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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 사도 되는 땅 사들여… 혈세 186억 낭비한 환경부

    안 사도 되는 땅 사들여… 혈세 186억 낭비한 환경부

    환경청, 매입제한 토지 검토 소홀 한강수계관리기금 107억 줄줄 새 민원에 도면 위조한 땅 79억에 매입 양평군 3명 징계 요구·수사 요청 한강 수질개선을 위해 토지를 매입하는 데 써야 할 환경부의 한강수계관리기금 중 186억원이 어처구니없이 낭비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강유역환경청 담당자들이 판단 착오로 매입 대상이 아닌 토지를 107억원에 사들였다. 또 한강유역환경청은 경기 양평군이 주민 민원을 들어주기 위해 매입 대상이 아닌 토지를 매입 가능 토지로 바꾼 것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혈세 79억원을 낭비했다. 감사원은 이런 내용의 ‘환경부 기관운영 감사보고서’를 16일 공개했다. 한강유역환경청은 한강 수질을 보전하고자 토지매수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필요한 토지를 매입한다. 자금은 수도요금에 포함된 물이용부담금을 모아서 만든 한강수계관리기금으로 충당한다. 이 기금은 환경부 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한강수계관리위원회가 관리한다. 환경부의 토지매수지침에는 하수처리구역 내 토지는 매수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완벽한 하수처리가 가능한 구역이기 때문에 굳이 거액을 들여 해당 토지를 매수할 이유가 없어서다. 한강유역환경청 토지매수업무 담당자 A와 B씨는 2015년 토지매수 대상지 선정 과정에 양평군으로부터 ‘하수처리구역 내 토지’여서 매입해서는 안 되는 땅 19필지(3만 3147㎡)를 토지매수심의위원회에 ‘매수 대상’으로 올렸다. 두 공무원이 법령을 잘못 적용하는 등 검토를 소홀히 해 위원회에 상정된 것이다. 결국 한강유역환경청은 사지 말아야 할 땅을 107억원에 매입했다. 감사원은 이들에 대한 징계시효(3년)가 지났지만 재발 방지 차원에서 엄중한 인사 조치가 필요하다며 환경부 장관에게 비위 내용을 알렸다. 2015년 경기 양평군에서 하수도정비기본계획 업무를 맡았던 C와 D, E씨는 하수처리구역 내 토지소유자 38명이 “한강유역환경청에 토지를 팔 테니 하수처리구역에서 해제해 달라”고 민원을 내자 이를 위법하게 수용했다. 이들은 환경부 장관의 변경 승인 없이 임의로 하수도정비기본계획 전자도면을 고쳐 49필지(2만 5578㎡)를 ‘하수처리구역 외 토지’로 바꿨다. 한강유역환경청이 매입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양평군에 자료를 요청하자 수정본을 보냈다. 그 결과 전자도면을 수정한 토지 가운데 27필지(1만 1719㎡)가 매수 대상에 포함됐다. 여기에 들어간 한강수계관리기금이 79억여원에 이른다. 감사원은 양평군수에게 3명 가운데 1명은 정직, 나머지 2명은 경징계 이상의 징계를 하라고 요구했다. 또 3명을 형법상 공전자기록위작과 변작, 행사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특급 콜라보레이션 ‘캠퍼X키코 코스타디노브’ 컬렉션 패션계 주목

    특급 콜라보레이션 ‘캠퍼X키코 코스타디노브’ 컬렉션 패션계 주목

    스페인 슈즈 브랜드 캠퍼가 최근 남성복 디자이너 키코 코스타디노브와 첫 협업을 선보이며, 캠퍼 투게더 위드 키코 코스타디노브(CAMPER Together with Kiko Kostadinov) 콜라보레이션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캠퍼는 투게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전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들을 통해 디자이너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을 캠퍼와 결합하여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실현시키는 창조적이며 실험적인 컬렉션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오고 있다. 캠퍼는 한국 런칭 10주년 시에는 JHJ 최지형, 나인티나인퍼센트이즈(99%is-) 바조우, 한국적인 것을 모던하게 재해석한 플랫 아파트먼트를 비롯, 이번 시즌에는 키코 코스타디노브와의 조우를 통해 패션 디자이너와의 우수한 컬렉션을 캠퍼 투게더를 통해 선보인다. 이번 캠퍼 투게더 컬렉션은 특히, 고어텍스 소재의 아웃도어 스타일 ‘TEIX’의 남성 슈즈로 실시되었으며, 1997년에 나왔던 아이코닉 아이템 트렌킹 부츠, 캠퍼 TEIX를 헌정하며 캠퍼의 아카이브를 되살렸다. 도전에서 물러나는 법이 없는 키코 코스타디노브는 투박하면서도 탄탄한 내구성을 겸비한 아웃솔과 함께 스트링으로 슈즈의 넓이 조절할 수 있는 슈레이스가 특징이다. 또한 이번 컬렉션은 고어텍스 기술을 사용하여 눈, 비와 같은 계절 변화 및 외부 저항에도 활동성을 높여 줄 수 있을 만큼 강한 슈즈인 것이 특징이다. 블랙 컬러의 미디움 부츠와 레이스 업 슈즈의 블랙과 브라운 컬러로 각기 다른 세 가지 스타일의 청키한 하이브리드 스타일 슈즈로 키코 코스타디노브가 워크웨어에서 받은 영감과 함께 ‘뉴 아웃도어(New outdoors)’의 진정한 정신을 선사한다. 키코 코스타디노브는 런던에 거주하는 불가리아 출신 남성복 디자이너로 유니폼과 작업복과 같은 워크웨어에서 주로 영향을 받았던 그의 작품은 혁신적인 패턴 커팅, 디테일에 대한 집념, 복잡한 의복의 구조에 중점을 둔다. 진취적인 실루엣과 구조의 디자인이 특징인 키코 코스타디노브의 제품들은 예술적 감성이 더해져 유니크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평범함을 벗어나 자신만의 특별한 개성 표현이 가능한 캠퍼 투게더 위드 키코 코스타디노브(CAMPER Together with Kiko Kostadinov)컬렉션은 캠퍼의 익스클루시브 라인으로 캠퍼 공식 홈페이지와 케이스스터디 분더샵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를 통해 8월 17일부터 만날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16곳 중 9곳 ‘새 인물’…행정경험 풍부 행시 30~35회 포진

    16곳 중 9곳 ‘새 인물’…행정경험 풍부 행시 30~35회 포진

    9곳 교체·6곳 유임…강원 연말 인사 행시 35회 이상길·박성호 발탁 ‘눈길’ 김희겸 부지사는 경기서만 3번 역임 한창섭 충북 부지사 ‘연고주의 타파’‘민선 7기’ 지방정부를 보좌할 광역시·도의 부시장·부지사 인사가 마무리됐다. 지역 행정경험을 거친 행정고시 30~35회가 대거 포진됐다. 행정안전부 부단체장 인사의 단점으로 지적된 연고주의도 일부 해소됐다. 1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 13일자로 단행된 부산과 대구의 부단체장 인사발령으로 서울을 제외한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시·도) 인사가 일단락됐다. 시·도 부단체장 인사는 행안부와 지자체장이 협의해 이뤄지는데, 특히 행정 경험이 없는 이가 시·도지사로 선출되면 행정부지사와 부시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서울은 부시장(3명)을 행안부와의 협의 없이 정무직으로 임명한다. 전국 16개 광역지자체 가운데 이번 지방선거를 전후해 부단체장 교체가 이뤄진 곳은 모두 9곳이다. 부산과 대구, 충북, 경남, 인천, 경기, 전남 등 7곳은 7~8월에, 광주와 경북은 각각 지난 2월과 4월에 인사가 단행됐다. 강원은 연말에 인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대전과 울산, 세종, 전북, 충남, 제주는 새 단체장의 요청에 따라 기존 부지사·부시장이 계속 맡는다. 부단체장 행시 기수가 35회(1992년)까지 내려왔다. 이상길 대구 부시장과 박성호 경남 부지사가 대표적이다. 이 부시장은 경북 고령 출신으로 대구 성광고와 경북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대구시 체육진흥과장과 과학기술팀장, 정책기획관, 기획조정실장 등을 거쳐 행안부 지방재정정책관을 역임했다. 공직생활 대부분을 대구에서 보내 누구보다도 지역 현안에 밝다는 평가다. 김경수 경남지사를 지원하기 위해 파견된 박 부지사는 경남 김해고와 경찰대를 졸업하고 행정자치부 자치제도과장, 울산광역시 기획관리실장, 행안부 정부혁신기획관 등을 맡았다. 지방행정·지방분권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행안부 고위 관계자는 “일부 지자체에서 행시 37회 출신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기존 조직 질서 등을 감안해 올해는 35회로 조율했다”고 전했다. 새 단체장이 대거 입성하면서 지역행정 경험이 많은 이들을 부단체장으로 선호한 것도 특징이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호흡을 맞출 김희겸 경기 1부지사는 수원 유신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행시 31회(1987년)로 공직에 입문해 경기도 경제부지사와 행정2부지사, 보건복지국장, 경제투자실장, 이천 부시장, 부천 부시장, 행안부 기획조정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경기도 한 곳에서만 부지사를 세 번이나 역임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박병호 전남 부지사는 광주 인성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행시 30회(1986년)로 총무처와 대통령비서실을 거쳐 광주시 기획조정실장, 안전행정부 제도정책관, 행정자치부 조직정책관, 광주시 행정부시장 등을 거쳐 지방자치인재개발원장으로 일했다. 차분하고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로 잘 알려져 있다. 미흡하기는 하지만 연고주의를 깨려는 노력도 엿보인다. 한창섭 충북 부지사는 경북 상주 출신으로 상주고와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행시 34회(1991년)로 행정자치부(현 행안부) 과제관리팀장, 국가기록원 기록정책부장,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 주캐나다 공사참사관 겸 총영사 등을 거쳤다. 그가 충북과 특별한 인연은 없지만 충북도가 행안부 인사담당관을 비롯해 중앙부처 요직을 거친 그의 노하우를 높게 샀다는 후문이다. 정현민 부산 부시장은 부산진고와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행시 30회(1987년)로 공직에 입문했다. 부산시 센텀시티개발담당관과 기획혁신담당관, 미래전략본부장, 기획재정관, 일자리산업실장 등을 역임했다. 2015년부터 행안부로 전입해 지방행정정책관을 거쳐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지역혁신국장으로 일했다. 박준하 인천 부시장은 수원 농림고와 건국대를 졸업하고 행시 34회(1991년)로 공직에 첫발을 내디뎠다. 행안부 인력개발기획과장과 방위사업청 감사관, 국가기록원 대통령기록관장, 행안부 정부청사관리본부장 등을 맡았다. 강원 부지사 임명이 유력했던 김성호 행안부 대변인은 한국지역정보개발원 기획조정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연말에 단행될 강원도 인사 때 부단체장으로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안전진단 확인서 없는 BMW 정부청사 지하주차 금지

    안전진단 확인서 없는 BMW 정부청사 지하주차 금지

    정부가 잇단 화재로 운행중지명령이 내려진 BMW ‘리콜 대상 차량’에 대해 정부청사 지하 주차도 금지시켰다. 단 BMW코리아가 발급한 안전확인 스티커를 부착한 차량은 지하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현재 국토교통부가 안전점검을 받지 않은 차량에 대해 운행중지명령을 내리는 등 점검을 강제하고 있어 정부청사 주차 제한 BMW 차량은 며칠 안에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는 15일부터 정부청사 내 지하 주차장에 일부 BMW 차량의 주차를 제한하는 내용이 담긴 청사 출입 매뉴얼을 적용했다. BMW 리콜 대상 42종(10만 6317대) 가운데 안전진단 이행확인서가 없는 차량은 정부청사 지하 주차장 출입이 제한된다. 정부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지하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고 자칫 큰 피해로 확산될 수도 있어 제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해당 BMW 차량은 정부청사 출입 시 지상에만 주차할 수 있다. 정부세종청사는 지상 필로티 공간도 화재에 취약해 이곳에서도 주차가 제한된다. 리콜 대상이 아닌 BMW 차량은 이전처럼 지상·지하 주차장에 모두 주차할 수 있다. 지하 주차를 금지시킨 청사는 국가 주요시설 ‘가급’으로 분류되는 서울·세종·대전·과천청사 4곳과 광주·제주·대구·경남·춘천·고양지방합동청사 등 10개 청사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 14일 ‘BMW 차량 운행중지 결정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긴급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BMW 리콜 대상 차량에 대해 점검명령과 함께 운행중지명령을 발동해 달라”고 전국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요청했다. 정부가 직접 BMW 차량 출입을 제한하면서 이러한 조치가 공공기관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BMW코리아는 추가 점검을 통해 늦어도 이번 주까지는 리콜 대상인 BMW 차량에 대한 안전진단을 마치겠다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단독] 고종을 러시아로 피신시켜라… 100년 전 ‘조선판 007’ 美소설

    [단독] 고종을 러시아로 피신시켜라… 100년 전 ‘조선판 007’ 美소설

    일제 침략 당시 독립운동가의 활약을 소재로 한 해외 소설 두 편이 발견됐다. 주인공은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한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이다. 이 소설에는 최근에야 국내외에 알려지기 시작한 고종의 망명 시도와 러시아의 조선 지원 등 극비 내용이 담겨 있어 관심을 모은다.●베델 주인공으로 한 연작 첩보소설 발견 14일 서울신문 특별기획 ‘조선을 사랑한 英언론인 베델의 히스토리’ 취재팀은 미국 대중소설 잡지 ‘포퓰러 매거진’ 데이터베이스(DB) 등에서 베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중편소설 ‘고양이와 왕’(1912년 12월 하반호), ‘황제의 옥새’(1914년 11월 상반호)를 입수했다. 둘 다 미국의 시나리오 작가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의 작품으로, 베델을 주인공으로 한 팩션(역사적 사실에 새로운 이야기를 덧붙인 것)이다. 1905~1907년 조선을 배경으로 일본과 러시아, 조선왕실 간 암투를 다룬 첩보물이다. 이번 발굴은 영국 출신 역사 연구가 에이드리언 코웰(62·싱가포르 거주)이 ‘고양이와 왕’을 제보해 이뤄졌다. 서울신문은 코웰의 주장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황제의 옥새’를 추가로 찾았다. 두 소설은 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미국인 빌리가 과거 조선에서 베델과 벌인 모험을 회상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각 소설에 ‘빌리와 베델’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어 ‘셜록 홈스’ 시리즈처럼 연작으로 기획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고양이와 왕’ 제보자인 코웰은 “작가 리치는 조선에 장기간 머물며 베델을 직접 취재해 이 소설을 구상했다”면서 “당시 베델은 제국주의 국제질서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이단아로 동북아 지역의 유명인이었다. 작가는 그의 독특한 행보에 흥미를 느껴 소설의 주인공에 낙점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소설에는 베델뿐 아니라 ‘고종의 밀사’로 잘 알려진 호머 허버트(1863~1949), 친일 행보로 비난받다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살된 더럼 화이트 스티븐슨(1851-1908), 통감부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1841~1909), 을사늑약 직후 자결한 민영환(1861~1905) 등 역사적 인물이 모두 등장한다. 이 시기 조선을 배경으로 한 거의 유일한 해외 문학 작품이어서 동북아 정세와 대한제국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허버트·민영환 등 역사적 인물 모두 등장 1편 ‘고양이와 왕’은 러일전쟁이 마무리된 1905년 서울 정동 애스터하우스 호텔(현 서대문역 농협중앙회 터)에서 시작된다. 호텔 주인인 프랑스인 루이와 조정 세관에서 일하는 미국인 빌리, 대한매일신보사를 운영하는 영국인 베델이 모인 바에 상하이 소재 러시아 정보기관(상하이 서비스)에서 온 미모의 젊은 여성이 나타난다. 그는 베델에게 “고종을 러시아로 피신시켜 일본의 을사늑약 체결을 막자”고 설득한다. 이 여성의 제안을 수락한 베델은 평소 친분이 있던 조선 대신 민영환을 찾아가 구체적 실행 계획을 논의한다. 2편 ‘황제의 옥새’는 베델이 일본의 강압에 옥살이를 하고 돌아온 1907년이 배경이다. ‘용치선’이라는 이름의 개화기 지식인이 베델이 있던 애스터하우스 호텔로 찾아와 “왕이 네덜란드 헤이그에 특사를 보내 일본 침략의 부당성을 호소하려 하니 도와달라”고 청한다. 베델이 “고종의 옥새를 일본군이 감시 중인데, 전령을 외국에 어떻게 보내느냐”고 반문하자, 그는 “조선 왕가에는 유사시를 대비한 비밀 옥새가 있으니 일본군 몰래 그걸 쓰면 된다”고 설명한다. 베델은 용치선의 제안을 받아들여 특사 파견을 위한 비밀 계획을 마련한다. 이 소설이 주목받는 것은 당시 구한말의 역사적 사실들이 정확히 기록돼 있어서다. 한국 근대사를 연구하는 최덕규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고양이와 왕’을 읽어본 뒤 “고종의 연해주 망명 시도는 최근에서야 관련 자료들이 공개돼 논문이 나오기 시작할 정도로 극비 사안이었다”면서 “신기하게도 작가가 러시아 비밀정보기관 ‘상하이 서비스’도 알고 있던 것 같다. 100여년 전 일반인이 접하기 힘들었을 내용이 소설에 나온다니 놀라울 따름”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고종과 대신들에 대한 비판적 시선 담겨 또 소설에는 당시 우리 정부의 무능함을 지적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고종은 의사결정 때마다 무당이나 지관에게 의지했고, 아들 순종은 여색에 빠져 바둑으로 세월을 보냈다. 조정 대신들은 일본에 매수돼 이들의 앞잡이 노릇을 했다. 빌리는 “조선의 진정한 충신은 민영환 한 명뿐이었다”고 말한다. 주인공 베델은 ‘일본 고베에서 왔고 황소 머리를 한 작은 체구의 영국인’으로, 성격이 강직하고 불의를 참지 못하며 순교자의 열정을 가진 인물로 소개된다. 베델 연구 일인자인 정진석 한국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명예교수는 “소설 출간 연도가 1912년과 1914년이라면 작가가 호머 허버트의 ‘대한제국멸망사’(1906)와 프리데릭 아서 매킨지의 ‘대한제국의 비극’(1908) 등을 참고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서울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싱가포르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대법 3층 법원도서관 가면… 현직 판사처럼 판결문 볼 수 있다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대법 3층 법원도서관 가면… 현직 판사처럼 판결문 볼 수 있다

    年9000여명 이용… 사전 예약은 필수 소송을 당하기 전에는 판결문을 찾아 보는 이들이 거의 없다. 막상 소송을 당해도 비슷한 사건에 대한 판결을 찾기가 어렵다. 변호사·법무사 등 법조인이나 법학전문대학원생·교수 등 법 연구자들은 판례 검색법을 안다. 이들은 법원도서관이 주요 판례를 담아 제공하는 ‘법고을’ 프로그램이나 정기적으로 발간하는 ‘판례해설’ 등을 참고한다. 하지만 법고을·판례해설도 결국 법원에서 선정하는 일부 주요 판례를 볼 수 있는 채널에 불과하다. 판결문 원본을 보는 방법이 있다. 서울 서초동 대법원 3층에 있는 법원도서관 판결정보열람실을 직접 방문하면 된다. 이곳엔 총 4대의 컴퓨터가 있어 온라인 사전 신청자에 한해 ‘열람’만 허용한다. 2006년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건의로 설치된 열람실 이용객은 2013년 4385명에서 지난해 9247명으로 늘었다. 열람실 직원은 “변호사나 법률사무소 직원, 판결문을 취재하고 싶은 기자들이 많이 오고 소송 중인 당사자들도 찾는다”고 말했다. 신청 홈페이지(www.scourt.go.kr/portal/perusal/PerusalList.work) 현황을 보면 열람실 이용 예약은 늘 꽉 차 있다. 열람실에서 실제 판사들이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프로그램을 활용해 찾는 판결문의 질은 여느 방법보다 월등하다. 실제 지난 9일 열람실을 찾아 기자들이 피소될 수 있는 ‘명예훼손’, ‘정정 보도 손해배상’ 등의 키워드 검색을 해 보니 전국 법원에서 당일 선고한 하급심 판결문까지 모두 찾을 수 있었다. 혐의, 사건명, 법원, 판사, 선고 일자, 접수 연도, 종국 결과 등 조건을 바꿔 검색할 수도 있다. 법원이 인터넷 열람용으로 제공하는 ‘종합법률정보’ 사이트에서 검색할 때보다 훨씬 많은 판례를 얻을 수 있다. ‘종합법률정보’ 사이트에 ‘언론 명예훼손’이란 키워드를 넣은 결과 상단부에 노출되는 판례 대부분이 2000·2001년 것이고 제시되는 판례의 절반이 대법원 판례였다. 이날 열람실에서 만난 대학생 이모(27)씨는 형사사건 재정신청 결정문을 검색하고 있었다. 이씨는 “고소 사건이 검찰에서 불기소 처리돼 법원에 재정신청했는데 그마저 기각됐다”며 “재정신청이 어떤 경우에 인용되는지 궁금해 검색해 봤다”고 말했다. 법원도서관 조사심의관 김규동 판사는 “열람실에서는 가사와 소년사건을 제외한 민사, 형사, 행정, 회생파산 사건 등 모든 판결문을 열람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사건 당사자명이 공개되는 원본 열람이기 때문에 휴대전화나 수첩을 소지할 수 없다. 열람실에서 제공하는 초록색 용지에 법원명, 사건 번호만 적을 수 있다. 법원이 판결문 공개에 인색한 이유는 개인정보 유출 부작용 때문이다. 하지만 특허심판원은 15년 전부터 심판례를 전부 공개하고 있지만 정보 유출로 인한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다. 이 때문에 법원의 핑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기성용과 손흥민 벤치 출발, 네 번째 맞대결 보려면 기다려야

    기성용과 손흥민 벤치 출발, 네 번째 맞대결 보려면 기다려야

    일단 기성용(29·뉴캐슬)과 손흥민(26·토트넘)의 맞대결을 보려면 조금 참을성 있게 기다려야 할 것 같다. 둘 모두 11일 시즌 개막전을 출발한다. 두 팀은 밤 8시 30분부터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2018~19시즌 개막 경기를 벌이는데 한국 대표팀 선후배인 둘의 EPL 통산 네 번째 맞대결 여부는 비상한 관심을 모아왔다. 토트넘은 해리 케인,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리 알리가 공격 선봉에 나선다. 둘은 기성용의 스완지시티 시절 세 차례 맞대결을 벌였다. 2016년 2월 29일 EPL 27라운드에 나란히 선발 출전했고 토트넘이 2-1로 이겼다. 지난해 3월 17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8강전에서 나란히 풀타임 활약한 가운데 토트넘이 3-0 완승을 거뒀다. 같은 해 4월 6일 EPL 31라운드 1-1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결승골을 터뜨려 3-1 역전승에 앞장섰다. 후반 27분 교체 투입된 기성용은 자신의 역대 아시아 선수 EPL 최다 득점을 고쳐 쓴 손흥민과 셀피를 찍으며 기쁨을 나눴다. 기성용이 지난 6월 30일 뉴캐슬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처음 그라운드를 마주 보고 서면 1년 5개월 만의 재회가 된다. 달라진 게 있다면 손흥민이 2023년까지 계약을 연장하며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반면 기성용은 새 둥지에서 이뤄지는 주전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5일 스페인 프로축구 지로나와의 친선경기(1-4 완패)까지 프리시즌 네 경기에 연속 출전한 손흥민은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에 합류하기 전 뉴캐슬을 상대로 마지막 실전 감각을 다듬는다. Newcastle XI: Dubravka, Yedlin, Clark, Lascelles, Dummett, Ritchie, Shelvey, Diame, Kenedy, Perez, Joselu Subs: Darlow, Ki, Schar, Rondon, Muto, Manquillo, Atsu Tottenham XI: Lloris, Aurier, Vertonghen, Sanchez, Davies, Moura, Dier, Sissoko, Eriksen, Alli, Kane Subs: Vorm, Alderweireld, Son, Walker-Peters, Llorente, Dembele, Amos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목재주택으로 온실가스 줄이자’…신축시 최대 1억원 지원

    ‘목재주택으로 온실가스 줄이자’…신축시 최대 1억원 지원

    산림청은 올해부터 목조주택 신축 시 최대 1억원까지 융자금을 지원한다고 10일 밝혔다. 국산 목재를 이용한 목조주택을 확대해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다. 신축 자금 융자는 가구당 최대 1억원까지로, 연 2% 금리·5년 거치 10년 상환 조건이다. 지원 대상은 귀산촌한 지 5년 이내이거나 2년 이내에 귀산촌하려는 국민이다. 연면적 150㎡ 이하 목조주택 건축을 조건으로 전체 목재사용량의 30% 이상을 국산 목재로 사용하면 신청할 수 있다. 신청은 관할 산림조합중앙회나 지역 산림조합으로 하면 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노동부 “최저임금에 주휴수당 포함” 입법예고...

    정부가 고시하는 최저임금에 주휴수당(일주일에 15시간 일하면 지급되는 하루 치 임금)이 포함된다. 사실상 주휴수당을 합한 금액이 최저임금이 된다는 뜻이다. 고용노동부는 10일 이런 내용을 담은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최저임금을 주 또는 월 단위로 환산할 때 소정근로시간과 소정근로시간 외에 유급으로 주어지는 시간(주휴수당)을 합산한다. 이에 따라 내년 최저임금은 시급 8350원이지만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실제로는 1만20원이 된다. 월급으로는 174만 5150원, 연봉은 2094만 1800원이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로 일주일 이상 일하는 근로자에게는 최저임금에 주휴수당을 합산해서 지급해야 한다는 점이 공식화됐다. 그동안 고용부는 주휴수당은 최저임금이 아니라 근로기준법에 정한 또 다른 임금이라는 입장을 취해왔다. 법이 다르기 때문에 묶어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학계와 경영계 등에서는 “고용부의 행정해석상 꼼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을 제기해 왔다. 한편, 최저임금 결정을 격년제로 해 업종별·연령별로 의무 적용하고, 주휴수당도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이 추진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이자 자유한국당 소속인 김학용 의원은 10일 이같은 내용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개정안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비임금 근로자와 고용 취약계층 근로자들과 간담회 내용을 토대로 마련된 것이다. 개정안 주요 내용은 임의규정으로 되어 있는 업종별 적용을, 근로자 연령별 적용을 추가해 의무 적용하도록 했다. 외국인 근로자가 단순 노무를 하거나 수습을 시작한 날부터 2년 이내인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최저임금 비율을 달리 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현행 ‘근로기준법’ 제55조 제1항에 따라 유급으로 처리되는 휴일에 지급하는 주휴수당을 최저임금에 산입하도록 명시했다. 최저임금 결정도 매년 하던 것을 격년제로 바꿔 시행하게 했다. 김 위원장은 “최저임금 인상의 좋은 취지를 살려나가려면 현실에 벗어난 정책은 과감히 수정할 필요가 있다”며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검증되지 않은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바람에 정작 피해는 서민들이 보고 있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베델 영국 진짜 생가는 ‘54번지 에저턴 빌라’

    베델 영국 진짜 생가는 ‘54번지 에저턴 빌라’

    56번지 주인이 직접 등본 확인해 연락‘독립운동가 베델이 나고 자란 영국 집 찾았다’ 기사<서울신문 7월 19일자 1면>에서 대한매일신보 설립자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이 태어난 영국 브리스톨 자택 ‘에저턴 빌라’의 정확한 위치는 ‘에저턴 로드 56번지’가 아니라 바로 옆집인 ‘54번지’로 확인됐다. 9일 ‘밀턴빌라’(56번지 주택) 소유주인 영국인 데이비드 몰링에 따르면 과거에 두 집(54번지 에저턴 빌라·56번지 밀턴 빌라)이 하나로 묶여 거래됐는데, 이 때문에 브리스톨시 당국과 54·56번지 집주인들이 서울신문 취재 당시 주택 이름을 구분하는 데 혼란을 겪었다. 몰링은 이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브리스톨 시청을 찾아가 에저턴 빌라의 정확한 위치가 적혀 있는 등기부등본을 촬영해 보내왔다. 몰링은 “내가 사는 마을에 베델과 같은 놀라운 인물의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면서 “한국 기자들을 다시 만나 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앞서 베델 연구 1인자로 불리는 정진석(79) 한국외국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명예교수는 1980년대에 ‘브리스톨 인명록’에서 베델의 생가 이름이 ‘에저턴 빌라’였다는 사실을 찾아냈다. 하지만 현 영국 주소명에서 이 명칭이 사라져 생가를 특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82년 전 손기정 영상 고화질 복원

    82년 전 손기정 영상 고화질 복원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이달 9일 손기정(1912~2002) 선수의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 82주년을 맞아 다큐멘터리 영화 필름 ‘민족의 제전’과 베를린 올림픽 우승 상장 등 역사적 기록물 4건을 복원·복제했다고 8일 밝혔다. 총 23분 분량의 영화 필름 보존 상태를 검사한 결과 1936년 제작된 16㎜ 규격 초산염 필름 재질 특성상 이미지가 훼손될 위험이 컸다. 이에 따라 국가기록원은 초산억제제를 투입하고 보존 처리를 수행해 다큐멘터리 영화 필름 수명을 연장했다. 이어 해당 영상을 고해상도(4K) 디지털 파일로 변환하고, 손 선수가 결승점을 통과한 직후 표정이 담긴 장면은 한 프레임씩(총 137프레임) 수작업을 통해 영상을 복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주 52시간이 뭐예요” 지자체 소방·시설관리 月77.6시간 초과근무

    소방이나 시설관리 등 조를 나눠 하루 24시간을 모두 일하는 지방자치단체 현업직 공무원들의 월평균 초과근무시간이 77.6시간에 달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연평균 연가사용일이 5.5일에 그치는 등 장기간 근로가 만연했다. 행정안전부는 지자체 공무원들의 근무시간을 줄이고자 ‘지방자치단체 근무혁신 종합대책’을 마련해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현업직 초과근무 만연… 일반직 2.8배 지난해 행안부가 243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근무시간 실태를 조사한 결과 소방·상하수도·시설관리·재난관리 등 현업직 공무원은 월평균 77.6시간 초과근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현업직의 월평균 초과근무시간은 28.1시간이었다. 세종과 경기 지역 현업직 공무원이 각각 95.6시간, 95.8시간 초과근무를 하는 것을 비롯해 서울과 대전, 충남, 경북, 경남 지역에서 현업직 월평균 초과근무가 80시간을 넘었다. 지자체 공무원에게 부여된 연가는 평균 19.8일이었지만 사용일수는 평균 8.4일에 불과했다. ●행안부, 연가 사용 등 근로 단축안 추진 행안부는 조사 결과에 따라 불필요한 초과근무를 줄이기 위해 ‘복무혁신’을 추진하기로 했다. 부서별로 최근 3년간 초과 근무시간 평균을 고려해 일정한 초과근무시간 총량을 정하고 그 한도 안에서 초과근무를 승인하도록 하는 등 부서장의 관리·책임을 강화한다. 또 연가 신청 시 적어야 했던 사유란을 없애고 간부공무원이 솔선수범해 연가를 사용하게 하는 등 자유로운 연가 사용 분위기를 조성하기로 했다. 보고서는 핵심 정보 위주로 실용적으로 작성하고 회의도 최소화해 업무 집중도를 높인다. 지자체는 이번 대책을 바탕으로 자체근무혁신 방안을 마련해 추진한다. 정부는 추후 지자체별로 초과근무와 연가 사용 실적 등 정보를 공개할 계획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볼턴 “트럼프, 김정은에게 보낸 친서에 폼페이오 방북 제안”

    볼턴 “트럼프, 김정은에게 보낸 친서에 폼페이오 방북 제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6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언제든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향해 문을 활짝 열어놓았고, 그 문을 통과하는 것은 북한에 달려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싱가포르에서 한 약속을 완수하고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면 가질 수 있는 미래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는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폼페이오 장관이 리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대북 제재의 효과가 약화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은 최근 논란이 된 북한산 석탄의 반입 의혹과 관련, “우리는 여전히 모든 (대북) 제재 조치의 엄격한 이행을 원한다”며 “해당 지역에 있는 모든 국가와 계속해서 그것(제재 이행)의 중요성을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재의 효과가 약화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약속한 대로 진전을 보이고 비핵화하기를 바란다. 우리가 원하는 건 실행(a matter of performance)이지 수사(rhetoric)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볼턴 보좌관은 특히 “제재를 엄격하게 유지하기 위해 강제 조치를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턴 보좌관은 같은 날 PBS 방송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폼페이오 장관을 평양으로 보내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나게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싱가포르(북미정상회담)와 관련해 중요한 것은 비핵화하겠다는 북한의 약속이지만, 그들은 아직 그 일을 하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6·12 북미정상회담 직전에 이뤄진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는 국제 참관인단이 없었기 때문에 유효한 조치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에는 전문가가 아닌 외신 기자들만 참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미사여구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이 우리와 한국에 한 비핵화 약속을 실행할 것을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볼턴 보좌관은 CNN 방송에도 출연해 북한과 이란의 핵·미사일 협력 가능성을 지적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볼턴 보좌관은 CNN에 “역사적으로 이란과 북한은 핵무기 운반 시스템인 탄도미사일에서 협력해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북한의 시리아 원자로 건설을 예로 들며 “핵과 관련해서도 그들이 함께 일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란과 북한에 대한 대응은 정확히 똑같다고 생각한다. 운반 가능한 핵무기 추구를 포기하게 만들기 위해 두 정권에 최대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출구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이란과 북한 지도자와 대화하겠다는 우리의 용의는 변함 없다”며 대화 여지를 열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8월 8일, 그 섬에 가고 싶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8월 8일 ‘섬의 날’을 1년 앞두고 정부가 다양한 섬 발전 계획을 마련했다. 행정안전부는 ‘지속 가능한 섬’과 ‘살고 싶은 섬’, ‘가고 싶은 섬’, ‘발전하는 섬’ 등 4개 과제를 중심으로 한 ‘섬 발전 추진대책’을 7일 발표했다. 지난 3월 도서개발촉진법이 개정되면서 8월 8일이 ‘섬의 날’로 지정됐다. 법이 다음달부터 시행됨에 따라 내년 8월 8일에 첫 ‘섬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다. 우선 ‘지속 가능한 섬’을 만들기 위해 트레킹 코스를 개발하고 어촌 체험마을을 확대하는 등 체험형 관광상품을 마련한다. 차량 진입이 가능한 선착장을 확충하고 노후 여객선 현대화 사업도 추진한다. ‘살고 싶은 섬’을 실현하기 위해 섬 간 협력사업을 확대하고 활동가와 전문가, 주민 간 협력 네트워크도 구축한다. ‘가고 싶은 섬’을 위해 관광객 운임 지원을 확대하고 ‘휴가철 찾아가고 싶은 33섬’ 등 홍보도 강화한다. ‘발전하는 섬’을 만들기 위해 섬 발전 연구·진흥원 설립을 검토하고 마스터플랜을 마련해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섬 정책을 추진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주민등록인구 5177만여명…71년생 가장 많아

    주민등록인구 5177만여명…71년생 가장 많아

    2017년 말 기준…71년생 94만 4179명 전국 평균 나이 41.5세…1년새 0.5세 늘어지난해 말 기준 대한민국 주민등록인구는 5177만여명으로 이 가운데 ‘철수와 영희’ 세대인 1971년생이 가장 많았다. 시·도별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은 지역은 세종이고, 가장 높은 곳은 전남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는 2017년 말 기준 주민등록인구와 전국 행정구역, 공무원 정원, 지방자치단체 예산 등 행정안전 부문 통계를 망라한 ‘2018 행정안전통계연보’를 7일 공개했다. 주민등록인구는 5177만 8544명으로 전년 대비 0.2% 늘었다. 가구당 인구수는 2.39명으로 전년 대비 0.04명 줄었다. 전국 평균 나이는 41.5세로 1년 전보다 0.5세 높아졌다. 시·도별 평균 연령은 세종이 36.7세로 가장 낮았고 전남이 45세로 가장 높았다. 인구가 가장 많은 연령은 46세로 94만 4179명이었다. 이들은 1971년생 돼지띠로 ‘철수와 영희’ 세대로도 불린다. 철수와 영희는 1970년대까지 흔했던 남녀 어린이 이름으로,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등장했다. ‘철수와 영희’ 세대는 1970년대 초반 2차 베이비붐 시기에 태어난 이들로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뉜 2부제 초등학교를 다녔고 대입학력고사를 치렀다. 1990년대 고도성장의 과실과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의 고통을 함께 맛봤다. 공무원 정원은 104만 8831명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이 가운데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정원은 31만 6853명으로 3.1% 늘었다. 2018년 지자체 예산은 210조 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9.1% 늘었다. 특히 사회복지예산이 전년 대비 15.5% 증가해 전체 예산 가운데 27.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자체 재정자립도는 평균 53.4%였다.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서울이 82.5%로 가장 높았고 전남이 20.4%로 가장 낮았다.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서울 강남구가 67.9%로 가장 높았고, 전남 구례군이 8.5%로 가장 낮았다. 지난해 지방세 징수액은 80조 4000억원(잠정치)으로 전년보다 약 6.5% 늘었다. 지난해는 자연재해로 1873억원 규모의 재산 피해가 발생해 복구비 4997억원이 투입됐다. 특히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한 사회 재난이 모두 16건으로 1092억원의 재산 피해를 낳았다. 행정안전통계연보는 각 공공기관과 도서관 등에 책자 형태로 배부된다. 행안부 홈페이지(mois.go.kr)에서도 전자파일 형태로 확인할 수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인사처 신임 대변인 선근형씨 임명

    인사처 신임 대변인 선근형씨 임명

    인사혁신처는 신임 대변인에 선근형(42) 카카오 미디어전략파트장을 임명한다고 7일 밝혔다. 경향신문 기자 출신인 선 신임 대변인은 태광그룹과 이노션, 카카오 등 민간 기업에서 온·오프라인 홍보 업무를 담당한 홍보 전문가다. 선 대변인은 “언론사와 기업에서 근무하며 축적한 경험과 감각을 바탕으로 정부 인사 혁신을 널리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사우나 정부청사’ 시원해지겠네

    [서울신문 보도 그후] ‘사우나 정부청사’ 시원해지겠네

    김부겸 장관 “사무실 냉방 현실화”냉방시간 오후 7시까지 신축 연장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사우나 사무실에서 고통받는 공무원’ 기사와 관련해 “정부청사를 비롯한 공무원 사무실의 냉방을 현실화하겠다”고 7일 밝혔다. 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는 평일 오전 8시 30분~오후 5시 30분인 냉방 시간을 오후 7시까지 90분 더 연장한다”면서 “다른 청사들도 개별 사정에 따라 냉방 시간을 신축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정부세종청사에서도 60분 더 연장한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냉방 시설을 가동하기로 했다. 그는 또 “(사무실에서 개인 선풍기를 돌리지 않아도 되도록) 실제 사무실 온도를 좀더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주말엔 냉방기를 가동하지 않기로 해 당직 근무자들은 여전히 찜통 더위를 견뎌야 한다. 행안부에 따르면 올해 정부서울청사의 냉방 공급 기간은 6월부터 9월까지 총 4개월이다. 냉방 시설 설정 온도는 ‘공공기관 에너지 이용 합리화 추진에 대한 규정’에 따라 반드시 28도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PC나 노트북, TV 등 전자제품에서 나오는 열이 더해져 사무실 온도가 30도를 훌쩍 넘는다. 결국 공무원들은 더위를 식히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개인용 선풍기를 사용하는데, 사무실마다 냉방기와 별도로 수십대의 선풍기가 함께 돌아가는 진풍경이 연출돼 ‘전력 낭비’ 논란이 일었다. 전기를 아끼려고 만든 규정이 되레 전기 낭비를 초래한 셈이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주민등록인구 5177만여명… 71년생 가장 많아

    주민등록인구 5177만여명… 71년생 가장 많아

    2017년 말 기준…71년생 94만 4179명 전국 평균 나이 41.5세…1년새 0.5세 늘어지난해 말 기준 대한민국 주민등록인구는 5177만여명으로 이 가운데 ‘철수와 영희’ 세대인 1971년생이 가장 많았다. 시·도별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은 지역은 세종이고, 가장 높은 곳은 전남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는 2017년 말 기준 주민등록인구와 전국 행정구역, 공무원 정원, 지방자치단체 예산 등 행정안전 부문 통계를 망라한 ‘2018 행정안전통계연보’를 7일 공개했다. 주민등록인구는 5177만 8544명으로 전년 대비 0.2% 늘었다. 가구당 인구수는 2.39명으로 전년 대비 0.04명 줄었다. 전국 평균 나이는 41.5세로 1년 전보다 0.5세 높아졌다. 시·도별 평균 연령은 세종이 36.7세로 가장 낮았고 전남이 45세로 가장 높았다. 인구가 가장 많은 연령은 46세로 94만 4179명이었다. 이들은 1971년생 돼지띠로 ‘철수와 영희’ 세대로도 불린다. 철수와 영희는 1970년대까지 흔했던 남녀 어린이 이름으로,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등장했다. ‘철수와 영희’ 세대는 1970년대 초반 2차 베이비붐 시기에 태어난 이들로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뉜 2부제 초등학교를 다녔고 대입학력고사를 치렀다. 1990년대 고도성장의 과실과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의 고통을 함께 맛봤다. 공무원 정원은 104만 8831명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이 가운데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정원은 31만 6853명으로 3.1% 늘었다. 2018년 지자체 예산은 210조 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9.1% 늘었다. 특히 사회복지예산이 전년 대비 15.5% 증가해 전체 예산 가운데 27.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자체 재정자립도는 평균 53.4%였다.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서울이 82.5%로 가장 높았고 전남이 20.4%로 가장 낮았다.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서울 강남구가 67.9%로 가장 높았고, 전남 구례군이 8.5%로 가장 낮았다. 지난해 지방세 징수액은 80조 4000억원(잠정치)으로 전년보다 약 6.5% 늘었다. 지난해는 자연재해로 1873억원 규모의 재산 피해가 발생해 복구비 4997억원이 투입됐다. 특히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한 사회 재난이 모두 16건으로 1092억원의 재산 피해를 낳았다. 행정안전통계연보는 각 공공기관과 도서관 등에 책자 형태로 배부된다. 행안부 홈페이지(mois.go.kr)에서도 전자파일 형태로 확인할 수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우나 사무실’서 고통받는 공무원

    ‘사우나 사무실’서 고통받는 공무원

    서울청사 냉방 9시간… 폭염땐 30분 연장 PC 열기에 30도 훌쩍… 개인 선풍기 의존 주말엔 냉방 안 돼 당직자 40도 견뎌야 전기 낭비 초래… 에너지 효율 정책 역행 “더위가 공무원 피해 가나” 현실화 목소리국내 기상관측 114년 만에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자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긴급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이들과 일하는 공무원들은 경직된 규정에 갇혀 찜통 같은 사무실에서 무더위에 고통받고 있다. 고령자·임신부 공무원들을 위해서라도 냉방온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행안부에 따르면 올해 정부서울청사의 냉방공급 기간은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이다. 냉방시설 가동 기준 온도는 26도인데, 냉방시설 설정 온도는 ‘공공기관 에너지이용합리화 추진에 대한 규정’에 따라 28도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어린이집이나 민원실 등 일부 시설은 예외를 적용해 24도 이상으로 관리한다. 냉방 시간은 평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9시간인데 새벽에도 30도가 넘는 현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폭염 때 냉방 시간을 하루 30분 정도 연장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대응책도 없다. 특히 주말에는 냉방을 제공하지 않아 당직 근무자가 40도에 달하는 폭염을 맨몸으로 견뎌야 한다. 다른 청사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냉방시설 설정 온도가 28도 이상으로 정해져 있다 보니 PC나 노트북, TV 등 전자제품에서 나오는 열이 더해지면 사무실 온도는 30도를 훌쩍 넘긴다. 실제로 서울청사 내 사무실에 들어가면 습식 사우나에 들어온 것처럼 후텁지근한 열기가 느껴진다. 냉방 온도를 낮추면 간단히 해결되지만 에너지이용합리화 규정에 가로막혀 인위적인 조작이 불가능하다. 결국 공무원들은 궁여지책으로 개인용 선풍기를 구입해 사용한다. 사무실에는 냉방기와 별도로 수십대의 선풍기가 함께 돌아가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선풍기 모터 열로 인해 사무실이 더욱 더워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전기를 아끼려고 만든 규정이 되레 전기 낭비를 초래하는 비효율을 만들어 내는 셈이다. 경기 파주에 사는 주민 안모(45)씨는 “며칠 전 동네 행복센터(주민센터)에 갔더니 공무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선풍기를 한 대씩 옆에 두고 돌리고 있었다”면서 “기후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규정을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지키기보다는 차라리 심야 냉방시설을 갖춰 값싼 전기로 냉방 시간을 늘리고 냉방 온도도 낮추는 게 현실적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행안부 한 공무원은 “몇 년 전에는 전력이 모자란다고 청사에서 PC 이외의 전원을 모두 다 내리고 일하게 한 적도 있었다”면서 “더위가 공무원이라고 피해 가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 이제 장관이나 차관이 나서서 결단해 줘야 한다”고 토로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설정 온도 28도 ‘사우나 사무실’서 고통받는 공무원

    설정 온도 28도 ‘사우나 사무실’서 고통받는 공무원

    국내 기상관측 114년 만에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자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긴급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이들과 일하는 공무원들은 경직된 규정에 갇혀 찜통 같은 사무실에서 무더위에 고통받고 있다. 고령자·임신부 공무원들을 위해서라도 냉방온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6일 행안부에 따르면 올해 정부서울청사의 냉방공급 기간은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이다. 냉방시설 가동 기준 온도는 26도인데, 냉방시설 설정 온도는 ‘공공기관 에너지이용합리화 추진에 대한 규정’에 따라 28도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어린이집이나 민원실 등 일부 시설은 예외를 적용해 24도 이상으로 관리한다. 냉방 시간은 평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9시간인데 새벽에도 30도가 넘는 현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폭염 때 냉방 시간을 하루 30분 정도 연장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대응책도 없다. 특히 주말에는 냉방을 제공하지 않아 당직 근무자가 40도에 달하는 폭염을 맨몸으로 견뎌야 한다. 다른 청사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냉방시설 설정 온도가 28도 이상으로 정해져 있다 보니 PC나 노트북, TV 등 전자제품에서 나오는 열이 더해지면 사무실 온도는 30도를 훌쩍 넘긴다. 실제로 서울청사 내 사무실에 들어가면 습식 사우나에 들어온 것처럼 후텁지근한 열기가 느껴진다. 냉방 온도를 낮추면 간단히 해결되지만 에너지이용합리화 규정에 가로막혀 인위적인 조작이 불가능하다. 결국 공무원들은 궁여지책으로 개인용 선풍기를 구입해 사용한다. 사무실에는 냉방기와 별도로 수십대의 선풍기가 함께 돌아가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선풍기 모터 열로 인해 사무실이 더욱 더워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전기를 아끼려고 만든 규정이 되레 전기 낭비를 초래하는 비효율을 만들어 내는 셈이다. 경기 파주에 사는 주민 안모(45)씨는 “며칠 전 동네 행복센터(주민센터)에 갔더니 공무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선풍기를 한 대씩 옆에 두고 돌리고 있었다”면서 “기후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규정을 눈 가리고 아웅식으로 지키기보다는 차라리 심야 냉방시설을 갖춰 값싼 전기로 냉방 시간을 늘리고 냉방 온도도 낮추는 게 현실적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행안부 한 공무원은 “몇 년 전에는 전력이 모자란다고 청사에서 PC 이외의 전원을 모두 다 내리고 일하게 한 적도 있었다”면서 “더위가 공무원이라고 피해 가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 이제 장관이나 차관이 나서서 결단해 줘야 한다”고 토로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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