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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eekend inside] “인화학교 사건 잔혹성보다 구조적 원인 찾아야”

    [Weekend inside] “인화학교 사건 잔혹성보다 구조적 원인 찾아야”

    최영애(60) 여성인권을 지원하는 사람들 대표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역임하면서 영화 ‘도가니’의 실제 모델인 광주 인화학교 사건을 직접 조사했다. 최 대표는 3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법 한계에 부딪혀 가해자들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못했다는 것에 화가 나고 분통이 터진다.”고 안타까워했다. 또 “사건의 잔혹성에 주목하기 보다 구조적 원인을 찾아 개선하려는 노력으로 제2, 제3의 ‘도가니’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영화 ‘도가니’ 열풍을 바라보는 소회는. -영화를 직접 보지는 않았다. 피해 학생들이 증언했던 고통과 상처가 다시 떠오를 것 같아서다. 당시 사건을 조사하면서 직접 광주에 내려가 피해 학생들에 대한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증언을 들었다. ‘도가니’ 열풍이 불고 관련 대책이 마련되는 움직임을 보면서 피해 학생들의 얼굴이 주마등처럼 스쳤다. →인화학교 사건을 계기로 사회가 주목해야 할 점은. -광주 인화학교 사건에는 사학재단의 공고한 폐쇄성과 성폭력을 바라보는 남성 중심적 사고라는 두 가지 구조가 깔려있다. 인화학교와 같은 사학재단의 장애인시설은 친인척이 모든 보직과 인사권을 쥐고 있다. 처음에는 한두 명이 성폭력을 시작해도, 이런 범죄를 알고도 묵인하는 폐쇄성 때문에 여러 사람이 범죄에 가담하게 된다. 또한 ‘항거불능’이라는 비합리적인 조항을 장애아동들에게 적용해 가해자들이 제대로 된 처벌을 받지 않았다. ‘항거불능’이라는 조항은 피해자가 죽을 힘을 다해 저항하지 않는 한 ‘좋아서 한 성관계’라고 판단하는 근거가 되는, 성폭력을 바라보는 남성 중심적인 사고가 반영된 조항이다. →영화 ‘도가니’로 우려되는 점은 없는지. -사람들은 영화와 소설을 통해 접한 사건의 잔혹성에 주목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사건의 잔혹성이 지나치게 부각될 경우 피해 학생들에게 2차 피해를 입힐 수 있다. 피해 학생들이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고 정신적으로 고통을 받게 되고, 인화학교 학생들 모두에게 ‘혹시 당하지 않았을까’ 하는 편견과 낙인이 생길 수 있다. 가해자들에 대한 분노 여론으로 인화학교 사건을 재수사하게 됐지만, 장애아동 시설 내의 성폭력은 인화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다. 단순히 학교를 폐교하고 가해자를 처벌한다고 해서 끝나지 않는다. →향후 필요한 대책은 -여야 정치권과 정부가 앞다퉈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선 점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움직임이 한때의 열풍을 등에 업은 전시행정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현대판 씨받이’ 브로커 검거

    인터넷을 통해 불임부부와 대리모를 끌어모은 뒤 남편의 정자를 대리모에게 제공해 출산케 하고 돈을 챙긴 ‘현대판 씨받이’ 브로커가 경찰에 붙잡혔다. 대리모의 자궁에 정자를 주입하거나 대리모의 난자를 채취해 인공수정을 하는 수법을 썼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30일 인터넷 블로그를 개설해 불임부부와 대리모 간의 난자매매를 알선한 브로커 A(50)씨와 대리모 B(30)씨등 2명을 의료법 및 생명윤리및안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또 B(30)씨 등 난자를 제공한 대리모 2명과 공범인 간호조무사 출신 C(27)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는 2008년부터 최근까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모집한 불임부부 남편의 정자를 대리모의 질 속에 직접 주입하거나, 불임부부 남편과 대리모를 부부로 가장시켜 병원에서 인공수정을 받게 하는 등의 수법으로 11차례에 걸쳐 2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대리모 알선 사이트들은 전화번호나 주소는 숨긴 채 이메일로만 신청과 상담을 받고 있다. 회원 가입도 받지 않고 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생각나눔 NEWS] 전동휠체어 탈 수 있는 ‘저상 시외·고속버스’ 도입 논란

    전주에 사는 이창준(26·뇌병변 1급)씨는 전동 휠체어를 타고 생활한다. 한번도 가 본 적이 없는 순창 장류축제에 가고 싶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순창에는 기차가 다니지 않아 시외버스를 타야 하지만 전동 휠체어를 타고는 시외버스에 오를 수 없다. 게다가 이씨는 장애 탓에 운전도 할 수 없고, 축제에 갈 수 있는 주말에는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지 못한다. 이씨는 “생활권이지만 기차역이 없는 곳은 갈 수 없다.”면서 “시외버스나 고속버스에도 저상버스가 도입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애인이 장거리 이동을 위해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은 사실상 기차뿐이다. 저상버스는 시내버스에만 도입돼 있고, 지자체가 운영하는 장애인 콜택시는 시내 인접 지역까지만 운행한다. 장애인들은 시외버스나 고속버스도 이용하고 싶어 하지만 국토해양부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내버스처럼 시외버스나 고속버스에 저상버스를 도입하는 것은 제도·기술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저상버스는 자동변속기를 장착한 차량으로, 수동변속기를 쓰는 고속버스나 시외버스와는 구조가 다르다.”면서 “저상버스는 장거리를 고속으로 달리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국토부 “민간에 리프트 요구 난망” 장애인들은 “장애인이 승하차할 수 있는 리프트와 전동 휠체어를 둘 공간만이라도 마련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시민연대 배융호 사무총장은 “기차가 닿지 않는 지역에는 시외버스나 고속버스에 리프트를 설치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토부 측은 “민간 사업자인 시외버스나 고속버스 회사에 장애인용 리프트 설치를 요구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교통편의증진법에 따르면 장애인은 비장애인이 이용하는 모든 교통수단을 차별 없이 이용할 권리를 갖지만 시외버스와 고속버스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장애인 콜택시 운행 시외 확대를” 그러나 해법이 전혀 없지 않다. 장애인 콜택시의 운행 범위를 시외로 넓히면 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 지원 없이 지자체 예산만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차량 대수가 모자라 운행 범위를 넓히기 어렵다는 점이다. 남병준 장애인차별철폐연대 교육정책국장은 이와 관련, “정부가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광역자치단체가 장거리 이동을 원하는 장애인과 장애인 콜택시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인 광역이동지원센터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경남도는 2009년부터 이 제도를 시행, 장애인들이 도 내에서는 어디든지 이동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보건복지부 알코올종합대책 ‘파랑새플랜 2010’ 실적 ‘낙제점’

     보건복지부가 알코올중독 등 술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종합대책으로 지난 2006년 마련한 ‘파랑새플랜 2010’의 성과가 목표치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양승조 민주당 의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파랑새플랜 2010’에 따라 추진하고 있는 관련시설의 설치와 음주폐해예방사업 등이 당초 목표치에 크게 못 미치고 있으며, 일부 사업은 아예 축소 운영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복지부는 2006년에 마련한 ‘파랑새플랜 2010’ 계획안에 따라 2010년까지 96개의 알코올상담센터를 설치하기로 했으나 지난해까지 목표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41곳을 설치하는 데 그쳤다. 알코올 전용 사회복귀시설 설치계획도 목표치인 18곳에 크게 못 미치는 12곳을 설치하는 데 그쳤다. 절주홍보·절주교육·광고모니터링체계 구축 등을 포괄하는 음주폐해예방사업 역시 당초 계획과 달리 세부 사업을 대폭 축소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사업이 대폭 축소되면서 목표로 삼았던 성과지표도 대부분 달성하지 못했다. 2010년까지 52% 선으로 낮추겠다고 했던 성인음주율은 2010년 현재 59.4%를 유지하고 있고, 15세 이상 1인당 알코올 소비량도 8.4ℓ까지 줄이기로 했지만 8.9ℓ에 머물고 있다. 남성 고도위험음주율, 음주폐해에 관한 국민인식도 등도 목표치에 크게 미달했다.  이에 대해 양 의원은 예산 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파랑새플랜 2010’이 시작된 이후 참여정부 때 확보된 2008년 예산은 43억 9400만원이었으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2009년 예산은 34억 9600만원, 2010년에는 39억 3800만원만 책정됐다. 특히 2010년 예산은 목표예산 335억원의 11.7%에 불과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사업을 확대하기에 충분한 예산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양 의원은 “음주운전을 비롯,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등에서 음주 관련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보건당국은 국민건강 차원에서 필요한 예산을 확보해 관련 사업이 축소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부고] 故 문익환 목사 부인 박용길 장로 별세

    [부고] 故 문익환 목사 부인 박용길 장로 별세

    고 문익환 목사의 부인이자 전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공동의장인 박용길 장로가 25일 오전 1시 30분 별세했다. 93세. 황해도 수안군 출신인 박 장로는 1944년 문 목사와 결혼한 뒤 통일운동과 민주화운동에 몸을 바쳤다. 통일맞이·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민화협·통일연대 상임고문과 ‘6·15 남북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해외 공동행사 남측준비위원회’ 명예대표 등을 지냈다. 1995년 6월에 김일성 주석 1주기를 맞아 평양을 방문한 데 이어 2000년 10월에는 조선노동당 창건 55돌 초청 인사로 방북하기도 했다. 2005년 남북 화해 협력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아들인 문성근 ‘국민의명령’ 대표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박 장로는 문 목사가 그랬듯 각막을 기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목사는 1994년 별세 당시 각막을 기증해 두 명의 환자가 성공적으로 이식 수술을 받았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발인은 28일 오전 9시다. 유족으로는 딸 영금씨, 아들 의근(JP모건 시카고 부사장)·성근씨, 며느리 정은숙(성신여대 석좌교수)·김성심씨와 사위 박성수씨가 있다. 장지는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 (02)2072-2010.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부고] 영어교육 새 지평… 국보·보물 26점 나라에 바치고

    [부고] 영어교육 새 지평… 국보·보물 26점 나라에 바치고

    지난 1970∼90년대 중·고교생들에게 ‘영어의 바이블’로 통했던 ‘성문영어’ 시리즈의 저자인 송성문(본명 송석문)씨가 22일 오후 4시 30분쯤 별세했다. 80세. 송씨는 2003년 간암 판정을 받은 뒤 8년간 투병 생활을 하다 최근 병세가 악화돼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송씨는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나 신의주교원대를 졸업했다. 6·25전쟁 당시 신의주에 들어온 미군을 만나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미군 앞에서 중학 영어 교과서를 읽자 미군은 “통역이 되겠느냐. 함께 평양으로 가자.”고 제안했다. 미군의 통역장교로 일하던 중 1·4후퇴 때 부산으로 피란을 왔다. 이후에도 국군 통역장교로 근무하면서 영어 검정고시 중등·고등과정에 합격했다. 부산 동아대를 졸업한 뒤 부산고와 마산고, 서울고 등에서 교편을 잡았다. 안상수 한나라당 전 대표가 마산고 제자 중 한명이다. ●40여년간 1000만부 이상 팔린 시리즈 송씨는 1967년 성문종합영어(당시 정통종합영어)를 펴냈다. 성문각 출판사 사장이 1960년대 중반 송씨를 찾아와 당시 집 한채 살 돈인 200만원을 건네며 “1년 내에 제대로 된 영어 참고서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송씨는 때마침 1965년 문교부의 교사 재교육 차원에서 뉴질랜드로 파견됐을 때 모은 영어 교육 자료를 활용해 성문종합영어를 냈다. 이후 성문기본영어와 성문핵심영어로 이어졌다. 이른바 성문영어 시리즈다. 문법과 독해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며 학생들이 영어 기본을 다질 수 있도록 짜인 성문영어 시리즈는 40여년간 1000만부 이상 팔렸다. 해마다 30여만부가 팔릴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성문종합영어에 실린 지문이 서울대를 포함한 주요 대학의 본고사에 그대로 출제될 만큼 수준이 높았다. ●30여년 모은 문화재 아낌없이 기증 송씨는 문화재 수집가로도 이름이 났다. 귀중한 고서가 벽지의 초배지로 사용되는 등 제대로 보존되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까워해 고서 등의 수집에 나섰다. 30여년간 고서 등 문화재를 모아 국립중앙박물관에 아낌 없이 기증했다. 2003년 대보적경(大寶積經·국보 제246호)을 비롯해 국보 4점과 보물 22점 등의 문화재를 국립중앙박물관에 전달하기도 했다. 2003년 문화재 보존에 앞장선 공로로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빈소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02-3410-6916), 발인은 24일 오전 6시다. 유족으로는 부인 오화순씨와 장남 철(성문출판사 대표)·차남 현(재미)·딸 미선씨가 있다. 장지는 경기 파주시 동화경모공원.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청각장애인학교 성폭력 다룬 영화 ‘도가니’ 뜨겁다

    청각장애인학교의 성폭력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포스터)가 스크린에 걸리기도 전부터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유료 시사회에 8만여명의 관객이 몰리는가 하면 주말(24~25일) 예매율 1위를 기록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이 영화를 계기로 아동 성범죄 사건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영화는 22일 개봉된다. 21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22일 개봉하는 영화 도가니의 주말 예매율이 21일 오후 40%를 넘기며 1위에 올랐다. 작가 공지영의 소설을 영화화한 도가니는 광주 광산구에 위치한 청각장애인학교인 인화학교의 교장 김모(62)씨를 포함해 교직원 3명이 지난 2005년부터 청각장애 4급인 박모(13)양 등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습적인 성폭행과 학대를 저지른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당시 가해자들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는 “피고인이 동종의 전과가 없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는 이유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이 때문에 사회적 파장도 만만찮았다. 영화 도가니를 본 네티즌들은 여아를 무자비하게 성폭행한 조두순과 김길태, 김수철 사건의 악몽을 떠올리고 있다. 또 지난달 밝혀진 전남 순천의 ‘한약방 원장 성추행 사건’도 다시 이슈로 떠올랐다. 네티즌들은 한약방 원장이 중학생 자매를 10년간 지속적으로 성추행했는데도 검찰이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조치는 부당하다는 의견을 올리고 있다. 아동 성폭력 범죄의 공소시효 폐지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영화 도가니 개봉과 맞물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지난 5월 시작한 ‘미성년자에 대한 성폭력범죄 공소시효 폐지 서명운동’에 네티즌들의 뒤늦은 서명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딸 셋을 둔 어머니로서 아동 성범죄를 두고 볼 수 없다.” “아이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밟아 놓은 범죄자들은 용서받아서는 안 된다.” 등의 댓글을 달고 있다. 이민영·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대학 캠퍼스 ‘미친 밥값’에 운다

    대학 캠퍼스 ‘미친 밥값’에 운다

    대학들이 최근 몇 년 사이 커피숍, 레스토랑, 패스트푸드 등 외부업체들을 잇따라 유치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학생식당과 매점 등이 외부업체들로 대체되면서 학생들은 값싸게 먹을 수 있는 식사를 할 여지가 줄어들었다고 푸념하고 있다. ‘미친 등록금’에 허덕이는 학생들은 대학 측에 “현실을 도외시한 행정”이라며 반발, 외부업체의 입점을 집단적으로 저지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동국대에서는 지난달 사회과학대 건물 앞 학생자치휴게실에 커피숍을 들여오려 하자 학생들이 이에 반대하며 점거농성했다. 인근에 커피숍이 이미 있는데도 학생휴게실에 커피 한 잔에 4000원대나 하는 커피숍이 들어서는 데 대한 항의였다. 최장훈(25) 사회과학대 총학생회장은 “4000여명이 이용하는 학생휴게실을 커피값을 낼 수 있는 학생들만 드나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결국 학생휴게실을 그대로 둔 채 일부 공간에만 커피숍이 입점하고 가격도 500원 내외에서 낮추기로 합의, 일단락됐다. 대학생들이 외부업체 입점을 막고 나선 것은 지난 몇 년간 외부업체들이 캠퍼스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기 때문이다. 지난 2003년 고려대가 중앙광장 지하에 패스트푸드점과 편의점 등을 들여오고 이화여대 ECC, 서강대 곤자가플라자 등이 뒤를 이으면서 캠퍼스 내 외부업체에 대한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학생들 사이에서는 ‘대학의 상업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다양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게 됐다는 등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최근 들어 외부업체들이 저렴한 학생식당을 잠식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서울대에는 지난해 한끼에 2500~3000원이었던 학생식당이 위치한 후생관이 없어지고 그 앞에 패스트푸드점과 유명 커피체인점이 들어섰다. 1500원짜리 짜장면을 팔던 사범대 옆 간이식당은 5000원짜리 커피를 파는 커피숍으로 바뀌었다. 연세대 학생회관은 푸드코트 형식으로 리모델링하면서 한끼 3000원이던 밥값이 4800원까지 올랐다. 싼 가격 때문에 학생들이 줄을 서는 학생식당이 늘기는커녕 줄어들자 학생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서울대 2학년 김모(20·여)씨는 “신축 건물마다 외부업체들이 들어서 저렴한 식당이나 커피숍을 찾기 힘들어졌다.”면서 “친구들이나 후배들과 함께 갈 때는 어쩔 수 없이 외부업체를 가게 돼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외부업체의 유치와 관련, 임대수입을 올릴 수 있는 데다 해당기업으로부터 발전기금을 챙길 수 있어 학교 경영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은 “지난달 ‘반값 생활비 운동’을 선포한 데 이어 대학 캠퍼스의 상업화 반대운동도 추진하겠다.”면서 “대학이 학생들을 상대로 수익을 내려 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영등포역 ‘노반장’을 아시나요

    영등포역 ‘노반장’을 아시나요

    15일 오후 1시 서울 영등포역 인근 쪽방촌. 서울 영등포경찰서 영등포역파출소에 근무하는 정순태(50) 경위가 구슬땀을 흘리며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었다. 길가에 앉아 점심을 먹던 노숙인들이 정 경위를 보고 거수경례로 맞았다. 정 경위는 “식사하셨어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정 경위는 이 동네에서 ‘노반장(노숙인 반장)’으로 통한다. 지난해 6월부터 영등포역 일대의 노숙인과 쪽방촌 거주민들의 보호를 전담하고 있다. 정 경위의 일과를 보면 경찰인지 사회복지사인지 헷갈리기조차 한다. 영등포역 일대 노숙인들의 의식주와 취업, 건강 등을 손수 챙긴다. 몸이 불편한 노숙인은 병원으로 보내고, 방이 필요한 노숙인에게는 쪽방을 연결해 준다. 주머니를 털어야 할 일도 적지 않다. 주민등록이 말소된 노숙인을 위해 자비로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아주는가 하면 맨발의 노숙인에게 번듯한 운동화를 사주기도 한다. 때로는 일자리를 구한다며 돈을 꿔가서 술을 사먹는 노숙인도 있다. 그러나 정 경위는 “그저 그러려니 한다.”며 웃었다. 서울역의 노숙인 강제퇴거 조치를 바라보는 정 경위의 심정은 착잡하다. 시민들의 안전을 생각하면 수긍이 가지만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다. 정 경위는 “노숙인들도 한때는 어엿한 가장이고 생활인이었다.”면서 “누구라도 노숙인이 될 수 있는 만큼 노숙인을 이해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곽노현 구속 수감] 교육계 엇갈린 반응

    [곽노현 구속 수감] 교육계 엇갈린 반응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구속에 대한 교육계의 반응은 엇갈렸다. 보수 진영은 혐의사실이 분명한 곽 교육감을 구속한 것은 당연한 결과이며, 교육감 자리에서 즉각 물러나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야권과 시민단체들은 곽 교육감이 충실하게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고 도주와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는데도 무리한 구속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반발했다. ●“곽교육감 혼자만 혐의 부정” 최미숙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 대표는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가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면 돈을 준 곽 교육감의 구속은 마땅하다.”면서 “비리에 연루된 곽 교육감이 불구속 상태에서 교육감직을 수행할 경우 일선 학교 현장에 안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희 교육과 학교를 위한 학부모연합 상임대표는 “박 교수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돈이 오간 혐의가 확실한데 곽 교육감만 혼자 부정하고 있다.”면서 “곽 교육감의 구속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박교수 진술내용 조작” 반면 박원석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없는 현직 교육감을 구속한 것은 과도한 처사”라면서 “검찰이 박 교수의 진술 내용을 조작하고 피의사실을 왜곡하는 등 무리한 수사의 문제점이 드러나는 상황에서 구속기소는 명백하게 부당하다.”고 말했다. 장은숙 참교육을위한학부모회 회장은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이 수사를 받을 때 검찰은 서울시 교육의 공백을 우려해 구속하지 않았다.”면서 “검찰의 판단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 검찰이 ‘정치검찰’임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혁신교육, 무상급식 등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지 못하게 되면 서울시 교육의 발전도 저해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광진구 구의1동의 학부모 장모(45)씨는 “교육수장의 잘잘못을 떠나 서울시 교육개혁이 흔들릴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커버스토리-한가위] “돌아갈 집도 없고 대책도 막막” 수해민 끝나지 않은 악몽

    [커버스토리-한가위] “돌아갈 집도 없고 대책도 막막” 수해민 끝나지 않은 악몽

    추석을 앞둔 지난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우면산 밑 전원마을 세입자 박준철(가명·58)씨는 서초구청 앞마당에 차려진 장터에서 연거푸 막걸리를 들이켰다. 박씨는 아침 빗물이 들어찬 반지하집, 진흙 범벅이 된 가구 사진 등을 가방에 넣고 서초구청을 찾았던 터다. 구의원이나 구청 직원들이 눈에 띌 때마다 달려가 인사를 하고 “당장 먹고살 세간살이라도 마련할 수 있는 보상금을 좀 더 대달라.”며 하소연했다. 구의원들은 얼굴이 붉으스레한 박씨에게 “힘써볼게요.”라고만 답할 뿐이었다. 구청 측도 딱히 수해를 입은 세입자 대책이 없다고 했다. 박씨는 또 막걸리잔을 들었다. 우면산 토사가 쏟아져내리던 날 박씨의 반지하집도 예외는 아니었다. 박씨 부부는 친척집에 머물렀다. 그러나 박씨는 친척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혼자 서초구청 부근 찜질방으로 거처를 옮겼다. 보상금으로 받은 100만원은 당장 먹고살기에도 턱없이 부족하다. 세간살이 장만은 엄두조차 낼 수 없는 형편이다. 게다가 아내는 좁은 창문으로 빠져나오다 허리를 다쳐 수술 날짜까지 받아 놓았다. “돌아갈 집도 없는데 무슨 추석입니까. 연휴 기간에 친구들과 서초구청 앞에서 술이나 한잔할 겁니다.” 박씨가 말하는 추석이다. 서울역에서 노숙생활을 하는 이훈성(가명·56)씨도 추석은 남의 일일 뿐이다. 1998년 IMF사태는 이씨를 고향 광주에서 서울역으로 떠밀었다. 노숙 동안 막일을 해서 쪽방이나 고시원 생활도 했다. 그러다 돈이 떨어지면 서울역 근처에 머물며 일자리를 찾았다. 가족들도 뿔뿔이 흩어졌다. 고향에 간 게 언제인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할 정도다. 올여름은 유난히 비가 잦아 거의 일하지 못했다. 돈을 벌지 못하니 쉴 방을 구할 수도 없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 22일부터 서울역에서 잠을 잘 수도 없게 됐다. 이씨 입장에서는 ‘잠터’마저 잃은 것이다. 이씨는 “노숙인에게 추석이 무슨 의미일까마는 올 추석은 더 쓸쓸하고 외롭다.”며 고개를 꺾었다. 대학 4학년생 정지은(22·여)씨는 추석 연휴 기간 과외 아르바이트를 하며 보내기로 했다. 고향에 내려가는 친구가 가르치던 고3 학생의 과외를 맡겼기 때문이다. 고향에 가고픈 생각이 굴뚝같지만 4일 동안 모의고사 문제를 풀어주고 20만원을 받는다는 조건을 뿌리치지 못했다. 대학 생활 내내 한 푼이라도 아끼고 최대한 모으는 버릇이 몸에 밴 탓이다. 400만원에 가까운 이번 학기 등록금 가운데 절반은 집에서 대 줬다. 나머지는 장학금과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으로 충당해야 할 처지다. 그러나 장학금을 받는다는 보장이 없는 만큼 허리띠를 졸라매고 뛰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월세, 생활비, 교재비 등을 따지면 단돈 만원이 아쉬운 형편이다. 정씨는 “과외 때문에 고향에 못 간다고 말씀드리면 부모님께서 속상해 하실까 봐 연휴 동안 토익 공부를 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없앤다더니 시급 계약직으로 남겨”

    “없앤다더니 시급 계약직으로 남겨”

    고려대 시간강사 김영곤(오른쪽·63), 전 한성대 대우교수 김동애(왼쪽·65)씨 부부는 4년째 국회의사당이 내다보이는 국민은행 서여의도지점 앞길에 자리 잡은 낡은 천막을 지키고 있다. 시간강사의 교원 지위 회복을 위해서다. 천막은 지난 2007년 9월 7일 손수 세운 것이다. 천막 앞에는 지난해 5월 조선대 강사였던 서모씨가 자살하면서 시간강사에 대한 부당한 처우를 낱낱이 고발한 유서가 놓여 있다. 김씨는 “시간강사가 교원이라는 안정적인 신분으로 연구와 강의를 할 수 없다면 대학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우리 사회 역시 지속 가능한 사회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부인 김씨도 “돈 좀 아끼려고 시간강사들을 부당하게 대하는 대학이 어떻게 학생들에게 정의와 진리를 가르칠 수 있겠느냐.”고 항변했다. 잇따른 시간강사들의 자살은 시간강사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부각시켰다. 정부도 시간강사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시간강사들은 여전히 교원이 아닌 불안한 신분, 비정규직으로 대학을 떠돌고 있는 실정이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전체회의는 이날 지난 3월 정부가 발의한 ‘고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상정했다. 교원 외에 교원 지위를 갖는 강사를 둘 수 있고, 이들의 계약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1년 이상으로 연장하며, 강의료를 인상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남편 김씨는 개정법률안과 관련, “시간강사를 없앤다면서 강사들을 계속 시급을 받는 계약직으로 남겨 두고 있다.”면서 “배신감을 느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장기기증자의 후유증’ 복지부 실태조사 나서

    장기기증자들이 수술 후 남모르게 육체적·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 보건복지부가 전면적인 실태조사와 대책 마련에 나섰다. 복지부는 6일 “장기기증자들이 수술 후 겪는 애로사항과 불편 등에 대한 실태조사 및 연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복지부는 대한이식학회 등과 논의를 거쳐 외부 기관에 실태조사를 위한 외부 연구용역을 의뢰할 계획이다. 또 복지부는 장기기증자들이 의료기관으로부터 심리적 보살핌과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과 관련, “병원들이 장기기증자의 심리 변화를 보살펴줄 수 있도록 관련 지침(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전달할 방침”이라면서 “장기기증에 관련된 구체적인 정보도 기증 대기자들에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이에 따라 이달 중 ‘장기기증자 차별 신고센터’를 개설할 예정이다. 장기기증자들이 직장에서 권고사직을 당하거나 보험 가입을 거부당하는 등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서다. 현행법상 직장이나 보험사 등에서 장기기증자들을 차별할 경우 500만원 이상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장기기증자들은 수술한 뒤 1년 까지는 병원에서 관리와 지원을 받지만 이후 관리대상에서 제외된다. 때문에 장기기증자들이 겪는 장기적인 후유증 등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의 정확한 실태 파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참고인에 욕설한 검사’ 인권위 경고조치 권고

    ‘참고인에 욕설한 검사’ 인권위 경고조치 권고

    국가인권위원회는 4일 사건 참고인에게 반말과 욕설을 한 A(35) 검사에게 경고조치를 내릴 것을 해당 지청장에게 권고했다. 인간의 존엄성과 인격권을 침해했다는 이유에서다. 인권위 조사에 따르면 A검사는 지난 3월 강간 사건의 목격자이자 제보자인 B(20)씨가 출석을 미루고 진술녹음 조사에 응하지 않자 ‘거짓말탐지기 조사 좀 받아야겠다.’고 말했다. 또 B씨가 ‘경찰 조사에서의 진술은 강압에 의한 것이었다.’고 말하자 A 검사는 ‘이 자식’ ‘이 새끼’ 등의 욕설을 하며 ‘지금 네가 뭘 했든 넌 혼나게 돼 있다.’고 폭언을 했다. A 검사는 “참고인이 조사 과정에서 태도를 바꾸고 출석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면서 “반말을 한 것은 본인보다 나이가 어리고 약속을 여러 차례 어겼기 때문에 책망하고 출석을 독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인권위는 “검사는 검찰 인권보호 수사준칙에 따라 사건 관계인의 인권을 존중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장기기증자들의 ‘눈물’

    장기기증자들의 ‘눈물’

    인천에 사는 박현준(25·가명)씨는 지난해 7월 간경화를 앓는 어머니를 위해 간을 기증했다. 수술 뒤 어머니를 살렸다는 기쁨도 잠시, 한 달쯤 지나 병원으로부터 간에서 담즙이 누출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직장도 반 년이나 쉬었다. 평소 건강했던 박씨이지만 변해버린 자신의 상태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우울증에도 시달리고 있다. 박씨는 “다른 사람도 아닌 어머니를 위한 일이었던 만큼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다.”면서 “하지만 병원 진료비까지 스스로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적잖은 낭패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기증자들이 자신의 희생을 통해 다른 생명을 구했다는 사실에 남다른 보람과 행복감을 느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그러나 남모르게 고통을 감내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스스로 선택한 ‘선의’인 까닭에 어려움도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는 배려 없는 사회적 인식 탓이다. 때문에 후유증에 따른 육체적·심리적 고통을 마땅히 호소하지 못하고 있다. 할 곳도 없다. 제도적 지원 장치의 미비로 사회적 차별까지 당하는 등 장기기증자들의 드러나지 않은 아픔이 ‘장기기증에 인색한 사회’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정선주 진주보건대 간호학과 외래교수는 간 기증자 10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결과를 토대로 지난달 ‘생체 부분 간이식 기증자의 경험’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장기기증자들은 수술 뒤 생명을 살렸다는 기쁨에도 불구, 자신의 몸이 손상된데 따른 상실감과 우울감까지 느꼈다. ●보람은 잠시… 수술 후유증에 고통 조사 대상자들은 수술 이후 체력 저하, 수술자국 등의 후유증으로 힘겨워했다. A씨는 “수술은 한 번 하면 돌이킬 수 없어 평생 부담을 안고 살아야 한다.”면서 “남들은 좋은 일을 했다고 하지만 나는 고통을 하소연할 곳도 없다.”고 토로했다. B씨는 “간을 기증한 사람에게는 어떤 혜택도 없어 차라리 기증하지 않았더라면 하는 생각도 든다.”며 기증자에 대한 지원정책에 불만을 표시했다. C씨는 “방송 등에서 장기기증을 ‘쉬운 일’, ‘간단한 선심’ 정도로만 떠들어대 이제는 방송을 안 믿게 됐다.”고 말했다. 조사 대상자들은 심한 경우 우울증은 물론 정신적 트라우마(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수면장애까지 겪고 있다. 정 교수는 “1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장기기증자들이 정신적으로 변화를 겪는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미흡한 지원이 장기기증 장애요인 장기를 기증한 사람들의 정신적·심리적 문제를 치료하고 관리해 주는 곳은 어디에도 없다. 수술 뒤 길게는 1년까지 병원에서 정기검진을 받지만 신체적·생리적 상태에 대한 검진일 뿐 정신적 변화까지 관리하는 것은 아니다. 정 교수는 “정신과와 연계해 병원에서 꾸준한 심리 상담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게다가 장기기증자들에 대한 사회적 지원도 거의 전무하다. 친족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장기를 준 사람에게는 법에 따라 1년간의 병원 검진 비용과 유급휴가 등의 혜택이 있다. 그러나 장기기증의 95%가 친족 사이에서 이뤄짐에도 불구, 가족에게 장기를 기증한 사람에게는 제도적 혜택이 전혀 없다. 일부 보험회사는 장기기증자들의 가입조차 거부하는 실정이다. 장기기증 이후 생긴 합병증을 이유로 직장에서 권고사직되는 등 차별마저 나타나고 있다. 한국간이식인협회 측은 “미흡한 제도적 지원은 장기기증을 결심하도록 하는 데에 결정적인 장애 요인”이라면서 “장기기증자들의 경제적인 어려움과 사회적 차별 등을 해소해 주는 보다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커버스토리] “정부 복지의 빈틈 ‘나눔의 문화’가 채워야”

    [커버스토리] “정부 복지의 빈틈 ‘나눔의 문화’가 채워야”

    “이제는 기부보다 나눔입니다.” 정진홍(74) 아산나눔재단 이사장은 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부라는 말도 언젠가는 사라져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지금껏 ‘가진 사람이 베푸는’ 기부문화가 확산돼 왔다면 이제는 ‘서로 가진 것을 나누는’ 나눔의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고 했다. 서울대 종교학과 명예교수로 재직 중인 정 이사장은 “빈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자신의 것을 나누고 또 타인의 것을 받을 수 있다.”면서 “정부의 복지가 채우지 못하는 빈틈을 나눔의 문화가 채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이 보기에 우리나라는 결코 선진국에 비해 나눔이 뒤처진 나라는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친척이나 이웃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십시일반 돕는 문화에 익숙하다.”면서 “재단이나 단체를 통한 기부문화가 이제 막 시작 단계일 뿐 한국 사회에서 나눔의 문화는 견고하다.”고 말했다. 특히 정 이사장은 트위터를 통해 확산된 수해지역 돕기 봉사활동이나 최근 활발해지고 있는 재능기부 운동에도 관심이 높다. “돈을 나누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라면서 “자신이 가진 재능이나 힘, 하다못해 시간이라도 남을 위해 나누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나눔이 퍼지는 데 여전히 걸림돌은 남아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지난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비리사태 탓에 금이 가버린 자선단체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는 쉽사리 회복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이사장은 “자선단체들이 성장해 갈수록 이익단체로 변질될 위험이 있다.”면서 “자선단체들이 올바르게 운영되도록 관리하고 감시하는 법을 마련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기부는 어렵고 부담스러운 것이라 생각하는 일부 시민들의 고정관념도 문제라는 것이다. 정 이사장은 “단돈 1000원을 기부하더라도 충분히 의미있는 것”이라면서 “굳이 자선단체를 통하려 하지 않고도 나눔의 방법과 통로는 다양하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나눔의 확산을 위해 부에 대한 인식의 변화도 주문했다. 정 이사장은 “부는 개인의 것이 아닌 사회 공동체의 자산”이라면서 “부를 공동체가 나눠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인식이 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인식을 사회적 캠페인이나 대중을 대상으로 한 강연 등을 통해 넓혀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자신이 가진 자산을 어떻게 의미있게 쓸지 모르는 시민들도 있다.”면서 “자선단체나 재단들이 개인들로부터 모인 자산을 의미 있게 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각각 역할을 다양화하고 세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불법’ 캐비어 화장품

    정부 허가 없이 국제적 멸종 위기종인 철갑상어의 알(캐비어)을 가공해 화장품을 제조하거나 수입해 유통시킨 화장품 업체 대표 등 2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1일 캐비어 추출물이 함유된 크림, 스킨, 로션 등 화장품을 무허가 제조하거나 외국 업체에서 수입·유통시킨 화장품 업체 연구소장 이모(53)씨 등 2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H·K·P 등 5개 유명 화장품 판매업체들로부터 제조 의뢰를 받고 캐비어 추출물을 0.1%에서 많게는 20%까지 첨가해 만든 화장품을 납품, 319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일부 화장품 업체는 관할 당국의 관리감독을 피해 캐비어 추출물을 전혀 첨가하지 않았으면서도 화장품 용기에 캐비어라고 표기, 소비자들을 속여 온 것으로 드러났다. 캐비어를 사용해 화장품을 제조하거나 수입할 때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 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적발된 업체들은 모두 허가를 받지 않았다. 경찰은 화장품 제조업체에 캐비어 추출물을 공급한 업자들을 상대로 캐비어 유통 경위를 조사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다문화 갈등 해소 대안 적극 제시를”

    “다문화 갈등 해소 대안 적극 제시를”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31일 제46차 회의를 열어 다문화 및 사회 갈등에 대한 보도 내용을 평가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위원들은 서울신문이 최근 다문화 사회를 겨냥한 노르웨이 테러 사건과 영국의 폭동을 심층적이고 다양하게 보도해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고 평가했다. 위원들은 이어 국내 외국인 집단 거주지를 깊이 있게 취재해 다문화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 제시에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일부 위원들은 공공외교 시리즈와 시내버스 100년 변천사 등을 의미와 재미를 더해주는 기획 기사로 꼽기도 했다. ●“유럽 다문화정책 실패 심층보도를” 권성자(책 만들며 크는 학교 대표) 위원은 “유럽 다문화정책의 실패 원인을 다각도로 심층 보도해 줄 것”을 주문하고 “특히 서울 이태원과 동대문, 경기 안산 등 외국인 집단 거주 공간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살펴 비전과 대책을 세우도록 촉구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홍수열(자원순환사회연대 정책팀장) 위원은 “다문화 정책은 통일 이후의 정책과 맞물린다.”면서 “탈북자라는 용어보다 북한이탈주민이라는 중립적인 용어의 선택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경호(행정안전부 윤리복무관) 위원은 “일회성, 단기적 접근보다 제도, 예산까지 종합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면서 “국내 외국인 명예기자를 활용하면 다문화 현상을 심도 있게 다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청수(연세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위원은 “주민의 5%가 외국인인 지자체 15곳, 1만명 이상의 외국인이 거주하는 지자체 34곳 등의 사례를 제시한 다문화 분석은 시의적절했다.”고 평가하고 해당 지자체들의 대책도 보도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형진(변호사) 위원은 “서울신문이 영국 폭동과 관련, 소셜네트워크가 폭동의 파수꾼이자 선동 역할을 했다고 구체적으로 분석했을 뿐 아니라 토니 블레어 전 총리와 데이비드 캐머런 현 총리의 폭동 원인에 대한 시각을 대비시켜 독자들의 판단을 도왔다.”고 평가했다. 이문형(산업연구원 국제산업협력실장) 위원은 “다민족 갈등이 크게 노출되지 않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통해 우리 다문화 문제를 짚어보는 것도 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공공외교 시리즈는 재미있는 기획” 고진광(인간성회복추진협의회 대표) 위원은 대구국제육상경기 보도와 관련, “선수촌 객실과 자원봉사자 부족 등의 문제를 과감하게 지적한 점이 돋보였다.”고 짚었다. 표정의(이화여대 학보사 편집장) 위원은 극우 일본 의원들의 공항 농성에 대해 “생떼, 궤변, 망동 등의 용어를 써가며 많은 지면을 할애한 자체가 일본 의원들의 ‘쇼’에 부응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지적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정대협 “위안부문제 정부가 나서야”

    정대협 “위안부문제 정부가 나서야”

    “이제는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 배상을 위해 나서야 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배상 문제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 대처가 위헌이라는 판결이 나온 다음 날인 31일 오전,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 후문 앞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7명이 모였다. 이들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등 4개 시민단체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정대협은 “1965년 한일어업협정에서 위안부 피해배상 문제를 이미 해결했다는 일본의 주장에 정부가 제대로 반박하지 않은 것은 일본의 이런 행태를 방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대협은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이 같은 내용의 서한을 외교부에 전달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새벽 첫차 승객도 나가시오”

    “새벽 첫차 승객도 나가시오”

    “우리 역의 열차 운행시간이 끝났습니다. 대합실 안에 있는 이용자들은 모두 밖으로 나가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29일 오전 1시 30분, 서울역 대합실에 안내방송이 울려 퍼졌다. 단잠에서 깬 노숙인들은 말없이 짐을 챙겨 밖으로 나갔다. 경찰들은 대합실 벤치에 앉아있던 대여섯명의 승객들에게도 밖으로 나갈 것을 요구했다. 승객들은 황당한 표정으로 대합실을 나섰다. ●오전 1시 30분부터 3시간 폐쇄 승객들 중 일부는 역 앞 계단에, 일부는 역 광장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지방으로 가는 막차를 놓쳐 아침 첫차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승객들이었다. KTX는 5시 30분이 첫차이며 일반 열차는 새벽 2시부터 운행이 시작된다. 대학생 김모(21·여)씨는 “분실물을 찾느라 고향으로 가는 막차를 놓쳤다.”면서 “밖에 있으려니 무섭고 불편하지만 근처에 24시간 커피숍 같은 곳도 없으니 도리가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코레일은 서울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을 노숙인들로부터 보호하겠다며 지난 22일부터 노숙인의 역사 내 야간 취식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이전에 오전 1시 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청소를 위해 대합실을 폐쇄하던 것을 4시 30분까지 연장했다. 일반 승객들이 밖에서 머물러야 하는 시간은 물경 3시간여. ●“승객 내몰아” vs “업무 준비” 승객들은 불합리한 조치라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은 서울역 대합실에 머물 권리가 있는데도, 승객들까지 밖으로 내보내 불편하게 하는 것은 물론 범죄에 노출될 위험까지 안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현 홈리스행동 집행위원장은 “서울역이 공공 역할을 저버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이번 조치 이전에도 1시간동안 청소를 하기 위해 승객들을 밖으로 내보냈고, 업무준비를 위해서도 새벽에 역을 폐쇄할 수밖에 없다.”면서 “개선이 필요할 경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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