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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삐 찾아 삼만리?… 이젠 ‘클릭’

    예삐 찾아 삼만리?… 이젠 ‘클릭’

    “분실견·유기견 문제, 구청이 도와드려요.” 경기 불황 등으로 주인에게 버림받는 유기견 수가 급증하자 구청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서울 은평구(구청장 노재동)는 21일부터 구청과 연계한 ‘동물사랑방 홈페이지(www.eunpyeong.seoul.kr/animals)’를 개설, 본격운영에 들어갔다. 이 홈페이지는 분실동물과 유기동물 등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러한 은평구의 배려는 구민들의 민원 가운데 상당수가 잃어버린 애완동물을 찾아달라거나 길을 잃고 동네를 떠도는 동물을 해결해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 데서 시작됐다. 실제로 은평구에서 올 1월부터 10월까지 발생한 개와 고양이 등 유기동물은 모두 831마리나 된다. 이 가운데 주인을 찾거나 다른 주인에게 입양된 숫자는 6.3%인 52마리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구청이 직접 인력을 투입해 애완동물을 찾아줄 수 없다면, 보다 쉽게 정보를 공유하고 더 많은 이들이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공유 공간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동물사랑방을 개설하게 된 것이다. 동물사랑방의 ‘분실동물’ 코너에는 잃어버린 개에 대한 정보와 주인의 연락처, 분실경위, 사진 등을 올릴 수 있도록 돼 있다.‘보호 중인 동물’에도 동물의 기본 정보와 보호장소, 습득경위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돼 있다. 예를 들어 ‘3살·페키니즈·수컷’이라는 제목의 글을 클릭하면 ‘흰색·왼쪽눈에 각막궤양 흔적·등부분 빨갛게 됨’ 등의 구체적인 정보를 볼 수 있다. 유기동물을 분양받는 방법도 나와 있다. 홈페이지에는 이 밖에도 건강한 강아지 고르는 법, 미용, 에티켓 등 기본적인 애완동물 정보를 비롯해 증상별로 의심할 수 있는 질병에 대한 설명, 동물별 필수예방접종, 관계법령 등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은평구 관계자는 “애완동물을 잃은 구민들에게는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애완동물을 키우고자 하는 구민들에게는 입양의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개설했다.”면서 “이와 더불어 애완동물 사육자가 지켜야 할 예절을 꾸준히 홍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가톨릭 ‘콘돔’ 허용?

    바티칸 교황청이 과연 콘돔 사용을 허용하게 될까? 교황청 보건부는 에이즈 감염자에 한해 콘돔 사용을 용납할지에 대한 보고서를 완성해 선교원에 넘겼다고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보건장관인 하비에르 로자노 바라간 추기경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과학적·도덕적인 견해를 모두 반영해 조심스러운 견해를 담은 보고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바라간 추기경은 현재 선교원에서 법률을 검토 중이며 이후 교황 베네딕토 16세에게 넘겨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소개했다.그는 지난 4월 교황으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아 200쪽에 이르는 보고서를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고서에 담긴 내용이나 언제 최종 결정이 내려질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다만 “교황 성하가 (에이즈)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으며 교황과 신학이론가들이 이 주제를 가장 효율적으로 다룰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이어 “우리의 이같은 노력이 방종적인 성행위를 부추기는 것으로 오해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가톨릭 교계에선 피임에 반대하는 교리를 들어 콘돔 사용에 반대하고 있다. 에이즈 확산을 막는 최선의 방안으로는 성욕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그러나 최근 들어 고위 성직자들조차 한쪽 배우자가 에이즈에 감염됐을 경우 부부가 성관계를 갖기 전 콘돔 이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해 왔다. 마침 이날 세계보건기구(WHO)는 에이즈 감염자가 지구촌 전역에서 늘어나고 있으며 4000만명의 성인과 어린이가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美 ‘독립영화 거장’ 로버트 앨트먼 타계

    그가 메가폰을 잡으면 수많은 스타들이 영화 출연을 자청하고 나섰다. 할리우드의 상업주의 풍토를 꼬집은 1992년작 ‘플레이어’만 해도 줄리아 로버츠, 팀 로빈스, 수전 서랜던, 브루스 윌리스 등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그에겐 “할리우드 배우들이 진정으로 존경하는 반(反)할리우드 감독”이라는 평이 따라다녔다. 그의 작업에 참여하는 건 진정한 배우로 거듭나는 통과 의례였다. 미국 독립영화의 거장 로버트 앨트먼이 20일 밤(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81세. 그러나 그가 속한 프로덕션은 사망 이유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다섯 번이나 아카데미 최우수감독상 후보로 지명됐지만 한번도 수상의 영예를 누리지 못했다. 그런 그가 올해 초 평생공로상을 받으면서 10년 전에 심장이식수술을 받은 사실을 털어놨다.“비밀로 할 생각은 없었지만 이 사실이 알려지면 아무도 날 기용하지 않을 것이라 여겼다.”고 말했다. 그의 이름이 국내에 알려진 것은 1970년작 ‘야전병원(원제는 M-A-S-H)’. 나중에 텔레비전 시리즈로도 만들어진 이 작품에서 북베트남인들의 모자를 씌운 북한 주민들을 등장시키는 등의 오류를 범했지만, 야전병원 의사들의 괴상망측한 행동을 통해 전쟁의 광기를 신랄하게 풍자했다는 평을 들었다. 한때 배우가 되길 희망했던 그는 55년에 고향 캔자스시티에서 만든 저예산 B급영화 ‘탈선자들’이 명장 앨프리드 히치콕의 눈에 들어 히치콕의 TV시리즈 작업을 거들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워너브러더스의 존 워너 회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반(反)할리우드 기질이 싹텄다. 그가 눈감기 전까지 열정을 불어넣은 건 아서 밀러의 연극 ‘재림(再臨) 블루스’를 런던의 올드빅 극장에 올리는 일이었다. 극장 주인이며 배우인 케빈 스페이시는 “참으로 독창적인 감독이었으며 특별한 사람”이라고 애도했다. 앨트먼의 2001년작 ‘고스포드 파크’ 시나리오를 썼던 배우 겸 작가 줄리언 펠로스는 “죽을 때까지 젊은이의 반항끼를 간직한 할리우드의 거목”이라고 회고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수정주의 서부극 ‘매케이브와 밀러 부인’, 코믹하게 변용한 ‘뽀빠이’,‘내슈빌’,‘숏컷’,‘쿠키스 포천’ 등이 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OJ심슨 인터뷰추진 머독 美 반대여론에 방영 취소

    결국 언론 재벌인 루퍼트 머독 뉴스 코퍼레이션 회장이 두 손을 들었다. 미식축구 스타 출신의 영화배우 OJ 심슨이 쓴 책 ‘내가 그짓을 저질렀다면’의 출간과 두 차례로 나눠 방영할 예정이었던 인터뷰를 포기하기로 결정한 것이다.머독 회장은 20일(현지시간) “나와 고위 임원진은 이 프로젝트가 충분한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는 미국민들의 판단에 공감했다.”며 “희생자 유족에게 고통을 준 데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고 뉴욕 타임스가 전했다. 1994년 전처 니콜 브라운과 그녀의 남자친구 론 골드먼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무죄평결을 받고 풀려난 심슨은 30일 선보일 예정이었던 책에서 가정법을 동원해 두 사람을 무자비하게 살해하는 장면을 상세히 묘사한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의 비난을 샀다. 문제의 출판사 ‘리건북스’와 27·29일 인터뷰를 방영할 예정이었던 폭스TV가 모두 뉴스 코퍼레이션 소유였다는 점이 특히 분노를 끓어오르게 했다. 호주의 언론재벌 머독이 경영하는 이 회사는 시청률 지상주의로 방송 풍토를 어지럽힌다는 비난을 종종 받아왔다. 폭스TV 계열의 많은 방송국들은 인터뷰를 방영하지 않겠다고 반기를 들고 나섰고, 일부 서점들은 책 판매를 거부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앙금 씻고 ‘이라크 해법’ 찾을까

    앙금 씻고 ‘이라크 해법’ 찾을까

    이라크를 내전 수렁에서 건져내기 위한 이란과 시리아의 역할이 주목되는 가운데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과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25일 테헤란에서 만난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앞서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도 초청한 상태여서 3자회동이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9월에 이란을 방문했던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의 한 측근은 3국 모두 전향적이어서 성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했다고 AP통신이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란-이라크 전쟁 때 이란 편을 들었다는 이유로 1982년 시리아와 관계를 단절했던 이라크는 양국의 외교관계를 복원한다고 21일 발표, 대화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3자회동이 이뤄지면 이라크 전쟁 이후 처음으로 세 나라가 모여 이라크의 안정화 해법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의미를 갖는다. 이란은 시아파가 득세한 이라크 새 정부와 긴밀한 반면, 시리아는 수니파 저항세력과 대화할 수 있는 조건을 갖고 있다. 24년 전 시리아는 무슬림형제단의 폭동을 이라크가 사주한다고 비난했다. 그 뒤에도 국경 넘어 쿠르드족 분리운동을 막후 지원한다고 지청구한 바 있다. 미국의 침공 후 최고위급으로 19일 이라크를 찾은 왈리드 모알렘 시리아 외무장관은 이라크 안정화 회복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복교가 성사되면 이라크는 수니파 저항세력을 설득하는 데 시리아를 끌어들일 수 있게 된다. 시리아로선 지난해 2월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 암살사건에 연루된 이후 내몰린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나는 기회를 잡게 된다고 영국 BBC는 분석했다. 그렇지 않아도 시리아 정부는 이스라엘 파괴를 정강에 담고 있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미국 정부로부터 배척받고 있다. 아울러 1967년 이스라엘에 점령당한 골란고원 반환 협상을 재개하기 위해서도 역내에서 기여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아사드 정부가 갖고 있다고 방송은 분석했다. 이란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우선 지구촌 최대 현안인 핵개발 의혹과 관련,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의 의심을 돌리게 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점이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전격 제의 배경이라고 BBC는 짚었다. 2003년 첫 핵개발 프로그램을 공표했을 때도 이란 관리들은 레바논 내 무장단체 헤즈볼라나 알카에다의 중재역을 제의했지만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딕 체니 부통령으로부터 묵살당한 전력이 있다. 또 ‘악의 축’ 낙인을 제거하는 데도 이라크 중재역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품고 있다. 그러나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시큰둥한 반응을 내놨다. 그는 “중요한 건 말하는 게 아니라 행동하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란은 이라크 저항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수니파에게 배척당하는 점도 이란의 한계로 지적된다. 영국의 인디펜던트는 이란과 시리아의 역내 패권 다툼으로 끝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조심스럽게 내놨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러시아 전직 첩보원 독살기도 파문

    냉전시대 첩보전쟁 같은 건 사라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영국 런던경시청이 이달 초 러시아의 전직 첩보요원을 겨냥한 독살 기도 의혹을 수사 중이라고 BBC 방송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의혹이 알려진 지 6일 만의 일이다. 경시청측은 아직 체포된 사람은 없으며 수사요원들이 이날 옛 소련 국가보안위원회(KGB) 대령 출신인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43)가 입원해 있는 한 병원을 찾아 몇시간 조사했다고 방송은 전했다.●푸틴에 반기든 인사들 연이어 당해 리트비넨코는 자신의 책 ‘러시아 폭발-내부로부터의 테러’를 통해 1999년 300명 넘는 희생자를 낳은 러시아의 한 아파트 폭발사건을 KGB 후신인 연방보안국(FSB)의 자작극이라고 폭로한 인물이다. 당시 러시아는 이 사건을 체첸 분리주의자들의 짓으로 몰아붙여 2차 체첸전쟁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한발 나아가 국익에 위협이 되는 인물들을 제거하는 임무를 전담하는 특수부대가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를 탈출해 2000년 영국에 망명한 리트비넨코는 지난달 7일 발생한 러시아 여기자 안나 폴리트콥스카야 살해사건에 관한 증거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었다.일간 ‘노바야 가제타’ 기자였던 폴리트콥스카야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체첸 정책을 강력 비판한 탐사 기사로 주목받다 모스크바에 있는 아파트 앞에서 총격을 받고 숨진 인물. 리트비넨코는 지난달 말 이탈리아의 KGB 전문가 마리오 스카라멜라로부터 ‘11월10일쯤 런던에 도착하니 만나자.’는 이메일을 받았다. 그러다 1일 갑자기 스카라멜라로부터 급히 만나자는 전화를 받고 피카딜리 광장 근처의 스시바에서 만났다. 그는 이 스시바에서 식사를 하면서 폴리트콥스카야의 피살 배후자로 여겨지는 FSB 간부 4명에 관한 문서를 스카라멜라로부터 전달받았다. 얼마 뒤 몸에 이상을 느껴 그는 자리를 떴다. 시간이 흐를수록 악화되자 11일 결국 위 세척 등 한 차례 소동 끝에 병원 신세를 지게 됐다. 의사들은 시나브로 장시간에 걸쳐 온몸에 독이 퍼지는 독극물 탈륨에 당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3∼4주 뒤 생존 확률 절반밖에 안돼 탈륨은 1g만 몸 속에 들어가도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언뜻 보아선 냄새도 없고 소금처럼 아무런 빛깔도 없어 음식에 뿌려졌을 가능성이 높다. 리트비넨코는 고비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를 면회한 친구 알렉스 골드파브는 의사로부터 “3∼4주 뒤에도 살아있을 확률은 50%”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골드파브는 “한달 전만 해도 멀쩡했던 리트비넨코가 유령처럼 변해버렸다.18일 동안 거의 먹지 못했고 머리칼은 다 빠져버렸다. 이건 러시아 첩보기관 소행이 분명하다.”고 분개했다. 러시아에서의 독살은 흔해빠진 정적 제거 수단이다. 폴리트콥스카야도 2004년 러시아 남부 베슬란 학교 인질극을 취재하기 위해 비행기에 올랐다가 기내에서 독극물이 든 음료수를 마셨던 적이 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TV광고 보는 맛 읽는 맛

    ‘문자’가 동영상 광고의 주인공으로 자리잡았다. 그동안 TV 등 동영상 광고에서 문자는 이미지와 음향의 위세에 눌려 ‘자막’ 수준의 보조적인 위치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최근 문자가 주는 ‘가독성’의 특징을 살린 광고가 득세하고 있다. 인쇄 광고의 특징을 접목한 형태이다. 대표적으로 휴대전화 스카이의 ‘머스트 해브(MUST HAVE)’를 들 수 있다.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 MUST HAVE 뒤에 어떤 문자를 붙이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진다. 활자의 특징을 최대한 활용한 것이다. 스카이는 ‘MUST HAVE 열정’,‘MUST HAVE 열린 생각’,‘MUST HAVE 자신감’ 등의 광고로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다. 문자 조합이 가지는 재미도 의미있게 전달하고 있다. 이동통신회사 KTF가 지난달 선보인 ‘디자인 요금제’ 또한 문자의 특징을 살린 광고이다. 통화보다는 문자로 휴대전화를 많이 사용하는 20대를 겨냥한 광고이다.‘문자사랑 1100요금’,‘일촌요금’,‘빅3요금’ 등 다양한 요금제를 한꺼번에 알리는데는 문자가 오히려 적격일 수 있다. 약간의 삐뚤고 서투르게 그려진 듯한 광고의 문자들은 사실감이 높다. 젊은 세대들이 공책에 낙서하던 경험과 연관돼 공감대를 높이고 있다. 디자인 요금제 광고는 ‘펜슬 애니메이션(pencil animation)’ 기법이 적용됐다. 이는 화면상에서 종이 위에 연필로 쓴 글씨나 그림들이 재미있게 움직이는 기법이다. 컴퓨터 그래픽이 아니라 종이 위에 실제로 그림이나 글씨를 쓰고 난 뒤 컴퓨터 그래픽으로 다듬는 아날로그적 방식이 적용됐다. 보는 이들에게 더욱 정겹다.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브랜드 애니콜 광고도 최근 문자를 강조하는 쪽으로 바꿨다. 유행에 민감한 잡지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광고는 주(主) 모델 전지현과 이효리씨를 뺀 배경 화면을 모두 문자로 채우고 있다. 슬림한 휴대전화의 스타일과 두 명의 모델 이미지를 대비했다. 전지현씨는 ‘나쁜 여자’로, 이효리씨는 ‘착한 여자’로 이름 붙였다. 이들이 하고 싶은 말들은 모두 문자로 표현됐다. 광고에서 문자의 의미를 강조하듯 전지현씨가 신문을 보는 장면도 들어있다. LG전자의 휴대전화 ‘샤인(Shine)’ 광고도 문자의 특성을 활용하고 있다. 광고는 장엄한 음악과 함께 슬림한 휴대전화가 보인다. 내레이션은 전혀 없이 “비춰보라, 당신이 여기 있다.”는 문자와 함께 ‘74463’이란 숫자가 뜬다. 정체 불명의 숫자는 호기심을 증폭시킨다. 포털 네이버의 검색 순위 10위 안에 오르기도 했던 숫자는 ‘Shine’이다. 숫자 순서대로 휴대전화의 버튼을 누르면 단어가 조합된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동영상 광고에서 문자의 역할이 확대되는 것은 시청자의 주목도와 가독률을 높이려는 의도”라며 “TV 광고에서 신문이나 잡지를 보는 듯한 분위기를 전해 기존의 동영상 광고와는 차별화 된다.”고 말했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하나금융 다시 M&A카드 꺼내

    기업인수·합병(M&A)으로 흥했다가 M&A로 위기를 겪은 하나금융지주가 다시 ‘M&A 승부수’를 던졌다. 하나금융지주는 ‘M&A의 귀재’로 불리는 김승유 회장의 주도로 보람은행, 충청은행, 서울은행 등을 잇따라 인수해 하나은행을 국내 4위 규모의 시중은행으로 성장시켰다. 증권업계 수위를 다투던 대투증권을 인수해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면모를 갖췄다. 그러나 올해 외환은행과 LG카드 인수전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지방자치단체 금고나 법원 공탁금, 월급통장과 같은 저원가성 예금이 취약해 순이자마진(NIM) 등 핵심적인 수익기반도 갈수록 약화되는 상황이다. 위기 국면에서 하나지주는 다시 ‘M&A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나지주는 최근 이성규 전 국민은행 부행장을 부사장으로 영입하고 전략·재무기획을 맡겼다. 그는 1998년부터 2000년까지 당시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 밑에서 기업구조조정위원회 사무국장을 지내면서 워크아웃을 진두지휘했다. 이 부사장이 M&A 및 미래전략을 짜는 전략기획을 총괄하게 됐다는 점에서 하나지주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지주는 특히 우리금융그룹과 기업은행이 민영화될 때를 대비해 다각도로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전략·재무기획을 담당했던 김병호 상무에게는 해외 M&A 업무를 전담시키고, 글로벌전략팀을 신설했다. 지난 여름 중국 지린(吉林)대학에 ‘하나금융전문과정’을 개설하기도 했다. 하나금융지주가 20일부터 모든 서류를 영문으로 표기하고, 해외전문인력 채용에 나선 것도 해외 M&A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한 전술로 풀이된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21세기 美에 중세영주 도시?

    민주주의 국가임을 자랑하는 미국에서 중세 영주나 누릴 법한 권능을 한 가문 사람들이 100년 넘게 누린 도시가 있다면 쉽게 믿기지 않을 것이다.이런 일이 벌어진 곳은 로스앤젤레스 도심에서 남서쪽으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버넌시(市). 인구는 2000년 센서스때 91명에 불과했지만 4만 4000명의 근로자가 일하는 공장들이 들어서 있어 세금 수입이 짭짤한 알짜배기 도시다. 이곳의 모든 땅과 주택은 레오니스 말버그(77) 시장 소유다.1905년 이곳에 정착한 할아버지 존 뱁티스트 말버그가 67년 도시 전체를 통째로 물려준 것이다. 그뒤 말버그는 한번도 시장 자리를 내놓은 적이 없다. 16일(현지시간) ABC방송 계열인 채널7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검찰이 모두 7가지 혐의로 기소한 말버그 시장은 말 잘 듣는 주민들을 공무원이나 의원에 임명해 시정을 좌지우지했다. 자신과 부인, 아들 모두 이웃의 다른 도시에 살고 있었지만 주소지를 조작해 계속 투표해 왔다.26년 만에 처음으로 경선으로 치러진 올해 선거를 앞두고는 더욱 무리수를 썼다. 상대 후보를 거주지에서 내쫓고 후보자 명부에서도 제외했는가 하면 다른 후보에겐 사퇴를 대가로 집 임대료를 깎아주는 매수 행위를 저질렀다. 이 가문의 전횡이 검찰의 수사망에 걸려든 것은 지난해 4월, 시의 기업 국장이 6만달러의 시 예산을 개인 용도로 전용한 사실이 발각되면서였다. 이 사실을 밝혀내다 아들 존(37)이 아동 포르노를 제작한 사실이 확인됐다.부전자전인지 존은 학생주임으로 재직하던 고등학교에서 14세 미만 소년들을 성추행했고 2004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18세 미만 소년들에게 난잡한 짓을 하게 해 포르노를 제작했다. 말버그 시장 등은 수사가 시작되자 시청에 보관 중인 1만 7000쪽의 자료를 못 내놓겠다고 버텼고 검찰은 주 대법원의 판결을 얻고서야 자료를 넘겨받을 수 있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174㎝·40㎏ 거식증 사망 브라질모델 추모 열풍

    ‘말라깽이 독재(?)가 부른 죽음’ 브라질의 타이블로이드 일간 ‘우 디아’는 지난 14일 여성 모델 아나 카롤리나 레스톤 마칸(21)이 지나친 다이어트에 따른 거식증 증세로 숨진 소식을 전하며 이런 제목을 붙였다. 지난달 25일 신장기능 저하로 입원한 카롤리나는 이날 심한 고혈압과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이다 결국 숨지고 말았다. 인터넷에선 누리꾼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과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구글이 운영하는 누리꾼 교류 사이트 ‘오르쿠트(Orkut) 브라질’에는 이틀만에 1만 4000건 이상의 애도 메시지가 올라왔다.카롤리나의 키는 174㎝였지만 몸무게는 40㎏으로 보통 12세 소녀 몸무게밖에 되지 않았다고 통신은 전했다. 체질량지수(BMI)는 13.5로 세계보건기구(WHO)가 경고한 위험 수준 18.5를 한참 밑돌았다. 보통 17.5면 거식증이 의심되며 15 이하면 기아상태로 간주된다. 어머니 미리암은 한 신문과 인터뷰에서 “패션 브랜드의 가치가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지만 아이들의 목숨과 바꾸지 않았으면 한다. 제발 사정한다.”고 오열했다. 카롤리나는 체중이 46㎏였을 때도 뚱뚱하다고 고민했으며 4월부터는 사실상 식사를 포기하고 사과와 토마토만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유튜브’ 첸·헐리 세계경제 리더됐다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를 최근 구글에 매각한 정보통신(IT) 천재 스티브 첸(28)과 채드 헐리(29)가 경제전문 포천이 뽑은 올해 세계경제를 움직인 25걸(傑)에 들었다. 또 사회적 네트워크인 마이스페이스를 공동 구축한 크리스 드월프(40)와 톰 앤더슨(31), 또 마이스페이스를 지난해 5억 8000만달러에 인수한 호주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75)도 재계 파워 25걸에 드는 영예를 안았다. 해마다 세계 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친 인물들을 선정해온 잡지는 재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빠른 속도로 바뀌는 점을 감안, 올해는 순위를 정하지 않고 선정 이유를 밝히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에서는 인도 출신의 락시미 미탈(56) 미탈스틸 최고경영자(CEO)와 와타나베 가쓰아키(64) 도요타 사장이 선정됐다.‘단골’들은 여전히 얼굴을 내비쳤다. 빌(51)과 멜린다(42) 게이츠 부부와 함께 세계 최대 자선기금을 만든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76)이 뽑혔으며 애플 컴퓨터를 창업한 스티브 잡스(51)도 아이튠 선풍 등이 주목받은 것으로 설명됐다. 콘돌리자 라이스(52) 미 국무장관은 중동과 북한 문제 등에서 탁월한 협상 능력이 국제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에서 선정됐고 헨리 폴슨(60) 재무장관은 오랜 월가 근무 경력으로 공화당과 민주당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됐다. 또 다른 정치인 앨 고어(58) 전 부통령은 지구 온난화 방지에 전도사 역할로 활약하는 것이 선정 이유라고 잡지는 밝혔다. 이밖에 구글 CEO 에릭 슈미트(51)와 지난 10월 델컴퓨터를 제치고 휼렛 패커드(HP)를 개인용 컴퓨터(PC) 부문 1위 제조업체로 부상시킨 마크 허드(49) CEO도 명단에 들었다. 벤 버냉키(52)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TB) 의장과 뉴욕증권거래소의 존 테인(51) CEO 등도 역시 포함됐다. 여성으로는 라이스 장관과 멜린다 게이츠 외에 셰브론에서 근무하다 380억달러 규모의 식품그룹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 CEO로 자리를 옮겨 두각을 나타낸 패트리셔 워츠(53)가 선정됐다. 이와 함께 엔론 스캔들을 파헤쳐 경영진을 엄벌하는 데 기여한 검사 3명도 25걸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다음은 그외 명단. ▲래리 손시니(65) 윌슨 손시니 굿리치 앤드 로사티 회장 ▲헨리 크라비스(62) 쾰버그 크라비스 로버츠 공동 창업자 ▲앨던 맥도널드(63) 리버티 뱅크 앤드 트러스트 CEO ▲존 휴에스턴(42)·숀 버코비츠(39)·캐티 뤠믈러(35) 엔론 기소 검사들 ▲헥터 루이츠(60) AMD 최고경영자 ▲리 스콧(57) 월마트 최고경영자 ▲밥 아이거(55) 월트디즈니 최고경영자 ▲에디 램퍼트(44) ESL 인베스트먼트 창업자 ▲스티브 슈워즈먼(59) 블랙스톤 그룹 최고경영자 ▲렉스 틸러슨(54) 엑손모빌 최고경영자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부시는 佛 전제군주 닮았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프랑스를 싫어한다. 이라크 전쟁에 트집이나 잡고 발뒤축을 건다고 여긴다. 오죽하면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을 빗대 ‘잭애스(Jackass)’라고 조롱한다는 유머가 나돌았을까. 아무튼 부시 행정부는 프랑스인의 사고방식이라면 약아빠졌고 남자답지 못하며 반자본주의적이라 치부해 버린다. 그런데 이런 부시 대통령이 나폴레옹,‘태양왕’ 루이14세, 샤를 드골 등 프랑스인의 조상과 많은 점을 공유하고 있다는 재미있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의 칼럼니스트 존 손힐은 16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다른 이의 의견을 들어보지도 않고 일단 전쟁부터 저지르는 습관은 미국적이지도, 공화당답지도 않다.”며 “이런 호전적인 성향은 무엇보다도 프랑스인들의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글의 요지. 1816년부터 1880년까지 프랑스가 벌인 22번의 전쟁 가운데 7번은 프랑스의 선공(先攻)으로 시작됐다. 이 기간에 영국은 19차례, 미국은 8차례 전쟁을 치렀다. 부시가 선제공격론을 내놓기 한참 전에 프랑스인들은 이미 아프리카에서 유엔 결의 같은 것을 기다리지도 않고 식민지 침략에 열중했다. 또 부시 대통령의 선민국가론은 조국의 존엄을 지키고 그것의 가치를 보편화해야 한다는 드골의 신념을 빼닮았다. 물론 역대 미국 대통령 중에도 조국을 “언덕 위의 빛나는 도시”로 믿는 이들이 많았지만, 그렇다고 부시 대통령처럼 필요하면 강제력을 동원해서라도 이를 외국에 확산해야 한다는 사명의식을 갖고 덤빈 이는 없었다. ‘정권 변형’을 추구하는 부시 행정부의 중동정책은 1790년대 중부유럽의 전제군주들을 쓰러뜨리려고 무력을 동원, 프랑스 혁명의 가치관을 전파하려 했던 나폴레옹과 놀랍게도 닮은 모습이다. 의회보다 행정부의 권위를 앞세우고 테러를 예방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민간인을 대상으로 불법도청을 일삼는 부시 대통령은 “짐이 곧 국가”라고 떠벌였던 루이14세와 비슷하다. 실제로 그는 올해 초 “내가 결정한다. 그리고 가장 나은 것을 택한다.”고 공언한 바 있다. 대다수 유럽인은 백악관에 거주하는 ‘프랑스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는다. 대신 그들은 미국 대통령이, 선조들이 만들어 놓은 다양한 제도들을 활용하고 나직한 목소리지만 제대로 먹히는 채찍을 휘두르길 갈망하고 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호텔종업원에 최저임금”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의회가 호텔 종업원들의 임금과 수당 등을 최저생계비 수준으로 올리도록 호텔에 강제 명령하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지방정부가 재정 지원을 하지 않는 기업에 이처럼 임금 인상을 강제한 것은 로스앤젤레스시가 처음이라고 LA타임스가 전했다. 시의회는 15일(현지시간) LA국제공항 주변에 있는 10여개 호텔 근로자들에게 시간당 10.64달러(약 1만원)의 최저생계 임금을 지급토록 하는 내용의 조례를 표결에 부쳐 11대3으로 가결했다. 조례는 또 호텔측에 노조를 인정하고 이들과 단체협상을 벌이도록 촉구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英여왕 ‘007 카지노 로열’ 시사회 참석

    엘리자베스 2세(사진 왼쪽·80) 영국 여왕이 제임스 본드의 캐스팅을 둘러싸고 말이 많았던 새 007 시리즈 ‘카지노 로열’의 세계 첫 시사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허리가 안 좋다는 등 건강 이상설이 돌았던 여왕은 14일(현지시간) 부군인 필립 공과 함께 런던의 레스터 광장에 있는 오데온 극장에서 열린 시사회장에 나와 새 주인공 다니엘 크레이그(오른쪽·38) 등 제작진을 격려했다고 일간 데일리 메일이 전했다. 21번째 시리즈인 영화에는 처음으로 할리우드 자본이 유치됐지만 여왕 부부를 비롯, 많은 귀족들이 모습을 드러낸 것은 007이 여전히 ‘영국 브랜드’임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여왕은 1967년에 만들어진 ‘007 두번 산다.’와 2002년 ‘다이 어나더 데이’ 첫 공개 때도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팝스타 엘튼 존과 모험을 즐기는 재벌로 이름 높은 리처드 브랜슨, 패리스 힐튼도 눈에 띄었다. 지난 6일 주요 언론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에서 ‘카지노 로열’은 탄탄한 극적 구성과 긴박감으로 ‘지칠 대로 지쳤다.’는 평을 들어온 시리즈에 활력을 불어넣었다고 호평받았다.영화는 원점으로 돌아가 007이 영국 첩보부 MI6에 발탁돼 능수능란한 첩보요원으로 거듭나는 과정과 첫사랑을 애타게 갈망하는 로맨스를 실감나게 버무렸다는 평도 들었다. 많은 걱정을 낳았던 크레이그의 연기력도 훌륭했고 ‘본드 걸’인 프랑스 여배우 에바 그린과의 호흡도 기대를 뛰어넘는다는 게 현지 언론의 평가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제2 중국’ 꿈꾸는 베트남

    ‘제2 중국’ 꿈꾸는 베트남

    “예전엔 ‘베트남 사람들 멀었어.’라고 말했는데 이젠 ‘됐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960년대 반전시위에도 참여했던 미국인 기업 컨설턴트 앤서니 샐츠먼은 18일부터 이틀 동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를 처음 찾았던 90년대 초를 떠올린다. 거리엔 자전거들이 북적였고, 팩스는 경찰에 등록해야 쓸 수 있었지만 호텔에는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며 엄청난 돈벌이가 있으니 투자하라고 외국인들을 유혹했다. 그러나 공산당 정부가 통제의 끈을 죄자 외국인들은 떠났고 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여파로 성장률은 8.2%에서 2년 만에 4.8%로 곤두박질쳤다. 샐츠먼은 “붕괴된 정도가 아니라 쫄딱 망한 것”이라고 회고했다. 이랬던 하노이에 17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발을 딛는다. ●부시 대통령, 현역으로는 37년 만에 방문 전쟁이 한창이던 1969년 리처드 닉슨 이후 미국의 현역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한 적은 한번도 없다.2001년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문했다. 부시 대통령은 다시 문을 열어젖힌 베트남의 눈부신 성장사에 깜짝 놀랄지 모른다. 시사주간 타임(20일자)에 따르면 베트남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8.2%. 중국 다음으로 인도와 어깨를 겨룬다. 올들어 10월까지 수출 실적은 24%나 뛰어올랐고 호찌민 주식시장은 아시아에서 가장 빼어난 7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8400만명 인구의 53%가 30세 이하인 데다 임금 수준은 중국의 해안 도시들보다 훨씬 낮아 고속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물론 지난해 GDP 규모가 530억달러(약 50조원)로 필리핀의 절반밖에 되지 않아 이 같은 평가가 부풀려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다국적기업들이 연이어 이 나라에 러브콜을 보내는 점을 보면 이런 의구심은 사라진다. 캐논은 하노이 북서쪽의 박 닌 지역에 세계 최대 잉크젯 프린터 공장을 열 계획이고, 나이키는 베트남에서 연간 5400만켤레 생산하던 것을 7000만켤레로 늘리기로 했다. 중국 다음으로 많은 제작 규모다. 올해 10개월 동안 해외 직접투자 규모는 65억달러로 지난 한해의 61억달러를 넘어섰다. ●형편없는 간접시설·낮은 저축률 걸림돌 이 같은 성장은 지난 7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성사라는 값진 열매로 돌아왔지만 이 역시 대가가 따르게 될 것이다. 무역 장벽을 낮추기로 했고 많은 보조금을 없애는 한편, 몇개 부문에서 외국 기업과 날선 경쟁을 해야 한다. 내년 4월에는 외국 은행들의 지점 개설이 허용된다. 현재 은행 계좌를 갖고 있거나 보험에 가입한 국민은 5% 미만이어서 은행과 보험시장 개방은 엄청난 잠재력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유통부문에도 해외업체들이 공격적인 경영을 펼쳐 국영업체나 소상공인들의 위기감을 사고 있다. 정부는 이제야 법률 제도를 정비하고 사회간접시설 확충에 발벗고 나섰다. 매년 15%씩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못 대고 있으며 컨테이너선이 정박할 항만이 절대 부족해 미국과 유럽으로 향하는 컨테이너들은 싱가포르에 들렀다 이들 지역으로 떠난다. 덧붙여 만연된 부패, 비밀주의, 정부 개입 관행들을 불식시켜야 진정한 ‘아시아의 용’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잡지는 지적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피플 인 포커스] 팔레스타인 총리 내정자 샤비르

    ‘총장님이 잘해낼 수 있을까?’ 극단적인 반목을 거듭해온 팔레스타인의 하마스와 파타당이 차기 총리로 모하메드 샤비르(60) 전 이슬람 대학 총장을 추대하기로 뜻을 모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13일. 그는 가자시티에서 작은 차를 손수 운전하고 있었다. 1993년부터 이슬람 대학 총장으로 일하다 지난해 은퇴한 그는 팔레스타인에서 ‘총장님’으로 통한다. 이스마일 하니야 현 총리 등 숱한 제자들이 현재 하마스의 간부로 일하고 있다. 그렇다고 좀더 온건하고, 중도적인 파타당과 사이가 좋지 않은 것도 아니다. 생전의 야세르 아라파트를 그는 자주 찾았고 후계자인 마무드 아바스 대통령과도 대화를 나누는 등 어느 정파에 치우치지 않는다는 평을 들었다. 관리들은 아바스가 그를 천거했다고 전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수락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샤비르는 이스라엘에 대한 태도와 관련, 한번도 공언한 적이 없지만 주위에선 매우 실용적인 인물이라고 평한다.AP통신은 그가 테크노크라트 위주의 내각을 통솔해 내정에 힘쓰는 한편, 아바스는 이스라엘과 평화협상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샤비르는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와 인터뷰에서 “공식 임명된 다음에야 이스라엘에 대해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실주의자답게 행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자지구의 칸 유니스에서 태어나 이집트에서 약학을 공부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웨스트버지니아 대학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한 샤비르는 미국에 상당히 우호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따라서 그의 등장은 지난 4월 하마스 집권 이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재정 지원을 차단한 서구와의 관계 개선용이라는 시각도 있다. 독실한 이슬람 교도인 샤비르는 이전에도 내각장관을 맡아달라는 제의를 뿌리친 바 있으며, 대학 총장 시절 경호원과 운전사를 사양한 일은 널리 알려져 있다. 부인은 현재 여성부 차관으로 일하고 있다. 그러나 15일 가자지구에서 발사된 로켓이 이스라엘의 시데롯에 떨어져 중상을 입은 민간인 2명 가운데 한 여인이 사망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하마스 대변인이 “이스라엘을 인정하는 어떤 세력과도 공동정부 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것도 그의 앞날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절망의 산을 토막내 희망의 이정표 세우자”

    “절망의 산을 토막내 희망의 이정표 세우자”

    “희망이 있다면 우리는 절망의 산을 토막내 희망의 이정표를 세울 수 있습니다.”(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 연설 중) “모든 이의 존엄과 인간됨이 존중받고 미국의 약속이 누구에게도 부인되지 않는 날이 오도록 우리는 계속 힘써야 합니다.”(조지 W 부시 대통령) “인간의 마음이 진짜 싸움터로 변할 때 시민 불복종은 자살폭탄보다 훨씬 큰 호소력을 갖습니다.”(빌 클린턴 전 대통령) 흉탄에 스러진 지 38년이 지나서야 평생을 민권운동에 헌신한 그의 이름이 새겨진 기념관의 첫 삽이 떠졌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최초의 기념관인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관 기공식이 워싱턴DC 한복판에 있는 내셔널몰에서 13일(현지시간) 성대히 열렸다고 CNN이 전했다. 주요 방송들은 이를 생중계했고 뉴욕, 휴스턴 등 주요 도시에선 추모 행사와 콘서트가 잇따랐다. 이날 빗줄기가 오락가락하는 쌀쌀한 날씨에도 5000여명이 “한 위대한 인간을 영원히 기억하게 하는”(부시 대통령) 기념관 기공식을 지켜 보았다. 생전의 그와 함께 투쟁했던 앤드루 영·제시 잭슨 목사,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차기 대선 출마가 유력한 바락 오바마(민주·일리노이주) 상원의원 등이 눈에 띄었다. 암살 40주기인 2008년 봄 완공 예정인 기념관은 포토맥 강변의 링컨 기념관과 인공호수 건너편의 제퍼슨 기념관을 일직선으로 연결할 때 한 가운데인 호숫가에 들어선다. 유명한 워싱턴 기념비에서 남서쪽 방향이며 한국전쟁기념관 바로 뒤쪽이다. 이곳은 1963년 ‘직업과 자유를 위한 평화대행진’을 마친 킹 목사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연설 중 하나로 꼽히는 ‘나에겐’을 외쳤던 바로 그 장소다. 부시 대통령은 “알맞은 장소에 기념관이 들어서게 돼 미국의 약속을 선언한 이들, 이를 지키려 노력한 이들의 힘을 하나로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96년 기념관 건립안에 서명했던 클린턴 전 대통령은 “그가 있음으로 해서 더 정의롭고 품위로워진 수많은 미국인들의 가슴과 마음에 기념관이 뿌리를 내릴 것”이라고 역설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총 공사비 1억달러(약 940억원) 가운데 6500만달러는 의료기기업체 토미 힐핑거, 제너럴 모터스 등 대기업과 수많은 개인들로부터 모금됐다. 영화제작자 조지 루카스, 전직 국무장관들인 콜린 파월·잭 발렌티 등도 참여했다고 영국 BBC는 소개했다. 필라델피아에 사는 캐롤린 잭슨은 18세때 사람들 틈에 끼어 ‘나에겐’ 연설을 들었다며 “킹 목사 때문에 내셔널몰에 발을 다시 들이게 될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감격했다. 그녀는 “시민권 투쟁에 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캐나다 탐험가 첫 ‘무동력 세계일주’

    베링해의 집채만한 파도도, 시베리아의 살을 에는 바람도, 기관총을 겨눈 게릴라도 그의 팔다리를 묶지는 못했다. 캐나다 탐험가 팀 하비(28)가 사이클과 보트, 카누, 스키를 타거나 걸어서 893일 만에 지구 한바퀴를 돌아 12일(현지시간) 밴쿠버에 돌아왔다고 일간 밴쿠버 선이 전했다. 동력에 의존하지 않고 팔다리만으로 ‘산넘고 물건너’ 세계 일주에 성공한 것은 하비가 처음이다. “생각보다 힘들고 긴 여정이었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가 얼마나 경이로운지 깨달았다.”고 일성을 터뜨린 그는 “매연을 내뿜지 않는 교통이야말로 기후변화에 해결책이 될 수 있다.”며 석유 사용 자제를 당부했다. 그는 2004년 6월1일 밴쿠버를 동료 콜린 앵거스와 떠난 뒤 사이클로 미국 알래스카를 거쳐 64일 만에 베링해에 도착했다. 중간에 산불을 만나 카누를 타고 15일간 유콘강을 가로질러 건넌 끝이었다. 보트를 장만한 그는 32일 동안 노를 저어 400여㎞에 이르는 해협을 건넜다. 캄차카 반도 해안부터는 600㎞를 걸어 11월 초 사할린 아나디르에 도착했다. 동상을 치료하며 겨울을 보낸 그는 지난해 2월 사이클로 시베리아 횡단에 들어가 중간에 앵거스와 의견차이로 헤어지는 우여곡절 끝에 5월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이어 사이클로 하루 150㎞씩 달린 끝에 유럽 대륙을 가로질러 그해 10월 포르투갈 리스본에 도착했다. 다시 전장 8m의 보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 베네수엘라까지 항해하는 데 38일이 걸렸다. 카나리 군도 근처에서는 유조선에 들이받힐 뻔한 적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미주 대륙을 밟은 그는 남미 우림을 도보와 자전거로 통과한 뒤 파나마, 멕시코, 미국을 거쳐 이날 드디어 4만 2000㎞의 대장정을 마친 것이다. 하비는 “꼭 누가 날 돌보는 것처럼 어려웠던 일이 술술 풀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피터 래드너 밴쿠버 부시장은 “그는 자전거 페달과 노로 온세상을 휘젓고 돌아왔는데 우리가 학교, 직장, 가게 갈 때 걷거나 자전거 타는 게 무에 그리 대수겠느냐.”고 되물었다. 험난한 여정은 웹사이트(www.vancouvertovancouver.com)에서 구경할 수 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은행 순익 크게 줄었다

    올해 국내은행들의 연간 순이익 규모가 11조 5000억원 정도로 추정돼 지난해의 13조 6000억원을 크게 밑돌 전망이다. 특히 은행들은 올 들어 이익창출 능력이 계속 약화되고 있고, 순이자마진율은 2002년 통계 집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은행들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11조 9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조 5214억원에 비해 5745억원 늘어났다. 이는 출자전환주식 매각이나 충당금 전입액 감소 등 일시적인 비(非)경상이익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외환·우리·산업 등 6개 은행의 순이익은 감소세였다. 이익창출 능력은 오히려 떨어졌다. 이 기간 총자산이익률(ROA)은 1.26%로 미국의 1.31%를 밑돌았다. 특히 본질적인 이익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총이익률은 2.86%로 미국의 5.44%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총이익률은 1·4분기 2.98%,2분기 2.85%,3분기 2.72%로 하락세다. 김중회 금감원 부원장은 “비경상이익이 늘어나면서 일시적으로 이익이 증가했지만 영업경쟁 심화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축소로 이익창출 능력은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 3분기의 순이자마진은 2.57%로 2002년 4분기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김 부원장은 “하이닉스·현대건설 등의 출자전환 주식 매각에 따라 이익 규모가 달라질 수 있지만 이익창출 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내년에도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은행의 재무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손충당금 최저 적립 비율을 높이기로 했다. 이럴 경우 은행들은 추가로 2조원의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해 순익과 배당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아버지 부시-클린턴 “우린 코미디 콤비”

    국내 한 라디오 방송의 ‘3김 퀴즈’가 퇴근길 애청자들을 웃긴다지만 미국의 전직 대통령들은 직접 사람들 앞에 나서서 웃긴다. 빌 클린턴(사진 왼쪽·60)과 조지 HW 부시(82) 전 대통령이 전날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전미부동산업자협회(NAR) 총회에 나란히 참석해 6차례의 기립박수를 받을 정도로 청중을 열광시켰다고 AP통신이 12일(현지시간) 전했다. 통신은 두 사람이 정당도 다르고 1992년 대선의 구원(舊怨)이 있지만 마치 수십년 호흡을 맞춰온 코미디언들처럼 웃겼다고 적었다. 지난해 두 전직 대통령은 이 지역을 휩쓴 카트리나 재앙 때 1억 3000만달러(약 1222억원)를 모금한 바 있다. 이날 총회는 재앙 이후 열린 가장 큰 규모의 행사였다. 부시가 먼저 “가끔 대통령 자리가 주는 특전이 그리울 때도 있지만 은퇴는 좋은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한 가지 문제는 특정 주제에 대해선 기억이 지워지지 않는 점”이라며 “만약 누군가 일본 총리 앞에서 쓰러진다면 14년 뒤에라도 누구나 이를 기억할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언론에 수년간 당한 뒤에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면 마음에 들지 않는 질문에 속으로 욕을 퍼부은 뒤 답하지 않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클린턴은 “여러분은 지금 1992년 대선에 대한 그의 복수극을 지켜보고 있다.”고 웃어넘긴 뒤 “그때부터 내 여생은 그의 코미디 조역으로 운명지어졌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점잖지 않은 그의 농담을 그대로 옮겼다면 난 아마도 뉴욕 일간지들에 죽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장혈관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클린턴은 “그의 건강이 나보다 낫다.”며 “내 장례식에서 그가 연설할 것”이라고 말해 청중들을 뒤집어지게 했다. 클린턴이 “아내인 힐러리 상원의원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잘 해낼 것”이라고 말하자 부시가 끼어들어 “그렇지요. 하지만 이 친구가 영국 여왕 뒤의 필립 공처럼 숨어지내는 모습을 떠올리기가 쉽지는 않다.”고 응수해 사람들을 웃겼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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