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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신교수’ 놓친 석학의 자살

    ‘종신교수’ 놓친 석학의 자살

    학생들의 잇단 자살에 이어 세계적으로 이름난 교수마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카이스트(KAIST)가 ‘연쇄자살’ 충격에 휩싸였다. 학교 측은 박태관(54) 교수의 자살이 연구비 유용과 관련된 것이어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학교제도나 분위기와 무관하다고 밝혔으나 끊이지 않는 비극으로 패닉 상태에 빠져들었다. 카이스트에 대한 정부 감사도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교수는 10일 발견 당시 자신의 아파트 다용도실 주방 가스배관에 압박붕대로 목을 맨 상태였다. 경찰은 1차 검안결과 새벽 3시쯤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자살 흔적 외 특이한 점이 없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박 교수는 아내 손모(53)씨가 대학원 등에 다니는 자식들 때문에 서울에서 함께 살아야 해 혼자 대전에서 지내면서 주말에만 서울로 올라가거나 가족이 대전으로 내려왔다. 박 교수는 지난 2월 연구인건비를 유용한 혐의가 적발돼 징계 및 검찰고발 통지를 전해 듣고 괴로워했다고 동료 교수들은 전했다. 학생들은 오래전부터 연구를 돕고도 매우 적은 인건비를 받았고, 이는 일부 교수들이 연구인건비를 횡령한 탓이라고 주장해 왔다. 박희경 카이스트 기획처장은 “박 교수를 도울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던 중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박 교수는 카이스트 정년보장직 선발 과정을 통과해 감사 적발사항이 없었다면 정년 때까지 교수직을 유지할 수 있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영년직(정년보장직·테뉴어) 심사제도는 최근 학생 자살로 문제가 되고 있는 차등 등록금제, 100% 영어수업 등과 함께 서남표 총장의 개혁정책으로 각광을 받던 제도다. 박희경 기획처장은 “이 정년보장 교수 심사제는 이전에도 있었으나 2006년 서 총장이 부임한 뒤 심사기준이 크게 강화됐다.”고 밝혔다. 서 총장 부임 후 ▲학자의 세계적 영향력 여부 ▲세계적인 과학학술지 ‘네이처’ 등에 실릴 정도의 논문의 수준과 양 ▲강의 평가 질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이처럼 까다로운 심사기준 때문에 교수들은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교수로 채용되면 남녀 차이를 둬 8~10년 사이에 테뉴어 자격을 얻어야 하는데 심사에서 탈락하면 1~3년 안에 재심사를 받아야 하거나 이직해야 한다. 그 전에는 계약직 형태로 있기 때문에 교수들은 이 제도에 불만이 컸고, 스트레스 또한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2007년 9월 테뉴어 심사에서는 신청자 35명 가운데 15명이 탈락하는 등 4년간 정년심사를 받은 카이스트 교수 148명 중 24%가 탈락했다. 카이스트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었다. 이 심사를 통과하면 65세 정년이 보장된다. 숨진 박 교수는 2007년 이를 통과했다. 박 교수의 자살소식이 전해지자 최근 학생자살 사태 수습에 백방으로 노력을 기울여 왔던 카이스트는 주요 보직교수들이 급히 학교로 나와 대책을 논의하고 있으나 당황하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특히 박 교수는 탁월한 연구업적을 인정받아 올해 시무식에서 ‘올해의 카이스트인상’까지 받은 세계적인 학자여서 충격은 한층 더했다. 한 보직교수는 “왜 자꾸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겠다.”면서 “이제는 어디서부터 뭐가 잘못됐는지조차 잘 모르겠다.”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2학년 학생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KAIST 대책위 정재승 교수 “힘들땐 방문 두드려라···획기적인 안 마련하겠다”

     올 들어 4명의 학생이 목숨을 끊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교수가 트위터를 통해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인 정재승(바이오 및 뇌공학과)교수는 11일 트위터에 “네번째 학생을 자살로 잃자 더이상 어떠한 말도 입에서 떨어지지 않는다.”면서 “교수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송구스런 마음뿐”이라는 글을 남겼다. 그는 이어 “이번 사태가 서남표 총장 혼자만의 책임이겠느냐.”면서 “대학에서 가르쳐야 할 것은 경쟁과 협력,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열정과 세상에 대한 연민 모두이며 일견 모순돼 보이지만 모두 소중하다.”고 적었다.  그는 “비상대책위원회 일원으로 KAIST가 국민의 기대 이상으로 획기적인 창의적인 교육방안을 마련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면서 “애정 어린 눈으로 기다려 달라. 카이스트는 우리의 축소판”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지난 달 30일 트위터에서 “견디기 힘든 스트레스와 경쟁의 압력 속에서 삶의 지표를 잃은 학생들에게 교수로서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뿐이고 학생들의 일탈과 실수에 돈을 매기는 부적절한 철학에 학생들을 내몰아 가슴이 참담하다.”면서 “힘들 땐 제발 교수들의 방문을 두드려달라.”고 전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사설] 카이스트 개혁 부작용 막을 전략 모색하라

    한국의 대표적인 대학 중 하나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학생들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그제 휴학 중인 카이스트 학생이 인천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올들어서만 카이스트 학생의 자살은 벌써 네번째다.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꿈을 활짝 펼쳐야 할 젊은 학생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은 가족과 사회, 나라의 비극이다. 카이스트 학생들의 자살 이유는 각자 다르겠지만, 성적 부진에 따른 심적인 부담과 소위 ‘징벌적 수업료’가 주요 요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카이스트 학생들은 대부분 어릴 때부터 주변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자란 과학영재들이다. 이들 간에도 경쟁을 하다 보니 하위권은 나올 수밖에 없다. 서남표 총장은 지난 2006년 7월 취임한 뒤 경쟁력 제고라는 명분을 내세워 성적이 4.3 만점에 3.0 미달인 경우 학기당 최고 600만원을 ‘징벌적 수업료’로 내도록 했다. 100% 영어수업도 밀어붙였다. 지난해만 해도 전체 7805명의 학생 중 12.9%인 1006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수업료를 냈다. 지난 1971년 과학인재 육성을 위해 설립된 카이스트 학생들은 서 총장 취임 전까지는 수업료를 내지 않았다. 서 총장은 정년보장(테뉴어) 심사를 강화해 지난 4년간 148명의 교수 중 24%나 탈락시켰다. 영국 더 타임스의 세계대학평가에서 카이스트는 2006년에는 198위에 그쳤으나, 2009년에는 69위, 2010년에는 79위에 각각 올랐다. 서 총장이 추진한 정책의 성과로 볼 수도 있다. 대학개혁의 상징으로도 불리는 카이스트의 개혁은 계속돼야 한다. 경쟁시스템 자체를 포기해서도 안 된다. 하지만 학생들의 잇따른 자살을 계기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카이스트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이지만 징벌적 수업료를 없앴다. 한국말로도 어려운데 100% 영어로 강의를 한 것도 잘못이다. 특히 과학고가 아닌 일반고와 전문계고 출신은 용어도 익숙하지 않은데 영어로 강의를 한다는 게 얼마나 무책임한 것인가. 유행처럼 영어 강의를 하는 다른 대학들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한다. 카이스트는 심리치료와 인성교육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 우수학생들의 창의력·잠재력을 신장할 수 있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 비단 카이스트 학생뿐 아니라 모든 젊은이들은 지혜롭게 행동하기를 바란다.
  • KAIST, ‘징벌적수업료’ 대폭 손질…8학기에 졸업못한 학생 전액납부는 유지

    학생들의 잇따른 자살로 논란이 돼온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징벌적 수업료’가 대폭 조정될 전망이다. 서남표 KAIST 총장은 7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2007학년도 학부 신입생부터 적용돼 온 일정 성적 미만 학생들에 대한 수업료 부과제도를 다음 학기부터 없애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8학기 이내에 학부과정을 마치지 못하는 연차 초과자에게 부과되는 한학기당 150여만원의 기성회비와 600여만원의 수업료는 그대로 유지된다. 이 조정안은 학내 구성원 동의와 교육과학기술부와의 협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KAIST 학생들은 원칙적으로 수업료를 내지 않지만 학점 4.3 만점에 3.0 미만인 학부생에 대해서는 최저 6만원에서 최고 600만원의 수업료가 부과돼 왔다. 지난해에는 전체 학생 7805명 중 1006명(12.9%)이 1인당 평균 254만여원씩의 수업료를 냈다. 수업료를 낸 학생의 비율은 2008년 4.9%, 2009년 8.0% 등 해마다 상승해 왔다. 이런 가운데 올해 들어 학부생들이 잇따라 자살을 하면서 징벌적 수업료 부과제도 등 서 총장이 도입한 경쟁체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한 학생은 대자보를 통해 “학점경쟁에서 밀려나면 패배자 소리를 들어야 하고 힘든 일이 있어도 서로 고민을 나눌 여유조차 없는 이 학교에서 우리는 행복하지 않다.”면서 ”숫자 몇개가 사람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유일하고 절대적인 잣대가 됐고 우리는 진리를 찾아 듣고 싶은 강의를 선택하기보다는 그저 학점 잘주는 강의를 찾고 있다.”고 학생들이 처한 상황을 표현했다. 또 학내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경쟁을 하려고가 아니라 더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대학에 진학하는 만큼 학생들을 경쟁시킬 생각 대신 학생들에게 얼마나 더 가르쳐줄 수 있을지를 연구해야 한다.”면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열정이 가장 중요한데 열정을 깎아내리면서 경쟁만 유도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는 글이 오르기도 했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씨줄날줄] 기업가 정신/주병철 논설위원

    고(故) 정주영(1915~2001) 전 현대그룹 명예 회장은 생전에 삼성그룹을 생각하면 늘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 있었다고 한다. 반도체 사업을 왜 간파하지 못했을까 하는 자책감이었다. 고(故) 이병철(1910~1987) 전 삼성그룹 회장은 생전에 현대그룹의 자동차사업을 늘 부러워했다고 한다. 두 사람이 눈독을 들였던 사업은 각각 세계 굴지의 반도체회사로, ‘글로벌 빅5’를 목표로 뛰는 세계적인 자동차회사로 성장했다. 혜안이 놀랍다. 정 전 명예회장은 그룹 내 계열사 한 곳도 인수·합병(M&A)하지 않고 직접 세웠다는 데, 이 전 회장은 인재 양성과 사업보국(報國)이란 기업경영정신을 실천해 왔다는 데 자부심을 가졌다. 이른바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의 구현이다. 이 정신은 미국의 경제학자 슘페터가 처음 주창한 이후 기업가들이 기업의 본질인 이윤 추구와 사회적 책임을 논할 때 단골로 등장하는 메뉴다. 우리나라에서는 유한양행의 창업주이자 초대 회장인 유일한(1895~1971)이 기업가정신을 실천한 1호로 꼽힌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투철한 납세정신,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혁신정신 등이 당시로서는 선구자적인 표상처럼 여겨졌다. 조선업에 도전하기 위해 500만분의1 지도와 백사장 사진으로 차관을 따낸 정 전 명예회장, 의대 박사과정을 수학하면서 컴퓨터 백신을 만들어 네티즌들에게 무료로 내준 안철수 KAIST 석좌교수 등도 기업가정신의 계승자로 꼽을 수 있다. 철저한 구조조정, 인재제일주의, 혁신주의 등으로 미국 제너럴일렉트로닉스(GE)그룹을 1등 기업으로 만든 잭 웰치 전 회장은 세계가 인정하는 기업가정신의 수호자다. 기업가정신은 기업이 처해 있는 시대 상황에 따라 바뀐다. 강한 도전정신으로 세계의 부러움을 샀던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기업가정신이 실종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기업가 2세, 3세들은 선대(先代)에서 키워놓은 가업을 지키는 데 급급한 듯이 비치고 있다. 신수종 사업 발굴보다 안전운행에 촉각을 더 곤두세운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그제 순탄치 않은 과정을 딛고 20년 만에 충북 청원군 오창테크노파크에 세계 최대 전기차용 배터리공장을 준공했다고 해서 화제다. 모처럼 기업가정신을 보여준 사례다. 최근 중소·벤처업계와 정부가 공동으로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을 발족시켰다. 사라져 가는 기업가의 도전정신이 다시 한번 번창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또 자살… 카이스트 패닉

    카이스트 학생이 또다시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올 들어서만 네 번째다. 7일 오후 1시 20분쯤 인천시 남동구 만수동 한 아파트 현관 앞 아스팔트 바닥에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2학년 휴학생 박모(20·수리과학과)씨가 숨져 있는 것을 요구르트 배달원 박모(42·여)씨가 발견했다. 박씨는 “배달하러 가다 보니 누군가 머리에 피를 많이 흘린 채 쓰러져 있어 신고했다.”고 말했다. 숨진 박씨는 앞서 학교에 우울증 진단서를 제출한 뒤 지난 6일자로 휴학한 상태이다. 경찰은 박씨에 대한 타살 혐의가 없는 점으로 미뤄 자살로 결론을 지었다. 아파트의 21층에서 옥상으로 올라가는 계단 창문 밑에 박씨의 점퍼와 지갑, 휴대전화, 우산 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학업 경쟁 등으로 우울증에 시달리던 박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네 번째 자살 소식이 전해진 뒤 서남표 총장은 오후에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성적 부진 학부생들에 대한 이른바 ‘징벌적 등록금제’를 전면 폐지하기로 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부실한 기초과학 극복 위해 융합학문 개척”

    “부실한 기초과학 극복 위해 융합학문 개척”

    “융합과학 분야를 개척해 부실한 기초과학을 살리고 싶습니다.” 안철수(48)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석좌교수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다음 학기부터 서울대에 둥지를 틀고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직을 맡는다. ●아내도 서울대 로스쿨로 함께 옮겨 안 교수의 아내 김미경(47) 카이스트 교수도 서울대 로스쿨로 자리를 옮긴다. 안철수연구소는 5일 “안 교수가 융합학문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 서울대의 교수직 제의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현재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서 생명공학기술법 등을 가르치고 있는 김 교수도 같은 학교 로스쿨에서 의학·법학의 융합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대는 지난 2월부터 안 교수에게 디지털정보융합학과 교수직과 융합과학기술원대학원장직을 맡아 달라고 제의해 왔다. 안 교수와 카이스트의 교수직 계약은 다음 달 종료된다. 안 교수가 카이스트를 떠나 서울대에 둥지를 튼 것은 안 교수의 평소 소신에서 비롯된 결정이다. 안 교수는 “우리나라의 부실한 기초과학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융합학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는 “안 교수가 일본 등 선진국은 기초학문이 많이 발달해 국가 발전의 큰 동력이 되고 있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한 현실을 안타까워했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서울대의 제의를 수락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안 교수가 이제까지 보여준 도전 정신이 이번에도 발휘된 것”이라고 말했다. 의대 교수에서 컴퓨터 보안프로그램 개발자로, 다시 경영자와 교수로 매번 새로운 도전을 해 온 안 교수가 이번엔 융합학문이라는 새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우리나라의 융합학문은 2009년에야 서울대에 관련 대학원이 생길 만큼 미개척 분야다. 윤의준 서울대 융합과학대학원 부원장은 “서울대 측은 안 교수가 의학, 정보통신, 경영 등 다양한 학문을 경험한 최적임자라고 판단해 적극적으로 제의를 했다.”면서 “세계적으로도 새로운 학문 분야인 만큼 우리나라가 선도해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안 교수가 이번에 서울대로 자리를 옮기는 것도 이런 가능성을 보고 도전하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새학기부터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맡아 안 교수는 서울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1995년 정보보안 업체인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해 국내 대표적인 벤처기업으로 키웠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공학석사, 같은 학교 와튼스쿨에서 경영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대통령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김동현기자 moses@seoul.co.kr
  • 서남표 총장 “희생없이 아무것도 성취 못해 KAIST 정책 재검토해 개선”

    서남표(75) 카이스트 총장이 잇단 재학생 자살과 관련, 공식입장을 밝혔다. 서 총장은 지난 4일 학생과 교수, 교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KAIST 가족 여러분께-A message from the President)을 통해 “최근에 발생한 카이스트 학생들의 죽음으로 모두가 깊은 슬픔에 잠겨 있다.”면서 “우리가 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더라면 소중한 생명을 잃는 비극적인 상황은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도 든다. 앞으로 이 같은 비극적인 사건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7년 도입한 ‘차등등록금제도’가 ‘징벌적 등록금제도’로 인식되는 등 자신이 주도한 학교정책이 지나치게 경쟁을 조장한다는 비판과 관련해 서 총장은 “명문대학의 학생들은 남보다 더 잘하기 위해서 경쟁하고 스스로 대학을 선택한다.”면서 “대학은 이런 학생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고 명문대학들이 최고 수준의 학문적인 기준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사회 전체는 물론이고 국가가 입을 손실은 엄청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가중된 압박감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우리가 지불해야 되는 대가일 수도 있다. 노력 없이, 고통 없이, 희생 없이는 아무것도 성취할 수 없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서 총장은 그러나 현재 시행되고 있는 학교 정책들을 보완·개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카이스트에서 시행하고 있는 많은 정책들은 그동안 카이스트가 만성적으로 앓아 왔던 문제점을 해결해 왔다.”면서도 “우리는 이런 정책들을 꾸준히 재검토해 그 효력을 보완하고 개선해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 김양진·김진아기자 ky0295@seoul.co.kr
  • [인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정책보좌관 황찬일 ■한국지역난방공사 △상임 감사위원 윤태진 ■KAIST △ICC부총장 이용훈 ■스포츠서울 ◇승진 △전무이사 최태환 ■CBS △선교본부 선교협력2국장 구성수△기획조정실 심의평가부장 감일근△경영본부 마케팅센터 마케팅기획부장 김성기<미디어본부 크로스미디어센터>△크로스미디어전략부장 최영준<미디어본부 보도국>△편집부장 이전호△정치〃 김주명△경제〃 황명문△사회〃 윤석제△문화체육〃 양승진<미디어본부 편성국>△프로듀서 조충남<보도제작국장>△광주방송본부 임영호△전남방송본부 김의양 ■한국경제TV ◇승진 <국장>△보도국장 방규식△경영지원〃 이승용<부국장>△보도국 증권팀장 오연근△〃 사회취업〃 강성진△뉴미디어국 와우넷〃 강기수◇전보△상무이사 마케팅국장 최완수△뉴미디어국 부국장 한순상 ■동아제약 ◇승진 <부사장>△개발·해외사업본부장 박찬일<상무>△개발기획실장 안병옥◇전보△영업총괄(영업1본부장·종합병원사업부장 겸임) 허중구△용마로지스 부사장 신동욱△인력개발실장 유장곤△소주동아음료 총경리 강신명△해외사업부장 안광진<영업2본부 OTC>△전략실장 김정훈△사업부장 김준오
  • ‘디자인 서울’ 정책의 명암

    ‘디자인 서울’은 서울의 브랜드 가치 상승과 세련된 도시미관 등에서 나름의 성과를 냈지만 한편에서는 ‘보여 주기 행정’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서울시가 공공 디자인과 산업을 연계한 ‘디자이노믹스’를 추진해 도시 경쟁력을 높였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그 사이에 서민 생활을 돌보는 데 소홀했다는 지적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한 오세훈 시장은 상대 후보들로부터 ‘이미지만 중시하는 낭비성 전시행정’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또 시의회의 다수 당인 민주당이 조례 제정 등을 통해 디자인 서울 등에 투입되는 예산 상당액을 삭감함으로써 한강 르네상스 및 남산 르네상스 등과 관련된 상당수의 정책이 좌초 위기에 놓였다. 서울시는 도시 경쟁력을 높였다고 주장한다. 지식경제부 산하 산업정책연구원의 조사 결과 서울의 지속적인 디자인 정책 추진으로 2010년 서울의 브랜드 자산가치가 8900억원 상승했다. 2010년 서울 도시브랜드 가치가 409조 9472억원으로 전년도보다 22조 4381억원 뛰었는데 디자인 서울이 4% 이상 상승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반면 시의회는 시가 한강 르네상스에 6300억원, 디자인 서울에 1000억원, 관련 홍보에 1180억원의 세금을 쏟아 넣었다면서 관련 분야 예산을 삭감해 무상급식 등 서민복지 예산으로 돌렸다. 2009년 5월 정경원 카이스트(KAIST)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를 디자인총괄본부장(부시장급)으로 임명한 시는 정 본부장을 중심으로 국제적인 디자인 도시로 도약하겠다는 복안이다.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은 “관련 예산 삭감으로 일부 디자인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지만 디자인 정책은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산업의 기초가 되는 만큼 결코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학생 잇단 자살 충격의 KAIST… 곽영출 총학생회장 인터뷰

    학생 잇단 자살 충격의 KAIST… 곽영출 총학생회장 인터뷰

    “현재 학사제도에 분명히 문제점이 있고, 학생들은 엄청난 심리적 압박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영재들만 모인다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곽영출(23·물리학과 4년) 학부총학생회장은 4일 이같이 지적한 뒤 “학생들과 협의해 문제가 개선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이스트에선 지난 1월과 지난달 20, 29일 재학생 3명이 잇따라 자살해 충격을 주고 있다. 곽씨를 대전 유성구 구성동 대학의 총학생회에서 만났다. →왜 학생들이 잇따라 자살하나. -학업 경쟁이 심화된 측면이 있다. 물론 개인적인 고민도 있을 테지만, 삭막한 학내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학생들 스트레스가 적잖다. →소위 ‘징벌적 등록금’에 대한 부담을 말하나. -이전에도 기성회비만 내고 수업료는 면제를 받았다. 그런데 등록금이 차등징수제로 바뀌면서 내 학점이 얼마라 등록금은 얼마나 내게 된다는 것을 학생들이 잘 안다. 남들에게 뒤처졌다는 게 확실히 보인다는 말이다. 여기서 자존심이 상하고, 이게 상처가 될 수 있다. (2006년 서남표 총장 부임 후) 억지로 공부하게 만드는 여러 제도들이 등장하면서 학우들이 심리적 압박을 많이 느끼고 있다. →결국 등록금 차등징수제를 개선해야 하나. -제도가 5년째 접어들었는데, 한번쯤 전체적으로 재평가해 수정할 부분이 있으면 고쳐야 한다. →서 총장의 연임이 추진될 때 학생들이 반기지 않았나.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규제보다 격려를 통해 교육하는 것이 낫다는 사실이다. 학우들의 자살 소식을 접할 때마다 슬프고 당혹스럽다. 자살 풍조가 만연될까 걱정이다. →성적이 나쁠 때 내는 등록금 수준은. -학기당 최대 750만원, 1년에 1500만원까지 낸다. 중산층 이상의 자녀라도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다른 대학 학생들도 등록금 스트레스가 있지 않나. -다른 학교는 등록금을 내는 학생이 다수지만 여기서는 돈을 안 내는 학생이 다수다. 등록금을 내는 사람이 소수여서 소외감이 클 수 있다. →교수에게 또는 학생들끼리라도 고민을 털어놓지 않나. -힘든 것이 있으면 학생들끼리 얘기하는데, 서로 바쁘다 보니 잘 못한다. 교수들에게는 아무래도 심리적 거리감이 있고, 학생들끼리는 여가 활동은커녕 동아리 활동도 버거워하는 실정이다. →학교에서 스트레스 클리닉 설치, 상담원 확충 등 대책을 내놓고 있다. 실효성이 있는 것인가. -이미 스트레스를 받은 학생들을 위주로 한 진료 대책이다. 그렇지만 보통 학생들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 →일반고나 전문계고 출신들은 더 어렵다고 들었는데. -나도 일반고를 나왔다. 과학고는 고교 때 더 심화적인 공부를 하고 일반고는 수능 위주로 했으니 당연히 적응 정도가 다르다. 과학고 출신은 수학, 물리, 화학 등 대학 수업을 잘 따라가고 있다. →그렇다고 학업 경쟁을 피할 수는 없지 않나. -중압감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만들어 달라는 말이다. 학사제도 전반의 수정이 필요하다. 규제 위주의 틀에서는 창의적인 인재가 나오기 힘들 것이다. 그 전(서 총장 부임 전)에는 학업 분위기가 자유로웠고, 더 창의적이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카이스트생들은 강제로 공부하라고 해야 공부하는 학생들이 아니라고 항변하고 싶다. 글 사진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학점 3.0 이하 1년 최대 1500만원 내야

    올해 개교 40주년을 맞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개교 이후 처음 학생들이 잇따라 자살하면서 초상집 분위기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베츠 로플린 총장이 사립화 문제로 교수 등과 갈등을 빚다 물러난 뒤 2006년 7월 부임한 서남표 총장은 종신 교수직 심사제와 함께 학생을 상대로 전 과목 영어 수업, 차등 등록금제를 도입했다. 차등 등록금제는 2008년 입학생부터 적용되고 있다. 학점 4.3점 만점 중 3.0점 이하 학생을 대상으로 0.01점 떨어질 때마다 6만원씩 학기당 최대 750만원이 부과된다. 1년에 1500만원까지 낼 수 있는 징벌적 성격의 등록금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카이스트가 4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권영진(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학생 7805명 중 이 제도의 적용을 받은 1006명이 1인당 평균 254만여원씩을 등록금으로 납부했다. 학점 미달로 등록금을 낸 학생 비율은 2008년 4.9%, 2009년 8.0%, 지난해 12.9%로 해마다 늘고 있다. 바이오 및 뇌공학과 정재승 교수는 지난 1월 전문계고 출신 ‘로봇영재’ 학생이 자살한 후 자신의 트위터에 “학점에 따라 등록금을 부과하는 현 시스템은 창의적인 괴짜 학생들을 배출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반면 박희경 기획처장은 “차등 등록금제는 수년간 국고로 지원해 공부시키는 데 따른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라고 반박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올해 벌써 세번째 자살 최대 위기 맞은 KAIST

    과학 인재의 산실인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의 재학생이 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카이스트 학생이 목숨을 끊은 것만 올 들어 세 번째여서 학교 측의 학생 관리에 큰 문제점이 있음이 드러났다. 1971년 설립돼 건학 40주년을 맞은 카이스트가 학생들의 잇따른 자살로 최대 위기에 빠져들었다.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29일 오후 1시 25분쯤 서울 잠원동 H아파트의 주차장에 장모(25)씨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것을 경비원 윤모(65)씨가 발견, 신고했다. 장씨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서울의 모 고교를 졸업한 장씨는 카이스트 IT경영학과 4학년생으로 지난해 ‘의가사 제대’로 군 복무를 마친 뒤 이번 학기에 복학했다. 장씨는 4년 전 조울증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등 최근까지 병원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서 장씨는 초등학교 4학년때 미국으로 2년간 유학 갔지만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국내에서 중·고교를 다니던 중 친구들로부터 집단 따돌림도 당했다. 경찰은 “아이가 학교에 가고 싶지 않다면서 자주 결석을 했고, 평소 바깥에 나가는 것을 꺼려 방 안에서만 지냈다.”는 유족의 진술을 토대로 장씨가 자신이 사는 아파트 12층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올 들어 3번째 자살에 카이스트와 재학생들은 큰 충격으로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지난 1월 설치된 학교 내 자살 사고 방지위원회가 제 기능을 못한다는 비난도 쏟아졌다. 한 학생은 “오늘 시험 보고 들어왔는데 또 이런 일이 발생하다니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일 경기 수원에서 이 학교 2학년 김모(19)씨가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고, 지난 1월 8일에는 1학년 조모(19)씨가 학교 건물 보일러실 앞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최근 카이스트 학생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입학사정관제 정착… 대학교육 패러다임 바꿔야”

    “입학사정관제 정착… 대학교육 패러다임 바꿔야”

    “학생 선발과 입학도 분명히 대학의 중요한 업무 가운데 하나이지만, 대학의 가장 근본적인 임무는 바로 학생을 어떻게 제대로 가르치느냐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최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선임된 김영길(71) 한동대 총장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그의 발언에서는 ‘지향점이 분명한 교육’이라는 철학이 읽혔다. 그는 “대교협 총장으로서 입학사정관제의 정착을 통해 학생 선발과 대학 교육 간의 연계를 강화해 인격과 창의성을 가진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경북 포항에 있는 한동대학교는 16년이라는 길지 않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혁신적인 커리큘럼과 기독교 정신에 기반을 둔 도덕성 교육을 바탕으로 단기간에 주목받는 대학의 반열에 올랐다. 1995년 한동대 초대 총장으로 임명돼 16년째 이 학교를 이끌어 온 김 총장을 지난 24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만났다. 칠순에도 불구하고 김 총장은 90여분간의 인터뷰 내내 쉬지 않고 “국내 대학교육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기수 전 고려대 총장에 이어 지난 8일 제17대 대교협 회장에 당선돼 이날 서울신문과 첫 언론 인터뷰를 가졌다. →현재 한국 대학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 분야 연구결과를 보면 우리나라의 초·중등교육은 세계 최상위권이다. 연구중심대학(대학원)도 상위권이다. 하지만 대학교육은 최하위다. 이게 뭔가. 21세기형 인재의 중요한 자질은 창의적인 사고력과 문제 해결 능력이다. 하지만 우리 대학들은 아직도 산업화시대의 마인드에 빠져 지식 암기에만 골몰한다. 소위 명문대학들도 상위 1%를 뽑아 4년 뒤 그대로 상위 1%로 졸업시킨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한 학생의 능력가치가 얼마나 향상됐는지 대학이나 기업은 도무지 따지질 않는다. 능력 50% 학생을 뽑아 10%로 만드는 게 우리나라 대학 교육의 목표여야 한다. →총장 취임 후 줄곧 학부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는데. -대학의 본 기능은 연구가 아니고 교육이다. 교육을 잘하기 위해 연구가 필요한 것 아닌가. 국내 202개 대학의 학생 95%가 학부에 다닌다. 그런데도 정부 지원은 대학원에 집중된다. 이 때문에 교수들도 학생들 가르치는 데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하지만 대학 역사만 300년이 넘은 미국도 최근 들어 다시 학부교육을 강조하는 추세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양산 인력을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비판과 분석, 문제해결 능력까지 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 툴을 만들어 입학과 동시에 졸업까지 검증한다. 우주선을 만드는 과학자부터 한 나라를 지도하는 대통령을 만드는 데도 대학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내 대학에서는 학부만 나와서 세계적인 기업, 대학원에 간다는 보장이 없다. 그러니 3~4학년만 되면 스펙에 목을 매고, 영어 점수 얻어서 취직만 하려 한다. 창의성 없는 인재는 모방은 할 수 있어도 영원히 1등은 못한다. 인력교육이 아니라 인간교육이 중요하다. →대학에서도 학생의 인성, 도덕성을 주로 강조해 왔는데. -하버드대 총장도 지난번 100주년 기념사에서 대학의 윤리, 정직성, 책임성을 강조했다. 뜬금없이 요즘 시대에 왜 도덕인가 의아해할 수도 있다. 지난번 세계적인 금융위기 때 하버드 MBA 출신들이 거액의 보너스와 돈벌이에만 눈이 멀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거다. 미국 최고 대학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 우리 대학생도 당장 졸업하면 대기업 가서 얼마나 많은 월급을 받는가에만 골몰한다. 다들 혼자 잘먹고, 잘사는 데만 빠져 있다. 도덕성을 초·중·고교에서만 가르치면 안 되는 게 바로 이것 때문이다. 한동대의 모토가 바로 ‘배워서 남 주자’이다. 대학의 전문지식 교육은 이미 충분하다. 남과 더불어 사는 삶, 글로벌 시민의식을 교육하자는 게 나의 또 다른 목표다. →입학사정관제의 공정성 문제로 여전히 논란이 많다. -노무현 정부 말에 시작된 제도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그만큼 입학사정관제가 중요하다. 점수가 아니라 학생의 성장잠재력을 보고 뽑자는 거다. 잘만 되면 공교육 정상화는 물론 사교육도 없앨 수 있다. 그런데 대학들이 뽑기만 하고 제대로 가르치질 않는다. 미국에서는 이미 50년 전부터 사정관제를 시도했다. 학부교육이 먼저 정착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진짜 창의적인 인재를 만들려면 학부 교육이 먼저 획기적으로 변해야 한다. 대학들이 선발에서만 경쟁할 것이 아니라 대학에 들어와 가르치는 데에서도 경쟁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입학과 동시에 대학 교육과의 연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교협 회장으로서 가장 큰 목표도 입학사정관제 정착이다. →대학에서 직접 입학사정관제를 운용해 본 소감은. -지금까지의 입시는 사람을 불신했다. 선발의 공정성만 따지다 보니 컴퓨터로 0.1점을 갈라 학생을 뽑았다. 이제는 사람이 학생을 뽑는 시대다. 면접은 주관성이 개입된다는 단점도 있지만, 컴퓨터로 검증할 수 없는 잠재력과 창의성을 뽑아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부잣집에서 태어나 족집게 과외로 훈련한 학생이 시험 점수는 더 높을 수 있어도, 실제 대학 교육에서는 도움이 안 된다. 한동대는 이미 전체 학생의 80%를 사정관들이 뽑는다. 면접에서는 가장 먼저 ‘졸업하면 무엇을 할 것인가’를 묻는다. 글로벌 마인드를 갖고 세계로 나가 경쟁할 준비가 돼 있는지 검증하는 거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학문에 대한 동기와 열정이다. 왜 이 과목을 배우느냐, 또 거기에 얼마나 열정을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의사 돼서 돈 많이 벌고, 잘사는 사람은 우리 대학에서는 필요 없다. 마지막으로 학생의 재능과 학습능력을 확인한다. 컴퓨터로는 절대 찾을 수 없는 것들이다. →내년부터 대교협 차원에서 대학 평가를 추진한다고 하는데. -국내 일간지나 영국의 더타임스가 대학을 평가하는 기준은 사실 대학원이지 학부 평가가 아니다. 이러다 보니 교수들도 논문 점수 한점 높이려고 바쁘고, 대학도 평가 높이는 데만 혈안이 돼 있다. 결국 학생을 제대로 가르치는 교육에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사과와 오렌지는 같은 과일이면서도 속은 전혀 다르듯 대학원과 대학 두 과정은 당연히 분리해서 평가해야 한다. 앞으로의 대학 평가는 양적 평가, 연구성과, 인풋(in-put) 위주의 평가에서 교육 내용이 얼마나 충실한가, 졸업 후 학생이 얼마나 달라졌나와 같은 부가가치 창출 능력과 아웃풋(out-put) 위주로 가야 한다. →대학교육의 특성화와 다양화를 강조했는데 상세히 설명해 달라. -우리나라 학생들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도 자기 재능을 모른다. 아직도 이과에서 1등 하면 의대 가고, 문과에서 1등 하면 사법시험 본다. 수백, 수천 가지 직업이 있는데도 똑똑한 학생은 두 군데만 바라본다. 이공계 살리자고 장학금 줬더니 나중에는 의학전문대학원으로 다 간다. 앞으로는 장학금도 상위 1% 학생에게 줄 게 아니라 소위 중간층 몸통 학생들에게 집중해야 한다. 한동대는 무전공·무학과로 입학해 2학년 때 자기 맘대로 학과를 고른다. 복수전공을 필수로 해 학문 간 융합도 강조한다. 대학 교육의 목표는 학생이 가진 재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다. →한동대 초대 총장 취임 후 16년이 흘렀다. 소회는. -우리 학교에만 매년 62개 나라에서 학생들이 온다. 졸업하면 대기업에도 많이 가고, 창업교육 수업을 통해 직접 회사도 차리고, 재학 중에 봉사활동을 필수로 시켜 월드비전 같은 비정부기구(NGO)에도 많이 나간다. 다양한 학생이 들어오니 취업도 다양하게 한다. 지방이라고 불리할 거라 생각하지만 역으로 한동대가 지방이라서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학교 가는 길에는 산과 논뿐이다. 서울 유명 대학들처럼 주변에 술집, 노래방이 하나도 없다. 진짜 공부밖에 할 게 없다. 세계적인 대학 치고 수도 한복판에 있는 거 봤나. 지역주의도 결국 산업화시대 고정관념이다. 과학의 3요소인 시간·경제·물질은 21세기에는 더 이상 장애물이 아니다. 사실 거리로만 따지면 포항이 서울보다 미국에서 더 가깝다. →대학생과 학부모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가 있나. -부모는 자식이 원하는 대로 가도록 인도만 해주면 된다. 어차피 자기 삶은 스스로 사는 거다. 어느 대학을 가라, 아니면 의대, 법대를 가라고 시키는 건 잘못이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 부모만큼 대학 전형요강 공부를 열심히 하는 나라가 없다. 그보다는 자녀가 어떤 재능을 갖고 잠재력을 가졌는지를 발견해 주는 게 더 중요하다.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감성과 지성의 융합이다. 머리에 좌뇌, 우뇌가 있다. 산업화시대에는 우뇌가 중요했다면 다가오는 시대는 좌뇌도 중요하다. 대학에 들어오면 책에서는 배울 수 없는, 보이지 않는 것에도 반드시 관심을 둬야 한다. 그리고 혼자 잘사는 것에만 관심 갖지 말고 내가 가진 것을 얼마나 나누어 줄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한번쯤 고민해 보길 바란다. 김효섭·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김영길 총장은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안동사범병설중학교, 서울사대부고,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거쳐 뉴욕 RPI 공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74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연구원으로 일하다 1979년부터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로 15년간 재직했고, 1994년부터 현재까지 한동대 총장을 맡고 있다. 포항공대 초대총장인 고(故) 김호길 박사가 6살 위의 형이다.
  • 이상엽 KAIST 교수 등 ‘포스코 청암상’ 수상

    이상엽 KAIST 교수 등 ‘포스코 청암상’ 수상

    포스코청암재단은 22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제5회 포스코청암상 시상식을 열고 수상자인 이상엽 카이스트 교수(과학부문)와 남한산초등학교(교육부문), 법륜 스님·동티모르 알로라재단(봉사부문)에 상패와 상금 2억원을 수여했다. 재단 이사장인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환영사에서 “과학기술의 발전과 교육 혁신, 공동체를 위한 시민정신은 미래 선진사회 건설을 위한 소중한 동력으로서 지속적으로 발전·계승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상식에는 이배용 국가브랜드 위원장, 오세정 한국연구재단 이사장,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오연천 서울대총장 등이 참석했다. 이동화 서울신문 사장 등 언론계 인사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 교수는 대사공학 분야의 권위자로 미생물을 이용해 나일론의 원료인 다이아민 등을 개발했고, 1912년 개교한 남한산초등학교는 ‘대안적 공립학교’의 모범으로 주목받고 있다. 법륜스님은 1993년부터 필리핀의 민다나오섬 등 아시아 오지에서 어린이 교육과 빈민 구제에 힘쓴 공로를, 알로라재단은 여성보호와 여성 인권 신장 분야의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美·英 “80㎞” vs 日 “20㎞”…대피반경 진실은

    美·英 “80㎞” vs 日 “20㎞”…대피반경 진실은

    ‘방사성물질 대피반경은 20㎞? 80㎞?’ 미국 행정부가 16일 ‘화약고’로 돌변한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인근 80㎞ 이내 거주 자국민에 대해 대피를 권고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전 인근 20㎞ 내 주민에게만 대피령을 내린 일본 당국의 조치보다 훨씬 범위가 넓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미국처럼 80㎞ 내를 위험지대로 설정했고 영국과 호주, 뉴질랜드 등도 자국민에게 “원전 반경 80㎞ 밖으로 나가라.”고 권고하고 나섰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방사성물질 유출 때 대피령 범위에 대한 국제적 기준은 없다. 이 때문에 미국이 상황의 예측불가성을 감안해 보수적 결정을 내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균열(원자핵공학과) 서울대 교수는 “원전 상황이 워낙 가변적인 탓에 위험반경 설정 문제는 현재 별 의미 있는 주제가 아니다.”라면서 “미국의 의도는 (거리와 상관없이) 최대한 멀리 가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사능 낙진의 파급 반경은 방사성물질의 분출 세기나 분출량에 따라 달라지는데 원전 폭발사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만큼 어디까지가 안전한지 가늠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새로운 정보를 근거로 대피범위를 설정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그레고리 야즈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위원장은 이번 80㎞ 대피권고안에 대해 “NRC가 입수가능한 정보를 바탕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NRC가 제1원전의 상황이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악화됐음을 보여 주는 다양한 증거를 찾았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낙진 범위를 지나치게 넓혀 예측하거나 유해성을 과장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사히신문은 제1원전 서쪽에 산이 있고 주로 서풍이 불기 때문에 유해물질이 유출돼도 내륙으로 확산되기보다는 바다로 날아갈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장순흥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원자력 및 양자공학과)는 “일정 거리 이상의 지역에서는 방사성물질이 검출돼도 미량에 불과해 인체에 유해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열린세상] 대통령이 일본 위로 방문을/이광형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미래산업 석좌교수

    [열린세상] 대통령이 일본 위로 방문을/이광형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미래산업 석좌교수

    이웃나라 일본이 지진과 쓰나미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화면에 거듭거듭 보이는 쓰나미 장면은 정말 믿고 싶지 않은 최악의 비극이다. 집과 자동차들이 마치 성냥갑처럼 물위에 떠다니고 사람과 배들이 휩쓸려 내려가는 광경을 보면서 영화 속의 한 장면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떠오른 생각은 역시 일본인들은 대단하다는 점이다. 갑자기 닥친 대재앙이지만 평소 훈련했던 대로 질서를 지켜 대피했다. 거의 무정부 상태로 변했음에도 사회질서는 잘 지켜지고 있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간 미국 뉴올리언스와 2010년 대지진이 난 아이티에 강도, 약탈 사건이 많았던 사실과는 크게 대비된다. 이런 점을 보면 일본은 한국을 닮았다. 우리나라에서도 공권력이 없어졌던 광주민주화운동 기간 동안에 강도나 도둑이 없었다고 한다. 심지어 은행에 있는 돈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고 한다. 역시 한국과 일본은 한 핏줄의 선량한 민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속에는 일본을 좋아하지 않는 정서가 잠재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과거사 때문이다. 일제 식민 지배를 받았던 아픈 과거가 있고 또한 일본이 성의껏 사과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옆집이 잘살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전 세계를 통하여 볼 때 잘사는 이웃 나라를 좋아하는 경우는 별로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의 한·일 관계를 보면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에서는 한류열풍이 불어서 한국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한국의 스마트폰이 잘 팔리기 시작했다. 한류가 그저 연예 쪽에서 그친 채 상품 구매는 별개로 보던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일본인들이 가슴을 열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국제정치적으로 볼 때 일본은 항상 우리의 우방이다. 작년의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사태만 봐도 그렇다. 우리가 정서적으로 가깝게 느끼고 가장 무역을 많이 하고 있는 중국도 알고 보니 우리 편이 아니었다. 어려울 때의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이 있다. 나는 이럴 때 우리가 진정한 우정의 손을 내밀어 마음을 전달하면 어떨까 생각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하여 어려움에 처한 일본인들을 위로하고 격려해줄 것을 제안한다. 센다이 등 주요 재난 지역을 방문하여 우리 국민의 구호물품을 전해주고 대한민국 국민들의 진심어린 위로를 전하면 일본인들의 마음속에 깊이 깊이 새겨질 것이다. 지난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하던 기간에 쓰촨성에서 대규모 지진이 났다. 대통령은 예정에 없는 일정으로 지진 현장을 방문하여 우리의 우정을 표한 바 있고, 그때 중국인들은 많은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그후 쓰촨성에서 박람회가 열렸을 때 원자바오 중국 총리가 갑자기 한국관을 방문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한국 대통령의 지진현장 방문 사실을 환기시키며, 자신의 한국관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고 한다. 사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한국과 일본은 참으로 기구한 인연으로 얽혀 있다. 근대사에서 일제 강점기의 뼈 아픈 상처는 아직도 가슴속에서 완전히 치유되고 있지 않다. 그러면서 동시에 지난 우리의 산업화 과정에서 우리에게 자극을 주고 영향을 끼친 것도 일본이다. 만약 옆에 일본이 없었다면 우리의 경제성장은 불가능했을 가능성이 많다. 많은 일본인들도 앞으로 거대한 중국 옆에 살기 위해서는 한국과 일본이 더욱 친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제 좀 더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 과거는 과거고 현실은 현실이다. 일본은 세계 3위 경제대국이고 우리의 제2 교역국이면서 국제 사회에서 우리를 후원하고 있는 우방이다. 이런 친구를 가질 수 있는 것은 다행이다. 재난이 닥친 지금이 우리의 마음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신속하게 구조 인력을 파견한 것은 잘한 일이다. 더 나아가 대통령이 나서서 일본을 방문하여 우리의 마음을 전하고 이웃에 친구가 있음을 보여주면 좋겠다. 친구를 원하면 내가 먼저 친구가 되라는 말이 지금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일본의 신속한 재난 복구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 22일 안철수 교수 초청 관훈포럼

    관훈클럽(총무 정병진)은 오는 22일 오전 10시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안철수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좌교수를 초청해 ‘국내 기업가 정신 쇠퇴 원인과 대응 방안’이라는 주제로 관훈 포럼을 연다.
  • 대전~세종~오송 BRT설계 착수

    대전~세종~오송 BRT설계 착수

    대전~세종~오송 간 광역간선급행버스 체계(BRT) 건설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16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역~한밭대로~와동IC~신구교~세종시~오송역을 잇는 BRT 건설사업(45.56㎞)의 실시설계가 최근 착수됐다. BRT는 도로 중앙의 버스전용차로에서 고급버스를 운행하는 시스템이다. 버스와 지하철의 장점을 따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도심지역 교통체증을 해결하고 운행시간의 정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전시 등은 이곳에 6차로를 건설한 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개발한 온라인 전기버스(OLEV)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전역~와동IC 구간 11.51㎞는 대전시가, 와동IC~오송역 구간 34.05㎞는 행정도시건설청이 맡아 건설한다. 사업비는 각각 1921억원, 3102억원 등 모두 5023억원이 투입된다. 대전역~와동IC 구간은 내년 말 착공해 2015년에, 와동IC~오송역 구간은 올 하반기 착공해 2014년쯤 개통할 예정이다. 온라인 전기버스는 도로에 묻은 급전시설을 통해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받아 운행한다. 1회 충전으로 120㎞를 주행할 수 있고, 2대를 연결해 한 번에 90여명을 실어 나를 수 있다. 한편 이와는 별도로 추진하는 대전 유성 반석역~세종시 구간 BRT(8.78㎞, 8차로) 건설사업은 2014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 한국 IT 경쟁력을 걱정하다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 한국 IT 경쟁력을 걱정하다

    지난 4일 발생한 디도스(분산서비스거부) 공격 사태는 2009년 ‘7·7디도스’ 때와 같은 통신대란을 일으키진 않았지만, 보안 인력과 정부 간 협력체제 등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사회 보안 시스템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 줬다. 디도스 공격이 개시된 직후인 지난 5일 한국의 대표적 보안업체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한 안철수 카이스트(KAIST) 석좌교수를 찾아 디도스 등 국내 정보기술(IT)에 대한 생각을 들어 봤다. 안 교수는 ‘3·4 디도스 사태’에 대한 정부 대응과 관련한 IT 컨트롤타워 부재 논란을 의식한 듯 “정부가 하루빨리 옛 정보통신부와 같은 IT 선제대응 조직을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 등 의사결정권자가 열린 자세를 보여 주면 이전과 달리 정부에 참여하는 것도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안 교수와의 일문일답.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 이후 한국의 IT 경쟁력이 약화됐다는 뜻으로 안 교수가 쓰고 있는 ‘잃어버린 3년’이란 표현이 정치권에서 공방을 야기하고 있는데. -이 말이 ‘현 정부와 대통령을 비난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오해를 풀고 싶다. ‘잃어버린 3년’은 현 정부 출범이 아닌 애플이 아이폰을 처음 내놓은 2007년 시작됐다. ‘닷컴 버블’ 붕괴 후 고전하던 실리콘밸리도 징가(2007년), 그루폰·트위터(2008년) 등 거물급 벤처들이 생겨나면서 활기를 얻었다. 이런 열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클라우드 등과 맞물리면서 세계 곳곳에 퍼져 나갔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는 이런 흐름을 읽어 내지 못했다. 다른 나라보다 선제적으로 신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데 기여했던 정보통신부가 해체된 것도 주된 이유다. →하지만 안 교수가 말한 ‘잃어버린 3년’ 동안 삼성, LG와 같은 IT 기업들은 수출을 늘리며 선전하지 않았나. -결정적으로 이 시기에 우리 기업들은 IT 업계의 화두가 된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모두 실패했다. 애플이나 닌텐도가 대단한 것은 단지 매출이 많아서가 아니다. 자신들의 기기를 중심에 놓고 끊임없이 관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창출해 생태계의 주도권을 쥐게 됐기 때문이다. 독자적인 플랫폼이 없다면 삼성이나 LG와 같은 업체도 나중에는 플랫폼 기업에 좌지우지되는 하청업체로 전락하게 된다. 아이폰 출시를 계기로 전 세계가 플랫폼의 중요성을 깨달았지만 우리는 이런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애플이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미국 업체들이 운영체제(OS) 등 플랫폼을 장악한 현실에서 우리가 독자적인 플랫폼을 가져가려는 노력이 과연 실효성이 있을까. -얼마 전 미국의 유명 IT 전문매체에서 삼성의 스마트TV를 호평한 기사를 봤다. 애플과 구글이 주도하는 스마트TV 분야에서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수를 늘리며 분전하는 삼성의 노력이 인상적이었다. 우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플랫폼을 주도하기가 쉽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시도 자체도 하지 않으면 기회는 오지 않는다. 다양한 분야에서 독자적인 플랫폼을 갖춰 선두를 부지런히 좇다 보면 역전의 기회는 오게 돼 있다. 만약 소니가 브라운관 TV 시장을 장악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업체들이 TV 기술 개발에 소홀했다면 평판 TV 시장에서 지금과 같은 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었겠나. →안 교수의 말을 요약하면 ‘IT 분야에서 플랫폼 구축 등 다양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 컨트롤타워 복원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만약 정부가 컨트롤타워를 복원한다면 어떤 식으로 꾸려져야 한다고 보는지. -과거 정통부와 같은 정부 부처의 형태가 될 수도 있고, 위원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위원회는 상대적으로 의견 교환이 자유롭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위원회에서 내린 결론이 해당 부처로 이관되면서 원래 내용과 다르게 해석돼 시행되는 것을 여러 번 봤다. 과거 정통부의 경우 규제기관으로서 문제가 많았던 게 사실이지만 막상 없애고 보니 국내 IT 경쟁력이 떨어지는 폐해가 생겨났다. 따라서 이제는 과거 조직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단점을 줄인 새로운 형태의 정통부 조직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간 여러 차례 입각 제의를 받았지만 모두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 정부가 새 컨트롤타워를 복원한다면 참여하겠는가. -국회의원 출마 제안까지 포함하면 정치권의 참여 요청을 받은 지가 10년은 넘은 것 같다. 난 살면서 뭔가 의미 있는 흔적을 남기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지금의 현실에서는 (나 같은) 한 사람이 정치에 뛰어들어 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게 불가능해 보인다. 바꾸지도 못할 거면서 높은 자리에만 앉아 있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다만 의사결정권자(대통령)가 내 말에 제대로 귀 기울여 준다는 것을 전제로 ‘십고초려’하면 (장관 등 여러 역할을) 고려해 보겠다. 하지만 (의사결정권자가) 그렇게 하기가 쉽진 않을 것이고, 정치가 아니어도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일들은 많다. →벤처 기업가 출신으로 현재 학생들에게 기업가 정신에 대해 강의하고 있는데, 안 교수가 보기에 국내 IT 관련 창업 여건은 어떤가. -10년 전만 해도 국내 시장에서는 네이버나 다음, 싸이월드와 같은 될성부른 기업들이 생겨났지만 지금은 그런 회사들을 찾아볼 수 없다. 당시에 20명이 해야 할 일을 지금은 1명이 해 낼 수 있을 만큼 소프트웨어가 좋아지면서 창업 비용도 낮아졌지만 사회적인 여건은 오히려 척박해졌다. 창업을 돕는 정부 및 민간의 지원 인프라가 취약하고,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고사시키는 불공정 거래 관행도 여전하다. →최근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을 강조하는 등 상생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기업 전문가로서 대안이 있다면. -대기업의 명백한 불법적 횡포부터 근절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공정위의 전속고발권(공정거래법과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해 공정위만 검찰에 고발할 수 있게 한 제도) 조항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중소기업이 피해를 하소연해도 공정위에서 채택하는 비율이 1%도 되지 않아 오히려 대기업을 감싸고 있다. 대기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해자의 행위가 악의적일 경우 실제 손해액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배상하게 하는 제도)도 도입돼야 한다. 상대방에게 해가 된다는 걸 알면서도 단속이 쉽지 않다는 점을 악용해 중소기업에 피해를 주는 것을 묵과해선 안 된다. 대전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안철수 교수는 ▲1962년 부산 출생 ▲서울대 의대-미국 펜실베이니아 공대 및 와튼스쿨 ▲단국대 의예과 학과장, 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 포스코 사외이사, 카이스트 석좌교수 ▲한국CEO상, 윤리경영대상 투명경영 부문 대상, 동탑산업훈장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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