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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포토] 광주 법원 도착, 법정 향하는 전두환-이순자 부부

    [서울포토] 광주 법원 도착, 법정 향하는 전두환-이순자 부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씨에 대한 1심 선고가 열린 30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법 앞에서 전씨와 아내 이순자씨가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에 들어가고 있다. 전씨는 지난 2017년 4월에 펴낸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2020. 11. 30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서울포토]시그니아 보청기, 세계 최초 X센서 탑재 ‘시그니아 X플랫폼’ 출시

    [서울포토]시그니아 보청기, 세계 최초 X센서 탑재 ‘시그니아 X플랫폼’ 출시

    시그니아 X플랫폼 온라인 론칭 이벤트에서 신동일 더블유에스 오디올로지 코리아 대표가 신제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시그니아 X플랫폼은 세계 최초로 어쿠스틱 모션 센서인 X센서가 탑재돼 100가지 이상의 청취 상황에 맞춰 자동으로 음향을 조절하는 것이 특징이다. 2020. 11. 30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부천시,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해소 프로그램 운영

    부천시, 청소년 스마트폰 중독 해소 프로그램 운영

    코로나19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경기 부천시가 청소년을 대상으로 스마트폰 중독 해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올해 코로나19가 지속돼 학교 온라인 수업이 일상화되고 외부활동이 제한되면서 청소년들의 과도한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부천시는 부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함께 청소년들의 건강한 미디어 활용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자기 주도적 스마트폰 사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지난 7월부터 현재까지 418명의 청소년이 참여했다. 복지센터는 단순히 스마트폰 사용을 통제하는 것에서 벗어나 사용 시간을 자기 주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미디어 리터리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모두 4회기에 걸쳐 진행되는 본 프로그램은 ‘자기 결정성 이론’에 근거한다.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기본심리욕구인 자율성·관계성·유능성 인식을 바탕으로 내적 동기를 강화하는 게 목적이다. 상동에 거주하는 A군은 “무의식적으로 게임이나 SNS를 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스마트폰 사용이 내 안의 다양한 욕구나 기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앞으로 내 마음 상태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복지센터는 프로그램을 마친 이후에도 전문상담사를 통해 지속적으로 사후관리와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 상황에 대응해 스마트폰을 잠시 멈추고 가족과 함께 활동할 수 있는 비대면 대안활동 프로그램 ‘슬기로운 실내생활’도 운영 중이다. 자세한 사항은 부천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홈페이지(http://zzang1318.or.kr/bucheon/) 또는 전화(032-325-3002)로 문의하면 된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단독] “싸우지 않으면… 우리 아들·딸들이 또 다칩니다”

    [단독] “싸우지 않으면… 우리 아들·딸들이 또 다칩니다”

    “밤까지 죽도록 노동하는 현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우리나라는 미친 것 같아요.” 산업재해 피해가족 네트워크 ‘다시는’의 활동가인 이용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사장과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은 ‘노동자가 일하다 죽었다’는 현장마다 달려간다. 자녀의 산재 사망 후 두 사람은 모든 산재 죽음이 내 것처럼 아프다. 이 이사장은 2016년 10월 26일 드라마 제작 현장의 노동 착취 행위를 고발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이한빛(당시 27세) PD의 아버지다. 김 이사장은 2018년 12월 11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숨진 고 김용균(당시 24세)씨의 어머니다. 두 활동가를 지난 18일 국회 앞 민주노총 농성장에서 만났다. 이들은 ‘다시는’의 이름으로 다른 산재 피해 가족들과 함께 노동자 건강권 확보 활동을 한다. 두 가족을 포함해 총 일곱 가족이 연대한 계기는 ‘유가족 자조 모임에서 그치지 말고 내 자식의 죽음 이후에도 이어지는 또 다른 산재 사망을 막아 보자’는 데 있다. 이한빛 PD와 김용균씨는 치열하게 일하다 스러진 야간노동자다. 이한빛 PD는 드라마 촬영 55일 동안 단 이틀만 쉴 수 있었다. 오전 4시 퇴근했다가 2시간 남짓 쉬고 다시 출근하는 등 ‘디졸브(오늘과 내일이 경계 없이 겹치는) 노동’을 했다. 이 활동가는 “한빛이는 촬영 기간을 단축해 제작비를 아끼려는 방송 현장의 구조적 문제 때문에 죽었다”고 말했다. 김용균씨도 조도 1룩스(1m의 거리에서 표준 크기의 촛불 1개가 내는 밝기)의 어둡고 위험한 현장에서 홀로 야간 근무를 하다가 참변을 당했다. 2인1조 야간 근무 원칙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지켜지지 않았다. 김 활동가는 “용균이는 안전 감수성과 사람에 대한 배려가 없는 기업 때문에 죽었다”며 “입사 후 한 달 반 만에 10㎏ 가까이 빠진 아들에게 ‘힘들면 관두라’고 했더니 용균이가 ‘해 볼 때까지 해 보겠다’고 말하더라”며 아들에 대한 지울 수 없는 안쓰러움을 전했다. 두 사람은 아들들의 죽음에서 절망스러운 현실을 봤다. 죽음에 책임이 있는 회사는 두 청년을 비난했다. 김용균씨가 안치된 태안의료원을 찾은 하청업체 임원은 “용균이가 일도 잘하고 착실했지만 고집이 있는 것 같다”면서 “시키지도 않은 일을 했고 가지 말라는 곳을 가서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 CJ E&M은 이한빛 PD의 근태 불량과 부적응 문제를 제기했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나도 노동자에 불과하지만 지친 노동자를 2~3시간 재운 뒤 다시 현장으로 불러내 독촉하고 등 떠미는 관리자로서의 삶은 가장 경멸하는 삶이기에 더 이어 가기는 어려웠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시는’이 총력을 펼치는 활동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이다. 노동자 사망 등 중대 재해가 발생한 기업의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 등을 처벌할 수 있는 법이다. 현재의 근로기준법으로는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나 특수고용 노동자 등을 보호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방송업 역시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였지만 이한빛 PD의 죽음 후 법이 개정돼 2018년 노동시간 특례업종에서 제외됐다. 이 활동가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으로 법적 안전장치를 마련해 누구든 일하다 죽지만은 않게 해 달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더불어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적용, 특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 보장 내용을 담은 게 전태일 3법”이라고 호소했다. 두 활동가는 아들들의 죽음에 덧씌워진 ‘돈 벌려고 야간 노동을 선택한 건 본인’, ‘힘들면 관두지 왜 죽냐’는 잘못된 비난이라고 했다. “우리는 어디서든 일하면서 돈 버는 현실에 살아요. 안전하게 일할 권리는 선택의 사항이 아닙니다. 과로와 위험을 감내하면서 만드는 365일 24시간 돌아가는 사회는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에요. 소중한 자식들을 마구잡이로 갖다 쓰게 만들어선 안 됩니다.”(김 활동가) ‘다시는’은 더이상 새로운 피해 가족이 참여하지 않는 날을 꿈꾼다. 김 활동가는 “사람이 일하다 죽지 않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며 “산재 사고들이 제대로 진상 규명이 이뤄졌는지, 책임자는 처벌됐는지 우리 사회가 끝까지 눈 뜨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기사에 담지 못한 야간노동자들의 이야기는 서울신문 인터랙티브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nightwork/)에서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 “밤샘근무가 개인의 선택? 고용 불안이 만든 최후의 선택”

    “밤샘근무가 개인의 선택? 고용 불안이 만든 최후의 선택”

    지난 19일 오전 1시. 서울 광진구 동서울우편집중국 2층 정중앙에 자리잡은 거대한 컨베이어벨트가 굉음을 내며 소포를 쏟아내고 있었다. 그 앞에 선 우정실무원들은 기계가 내뱉는 소포들을 하나씩 롤팰릿(바퀴가 달린 화물운반대)에 옮겨 담았다. 허리에 복대를 하거나 손목 보호대를 한 사람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절인 배추, 까나리액젓, 쌀 이런 택배는 정말 무거워요. 일하다가 허리를 많이 다쳐요.” 이곳에서 20년째 근무 중인 우정실무원 김진숙(55)씨가 롤팰릿에 실린 까나리액젓을 가리키며 말했다. 액젓이 담긴 대형 플라스틱통 두 개가 한데 묶여 20㎏은 족히 돼 보였다. ●빠듯한 월급에 상당수가 ‘울며 겨자먹기’ 동서울우편집중국은 우편물을 접수하고 지역별로 분류한 뒤 발송하는 곳이다. 전국 25개 우편집중국 중 가장 큰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로 하루 최대 900만통의 우편을 처리할 수 있다. 사람 손이 그만큼 필요하다. 우정실무원들은 조근(7~16시), 중근(14~23시), 석근(18~23시), 야근(21시~6시) 4개조로 일한다. 전부 무기계약직이나 기간제 비정규직이다. 외환위기(IMF) 이후 동서울우편집중국은 공무원인 정규직을 해고하고, 전체 직원 560여명 중 80%가 넘는 460여명을 무기계약직과 기간제 비정규직으로 채웠다. 업무는 동일하지만 바뀐 신분으로 임금과 처우가 하늘과 땅 차이로 갈렸다. 비용 절감 차원에서 6시간 안팎의 비정규직 시간제도 투입된다. 낮 6~7시간 근무로 130만~150만원 임금밖에 못 받다 보니 상당수가 울며 겨자 먹기로 야간조를 선호한다.●무기계약직 희망 붙잡고 버텼지만… 2016년 7월부터 4년 넘게 야간조로 일하는 무기계약직 김씨도 같은 사정이다. 그는 “낮 근무는 최저임금밖에 주지 않아 50% 임금을 가산하는 야간 근무를 하는 데도 정규직보다는 훨씬 못한 임금을 받는다”고 말했다. 같은 무기계약직 박창근(30)씨도 “오랜 기간 다녀도 직급이나 호봉이 달라질 게 없어 미래에 대한 기대가 없다”고 했다. 쿠팡 경북 칠곡물류센터에서 2018년 9월부터 2년간 일용직으로 일한 강민수(가명·26)씨에게도 야간노동은 최후의 선택이었다. 강씨는 지난 10월 같은 물류센터에서 야간 일용직으로 일하다 숨진 고 장덕준씨의 동료다. 강씨가 주5일을 저녁 7시부터 새벽 4시까지 일하며 2년을 버틴 건 장씨가 기대했던 것처럼 무기계약직이 될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었다. 그러나 강씨는 지난 9월 결국 무기계약직 심사에서 떨어졌다. 야간노동이 돈을 벌기 위한 개인의 자발적 선택이라는 인식은 현실에 맞지 않다. 야간노동자 대부분이 하청업체 노동자, 계약직 등 저임금과 고용이 불안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생계를 위해 반강제적으로 야간노동을 택한다는 점에서 ‘자발로 포장된 야간 착취 노동’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규직, 비정규직이 신분화돼 한번 비정규직이 되면 벗어나기가 힘들어졌다”면서 “기업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단가를 맞추려고 하고, 정규직은 야간노동을 기피해 비정규직이 부담하는 구조가 된다”고 지적했다. ●야간노동의 외주화 멈추고 제대로 대가 줘야 ‘을’을 점유하는 야간 노동자들이 야간근무 환경과 처우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기 어렵다. 기업이 비용 절감을 위해 위험한 업무를 하청업체에 떠넘겨 ‘위험의 외주화’를 하듯 ‘야간노동의 외주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김재천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조직쟁의국장은 “야간노동은 일자리를 찾지 못한 가운데 마지막 종착지로 선택한 노동자들이라는 점에서 노동 최하위층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개인당 야간 노동시간을 줄이고 제대로 된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사진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탐사기획부-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 기사에 담지 못한 야간노동자들의 이야기는 서울신문 인터랙티브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nightwork/)에서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 [단독] “먹고살려면”… 야간노동자가 더 원하는 야간서비스

    [단독] “먹고살려면”… 야간노동자가 더 원하는 야간서비스

    현재의 야간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응답한 야간노동자들의 비율이 일반 국민(서비스 이용자)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야간노동자의 상당수가 일자리 확대를 이유로 꼽았다. 야간노동자 10명 중 9명이 야간노동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음에도 건강보다는 일자리 확대를 더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의 재난적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고용 한파와 소비 불황에 건강을 노동의 대가로 지불하더라도 야간노동시장에 자발적으로 유입되는 현실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이는 지난달 14일부터 지난 18일까지 야간노동자 249명을 포함한 783명을 대상으로 서울신문이 온라인으로 진행한 국내 야간노동·야간서비스 인식 조사 결과다. 먼저 야간노동자 249명을 대상으로 ‘우리 사회에 새벽배송이나 24시간 운영 등 야간서비스(경찰, 소방안전, 의료 등 필수 공공서비스 제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43.4%(108명)가 ‘더 확대돼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서비스 이용자는 ‘더 확대돼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20.8%(111명)에 그쳤고, 절반 이상인 53.7%(287명)가 ‘지금이 적당하다’고 했다. 서울신문 설문조사에서 ‘야간서비스를 현재보다 확대해야 한다’고 답한 야간노동자 10명 중 4명꼴로 ‘일자리 창출 등 경제에 도움이 되기 때문’(44.4%)이라고 응답했다. 이어 ‘야간 서비스 이용이 편리하기 때문’(28.7%), ‘추가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쓸 생각이 있기 때문’(24.1%)으로 나타났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워낙 일자리가 부족하니 건강에 안 좋은 야간노동이라도 생계를 위해 마다하지 않겠다는 절박한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며 “현재 야간서비스가 ‘과로를 조장하고, 건강에 위험한 노동을 사용해야 할 만큼 필수불가결한 서비스인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야간노동자가 반강제적으로 야간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도 드러났다는 점이다. ‘야간노동을 스스로 선택했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야간노동자의 58.2%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야간노동을 하지 않으면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는 응답이 가장 많은 44.8%를 차지했다. 이어 ‘업무 특성상 교대근무가 필수적인 상황이기 때문에’(39.3%), ‘야간노동을 거부하면 퇴직 강요 등 직장 내 불이익을 우려해’(13.8%) 순이었다. 서비스 이용자의 65.9%는 ‘야간노동자가 야간노동을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다’라고 공감했다. 2017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영업자와 임금노동자들 중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최소 2시간 이상 일하는 야간노동자는 전체 노동자 10명 중 1명(9.7%)꼴이다. 반면 서울신문 설문조사 대상자들의 65.5%는 실제 야간노동자 숫자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드러나지 않은 야간노동자가 더 많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야간노동이 주간노동과 비교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어떻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전체 783명의 97.4%가 야간노동이 주간노동보다 건강에 심각한 또는 어느 정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야간노동자들이 건강에 악영향을 받는다면 치료는 어떻게 이뤄져야 한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고용주(기업)가 부담해야 한다’가 48.0%로 가장 높았고 ‘야간노동자와 기업, 정부가 나눠서 부담해야 한다’가 39.9%로 집계됐다. 생계 때문에 야간노동에 뛰어들면서도 이처럼 건강 악화, 열악한 근무환경 등으로 그만두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로 온라인 배송업무 증가로 급성장한 쿠팡과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의 경우 지난 9월 말 국민연금 가입자수 기준으로 총 4만 3171명을 고용해 고용 규모에서 삼성전자(10만 4723명), 현대자동차(6만 8242명)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반면 9월 한 달간 쿠팡의 국민연금 상실가입자수(퇴직·실직자수)도 6017명에 달했다. 조찬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쿠팡지부 조직국장은 “야간근로자 10명이면 9명은 비정규직으로 추정된다”면서 “열악한 근로환경 때문에 고용률이 높은 만큼 퇴사율도 높다”고 말했다. 지난달 경북 칠곡 쿠팡물류센터에서는 1년간 야간 일용직 근무를 한 20대 청년이 사망하면서 과로사가 사회적 의제로 떠올랐다. 야간노동에 따른 노동자의 건강 악화 등에 대한 피해는 노동자 개인이 아닌 사업주와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간노동에 따른 사회적 비용(노동자 건강 악화·사회적 단절, 생산성 감소)에 대한 부담’에 대해 56.4%가 ‘야간노동자를 고용한 고용주(기업)가 부담해야 한다’고 답했다. ‘서비스 비용에 추가로 포함하는 등 사회가 부담해야 한다’는 응답도 30.5%로 집계됐다. 권종호 직업환경의학전문의는 “야간노동은 내 피를 팔아서 돈을 버는 ‘매혈’처럼 노동자들이 건강을 파는 행위”라면서 “외국에서는 야간노동을 아예 금지하다시피 하고 있다. 야간노동 시간 자체를 규제하는 등 정부가 나서 선행적으로 제도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본지 설문조사 응답 야간노동자들 서울신문이 지난달 14일부터 지난 18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한 ‘야간노동·야간서비스 인식 실태조사’에는 야간노동자 249명, 일반 국민(서비스 이용자) 534명 등 783명이 참여했다. 야간노동자는 40대가 33.7%(84명)로 가장 많았고, 30대(28.9%·72명), 50대(20.5%·51명) 순이었다. 남성 노동자가 172명(69.1%)으로 다수였고, 여성은 77명(30.9%)을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택배 등 배달업 종사자가 47.4%(118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찰·소방관, 의사·간호사 등 공공서비스업(20.1%·50명), 대리운전(13.3%·33명), 식당 등 자영업(2.8%·7명) 종사자 순이었다. 야간노동 형태는 야간 고정 근무자로 일한다는 응답자가 40.6%(101명), 주야간 교대근무 28.5%(71명), 주야간 투잡 25.3%(63명)로 집계됐다. 기사에 담지 못한 야간노동자들의 이야기는 서울신문 인터랙티브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nightwork/)에서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 야간노동자 절반 “코로나 후 급여 안 늘고 노동량만 늘었다”

    야간노동자 절반 “코로나 후 급여 안 늘고 노동량만 늘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국내 야간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야간노동자들은 건강 악화뿐 아니라 가족관계 등 사회적 단절로 인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14일부터 지난 18일까지 야간노동자 24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7.8%(119명)가 ‘수입(급여)에 변화 없이 노동량만 증가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탐사기획부가 ‘달빛노동 리포트’ 취재 과정에서 만난 새벽배송 기사 A씨는 “코로나19 이후 심야 배송 물량이 크게 늘었지만 거의 고정 급여 상태에서 노동시간이 길어졌다”고 말했다. 반면 26.5%(66명)는 ‘노동량도 줄고 급여도 줄었다’고 답했다. 콜(대리운전 요청) 건수에 따라 수입이 들쑥날쑥인 대리운전 기사 직종 등이 이 응답에 포함된다. 대리운전 기사 B씨는 “코로나 이전 월 300만원 수입도 기록했지만 올 들어 반 토막 이하로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은 “야간노동 직군들의 경우 이미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고 노동환경도 축적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라는 재난의 충격파가 노동권이 취약하고 고용 안정이 불안한 야간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간노동자 10명 중 7명(73.5%·183명)은 가정에서의 고립감 등 사회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설문조사에서 ‘매우 그렇다’라고 답한 야간노동자 33.7%(84명)는 육체적 어려움 외에 정신적 스트레스도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야간노동자들은 가장 큰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대해 ‘건강상의 문제’(57.4%·105명) 외에 ‘가족관계의 불화 및 단절’(12.6%·23명), ‘친구 등 사회적 관계 단절’(7.6%·14명) 순으로 꼽았다. 정혜선 가톨릭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같은 시간을 일하더라도 밤에 일하게 되면 낮에 일하고 밤에 잠을 자는 주간노동자들에 비해 육체적, 정신적 피로도가 달라 체계적인 현황 파악을 통해 제도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그러나 택배기사나 대리운전 기사 등 특수고용직에 종사하는 노동자 및 야간 자영업자 등은 야간노동자들이 법적으로 보장받게 돼 있는 특수건강진단도 받지 못해 야간노동자들의 건강상태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기사에 담지 못한 야간노동자들의 이야기는 서울신문 인터랙티브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nightwork/)에서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 [단독] 야간서비스 이용 72% “추가 요금 부담할 수도”

    [단독] 야간서비스 이용 72% “추가 요금 부담할 수도”

    국내 야간노동자 10명 중 9명은 야간노동을 시작한 이후 건강이 악화됐으며 노동환경도 위험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29일 나타났다. 야간노동자들의 건강과 안전한 노동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게 요구된다. ●노동자 10명 중 9명 “건강 악화·안전 위험” 서울신문이 지난달 14일부터 지난 18일까지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에 응답한 783명(야간노동자 249명, 일반 서비스 이용자 534명) 가운데 야간노동자의 86.3%(215명)가 야간노동을 하면서 이전보다 건강이 더 나빠졌다고 답했다. 전체의 47.0%(101명)가 수면장애를, 20.5%(39명)는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낄 정도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경험한다고 답했다. 이어 18.1%(39명)는 어깨·허리 등 근골격계 증상이 있다고 응답했다. 야간노동자의 92.3%(230명, ‘매우 취약’ 148명·‘조금 취약’ 82명 합산)는 자신이 경험하고 있는 노동환경의 안전이 취약하다고 인식했다. ‘현재의 야간 서비스 편익에 추가 요금을 부담할 의사가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서비스 이용자의 71.7%가 추가적인 요금 부담에 공감했다. 야간노동자의 86.7%도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했다. 반면 추가적인 부담은 필요없다는 응답은 서비스 이용자가 27.9%로, 야간노동자(12.4%)의 두 배가 넘었다. 일반 이용자들은 야간노동의 사회적 비용(연간 2조 6359억원·서울신문 11월 12일자 4면)에 대한 사업주 (55.6%·297명) 부담 방식과 추가 요금을 포함한 사회 전체의 분담(31.6%·169명) 방식을 제시했다. ●건강검진·휴식 보장 등 제도 개선 시급 박병일 한국외대 경영학부 교수는 “서비스 이용자들이 동의하는 야간노동의 열악한 현실이 야간노동자들의 건강검진 및 휴식시간 법적 보장 등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기사에 담지 못한 야간노동자들의 이야기는 서울신문 인터랙티브 사이트(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nightwork/)에서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 1조원대 재산 일군 미 벤처사업가 셰이 46세 황망한 죽음

    1조원대 재산 일군 미 벤처사업가 셰이 46세 황망한 죽음

    1조원이 넘는 온라인 신발 쇼핑몰 ‘재포스’를 일궈 아마존에 넘긴 미국의 벤처사업가 토니 셰이가 주택 화재 후유증으로 46세 짧은 삶을 황망하게 마쳤다.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코네티컷주 뉴런던에서 일어난 주택 화재 때 입은 부상 때문에 27일 이른 아침 숨을 거뒀다고 ‘라스베이거스 다운타운 프로젝트(DTP) 컴퍼니’의 대변인 메건 파지오가 전했다. 이 프로젝트는 고인이 생전에 주도하던 라스베이거스 도심 재생사업이라고 영국 BBC는 소개했다. 자신의 재산을 털어 한때 번창했지만 지금은 낙후된 라스베이거스 옛 도심의 스타트기업, 레스토랑, 다른 벤처 사업체들에 자금을 지원하는 사업이었다. 일간 라스베이거스 리뷰저널에 따르면 캐롤린 굿먼 시장은 셰이의 죽음이 “비극적 손실”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방카 트럼프 역시 트위터에 “존경하는 친구”가 세상을 떠나 안타깝다면서 “고인이 진정 창의적인 생각을 했으며 나로 하여금 정형화된 틀을 거부하고 내 마음을 따르도록 부추겼다. 자신을 아는 모든 이에게 행복과 기쁨을 가져다주려고 애썼다”고 적었다. 화재 당시 셰이는 가족을 방문 중이었으나, 화재 경위나 어떤 부상을 입었는지, 사인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장소였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DTP는 성명을 내 “토니의 친절함과 관대함은 그의 주변에 있는 모든 이를 감동시켰고 영원히 세계를 빛나게 했다”고 밝혔다. 재포스 역시 트위터에 올린 추모의 글을 통해 “세상은 엄청난 예지자이자 인긴으로서 믿기지 않는 존재를 잃었다”고 슬퍼했다. 1973년 일리노이주에서 대만계 부모 슬하 삼형제의 맏이로 태어난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자라 하버드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 잠시 오라클에 몸담은 뒤 퇴사하고 온라인 광고 네트워크인 ‘링크익스체인지’를 공동 창업했다. 1998년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링크익스체인지를 2억 6500만달러에 매각해 벤처 캐피털리스트가 된 그에게 이듬해 ‘온라인에서 신발을 파는 사업을 해보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한 ‘슈사이트 닷컴’이라는 회사에 투자한 셰이는 곧바로 회사 최고경영자(CEO)에 올랐고, 회사 이름도 스페인어로 신발을 뜻하는 ‘사파토스’(zapatos)에서 따와 ‘재포스 닷컴(Zappos.com)’으로 바꿨다. 인터넷 커머스의 초창기에 셰이는 고객들이 온라인 구매를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선지자’였다고 일간 뉴욕 타임스(NYT)는 평가했다. 콜센터 직원들이 마치 오랜 친구와 대화하듯 고객을 응대하게 했고, 신발 무료 배송과 무료 반송 서비스는 물론 한 번에 여러 켤레를 보내 신어볼 수도 있게 했다. 셰이는 또 샌프란시스코 본사를 라스베이거스로 옮겨 정보기술(IT) 신생기업들이 운집한 실리콘밸리를 놀라게 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재포스의 매출은 지난 2000년 160만달러(약 17억 7000만원)에 불과했지만, 9년 만인 2009년 10억달러(약 1조 1000억원)를 돌파했다. 그는 같은 해 9월 아마존에 자신의 회사를 12억달러(약 1조 3000억원)에 매각했다. 앞서 2005년에는 아마존의 인수 제안을 거절했지만, 이번에는 재포스 이사진들의 압박으로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대신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는 재포스를 계속 독립 사업체로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 그는 “아마존은 우리가 원하면 고용할 수 있는 거대 컨설팅 회사로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셰이는 지난 8월까지 회사를 이끌다 21년 만에 물러났다. 고인은 직원들이 행복해야 고객도 만족한다는 경영 철학으로도 유명했다. 이런 철학을 담은 저서 ‘딜리버링 해피니스’는 2010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취중생] 한 달 뒤면 끝나는 ‘낙태죄’ 시한…국회는 응답하라

    [취중생] 한 달 뒤면 끝나는 ‘낙태죄’ 시한…국회는 응답하라

    [편집자주]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졌을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기자가 있습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도, 세월호 참사 때도 그랬습니다. 사회부 사건팀 기자들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세대는 바뀌었지만, 취재수첩에 묻은 꼬깃한 손때는 그대롭니다. 기사에 실리지 않은 취재수첩 뒷장을 공개합니다. ‘취중생’(취재 중 생긴 일) 코너입니다. 매주 토요일 사건팀 기자들의 생생한 뒷이야기를 담아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문재인 정부에게 마지막으로 경고합니다. 낙태죄를 폐지하십시오. 권리를 보장하십시오. 대한민국의 절반, 여성의 경고를 엄중히 새겨들으십시오.” 지난 27일, 국회 앞에서 여성들의 절박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모낙폐) 등 단체 활동가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낙태죄 전면 폐지 외의 다른 대안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임신 후 최대 2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는 정부의 형법 개정안이 24일 국무회의를 통과하자 이에 반발하기 위해섭니다. 지난해 헌법재판소에서 낙태를 죄라고 보는 현행법이 헌법불합치라고 결정한 뒤 정부가 1년 만에 내놓은 형법 개정안의 핵심은 임신 14주 이내 여성에게 낙태를 조건 없이 허용한다는 겁니다. 15~24주 여성은 ‘사회경제적 이유가 있을 때’ 낙태할 수 있습니다. 이에 여성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입법예고 기간 제시된 의견이 7000건이 넘습니다. 정부안대로라면 낙태가 가능한 24주는 사실상 임신 중절을 ‘합법화’ 하는 것 아닐까요? 왜 여성들은 낙태죄 전면 폐지를 주장할까요? #나는 낙태했다, 나는 죄인이 아니다서울신문은 지난달부터 직접 임신 중절을 경험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연속 인터뷰 ‘나는 낙태했다’ 시리즈로 공개했습니다(https://url.kr/SpeqCn). 이렇게 많은 여성들이 언론을 통해 스스로 경험을 공유하고 목소리를 낸 건 처음입니다. 인터뷰 첫 회 기사가 보도되자, 곧장 이메일로 ‘나도 낙태했다’는 제보 메일이 쏟아졌습니다. 사는 곳도, 나이도, 상황도, 다 다른 사람이었지만 모두가 입을 모아 얘기했습니다. 현행 낙태죄는 여성에게만 죄를 묻는 ‘악법’이라고요. 청소년기 원치 않은 임신을 했다가 임신 중절을 한 여성은 당시 자신에게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남자친구 때문에 더 상처가 컸다고 했습니다. 결혼한 뒤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임신을 중단했는데, 이후 어린 아이만 보면 당시의 기억이 떠올라 괴로워하는 여성도 있었습니다. 낙태와 임신중절은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금기어이지만, 정작 현실에선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스스로 ‘살기 위해’ 낙태를 경험한 여성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낙태를 죄라고 보는 법과 잘못된 인식 탓에 제대로 된 진료를 받지 못했고, 부당하고 비위생적인 기억을 안고 평생 트라우마에 시달리기도 했습니다. 정부가 14주냐, 24주냐를 놓고 다툴 동안 정작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는 여성 당사자의 목소리는 지워지고 있습니다. 남은 시간 한 달…이제는 국회의 시간 자연스레 낙태죄 논의의 ‘키’를 쥔 국회에 시선이 쏠립니다. 국회에서도 정부의 입법예고안에 반대하며 여성들의 권리를 보장하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과 정의당 이은주 의원은 낙태죄를 삭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반면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안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낙태 허용 기준을 임신 10주로 제한했습니다. 정부안보다도 퇴행한 안입니다.형법 개정안을 넘겨받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다음달 8일 낙태죄 폐지 전문가들을 모아 공청회를 열 예정이지만, 바로 다음날인 9일 정기국회는 종료됩니다. 법안이 통과되려면 임시국회를 열어 논의해야 한다는 뜻이죠. 시간이 부족한 만큼 개정안을 처리하지 않고 우선 낙태죄를 폐지한 뒤, 내년 이후 시간을 갖고 논의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경우 입법 공백이 생겨 현장에서 혼란이 생길 우려가 큽니다. 이에 올해 안에 낙태죄를 전면 폐지하라는 여성들의 목소리도 커집니다. 모낙폐는 다음달 1일부터 한 달간 낙태죄 완전 폐지와 대안입법을 촉구하는 국회 앞 1인 시위를 할 예정입니다. 67년간 여성의 몸을 옭아맨 낙태죄가 이제는 정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 있을까요. 여성 모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싸우며 지켜봐야겠습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빅테크 길들이기에 나선 중국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빅테크 길들이기에 나선 중국

    중국이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길들이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알리바바그룹의 핀테크 계열사 마이(螞蟻·Ant)그룹의 기업공개(IPO)를 전격 무산시킨데 이어 인터넷 플랫폼 반독점 규제 지침 공표하고 텅쉰(騰訊·Tencent)그룹과 같은 거대 플랫폼 기업을 대상으로 반독점 정책의 수립과 집행 전반을 총괄하는 범정부 차원의 사령탑까지 만든 것이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19일 밤 국가시장감독총국(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의 건의에 따라 ‘반(反)부정경쟁 부처 연석회의’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국무원은 그러면서 “반부정경쟁 업무의 지도·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경쟁질서 문제를 효율적으로 연구·해결하기 위해 협의체를 출범시킨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연석회의는 반독점 및 반부정경쟁 주무 기구인 시장감독총국과 인터넷판공실, 공업정보화부, 공안부, 민정부, 교육부, 인민은행,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증권감독관리위원회, 광전총국(언론 담당) 등 모두 17개 부처로 구성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무원이 ‘반부정경쟁 부처 연석회의’를 출범시키기로 한 사례를 볼 때 중국 정부의 빅테크에 대한 견제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연석회의에 모두 17개 정부 부처가 참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움직임이 하루이틀 준비한 게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특히 공안부는 빅테크들이 해외 불법 온라인 도박에 관여했다는 혐의를 포착하고 1년 넘게 수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독점 및 반부정경쟁 업무는 그간 시장감독총국이 주로 맡았지만 플랫폼 기업들의 사업 영역이 중국인의 모든 생활 영역으로 넓어지면서 규제 사각을 없애기 위해 대부분 부처를 망라한 범정부 차원의 사령탑을 출범한 한 것으로 해석된다. 물론 반부정경쟁이 반드시 플랫폼 기업만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중국에서는 연석회의의 주요 감독 대상이 빅테크가 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은 “국무원과 시장감독총국이 최근 빈번하게 부정경쟁 방지에 관한 문건을 생산해내고 있는데 인터넷과 신경제 영역이 중점 대상”이라고 지적했다.시장감독총국은 앞서 9일 ‘플랫폼 경제 영역의 반독점 지침’ 초안을 발표하고 의견수렴 절차에 들어갔다. 시장감독총국은 이 규제 지침을 통해 유관 부처가 협력해 올해 안에 경쟁 질서가 자리잡힌 플랫폼 경제를 이끄는 문건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인터넷 영역의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부정경쟁 등 위법 행위를 색출해 기업들의 합법 경영을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지침에는 민감한 고객 자료를 공유하거나 담합해 경쟁사를 몰아내고, 보조금을 지급해 원가 이하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등을 반독점 행위로 간주하는 등 다양한 규제 계획에 담겼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지도자들은 단속이 앞으로 얼마나 가혹할 것인지, 왜 지금 이런 결정을 했는지 말하지 않는다”며 “이 규제 초안은 모드 생활 영역으로 자신의 제국을 확대했던 마윈(馬雲) 알리바바그룹 전 회장 등 기술 기업인들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중국 정부에 준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알리바바·텅쉰·메이퇀뎬핑(美團點評)·징둥(京東)닷컴 등 플랫폼 경제를 장악하고 있는 4대 빅테크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4대 빅테크의 시가총액은 플랫폼 규제 지침이 나온 9일부터 20일까지 무려 1조 4955억 홍콩달러(약 216조원) 규모가 감소했다. 알리바바는 텅쉰과 함께 중국 인터넷 생태계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알리바바의 점유율은 59%에 이르고 2위 징둥닷컴도 26%다. 온라인 거래가 전체 소매판매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이들의 시장 지배력은 실로 엄청난 수준이다. 음식배달 시장에서는 메이퇀뎬핑이 65%, 알리바바그룹 계열 어러머(餓了麽)가 27%를 차지하고 있다. 텅쉰의 웨이신(微信·Wechat·중국판 카카오톡) 사용자는 12억 명에 이른다. 어린아이와 노인 빼면 전 중국인 사용하는 셈이다. 텅쉰은 징둥닷컴, 전자상거래 3위 핀둬둬(拼多多)와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고 이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모바일 결제에선 웨이신즈푸(微信支付·Wechatpay)가 8억 명, 마이그룹의 즈푸바오(支付寶·Alipay)가 7억 명의 이용자를 각각 확보하고 있다. ‘빅4’는 경제는 물론 정치적·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만큼 공산당 일당체제를 위협할 잠재 리스크 요인으로 떠오른 상황이다.중국 정부는 그동안 게임이나 가짜 상품의 온라인 판매 등 문제가 발생하면 일시적 단속을 벌이기는 했지만 빅테크가 새로운 사업체를 인수하는 등 시장에서 덩치를 키우는 것을 사실상 방치·묵인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빅테크의 자유롭던 사업 환경에 근본적 변화가 초래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시장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중국이 ‘플랫폼 반독점 지침’에서 빅테크의 소유·지배구조까지 재편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냈다. 지분관계 없이 계약만으로 빅테크에 경영권을 행사해온 페이퍼컴퍼니인 ‘가변이익실체’(VIE)를 규제하기로 한 것이다. 빅테크는 VIE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을 인수·합병(M&A)하면서 독점 심사를 피해왔다. 문어발식 확장이 가능했던 이유다. 중국 당국은 지금까지 VIE 구조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도, 단속한 적도 없었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VIE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M&A 때도 독점 심사를 받도록 했다. 빅테크의 시장 지배적 행위들도 적극 규제한다. 알리바바 온라인 쇼핑몰에선 텅쉰의 웨이신즈푸를, 텅쉰과 협업관계인 징둥닷컴에선 즈푸바오를 받지 않는 ‘거래 차별’, 납품업체에 한 플랫폼만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이선일’(二選一) 등이 앞으로 금지된다. 중국 당국은 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독점적 행위로 분류하고 이 같은 정보를 개방하라고 요구했다. 각 업체의 경쟁 우위가 사라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웡콕호이 홍콩 APS자산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 정부는 3~4개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길 바라지 않는다. 테크 기업 1000개를 키우길 원한다”고 설명했다.빅테크에 대한 반독점 규제는 갑작스럽게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공교롭게도 마윈 전 회장이 지난달 공개 행사에서 금융 당국의 감독 기조를 도발적 어조로 정면 비판한 뒤에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금융 당국은 지난 2일 마윈을 전격 소환해 공개 질책했고 급기야 마이그룹의 IPO 절차가 상장 불과 이틀 앞둔 3일 전격 중단되는 충격적인 사태로 벌어졌다. 빅테크에 대한 규제 강화는 사실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 세계 각국은 빅테크 규제의 당위성으로 독점 폐해를 내세운다. 미국에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캠프에서 “페이스북이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한국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가 수시로 도마에 오른다. 그러나 중국의 빅테크 길들이기는 체제를 위협할 정도로 커져가는 인터넷 플랫폼 기업의 영향력을 두려워해서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더욱이 올초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할 당시 소셜미디어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텅쉰이 운영하는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는 “중국 당국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라” “언론의 자유를 달라”는 요구가 빗발친 까닭이다. 다만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이 너무 커 중국 당국이 원하는 만큼 규제가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있다. 중국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크레인셰어스의 브렌든 에이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중국 정부가 다른 기업을 대안으로 키운다 해도 빅테크를 하루아침에 대체하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단 1곳뿐인 분류심사원은 인권사각지대…소년법, 억울한 법… 폐지 아닌 혁신이 답

    단 1곳뿐인 분류심사원은 인권사각지대…소년법, 억울한 법… 폐지 아닌 혁신이 답

    서울신문은 4회에 걸쳐 심층기획 ‘소년범-죄의 기록’을 통해 소년범의 삶을 들여다봤다. 소년범 옆에는 무책임한 어른이 있었다. 이름뿐인 ‘보호처분’은 아이들을 제대로 보호하지도, 사회화하지도 못했다. 소년법 개정을 외치는 사람들은 촉법소년(형사미성년자) 연령을 하향해 엄벌하자고 주장하지만 소년범죄 문제를 풀 본질적인 해결책은 아니었다. 소년법은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한다. 지난 6개월간 소년 79명을 만나고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은 우리가 도달한 결론이다. 소년법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우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지난달 14일 서울신문 본사 9층 회의실에서 만난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 청년 법률사무소의 박인숙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이상 법무부 산하 소년보호혁신위원회 위원), 김기남 한국소년보호협회 이사장, 원혜욱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답을 구했다. 좌담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서 진행했다.-10대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소년법 폐지가 화두에 오른다. 그 배경에는 여론의 분노가 있다. 김기남 한국소년보호협회 이사장(이하 김 이사장) 세상은 소년범을 ‘괴물’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로 만나 보면 보통의 아이들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사회는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소년범죄에 눈을 감고 있다가 아이가 범죄를 저지른 극단적 상황이 돼서야 관심을 보인다.원혜욱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하 원 교수) 성인 범죄와 달리 10대 범죄에서 유독 ‘진화’라는 이야기를 많이 쓴다. 그러나 아이들의 범죄는 성인 범죄가 언론에 보도된 뒤에 이를 따라하는 경우가 많다. 범죄의 원형을 제공하는 사람이 성인이란 얘기다. 사회는 ‘흉악한 아이들’이라고 손가락질하지만 그보다 먼저 아이들이 가정에서, 또 학교에서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부터 들여다봐야 한다. 엄벌주의를 피해자의 피해 회복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피해 회복과 가해자 처우는 전혀 다른 문제다. 피해 회복은 국가의 책무다. 가해자에 대한 엄벌로 피해를 회복할 수 있다는 주장은 국가의 책무를 가해자에게 떠넘기는 것이다.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이하 오 국장) 소년법 폐지를 말하기 전에 국가가 소년 보호활동을 제대로 한 적이 없다는 것부터 반성해야 한다. 혁신은 필요하다. 현재 소년 보호 시스템에는 구멍이 많다. 분류심사원을 포함해 소년원 11곳을 답사했는데 거실 벽지가 온전한 곳이 없었다. 상태가 멀쩡한 책도 부족했다. 소년원에는 도서관도, 도서 구입 예산도 없는 실정이다. 아이들의 재사회화가 잘 될 리 없다.-소년법 폐지가 답이 아니라는 점에는 다들 동의하는 것 같다. 다만 말씀하신 대로 혁신은 필요하다. 많은 소년범이 범죄 후 가장 먼저 거치게 되는 분류심사원은 어떤가. 박인숙 변호사(이하 박 변호사) 분류심사원 자료는 판사들도 참고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중요도에 비해 현장이 너무 열악하다. 분류심사원은 전국에 딱 한 곳뿐이다. 나머지는 소년원에서 분류심사원을 위탁하고 있는데, 아직 처분 결정이 나지 않은 아이를 소년원에서 같이 생활하게 하기 때문에 모두에게 좋지 않다. 인권적으로 우려되는 부분도 많다. 특히 여자 아이들의 생활이 걱정된다. 심사원과 소년원이 분리되지 않은 경우가 흔한데, 남녀 사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여자 아이들에게 ‘복도를 지나다닐 때 눈을 내리깔라’고 지시를 한다거나, 아예 아이들끼리 말을 섞지 못하게 하는 일도 있다. 명백한 차별이다. 오 국장 내가 생각하는 분류심사원은 전쟁 포로수용소에 가까웠다. 분류심사원이 소년들의 생사여탈권을 가지고 있으니 아이들이 고분고분 말을 잘 듣지만 시설이나 프로그램, 심지어 식사까지 모든 것이 엉망진창이다. 인권 침해 상황이 발생할 때 진정을 넣을 수는 있지만 대부분 감내한다. 혹시나 불이익이 있을까 싶어서다(법무부에 따르면 올 10월 기준 1년간 소년원과 소년분류심사원의 진정 사건은 각각 4건과 5건으로 총 9건에 불과하다). 분류심사원이 소년범을 평가하는 기준도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소득이나 가정환경 등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흔한데 합리적이지 않다. 김 이사장 인력과 예산 부족이 걸림돌이다. 아이들을 한 명 한 명 안아 줄 어른이 필요한데 현장 인력이 정말 부족하다. 현재 학교 밖 청소년이나 소년범, 가정으로부터 소외된 아이들은 각기 다른 부처에서 관리한다. 학교 밖 청소년이면서 가정의 돌봄을 받지 않고 범죄를 저지르는 아이들이 많은데 따로따로 관리하니 예산이 효율적으로 쓰이지 못하고 있다. 원 교수 ‘소년범 관리 문제에 정부가 얼마나 관심이 있는 걸까’ 의심스러울 때가 있다. 한 예로 보호관찰은 원래 소년범을 위해 도입한 제도인데, 성인범에게 확대된 이후 현재 전체 예산의 대부분을 소년이 아닌 성인을 위해 쓴다. 소년보호직의 전문성도 부족하다. 유능한 직원들이 성인범을 관리하는 부서로 옮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소년범을 재사회화하려면 전문 인력이 절실하다. 박 변호사 법무부만의 잘못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보다 근본적으로 사회에서 이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문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사회 재통합이다. ‘아이들이 다 커서 재범하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위험할까. 그전에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보호처분을 받게 되는 과정에서는 어떤가. ‘보호’라는 이름 때문에 여론은 ‘10대 범죄자를 감싸는 것이냐’고 오해하기도 한다. 원 교수 오히려 보호처분이라는 이유만으로 소년범들은 형사 절차에 적용돼야 할 여러 권리를 누리지 못한다. 이 부분을 아무리 지적해도 개선되지 않는다. 박 변호사 소년법이 ‘억울한 법’이라는 생각도 든다. 보호와 교육이라는 명목하에 소년범에게 불리한 잣대를 들이댄다. 무죄 추정의 원칙 등 중요한 규정이 거의 적용되지 않는다. 진술거부권도 보장받지 못한다. 가정법원 판사는 처분 결정문에 양형의 이유도 적어 주지 않는다. 김 이사장 ‘보호’라는 명칭이 혼란스러운 측면도 있다. 불리한 처우마저 마치 혜택을 주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법적 절차에서 아이들을 보호할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소년범죄에 제대로 대처가 안 되는 이유로 컨트롤타워의 부재를 꼽는 전문가가 많다. 원 교수 청소년 문제 컨트롤타워는 사법부나 여성가족부, 보건복지부 등 특정 기관이 아니라 청소년위원회 등의 이름을 붙인 별도 조직을 만들어 맡기면 좋겠다. 복지부터 법까지 모든 분야를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오 국장 동의한다. 여러 기관이 능동적으로 책임감 있게 참여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지금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분절적으로 일한다. 한 예로 학교 인가를 받은 소년원은 10개 중 2개에 불과하다. 오히려 소년원 안에서의 교육을 법무부가 아닌 교육부, 더 나아가서는 각 시도 교육청이 담당하게 하면 좋지 않을까. 여건이 되면 소년원 자체 학교를 운영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인근 학교의 분교로 운영하는 거다. 범정부 차원의 역량을 활용하자는 거다. 출원 이후 학교생활 적응에도 더 좋을 것이다. 원 교수가 말씀하신 대로 별도의 기관이 전체를 아우를 수 있다면 좋겠다. -소년원과 출원 이후 자립을 돕는 여러 생활관에서도 재사회화 교육을 하고 있는데 충분하지 않다는 것인가. 김 이사장 (출원생들이 지내는) 한국소년보호협회 산하 여러 생활관은 용접이나 제과제빵, 바리스타 등의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기능을 익혀 자격증을 딸 수도 있다. 하지만 사회 적응에 실패하는 때도 종종 있어 안타깝다. 출원생 교육에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예산을 투입해야 할 때다. 오 국장 ‘소년범을 어떻게 특별하게 가르칠 것인가’라고 접근하는 순간 실패하기 쉽다. 학업 의지가 있어도 현재 시스템에서는 따로 검정고시를 봐야 한다. 재사회화란 대안교육이 아니라 보통의 아이들처럼 학교에 다니도록 하는 것이 더 옳은 방식일 수 있다. 원 교수 교육은 재사회화에 필수적이다. 독일은 소년교도소가 일반 학교 기숙사보다 더 좋다. 소년범도 보통 아이들과 함께 학교에 다닌다. 학부모들도 반발하지 않는다. 그 아이가 소년범인지 모르는 데다 교육은 교사의 책임이지 학부모 책임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박 변호사 보호처분 중에 받는 교육을 학력으로 인정해 주는 걸로는 부족하다. 특히 6호처분 시설에서는 일반적인 학교 교육 외에 애견미용, 실용기술 등을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 기초학력이 부족하니 보호처분 동안 학력을 인정받아도 그 이후에 학교에 돌아갈 수 있는 수준의 아이들이 거의 없다. 기초학력과 사회인으로서의 소양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정규 교육과정을 제공해야 한다. -보호처분이 끝나 방황하고 다시 재범의 유혹에 흔들리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이들을 어떻게 도와야 하나. 오 국장 보호자가 아이들을 보호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경우가 제법 많다. 따라서 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을 품어야 하는 시설은 일반 가정보다 훨씬 좋아야만 한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우리 아이들이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한 기틀을 잡는 데 예산을 써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범죄의 가해자도, 피해자도 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 박 변호사 지자체의 노력이 절실하다. 갈 곳 없는 아이들은 출원 이후 보통 자기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려 한다. 어른들은 쉽게 ‘또 휩쓸린다’며 만류하지만 아이들은 선택지가 없다. 그래서 지역 기반 서비스가 소년들이 온전히 자립할 때까지 보살펴야 한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서울신문의 ‘소년범-죄의 기록’ 기획기사는 소년범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youngOffender/ ※ 본 기획기사와 인터랙티브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 [서울포토]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제정 1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서울포토]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제정 1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

    2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제정 1주년을 기념해 열린 국제학술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 11. 25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서울포토]‘우리가 먼저 멈춰야 합니다’

    [서울포토]‘우리가 먼저 멈춰야 합니다’

    25일 서울도서관 외벽에 서울천만시민 긴급 멈춤기간을 알리는 대형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2020. 11. 25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서울포토]‘지금 필요한 것은 보호출산제가 아니다!’

    [서울포토]‘지금 필요한 것은 보호출산제가 아니다!’

    미혼모협회 아임맘 등 미혼모 단체 회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보호출산제 도입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 11. 25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한 컷 세상] 떠나가라 코로나!

    [한 컷 세상] 떠나가라 코로나!

    영하권의 한파가 시작되면서 은행나무에 걸려 있던 은행잎이 모두 떨어지면서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듯하다. 길 위에 모아 놓은 은행잎 위로 누군가 쓰다 버린 마스크가 떨어져 있다. 이 겨울이 다 가면 은행잎이 우수수 떨어지듯이 코로나19도 모두 사라져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상쾌한 봄내음을 맘껏 맡을 수 있기를 바라 본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한국인 이복형 찾습니다”...6·25 파견 온 스웨덴 의사 아들의 호소

    “한국인 이복형 찾습니다”...6·25 파견 온 스웨덴 의사 아들의 호소

    6·25전쟁 때 한국에 의료지원단으로 참전한 스웨덴 의사의 아들이 한국인 이복형을 찾고있다. 24일 부산 남구에 따르면 최근 주한 스웨덴 대사관으로부터 스웨덴인(60)씨의 한국인 이복형을 찾아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렉 에이예르씨의 아버지 우레 헨젠 네만씨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한반도에 1951년 7월 30일 의료진으로 파견됐다. 파병 끝난 후에도 연인 만나러 한국 방문 댄우레 헨젠 네만씨는 부산 남구에 스웨덴적십자 야전병원인 서진병원에서 4개월간 근무했다. 한국에 있는 동안 한국 여인을 만나 아기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영어 -스웨덴어 공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는 에릭 에이예르씨는 아버지가 한국인 이복형제를 낳았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최근 누나로부터 아버지가 임종 직전 이런 사실을 고백한 것을 듣게 됐다. 헨젠 네만씨는 파병이 끝난 뒤에도 한국인 연인과 자녀를 만나기 위해 1952년 다시 한국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복형 살아있다면 68세 추정” 네만씨 유품에서는 아들로 추정되는 2∼3살짜리 동양인 남자아이 사진도 발견됐다. 아들인 에릭 에이예르씨는 이복형제를 찾기 위해 자국 대사관을 통해 한국에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이복 형이 살아있다면 68세일 것으로 추정한다. 아버지의 한국인 여인은 서전병원 한국인 간호사나 보조 의료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에릭 씨는 이복형을 찾기 위해 아버지와 관련된 상황이 담긴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김성한 남구 신문 편집장은 “한국전쟁당시 서전병원은 부산시민들을 조건없이 치료했다”며“ 이제 우리가 그 고마움을 깊는 심정으로 이복형 찾기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주소는 http://www.searchingforakoreanhalfsibling.se/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강남순의 낮꿈꾸기] ‘커밍아웃’, 살아 있는 생물체로서의 언어

    [강남순의 낮꿈꾸기] ‘커밍아웃’, 살아 있는 생물체로서의 언어

    언어란 살아 있는 생물체와 같다. 하나의 새로운 개념이 등장할 때 그 개념과 처음 연결된 특정한 정황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 개념이 언제나 고정돼 동일한 의미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한 개념의 등장은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과 같다. 나무는 자란다. 나무가 처음 심었을 때의 모습을 계속 지녀야만 한다고 요구할 수 없다. 그 나무는 자라서 사방으로 가지를 뻗치고, 그 가지는 다양한 공간에서 새롭게 그 존재를 드러낸다. 최근 ‘커밍아웃’ 개념의 사용이 사회정치적 논란이 됐다. ‘커밍아웃’은 성소수자에게만 사용해야 한다는 이해 때문이다. 그런데 ‘커밍아웃’을 포함해서 특정한 개념이 사용돼 오는 역사를 살펴보면, 언어란 언제나 다양한 정황에서 크고 작은 가지를 치고 사방으로 뿌리를 내리는 살아 있는 생물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미등록이주자 자녀·뚱보 등 커밍아웃 확대 사회학 교수인 애비게일 서게이는 2020년 2월에 출간한 ‘컴 아웃, 컴 아웃, 당신이 누구든지’ (Come Out, Come Out, Whoever You Are)에서 ‘커밍아웃’이라는 개념의 역사에 대해 세부적으로 조명한다. 원래 ‘커밍아웃’은 상류층 엘리트 여성들이 사교계의 첫 무대에 들어서는 것을 지칭하는 의미였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남성 동성애자’를 지칭하는 게이(gay) 문화는 미국의 대도시 저변에 확대되기 시작했다. 게이 문화는 이렇게 상류층 여성의 사교계 첫 진출을 의미하는 ‘커밍아웃’이라는 개념을 빌려서 사용하기 시작한다. 1930년, 40년, 50년대에 게이 문화에 대한 반격이 노골화되면서, 결과적으로 이들은 점점 자신의 성적 지향을 숨기며 살게 된다. 1960년대 말, 특히 1969년 미국 뉴욕시에서의 ‘스톤월 항쟁’ 이후 ‘커밍아웃’은 이성애자로 자신을 위장하는 동성애자들을 ‘벽장에 있는 사람’과 ‘커밍아웃한 사람’이라는 두 부류로 나누어 병렬하는 것으로 사용되기 시작한다. 성소수자 권익 확장을 위한 운동에서 성소수자 스스로 벽장으로부터 ‘커밍아웃’해야 한다는 요청이 강하게 제기되기 시작했다. 1970년대에 이르러서 ‘커밍아웃’은 성소수자들에게만이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사용하기 시작한다. 주류 언론에 “보수주의 벽장으로부터의 커밍아웃”(Coming Out of the Conservative Closet)과 같은 제목의 정치 칼럼이나 기사들이 등장하면서 ‘커밍아웃’이라는 말은 성소수자만이 아니라 정치권에까지 확장돼 사용돼 왔다. 1970년대 이후 성소수자 운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되고 성공적으로 진행돼 성소수자들의 권리 문제가 개선되고 확장되면서 커밍아웃 운동은 이렇게 다양한 양태로 확장되기 시작한다. 커밍아웃 운동은 또한 ‘외모차별주의’에 대한 저항운동으로도 발전한다. 소위 ‘뚱뚱한 사람’이라고 놀림받는 이들이 자신의 외모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비만 수용 운동’(fat acceptance movement)의 일환으로 커밍아웃 운동이 전개됐다. ‘비만 해방 운동가’(fat liberation activist)인 메릴린 완은 소위 뚱뚱한 몸으로 사는 것은 마치 성소수자로 사는 것과 같다고 하면서, 사회적으로 낙인을 찍는 ‘비만 혐오’(fatphobia)가 팽배함을 토로한다. 이들에게 ‘커밍아웃’은 자신이 뚱뚱하다는 것을 당당히 받아들이면서, 이제 자신의 뚱뚱한 몸을 약점이나 열등한 것으로 보는 시각을 거부하는 것이다. 또한 ‘커밍아웃’은 이민정책 문제에서도 등장했다. 미국에서 미등록이주자의 자녀들이 숨어 있던 위치에서 ‘커밍아웃’하면서 이들의 커밍아웃은 ‘미등록이주자 청년운동’으로 확장됐다. 특히 미등록이주자 청년들의 커밍아웃 운동은 벽장 속에 숨어 있지 말고 “미등록이주자라고 대담하게 커밍아웃하라”는 구호를 내세우면서, 새로운 사회정치적 운동으로 확장됐다. 미등록이주자 청년 운동의 한 지도자는 성소수자 운동가였던 하비 밀크의 말인 “만약 당신이 커밍아웃하지 않으면 아무도 당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른다.… 당신이 자신을 위해서 일어나지 않으면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말하고 행동할 것이다”를 인용하면서 미등록이주자 청년들이 ‘커밍아웃’하도록 설득하고 행동하게 함으로써 중요한 정치적 운동을 활성화했다. ‘미등록이주자’로 커밍아웃한 4명의 청년은 ‘드리머’(The DREAMers)라는 조직을 구성한 뒤 2010년 5월 17일 당시 애리조나주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사무실을 점거하며 권리보장을 위한 운동을 했다. 또한 미국 전역에서 점거, 시위, 단식투쟁, 행진 등을 하면서 이들이 미국에서 살 수 있는 법적 권리를 주는 ‘드림 법안’(DREAM Act)을 지지하고자 하는 운동을 확산시켰다. 미등록이주자 청년들의 ‘커밍아웃’으로 시작된 이 운동은 미국에서 이민정책에 대한 폭넓은 정치적 논의를 하는 데에 기여했다. ●미투운동도 더이상 숨지 말라는 메시지 ‘커밍아웃’ 운동은 종교의 영역에서도 등장했다. 성소수자들이 자신의 성적 지향을 드러내지 못하고 이성애자인 것처럼 살아가는 것과 같이, 기독교가 중심 종교인 사회에서 무신론자들은 유신론자인 것처럼 산다. 이렇게 종교적 벽장 속에 숨어 사는 것에서 벗어나서 스스로 무신론자로 용감하게 ‘커밍아웃’하라는 “아웃 캠페인”이 전개됐다. ‘이기적 유전자’와 ‘만들어진 신’의 저자이며 무신론자로 알려진 리처드 도킨스는 “이 세계에는 벽장에 갇혀 살고 있어 커밍아웃해야 하는 무신론자들이 많다”고 하면서 미국에서 시작된 “아웃 캠페인”에 대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커밍아웃’은 이렇게 다양한 정황에서 사회적 낙인이나 불명예가 두려워 침묵하던 개인들이 여러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자신의 권리와 인정, 그리고 존엄성을 확보하기 위한 용기 있는 긍정적 행위로 사용된다. 다층적 사회정의를 위해 필요한 소수자들의 행위인 것이다. 커밍아웃은 주로 개인의 자발적인 행위로 사용되지만, 동시에 외부에서 요구되는 ‘풍자적 의미’로도 쓰인다. 실제로는 보수주의자인데 아닌 척하지 말고, 본 모습을 드러내 ‘커밍아웃’하라고 촉구하는 풍자적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커밍아웃’이라는 개념은 또한 미투운동에서도 숨어 있는 피해자에게, 또는 가해자에게 더이상 숨어 있지 말고 나오라는 각기 다른 함의를 지닌 의미로도 사람들은 사용한다. ●게이는 원래 여성 성노동자 지칭하는 말 ‘게이’라는 개념의 역사도 변화돼 왔다. 게이란 원래 여성 성노동자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그다음에는 남성 동성애자를, 또한 더 나아가 ‘동일한 젠더를 좋아하는 사람 일반’을 지칭하는 개념으로 쓰이기도 한다. 또한 지금은 ‘세계시민’이라는 긍정적 의미로 사용되는 ‘코즈모폴리턴’이라는 개념도, 나치 시대에는 유대인과 같이 ‘계획된 대량학살의 모든 희생자’를 지칭하면서 ‘사형선고’와 같은 매우 부정적인 개념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렇듯 하나의 개념은 결코 동일하게 고정되지 않는다. 언어란 지속적으로 움직이고 새로운 형태로 태동하기도 하는 살아 있는 생물체와 같기 때문이다. ‘커밍아웃’과 같은 하나의 개념이 어떠한 정황에서는 매우 긍정적인 의미로, 또 다른 정황에서는 부정적이거나 냉소적인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하나의 개념이 이렇듯 다양한 정황에서 상이한 함의를 지니고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불필요한 논쟁에 빠질 때, 사회정치적 에너지는 잘못된 방향으로 낭비된다. 예를 들어 미등록이주민 청년들이 자신들이 미등록이주자라고 ‘커밍아웃’하는 운동을 전개하면서 한국의 이민정책이 지닌 문제점에 대한 항의와 시위를 한다고 하자. 그런데 정치계나 언론이 정작 관심을 둬야 할 중요한 이민정책에 대한 논의는 외면한 채, 왜 성소수자들도 아닌데 ‘커밍아웃’이라는 말을 사용하느냐는 것에만 관심을 쏟는다면 사회적 에너지를 오용하고 낭비하는 무책임한 행위가 된다. 그 어떤 집단이나 개인도 ‘커밍아웃’과 같은 특정한 개념에 대한 절대적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한국의 사회정치적 에너지를 빗나가는 방향으로 쏟아붓는 것은 모두가 경계해야 할 문제다. 우리가 가진 시간이나 에너지는 제한된 것이기에, 그것을 어디에 써야 하는가를 분별하는 것이야말로 개인은 물론 정치인과 언론인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글 텍사스크리스천대(TCU) 브라이트신학대학원 교수 그림 김혜주 서양화가
  • 에티오피아, 반군에 “72시간 내 항복” 최후통첩

    에티오피아, 반군에 “72시간 내 항복” 최후통첩

    에티오피아 정부가 북부 티그라이 반군에게 “72시간 내 항복하라”고 최후 통첩을 보냈다. 항복하지 않으면 50만명이 사는 반군 거점 도시를 탱크로 무자비하게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 아비 아머드 알리 총리는 22일(현지시간)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티그라이주 집권 정당인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에게 “돌아올 수 없는 지점에 서 있다”며 “72시간 내 평화롭게 항복하라”고 권고했다. TPLF를 “테러리스트”, “배신자”라고 불렀던 아머드 총리는 이들이 종교시설과 호텔, 학교와 묘지를 은신처로 삼고, 티그라이 주도인 메켈레의 주민을 인간 방패로 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머드 총리는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인물이다. 아머드 총리의 최후통첩에 앞서 에티오피아 연방군 대변인은 이날 메켈레로 진군 중인 군의 다음 작전은 메켈레를 탱크로 포위하는 것이라며 “메켈레 시민은 포격에서 스스로 보호하고 반군으로부터 탈출하라. 이후엔 자비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머드 정부는 앞서 며칠 동안 양측의 충돌을 종식하기 위해 메켈레 진입을 공언해 왔다. 거주민이 50만명에 이르는 메켈레를 공격하면 민간인 사상자 발생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에티오피아 연방군의 위협에 대해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는 “도시 전체를 군사 표적으로 삼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꼬집었다. 수전 라이스 전 미국 국가안보보좌관도 트위터를 통해 “전쟁 범죄”라며 비난했다. 에티오피아 중앙정부와 TPLF 사이 교전은 지난 4일 시작됐다. 20일 가까이 이어진 싸움에 최소 수백명이 사망하고, 3만명 이상이 이웃 수단으로 피란했다. 갈등은 아머드 총리가 지난해 연정을 해체한 뒤 단일 정당 정부를 구성하며 비롯됐다. 연정에 참여하지 못한 TPLF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선거금지령이 내려진 지난 9월 지방선거를 강행하며 갈등이 격화했다. TPLF가 중앙정부 권위를 흔든다고 판단한 아머드 총리는 결국 지난 4일 군사작전을 명령했다. 그는 TPLF가 먼저 에티오피아 북부 단샤의 연방군을 공격했다고 주장했으나 TPLF 측은 이를 부인했다. 티그라이 지도자들은 “우리는 압제자들에게 결코 무릎 꿇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서울포토] 구멍손잡이 소포상자로 들기 쉽게

    [서울포토] 구멍손잡이 소포상자로 들기 쉽게

    23일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직원이 구멍손잡이가 있는 소포상자를 이용한 택배 접수를 시연해보고 있다. 정연호 기자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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