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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MS독점 제재 임박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한 유럽내 공정 경쟁 관련법 위반과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에서의 지배적 지위 남용 혐의에 대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제재가 임박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7일 보도했다. FT는 정통한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집행위원회의 경쟁담당 부서가 이같은 잠정 결론을 내리고 MS에 벌금을 부과하는 방침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로써 지난 3년 반 동안 끌어온 EU 경쟁정책당국의 MS에 대한 반독점 조사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그만큼 타협을 통한 문제 해결 가능성은 줄어들었다고 신문은 말했다. MS의 EU 반독점법 위반 여부는 유럽에서 최대의 반독점법 위반 관련 사건인 데다 전세계 정보기술 산업에서 MS가 차지하는 비중과 향후 관련 기술정책에 미칠 영향,미국과 EU관계 등과 복잡하게 맞물려 있어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EU 집행위가 수주내에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의 반덤핑관세 산정방법이 WTO규정에 위배된다며 제소할 방침이어서 이번 결정이 미국과 EU간 다른 통상 현안들로 불똥이 튀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그동안 EU 경쟁정책당국은 MS에 벌금을 내고 윈도 프로그램에서 비디오 재생 소프트웨어인 미디어 플레이어를 풀도록 요구해 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U는 경쟁정책당국이 마련한 제재 초안은 현재 다른 부서들이 법적인 하자 여부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회원국들의 견해를 들은 뒤 10개 신규 회원들이 가입하는 오는 5월1일 이전에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EU 집행위는 MS의 윈도 프로그램에서 미디어 플레이어를 제거하도록 강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데 이는 MS에 대해 지금까지 부과된 조치중 가장 강력한 것들 중 하나이다.EU 집행위는 미 법무부가 지난 2002년 같은 혐의로 MS와 합의를 이룬 점에 일단 기대하며 MS에 대한 제재가 미·EU간 무역분쟁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MS는 이번 사건 이외에도 윈도 XP가 무선통신,디지털 음악과 영상 배포 및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 부문에서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며 EU 집행위에 피소된 상태다. 미국과 EU는 현재 해외판매법인(FSC) 면세법과,징수된 반덤핑 및 상계관세를 피해업계에 나눠주는 내용의 버드 수정법,유전자변형식품(GM),이라크 재건사업 등을 둘러싸고 팽팽히 맞서고 있다. 김균미기자 kmkim@
  • [씨줄날줄] 다보스 포럼 유감

    “일년 내내 세계전역을 돌아다녀 봐야 다보스 포럼에서 나흘 동안 만나는 유명인사의 10분의1도 못 만난다.그것이 내가 매년 이곳에 참석하는 첫째 이유다.”금년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한 영국 기업인의 말이다.올해도 지난 21일부터 5일간 94개국 2100여명의 정치·경제계 지도급 인사들이 스위스 다보스에 모였다.중심 주제는 ‘번영과 안보를 위한 제휴’였지만 수십개의 패널과 회의장 곳곳에 마련된 만남의 장소 등에서 제기된 의제는 자그마치 270여가지. 세계경제전망,환경,WTO협상,온실가스,중국의 급성장,북한핵,테러,스팸 메일,세계화 등 인류가 고민하는 거의 모든 문제가 도마위에 올려진 셈이다.단골손님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 소프트 회장은 “2006년이면 스팸메일 문제가 깨끗이 해결될 것”이라고 장담했고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지구촌에 ‘월마트’같은 거대 핵물질 밀매시장이 운영되고 있다고 폭로했다.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어디서나 핵물질을 사고팔 수 있다는 것이다.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압둘라 요르단 국왕,딕 체니 미국 부통령,역시 단골손님인 칼리 피요리나 휴렛 패커드 최고경영자 등이 평상복 차림으로 곳곳에서 벌어지는 즉석토론에 참가했다. 윤영관 전 외무장관의 한반도 안보 패널 참석은 출국 직전 장관교체로 불발에 그쳤다.다만 황두연 통상교섭본부장이 25개국 비공식 통상장관 회의에 참석하고 스위스 대통령 만찬에 초대 됐다. 1인당 참가비 8000달러.다보스 포럼을 주관하는 세계경제포럼(WEF)회원자격은 연간 매출액 10억달러 이상 기업에만 주어진다.그런 탓에 ‘세계화를 추종하는 부자들의 돈 잔치’라는 비난은 올해도 이어졌고 회담장 밖에서는 반세계화 시위가 회담 기간 내내 계속됐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새로운 사업·정책 아이디어를 얻고 새해의 화두(話頭)를 귀동냥하기 위해 이곳에 온다고 말한다.우리 정부 당국자들 사이에 정부간 회의도 아니고,중요 결정이 내려지는 곳도 아닌,별 볼일 없는 모임이라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는 점은 유감이다.민간 기업인 참가도 몇명에 불과했다. 자주외교 논란속에 자칫 우리 스스로를 ‘주류(主流)들의 잔치’에서 벗어난 우물안 개구리로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이기동 논설위원
  • 국제플러스/美 ‘버드수정법 분쟁’ 중재 요청

    |제네바 연합|미국의 버드 수정법 철폐시한 경과에 따른 한국 등의 양허정지 조치 발동은 1∼2개월 정도 미뤄지게 됐다.세계무역기구(WTO)는 26일(현지시간) 열린 분쟁해결기구(DSB) 특별회의에서 한국 등의 양허정지 요청에 대해 미국이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중재절차를 밟기로 결정됐다고 밝혔다.한국은 미국이 버드수정법 분쟁과 관련,WTO 분쟁해결기구의 판정을 기한내에 이행하지 않음에 따라 유럽연합(EU)등 과 함께 WTO에 양허정지를 요청했었다.
  • KOTRA 첫 여성부장 탄생/‘한국의 칼라 힐스’ 김선화씨

    1962년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가 생긴 이래 처음으로 여성부장이 탄생했다.통상정보의 총본산으로 꼽히는 벨기에 브뤼셀무역관에서 ‘총성 없는 정보전쟁’을 치르고 있는 김선화(사진·39) 부장.연초 정기인사에서 승진의 기쁨을 맛봤다. 김 부장은 코트라가 통상기능을 갖고 있던 1992년부터 96년까지 우루과이라운드(UR)·세계무역기구(WTO) 협상실무 등을 도맡아 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칼라 힐스 전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견줘 ‘한국의 칼라 힐스’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도 이 때다. 김 부장은 “오는 5월 유럽연합(EU) 회원국이 15개국에서 25개국으로 확대됨에 따라 기업들의 EU시장 정보 요구가 쇄도하고 있다.”면서 “국내 기업들이 EU시장에 좀 더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힘닿는 데까지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88년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나와 코트라에 입사,시장조사처·기획조사부·국제경제처·국제통상팀 등 핵심부서를 두루 거쳤다.한국무역협회에 근무하는 남편과는 3년째 ‘별거 아닌 별거’를 하고 있다.안미현기자 hyun@
  • WTO, ‘한·미 D램 분쟁’ 패널 설치

    세계무역기구(WTO)가 한국산 D램에 대한 미국 및 유럽연합(EU)의 정부 보조금 상계관세 조치와 관련,패널을 설치하고 본격심의에 들어간다고 외교통상부가 24일 밝혔다.WTO는 우리 정부의 요청에 따라 하이닉스 반도체에 대한 미국 및 EU의 보조금 상계관세 조치가 WTO 보조금 협정에 적합한지 여부를 판정하기 위한 패널을 지난 23일 설치했다. 정부는 2000∼2001년 하이닉스 구조조정 과정에서 이뤄진 채권금융기관의 자금지원과 관련,미·EU가 취한 상계관세 조치가 WTO 협정에 어긋난다며 지난 8월 WTO에 제소했다.
  • 의미와 파장/쌀 관세화 계속 유예 의무수입 2배 늘어 쌀값 폭락

    정부가 20일 세계무역기구(WTO)에 ‘쌀 관세화 유예’를 통보한 것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외국 쌀에 대한 수입규제 조치를 연장하겠다는 의미다.외국산 쌀에 관세를 부과해서 수입하는 방식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처지인 만큼 쌀 관세화 유예를 더 받아야겠다고 국제무대에 선언한 것이다. ●관세화 유예로 가면 우리나라는 시장개방을 기본 취지로 하는 1993년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에서 어려운 국내 농업현실을 내세워 10년 동안 관세화 유예(특별대우)를 받았다.10년뒤인 2004년에 가서 관세화 유예를 계속할 지에 대한 협상을 개시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정부가 관세화 유예를 연장하겠다고 선언한 것을 ‘자주외교’의 표현으로 간주해 마냥 좋게만 해석할 일은 아니다.쌀 시장을 개방하지 않는 대신,일정량을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최소시장접근(MMA) 물량’은 지금보다 두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쌀 관세화 유예조치를 받는 대신 국내소비량의 일정비율에 대해 저율관세(5%)를 적용해 수입해 왔다.이른바 의무수입물량인 것이다.올해 의무수입량은 국내 쌀 소비량의 4%인 20만 5000t이다. 그러나 앞으로의 협상에서 쌀 관세화 유예가 관철되더라도 의무수입량은 11%(60만여t)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서진교 박사에 따르면 수입농산물의 관세감축 기준을 정하기 위한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 초안에서 MMA 물량을 선진국은 10%,개발도상국은 8%로 정했다.아울러 우리와 조건이 비슷한 일본이 관세 유예의 조건으로 ‘5%→8%’를 제안받았었다.11%는 우리나라가 DDA 협상에서 개도국으로 인정받을 경우(8%)에다 최소의 증가율로 인정되는 일본의 사례(3%포인트)를 적용해 산출한 예상 수치다.이러한 안이 확정되면 외국산 쌀의 수입량이 늘어 쌀값이 30% 이상 폭락하게 돼 이래저래 농촌경제에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이 때문에 우리 정부가 관세화 유예를 최종적으로 선택하기에도 어려움이 있다. 일본은 관세화 유예기간을 4년이나 남겨둔 상태에서 지난 99년 관세화를 선택했다.관세화 유예를 고집하고 있는 나라는 현재 한국과 필리핀 뿐이다. ●협상 전략으로써 선언적 의미 이번 선언은 협상전략으로써의 의미가 커보인다.관세화 유예를 우선 선언하고 MMA물량을 최소화하는 협상을 벌이다 여의치 않으면 그때 관세화로 돌아서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협상 무대에서 그만큼 선택의 폭을 넓히겠다는 심산인 셈이다. 우리나라가 관세화의 길을 택하게 되면 쌀 수입이 전면 허용되나 고율의 관세를 물릴 수 있다.이 경우 쌀 협상은 관세율을 얼마나 높게 책정하느냐가 관건이 된다.일본은 태국 등과 양자협상을 벌여 수입개방 첫 해에 쌀 관세율을 380%로 정하고 해마다 관세율을 조금씩 낮추기로 하는 데 성공했다. 정부가 이날 관세화 유예를 WTO 사무국에 통보한 만큼 WTO는 이를 즉시 각 회원국에 알리게 된다. 이후 쌀 수출입과 관련해 한국에 관심이 있는 국가는 90일 이내에 한국과 개별협상을 갖겠다는 의사를 WTO와 한국에 전해야 한다.우리가 협상제의를 받아들이게 되면 이때부터 양자간 쌀 협상이 시작된다. 이같은 절차를 감안할 때 총선 이후인 4월 하순부터 미국 중국 호주태국 등 쌀 수출국과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서 박사는 관세 유예화 연장선언에 대해 “쌀 협상을 재개하면서 우선 농심을 달래고 국제 협상에서 선택의 폭을 넓히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사설] 쌀 개방 버틴다고 능사 아니다

    정부가 쌀 재협상 개시에 맞춰 쌀의 관세화 유예를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한 것은 일단 복잡한 여러 사정을 감안한 결정이라고 해도 바람직하지 않다.국내외 가격차만큼 수백% 관세를 매기는 관세화 조치를 늦춘다고 개방파고를 막을 수도,쌀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정부는 올해 지속될 재협상에서 미리 개방의 빗장을 열 필요는 없을 것이라는 반론을 제기할 것이다.버티다 최대한 개방 속도를 늦출 경우 추가로 얻을 득을 예상했을지도 모른다.더욱이 개방에 대한 농민들의 반대가 거센 점에서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이런 관세화 유예 제스처가 필요할 것이란 정황도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우리나라만 시장 개방을 반대하다가는 국제사회에서 왕따당하기 십상이다.우리와 비슷한 일본과 타이완은 이미 관세화를 수용했다.설혹 우리의 ‘관세화 유예’주장이 받아들여진다고 해도 그 대가는 톡톡히 치르게 된다.쌀에 집착하다 다른 농산물과 공산품에서 대폭 양보를 하도록 강요당하게 될 것이다.이는 국익 차원에서 손해나는 게임이다.또 관세화 유예를 인정받는 대신 수입쌀의 연간 의무 도입 물량을 늘리도록 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정부는 무엇보다 쌀 관세화가 주는 의미를 농민들에게 정확히 설명해야 한다.관세화로 높은 관세를 매기면 외국쌀의 수입을 저지하는 효과가 있다.농민들도 관세화를 시행한다고 바로 농업이 타격을 받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관세화 유예 주장에 시간을 허비하다가 정작 개방에 대비하지 못할까 우려된다.
  • “쌀 관세화 계속 유예”WTO에 통보… 4월 본격협상

    올해 우리나라 농업의 최대 현안인 국제 쌀 재협상이 공식 개시됐다. ▶관련기사 2면 외교통상부는 20일 쌀 관세화 유예를 계속하기 위한 협상을 개시하겠다는 의사를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했다고 발표했다. 쌀 재협상은 우리나라가 지난 1993년 12월 우루과이라운드(UR) 협정을 체결하면서 10년 동안 외국산 쌀의 수입을 금지하는 대신 2004년에 관세화 유예의 연장 여부에 대해 다시 협상하겠다고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재협상은 올해 안에 끝내게 돼 있다. 우리나라는 WTO 규정에 따라 오는 4월 하순쯤부터 미국,중국,태국 등 쌀 수출국들과 관세화 유예에 따른 수입 쌀에 대한 최소시장접근(MMA·의무수입량) 물량의 규모 등에 대해 본격적으로 양자간 협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 당사국들은 올해 우리나라의 의무수입량인 20만 5000t(국내 쌀 소비량의 4%)보다 두배 이상 많은 물량을 의무적으로 수입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국내 쌀생산 농가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가 양자 협상에서 관세화 유예를 포기하고 고율의 관세를 적용해 수입을 개방하는 관세화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농림부 이명수(李銘洙) 국제농업국장은 “관세화 유예를 계속 적용받기 위한 추가적인 양보의 최소화에 협상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농촌경제 비상구가 없다](5)악어와 악어새에서 반목과 불신의 관계로-농협대해부

    “농민이 잘 되면 농협이 잘 되지만,농협이 잘 된다고 농민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더라고요.” 16일 농협중앙회 관계자가 농민과 농협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에는 분명하지만,시·군 단위 지역조합(개별법인)과 농협중앙회의 이원적 조직운영 하에서 농협중앙회가 농민을 직접 도울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안타까움을 토로하면서 한 말이다.1997년,사회구조 전반에 폭풍을 몰고 오다시피했던 외환위기를 고비로 농민과 농협(이하 지역조합)의 ‘악어와 악어새’ 관계에 틈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살인금리에 연체이자,논·밭 등 부동산과 농산물값 폭락,사회전반에 불어닥친 구조조정으로 부실채권에 대한 가압류와 경매가 쏟아지면서 둘 사이는 불신과 반목으로 치닫고 있다. 농민회원이나 농업인들은 내놓고 “농민들은 말라죽는데 조합 임원들은 돈만 챙긴다.”며 불만투성이다.농업인이 주인인 농협은 조합원들의 출자금과 대출이자,예금과 대출마진,판매(경제)사업 등으로 수익을 창출해 되돌려 준다는 게 설립 취지인데,결국 농민에게 돌려준 게 뭐냐는얘기다. ●“조합장 연봉 6천만~8천만원” 박모(46·경북 군위군 효령면)씨는 ‘농협 맨’이었지만 언제부턴가 농협 이야기만 나오면 알레르기 반응이다.논밭을 담보로 돈을 빌린 뒤 이자를 못갚아 애태우는데 ‘담보물을 경매처분하겠다.’는 독촉을 시도 때도 없이 보내기 때문이다. 청도군 금천면 농민 30여명은 지난해 말 금천농협 앞에서 집단시위를 벌였다.시위에 참여한 한 농업인은 “농민들은 부채에 깔려 죽을 판인데,농협 직원들과 조합장의 연봉이 6000만∼8000만원이나 된다니 말이나 되느냐.그것도 부족해 해마다 임금을 6∼10%씩 올리고 있다.”며 목청을 높였다. 구미 장천농협 대의원들은 조합개혁을 둘러싸고 농협과 한치 양보도 없이 맞서고 있다.대의원들은 최근 전체 조합원 1200여명 중 915명의 일괄 탈퇴서를 조합에 제출,주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조합 해산까지 불사하겠다는 태도다.대의원들은 임원 구조조정,경영책임자 문책,인건비 하향,노조 해산 등을 요구하고 있다.특히 장천농협은 올 사업계획서에 임원 급여로 조합장 7100만원,전무 8100만원,상무(3명)6400만∼7800만원,부장(2명)6100만∼6200만원을 반영하고 있다. 전 직원 19명의 평균 연봉이 5700만원이라고 대의원협의회측은 밝혔다. 농업인들이 선호하는 정책자금 대출의 경우 조합원은 1년(일반자금은 6개월)마다,비조합원은 3개월,6개월 단위로 이자를 내야 한다.조합원이 가구당 1명꼴이니 남편이 대출한도를 넘어 집사람 앞으로 받으면 조합원 요건이 안 된다.농협 채권팀은 정해진 기간 안에 이자를 못내면 연체이자 독촉장이 나가고 3개월 동안 유예기간을 주면서 ‘이자에 대한 이자’를 받고,이 기한마저 넘기면 ‘원금에 대한 이자’까지 합쳐서 받는다.연체 이자율은 담보대출이 15%이고 신용대출은 18%나 된다. ●농협만 배불러서야 조합은 지역조합 1246개,품목조합(인삼조합) 89개 등 모두 1355개다.이 중 부실이 우려되는 곳이 농협 48개,축협 53개,인삼협 1개 등 102개(7.4%)로 집계된다. 외환위기 때부터 2000년 말까지 3년 동안 전국 지역조합의 부실채권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조합마다 부실채권에 대한 대손충당금을 짧은 시간에 적립하다 보니 당기손실이 커졌다.농협중앙회에 따르면 부실 우려가 있는 조합(169개)의 연체 채권액이 97년 말 3조 8657억원에서 2000년 말 5조 3829억원으로 39.2%나 증가했다.무수익 채권도 같은 기간 대비 59.7%(1조 2609억원)나 늘었다. 지난해 말 전남도내 196개 지역농협은 외관상으로는 흑자 결산했다.하지만 부채 연체율이 6∼20%를 넘고 있다.연체율은 도시권 소재 농협이 낮고 소득원이 없는 농촌으로 갈수록 높아져 곤궁한 농촌 실정을 보여준다. 충남도내에서도 지역조합 167개 가운데 경영부실 등으로 지난해 27개 조합이 문을 닫았다.9개는 통·폐합 위기다.충북도 87개 지역조합 중 2개 조합이 파산절차를 밟고 있다.1년여 만에 4개가 정리됐다. ●부실 원인은 조합장 그동안 농민회는 조합 직원의 체력단련비 등 급여성 경비를 없애라고 줄기차게 요구했다. 경영능력이 없는 인물이 조합장에 당선되면 조합 부실화율이 높다고도 경고했다.40대 농민은 “많게는 10억원 이상을 쓰고 조합장이 되는데,맘이 콩밭에 가 있는 것은 당연한 것아니냐.”고 반문했다. 한 농민회장은 “수백억원대의 농협 살림살이를 전문가도 아닌 대의원들이 예산·결산 총회를 하루 만에 끝내는 현실에서 어떻게 감시기능을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맞서 농협측은 “3개월마다 분기별로 경영실태 등 결산서를 공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어 분식회계 등은 꿈도 못꾼다.”고 말했다.이미 집행된 정책자금은 9조원에 이른다. 특별취재팀 대구 김상화 대전 이천열 광주 남기창기자 ■정책자금의 허와 실 문민정부는 1993년 출범 이후 농·어촌 구조개선을 외치며 무려 56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을 풀었다.정부는 보조를 구실로 은근히 정책자금을 쓰도록 권했고,이렇게 나간 돈은 몇해 지나자 새끼까지 쳐서 농가부채로 고스란히 옮겨졌다. 정책자금은 영세 농업인이 자금을 필요로 할 때 사업 타당성과 영농능력을 고려해 정부가 빌려주는 돈이다.용도별로 너무나 다양해 줄잡아도 100가지를 넘어 일원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연 이자율이 4.0%로 비교적 낮고 시설투자비의 경우 3년이나 5년 거치 10년 분할상환 조건이어서 농·어업인들에게는 단비와도 같다.농·어촌 구조개선자금,농·축산 경영자금,농기계 구입자금 등이 여기에 속한다.양파·마늘 농사를 짓는 박안수(44·전남 무안군 삼향면 평산1구)씨는 “2차례에 걸쳐 퇴비사와 대형 트랙터를 사느라 정책자금 2500만원을 빌려 해결했다.”고 말했다.하지만 이같은 자금은 통상 보조액수가 전체 사업비의 절반에도 못미친다.따라서 사업비의 30∼40%는 융자,10∼20%는 자부담이어서 농업인들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쓰려는 사람에 비해 자금이 달려 혜택범위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불평도 많다.게다가 농협창구를 통해 나간 정책자금의 경우,상환기간이 돌아오면 농협이 정부에 3.85% 이자를 쳐서 대신 갚아주고 10% 이상 연체이자를 농민에게 받는다. ●시설투자비만 대출… 운영비 빚으로 50대 한 농민은 “농어촌진흥자금(2400만원)으로 논을 샀는데 이자율(3%)이 싼 데 비해 상환기간(3년 거치,4년 상환)이 너무 짧아 원금과 이자 등 연말에 900만원가량을 갚다 보니 허리가 휜다.”며 짧은 상환기간 문제를 제기했다. 방울토마토 하우스를 하는 송모(47·전남 무안군 삼향면)씨는 “그동안 정책자금을 신청하면 행정기관에서 대출 대상자를 선정하고 이듬해에야 자금이 나오기 때문에 정작 돈되는 작물을 심을 기회를 놓친 적도 있었다.”고 털어놨다.20년째 딸기농사에 매달린 최모(58·담양군 봉산면)씨는 “정책자금이라는 게 시설할 때 단 한 번에 그쳐 운영자금은 빚을 내는 식이고,1∼2년 값이라도 폭락하면 빚더미에 올라앉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방울토마토를 재배중인 유모(43·충북 옥천군 안남면)씨는 “정책자금을 빌려준 뒤 운영비 지원이라든가 생산량 파악 등 정부의 사후관리가 없어 아쉽다.”고 꼬집었다. ●생산량 파악등 사후관리도 했으면 그래서 2000년부터 이런 단점을 보완해서 연속성을 가진 ‘농업종합자금’이 나왔다.대출 주체도 행정기관이 아닌 농협이다.신청하면 농협이 심사해 한 달 안에 필요자금의 100%까지 대출해준다.시설자금은 물론 개·보수자금,운영자금까지 대출 가능하다. 농협 전남도지부 관계자는 “지금껏 농업종합자금을 쓴 농업인들 가운데 연체자는 단 한 명도 없다.”며 가능성을 강조했다.지난해 전남도내에서 농업종합자금으로 750억원을 대출했고 올해는 1000억원을 빌려준다. 특별취재팀 ■중앙회 어느 간부의 고백 “농민들이 그렇게 된 데는 우리의 책임도 크지요.하지만 하느라고 했는데도 농촌의 현실이 이렇게 되고 보니 정말 할 말이 없네요.” 농협중앙회의 한 간부는 16일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를 거치면서 지난 10여년간 수십조원을 농촌에 쓸어붓다시피했는데….”라며 말끝을 맺지 못했다.그는 농협중앙회로서는 시·군단위의 지역조합에 대해 인사권 등 특별한 통제력을 갖고 있지 않아 개별조합의 부실에 적극 개입할 수 없는 애로를 강조했다.농협중앙회가 지역조합을 도울 수 있는 것은 연간 1조 6000억원 정도를 무이자로 대출해주는 것인데,개별조합에 돌아가는 혜택은 기껏해야 평균 6000만∼7000만원(전국 1300여개 조합이 연간 이자분 700억∼800억원을 나눠갖는 수준) 정도여서 큰 도움은 안 된다는 얘기였다.한마디로 주는 쪽은 ‘큰 돈’인데농민들로서는 도움을 받으나마나 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표면적으로 ‘수십조원’이라는 정책자금도 농민들이 빌려쓰고 갚은 뒤,이 돈이 다시 투·융자로 쓰이면 이를 정책자금에 포함시키기 때문에 실제 정책자금 규모는 드러난 것보다 훨씬 적다고 설명했다. 그는 “산더미 같은 농가부채에다 급격한 농촌 노령화·공동화,세계무역기구(WTO) 농업협상,자유무역협정(FTA) 등 국내외에서 사정없이 몰아치는 파고 앞에서 무력하게 무너져내리는 우리 농촌을 정부 못지않게 발을 동동 구르며 지켜보는 것은 농협일 것”이라며 “어렵다고 손을 놓을 것이 아니라 각종 사업 성과가 농가소득과 농업인들의 편익증진에 직결될 수 있도록 사업체계를 바꾸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조합육성을 위한 자금지원을 대폭 늘리고 농가소득 증대와 농산물 제값 받기를 위해 규모화된 산지 조합을 적극 육성하며,대량 수요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농촌의 어려움으로 농협을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폄하하기보다는 농업인과 농협이 ‘윈·윈’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 국제플러스/세계 사회포럼 인도서 개막

    반(反)세계화를 내세운 세계사회포럼(WSF)이 16일 인도 뭄바이에서 열렸다. 올해 4번째인 WSF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 맞서 선진국의 이익에만 맞는 세계화에 저항하고 제3세계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결성된 행사다.그동안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에서 열렸으나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소득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아시아로 운동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인도에서 열리게 됐다. 특히 올해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이라크전과 통상·환경정책 등을 맹렬히 비난,반(反)부시 성향이 두드러질 전망이다.인도의 차별적 신분제도인 카스트도 주요 의제 중 하나다.21일까지 6일간 열릴 이번 포럼에는 130여개국에서 온 10만명이 참가할 예정이다.한국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 반대 국민행동 등 25개 비정부단체(NGO) 850여명이 참가하고 있다.
  • EU, 對美무역 보복 착수

    |제네바 연합|미국이 버드 수정안 철폐시한을 넘긴데 반발하는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한국 등 공동제소국의 대미 보복이 확실시되고 있다. EU는 1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13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국에 대미 보복의 승인을 요청하는 문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드 수정안이란 미국 세관이 외국업체로부터 거둔 반덤핑 및 상계관세 부과금을 미국내 피해 업체들에 재분배토록 규정하는 내용이다. EU의 이날 발표는 한국을 포함한 다른 제소국들이 보복 대열에 합류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선도적 조치를 취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11개 공동제소국 가운데 일본과 캐나다는 이미 보복 허가를 신청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상태다.WTO 관측통들은 한국도 EU,일본 다음으로 버드 수정법에 의한 피해가 큰 만큼 보복 승인을 신청할 것이 확실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소식통들은 다만 피해가 경미한 2∼3개국 정도는 보복에 동참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공동 제소국은 한국 외에 EU,일본,호주,브라질,칠레,인도,인도네시아,태국,캐나다,멕시코 등이다. 공동제소국은 오는 26일 WTO의 분쟁해결기구(DSB)에 제출할 의제의 마감이 15일로 임박함에 따라 지난 9일 제네바에서 비공식 접촉을 갖고 보복 여부를 논의했다.공동제소국은 13일 추가로 비공식 협의를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WTO 상소기구는 지난해 6월 버드 수정안이 WTO협정에 위배된다고 최종 판정하고 미국측에 이를 지난해 12월 27일까지 철폐토록 요구했었다.공동제소국은 외국기업에 벌금을 부과한 뒤 이를 미국내 경쟁기업에 기술개발비나 의료비,연금 등의 형태로 분배하는 것은 이중처벌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제소의 남발을 유도할 우려가 있다며 이를 제소,승소판정을 이끌어냈다.
  • 기고/ 누구를 위한 경제특구인가

    지난해 7월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시행에 들어가면서 경제특구 제도가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그뒤 10월에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개설되었고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도 구성되었다.영종도에 2020년까지 202조원을 들여 국제비즈니스센터,금융 및 주택단지,골프장 등을 건립하고,외국법인이 선발권을 갖는 초·중·고교 및 대학을 설립하는가 하면 미국의 존스홉킨스병원 등 해외 유수병원을 유치해 내국인 진료도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한다.경제자유구역 기획단장은 “외국 병원을 특구에 유치하려면 내국인 진료와 과실 송금이 가능해야 한다.”고 말해 외국 병원의 내국인 진료도 당연하다는 듯한 태도다.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이러한 혜택이 교육과 의료에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란 가정하에 생각해 보자.경제특구에 면세점이나 면세 대형 할인점,이자소득세 등이 면제되는 은행이 생겨 내국인이 이용할 수 있다면 인천 일대의 수입상품점·은행·대형 슈퍼마켓은 존립하기 어려울 것이다.의료기관도 마찬가지다.지금 국내 의료기관은 낮은 진료비,각종 규제 등으로 멍들고 있다.본인이 전액 부담해 진료를 받고 싶어도 건강보험에서 인정하는 진료만 받아야 하며,인공관절 등에 신소재로 만든 재료를 본인부담으로 쓰고 싶어도 못 쓴다.규제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낮은 보험료로 가장 많은 종류의 보험급여를 해주고 있으나 본인부담은 가장 높은 것이 우리 실정이다.이러한 현실에서 특구에 외국인 병원이 들어오면 경제력이 있는 상류층 사람들은 외국인 병원으로 발길을 돌릴 게 자명한 이치다. 국내 기업이 각종 규제에 고개를 흔들며 중국 등으로 떠나듯이 병원의 외국 진출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국내 자본은 외국으로 보내고 외자 유치로 그 간극을 메우겠다는 것인지,아니면 경제정책 실패를 특구 제도를 통한 외자 유치로 만회하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특구 내의 외국인 병원에 내국인 진료를 허용하려면 우선 그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 외국 자본의 진료 수입을 충분히 보장해주기 위해 국내 의료기관은 희생을 감수하라는 것인지,특구 내에서는 국내외를 구분하지 않고 높은 의료 질과 서비스로 내국인과 중국 등 동북아 지역의 환자를 유치하겠다는 것인지,아니면 외국인 기업가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병원이 필요한지를 밝혀야 한다. 또 의료산업을 육성하려면 정부는 먼저 국내 의료산업의 현실에 눈을 돌려야 한다.먼저 건강보험을 개혁해야 하는 것이다.국민건강에 필수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보장성을 철저히 높이고 그외의 분야는 선택권을 민간 자율에 맡겨야 한다.둘째 일본의 특구 제도처럼 국내 의료자본도 외국 자본과 동일한 조건으로 특구에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셋째 외국인 면허로 내국인을 진료하는 문제는 세계무역기구(WTO)나 도하개발어젠다(DDA)협상과 연계해 검토해야 한다.경제특구 병원에서 일하는 외국인 의사들이 내국인을 진료할 수 있다면 이는 외국 면허를 인정하는 것이 된다.면허 인정 문제는 WTO 협상에서도 가장 민감한 사안으로,어느 나라도 양허안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금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경제특구도 그러한 노력의 하나일 것이다.그러나 외국인에 대한 정책은 신중해야 한다.외국인은 법에 어긋나거나 사리에 맞지 않으면 곧바로 소송 등을 통해 제 이익을 관철하려 하기 때문이다.따라서 경제특구 제도는 분야별로 공론화하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가장 지혜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특히 의료분야는 경제관료가 아닌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한다. 박윤형 순천향대 의대 교수 명예논설위원
  • “칠레는 농산물수출 3대 강국” 엉터리자료 제시/눈·귀 막은 농촌의원들

    지난 8일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무산시킨 농촌 출신 국회의원들,이른바 ‘농촌당’의원 상당수가 정확한 근거 없이 농심(農心)을 자극하는 선정성 발언으로 일관해 비판을 받고 있다.이들은 관계부처에서 정확한 내용을 여러 차례 제출했음에도 불구,아예 눈과 귀를 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외교통상부 등 FTA 관련 부처 당국자들은 FTA동의안 처리를 몸으로 저지하고 나선 일부 의원들이 “FTA가 체결되면 농촌이 붕괴된다.”는 논리를 강조하기 위해 잘못된 통계자료를 들이대고 있다고 밝혔다. 8일 본회의 반대토론에 나섰던 임인배(한나라당) 의원은 “칠레가 농산물 수출 3대 강국이기 때문에 FTA 대상국을 잘못 선정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효석 의원도 의사진행발언에서 칠레가 최대 농산물 수출국이기 때문에 대상국 선정이 잘못됐다고 말했다. 2002년 기준 세계무역기구(WTO) 통계에 따르면 농산물 수출국 1위는 유럽연합(2337억 달러)이며 그 다음은 미국(688억 달러),3위는 캐나다(326억 달러),4위 브라질(194억 달러),5위중국(188억 달러) 순이다.호주(171억 달러),아르헨티나(122억 달러),태국(116억 달러),인도네시아(90억 달러),말레이시아(90억 달러)도 10위 안에 들었고,칠레는 72억달러로 멕시코(89억 달러),뉴질랜드(84억 달러),러시아(77억 달러)에 이어 14위에 머물고 있다. 이들 의원은 “정부가 아세안(ASEAN)과 같은 주요 경제권과 FTA를 맺지 않고 농산물 수출강국인 칠레와 협정을 맺는 전략적 실수를 저질렀다.”고도 주장했는데,칠레는 아세안 회원국인 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보다 수출 규모가 훨씬 적은 편이다. 이에 앞서 박상천 전 민주당 대표도 지난해 대표연설을 하면서 칠레와 FTA를 체결한 EU만큼 예외조항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잘못된 협정이라고 추궁했다. 그러나 우리는 칠레와 예외항목을 28% 확보했고,유럽연합은 22% 확보했다. 정부 관계자는 “의원들이 잘 모르고 이같은 주장을 할 수는 있다.”면서 “그러나 잘못된 내용을 수정하는 자료를 여러 차례 의원실에 보내고 설명했음에도 아예 못본 척하는 것은 국민은 물론,농민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4월 총선을 앞두고 ‘FTA 투표 저지조’까지 구성해 목소리를 높이는 이른바 ‘농촌당’의원은 모두 62명.한나라당 농촌의원 모임인 농어촌의정회가 핵심이며 박희태 전 대표를 회장으로,이규택 김용갑 임인배 이방호 신경식 의원 등이 포함돼 있다. 민주당에선 정균환 전 총무와 김옥두 의원,자민련에선 김학원 정진석 의원 등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美, 온라인음악도 통상 압력/무역대표부 WTO 제소 시사… 정부 “대상 아니다” 반박

    |서울 서동철기자·워싱턴 백문일특파원|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8일 한국의 지적재산권 보호등급을 현 ‘감시대상국(WL)’에서 ‘우선감시대상국(PWL)’으로 한단계 높였다. 무역대표부는 이날 한국만을 상대로 한 지적재산권 비정기 점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국 정부가 온라인상의 음반 유통과 영상물의 불법복제 등의 단속을 소홀히 했다고 밝혔다. ‘우선감시대상국’은 감시 3단계 등급 중 우선협상대상국(PFC)에 이어 두번째로 높지만 보복조치를 발동할 수 있는 PFC와 달리 즉각적인 영향은 미치지 않는다. 로버트 죌릭 USTR 대표는 “미국의 지적재산권을 도용하는 해적행위는 미국인들의 재산을 강탈하고 기술투자에 의존하는 국가들에 손해를 끼치는 것”이라며 “관련 규정을 따르도록 무역 상대국에 강력히 압력을 넣을 것”이라고 말했다.미국은 지난해 5월 한국의 지적재산권 보호등급을 2002년과 같은 ‘감시대상국’으로 유지했으나 음반과 영상물 복제 등과 관련,최근에 비정기 점검을 실시했다. 임원선 문화관광부 저작권과장은 “미국은 모든 형태의 송신에 대해 권리자에게 미리 허락을 받아야 하는 배타적 송신권을 요청하고 있다.”면서 “우리 저작권법상 전송에 대해서는 현재 배타적 권리를 부여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과장은 “그러나 방송에도 배타적 권리를 부여하는 데는 미국과 입장의 차이가 있다.”면서 “이러한 우리의 입장은 국제조약 및 미국을 제외한 대다수 선진국의 입법례와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런 입장 차이에 따라 한국이 요청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오는 4월 74개국을 대상으로 한 2004년 연례 심사에서 한국을 우선협상대상국으로 지정할 가능성도 있다. 무역대표부는 나아가 “한국에서 온라인 음반 해적행위는 한국뿐 아니라 미국 등 외국 음악회사들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며 “미국은 이같은 문제를 협상으로 해결하지 않는 나라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임 과장은 “미 통상법에 따른 절차는 WTO와 관계가 없을 뿐더러,현재 입장 차이가 있는 부분은 WTO협정보다 더욱 강화된 보호에 대한 것이므로 제소대상이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선협상대상국에 지정된 나라는 우크라이나뿐이며 우선감시대상국에는 한국을 비롯해 유럽연합(EU),타이완,러시아,인도네시아,인도,브라질 등 11개국이 포함됐다.캐나다,이스라엘,이탈리아,칠레,멕시코 등 36개국은 감시대상국에 분류됐다. dcsuh@
  • 올 발등의 불 3대 농업협상/쌀 관세부과·유예연장 선택 기로에

    우리나라는 올해 우리 농업의 운명을 좌우할 중요한 농업협상을 세 가지나 한꺼번에 떠안고 있다.우루과이라운드(UR) 농업협상 이후 10년만에 재개되는 국제 쌀 협상과 WTO(세계무역기구) 산하 농업기구에서 주관하는 DDA(도하개발어젠다) 농업협상,FTA(자유무역협정)의 농업부문 협상 등이다.이 모두 농산물 시장개방이 기본 취지여서 국제 경쟁력이 취약한 우리 농촌으로선 피하기 어려운 시간이 임박한 것이다. ●쌀 협상 배경 및 일정 1993년 12월 타결된 우루과이라운드(UR) 농업협정은 농산물에 대한 각국의 무역장벽을 없애는 대신 일정한 관세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다자간의 합의를 이끌어냈다.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상당수 농산물에 대한 수입규제를 풀었지만 쌀만은 식량안보 및 국민정서 등을 내세워 10년 동안 사실상 수입금지에 해당되는 ‘관세화 유예’를 받았다.대신 단계별로 국내 소비량의 1∼4%를 10년 동안 의무도입하기로 했다.이를 ‘최소시장접근(MMA)’ 방식이라 한다.당시 쌀 생산국인 일본,타이완,필리핀도 관세화 유예를 받았다. UR협상당시 우리나라는 수입규제 또는 관세화를 계속해서 유예받고 싶으면 미국 등 농산물 수출국들과 재협상을 갖기로 약속했다.협상은 2004년에 시작해 연내 끝내기로 못박았다.관세화 유예를 포기하고 관세화를 선택한다면 이해 당사국들과 90일간의 세부사항 검증기간을 두기로 했다.때문에 적어도 오는 9월30일 이전에는 ‘관세 부과’ 또는 ‘유예 연장’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일본은 지난 99년,타이완은 2002년에 각각 남은 유예기간을 포기하고 관세화로 돌아섰다.새로운 관세율을 적용해 관세를 부과하고 쌀을 수입키로 한 것이다.이로써 관세유예는 우리나라와 필리핀만 받고 있다. ●관세 부과냐,유예 연장이냐. 쌀 재협상에서 우리나라는 수입규제를 풀어 관세를 부과하거나,지금처럼 수입규제를 연장하면서 외국산 쌀의 의무 도입량을 대폭 늘리는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농림부 김주수 차관보는 “정부의 기본 입장은 관세화든 관세화 유예든,농민들에게 유리하고 쌀산업을 지켜낼 수 있는 방안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농촌경제연구원 서진교 부연구위원은 “UR 협정은 관세화 유예를 연장하기 위해선 재협상이 필요하다고 명시했기 때문에 결국 올해 쌀 재협상은 관세화 유예를 연장받기 위해 필요한 협상이지,일본이나 타이완처럼 우리나라가 관세 부과로 돌아선다면 다자협상 자체가 필요없다.”고 말했다.즉,관세화 유예 포기를 선언한 뒤 막바로 미국·중국·태국·호주 등 이해 당사국들과 개별적으로 관세율 규모를 결정하는 개별협상에 착수하면 된다는 말이다.그러나 그는 어떤 쪽을 택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각국의 선례에 따른 비교기준 UR협상 당시 수입을 규제하는 조건으로 받아들인 의무도입 수입 쌀의 규모는 일본은 자국 소비량의 7.2%,타이완은 8%였다.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99년 관세부과를 결정한 일본은 수입 쌀에 대해 지난해 말 현재 1㎏당 341엔의 종량세를 매기고 있다.이를 국제 시세로 환산하면 480∼490%의 높은 관세율이다.이 정도면 자국산 쌀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 정부는 80년대부터 추곡수매가를 꾸준히낮춰 자국 농업의 경쟁력을 갖추면서 과감히 문호를 개방한 뒤 고율의 관세로 보호정책을 펴고 있다. 타이완은 2002년 관세화로 전환하기 직전 미국으로부터 관세화 유예연장을 한다면 그 조건으로 수입 쌀의 의무도입 비율을 8%에서 16%로 두 배 올릴 것을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결국 개방을 선택한 뒤 이듬해의 쌀 소비자가격은 개방 이전인 2000년에 비해 16%나 하락했다.농민들은 피해를 감수하며 자구책을 찾고 있다.정부도 쌀 가격안정을 위해 농민회 등에 쌀 구입을 독려하고 있다. 재협상에서 우리나라가 ‘관세화를 통한 쌀수입’을 받아들일 경우 문제는 많다.농업 선진국들은 쌀 수입국에 쌀의 관세율을 150%로 요구하고 있다.농촌경제연구원은 이런 최악의 상황이 빚어진다면 국내 쌀생산 농가의 소득은 2002년 기준 7조 2000억원에서 2010년 2조 700억원으로 7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농림부 관계자는 “국제협상의 관행을 종합하면 관세화 첫해인 2005년 수입 쌀에 대한 관세율은 380% 정도로 추정되기 때문에 국내산도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다만 “관세율은 매년 낮춰야 하기 때문에 수입 쌀의 비중은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관세 감축률을 매년 0.5∼1%포인트를 넘지 않게 하는 것이 관세화를 선택했을 때의 선결과제”라고 강조했다. 쌀 재협상에서 수입 쌀에 대한 높은 관세율을 확보하기 위해선 쌀 재협상과는 별개인 DDA(도하개발어젠다) 농업협상에서 쌀을 별도의 보호품목(SP)으로 묶어야 한다.즉,수입 쌀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인정받으려면 현재 마늘(380%),고추(285%),양파(135%) 등에 매겨진 높은 관세율은 대폭 낮춰야 한다.2004년 기준 국내 수입물 가운데 100% 이상 고율 관세가 부과되는 농산물은 125가지나 된다. 김경운기자 kkwoon@ ■‘관세 반대' 박정근 전북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관세화 유예는 협상 결과에 따라 ‘시장기구’와는 독립적으로 쌀 수입량이 결정된다.반면 관세화는 관세를 매개로 국내외 시장과 연결돼 인구,소득,생산요소가격 등의 변화에 따라 시장기구에 의해 수입량이 결정된다.경제학자들이 관세화를 선호하는 이유는 시장에 의해 농민들의 생산활동이 장기적으로 조정되며,현실적으로 관세화 유예보다 쌀에 대한 보호 효과가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쌀이 단순한 경제재라면 이 주장은 논리적으로 타당하고 적절할 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 WTO 체제를 만들기 위해 8년이라는 긴 세월을 UR협상으로 허비하지도 않았을 것이다.쌀은 단순한 경제재가 아니라 농민의 후생문제와 농촌의 지역불균형 문제가 혼합된 사회문제다.농업의 역사성까지 뒤섞인 정치문제라는 데 그 본질이 있다. 시장논리로 쌀 문제를 풀었을 때,농업구조조정을 통해 농업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그러나 쌀 생산농가의 75.7%에 이르는 1㏊ 미만의 영세농가와 농촌을 지키는 절반이 넘는 50세 이상의 농민,피폐한 농촌문제를 관세화로 해결할 수 있는가.정부가 선택한 쌀 수매정책은 어려운 농업,농촌,농민문제를 손쉽게 해결하는 간단하고 효율적인 방법이긴 했지만 결국 오늘날과 같은 결과를 가져왔다.총인구의 8.7%에 불과한 농민들의 표 때문에 수매가를 올리는데 앞장 선 정치인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농민들도 WTO체제에서는 수입개방의 현실을 직시하고 수매정책에만 매달려선 안된다. ■‘관세 찬성' 송유철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쌀은 우리의 주곡으로 농업총생산의 30% 이상,총 경작면적의 60%를 차지하는 품목이다.쌀에 대해 최소시장접근방식(MMA·수입쌀 의무도입)을 유지할 것인지,관세화로 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점은 우리 쌀과 농민소득을 지키는 데 어떤 방식이 더 유리한가에 달려 있다.관세화는 쌀의 가격인하와 재배면적의 급속한 감축을 가져와 농업기반 자체가 붕괴될 것이라는 신앙과 같은 믿음이 존재하고 있다. 재협상에서 관세화를 유예받으려면 더 많은 양의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한다.이렇게 되면 소비패턴의 변화에 따라 쌀 소비량이 줄어들고 지금도 쌀이 남기 때문에 우리 경제가 떠안아야 할 부담은 매우 커질 것이다.일본은 필요하지도 않은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하는 부담에서 탈피하기 위해 예정기간보다 먼저 쌀을 관세화했다.이후 수입량은 종전의 의무수입량보다 그다지 증가하지 않았다.쌀 가격이나 재배면적도 급속히 감소하지도 않았다.우리도 관세화를 하더라도 적절한 보상수단을 통해 농민의 영농의지를 유지시킬 수 있다면 쌀 산업을 지킬 수 있다.쌀 가격이 낮아지더라도 농민들의 소득을 보전해 준다면 생산량은 약간 감소하는 데 그칠 것이다.WTO에서도 허용되는 여러 보조금을 활용하고 관세수입을 농민에게 이전해 주는 방안을 강구하면 관세화가 유리한 방법이다. ■DDA 농업협상·FTA 협정이란 DDA 농업협상은 2001년 제4차 WTO(세계무역기구) 각료회의를 계기로 시작된 다자간 무역협상이다.140여개국이 참여해 UR협상 이후 농업,서비스,비농산물 분야 등에 대한 국제무역 규범을 만들기 위한 협상이지만 근본 취지는 시장개방이다.협상의 종료 시점은 2005년 1월1일이다.쟁점은 관세율과 적용한도,정부보조금 지급 금지,의무도입 수입물량 제한 등이다. FTA협정은 이와 달리 특정 국가와 개별적으로 체결하는 무역협정이다.우리나라는 칠레와 협정을 체결했지만 국회비준 무산으로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칠레에 4억달러에 이르는 자동차 등을 무(無)관세로 수출하고,대신 포도 등 농산물을 무관세로 들여오는 게 요지다.
  • “내년 추곡수매가 4% 인하”양곡유통위 건의안 채택

    정부는 내년도 추곡수매가를 올해보다 4% 인하하기로 했다. 양곡유통위원회는 30일 서울 양재동 농수산물유통공사에서 열린 9차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추곡수매가를 4% 인하하는 대정부 건의안을 표결 끝에 채택했다고 농림부가 밝혔다. 수매가를 4% 인하할 경우 40㎏ 한 가마(조곡 1등품 기준) 가격은 5만 8020원이 되며,수매량은 516만 4000섬이다. 농림부는 ▲내년도 세계무역기구(WTO) 쌀협상의 결과로 쌀 가격 하락의 충격을 완화하고 ▲국내 쌀 수급여건을 감안하며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에서 입지 강화를 위해 추곡수매가를 낮추기로 했다고 설명했다.수매가 인하는 올해 2% 인하에 이어 사상 두번째 인하 기록이다. 추곡수매가는 국회의 동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양곡유통위는 또 내년산 보리에 대해서도 올해보다 4% 내리기로 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韓·칠레 FTA 연내처리 무산 ‘득표용’ 실력저지

    국회는 30일 본회의를 열어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상정했으나 내년 총선을 앞두고 ‘농민표’를 의식한 각 당 농촌출신 의원들의 실력저지로 표결을 유보했다.그러나 FTA 통과를 전제로 편성한 새해 예산안은 FTA 관련 예산을 목적예비비로 조정한 뒤 본회의에 상정,처리했다. ▶관련기사 5·9면 박관용 국회의장은 이날 본회의에서 FTA 비준동의안을 상정했으나 각 당 농촌출신 의원 20여명이 단상 앞으로 몰려들어 한나라당 조웅규 의원의 통외통위 심사보고를 저지하며 항의하자 “현재 분위기로 봐서 표결은 불가능하다.”며 표결유보를 선언했다.비준안과 연계된 농어업인 부채경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과 농림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지역 개발촉진에 관한 특별법안 처리도 연기됐다.이에 따라 한·칠레 FTA 비준안 처리는 일단 내년 초 열릴 본회의로 넘어가게 됐다.박 의장은 “FTA 처리는 1월7,8일 본회의가 예정돼 있는 만큼 그때까지 각당 총무들과 협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촌 출신 의원들이 “세계무역기구(WTO)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타결된 후 처리해도 늦지 않다.”고 반발하고 있어 장기간 늦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비준안 처리가 무산됨에 따라 국회는 곧바로 예결위를 열어 FTA 비준을 전제로 편성된 118조 3000억원 규모의 새해 예산안 가운데 5800억원 규모의 FTA 관련 예산을 목적예비비로 조정한 뒤 본회의에 다시 상정,처리했다. 전광삼기자 hisam@
  • 대한매일 선정 2003 10대뉴스-국제

    美, 이라크 공격 후세인 생포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개발·보유 논란으로 예고됐던 이라크전이 3월20일 마침내 미군의 대규모 공습과 함께 시작됐다.초정밀 첨단무기를 앞세운 미군 주도 연합군은 순식간에 이라크 전역을 장악,5월1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종전을 선언했다.그러나 저항세력의 반격으로 이라크 재건작업은 벽에 부딪혔다.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지난 14일 체포됐지만 테러는 끊이지 않고 있다. 中 후진타오 체제 출범 개방 가속화 지난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통해 후진타오(胡錦濤)가 새 국가주석에 선출되면서 중국에서 제4세대 지도부의 시대가 막을 올렸다.후 주석은 취임 직후 닥친 사스 파동을 강력한 지도력으로 극복하는 한편 개혁·개방정책을 가속화해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을 일궈냄으로써 내치 기반을 다지는데 성공했다.북핵 중재를 통해 외교무대에서도 위상을 확실하게 굳혔다. 사스 창궐 812명 목숨 앗아 중국 광둥성에서 시작된 급성폐렴 증세의 괴질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30여개국을 강타,812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8400여명이 감염됐다.의료진의 감염과 호흡기를 통한 전염 등으로 전 세계가 공포에 떨었다.지난 7월 세계보건기구가 ‘종료’를 선언했지만 11월 타이완에서 올겨울 첫 감염 환자가 발생,사스 공포가 재연되고 있다. 세계경제 3년만에 회복세 세계경제가 3년만에 회복세를 보였다.올 초까지만 해도 주춤했지만 미국경제가 살아나면서 하반기부터 회복세가 가시화됐다.세계경제의 성장엔진인 미국은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서 8.2%라는 2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고 노동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중국·인도의 활황세와 더불어 일본 역시 수출이 늘고 투자가 확대되면서 지난 10년간의 침체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칸쿤 WTO 각료회담 결렬 반세계화 운동이 거세게 일면서 9월10∼14일 멕시코 칸쿤에서 새 무역질서 마련을 위해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담이 결렬됐다.농업 분야를 둘러싼 선진국과 개도국간 의견 대립이 원인으로 2004년 말까지 마치도록 된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 전망도 어두워졌다.한편 한국의 농민운동가 이경해씨가 농업개방에 반대하며 회의장 밖에서 자살하기도 했다. 北核 6자회담 첫 개최… 앞날 불투명 북한 핵무기를 둘러싼 북·미 갈등은 4월 3자회담을 거쳐 8월 베이징에서 남북한과 미국,중국,일본,러시아가 참석한 6자회담이 열려 다자간 조정의 무대를 마련했다.그러나 사태를 악화시킬 행동을 금지한다는 등 공감대 마련에도 불구하고 공동합의문 작성에는 실패했고 2차 회담의 내년 초 개최 전망마저 불투명해 북핵 사태는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첫 유인우주선 발사 성공 중국은 지난 10월15일 간쑤성 주취안 위성발사기지에서 유인우주선 선저우(神舟) 5호 발사에 성공해 세계 세번째로 유인우주선 발사국 대열에 올랐다.초고속 성장을 계속하는 중국의 질주를 보여주는 것으로 세계에서 높아지고 있는 중국의 위상을 드러냈다.중국 최초의 우주인 양리웨이(楊利偉) 중령은 중국 민족의 자부심을 일깨우는 중국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지구촌 곳곳 끊임없는 테러 테러의 불안없이 지낸 날이 하루도 없다 할 정도로 전세계가 테러공포에 시달렸다.5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외국인 거주지역에서 연쇄 자살폭탄테러로 35명이 숨진 것을 비롯해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메리어트호텔 폭탄테러,10월 바그다드주재 국제적십자 사무실 폭탄테러,11월 터키 이스탄불의 유대인 교회당 및 영국 총영사관 폭탄테러 등 1년 내내 테러가 끊이지 않았다. 유럽 살인폭염 2만여명 사망 올여름 유럽에서는 섭씨 40도를 넘는 500년래 최악의 폭염으로 2만여명이 목숨을 잃었다.지구온난화 등 인간의 환경파괴 행위가 불러온 자연의 보복이라는 말이 나돌았으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기우제를 올리기도 했다.프랑스에서는 특히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만 남겨놓은 채 바캉스를 가는 행태로 노인 사망자들이 많이 발생,사회문제화되기도 했다. 이스라엘 - 팔레스타인 분쟁 격화 미국의 중동평화 로드맵 마련으로 한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해묵은 분쟁 해결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지만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에 대한 공격 강화 등 이스라엘의 강경정책으로 양측간 분쟁은 오히려 더 격화된 양상을 보였다.압바스 자치정부 총리가 물러나고 쿠레이 총리가 뒤를 잇는 등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불안정도 평화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 對韓 고위급대표 파견 안팎/美 ‘쇠고기시장 지키기’ 적극 행보

    미국 농무부가 고위급 대표단을 한국에 긴급 파견키로 한 것은 미국 입장에서 세번째 최대 수출시장인 한국을 놓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한·미간 통상 마찰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현재 우리 정부가 광우병과 관련해 쇠고기 수입금지 조치를 취한 나라는 미국을 포함해 24개국이다.국내 소비자의 식품 안전성을 담보로 취한 수입금지 조치가 강대국 미국을 상대로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지 관심사다.가축질병 발생시에 적용되는 국제 통상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분쟁의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광우병 관련 국제 규정으로는 세계무역기구(WTO) 위생 및 식물위생조치 적용에 관한 협정(SPS)과 국제수역사무국(OIE) 규정 정도를 들 수 있다.OIE는 광우병에 대한 위험등급별 세부규정을 정해 놓고 있다.그러나 고위험국에 대해서도 7년간 비발생 증명,육골분 사료 금지 체계 등 일정 조건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정도지 뚜렷이 몇년간 수입을 금지할 수 있다는 명시적 규정은 없다. ●제한적 수입허용 요구 가능성 그럼에도 우리 정부가 그동안 영국등 23개국에 대해 수입금지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이 유럽 등에서 발생한 광우병에 대해 엄격한 규정을 적용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미국은 지난 8월 광우병이 발생한 캐나다에 대해서는 생후 30개월 미만의 뼈가 없는 쇠고기 등 조건을 붙여 제한적으로 쇠고기 수입을 허용한 바 있다.자신들과 같은 조건을 우리 정부에 요구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미국은 또 1999년 한우와 수입산 쇠고기의 판매 장소를 분리해 팔도록 한 우리나라의 쇠고기 구분판매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승소한 전력이 있다.2000년에는 일반 음식점에서 원산지 표시규정을 담은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개정이 추진되다 통상마찰 우려 등으로 폐기되기도 했다. ●美産 부산물 4만t 대부분 유통 한편 우리 정부는 살코기와 달리 조리를 해도 인체에 위험한 것으로 알려진 뼈와 특정위험물질(SRM)인 내장,뇌,척추 등 쇠고기의 부산물에 대해서도 판매경로를 추적하고 검역창고의 보관 물량에 대해서도 봉인조치를 내렸다.올들어 24일까지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쇠고기 부산물은 4만 4387t.전체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 27만 3253t의 16.2%에 해당한다.이 가운데 문제의 워싱턴 주에서 수입된 부산물은 내장 33t을 포함해 5556t으로 집계됐다.특히 거의 대부분이 이미 시중에 유통돼 소비된 것으로 추정된다.그러나 SRM의 유통경로 추적은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186개 부산물 수입업체가 대부분 영세하고 부산물들은 수입업체가 유통업체를 거치고 않고 막바로 음식점 등에 공급하기 때문이다. 김경운기자 kkwoon@
  • [키워드로 돌아본 지구촌 2003](6)FTA

    세계 각국간 자유무역협정(FTA) 움직임이 어느 해보다 활발한 한해였다.지난 9월 세계무역기구(WTO)의 멕시코 칸쿤회의 결렬 이후 본격화된 움직임이다.지난 15일 열리기로 했던 WTO 각료회의는 회원국간 이견으로 일정조차 못잡고 있다. 미국은 지난 17일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온두라스 등 중미 4개국과 중미자유무역협정(CAFTA)을 체결,10년에 걸쳐 모든 분야의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도미니카와 코스타리카도 추가로 참여할 전망이다.미국은 이밖에도 5월 싱가포르와 FTA를 체결했고 호주와도 협상 중이다. 아시아 국가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중국은 10월,2010년 이전까지 태국과 FTA를 맺기로 했다.지난해 10개국의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과 2010년까지 FTA를 맺기로 했는데 그 전에 태국을 먼저 찍은 셈이다.지난 9월에는 상하이협력기구 회담에서 FTA구축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싱가포르와 FTA를 체결한 일본은 현재 아세안,한국,멕시코 등과 협상중이다.인도도 10월부터 아세안과 FTA협상을 벌이고 있다.일본은 지난 19일 농림수산성 경제기획청 외무성으로 분산돼 있던 FTA협상 실무진을 관방부장관 아래 별도 팀으로 통합시켰다. 산업자원부와 대외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지금까지 체결된 FTA는 255개로 이중 184개가 발효중이다.특히 WTO가 출범한 95년 이후 체결된 FTA가 130건으로 현 FTA의 절반을 넘어선다.전문가들은 2005년에는 300여개의 FTA가 체결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각국이 FTA에 정성을 들이는 이유는 WTO 146개 회원국에 일괄 적용되는 규칙은 합의에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자국 이익을 충분히 반영하기가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대신 FTA에서는 개방대상국 개방품목 개방시기 등 세부적인 내용을 자국 필요에 따라 고르는 ‘맞춤형’이 가능하다. FTA를 맺으면 상대국과 거래에서 각종 특혜를 받는다.무관세는 물론이고 투자우대조치나 정부조달시장 입찰자격 등이 주어진다.반면 비회원국은 이같은 혜택에서 제외돼 불리한 입장에 놓인다.멕시코가 지난 2월부터 정부조달시장 입찰자격을 FTA를 맺은 32개국으로 제한,한국 기업은 정부조달시장에 입찰조차 못하고 있다.그러나 FTA의 미래가 ‘장밋빛’만은 아니다.협상국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다보니 34개국으로 구성된 미주자유무역지대(FTAA)처럼 협상 자체가 지지부진해질 수도 있다.2005년 출범 예정인 FTAA는 지난 11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예정을 훨씬 넘길 전망이다.또 세계무역지도가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른 지역구도로 분할돼 FTA에 속하지 못한 후진국들은 경제적으로 더욱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내부 합의에 이르는 길도 녹록지 않다.한국과 칠레와의 FTA협상에서 보듯 시장개방으로 피해를 입게 되는 계층으로부터 공감대를 얻는 것이 가장 큰 난제다.또한 피해가 예상되는 사업에 대한 보호장치가 미비할 경우 해당 산업이 붕괴되는 경우도 있다.내년으로 발효 10주년을 맞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가입국 멕시코 국민의 절반은 NAFTA가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했고 농민들의 피해의식이 특히 심하다.실제 미국의 농산물이 들어오면서 멕시코에서는 10년 동안 130만개의 농업 일자리가 사라졌다. 전경하 기자 lark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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