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용 저효율 탈출구 벤처기업(눈높이 경제교실)
◎정부의 역할/벤치기업 자생력·자금 확보 ‘측면 지원’
우리 경제의 고비용 저효율 문제는 기술·지식집약적 벤처기업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는게 정부의 생각이다.높은 수익성과 설비·노동·토지 절약적 특성은 용지난과 물류비 대처에 용이할 뿐더러 지식과 기술은 고부가가치를 창출,저효율 문제를 풀 수 있기 때문이다.이같은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시책은 자금공급,기술개발 및 인력공급 그리고 입지공급의 원활화로 요약된다.
우선 벤처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을 위해 공무원연금기금 군인연금기금 등 72개 연기금의 투자를 허용했고 종목별 개인별로 한도가 정해진 외국인의 주식취득 제한을 벤처기업에 대해서는 철폐했다.아울러 액면가 100원 이상의 주식발행을 허용,유동성을 높이고 스톡옵션제도의 활성화를 꾀하고 있으며 창업투자회사의 회사채 발행한도를 자기자본의 5배에서 10배로 확대,투자재원을 확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창업투자조합이나 신기술사업투자조합에 출자할 경우 출자액의 20%만큼 소득공제를 해주는 등 투자유인책도 마련해두고 있다.또 직접금융 조달의 활성화를 위해 기존 코스닥 시장을 흡수한 새로운 주식시장 설립을 추진중이다.
정부는 정부부처 및 투자기관으로 하여금 ‘중소기업기술개발지원계획’수립을 의무화하고 국공립대 교수나 국공립연구소 연구원의 벤처기업 창업이나 경영참여시 휴직을 허용,기술개발을 촉진하고 있다.이와 함께 연구기관 대학 등이 개발한 기술을 창업중소기업에 이전하는 기술복덕방 제도를 지난 6월부터 시행중이며 기술개발 소요자금지원을 위해 특허 실용신안 등을 담보로 인정해주는 기술담보제도를 시행중이다.벤처기업과 관련한 정부의 역할은 규제완화를 통해 벤처기업이 가용할 수있는 재원을 확충하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서 그 재원이 시장에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체계적 규제완화를 통해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시장에서 분배되도록 한다는 점에서 정부의 벤처기업지원 시책은 기존의 산업지원시책과 큰 차이가 있다.
□벤처란
벤처(Venture)란 사전에서 모험,투기 등으로 풀이하고 있듯 모험적인 사업을 의미한다.일반적으로는 이러한 사업을 직접 영위하는 벤처기업과 벤처기업에 자금을 지원해 주는 벤처금융을 통칭하는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모험적인 사업이란 실패의 위험성이 크지만 성공할 경우 높은 수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사업을 말한다.
○위험상 크나 성공확률 높은 사업
벤처기업은 신기술기업,하이테크기업,기술집약적 기업 등으로도 불리고 있듯이 정보통신 전자 신소재 생명공학 등 첨단기술을 무기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자 하는 신생·중소기업이 주류를 이룬다.벤처기업이 생겨나는 것은 창업자가 돈을 벌기 위해서지만 이들 기업이 활성화되면 국민경제적으로도 기술수준 향상,생산성 증대,중소기업 활성화,산업구조 고도화 등 여러가지 긍정적 효과를 얻을수 있다.
○담보·신용 부족… 정비·기계 구입 애로
그런데 아무리 유망한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공장을 짓고 기계나 장비를 구입할 돈이 없으면 이를 사업화하기가 힘들다.이 돈을 은행대출로 조달할 수도 있겠지만 일반 대중으로부터 받은 예금을 가급적 안전하게 운용하려는 은행이 사업의 성공여부가 확실하지 않고 신용도나 담보능력도 부족한 기업에게 대출해줄 가능성은 희박하다.그렇지만 돈을 가진 사람중에는 은행에 예금을 해서 미리 정해진 이자를 받기 보다는 돈을 떼일 위험은 있지만 잘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는 곳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이와 같은 사람에게는 벤처기업이 매력있는 투자대상이 될 수 있으며이런 동기에서 벤처기업에 투자되고 있는 자금을 벤처금융 또는 벤처캐피탈이라 한다.그리고 벤처금융을 업으로 영위하는 회사는 벤처금융회사라 불린다.
벤처금융의 역할을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벤처기업의 성장단계별 자금조달원에 대해 살펴보자.벤처기업의 성장단계는 연구개발기,창업기,성장전기,성장후기 및 성숙기로 구분할 수 있다.이중 연구개발기에는 주로 자기자금을 이용한다.창업기나 성장전기에는 자기 돈만으로는 사업할 수 없고 신용도 및 담보력 부족으로 은행대출이나 주식발행을 통한 자금조달도 어려우므로 벤처금융에 크게 의존하게된다.그 후 성장후기 및 성숙기로 들어가면 벤처기업은 은행이나 주식시장에서 대부분의 자금을 조달하게 되고 벤처금융회사는 투자자금을 회수하여 다른 벤처기업으로 투자처를 옮기게 된다.
□유래
역사적으로 벤처는 스페인의 이사벨라 여왕이 극동으로 항해하는 지름길을 개척하겠다는 아이디어를 가진 콜롬버스에게 항해자금을 제공한 것이 효시라고 한다.
○콜럼버스 항해자금이 ‘효시격’
현대적 의미의 벤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무기,우주개발 등 국책사업에 참여했던 다수의 전문연구자들이 전직하면서 자신들의 기술을 기업화한 데서 비롯되었다.그 후 벤처기업은 60년대에들어 반도체산업이 급속하게 발달한 데 힘입어 번성하기 시작했다.벤처기업이 많이 몰려 있는 실리콘벨리가 테크노 폴리스로 명성을 떨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70년대 말부터 80년대까지는 반도체외에 유전공학 및 퍼스컴기술의 기업화가 활발하였으며 90년대 들에 들어서는 인터넷 등 정보화 관련 벤처기업의 설립붐이 일고 있다.
○60년대 반도체산업 발달로 번성
벤처기업에 대해 자금을 제공해 주는 벤처금융회사로는 1946년 미국에서 설립된 아메리칸 리서치 앤드 디벨로프먼트(ARDC)가 최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ARDC는 MIT에서 연구된 결과를 상품화하는데 주력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한편 벤처는 미국에서 처음 생겨났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벤처산업은 기업가의 창의를 높이 평가하는 사회풍토,높은 기술수준,방대한 시장규모 등 미국 특유의 경제·사회적 여건에 힘입어 그동안 세계에서 가장 눈부신 발전을 이룩해 왔다.반면 유럽 일본 등 여타 선진국이나 개도국에서는 벤처산업이이렇다할 발전을 보지 못해 오다가 80년대 이후 이룰 육성하기 위한 정책적노력이 강화되면서 점차 활성화되기 시작하였다.
□성공사례
○빌게이츠 DOS 개발,컴퓨터 시장 주도
벤처기업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일일이 예를 들 수 없을 정도로 많다.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인물은 미국의 마이크로 소프트사 회장인 빌 게이츠일 것이다.빌 게이츠는 하버드대학을 중퇴하고 1975년 컴퓨터 운영체제인 도스(DOS)를 개발하여 기업화하는데 성공함으로써 전세계인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그후에도 신기술 연구개발에 끊임없이 노력하여 윈도우즈(Windows)를 상품화하는 등 컴퓨터와 인터넷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국내 ‘한글과 컴퓨터’ 대표적
우리나라에서는 우선 한국의 빌 게이츠라는 명성을 얻고 있는 이찬진씨가 90년 설립한 한글과 컴퓨터(주)를 들 수 있다.이 회사는 한글 워드프로세서인 “한글”을 개발함으로써 현재 국내 워드프로세서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또 정문술씨가 83년 설립한 미래산업은 반도체 제조장비를 생산하면서 급신장한 대표적인 벤처기업이다.이 회사는 95년 6월에 장외시장에 등록하였고 96년 11월에 증권거래소에 상장되어 주식매매가가 30만원에 육박하기도 하였다.이 밖에도 (주)메디슨,성미전자(주),수산중공업(주) 등도 성공한 벤처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우리나라는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74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결과의 기업화를 지원하기 위하여 한국기술진흥(주)이 최초의 벤처금융회사로 설립되었다.이어80년대 초에 3개의 벤처금융회사가 추가로 설립되었으나 벤처금융이 제도화된 것은 86년 ‘신기술사업금융지원에 관한 법률’과 ‘중소기업창업지원법’이 제정되면서부터이다.현재 우리나라의 벤처금융은 이들 두 법률 증 어느법률이 설립근거인 지에 따라 신기술금융회사와 창업투자회사로 구분된다.10월말 현재 4개 신기술금융회사와 59개 창업투자회사가 영업중에 있다.
○벤치금융사 한국기술진흥 74년 설립
이들 회사는 업무내용이 같지는 않지만 대체로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및 융자와 함께 경영 및 기술지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이밖에 벤처금융회사는 여러 사람들이 벤처기업에 공동으로 투자하기 위하여 결성되는 투자조합에 일부 출자하고 투자조합의 재산을 운용·관리하는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올해 특별조치법 제정… 전폭 지원
그리고 벤처기업으로는 창업투자회사가 투자한 업체를 기준으로 할 때 지난해 말 약 1천600개사가 영업중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이들은 주로 정보통신,컴퓨터 소프트웨어,반도체,전자,산업기기 분야 등에 진출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0월부터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10년간 한시적으로 시행에 들어감에 따라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되었다.주요 내용을 보면 연·기금 및 보험회사의 비상장기업주식투자 허용,벤처기업에 대한 외국인의 주식 취득한도 폐지,‘엔젤 캐피탈’ 제도의 도입,교수·연구원의 벤처기업 참여 확대,벤처단지에 대한 조세감면 혜택부여 등 자금·인력·입지면에서의 지원을 포괄하고 있다.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엔젤 캐피탈 제도는 창업기업에 투자하는 개인이나 개인투자조합에게 세제혜택을 주거나 개인과 벤처금융회사가 공동으로 결성한 투자조합의 운용·관리권을 개인에게 위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개인투자자의 벤처금융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