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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비정한 산/임병선 국제부차장

    2주 전 초모룽마(영어 이름 에베레스트ㆍ8850m) 등정 중에 죽어가는 영국 등반가를 놔두고 하산한 뉴질랜드 산악인을 두고 입씨름이 있었다. 두 다리 모두 의족인 그는 제쳐두고 사지 멀쩡한 등반가와 셰르파 40명도 못 본 척 지나쳤다고 한다. 조지 맬러리가 1924년 등정 성공 여부를 분명히 못한 채 사라지는 바람에 1953년 세계 첫 등정자가 된 뉴질랜드인 에드먼드 힐러리 경이 인간성 운운하는 공격의 선봉에 섰다. 해발 8500m, 목숨이 어찌될지 모르는 고도(高度).1999년 맬러리의 시신이 발견된 곳도 8150m 지점이었다. 숱한 이들이 맴돌았을 그곳에 그의 시신은 탈색된 채 무언가를 부여잡는 자세로 75년을 엎드려 있었다. 그런데 셰르파들이 죽은 것으로 알고 버렸던 호주 산악인이 8600m지점에서 미국인들 눈에 띄어 28일 베이스캠프까지 내려왔다고 한다. 미국인들이 등반을 포기한 것은 물론이다. 그렇다. 맬러리 말대로 “산이 거기 있는” 한 비극과 감동의 드라마는 이어질 것이다. 그래, 산은 비정하다. 그런데 “산 아래는 어떤가?” 묻지 않을 수 없는 요즈음이다. 임병선 국제부차장 bsnim@seoul.co.kr
  • 누가 결혼 못한다고 했어? 90% 성공 ‘머쓱’

    “대학 나온 미국의 백인 여성이 30세에 배우자를 만날 확률은 20%,40세에는 2.6%로 떨어져요.” 멍청한 남자가 이런 소리를 했다면 뺨 한대 맞고 끝났을 얘기지만,시사주간 뉴스위크가 하버드와 예일 대학 연구진의 주장을 인용해 20년 전인 1986년 6월 커버스토리로 보도한 내용이다. ‘왕자님을 만나기에는 너무 늦은 거 아냐?’란 제목도 달렸고 40세에 이들 여성이 짝을 찾을 확률은 ‘테러리스트에게 죽임을 당할’ 가능성보다 낮다고까지 했다. 파장은 만만찮았다.숱한 엘리트 여성에게 동정의 눈길이 쏟아졌고 미혼인 딸과 어머니의 눈물섞인 대화가 텔레비전 토론에 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뉴스위크 보도는 부풀려진 것임이 확인됐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6일 보도했다.신문은 우선 현재 50∼60대인 이들 여성 가운데 결혼하지 않은 경우는 10%밖에 되지 않는다는 인구센서스국 조사결과를 들었다. 비과학적인 방법을 통해서도 증명된다.당시 뉴스위크와 다른 매체에서 사례로 언급한 10명을 추적한 결과 8명이 남편을 두고 있으며 2명은 독신을 고집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고등 교육을 받은 여성이 결혼하기 쉽다는 것도 최근 조사에서 확인되고 있다.엘레이나 로즈 워싱턴대학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1980년에 석박사 학위를 가진 40∼44세 여성은 고졸 학력의 동년배에 비해 결혼할 확률이 25% 가량 낮았지만 2000년에는 오히려 고졸 여성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로즈 교수는 “교육이 더 이상 결혼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뉴스위크 보도때 37세였던 헤이즐 바이저는 부모 집에 들렀는데,부모들이 침실 밑으로 이 뉴스가 실린 신문을 슬그머니 밀어넣던 일을 떠올렸다.그녀는 미혼인 다른 친구들이 너무 실의에 빠져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조언했다고 털어놓았다. 다이앤 크로체는 당시 39세였는데 지금 59세가 되도록 짝을 찾지 못했다.열심히 맞선을 보고 데이트 업체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자신이 정녕 결혼이나 자녀를 원치 않음을 확인하고 독신 생활에 적응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그녀 역시 언젠가 왕자님이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았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40세 백인 노처녀 짝찾기 ‘테러 사망’ 확률보다 낮다?

    “대학 나온 미국의 백인 여성이 30세에 배우자를 만날 확률은 20%,40세에는 2.6%로 떨어져요.” 멍청한 남자가 이런 소리를 했다면 뺨 한대 맞고 끝났을 얘기지만,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하버드와 예일대학 연구진의 주장을 인용해 20년 전인 1986년 6월 커버스토리로 보도한 내용이다.‘왕자님을 만나기에는 너무 늦은 거 아냐?’란 제목도 달렸고 40세에 이들 여성이 짝을 찾을 확률은 ‘테러리스트에게 죽음을 당할’ 가능성보다 낮다고까지 했다. 파장은 만만찮았다. 숱한 엘리트 여성에게 동정의 눈길이 쏟아졌고 미혼인 딸과 어머니의 눈물섞인 대화가 텔레비전 토론에 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뉴스위크 보도는 부풀려진 것임이 확인됐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6일 보도했다. 신문은 우선 현재 50∼60대인 이들 여성 가운데 결혼하지 않은 경우는 10%밖에 되지 않는다는 인구센서스국 조사결과를 들었다. 비과학적인 방법을 통해서도 증명된다. 당시 뉴스위크와 다른 매체에서 사례로 언급한 10명을 추적한 결과 8명이 남편을 두고 있으며 2명은 독신을 고집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고등 교육을 받은 여성이 결혼하기 쉽다는 것도 최근 조사에서 확인되고 있다.엘레이나 로즈 워싱턴대학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1980년에 석박사 학위를 가진 40∼44세 여성은 고졸 학력의 동년배에 비해 결혼할 확률이 25%가량 낮았지만 2000년에는 오히려 고졸 여성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로즈 교수는 “교육이 더 이상 결혼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뉴스위크 보도때 37세였던 헤이즐 바이저는 부모 집에 들렀는데, 부모들이 침실 밑으로 이 뉴스가 실린 신문을 슬그머니 밀어넣던 일을 떠올렸다. 그녀는 미혼인 다른 친구들이 너무 실의에 빠져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조언했다고 털어놓았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뉴욕 학교 휴대전화 금지 ‘핫 이슈’

    뉴욕시 공립학교에는 일절 휴대전화를 갖고 들어갈 수 없다. 휴대전화가 나오기도 전, 호출기(삐삐)가 첨단 통신 장비로 인식되던 18년 전부터 학교에서 전자 통신장비를 소지할 수 없도록 법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110만명에 이르는 학생들은 물론, 교사와 학부모까지 “이같은 금지 조치가 시대에 뒤떨어져도 한참 뒤떨어졌다.”고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25일 보도했다. 특히 최근 당국이 휴대전화를 몰래 들여오려는 학생들을 적발하기 위해 항상 비치하도록 한 금속탐지기를 설치하지 않은 학교들에 대한 단속에 나서자 항의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이들 학교에서 휴대전화가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시 전체의 쟁점으로까지 불거졌다. 뉴욕시 학부모회에선 이 조치에 반대하는 수천명의 서명을 받고 있다. 학부모들은 특히 뉴욕이 9·11테러를 당한 도시임을 상기시키며 테러와 범죄 위협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선 휴대전화를 소지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세 자녀를 학교에 보낸 홀아버지, 홀어머니가 있다면 그는 도대체 어떻게 애들을 만나 픽업해 데려올 수 있겠느냐고 되묻는 이도 있었다. 그러나 마이클 블룸버그 시장은 “학교는 배우는 곳이고, 그런 장비는 배움을 방해하기 때문에” 휴대전화 금지를 철회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편 영국의 10대들 사이에 자신들만 들을 수 있고 교사에게는 잘 들리지 않는 고주파를 이용한 휴대전화 벨소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영국 메트로가 보도했다. 원래 가게에서 소란을 떠는 젊은이들을 쫓아내기 위해 한 발명가가 만들어낸 ‘모기’라는 소리를 녹음해 착신 벨소리로 널리 이용하고 있어 ‘틴 벨’이라는 별칭까지 붙여졌다고 신문은 전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美한지붕3대 10년새 38%↑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사는 부동산 중개인 테스 크레치니(51)는 집에서 약혼자와의 오붓한 시간을 누리고 싶지만,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침실 4개짜리 그녀 집엔 약혼자는 물론 성인인 세 아들 가운데 둘과 한 명의 며느리,3살배기 손녀와 들락날락하는 오빠, 이렇게 7명이 우글거리고 있다. 치솟는 주거비, 실직 그리고 가족이 모여살 것을 갈망하는 자녀 때문에 그녀는 3대(代)가 모인 이 가족의 가장 역할을 해내고 있다. 미 인구센서스국에 따르면 크레치니 가족과 같은 3대 이상 가족은 2000년 420만가구다. 전체 가구의 4%로 여전히 미미한 비중이다. 하지만 10년 전보다는 38%가 늘어 다른 어떤 가족 형태보다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고 뉴욕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또 3대 이상이 같이 사는 가족의 62%는 조부모가 가장 역할을 하고 있다. 아시아와 히스패닉계 이민자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대가족 생활이 백인 중산층에게 파고드는 것은 무엇보다 생활비 문제가 크게 작용했다. 캘리포니아 같은 곳에서는 주거비가 최근 몇년 동안 곱절로 뛰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장수, 좋기만 할까요?

    장수, 좋기만 할까요?

    수명이 갑절로 늘어나면 당신은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사랑하는 이와 더 오래 함께 있을 수 있고 손자들의 성장을 더 지켜볼 수 있으며, 외국어와 악기를 하나쯤 더 배워보고 다른 직업을 갖거나 세계 여행을 계획할 수도 있을 것이다. 사회 전체로도 더 나아질까? 과학자들이 노화를 늦추거나 정지, 심지어 되돌리는 방안을 찾기 위해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동안 윤리학자와 정책 입안자들은 수명 연장이 정녕 현명한 일인지를 놓고 내밀하고도 진지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22일(현지시간) 지적했다. ●결혼관, 가족관에 엄청난 변화 이런 의문과 관련해 최초의 진지한 모색은 몇년 전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장수건강과학 콘퍼런스에서 있었다. 그레고리 스탁 UCLA 공중보건학교 교수는 “수명 연장은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좀 더 숙고할 수 있게 하며 노화로 인한 질병의 치료 적기(適期)가 늦춰지는 만큼 의료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서 “우리의 ‘황금기’를 늘려줘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내다본다. 그러나 생명윤리학자인 데이비드 캘러헌은 “전쟁, 빈곤 등 온갖 문제들이 오래 살게 됨으로써 해소되리라고 믿을 근거는 없다.”며 “진짜 문제는 ‘사회가 총체적으로 얻는 게 뭐냐.’는 데 있을텐데 그 답은 결코 더 나은 사회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특히 심리학자인 리처드 칼리시 같은 이는 결혼관이 달라질 것이라고 예단한다.60대에 애정이 사라진 결혼 생활을 정(情) 때문에 15∼20년이나 이어가는 것이 지금의 부부들이라면, 배우자가 80세까지 살 수 있다고 믿는 사회에선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평생의 결합이 아니라 ‘장기 서약’으로 결혼관이 바뀌어 짤막하게 여러차례 혼인하는 일이 다반사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또 가족 개념도 달라진다. 중혼(重婚)이 보편화되면 한쪽 피만 같은 친척들이 엄청나게 늘게 된다. 그러면 적어도 8세대, 심지어 10세대가 공존하는 일이 흔해진다. 더욱이 수명 연장은 여성의 가임기간을 늘리기 때문에 40∼50세에 아이를 낳는 경우도 늘어난다. 가족 안에서 연령의 급격한 격차는 부모와 자식들이 서로를 바라보는 관점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크리스 해클러 아칸소대학 교수는 “부모들의 60세보다 우리의 100세가 더 젊어진다면 모든 사회적 관계가 전혀 다른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젊은이들의 열정 잃게 돼 오래 산다는 것은 대개의 경우 일하는 시간이 더욱 길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퇴직 연령은 한참 위로 올라가 자녀의 부양에 의존할 필요가 없게 되고 사회보장 비용도 줄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또 숙련 노동자가 오래 직장에 근무함에 따라 생산성도 향상된다. 그러나 젊은이들의 직장 진입, 사회 진출을 가로막아 신세대의 재능과 열정을 사회가 묶어내지 못하는 부작용도 낳을 가능성이 높다. 정치도 마찬가지. 선출직 관료의 임기가 늘어나 권한 집중을 우려해 만들어진 견제와 균형의 장치가 무력화될 공산이 있다. 예를 들어 연방법원 판사가 종신직이 된다면 “정의는 백년동안 법정 의자에 앉아 있게 될 것”이라고 해클러 교수는 내다봤다. 미국 대통령 산하 생명윤리위원회 2003년 보고서에 따르면 노화를 막으려는 노력들은 젊음과 노년을 바라보는 사회적 태도를 좋지만은 않은 방식으로 바꾸게 될 것이라고 결론내렸다.“우리의 조국은 젊음의 열기를 끌어내는 데 인색해질 것이고 노인들에게 지적 에너지와 사회 자원을 배정하기가 훨씬 쉬워질 것이다.” 삶의 질 또한 나빠질 것이다. 견해는 다르지만 윤리학자들 사이에 일치하는 결론은 딱 한가지.“일단 수명을 연장하는 데 성공하면 이를 저지하거나 멈추기 어렵기 때문에 이 이슈를 지금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은 전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美 민주당원들 모이면 “클린턴부부 걱정돼요”

    ‘지난 한 해를 통털어 이 부부가 함께 밤을 보낸 날은 한달 평균 14일에 불과했다. 특히 2월 한달 동안 두 사람이 얼굴을 마주한 날은 딱 하루, 밸런타인 데이뿐이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2008년 대권에 도전하고 있는 힐러리 상원의원(뉴욕주) 얘기다. 점잖은 뉴욕타임스가 23일 이 부부의 결혼 생활이 갖는 정치적 의미와 파장 등을 짚는 장문의 기사를 게재했다. 신문은 지난해 초부터의 이 부부 스케줄을 참모들에게 확인하게 한 결과 8월에는 31일 중에 24일 동안 몇몇 장소에서 얼굴만 슬쩍 쳐다보고 지나쳤을 뿐이다. 최근 73주 동안 두 사람이 주말을 함께 보낸 것은 51주에 그쳤다. 신문은 부부의 측근 50여명을 만나 인터뷰한 결과, 소원해진 이들의 부부 생활은 세상 어느 부부보다 독특한 ‘과거’ 때문이기도 하지만 부분적으로는 힐러리의 대권 도전에 걸림돌이 되지 않겠다는 정치적 계산에 따른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예를 들어 지난달 둘이 시카고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 몇마일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연설한 뒤 여느 부부라면 일과를 마치고 저녁이라도 함께 했겠지만, 둘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마이크 매커리 같은 전직 참모들을 만나느라 시간을 보냈다. 보좌진은 두 사람이 가급적 개인적 시간을 많이 보내려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가을 힐러리 의원이 뉴어크 공항을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기 전 클린턴은 자택에서 부인과 몇시간의 짬을 내기 위해 맨해튼을 떠나 달려간 적이 있을 정도라는 것이다. 그러나 소원해진 두사람의 관계는 민주당 뉴욕시 지부 간부들이 만나 나누는 대화의 일급 주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부부가 캐나다 정치인 벨린다 스트로나크 등 20명과 함께 밤늦게 식사한 것이 타블로이드 주간지에 크게 보도될 정도로 부부에게 쏟아지는 관심은 뜨겁다. 민주당 사람들은 클린턴 전 대통령을 백악관에 재입성시킬지 모르는 2008년 대선 과정에서 그의 정치적 역할과 1998년 하원에서의 탄핵안 투표로 이어진 스캔들을 다시 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 때문에 유권자 표를 잃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뉴욕 공립학교장 ‘세대교체’

    뉴욕 공립학교장 ‘세대교체’

    “모두들 충격적이라고 얘기하세요. 학생들 사이에 묻혀 있으면 절 찾아내지도 못할걸요. 그래서 전 매일 정장을 입고 있어야 해요.” 컬럼비아대 사범대를 졸업하고 3년간 교직 경험을 쌓은 라타샤 그리어는 올해 29세. 한국 같으면 4∼5년차 교사에 불과할 그녀는 지금 뉴욕 할렘가의 한 초등학교 교장이다. 뉴욕의 공립학교에서 20,30대 교장과 맞닥뜨리는 일은 이제 드문 일이 아니다. 공립학교 교장 1450명 가운데 지난 5년간 절반이 학교를 떠났다. 돋보이는 경력과 자격에도 불구하고 교직 경험이 짧은 젊은 교장들로 교체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31세 미만 교장 24명이나 교육부에 따르면 2000년 10월 뉴욕의 60세 이상 교장 수는 41세 이하 교장 수를 약간 웃돌았다.31세 이하는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가을 41세 이하는 274명이나 돼 60세 이상 교장 67명보다 4배 이상 많았다. 이중 24명은 아직 31세가 되지 않았다. 지난 2001∼2002학년도 이후 학교를 떠난 교장 730명을 대체한 신임 교장들의 절반 이상은 부임한 지 3년도 안 된다. 조엘 클라인 뉴욕시 교육위원장이 재원 사용 방법은 물론 학생들에게 교육할 내용까지 결정하도록 교장 재량권을 강화하면서 이같은 세대교체는 눈에 띄게 늘었다. 젊은 교장의 득세에는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이 작은 학교들을 많이 설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학생이 3000명인 학교보다 수백명에 불과한 작은 학교에는 젊은 교장이 집중 배치되고 있다. 관리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시장은 또 교장들을 재교육시키기 위해 민간 자금으로 만든 뉴욕 리더십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이같은 상부로부터의 압력과 학생들의 수행 능력에 대한 철저한 검증 요구에 떠밀려 오랜기간 교장으로 일해온 이들이 교직을 떠나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제자는 교장, 스승은 평교사 데보라 치미니(29)는 자신이 다니던 초등학교에 교장으로 부임,6학년때 선생님 마이클 루가노(53)를 만나 함께 일하게 됐다. 하버드 대학에서 교육경영학 석사 학위를 따고 소학교 브롱스 랩의 교장이 된 마크 스턴버그(33)는 “기회의 창이 열려 있다. 매우 흥미롭다.”며 의욕을 보였다. 브루클린 초등학교 교장으로 일하는 어머니 셰릴(49)보다 3년 늦게 브롱스의 초등학교 교장에 부임한 로숀 올트(28)는 교사들을 다루는 방법에 대해 어머니로부터 조언을 듣는다. 물론 젊은 교장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이 직책을 수행하다 보면 놀라울 정도의 딜레마와 긴장, 갈등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고 퇴직 교장들은 입을 모은다. 술 냄새 나는 학생들을 데리러 오는 부모들을 상대해야 하고, 가방에 총이나 칼을 넣어 다니는 학생들도 있다. 부모들이 비밀로 가득 찬 청소년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도록 도와야 한다. 13년간 교사로 일한 뒤 6년간 교감을 거쳐 1979년부터 브롱스의 한 고교 교장으로 재직해온 로버트 레더(67)는 “젊은 교장들이 지적이고 의욕도 넘친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가장 부족한 것은 바로 경험”이라고 말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길섶에서] 5·18 저녁에/임병선 국제부차장

    18일 저녁 머리도 식힐 겸 서울시청 광장에 잠깐 나갔어요. 미니 스커트가 거리에 넘쳐나고 넥타이를 풀어헤친 직장인들이 잔디 광장에 앉아 얘기꽃을 피우고 분수는 시원하게 내뿜고 있더군요. 대학생으로 보이는 한 정당 선거운동원들이 광장을 빙 둘러 서서 발랄하게, 너무도 발랄하게 지지를 호소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었지요. 저는 26년 전 그날 그 광장을 떠올렸고요. 협량(狹量)한 탓일까요, 아니면 시인 곽재구가 말한 대로 “광주항쟁을 겪으면서 너무 근엄하고 조급한 도덕성과 정의감에 결박당한 채 진실로 필요한 정신의 유영을 이루어내지 못한” 결과일까요. 이 광장에서의 생경함이란…. 참 많이 변했지요. 역사로만 기억되고 화해로 유보되며 다양성으로 포장돼야 하는 그날의 일들과 80년대…. 문득 하늘을 올려다 보는데 그때 21일엔가 도청 광장에서 계엄군과 시민들이 눈물 흘리며 부르던 노래가 울려 퍼지던 저녁 하늘이 겹쳐졌어요.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잡게 됐어요. 그 노래는 바로 애국가였지요. 임병선 국제부차장 bsnim@seoul.co.kr
  • 우유 많이 마시면 쌍둥이 낳을 확률↑

    우유를 즐겨 마시거나 유제품 위주로 식사를 하게 되면 쌍둥이를 낳을 가능성이 현저하게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재생의학저널 최근호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우유나 유제품을 매일 마시는 여성은 채식을 즐기거나 동물 식품에 아예 손을 대지 않는 이들보다 쌍둥이를 가질 확률이 5배나 높아진다고 영국 BBC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같은 연구 결과는 과거 30년 동안 일부 국가에서 절반 이상이 늘어나는 등 쌍둥이 출산이 크게 늘어나는 경향을 설명하는 하나의 열쇠가 된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과학자들은 수정(受精) 처방이 행해지고 여성들이 출산 시기를 늦추는 것을 그 원인 중의 하나로 지적해 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식사도 쌍둥이 출산의 한 요인을 제공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연구진은 동물 간 속에 함유된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유사 인슐린 성장 요소(IGF)로 불리는 이 단백질은 우유나 동물 부산물에서 발견된다. 여성의 몸 속에서 이 단백질은 난소(卵巢) 활동을 증가시켜 난자 수를 급증시키며 IGF가 높아질수록 초기 발달 단계에서의 배아 생존 확률 또한 늘어난다는 것을 확인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죽음 내몬 英 이민규제법

    남편을 만나러 영국을 찾은 나이지리아 여성이 의료관광과 이민을 엄격히 규제하는 영국 법률 때문에 심장이식 수술을 받지 못한 채 숨진 사건이 발생, 인권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일간 인디펜던트는 18일자 인터넷판에서 6개월 관광비자를 얻어 지난해 9월 입국한 에제 엘리자베스 알라비(29)가 국적 때문에 심장이식 수술 기회를 얻지 못해 15일 밤 병원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그녀는 두살배기 아들과 3개월밖에 안된 쌍둥이 형제를 남겨둔 채 눈을 감았다. 새로운 이민 규제법에 따라 영국과 유럽연합 그리고 일부 국가 국민은 장기이식 수술을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지만, 에제 같은 나이지리아인들은 병세의 위중함에 상관없이 ‘우선 국가’ 환자들이 모두 수술을 받은 다음에야 차례가 돌아오게 된다. 에제는 병마와 싸우면서도 비자가 만료돼 떨어진 추방령에 맞서 싸워야 했고, 다시 심장이식 수술 기회를 달라고 요구하는 소송을 벌여야 했다. 그러나 소송은 비자 만료일을 연장하는 절차 때문에 지연됐고 영국을 ‘훌륭한 보건 시스템을 갖춘 민주주의 국가’로 여겼던 에제는 재판부 결정이 나오기도 전에 세상을 뜨고 말았다. 에제의 남편 아비오둔 아베는 이민 규제법 때문에 아내가 훨씬 덜 위중한 환자보다 치료 우선권에서 뒤졌다며 “아내는 재판부가 훌륭하고, 자신이 심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으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변호사 리처드 스타인은 “물론 장기가 부족하고 에제가 확실히 이식 장기를 얻으리라는 보장은 없다.”면서도 “국적을 이유로 그 기회마저 봉쇄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英이민규제법에 사망한 아프리카 여성

    남편을 만나러 영국을 찾은 나이지리아 여성이 의료관광과 이민을 엄격히 규제하는 영국 법률 때문에 심장이식 수술을 받지 못한 채 숨진 사건이 발생,인권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일간 인디펜던트는 18일자 인터넷판에서 6개월 관광비자를 얻어 지난해 9월 입국한 에제 엘리자베스 알라비(29)가 국적 때문에 심장이식 수술 기회를 얻지 못해 15일 밤 병원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그녀는 두살배기 아들과 3개월밖에 안된 쌍둥이 형제를 남겨둔 채 눈을 감았다. 새로운 이민 규제법에 따라 영국과 유럽연합 그리고 일부 국가 국민은 장기이식 수술을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지만,에제 같은 나이지리아인들은 병세의 위중함에 상관없이 ‘우선 국가’ 환자들이 모두 수술을 받은 다음에야 차례가 돌아오게 된다. 에제는 병마와 싸우면서도 비자가 만료돼 떨어진 추방령에 맞서 싸워야 했고,다시 심장이식 수술 기회를 달라고 요구하는 소송을 벌여야 했다. 그러나 소송은 비자 만료일을 연장하는 절차 때문에 지연됐고 영국을 ‘훌륭한 보건 시스템을 갖춘 민주주의 국가’로 여겼던 에제는 재판부 결정이 나오기도 전에 세상을 뜨고 말았다. 에제의 남편 아비오둔 아베는 이민 규제법 때문에 아내가 훨씬 덜 위중한 환자보다 치료 우선권에서 뒤졌다며 “아내는 재판부가 훌륭하고,자신이 심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으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변호사 리처드 스타인은 “물론 장기가 부족하고 에제가 확실히 이식 장기를 얻으리라는 보장은 없다.”면서도 “국적을 이유로 그 기회마저 봉쇄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그는 “피부색을 근거로 장기이식 대상자가 결정돼서는 안된다.”며 “불법 이민에 대한 편집증에 사로잡혀 진짜 곤경에 처한 환자들을 차별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길섶에서] 산나물 향내/임병선 국제부차장

    요즘 산자락을 오르내리다 비닐 봉지 옆에 끼고 풀섶을 열심히 뒤지는 이들과 마주치는 일이 잦습니다. 지난주 경기도 안성 서운산에서도 그랬습니다. 남편은 돗자리 깔고 앉아 책을 들여다보는데 아내는 열심히 산나물 뜯고 있더군요. 얼마 전 나물에 관한 책이 한권 눈에 들어왔는데 눈길도 주지 않은 터였습니다. 부부가 자꾸 눈에 밟혀 출퇴근길에 펼쳐 보고 단숨에 읽어버렸습니다. 편해문이 짓고 소나무가 펴낸 ‘산나물아 어딨노?’입니다. 경북 안동시 길안면 황학산 자락의 할머니들과 함께 산에 올라 뜯으며 배운 산나물 얘기의 향이 그득했습니다. 그렇게 많은 나물이 우리네 부모의 굶주린 뱃속을 채웠음을, 며느리나 딸들은 절대 ‘얘기해도 몰래, 안 겪어봐서 몰래’ 하는 게 나물 뜯는 사연임을 알고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또 안동 사투리의 절묘한 억양과 구어체 문장의 튼실한 힘에 새삼 탄복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살아있음의 힘은 이렇게 강합니다. 해서 이 책 제목은 제게 이렇게 읽힙니다.‘옛사람아 어딨노?’ 임병선 국제부차장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님트/임태순 논설위원

    참여정부 들어 고위공직자들이 친정에 쓴소리를 하는 경우가 부쩍 많다. 그만큼 언로가 개방적인 데다 권위주의시절처럼 정부가 무시무시한 힘을 휘두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은 지난 4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추진은 임기내에 뭔가 업적을 남겨보려는 노무현 대통령의 조급증 때문에 시작된 대표적인 한건주의”라면서 통상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 전 비서관의 이같은 발언은 당시 정부가 미국과 FTA를 체결하기 위해 협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때여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이희범 무역협회장은 엊그제 서울대 강연에서 공무원의 무사안일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부안사태 등 국책사업이 지연되는 것은 ‘님트(NIMT)’라는 병 때문”이라면서 “주민들의 복지가 어떻든 간에 공무원들은 님트를 극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님트는 ‘Not In My Term’의 준말로 공무원들이 자신의 임기안에 혐오시설유치 등 부담되는 일을 하지 않으려는 것을 말한다. 퇴임전 소신발언을 하는 경우도 있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임기말 한 강연에서 “기업의 투자확대를 위해 출자총액제한 제도와 산업·금융자본의 분리원칙을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해 재벌개혁을 주장해온 정부의 기조와 배치되는 발언을 했다.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도 KT&G의 경영권 분쟁시 “한국 대표기업의 경영권을 외국기업이 빼앗아 가려는데 대해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해 구설수에 올랐다. 시장자율과 경쟁촉진을 주장해온 종래의 입장과 달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현직에 있을 때는 정부와 코드를 맞추고 떠날 때가 되니 본색을 드러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어쨌든 네사람의 발언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한·미 FTA를 졸속으로 추진하는 것은 아닌지, 재벌개혁을 강조하다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키는 것은 아닌지 등 한번씩 곱씹어볼 만하다. 아쉬운 것은 현직에 있을 때 왜 그러지 못했는가 하는 점이다. 국민들은 뒤돌아서 친정에 쓴소리를 하는 것보다 몸담고 있을 때 채찍을 휘두르는 공직자에게 더 많은 박수를 보낸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이희범 무역협회장의 발언도 님트에서 벗어나지 않아 씁쓰레하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공무원들 대학총장도 무시”

    참여정부에서 2년 3개월여 동안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이희범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17일 서울대 강연에서 공무원들을 강하게 비판했다.이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대 행정대학원 주최 ‘장관 리더십’ 특강에서 자신이 직접 겪은 사례를 들며 고압적인 공무원들의 행태를 꼬집었다. 이 회장은 “장관이 되기전 서울산업대 총장 시절 교육부에 예산을 따러 갔더니,(담당 공무원이) 의자에 앉으라고도 하지 않고 세워둔 채 대학총장들이 예산 타령만 한다고 핀잔을 주더라.”면서 “대학 총장한테도 이 정도면 일반인들한테는 오죽하겠냐.”고 말했다. 그는 또 “고시 패스한 사람(고위 공무원)이 현장을 얼마나 알겠느냐.”고 반문한 뒤 “공무원은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따뜻한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이 회장은 특히 “부안 사태 등 국책 프로젝트가 지연되는 것은 ‘님트(NIMT)’라는 병 때문”이라면서 “주민들의 복지가 어떻든 간에 공무원들은 님트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님트란 ‘Not In My Term’의 준말로 공무원들이 자신의 임기 내에 위험한 일을 하지 않으려는 현상을 빗대어 꼬집은 용어다. 이 회장은 2003년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산자부 장관에 재임했으며 곧이어 무역협회장에 취임했다.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核감시용 인공위성이 미국인 삶 사찰”

    `해외 핵시설 감시하랬더니 미국 시민 사찰?´ 우주 공간을 선회하는 인공위성이 촬영한 사진을 분석, 이란이나 북한의 핵시설이나 테러리스트 캠프 등을 감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미국 정보기관이 자국 영토에서 자국민을 지켜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고 AP통신이 15일 보도했다. 공군 준장 출신으로 국방부 소속 지구우주첩보국(NGA)을 이끌고 있는 제임스 클래퍼는 지난주 인터뷰에서 국내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다고 통신은 전했다. 클래퍼 국장은 특히 지난해 허리케인 리타와 카트리나 엄습 때 이 기관이 해낸 일이 “정보기관에 복무한 42년 동안 가장 훌륭했던 일이었다.”고 돌아보았다. NGA는 허리케인이 휩쓴 지역을 돌아다니는 험비 차량 뒤에 카메라를 장착해 이재민 집 근처 모습을 촬영, 이를 위성으로 이재민이나 구호 관계자에 중계했다.이재민들이 주소만 건네면 NGA의 900명 직원들이 이리저리 움직여 집 근처를 찍은 동영상을 전달했다. 클래퍼 국장은 “원래 설립 취지는 해외 첩보 수집이지만 우리는 좀더 직접적인 방식으로 납세자들에게 이로움을 되돌려주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는 다른 정보기관들이 국방부의 통제를 우려한 데다 미국인과 기업에 대한 정보 수집을 금지한 레이건 행정부의 행정 명령 `12333´에 따라 국내 업무에 대한 언급을 회피하려고 애쓰는 것과 확연히 다른 태도다. 클래퍼가 국장으로 재직한 지난 5년 동안 NGA는 슈퍼볼과 정치 집회의 안전 문제를 점검하고 허리케인과 산불 같은 자연재해에 대처하는 방식으로 임무를 확장하는 방법을 찾아왔다. 예를 들어 호텔 등 민간 부문과의 협력도 크게 늘어나 로비나 연회장에 폐쇄회로 TV를 설치해 인질 사태 등이 발생할 경우 대처 방안을 강구하는 식으로 국내 문제에 끼어들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전설의 복서’ 패터슨 타계

    ‘전설의 복서’ 패터슨 타계

    세계 최초로 두 차례나 세계 헤비급 챔피언에 올랐고 지난 1991년 복싱 명예의 전당에 헌정됐던 전설적인 복서 플로이드 패터슨이 71세를 일기로 11일(현지시간) 사망했다. 소니 리스턴, 캐시어스 클레이(무하마드 알리) 등 전설적인 복서들과도 승부를 겨룬 경험이 있는 패터슨은 미 뉴욕주 뉴팔츠에 있는 자택에서 사망했으며, 지난 8년간 알츠하이머병과 전립선암으로 투병했다고 조카 셔먼 패터슨이 전했다. 1952년 헬싱키 올림픽 미들급 금메달리스트인 패터슨은 프로로 전향,1956년 아키 무어를 물리치고 처음으로 세계 헤비급 챔피언에 올랐다. 헤비급으로는 체격이 작은데도 불구하고 가공할 펀치를 자랑했지만 턱이 약해 많은 다운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더욱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무패 가도를 달리던 패터슨은 1959년 잉그마르 요한슨에게 7차례나 다운을 뺏기는 수모 끝에 챔피언 벨트를 넘겨주었다. 패터슨은 그러나 리턴 매치에서 요한슨을 누르고 왕좌에 복귀했다. 그는 그러나 1962년 소니 리스턴에게 1회에만 두 차례 다운을 당하며 벨트를 넘겨줬다. 패터슨은 또 1965년 무슬림으로 개종한 알리와의 대결을 앞두고 개종 전 이름인 캐시어스 클레이로 불렀다가 “내 이름이 뭐라고?”라는 알리의 분노에 찬 외침과 함께 무수히 많은 펀치를 맞고 주저앉기도 했다. 두 사람은 1970년대 초 화해했다. 패터슨은 1972년 알리와의 마지막 시합을 마치고 은퇴할 때까지 세차례 챔프 등극을 위해 노력했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통산 전적 55승(40KO) 8패 1무승부였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영국령 차고스섬 주민 되찾은 거주권

    영국령 차고스섬 주민 되찾은 거주권

    인도양 서쪽 몰디브 아래 영국령 차고스 제도는 가장 큰 산호섬 디에고 가르시아를 비롯,65개 섬으로 이뤄져 있다. 미 5함대가 주둔하고 있는 디에고 가르시아섬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폭탄을 퍼부은 B-52전폭기가 발진한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 제도는 슬픈 역사를 갖고 있다. 바로 영국 정부가 1966년 미군 기지 건설을 위해 섬을 50년간 임대하는 조건으로 근처 섬 주민들까지 모두 내쫓기로 미국 정부와 비밀 협정을 맺었기 때문이다. 그 대가로 영국은 잠수함 발사 핵미사일 시스템인 폴라리스의 가격을 500만파운드 깎고 이들 주민을 받아들이는 대가로 모리셔스에 300만파운드를 건넸다. 이에 따라 주민 1500여명은 1967년부터 73년까지 아무런 보상 없이 강제로 배에 태워져 서쪽으로 1920㎞나 떨어진 모리셔스와 세이셸 제도에 그야말로 내팽개쳐졌다. 영국 역사상 가장 수치스러운 일 중의 하나로 치부되는 이 일이 40년이 지나서야 바로잡힐 수 있게 됐다. 런던 법원은 11일 고향에서 쫓겨난 주민들이 오랜 망명지 생활을 끝내고 집에 돌아갈 권리가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일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이 12일 보도했다. 재판부는 두 나라의 ‘퇴거’ 조치가 “비합리적이고 불법적”이며 “용납될 수 없는 불쾌한 일”이라고 판시했다. 또 2004년 블레어 정부가 영국령 영토에 대한 왕실 특권이라는 미명 아래 법원의 2000년 결정을 뒤집고 주민의 차고스섬 거주를 금지한 명령도 무효화했다. 이날 판결에 대해 마거릿 베케트 외무장관은 앞으로 28일 안에 법원 결정에 불복해 상소할지, 아니면 미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섬 주민들이 집에 돌아갈 수 있도록 허용할지 결정해야 한다. 주민 대표인 올리비에 방쿠는 “인간은 태어난 곳에서 살 권리가 있다.”며 “늘 인권 옹호국이라 주장하는 영국 정부가 차고스 사람들의 인권에 대해서는 무엇을 하고 있다는 말인가.”라고 되물었다. 미국은 주민들을 섬에 돌아오게 할 경우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공격의 핵심 역할을 하는 이 섬에서 작전을 펼치는 항공기와 함정의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00년 방쿠가 영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때까지 영국의 공식적인 입장은 “차고스 제도엔 갈매기밖에 없었는데 어디서 온지도 모르는, 모리셔스로 가길 희망하는 타잔과 프라이데이(소설 ‘로빈슨 크루소’에 등장하는 원주민)라는 인간이 불행하게 몇명 있었을 뿐”이라는 것이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인구 매년 70만명 줄어” 푸틴 고민

    “인구 매년 70만명 줄어” 푸틴 고민

    그의 관심사는 미국과의 군비 경쟁도,“민주주의를 퇴보시켰다.”는 딕 체니 미 부통령의 공격도 아니었다.10일(현지시간) 크렘린 집무실에서 국정연설에 나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주제는 다름아닌 ‘사랑’이었다. 미국의 이중잣대를 에둘러 비판하고 “군비 경쟁의 종식은 시기상조”라며 핵전력 강화 방침을 밝힌 푸틴 대통령이 “이제 가장 중요한 일,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다뤄야 할 일은”이라고 말하자 집무실에서 이를 지켜보던 이들 사이에서 “사랑”이라고 답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맞아요. 국방장관이 정확하게 알고 있네요. 난 방금 사랑, 여성, 아기들에 대해 얘기하려고 했던 거예요.”라고 말했고 이때 관료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고 뉴욕타임스가 11일 전했다. 이어 그는 “러시아가 오늘날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인구”라고 단언했다. ●한해 16명 사망에 신생아는 10명만 1991년 옛 소비에트 연방이 와해되기 전 1억 4800만명이던 러시아 인구는 현재 1억 43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500만명 이상이 줄었다. 매년 70만명씩 감소한 셈이다. 2050년이면 1억명 이하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방 붕괴 이후 이민이 늘고 사망률은 치솟는 반면, 출산율은 떨어지고 에이즈 감염자가 급증한 탓이다. 사망률과 출산율의 엇갈린 행보는 2004년에 가장 두드러졌다.16명이 생을 마감할 때, 새로 태어나는 아이는 10.4명에 불과했던 것. 러시아 남성의 평균 사망 연령은 58.9세로 미국 여성의 기대 수명보다 20년이나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1958년과 이듬해 여성 한명당 자녀수는 2.63명이던 것이 1990년 1.89명을 거쳐 2004년에는 1.34명으로 떨어졌다. 뉴욕타임스는 주요 도시를 조금만 거닐어도 한자녀 가정이 드물지 않다는 것을 금방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HIV 바이러스 감염자가 전체 인구의 5∼1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바이러스의 에이즈 발병 잠복기간이 15년임을 감안하면 사망률은 계속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연방 붕괴 직전의 낮은 비율과 비교할 때 놀라운 신장세여서 걱정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연설에서 이를 애써 언급하지 않고 대신 한때 소비에트 지도자들이 내세웠던 대가족 제도의 장점을 되풀이하기에 바빴다. ●18개월간 출산 장려금 월 5만원씩 올 가을부터 저출산 추세에 제동을 반드시 걸어야 한다고 강조한 푸틴 대통령은 10개년 계획을 세워 출산을 장려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신생아 출산 후 1년 6개월간 매월 700루블(약 2만 4000원) 지불하던 출산 장려금을 1500루블로 높이고 둘째 아이의 경우 3000루블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노동자 월 평균 임금과 맞먹는 파격적인 금액이다. 출산후 휴직 여성에겐 급료의 40% 이상을 주고 첫째 아이는 육아비의 20%를, 둘째는 50%를, 셋째는 70%를 국가가 지원하도록 법률을 고치겠다고 약속했다. 둘째 아이를 낳은 뒤 복직을 포기한 여성에겐 일시금으로 8900달러(약 890만원)를 주기로 했다. 한편 크렘린은 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고갈을 우려, 수백만명의 이민을 옛 소련에서 이탈한 국가로부터 받아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무슬림과 중국인 이민 급증으로 슬라브와 기독교의 정통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반대론에 막혀 있다고 영국의 더 타임스는 지적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희망-절망의 갈림길 아프리카] (하) 아동 매매 고통받는 ‘가나’

    [희망-절망의 갈림길 아프리카] (하) 아동 매매 고통받는 ‘가나’

    |아크라(가나) 임병선특파원|한번 끌어안고 뺨을 비벼볼 따름이다. 참회의 눈물이나 감격의 울음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푼돈에 아이를 내맡긴 부모들이 그 아이들과 다시 만나는 현장에는 그저 쑥스러운 미소만이 흐를 뿐이었다. 서부 아프리카에서 가장 먹고 살 만하다는 가나에서도 아동 인신매매가 만연돼 있다. 특히 지난 1964년 아코솜보댐 건설로 만들어진 세계 최대 인공 담수호인 볼타 호수 주변에서 성행하고 있다. 적도의 태양이 사정없이 열기를 대지에 뿜어대던 지난달 26일, 수도 아크라에서 북동쪽으로 1시간30분쯤 달려 볼타호 주변 아베이메 마을에 이르렀다. 커다란 공터의 아카시 나무 그늘 아래 왼편에 39명의 아이들이 앉아 있었다. 오른편에는 그들을 50∼60달러에 판 부모와 조부모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한 집안 3명이 함께 팔려 나가기도 이날 재결합 행사는 국제이주기구(IOM) 아크라 사무소가 두달여에 걸쳐 아이들의 정신적 외상(트라우마)을 치료하고 영어 읽기와 쓰기 등을 익히게 한 뒤 부모 품에 돌려보내면서 이런 일이 다시 없도록 다짐을 받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율동을 선보이기도 한 아이들이 영어로 또박또박 자신의 이름과 장래 희망을 소개하자 부모들 사이에서 탄성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제 앞가림이나 할 수 있을까 싶은 6살부터 키가 제법 껑충한 16살까지 39명의 아이들은 제각기 다른 아름다움으로 빛났다. 말이 인신매매지 푼돈에 아이를 팔았다는 손가락질을 받기 십상인 부모들은 다른 얘기를 한다. 아이가 더 나은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아이를 맡겼다는 것이다.IOM의 조지프 리스폴리는 “이 점에서 이곳의 아동 매매는 동남아시아에 만연된 인신매매와 많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대부분 대서양 연안 마을에서 태어나 볼타 호수 주변으로 이주해온 부모들은 장례식 때문에 고향에 들렀다가 선주들로부터 아이를 훌륭하게 맡아주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맡겼다. 선주들은 약속과 달리 학교에 보내지 않는 것은 물론, 매년 사례금도 보내지 않고 아이들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물에 뛰어들어 고기를 잡게 했다.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노를 휘두르기도 했다. 이날 아이들은 연극을 통해 자신들이 겪은 일을 소개했고 이를 지켜본 부모들은 미간을 찌푸렸다. 남보듯 바라보기만 하던 아이들과 부모가 손을 맞잡을 시간이 돌아왔다. 조금 전 손자 둘의 손을 잡고 들어간 한 할머니가 다시 불려나와 이번에는 다른 아이 2명의 손을 맞잡았다. 사연인 즉 두 딸이 아버지도 모르는 아이 둘씩을 낳고 사라져 버리자 손자 넷을 한꺼번에 맡을 자신이 도저히 없었다고 했다. 한 어머니는 가장 나이 어린 여섯살 딸과 오빠 둘의 손을 꼭 잡고 어색한 미소만을 흘렸다. ●마을 단위 교육까지 예지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아동 인신매매 근절 운동을 펼치는 IOM에서는 이웃이 아동을 매매할 경우 이를 뜯어말리고 선도할 수 있도록 마을 단위의 교육까지 실시하고 있다. 부족사회 전통을 활용하려는 의도에서다. 또 아이들을 사서 부린 선주들에게는 다른 사업을 해보도록 적극 권유하고 필요하면 기술이나 창업 교육까지 한다고 했다.2002년 8월부터 시작한 이 프로그램에 따라 지금까지 589명의 아이들이 부모품에 돌아갔다. 꾸준한 모니터를 통해 10%의 아이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잘 적응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했다. 가나 정부에 어린이 전담 부서가 생긴 것은 1990년대 후반. 어린이 인신매매를 금지하는 법이 만들어진 것도 지난해였다. 한 경찰 관계자가 “또다시 아이를 팔면 감옥에 갈 줄 알아라.”고 언성을 높이자 부모들이 큰 소리로 항변한다. 가난이 죄라는 것이었다. 너무 높은 출산율 탓이다. 한 집에 아이들이 8∼10명씩이나 되다보니 이런 일이 일상이 된다. 유엔아동보호기금(UNICEF)의 리브 앨덴은 “2000년에 17%이던 출생 신고율이 지난해 67%로 뛰어올라 그나마 위안”이라고 밝혔다.5시간에 걸친 행사가 모두 끝나자 아이들은 IOM 등이 나눠준 가방과 학용품 등을 챙겨 부모 손을 잡은 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남긴 채 집으로 향했다. 검은 대륙에는 슬프고도 지독한 일들이 너무 많다. bsnim@seoul.co.kr ■ 난민 캠프 ‘부두부람’ |부두부람 캠프(가나) 임병선특파원|먼 옛날 이곳에 처음 정착한 사냥꾼 ‘부두’는 우물 하나를 파서 지나가는 이들에게 골고루 나눠줬다. 해서 마을이 생겨났다. 이 부족 말로 우물을 뜻하는 ‘부라’를 붙여 이 마을은 부두부람으로 불리게 됐다. 우물 하나가 이제는 멀리 라이베리아에서 내전을 피해 떠나온 난민 4만 2000여명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터전으로 커졌다. 지난달 27일 아크라를 빠져 나와 서쪽으로 50분쯤 달리자 오른편 야트막한 언덕에 판잣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큰 마을이 눈에 들어왔다.1990년 내전을 피해 부르키나파소와 코트디부아르를 거쳐 걸어서 가나 땅으로 들어온 난민 26명을 받아들이면서 시작된 부두부람 캠프. 17만평의 부지에 웬만한 시설은 다 있다. 비록 의사 2명이 4만명을 진료하지만 에이즈 등 기본적인 검사를 할 수 있는 병원도 있다. 학교 45곳, 유치장을 갖춘 파출소, 도서관, 시장도 있다. 주민 대표들로 구성된 복지위원회는 7개 상임위를 두고 이곳의 관리를 맡고 있는 유엔 난민 고등판무관실(UNHCR)에 의견을 전달한다. 주민들은 “2000년부터 가나 정부가 지원을 끊어 1만명만이 식량을 배급받고 있다.”며 “모든 주민에 식량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도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또 4만여명이 모여 사는데 화장실이 15곳뿐이고 아직도 상수도가 없어 물탱크 공급을 받고 있는 등 16년 동안 달라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UNHCR는 정정 안정이 확인되면 가나 전체의 라이베리아 난민 숫자가 1만명 정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낮에도 캠프 입구 컨테이너 박스 앞에서는 귀환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진 난민들을 상대로 상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진정 이들은 조국으로 돌아가고 싶어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16년째 뿌리를 내린 삶의 터전을 떠나기가 쉽지 않고 여기선 자녀들을 학교라도 안심하고 보낼 수 있기 때문인 듯했다. 캠프를 떠날 때 시장에서 파는 생선들을 쳐다보니, 저걸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구호기관들이 자랑하던 자급자족의 현주소는 이런 것이었다. 우리 역시 난민들이 무더기로 유입될지 모른다는 걱정이 커져가고 있다. 최근 미국 국무부가 북한 난민을 대대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이 기폭제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해서 이 캠프의 운영 사례는 우리에게 타산지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다. bsnim@seoul.co.kr ■ 가나는 어떤나라 국내 제과업체가 처음 만들어낸 초콜릿에 붙인 상표는?바로 이 나라 이름이다.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 주산지이기 때문이다. 우리에겐 또 월드컵 본선 1라운드에서 맞붙을 토고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다.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기 1년 전인 1956년에 가나는 영국령 토고를 합병시켰다.4세기 말 베르베르인들에 의해 건설된 가나제국과 17세기 말 아칸족이 건설한 아산테 제국의 영화가 뿌리깊은 데다 잦은 쿠데타의 아픔을 씻고 1980년대 중반 이후 민주적인 정권 교체가 계속돼 역내(域內)에서 가장 안정적인 정치, 앞선 경제를 자랑한다. 이런 영향으로 내전에 시달리던 라이베리아와 르완다, 특히 지난해 선거 폭력에 내쫓긴 토고 등에서 난민이 계속 유입돼 현재 6만 2000명의 난민과 망명 신청자가 체류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6일까지 한국언론재단이 주관한 해외 인권 단기 연수에 참가해 작성했다. 가나의 인신매매 아동 구출 프로젝트나 라이베리아 난민 캠프를 돕고 싶은 독자는 국제이주기구(IOM) 서울사무소(02-6245-7647)나 유엔 난민기구 서울사무소(02-773-7013)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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