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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MC미디어, 광고 플랫폼 브이원(V-1) 고도화로 광고 집행 영역 확대

    디지털 광고 플랫폼 전문기업 DMC미디어가 기존에 운영 중인 동영상 광고 플랫폼 ‘브이원(V-1)’의 커버리지와 타겟팅을 강화하는 고도화를 통해 해외 프리미엄 콘텐츠에도 광고를 집행할 수 있도록 해 동영상 콘텐츠의 광고 집행 영역을 확대하고 나섰다. V-1은 이번 고도화를 통해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반영한 동영상 광고를 SBS, BBC, FOX, 디스커버리 등 국내외 프리미엄 콘텐츠에 송출이 가능해졌다. 이와 같은 주요 기능들을 통해 V-1은 먹방, 뷰티, 튜토리얼 콘텐츠뿐 아니라, 반려동물, 해외 드라마 등 다양한 동영상 콘텐츠 소비가 일상에 파고든 상황에서 광고 운영의 경쟁력이 배가된 동영상 광고 플랫폼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V-1의 고도화를 통해 DMC미디어는 ‘스마트미디어렙(SMR)’ 공식 파트너로서 SBS, KBS, MBC, CJ ENM, 종합편성채널 등의 TV콘텐츠는 물론 네이버TV, 카카오TV, 아프리카TV, 곰TV 등 국내 주요 동영상 매체 내 콘텐츠, 그리고 유튜브 및 글로벌 콘텐츠 미디어의 프리미엄 콘텐츠들까지 동영상 광고 시장 전체를 커버할 수 있게 됐다. V-1은 PC와 모바일, TV디바이스를 아우르며 동영상 콘텐츠 앞에 5초~15초 가량 광고를 노출하는 프리롤(Pre-Roll)과 뉴스 기사 같은 콘텐츠 중간에 동영상광고를 삽입하는 네이티브 애드(Native AD), 스마트폰이나 테블릿PC 등의 애플리케이션에 삽입하는 인앱(In-App)광고까지 모든 동영상 광고 영역의 커버리지를 확보하여 최적화된 캠페인 집행이 가능한 동영상 광고 플랫폼이다. 또한 V-1은 동영상 콘텐츠 이용자의 관심사, 디바이스, 이용 시간과 요일에 따라 맞춤형으로 광고를 노출하는 정교한 타겟팅이 가능하고 CPCV(Cost-Per-Completed-View ad unit, 클릭 또는 시청)의 과금 방식으로 사용자가 광고를 클릭하거나 15초 이상 시청한 광고에 대해서만 비용을 청구해 광고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DMC미디어 관계자는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이 변화됨에 따라 ‘왕좌의 게임’ 같은 해외 프리미엄 콘텐츠나 ‘동물농장’ 같은 반려동물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동영상 광고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단순 채널 확대보단 기존과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해 다양한 영역을 망라하는 플랫폼을 활용한 동영상 광고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성공률 96%, 2분 만에 ‘꿀잠’ 자는 비법

    [건강을 부탁해] 성공률 96%, 2분 만에 ‘꿀잠’ 자는 비법

    극심한 수면장애에 시달리는 현대인이 갈수록 늘어나는 가운데, 단 2분 만에 ‘꿀잠’에 드는 방법이 소개돼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영국 일간지 메트로 등 해외 언론에 갈수록 증가하는 수면장애 환자에 대해 언급하며 다시금 주목한 이 방법은 1981년에 처음 소개됐지만 주로 일반인이 아닌 군인들, 특히 수면장애를 앓고 있거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PTSD)에 노출된 군인들에게 적용됐었다. 1981년 발간된 책인 ‘릴랙스 앤드 윈’(Relax and Win: Championship Performance)은 미국의 유명 육상감독이었던 로이드 버드 윈터가 쓴 책으로, 2분 만에 잠들 수 있도록 돕는 미군의 오랜 ‘비법’을 소개한다. 언제 적군이 들이닥칠지 모르는 전쟁터에서도 유용하게 쓰인 미군의 수면 유도법은 이 방법을 실천한 지 6주 만에 성공률 96%를 자랑한다. 당초 로이드 버드 윈터는 긴장과 피로 탓에 군용기를 조종하는 조종사들이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2분 만에 잠드는 비법을 개발했다. 이 방법은 먼저 혀와 턱, 눈 주위 등 얼굴의 모든 근육을 편안하게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두 번째 단계는 양쪽 어깨와 양쪽 팔 근육을 최대한 늘어뜨려 이완시킨다. 세번째 단계는 숨을 내뱉어 가슴을 편안하게 만든 뒤 허벅지부터 시작해 무릎과 종아리, 발까지 다리 전체를 편안하게 내려놓고 근육을 이완시킨다. 이 모든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치 뼈가 없는 연체동물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이다. 약 10초간 위의 단계를 실시하고 난 뒤, 파란 하늘 아래, 잔잔한 호수 위 카누에 누워있는 자신을 상상하며 머릿속을 비운다. 또는 칠흙같은 어둠 속에 설치된 거대한 검은색 해먹에 누워있다는 상상을 한다. 이때 스스로 위의 이미지 외에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도록 ‘생각하지 말자’를 되뇌이는 것도 머리를 비우는데 도움이 된다. 근육 이완 단계와 이미지 트레이닝 단계를 6주간 반복하자, 실험군의 96%가 2분 내에 수면 상태가 됐다는 것이 ‘릴랙스 앤드 윈’ 저자의 주장이다. 특히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를 마시거나 전쟁터에서 들을 수 있는 포성과 같은 시뮬레이션 소음 상태에서도 실험군 대부분이 2분 만에 잠이 들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수면장애는 당뇨와 비만, 심장질환과 뇌졸중 등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으며, 대체로 하루 7~9시간의 수면을 권장하고 있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상호금융, 2012년 대표이사 체제 전환…서민금융기관으로 발돋움

    농협상호금융은 1960년대 농촌에 만연했던 고리사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당시 농촌은 소득수준이 낮아 자기자본만으로는 농업 경영비를 충당하기 어려웠고, 대금업자나 이웃에게 높은 이자로 돈을 빌리기 일쑤였다. 일반적으로 상호금융(Cooperative Banking)이란 협동조합의 구성원 간 자금융통을 통해 자금이 부족하거나 남는 상황을 해결하려는 상호부조적 금융업무를 뜻한다. 농촌의 여유자금, 사채자금을 저축으로 흡수한 뒤 대출이 급한 농업인에게 저리로 빌려주는 것이 기본 구조다. 예수금 3억원, 대출금 3억원, 전국 150개 조합으로 출발한 농협의 상호금융은 1969년 도입 직후부터 사금융 수요를 흡수해 3년 만에 예수금과 대출금 잔액이 각각 100억원을 돌파하면서 정착 단계에 들어섰다. 이때부터 상호금융은 지역금융으로서 지역 내 자금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순환하도록 도우면서 지역균형발전에도 큰 역할을 하게 된다. 상호금융은 1982년 자기앞수표를 발행하고 1989년 비과세예금 판매를 시작하면서 농민들의 자산 형성에 기여했다. 특히 농촌경제 활성화를 위한 농업 관련 정책자금을 정부로부터 농가에 연결하는 역할을 하며 농민과의 접점을 더욱 넓혔다. 1990년대 이후로는 농민뿐 아니라 지역 서민들을 위한 카드, 외환 등 금융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서민금융기관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7월 기준 1123개 농·축협, 4696개 영업점을 보유하며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금융소외지역에서도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다. 예수금 309조원, 대출금 239조원, 활동고객수는 1853만명이다. 농협상호금융은 2012년 농협중앙회가 사업을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으로 분리하는 구조개편 과정에서 상호금융총본부가 아닌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2011년 농업협동조합법 개정에 따라 농협중앙회는 농협경제지주와 농협금융지주에 각 사업을 이관하면서 ‘1중앙회 2지주회사’ 형태를 갖췄는데, 상호금융은 신용사업 중 유일하게 중앙회 내에 남게 됐다. 당시 조직개편은 중앙회 사업이 수익사업과 비수익사업으로 섞여 있어 경영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중앙회가 신용사업에 치중해 협동조합 본연의 역할인 유통 등 경제 사업에 소홀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결국 교육지원 업무와 상호금융 업무를 중앙회에 남긴 채 경제·금융지주를 신설해 전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편이 이뤄졌다. 상호금융사업도 별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지만, 일선조합에 대한 지도·감독 기능이 분산돼 비효율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이 더 우세했다. 현재 농협경제지주 아래 하나로유통, 남해화학 등 20개 자회사가 있다. 농협금융지주는 NH농협은행, NH투자증권 등 8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중앙회는 두 지주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지만 예산이나 인사 등 주요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다만 중앙회는 조합원에 대한 지원 및 지도사업에 필요한 재원 명목으로 금융지주 자회사로부터 영업수익 또는 매출액의 2.5% 이내에서 일종의 ‘브랜드 사용료’를 받고 있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지자체 사무실도 청년창업자·사회적기업에 ‘반값 임대’

    지자체 사무실도 청년창업자·사회적기업에 ‘반값 임대’

    대여 공간 일반재산→행정재산 확대 수의계약 허용·총재산가격 시세 반영 감정평가 유효기간도 ‘3년 이내’ 명시 취준생 등 ‘일자리 창출’에 기여 기대서울에 사는 취업준비생 김모(30)씨는 최근 진로를 바꿔 친구들과 창업하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도심 임대료가 워낙 비싸다 보니 조그마한 사무실 하나를 빌리는 것도 쉽지 않았다. 앞으로는 시와 구 등이 임대료 걱정을 덜도록 청년 창업자와 사회적기업을 대상으로 시세의 반값에 사무 공간을 임대한다. 지방자치단체는 청사나 공공건물의 남는 공간을 김씨와 같은 미취업 청년과 ‘사회적기업’ 운영자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임대료도 기준 가격의 50%까지 깎아줄 수 있다. 행정안전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다음달 15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4일 밝혔다. 개정안은 청년 창업과 사회적경제 성장을 돕기 위해 이들에게 제공하는 자지체 자산 범위를 넓히고 사용료도 경감해 주는 게 핵심이다. 공유재산(지방자치단체 소유 자산)을 활용해 일자리를 늘리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취지라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우선 미취업 청년들이 지자체 청사나 공공기관 건물 등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게 공유재산 임대 때 수의계약(경매·입찰 등 절차를 거치지 않고 상대방을 임의로 선택해 맺는 계약)을 허용한다. 지금까지는 일반재산(나대지 등 공공목적으로 쓰지 않는 공유재산)에 한해서만 수의계약이 가능했지만 이번 개정안은 이를 행정재산(청사 건물 등 지자체가 공공목적으로 쓰는 공유재산)으로 확대했다. 지자체 조례를 통해 최대 50% 범위에서 임대료를 줄여주는 근거도 마련했다. 사회적기업과 사회적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 등 이른바 ‘대안 기업’ 종사자에게도 수의계약과 임대료 경감 등 미취업 청년과 같은 수준의 혜택을 제공한다. 여기에 소규모 공유재산 수의계약을 활성화하고자 사용·대부 기준을 현실화한다. 지금까지는 수의계약 때 ‘대장가격’(취득 때 장부가격)을 기준으로 임대료 등을 매겼지만, 앞으로는 ‘총재산가격’(물가상승과 감가상각비 등을 반영한 실제가격)으로 바꾼다. 지방에서는 땅값이 크게 오르지 않았기 때문에 총재산가격을 반영하면 공유재산 임대료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행안부는 내다봤다. 이 밖에 공유재산 사용·대부를 위해 실시한 감정평가 적용 유효기간을 3년 이내로 명확히 했고, 경작용 공유재산 평가 기준이 되는 ‘농업총수입’에서 농지 산출물과 관련 없는 축산수입·농업잡수입 등은 빼기로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지구를 보다] 온실가스가 부글부글…섬뜩한 북극권 호수

    [지구를 보다] 온실가스가 부글부글…섬뜩한 북극권 호수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최근 북극권 호수의 섬뜩한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얼음으로 덮여있어야 할 호수가 녹아서 물 위로 거품이 부글부글 일며 가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포브스에 따르면, 이는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북극권에서 온실가스가 이례적인 속도로 방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NASA의 자금지원을 받고 있는 북극권 조사 프로그램 ‘북극-북방 취약성 실험’(ABoVE·Arctic-Boreal Vulnerability Experiment)에 소속된 국제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거기에는 북극의 영구 동토가 녹아 생긴 호수에서 메탄가스와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의 방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북극권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양의 유기탄소가 얼음 속에 갇혀있는 곳 중 하나다. 아마존 열대 우림에서는 나무가 죽으면 박테리아들이 이를 분해하고 이산화탄소를 내뿜어도 다른 나무들이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한다. 반면 북극권의 경우 나무나 해조류, 또는 동물 등 무언가가 죽으면 즉시 얼어붙는다. 이 때문에, 북극의 두꺼운 얼음 속에는 지난 몇만 년 동안 유기탄소가 저장돼 온 것이다. 그런데 영구 동토가 녹기 시작하면 박테리아들이 깨어나서 유기탄소를 먹기 시작하고,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가 배출된다.이번 영상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북극의 영구 동토가 녹아 그 결과 지금까지 지하에 잠들어있던 가스가 방출하는 모습이다. 호수 밑 침전물이 녹기 시작하면 그야말로 온실가스 배출 공장이 되는 것이다. 또 연구팀은 영구 동토층에 있는 융해호(thermokarst lake)에 대해서 조사했다. 영구 동토가 녹으면 대량의 물이 방출돼 주변 지반의 저하를 일으킨다. 작은 융해호가 더 큰 호수를 만들어 영구 동토의 융해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연구팀은 이런 현상이 지구 온난화를 더 크고 빠르게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영구 동토의 융해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황제 납치 프로젝트5] 고종 만나러 덕수궁에 들어간 소녀

    [황제 납치 프로젝트5] 고종 만나러 덕수궁에 들어간 소녀

    서울신문은 일제 침략 당시 독립운동가의 활약을 소재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발굴했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시나리오 작가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이고, 두 소설의 주인공은 모두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를 창간해 우리 민족 항일의식을 고취한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 소설에는 베델뿐 아니라 ‘고종의 밀사’로 잘 알려진 호머 허버트(1863~1949), 노골적 친일 행보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살된 더럼 화이트 스티븐슨(1851-1908),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1841~1909), 을사늑약 직후 자결한 충신 민영환(1861~1905) 등 역사적 인물이 모두 등장합니다. 최근에야 국내외에 알려진 고종의 연해주 망명 시도 등 극비 내용도 담겨 있어 학계에 관심을 모읍니다. 서울신문은 이 소설 가운데 하나인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12월 출간, 원제 : The cat and the king, 부제 : Billy and Bethell)를 번역해 연재 형태로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5회>소녀는 서울에 온 지 이틀만에 황제가 있는 덕수궁에 들어갈 수 있었다. 스티븐슨(더럼 화이트 스티븐슨)이 그녀가 왕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놔준 덕분이었다. 사실 스티븐슨 입장에서는 그녀의 미인계에 넘어가 큰 실수를 한 것이었다. 그는 조선 정부를 감시하러 온 일본 고문들을 도와주는 일을 했다. 매우 영민했고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도 국제정세의 맥을 정확히 짚어냈다. 도쿄의 내각은 오랫동안 진흙탕 속에 빠진 서울에서 은밀하게 진행되는 열강의 외교놀음을 파악하고자 그에게 거액을 쏟아부었다. 만약 소녀에게 워싱턴 거물이 보내온 서신이 없었다면 스티븐슨은 그녀의 미모 말고는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소녀가 가져 온 소개장을 확인하고는 자신이 워싱턴과 연이 닿은 것에 흥분해 소녀의 입궁을 도왔다. 소녀는 10월의 어느 맑은 날 아침 왕을 알현하려 궁에 도착했다. 내가 어떻게 소녀를 따라 궁에 들어갔냐고? 원래 난 조선의 황제와 신하들을 만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대한제국 세관을 맡은 ‘골든엄브렐라’(소설 속 가상의 대한제국 세관 관리조직)의 책임자였으니까. 그때 나에게는 “열려라 참깨”와 같은 마법으로 궁궐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특권이 있었다. (편집자주: 실제 이 시기 대한제국은 회계 업무가 가능한 세관원 출신 외국인을 대거 스카우트해 업무를 맡겼습니다. 1883년 우리나라 첫 공식 세관인 인천해관은 조선인이 아닌 10여개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이 주축을 이뤘습니다. 청나라 해관을 모델로 해외 경력자들이 조선으로 들어왔고 조선인도 영어시험을 거쳐 채용됐습니다. 당시 세관은 기상관측과 검역, 항만·등대 관리, 도로 측량, 우편사업 등 정부 업무를 대거 수행했습니다. 이 소설에는 이런 시대적 배경이 담겨 있습니다.) 궁에서 우리를 데리러 관용 마차가 왔다. 나는 마차에 올라타 그녀의 옆에 앉았다. “어서 오세요” 소녀는 내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것은 내가 지금까지 해 본 것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게임이에요. 나는 지금 무척 행복해요. 엄청난 모험을 할 수 있게 돼서죠.” “무섭지 않아요?” 내가 물었다. “며칠 전에 한 일본인이 당신 가방을 뒤지려고 호텔로 숨어들었잖아요. 그 사람은 서울의 있는 일제의 거대한 스파이 조직의 작은 톱니바퀴 하나에 불과해요. 그들이 작심하고 덤빈다면...“ 그녀는 조용히 웃으며 내 말을 가로챘다. “바보들...일본인들은 정말 서툴러요. 이 작은 갈색피부 친구들은 솜씨가 그닥 뛰어나지 않더라고요. 프랑스나 러시아의 예의 바른 비밀 요원들은 사람이 방에서 나갈 때까지 꾹 참고 기다리죠. 트렁크를 뒤지고도 보풀 흔적 하나 남기지 않아요. 하지만 이들은 어떤가요? 어설프게 강도를 보냈다가 결국 지난번 사달이 났어요.” 소녀는 재밌다는 듯 큰 소리로 웃었다. 수백년의 역사를 가진 서울의 황폐하고 구불구불한 거리를 지나 마침내 궁에 다다랐다. 세미라미스(아시리아의 전설상 여왕으로 고대도시 바빌론의 창건자로 전해짐) 공중정원을 연상시키는 청동 장식물(덕수궁 석조전 앞 분수로 추정)이 눈에 들어왔다. 황제를 상하이로 훔쳐갈 임무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나는 그녀의 눈과 목소리, 대담무쌍한 배짱에 매혹됐다. 지금 하려는 일이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빠져나올 수 없는 그녀의 유혹에 말려 들어갔다. 나는 그녀에게 반쯤 넋을 빼앗겼다. 그녀의 미인계에 나도 빠졌다. 파리에서 스스로의 운명을 시험하려 칼을 빼든 삼총사의 달타냥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모든 대신들이 자리한 법궁에서 우리는 하기와라(훗날 2대 조선총독이 되는 하기와라 슈이치)를 찾을 수 있었다. 그는 작고 왜소했지만 서울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보고 듣는 전지전능한 눈과 귀를 가졌다. 그는 고종의 궁에서 가장 정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황제보다 더욱 환하게 웃곤 했다. 마치 이 궁의 진짜 주인은 조선 황제가 아니라 하기와라 자신이라고 말하는 듯 했다. 그가 날카로운 시선을 내뿜으면 왕을 비롯한 궁궐의 모든 이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그가 명령만 내려면 이들은 언제고 죽는 시늉이라도 해야만 했다. 황제(고종)는 조상신보다 하기와라의 날카로운 이빨과 으르렁거리는 목소리를 더 무서워했다.우리는 왕을 만나기 전 겸열자인 하기와라에게 먼저 인사하려고 대기실로 갔다. 고양이가 넘나들 것 같은 문턱이 있는 이곳은 보라색과 파란색이 고풍스럽게 대조를 이뤄 무척 아름다웠다. 나는 하기와라에게 소녀를 소개했다. 소녀가 유혹에 가득 찬 눈길로 그에게 끼를 부렸다. ”오, 하기와라씨! 상하이 영사관에 있는 당신의 친구 미토노가 ‘서울에 가면 당신을 꼭 만나라’고 여러번 말했어요.“ 소녀의 벨벳같은 부드러운 목소리는 고양이의 털처럼 나른했다. “그는 당신이 덕수궁에서 가장 힘이 센 사람이라고 알려줬어요. 결코 여성의 매력에 넘어가지 않는 엄격한 분이시라는 것도요. 내가 당신의 마음을 얻으려면 아주 특별한 여자가 돼야 한다고도...” “아, 그렇습니까?” 하기와라는 너무도 큰 기쁨에 웃음을 참지 못했다. ‘이게 왠 횡재냐’는 반응이었다. 소녀가 말을 이었다. “이렇게 험하고 무서운 궁궐에 당신의 보호를 받아야 할 나약한 초상화가인 저를 혼자 내버려두지는 않으실거죠?” “그럼요. 물론입죠” 하기와라가 좋아서 어쩔 줄 몰랐다. 얼굴이 금세 주홍빛으로 물들었다. 소녀는 이자도 어렵지 않게 미인계로 낚을 수 있었다. 6회로 이어집니다. 번역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발로 뛰던 공문서 제출… 이젠 ‘클릭’만으로 가능

    의료급여 수급자인 A씨는 집에서 산소 치료를 받으며 요양 중이다. 그는 거동이 불편해 외출이 매우 힘들다. 그럼에도 의료급여를 신청하려면 주민센터를 직접 찾아가 청구서와 명세서를 제출해야 한다. 올봄에 귀농한 B씨는 주택구입 자금을 지원받은 뒤 관할 군청에 방문해 사업신청서와 주민등록 등·초본, 가족관계등록부 등 각종 서류를 모두 제출해야 했다. 농번기에 수시로 군청에 가야 하는 것이 무척 번거로웠다. 앞으로 A·B씨는 주민센터나 군청에 가지 않고도 각종 서류를 제출할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3일부터 인터넷으로 관공서에 공문서를 제출하거나 받을 수 있는 ‘문서24’ 서비스를 모든 행정업무 분야에서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 ‘문서24’ 서비스는 국민이나 기업, 단체에서 개인용 컴퓨터를 이용해 인터넷으로 공문서를 주고받을 수 있는 민·관 전자문서유통 서비스다. 지난해 관공서에서 취급한 비(非)전자문서는 약 1380만건인데 이를 ‘문서24’로 대신하면 종이문서 인쇄비와 교통비, 인건비 등 매년 최대 139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행안부는 보고 있다. ‘문서24’는 홈페이지(open.gdoc.go.kr)에 접속해 로그인한 뒤 문서작성 메뉴를 선택해 일반 전자우편을 쓰듯 문서를 작성하고 수신처를 지정해 제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처리 진행 과정은 전자우편이나 카카오톡 메신저로 확인할 수 있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은 “‘문서24’ 서비스는 직접 방문이나 우편 이용 없이 모든 공문서 유통을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것이어서 민원 신청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힘 받는 지방분권… 기재부도 한목소리

    李총리 “종합계획에 지자체 의견 반영”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핵심 공약인 지방분권이 다시 힘을 받고 있다. 지방정부와 권한 나누기를 꺼리던 중앙정부가 최근 언론 비판과 시·도지사의 강력 반발로 전향적인 입장을 내놨다. 2일 행정안전부와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 등에 따르면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한 전국 시·도지사들은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차 민선7기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에게 “실질적 지방분권이 필요하다”며 청와대가 지방분권 추진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박 시장은 17개 시·도지사를 대표해 “지역별 맞춤형 일자리 정책 등을 추진하려면 현장을 잘 아는 지방정부의 자율성이 보장되고 중앙정부가 제도적 지원과 재정적 뒷받침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낙연 국무총리는 “오는 11일 자치분권 종합계획을 국무회의에 의결할 예정”이라면서 “이 계획이 시·도지사들의 기대에 못 미치겠지만 그래도 지자체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염태영 경기 수원시장 등 일부 단체장들은 이달부터 분권형 개헌을 촉구하는 ‘전국 대장정’에 나서기로 했다. 염 시장은 “문재인 정부가 말로만 지방분권을 추진한다고 했을 뿐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하나도 이뤄진 게 없다”면서 “서울신문 연속 보도를 계기로 지방 4개 협의체(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를 중심으로 정부의 진정성 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의회는 지난달 31일 열린 본회의에서 여야 의원 110명 전원이 공동발의한 ‘정부의 자치분권 종합계획안·지방자치법개정안 수정 촉구 결의안’을 가결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도 지난달 29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윤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방분권 핵심인 재정권과 관련해 예산을 쥐고 있는 기재부가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어 지방정부에서 ‘지방분권의 가장 큰 걸림돌이 기재부 관료’라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용진 기재부 2차관은 “지방분권 핵심인 자치입법, 자치인사권, 재정운용권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지방이 사업을 자율적으로 하고 거기에 소요되는 재원은 반드시 이양돼야 한다”고 답변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황제 납치 프로젝트4] “어진 화가로 위장해 입궁하겠습니다.”

    [황제 납치 프로젝트4] “어진 화가로 위장해 입궁하겠습니다.”

    서울신문은 일제 침략 당시 독립운동가의 활약을 소재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발굴했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시나리오 작가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이고, 두 소설의 주인공은 모두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를 창간해 우리 민족 항일의식을 고취한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한국명 배설)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 소설에는 베델뿐 아니라 ‘고종의 밀사’로 잘 알려진 호머 허버트(1863~1949), 노골적 친일 행보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살된 더럼 화이트 스티븐슨(1851-1908),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1841~1909), 을사늑약 직후 자결한 충신 민영환(1861~1905) 등 역사적 인물이 모두 등장합니다. 최근에야 국내외에 알려진 고종의 연해주 망명 시도 등 극비 내용도 담겨 있어 학계에 관심을 모읍니다. 서울신문은 이 소설 가운데 하나인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12월 출간, 원제 : The cat and the king, 부제 : Billy and Bethell)를 번역해 연재 형태로 독자들에게 소개합니다. <4회>그녀는 입술에 술잔을 가져가며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그래서 오늘 저는 베델(어니스트 토머스 베델)과 빌리 두 분을 만나러 왔습니다. 이미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어요. 우리 임무의 첫 번째 대상은 이토 히로부미가 될 거예요.” 이 때 베델이 잠깐 대화를 끊었다. “여기서 그 문제까지 얘기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군요. 우리 셋이 밤새 같이 있으면 분명 일본 끄나풀이 눈치채고 달라붙을 겁니다.” 그러면서 베델은 조선 왕궁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소녀에게 간략히 설명했다. 왕과 무기력한 왕자들은 첩자들에 첩첩히 둘러쌓여 있고 신하들은 말만 할 뿐 실제 조선 독립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하세가와(조선주차군사령관 하세가와 요시미치)가 황제를 궁에 사실상 가둬놨지만 일본에 매수된 비겁한 대신들은 이를 모른 체 한다는 것을, 그럼에도 여전히 조선에 충성하는 이들은 날마다 죽음의 공포 속에서 지내야 한다는 것을... 끝으로 베델이 소녀에게 물었다. “그럼 당신은 어떻게 일본 감시자들 모르게 황제를 만나 망명 의사를 타진할 생각인가요?” 그녀의 대답이 매우 놀라웠다. 마치 첩보원이 되기 위해 태어난 사람 같았다. “저는 폐하의 초상화를 그리려고 서울에 온 것으로 돼 있어요. 이미 베이징에서 연로하신 황후(서태후 1835~1908)의 초상화를 그려 드렸어요. 황후께서는 제 신원을 증명하는 친서를 써 주시고 옥으로 만든 목걸이도 하사하셨어요. 목걸이가 워낙 커 마치 제가 크리스마스 트리가 된 기분이 들 정도였죠.“(편집자주: 소설 속 이러한 설정은 실제로 고종과 서태후의 초상화를 그린 네덜란드 출신 미국인 서양화가 휘베르트 보스의 이야기를 차용한 것입니다. 단 소설과 달리 그는 1899년 고종의 초상화를 먼저 완성했습니다. 서태후 초상화는 1906년에 그렸습니다.) 그녀는 트렁크를 열어 추천서 꾸러미를 꺼냈다. 하나는 워싱턴에 있는 ‘거물’이 준 편지였고 다른 하나는 중국에 있는 미국 대사의 것이었다. 도쿄에 있는 주일영국대사(클로드 맥스웰 맥도널드 1852~1915)의 부인이 써준 것도 있었다. 준비는 완벽했다. ”이게 바로 제가 황제의 궁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입장권이죠.“ 그녀가 웃으며 말했다. 베델과 나는 밤 10시쯤 그 방에서 나왔다. 1층으로 내려가 고종 납치에 대해 좀 더 이야기를 나누며 호텔의 단 하나뿐인 당구대에서 게임을 했다. 자정 쯤이었다. 권총 소리가 크게 울리며 한밤의 고요를 깨뜨렸다. 호텔 주인 루이(루이 마르탱)가 사무실에서 ‘페르넷 브랑카’(이탈리아에서 개발된 식후주로 알콜 도수가 35도 이상임)를 마시다 말고 뛰쳐 나왔다. 호텔 뒤쪽에 있던 종업원실에서도 시끄럽게 발소리가 들렸다. 현관을 지키던 호텔 경비원도 연신 쇠막대기를 흔들어대다가 실수로 뭔가를 깨뜨렸다. 우리도 바에서 로비로 나왔다. 머리 위 복도에서 목소리가 들렸다.“거기 누구 안 계세요? 누구든 제 방으로 와 주시겠어요?“ 소녀의 목소리였다. 베델과 나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본 뒤 소리쳤다. “강도가 침입한 거면 그놈에게 총을 더 쏘세요.” (편집자주: 당시 조선에 거주하는 외국인에게 치외법권이 설정돼 한국법이나 일본법이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범죄를 저질러도 현지 법으로 처벌받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대화가 가능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루이와 베델, 나 이렇게 3명은 헐떡거리며 소녀의 방으로 올라갔다. 소녀는 나이트가운 위로 기모노를 입고 있었다. 그녀는 가슴 쪽에 두손을 모아 작지만 무거운 것(권총)을 감추고 있었다. 그녀는 루이에게 램프를 가져오라고 부탁한 뒤 우리를 방으로 이끌었다. 방에 들어가니 소녀의 트렁크가 활짝 열려 있었다. 푸른빛이 도는 실밥 같은 것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일본인 쿨리(짐꾼)들이 입는 외투의 색깔이었다. 그리고 한 남자가 방 한켠에 엎드려 쓰러져 있었다. 베델이 그를 뒤집자 불빛에 모습이 드러났다. 이미 죽어 있었다. 검은 머리카락이 온 얼굴을 덮어 누군지 알아볼 수도 없었다. “음...” 그녀는 어떠한 감정의 동요도 없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마치 이런 일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이라도 했다는 듯. “벌써 일본의 반격이 시작됐군요...그렇죠?” 5회로 이어집니다. 번역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황제 납치 프로젝트3]러시아, 베델에 고종 납치 제안

    [황제 납치 프로젝트3]러시아, 베델에 고종 납치 제안

    서울신문은 대한제국 독립운동가의 활약을 소재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찾았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저널리스트 겸 시나리오 작가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이고, 두 소설의 주인공은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해 우리 민족 항일의식을 고취한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 소설에는 베델뿐 아니라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1841~1909), 을사늑약 직후 자결한 충신 민영환(1861~1905) 등 역사적 인물이 대거 등장합니다. 작가가 조선과 일본에 머물며 직접 취재해 쓴 이들 소설에는 고종의 해외 망명 시도 등 극비 내용이 담겨 있어 관심을 모읍니다. 대한제국이 배경인 거의 유일한 해외 소설이어서 사료적 가치도 큽니다. 서울신문은 먼저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출간·원제 The cat and the king)를 연재 형태로 소개합니다. <3회> “저는 조선 황제를 납치해 상하이로 모셔 가려고 서울에 왔습니다.” 소녀가 웃음기없는 얼굴로 똑똑히 말했다. 나는 이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나의 반응을 살피던 베델(어니스트 토머스 베델)의 눈도 반짝거렸다. 그는 고개를 힘있게 끄덕이며 그녀의 말에 집중하고 있었다. “정말 그게 전부인가요?” 나는 짖궃게 악의없는 농담을 섞어 물었다. 지금껏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충격적인 제안이었으니까. “이게 다는 아니죠.” 그녀의 목소리에는 내 반응이 너무 경솔했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듯 작은 꾸짖음이 담겨 있었다. “제가 좀 더 설명할게요. 베델씨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만, 방금 이름을 알려드린 그분(러시아 극동총독 예브게니 이바노비치 알렉세예프로 추정됨)은 앞으로 3주쯤 뒤 일본이 조선에 대대적인 공격을 가할 것이라는 매우 확실한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이토 히로부미가 서울에서 황제에게 무력시위를 할 것이라는 것도. 대한제국 외교권을 일본에 넘긴다는 내용의 보호령 문서에 서명을 받아내기 위해서죠. 일본은 이미 영국과 미국에 이 사실을 알렸고, 두 나라는 조선 황제가 자발적으로 보호령을 요청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고 일본과 말을 맞춰놓은 상태입니다.” 소녀는 크게 숨을 들이쉰 뒤 말을 이었다. “그런데 일본 입장에서는 영국과 미국이 아닌 다른 열강들이 마지막 걸림돌이예요. 독일과 러시아가 대표적이죠. 이들 역시 조선과 같은 약소국을 자신들의 통제권에 두고 싶어하니까요. 이 때문에 이들은 조선이 스스로 일본의 보호국이 되길 원한다고 명확히 밝히지 않는 이상 지금 상황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거에요.” 모든 문이 잠겨있는 이 방 안에서 가장 빛나는 눈을 가진 여성이 러시아를 대신해 우리에게 비밀 임무를 전달하는 모습이 신기하면서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러시아는 최근 일본과의 전쟁(러일전쟁)에서 패배해 사실상 한반도 지배권을 빼앗겼다. 이런 상황에서 조선이 어떻게든 일본에 예속되지 않고 독립을 유지한다면 러시아로서는 적국인 일본의 대륙 침략 시도를 막아낼 수 있어 더없이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소녀가 계속 말을 이어갔다. “조선 황제는 이토 히로부미가 대한제국 외교권을 가지러 조선에 온다는 사실을 알고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이미 허버트(‘고종의 밀사’로 불리던 호머 허버트 1863~1949)를 미국 루즈벨트(시어도어 루즈벨트 1958~1919) 대통령에게 보내 이를 막아달라고 애원했지만 성과가 없었어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바로 이거예요. 이토가 황제를 겁박해 서명을 얻어내려 해도 그 문서에 옥새가 찍혀있지 않으면 일본은 대한제국을 접수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죠. 조선이 진심으로 일본의 보호를 원해서 조약을 체결한 것이 아닐수도 있다는 의혹이 퍼지면 독일과 러시아가 반드시 이 부분을 걸고 넘어질 겁니다.” 그 말을 듣고 내가 물었다. “하지만 왕이 옥새를 찍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요? 그랬다가는 이토가 자신을 죽이고 새 왕을 세울 수도 있다고 생각할텐데...” 소녀가 내 표정을 읽은 듯 힘있게 대답했다. “그래서 러시아가 조선 황제를 상하이로 망명시키려는 모험을 제안하는 겁니다. 황제가 조선을 빠져 나오면 일본은 조약 문서에 옥새를 찍을 수 없어요. 그가 외국에 나가 있으니 죽일 수도 없겠죠. 이쯤되면 독일과 러시아는 “도대체 서울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고 따질 것이고, 일본은 전 세계 언론의 비난을 사겠죠. 두 분 다 아시겠지만 아직 일본은 다른 열강보다는 상대적으로 힘이 약해요. 국제여론을 악화시켜가면서 불 속에 뛰어드는 짓(을사늑약 체결)은 하지 않을 것이 분명해요.” 소녀는 멋진 머리를 뒤로 젖히며 조용하지만 진심을 담아 웃음지었다. 커다란 보라색 눈이 더욱 도드라졌다.“제 말이 꼭 숨은 역사를 설명하는 교수의 강의처럼 들리시나 보네요. 아무튼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것을 조만간 보게 될 거예요. 상하이에 계신 그 분은 제가 두 분같은 ‘젠틀맨’(의로운 일에 자신의 목숨까지 거는 신사도 정신의 소유자)과 힘을 합쳐 이 일을 해낼 것으로 확신해 큰 게임을 시작했어요. 제가 상하이를 떠나기 전날 밤 그분의 마지막 이야기는 이것이었어요. ‘가서 베델을 만나라. 그가 반드시 방법을 찾아낼 것이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요.” ‘황제 납치 프로젝트’는 4회로 이어집니다. 번역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황제 납치 프로젝트2]고종 구하려고 조선 찾아온 소녀

    [황제 납치 프로젝트2]고종 구하려고 조선 찾아온 소녀

    서울신문은 대한제국 독립운동가의 활약을 소재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찾았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저널리스트 겸 시나리오 작가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이고, 두 소설의 주인공은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해 우리 민족 항일의식을 고취한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 소설에는 베델뿐 아니라 조선통감부 초대 통감 이토 히로부미(1841~1909), 을사늑약 직후 자결한 충신 민영환(1861~1905) 등 역사적 인물이 대거 등장합니다. 작가가 조선과 일본에 머물며 직접 취재해 쓴 이들 소설에는 고종의 해외 망명 시도 등 극비 내용이 담겨 있어 관심을 모읍니다. 대한제국이 배경인 거의 유일한 해외 소설이어서 사료적 가치도 큽니다. 서울신문은 먼저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출간·원제 The cat and the king)를 연재 형태로 소개합니다. <2회> 이제 소녀와 우리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1905년 10월의 늦은 어느날이었다. 서울 남대문 외곽 애스터하우스 호텔(지금의 서대문역 농협중앙회 터) 로비로 낯선 백인 여성 하나가 걸어 들어왔다. 그녀는 호텔 바의 빈 테이블에 앉더니 웨이터 박군을 불러 뭔가를 부탁했다. 베델(어니스트 토머스 베델)과 나는 건너편 테이블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베델은 늘 그랬듯 하세가와(당시 조선주둔 일본군 사령관으로 훗날 조선 2대 총독이 되는 하세가와 요시미치)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던 중이었다. 하지만 그녀를 보자마자 갑자기 숨이 막혀오는 듯 말을 잇지 못했다. “헉......잠깐만!” 그는 말을 끊고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소녀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녀는 키가 크고 몸매는 버드나무처럼 가냘펐다. 머리를 꼿꼿이 세우고 확신에 찬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마 위로 짙은 갈색 머리를 땋아 올린 그녀의 얼굴에는 보통 여성의 부드러움 같은 건 없었다. 나쁘게 말하면 눈이 매우 불규칙했고 입도 꽤 컸다. 하지만 뭐랄까...다른 여자들에게서 느낄 수 없는 독특함이 묻어났다. 남자를 지배할 듯한 자립심과 통제력이 얼굴에 드러나 더 생기있고 매력있게 다가왔다. (번역자주:실제로 베델은 조선에 머무는 동안 서대문에 있던 애스터하우스 호텔을 자주 이용했습니다. 베델을 24시간 감시했던 일본 경찰의 기록에도 이런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우리는 그녀가 누구이고 또 서울에 무슨 일로 왔는지 궁금했다. 선교사나 외교관 부인이 아니면 이곳에서 백인 여성을 보기란 불가능에 가까웠으니까. 나는 바에서 술을 마시던 호텔 주인 루이(이 시기 애스터하우스 호텔을 운영한 프랑스인 L. Martin의 실제 이름으로 추정됨)를 불러내 그녀에 대해 아는 걸 털어 놓으라고 채근했다. 루이는 어깨를 한 번 으쓱하더니 천장을 올려다보며 듣기좋은 프랑스식 영어 어투로 말했다. “음...그녀는 여기에 혼자 왔어요. 큰 트렁크 하나에 작은 여행용 가방 하나만 챙겨서...음...라벨에 뭐라고 써 있더라...상하이 애스터하우스 호텔, 요코하마 오리엔탈 팰리스 호텔...그리고 ‘샌프란시스코 퍼시픽 메일’ 신문도 있었던 것 같고...” 그때 웨이터 박군이 우리에게 다가오더니 베델의 팔을 툭 치며 어눌한 영어로 말을 건넸다. “새로 온 여자분이...보자고...합니다...선생님을...보고 싶다고....전해달래요.”베델의 입가에 승리의 미소가 피어 올랐다. 하지만 그의 눈에는 조금 의아하다는 느낌도 담겨 있었다. 베델은 박군과 바를 떠나 한 시간 넘게 돌아오지 않았다. 나와 루이는 오늘 처음 본 그 신비로운 여성이 누구인지, 또 서울에 왜 왔는지 무척 궁금했다. 우리는 아르헨티나산 ‘페르넷 브랑카’(이탈리아에서 개발된 유명술로 알콜 도수 35도 이상인 고도주)를 마시며 마구 떠들어댔다. 마침내 베델이 문을 열고 나타났다. 그는 나보고 밖으로 나오라고 손짓을 했다. 프랑스인 특유의 기분 좋은 취기를 띈 루이를 남겨둔 채 나는 베델을 따라 나섰다. “빌리, 중요한 일이야” 베델이 문을 닫으며 속삭였다. “정말 중요한 일이야. 자네의 도움이 필요해.” 베델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삐걱거리는 계단을 뛰어올라 2층으로 갔다. 거기에는 ‘숙녀용 응접실’이 하나 있었다. 앞서 베델과 나는 그녀를 처음 봤을 때부터 ‘소녀’(the girl)라고 부르기로 했다. 소녀는 우리가 들어가자 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녀의 보라색 눈에서 자신감이 뿜어져 나왔다. 활짝 웃는 입가에서 강한 힘이 느껴졌다. 베델이 우리를 인사시켰다. “그럼 저에게 하신 얘기를 제 친구 빌리에게도 들려주시면 좋겠군요. 당신과 같은 미국인이고 더군다나 아주 용감하죠. 그래서 늘 친형제처럼 신뢰합니다.” 베델이 날 이 정도로 아꼈나...갑자기 너그러워진 영국인 용사는 소녀에게 멋진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는지 평소와 달리 나를 과장해 칭찬했다. 소녀는 재빨리 방 전체를 둘러본 뒤 복도를 살피고 문을 잠갔다. 매우 낡고 흔들거리는 램프 아래 세 명이 둘러 앉았다. 소녀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목소리는 낮았지만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과거 여러 남성들을 휘하에 뒀고 지금도 그런 위치에 있다는 걸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저는 지금 상하이에 있는 어떤 높은 분을 대신해서 서울에 왔습니다. 그분의 이름은…“ 소녀는 허리띠에서 작은 금색 연필을 꺼낸 뒤 수첩에서 종이 한 페이지를 떼어 뭔가를 적었다. 나는 당장 그분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으려고 한다. 다만 그는 러시아가 극동으로 나아가는데 걸림돌이 될 만한 것들을 미리 제거하는 재능을 가진 인물로 동북아 정세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큰손’(당시 러시아 극동총독 예브게니 이바노비치 알렉세예프로 추정됨) 정도로 알고 있으면 될 것 같다. 내가 종이에 씌여진 이름을 확인하자 소녀는 이를 잘게 찢어 조각낸 뒤 자신의 지갑 속에 집어넣었다. ‘황제 납치 프로젝트’는 3회로 이어집니다. 번역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필리핀 최대 규모 복합 리조트 ‘오카다 마닐라 리조트’ 눈길

    필리핀 최대 규모 복합 리조트 ‘오카다 마닐라 리조트’ 눈길

    오카다 마닐라 리조트는 필리핀에서 가장 큰 규모의 복합 리조트로써 엔터테인먼트와 게이밍으로 유명한 파라나크에 위치하고 있다. 마닐라 관광 인프라의 경쟁력으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세계적 브랜드의 호텔리조트를 꼽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마닐라의 핫플레이스라면 단연 오카다 마닐라(OKADA MANILA) 리조트가 최고로 꼽힌다. 1,000개의 객실과 500여 개의 게이밍 테이블, 3,000여 개의 슬롯 머신과 전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댄싱 분수쇼가 가능한 ‘The Fountain’을 보유하고 있는 거대한 호텔이다. 호텔과 카지노 전체 네트워크는 안정성과 끊김없는 네트워크 환경을 구현하기 위하여 가장 안정적인 알카텔-루슨트 엔터프라이즈의 L3/L2 스위치로 구성이 되어있다. 약 6개월 여에 걸친 사전 BMT를 거쳐 알카텔-루슨트 엔터프라이즈는 네트워크 장비의 안정성과 성능 시험을 입증하여, 이같은 대규모 복합 리조트에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었다. AMS (ALE Proprietary Software)를 통해 전체 네트워크의 모니터링, 컨트롤, 매니지먼트를 제공한다. ALE솔루션은 카지노, 호텔, 리테일 등의 네트워크에 대한 Redundancy와 Resiliency를 제공하여 24시간 365일 무 중단 서비스 제공한다. 또한 호텔 내에서 끊김없는 Guest Experience를 위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받아볼 수 있다. 카지노 머신 및 장비 교체 시 서비스 끊김을 최소화하고 항시 온라인 상태를 유지하여 운영의 지속성 확보 및 게스트 불편을 제로화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소방청장 “여성 소방관 체력검정 강화 2~3년 뒤 시행”

    소방청장 “여성 소방관 체력검정 강화 2~3년 뒤 시행”

    조종묵 소방청장은 30일 여성소방관 체력검정 강화와 관련해 “용역 연구 작업이 진행 중이며 실제 시행에는 2~3년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청장은 이날 행정안전부 기자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소방청이 여직원들의 체력 검정 기준을 높이는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가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나온다”면서 “용역 결과에 따라 상향 여부를 결정하는데, 상향안을 확정해도 최소 2년 이상 유예 기간을 둘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실제 여성소방관 체력검정 상향이 이뤄지는 시기는 2020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여성 소방관 체력 향상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소방 수험생들의 혼란 등을 감안해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면서 “(남녀 공통) 체력검정 종목 가운데 일부만 바꿔 현실화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여성 소방관 체력 검정 상향이 여성 합격자 비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체력 기준 상향조정이 여성 수험생 내에서만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여성 합격률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앞서 소방청 고위 관계자는 “소방공무원 채용 때 치러지는 체력 검정에서 여성 점수 기준이 지나치게 낮아 여성 수험생의 (체력 검정) 합격률이 남성을 압도하고 현장 업무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며 “평균적으로 남성의 65% 정도에 맞춰진 여성 체력검정 기준을 8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관가 블로그] 지방분권 저항 찍힌 기재·행안부 ‘발칵’… 분권委 ‘후련’

    [관가 블로그] 지방분권 저항 찍힌 기재·행안부 ‘발칵’… 분권委 ‘후련’

    “결정 안 났으니 보도 유의” 기재부에 정부 일각에선 “면피성 해명” 평가 분권위는 “우리가 하고 싶었던 말” 국회도 “국감서 지방분권 현주소 점검” 지역 언론도 이슈화… 의지 부족 질타서울신문이 지난 27~30일자로 연속 보도한 ‘표류하는 지방분권’ 기획 시리즈가 관가 안팎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 부족과 중앙정부의 저항 등으로 대선 공약인 ‘지방분권’이 1년 넘게 결론 내지 못하고 있으며, 지지부진한 지방분권 이슈를 본궤도에 올리려면 대통령이 직접 ‘지방분권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관료주의를 깨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지방분권 저항세력’으로 지목된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는 평소와 달리 ‘침묵 모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청와대는 이번 보도를 지방분권 재추진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모습입니다. 지방자치단체와 지방분권 관련 위원회들은 “우리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였다”며 공론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회에서도 “이번 국정감사에서 지방분권 현주소를 점검하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지방분권 요구 기사에 청와대 예의주시” 정부 고위 관계자는 30일 “이 기사 때문에 기재부와 행안부가 발칵 뒤집혔다”고 인정했습니다. 정부는 지난해만 해도 “미국과 독일 연방제에 버금가는 분권을 보장하겠다”고 자신 있게 외쳤습니다. 하지만 1년 3개월이 지난 지금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에서 결론을 내려다가 ‘딱’ 걸리고 말았습니다. 조금이라도 불편한 기사가 나오면 강하게 반발하던 두 부처가 이번 기획기사 시리즈에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는 것도 이런 속내가 담겨 있습니다. 기재부는 “아직 어떠한 구체적 방안도 결정된 바 없으니 보도에 유의해달라”는 해명자료를 냈지만 정부 관계자들은 ‘면피성’이라고 평가합니다. 지방분권 관련 위원회 소속 관계자는 “기재부가 개혁의 걸림돌이라는 서울신문 기사는 정말 우리가 하고 싶었던 말이었다. 이제라도 기재부는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자체의 요구 사항을 지방분권에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지적받은 행안부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앞서 서울신문은 지난 2월과 5월에도 지방분권의 두 축인 자치분권·재정분권 로드맵 발표가 늦어지고 있다는 기사를 냈습니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며칠 지나면 곧 결론이 나올 것인데 기자들이 호들갑이다”는 식으로 반응했습니다. 그때와 태도가 180도 달라진 것이죠. 또 다른 고위관계자는 “서울신문 첫 기사가 나간 뒤인 29일자부터 지방의 주요 언론들이 지방분권 재점화를 요구하는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청와대도 이런 분위기를 이해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방분권 보도 뒤 의원 문의·행사 참여 늘어 지자체들은 속이 후련하다는 반응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자체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지방분권에 기대가 많았다. 하지만 분권형 개헌을 비롯해 핵심 내용을 빼서 실망스러운 게 사실이다. 이번 기회에 제대로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국회는 지방분권 바로잡기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모습입니다. 지방분권 관련 법률을 맡고 있는 한 행안부 공무원은 “지방분권 보도 뒤로 국회의원들의 문의가 많아졌고 관련 행사 참여도 부쩍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우주를 보다] 美 탐사선 뉴허라이즌스호 목적지 ‘울티마 툴레’ 첫 포착

    [우주를 보다] 美 탐사선 뉴허라이즌스호 목적지 ‘울티마 툴레’ 첫 포착

    명왕성을 넘어 태양계 끝자락을 향해 날아간 ‘인류의 피조물’이 드디어 목적지의 모습을 처음으로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29일(이하 현지시간) 탐사선 뉴허라이즌스호가 촬영한 ‘카이퍼 벨트’(Kuiper Belt·태양계 끝자락에 수많은 천체가 도넛 모양으로 밀집해 있는 지역) 내 천체인 목적지 ‘울티마 툴레’의 모습을 공개했다. 뉴허라이즌스호에 장착된 고해상도 망원카메라인 ‘로리’가 잡아낸 이 사진에서 울티마 툴레는 흰색의 작은 점으로 보이며 배경에는 수많은 별들이 초롱초롱 빛난다. 공식적으로는 ‘2014 MU69’로 불리는 울티마 툴레는 ‘알려진 세계를 넘어서’라는 의미로 뉴허라이즌스호 탐사팀이 새롭게 붙인 별칭이다. 이 사진은 뉴허라이즌스호가 지난 16일 촬영했다. 당시 탐사선과 울티마 툴레의 거리는 1억 7200만㎞, 태양과의 거리는 무려 65억㎞다. 특히 이 사진은 인류의 피조물이 역대 가장 멀리서 촬영해 지구로 보내 온 천체사진이다. 뉴허라이즌스호가 발사되기 전 ‘선배´ 탐사선이 촬영한 가장 먼 천체사진 기록은 1990년 2월 14일 보이저 1호에 의해 세워졌다. 당시 보이저 1호는 60억 6000만㎞ 떨어진 거리에서 그야말로 점으로 보이는 지구를 촬영해 보내왔다. 인류 역사상 ‘가장 철학적인 천체사진’으로 불리는 이 사진의 이름은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으로 유명 천문학자인 고 칼 세이건의 촬영 제안으로 이뤄졌다. 당시 명왕성 부근을 지나던 보이저 1호는 망원 카메라를 지구 쪽으로 돌려 점에 불과한 지구를 담아냈다. 뉴허라이즌스호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할 위버 연구원은 “수많은 별들이 가득한 곳에서 희미한 천체를 탐지하는 것은 그야말로 모래에서 바늘 찾기”라면서 “향후 뉴허라이즌스호가 목적지에 접근하면 보다 선명한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015년 명왕성 탐사를 마치고 연장근무에 들어간 뉴허라이즌스호는 목적지 울티마 툴레를 향해 순항 중으로 도착 예정일은 내년 1월 1일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황제 납치 프로젝트1] 일본 압박에도 항일신문 찍어낸 베델

    [황제 납치 프로젝트1] 일본 압박에도 항일신문 찍어낸 베델

    서울신문은 대한제국 독립운동가의 활약을 소재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찾았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저널리스트 겸 시나리오 작가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이고, 두 소설의 주인공은 대한매일신보를 창간해 우리 민족 항일의식을 고취한 영국인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입니다. 작가가 조선과 일본에 머물며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쓴 이들 소설에는 고종의 해외 망명 시도 등 극비 내용이 담겨 있어 관심을 모읍니다. 대한제국이 배경인 거의 유일한 해외 소설이어서 사료적 가치도 큽니다. 서울신문은 먼저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출간·원제 The cat and the king)를 연재 형태로 소개합니다.내가 조선의 옛 황제(고종) 퇴위의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면 과연 누가 할 수 있을까? 베델(어니스트 토머스 베델)은 아니다. 그토록 온 세상이 원하던 소리(조선 독립)를 듣지 못하고 영혼의 자유를 얻기도 전에 세상을 떠났으니까. 스티븐스(더럼 화이트 스티븐스·1851-1908)는 더더욱 아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한국인이 쏜 총에 맞아 죽었으니까. 당시 일본은 스티븐스 암살 사건을 빌미로 한국인들을 잔인하게 보복 살해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누가 진실을 말할 수 있을까? 오직 소녀와 나 둘 뿐이겠지... 지난 겨울 나는 중국 상하이의 애스터하우스 호텔에서 그녀를 다시 만났다. 나는 “네가 아는 모든 것을 다른 사람들도 알 수 있게 영화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그녀는 내말에 몸서리치듯 괴로워하더니 가쁘게 숨을 내쉬었다. “빌리, 정신 나갔어? 이건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이나 다름없어.” 지금(이 소설이 출간된 1912년 12월) 나는 미국으로 돌아와 브루클린의 고급 아파트에 산다. 건물 안에 엘리베이터도 있는 꽤 괜찮은 곳이다. 하지만 이렇게 편안하게 사는 것이 지루하기는 하다.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복도에 있는 저 ‘자메이카 머큐리’(사람을 닮은 동물 조각상으로 추정)는 하세가와(당시 조선주둔 일본군 사령관으로 훗날 조선의 2대 총독이 되는 하세가와 요시미치·1850~1924)의 충실한 심복(당시 일본 공사관원이자 훗날 외무성 통상국장이 되는 하기와라 슈이치·1868~1911)을 닮은 것 같은데... 나는 왜 뉴욕에 살면서도 낡고 오래된 서울에서의 경험을 잊지 못하고 있는걸까. 나는 왜 동북아 외교 정글에 갇혔던 기이한 늙은 황제 때문에 목숨을 잃은 3명(어니스트 토머스 베델, 민영환, 이토 히로부미)의 이야기를 신문에 쓰지 못해 안달이 난 걸까. 창밖을 내다보니 아래층에 사는 웬 미친 여자가 자기 사진을 보며 3시간째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 허름한 옷 차림의 남자 하나는 술에 잔뜩 취해 소리를 지르고 있고...이윽고 내 머릿 속 커튼이 열리며 오래된 기억이 서울의 케케묵은 먼지 쌓인 그곳(이 소설의 시작점인 서울 서대문의 애스터하우스 호텔)으로 데려다줬다. 테러와 위험이 가득했던 그 때(1905년 10월~11월 을사늑약 체결 전후) 조선을 구하려고 뛰어들었던 모험을 다시 한번 감행하고 싶어졌다. 나는 이곳에서 평범한 시민이지만 한때는 조선 왕실의 비자금 관리처 ‘골든엄브렐라’(소설 속에 등장하는 대한제국 세관조직)의 책임자였고 소녀는 조선 황제 납치의 주범이었다.우선 여러분에게 베델이 누구인지부터 말해주고 싶다. 그는 키가 작고 말이 많은 황소고집 영국인이었다. 인생의 유일한 목적은 러일전쟁이 끝난 ‘슬픔의 땅’ 조선을 점령한 일본인들의 머리에 구멍을 내려는 것 하나뿐인 듯 했다. 그가 어디서 왔는지는 잘 모른다. 일본 나가사키 아니면 고베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베델은 자신이 발간하는 네 페이지짜리 영자신문 코리아데일리뉴스(1904~1909)가 있는 ‘그림자의 도시’ 서울에 살았다. 그는 러시아가 전쟁에서 패배했음에도 이에 아랑곳없이 조선인 조판공이 만든 활자로 신문을 찍어 일제의 만행을 끊임없이 비난했다. 하기와라는 “베델이 러시아 비자금으로 신문을 만든다”라고 악의적 소문을 냈다. 하지만 나는 베델이 진심으로 고요한 아침의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사실을 알기에, 또 자신의 펜으로 일본 제국주의을 무너뜨리겠다고 자신하는 무모함도 알기에 그 말을 믿진 않았다. 나는 그저 이 날카로운 성격의 ‘대영(大英)남자’가 어떻게 신문 하나로 하세가와와 메가타(탁지부 고문으로 대한제국 화폐개혁을 이끈 메가타 다네타로·1853~1926), 조선 황제의 일본인 고문단을 발칵 뒤집어 놓곤 했는지 놀라울 뿐이었다. 일제가 대한제국 백동화를 오사카의 일본제일은행권 화폐로 교환(1905년 화폐개혁)하면서 보여준 꼼수를 베델이 폭로하자 메가타는 길길이 날뛰었다. 일본인들이 소위 “군사적 목적으로” 한국 농부들의 토지를 가로채려던 속임수(1904년 황무지 개간권 요구)도 밝혀내자 하세가와 역시 놀라움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일본은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뒤 겉으로는 “대한제국을 보호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실제로는 조선인들을 착취하느라 혈안이 돼 있었다. 유교문화 특유의 간접적 방식으로 느리지만 치밀하게 한반도를 잠식해 나갔다. 베델은 이런 처지의 조선인들을 지켜주려고 나선 유일한 인물이자 조선 황제를 대신해 일본과의 전쟁을 선포한 단 한 사람이었다. 그는 일본의 온갖 술수를 하나하나 까발리며 조선인에게 독립과 자유를 위해 저항하라고 소리쳤다. 물론 그도 가끔 사고를 내 문제를 일으켰다. 조선의 암울한 현실에 지나치게 몰입해 보기에 불편할 때도 많았다. 그래도 지금 서울 어딘가에 있을 이 친구의 묘비에는 이런 말이 쓰여져 있을 것 같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힘과 의지 만으로 조선인을 위해 싸웠다” ‘황제 납치 프로젝트’는 2회로 이어집니다. 번역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신소재 사용해 승차감·정숙성 높여…디자인도 세련

    신소재 사용해 승차감·정숙성 높여…디자인도 세련

    금호타이어는 지난 5월 출시한 ‘마제스티9(Majesty9) 솔루스(SOLUS) TA91’이 기존 모델의 전년 동기와 비교해 약 30%의 판매량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마제스티9’은 기존 프리미엄 타이어인 ‘마제스티 솔루스’의 후속 제품으로 승차감과 정숙성을 높인 고성능 프리미엄 제품이다. 5세대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S-SBR)와 고함량 실리카 시스템이 적용된 첨단 신소재(컴파운드)를 사용해 승차감과 제동 성능을 높였으며 마모 성능·눈길 제동력을 기존 제품보다 20% 이상 개선했다. 특히 특정 주파수의 소음을 줄이고 소음 분산을 최적화하는 ‘사운드 하모니 테크놀로지(Sound Harmony Technology)’를 적용해 정숙 주행을 가능하게 했다. 제품은 독특한 디자인을 갖췄다. 사이드월(타이어 옆면)에는 빛의 각도에 따라 모습이 달라지는 홀로그램 데코레이션을 넣어 고급스러운 외관을 구현했고, 트레드(타이어 바닥면)에는 규칙적인 기하학 패턴과 모던한 곡선 디자인을 조화시켜 세련된 디자인을 완성했다. 마제스티9은 16인치부터 20인치까지 총 47가지 규격의 라인업을 갖췄다. LF쏘나타, K5, SM7 등의 준중형·중형 세단부터 EQ900, K9 등의 대형 세단까지 장착이 가능하다. 벤츠 S클래스, 아우디 A8, BMW 7시리즈 등의 수입 고급 세단에서도 높은 성능을 발휘한다. 금호타이어는 오는 9월 컴포트 제품에 런플랫 기술을 적용한 ‘마제스티9 XRP(eXtended Run-flat Performance)’ 타이어 2가지 규격(17·18인치)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제품은 타이어 펑크 시 공기압이 없는 상태에서도 시속 80㎞로 최대 80㎞까지 주행할 수 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표류하는 지방분권<4·끝>] “대통령이 컨트롤타워 맡아 자치분권·재정분권 완성해야”

    [표류하는 지방분권<4·끝>] “대통령이 컨트롤타워 맡아 자치분권·재정분권 완성해야”

    전문가들은 지방분권이 본궤도에 오르려면 지금이라도 문재인 대통령이 ‘지방분권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 기획재정부로 대변되는 관료주의를 깨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소득주도성장’처럼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도 문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만큼 관료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또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를 지금처럼 상하 관계가 아닌 ‘행정 파트너’로 여기는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라” 학계에서는 지방분권 합의안 도출을 위해 지방분권 실현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관료 집단의 저항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지방분권 논의가 지지부진한 이유가 중앙집권적 행정시스템에 익숙해진 중앙부처들의 기득권 지키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지방분권의 경제적 기반이 되는 재정분권 없이는 분권 자체가 무의미한 만큼, 대통령이 기획재정부를 설득해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국중호 일본 요코하마시립대 경제학과 교수는 29일 “일본이 재정분권 개혁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최고 책임자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가 정부 부처에 명확히 지시를 내리고 역할과 범위를 정해 준 덕분”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도 (자치분권위원회·균형발전위원회 등에만 맡기지 말고) 직접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현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자치분권위원회가 아무리 좋은 재정분권 계획을 만든다고 해도 이를 현실화하려면 대통령과 여당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다 정교한 집행 전략을 짜야 한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고위관계자는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지방분권 밑그림을 (언제고 없어질 수도 있는) 위원회에게만 맡겨 놓으면 안 된다. 기재부 등 중앙 부처의 반발을 이겨낼 힘이 없다”면서 “이제부터라도 대통령이 지역 발전을 위해 정말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바를 끝까지 관철시키는 리더십을 보여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정부가 지자체 100% 믿어야” 정부와 청와대가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이라는 모토에 걸맞게 지방정부를 신뢰하는 자세를 보여 달라는 지적도 나왔다. 중앙정부가 지자체의 역량과 선의를 믿지 못하다 보니 지방분권 합의안도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자체들이 토호 세력과의 유착, 지방의회 갑질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지만, 그럼에도 대통령과 청와대가 지방분권에 대해 지금처럼 어정쩡한 자세를 취하고 있으면 서로 간 불신만 더욱 커진다고 우려했다.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 교수는 “스웨덴의 경우 각 코뮌(주민자치단체)의 현안은 코뮌 스스로 해결한다. 이를 위해 코뮌은 병원비와 버스비, 오물세, 상하수도세 등을 직접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며 “이 정도의 자치권은 보장돼야 완벽한 지방분권이 이뤄진다. 한국에서 지방분권을 추진하려면 이런 부분을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희준 청주대 행정학과 교수는 ‘협력적 거버넌스’ 모델을 제시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지역 실정을 전혀 모르는 중앙 부처 관료들이 결정하면 지방은 시키는 대로 따라가야 했다면 앞으로는 지역 단위에서 각자 새로운 정책을 실험해 보고 그 경험이 전국 각지로 퍼지도록 ‘상향식 확산’을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에 잡히는 이슈 발굴로 주민 설득도 필요” 이 밖에 주민의 삶에 와닿는 분권 이슈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설득 작업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방분권이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권한과 재정의 이전 논의이다 보니 주민들은 큰 관심을 갖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방분권을 이뤄지면 내 사업이 훨씬 편해지고 돈도 더 잘 번다’는 식으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간단 명료한 홍보 포인트를 잡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위원은 “지금의 지방자치는 중앙의 권력자와 친분을 과시해 중앙정부 예산을 얼마나 따오느냐로 평가받는 전형적인 ‘을의 정치’”라면서 “지자체가 중앙 부처의 ‘갑질’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것이야말로 지방분권의 최우선 과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앙정부의 핵심 기능인 인사·조직·예산은 그 자체로 힘이 너무 강해 일개 부처에 두기에는 부작용이 너무 크다. 이 기능을 국무총리 소관으로 옮기면 대통령과 국무총리 간 역할 분담이 가능해지고 중앙과 지방 간 갑을 관계를 해소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내다봤다. 서울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서울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우주를 보다] ‘연장근무’ 뉴호라이즌스, 목적지 천체 첫 포착

    [우주를 보다] ‘연장근무’ 뉴호라이즌스, 목적지 천체 첫 포착

    태양계 끝자락을 향해 날아간 ‘인류의 피조물’이 드디어 목적지의 모습을 처음으로 포착하는데 성공했다. 29일(이하 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탐사선 뉴호라이즌스호가 촬영한 ‘카이퍼 벨트’(Kuiper Belt·태양계 끝자락에 수많은 천체가 도넛 모양으로 밀집해 있는 지역) 내 천체인 ‘울티마 툴레’의 모습을 공개했다. 뉴호라이즌스호에 장착된 고해상도 망원카메라인 ‘로리’(LORRI)가 적외선으로 담아낸 이 사진에서 울티마 툴레는 흰색의 작은 점으로 보이며 주위에는 수많은 별들이 초롱초롱 빛난다. 공식적으로는 ‘2014 MU69’로 불리는 ‘울티마 툴레’(Ultima Thule)는 ‘알려진 세계를 넘어서’라는 의미의 중세시대 용어로 뉴호라이즌스호 프로젝트팀이 새롭게 붙인 예명이다. 이 사진은 뉴호라이즌스호가 지난 16일 촬영한 것으로 당시 탐사선과 울티마 툴레와의 거리는 1억 7200만㎞, 태양과의 거리는 무려 65억㎞다. 특히 이 사진은 천체사진 역사의 새로운 장으로 기록됐다. 뉴호라이즌스호가 발사되기 전 기존 탐사선이 촬영한 가장 먼 천체사진 기록은 지난 1990년 2월 14일 보이저 1호에 의해 세워졌다. 당시 보이저 1호는 60억 6000만㎞ 떨어진 거리에서 그야말로 먼지 한톨로 보이는 지구를 담아낸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을 촬영해 보내왔다. 오랜시간 깨지지 않았던 이 기록을 넘어선 것이 바로 뉴호라이즌스호로 27년이 흐른 지난해 12월 61억 2000만㎞ 떨어진 곳에서 촬영한 카이퍼 벨트의 천체사진을 보내왔다. 이번에 NASA가 공개한 이 사진 역시 기존 기록을 갱신한 것으로, 앞으로 이 기록은 뉴호라이즌스호에 의해 계속 깨질 전망이다. 뉴호라이즌호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할 위버 박사는 "수많은 별들이 가득한 곳에서 희미한 천체를 탐지하는 것은 그야말로 모래에서 바늘찾기"라면서 "향후 뉴호라이즌스호가 목적지에 접근하면 보다 선명한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15년 명왕성 탐사를 마치고 연장근무에 들어간 뉴호라이즌스호는 현재 목적지를 향해 순항 중으로 도착일은 내년 1월 1일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하반기 자동차 리콜·국정원 감사

    하반기 자동차 리콜·국정원 감사

    감사원이 올 하반기 자동차 인증과 리콜 관리, 여성 범죄피해 예방과 보호, 아파트 층간소음 등을 주제로 감사를 실시한다. 또 국가안보 등을 위해 공개 목록에는 포함하지 않았지만 국가정보원에 대해서도 사상 처음으로 기관운영 감사를 한다.감사원은 28일 이런 내용의 ‘2018년 하반기 감사계획’을 공개했다. 앞서 최재형 감사원장은 지난 3월 “올해는 그간 감사가 소홀했던 대통령실, 검찰, 국정원에 대해서도 감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상반기에 대통령실과 대검찰청 등에 대한 감사가 이뤄졌다. 국정원 기관운영감사는 한 번도 이뤄진 적이 없었고, 2004년 김선일 피살사건 관련 감사가 마지막이었다. 최 원장은 이날 70주년 기념식에서 “공직사회가 감사를 더이상 부담으로 느끼지 않고 적극적인 업무 수행을 지원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우리가 먼저 감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자”면서 “중앙정부뿐 아니라 국가 전체 재정의 약 50%를 집행하는 지방정부가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게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최 원장은 하반기 감사 방향으로 경제활력 제고와 민생안정, 건전재정, 공직기강 확립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특히 경제활력 제고를 강조하며 “각종 규제를 혁파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서는 감사 자제 또는 적극 행정면책 제도를 활용해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중소기업·수출기업 등에 대한 정부 지원정책이 산업 현장의 어려움을 제대로 반영하는지 점검하고 불공정한 관행이 남아 있는 분야를 철저히 파악해 공정사회 토대를 마련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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