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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루미 낙원 ’ 비무장지대의 위기

    ‘두루미 낙원 ’ 비무장지대의 위기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두루미의 월동지 철원 비무장지대(DMZ). 두루미를 따뜻하게 품어 주던 철원 DMZ가 인간의 간섭과 위협 때문에 위기에 처했다. 27일 밤 10시 KBS 1TV에서 방영되는 ‘환경스페셜’에선 우리나라를 찾는 두루미들의 마지막 낙원 철원 DMZ에서 겨울을 나는 두루미들의 치열한 모습과 그들에게 다가온 생존의 위협을 생생하게 카메라에 담아 전한다. 해마다 겨울이면 철원 비무장지대와 민통선 일대를 찾아오는 귀한 손님이 있다. 바로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1급(천연기념물 202호)으로 지정된 두루미가 주인공. 철원은 전 세계 2700여 마리의 생존 두루미 중 1000여 마리가 찾아와 겨울을 나는 세계적 월동지다. 이렇게 많은 두루미가 매년 철원을 찾는 것은 사람들의 출입이 통제돼 안심하고 잘 수 있는 잠자리가 있고 주변의 평야와 강가에서 비교적 쉽게 먹이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루미 외에도 재두루미와 흑두루미, 검은목두루미, 시베리아 흰두루미 등 다양한 두루미류의 월동 행렬이 이어진다. 월동기에 이들의 먹이 활동 형태 또한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논에 떨어진 곡식을 주워 먹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강에서 물고기를 잡아먹거나 바다에서 게와 갯지렁이 등을 잡아먹기도 한다. 이렇게 먹이 활동 모습이 제각각인 것은 두루미들의 월동지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평야지대와 강가, 그리고 해안에 자리 잡은 두루미들은 각자의 월동지에 따라 먹이를 취하는 형태도 달라진다. 그런데 최근 개발과 갖가지 위협 탓에 두루미 월동지가 줄어들면서 해안가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두루미들의 모습도 거의 자취를 감췄다. 현재 우리나라 해안에서 두루미를 볼 수 있는 지역은 강화도가 유일하다. 이른 새벽, 잠자리에서 휴식을 취하는 두루미 주변이 소란스럽다. 철원 토교 저수지에서 열리는 대규모 낚시대회에 참가하고자 일찍부터 사람들이 몰려든 것. 예민한 두루미에게 사람들의 접근은 위협 그 자체다. 낚시를 하려고 저수지의 얼음을 깨는 소리는 청각이 발달한 두루미에게 치명적인 소음, 사람들에겐 단순한 취미활동이 두루미에겐 삶의 터전을 침범당하는 생존의 문제다. 최근 취미로 사진 촬영과 탐조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두루미들의 취식지와 잠자리 또한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두루미에겐 사람뿐만 아니라 천적인 삵도 위협적인 존재다. 크기가 1m도 채 되지 않는 삵이 자기보다 2배나 덩치가 큰 두루미를 사냥해 은신처로 옮기고 사냥감을 뜯어 먹는 모습이 제작진의 카메라에 생생하게 포착됐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김정은 기자의 백스테이지] 뮤지컬 ‘위키드’ 초록마녀의 분장실

    [김정은 기자의 백스테이지] 뮤지컬 ‘위키드’ 초록마녀의 분장실

    뮤지컬 ‘위키드’(WICKED). 초록색이 상징성을 띠는 작품이다. 태어날 때부터 남들과 다른 초록색 피부를 지닌 주인공 엘파바를 대표하는 색깔이자 오즈의 마법사가 거느리는 에메랄드 시티의 배경도 온통 초록색이기 때문이다. 호주 출신의 여배우 젬마 릭스(28·이하 ‘젬마’)는 4년째 ‘위키드’에서 엘파바 역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거의 매일 얼굴과 팔 등에 초록색 보디 페인트를 입히다 보니 전 세계 여성들의 피부 불청객 ‘블랙 헤드’ 대신 ‘그린 헤드’가 생겼을 정도다. 젬마는 어떤 과정을 거쳐 초록 마녀 엘파바로 변신하는 걸까. 분장 과정을 엿봤다. 젬마, 그녀는 다른 배우들에 비해 콜타임(공연 전 배우가 공연장에 도착해야 하는 시간)이 1시간 정도 빠르다. 젬마뿐만 아니다. 그녀 곁에서 3년간 분장을 담당하고 있는 디자이너 켈리 리치(이하 켈리) 또한 남들보다 일찍 공연장에 도착해 그녀의 분장을 돕는다. 먼저 피부에 초록색 얼룩이 남지 않도록 얼굴과 목, 팔 등에 베이지 색상의 베이스 파운데이션을 전체적으로 펴 바른다. 그 다음 엘파바의 긴 가발을 뒤집어쓰면 켈리의 손이 바빠진다. 염소털로 만든 큰 브러시를 이용해 화장품 브랜드 맥(MAC)의 보디 페인팅용 물감 ‘렌즈 케이프 그린색’을 전체적으로 젬마의 얼굴, 목, 등에 바른다. 켈리는 젬마의 얼굴은 물론, 귀 안쪽까지 초록색 물감을 촘촘히 채워넣는다. 젬마도 화장대 위에 놓인 스펀지를 집어들더니 물과 물감을 번갈아 입혀 자신의 손에 펴 발랐다. 금세 젬마의 피부가 초록색으로 바뀌었다. 켈리는 젬마의 얼굴에 크림을 펴 발랐다. 크림은 무대 위에서 배우가 흘리는 땀에 물감이 지워지는 것을 방지해 주는 역할을 한다. 얼굴에는 크림을 바르지만, 손에는 투명한 가루 파우더를 발랐다. 파우더 역시 크림과 같은 효과를 낸다. 젬마가 자신의 손을 잡아보란다. 초록색으로 변한 그녀의 손을 잡았지만, 손에 초록색 물감이 묻어나지 않았다. 젬마는 “이제 나의 피부색은 흰색이 아닌 초록색”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렇게 기초 분장이 마무리됐다. 켈리는 올리브 골드빛 시머를 젬마의 얼굴에 발랐다. 켈리는 “시머야말로 무대 위 엘파바가 본래 초록색 피부를 지닌 것처럼 보이게 해주는 비밀병기”라고 설명했다. 시머가 리얼스킨 효과를 만들어낸다는 것. 켈리는 보라색 아이섀도를 이용, 젬마의 눈과 광대뼈 등에 음영을 줬다. 초록색과 궁합을 이루는 색이 바로 보라색이란다. 이후 켈리는 손에서 메이크업 도구를 모두 내려놓았다. 그러자 젬마의 손이 바빠진다. 젬마는 스스로 아이라인과 마스카라, 립스틱 등을 발랐다. 젬마는 “내가 직접 마무리를 해야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분장은 정확히 45분이 걸렸다. 공연이 시작됐다. 젬마는 자신의 장면이 아닌 시간에는 무대 뒤에서 대기 중인 켈리에게 달려간다. 켈리는 계속 투명 파우더 등을 이용해 엘파바의 녹색 피부를 유지시킨다. 막간에는 학생 시절이었던 1막과 달리 2막 무대를 위해 눈썹을 조금 더 길게 빼고, 음영도 검은색으로 얇게 깐다. 아이섀도도 더욱 진하게 덧칠한다. 관객에겐 막간이 공연 중 쉬는 시간이지만, 그들에겐 또 다른 작업시간인 셈이다. 젬마의 손톱 색상은 에메랄드 빛이다. 관객들에게 손톱까지 엘파바로 보이고 싶기 때문이란다. 4년 가까이 거의 매일 초록색 분장을 하다 보니 그녀의 손톱과 턱, 헤어라인 등에는 초록색 물감이 착색돼 얼룩이 남아 있었다. 공연이 끝났다. 다른 배우들은 서둘러 집에 갈 준비를 하지만, 젬마는 30분간 분장을 지웠다. 고된 작업이 아니냐는 질문에 켈리와 젬마는 “분장에 들이는 노력이 큰 만큼 한국 관객들이 엘파바의 초록색 피부에 관심을 갖고 사랑해줘서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kimje@seoul.co.kr
  • 연예계는 지금 핑크빛

    연예계는 지금 핑크빛

    연예계는 요즘 연일 핑크빛이다. 공식 석상에서 깜짝 고백으로 좌중을 놀라게 했던 유인나와 지현우 커플을 시작으로 서우와 인교진, 손은서와 최진혁, 강예솔과 홍광호까지 지난 한 주간 연이은 열애 소식이 이어지며 모두 네 쌍의 스타커플이 열애를 인정했다.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인현왕후의 남자’에서 리얼한 애정 연기를 펼치며 팬들로부터 ‘연인 의혹’을 받아온 지현우와 유인나의 경우 지난 7일 드라마 종방연 공식 석상에서 나온 지현우의 깜짝 사랑 고백이 공식 열애의 발단이 됐다. 지난 18일 한 언론이 이들의 심야 공원 데이트 현장 사진을 공개했고, 이날 밤 유인나가 자신이 진행하는 KBS 쿨FM ‘유인나의 볼륨을 높여라’를 통해 열애를 인정하며 연예계 공식 커플이 됐다. 20일에는 배우 서우와 인교진, 손은서와 최진혁 두 커플의 열애가 연이어 보도됐다. 서우와 인교진의 경우 SBS 드라마 ‘내일이 오면’에 동반 출연한 바 있다. 서우와 인교진 커플 또한 언론에 데이트 사진이 공개되면서 열애 사실이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 4월 드라마 종영 이후 급속도로 가까워졌으며 한달 전부터 연인 사이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은서와 최진혁 역시 SBS 일일드라마 ‘내딸 꽃님이’에 함께 출연하며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열애 보도가 나가자 최진혁은 트위터를 통해 “서로 좋은 감정을 가지고 만나고 있다. 진심으로 서로를 위하고 아끼며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고, 손은서 역시 미니홈피를 통해 “조심스럽게 예쁜 사랑을 하고 있다. 조심스럽게 사실이라 말씀을 드리고 추측성과 구설수가 아닌 예쁜 시선으로 저희를 응원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렇게 글을 올린다.”며 열애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21일에는 뮤지컬 스타 홍광호와 신인 여배우 강예솔도 2년간의 열애를 인정했다. 강예솔과 홍광호의 소속사 측은 이날 “강예솔과 홍광호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알고 지내다 좋은 감정을 갖고 교제 중”이라고 밝혔다. 강예솔과 홍광호는 계원예술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10여 년간 친분을 쌓아 왔다. 강예솔은 MBC 드라마 ‘마이프린세스’, 케이블 tvN ‘로맨스가 필요해2012’ 등에서 얼굴을 알렸고, 2002년 뮤지컬 ‘명성왕후’로 데뷔한 홍광호는 현재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에 출연 중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이준기 ‘아랑사또전’으로 안방 복귀

    이준기 ‘아랑사또전’으로 안방 복귀

    배우 이준기(30)가 7월 말 방영 예정인 MBC 수목극 ‘아랑사또전’을 통해 2년 만에 복귀한다. ‘아랑사또전’은 경남 밀양의 아랑 전설을 모티브로 한 드라마로, 자신의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천방지축 기억 실조증 처녀귀신 아랑(신민아 역)과 귀신 보는 능력을 갖고 있으며 까칠하기 이를 데 없는 사또 은오가 만나 펼치는 모험 판타지 멜로 사극이다. 이준기는 사또 은오 역을 맡아 군 제대 후 첫 작품에 임한다. 이준기는 “군 복무로 인한 2년간의 공백기 끝에 복귀하는 작품이라 상당히 신중을 기했다.”면서 “많은 작품이 들어왔지만 내 욕심보다는 조금 더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복귀 소감을 전했다. ‘아랑사또전’을 복귀작으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아랑사또전’은 시나리오를 받아 본 배우 입장에서 소재가 상당히 참신하고 신선했고, 이런 소재를 바탕으로 어떤 작품이 탄생할지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준기는 파트너 신민아와의 로맨스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아랑 역을 맡은 신민아와의 로맨스가 재미있었으면 좋겠다.”면서 “‘아랑사또전’의 장르는 판타지 멜로 사극이기 때문에, 기존에 연기했던 작품들보다는 멜로 성향이 강하게 드러날 것 같다. 신민아와 어떤 로맨스를 만들어 갈지 기대 중”이라고 은근한 기대감을 밝혔다. ‘아랑사또전’은 드라마 ‘환상의 커플’,‘내 마음이 들리니’의 김상호 감독과 ‘별순검’ 시리즈 1, 2를 집필한 정윤정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이준기와 신민아, 연우진, 유승호 등이 출연한다. ‘아이두 아이두’ 후속으로 오는 7월 말 방영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전작은 잊어라”…새 감독·배우 무장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UP&DOWN

    “전작은 잊어라”…새 감독·배우 무장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UP&DOWN

    미국 만화의 양대 산맥 마블코믹스와 DC코믹스의 ‘일진’을 굳이 꼽는다면 스파이더맨과 배트맨쯤 될 터. 여름 극장가에 스파이더맨의 프리퀄(전편보다 시간상 앞 이야기를 다룬 속편)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8일 개봉)과 배트맨 시리즈의 부활을 이끈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3부작 중 최종편 ‘다크나이트 라이즈’(7월 개봉)가 맞붙는다는 건 자못 흥미롭다. 판권을 둘러싼 오랜 법정 공방 끝에 소니에 안착한 스파이더맨은 경이적인 성공을 거뒀다. 1~3편을 통틀어 5억 9700만 달러(약 6966억원)를 투입, 전 세계에서 24억 9633만 달러(약 2조 9132억원)를 쓸어담았다. 국내에선 1024만명이 관람했다. 판권을 넘긴 마블로선 땅을 치고 후회할 노릇이다. 5년 만에 돌아온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피터 파커와 여자친구 메리 제인 등 주요 캐릭터를 확 뜯어고친 ‘리부트’(reboot) 프로젝트다. 1~3편을 연출한 샘 레이미 감독이 제작사와 불화를 빚으면서 주인공 토비 맥과이어와 커스틴 던스트도 동반 하차했다. 대신 ‘500일의 썸머’로 주목받은 마크 웹 감독과 앤드루 가필드, 에마 스톤이 합류했다. 그동안 언급되지 않았던 피터 파커의 부모님을 둘러싼 미스터리에서 출발, 평범한 고교생이 슈퍼히어로가 되는 과정을 그렸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장단점을 분석했다. [UP] 스릴만점 3D 액션·탄탄 스토리 놀라워 스파이더맨 새 시리즈의 서막을 알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스토리와 볼거리의 조화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그동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물량공세를 퍼붓는 데 집중했다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액션과 감성의 균형감을 잘 살려 몰입도를 높인다. 영화 ‘500일의 썸머’에서 섬세한 감각을 뽐냈던 마크 웹 감독이 새롭게 메가폰을 잡아 블록버스터임에도 불구하고 아기자기하고 짜임새 있는 연출력을 선보였다. 부모의 실종 사건에 얽힌 과거의 비밀을 추적하던 주인공 피터 파커가 영웅 스파이더맨이 되는 과정에서 겪는 변화를 감성적이면서 드라마틱하게 풀어냈다. 뭐니뭐니 해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백미는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3D로 선보이는 고공 액션이다. 줄 하나에 의지해 고층 빌딩 사이를 누비는 일명 활공 액션은 다른 블록버스터 액션과 차별점을 준다. 특히 360도 회전하는 스파이더맨의 민첩하고 리드미컬한 액션은 관객들이 일체감을 느낄 수 있도록 1인칭 시점으로 촬영돼 3D 효과를 극대화시켰다. 극중 피터 파커는 자신이 발명한 인공 거미줄 장치인 웹슈터를 통해 거미줄을 직접 발사하면서 액션의 역동성을 더욱 강조했다. 이처럼 기존의 연속성을 버리고 새롭게 시작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시리즈에 비해 더욱 밝고 경쾌해졌다. 이전 시리즈에서 답답하고 소심한 왕따였던 피터 파커가 똑똑한 과학 천재로 그려지는 것이 대표적이다. 악당인 리자드맨의 캐릭터도 매력적으로 나오고, 이전에 현실성 때문에 제거됐던 비밀병기 웹슈터가 등장해 원작의 스파이더맨과 더욱 가깝게 묘사된 것도 눈여겨 볼 만한 부분이다. 웹 감독은 간간이 유머러스한 연출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피터 파커 역의 앤드루 가필드도 할리우드의 신성답게 새로운 스파이더맨의 풋풋하고 진취적인 매력을 선보인다. 기존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3편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토비 맥과이어에 친숙함을 느끼는 관객들에게도 큰 거부감 없이 다가갈 것으로 보인다. 마블 코믹스 영화에 빠지지 않는 깜짝 영상이 엔드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중간에 숨겨져 있으니 놓치지 말아야 한다. [DOWN] 용감무쌍 훈남 변신 주인공 왠지 낯설어 웹 감독과 각본가들(제임스 밴더빌트·알빈 사전트·스티브 클로비스)은 주인공 캐릭터를 백지상태에서 새롭게 만들었다. 173㎝의 아담한 체구에 소심하고 내성적이면서 때론 욱하던 20대 청년은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 183㎝의 훤칠한 훈남인 동시에 과학영재이면서 용감하고, 때론 충동적인 10대 고교생으로 바꿔 놓았다. 피터 파커(스파이더맨)와 여자친구와의 관계 변화는 확연히 드러난다. 1~3편에서 레이미 감독이 창조한 파커는 자신 때문에 여자친구 MJ(커스틴 던스트)가 위험에 빠질까 봐 일부러 거리를 둔다. 먼발치에서 바라보고 한숨만 쉴 뿐이다. 그래서 MJ는 오해를 하고, 다른 남자와 약혼까지 한다. 하지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파커는 다르다. 뉴욕경찰 수장이기도 한 그웬(MJ를 대신하는 동급생 여친)의 아버지가 “내 딸을 위험에 빠뜨리지 않겠다고 약속해 달라.”고 신신당부한다. 하지만 파커는 며칠 고민하는 걸로 끝이다. 이내 그웬에게 “약속은 깨져야 제맛”이라며 능청스럽게 웃는다. 샘 레이미의 색깔을 지우려는 건 알겠다. ‘스파이더맨’이 처음 영화로 만들어진 10년 전과는 달라진 시대상, 혹은 10~20대 관객 기호에 맞게 ‘리부트’를 하려는 것도 알겠다. 그래도 정체성을 흔드는 건 곤란하다. 스파이더맨이 다른 슈퍼히어로들과 차별성을 갖는 건 그가 고민을 달고 살아가는 현실적인 캐릭터란 점 때문이다. 1~3편의 파커는 학교 친구들의 괴롭힘, 직장 상사의 폭압, 가족과의 갈등, 여자친구와의 밀당(밀고당기기)에 힘겨워하는 건 물론 월세를 독촉하는 집주인의 눈을 피해 숨죽여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했다. 관객은 초월적 힘을 가진 스파이더맨이 자신의 일상적 고민, 지리멸렬한 삶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공감을 얻었다. 1980~90년대 저예산 공포영화 ‘이블데드’ 시리즈로 출발해 컬트영화의 거장 반열에 오른 레이미의 빈자리를 갓 두 편의 필모그래피를 채운 웹 감독이 채우기엔 무리였는지도 모른다. 임일영·이은주기자 argus@seoul.co.kr
  • 대형 뮤지컬 앙코르 공연 잇따라

    대형 뮤지컬 앙코르 공연 잇따라

    6월, 연극·뮤지컬 등 무대 공연이 더욱 풍성해졌다. 특히 뮤지컬의 경우 이미 수차례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 작품성을 검증받은 라이선스 대형 뮤지컬 작품의 앙코르 공연이 이달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관객을 위한 신선함도 준비했다. 새로운 배우들을 대거 캐스팅해 작품에 새 옷을 입혔다. 배우 조승우, 정성화 등이 주인공으로 열연한 바 있는 뮤지컬 ‘맨 오브 라만차’는 오는 22일 서울 잠실 샤롯데시어터 무대에서 2005년 초연 이후 5번째로 포문을 연다. 작품은 원작인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를 데일 와서맨이 재구성해 새로운 방식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감옥에 끌려온 세르반테스가 자신이 쓴 희곡 ‘돈키호테’를 감옥 죄수들과 함께 공연하는 ‘극중극’ 형식을 취한다. 영화, 뮤지컬 등 분야를 넘나들며 연기파 배우로서 입지를 탄탄히 다진 16년차 배우 황정민, 지난 6년간 노래 부를 장소만 생기면 ‘맨 오브 라만차’의 주요 넘버(뮤지컬 노래) ‘임파서블 드림’을 불렀을 정도로 배우 인생에서 ‘맨 오브 라만차’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는 서범석, 노래만큼은 국내 뮤지컬 배우 중 최고의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홍광호가 이번 공연에서 세르반테스와 돈키호테 역에 캐스팅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6만~13만원. 1588-5212. 시대를 뛰어넘는 작품성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뮤지컬 ‘시카고’가 2012년, 다시 무대로 돌아왔다. 오랜 시간 시카고 무대에 서며 한국의 벨라 켈리라 불리는 인순이와 최정원이 이번 무대에도 참여했다. 사랑스러운 여자, 록시 하트 역에는 가수 아이비와 배우 윤공주가 브로드웨이 오리지널 스태프들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해 더블 캐스팅됐다. 눈에 띄는 건 여느 뮤지컬과 달리 1920년 보드빌 무대를 콘셉트로 한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무대 중앙에서 박칼린 음악감독이 지휘하는 14인조 빅밴드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뉴욕 브로드웨이 오리지널팀 무대를 그대로 재현한 것으로 무대 위 간간이 작품에서 카메오 배우로서 활력을 불어넣는 박 감독의 활약을 엿볼 수 있다. 10월 7일까지 서울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 4만~11만원. (02)2211-3000. 3년 만에 관객을 다시 찾은 뮤지컬 ‘헤어스프레이’도 배우 공형진,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 도사에서 성우로 맹활약한 안지환 등 새로운 배우 캐스팅으로 무장했다. 또한 영화 ‘써니’에서 풀 쌍꺼풀을 열심히 만들던 배우 김민영도 다시 ‘헤어스프레이’ 무대에 오른다. 뚱뚱하지만 그보다 더 큰 마음을 가진 10대 소녀 트레이시가 TV 댄스경연대회를 통해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헤어스프레이’는 신나는 음악과 경쾌한 댄스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많은 작품이다. 서울 흥인동 충무아트홀 대극장. 2만~9만원.(02)2230-6600. 한편 연극계에서도 신작과 재공연 작품이 잇따른다. 2008년 공연족들의 심금을 울렸던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의 작가 정의신이 2012년 신작으로 야심 차게 준비한 연극 ‘봄의노래는 바다에 흐르고’가 7월 1일까지 서울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되고, 1999년 정재영, 신하균, 정규수, 임원희 등 걸출한 배우들을 발굴한 장진 연출의 초기작 연극 ‘허탕’이 13년 만에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무대에 오른다(9월 2일까지).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장진 “무턱대고 욕한다고 풍자가 될까요”

    장진 “무턱대고 욕한다고 풍자가 될까요”

    매주 토요일 오후 11시 적절한 수위로 대중의 간지러움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생방송 시사풍자 코미디쇼가 있다. 바로 시즌 1에 이어 최근 시즌 2의 문을 연 케이블 채널 tvN의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코리아’(Saturday Night Live Korea·이하 ‘SNL코리아’)가 바로 그것. 매주 양동근, 조여정 등 톱스타들이 출연, 개그우먼 안영미, 강유미 등 막강한 고정 크루와 함께 한 주간 뉴스를 재미나게 비틀어 코미디 콩트 쇼로 묶어내는 SNL 코리아 시즌 1,2의 연출자이자 진행자인 장진 감독을 지난 12일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SNL코리아 시즌 2는 물론이거니와 올 상반기 연달아 연극 3개 작품을 올리고, 내년에는 드라마와 영화 연출 계획까지 가진 장진 감독은 워커홀릭 같아 보였다. 그리고 행복해 보인다. →시즌 1도 강했지만, 시즌 2는 더 강해진 느낌이다. 정치풍자를 담당하는 ‘위크엔드 업데이트 코너’(장진감독, 고경표 진행)에서는 비리 국회의원, 이명박 대통령의 영문자서전, 비현실적인 대중가요 심의, 저출산 문제 등 폭넓은 소재를 성역 없이 풍자의 과녁에 세웠다. -당초 9일 방송 대본은 ‘여의도 텔레토비’의 수위가 너무 세서 다 솎아냈을 정도다. 여의도 텔레토비 같은 경우 은유적이지만 말조심을 해야 하는 코너다. 풍자가 정확해야 하기 때문이다. 좋은 수위가 나오려면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심의제재도 당해봐야 하고, 주의도 받아봐야 하고, 고소도 당해봐야 적정수위가 나온다. 풍자의 어떤 규칙을 깨면 조롱의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시사프로그램 및 정치적 성향은 정부·여당만 공격하는 등의 표준화된 풍자대상을 없애야 한다. →시사풍자를 위해 노력하는 게 있다면 -발품이 많이 든다. 흔히 통치권자 및 그 측근들은 민심을 두루두루 봐야 한다 하지 않나. 우리도 거의 그 수준이다. 누군가의 답답함과 한숨을 들어야지 그것에 대한 풍자가 나올 수 있다. 또 한쪽을 일방적으로 몰아가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내곡동 사저 수사 결과가 검찰에서 너무 빨리 혐의 없음으로 발표하고 조사도 서면질의로 진행해서 사람들이 답답하다 생각해도 그냥 막 다루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검찰은 법무부 소속이지만, 독립된 권한을 지닌 기관으로 봐야 하는데 여의도 텔레토비 대본에 ‘허수아비 검사’로 쓰여 있어서 대한민국 검찰을 모두 다 폄하는 건 좀 아닌 거 같아서 방향 전환을 제시한 적이 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으로 가자는 거다. ‘땅 문제 갖고 골치 아팠는데 곡식 심어서 좋게 됐네!’라고 MB의 말을 붙여도 풍자는 다 된다. →미국 NBC에서 38년간 톱스타가 호스트를 맡아 정치나 인물 풍자 및 슬랩스틱, 패러디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자신만의 쇼를 구성하는 SNL 한국판이 들어올 때 선뜻 연출을 맡게 된 이유는. -자뻑이지만 내가 잘할 수 있는 특화된 게 있다. 또 지금 좋은 구조로 가고 있다. CJE&M이 젊고 재기 발랄한 좋은 인적 자원 붙여줘서 수월하다. 처음엔 스태프들이 양동근 편에서 몽정팬티 등을 제안했는데 나도 쉽게 수용이 안 되더라. 그런데 방송나간뒤 사람들이 좋아했다. 나도 이 프로그램 하면서 많이 배운다. 또 어릴 때부터 AFKN을 통해 접하며 무척 좋아했던 프로그램이라 애정이 있다. →양동근편 보고 웃겨 죽을 뻔했다. ‘15세 이상 시청가’에서 처음으로 ‘19금용’으로 제작돼 나왔다. 이유는. -19금이라는 사인이 있었던 건 아주 좋은 전략이었다. 예를 들어서 19세라는 안내가 없으면 그 방송분은 혐오스럽게 느껴졌을 것이다. 19세 이상을 위해 이번 주는 만들었다고 안내를 해놓으니 시청자들도 그 방송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고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시청자 관람가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았다. →매주 캐스팅이 화려하다. -그건 뭐 내 능력만 있어선 안 되고 CJ 쪽과 협력해서 섭외하는데 힘들다. 예를 들어 양동근이나 조여정, 신동엽(출연예정), 에릭(출연예정) 같은 경우 본부에서 섭외했고, 슈퍼주니어 이특 같이 ‘감독님 출연하면 재미있을 거 같은데 매니저 형한테 물어볼게요.’라고 말해준다거나 하면 나도 바로 적극적으로 섭외에 나선다. 하하. →양동근이 굉장히 적극적이었다던데. -진짜 웃긴 거 보여주겠다. (장진 감독은 자신의 스마트폰을 꺼내 카카오톡 대화방을 열어 보여줬다.) 내가 원래 카카오톡 답장을 안 하는 사람으로 유명한데 동근이랑 방송 전 아이디어를 주고 받을 때에는 둘 다 정말 열심히 카카오톡으로 의견을 주고 만들었다. 동근이도 아이템이 떠오를 때마다 내게 의견을 줬다. 호스트와 짧은 기간이지만 서로 소통이 돼야 하고 싶은 걸 만들게 된다. 이 쇼의 기본 개념은 호스트들이 출연해 놀아 주는 것이다. →15일 연극 허탕을 13년 만에 대학로 무대에 올린다. -대단히 유쾌한 연극이고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연극이다. 부조리극이다. 모범적인 대중극이다 라고 보면 된다. →파격적인 원형 무대를 도입, 무대와 객석의 간극을 좁혀 관객 모두가 감옥에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던데. -소극장에서 원형 무대 갈 때 좋은 건 관객이 무대 위 배우를 보면서 반대편 관객들의 반응도 살필 수 있다는 거다. 원형 무대를 만들고자 30석 가까이 없앴다. 손해를 좀 볼 수 있지만, 원형 극장이 이 작품에는 맞다고 생각해 실행에 옮겼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공연리뷰] ‘블랙메리포핀스’

    한국뮤지컬대상, 더뮤지컬어워즈 등 뮤지컬 시상식에서 상을 싹쓸이하다시피 해 이름을 널리 알린 ‘설록홈즈’가 보여준 대학로 창작뮤지컬의 힘을 2012년 ‘블랙메리포핀스’가 이어받아 승승장구하고 있다.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의 홍수 속에서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완성도 높은 무대장치, 배우들의 열연 등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원작 소설이나 시나리오도 없는 100% 순도의 한국 창작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는 ‘불행한 기억은 잊고 살아야 행복하다.’는 명제에서 출발한다. 1926년, 독일의 저명한 심리학자인 그란첸 슈워츠 박사의 대저택에 화재사건이 발생한다. 박사는 숨졌지만, 박사에게 입양된 4명의 아이들이 보모이자 박사의 연구 조교였던 메리 슈미트의 극적 구조로 구출되며 세간의 주목을 받는다. 하지만 다음 날 메리 슈미트는 실종됐고, 4명의 아이는 그날 밤에 일어난 일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해 사건은 단순 화재사건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12년 뒤 어느 날, 네 명의 아이 중 맏형 격인 한스 시몬에게 박사의 수첩 한 권이 전달되면서 각기 다른 집에 입양됐던 아이들이 한데 모이고, 12년 전 그날 밤의 진실에 대해 파고든다. 아이들이 박사에게 입양된 데에는 나름의 목적이 있었다. 나치 정권하에서 박사는 독일이 전 세계를 점령했을 때 식민지의 국민에게 독일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을 최면을 통해 지울 수 있는지를 실험하려 했고, 그 실험 대상으로 아이들을 택했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흘러간다.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인다. 조나스 역을 맡은 김대현의 공황장애 연기 및 다양한 팔색조의 연기는 인상적이며 탁월하다. 한스 역을 맡은 장현덕, 안나 역의 송상은 등도 안정된 연기력을 보이며 극의 몰입을 돕는다. 대극장이 아닌데도 조명장치, 무대 장치 등은 대형 뮤지컬 뺨치게 완성도가 높다. 특히 1막의 첫 장면인 ‘1926년 그란첸 박사 대저택 화재사건’ 장면은 조명과 커튼 막, 배우들의 몸동작 및 그림자를 잘 활용해 완벽한 영상미를 만들어낸다. 또 회전 무대를 중심으로 겹겹이 싸인 진실의 비밀을 상징하는 무대 위 사각의 턴테이블 모서리는 네 명의 아이들이 배치되고, 그들이 서로 가진 기억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훌륭한 무대 장치로 활용된다. 음악은 단순한 멜로디 라인을 이용, 적절하게 긴장도를 높였다.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는 7월 29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된다. 4만 5000~6만원. (02)548.0597~8.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연극리뷰] ‘봄의 노래는… ’

    [연극리뷰] ‘봄의 노래는… ’

    1막은 잔잔했고 2막에선 감정이 휘몰아쳤다. 휴머니즘에 강한 재일교포 극작가 정의신의 힘을 새삼 느낄 수 있었던 그의 2012년 신작, 연극 ‘봄의 노래는 바다에 흐르고’가 그렇다. 작품은 일제강점기 조선 남도의 외딴섬에 있는 홍길이네 이발소의 가족과 그곳에 주둔 중인 일본군, 조선인이지만 일본 헌병에 자원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역사에 희생된 자들의 아픔을 말한다. 1막은 평탄한 길을 걷는 듯한 느낌이다. 액자구조 형식을 취한 연극은 백발의 노인이 된 영순과 이미 세상을 떠났지만 이승을 떠나지 못한 영혼으로 부인 영순 곁을 맴도는 홍길의 대화로 시작된다. 68년 전 이들은 바다 내음이 봄의 남풍을 타고 코를 찌르던 지금의 봄과 같은 절기에 이뤄진 둘째 딸 미희의 결혼식을 떠올리고 극은 과거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홍길이네 가족의 과거는 따뜻하면서도 아프다. 홍길과 영순에게는 왼쪽 발이 부러져 발목이 90도 정도 돌아간 절름발이 진희, 가수를 꿈꾸며 일본 부대의 클럽에서 노래하는 둘째 딸 선희와 그녀의 전 남편 춘근, 남편 만석이 자신보다 큰언니 진희를 더 사랑한다는 사실에 늘 질투하는 셋째 딸 미희, 당차고 사회 의식이 강한 넷째 딸 정희가 늘 곁에 있다. 홍길이네 이발소에 오가는 사람 중엔 홍길이네 가족 외에도 전쟁터에서 오른쪽 다리를 잃은 일본군 중좌 시노다, 조선인이지만 어려운 집안 살림을 일으키고자 일본 헌병에 지원해 일본인과 조선인 모두에게 미움받는 대운이 있다. 2막 대부분의 장면에선 정의신 작가 특유의 눈물샘 자극 효과가 발동된다. 공연 시간 내내 등장인물들이 만들어 내는 일화가 주변 경계인, 가족, 한·일 양국의 역사, 그 역사 속에 희생된 사람들을 되돌아보게 한다. 특히 일본군 기지를 폭파하려다 정희가 일본군에 체포되면서 평화롭던 홍길이네 가족에게 위기가 닥치고 정희로 인한 슬픔을 토해 내는 영순 역의 배우 고순희가 선보이는 눈물 명연기는 관객의 눈물까지 훔치게 한다. 작품은 관객을 적절히 웃겼다 적절히 울린다. 연출은 관객에게 아예 맘껏 울라는 듯 슬픈 장면이 끝나면 비교적 긴 암전 시간에 애절한 음악을 흘려보낸다. 배우들의 연기도 일품이다. 한쪽 다리가 절단된 연기를 펼치는 시노다 역의 배우 서상원은 2시간 가까이 한쪽 다리를 접어 고정한 채 목발에 의지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가끔 등장하는 가족들의 몸싸움 장면에선 모든 배우들이 몸을 아끼지 않는다. 음주 연기도 실제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사용하며 때론 격한 감정을, 때론 정감 있는 모습을 보이는 배우들의 감정선도 풍부하다. 연극 ‘봄의 노래는 바다에 흐르고’는 7월 1일까지 서울 중구 예장동 남산예술센터에서 공연된다. 전석 2만 5000원. (02)758-2150.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국민일보 파업 173일만에 종료

    173일간 이어진 국민일보 노조의 파업이 12일 끝났다. 전국언론노동조합 국민일보 지부(손병호 노조위원장 직무대행)는 이날 오후 2시 조합원 총회에서 사측과 진행한 재협상 안건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벌여 재적 85명 가운데 찬성 50표, 반대 33표, 기권 2표로 가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민일보 노조는 14일부터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명품 선율 만드는 수제 기타의 명인

    명품 선율 만드는 수제 기타의 명인

    국내 최고의 수제 클래식 기타 제작가 엄태흥씨. 그는 국내 최초로 수제 클래식 기타를 제작해낸 고(故) 엄상옥 선생의 아들이자 그의 뒤를 이어 기타 제작의 맥을 이어 나간 인물이다. 연주자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내는 그의 기타는 ‘명품 중의 명품’으로 꼽힌다. 12일 밤 10시 40분에 방영되는 ‘EBS 직업의 세계-일인자’ 편에선 일흔을 한참 넘긴 나이에도 수제 클래식 기타 제작을 멈추지 않는 엄태흥씨의 열정을 만나본다. 우리나라 최초의 수제 클래식 기타를 제작한 엄상옥 선생. 그는 그럴듯한 스승도, 참고할 만한 서적도 없이 미군이 쓰다가 버린 망가진 기타에서 재료를 구해 국내에선 처음으로 클래식 기타를 손수 제작했다. 1960년부터 활발한 제작 활동을 이어 온 엄상옥 선생은 아들 태흥씨에게 기타 제작 방법을 전수하며 우리나라 수제 클래식 기타 발전에 힘썼다. 그리고 2012년 현재 태흥씨의 아들 홍식씨까지 아버지를 뒤따르며 3대째 수제 클래식 기타 제작의 맥을 이어 가고 있다. 엄태흥씨는 국내에 현존하는 수제 클래식 기타 제작가 중 단연 최고로 손꼽힌다. 그는 언제부터 기타에 관심을 뒀는지조차 기억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린 시절부터 항상 기타와 함께였다고. 처음에는 기타 소리에 매료돼 연주 활동을 했지만 군 제대 후 자연스럽게 아버지로부터 기타 제작을 배우며 본격적으로 장인의 길을 걷게 됐다. 연주자 생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십여 년 이상 기술을 연마하고 재료 선별의 안목을 키워 온 결과 1965년부터는 아버지를 대신해 기타 제작소를 직접 운영했다. 국내외 여러 연주자 사이에서 호평을 받으며 최고의 수제 기타 제작가로 우뚝 서게 된 것이다. 엄태흥씨의 악기는 국내 클래식 기타 업계에서는 ‘명품 중의 명품’으로 불린다. 국내에는 수작업으로 제작하는 곳이 스무 군데 정도 있지만 역사로 보나 기술로 보나 그의 기타는 최고로 손꼽기에 손색이 없다. 국내 유명 기타리스트 배장흠씨는 오랫동안 그의 기타를 사용해 오고 있다. 일본의 유명 클래식 기타리스트 이치로 이노우에가 그를 찾았다. 우리나라 기타 페스티벌에 초청받아 엄태흥씨의 악기로 연주하게 된 것. 이번에 제작한 기타는 최고급 재료를 사용해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긴장감이 더하다는 태흥씨. 과연 그의 기타는 오늘도 명품의 소리를 내며 많은 관객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을까. 세상에 하나뿐인 선율을 만드는 제작가, 수제 기타 제작의 장인 엄태흥씨를 만나본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연극리뷰] ‘그을린 사랑’

    [연극리뷰] ‘그을린 사랑’

    지난해 국내에서 독립영화로 개봉, 큰 인기를 끈 영화 ‘그을린 사랑’이 2012년 연극이란 새 옷을 입고 국내 관객을 찾았다. 극은 어머니 나왈이 사망한 뒤 세상에 남은 이란성 쌍둥이 자녀 시몽과 잔느에게 ‘너희들의 아버지와 친형(친언니)을 찾으라.’는 유언과 함께 출발한다. 아버지는 일찍 죽은 줄 알았고, 친형이나 친오빠 존재조차 몰랐던 시몽과 잔느에게 어머니의 유언은 충격 그 자체다. 고민 끝에 어머니의 과거 여행에 나선 잔느, 하지만 그녀가 접하는 어머니의 과거는 여태껏 자신이 알던 어머니와는 판이했다. 어린 시절 아랍 어떤 한 국가의 작은 동네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낸 나왈. 동네 친구인 한 남자를 사랑하고 아이를 갖게 된다. 결혼도 하지 않은 처녀가 아이를 가졌다는 이유로 그녀의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다른 마을로 버려진다. 그녀는 아이의 귀에 대고 “무슨 일이 있어도 난 널 언제나 사랑할 거야.”라고 읊조린다. 나왈은 4년이 지난 뒤 아이를 되찾고자 평소 노래를 즐겨 부르던 사우다란 친구와 함께 아이가 버려진 마을로 향한다. 하지만 그녀는 난민과 민병대의 전쟁으로 아이를 찾기는커녕 민병대의 우두머리를 살해하는 투사가 되어 버린다. 크파르 라야트 감옥에 투옥된 뒤 그녀는 그녀의 절친 사우다와의 약속대로 힘들 때마다 노래를 부른다. 그래서 그녀에겐 ‘노래하는 여자’라는 별명이 붙게 되고, 고문기술자 니하드를 만나 고문당하고 성폭행당한다. 그 흔적은 시몬과 잔느의 출생으로 이어진다. 시간이 흘러 나왈과 니하드는 전쟁 법정에서 만난다. 그리고 그 순간 나왈은 깨닫게 된다. 니하드의 독백 속에 수십 년 전 자신이 첫 아이를 버릴 때 주었던 증표가 등장한 것. 니하드가 자신의 첫 아들이라는 진실을 맞이한 그 순간부터 나왈은 침묵에 빠진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난 널 언제나 사랑할 거야.’라는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나왈이 잔느와 시몽에게 굳이 스스로 진실을 찾게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나왈은 조용히 독백한다. “어떤 진실이든 스스로 발견해야 그 빛을 발한단다.”라고. 연극의 출발점과도 맥이 닿아 있다. 3시간 15분이라는 긴 공연 시간 속에 60대 나왈역의 배우 이연규의 열연이 돋보인다. 1막은 다소 지루하나 2막에서 보여 주는 세련된 무대 연출은 관객의 몰입도를 높인다. 7월 1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다. 2만~5만원. 1644-2003.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김정은 기자의 백스테이지] 장르 불문 팔도 사투리 선생님, 황영희

    [김정은 기자의 백스테이지] 장르 불문 팔도 사투리 선생님, 황영희

    연극, 드라마, 영화 등 장르를 막론하고, 사투리 연기에 도전하는 배우들이 꼭 만나야 하는 사람으로 꼽는 이가 있다. 바로 전국 팔도 사투리의 달인, 연극배우 황영희(43)다. 그녀에게 사투리를 배운 ‘제자’들은 유명 배우부터 단역 배우까지 폭넓다. #신애라 ‘아이스께기’ 전라도 사투리 ‘전수’ 2008년 배우 고수가 공익근무를 마친 뒤 복귀 무대로 선택한 연극 ‘돌아온 엄사장’에서 보여준 맛깔나는 사투리는 황영희로부터 며칠동안 1대1 트레이닝을 통해 만들어졌다. 2006년 배우 신애라가 생애 첫 영화 ‘아이스께기’에서 보여준 정감있는 전라도 사투리 또한 황영희의 ‘가르침’이었다. 서울이 고향인 신애라는 지역별 사투리조차 구별하지 못했지만, 영화에서 보여준 사투리는 일품이어서 사투리 선생이 누구인지 궁금증을 낳았다. 전남 목포 출신인 황영희는 팔도 사투리를 현지인처럼 구사한다. 술을 마시면 전라도 말과 경상도 말을 뒤섞어 말하는 스스로가 신기하다고 너스레를 떤다. 그녀는 12일부터 서울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오르는 재일동포 극작가 겸 연출가 정의신의 연극 ‘봄의 노래는 바다에 흐르고’의 사투리 작업에 참가했다. 가수들이 음반작업을 할 때 녹음 전 작곡가들이 가이드송을 불러주듯, 대부분의 대사가 사투리인 이 연극의 전체 대사를 휴대전화에 녹음해줬다. 황영희는 “경상도 배우에게 전라도 말을 가르치니 굉장히 어렵더라. 역시 전라도와 경상도의 벽은 높구나 싶었다.”면서 “몇 년 전부터 극단이나 사투리 연기로 오디션을 받아야 하는 배우들이 찾아와 저에게서 사투리를 배워가곤 한다.”고 말했다. 배우 봉태규의 여자친구로도 유명한 배우 이은 등이 드라마 오디션을 앞두고 그녀에게 속성으로 사투리를 배웠다고 한다. 사투리를 지도하거나 표준어로 된 대본을 사투리로 바꿔준 작품도 수십 개에 이른다고. 얼마 전 두산아트센터 무대에 올랐던 연극 ‘목란언니’에선 북한 여성 조대자 역을 맡아 북한 사투리까지 멋들어지게 구사해 눈길을 끌었다. 그녀가 다양한 사투리를 구사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황영희는 “사투리 연기를 위해 틈날 때마다 각 지역의 재래시장을 찾아 말투를 익히려고 한다. 이 방법은 사투리를 배우는 데 효율적”이라면서 “지역 사람들이 많이 나온 다큐멘터리도 분석하며 본다. 꼭 사투리가 아니더라도 특이한 말투를 지닌 사람들은 면밀하게 관찰해 특징을 뽑아낸다.”고 설명했다. #각 지역 재래시장 돌며 연구 ‘사투리의 달인’이란 소문이 나면서 곳곳에서 자문 역할을 했지만, 정작 서운할 때가 있단다. “배우들에게 사투리를 가르치라고 할 게 아니라 저를 캐스팅하면 다른 배우들에게도 공짜로 사투리를 가르쳐 줄 수 있을 텐데 말이죠. 캐스팅은 안 한다.”며 익살도 부린다.. “작은 재주이지만 저만의 장기를 살려 연극에 도움을 주는 자체로 행복하다.”는 그녀의 웃음이 정감 깊다. kimje@seoul.co.kr
  • 판타지 드라마들, 판타스틱 인기몰이

    판타지 드라마들, 판타스틱 인기몰이

    드라마 개성시대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가족드라마가 주를 이뤘던 과거와 달리, 비현실적 톡톡 튀는 소재와 시공간을 넘나드는 타임슬립(초자연적 현상에 의한 시간 여행)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인기리에 방영 중인 MBC 드라마 ‘닥터진’과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가 대표적인 타임슬립 드라마다. ‘닥터진’은 현대사회의 명의인 주인공 진혁(송승헌 역)이 갑작스럽게 시간여행을 경험한다는 ‘타임슬립’을 설정한 작품이다. 2012년 대한민국 최고의 외과의사가 1860년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의사로서 고군분투하며 현재와 과거를 잇는 내용을 담았다. SBS ‘옥탑방 왕세자’도 조선시대 왕세자 이각이 사랑하는 세자빈을 잃고, 3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꽃심복 3인방과 함께 21세기 서울로 날아와 전생에서 못다 한 여인과 사랑을 이룬다는 판타지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였다. 두 드라마 모두 타임슬립 소재를 이용,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비현실적 소재를 다룬 드라마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더킹 투 하츠’의 경우, 드라마 ‘궁’(2006년)처럼 대한민국을 입헌군주제 국가로 설정, 현실에서 사라진 왕과 왕족의 이야기를 다뤄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 ‘최고의 사랑’의 작가로 유명한 홍자매(홍정은·홍미란)의 새 작품, KBS 드라마 ‘빅’은 흠잡을 데 없던 완벽한 약혼자에게 말썽꾸러기 고등학생 제자의 영혼이 빙의, ‘영혼 체인지’라는 판타지를 설정했다. 우연한 사고로 함께 강에 빠진 30대 소아 청소년과 의사 서윤재(공유 역)와 18세 고등학생 강경준, 이들은 왜 영혼이 바뀌었으며 무슨 인연이 있는지, 또 앞으로 어떤 변화들이 벌어질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논란이 됐던 이슈를 과감하게 차용, 극적 재미와 사회적 관심을 모두 추구하는 드라마도 있다. SBS 드라마 ‘유령’이 바로 그것. ‘유령’은 첫 회에서 성접대 의혹을 받았던 연예인의 자살(이후 자살로 포장한 타살임이 밝혀짐)을 시작으로 인터넷상에서 자행되는 악플(악성 댓글)과 특정 연예인을 대상으로 한 안티카페 ‘신진요’ 등에 대한 에피소드를 다뤘다. 고(故) 장자연 사건과 가수 타블로의 안티카페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를 연상시킨다. 첫회가 방영된 뒤 시청자들 사이에선 호평이 이어졌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소시민 삶 속 녹아든 한국정치 풍자

    소시민 삶 속 녹아든 한국정치 풍자

    공연윤리위원회(이하 ‘공륜’)라는 기관을 통해 모든 공연이 사전 검열제도를 거쳤던 시절, ‘현실에 대한 부정적 고발의식이 뚜렷한 내용’ 등의 이유로 6개월 공연정치 처분을 받았던 연극이 있다. 시사 풍자극 ‘칠수와 만수’가 그렇다. 공륜의 저지에도 칠수와 만수는 숱하게 대중의 선택을 받았다. 1986년 초연에서 배우 문성근·강신일 투톱을 내세워 400여회 공연, 서울에서만 5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1987년 제23회 동아연극상 연출상과 백상예술대상 주요 3개 부문 싹쓸이, 1988년 동명 영화로도 만들어지며 명성을 이어간 것. 연극 ‘칠수와 만수’가 2012년, 서울 대학로 무대에 돌아왔다. 배우 송용진과 배우 진선규가 2012년도 칠수와 만수로 변신했다. 시대가 변한 만큼 극 안에 등장하는 시사적 풍자 소재도 변했다. 누구나 알 만한 정치인들의 이름도 거론되고, 2008년 광우병 촛불 집회 등의 거리 시위 현장에서 숱하게 울려 퍼졌던 민중가요 ‘헌법 제1조’ 등도 들을 수 있다. 극 곳곳에 시사적인 소재들이 사용되지만, 정작 두 주인공 칠수와 만수는 거창한 이념이라든지 정치 철학과는 거리가 먼 ‘소시민’, 그 자체다. 거리 시위가 자주 발생하는 서울 광화문의 한복판에 위치한 명품 갤러리 빌딩 건물주인 ‘뉴서울예술공사’에서 고용한 초대형 옥외광고를 그리는 페이트공일 뿐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선두주자 슈퍼스타 K의 우승을 노리며 가수를 꿈꾸는 ‘칠수’, 작은 고향에서 철없는 형과, 과부가 된 홀어머니와 함께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싶은 ‘만수’는 장난삼아 18층 빌딩 꼭대기 철탑 위로 오른다. 자유를 만끽하며 소변을 보려고 한 것뿐인데 실수로 빨간색 페인트가 든 철통을 떨어뜨리게 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서민 칠수와 만수의 좌충우돌 삶 속에 녹아든 한국 정치를 풍자한 연극 ‘칠수와 만수는 7월 8일까지 서울 대학로 대학로 문화공간필링1에서 공연된다. 2만~4만원.(02)762-0010.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천년고찰·매실의 고장 경남 양산

    천년고찰·매실의 고장 경남 양산

    울산과 부산, 두 광역시 중간에 있는 양산시는 경상남도 교통의 요충지이자 위성도시의 역할을 하며 도민들에게 편리한 생활 환경을 제공해 주고 있다. 동시에 천혜의 자연경관을 고이 간직한 고장이기도 하다. EBS 한국기행은 5~8일 매일 밤 9시 30분에 산골짜기마다 숨어 있는 천년고찰과 낙동강이 유유히 흐르는 아름다운 풍경, 도시와 시골이 공존하는 경남 양산으로 떠난다. 5일엔 원동면 주민들이 품앗이로 하는 첫 매실 수확 풍경을 방영한다. 원동면 주민들에게 매실은 곱게 키운 자식이나 다름없다. 원동은 우리나라 최초의 매실 재배지이며 그 역사는 백년을 자랑한다. 이렇게 역사 깊은 매실의 고장인 만큼 먹는 방법도 독특하다. 이른바 ‘검은 매실’로 불리는 약재 ‘오매’. 이는 약국이나 병원 하나 변변치 않던 시절 어머니들이 아픈 자식을 위해 약 대용으로 먹이던 것이었다. 6일에는 세상의 번뇌를 잊을 수 있는 곳, 통도사를 소개한다. 영축산 자락에 있는 통도사는 신라시대 자장율사에 의해 창건되어 1300년 역사를 자랑한다. 합천의 해인사, 순천의 송광사와 더불어 국내 3대 사찰이기도 하다. 유서 깊은 천년고찰 통도사에는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가져온 부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는 금강 계단이 있어 이에 의지해 마음을 닦고자 찾아오는 불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7일에는 낙동간 주변의 오래된 전통인 ‘가양진 용신제’를 지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나라에서 기우제를 지내는 4개의 강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낙동강의 가야진 용신제다. 바쁜 농번기, 만사를 제쳐 놓고 한데 모여 낙동강 용왕님에게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전통을 지키며 살아가는 양산 사람들에게 용신제를 이어 오는 자부심과 낙동강의 의미를 들어본다. 8일 방송에선 누구에게나 다정함, 그리움, 안타까움이라는 정감을 주는 ‘고향’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어머니의 품처럼 떠올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마음 한편이 따뜻해지는 동시에 아릿해 오는 것이 바로 고향이다. 양산은 ‘고향의 봄’을 작사한 이원수 선생의 고향이자 ‘국민 테너’ 엄정행 선생의 고향이다. 엄정행 선생과 함께 내 고향의 넉넉하고 부드러운 품을 그리며 찾아간 그곳 양산은 그가 살았던 60년 전 옛 정취가 그대로 남아있다. 산야마다 피어나는 산야초를 이용해 효소를 만드는 마을 할머니들의 고향 이야기를 함께 듣고 울긋불긋하게 열매 대궐을 차린 산딸기까지 맛보며 옛 고향 추억을 더듬어 본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얼굴의 셰프, 시청자를 요리하다

    얼굴의 셰프, 시청자를 요리하다

    케이블 채널 올리브(O’live)TV의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마스터 셰프 코리아’(이하 ‘마셰코’)에선 개성 있는 도전자들만큼이나 시청자들의 이목을 끄는 심사위원이 있다. 오스트리아에서 자랑스러운 한국인 셰프로 이름을 알린 김소희, 노희영 CJ그룹 브랜드전략 고문 사이에서 유일한 청일점 심사위원으로 활약 중인 강레오 셰프가 바로 그 주인공. 훈남 외모에 적절한 카리스마를 지닌 모습은 전파를 타자마자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서울 이태원동에 있는 그의 레스토랑에서 셰프 강레오, 인간 강레오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어 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마셰코’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하게 된 이유는. -내가 같이 일했던 셰프 중 고든 램지는 저의 롤모델이다. 그분이 ‘마스터 셰프 UK’에서 심사위원을 하는 것을 보고 ‘아, 나도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는데 섭외가 들어와서 하게 됐다(강 셰프는 프랑스 요리의 대가 피에르 코프만을 비롯해 장 조르주, 고든 램지 밑에서 수학했다. 런던 고든 램지 수셰프, 런던 스케치 피에르 가니에르 수셰프 등을 거쳐 두바이 고든 램지 레스토랑의 헤드 셰프를 지냈다). →셰프의 꿈을 안고 마셰코에 참여하는 도전자들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드나. -예전에 내가 어떤 마음을 갖고 요리를 처음 시작했는지 잊고 살았는데 녹화를 할 때마다 초심을 생각한다. 내가 처음으로 음식을 만들어서 누군가에게 줬을 때 가슴이 떨렸던 그때 말이다. 도전자 중에 내가 초창기 만들었던 음식을 비슷하게 만드는 사람도 있다. 감회가 새롭다. →첫 방송이 나가자마자 강레오 셰프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며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사실 잘 돌아다니는 편이 아니라서 못 느꼈다. 그러다 최근에 미용실을 가도 사람들이 마셰코 결과에 대해 물어보고, SNS에도 별의별 말이 다 올라오는 걸 보면서 내가 연예인도 아닌데 유명세를 치르는 게 부담이 된 것도 사실이다. 좋은 점도 많다. 가게로 손님이 많이 온다. 사진을 찍자거나 사인을 요청하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 내가 사인이 없어서 미안할 따름이다. 신용카드를 결제할 때도 점 하나만 찍는다. 하하. →심사할 때는 굉장히 냉정한 모습이 엿보인다. 도전자들의 음식을 먹고 돌아설 때 매정하다 싶을 정도로 휙 돌아선다. 그러다가도 심사위원들끼리 이야기할 때 짓는 미소는 온화하다. 심사할 때 유독 냉정하게 구는 이유는. -평소에는 안 그러는데 음식을 두고 평가할 때는 진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도전자들은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덜 엄하게 한다. 도전자들이 가진 열정과 꿈을 포기하게 만들면 안 되지 않는가. 나름대로 부드럽게 한다고 하는 거다. →심사할 때 가장 중점적으로 보는 것이 있다면. -원칙적인 것을 많이 본다. 재료를 쓴 이유가 분명해야 하고, 재료를 썼다면 그 재료의 맛이 살아야 한다. 기본 간도 좀 맞아야 하고. 재료의 맛이 부딪치지 않는지, 균형이 맞는지에 중점을 둔다. →지원자 중에 태도논란을 일으켰던 방송인 사유리씨에 대해 시즌2 출연을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더라. 이유는. -사유리씨가 방송에 나오기 전 3개월 동안 요리학원에 다니면서 노력을 했다. 요리를 좋아하는 친구인데 실력발휘를 못 해 떨어져서 안타까웠다. 일부에서 비판하는 것처럼 방송 출연을 목표로 도전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마셰코’는 도전자들이 출연료 10원도 안 받아간다. 3100명이 처음에 원서를 냈고 470명을 추려 만나 본 뒤 100명을 추린 거다. 그중에 사유리씨가 포함됐고, 요리에 대한 열정을 가진 친구라고 생각했다. →지원자 중에 국민 밉상이란 별명을 지닌 프리랜서 기자 박준우 씨와의 대화도 관심을 받았다. 일부에선 ‘톰과 제리’라고 하더라. 개성 넘치는 지원자들을 대하는 방식이 있다면. -준우가 원래 아주 조용한 친구다. 그런데 카메라 불이 켜지면 긴장해서 다소 거칠게 표현을 하는 것 같다. 알고 보면 굉장히 순수하고 잔정도 많고 따뜻한 사람이더라. 한결같이 진심으로 도전자들을 대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고든 램지라 불린다. -나도 그분의 철학을 배워 요리했고, 후배들에게도 가르쳐 주고 싶다. 하지만 한국의 고든 램지란 표현은 오글거린다. →이름이 특이하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본명이다. 세례명이다. →어떤 셰프가 되고 싶나. -한때 요리사란 직업은 한국 사회에서 천한 직업이었다. 문화수준이 높아지면서 요리사 또한 존중받는 직업이 됐다. 존경받는 셰프가 되는 것, 그게 나의 꿈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스타보다 쓰임새 많은 배우 되고 싶어”

    “스타보다 쓰임새 많은 배우 되고 싶어”

    요즘 일명 ‘대세 배우’ 조정석이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주목할 만한 후배 배우로 언급한 뮤지컬 배우가 있다. 지난해 뮤지컬 ‘스트릿라이프’로 대중에 존재감을 알린 뒤 ‘광화문 연가’에 출연해 호평을 받은 배우 정원영(27)이 바로 그 주인공. 뮤지컬계의 떠오르는 신예 정원영은 오는 13일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헤어스프레이’에서 인종차별 논쟁의 중심에 선 흑인 ‘씨위드’로 변신한다. 연습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그를 지난 30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부친은 ‘품바’ 정승호·이모는 나문희 정원영을 이야기하면서 그보다 훨씬 앞서 배우의 길을 걸어온 그의 아버지와 이모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정원영의 아버지는 연극 ‘품바’로 유명한 배우 정승호(56), 이모는 국민 배우 나문희(71)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가족들의 영향인지 몰라도 자연스럽게 배우가 되리라 생각했어요. 특히 군대에 있을 때 국방일보에 나온 뮤지컬 ‘대장금’ 기사를 보고, 뮤지컬 배우의 꿈을 더욱 크게 갖게 됐죠.”라고 말했다. 군 제대 이후 그는 뮤지컬 ‘대장금’의 오디션을 봤고, 운 좋게 앙상블 배우로 데뷔할 수 있었다. 이후 끼와 재능을 인정받아 주연급 배우로 성장했다. 연출가 이지나, 극작가 조광화 등으로부터 ‘성장 가능성이 큰 배우’, ‘친화력이 좋은 배우’로 평가받아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는 “최근 LG아트센터에서 ‘광화문 연가’ 공연을 했습니다. 4년 전 같은 공연장에서 했던 뮤지컬 ‘뷰티플 게임’ 때와는 다른 대접을 받았어요. 4년 전엔 앙상블이라 분장실을 단체로 썼는데, 이번엔 제 개인 분장실을 썼죠. 공연 첫날 앙상블 분장실을 찾아 예전에 썼던 자리에 가서 앉았는데 감회가 새롭더라고요.”라며 웃었다. ●4년만에 개인분장실… 감회 새로워 ‘헤어스프레이’의 캐스팅 제안이 들어왔을 즈음 몇 개의 창작 뮤지컬 작품의 주연 배우로 러브콜이 들어왔었다. 하지만, 그는 주조연급의 ‘씨위드’ 역을 단번에 선택했단다. 그 이유에 대해 “작년에 창작 뮤지컬을 많이 했어요. 이번에는 라이선스 뮤지컬을 해보고 싶었죠. 또 특히 ‘씨위드’ 캐릭터가 매력적인 데다 20대 젊은 나이에 해야 빛날 수 있는 역할이라 지금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았어요.”라고 밝혔다. 그는 “20대에 성공하기보다 많은 쓰임을 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의 아버지는 늘 ‘배우는 상품이다. 출연료에 급급한 배우가 되기보다 다양하게 쓰임이 많은 배우가 되라.’고 가르쳤다. 또 일흔을 넘긴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하는 이모 나문희를 보며 ‘많은 곳에서 찾는 배우가 되기 위한 노력’이야말로 배우로서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이라는 걸 배울 수 있었다. 정원영, 오늘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배우다. 한편 뮤지컬 헤어스프레이는 오는 13일부터 8월 5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2만~9만원. (02)2230-6600.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금강 기운 머금은 옥천 민물고기 요리

    금강 기운 머금은 옥천 민물고기 요리

    ‘향수’ 정지용 시인의 고향으로 잘 알려진 충북 옥천군. 예로부터 옥천은 한가운데에 흐르는 금강이 있어 민물고기를 잡아먹기도 하고 또한 그 강물 덕분에 토질이 비옥해 각종 농산물이 풍부한 고장이었다. 1980년 대청댐이 생기면서 물길도 변하고 옥천 사람들의 삶도 많이 변했지만, 여전히 금강은 그들의 삶, 그 자체다. 31일 밤 7시 30분 KBS 1TV에서 방영되는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동자개(배가사리), 모래무지(마주), 붕어, 피라미 등의 민물고기로 만든 어죽, 생선국수, 도리뱅뱅이 등 비릿한 향기 물씬 풍기는 옥천의 민물고기 밥상을 소개한다. 군북면 환평리는 높은 산 중턱에 자리 잡아 대청댐이 생길 당시 수몰을 면할 수 있었던 마을이다. 그 덕분에 골목 어귀마다 쌓인 돌담길이며, 슬레이트 지붕 등 옛집의 풍광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6년 전 고향으로 돌아온 이준설(59)씨는 어머니를 위해 여름철 보양식으로 으뜸인 어죽을 끓인다. 마을 근처 냇가에서 직접 잡은 작은 민물고기와 산중턱 지천에 널린 오가피, 덧나무(접골목) 잎을 따서 함께 끓인 약초어죽. 다른 반찬 하나 없지만, 아들이 직접 끓여준 어죽 한 그릇이 어머니에게는 최고의 성찬이다. 30년 넘게 금강에서 민물고기 조업을 해온 전장식(62)씨. 여태 부인과 함께 고기를 잡다가 2년 전부터는 손승우(42)씨와 함께 매일 아침 배를 타고 금강으로 간다. 오늘도 그물 한가득 동자개와 모래무지, 잉어, 장어 등이 들어 있다. 대청댐으로 인해 옛날보다 잡히는 물고기의 종류도, 양도 많이 줄었지만, 그에게 있어 금강은 삶 자체이자 가족을 지켜준 은인이다. 그런 남편의 몸보신을 위해 부인이 끓여낸 배가사리매운탕과 마주조림 등으로 차린 특별한 밥상을 만나본다. 굽이굽이 경사진 길을 따라 차로 10 여분 가다 보면 옥천의 하늘 아래 첫 동네인 ‘높은벼루’라고 불리는 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청성면 고당리다. 이 마을에서 60년 이상을 함께 산 진기석(84), 이소분(80) 부부는 이맘때에 참옻나무에서 새순을 따고 (참)가죽나무에서 잎을 따다 삶아서 무쳐먹기도 하고, 전을 부쳐 먹기도 한다. 평생을 함께 이곳에서 살았지만, 여전히 알콩달콩하면서도 티격태격하는 노부부의 모습이 정겹기 그지없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옛 시인 숨결 스민 풍류의 고장 쓰촨성

    옛 시인 숨결 스민 풍류의 고장 쓰촨성

    옛 시인들의 풍류와 지혜가 오롯이 담긴 주옥같은 고시들이 넘쳐나는 중국. 중국인들은 일상생활에서도 한시(漢詩)를 읽고 짓기를 즐긴다. 중국의 사상과 정서, 풍물과 역사 등을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한시는 문화적으로도 귀중한 자산이다. 한시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중국에서는 당대 뛰어난 문인들의 흔적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달과 술을 노래하는 시선(詩仙) ‘이백’의 고향으로 잘 알려진 쓰촨성(四川省)은 두보, 설도, 소동파 등 이름난 시인들의 숨결이 스며 있는 풍류의 고장이다. 오는 31일까지 매일 밤 8시 50분에 방영되는 EBS ‘세계테마기행’에선 중국 쓰촨성의 빼어난 풍광과 옛 시인들의 발자취를 따라 한시 기행을 떠난다. 29일 방송에선 ‘소동파 마을에 비치는 아미산의 푸른빛’편이 방영된다. 멀리 보이는 산세가 마치 여인의 눈썹처럼 아름답다고 하여 ‘아미’(峨眉)라는 이름을 갖게 된 ‘아미산’. 아미산의 동쪽 끝자락에 있는 낙산(山)시에는 장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낙산대불’(山大佛)이 자리를 잡고 있다. 발등만 해도 무려 성인 100명이 앉을 수 있는 크기다. 낙산대불이 위치한 능운사(凌雲寺) 왼쪽에는 북송 때의 시인 소동파가 책을 읽고 술을 마셨던 곳으로 전해 내려오는 동파루가 있다. 소동파의 고향은 낙산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메이산’(眉山)이다. 메이산의 서남쪽에는 소동파 삼부자, 소순·소식·소철의 사당인 삼소사(三蘇祠)가 있는데 전란으로 훼손된 옛집을 청나라 때 복구했다. 운해 속에 모습을 감춘 아미산의 푸른빛을 따라 북송 제1의 시인, 소동파를 만나본다. 30일 방송에선 ‘시와 신화의 땅, 장강삼협’편이 방영된다. 장강삼협(長江三峽)은 중국 충칭시와 후베이성에 걸쳐 있는 양쯔강 주류의 세 개 협곡 ‘취탕샤’(瞿塘峽), ‘우샤’(巫峽) ‘시링샤’(西陵峽)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삼협 주변에 있는 한 폭의 산수화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빼어난 풍광과 고건축들은 그곳을 거쳐 간 수많은 문인의 작품 배경이 됐다. 31일엔 ‘두보초당(杜甫草堂)의 봄날’편이 방영된다. 중국을 대표하는 시인인 시선 이백과 시성(詩聖) 두보가 아름다움을 노래했던 청두는 옛 시인들의 흔적이 곳곳에 스며 있는 문학의 도시다. 이백, 두보, 소동파, 그리고 설도 등 중국 문학사에서 빛을 발했던 옛 시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본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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