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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의 신비속으로 빠져봅시다

    뇌의 신비속으로 빠져봅시다

    ‘소우주’라 불리는 뇌에 대한 각종 궁금증을 풀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가 전국 각지에서 개최된다. 한국뇌과학회와 한국인지과학회 등은 ‘세계 뇌 주간’(14∼19일)을 맞아 중·고교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서울·포항·대전·청주·전주 등지에서 무료 공개강좌를 연다. 강좌에는 국내 뇌과학자들이 뇌의 기능과 질환 등에 대해 알기쉽게 강의할 계획이다. 17일 오전 서울대에서는 ‘술과 담배는 뇌에 어떤 영향을 주나’와 ‘뇌는 감정을 어떻게 느낄까’ 등 뇌의 작용을 이해할 수 있는 6개 강좌가 잇따라 마련된다. 같은날 오후 포항공대에서는 ‘뇌의 신비와 바이오 리듬’이란 주제로 강연이 열린다. 이어 18일에는 충북대에서 ‘한국인이 영어를 사용할 때 뇌는 무슨 일을 하는가’ 등 4개 강좌가, 전북대에서는 ‘신비한 뇌이야기’ 등 3개 강좌가 참여자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또 19일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뇌과학을 알면 공부가 쉽다’ 등 5개 강좌가, 서울대에서는 치매와 뇌졸중 등 한국인에게 자주 발생하는 뇌질환에 대한 4개 강좌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는 음악영재의 두뇌 관리법 등 2개 강좌가 각각 열린다. 매년 3월 셋째주에 열리는 뇌주간 행사는 지난 1992년 미국에서 첫선을 보인 뒤 전세계 57개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2년부터 시작됐다. 행사에는 무료로 참석할 수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인사]

    ■ 교육인적자원부 ◇국장급 전보△학술원 사무국장 魯日塾△서울시교육청 기획관리실장 黃寅哲△국외훈련 예정 禹亨植△충남 부교육감 李鍾洹△강원대 사무국장 禹承求 ■ 중소기업청 △산학협력과장 丁鍾沃 ■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인프라운영실장 林栽成△강릉분원 운영실장 朴永一△연구정책팀장 宋容一△혁신전략팀장 李大熙 ■ 한국과학기술원(KAIST)△연구처장 梁玄承△예산팀장 李相汶△총장보좌역 겸 기획팀장 李楠九 ■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대북경수로안전지원단장 金澔基△안전평가부장 裵球鉉△규제기술연구부장 盧柄煥 ■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실장△디지털미래연구실장 黃注性△국제협력〃 姜仁秀 △혁신전략〃 尹錫 ◇팀장△IT정책연구팀장 高祥原△통신정책〃 朴東旭△전파정책〃 崔桂榮△요금·회계〃 咸昌鎔△혁신관리〃 崔成在△재무회계〃 金七國 ■ 한국산업기술대 △산업기술대학원장 李在鶴△원격기술지원센터장 李應赫△기계설계공학과 학과장 黃達淵△메카트로닉스공학과 〃 李良熙△전자공학과 〃 崔正勳△교무팀장 崔東守△대학원 교학팀장 金滄銓△시설관리팀장 金鎭寬△ITP책임교수 林栽珏 ■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장 朴允在△노사관계〃 趙俊模△교육〃 崔恩洙△국제통상〃 金容德△기독교학〃 金英漢△사회과학대학장 金令鍾△박물관장 朴恩駒△대학신문ㆍ방송주간 金敏基△신문사협동주간 金昊永△학생지도상담소장 朴泰英△교수학습센터장 李慶和△인문과학연구원장 河政植△사회과학〃 黃俊性 ■ ㈜샘터 △샘터 잡지사업부 편집장 洪承範 ■ 남해화학 △전무 최동식△공장장 유홍석△상임감사 강성국△영업상무 서윤석 ■ 국민은행 (본부 본부장) △검사 丁在三 (지점장)△영등포중앙 金凡喆△화곡역 崔承皓△하안동 金熙旭△개롱역 洪性燮△망우동 李道宰△장림동 田炳洪△백마 趙在衡△서초로 李丙一△이수역 朴祥洙△서광주 金光石△운암1동 李同燮 ■ 대신증권 (지점장)△강남 李峻雨△제주 高上範△일도 金聖翊
  • 성덕대왕신종에 담긴 신비한 ‘소리과학’

    성덕대왕신종에 담긴 신비한 ‘소리과학’

    우리 선조들의 종 제조기술은 창조는 고사하고 모방하기조차 쉽지 않다.(서울신문 2월25일자 10면 참고) 특히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서기 771년 제작) 은 종 표면에 새겨진 그림의 예술성에 은은하게 울려퍼지는 종소리의 아름다움이 포개지면서 단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변변한 과학기술 장비 하나 없이 귀에 의지해 만들어냈을 우리 선조들의 ‘소리 과학’ 속으로 들어가본다. ●울림의 미학 ‘맥놀이’ 종소리는 종 몸체에 외부 타격으로 만들어진 진동이 주변 공기를 진동시키고, 이 진동이 귀에 전달돼 들리게 된다. 타종 직후에는 수많은 부분진동음이 발생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기본진동과 울림만 남게 된다. 일정시간이 지난 뒤 남는 소리가 바로 종 고유의 소리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타종 직후 곧바로 소멸되는 ‘탕’하는 타격음에는 종의 각 부문에서 발생하는 각종 진동수가 섞여 있다. 이어 먼 곳에서도 종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고음(원음)이 타격 후 10초 안팎까지 지속되며, 타격 후 1분 이상 계속되는 여음은 점차 줄어들면서 은은한 울림을 만들어낸다. 울림 가운데 소리의 세기가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는 ‘맥놀이’는 성덕대왕신종을 비롯한 한국종에서만 들을 수 있다. 맥놀이는 선명하고 오래 지속될수록 아름다운 소리로 느껴진다. 다만 1초당 5∼6회 정도 반복되면 좋은 느낌을 주지만, 그 이상이면 불쾌감도 줄 수 있다. ●종 내부 쇠찌꺼기·종 아래 웅덩이에도 과학이… 성덕대왕신종도 타종 직후에는 여러가지 진동수의 음파들이 혼재하지만 차츰 64㎐와 168㎐ 가량의 기본진동수 음파만 남게 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김양한 교수는 “성덕대왕신종의 맥놀이는 종의 재질과 두께가 균일하지 않아 기본진동수에 미묘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라면서 “종 구조 자체가 갖는 자연스러운 비대칭성이 아름다운 소리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즉 성덕대왕신종 내부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쇠찌꺼기가 과거에는 주조기술의 한계로 인식됐지만, 종의 비대칭성을 만드는 한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종 윗부분에 속이 빈 파이프처럼 생긴 음관도 음질과 음색을 좋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음관의 지름은 아래쪽 8.2㎝, 위쪽 14.8㎝의 나팔관 형태로 한국종에서만 볼 수 있다. 중국종과 일본종 등에는 없다. 김 교수는 “종을 칠 때 외부 진동은 멀리 전파되지만, 내부 진동은 서로 충돌하거나 반사돼 잡음이 나게 된다.”면서 “음관은 종 내부에서 형성되는 고진동수의 잡음을 신속히 방출,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종은 종 아래에 구덩이(음통)를 판 뒤 설치했는데, 음통은 종 안에 들어있는 공기의 진동수를 맥놀이 현상을 유발하는 진동수와 일치시켜 종소리가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젖먹이 아이를 희생양으로” 전설은 진실 혹은 거짓? 전설에 따르면 신라인들은 성덕대왕신종을 만들기 위해 30여년을 매달렸지만 실패를 거듭하자 젖먹이 아이를 희생양을 바쳐 결국 종은 완성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종을 치면 아이가 엄마를 부르는 것같은 ‘에밀레∼, 에밀레∼’라는 소리가 났다는 것. 전설이 사실이라면 성덕대왕신종에서는 사람의 뼈를 구성하고 있는 인(P)이 포함돼 있어야 한다. 1970년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성덕대왕신종을 복제한 ‘우정의 종’을 보내는 과정에서 한국과학기술연구소가 정밀조사를 벌였다. 당시에는 성덕대왕신종에서 어린아이에게서 검출될 수 있는 인이 나왔다고 발표된 바 있다. 반면 1998년 당시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은 “성덕대왕신종 성분 분석을 한 결과, 인은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다만 인의 비중은 구리보다 가벼워 쇳물 위로 뜨기 때문에 ‘불순물’로 여겨져 제거됐다면 인이 검출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단서를 덧붙였다. 결국 성덕대왕신종에 얽힌 전설은 13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진위 여부를 밝힐 수 없는 신비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셈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대중형 로봇’ 아파트 입주

    올 연말에 건강검진과 우편업무 보조 등을 수행하는 ‘대중 로봇시대’가 본격 개막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개발된 대부분 첨단 로봇들은 음성 및 얼굴 인식이 주요 기능이었다. 정보통신부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넥스트아이 등 10개 민간업체 컨소시엄이 최근 대중화가 가능한 고급형과 보급형, 감성형 등 3개의 첨단 ‘정보콘텐츠 로봇’ 초기 모델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정보콘텐츠 로봇’은 오는 10월 아파트촌에서 시범 서비스에 들어가 당뇨병환자 정기검진 등 다양한 건강보조기능을 수행한다. 정통부는 이 로봇이 6월까지 외장형을 갖춘 초기 모델이 개발되고 10월부터는 광대역통합망(BcN) 구축사업과 연계, 수백가구의 신축 아파트 입주자들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에 돌입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로봇은 첨단기술 연구 등을 수행하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한국형 휴먼로봇인 ‘휴보(HUBO)’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개발한 네트워크 기반의 ‘NBH-1’과는 달리 일반 소비자를 직접 겨냥한 ‘대중형 로봇’이다. 정통부는 ‘정보콘텐츠 로봇’의 가격이 수십만∼수백만원대로 조기 대중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2007년까지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100만대 이상을 공급할 계획이다. 고급형 로봇(70㎝ 크기)은 당뇨환자의 혈당을 확인하는 등의 ‘헬스 케어’를 제공하거나 어린이에게 동화를 읽어준다. 정통부는 이 로봇이 콘텐츠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 기능을 갖추고 가격도 200만∼300만원대로 비교적 저렴해 고급 아파트의 필수품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급형은 아파트와 상가를 연결해 상품정보를 확인하고 물건을 주문하는 등의 정보교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가격은 100만∼200만원선. 또 저가형인 감성형은 게임·MP3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방범 및 보안기능도 수행한다. 정통부 관계자는 “휴보 등 기존의 로봇은 몸체에 제어ㆍ음성인식 기능이 있어 몸체가 커지고 비용이 많이 들어가지만 정보콘텐츠로봇은 외부서버에 의해 움직여 기능이 휴보보다 훨씬 다양하고 첨단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통부는 우체국 등에서 우편번호 및 주소확인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공공 도우미 로봇’을 개발, 올해 안에 20개 지역에 배치하기로 하고 향후 대상 기관도 점차 늘려나가기로 했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신연숙칼럼] 황우석과 로플린

    [신연숙칼럼] 황우석과 로플린

    황우석 서울대 교수, 로플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의 추락 아닌 추락을 바라보는 심정은 좀 착잡했다. 한국 사회에서 과학기술자가 국민적 관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일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한국인 중에 노벨 과학상 수상에 가장 가까이 다가갔다고 믿어지는 석학과, 한국의 이공계 위기 해결사로 초빙된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가 여론의 뭇매를 맞는 모습은 좀 민망하기도 했다. 그나마 황교수의 경우는 애정어린 비판이 다수였다는 점에서 위로를 받아도 좋을 것이다. 국가로부터 요인급 경호를 받는 ‘국민과학자’로서 학장직 정도는 진작 초개처럼 알았더라면 더욱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어쨌든 황교수는 연구에 충실해 노벨상, 혹은 그에 버금가는 업적으로 국민적 성원에 보답하면 된다. 이에 반해 로플린 총장은 KAIST 개혁을 위한 ‘로플린 구상’을 스스로 부인하는 수모를 당해야 했다. 로플린 총장은 자신의 ‘고용주’라 할 수 있는 과학기술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거센 반발을 샀던 KAIST의 사립화를 비롯해 학부중심 대학 전환, 일반종합대학화, 의대·법대 신설 등은 논의된 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로플린 총장이 최근 한 정당초청 강연에서 연설한 내용을 보면 총장의 기본적 소신은 변함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그의 소신은 잘못 전달되었으며 보기에 따라 우리의 과학기술교육 인식에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 주는 생각들이 진지하게 논의될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묵살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를테면 정부 재정지원으로부터의 일정 정도의 자립, 학부모와 학생 수요에 부응한 교육, 창의성 개발을 위한 다양한 체험 제공과 같은 것들이다. 로플린 총장은 국공립대학의 문제점으로 분배의 불공평과 정부의존적 연구를 들었다.3분의1이 부유층 출신인 학생들이 세금으로 장학금을 받는 것은 불공평하며 정부 보조의 연구는 시장과 동떨어진,‘연구계약을 따기 위한 연구’를 한 실패경험을 선진국들이 갖고 있다는 것이다. 로플린 총장은 이의 해결책으로 미국의 유명 주립대학들이 채택하고 있는 일정 수준의 학생 납입금 부과를 제시했다. 이것이 비판의 표적이 된 KAIST의 사립화이다. 학부모와 학생 수요에 부응한 교육은 산업 발전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 학생의 경제활동 유입을 위한 교육이라고 로플린 총장은 설명한다. 이공계 위기는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라 탈(脫)산업시대 시장 변화에 의한 세계 공통의 현상이다. 따라서 과학기술교육은 단순한 엔지니어 양성이 아니라 학생 하나하나의 진로를 최대화할 수 있는 창조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산업발전 지원이라는 KAIST의 설립목적과 일견 어긋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학부모 입장에서 보면 보다 확실한 교육투자일 수 있다. 바람직한 교육 환경으로 로플린 총장은 소수정예보다는 다양한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규모있는 학교체제를 제안한다. 경영학관련 부전공, 의과·법과 준비과정 개설, 외국어 능력 향상 등은 우수학생 유치와 학제 이동, 자극을 가능케 하여 창의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엘리트 위주의 기존 시스템과는 부딪친다. 이밖에도 로플린 총장은 대학원생의 성과별 지원금 연계, 성과위주의 정년보장 제도 도입, 교수들의 12달 분량의 수입을 9달만 일하는 조건에 나눠줄 수 있도록 하는 방안 등 토론해 볼만한 전혀 새로운 생각들을 제시했다. 우리가 외국의 석학을 개혁의 적임자로 초청했을 땐 기존 이해관계나 선입견을 배제한 객관적인 눈, 성공한 선진국의 경험과 신진 기류를 도입하겠다는 목적을 갖고 한다. 로플린 구상은 이런 기대를 크게 배반했는가. 다음달엔 최종적인 KAIST 개혁안이 나오리라 한다. 발상을 달리한 충분한 논의가 있기를 바란다. 수석논설위원 yshin@seoul.co.kr
  • 로플린, KAIST교수진 혹평

    한국과학기술원(KAIST) 로버트 로플린 총장이 카이스트 교수진을 사실상 ‘잿밥에만 눈먼 연구인’쯤으로 비판해 거센 논란이 예상된다. 17일 열린우리당 서울시당 3기 정치아카데미의 강사로 나서는 로플린 총장이 사전에 작성한 강연 원고에 따르면 “카이스트 교수들은 연구 내용보다 정부 보조금 계약 크기에 관심 갖고, 또한 중요하지 않은 연구임을 알면서도 정부 보조금 획득을 위해 착수하고 있다.”고 혹독한 비판을 가했다. 이어 “연구계약과 연구절차가 정치적으로 이뤄지고 이 탓에 잘못된 투자에 대한 책임감이 결여돼 있으며 이런 이유로 연구 경쟁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쓴소리를 던졌다. 로플린 총장은 이러한 문제의 근본적 원인으로 “카이스트 설립시 특별법에 따르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는 규정은 인적 자원 양성을 뒤로 돌리는 본말의 전도”라고 지적하며 “카이스트 설립 특별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자신의 부모와 형제, 자녀 등 가정사와 함께 버클리 대학,MIT 대학원 졸업, 벨 연구소 취업 등 개인적 경험 설명을 곁들인 강연 원고에서는 “정부의 국·공립 대학 공적 보조개념이 희박해지는 세계적 추세”와 “엘리트 교육에 필요한 비용을 학부모, 학생들에게 부과하는 추세”를 강조했다. 로플린 총장의 쓴소리는 정치권, 카이스트 학생들에게도 이어졌다. 그는 “카이스트를 세계 수준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카이스트의 ‘굿 머니’ 예산증가에 관해 과학기술부와 복합적으로 협의중이지만 필요한 예산 인상안이 국회에서 채택될지에 대해 확신이 없다.”면서 “투표에 의해 선출된 입법자들은 불공정한 것을 한다고 생각하면 투표자들로부터 제재를 받는 것을 걱정하기 때문”이라고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또한 “비틀린 도덕률은 과학기술계통 학생들이 교수직을 취득하는 데 온 신경을 쓰도록 만든다.”고 꼬집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핵자기공명·반도체 기술 적용등 연구

    양자컴퓨터는 1982년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이 최초로 아이디어를 낸 이후 꾸준히 개발이 이뤄져 왔다. 때문에 현재로서는 미래형 컴퓨터 중 실용화 가능성이 가장 높다. 양자컴퓨터를 구현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지금까지 가장 많은 연구가 이뤄진 기술은 ‘핵자기공명(NMR)’방식이다. 분자의 핵을 정보처리 단위인 큐비트로 사용하고, 핵자기공명 기법을 적용해 양자의 상태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미국 IBM은 이런 방식으로 7큐비트 양자컴퓨터를 개발,2의 7제곱(128)개의 연산을 동시에 수행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이순칠 교수도 2001년 3큐비트 양자컴퓨터 제작에 성공했다. 그러나 큐비트간 상호작용 등에서 아직은 한계가 많은 상황이다. 복잡한 신기술을 쓰지 않고 지금의 반도체 기술을 그대로 적용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기존 반도체를 이용할 경우 큐비트 수에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반도체 소자의 크기를 나노미터(1㎚=10억분의 1m) 수준으로 줄여야 하고, 절대온도 1도(영하 272.15도) 이하의 환경이 요구되는 등 걸림돌이 있다. 서울시립대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안도열 교수는 최근 기존 반도체 집적기술을 이용한 1큐비트 양자컴퓨터를 내놓았다. 양자컴퓨터는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 기초학문뿐만 아니라 엄청난 양의 정보를 검색·분석해야 하는 기상예측과 신약개발 등의 분야에서도 응용될 것으로 보인다. 양자컴퓨터의 상용화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가 하나로 묶이면서 암호 등 보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초고속 연산능력을 지난 양자컴퓨터가 개발되면서 기존 보안장치들이 쓸모없게 될 수 있는 탓이다. 특히 현재까지 개발된 가장 강력한 보안시스템인 ‘공개키 암호’(RSA) 체계조차 무용지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복잡한 소인수분해 관련기술을 적용한 RSA는 현재 인터넷과 신용카드, 온라인뱅킹은 물론 기업이나 국방·외교의 기밀을 보장하는 데 두루 활용되고 있지만 양자컴퓨터는 소인수분해를 쉽게 풀 수 있다. 이 경우 전세계 인터넷, 금융기관 등의 암호체계에 대한 전면 개편이 불가피하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국내 최연소 23세박사 탄생

    우리나라 최연소 박사 기록이 경신됐다.15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따르면 1999년 9월부터 2000년 5월까지 1년 동안 KAIST를 다닌 정진혁(鄭鎭赫)씨가 지난해 12월30일 미국 뉴욕의 RPI(Rensselaer Polytechnic Institute)공과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1981년 1월생인 정씨의 박사학위 취득 연령은 23년 11개월로 윤송이(29·여) SK텔레콤 상무가 갖고 있는 최연소 박사 기록 24년 2개월보다 3개월 빠르다. 정씨는 대전 대덕초등학교와 대덕중학교 1학년 과정을 마친 뒤 95년 연구 연가(1년)를 낸 아버지 정명균(60·KAIST 기계공학과) 교수를 따라 미국 캘리포니아에 가 중·고교를 졸업한 뒤 아버지의 권유로 KAIST에서 1년간 공부했다. 정씨는 2000년 8월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RPI대학의 학사과정에 다니던 중 2002년 8월 곧바로 박사과정(전공 화학)에 들어가 2년 5개월 만에 학위를 취득했다. 정씨는 “학부 2년을 마친 여름학기에 대학원 실험에 참여, 루게릭병(ALS)의 유일한 발병인자에 관해 독자적인 연구실적을 낸 것이 실험실 담당 교수에게 인정받아 박사학위 과정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그룹 ⑤-금융 계열사 CEO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삼성그룹 ⑤-금융 계열사 CEO

    지난 2002년 5월24∼25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삼성그룹 연수원 ‘창조관’에 삼성의 금융사 7인의 ‘수장’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속속 모여 들었다. 직전 전자사장단 회의에서 “현재 실적에 자만하지 말고 미래를 대비하자.”고 주문했던 이건희 회장이 무슨 말을 던질지 모르는 상황. 오후 3시부터 시작된 회의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캐피탈, 삼성증권, 삼성투신운용 등 업종별로 중장기 전략을 발표한 뒤 새벽 1시까지 토론이 이어졌다. 회의를 함께 한 이 회장은 “문제가 있는 경영방식은 즉각 고쳐 금융사들도 삼성다운 ‘일류경영’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 “해외 선진 금융사들의 본격적인 진출에 대비해 핵심 금융전문인력을 확보하고 벤치마킹해 상품·서비스 개발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토종 대 외국자본의 한판 승부가 벌어지고 있는 현 상황을 미리 대비한 것이다. 이 회장은 2001년 회의때도 “사고가 난 뒤 보험료율만 올리지 말고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연구개발(R&D)에 노력하라.”고 주문해 삼성화재가 최초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를 설립하는 계기가 됐다. 이 회장이 전자계열에 이어 금융사 사장들과 전략회의를 가진 데서 나타나듯 금융업은 전자와 함께 삼성의 양대축이다. 삼성은 지난 세월 현대·LG 등과 늘 수위를 다퉈왔지만 금융만큼은 독보적인 지위를 유지했다. 현재 자산기준으로 삼성생명이 90조원을 넘어섰고 삼성화재 14조원, 삼성증권 6조원에 육박한다. 웬만한 시중은행과 맞먹는 수준이다. ●자산 90조, 삼성의 ‘젖줄’을 일군 사람들 삼성생명은 57년 4월 강의수, 전중윤, 윤삼영, 강일성, 김용수, 강화두 등 7인의 경제인이 57년 공동으로 세운 동방생명이 전신이다. 초대 사장과 회장을 지낸 고 강의수 회장은 권영길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의 장인이다. 당시 동방생명 마산지부장이 효성그룹 창업주인 고 조홍제 회장이었다. 동방생명은 설립 2년 만에 국내 생보업계 1위로 뛰어오른 데 이어 62년에는 동남증권(현 하나증권) 설립, 동양화재 주식 매입, 동화백화점(현 신세계백화점) 인수 등 사세를 넓혀 나갔다. 하지만 63년 1월 강 회장이 운명하자 곧바로 어려움에 빠졌고 그해 7월 삼성의 일환이 된다. 삼성생명은 삼성의 지배구조를 지탱하는 ‘대들보’로서 그만큼 부담도 안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자동차 채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건희 회장이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를 내놓으면서 해외 및 국내여론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때 일부 해외언론은 이 회장을 가리켜 ‘책임을 질 줄 아는 유일한 경영인’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이재용 상무가 최대주주인 삼성에버랜드가 갖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 19.34%도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에버랜드는 지난해 말 삼성생명 지분 6%를 제일은행에 5년간 신탁하면서 금융지주회사로 지정되는 것을 피하려고 하는데 당국의 결론이 주목된다. 참여연대가 지난해 4월 이수빈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을 배임혐의로 고발한 것도 걸려 있다.99년 회사가 손해를 봐 가면서 우리은행과 주식을 맞교환해 지배주주에게 ‘이득’을 안겨줬다는 주장과 삼성자동차 ‘우회지원 대출’ 등이 고발 사유였다. 이같은 경영외적인 비중을 제외하고도 삼성생명은 국내 생명보험 시장의 35%를 점유하고 있는 선두업체로 올해 자산 100조원 돌파가 예상되는 등 화려한 실적을 자랑하고 있다.2003년 미 포천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가운데 생보사 부문 19위에 랭크됐다.2010년까지 자산 200조원, 매출액 47조원을 달성하여 ‘글로벌 종합금융서비스회사’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다. 과거 삼성의 계열사 가운데 삼성생명 돈을 빌리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였다. 삼성생명빌딩과 중앙일보빌딩, 종로타워, 강남의 하이닉스빌딩 등 수많은 빌딩이 삼성생명 소유다.1116개 지점의 영업용 부동산의 장부가만 3조 5158억원에 달한다. ●생명의 산 증인, 이수빈과 배정충 삼성생명의 경영은 99년 12월부터 배정충(60) 사장이 책임지고 있다. 전북 전주생인 배 사장은 전주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마치고 69년 삼성생명(당시 동방생명)에 입사했다. 입사 당시 삼성생명의 자산은 30억원(현재 90조원)에 불과했다. 생명보험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던 70∼80년대를 영업 현장에서 보낸 배 사장은 삼성화재 대표를 거쳐 99년 ‘친정’의 대표이사로 금의환향했다. 취임 직후 가장 먼저 한 일이 한달에 걸쳐 전국의 영업현장을 순회한 일일 정도로 현장을 우선시한다. 한번 본 숫자는 거의 잊어버리지 않을 정도로 ‘수리’에 밝다.4년 만에 삼성생명에 돌아왔을때 사장실에 불려 간 간부들이 업무와 관련된 통계숫자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자 일일이 수정해주며 ‘불호령’을 내린 일화는 유명하다. 반면 아무리 바빠도 회사 임직원이나 거래처, 지인들의 상가에는 빠지지 않고 참석할 정도로 인간적인 면도 강하다는 평이다. 이수빈 회장도 삼성생명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다. 65년 삼성그룹 공채 6기로 입사,13년 만에 제일모직 대표이사로 초고속 승진한 그는 25년간 제일합섬, 제일제당, 삼성항공, 삼성생명, 삼성증권의 CEO와 삼성 금융그룹 회장을 맡아 ‘직업이 사장’으로 불린다. 보험 경영에 손익과 효율을 중시하는 경영 방식을 접목했고 생명보험 경영의 핵심인 영업소장과 설계사의 위상 강화를 통해 업계 1위의 기반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생명은 그 역사만큼이나 거쳐간 인물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2대 사장을 지낸 이호씨는 20대,31대 내무부장관과 8대,20대 법무부장관을 역임했다.63년 삼성으로 넘어 오면서 새로 구성된 경영진에는 LG그룹 구인회 창업주의 3남이자 이병철 회장의 둘째 사위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이 포함돼 눈길을 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시아버지인 정상희씨는 71∼78년 회장을 지냈고 김만제 전 포철회장도 경제부총리를 마치고 91∼92년 회장을 맡았다. ●사돈과 사위가 맹활약한 삼성화재 삼성화재는 1951년 3월 경남 함안 출신의 구진현씨가 세운 재단법인 ‘훈세사(勳世社)’에서 출발한 안보화재와 한국일보 창업주인 고 장기영 회장이 초대사장을 지낸 안국화재가 전신이다. 안보화재와 안국화재는 63년 합병으로 한 회사로 태어났고 93년 말 삼성화재로 이름을 바꿨다. 삼성화재의 사사에는 유난히 ‘인척’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이맹희씨의 장인인 손영기 전 경기도지사는 삼성에 인수된 직후인 61년 안국화재 사장을 맡은 뒤 운명(76년)하기까지 사장을 지냈다.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외삼촌이자 손영기씨의 아들인 손경식 CJ 회장은 93년 7월 당시 제일제당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길 때까지 경영을 맡았다. 이병철 회장의 4녀 덕희씨의 남편인 이종기씨와 자리를 맞바꾼 것이다. 이종기씨 역시 2000년 3월 경영에서 물러날 때까지 삼성화재를 국내 대표 손보회사로 키워놨다. 안국화재 지분이 많던 이맹희씨도 65∼67년 임원을 지냈고 부인 손복남씨도 85∼93년 상무로 일했다. 삼성화재 역시 긴 역사만큼이나 거물급 인사들을 많이 배출했다. 동부화재 김순환 사장은 2001년까지 부사장을 지냈고 조용철 CJ홈쇼핑 사장도 99년까지 삼성화재에서 일했다. 박해춘 LG카드 사장, 박종익 전 손보협회 회장도 삼성화재 출신이다. ●신경영으로 이끈 이학수와 이수창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이 실질적으로 삼성화재 대표를 지낸 것은 94년 12월∼96년 8월로 1년 8개월밖에 되지 않지만 삼성화재의 ‘경영체질’을 혁신적으로 바꿔 현재의 고도수익을 낳는 경영시스템을 만들어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본부장은 94년 초 제일제당 대표로 잠시 나갔다 돌아오고 나서 바로 삼성화재 CEO로 부임하자마자 17%였던 시장점유율을 30%까지 끌어 올리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삼성화재 임원들은 ‘불가능한 목표’라며 주저했지만 “삼성이 명색이 ‘영남기업’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구에서 4위, 부산에선 3위, 경북은 7위라는게 말이나 되느냐? 전부 1위로 끌어 올리자.”는 이 본부장의 격려에 설득당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 94년 17.6%였던 삼성화재의 점유율은 96년 23.6%로 급등,2,3위와의 격차를 10%이상 벌렸고 2001년 대망의 ‘30%’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 본부장은 또 자동차보험의 공격적인 확대, 설계사 수당 100% 인상, 품질보증제 시행 등 ‘신경영’을 도입하며 삼성생명에 비해 뒤처져 있던 삼성화재의 위상과 직원들의 사기를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구단 창설, 삼성화재배 세계바둑대회 등을 통해 회사 이미지 개선에도 기여했다. 이 본부장, 배정충 현 삼성생명 사장의 뒤를 이어 99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수창(56) 사장의 경영성적도 눈부시다.99년 26.9%였던 점유율을 지난해 32%로 끌어 올리며 2,3위업체와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2003년,2004년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S&P로부터 국내 민간기업 중 최고등급인 A+를 받았다. 매월 마지막주에는 영업점과 보상 현장을 깜짝 방문하는 등 ‘현장경영’에 철저한 이 사장은 2002년 업계 최초로 ‘삼성애니카’라는 브랜드 경영을 도입했고 2001년 진입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은행의 손해보험업 진출이 예정된 올해는 향후 10년간 회사의 명운을 좌우할 중대한 시기”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경북 예천의 대창고를 졸업한 이 사장은 독특한 전공(서울대 수의학과)으로도 유명하다. 한때 사법시험을 준비했지만 결국 경영인으로 성공했다. ●아직 꺼지지 않은 카드의 ‘불씨’ 삼성의 금융사업 가운데 가장 고전하고 있는 분야는 신용카드다. 삼성카드는 지난해 1조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데 이어 올해도 1조 2000억원의 증자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46%), 삼성생명(34.5%), 삼성전기(4.7%), 삼성물산(3.1%) 등 삼성 계열사들은 지분만큼 증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삼성카드의 적자로 인한 지분법 평가손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건희 회장은 이미 2002년 “신용카드가 신용사회 저변확대에 기여했지만 과열 경쟁으로 인해 사회·경제적인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지만 카드사태는 현실화됐다. 유석렬(55) 사장은 신용카드 부실이 불거진 2003년 대표이사를 맡아 그동안 삼성캐피털과의 합병, 유상증자, 해외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등으로 숨가쁜 시간을 보냈다. 경기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거쳐 74년 제일모직에 입사한 유 사장은 입사직후 회사의 권유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공학과에 진학한 ‘드문’ 케이스다. 삼성전자 반도체 미국법인 근무를 거쳐 91년부터는 비서실 재무팀에서 일했다. 미국법인 관리부장 시절 동료가 최광해 현 구조본 재무팀장이다.97년 삼성캐피털 대표이사로 CEO 생활을 시작한 유 사장은 삼성증권 사장,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 사장을 역임했다. ●‘투자은행’으로 변신중인 삼성증권 92년 국제증권을 인수하면서 출범한 삼성증권은 98년 수익증권 판매고 최단기간내 10조원 돌파 등 짧은기간에 업계 선두권으로 도약했다. 일찍부터 ‘약정경쟁’을 지양하고 자산관리형 영업으로 변신을 시도, 현재 투신수탁고가 20조원에 달해 자산관리부문에서 은행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흥은행, 국민은행 지분 매각 작업에 공동주간사로 참여하는 등 외국계 대형 증권사들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투자은행(Investment Banking) 부문에서도 이들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토종증권사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영입된 황영기 전 사장에 이어 지난해 5월 삼성증권 사장에 취임한 배호원(54) 사장은 삼성그룹 내에서도 대표적인 자산운용 및 재무 전문가로 꼽힌다. 배 사장은 경남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77년 제일합섬 경리과를 시작으로 비서실 재무팀 부장,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 삼성투신운용 사장, 삼성생명 자산·법인부문 총괄 사장 등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금융전문가답게 깔끔한 이미지지만 직원들과 ‘해장국 미팅’을 즐기는 등 소탈한 모습도 갖고 있다. ●벤처투자, 투신운용, 선물 등으로 확장되는 금융사업 삼성은 삼성물산의 벤처사업팀을 확대,99년 유망 벤처기업을 발굴·육성하는 삼성벤처투자를 설립했다.2003년 대표이사로 부임한 김상기(55) 사장은 대구 출신으로 경북사대부고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 삼성생명, 삼성증권에서 주로 일했다. 지난해 말 현재 수익증권 22조 2000억원, 뮤추얼펀드 1000억원, 투자자문 38조 1000억원 등 60조가 넘는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삼성투자신탁운용은 2003년부터 삼성화재 부사장을 역임한 황태선(57) 사장이 맡고 있다. 경북 상주생으로 김천 성의종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선물 관련 제품의 판매·컨설팅, 정보 수집 등을 담당하는 삼성선물은 지난해 3월부터 정주영(57) 사장이 맡고 있다. 정 사장 역시 황 사장의 고향인 경북 상주 출신으로 상주고와 서울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생명을 거쳐 삼성증권 리테일 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ukelvin@seoul.co.kr ■ 삼성의 금융비화 삼성은 삼성물산을 시작으로 제일모직, 제일제당, 삼성전자 등 거의 모든 회사를 손수 일궜지만 오늘날 100조원이 넘는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금융사업은 대부분 인수한 것이다. 묘하게도 인수한 금융사는 승승장구하고 있는 반면 삼성이 직접 설립한 금융관계사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지난해 삼성증권 황영기 사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추대되자 재계에서는 곧바로 삼성의 우리은행 ‘인수설’이 불거져 나왔다. 우리은행이 삼성자동차의 주 채권은행인데 삼성에서 잘 나가던 황 사장이 굳이 자리를 옮길 필요가 있었느냐는 것이다. 삼성의 부인이 아니더라도 삼성이 은행을 소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한때 시중은행의 대부분을 소유했고 이후에도 끊임없이 제1금융권 진입을 노렸던 삼성인지라 의혹의 눈길은 쉽게 거둬지지 않는다. 고 이병철 회장은 50년대 중반 이승만 정부가 추진한 시중은행 주식 공매에 참가해 12억 9000만환에 흥업은행(구 한일은행) 주식 83%를 소유하게 됐다. 이어 조흥은행주 55%를 매입했다. 흥업은행 신탁부에서 상업은행주 33%를 갖고 있었으므로 삼성은 당시 4개 시중은행 가운데 3개 은행을 직간접적으로 지배했던 것이다. 황영기 회장이 맡고 있는 우리은행이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합친 것이므로 삼성과 우리은행의 인연이 질기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5·16 쿠데타로 삼성이 소유하고 있던 은행 지분은 정부 소유로 돌아갔다. 삼성으로서는 한국비료(한비)와 대구대·은행을 박정희 정권에 뺏긴 셈이다. 하지만 삼성과 금융사업의 인연은 58년 안국화재 인수로 재개된 뒤 63년 동방생명 인수로 본격화된다. 금융사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던 고 이병철 회장은 63년 봄 동방생명 임원이 찾아와 회사를 인수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회고했다.5월22일 당시 동방생명 임원 대부분의 주식이 먼저 삼성으로 넘어왔고 강의수 회장의 유족들도 7월16일 지분을 넘겼다. 강 회장의 유족이 권영길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의 부인 강지연 여사다. 삼성과 민노당의 ‘악연’도 역사가 긴 셈이다. 삼성은 92년 11월 배현규씨 등 국제증권 대주주로부터 영업권을 양도받아 삼성증권을 탄생시켰다.96년에는 국제선물(현 삼성선물)을,98년에는 동양투신(현 삼성투신운용)을 인수했다. 반면 88년 설립한 삼성카드는 현재 그룹의 ‘뜨거운 감자’로 전락했고 95년 설립한 삼성캐피탈도 부실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삼성카드와 합병해야 했다.99년 설립한 삼성벤처투자도 ‘벤처 붐’이 사그라지면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ukelvin@seoul.co.kr ■ 생명·화재 역대 대표이사 ●삼성생명 강의수(57.4∼62,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장인) 이 호(∼63, 전 내무부·법무부 장관) 조우동(∼69, 전 삼성중공업 회장) 이겸재(∼71) 원종훈(∼78) 고상겸(∼83) 배상욱(∼84, 전 체신부 장관) 박태원(∼85) 이수빈(∼91) 황학수(∼95, 전 삼성카드 부회장) 이수빈(∼99, 현 삼성사회봉사단장) 배정충(∼현재) ●삼성화재 손영기(∼76, 이맹희씨 장인) 손경식(∼93, 현 CJ회장) 이종기(∼2000, 이병철 회장 넷째 사위) 강경수(∼93) 홍종만(∼94, 전 삼성자동차·삼성코닝정밀유리 사장) 이중구(∼94, 현 삼성테크윈 사장) 이학수(94∼96, 현 삼성 구조조정본부장) 배정충(∼98, 현 삼성생명 사장) 이수창(∼현재)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김성곤·최광숙차장 안미현·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클릭 이슈] 로플린 발언의 거짓과 진실

    ‘로플린 구상’은 언론이 만든 유령인가. 로버트 로플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언론들이 거론했던 자신의 구상을 전면 부인하고 나서, 누구 말이 맞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구상은 로플린 총장이 지난해 12월 14일 열린 KAIST 비전 워크숍에서 교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발표한 ‘KAIST 투자전략 제안서’에서 나온 것으로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제안서에 로플린 구상으로 불리는 ▲학사와 석·박사를 합쳐 7000명 수준인 입학정원을 2만명으로 늘리고 ▲연간 600만원의 등록금을 받고 ▲의대·법대 예비반 및 경영대학원 예비반을 둔다는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로플린 총장은 이 제안서에 대한 비판과 문제제기 등을 예상하고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정책안으로 수정되길 바랐으나, 교수와 학생들은 ‘수장의 제안은 곧 실천’인 한국실정을 감안, 그대로 추진될 것을 우려해 반발했다. ●사립화의 진실 로플린과 기자들의 대화가 통역을 통해 이뤄진 것이어서 의사전달이 잘못됐을 수는 있다. 이 구상이 국립대보다 종합사립대 형태에 가깝지만 이것이 소유형태의 변화까지 의미했던 것인지, 운영만 사립대처럼 하겠다는 것인지 분명하지가 않다. 로플린 총장이 제안서나 각종 행사에서 KAIST 사립화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하지만 제안서가 공식적으로 나오기 전인 지난해 11월 중순 총장공관 집들이에서 기자들이 로플린 구상을 어렴풋이 알고 통역인 수행비서를 통해 “사립화를 의미하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대답했었다. 이와 관련해 로플린 총장은 지난 3일 수행비서를 통해 “나와 일반인의 사립화 개념이 달라 혼동이 왔다.”고 전해왔으나 당시 발언이 학교 소유권의 변화까지 의미했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미혼인 수행비서 이모(35)씨는 로플린 총장이 교수로 있던 스탠퍼드대학에서 잠시 공부했다. 지난해 3월부터는 한국과학문화재단이 만든 인터넷신문 사이언스타임스 객원기자로 활동하면서 총장으로 선임된 로플린과 전화인터뷰를 많이 했다. 이런 인연으로 로플린 총장이 취임하면서 비서로 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언론과 접촉할 때 통역했지만 의미 전달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예컨대 기자들이 “사립화를 뜻하느냐.”고 물으면 소유권 변화까지 뜻하는지 정확하게 따져 로플린 총장에게 전달해야 하는데 ‘사립화’란 용어만 전할 경우 로플린 총장은 ‘사립대처럼 운영하는 것’으로 생각,“그렇다.”고 말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일이 커지자 이씨는 난감해하고 있다. 과학기술부 간부가 참여하는 KAIST 이사회는 최근 로플린 총장의 대외활동과 매끄러운 외부접촉을 도울 수 있는 비서실장 등을 보강토록 학교측에 권고, 이런 고민이 있음을 보여줬다. ●로플린 발언의 변화과정 로플린은 지난해 5월 말 KAIST 총장으로 선임된 뒤 언론과 인터뷰에서 “KAIST를 미래사회에 걸맞은 세계적 연구중심의 이공계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11월 3일 카이스트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우리 학교는 경영 방식이 달라 스탠퍼드나 MIT와 같아질 수 없다. 일단 입학정원을 늘려 얼마나 학생이 오는지 보고 싶다.”고 말해 약간 입장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같은 달 각종 언론과 접촉에서 “KAIST 경쟁상대는 서울대가 아니라 (시장원리에 충실한) 연세·고려대 등 사립대다.”“내가 생각하는 KAIST 발전모델은 기업과 연계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MIT”라고 얘기하다 연구중심의 대학원이 아니라 학부중심 종합사립대 형태와 비슷한 구상을 내놓아 파문을 낳았다. ●사퇴발언에 대한 의문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로플린 총장은 “나의 구상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I will return home‘(나는 집으로 돌아가겠다.)과 ‘I should go’(나는 돌아가야 한다.) 등으로 발언, 사퇴를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KAIST 홍보실 관계자는 “KAIST를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키우려면 재정이 풍부해야 하는데 정부 지원도 충분치 않고, 등록금 인상 등 방법도 잘 안되자 하소연조로 말한 것이 문제가 불거졌다.”고 해명했다. 그는 “언론과 접할 때는 대부분 말이 공식적인 발언이 되는데 로플린 총장이 이 부분을 가볍게 여기는 성향이 있어 곤혹스럽다.”고 지적했다. 로플린 총장이 미국과 한국의 문화차이를 이해하지 못해 그렇다 하더라도 그간의 발언은 내심 자신의 구상에 대한 추진의지가 강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로플린 발언의 변화과정 ▲2004년 5월 29일(KAIST총장 선임후 언론과 인터뷰)=“KAIST를 미래사회에 걸맞은 세계적 연구중심의 이공계 대학으로 만들겠다.” ▲2004년 7월 15일(총장 취임연설)=“KAIST를 미국 스탠퍼드대를 비롯한 세계의 모든 대학이 본받고 싶은 연구중심 대학으로 만들겠다.” ▲2004년 11월 3일(카이스트신문과 인터뷰)=“우리 학교는 학교 운영방식이 달라 스탠퍼드나 MIT와 같아질 수 없다.”“일단 실험적으로 입학정원을 늘려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오는지 보고 싶다.” ▲2004년 11월 10일(각종 언론과 인터뷰)=“KAIST의 경쟁상대는 서울대가 아니라 (시장원리에 상대적으로 충실한) 연세대나 고려대 등 사립대다.” ▲2004년 12월 14일(2004년도 KAIST 비전 워크숍)=등록금 대폭 인상, 입학정원 증원, 의대·법대 예비반 설치 등 연구중심의 대학원이 아닌 학부중심의 종합사립대와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는 ‘KAIST 투자전략 제안서’(로플린 구상) 발표.
  • 정운찬 서울대총장 “대학도 펀딩시스템 갖춰야”

    정운찬 서울대총장 “대학도 펀딩시스템 갖춰야”

    서울대가 있는 관악산 기슭에는 지금 회오리바람이 불고 있다. 새해 들어 학생들의 ‘등록금 투쟁’으로 한동안 들썩였는가 하면 지난달 28일에는 재임용에서 탈락한 김민수 전 미대 교수를 사실상 복직시키라는 법원의 판결이 내려지면서 안팎의 논쟁이 뜨겁다. 그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 처음 실시한 지역균형선발은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다. 이 제도로 뽑은 신입생 586명은 대학이 다양성을 갖추는 데 기여할 것이다. 긍정정이든, 부정적이든 이 모든 소용돌이의 중심에는 정운찬(57) 총장이 있다. 서울신문은 2일 정 총장을 단독으로 만나 복잡할 수밖에 없는 최근의 심경을 들었다. 정 총장은 지난달 17일 등록금 인상안을 확정하기 위한 기성회 이사회가 학생들의 실력저지로 무산된 것을 매우 섭섭해했다. 그는 “등록금 인상 저지를 넘어 학생들이 정치적인 고려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학생들이 기성회 이사들에게 욕을 하는가 하면 여교수에게 ‘아줌마는 누구세요.’라고 ‘막말’을 하는 데는 충격도 받았다. 정 총장은 학내신문인 ‘대학신문’이 제호없이 발행되는 사태가 빚어졌을 때도 ‘학생들이 지나치게 학교에 반항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이러니까 교육을 해야 하는 것이겠지….’하고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다.”며 웃었다. 그는 학생들의 이기심이 걱정스럽다고 했다. 정 총장은 “나는 20% 주의자”라면서 “80%의 잘사는 학생보다 어려운 20% 학생을 위한 대학 정책을 펴겠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체적인 등록금 인하보다 현재 10%를 밑도는 전액 등록금 지급 비율을 20%까지 확대하자고 설득했지만 학생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결국 학생들이 소외계층에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토로했다. 김민수 전 교수 문제에 대해 정 총장은 “교수들을 설득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재임용 이후의 복잡한 문제에 대해서는 검토 단계이지만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는 방침은 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평소 KAIST 로버트 로플린 총장에게 큰 관심을 표시했던 정 총장은 로플린 총장이 KAIST의 사립화를 주창한 데는 “한국 사정을 모르는 것 같다.”고 걱정하기도 했다. 정 총장은 경제전문가의 교육부총리 임명에는 “교육업무는 교육계 인사 이외의 사람이 더 잘할 수도 있다.”며 전향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진표 부총리와는 악수만 나누었을 뿐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의외의 성과를 낼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총장도 경제가 중요해지다 보니 요즘에는 경제학과 출신을 세우려고 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미국의 예일·하버드대학은 물론 서울대, 연·고대도 모두 경제학자 출신을 총장으로 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그러나 교육이념을 좇지 않고 시류에 따라 경제학 전공자를 선호하는 풍조는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지역균형선발과 관련, 정 총장은 “선발된 학생들이 지역적으로 고르게 분포하고 있고, 수학·영어의 기초학력평가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안심이 된다.”면서 “학생들을 뽑아 보니 서울대의 교육이 다양성을 추구하는 데 지역균형선발이 큰 몫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기분 좋은 표정을 지었다. 정 총장은 지역균형선발로 뽑은 학생을 위한 ‘멘토링’도 구상하고 있다고 했다. 같은 지역 출신 선배를 연결해 진로 등의 조언을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올 봄 강원도 등 개교 이래 처음으로 서울대생을 배출한 고등학교도 방문하겠다는 생각이다. 정 총장은 “교수 시절 재벌 비판을 많이 한 내가 총장이 되자 사람들은 모금을 제대로 할 수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막상 기업을 방문해 보니 잘 도와 주어 역대 서울대 총장 가운데 가장 큰 액수를 모금했다.”고 공개했다. 한편으로는 “서울대 동창들은 연세대나 고려대보다 기부금에서 인색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외국의 대학들은 동창회 조직 등을 기반으로 전문적인 펀드매니저를 두고 있다.”면서 “서울대에도 전문적인 ‘펀딩 메커니즘’을 도입하고 싶다.”고 희망을 밝혔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러플린 “KAIST 사립화 논의 안해”

    로버트 러플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이 KAIST 사립화 등 그동안 자신의 구상으로 알려졌던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러플린 총장은 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AIST의 사립화와 학부중심 대학 전환 논의는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러플린 총장은 ▲사립화 ▲학부중심 대학 전환 ▲종합대학화 ▲의대·법대 과정 개설 ▲엔지니어 양성 포기 등의 개혁안을 내놓아 조직내부에서 갈등이 빚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플린 총장은 우선 KAIST의 사립화와 관련,“사립화는 KAIST의 자산을 민간에 매각하는 것으로 전혀 논의하고 있지 않다.”면서 “지금은 KAIST를 세계적인 기관으로 육성하기 위해 ‘굿 머니’(충분한 재원)를 확보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사립화가 안되면 총장직을 그만두겠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틀린 정보”라고 일축한 뒤 “KAIST의 재정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윤리적으로 돈(연봉)을 받지 못하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KAIST는 이날 보직사퇴서를 내고 러플린 총장을 비판, 파문을 낳은 박오옥 기획처장 후임에 장순흥(張舜興·51)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박 처장의 보직사퇴 처리와 관련, 학교측은 “박 처장이 지난해 12월 9일 보직사퇴서를 냈으나 마땅한 후임자가 없어 수리가 늦어졌다.”고 밝혔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뇌기능 손상방지 유전자 발견

    마약 중독 등으로 뇌신경 세포가 손상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유전자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 발견했다. 이 유전자의 기능을 강화시킨 신약을 개발, 인간에게 투약한다면 신경세포 손상으로 의식을 잃거나 뇌기능이 영구히 손상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김재섭 교수팀은 형질전환 초파리의 2만 7000가지 행동을 분석, 지나친 외부 자극에 의해 신경세포가 손상되는 것을 방지해 주는 유전자 ‘파이렉시아(Pyrexia·열병)’를 발견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연구 논문은 학술저널 ‘네이처 제네틱스’ 31일자 인터넷판에 게재되며, 이 학술지 3월호에도 실릴 예정이다. 미국에서 국제 특허로도 출원됐다. 연구팀은 초파리 연구를 통해 찾아낸 파이렉시아를 개구리 알과 사람의 세포에 발현시킨 결과, 섭씨 39도 이상의 온도자극에 반응을 보이는 성과를 거두었다. 연구팀 관계자는 “파이렉시아를 임의로 파괴시킨 초파리는 신경세포가 망가져 뇌기능이 마비됐으나 반대로 그 기능을 강화시킨 초파리는 정상적인 모습을 보였다.”면서 “이를 통해 파이렉시아가 온도조건만 맞으면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말했다. 초파리는 몸속에 지닌 유전자 1만 3000여개 가운데 3분의2가 인간의 유전자와 비슷한 기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초파리 유전자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국내에서는 비만·알코올중독·치매 등을 억제시키는 초파리 유전자를 해독한 사례도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염색체 부여…‘성격’ 드러내는 로봇 첫 개발

    국내 과학자들이 인간형 로봇에 대한 세계적인 신기술을 잇따라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지능로봇연구센터 김종환 교수는 지난해 5월 공개한 로봇 ‘리티’(Rity)에 14개의 인공 염색체를 각각 부여한 결과,‘성격’을 갖는 것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로봇 염색체’란 생각하고 느끼며, 추론하고 표현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 컴퓨터로 처리된 일련의 지시체계(프로그램)다. 리티는 김 교수가 디지털카메라를 이용, 실제 공간에 있는 인간과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만든 컴퓨터 가상세계 안의 ‘소봇’(Sobot·소프트웨어로만 구성된 가상 로봇)으로 강아지 모양이다. 리티들은 입력된 유전자 정보에 따라 같은 환경 속에서도 제각각의 반응을 보였다. 특정한 자극이 주어졌을 때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리티가 있는 반면, 어떤 리티는 주인을 맞이하는 것처럼 기쁨을 나타냈다. 로봇이 자신이 지닌 성격을 드러낸 것이다. 리티는 또 주인 1명의 얼굴을 구분할 수 있는 시각과 빛, 소리, 온도 등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통해 47가지의 자극 정보를 인식할 수 있다. 감지된 자극 정보를 사용해 77가지의 행동양식을 표현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지난해 12월 뉴질랜드에서 열린 제2회 ‘자율로봇 및 에이전트에 관한 국제학회’(ICARA)에서 이같은 내용을 발표해 현지 언론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피부같은 촉각센서 인간형 로봇 손가락에 적용

    사람의 피부와 비슷한 기능을 지닌 촉각센서도 개발됐다. KAIST 전자전산학과 윤의식 교수팀은 이날 사람의 피부 조직과 기계적 특성이 비슷한 합성고무 재질(PDMS)을 이용, 손가락처럼 1㎜의 표면도 자각할 수 있는 촉각센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촉각센서는 휴보, 아시모 등 인간형 로봇의 손가락에 인간의 수준에 버금가는 인공 피부를 입힐 수 있는 재료가 될 수 있다. 지난해 말 일본 도쿄대에서 발표된 촉각센서는 유연성과 확장성을 일부 구현했지만 플라스틱 재질에다 2㎜ 이상의 표면자각 능력을 지녔을 뿐이었다. 윤 교수팀은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무색 투명한 합성고무 재질을 이용, 더욱 정밀한 센서를 개발한 것이다. 작은 센서를 연이어 붙이면 원하는 넓은 면적에도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연구결과는 다음달 초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미 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의 국제 미소기계전자시스템(MEMS) 학술회의에서 발표된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황금광시대/전봉관 지음

    황금광시대/전봉관 지음

    일제시대는 몰락과 수탈의 시대로 각인되어 있다. 제대로 된 물건 하나 못 만들던, 아니 그나마 근근이 만들던 것마저 빼앗기며 살아온 세월이라는 생각이다. 그런데 해당 시대의 자료를 들여다보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다. 어쨌든 자본주의와 근대성이 우리 사회의 작동원리로 자리잡아 가던 시기였다는 관점이다. 일제시대 때 쌀과 농지를 수탈했다기보다 쌀값이 비쌌던 일본에 조선인 지주들이 쌀을 수출했다고 보는 게 맞다는 경제사학계의 목소리와 비슷하다. ●“일제때 조선인 지주 日에 쌀 수출” ‘황금광시대’(전봉관 지음, 살림 펴냄)는 이런 관점에서 우리의 1930년대를 훑어주고 있다.KAIST 인문사회과학부 교수인 저자는 원래 국문학 전공자다.1930년대 국문학 자료를 뒤적이다 보니 미국의 서부개척사에서나 들어왔던 골드러시(Gold Rush)가 우리나라에도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5년여 동안 관련 자료를 찾아 낸 책이다. 물욕으로 질주하는 시대에는 항상 신화적인 성공담이 나오게 마련이다. 바로 황금귀(黃金鬼) 최창학. 몰락한 양반가의 자손이었던 최창학의 인생은 평안도에서 조선 최대 ‘삼성금광’을 찾아내면서 완전히 바뀐다. 자객의 협박, 기관총 세례에도 불구하고 그는 삼성금광에서 얻은 자금으로 ‘금광 놓고 금광 먹기’를 해서 최고 부자의 반열에 오른다.‘최창학’은 단순히 금광을 개발한 부자가 아니라 돈이 돈을 부르는 자본주의의 모델, 그 자체가 된 것이다. ●몰락한 양반 최창학 ‘금광 놓고 금광 먹기’ 이 덕분에 몇 그램의 금을 얻기 위해 멀쩡한 집과 논밭을 망가뜨리는 무지렁이 농부, 항문과 성기에 금괴를 숨겨 국경을 넘나들며 금을 밀수하는 노파, 화장한 뒤 금니나 금반지를 챙기려고 화장장을 인수한 얌체꾼, 평범한 돌과 야산을 금과 금광이라고 사기쳐 돈을 빼돌린 금광 야마시(사기꾼)패 등. 더 관심을 끄는 것은 이 즈음 불기 시작한 지식인의 패배주의다. 여기에는 일제의 유화정책으로 인한 타협적인 ‘실력양성론’의 부상,1929년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대공황 등이 영향을 끼쳤다. 현실적인 암울함 속에 미래에 대한 전망이 없던 지식인들은 이제 ‘혁명’이나 ‘해방’ 대신 ‘돈’이라는 유토피아로 내달렸다. 조선 프롤레타리아트 예술동맹(KAPF)을 이끌었던 사회주의 문학가 팔봉 김기진은 금광으로 제일 먼저 달려간 사람이었다. ●김기진·채만식도 금광 찾아 헤매 금광 부자 방응모가 조선일보를 인수하자 그 밑에서 일 못한다며 사표를 내던진 사람이었다. 당대의 소설가 채만식은 동아일보 편집국장 출신으로 논객이라 불리던 설의식과 함께 금광을 찾아 헤맸다. 이외에도 숱한 문인 작가, 지식인들이 금을 찾아 나선다. 매년 50% 이상 초고속 성장하면서 일제를 세계 5위의 금생산국으로까지 만들었던 식민지 조선의 황금광시대. 저자의 말처럼 “70년 전 이야기지만 70년 전에 ‘끝난’ 이야기는 아님”이 분명하다.1만 2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클릭이슈] 로플린총장 개혁은 개선? 개악?

    [클릭이슈] 로플린총장 개혁은 개선? 개악?

    국내 최고의 과학영재 교육요람을 자부하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노벨상 수상자 출신인 로플린 총장이 던진 개혁 방향을 놓고 새해 벽두부터 진통을 겪고 있다. ●‘로플린 구상’이란 로플린 총장은 지난해 12월14일 300여명의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KAIST 투자전략 제안서’를 발표했다. 핵심은 ▲학사와 석·박사를 합쳐 7000명 수준인 입학정원을 2만명으로 늘리고 ▲연간 600만원의 등록금(현재 학부의 경우 80만원 수준)을 받고 ▲의·법대 예비반과 경영대학원 예비반을 두는 것이다. 로플린은 “탈산업화 현상으로 이공계 기피는 당연한 추세로 시장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며 자신의 구상을 통해 학부모와 학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 경쟁력을 높이고 인재를 끌어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등록금을 인상, 재정을 확충해 자립기반을 마련, 창의적 연구가 가능케 하고 대학도 이윤을 창출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로플린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사퇴” 대다수 교수들은 이에 대해 한국의 현실을 도외시한 ‘미국식 방안’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당장은 비현실적이지만 20년 후 한국상황을 예상하면 이를 검토할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하는 일부 교수도 물론 존재한다. 로플린 총장을 데려오는 데 실무를 맡았고, 최근 보직을 사퇴하면서 그의 구상을 비판한 박오옥 기획처장은 “취임하자마자 사립화를 누누이 강조해 한국실정을 설명하면서 설득을 계속해 왔지만 갑자기 이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최근 KAIST이사회가 “현재 대학원 연구중심 및 정부지원 체제를 유지하는 게 좋겠다.”고 권고했지만 로플린 총장은 “내 구상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사퇴하겠다.”고 맞서 이번 논란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교수들은 기금 등 학교재정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로플린 구상은 실패한다고 말한다. 전자전산학과 A교수는 “미국 사립대는 기여입학이 가능해 학교재정이 풍부하고 이것이 명문대가 되는 힘”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도 기여입학이 가능해지면 자식을 명문대에 못 보내 안달인 이들이 줄을 서 수조원을 만드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반문했다. 이 학교 기금은 500억원에 그치고 있다. 원자력양자공학과 장순흥 교수도 “포항공대가 지방사립 명문대로 계속 유지되는 기반은 많은 기금”이라고 맞장구쳤다. 포항공대는 포스코가 준 7000억여원의 기금에서 나온 이자수입 등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 등 기업에서 지원도 받는다. 등록금이 연간 450만원에 이르지만 대부분 장학금으로 되돌려 받고 있다. 박 기획처장은 “포항공대는 연간 학생 1인당 교육비로 4800만원을 투입하지만 KAIST는 2400만원에 불과하다.”면서 “학생수가 늘면 지출도 늘어나는데 등록금을 올린다 해도 정부지원 없이는 재정이 나아지지 않는다.”며 “결국 우수 학생들이 기피, 보통의 지방 사립대로 전락한다.”고 강조했다. ●학생 80%, 대학원중심대학 희망 KAIST신문사가 실시중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응답한 학생 325명 가운데 79.9%가 대학원 중심 대학이 되어야 한다고 답했고,68.9%는 정부지원을 중심으로 재정이 확보돼야 한다고 했다.88.3%는 등록금 도입에 대해 반대하거나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보였다. 학생들은 학생수를 2만명으로 늘리는 것에 대해서도 ‘학생수준 하락 등으로 좋지 않다.’(37.8%) ‘시설 등 사전 준비없이는 좋지 않다.’(24.6%) ‘이공계기피 등으로 가능성 낮다.’(25.2%)고 반감을 드러냈다. 교수들의 반발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게 아니냐는 물음에 박 처장은 “제일 잘나가는 전자공학과 교수들이 먼저 반발했고 학부모들도 ‘뭐 우리 애가 실력이 없어 여기에 온 줄 아느냐.’고 말하고 있다.”며 학교의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모델은 미국의 명문대학 박 처장은 “총장이 말을 자주 바꾸고 구상이 명확하지 않아 특별한 모델도 없다.”고 말하고 있으나 안팎에서는 미국의 MIT대 등이 로플린 구상의 모델인 것으로 보고 있다. MIT는 사립대로 학생수가 2003∼2004년 기준으로 1만 340명으로 학부와 대학원생이 4대 6 비율의 대학원 중심 대학. 등록금은 연간 2만 9600달러(달러당 1040원 기준 3078만원)이지만 예산에서 등록금 비중은 10.1%이다. 로플린 총장이 교수를 지낸 스탠퍼드대도 사립으로 학생수는 학부 6654명과 대학원 7800명 등 1만 4454명으로 대학원생이 좀더 많다. 등록금은 2만 8563달러로 전체 예산의 14%를 이룬다. 기부금이 많다. 비록 주립대이지만 톱클래스 사립대와 같은 수준인 버클리는 학부 2만 3206명, 대학원 9870명 등 3만 3076명으로 학부중심이라는 측면만 보면 로플린 구상에 들어맞는 학교다. 하지만 등록금이 2만 2912달러로 전체 예산의 16%를 차지한다. 주 지원 예산은 30%를 차지,KAIST와 비슷하다.KAIST는 학부 2978명과 대학원 4328명으로 대학원 중심 대학이다. 연간 기성회비만 내고 있으며 이는 전체 예산의 4.8%에 불과하다. ●기부금 적고, 학생은 수도권에 몰려 한국은 기부문화가 발달돼 있지 않다. 기부금이 학교운영에 큰 도움을 주는 미국과 달리 한국은 대학기부금이 적고 지방 사립대는 기부금 기근에 허덕이고 있다. 한국사회는 또 수도권 중심이다.MIT와 스탠퍼드 등 도시마다 명문대가 있는 미국과 또 다른 점이다. 대학진학자들도 서울로 몰리고 있다. 많은 지방 사립대들이 위기에 빠져 있다. 지방에선 대부분 국립대들이 주요대로 대접받고 있지만 최근에는 이들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통합작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로플린 총장의 지방 사립대 전환과 관련, 자녀가 KAIST 2학년에 재학중인 김은희(50)씨는 “KAIST 출신들이 국가성장 원동력인 삼성전자 등 한국의 첨단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로플린 총장의 구상대로 학교가 사립화됐다면 질이 떨어졌을 것이고, 내 아들도 서울로 보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안에 반영될지 주목 포항공대 홍기상 교무처장은 “KAIST의 소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사립화는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박 처장은 “로플린 총장이 ‘많은 연봉을 받고 있는데 뭔가 해야 하지 않느냐.’는 강박관념 때문에 성급하게 이를 발표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학교 평교수 등 18명으로 구성된 ‘KAIST 비전 임시위원회’가 다음달 학교장기발전 계획을 만든다. 이때 로플린 구상을 반영할지, 아니면 아예 무시할지, 또 로플린 총장이 이 계획서를 받고 자기 구상을 넣을지, 아니면 그대로 3월 중순 열리는 이사회에 제출할지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KAIST 어떤 학교인가 KAIST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1971년 서울 홍릉동에서 개교했다.1989년 7월 대전으로 이전했다. 한국과학기술원법에 따라 국내 최초로 설립된 연구중심 이공계 특수대학원이다.‘산업화를 뒷받침할 고급 과학기술 인력을 육성하는’ 것이 이 학교의 정체성이다. 별도 학교법인을 둬 운영되고 있고, 교육부가 아니라 과학기술부 산하 교육기관으로 전국 과학고에 재학중인 우수 2년 수료생을 데려올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있다. 총장은 이 학교 이사회에서 선출된다. 그동안 내국인을 총장으로 뽑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1997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로플린 스탠퍼드대 교수를 선발, 지난해 7월 취임했다. 로플린 총장은 1억 2000여만원을 받는 내국인 총장보다 훨씬 많은 6억원 정도의 연봉을 받고 있다. 영어능통한 비서가 별도로 채용돼 교내 공관에 함께 머물면서 24시간 보좌하고 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결혼이야기]박춘수(28·KAIST 석사과정)·황지영(28·한국MSD 대리)

    [결혼이야기]박춘수(28·KAIST 석사과정)·황지영(28·한국MSD 대리)

    지영아.30일 우리 결혼식을 사흘 앞둔 지금 새천년을 지나 어느덧 3000일을 훌쩍 넘어버린 우리 사랑의 알콩달콩한 추억들이 하나 둘씩 떠오른다. 대학생이 되고 첫가을을 맞던 1996년 9월, 새내기 회원모집 광고를 보고 찾아왔다는 네가 동아리방 문을 열던 그때 그 눈빛이 문득 생각난다. 한학기 먼저 동아리 활동을 시작한 내가 마치 선배인 양 동아리에 대해 설명을 해줄 때 눈을 반짝이며 들어주던 네 모습. 아직도 난 네 눈빛만 보면 네손을 잡던 그 가을 어느날처럼 가슴이 설렌다. 만8년 오랜 연애기간 동안 참 크고작은 일도 많았지. 생각해보면 8년을 넘게 만나면서도 우리 둘이 함께 얼굴을 맞대며 살았던 시간은 채 절반도 안 되는 것 같아. 철없던 시절 사소한 이유로 한번의 이별과 재회를 겪고난 뒤 이어졌던 나의 군입대. 네가 1년간 훌쩍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가는 바람에 어쩔 수없이 ‘홀아비 독수공방’으로 지내야 했던 외로웠던 나날들, 그리고 대전으로 대학원 진학을 하는 바람에 결혼전까지 겪어야했던 ‘주말커플’ 신세까지….‘보지 않으면 멀어진다.’는 옛말을 보란 듯 극복할 수 있었던 건 어쩌면 누군가 우리를 이 세상 이전부터 ‘보이지 않는 손’으로 꽁꽁 이어둔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단다. 생각나니? 흰색에다 히터까지 고장나 ‘냉장고’라고 부르던 작은 경차를 타고서도 따뜻하기만 했던 우리들의 이야기들, 도서관에서 두손 꼭잡고 공부해 솔로 친구들로부터 ‘닭살커플’이라고 놀림받던 일도 있었지. 매서운 바닷바람 부는 추운 겨울에도 학교 앞을, 그리고 바닷가를 반복해서 걸으면서도 시간가는 줄 몰랐던 모습들. 3일후 결혼식을 앞두고도 나는 아직 네게 미안한 게 많단다. 정말 사소한 선물만으로 조촐하게 준비했던 나의 프러포즈에도 영화 속 연인처럼 기뻐해주며 미소짓던 네 모습을 떠올리면 미안하고, 앞으로도 얼마나 더 공부를 해야 할지 모르는 담보없는 내 미래에도 선뜻 ‘올인’해주는 너의 사랑에도 미안해. 하지만, 지영아. 언제나 내 입장에서, 나를 먼저 생각해주는 사랑스러운 나의 신부 지영아.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지? 모든게 모자라지만 네 덕분에 나는 보다 완전해질 수 있는 것 같아. 나도 항상 너를 더욱 완전하게 해줄 수 있는 그런 든든한 버팀목이 돼줄게. 지영아.“미안하다, 사랑한다…. 그리고 고맙다.”
  • 교육부총리 이르면 27일 임명

    노무현 대통령은 공석 중인 교육부총리에 열린우리당 소속 남성 국회의원을 임명할 방침인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열린우리당의 남성 국회의원 가운데서 교육부총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르면 27일 청와대 인사추천회의 절차를 거쳐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장 출신의 홍창선 의원·경북대 총장 출신의 박찬석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한명숙? 김명자? 靑, 교육부총리 인선 초읽기

    교육부총리 인선을 놓고 ‘장고(長考)’해온 청와대가 초읽기에 들어간 느낌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5일 “교육부총리 인선을 이번 주에 끝낸다는 게 기본방침”이라고 말했다. 오는 30일이면 교육부총리 공백이 3주일째로 접어들어 장기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인선 시한을 정한 것 같다. 이번 교육부총리 인선 작업이 초읽기로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새로운 현상은 하루가 다르게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후보군들이 하루가 달리 바뀌고 있고, 한 자리를 놓고 2∼3배수를 추천하는 인사 관행에서 벗어나 한 명씩 검토·검증작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이 밝혀온 교육부총리 또는 장관의 인선 기준은 대학교육개혁·경제마인드·이공계·정치인·여성 등이다. 정치인이자 경제통인 민주당 김효석 의원에게 교육부총리 자리를 타진해 파문이 일고난 뒤 열린우리당의 여성 의원인 한명숙·김명자 의원이 떠오른 것으로 알려진다. 일차적으로 적격 검증절차가 끝난 인사 가운데서 찾겠다는 얘기다. 한 의원은 국민의 정부에서 여성부 장관과 참여정부 초기에 환경부 장관을 지냈고, 김 의원은 국민의 정부에서 4년4개월 동안 환경부 장관을 지냈다. ‘전문성보다는 각계의 이해를 조정할 수 있는 정치인 출신 장관’을 선호하는 노 대통령의 기준에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정치인이 입각하면 이해찬 총리, 정동영 통일·김근태 보건복지·정동채 문화관광·박홍수 농림부 장관에 이어 6명이 된다는 점에서 ‘준내각제 성격의 내각’이 될 수 있다. 이런 부담 탓인지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여성 정치인이 낙점될 가능성은 낮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인선 기준의 비중이 시간이 가면서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부산대 총장 시절인 1997년 교육개혁 우수대학으로 지정된 적이 있는 윤수인 부산대 명예교수가 거론된다. 홍창선 열린우리당 의원도 거론되고 있다. 홍 의원은 연세대 기계공학과 출신으로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구원을 거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장을 지냈다. 이공계 출신 정치인이란 기준은 충족시키고 있다는 얘기다. 공무원과 교원 관련 협회장 경력을 가진 인물도 제3후보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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