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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 ‘첨단 신사옥’ 대전

    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 ‘첨단 신사옥’ 대전

    세계 IT 업계의 ‘4대 천왕’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이 제품이 아닌 ‘사옥’으로 ‘IT 대전’을 예고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먼저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주 쿠퍼티노시에 일명 ‘우주선’(Space Ship)이라 불리는 신사옥을 짓고 있다. 이 사옥 건설은 스티브 잡스가 사망하기 4개월 전 발표한 프로젝트로 타원형으로 설계한 독특한 모양으로 총 1만 3000명의 직원이 함께 근무할 수 있다. 구글도 올해 초 총 9개동으로 구성된 신사옥 ‘베이뷰’ 건설 계획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실리콘벨리 마운틴뷰에 위치한 본사 옆에 건설될 예정인 이 건물은 구부러진 직사각형 모양으로 다리를 통해 모든 건물이 연결되는 것이 특징이다. 기업 공개로 ‘총알’이 넉넉만 페이스북도 이에 뒤질세라 ‘IT 대전’에 가세했다. 페이스북은 본사가 위치한 멘로 파크 지역에 추가로 사옥을 건설할 예정으로 특히 유명 건축가인 프랭크 게리가 설계를 맡는다. 최근 발표한 아마존의 신사옥 건설 계획은 이들 기업보다 한술 더 뜬다. 시애틀 도심 한복판에 마치 3개의 큰 공을 나열해놓은 듯한 돔형 사옥을 공개해 직원들이 숲 속에서 일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겠다는 것이 회사 측의 계획이다. 그러나 공룡 IT 기업의 ‘사옥 대전’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오히려 신사옥 건설이 ‘종말’을 향해가는 저주일 수 있다는 평. 실리콘벨리의 흥망을 책으로 엮어낸 바 있는 워싱턴 대학 조교수 마가렛 오마라는 “주요 IT 회사 들이 신사옥 경쟁에 들어간 것은 그들의 통장에 돈이 얼마나 많은 지를 보여준다.” 면서 “제품을 통한 ‘기술 전쟁’이 아니라 ‘사옥 전쟁’은 결국 회사의 마지막을 앞당길 수 있다.”고 밝혔다. 헤지펀드의 매니저 제프 매튜도 “애플의 경우 사옥 건설의 비용도 너무 크고 시기도 좋지않다.” 면서 “애플 신사옥을 ‘우주선’이라고 부르지만 결국 ‘데스 스타’(Death Star·죽음의 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위로부터 애플,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사옥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열린세상] 검찰의 국정원 수사 올바로 가고 있는가/한희원 동국대 법대 교수

    [열린세상] 검찰의 국정원 수사 올바로 가고 있는가/한희원 동국대 법대 교수

    지난해 대선 때부터 경찰 수사로 시작된 국정원 댓글 의혹사건에 대한 수사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검찰 수사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의 줄소환 조사와 각종 비밀문건의 확인,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이어졌다. 야당과 사회단체 일각에서는 이미 결론을 내놓았다. 민주당이 구성한 진상조사특별위원회와 민변 등이 공동 개최한 긴급토론회는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단정했다. 민변 박모 변호사와 서강대 로스쿨의 이모 교수는 “국정원이 총체적으로 움직여 선거에 개입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국가안보 수호가 목적인 국가정보기구에 대해 치안질서 유지가 본연의 임무인 검찰이 일반 형사범죄처럼 수사하고 업무의 단면을 들어서 불법으로 단정하는 이런 모습이 과연 온당할까. 정보 선진국들의 경험과 교훈은 무엇일까. 물론 어느 조직에서나 직원들의 업무 일탈이 조직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있을 수 있고, 그런 경우에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정보조직 전체의 업무를 특정시점에서 평면적으로 재단하는 것은 그 자체로 국가안보 위기 상황을 초래하고 적대 세력을 이롭게 하는 행위가 될 수 있음도 인식해야 한다. 현대적 의미의 국가안보는 단편적인 군사 안보만이 아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환경 등 제반 쟁점이 함께 어우러지는 포괄안보 또는 총체안보가 주권국가 안보의 실질이다. 여기에서 과연 국가정보기구가 하지 말아야 할 ‘정치 개입’이란 무엇인가라고 하는 본질적인 의문이 제기된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적절히 지적했듯이 특정인에 대한 사찰 목적이 아닌 정치 정보와 사회 정보는 오히려 국가 안보 정보의 핵심이다. 정치·사회 정보가 뒷받침되지 않는 국가 정보는 진정한 국가 안보 정보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댓글 달기의 방식이나 일부 내용만으로 국정원의 정치 개입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지는 매우 신중한 판단을 요한다. 한편 국가안보 사안은 일반 형사 절차로 수사할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올바른 모습은 이렇다. 의회 승인으로 임명돼 독립성이 확보된 내부 감찰관이 자체 진상조사를 하고 의회에 보고한다. 미진하면 의회 차원의 진상조사가 이어진다. 많은 경우에 미국 의회는 정보요원들의 진정한 애국심과 정보기구의 필요성을 엿보고는 진상조사 후에 오히려 입법 등 필요한 지원을 해주고 통제 장치는 강화했다. 국가안보는 수사가 아니라 정치적 결단이 타당한 영역임을 말해준다. 국가정보원은 특정인 보호라는 차원이 아니라 국가 안보를 수호하기 위한 노력으로 합리적인 국가비밀특권(state secrets privilege)도 행사해야 한다. 국가비밀특권은 B29 폭격기 추락과 관련된 레이놀즈 사건에서 1953년 연방 대법원이 처음으로 인정한 개념으로, 정보기구가 민감한 정보를 사법절차에서 배제해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다. 예컨대 2005년 전직 법무부 마약청(DEA) 요원인 리처드 혼의 주거에 대한 CIA의 불법 자택수색 사건, 2006년 CIA가 사람을 오인하여 칼리드 엘 마스리를 수개월 동안 불법 체포하여 고문한 사건에서도, 미국 사법부는 국가 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CIA의 국가비밀특권 주장을 받아들여 심리를 종료했다. 원래 불법과 적법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국가 안보 문제는 개별적으로 보면 위법이라는 판정을 받을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정보의 세계에서는 나타난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불법적 합법’이라는 말도 있고, ‘오늘의 성공이 내일의 실패’라는 말도 있다. 그래서 국가 정보의 세계에서는 ‘먼저 저지르고 보라’(Shooting first, and then ask what you want)는 금언이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국가 안보는 불타는 애국심이나 형식적인 법치로 확보되는 문제가 아니다. 연구나 공부하지 않으면 심각한 국론 분열을 야기할 수 있는 영역이다. 검찰은 일부 여론에 대해서는 감상적인 만족을 주었다는 호평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검찰은 또한 대한민국 국가 정보 사령탑의 와해를 끊임없이 노리는 북한 정찰총국이나 국가안전보위부의 대리인으로 우리의 국가 정보 역량에 심대한 위험을 초래했다는 현실론이 더욱 준엄할 수 있음도 기억해야 한다.
  • ‘사망’ 한네만, 팔 잘라낼 정도로…

    ‘사망’ 한네만, 팔 잘라낼 정도로…

    슬래시 메탈계의 전설 ‘슬레이어’(Slayer)의 기타리스트 제프 한네만이 2일(현지시간) 간 부전으로 사망했다. 향년 49세. 슬레이어는 이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한네만은 간부전을 앓고 있었으며, 지역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고 전했다. 한네만이 간부전에 시달리게 된 것은 2011년 독거미에 물리면서부터다. 독거미에게 물린 곳이 악화돼 팔을 잘라내야 할 정도로 상처 부위가 썩어들어가면서 후유증을 호소하던 한네만은 결국 만성 간부전까지 번져 내내 병원 신세를 져야만 했다. 그는 밴드 활동을 중단한 채 치료에 전념했지만 결국 병을 이기지 못했다. 한네만은 1980년대 초 동료 기타리스트 케리 킹과 함께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밴드 슬레이어를 결성했다. 1983년 발표한 1집 ‘쇼 노 머시’(Show No Mercy)를 통해 기존의 헤비메탈의 통념을 뛰어넘는 강력한 사운드를 선보였다. 슬레이어는 빠르고 묵직한 드럼 비트와 강력한 기타 리프를 구사하면서 메가데스(Megadeth)·메탈리카(Metallica)·앤스랙스(Anthrax)와 함께 슬래시 메탈의 ‘4대 천왕’으로 불렸다. 특히 지난 1986년 발표한 앨범 ‘레인 오브 블러드(Reign of Blood)’의 수록곡 가운데 한네만이 작사·작곡한 ‘레이닝 블러드(Raining Blood)’와 ‘앤젤 오브 데스(Angel of Death)’는 슬레시 메탈의 교과서라고 불릴만큼 큰 인기를 누렸다. 2007년·2008년에는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메탈 퍼포먼스상’을 연달아 수상하는 등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 슬레이어(Slayer) 레이닝 블러드(Raining Blood) 뮤직비디오 보러가기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야당 음모 도왔다” 볼리비아, 美 대외원조기관 추방

    좌파 성향의 남미 볼리비아가 자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국의 대외 원조기관인 국무부 산하 국제개발처(USAID)를 내쫓았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수도 라파스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식에 참석해 “USAID가 과거 미 대사관처럼 보수 우파 야권의 정부 전복 음모를 지원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AP·AFP통신이 보도했다. USAID는 1961년에 제정된 해외원조법에 따라 설립된 독립 행정기관으로, 국무장관의 지침을 받아 세계 각국의 경제 개발과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볼리비아에서는 1964년부터 보건과 지속 가능한 발전, 환경 프로그램 관련 활동을 해 왔다. 그는 앞서 지난달 중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중남미는 미국의 뒤뜰’이라고 말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미 대사관과 USAID를 쫓아낼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호형호제’한 사이로, 2006년 초 집권한 이후 반미 노선을 고수해 왔다. 2008년에는 미 정부가 보수 우파 야권의 정부 전복 음모를 지원한다는 이유를 들어 라파스 주재 미 대사와 미 마약단속국(DEA) 요원들을 추방했다. 미국 정부도 이에 맞서 워싱턴 주재 볼리비아 대사를 추방한 바 있다. 이번 조치에 대해 미국 정부는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패트릭 벤트렐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미국은 볼리비아 내정에 간섭하지 않았고 볼리비아 정부의 USAID 추방 결정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USAID 추방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볼리비아 국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신랑·신부가 좀비로?…이색 결혼식 화제

    신랑과 신부는 물론 하객들까지 좀비로 변해 버린 것일까. 최근 영국에서 좀비를 콘셉트로 한 결혼식이 진행돼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영국 일간지 메트로 등 외신은 “영국에서 최초로 좀비 콘셉트의 결혼식이 진행됐다.”고 보도하면서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 신랑 롭 블랙모어(31)와 신부 제니퍼(27)는 너덜너덜한 옷을 입고 피묻은 면사포를 쓰는 등 완벽하게 좀비로 변신한 모습이다. 식장은 붉은 조명세트를 이용해 지옥을 연상시켰고 결혼식은 주례는 물론 일부 하객들까지도 좀비로 변신한 채 진행됐다. 이날 결혼식에는 총 250여 명의 가족과 친구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결혼식은 ‘데드 아일랜드-립타이드’(Dead Island Riptide)라는 신작 게임의 발매사인 딥실버(Deep Silver)가 홍보를 위한 목적으로 후원했다. 이벤트에 당첨된 커플은 “게임의 배경인 ‘데드 아일랜드’ 공식 커플로 선정돼 아주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인터넷뉴스팀
  • 40대男,여자옷 입고 침대서 목졸려

    40대男,여자옷 입고 침대서 목졸려

    #사례1 2004년 서울 40대男 K의 방 여자 옷을 입은 채 자기 침대에서 사망한 K의 입에는 여성용 스카프가 잔뜩 들어 있었다. 엄청난 양이었다. 목에는 여러 곳에 끈 자국이 선명했다. 개목걸이와 스카프 자국들이 얼기설기 뱀이 똬리를 튼 형상으로 엉켜 있었다. 무언가에 목이 졸렸다는 증거다. 무릎과 두 발도 스카프로 묶여 있었다. 외부 침입의 흔적은 없었지만, K의 가족들은 타살을 의심했다. 시신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옮겨졌다. 부검대에 오른 그의 얼굴 주변과 장기에는 피가 흐르지 못하고 뭉친 울혈이 보였다. 안구와 눈꺼풀 사이, 결막과 폐에는 내출혈로 생기는 좁쌀 같은 일혈점(溢血點)이 나타났다. 모두 질식사에서 관찰되는 소견이었다. 국과원은 그의 죽음을 자살도 타살도 아닌 ‘사고사’로 결론지었다. #사례2 2009년 태국 방콕 A호텔 영화 ‘킬빌’에서 주연 악역 배우로 출연했던 미국 배우 데이비드 캐러딘(72)이 숨진 채 발견됐다. 호텔 청소원이 발견했을 때 그는 옷장에 밧줄로 목을 맨 상태였다. AP 등 언론은 일제히 ‘자살’ 보도를 쏟아냈다. 하지만 태국 경찰은 “스스로 목을 맨 건 맞지만 자살은 아니다.”고 했다. 방콕 경찰청 오라퐁 시프리차 수사팀장은 “알몸이 끈에 묶여 있는 등 정황으로 볼 때 자살했다기보다는 스스로 성적인 행위를 하다 잘못돼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타살 의혹을 제기하며 미 연방수사국(FBI)에 재조사를 의뢰했다. 2차 부검을 마친 미국 법의학 전문가는 “타살 흔적도, 발버둥친 흔적도 없다.”며 태국 경찰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스스로 목맸지만 자살이 아니다? 스스로 목을 맸지만 자살은 아닌 해괴한 죽음. 법의학계에서는 앞선 두 사람의 죽음을 ‘자기색정사’(自己色情死·Autoerotic death)라고 부른다. 다소 민망한 이 말은 성적 쾌감을 느끼려고 스스로 끈이나 비닐봉지, 심지어 전기장치 등을 이용해 뭔가를 하다 사고로 죽는 것을 말한다. 가장 흔한 방법은 K처럼 스스로 목을 조여 순간적인 질식을 유발하는 것이다. 목을 조였던 줄을 푸는 타이밍을 놓치면 그대로 끝이다. 머리에 비닐주머니나 방독면 따위를 쓰기도, 두꺼운 테이프로 자기 입과 코를 틀어막기도 한다. 머리 전체를 밀폐된 작은 공간에 집어넣는 일도 있다. 모두 가벼운 질식을 유발하기 위한 방법이다. 법의학계에 따르면 뇌에 공급되는 산소가 감소하는 순간 몸에는 가벼운 두통과 함께 현기증 또는 꿈을 꾸는 것과 같은 들뜬 기분이 나타난다. 일부 사람들은 이런 미묘한 변화에서 행복감이나 성적 만족을 느끼게 된다. 여러 해 전에 남자 청소년들 사이에 서로 목을 조르거나 손가락으로 경동맥을 눌러 잠시 혼절시키는 ‘기절놀이’가 유행한 적이 있다. 같은 원리다. 이런 행위를 즐기는 사람들은 순간의 쾌락이 영원히 자신의 숨통을 조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 그런데도 여기에 탐닉하는 것이다. 일종의 성도착증이기 때문이다. 자기색정사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 자살이나 타살로 둔갑하는 경우다. 만일 타살로 분류되면 없는 범인을 잡기 위해 경찰 수사 인력이 불필요하게 낭비된다. 반대로 자살이 되면 가족들은 사고사로 인정받지 못해 생전에 든 보험금을 못 타게 된다. ●美 한해 최대 500명 불명예 사고사 자기색정사인지를 가리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게 현장 조사다. 우선 사망자들은 신체의 일부, 특히 손을 묶는 경우가 흔한데 그 결박이 죽은 사람 스스로 만들 수 있는 구조인지 아닌지의 판단이 중요하다. 경우에 따라 성적 파트너에 의해 행해졌을 수도 있다. 매듭은 복잡해도 혼자 묶을 수 있는 형태가 있고, 단순해도 혼자서는 도저히 만들 수 없는 모양이 있어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사고 현장의 공통점은 대부분 시신이 격리되거나 고립된 자기방, 다락, 지하실 등에서 발견된다는 것이다. 문은 대개 안으로 잠겨 있다. 시신은 성기를 드러내거나 옷을 벗은 채로 발견된다. 남성은 여성의 옷차림을 한 경우가 많다. 복장 도착증 때문이다. 시신 앞에는 도색 잡지가 널브러져 있기도, 거울이 놓여 있기도 하다. 쾌락을 극대화하기 위한 일종의 준비물이다. 10~30대 남자가 대부분이지만 간혹 여자들도 있다. 국과원의 한 법의관은 “특히 여성일 경우 현장만 보면 타살과 유사한 정황이 연출되기 때문에 초동수사에 혼란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특이한 방법으로 욕정을 풀다 사고사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미국에서는 매년 최대 500명이 자기색정적인 행위로 사망한다는 보고가 있다. 하루 1.4명꼴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정확한 통계가 없다. 자기색정사에 대한 현장의 감이 떨어져 정황을 놓치는 일도 있지만 유가족이 고인에게 누()가 된다는 생각에 진상을 덮고 보려는 경우가 많다. 10년차 법의관은 “가족들은 고인이 성적 만족을 찾다가 죽은 것으로 알려지기보다는 그냥 자살을 했다는 의학적 판단을 반기는 편”이라면서 “마지막까지 곱게 보내고 싶은 것이 가족의 마음이라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먹으면 잠 못자는 200% 강력한 커피 나왔다

    먹으면 잠 못자는 200% 강력한 커피 나왔다

    정말 커피를 ‘죽도록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커피가 나왔다. 일반 제품보다 카페인이 무려 200%나 더 함유된 이 커피의 이름은 ‘데스 위시’(Death Wish). 이름만큼 무시무시한 이 커피는 포장에 해골까지 그려져 있어 보기에도 살벌하다. ‘먹고 죽어도 책임 못진다’는 이 커피를 만든 회사는 미국 뉴욕에 자리잡은 ‘데스 위시 컴퍼니’로 평소 원두를 판매하다 고객들의 요청으로 이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회사 측은 “이 제품은 세계에서 가장 맛과 향이 강렬한 유기농 원두 커피”라면서 “몸이 약한 사람들은 마시지 말라.”고 경고했다. 지난해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이 제품은 출시 직후 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었으며 이후 유명 바리스타와 고객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고객들은 회사 홈페이지 등에 “이 커피를 마신 후 36시간 동안 잠을 자지 못했다.”, “죽어서 천당에 간 기분” 이라는 평을 남겼다. 한편 이 커피의 가격은 1파운드 당 19.99달러(약 2만 2000원)로 인터넷을 통한 구매만 가능하다. 인터넷뉴스팀  
  • 이스라엘-신의 땅에서 울다가 웃다가 ②喜 소금꽃이 핀 호수에서 수영을

    이스라엘-신의 땅에서 울다가 웃다가 ②喜 소금꽃이 핀 호수에서 수영을

    ●喜 소금꽃이 핀 호수에서 수영을 Dead Sea 사해 바다는 죽어 소금을 남긴다. 일종의 유언장이다. 소금의 탄생기는 언제 들어도 신비로웠다. 대개 바다의 품을 떠난 물은 저수지, 증발지, 함수창고를 유랑하며 한 줌의 소금이 된다. 그러나 사해Dead Sea 소금은 강한 햇볕과 바람만으로 하얀 속살을 드러냈다. 사실 사해는 바다가 아니라 호수인데, 염도는 일반 해수보다 7~10배가량 더 높다. 어디 염도만 높을까. 피부에 좋은 미네랄도 일반 해수보다 수십배나 많다. 사해 물질로 만든 화장품은 이스라엘 전역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아하바AHAVA’는 국내에서도 시판 중인 화장품 브랜드 로 이스라엘에선 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사해의 명성을 일찍이 들은 유럽인은 이곳에서 몇 날 며칠을 ‘잘 먹고 잘 쉬다 간다’고 했다. 이스라엘 접경지대인 이웃 나라 요르단에서도 사해가 펼쳐진다. 이스라엘에서 사해를 즐기려면 휴양단지인 엔보켁En Boqeq이 좋다. 이곳엔 르 메르디앙, 로열 리모님, 레오나르도, 크라운 플라자 등 이름난 숙소가 사해를 굽어보고 있다. 동남아 풀 빌라 못지않은 사해 리조트에 들어서자 ‘여기가 천국이구나’ 싶었다. 특히 르 메르디앙은 사해의 물을 이용한 스파를 운영 중이다. 굳이 리조트 밖으로 사해를 찾아 나서지 않아도 실내에서 사해를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그래도 이 멀리까지 와서 진짜배기 사해를 놓칠 수 있나.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후 가운 하나 걸치고 리조트에서 10분 거리인 사해까지 나왔다. 모래가 펼쳐진 틈 사이사이로 소금 꽃이 만발했다. 조심스레 만져 보니 까끌까끌하면서도 끈적끈적하다. 본격적으로 물에 들어가면 몸이 공중부양 하는 것처럼 부웅 떠오른다. 무중력의 우주공간과 다를 바가 없다. 몸이 따끔따끔하다면 상처를 비집고 사해의 성분이 침투했다는 증거다. 잠시 몸을 담그고 나왔을 뿐인데 전신 마사지를 한 것처럼 몸이 매끈해졌다. 그러나 사해와는 거리 두기를 해야 한다. 너무 오래 물속에 들어가 있으면 오히려 피부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 제아무리 ‘수영 황제’ 펠프스가 울고 갈 만한 수영 실력을 뽐낸다고 한들, 헤엄을 쳐서도 안 된다. 사해는 성분도 성분이지만 지상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유명하다. 해발 -417m. 사해는 만날 때도 헤어질 때도 그냥 놔 주지 않았다. 고도차 때문에 귀가 멍해졌으며 소금 꽃의 향기는 오래도록 코끝을 맴돌았다. 1 생물체가 살 수 없을 정도로 염도가 높은 사해에선 몸이 둥둥 뜬다. 물 위에 떠서 신문을 펼친 여행자의 표정이 즐겁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사해 즐기기 당일 관광 프로그램, 숙소 등 사해를 야무지게 즐길 수 있는 고급 정보를 현지 홈페이지에서 찾아보자. 사해 주변에선 산악 바이크 대회Festival of Mountain Bikes Race, 엔게디 국제 세미 마라톤 대회The Ein Gedi International Semi-marathon Race 등 다양한 스포츠 축제도 열리니 참고할 것. www.deadsea.co.il 네게브 사막은 이스라엘 국토의 50~60%를 차지한다. 러시아에서 왔다는 어느 배낭 여행객은 바이크로 사막을 누비는 중이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척박한 땅에서 받은 후한 대접 Desert사막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 우물이 숨어 있어서 그래.” 황량한 그곳엔 어린왕자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았다. 이스라엘 국토의 50~60%가 바로 사막이다. 사막을 떠올리면 목이 칼칼해지고 머리가 띵해진다. 이 척박한 토양에도 꽃은 핀다. 이스라엘 민족은 선인장을 닮았다. 강한 조상을 둔 까닭인지 이스라엘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는 네팔이나 남미다. 남자도 여자도 군대를 제대하면 무전여행을 하며 세상을 배운단다. 유대인은 사막을 일궈 정착하는 삶을 택했지만 유목민인 베두인은 한곳에 뿌리내리는 것을 불명예로 여긴다. 이스라엘, 요르단 등 중동의 사막을 떠돌며 사는 그들을 꼭 만나고 싶었다. ‘베두’란 말 자체도 아랍어로 직역하면 ‘사막’이다. 일단 베두인의 무대인 사막을 지프차를 타고 달렸다. 황토 빛깔 바람을 일으키며 사륜구동 자동차가 앞으로 나가자, 아웃도어 광고의 한 장면 같은 절경이 펼쳐졌다. 너른 사막의 한가운데는 난데없이 작은 폭포가 보였다. 휴가 나온 군인들이 그곳에서 아담과 이브처럼 부끄러움도 잊고 첨벙첨벙 물놀이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게다가 기다란 뿔이 매력적인 아이벡스도 예고 없이 불쑥불쑥 나타났다. 네게브 지프 투어는 아프리카 탐방만큼이나 이색적이다. 지프 투어의 막바지, 베두인 숙소를 찾아갔다. 베두인의 손님맞이는 극진하기로 유명하다. 차와 양고기 요리 등을 넘치도록 준비해 손님이 두 손을 들 때까지 대접한다는 얘기를 익히 들었다. 접시를 비우면 금방 또 음식을 내어 오기 때문에 소량의 음식을 일부러 남기는 게 좋다. 없는 살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방인을 거두는 그들은 ‘자신이 누군가를 거두면 언젠가 자신도 남에게 도움을 받을 것’이라 생각한단다. 베두인의 공동체 의식은 ‘나만 잘살면 그만’이라는 현대인이 배워야 할 미덕으로 보였다. 2 사막을 이리저리 떠도는 베두인을 만나면 낙타를 탈 수 있다 2 지프 투어 중 불쑥 나타난 아이벡스. 뿔이 매력적이다 3 경상남북도 크기의 이스라엘이 거대한 사막을 품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travie info 지프 투어 & 베두인 체험 네게브 사막 일대를 지프차로 달리고 싶다면 현지 여행사를 통해 미리 예약해야 한다. 비용은 인원수, 코스, 시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5~6인이 2~3시간을 탑승할 때를 기준으로 보면, 1인당 약 39달러가량 든다. 지프투어를 예약하면서 베두인 식사 체험을 동시에 예약할 수도 있으니 참조할 것. 지프 투어 예약 www.negevjeeptours.com, www.negevjeep.com/english 베두인 체험 예약 www.hanokdim.com 예술가의 마을에서 타박타박 Mediterranean Sea지중해 경상남북도 크기의 이스라엘은 작은 나라다. 몸집은 작지만 오밀조밀 없는 게 없다. 사해와 사막만 봐도 그랬다. 자그마한 몸으로 어찌 저리 위대한 것을 끌어안고 사는지 놀라울 뿐이었다. 이스라엘에서 지중해를 마주쳤을 땐, 사해나 사막을 만났을 때보다 몇 배는 충격이 더 컸다. 대형 쇼핑센터, 유명 호텔, 화려한 레스토랑과 카페 등…. 이스라엘을 향해 던졌던 선입견이 티 없이 맑고 푸른 지중해에 부딪혀 흩어졌다. 이렇게 따뜻해도 이렇게 다정해도 좋을까 싶을 정도로 지중해변과 맞닿은 이스라엘은 ‘평화’ 그 자체였다. 지중해의 물살은 봄의 언덕으로 불리는 텔아비브Tel Aviv, 로마 시대의 원형 극장이 보존된 카이사레아Caesarea, 무역의 중심지 하이파Haifa, 십자군 시대를 재현하는 아코Akko 등을 타고서 분주히 흘렀다. 압권은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 20여 분이면 당도하는 텔아비브다. 텔아비브는 항구도시라는 신분을 과시했다. 정통성을 지키는 데 급급했던 여타의 도시와 달리 텔아비브는 외지인이 몰고 오는 낯선 기운을 흡수하고 있었다. 한국전쟁 당시 부산이 임시수도 역할을 한 것처럼 텔아비브도 잦은 싸움에 지친 예루살렘을 대신해 제2의 도시로 성장했다. 디아스포라를 겪은 유대인이 하나둘씩 텔아비브로 밀려왔으며 1948년, 마침내 이곳에서 초대 수상 벤 구리온이 “이스라엘이라 불리는 국가를 팔레스타인에 세울 것을 선언한다”고 낭독하기에 이른다. 정신없이 돌아가던 텔아비브의 시곗바늘이 네베쩨덱Neve Tzedek에선 느릿느릿 움직였다. 유럽의 아기자기한 소도시를 닮은 네베쩨덱은 빛과 색을 중시한 인상파 미술작품과 같다. 세계 각지를 떠돌다 돌아온 유대인의 영혼이 깃든 그곳엔 파스텔톤의 집, 히피족이 장난친 것만 같은 거리 벽화가 알록달록하게 펼쳐졌다. 네브쩨덱만큼이나 예술가의 기운이 충만한 곳은 ‘욥바’다. 욥바의 애칭은 올드 자파Old Jaffa. 텔아비브 해안가에서 남쪽으로 떨어진 욥바의 갤러리들은 하나같이 포스트모더니즘을 따랐다. 그중에서도 욥바의 랜드마크인 베드로의 교회를 따라 내려가다 마주친 일리아나 구어 박물관Ilana Goor Museum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박물관 옥상에 서면 욥바 일대가 한 장의 파노라마 사진이 되어 돌아온다. 박물관을 채우고 있던 다소 난해한 미술작품들은 알면 알수록 더 알쏭달쏭해지는 이스라엘과 통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이스라엘-신의 땅에서 울다가 웃다가 ①悲 로마의 구둣발에 짓밟히랴

    이스라엘-신의 땅에서 울다가 웃다가 ①悲 로마의 구둣발에 짓밟히랴

    ISRAEL 신의 땅에서 울다가 웃다가 강해 보이기만 했던 이스라엘을 옆에서 바라보니 곳곳에 흉터가 선명했다. 이스라엘이 낸 ‘민족과 종교’라는 어려운 문제를 풀면, ‘사해·사막·지중해’가 들어있는 3종 선물 세트가 기다린다. 글·사진 구명주 기자 취재협조 이스라엘관광청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悲 로마의 구둣발에 짓밟히랴 Masada마사다 & Qumran쿰란 강자 앞에서 당당하고 약자 앞에선 따뜻하고 싶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지리멸렬한 싸움을 지켜보는 내 마음은 팔레스타인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편향된 마음을 들킨 것인지, 이스라엘 여행은 처음부터 꼬였다. 출국을 코앞에 두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 간의 전쟁이 벌어진 것이다. 신문 국제면이 ‘이스라엘-하마스 교전 격화…전면전 가능’, ‘하마스 군 수장 사망’ 등 살벌한 이야기로 도배됐다. 사실 따지고 보면 안전한 나라가 그 어디 있는가. 내 나라만 하더라도 서로 남과 북으로 찢어져 으르렁거리고 있는데 말이다. 다행히 하늘이 도왔다. 출국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을 때, 현지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 “휴전에 합의했으니 안심하고 와도 좋다.” 100여 명을 일주일 만에 죽이고 1,000명을 다치게 했다는 이번 전쟁은 시작도 끝도 문을 여닫는 것처럼 간단해 보였다. 짧은 말다툼으로도 마음이 들들들 끓는데, 총과 칼을 내젓는 싸움이 쉬울 리 없다. 이스라엘을 여행한다는 건 피고름이 철철철 흐르는 그들의 과거사를 훑는 과정이다. 이스라엘의 조상은 신에게 아들이삭을 제물로 바치려고 했던 아브라함1). 아브라함이 신으로부터 받은 땅은 바로 ‘젖과 꿀이 흐른다’는 가나안이다. 신의 간택을 받았을지언정 아브라함의 자손은 끝없는 고통 속에서 광야를 헤맸다. 그들의 수난사를 읊자면 끝도 없다. 유대인에게 행복한 과거란 노역생활을 하던 이집트를 탈출해 가나안을 되찾았던 순간, 지혜로운 다윗과 솔로몬을 왕으로 삼았던 시절 정도였을 테다. 여기에 십자군전쟁의 박해, 2차 세계대전 당시 아우슈비츠의 삶까지 더하면 ‘신은 정말 있습니까’ 하고 저절로 묻게 된다. 특히 이스라엘에서 로마제국의 발길질은 악명 높았다. 이탈리아를 지도에서 찾아보면, 지중해에 발을 담근 구두 한 짝과 같은 모양새다. 신발의 높다란 굽으로 로마군은 유대인을 마구잡이로 밟아댔다. 척박한 사막을 비집고 자리한 기괴한 마사다Masada 는 로마군과 유대인의 처절한 싸움을 그 자리에서 똑똑히 지켜봤다. 450m의 높이에 들어선 이 요새는 길이 600m, 너비 320m로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AD70년, 로마에서 온 디도 장군의 박해를 피하고자 유대인 960여 명이 마사다로 몰려들었다. 도망자들을 가만히 손 놓고 봐 줄 로마군이 아니다. 1만5,000여 명의 로마군은 마사다를 정복하고자 수를 쓴다. 하늘에 닿을 듯이 높은 마사다에 오르지 못해 쩔쩔매던 로마군은 요새로 들어가기 위한 경사로를 3년에 걸쳐 만들었다. 경사로가 마사다에 닿았을 때, 그곳에서 로마군을 기다린 것은 유대인의 시체 960구. 유대인들은 로마군에게 능멸을 당하는 대신 죽음을 택하기로 했던 것이다. 죽음을 도울 사람을 제비뽑기로 뽑고 최후의 1인은 자살하는 식으로 그들은 끝까지 ‘절개’를 지켰다. 마사다 정상에 오르면 900명이 넘는 유대인이 어떻게 3년간 마사다 꼭대기에서 생활할 수 있었는지 궁금증이 풀린다. 이곳엔 목욕탕, 창고, 채석장, 교회, 수영장 등이 아직도 남아 있다. 마사다의 본래 용도는 왕의 피난처였다. BC40년경 헤롯왕2)은 본인이 도망갈 곳으로 마사다를 지었고 온갖 시설을 갖추었다. 헤롯왕이 만든 시설을 이용하며 목숨을 부지하던 유대인은 빗방울을 모으려 도랑을 만들고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 비둘기까지 길렀다고 한다. 마사다 정상까지는 케이블카로 금방이건만 많은 유대인은 가파른 마사다를 직접 두 발로 오르며 그날을 기억하고 있었다. 마사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쿰란 동굴Cave of Qumran이 있다. 쿰란 동굴 역시 마사다와 마찬가지로 로마에 굴하지 않은 유대인의 삶을 증명한다. 유대교의 한 종파인 에세네파는 쿰란 동굴에 숨어 살던 은둔주의자들이었다. 에세네파는 성경사본을 항아리에 담아 숨겨놓았는데 2,000년이 지난 1947년, 목동이 염소를 찾던 중 항아리를 발견한다. 그 속에서 사해본Dead Sea Scroll으로 불리는 양피지 두루마리 7개가 나왔다. 1)아브라함 이스라엘 민족의 조상이다. 그는 ‘아들인 이삭을 제물로 올리거라’는 신의 명령을 따르려 했을 정도로 신에게 충성했다. 현재 물과 기름 같은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는 사실 알고 보면 아브라함을 한 조상으로 삼고 있다. 2)헤롯왕 이스라엘 일대를 다니다 보면 이스라엘을 통치했던 헤롯왕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헤롯왕은 아기 예수가 두려워 ‘어린아이를 모조리 죽이라’고 지시했던 왕으로 유명하다. 악덕한 왕이긴 했지만 그는 건축에 조예가 깊었다. 무너진 예루살렘의 성전을 대대적으로 재건축했으며 자신의 피난처로 철옹성 같은 마사다를 축조했다. 1 로마의 발길질을 피하고자 발버둥친 유대인의 흔적을 이스라엘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국기에 새겨진 별은 ‘다윗의 별’로 불린다 2 검은 양복을 고수하는 정통 유대교인 3 ‘머리 위에 신이 있다’는 의미의 작은 모자, 키파 4 유대인은 예수의 이야기를 닮은 신약성서를 부정하고 구약성서만을 읽는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그것은 누구의 사원인가 Temple Mount성전산 & Western Wall통곡의 벽 마사다와 쿰란을 돌아보던 중 고개를 들었다. 모래바람이 풀풀 날리는 사막 한가운데서 보이는 것이라곤 너른 하늘과 뜨거운 태양뿐. 왜 유대인이 ‘하나의 신’만을 숭배하는지 퍼뜩 이해가 됐다. 그들에겐 이리저리 떠돌며 너덜너덜해진 마음을 잡아 줄 강력한 절대자가 필요했을 것이다. 반대로 불교는 ‘숲의 종교’라 불린다. 울창한 숲은 사막과 달리 풍요로워 수많은 식물과 동물이 살아간다. 유일신이 필요 없다. 인간이 곧 신이 될 수 있으며 그저 인간은 자연과 더불어 살면 된다. ‘하늘에 계신 신’을 아버지로 삼는 건 유대교뿐만이 아니다. 유대교에서 뻗어 나온 기독교, 이슬람교도 마찬가지다. 한 발자국 떨어져서 보니 세 종교가 하나로 겹쳐져 보였다. 한 뿌리에서 뻗어 나왔을지언정 결코 세 종교를 같다고 말할 수도 없고, 말해서도 안 된다. 종교의 각축장인 예루살렘에 입성하면 세 종교의 정체를 어렴풋하게나마 알 수 있다. 예루살렘을 조망할 수 있는 감람산에 올랐다. 공동묘지 너머로 성전산Temple Mount이 보였다. 성전산은 유대인, 기독교인, 이슬람교인 모두 ‘성지’라 여기는 곳이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 했던 산인 동시에 예수의 발길이 닿은 곳이며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마호메트가 말을 타고 승천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곳에 서니 세 개의 종교가 동시에 “우리가 진짜”라 외치는 것만 같아 현기증이 났다. 지금 성전산에는 황금색 모자를 쓴 황금사원Dome of Rock이 서 있다. 이슬람교도가 예루살렘을 점령하며 지은 이 사원은 오마르 모스크Mosque of Omar로도 불리며 메카와 메디나만큼이나 중요한 곳으로 여겨진다. 당연히 유대인은 이슬람교도가 축조한 황금사원을 보며 칼을 간다. 그들은 성전을 두 번이나 지었으나 두 번 모두 잃었다. 솔로몬왕 시절 지어진 첫 번째 성전은 전란 중 부서지고 말았고 두 번째 성전은 로마 디도 장군에 의해 처참하게 파괴됐다. 디도 장군은 과시용으로 성전의 서쪽 부분 일부를 남겨 두었는데 그 흔적이 통곡의 벽Western Wall이다. 땅을 잃은 백성은 수천년이 지난 오늘에서야 이 벽 앞에 선다. 세우면 무너지고, 찾으면 또 뺏기고…. 약자의 역사를 이해한다. 우리의 조상도 그랬을 것이다. 전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유대인은 성전을 다시 세울 ‘그날’을 기다리며 통곡의 벽에 머리를 조아렸다. 키파1)를 쓰고 몸을 앞뒤로 흔들며 토라2)를 읽는 그들의 모습은 생경하다. 구레나룻을 돌돌 말고 검은 양복을 입은 정통 유대교도도 여기선 흔하게 보인다. 1) 키파 유대인이 쓰는 테두리 없는 모자. ‘하느님이 내 머리 위에 있다’는 뜻으로 크기는 손바닥 크기 정도. 이스라엘 어디서든 쉽게 살 수 있으니 기념품으로 사 와도 좋다. 2) 토라Torah 유대인은 예수의 행적을 담은 신약성서를 인정하지 않고 구약성서만을 읽는다. 토라는 구약성서의 처음 다섯 권을 일컫는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사진 속 추억을 더듬다… 그 길, 그 집 앞에서

    사진 속 추억을 더듬다… 그 길, 그 집 앞에서

    시작은 조그만 우연이었다. 키득대며 옛 사진첩을 뒤적이다 문득 지금도 똑같은 배경에 살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옛 사진을 들고 지금 배경에다 겹쳐 찍었다. 친구들이 따라 하길래 트위터와 페이스북 계정을 열었고, 무려 25만여명의 사람들이 열광적으로 호응하길래 아예 인터넷 홈페이지(www.dearphotograph.com)를 만들었다. ‘잘 있었니, 사진아’(테일러 존스 지음, 최지현 옮김, 혜화동 펴냄)는 그 사진들을 한데 모은 것이다. 저자 덕분에 집안 어딘가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던 사진첩을 꺼내 기억을 더듬기 시작한 사람들이다. 사진 자체는 별스럽지 않다. 온 세계 장삼이사들의 그렇고 그런 일상과 추억들이다. 그러나, 아니 그래서 한장 한장 넘겨 보면서 읽어 나가는 글과 사진들이 기발하다가도, 웃기다가도, 짠하다. 그런데 하루가 멀다하고 부수고 새로 지어온 우리나라에서 이런 프로젝트가 가능할까, 갑자기 궁금해진다. 1만 3800원.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메이저리그 또 ‘약물’ 먹구름

    미프로야구가 또다시 ‘약물 파동’에 휩싸일 조짐이다. 스포츠전문 케이블채널 ESPN은 28일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마약단속국(DEA)과 합동으로 약물의 온상으로 꼽힌 플로리다주 남부 지역의 건강센터와 병원 등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무국은 지난해 여름 첩보를 입수한 직후 플로리다로 인력을 급파해 의료진이 메이저리그 선수들에게 금지약물인 성장호르몬과 테스토스테론, 경기력 향상 물질 등을 처방했는지 주시해 왔다고 덧붙였다. MLB 사무국은 약물 공급책으로 트레이너인 앤서니 보시를 지목하고 금지약물 처방과 판매 여부 등을 캐고 있다. 야구 선수에서 트레이너로 변신한 보시는 거포 매니 라미레스(전 LA 다저스),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 등 중남미 출신 선수들과 10년 전부터 각별한 친분을 유지해 왔다. 엉덩이 수술로 올 시즌 복귀가 불투명한 로드리게스의 트레이너인 그는 선수들의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고 영양 관리를 책임졌다. 자신의 클리닉에서 비(非)시즌 선수들에게 금지약물을 투약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최고 연봉(3000만 달러)을 받는 로드리게스마저 약물 유혹에 빠진 것으로 드러날 경우 메이저리그는 또다시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릴 전망이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부고] ‘디어 애비’로 세계인 위로한 美 칼럼니스트

    정곡을 찌르면서도 정감 넘치는 인생 상담 칼럼 ‘디어 애비’(Dear Abby)로 전 세계 신문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미국의 칼럼니스트 퍼라인 프리드먼 필립스가 16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94세. 17일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필립스가 속한 회사 측은 그가 10년 이상 알츠하이머병을 앓은 끝에 전날 가족들이 사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1956년 평범한 주부에서 ‘애비게일 밴 뷰런’이라는 필명의 칼럼리스트로 변신한 그는 결혼, 건강 등 다양한 질문에 대해 때로는 톡 쏘는, 때로는 인정 가득한 조언으로 대중의 인기를 끌었다. 필립스의 칼럼은 남미, 동남아 등 전 세계 1400여개 신문에 실려 하루에 1억 1000만명 이상이 읽고, 매주 1만통 이상의 편지를 받는 진기록을 세웠다. 믿음직한 친구의 대명사가 된 ‘디어 애비’는 TV 상담 프로그램으로 영역을 넓혔으며, 같은 제목의 노래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필립스는 동성애자에게 호의적이었고 여성의 사회 진출을 지지했다. ‘디어 애비’는 2000년부터 필립스의 딸인 잔 필립스가 공식적으로 이어서 쓰고 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1등견은 누구?…3마리 견공 결승선 동시 통과

    1등견은 누구?…3마리 견공 결승선 동시 통과

    과연 1등견은 누구? 영국에서 열린 개 경주대회에서 3마리의 개가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해 우열을 가리지 못한 보기드문 상황이 벌어졌다.지난 14일(현지시간) 저녁 런던 윔블던 트랙에서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그레이하운드 경주대회가 열렸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견공들이 벌인 황당한 사건은 480m 트랙 경주에서 발생했다. 총 6마리가 참가한 경기에서 우승후보로 유력시 되던 경주견이 앞으로 치고 나가자 다른 두마리가 추격을 시작해 결국 3마리가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계측 전광판에 찍힌 시간은 3마리 모두 28.87초. 결국 대회 운영진 측은 사진 판독으로 정밀 조사에 나섰으나 3000만 분의 1초까지 똑같다는 황당한 결론을 내렸다. 윔블던 레이싱 매니저 게리 매튜는 “결국 3마리의 우열을 가리지 못해 동시 우승(triple dead heat)이라고 발표하자 장내가 함성으로 떠나갈 듯 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같이 3마리가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할 확률이 극히 적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영국 그레이하운드 협회 대변인 제임스 맥크레디는 “일반적으로 그레이하운드는 65km 이상의 속도로 결승선을 돌파한다.” 면서 “아마도 복권에 당첨된 사람이 그날 오후 유성에 맞을 확률과도 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뉴스팀
  • FRANCE 메독 와인과 사랑에 빠지다

    FRANCE 메독 와인과 사랑에 빠지다

    WINE FRANCE 메독 와인과 사랑에 빠지다 맑고 푸른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포도밭, 그리고 붉은 빛 가득한 레드 와인의 향연. 메독의 가을은 마녀가 빚어낸 사랑의 묘약처럼 유혹적이고 향기로웠다. 메독의 8개 아뺄라씨옹으로 떠난 일주일의 여정 동안 매일 조금씩 다채로운 메독 와인의 매력 속으로 빠져들었다. 1 수확을 모두 마친 포도밭. 하나둘 낙엽이 지고 있다 2 중세시대 고성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는 샤또 라스꽁브 3 전통과 현대 기술을 조화롭게 이어가는 샤또 씨싹 4 샤또 레오빌 뿌아페레의 숙성고. 오크통이 끝없이 이어져 있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고품격 스펙트럼을 지닌 와인 성지 프랑스 보르도Bordeaux의 북쪽, 지롱드Gironde 강 서쪽 하구에 형성된 메독 지역Medoc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 산지 가운데 하나다. 보르도 공항을 벗어나 처음 만난 메독의 첫인상은 평화로운 ‘시골 마을’ 이었다. 이미 수확을 마친 포도밭은 무척 한가로워 보였고 듬성듬성 낙엽마저 지고 있었다. 포도밭 너머로 드문드문 서 있는 고성古城들이 그나마 심심한 풍경에 포인트가 되어 주었다. 메독은 원래 중세시대 귀족들의 사냥터로 숲과 늪지대, 거칠고 메마른 황야가 펼쳐진 별 볼일 없는 땅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토양은 포도를 재배하기엔 더없이 좋은 조건이었고 16세기에 들어서 비로소 그 가치를 알아본 귀족과 상인들이 하나둘씩 포도원을 세우기 시작했다. 이후 포도 재배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점차 고품질 와인들이 생산되었고 1855년 등급 제정과 해외 무역이 활성화되면서 메독 와인은 단번에 전세계 와인 애호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샤또 마고, 무똥 로칠드 같은 스타급 와이너리들이 이 지역에 속해 있으며 아직 발견되지 않은 숨겨진 보석 같은 와이너리도 수없이 많다. 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 메독 와인이 월드 클래스 와인으로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비결이 궁금했다. 메독와인협회의 까뜨린 블리망Catherine Vlimant은 무엇보다 ‘포도 재배에 적합한 모래와 자갈, 점토질이 고루 섞인 특별한 떼루아’를 그 비결로 꼽았다. 이곳에서 가장 많이 경작하는 품종은 까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yvignon으로 메독의 척박한 토질에 완벽히 적응해 그 어느 곳보다 수확량이 높고 품질 좋은 열매를 생산해 낸다고. 진한 색상과 약간 떫은 맛이 특징인 까베르네 쇼비뇽은 메독 와인의 특징 중 하나인 풍부한 타닌과 꽉 짜인 구조감을 만드는 데 주효하게 쓰인다. 특히 숙성 잠재력이 뛰어나 빈티지(생산년도) 높은 와인을 만드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다음으로 많이 재배되는 품종은 메를로Merlot로 부드럽고 풍부한 과일향이 까베르네 쇼비뇽과 조화를 이루며 강한 타닌 맛을 좀더 편안하고 온화하게 순화시켜 준다. 두 품종을 주원료로 와이너리마다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쁘띠 베르도Petit Verdot, 까르므네르Carmenere 등을 소량 블렌딩하는데 그 비율과 양조 방식에 따라 각기 다른 와인이 탄생된다. 몇몇 와이너리에서 쇼비뇽 블랑Sauvignon Blanc을 이용해 화이트 와인을 만들기도 하지만 이는 극히 일부로 메독에서는 100% 레드 와인을 빚어내고 있다. 메독 와인이 오랜 세월 명성을 유지해 올 수 있었던 건 물론 ‘떼루아Terroir, 포도 재배의 모든 조건’ 덕이 크지만 그 뒤에 감춰진 1%는 바로 ‘사람’이다. 몇 세대에 걸쳐 대물림되어 온 숙련된 양조 기술과 최상급 와인을 얻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은 메독 와인을 지금의 위치에 올려놓은 또 다른 공신이다. 까다로운 규제에도 불구하고 철저히 지켜 나가고 있는 AOC원산지 통제 명칭를 토대로 메독의 와인은 와이너리마다 서로 다른 스펙트럼으로 다양성을 추구한다. 메독의 8개의 AOC가 닮은 듯 다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1, 2, 3 와인 시음을 통해 각 와이너리 특유의 향취와 매력을 가늠할 수 있다. 시음을 위해 준비되어 있는 와인과 와인잔 4 샤또 오브르똥 라리고디에르에서는 시음 후 바로 구매가 가능하다 5 뽀이약 마을의 포도밭 전경 6 포도밭을 누비며 가는 기계차 7 포도밭 토양에 따라 재배되는 포도 품종이 달라진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메독을 대표하는 와인 마을 마고 Margaux 뽀이약 Pauillac 언젠가 한껏 분위기를 낸다고 고급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주문한 적이 있다. 와인 이름도 빈티지도 기억나지 않지만 어렴풋이 떠오르는 단어 하나가 ‘마고Margaux’다. 와인에 대해선 생초짜였던 시절, 그래도 유명한 와인 한번 마셔 보자고 고른 게 바로 마고 와인이었던 거다. 마고는 메독에서 가장 유명한 AOC이다. 최상급 와인에 주어진 그랑크뤼 끌라쎄 등급을 획득한 와이너리가 21개로 가장 많다 보니 자연히 메독을 대표하는 와인 마을이 될 수밖에 없다. 사실 마고 하면 많은 이들이 샤또 마고Chateau Margaux만을 떠올리는데 이곳에는 약 74개의 와이너리가 운영되고 있다. 샤또 마고가 톱클래스 와이너리이긴 하지만 이 이외에도 가볼 만한 와이너리가 많다는 이야기다. 특히 샤또 라스꽁브Chateau Lascombes는 중세시대 지어진 아름다운 고성에서 숙박하며 그랑크뤼 끌라쎄 2등급에 빛나는 고품격 와인을 시음할 수 있는 특별한 와이너리다. 마고에서는 드물게 메를로 비율이 까베르네 쇼비뇽보다 더 높은 와인을 선보이는데 그래서인지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느낌이 강하다. 매년 가을 100~150명 정도 인부들이 일일이 손으로 포도알을 따는데 방문했을 때엔 이미 수확을 마친 터라 그 장관을 놓친 게 못내 아쉬웠다. 대신 성에서 보낸 하룻밤은 그야말로 특별했다. 새벽녘 창문을 열고 내려다본 이슬에 촉촉이 젖은 포도밭 전경이 지금까지도 눈에 선하니 말이다. 합리적 가격대의 마고 와인으로 샤또 오브르똥 라리고디에르Chateau Haut-Breton Larigaudiere도 가볼 만하다. 다만 지갑 단속은 단단히 해야 한다. 와인 테이스팅 후 바로 구매가 가능해 몇 번 시음하다 보면 자꾸만 지갑이 열린다. 일행 중 4명이나 지갑을 연 것이 비단 분위기 탓만은 아니었을 거다. 메독 중앙부에 있는 뽀이약에도 마고와 견줄 만한 걸출한 와이너리들이 많다. 그중 샤또 랭츠 바즈Chateau Lynch-Bages는 1855년 등급 제정 당시 그랑크뤼 끌라쎄 5등급을 받았지만 2등급에 비견할 만한 품질을 갖춘 와인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미리 예약하면 가이드가 동행해 와이너리 구석구석을 안내해 주고 시음도 준비해 준다. 연간 48만병의 와인을 생산하는 대규모 와인 양조장과 저장고도 볼 만하지만 옛 양조 도구들을 빠짐없이 전시해 놓은 박물관 같은 공간도 무척이나 흥미롭다. 와이너리 투어 후 주변 바즈 마을Village de Bages을 산책하는 즐거움도 꽤나 쏠쏠하다. 예쁜 카페에서 식사하고 앙증맞은 소품들이 가득한 기념품 숍에서 쇼핑하는 동안 여행의 기분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1 샤또 퐁레오에서 생산된 와인들 2 비밀 창고처럼 꾸며진 양조장 입구 3 닭고기 요리와 궁합이 잘 맞는 레드 와인 4 신식 스테인레스 큐브를 이용하는 샤또 레오빌 뿌아페레 5 나폴레옹 3세 시대 양식으로 지어진 멋진 샤또 건물 반짝반짝 빛나는 메독의 보물 리스트락 Listrac 물리스 Moulis 생줄리엥 Saint-Julien 리스트락에 있는 샤또 퐁로Chateau Fonreaud와 레스따즈Lestage는 와인도 와인이지만 나폴레옹 3세 시대 양식으로 지어진 건축물로도 유명한 곳이다. 아름다운 고성에서 빚어낸 와인은 어떨까. 자신을 ‘포도 농사꾼’이라 소개하는 오너는 정말 평범한 시골 아저씨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가 만드는 와인은 결단코 평범하지 않았다. 입 안 가득 상큼함이 퍼지면서 남아 있던 아침잠을 한달음에 모두 날려 버렸다. 이런 와인이라면 아침부터 마셔도 좋을 것 같았다. 이날 점심은 물리스 AOC에 속한 두 명의 여성 와이너리 오너와 함께했다. 샤또 라 갸릭Chateau La Garricq의 마르띤느 까즈뇌브Martine Cazeneuve와 샤또 뒤쁠레스Chateau Duplessis의 마리로르 뤼르똥Marie-Laure Lurton 두 사람은 몇 명 되지 않는 여성 와이너리 오너 가운데서도 여러모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른바 ‘메독의 여인들’이다. 음식에 곁들여 나온 두 종류의 샤또 와인은 부드럽고 향긋한 풍미에 갖가지 아로마를 쏟아내는 것이, 식사 내내 끊임없이 수다를 풀어내는 두 여인과 꼭 닮았다. “물리스 와인은 구조감이 강해 양조 과정이 좀 까다롭죠. 와인이 너무 무겁지 않도록 발효부터 숙성, 블렌딩 비율까지 늘 신경써야 하거든요. 대신 나이가 들수록 마시기 좋은 와인이랍니다. 안타까운 건 와이너리 규모가 작아 브랜드화 시키는 게 늘 어려운 숙제죠.” 마르띤느 까즈뇌브 오너의 설명에 마리로르 뤼르똥씨는 작은 끄덕임으로 동조했다. 아닌게아니라 물리스는 메독에서도 가장 작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아직 한국에 제대로 소개된 없는 물리스의 와인은 알고 보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을 자랑하는 메독의 숨은 보석이다. 사실 이번 와인 여행에서 큰 수확을 꼽자면 물리스 와인의 발견이다. 샤또 브라나스 그랑 뿌조Chateau Branas Grand Poujeaux에서 맛본 와인은 물리스 와인의 매력을 확실히 느끼게 했다. 소박한 여주인처럼 어떤 꾸밈이나 장식도 하지 않은 단아한 여인네 같은 느낌이었다. 반면 깔끔하게 떨어지는 뒷맛에는 마치 포인트를 준 듯 작은 반짝거림이 느껴졌다. 이곳은 포도를 발효시킬 때 뭉쳐진 껍질을 위에서 눌러 으깨 주는 전통적인 방법을 쓴다는데 이런 양조 기술의 차이가 모두 맛으로 연결되는 게 아닐까. 물리스 와인의 여운이 다 가시기도 전에 생줄리엥에 있는 샤또 레오빌 뿌아페레에 닿았다. 샤또 레오빌 뿌아페레Chateau Leoville Poyferre는 루이 13세부터 이어져 내려온 유서 깊은 와이너리다. “포도알을 알콜 발효시키기 전 일정 기간 저온 상태에서 유지시켜 둡니다. 이 과정을 통해 진한 색과 풍부한 과일향을 얻을 수 있지요.” 오너인 디디에 꾸블리에Didier Cuvelier씨가 자신있게 설명했다. 직접 시음을 해보니 과연 자랑할 만했다. 와인에서 품격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와이너리를 방문했을 때 안쪽에서 공사가 한창이었다. 여행자들을 위한 공간을 별도로 만든다고 하니 앞으로 더 재미난 와이너리 투어가 기대된다. 1 크뤼 브루주아인 샤또 뚜르 까스띠용의 2009년산 와인. 맛이 아주 부드럽다 2 음식을 곁들인 특별한 시음회 3 오크통에서 햇 와인을 뽑아내고 있다 4 먼 옛날 역사를 되짚어 보게 만드는 허물어진 망루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전원 풍경에 담긴 뜻밖의 선물 생떼스떼프 Saint-Esteph 메독 Medoc 오메독 Haut-Medoc 크뤼 아르띠장은 메독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와인 명칭이다. 소유주가 와인의 전 과정을 모두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만든 와인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운 좋게도 여정의 마지막 즈음 생떼스떼프에 있는 크뤼 아르띠장 와이너리인 샤또 라 뻬르Chateau La Peyre를 방문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크뤼 아르띠장이 그렇듯 이곳도 가족이 경영하는 소규모 와이너리다. 와이너리를 방문했을 때 마침 바람결에 실려 시큼한 향이 코끝으로 전해져 왔다. 햇와인이었다. 이제 막 발효를 마친 2012년 산 와인이 아담한 저장고 안에 꽉꽉 채워져 익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규모가 큰 와이너리에는 없는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시음을 마쳤다. 와인은 산도가 좀 높은 편이었다. 신기한 건 같은 와인임에도 불구하고 빈티지에 따라 신맛의 정도가 달랐다. 와인 애호가들이 왜 그토록 빈티지에 열을 올리는지 직접 체험해 보니 그 차이가 느껴졌다. 메독 와인은 장기 숙성이 가능한 덕에 오래 둘수록 더 깊은 맛이 난다. 알수록 더 매혹적인 와인이다. 메독과 오메독은 서로 반대쪽 끝에 자리해 있다. 지롱드강 상류 지역에 펼쳐진 광활한 오메독에는 다양하고 개성 있는 와이너리들이 많다. 샤또 씨싹Chateau Cissac도 그중 하나. 전통적인 방법과 현대식 양조 기술을 적접히 배합한 이곳의 운영 철학은 와인에서도 그대로 배어난다. 입 안을 꽉 채우는 구조감과 그 위에 덧입혀진 다양한 향미가 메독 와인의 진수를 느끼게 한다. 옛 정취를 그대로 담고 있는 오래된 건축물도 멋스럽다. 메독에 있는 샤또 뚜르 까스띠용Chateau Tour Castillon은 이번 여행길에 방문한 마지막 와이너리. 가이드인 송현주 선생이 “지금까지 본 풍경보다 훨씬 시골 같을 거예요” 하고 미리 귀띔했다. 정말 그러했다. 시골스럽다 못해 야생의 언저리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 거칠 것 없는 시야, 거리감 없는 강가, 언덕 위로 넘어가는 포도밭…. 시골집 식탁에서 이뤄진 와인 시음은 오히려 만찬(?)에 가까웠다. 와인은 음식과 궁합을 맞춰 봐야 한다며 몇 가지 음식이 푸짐히도 차려졌다. 와인에 취한 건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취한 건지, 이제껏 쥐고 있던 긴장감이 스르르 풀려 나갔다. 와인을 테마로 피크닉, 산책, 콘서트 등 여러 가지 투어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니 이를 어쩐다. 여행의 마지막에 메독을 다시 와야 할 분명한 이유를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정은주 취재협조 프랑스농식품진흥공사 www.sopexa.co.kr ▶Travel to Medoc 항공 에어 프랑스(www.airfrance.co.kr)를 이용해 파리를 거쳐 보르도 공항까지 이동할 수 있다. 인천에서 파리까지는 약 11시간, 파리에서 보르도까지는 1시간 남짓 걸린다. 또는 파리에서 보르도까지 기차(www.raileurope-korea.com)도 운행된다. 약 3시간 30분 소요. 보르도에서 메독까지는 택시를 이용한다. 숙소 메독에서 묵어 갈 만한 숙소로는 골프 뒤 삐앙 메독Golf du Pian Medoc과 를레 드 마고Relais de Margaux, 꼬르데이양 바즈Cordeillan Bages를 추천한다. 골프 뒤 삐앙 메독과 를레 드 마고 두 곳은 골프 코스 안에 자리한 호텔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샤또 랭츠 바즈에서 멀지 않은 꼬르데이양 바즈는 외관은 오래된 고성 느낌이지만 심플하면서도 세련미 넘치는 인테리어가 특히 인상적이다. 외부에 야외 풀장과 사우나, 피트니스 센터를 갖추고 있다. spot 또넬르리 나달리에 Tonnellerie Nadalie 메독에서 가장 규모가 큰 오크통 제조회사로 1902년 설립돼 5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매년 가을이면 프랑스 산림청 나무 경매를 통해 참나무를 공수해 오며 미국산 참나무도 소량 사용한다. 오크통에 사용되는 나무는 오랜 기간 젖고 마르고를 반복하게 되는데 이 작업만 2년 넘게 걸린다. 또넬르리 나달리에는 메독 지역을 비롯해 보르도 등 프랑스 전역과 해외 유명 와이너리에 오크통을 공급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미리 예약하면 일반인 방문도 가능하며 가이드 안내에 따라 오크통 제작 과정을 둘러볼 수 있다. www.nadalie.fr spot 라 와이너리 La Winery 프랑스 와인은 물론 전세계 와인을 취급하는 숍과 전문 시음 공간, 레스토랑, 피크닉과 공연장 등을 갖춘 와인 예술의 메카다. 와인셀러에는 보르도 지역이 50%, 프랑스산이 40%, 세계 와인이 10% 비율로 진열되어 있다. 1년에 5만5,000명 정도 방문하는데 그중 절반이 외국인일 정도로 메독의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와인을 사거나 레스토랑을 이용하지 않아도 야외 피크닉 공간을 이용할 수 있어 메독에 가면 한 번쯤 들러볼 만하다. www.winery.fr 와인 등급 그랑크뤼 끌라쎄 메독 와인은 기준에 따라 여러 가지 카테고리로 나뉜다. 메독을 포함해 보르도 최고급 와인에게 주어지는 그랑크뤼 끌라쎄(1등급부터 5등급까지 나뉜다)는 1855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계기로 만들어졌다. 메독에는 60개의 그랑크뤼 끌라쎄 와이너리가 있으며 이 등급 순서는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딱 한 번 1973년 샤또 무똥 로칠드가 2등급에서 1등급으로 바뀐 적이 있다). 이에 반해 크뤼 부르주아는 매년 심사를 통해 품질 좋은 와인들을 선별해 등급을 매긴다. 가장 독특한 카테고리는 크뤼 아르띠장. 아르띠장Artisan이란 우리로 치면 ‘장인匠人 정도 되는데 이 명칭을 단 곳은 소유주가 포도 재배부터 양조, 판매까지 직접 맡아서 해야 한다. 크뤼 아르띠장 와이너리는 메독에서도 44곳밖에 없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카메라의 눈’으로 그렸다

    ‘카메라의 눈’으로 그렸다

    ‘절규’의 뭉크 대신, ‘셀카의 달인’ 뭉크를 내세웠다. 2013년 에드바르 뭉크(1863~1944)의 탄생 150주년을 맞는 노르웨이 오슬로 뭉크박물관은 ‘모던 아이’(The Modern Eye)전을 내세웠다. 기괴하고 우울한 뭉크보다 유쾌하고 재밌는 뭉크의 면모를 확인해볼 수 있는 자리다. 뭉크 하면 가장 많이 떠올리는 작품은 ‘절규’(Scream)다. 이 작품은 올해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1억 1990만 달러(약 2166억원)라는 역대 최고액으로 낙찰돼 화제를 모았다. 최고액 기록 자체는 물론, 그림의 테마가 글로벌 경제위기와 맞물려 해석되면서 많은 이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절규’풍의 작품은 뭉크의 특징이긴 하다. ‘절망’(Despair), ‘불안’(Anxiety) 같은 작품들도 비슷한 형식이다. 또 널리 알려진 것은 자신을 악마처럼 묘사한 ‘지옥에서의 자화상’(Self-Portrait in Hell)이나 다비드의 걸작에서 모티프를 따온 ‘마라의 죽음’(Death of Marat) 같은 작품들이다. 이 작품들도 주제는 다르지만 전반적인 톤은 ‘절규’와 비슷하다. 북구의 차갑고 혹독한 겨울 날씨에다 모계 쪽은 폐질환이 많았고 부계 쪽은 정신질환이 많았다는 가족력, 스스로 정신질환을 앓기도 했고, 여자 문제 때문에 약하긴 해도 총상을 입기도 했었다는 정황들이 겹쳐지면서 뭉크 하면 대개 이런 어둡고 침울한 작품들을 많이 떠올린다. ●당대 최첨단 카메라로 사진 찍어 회화에 접목 그런데 이번 전시는 포인트를 달리했다. 내성적이고 수동적이기보다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뭉크다. 실제 뭉크는 당대에 파격적인 작품들을 선보였던 화가들과 달리 평생 큰 어려움 없이 살았다. 괜찮은 집안에 태어났고, 생전에 이미 화가로서 일정한 명성을 얻어 작품활동하는 데 크게 지장을 받은 적도 없다. ‘절규’를 4가지 버전으로 그릴 수 있었고 그 외 다른 작품들도 여러 가지 버전으로 반복해서 그려놓을 수 있었던 까닭도, 그림이 잘 팔려서 그와 비슷한 작품을 다시 만들어 소장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서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처음 보여주는 것은 뭉크가 썼던 옛날 구식 카메라다. 돈에 크게 쪼들리지 않았던 뭉크는 당대 최첨단 미디어랄 수 있는 카메라를 직접 사서 열심히 찍어댔다. 그리고 이 카메라로 셀카도 열심히 찍었다. 전시장에는 그가 자신을 직접 찍은 영상과 셀카 사진들이 즐비하다. 그러니까 오늘날 작가들이 컴퓨터 프로그램 같은 최첨단 기술을 작품 속에 응용하려 했듯, 뭉크도 사진이나 영상을 회화에다 적용하려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귀가하는 노동자들’(Workers on their Way Home)이다. 이 작품은 언뜻 특별한 점이 눈에 띄지 않는다. 많은 수의 노동자들이 웅성대며 퇴근하는 장면을 그린 그림인데, 인물 묘사는 뭉크 특유의 필체로 가득차 있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들을 관찰해서 그리는 뭉크의 눈이 ‘사람의 눈’이 아니라 ‘카메라의 눈’임을 확인할 수 있다. 화가의 시점 자체가 자연스러운 사람의 시점보다 훨씬 높은 위치에 있는데다, 그림 하단으로 갈수록 인체의 왜곡 정도가 훨씬 심해진다. 이 작품 옆에 나란히 틀어놓은 영상은 ‘리옹의 뤼미에르 공장 출구’다. 1895년, 뤼미에르 형제가 선보인 최초의 상업영화다. 러닝타임은 1분도 채 안될뿐더러, 따로 말할 내용이랄 것도 없이 그냥 어느 공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퇴근하는 장면이다. 두 작품 간의 유사성을 굉장히 강조하는 셈이다. 그래서 헨리크 입센의 연극 ‘유령’ 세트작업 그림도 눈길을 끈다. 알려졌듯 입센은 젊은 시절 뭉크를 격려한 바 있고, 입센 역시 가출하는 여자 노라를 내세운 ‘인형의 집’에 이어 가부장제를 더 혹독하게 비판한 ‘유령’을 발표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런데 뭉크는 이 ‘유령’을 무척이나 좋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유령’을 위해 그린 작품들을 보면, 캔버스 앞에 사람의 눈이 아니라 카메라의 눈으로 섰음을 다시 한번 확인해볼 수 있다. ●내년 탄생 150주년… 6월부터 대규모 회고전 전시 제목이 모던 아이, 그러니까 최첨단 기술에 무관심하다거나 혹은 의도적으로 부인하고 무시한다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탐구한다는 의미에서 프랑스풍의 모던 아이다. 이번 전시는 파리, 프랑크푸르트, 런던을 순회전시하면서 관객 100만명 이상을 동원한 기획전이다. 오슬로에서의 전시는 내년 2월 17일까지. 탄생 150주년을 기념한 대규모 회고전은 내년 6월부터 시작된다. 오슬로(노르웨이)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UEFA 챔피언스리그] Death조

    [UEFA 챔피언스리그] Death조

    지난 시즌 스페인과 잉글랜드의 축구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 맨체스터시티(이하 맨시티)를 비롯해 ‘독일 챔피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네덜란드의 ‘명문’ 아약스가 2012~1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한 조에 묶였다. UEFA는 31일(이하 한국시간) 모나코의 그리말디포럼에서 올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조별리그 대진 추첨식을 열고 32개팀을 8개조로 나눴다. 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한 4개팀은 D조에 편성돼 각국 리그 챔피언들끼리 16강을 다투는 ‘죽음의 조’를 이뤘다. 레알 마드리드와 맨시티는 오는 19일 오전 3시 45분 스페인 마드리드의 베르나베우 스타디움에서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화성서 사람 손가락 화석 발견” 주장나와

    “화성서 사람 손가락 화석 발견” 주장나와

    미국항공우주국(이하 NASA)의 화성탐사선 큐리오시티가 전송한 화성의 영상에서 외계생명체와 고대 인류의 흔적이 있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6일자 보도에 따르면 영국 외계생명체 폭로단체(alien disclosure UK)의 관계자인 스티븐 하나드는 지난 18일 공개된 영상에서 사람의 손가락 화석과 화성에 사는 동물 등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둥근 지붕모양의 유적지와 외계인 두개골 흔적도 모두 찾아냈으며, 이는 화성에 외계 생명체와 고대 인류가 남긴 흔적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하나드가 제시한 증거자료 중에는 미확인비행물체(UFO)로 추정되는 이미지도 있다. 그가 공개한 자료는 총 4개의 비교적 선명한 비행접시 형태의 물체를 담고 있다. 그는 지난 22일에도 큐리오시티의 동영상에서 UFO를 발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이미지에 대해 “큐리오시티에 장착된 카메라의 데드픽셀(Dead Pixel·죽은 화소) 영향으로 예상 밖의 물체가 포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NASA측은 아직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가상 음악국가 ‘SM타운’ 선포..4만팬 운집

    가상 음악국가 ‘SM타운’ 선포..4만팬 운집

    올림픽 개막식을 연상시키듯 팡파르와 함께 30여 개국을 대표하는 팬들이 자국 국기를 앞세우고 입장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프랑스, 영국, 독일, 이탈리아, 러시아, 호주, 스페인, 노르웨이, 폴란드, 브루나이, 카자흐스탄, 일본,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세계 각지에서 온 팬 대표들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가수들의 환영을 받으며 퍼레이드를 벌였다. 18일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SM 소속 가수들의 합동 공연 ‘SM타운 라이브 월드투어 Ⅲ’에서다. SM은 공연 전 행사로 가상국가인 ‘뮤직 네이션(MUSIC NATION) SM타운’ 선포식을 열고 전세계 팬들을 하나로 묶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린 현장에서 다양한 인종들이 스포츠가 아닌 K팝으로 교류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선포식에서 동방신기는 ‘뮤직 네이션 SM타운’ 깃발을 게양했고 강타와 보아는 선언문을 낭독하며 SM이 만든 가상의 음악 국가가 열렸음을 알렸다. 강타는 “음악은 전세계 모든 사람을 하나로 느끼게 하는 매개체”라며 “우리는 언어가 다르지만 SM의 음악이란 하나의 언어로 민족과 나라의 벽을 허물 수 있는 가상의 국가 ‘SM타운’을 만들게 됐다. 여러분은 음악국가 ‘SM타운’에 초대됐다”고 말했다. 선언문 낭독 후 강타,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예성, 소녀시대 태연, 샤이니 종현 등은 ‘디어 마이 패밀리(Dear My Family)’를 부르며 자축했고 이후 본격적인 공연이 펼쳐졌다. 52명의 SM 가수들이 4시간 30분 동안 51곡을 선사한 이날 공연에서 4만 명의 팬들은 무대마다 뜨거운 함성을 보내며 호응했다. 가수들을 상징하는 야광봉과 풍선, 응원 도구로 객석은 알록달록하게 물들었고 대규모 무대에서 펼쳐지는 레이저쇼와 물쇼, 폭죽으로 경기장은 장관을 연출했다. 다양한 레퍼토리 중 각기 다른 그룹 멤버들의 합동 무대는 SM타운 공연에서만 즐길 수 있는 볼거리였다. 소녀시대의 제시카와 에프엑스의 크리스탈 자매는 케이티 페리의 ‘캘리포니아 걸스(California girls)’, 동방신기의 최강창민과 슈퍼주니어의 규현은 브루노 마스의 ‘저스트 더 웨이 유 아(Just the way you are)’, 에프엑스의 엠버와 샤이니의 키, 엑소-엠의 크리스는 파이스트무브먼트의 ‘라이크 어 지식스(Like a G6)’를 선사했다. 유노윤호, 은혁, 효연, 태민, 빅토리아, 카이 등 SM 대표 ‘춤꾼’ 들의 댄스 퍼레이드도 시선몰이를 했다. 또 보아는 ‘온리 원(Only One)’과 ‘허리케인 비너스(Hurricane Venus)’, 동방신기는 ‘왜(Keep Your Head Down)’와 ‘미로틱(Mirotic)’, 슈퍼주니어는 ‘섹시, 프리&싱글(Sexy, Free & Single)’ ‘쏘리, 쏘리(Sorry, Sorry)’ 등 대표곡을 강렬한 퍼포먼스와 함께 들려줬다. 가족이 함께 즐기는 음악 축제로 기획된 만큼 30-40대를 위한 무대도 마련됐다. 최근 종영한 인기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 출연한 김민종이 ‘아름다운 아픔’, 포크 가수인 추가열이 신곡 ‘렛츠 고(Let’s go)’ 등을 선사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공연은 출연 가수 전원이 무대에 올라 H.O.T의 ‘빛’을 부르며 마무리됐다. 이스라엘 팬 나파 퍼레즈(21) 씨는 “동방신기가 좋아 공연에 왔는데 팬과 가수들의 퍼레이드가 무척 인상적이었다”며 “여군으로 2년 동안 근무했는데 그때 있었던 어떤 일보다 신나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가수들이 무대에서 에너지를 모두 쏟아부은 완벽한 공연이었다”고 칭찬했다. 이날 SM은 세계 각지의 팬들을 한 자리에 모으며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입증했다. SM 관계자는 “올해로 세번째를 맞는 ‘SM타운 라이브 월드투어’는 SM의 음악을 통해 전 세계 팬들을 하나로 만드는 글로벌 음악 축제로 성장했다”고 자신했다. 특히 SM은 온라인을 통해 사전 예약한 팬들에게 ‘뮤직 네이션 SM타운’의 패스포트를 발급, SM 주최 행사에 참가할 때마다 스탬프 날인을 찍어주고 특전을 제공하는 철저한 팬 관리 시스템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이 투어는 지난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일본 도쿄, 대만 타이베이에 이어 서울에서 열렸으며 다음달 22일 인도네시아 GBK경기장(Gelora Bung Karno Stadium)에서 5만 명 규모로 다시 펼쳐진다. 연합뉴스
  • 순경 필기시험 D-9 마무리 정리법

    순경 필기시험 D-9 마무리 정리법

    올 하반기 순경 공채 필기시험이 오는 25일 치러진다. 일반순경, 전의경 특채, 101경비단 등을 모집하는 이번 채용에는 모두 558명을 최종 선발한다. 여기에 3만 1480명이 지원해 56.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영어·한국사(비전공 과목)와 형사소송법·경찰학·형법(전공 과목)으로 나눠 2회에 걸쳐 최근 출제 경향을 짚어 본다.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 경찰 영어시험에서는 생활영어가 전과 달리 3문제 이상 출제된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이영신 김재규경찰학원 영어 강사는 “기출 문제를 중심으로 자주 쓰이는 표현을 따로 정리하고 시간을 정해 규칙적으로 복습하라.”면서 “무리하게 두꺼운 생활영어 책을 보는 것은 좋지 않다.”고 조언했다. ●영어 기출 문제 중요… 가끔 그대로 출제되기도 이번에도 앞뒤 대화를 바탕으로 빈칸을 채우는 문제 등이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테면 A, B의 대화에서 A가 “Can I give you a hand?”(제가 도와드릴까요?)라고 B의 대답을 들은 뒤 ‘No, not at all.”(아뇨. 전혀요)라고 대답했을 때 B가 한 말을 고르는 문제가 나올 수 있다. “If you don’t mind.”(괜찮으시다면요)라는 ‘부정을 통한 긍정 대답’이 답이다. 또 ‘Don’t bother’(괜찮다. 그럴 필요없다), ‘Your party’(너의 일행·동료), ‘Don’t bite off more than you can chew’(분수를 지키자) 등의 표현도 알아 둬야 한다. 문법은 지난해 하반기 3문제, 올 상반기에는 4문제가 출제됐다. 문법은 기초 실력부터 쌓아 올려야 하는 부분이라 공부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렇더라도 순경 채용시험의 경쟁률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어 고득점이 필수다. 특히 문법의 경우 문제를 푸는 것뿐만 아니라 영어의 전반적인 부분에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무조건 암기만 하기보다는 좀 쉬운 교재부터 자기 수준에 맞게 체계적으로 공부하는 편이 낫다. 어휘 문제는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에 각각 4~5문제가 출제됐다. 최근에는 어려운 어휘보다는 중·하급 난이도의 어휘가 많이 출제되고 있다. ‘take down’(철수하다), ‘hang around’(돌아다니다), ‘turn a deaf ear to’(~에 조금도 귀 기울이지 않다), ‘make up for’(보상하다, 보충하다), ‘turn down’(거절하다), ‘look after’(돌보다) 등의 어휘가 출제될 수 있다. 또 ‘locate’(~을 찾다, 발견하다), ‘violation’(위반, 침해), ‘tendency’(경향, 추세), ‘esteem’(존경), ‘preface’(서문), ‘prelude’(전조, 전주곡) 등의 어휘도 헷갈릴 수 있으므로 꼼꼼히 챙겨 둬야 한다. 독해 문제는 매년 9문제씩 가장 큰 비중으로 출제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13문제가 독해에서 출제되기도 했다. 주로 주제, 요지, 제목을 찾는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있으며 빈칸, 글의 흐름, 일치, 순서, 지칭추론 등이 최근 집중적으로 출제되는 경향이다. 이 강사는 마무리 공부법으로 우선 지금까지 자신이 봐 왔던 교재를 꾸준히 반복학습할 것을 강조했다. “자신의 손때가 묻은 교재로 차분히 마음을 가다듬고 전체 목차를 잡아 보는 방식 등으로 최종 마무리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기출 문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경찰 영어는 기출 문제가 거의 비슷하게 출제되거나, 심지어 그대로 반복 출제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한국사 개념 문제는 주로 경제사·사회사에 집중 올 상반기 처음 실시된 한국사에서는 자료 제시형 문제가 10문제, 개념이나 지식을 묻는 일반적인 단답형 문제가 10문제 각각 출제됐다. 단원별로는 부여의 풍습 등 초기 국가에서 1문항, 고대에서 5문항(왕들의 업적, 삼국시대의 문화, 통일신라 시기 유학, 농민 안정책, 발해사), 중세 고려에서 3문항(정치기구, 사회시책, 사회조직), 근대 태동기 조선에서 4문항(조선 후기 국학연구, 사회구조의 변동, 조세제도, 성리학의 변화), 근·현대사에서 6문항(흥선대원군의 업적, 갑신정변, 독립협회와 대한제국, 3·1운동, 신간회, 근대 사학사), 그리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서 1문항이 출제됐다. 신명섭 강사는 “상반기에는 첫 출제라 조금 쉽게 출제됐지만, 이번부터 난이도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우선 조선정치사 부문은 상반기에 전혀 출제되지 않아 이번 출제 가능성이 점쳐진다. 조선 전기 체제정비 과정에서 주요 왕들의 업적, 사림의 대두와 붕당 정치, 조선의 통치체제는 반드시 정리해 둬야 한다. 또 선사시대 관련 내용은 꼭 암기해야 한다. 석기시대의 유적지와 청동기, 철기시대의 주요 주제와 특히 고조선과 관련된 내용을 정리하고, 석기시대 유적지는 단순히 암기만 하지 말고 지도를 통해 위치를 파악해야 하며, 고조선은 청동기·철기 시대와 관련지어 공부해야 한다. 또 신라와 발해의 관계, 고려와 조선의 대외관계 변화, 대청 관계의 변화 등 시대별 대외 상황도 정리해야 한다. 일제강점기 민족의 독립운동은 국내·만주·중국 본토로 나눠 내용을 잘 정리해 둬야 한다. 또 해방과 분단과정 그리고 민주주의의 발전과정 전체도 중요하다. 한국사 시험에서 개념 문제는 주로 경제사와 사회사에 집중된다. 수취체제의 변화과정을 시대별로 비교해 알아 둬야 한다. 고대에서는 민정문서, 조선 수취체제의 변화 등이 출제 빈도가 높다. 영정법, 대동법, 군역의 변화과정과 결과, 영향도 꼼꼼히 챙겨 두자. 토지제도의 시대별 변화 역시 전체적으로 살필 부분이다. 특히 조선에서 과전법, 직전법, 관수관급제, 녹봉제로의 변화와 그 결과 국가의 토지 지배력 강화와 지주전호제의 확산은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사회사에서는 여성의 지위와 가족, 혼인제도의 변화와 관련해 고려와 조선을 비교하는 문제가 출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 강사는 마무리 공부법으로 ▲단원별 개요로 빠른 시간에 내용을 정리해 볼 것 ▲기본서의 단원별 큰 제목과 소제목을 중심으로 다시 읽어 볼 것 ▲주제·단원별 문제집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울 것 등을 강조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한국내 범법 중국인들과 딜?

    중국에 구금된 지 114일 만인 20일 추방형식으로 풀려나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영환(49)씨와 일행 3명은 지난 3월 29일 랴오닝성 다롄에서 탈북자 관련 회의를 하던 중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김씨 등은 그동안 단둥시 국가안전청에 구금돼 있었다고 한다. 중국은 김씨 일행에게 최고 형량이 사형인 국가안전위해죄를 적용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여 왔다. 지난달 김씨 등 일행 4명에 대한 조사를 마친 중국은 기소 여부를 고심하다 최근 불기소 방침을 정하고 김씨 등을 추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가 구금된 이후 우리 정부는 모든 채널을 통해 조속한 석방을 요구했지만, 중국은 지난 4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한국 외교관들이 김씨 등과 영사 면담을 할수 있게 해준 것 외에는 변호인 접견도 금지한 채 엄중한 조사를 벌여 왔다. 이 때문에 한·중 간 외교마찰로 비화될 조짐까지 보였다. 이후에도 우리 측은 꾸준히 중국 측과 석방협상을 벌여 왔고 김씨의 석방이 임박했다는 소식은 지난달부터 간간이 들려왔다. 그러다 김씨의 석방이 결정적으로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한국을 방문했던 멍젠주 중국 공안부장이 지난 13일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 이명박 대통령을 잇따라 만나면서다. 멍 부장은 당시 이 대통령과 김 장관은 물론 법무부 장관, 국정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등 실세를 모두 만났다. 멍 부장은 당시 “김씨 등 4명에 대해 우리 국민의 지대한 관심을 감안해 최대한 조속히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김성환 장관의 요청에 대해 “한·중관계를 고려해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를 놓고 외교부 관계자는 “곧 잘될 것 같다.”는 해석을 내놨고, 결국 일주일 뒤인 이날 오후 김씨 일행은 극적으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게 됐다. 김영환씨의 석방을 위해 중국 측과 우리 측이 물밑에서 협상을 벌였으며, 멍 부장의 방한은 이를 마무리 짓는 최종 절차였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김씨 일행 4명이 석방되는 조건으로 한국에서 범법행위를 저지른 중국인 기결수 등 4~5명이 중국에 인도되는 내용의 딜(Deal)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구체적인 얘기도 흘러나온다. 김씨 일행과 교환되는 중국인 대상으로는 지난 4월 한국해경에게 흉기를 휘두른 왕모(36)씨 등 2명과 지난 1월 주한 일본대사관에 화염병 4개를 던진 류모(38)씨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류씨는 국내 사법당국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때문에 류씨 등 중국인 기결수 등이 김씨의 석방과 맞물려 범죄인 인도형식 등으로 중국으로 넘겨졌다는 것이다.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가 지난 5월 안호영 외교부 1차관을 만나 11월 만기출소하는 류씨를 강제추방 형식으로 보내달라고 요구한 것도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 중국 어선의 서해 불법조업이나 탈북자 문제 등 한·중 간에 껄끄러운 현안도 김씨 문제와 관련한 ‘딜’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외교부 측은 “김씨 추방에 어떤 조건도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또 김씨 일행의 귀국이 성사된 것은 북한 민주화 운동과 관련한 김씨의 활동이 외부에 공개되는 것을 중국 측도 원치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김씨 등의) 추방에 조건이 있는지를 확인할 입장에 있지 않으며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중국 당국이 김씨를 기소하게 되면 김씨의 활동이 드러나게 되는데 중국도 이를 피하고 싶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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