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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LB] 투구폼 살짝 바꿨을 뿐인데… 더 무서워진 괴물

    [MLB] 투구폼 살짝 바꿨을 뿐인데… 더 무서워진 괴물

    5전6기로 시즌 7승째를 따낸 류현진(26·LA 다저스)의 투구 동작은 이전보다 확연히 간결해졌다. 류현진은 지난 6일 AT&T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미프로야구 경기에서 6과 3분의2이닝 동안 안타는 4개만 내주고 3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8-2 완승을 이끌었다. 시즌 방어율을 2.83에서 2.82로 낮춘 그는 지난 5월 29일 LA 에인절스전 완봉승 이후 한 달 동안 끊긴 승리와의 인연을 다시 이었다. 특히 승리 없이 2패에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하던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거둔 산뜻한 승리라 기쁨은 곱절이 됐다. 그는 이날 와인드업할 때 평소와는 달리 다리를 높게 들어 올리지 않고 세트포지션 때처럼 무릎 높이 정도로만 올렸다. 투구 폼이 한층 간결해졌고 다리를 앞으로 뻗는 스트라이드 폭도 줄였다. 이에 따라 직구 최고 구속은 148㎞에 그쳤고, 평균 구속도 143㎞일 정도로 이전 경기들에 견줘 공이 빠르지 않았다. 류현진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그냥 해봤다. 나쁘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다른 날이랑 비교했을 때 크게 달라진 것도 없다”고 무심하게 털어놓았다. 하지만 효과는 만점이었다. 일단 제구가 완벽에 가까워 마음에 둔 곳에 투구가 정확히 꽂혔다. 투구 수 107개 중 직구가 71개일 정도로 직구 구사를 늘린 것은 두둑한 배짱 덕이었다. 직구의 64.7%에 해당하는 46개가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해 평소보다 느린 직구를 승부구로 활용한 셈이었다.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이 느낀 공의 위력도 스피드건에 찍힌 숫자 이상으로 다가왔다. 공을 놓는 타이밍이 빨라지면서 타격 포인트를 잡는 데 애를 먹었다. 류현진에게 8타수 6안타로 천적으로 군림한 헌터 펜스가 3회 말 루킹 삼진을 당한 뒤 멍한 표정을 지어 보인 것이 하이라이트였다. 결국 류현진은 몸이 완전히 풀린 4회부터 6회까지 3이닝 연속 퍼펙트로 막으며 11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다. 탈삼진 숫자는 줄었지만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투구가 7승째를 안긴 것이다. 또 본인이 직접 상대 타자들의 공략법을 연구했다고 털어놓은 점도 눈여겨볼 대목. 앞서 샌프란시스코와의 세 경기에서 피안타율이 .386이나 될 정도로 많이 얻어맞았다. 빼어난 위기관리로 8실점(7자책)에 그쳤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였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를 준비하면서 릭 허니컷 투수코치와 포수 A J 엘리스가 ‘샌프란시스코와는 세 차례나 붙었으니 직접 전력분석을 해보라’고 하더라. 내가 준비했는데 안타를 덜 맞아서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말은 쉽지만 메이저리그 데뷔 3개월밖에 안 된 신인이 험난한 산을 스스로의 힘으로 넘었다. ‘괴물’이 진화하고 있어 놀랍고 대견하다. 류현진의 상반기 피날레 등판은 11일 애리조나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메이저리그도 놀란 신수지 시구

    메이저리그도 놀란 신수지 시구

    “그녀의 시구는 패션(fashion), 역학(mechanics), 결과(results) 세 박자를 모두 갖췄다.” 전 국가대표 체조선수 신수지(22)의 ‘애크러배틱 시구’가 연일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지난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두산 경기에 앞서 시구자로 나선 그녀의 믿기지 않는 시구 동작을 담은 동영상과 기사가 7일 오후 1시까지 메이저리그 닷컴의 메인 화면을 장식했다. 마운드 약간 앞쪽에 선 신수지는 오른발로 지탱한 채 온몸을 360도 회전시키는 ‘백일루션’ 동작을 선보인 뒤 일어서면서 공을 뿌려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게다가 공은 포수가 일어서서 받긴 했지만 미트에 정확하게 전달돼 그녀의 빼어난 균형 감각을 과시했다. 현지 누리꾼들은 “Ouch(어이쿠)!”와 같은 감탄사를 내뱉었고, 투자 자문업을 한다고 밝힌 브레드 벤포드는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그녀를 영입해야 할 것”이라고 농담 조로 말했다. 토론토는 좌타자를 상대할 때 3루수를 2루수 자리에 세우는 극단적인 시프트를 활용하는 등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혁신적인 발상을 선도하는 구단으로 알려져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축구광 교황님, 골 세례 받으세요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와 마리오 발로텔리(AC밀란)가 프란치스코 교황 앞에서 기량을 다툰다. 이탈리아축구협회는 다음 달 14일(현지시간) 로마의 스타디오 올림피코에서 이탈리아와 아르헨티나의 친선경기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5일 밝혔다. 메시와 발로텔리는 각각 아르헨티나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골잡이. 이탈리아축구협회는 교황에게 헌정하려고 아르헨티나와의 A매치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열성적인 축구팬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교황뿐만 아니라 바티칸 교황청의 많은 성직자들이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관측된다. 아르헨티나와 이탈리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각각 4위와 6위를 달리고 있으며 이탈리아는 13차례 맞대결에서 6승5무2패로 우세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아웃도어 업체, 산악인 사지로 몬다?

    귀국 보고를 겸한 간담회를 마친 지 사흘이 됐는데 머릿속에 세 가지 질문이 지워지지 않는다. 한국인으로 처음 히말라야 14좌를 인공산소의 도움 없이 완등한 김창호 대장의 쾌거에 박수를 보내야 할 자리였는데 지난 3일 간담회에는 내내 가슴 먹먹한 침묵이 깔렸다. 안타깝게 빙원(氷原)에 스러진 서성호 대원 때문이었다. 그 와중에 기자들은 산 아래의 사람들이 산 위에서 벌어진 일들에 대해 갖는 의구심을 대신 풀어야 한다는 숙명에 짓눌려 얼음처럼 차가운 질문을 던졌다. ‘지금도 그렇게 값어치 있는 일이었다고 확신하느냐?’ ‘10여년 전 파키스탄 히말라야를 홀로 헤매던 김창호와 아웃도어업체 몽벨의 후원을 받아 14좌를 완등한 김창호의 간극은 없느냐?’ ‘일부에선 아웃도어업체가 경쟁을 부추겨 근래 적지 않은 불상사를 초래했다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등등. 김 대장은 30여년 산과 인연을 맺은 선배의 첫 번째 질문에 “생명보다 소중한 것을 꼽으라면 없다. 성호가 한사코 산소마스크를 쓰지 않겠다고 한 것이 답이 되지 않을까 한다”며 “산악인은 다른 이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산 위에서 깨닫는다. 성호가 단순히 (무산소 완등) 기록 때문에 그러진 않았을 것이다. 자신이 있었고 그걸 뒷받침할 풍부한 등정 경험이 있었기에 그랬을 것이다. 대장으로서 그의 눈빛을 바라보며 그의 선택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고 눈시울을 붉히며 답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선 “고산 등반 틈틈이 해발 고도 7000m급 봉우리 7개를 초등했다는 점이 답이 될지 모르겠다”고 에둘렀다. 간담회 말미에 나온 ‘수평 여행’ ‘창의적 고도’ ‘산을 모르는 이들과의 소통’(서울신문 4일자 29면) 등도 이런 답의 연장 선상이었다. 사실 마지막 질문이 가장 난감했다. 기자 생각에도 필요악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몽벨 관계자가 실토한 대로 최근의 경기 둔화에도 가장 견실한 성장을 지속한 것이 아웃도어 업체이기 때문이다. 그 많은 비용을 댈 수 있는 업체가 어디 있겠느냐고 되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 업체끼리의 후원 경쟁이 산악인들을 사지로 내몬다는 주장은 근거가 박약해 보인다. 몽벨 관계자도 탐사나 등반 계획에 일절 간여하지 않았으며 마케팅 모멘텀을 잡으려고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아웃도어업체들도 이 점은 새겼으면 하다. 산악인들을 후원하는 일이 유통 마진을 줄이려는 노력을 회피하려는 방패로 활용돼선 곤란하다는 것이다. 북한산 아래에 늘어선 호사스러운 대리점들을 바라보며 늘 품었던 의구심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도끼자루, 임부 몰래 밥상 아래 두면 딸이 아들로?

    도끼자루, 임부 몰래 밥상 아래 두면 딸이 아들로?

    ‘호랑이에게 물리면 참기름 3~4홉을 마시고 상처를 기름으로 씻은 다음 백반을 가루로 만들어 상처에 붙이면 통증이 멈추고 곧 효과가 난다. (중략) 못 먹는 버섯은 털이 있는 것, 아래 무늬가 없는 것, 밤에 빛이 나는 것, 삶아도 익지 않는 것, 요리를 해도 사람 그림자가 보이지 않는 것, 봄이나 여름에 악충이나 독사가 지나간 것 등이니, 이들 버섯은 먹으면 모두 사람을 죽게 한다.’ 조선 시대 관료들의 행정 편람서였던 ‘고사촬요’(攷事撮要)의 일부다. ‘일을 살핌에 필요한 지식을 요령 있게 추려 엮은 책’이라는 뜻의 제목을 가진 이 책에서 독자들은 당시 호랑이에게 물리는 사람과 독버섯을 먹고 죽는 사람이 적지 않았음을 자연스럽게 추론해 볼 수 있다. 형벌에 대한 규정이나 좋은 주거지를 고르는 법, 벼룩 없애는 법 등 책에 실린 다양한 내용들을 보고 있으면 조선의 사회상이 그림처럼 머릿속에 떠오른다. ‘실용서로 읽는 조선’은 당시 쓰인 실용서를 통해 조선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책이다. 이종묵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와 장유승 단국대 동양학연구원 선임연구원, 김호 경인교대 사회교육과 교수, 정긍식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등 각 분야의 전문가 12명이 조선시대 실용서의 역사적 배경과 사회적 맥락을 탐색했다. 머리말을 쓴 정호훈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HK교수는 “미시의 관찰 속에서, 포착하기 쉽지 않은 조선 사람들의 땀내 나는 일상을 확인하자는 의도”라고 설명한다. 책이 소개하는 실용서는 여러 분야에 걸쳐 있다. ‘사송유취’(詞訟類聚)나 ‘결송유취보’(決訟類聚補) 등의 법서는 공자의 이상에 따라 소송 없는 사회(無訟社會)를 추구했지만 사법 다툼이 끊이지 않았던 현실의 상반된 모습을 보여준다. 1527년에 간행된 한자 학습서 ‘훈몽자회’(訓蒙字會)에서는 조금씩 한자의 자리를 대체해 가는 한글의 모습이 드러나고, 어의 이시필이 저술한 ‘소문사설’(?聞事說)에서는 명·청의 선진 기술을 받아들여 실용적인 지식을 발전시키려 한 중인들의 단면이 엿보인다. ‘남편이 장날에 새 도끼 자루를 만들어서 임부 몰래 상 아래 두면 여자 태아가 남자 태아로 바뀐다’ 등의 내용을 담은 ‘규합총서’(閨閤叢書)나 ‘태교신기’(胎敎新記) 같은 책에서는 조선 후기 여성들의 출산 문화를 읽어낼 수 있다. 꽃과 나무를 키우는 방법을 기록한 ‘양화소록’(養花小錄)과 가야금 악보 ‘졸장만록’(拙庄漫錄)에는 팍팍한 일상에서도 삶의 여유와 풍류를 즐긴 정취가 녹아 있다. 저자에 대한 설명과 함께 풍부한 삽화를 곁들여 이해를 도왔다. 책을 읽다 보면 후세는 실용서를 통해 2013년의 한국을 어떻게 돌아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영어 학습서와 자기 계발서의 시대? 몸매 관리와 재테크의 시대?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영화 ‘나눔’… 인디음악 ‘자립’… 미술 ‘룰루랄라’

    [주말 인사이드] 영화 ‘나눔’… 인디음악 ‘자립’… 미술 ‘룰루랄라’

    “문화계에서 협동조합이 늘어나는 이유? 간단합니다. 다들 답답하니까요.” 지난 4월 출범한 영화나눔협동조합의 최종태 상임이사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플라이 대디’ ‘해로’ 등을 연출한 감독인 최 이사는 “정부 지원이 풍족한 것도 아니고 체계가 공평한 것도 아니어서 예술인 스스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몸부림 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영화나눔협동조합은 돈줄을 쥔 투자·배급사의 영향력에 반발해 설립됐다. 이윤 창출을 목표로 한 ‘산업으로서의 영화’ 대신 인간과 사회에 대한 다양한 가치관을 표현하는 ‘문화로서의 영화’를 추구한다. 이 조합이 주력하는 것은 크게 상영과 교육, 웹진 사업으로 구분된다. 조합원이 보고 싶은 영화를 적극적으로 선택해 상영관에 걸고, 다양한 시민교육과 영화 웹진 등을 통해 영화에 대한 소통창구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향후 조합원이 안정적으로 확보되면 조합비를 모아 영화 제작도 할 예정이다. 지난달 출범한 그림책작가협동조합은 작가들이 출판과 유통, 마케팅을 주도하겠다는 목표로 설립됐다. 조합원은 6명에 불과하지만 최근 20여명이 추가로 가입 의사를 밝혔다. 첫번째 프로젝트는 전자책 출판을 통한 판로 개척이다. 최소 6개월, 길게는 수년씩 걸쳐 그림책을 완성하더라도 출판사에 선택되지 못하면 인쇄출판물로 빛을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권오철 이사는 “어렵게 책 2000부 정도를 출판하더라도 인세 10%가량을 받으면 손에 쥐는 돈은 200만원 남짓한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 음악계에선 인디 음악인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자립음악생산조합’이 대표적이다.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된 자립음악생산조합은 거대 자본에 의지하지 않고 자신들의 힘으로 인디의 정신을 지키려는 음악인과 음악 애호가의 대안 공동체로 자리잡았다. 이 조합의 설립은 무분별한 재개발에 반기를 든 ‘두리반’ 투쟁 과정에서 시작됐다. 2009년 홍대 인근에서 강제로 철거된 음식점 ‘두리반’이 시공사를 상대로 벌인 점거농성은 이를 지지하는 홍대 인디 음악인들의 문화투쟁으로 확대됐다. 투쟁 뒤 협동조합이란 해법을 떠올렸고, 2011년 8월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아직 정식 협동조합은 아니다. 단편선 운영위원은 “법에 맞게 운영 방식과 사업 내용 등을 다듬는 한편 콜트·콜텍 해고노동자 지지활동 등 다양한 사회 참여를 꾸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인가받은 ‘룰루랄라 예술인협동조합’은 화가, 조각가 등 미술가들이 주축이 된 국내 첫 미술인 협동조합. 절반이 넘는 화랑의 미술작품 수수료 등 미술시장의 잘못된 관행을 바꾸고 작가들의 창작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었다. 조각가인 전미영 이사장은 “미술가들이 화랑에 내야 하는 수익금을 모아 선순환 구조의 회사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모았다”고 말했다. 1계좌(10만원) 이상만 출자하면 조합원이 될 수 있다. 현재 민중미술운동계에서 알려진 작가 신학철, 주재환과 목판화가 이철수, 시인 송경동씨 등 30~60대 회원 6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지난달 9일까지 열흘여간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첫 전시회(‘멘붕 속에 핀 꽃’)를 열기도 했다. 16~31일에는 ‘영 아트 쿱’ 전시도 계획하고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프로축구] 줄줄줄 부상군단 이끌고 말말말 SNS 논란 끝내고

    [프로축구] 줄줄줄 부상군단 이끌고 말말말 SNS 논란 끝내고

    두 감독 모두 막다른 골목에 내몰렸다. ‘토종 군단’에서 ‘부상 군단’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프로축구 포항의 황선홍 감독과 팀 쇄신에다 기성용(스완지 시티)과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입씨름으로 번민에 휩싸인 전북의 최강희 감독 얘기다. 두 팀은 7일 오후 7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펼쳐지는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를 통해 나란히 벼랑 탈출을 벼른다. 포항은 승점 32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고 전북은 승점 24로 7위여서 순위만 따지면 포항의 우세가 점쳐지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포항의 미드필더 황진성이 발목을 다쳐 출전이 불투명하다. 이미 황지수와 노병준이 부상자 명단에 오른 데다 김원일은 경고 누적으로 나설 수 없다. 더욱이 경고 한 장만 더 받으면 다음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도 이명주와 신광훈을 포함해 7명이나 돼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포항은 전북과의 고비를 넘기더라도 성남과의 10일 FA컵 16강전과 13일 정규리그 2연전에 이어 16일 수원전 등 숨 가쁜 일정을 치러야 한다. 2위 울산(승점 30)이 바짝 따라붙은 상황에서 이번 경기는 선두 수성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다만 전북과의 홈 경기에서 6경기 연속 무패(3승3무)를 기록한 점은 자신감을 복돋운다. 또 올해 홈에서 6승1무1패로 강했던 데다 시즌 원정 6경기에서 2승(2무2패)밖에 챙기지 못한 전북을 앞선 점도 위안거리다. 전북 역시 최강희 감독이 1년 6개월 만에 지휘봉을 잡으면서 신홍기 수석코치와 박충균 코치 등을 영입한 효과를 드러내야 할 상황이다. 지난달 30일 경남과의 복귀전에서 4-0 대승을 이끌어 연착륙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지난 3일 성남에 2-3으로 져 연승에 실패했던 터. 이날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리며 공중제비를 돈 제파로프(우즈베키스탄)는 16라운드 MVP로 5일 선정됐다. 포항과의 고비를 넘어서면 10일 울산과의 FA컵 16강전과 13일 부산 등 난적들이 기다리고 있다. 포항에 덜미를 잡히면 시즌 두 번째 연패에 빠지게 되는 만큼 승리가 꼭 필요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U20 월드컵] 8일 ‘복병’ 이라크와 4강행 격돌

    “지금까지 우리 팀에 대해 놀라워했다면 앞으로는 더 큰 놀라움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대회 4강 신화 재연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과 8일 맞붙는 이라크 대표팀의 하킴 샤리크 감독이 조별리그를 마친 뒤 한 장담이다. 한 수 아래의 팀으로 여기기 쉽지만, 이라크는 E조에서 잉글랜드, 남미의 복병 칠레, 아프리카의 맹주 이집트와 조별리그를 치러 2승1무,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세 경기 모두 두 골씩 뽑아냈고, 남미 강호 파라과이를 연장 접전 끝에 1-0으로 꺾은 16강전까지 7득점을 모두 다른 선수가 기록한 점이 돋보인다. 공교롭게도 우리 대표팀과는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19세 이하(U-19) 선수권대회에서 두 차례 만나 모두 비긴 전력이 있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이라크와 결승에서 다시 만났다. 한국은 0-1로 끌려가다 후반 추가시간 문창진(포항)의 동점골로 기사회생한 뒤 승부차기에서 극적으로 승리하며 챔피언에 올랐다. 당시 5골을 터뜨렸고, 특히 한국과의 결승에서 선제골을 집어넣었던 대회 최우수선수(MVP) 모하나드 압둘라힘 카라르가 경고 누적으로 8강전에 나서지 못한다. 대표팀으로선 큰 혹 하나를 뗀 셈이다. 대신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가 오버래핑에 능하고 장거리 슈팅 능력이 빼어나다고 지목한 수비수 알리 아드난(바그다드FC)을 집중 경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광종 감독은 “유럽이나 남미 팀과 붙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지만, 방심하지 않고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프로야구] 비에 웃고 우는… 프로야구 9개구단 기상도

    4일 프로야구 네 경기가 모두 비 때문에 취소됐다. 이번 시즌 비로 취소된 경기는 33경기로 늘었다. 5, 6일에도 전국에 장맛비가 예보돼 취소 경기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러 팀들은 컨디션과 경기 감각 유지에 애를 먹게 됐다. 시즌 막바지에 작지 않은 부담이 되겠지만 그건 한참 나중 일이다. 선두 삼성과 4위 넥센의 승차가 3.5밖에 안 될 정도로 치열한 순위 다툼을 벌이는 상위권 팀들은 마른 장마에 지친 체력을 추스를 수 있어 반가울 터. 삼성은 주중 롯데와의 3연전을 1승1패로 막은 뒤 주말 두산 원정에 이어 다음 주 안방으로 SK와 한화를 불러들인다. 두 차례 휴식 후 롯데에 각각 3연패, 2연패했던 두산이 주중 휴식을 취한 터라 주말 두산전에서 승수를 쌓으려고 별렀던 삼성이 헛물을 켤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3일 2-7로 뒤진 한화에 9-8 재역전승을 거두며 지난달 10연속 위닝 시리즈의 기세를 그대로 이은 2위 LG로선 장맛비로 인한 경기 취소가 양날의 칼이 될 전망이다. 시즌 7승1패로 압도적으로 앞섰던 한화를 상대로 ‘스윕’할 수 있는 기회를 1승 더하는 것에 그쳤기 때문이다. 한창 불붙은 타자들의 타격감 유지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이날 1과 3분의1이닝 동안 8안타를 맞고 7실점하며 강판된 신정락은 물론 지난달 4경기에 등판해 4승 방어율 2.70의 빼어난 성적을 남긴 우규민처럼 올해 처음 풀타임 선발을 경험하는 투수들은 힘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언제든 마운드에 불려나가는, 9개 구단 중 가장 많은 46개의 홀드를 기록한 필승 계투조는 그야말로 가뭄 끝에 단비를 만났다고 할 수 있다. 막내 이동현이 30세일 정도로 다른 팀에 견줘 나이가 많은 불펜진이라 더욱 그렇다. 삼성과 1승1패 균형을 맞춘 3위 롯데 역시 여러 가지로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KIA와의 주말 3연전을 통해 삼성이나 LG와의 승차를 좁히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전망이다. 4위 넥센은 NC에 2연패를 당했던 터라 주말 LG와의 벼랑 끝 승부가 부담스러웠을 법한데 쉬면서 팀을 재정비할 수 있게 됐다. 지난주 1무4패로 좋지 않았다가 SK와 1승1패를 주고받는 데 그친 5위 KIA 역시 휴식하며 분위기를 추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날 넥센전까지 3연승을 거둔 NC는 닷새 휴식 뒤 다음 주 LG와 대결하는데 경기 감각 유지에 속이 타게 됐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tvN 17일 ‘환상거탑’ 첫 방송

    케이블 채널 tvN은 ‘푸른거탑’ 후속으로 오는 17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11시 ‘환상거탑’을 방송한다. 한국판 ‘기묘한 이야기’를 표방하는 ‘환상거탑’은 판타지 옴니버스 드라마다. 매주 20분 길이의 미니 드라마가 2편씩 총 8주간 방송된다. ‘푸른거탑’과 ‘남녀탐구생활’의 김기호 작가가 극본에 참여했다. 첫 회에는 배우 조달환과 강성진, 남성진, 사희 등이 출연한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조심스럽게 시작하는 단계” 톱스타 원빈·이나영 열애

    “조심스럽게 시작하는 단계” 톱스타 원빈·이나영 열애

    배우 원빈(36)과 이나영(34)이 열애를 인정하면서 또 한 쌍의 톱스타 커플이 탄생했다. 두 사람의 소속사인 이든나인은 3일 “두 사람이 소속사가 같다 보니 작품이나 광고와 관련해 자주 만나다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게 됐고, 최근에는 자연스럽게 가까운 사이로 발전했다. 조심스럽게 시작하는 단계이니 애정을 갖고 지켜봐 달라”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한 인터넷 매체는 두 사람의 비밀 데이트 현장을 포착했다며 이나영이 사는 경기도 성남 분당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 원빈이 드나드는 사진을 공개했다. 이 매체는 두 사람이 지난 한 달 동안 8차례 이상 데이트를 했다고 전했다. 이나영은 2011년 8월 원빈이 만든 매니지먼트 회사인 이든나인으로 소속을 옮겼다. 2010년 영화 ‘아저씨’ 이후 광고 출연 외에는 작품활동을 하지 않은 원빈은 현재 차기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잠뱅이’ 광고로 데뷔한 이나영은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 영화 ‘아는 여자’ 등에 출연하며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전통·아이디어 결합한 ‘브라운칼라’ 청년들의 이색직업

    전통·아이디어 결합한 ‘브라운칼라’ 청년들의 이색직업

    청년들은 위태롭다. 좁디좁은 취업 시장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장으로 변했다. 지난 5월 청년층(15~29세)의 실업률(7.4%)은 전체 실업률(3.0%)의 두 배를 넘었다. 사상 최고의 실업률을 기록한 유로존에서 청년 실업률은 23.8%에 이른다. 어렵게 직장을 갖는다 해도 끝은 아니다. 진짜 원하는 일보다 당장 구할 수 있는 일을 하는 대가는 크다. 청년들은 꿈 대신 월급에 인생을 저당잡힌 듯한 불안과 무기력함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내야 한다. KBS 1TV ‘KBS 파노라마’는 4일과 11일 밤 10시 ‘김난도의 내:일’ 편에서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다.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저자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진행과 내레이션을 맡았다. 김 교수와 제작진은 10개월 동안 세계 10개국을 돌며 전통적 일자리를 벗어나 새롭게 조명받는 일자리의 움직임을 쫓는다. 이들은 먼저 전통적인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의 구분을 파괴한 브라운칼라를 찾는다. 브라운칼라란 블루칼라의 노동에 화이트칼라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결합한 계층을 뜻한다. 목수 일을 하는 박준호씨는 “목수라는 직업도 단순한 육체 노동이 아니라 창의적인 발상이 필요하다. 우리 세대에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의 구분은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설명한다. 제작진은 인력거꾼과 베트남식 샌드위치를 만드는 셰프 등 이색 직업들을 소개한다. 제작진은 프리랜서와 지역에서의 일자리도 조명한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휴대용 기기를 활용해 유목민과 같이 이동하며 일하는 ‘노마드 워커’(Nomad Worker), 인터넷을 통해 자기 일을 찾아나서는 ‘이랜서’(E-landcer) 등 신(新)프리랜서를 찾아본다. 지역의 특색 있는 전통과 젊은층의 아이디어를 결합해 지역 경제를 발전시키고 있는 이탈리아의 모습을 살펴보고, 한국의 청년들이 몰리고 있는 제주도의 일자리들을 살펴본다. 다음 주 방송되는 2부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내 일 찾기 전략’을 제시한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프로야구] 9안타 LG, 18안타 한화에 역전승

    [프로야구] 9안타 LG, 18안타 한화에 역전승

    2-7, 누가 봐도 역전을 꿈꾸기 쉽지 않은 점수 차. 하지만 지난달 10연속 위닝시리즈를 일군 LG의 뚝심은 7월 첫 경기에서도 말릴 수가 없었다. LG가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프로야구에서 1회 2-0으로 앞서가던 경기를 2회초 2-7로 뒤집히고도 끝내 9-8로 다시 뒤집고 3연승을 내달렸다. 2위 LG는 이날 승리로 선두 삼성과의 승차를 ‘2’로 좁혔다. 한화는 2회초 반격에서 상대 선발 신정락과 임찬규에게 10안타를 집중시키는 무서운 집중력으로 7점을 뽑아내 승기를 잡는 듯했다. LG는 2회말 작은 이병규가 적시 2루타로 1점을 따라붙은 데 이어 5회말 1사 만루에서 상대 구원 조지훈으로부터 큰 이병규가 우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2루타를 날려 7-8까지 따라붙었다. 7회말에는 상대 구원 송창식에게 연거푸 볼넷을 얻어내 1사 만루 기회를 잡은 뒤 이진영과 현재윤이 적시타를 연거푸 날려 역전에 성공했다. 봉중근은 9회 마운드에 올라 정범모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실점하지 않고 버텨 18세이브(5승)째를 따냈다. 한화는 무려 18안타를 치고도 9안타에 머무른 LG에 무릎을 꿇었다. 롯데는 사직구장에서 삼성에 9-2 역전승을 거두고 닷새 만에 3위로 올라섰다. 롯데는 1회초 최형우에게 2점 홈런(시즌 13호)을 내줬지만 2회말 전준우와 박종윤의 1타점 적시타로 균형을 맞춘 뒤 황재균의 우중간 2루타로 2득점한 데 이어 정훈이 이승화가 굴린 땅볼을 2루수가 처리하는 틈을 타 재치있게 홈을 파고들어 5-2로 뒤집었다. 4회말 손아섭의 쐐기 1점포에 이어 7회말에도 상대 유격수 김상수의 실책과 송구 실수를 틈타 2점을 더 달아났다. 롯데 선발 유먼은 8이닝 동안 102개의 공을 뿌려 5피안타 7탈삼진 2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막아냈다. SK는 문학구장에서 조동화의 끝내기 안타로 KIA에 4-3으로 역전승,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무엇보다 8이닝 동안 123개의 공을 던지며 9피안타 9탈삼진으로 역투하던 선발 소사가 8회 동점을 내준 것이 뼈아팠다. 소사는 2사 1, 3루에서 폭투로 2루 주자 정근우가 홈까지 파고들었지만 공이 그물에 들어가는 바람에 다시 3루로 원위치,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다. 하지만 정근우의 속임 동작에 넘어가 보크로 동점을 헌납했다. 지난달 28일 삼성전에서 무려 3실점하며 3연패의 빌미를 제공한 앤서니가 또다시 끝내기 안타를 내주며 블론세이브 5개째를 기록했다. NC는 선발 이재학의 6과 3분의1이닝 9탈삼진 2실점(1자책) 호투와 8안타를 묶어 넥센을 4-3으로 누르고 3연승, 3위였던 넥센을 한 계단 아래로 주저앉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피플 인 라운지] 한국인 첫 히말라야 14좌 무산소 완등 김창호 대장

    [피플 인 라운지] 한국인 첫 히말라야 14좌 무산소 완등 김창호 대장

    “(성호) 어머님이 물으시더군요. ‘너 또 히말라야 갈 거지?’라고요. 제가 차마 답을 못했습니다. 그랬더니 어머님이 그러시더군요. ‘가겠지? 그렇겠지?’” 지난 5월 20일 에베레스트(8848m) 정상을 밟아 한국인 첫 히말라야 14좌 무산소 완등의 마침표를 찍은 김창호(44) 2013 한국 에베레스트-로체 원정대장이 3일 서울 중구 태평로의 한 음식점에서 뒤늦은 귀국 보고회를 가졌다. 김 대장의 14좌 완등은 고(故) 박영석 대장이 2001년 첫 테이프를 끊은 뒤 한국인으로는 여섯 번째(오은선은 칸첸중가 등정 논란)이자 처음으로 산소통에 의지하지 않은 채 이룬 것이어서 각별하다. 여기에 인도 벵골만에서 갠지스강을 거슬러 156㎞를 카약으로, 콜카타에서 네팔 툼링타르까지 893㎞를 사이클로, 베이스캠프까지 162㎞를 트레킹한 뒤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최초의 무산소, 무동력, 무폐기물 등반으로 의미를 더했다. 또 하나, 예지 쿠쿠츠카(폴란드)의 7년 11개월 14일을 7년 10개월 6일로 단축시킨 최단 기간 완등이었다. 하지만 장한 행보는 하산 과정에서 운명을 달리한 서성호 대원의 비극으로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김 대장은 “정상에 머물렀던 2시간의 기억이 마치 오래된 영화필름처럼 뚝뚝 끊어졌다 이어지면서 1분 남짓으로만 남아 있다”고 털어놓았다. 80여일의 일정을 소화하느라 체중이 15㎏ 정도 빠져, 베이스캠프에서 그를 만난 한국 에베레스트 초등 30주년 기념 드림원정대의 한 대원은 피골이 상접한 모습이었다고 썼다. 어깨 쪽 살이 많이 빠져 실제보다 커 보인다고 너스레를 떨던 김 대장은 이제 몸은 어느 정도 추슬렀지만 5년 동안 8000m급 11개 봉우리를 함께 올랐던 서 대원이 옆에 없는, 슬픔이란 단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상처는 채 극복되지 못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 달여가 흘렀지만 이게 현실인지, 아니면 희박한 공기 속에서 내가 만들어낸 가상인지 구분이 잘 안 된다”는 독백이 허허롭기만 했다. 김 대장은 “성호가 2006년 봄 북동릉(중국령 티베트)을 통해 이미 에베레스트에 올랐고 워낙 체력이 뛰어난 친구라 이내 극복할 줄 알았다”며 “이런 비극이 발생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더욱이 일행은 서 대원에게 인공산소를 쓸 것을 계속 권했지만 본인이 거부했다고 전했다. 하산 도중에라도 인공산소를 쓰면 무산소 등정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점 때문에 그랬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했다. 김 대장은 오는 8일 고인의 49재가 열리는 부산의 한 사찰로 내려갈 예정이라고 했다. 후원사인 몽벨은 부산산악연맹과 함께 고인을 추모하고 청소년들에게 탐험과 도전 정신을 고취시키는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장은 공기 속 산소 용존량이 30%대로 떨어지는 해발고도 8500m 이상에서 무산소 등반을 고집하는 이유를 묻자 “2007년 5월 에베레스트 정상 공격을 하루 앞두고 오희준, 이헌조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느라 포기했다. 이때 다시 에베레스트에 도전한다면 자연의 순환을 보여주듯 바다에서 산으로 오르겠다고 결심했다”며 “인간의 힘만으로 고봉을 발 아래 두는 것이 초등학생 정도가 생각하는 원초적인 탐험의 의미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카약 때문에 인도의 하천법을, 사이클 때문에 인도와 네팔의 도로교통법 등을 준수하면서 탐험을 준비하느라 아주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전에 올랐던 가장 높은 봉우리가 K2(8611m)였던 만큼 에베레스트가 더 높은 240m 구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늘 두려웠다고 털어놓은 김 대장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성호 추모사업에 힘을 쏟겠다”고 밝힌 그는 “이제 고봉보다 창의적 고도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어떻게 오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산소나 고정 로프, 셰르파 등의 도움을 받지 않고 새로운 루트나 미답봉에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산을 잘 모르는 이들과 소통하고자 강연에도 힘을 쏟고 싶다는 뜻을 비쳤다. 2000년부터 여덟 차례에 걸쳐 1700여일 동안 파키스탄 히말라야 지역을 탐사했다. 1년 동안 방에 틀어박혀 자료를 모으고 7개 부족어의 단어를 외운 일은 유명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늘 꼼꼼히 모든 일정을 기록하는 산악인으로 유명한데 지금도 국내 산악인들이 파키스탄 히말라야 지역을 오르기 전 그를 찾아 조언을 구한다. 집에는 산과 관련된 책만 3000권이 있다고 했다. “후배들이 무산소 등정에 도전하겠다면 많이 생각해 보라고 권하겠다. 내가 원래부터 고산이나 거벽 등반 같은 수직 여행보다 카라코람 지역을 혼자 훑는 수평 여행에서 더 큰 즐거움을 느끼곤 했다”고 털어놓은 김 대장은 “파미르 고원에서 주먹만 한 별똥별이 떨어지는 장면을 바라보던 기억을 늘 떠올린다”고 읊조렸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김창호는 누구 ▲1969년 9월 15일 경북 예천 출생 ▲1988년 서울시립대 무역학과 입학하며 산에 입문 ▲1993년 트랑고타워로 거벽 첫 도전 ▲2000년부터 여덟 차례 나홀로 1700여일 카라코람 탐사 ▲2005년 낭가파르바트 루팔벽으로 14좌 첫 등정 ▲2012년 5월 대학 후배와 결혼 ▲2013년 에베레스트 무산소 14좌 완등 ▲한국대학산악연맹 이사, 히말라야 카라코람 연구소장, 몽벨 자문위원 ▲2005년 월간 사람과 산 알파인 클라이머상, 2006년 대한산악연맹 대한민국 산악대상, 2007년 한국산악회 황금피켈상, 2007년 한국대학산악연맹 올해의 산악인상, 2012년 제7회 황금피켈상 아시아상
  • [경제 블로그] SC은행 ‘정년 연장 프로그램’ 논란

    [경제 블로그] SC은행 ‘정년 연장 프로그램’ 논란

    영국계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지난달 업계 최초로 도입한 ‘정년 연장형 은퇴프로그램’의 신청 결과가 공개됐습니다. 현재 만 58세인 정년을 62세로 늘린다는 게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어서 금융권 안팎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실적이 초라합니다. 신청자가 고작 20명입니다. 전체 대상자가 1000여명인 걸 감안하면 2%에 불과합니다. 왜 그럴까요? 가장 큰 원인으로 ‘실적 기준’이 높다는 데 의견이 모입니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직원들은 영업을 전문으로 하는 신규사업팀에 자동으로 배치됩니다. 성과에 따라 급여가 달라지는 부서입니다. 직전 연도 연봉의 2배에 해당하는 영업실적을 올려야만 기존 연봉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영업 실적이 목표치를 밑돌면 최대 30%까지 연봉이 깎이기도 합니다. 연봉이 1억원이라면 2억원을 벌어야 기존 연봉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지요. 순이자마진(NIM)이 1%라면 신규대출 200억원을 유치해야만 2억원 실적을 올릴 수 있습니다. 사실 영업지점에 나가 있는 은행원들은 자기 연봉의 2~3배는 너끈히 벌어들입니다. 하지만 이는 지점에 소속돼 있어 자기 거래 고객이 있을 때의 얘깁니다. 아무런 밑바탕이 없으면 제 아무리 수완이 좋아도 첫해에 연봉의 두배 이상을 벌기는 어렵습니다. “사실상 보험설계사와 같은 일을 하는데 10년 넘게 사무직을 해온 내가 현장에 나가서 연봉의 두배 이상의 실적을 낼 수 있겠습니까.” SC은행 한 직원의 푸념입니다. 이쯤 되면 사실상 연봉피크제가 아니냐는 지적도 무리는 아닙니다. SC은행은 “신청 대상자가 부풀려졌다”고 주장합니다. 시범기간인 만큼 ‘눈치보기’도 영향을 끼쳤다고 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15년 이상 근무한 직원 가운데 부장급은 48세 이상, 팀장급은 45세 이상이면 신청할 수 있습니다. 54세까지 신청하지 않으면 기존 정년(58세)이 적용됩니다. SC은행 관계자는 “신청자들을 살펴보면 54세가 대부분”이라면서 “이 프로그램을 신청하면 승진할 수 없기 때문에 40대 후반이나 50대 초반인 직원들은 무리하게 이 프로그램을 신청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합니다. 이 프로그램 신청은 분기마다 받고 있습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함께 살아낸 10대의 기억 속 그들의 특별했던 1990년대

    함께 살아낸 10대의 기억 속 그들의 특별했던 1990년대

    ‘김정일이 죽었다.’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한다. ‘2011년 12월 19일 정오, 나는 혼자 점심을 먹고 있었다.’ 이야기는 이렇게 이어진다. 역사적 사건은 예측할 수 없고 장대하고 극적이나 개인의 일상은 지극히 범상하고 단조롭다. ‘밥 한 공기와 그저께 끓인 감잣국, 멸치볶음’으로 식사를 하고, ‘세제 거품을 많이 내어 천천히 설거지를’ 하고, 출근을 위해 ‘도봉산행 7호선 전철’을 타는 것이 필부들의 삶이다. 화자는 읊조린다. ‘돌이켜보면 지난 삶은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거듭 확인받는 과정이었다.’ 정이현의 새 소설 ‘안녕, 내 모든 것’(창비)은 미래가 조금 더 특별할 거라고 믿었던 시절의 이야기다. 정이현에게 그것은 1990년대이고, ‘생에 대해 어떤 기대도 품지 않’게 된 열아홉살 이전의 3년이다. 소설은 그 안에서 특별한 서사를 얽어내지는 않는다. 대신 그 시기를 살아낸 이들이 느낄 수 있는 어떤 정서와 흔적을 보여주는 데 집중한다. 시곗바늘은 김일성이 사망한 1994년으로 돌아간다. 성수대교가 무너지고, 지존파가 붙잡히고, 거액의 유산을 타내기 위해 부모를 살해한 박한상이 체포된 그해다. 삐삐와 PC 통신이 유행하고, 극장에는 ‘뮤리엘의 웨딩’과 ‘당신이 잠든 사이에’가 걸려 있다. 1990년대 후반 환란을 맞기 직전까지 부동산 개발과 소비의 광풍이 막 몰아치던 시기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1학년인 세미와 지혜, 준모는 예민하고 불안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 세미는 부모와 떨어져 부유한 조부모 집에 얹혀 산다. 지혜는 한 번 보거나 들은 것을 잊지 않는 놀라운 기억력을 가졌지만 친구들을 빼놓고는 누구에게도 비밀을 털어놓지 않는다. 준모는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반복적으로 욕설을 내뱉는 투렛 증후군에 시달린다. 준모는 세미를 좋아하지만 세미는 준모의 과외 선생을 좋아한다. 세미의 가세가 기울고, 지혜가 입시학원에 가고, 준모가 유학을 결정하면서 세 친구는 조금씩 엇갈린다. 1990년대와 10대라는 시간을 축으로 전개되던 소설은 필연적으로 죽음이라는 종착지에 다다른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된 어느 날 세미의 할머니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세 사람은 말 못할 비밀을 공유하게 된다. 삶은 완전히 달라진다. 일상의 휘장을 걷어내고 죽음의 풍경을 엿본 이들에게 미래는 약동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정이현은 완전히 절망하지는 않는다. 시간을 밀어내면서, 이들은 묵묵히 앞으로 나아간다. ‘멈추지 않는다는 것만이 중요하다. (중략) 우리는 곧 어디엔가 도착할 것이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프로축구] 황선홍 vs 최용수 ‘자존심 매치’

    [프로축구] 황선홍 vs 최용수 ‘자존심 매치’

    정규리그를 운영하다 보면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가 있다. 순위 다툼을 하는 것뿐만 아니라 두 팀 선수나 코칭스태프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가 있기 때문이다.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선두를 달리는 포항이 3일 스틸야드로 FC서울을 불러들여 치르는 16라운드가 한 예다. 리그를 대표하는 젊은 지도자 황선홍 포항 감독과 최용수 서울 감독, 지난 시즌 축구협회(FA)컵과 정규리그 우승팀의 자존심 대결이 겹쳐진다. 하지만 이보다 더 서울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은 올해 첫 대결이던 3월 2일 개막전에서 2-2로 비긴 일이다. 포항이 이 경기에서 서울의 정예 라인업을 무력화하자 다른 구단들이 좇아 하는 바람에 개막전을 포함해 7경기 무승(4무3패)의 악몽에 시달렸던 것이다. 지난 시즌 마지막 대결에서 0-5로 참패한 것도 서울로선 자존심 상할 일이다. 우승을 확정한 마당에 백업 요원들을 내보냈다 당한 패배였다. 당시 황 감독은 서울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며 불쾌한 속내를 드러냈는데 이번에 제대로 된 답을 돌려줘야 한다. 포항은 지난달 29일 인천과의 15라운드에서 뜻밖에 1-2 역전패를 당했다. 승점 29로 제자리걸음을 하며 2위 울산에 2점 차 추격을 허용했다. 3일 울산이 상대 전적 5연승을 달린 전남과 대결하는 점도 걸린다. 서울에 지면 2연패로 선수들의 사기가 꺾이고 선두까지 내놓게 된다. 황 감독은 “선수들의 경기 감각을 끌어올려 전반기의 안정된 전력을 회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역시 15라운드에서 울산에 0-2로 완패하면서 9위까지 추락한 상태여서 반드시 승점 3이 필요하다. 하지만 부상 병동이라 시름이 깊다. 최전방 골잡이 데얀, 그에게 공을 배급하는 중앙 미드필더 고명진과 하대성이 다리 부상 때문에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최 감독은 “공백을 메울 전술은 언제라도 준비돼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5위 전북은 최근 두 경기에서 8골을 합작한 이동국-케빈(15라운드 MVP) 쌍포의 활약으로 자신감이 충천해 있다. 홈에서 성남을 상대로 시즌 두 번째 연승과 선두권 도약을 겨냥한다. 한편 수원 구단은 2일 공격수 스테보(31)가 이날 대전과의 경기를 끝으로 유니폼을 벗는다고 밝혔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반딧불이처럼 사라지는 신인 만화가, 그들을 살리려…

    반딧불이처럼 사라지는 신인 만화가, 그들을 살리려…

    “만화계라는 게 밖에서 보면 거대한 뭔가가 있는 것 같지만 정작 안을 들여다 보면 성냥개비처럼 연약한 작가들이 촘촘히 박혀 있죠. 작품이 엄청나게 빨리 소비되고, 독자들의 머릿속에 남아 있는 시간도 훨씬 짧아졌어요. 강풀 정도를 제외하면 시대를 점유하는 작가가 있을까요. 한 작가가 불에 타면 모두 ‘우’하고 불타 없어질 수도 있는 형국인 거죠.” 웹툰을 등에 업은 만화가 어느 때보다 두꺼운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는 이즈음.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인기 웹툰 ‘미생’의 윤태호 작가의 고민은 더 깊어졌다. 독자들도, 만화 작가도 매일 수십 종씩 업데이트되는 웹툰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이름 난 작가의 작품에는 독자가 몰렸지만 흙 속의 진주 같은 신인 작가들은 반짝하고 사라졌다. 안타까웠다. 윤 작가는 어린 시절 다른 사람들과 만화 읽기 모임을 하며 자란 기억을 떠올렸다. ‘좋은 만화를 소개하고 누군가와 함께 읽을 수 있다면 더욱 즐겁지 않을까.’ 이달 중순 창간하는 만화 리뷰 웹진 ‘에이코믹스’(www.acomics.co.kr)가 구체적으로 현실화된 건 지난해 5월 김봉석 영화평론가를 만나면서부터였다. 평소 만화에 대한 그의 글을 유심히 읽어 온 윤 작가가 먼저 전화를 걸었다. 김 평론가 역시 만화에 대한 소비는 크게 늘어났지만 “학교폭력 같은 사회문제만 생기면 만화에 몰매를 퍼붓는 현실”이 불편하던 차였다. 1990년대 후반부터 잡지 등을 통해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며 문화의 영역으로 확고히 인정받게 된 영화와는 달리 만화가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도 그를 자극했다. 수면 아래 있는 만화를 끄집어내고 싶었다. 김 평론가가 편집장을 맡은 에이코믹스는 철저히 만화 리뷰를 중심으로 한다. “영화 잡지에 영화가 없듯, 에이코믹스에도 만화는 없다”는 그의 말처럼 웹툰을 연재하지는 않는다. 중심이 되는 것은 매일 업데이트 되는 웹툰 중 ‘베스트 10’을 골라 소개하는 기사다. 매주 한두 번은 만화에 대한 다양한 기획 기사를 선보이고, 외부 필진의 칼럼도 실을 예정이다. 만화라면 웹툰과 그래픽 노블, 출판 만화 등 국적과 형태를 가리지 않는다. 그래서 이름도 ‘모든’(all) 만화를 다룬다는 의미에서 에이코믹스다. 현실적으로 가장 어려운 문제는 재정이다. 준비에 1년이 넘게 걸린 것도 ‘미생’을 펴낸 위즈덤하우스에서 일부 도움을 받기 전까지 자금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시작해야 굴러갈 수 있겠다 싶어” 운영 비용도, 마땅한 수익 모델도 없지만 결기만으로 맨땅에 헤딩을 했다. 만화 잡지도 하루가 다르게 사라지는 상황에서 리뷰 잡지는 더더욱 드물다. 만화에 대한 애정만으로 이들은 뭉쳤다. “몸으로라도 때우고 싶다”는 두 사람의 농담은 그래서 더 진지하고 뜨겁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1억 관객 대기록 그들만의 대기록

    1억 관객 대기록 그들만의 대기록

    올 상반기 극장 관객이 1억명에 육박하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 영화의 약진이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영화계에는 반가운 신호다. 극장가가 전에 없는 호황을 누리는 것은 영화관을 찾는 관객이 기존 20~30대에서 10대와 40~50대로까지 확장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6월 극장 관객 수는 9850만 4732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8326만 1832명이 극장을 찾은 데 비해 18.3% 증가한 수치다. 극장가가 올린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6423억원)보다 12.7% 늘어난 7241억원이다. 고무적인 것은 한국 영화의 점유율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한국 영화는 관객 수 5555만명(점유율 56.4%)으로 외화 관객 수 4294만명(43.6%)을 크게 앞섰다. 한국 영화 점유율은 2009년 같은 기간에 44.6%, 2010년 43.1%, 2011년 48.0%를 기록하던 것이 지난해 53.4%로 외화를 앞지르더니 올해는 강세를 더욱 굳혔다. ‘아이언맨3’(900만명)를 제외하면 박스오피스(흥행 수익) 1~5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7번 방의 선물’(1280만명), ‘베를린’(716만명), ‘은밀하게 위대하게’(664만명), ‘신세계’(468만명) 등 모두 한국 영화다. 이처럼 극장 관객과 한국 영화 점유율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영화의 관객층 자체가 넓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영화 예매 사이트 맥스무비에 따르면 관객 동원을 주도한 ‘7번 방의 선물’이나 ‘아이언맨3’ ‘베를린’ 모두 40대가 40% 이상의 높은 예매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수현 주연의 ‘은밀하게 위대하게’ 역시 원작 웹툰과 박기웅, 이현우 등 배우들의 높은 인기가 10대 관객을 끌어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50대 이상 관객은 2006년 전체의 2.0%에서 올 상반기 7.0%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강유정 영화평론가는 “지난해의 한국 영화 흥행이 지속될지 불투명했던 상황에서 누구도 흥행을 예상하지 못한 ‘7번 방의 선물’과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관객몰이에 성공한 것은 세대별 관람의 힘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영기 영화진흥위원회 연구원 역시 “현장에서는 작은 규모의 다양성 영화에도 40~50대 중년 여성 관객을 중심으로 전과 다른 관객이 몰린다는 분석이 나온다”면서 “50~60대 이상으로까지 넓어진 관객층이 역대 최대 관객을 이끈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극장가는 처음으로 관객 2억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극장가 최고 성수기인 7월에만 한효주·정우성 주연의 ‘감시자들’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퍼시픽 림’, 허영만 원작의 ‘미스터 고’ 등 굵직한 영화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와 김혜수·송강호 주연의 ‘관상’, 김윤석 주연의 ‘화이’ 등도 하반기 기대작이다. 지난 4월 한 증권사는 올해 관객이 2억 300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달콤한 소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은밀하게’ 따위(?)가 1300개를 까면(스크린을 차지하면) 장차 ‘미스터고’나 ‘설국열차’처럼 수백억원이 들어간 대작들은 과연 몇 개의 극장을 먹어치울지 상상도 되지 않는다. 사람에겐 도리가 있고 상인에겐 상도의가 있는 걸 망각해선 안 된다”고 강하게 성토하는 등 흥행 영화의 스크린 독과점 문제가 반복됐다. 또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와 신수원 감독의 ‘명왕성’이 각각 제한 상영가와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을 받으면서 표현의 자유 문제도 되풀이됐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영화 프리뷰] ‘빅 픽처’ 부유하지만 지루하게 살 것인가 가난하지만 뜨겁게 살 것인가

    [영화 프리뷰] ‘빅 픽처’ 부유하지만 지루하게 살 것인가 가난하지만 뜨겁게 살 것인가

    폴(로맹 뒤리스)은 남부러울 것 없어 보이는 성공한 변호사다. 높은 연봉과 그림 같은 집, 아름다운 아내, 귀여운 자식들까지. 그러나 그의 내면은 무언가 잃어버린 것 같은 공허함에 시달린다. 한때 사진가를 꿈꿨던 그는 이제 현실과 타협한 위태로운 중산층일 뿐이다. 최고급 카메라와 암실을 구비해 보지만 그것이 실은 생기 없는 삶에 대한 헛헛한 자기 위안에 불과하다는 것을 스스로도 알고 있다. 그런 남편에게 지쳐 가는 건 아내도 마찬가지다. 아내는 이웃에 사는 사진가 그렉과 불륜에 빠지고, 이 사실을 알게 된 폴은 우발적으로 그렉을 살해한다. ‘빅 픽처’(The Big Picture)는 더글러스 케네디가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프랑스 영화다. 2010년 국내에 출판된 뒤 주요 서점에서 3년 가까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던 화제작이다. 작가는 기사 작위를 받을 만큼 프랑스에서는 국민적인 인기를 누렸다. 영화의 내용은 ‘자신의 삶을 살고 싶었던 남자’로, 번역된 프랑스판 제목에서 보다 선명하게 드러난다. 자식들을 살인자의 아들로 만들고 싶지 않았던 폴은 고민 끝에 그렉으로 살아가기로 결심한다. 가짜 여권을 만들고 아내에게는 그렉의 이름으로 ‘촬영 제의가 와서 급하게 떠난다’는 이메일을 보낸다. 요트를 타고 나가 시체를 유기한 뒤 배는 폭파시켜 버린다. 신문에는 폴의 부고가 뜬다. 몬테네그로에 정착한 그는 그렉으로 살아가며 잃어버린 사진가의 꿈을 키워 간다. 문제는 그가 예상치 못한 성공을 거두면서 시작된다. 전 유럽이 주목하는 작가가 된 그는 정체가 탄로날 위기에 처한다. 영화의 설정은 전반적으로 원작과 유사하지만 결말은 크게 다르다. 새 삶을 시작한 폴이 사랑에 빠지는 신문사 사진부장의 역할은 줄어들었고, 아내가 유명해진 그렉(폴)을 찾아오는 장면도 없다. 그러나 영혼 없이 안정적인 삶과 가난하지만 뜨거운 삶 중 어떤 것을 택하겠느냐고 묻는 질문은 같다. 되돌릴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른 뒤에야 삶을 직시하게 되는 아이러니도 그렇다. 영화의 후반부는 지중해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꼽히는 몬테네그로의 코토르 만에서 촬영했다. 최근 개봉한 ‘사랑은 타이핑 중!’의 로맹 뒤리스가 주연했고 국내 관객에게 친숙한 카트린 드뇌브도 얼굴을 비춘다. 극 중에서 그렉으로 살아가는 폴이 찍는 사진들은 세계적인 사진작가 그룹 ‘매그넘’의 앙트완 다가타가 찍은 작품들이다. 115분. 청소년 관람 불가. 4일 개봉.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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