드라마처럼 생동감 있게 보여준다. 특히 눈길을 모으는 것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공연되던 당시의 풍경과 시대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드러내주는 도판들이다. 에드먼드 캠피언의 순교, 화약음모 사건, 에섹스 백작 모반사건 등과같은 당대의 역사적인 사건들의 생생한 자료들. 그리고 셰익스피어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던 인물에 관한 그림 및 다양한 풍속화. 이 도판들은 셰익스피어가 살던 시대를 거시적으로 조망하면서 시대와 조응하며 살아갔던 한 인물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4만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증산도 경전 ‘道典’ 15년만에 번역 완결

    증산도가 한국 민족종교로는 처음으로 증산도 경전인 ‘도전(道典)’의 외국어 번역작업에 착수한 지 15년 만에 사업을 완결짓게 됐다. 증산도는 27일 대전 증산도사상연구소 세미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12월 러시아어 번역작업을 끝으로 영어·중국어·일어·프랑스어·독어·스페인어 등 7개 언어로 번역하는 사업을 마무리짓는다고 밝혔다. 1500여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증산도 ‘도전’은 증산도를 창건한 강증산(1871∼1909)의 행적과 가르침을 담은 책이다. 한국과 중국의 고전에서 인용된 구절들과 한시 등이 많아 문장의 의미와 과거 사실의 기록을 해석하는 작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증산도 관계자는 밝혔다. 증산도 도전은 한국의 전통 사상과 문화뿐 아니라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한국의 역사와 민속, 사회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외국인들이 한국을 이해하는 데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는 게 증산도측의 생각이다. 이날 기자회견엔 러시아어 번역을 맡은 상트 페테르부르크 대학의 쿠르바노프와 아크닌 교수, 블라디슬라브 연구원 등이 참석해 러시아에서의 증산도 연구와 보급 등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쿠르바노프 교수는 “증산도 사상이 한국문화 속에서 알게 모르게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하고 있으며, 나아가 세계 무대로의 확산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말했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스포츠 포커스] 투르 드 프랑스 7연패 일군 사이클 황제 암스트롱

    [스포츠 포커스] 투르 드 프랑스 7연패 일군 사이클 황제 암스트롱

    ‘25살인 내게 고환암이 찾아왔다. 전국에 1년에 7000건밖에 생기지 않는다는데…. 머리는 깨질 듯 아프고 기침하면 피가 나오며 목은 잔뜩 부었다. 눕기만 하면 곯아떨어진다. 암은 나의 삶과 내가 누구인가 하는 정체성마저 빼앗아갈 것 같았다.’ ‘고환암이 전이돼 폐 속에 골프공만 한 종양이 10여개나 자리잡았고, 뇌까지 암세포가 퍼졌다. 폐와 뇌의 암조직을 떼어내고 오른쪽 고환을 제거하는 세번의 수술과 항암치료로 체중이 9㎏ 빠졌고, 머리와 눈썹이 사라졌다.’ 암을 극복하고 25일 ‘지옥의 레이스’ 2005투르 드 프랑스(프랑스도로일주사이클대회)에서 불멸의 기록이나 다름없는 7연패의 위업을 일군 랜스 암스트롱(33·미국)의 자서전 ‘그대 향해 달려가리라’에 담긴 내용이다. 그는 지옥 같은 고통을 이겨내고 다시 페달을 밟으면서 “세상 걱정 다 짊어진 듯 떠나지만 전속력으로 5시간 정도 달리고 나면 마음이 평온해진다.”고 담담히 얘기한다. 암스트롱은 1971년 9월18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른 채 태어난 암스트롱은 유달리 몸이 허약했다. 이 때문에 그는 철인 3종경기를 통해 건강한 몸으로 다져갔다. 미국사이클대표팀 합숙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사이클로 종목을 바꿨고 22살에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눈길을 끌기 시작했다.96년 세계랭킹 1위까지 올라선 그는 같은 해 고환암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암 통보를 받는다. 생존율은 40%. 병상에 누워 삶과 죽음의 문제를 생각하다 암의 영어단어인 ‘CANCER’의 철자풀이를 만들어냈다.C는 용기(Courage),A는 태도(Attitude),N은 포기하지 않음(Never give up),C는 치료 가능(Curability),E는 깨달음(Enlightment),R은 동료환자 기억하기(Remembrance of fellow patients). 그는 물러설 줄 모르는 용기를 지닌 사람이었다. 암스트롱은 이를 악물고 기적처럼 병마를 이겨낸 뒤,98년 미국우체국 프로사이클팀으로 복귀해 재기의 발판을 다졌다.99년 3년 만에 프랑스 땅으로 돌아온 암스트롱은 알렉스 쥘(스위스)을 7분37초 차로 여유있게 따돌리며 우승컵을 차지, 전세계 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암스트롱은 7년 동안 늘 한결같은 질주로 투르 드 프랑스 통산 22차례의 구간 우승기록과 최다기록인 7차례 우승의 신기원을 남기고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그의 기록이나 우승보다 이번 레이스 참가자 2189명 가운데 끝까지 살아남은 155명 안에 그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는 전세계 난치병 투병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줬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암스트롱의 골인 모습을 지켜보던 영국인 니겔 클리프턴(53)은 “암스트롱의 질주는 내게 영감을 주었고 고환암을 극복할 수 있었다.”며 감격해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원숭이와 초밥요리사 /박성규 옮김

    침팬지는 흔히 인간과 가장 비슷하다는 이유로 코미디에 자주 등장한다. 몇 년 전 미국의 한 웹사이트에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바보처럼 고함을 질러대는 모습을 침팬지와 나란히 늘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웃음의 근저엔, 침팬지가 아무리 인간과 비슷해 보여도, 인간과의 사이엔 뛰어넘을 수 없는 간극이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가르치기와 배우기, 언어, 예술, 요리 등의 문화 그자체는 침팬지가 뛰어넘을 수 없는 난공불락의 요새로 남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같은 인간중심주의의 마지막 보루를 뛰어넘으려는 학자가 있다. 미국 에모리 대학의 리빙 링크스 센터의 소장인 영장류학자 프란스 드발이 그 주인공. 그의 책 ‘원숭이와 초밥 요리사’(박성규 옮김, 수희재 펴냄)는 ‘타자로부터 배우는 행위인 문화가 인간의 유일무이함을 나타내는 징표’라는 가설이 얼마나 낡았는지 보여준다. 책에 따르면 침팬지는 새끼들에게 고구마를 바닷물로 씻어먹는 방법, 돌로 견과를 쪼개는 방법을 보여준다. 풀로 자기 치료하는 방법을 배우는 유인원도 있다. 저자는 이같은 배움이 문화적 학습이라는 관점에서 초밥요리사의 수습생이 일을 배우는 방식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고 지적한다. 수습생은 초밥을 직접 쥐게 되는 날까지 수년간 말없이 장인의 어깨 너머로 관찰한 뒤 스스로 배운다. 저자는 동물에게서 관찰되는 ‘도움반응’도 그 동물의 긴밀한 관계성에 의거하고 있다고 본다. 그리고 이것이 더욱 세련된 어떤 것, 즉 진짜 비이기적인 행동으로 진화했을 가능성을 끄집어낸다. 만일 그가 옳다면 침팬지를 비롯한 동물 행동 연구는 인간의 도덕규범의 윤곽을 그리기 위한 중요한 걸음이 될 것 같다.1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로마제국을 탄생시킨 영웅 15인

    정설에 의하면 로마는 기원전 753년 세워졌으나 수백년간 하나의 소규모 공동체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당시 로마가 일으킨 전쟁은 어딘가를 급습하거나 가축을 약탈하는 소규모 접전의 형태였다. 하지만 소규모 전투일망정 족장들은 리더로서의 자질을 발휘해 영웅적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그 리더십이 로마제국 건설의 주춧돌이 되었다. ‘로마전쟁영웅사’(아드리안 골즈워디 지음, 강유리 옮김, 말글빛냄 펴냄)는 바로 로마제국이 있게 만든 영웅들에 관한 이야기다. 기원전 3세기 후반부터 서기 6세기 중반까지 로마군 사령관들중 가장 뛰어났던 15명에 대한 서사담이다. 파비우스, 마르켈루스, 스키피오, 아이밀리우스, 가이우스, 세르토리우스, 폼페이우스, 카이사르, 게르마니쿠스, 코르불로, 티투스, 트라야누스, 율리아누스, 벨리사리우스 등등. 책은 이들이 군대의 지휘관을 넘어 한 시대를 이끌었던 진정한 리더들이었다는데 초점을 맞춘다. 뛰어난 용맹성과 함께 진정 부하를 아끼는 덕목을 갖춘 리더들이 결국 전쟁에서 승리하고, 대제국 건설의 원동력이 되었음을 잘 보여준다.2만 7000원.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오랑캐의 탄생/니콜라 디코스모 지음

    “무릇 천자(天子)란 천하의 머리이니, 왜 그런가 하면 위이기 때문이다. 오랑캐(蠻夷)는 천하의 발이니, 왜 그런가 하면 아래이기 때문이다. 지금 흉노가 거만하게 굴며 지극히 불경한 것은 발이 위에 있고 머리가 아래에 있어 거꾸로 뒤집힌 것과 같다.” 한서(漢書) 48권 ‘가의전’(賈誼傳)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들은 과연 호전적이고 미개한 변방의 야만인인가?그러나 중국과 북아시아 유목민들과의 관계사를 전문적으로 연구해온 니콜라 디코스모 프린스턴대학 교수는 수천년간 우리 정신을 지배해온 중국 중심의 역사관을 가차없이 깨뜨린다. 그는 저서 ‘오랑캐의 탄생’(이재정 옮김, 황금가지 펴냄)은 역사상 ‘미개한 야만인’들로 그려진 중국 북방 유목민들의 참 역사를 찾으려는 시도이다. 이를 위해 전통적으로 중국의 관계에서만 지위를 부여받아온 북방 유목민들 역사에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중화사상의 오랜 전통하에 유목민들은 ‘타자’로서, 곧 문화적으로 동화시켜야 할 존재에 불과했다. 저자는 그러나 북방의 유목민들이 실제로는 독자적인 금속기 문화를 발달시킨 예를 들며 중국 북방의 역사를 문화사 수준으로 끌어올리려고 한다. 융적, 호, 흉노로 기록된 유목민들이 뛰어난 기마술과 금속기 문화를 토대로 유라시아 초원지대를 지배했고, 여러 부족들이 연합해 제국을 형성해서 중국을 견제하는 세력으로 등장하는 등 아시아 고대사의 한 축으로 왕성하게 활동했다는 것이다. 북방 유목민들이 중국 역사서에 등장하기 시작한 때는 전국시대였지만, 중국사의 구성요소로서 본격적으로 서술된 것은 사마천의 ‘사기’(史記)의 ‘흉노열전’이었다. 그 이전까지는 유목민들을 단순히 열등한 존재로 묘사하는데 그쳤으나, 당시 흉노족이 한나라와 치열하게 대적할 만큼 성장하면서 사마천은 그들을 통일된 세계관을 구축하는 데 장애물 같은 존재로 인식했다. ‘흉노열전’을 쓴 배경에는 이런 흉노를 중국적 세계질서에 종속된 존재로 각인시켜려는 의도가 자리잡고 있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중국과 북방 유목민 역사에서 2000년 이상 존속해온 ‘문명 대 야만’의 역사관은 결국 ‘사기’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당시의 시대적 상황, 즉 진한 전환기 흉노에 대한 정보가 모두 ‘사기’에서 유래한다는 점에서 그와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는데 저자는 어려움에 봉착했다. 이에따라 그는 중국문헌에 의존하는 전통을 과감히 버리고 다양한 고고학 발굴 성과들을 토대로 변경 유목민 역사에 대해 재해석을 시도했다. 최근 고구려사 논쟁에서 보듯 우리도 중화사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중국의 관점에서 보면 한민족도 유목민과 마찬가지로 변방에 위치한 오랑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중국 역사학자들은 ‘중국사의 범위는 현재 중화인민공화국의 영토를 범주로 한다.’는 원칙에따라 고대사를 저술한다. 저자가 중국 문헌에 의존하는 전통을 과감히 버리고 고고학을 동원해 ‘대등한 역사 공동체들 간의 교류’를 동아시아 고대사의 패러다임으로 삼았음은 우리에게 타산지석이 되지 않을까? 2만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디지털 노마드, 미래를 걸머진 이들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란 말이 있다. 프랑스 사회학자 자크 아탈리가 “21세기는 디지털 장비를 갖고 지구를 떠도는 디지털 노마드의 시대”라고 규정하면서 널리 알려진 말이다. 현재는 디지털 시대의 대표적인 인간 유형으로 인식되고 있을 정도로 보편화된 개념이다. 어디 이뿐인가. 디지털 시대엔 생산과 소비의 이분법 구도로 설명할 수 없는, 즉 생산자가 곧 소비자, 소비자가 생산자인 ‘프로슈머’(prosumer)가 사회를 구성한다. 환경이 바뀌면 인류 역시 그에 맞춰 변해왔듯 디지털은 인간의 정의를 ‘호모 사피엔스’에서 ‘호모 디지피엔스’로 변모시킬 만큼 사회·문화·정치·경제 전반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른 바 디지털 신인류다. 디지털 분야에서 다양한 글쓰기를 해온 문화비평가 김용섭씨의 ‘디지털 신인류’(영림카디널 펴냄)는 바로 디지털산업과 기술 발전에 따라 진화해온 신인류 특성과 현상을 흥미롭게 풀어낸 책이다. 책은 지구상에서 디지털 신인류가 가장 진화한 나라가 한국임을 보여준다. 디지털 노마드와 프로슈머, 유비쿼터스족, 멀티족, 모바일족, 아나디지족 등 63개 유형의 디지털 신인류가 어떻게 미래 사회를 점령하고, 앞으로 어떻게 진화해 나갈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1만 1000원.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요부, 그 이미지의 역사/빌링 허스트 지음

    ‘여자에게 가는가? 그렇다면 회초리를 잊지 말게.’ 흔히 여성 혐오주의자로 알려져 있는 니체의 책 ‘차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등장하는 유명한 구절이다. 니체는 아마도 여성이란 남자를 타락시키는 위험한 존재이며, 그렇게 때문에 마땅히 통제되어야 하는 경계의 대상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오스트리아의 천재적 사상가 오토 바이닝거는 그의 주저 ‘성(性)과 성격’에서 남성이 여성에게 회초리를 들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노골적으로 웅변한다. 완벽한 합리성과 창조성의 구현인 남성상과는 대조적으로 성적인 희열을 갈구하는 충족될 수 없는 음탕한 충동의 화신이 바로 여성이라는 것이다. ●성적 희열 갈구하는 ‘음탕한 충동의 화신´ 비단 이뿐인가. 유대인의 민담에서 아담의 첫번째 여자로 등장하는 릴리트에서부터 영화 ‘원초적 본능’의 샤론 스톤까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역사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묘사된 수많은 ‘요부’들이 포진하고 있다. 이들은 과연 신화와 역사, 근대 이후의 대중문화 속에서 그려진 것처럼 남성들의 이성을 마비시켜 개인과 나라를 파멸로 이끈 위험천만한 존재들이었을까? 하지만 인도 출신의 여성 작가 빌링 허스트는 이에 대해 “지극히 왜곡된 시각의 산물”이라고 잘라 말한다. 이같은 요부의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은 오히려 남성의 욕망과 시대·정치적 필요성이라고 주장한다. 빌링 허스트의 저서 ‘요부, 그 이미지의 역사’(석기용 옮김, 이마고 펴냄)는 이처럼 모순되는 시대의 가치관 속에서 등장해 아직까지 진행되고 있는 요부의 변천사를 다룬 책이다. 저자는 여성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즉 요부의 이미지가 등장한 것은 바로 남성들의 성적인 욕망과 함께 반대쪽 성을 배제하는 배타적 권력 독점의 의지에서 비롯된 정치적 역학관계에 있다고 분석한다. 정상 체위의 성생활에 권태를 느끼며 좀 더 자극적인 성적 유희를 즐기기 위해 에덴동산과 아담을 떠나는 릴리트. 뱀과 공모하여 금단의 열매를 맛봄으로써 인류에게 원죄와 죽음의 고통을 겪게 하는 이브. 탁월한 정치감각과 국가 관리능력이 있었지만 코의 높이만 강조돼 희대의 요부로만 등장하는 클레오파트라. 남자를 도구로 이용하는 성적 포식자 팜므파탈, 관능적 천진함으로 뭉친 백치미로 남자들을 유혹한 섹스 키튼 등등. ●남성의 권력을 탐내는 잠재적 권력찬탈자 이같은 이미지들 속에서 저자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옮기고 다닌 남성 이야기꾼들의 불순한 속내를 읽어낸다. 이들에게 여성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영원한 성적 욕망의 대상이다. 동시에 혹시 그같은 남성들의 욕망을 거꾸로 이용하여 남성의 권위를 무너뜨리겠다고 나설지도 모를 잠재적 권력 찬탈자이기도 하다. 이같이 상반된 이중적 이미지의 소유자인 여성 앞에서 남성들은 위험한 줄타기를 해야 하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그런데 이 딜레마를 벗어나기 위해 마련한 묘수가 바로 여성에게 소위 ‘요사스러운’ 이미지를 덧씌우는 것이었고, 그 결과 탄생된 것이 바로 ‘요부’라는 것이다. 이렇게 나온 요부는 시대배경과 사회적 맥락 속에서 두 가지 유형으로 대별된다. 먼저 사회가 남성들에 의해 안정적으로 통제된다고 여겨질 때는 마릴린 먼로, 진 할로 같은 유혹적 섹스심벌이 등장한다. 혹은 영국 넬슨 제독의 여자였던 엠마 해밀턴처럼 아름답고 재기넘치는 정부(情夫)가 강조된다. 이들은 성적 매력을 내세우고 남자를 이용해 부와 안전을 보장받기는 하지만, 남자의 권력을 탐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회가 격변기에 있고 남성들의 주도권이 위태롭게 느껴질 때면 파괴자로서의 요부 이미지가 번성한다. 무희이자 고급 창부에 첩보원이었던 마타 하리는 남성 특권의 구역에서 무모하게 자신의 권리를 주장했던 모험가였다. 경제공황과 2차 세계대전의 기운으로 시절이 불안했던 시기 필름 누아르에 등장한 팜므파탈은 남자를 도구로 이용하는 성적 포식자로 그려진다. 결국 위험하고 음습하게 그려진 요부라는 이미지는 바로 그같은 남성들의 욕망을 비추는 거울에 다름 아님을 책은 보여주고자 한다.1만 7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세계적 시인들 “만해뜻 이어 평화 기원”

    광복 60주년을 맞아 전 세계의 시인들과 남북 대표시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규모 행사가 마련된다. 만해사상실천선양회(총재 법장 조계종 총무원장)가 오는 8월11일부터 15일까지 백담사 만해마을과 북한 금강산 일원에서 진행하는 ‘세계평화시인대회’. 참석 시인들은 이 행사를 통해 한민족의 평화통일과 세계평화를 함께 기원하게 된다. 대회에 참가하는 시인들은 198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월레 소잉카, 미국의 계관시인 로버트 핀스키를 비롯해 지난해 만해대상 수상자 데이비드 매캔, 미얀마 국립 승가대학 바단타 판디타비밤사 총장 등 60여명에 달한다. 한국에서는 고은, 김남조, 김지하 시인 등 문단의 대표적인 50여명의 시인이 동참하며, 북측에서도 대표시인 30여명이 자리를 함께 한다. 세계적인 시인들과 남북 대표 시인들이 이처럼 대규모로 한자리에 모여 세계평화를 기원하는 시인대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인들은 8월12일 백담사 만해마을에서 열리는 만해축전 개막식과 ‘평화를 기원하는 시’ 제막식에 참석한 뒤, 곧바로 금강산으로 이동해 금강산 호텔에서 평화시낭송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특히 14일에는 서울 신라호텔에서 ‘2005 세계평화의 시’ 평화시선집 발간 기념식과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를 주제로 한 시인들의 평화선언문도 채택하게 된다. 세계평화시인대회 준비위원회측은 “이번 시인대회는 전쟁과 폭력의 위협 아래 놓여 있는 현 시대에 세계인류의 평화와 공존을 기원하는 전 세계 시인들의 목소리를 한데 모으는 시와 평화의 축제 성격을 띤다.”고 설명했다. 한편 8월2∼19일 열리는 2005년 만해축전은 만해대상 시상식, 문학심포지엄, 만해축전 전국고교생백일장, 만해시인학교 등 다양한 행사로 치러진다.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山寺에 퍼지는 ‘잉카의 소리’

    찬불(讚彿)이 잉카 음악과 국악을 만난다. 20일 오후 7시 경북 영천시 북안면 고지리 만불사(www.manbulsa.org) 대웅전에서 명상음악의 향연인 산사음악회가 펼쳐진다. 3번째를 맞는 만불사 산사음악회에는 에콰도르 안데스 음악단 ‘카루냔’이 출연해 에콰도르, 볼리비아, 브라질, 페루 등 옛 잉카지역의 전통음악과 원주민들의 다양한 리듬을 보여준다.또한 국악실내악단 ‘여의’와 함께 우리 민요 ‘아리랑’과 사이먼과 가펑클이 부른 페루의 전래 민요로, 안데스 지방 원주민들이 국가로 부르는 ‘엘콘도르 파사(철새는 날아가고)’를 협연한다. 국내실내악단 ‘여의’는 ‘신뱃놀이’‘성주풀이’ ‘진도 아리랑’ 등 전통국악과 현대음악을 선사한다.아울러 찬불로 포교하는 시명·도신·범능 스님 등이 출연해 산사의 청정적 세계를 노래로 연출한다. 카루냔은 길게 땋은 머리, 화려한 색깔의 전통복장과 신발 등 머리 끝에서 발끝까지 한국사람들이 전혀 보지 못했던 색다른 볼거리를 보여주는 한편 경쾌하고 흥겨우면서도 때로는 애절한 음악으로 관객들을 새로운 세계로 안내할 것으로 기대된다. 매월 음력 보름 만월이 뜰 때마다 달맞이 산사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는 만불사는 찬불 공양과 함께 세계 각국의 전통음악단과 명상음악가들을 초청해 일반인과 불자들에게 다양한 음악세계를 보여줄 계획이다.문의 335-010.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달 탐험의 역사/ 레지널드 터닐 지음

    우주탐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흥미롭다. 지난 4일 미국 우주탐사선 딥 임팩트호의 혜성 충돌 실험 성공은 그 의미와 중요성을 떠나 그 자체만으로 전세계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오는 20일은 세계 우주탐사 역사에서 큰 획을 그은 날이다.36년 전 이날 미 항공우주국(NASA)이 쏘아올린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해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 일행이 인류 최초로 달에 첫 발을 디딘 것이다. ‘달 탐험의 역사’(레지널드 터닐 지음, 이상원 옮김, 성우 펴냄)는 달 탐사와 우주개발의 역사를 담은 책이다. 머큐리, 제미니, 아폴로 프로젝트로 이어지는 미국의 달 탐사 프로그램과 미ㆍ소의 우주 경쟁의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저자는 영국 BBC방송에서 40여년 간 우주항공 분야 전문기자로 활동했다. 그는 미소 양국이 우주공간의 군사적 잠재력에 주목하게 된 동서 대립의 시대에 달 탐사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살펴본다. 책은 각 우주비행의 성공과 실패 여부를 떠나 수없이 추진된 우주비행 하나하나의 성과를 되짚는다. 또 통제센터와 우주비행사들의 교신내용 등을 인용해 우주비행의 순간순간을 생생히 전달하면서, 우주선 내부에서 일어나는 시시콜콜한 에피소드들도 소개한다.2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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