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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겨진 두 아이는 눈물만 흘립니다

    남겨진 두 아이는 눈물만 흘립니다

    6일 오후 서울 성북구 고대 안암병원 장례식장 301호. 환하게 웃고 있는 아버지의 영정 앞에서 열두 살, 열 살 남매 상주는 상복도 갈아입지 못한 채 눈물만 흘렸다. 엄마, 외삼촌에 이어 아빠마저 세상을 뜨면서 남매는 충격에 빠져 한동안 입을 열지 않았다. 고(故) 최진실씨의 전 남편인 전직 프로야구 선수 조성민(40)씨가 이날 새벽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진실씨가 자살한 지 약 3년, 최씨의 동생 진영씨가 자살한 지 약 2년 만이다. 조씨의 시신이 안치된 강남 세브란스병원에는 오전부터 유가족과 조씨의 지인들이 속속 병원을 찾았다. 숨진 조씨를 처음 발견한 여자 친구 박모(41)씨가 가장 먼저 병원을 찾았다.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달려온 박씨는 오열했다. 잇단 비극에 가족들은 황망해하는 표정이었다. 조씨의 작은아버지는 “사흘 전까지 씩씩한 목소리로 통화했는데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침통해했다. 오후 늦게 고대 안암병원에 차려진 고인의 빈소에는 야구인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삼성라이온스 포수 진갑용(40)씨는 “새해에도 문자를 주고받았는데 정말 믿을 수 없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고인과 한화 이글스에서 한솥밥을 먹은 포수 신경현(38)씨는 “(조)성민이 형이 1일 문자 메시지를 보내와 전화를 했다”면서 “목소리가 좋지 않기에 무슨 일 있느냐고 물었더니 ‘기분이 그렇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성민’이 누군가 했다”면서 “알아차리고 나서는 소름이 돋았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이날 오전 3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도곡동 여자 친구 박씨의 아파트 욕실 샤워기 거치대에 가죽 허리띠로 목을 맨 채 발견됐다. 조씨는 전날 밤 박씨 집에서 박씨와 함께 술을 마셨고 박씨는 다른 약속이 있어 외출했다가 돌아와 조씨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조씨는 숨지기 전 박씨로부터 헤어지자는 말을 들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조씨는 자정 무렵 어머니에게 “저도 한국에서 살길이 없네요. 엄마한테 죄송하지만 아들 없는 걸로 치세요”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5분 뒤에는 여자 친구에게 “함께하지 못해서 가슴이 아프다. 꿋꿋이 잘 살아”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조씨는 탁월한 재능에도 굴곡 많은 인생을 겪은 탓에 비운의 스타로 꼽힌다. 194㎝의 체구에서 뿜어내는 강속구를 앞세운 그는 1996년 고려대를 졸업, 일본 프로야구 명문 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1998년 선발 투수로 인기를 끌었지만 1999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후 기나긴 부상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2000년 12월 화제 속에 맺어진 톱스타 최씨와의 결혼도 4년 만에 파경으로 끝났다. 2004년 8월 고인이 최씨에게 폭력을 휘둘러 긴급 체포되는 사건까지 불거진 뒤 이혼했다. 이혼 후 모든 활동을 접었던 최씨는 드라마로 재기에 성공하는 듯했으나 2008년 10월 2일 끝내 우울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남겨진 남매를 돌본 이는 동생 진영씨였다. 그러나 그 역시 누나의 뒤를 따랐다. 누나가 떠난 지 꼭 1년 6개월 만이었다. 기구한 이들의 가족사에 네티즌들은 충격과 안타까움을 쏟아냈다. 트위터 아이디 ‘hyuk***’는 “아이들이 눈에 밟혔을 텐데 무책임했다는 말보다는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에게 더는 불행이 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추모했다. 천근아 세브란스병원 청소년정신과 교수는 “가족이 자살하면 남은 가족 역시 문제해결 방식으로 자살을 배우게 돼 모방자살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씨의 친어머니, 박씨 등 주변인을 상대로 조씨가 숨지게 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인 확인을 위해 7일 오전 조씨의 시신을 부검한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공격적 직장폐쇄 금지돼야” 인권위, 근로감독 강화 권고

    정상적인 노동조합 활동을 막기 위한 ‘공격적인 직장폐쇄’는 안 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가 나왔다. 직장폐쇄란 노사쟁의가 일어났을 때 사용자가 공장이나 작업장을 폐쇄하는 것을 말한다. 인권위는 3일 쟁의행위가 일어나기 전 사측이 선제적으로 직장폐쇄를 하거나 노조 탈퇴 압박의 수단으로 활용하지 못하도록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행정지도와 근로감독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국회의장에게도 “국회가 노동 관련 법안을 개정할 때 인권위 권고 내용을 반영해 달라”는 의견을 건넸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긴급점검 무상보육시대] (상) 웃기는커녕 뿔난 부모들

    [긴급점검 무상보육시대] (상) 웃기는커녕 뿔난 부모들

    지난해 2월 쌍둥이 딸을 낳은 권정민(29)씨는 다음 달 회사 복귀를 앞두고 걱정이 태산이다. 큰딸은 서울 마포구 S구립 어린이집 입학이 확정됐지만, 함께 신청한 둘째 딸은 대기번호를 받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권씨는 2일 “0~1세 통합반의 경우 구립어린이집 정원이 8명이라 대기번호를 받아도 무용지물”이라면서 “할 수 없이 둘째 딸은 도우미를 고용해 키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는 3월부터 확대 시행되는 정부의 보편 무상보육 정책에 따라 만 1세인 권씨의 큰딸은 가정바우처 34만 7000원을 지원받게 된다. 둘째 딸은 보육시설을 이용할 수 없어 20만원의 양육보조금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 하지만 권씨는 둘째 딸 가정 보육 도우미 고용비로 한 달에 200만원 안팎을 써야 한다. 권씨는 “무상보육이라는 말 자체가 웃긴다”면서 “진정한 무상보육을 실현하고 싶다면 국민 세금으로 확보한 세수로 몇 십만원 선심성 정책을 펼칠 게 아니라 그 돈으로 영·유아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 등 시설을 더 많이 늘리는 게 우선”이라고 비판했다. 무상교육을 전면 확대하는 2013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이 지난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보육가정의 불만을 모두 잠재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는 무상보육을 위해 올해 4조 1778억원의 예산을 쏟아붓기로 했지만, 육아 부담에 대한 근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선심성 정책만을 남발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권씨의 경우처럼 이번 무상보육 확대로 어린이집 수요가 더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가정 양육수당 지원 대상에 3~5세를 추가하는 등 지원 대상을 늘림으로써 어린이집 쏠림 현상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무상보육 지원 대상과 금액도 늘어난 데다 10만~20만원인 양육수당에 비해 보육비는 이보다 많은 22만~39만 4000원 선이어서 기대만큼 효과를 발휘할지 의문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상보육 정책이 어린이집의 배만 불리는 정책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경기 파주에 거주하는 김정숙(42·여)씨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10만원을 들여 30개월 된 아들을 어린이집 특별 활동에 참여시키고 있다. 가계 부담을 줄이고자 어린이집 기본 수업 외에 진행되는 특별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하자 어린이집 원장이 “반 아이들이 모두 참여하기 때문에 혼자만 뒤처지게 된다”며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 정부가 지원하는 어린이집 보육비와 바우처는 어린이집 기본 수업료에만 사용할 수 있다. 때문에 각 어린이집은 기본 수업료를 통해 정부의 보조금을 챙기는 동시에 영어, 국어, 체육 활동 등을 담은 특별 활동을 개설해 뒷돈을 두둑이 챙기고 있다. 김씨는 “어린이집이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챙기는 것은 물론이고, 특별활동을 만들어 배를 불리고 있다”면서 “수업료 부담은 줄었지만, 20만원에 달하는 특별활동비 때문에 힘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백선희 서울신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부의 보육 지원 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국공립 보육시설 확충 방안이 약하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실직·파업 없는 사회를 달리고 싶다”

    “실직·파업 없는 사회를 달리고 싶다”

    2012년 임진년 흑룡의 마지막 해가 지고, 2013년 계사년 새해가 밝아오고 있다. 2012년 마지막 해와 새해가 다르지 않건만 사람들은 저마다 가는 해를 아쉬워하고 새해를 맞는 기대감으로 설렌다. 운수업계 종사자들 또한 마찬가지다. 31일, 평소 막차시간보다 1시간 더 연장운행하는 서울시내버스 운전기사, 새해 첫날 새벽 2시까지 운행하는 서울메트로 지하철 기관사, 경기불황에 손님이 줄어 살림살이가 걱정인 택시 운전기사와 대리 운전기사 등 운전대를 잡은 채 가는 해와 오는 해를 맞이하는 사람들을 만나봤다. 지난 10월 ‘2012년 메트로 최우수 기관사’로 선정된 김명기(43)씨는 13년 5개월째 서울 지하철 3호선을 운행하고 있다. 김씨는 31일 밤부터 새해 첫날 새벽 2시까지 지하철 3호선 ‘오금~대화’ 구간을 운행할 예정이다. 김씨는 30일 새해 소망으로 ▲파업 없는 한 해 ▲서울 지하철의 발전 ▲일본어 공부 등을 꼽았다. 그는 “예전과 달리 중국인, 일본인 등 다양한 문화를 가진 외국인들이 서울 지하철을 많이 이용해 지하철도 글로벌 시대를 걷는 것 같다.”면서 “외국인 승객 중 비율이 높은 일본인들과 기본적인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새해에는 일본어 공부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최근 노사 간 정년 연장 등의 문제로 파업 직전까지 갔던 상황과 관련해 “최근 몇 년간 지하철 파업은 없었다. 노사 간 서로 신뢰하고 양보하는 문화가 많이 생겨났다.”면서 “서울시민들의 발이 멈춘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다. 다시는 파업이 없었으면 좋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12년째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는 이종원(48)씨는 31일 오후 10시 45분부터 다음 날 0시 35분까지 110B 버스를 몰 예정이다. 서울 성북구 정릉동을 출발해 정릉동 차고지로 되돌아오는 올해 마지막 운전이다. 새해를 도로 위에서 맞이할 그는 “새해에는 버스기사를 ‘자가용 운전사’ 정도로 여기는 사회적 인식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달을 꼬박 일해도 손에 쥐는 돈이 200만원 남짓이라는 이씨는 “고용도 불안정하다 보니 회사에서 억울한 일을 겪어도 속으로 삭일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공공운수노조 버스본부 서경지부 부지부장인 그는 “택시기사와 버스기사들이 싸우는 것처럼 비쳐지지만 택시 파업으로 인한 이익이 일부 사장이 아니라 기사들에게 돌아간다면 찬성”이라면서 “시민의 발이 묶이는 것은 죄송하지만 어려운 처지에 있는 기사들이 왜 파업을 할 수밖에 없는지도 이해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년 경력의 택시기사 이춘숙(55·여)씨는 연중 세밑이 가장 힘들다. 겨울철이라 운전이 쉽지 않은 데다 만취한 승객을 태우고 고생하는 일이 잦다. 게다가 올해는 늘어난 생활비와는 달리 승객이 줄어 살림이 여간 빠듯한 게 아니었다. 남편 역시 택시운전을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곱절로 다가왔다.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법 개정안’은 올 한 해 택시업계의 화두였다. 승차 거부나 과속운전 등으로 택시가 시민들에게 비판을 받는 것을 이씨도 잘 안다. 이씨는 “물론 백번 잘못된 일이지만 사납금에 기름값까지 내고 나면 남는 게 없어 100원이라도 더 벌려고 무리하게 된다.”면서 “법 개정 뒤 택시기사에 대한 처우가 나아지고 택시회사의 공적 책임이 늘어나면 잘못된 관행들도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2년 반 넘게 대리운전을 하고 있는 한기석(45)씨. 오후 8시에 일을 시작해 다음 날 새벽 1~2시에 일을 끝내고 경기 성남에서 막차를 타고 자택인 광주로 향한다. 한씨는 “‘힘든 때를 잘 견디면 좋은 날이 오겠지’라고 마음을 다잡아 보다가도 ‘남들은 모두 자는 시간에 나는 왜 이렇게 힘들게 살까’라는 좌절감이 밀려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꿈이 있다. 고졸 학력인 한씨는 요즘 매일 낮에 도서관에 나가 법무사 자격시험 공부를 하고 있다. 한씨는 “대리운전하는 사람도 노력하면 뭔가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주량 같아도 50㎏ 女, 100㎏ 男보다 3배 늦게 깬다

    주량 같아도 50㎏ 女, 100㎏ 男보다 3배 늦게 깬다

    ‘술 빨리 깨는 비법, 몸무게를 늘려라?’ 소주 한 병을 마시고 과연 몇 시간이 지나면 운전대를 잡을 수 있을까. 경찰청은 30일 공식블로그 폴인러브(http://polinlove.tistory.com)를 통해 주종과 성별, 몸무게 등 변수에 따라 술이 깨는 시간대를 계산한 수치를 공개했다. 경찰청은 스웨덴 생리학자의 이름을 딴 위드마크 공식을 가이드 라인으로 제시했는데, 이 공식은 범죄자의 혈액이나 호흡으로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할 수 없을 때 사용하는 혈중 알코올 농도 계산법으로 뺑소니 후 검거나 음주 측정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때 주로 활용된다. 이 공식에 따르면, 알코올 도수 19도짜리 소주 한 병을 마셨을 경우 몸무게 70㎏ 남성은 4시간 6분 뒤에 운전대를 잡을 수 있다. 같은 술을 마셔도 몸무게가 50㎏인 남성은 술이 깨는 데 5시간 44분, 100㎏인 남성은 2시간 50분이 걸리는 등 몸무게가 무거울수록 알코올 분해 시간이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뿐 아니라 성별에 따라서도 알코올 분해 시간이 다르게 나타났다. 같은 70㎏이라도 여성은 19도짜리 소주 한 병을 마시면 5시간 9분이 지나야 운전대를 잡을 수 있다. 같은 몸무게 남성보다 1시간이 더 걸린 셈이다. 또 몸무게가 50㎏인 여성과 100㎏인 여성은 소주 1병을 마신 뒤 각각 7시간 12분, 3시간 34분이 지나야 술이 깨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주가 아닌 맥주를 마셨다면, 술 깨는 데 얼마나 걸릴까. 위드마크 공식에 따르면 생맥주 2000㏄를 마셨으면 70㎏인 남성은 5시간 22분, 60㎏ 여성은 7시간 53분 뒤에 알코올이 분해된다. 막걸리 한 병을 마신 70㎏ 남성은 2시간 41분, 60㎏ 여성은 3시간 56분이 소요된다. 연말 파티에서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와인은 어떨까. 70㎏ 남성이 와인 한 병을 마셨다면 5시간 50분, 60㎏ 여성은 8시간 34분 뒤에야 운전대를 잡을 수 있다. 양주의 알코올 분해 시간은 넉 잔을 기준으로 70㎏ 남성은 6시간 28분, 60㎏ 여성은 9시간 28분이 걸린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음주 측정기에 나타나는 음주 수치는 섭취한 술의 양이나 알코올 농도, 알코올 비중뿐 아니라 나이·성별·컨디션·건강상태·음주 시간·섭취한 음식물 등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112 신고 위치 추적 새해부터 본격 가동

    112 신고가 들어오면 경찰은 단순한 상황만 파악해 출동한다. 112 신고센터 직원으로부터 어떤 종류의 상황인지만 전달받는 식이어서 실제 얼마나 심각한지, 얼마나 다급한지를 알기 힘들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경찰이 112 신고 순간의 대화를 직접 들으면서 출동할 수 있게 된다. 경찰청은 새해부터 112 신고를 대폭 개선해 운용한다고 28일 밝혔다. 우선 모든 112 신고가 통합 접수·처리된다. 112 순찰차 신속배치 시스템(IDS)이 전국으로 확대돼 112 신고센터에서 순찰차의 현재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된다. 사건 신고가 들어오면 가장 가까운 순찰차에 바로 출동 지령을 내릴 수 있게 된다. 또 112 신고자의 육성 파일을 순찰차에서 내려받아 출동 전 경찰관이 현장 상황을 미리 파악할 수 있게 된다. 112 신고전화를 하다가 통화가 끊어지거나 채 연결이 되지 않아도 자동으로 전화를 되걸어 주는 ‘ARS 콜백 시스템’도 구축된다. 신고자의 위치 확인도 더욱 신속하고 정확해진다. 사건 발생 신고가 들어오면 전자지도, 위치정보 시스템과 경찰 신고접수 시스템을 연결해 신고자 휴대전화의 발신 위치를 1차로 파악하고 거리뷰 기능과 항공사진 지도 등을 활용해 신고 위치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박근혜 정부시대 정책 분석] 수사권 檢과 분점시켜 독립성 강화

    새롭게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경찰의 기대는 남다르다. 경찰의 숙원 사업이자 검찰과의 힘겨루기에서 매번 뒷걸음질쳤던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 박 당선인이 후보 시절 수차례 “상당 부분의 수사에서 검찰의 직접 수사를 원칙적으로 배제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경찰은 새 정부 출범에 맞춰 검·경 간 수사권 조정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지난 25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수사권 공약 구체화 방안을 보고할 방침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 방안의 핵심 안건은 검찰의 직접 수사권 배제다. 경찰은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기 전 독자적인 수사를 하고, 검찰은 송치 이전에는 수사 지휘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검찰은 송치 후 경찰관 비위, 인권침해 등의 범죄에 대해서만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인정하자는 입장이다. 이는 일본식 검·경 수사권 모델로, 수사권 대부분을 검찰이 갖고 있는 국내 수사구조를 바꾸자는 취지다. 경찰은 영장 심사 때 검사가 심사할 수 있는 범위를 제한하고, 검사가 법원에 영장을 청구해 주지 않으면 경찰이 관할 지방법원에 불복 절차를 밟는 방안을 제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 또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 능력에 일정한 제한을 둬 공판중심주의 원칙을 살리자는 내용도 담았다. 경찰은 박 당선인이 후보자 시절 내세운 경찰 2만명 증원 공약의 실현 방안에 대해서도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5년간 매년 4000명의 경찰 인력을 늘려 육성하는 방안이 바로 그것이다. 경찰 내부에선 박 당선인의 공약을 구체화할 방안을 경찰이 검찰보다 한 발 앞서 건의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일부에선 박 당선인이 “수사권 분점을 통한 합리적 배분 추진”이라는 다소 모호한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될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이웅혁 경찰대 교수는 “현재 형사사법 구조가 검찰에 일방적으로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형사사법의 현대화, 민주화, 형사 정의 실현 차원에서 수사권 조정은 불가피하다.”면서 “선진국들도 대부분 수사(경찰)와 기소(검찰)는 엄격히 구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여수우체국 금고벽 뚫는데 망봤습니다 또 은행 현금지급기도 함께 털었습니다

    여수우체국 금고벽 뚫는데 망봤습니다 또 은행 현금지급기도 함께 털었습니다

    지난 9일 발생한 전남 여수 우체국 금고털이 범행에 현직 경찰관이 가담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 경찰관은 2005년 여수 미평동 K은행 현금지급기 절도 사건에도 공범으로 참여했던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공모경찰 “안 들킬 줄 알았다”… 영장 신청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여수경찰서는 26일 우체국 관할 삼일파출소 소속 김모(44) 경사를 특수절도 혐의로 전날 여수시 선원동 김 경사의 아파트에서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이미 구속된 범인 박모(44)씨의 “김 경사와 공모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김 경사를 강도 높게 추궁했다.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던 김 경사는 이날 오후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김 경사는 “안 들킬 줄 알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김 경사에 대해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 경사는 지난달 29일 방범진단 활동 때 자신의 휴대전화로 우체국 내 금고 위치를 찍은 뒤 이를 친구인 박씨에게 보여 주며 범행을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9일 새벽 범행 때는 주변에서 망을 봐 준 뒤 박씨가 금고에서 꺼내온 5200여만원을 절반씩 나눠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박씨는 “김 경사가 금고털이를 먼저 제안했다.”고 진술했다. 박씨는 2005년 6월 22일 미평동의 은행 현금지급기와 맞닿아 있는 식당 벽을 드릴 등으로 뚫어 현금 879만원을 훔쳤으며, 이번 사건 조사 과정에서 당시 현장에 남아 있던 DNA 대조 작업 끝에 혐의가 입증됐다. 김 경사도 이 사건에 가담한 사실을 인정했다. 당시 김 경사는 여수경찰서 형사과 강력팀 형사로 근무했다. 이들의 범행은 대담하고도 치밀했다. 10년 이상된 고향 친구 사이인 이들은 범행 15일 전인 지난달 23일 박씨가 운영하는 여수 중앙동 모 분식점에서 우체국 금고를 털기로 공모했다. 이후 김 경사는 같은 달 29일 금융기관 방범진단을 핑계로 우체국 내부에 있는 금고 위치를 자신의 휴대전화에 담았다. 박씨는 곧바로 범행 현장을 답사하고 주변 상황을 점검했다. 범행 3일 전에는 우체국 건너편 화단 풀밭에 산소용접기 등 각종 도구를 숨겼다. 이들은 범행 4일 전부터 서로 전화 통화도 하지 않았다. 휴대전화는 집에 놔둔 채 우체국으로부터 300여m 떨어진 고가다리 밑 공터에서 8일 오후 10시에 만나기로 약속했다. 김 경사는 이날 집에서 현장까지 6㎞가량을 자전거로 이동했다. 박씨는 주변 폐쇄회로(CC)TV와 일반 차량의 블랙박스에 찍히지 않기 위해 택시를 탔다. 박씨는 우체국으로부터 4㎞쯤 떨어진 봉계동 아파트 진입로에서 내린 뒤 약속 장소까지 논두렁과 산길을 타고 접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한 시간여 동안 범행계획을 최종 점검한 뒤 밤 11시 22분쯤 박씨가 우체국이 입주해 있는 건물 뒤편 창문을 통해 복도로 진입했다. 그러나 복도 천장에 설치된 CCTV를 발견하고 다시 창문으로 빠져나왔다. 박씨는 다른 통로를 이용해 복도 출입문으로 들어간 뒤 우체국 후문 천장과 식당 출입문 상단에 설치된 CCTV에 흰색 스프레이액을 뿌렸다. 이어 미리 준비한 드라이버로 식당 창문을 깬 뒤 안으로 침입했다. 박씨는 우체국 금고와 맞닿아 있는 식당 벽면에 진열된 물품을 치우고 드릴, 산소용접기 등으로 칸막이 벽면과 금고 뒷부분의 철판을 도려냈다. 이어 금고 안에 있던 현금 5213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박씨는 용접 과정에서 불꽃이 튀지 않고 발자국이 남지 않도록 현장에 물까지 뿌렸다. ●여수 경찰서장 등 3명 대기발령 조치 박씨가 범행하는 동안 주변에서 망을 본 뒤 9일 오전 4시 47분 집으로 가는 김 경사의 모습이 주변 CCTV에서 확인됐다. 돈은 두 사람이 절반씩 나눴다. 박씨는 김 경사가 미리 준비한 등산용 가방에 돈을 넣어 갔다고 진술했다. 단독 범행이란 주장을 되풀이하던 박씨는 김 경사의 모습이 담긴 CCTV 화면을 제시하자 공모 사실을 시인했다. 경찰은 이들이 미평동 K은행 현금지급기를 털었던 사실이 확인된 만큼 지난 10여년간 여수지역에서 비슷한 수법으로 진행된 5건의 금고털이 사건에 대한 보강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날 경찰서장 등 지휘계통 상관을 줄줄이 대기발령했다. 전남지방경찰청은 이날 문책성 인사로 김재병 여수경찰서장과 안강섭 생활안전과장, 김충식 삼일파출소장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여수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서울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경찰청, 실종자 일제수색 올 3538명 가족 품으로

    경찰청은 올해 3차례에 걸쳐 전국 보호시설 및 도서지역, PC방 등을 대상으로 일제 수색을 벌인 결과 실종자 3538명을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발견한 실종자 수(3124명)보다 13% 늘어난 수치다. 발견된 사람은 실종아동이 1617명으로 가장 많았고 치매환자 1031명, 지적장애인 890명 순이었다. 유흥가·공원 등 우범지역 수색 과정에서도 같은 기간 2278명의 가출 청소년이 발견됐다.경찰청은 연말을 맞아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2일까지 2주간 해양경찰청, 실종자 가족 등과 공동으로 진행한 3차 수색에서 실종아동 등 786명(14세 미만 아동 264명, 지적장애인 254명, 치매환자 268명)과 가출청소년 479명을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문 사전등록제와 위치정보 추적 시스템이 구축돼 내년부터는 좀 더 빠르게 실종자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노인 무임승차 없애라”… 대선 뒤 세대갈등 폭발

    “노인 무임승차 없애라”… 대선 뒤 세대갈등 폭발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세대별 이념 차이가 대선 이후 세대 간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대선 직후인 20일 ‘좋은 일만 생긴다’라는 네티즌이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폐지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23일 오후 3시 현재 9681명이 서명했다. 이 네티즌은 “노인들이 국민 복지에 대해 달갑게 생각하지 않으니 이들이 즐겨 이용하는 무임승차제도를 폐지해 달라.”면서 “이래야 복지가 어떤 것인지 코딱지만큼이라고 느끼시려나?”라고 적었다. 노년층이 보편적 복지에 반대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표를 몰아줬으니 이들이 누리는 복지 혜택을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또 다른 네티즌은 댓글에서 “노인네들 무상보육, 반값 등록금 반대했으니 무임승차와 노령연금도 폐지합시다.”라고 주장했다. ‘좋은 일만 생긴다’ 외에도 조준혁씨 등 네티즌 10여명이 다음 아고라에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폐지를 청원하는 글을 올렸고 적게는 수백명, 많게는 1000여명 이상의 네티즌이 서명했다. 노인복지법 등 법령에 따라 65세 이상 노인과 국가유공자, 장애인은 지하철 무임승차 대상자로 분류돼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제도와 함께 기초노령연금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네티즌도 나타났다. 아이디 ‘무장신공’은 21일 다음 아고라에 “기초노령연금제도 폐지를 원합니다.”라는 청원을 올렸다. 그는 “투표에서 보듯이 노인들은 다들 살 만한 재력가임이 분명하다.”면서 “복지는 포퓰리즘이라고 하는 분들에게 그 혜택을 거둬들여야 할 때가 왔다.”고 주장했다. 일부 네티즌이 세대 간 갈등을 우려하며 “우리도 언젠가 늙을 텐데 어차피 미래에 우리가 받을 복지다. 자제하자.”라는 댓글을 달기도 했지만 큰 호응을 얻진 못했다. 대한노인회 측은 반발하고 나섰다. 정재영 대한노인회 경로국장은 23일 “기초노령 연금제도와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제도는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해 법과 정책으로 이미 시행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젊은 세대의 논쟁에 휘말릴 가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문가들도 대선 이후 가시화된 세대 간 갈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대 간 갈등이 현재 사회적으로 굉장히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복지정책에서 부담은 젊은 세대가, 혜택은 노인 세대가 누릴 수밖에 없다 보니 부담과 혜택 주체를 둘러싸고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지만 지금과 같은 논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 신체 4급·전과자, 내년부터 의경 지원 못한다

    징병 신체검사 4등급을 받아 보충역 편입대상인 18세 이상 남성들은 내년부터 의경에 지원할 수 없게 된다. 경찰청은 23일 이러한 내용 등을 골자로 한 전투경찰대설치법 시행령을 24일 공포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새 시행령은 기존에 제1국민역과 보충역으로 설정했던 의경 선발 대상을 제1국민역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충역은 징병 신체검사에서 4등급을 받거나 전과가 있는 자원 등으로 주로 공익 근무로 배치되지만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 의경으로 지원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의경 경쟁률이 높아 보충역이 의경으로 선발되는 경우가 흔치 않았지만, 앞으로는 법적으로 보충역의 의경 지원이 원천 배제되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신체검사 1~3등급은 제1국민역으로 편입돼 현역병 지원 대상이 되고, 5등급은 제2국민역으로 전시 근로 소집만 받는다. 6등급은 병역 면제, 7등급은 재검사 대상이다. 경찰 관계자는 “의경들이 수행하는 업무 강도가 현역병과 유사한 수준이어서 현역병과 같은 등급의 18세 이상 남성만 의경에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 영창을 다녀온 직후 3개월 이내와 전역 2개월 이내에는 진급을 제한하던 기존 규정도 유죄 판결을 받거나 정직 처분을 받은 때에만 한 달간 진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완화된다. 이는 전의경에 대한 징계 처분 시점에 따라 수경이 아닌 상경 제대가 되는 불합리한 상황을 개선하려는 목적이다. 경찰은 또 군의 계급별 진급 최저 복무기간 조정에 맞춰 이경을 5개월에서 3개월로 줄이고 일경을 6개월에서 7개월, 수경을 3개월에서 4개월로 늘리기로 했다. 상경은 7개월로 유지된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등록금 2배’ 사립대, 도서관은 동네문고

    국내 사립대학교 도서관의 책 보유량이 국공립대학의 6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사립대의 한 해 등록금은 국공립대보다 1.8배가량 높았다. 20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2012년 국공립대 도서관의 평균 서적 보유 수는 94만 2009권, 사립대는 56만 5384권이다. 2012년 대학별 도서관 예산 결산액은 국공립대의 경우 평균 19억 5336만 6642원, 사립대는 평균 10억 2434만 7844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반해 2012년 기준 전국 4년제 대학의 연간 평균 등록금은 국공립대 410만원, 사립대 730만원으로 추정된다. 사립대 학생들은 국공립대 학생들에 비해 2배 가까이 비싼 학비를 내고도 빈약한 학업 환경 속에서 공부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국공립대는 국가에서 대학 예산을 짤 때 특정 금액을 도서 구입비로 따로 책정해 도서관을 유지할 수 있는 최저 수준의 요건을 확보하는 반면, 사립대의 경우 규정하는 법안이 없어 비교적 자유롭게 예산을 짜다 보니 도서관 투자를 기피한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해하기 어려운 사례도 속출한다. 숙명여대 국문학과 08학번인 A씨는 최근 학교 도서관 측에 김승일 시집 ‘에듀케이션’(문학과 지성사, 8000원), 이승희 시집 ‘거짓말처럼 맨드라미가’(문학동네, 8000원), 신동욱 시집인 ‘웃고 춤추고 여름하라’(문학동네, 8000원) 등 3권의 시집에 대한 자료구매 신청을 했다. 하지만 며칠 뒤 학교 측에선 자료구매 신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알려 왔다. 취소 사유는 황당하게도 ‘시집’이기 때문이었다. 숙명여대 도서관 자료선정 규정 제2조 8항에는 ‘국내 시집은 저명한 시인이나 출판사의 것이 아니면 가급적 선정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다. A학생은 “동네 문고도 아니고 버젓이 국어국문학과가 건재하고, 현대시론, 현대시강독 등을 개설하는 대학교의 도서관에서 왜 시집 구매를 거부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학내 게시판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숙대 장서개발팀 측은 “현재 해당 도서관 규정의 문제점을 알고 있으며, 조만간 회의를 개최해 이를 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대선 선거사범 62% 감소…흑색선전이 가장 많아

    지난 19일 치러진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흑색선전 등 선거사범이 5년 전 17대 대선의 3분의 1로 줄었다.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임정혁)는 이번 대선과 관련해 입건된 사범은 19일 기준 287명으로, 17대 때의 같은 시기(824명)와 비교해 62.5% 감소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은 이 중 31명을 기소했다. 242명은 수사를 진행 중이다. 유형별로 흑색선전이 81명(28.2%)으로 가장 많고 금품 제공 42명(14.6%), 불법선전 18명(6.6%), 폭력 47명(16.4%) 순이었다. 경찰청도 선거사범 집계 자료를 통해 대선 기간 중 883명을 적발해 12명을 구속하고 166명을 불구속, 601명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 적발건수 또한 17대 대선 때의 2376명에 비해 62.8% 감소한 수치다. 후보 비방이 289명으로 전체의 32.7%를 차지했고 금품·향응 제공 30명(3.4%), 불법 인쇄물 배부 29명(3.3%) 순이었다. 대검 관계자는 “이번 대선은 17대 대선과 달리 후보들 간 의혹이 쟁점화하지 않아 흑색선전 등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대선일 선거 사범 15명 검거… 투표용지 촬영적발 9건 최다

    경찰청은 제18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진 19일 하루 동안 15건의 선거사범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날 발생한 선거 관련 범죄는 18건으로, 경찰은 이 중 15명(15건)을 검거했다. 유형별로 보면 투표지 촬영 9건, 선거 당일 선거운동 5건, 투표소 내외 소란행위 3건, 이중 투표 1건 등이었다. 경기 포천시 신읍동 포천고(제4투표소)에선 특정 후보를 반대하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불법 선거운동을 한 사람이 붙잡혔고, 대구 북구 관음동의 한 투표소에서는 전모(55)씨가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후보 사퇴 안내문을 찢고 이를 말리던 투표 관리관 손모(52)씨를 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대구 중구 남산동의 한 투표소에서는 금모(38)씨가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기표한 투표용지를 촬영하다 적발돼 경찰에 검거됐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첫 여성대통령 시대] 5060 “안정감에 믿음” 2030 “포용하는 승자되길”

    19일 밤 11시를 넘어서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이 확실해지자 지지 후보에 따라 시민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 나와 있던 김만곤(59)씨 등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 20여명은 “박근혜! 대통령!”을 연호했다. 김씨는 “요즘 젊은 사람들은 6·25 전쟁이 언제 어떻게 일어났는지도 모르고 안보·역사 의식이 너무 부족하다.”면서 “박 당선자가 바른 역사교육과 안보관 확립 등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근혜 팬클럽 회원 이모(28·여)씨는 이날 밤 여의도 새누리당 당사 앞에 나와 “박 후보가 나이 드신 분들 못지않게 우리같이 젊은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있다는 걸 보여 주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반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지지자인 김성욱(33)씨는 “투표율이 높아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그래서 오히려 더 방심하지 않았나 싶다. 안철수 전 후보와의 단일화가 깔끔하지 못했던 점 등 아쉬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며 안타까워했다. 세대별로 지지층이 뚜렷이 갈렸던 만큼 반응도 그에 따라 교차했다. 문 후보를 지지한 30대 이승환씨는 “TV 토론 과정에서 박 당선자가 부족한 모습을 많이 보였는데 앞으로 국정을 잘 이끌지 걱정”이라면서 “과거사에 대해 사과를 한 만큼 지지를 하지 않은 국민까지 배려하는 국정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를 찍은 60대 안모씨는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였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박 후보의 안정감에 믿음이 갔다.”면서 “새 대통령이 갈라진 민심을 잘 보듬어 자신의 공약대로 사회 통합을 이뤄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문 후보의 핵심 지지층인 20~30대의 이용 비율이 높은 SNS는 실망과 허탈, 분노가 주류를 이뤘다. 트위터 아이디 @cadireje***는 “난 사실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보다 나를 비롯한 대다수 젊은 친구들이 ‘내가 어떻게 해도 이 나라는 안 되는구나’라고 낙담, 포기하고 지금 이 순간 선거방송을 지켜보며 ‘이민’이란 단어를 검색하는 것이 더 안타깝고 무섭다.”고 말했다. 진보 논객인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자신이 지지한 문 후보의 패색이 짙어지자 트위터에 “투표율 올라갈 때만 해도 희망을 가졌는데 결과는 그동안의 여론조사와도 너무 차이가 난다.”면서 “다시 5년 이렇게 살아야 하는 게 끔찍하지만 국민의 선택이니 어쩌겠나.”라는 글을 올렸다. 박 후보를 지지하는 아이디 @mypend***는 “박근혜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온 국민과 온 세계인과 함께 힘차게 축하한다.”면서 “문재인 후보와 지지자들에게도 그동안의 노고에 큰 박수를 보내며 이제 우리 역사의 새로운 장을 온 국민의 힘을 모아 힘차게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승자가 포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아이디 @wyr***는 “투표율이 이렇게 높으니 누가 되든 함부로 정치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안철수 전 후보가 한 말처럼 승자는 포용하고 패자는 승복할 때”라는 글을 남겼다. 사건팀 kimje@seoul.co.kr
  • 한영실 前숙명여대 총장 재단측 횡령 혐의로 고소

    숙명여대 재단인 학교법인 숙명학원이 17일 한영실 전 총장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소했다. 숙명학원은 최근 감사에서 한 전 총장이 한국음식연구원 원장으로 근무하던 당시 수입의 일부가 기록되지 않고 유출된 것과 총장 재임 시 법무 자문용역비 과다 지출 및 산학협력단의 운영 부실 등을 확인하고 지난 15일 이사회에서 한 전 총장과 한국음식연구원 부원장 김모씨를 고소하기로 결정했다. 한 전 총장 측은 “한 총장 재임 당시의 갈등에 따른 후속 감사를 실시한 것으로, 보복 차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10억 수뢰혐의 김광준 세가지 비리 추가 포착

    10억원대의 금품 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서울고검 김광준(51) 부장검사가 다른 세 가지 혐의에 더 연루됐을 수 있다고 경찰이 밝혔다. 특임검사팀과 별도로 김 부장검사 비리의혹을 수사해 온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2일 김 부장검사의 차명계좌 분석내용, 사건 관련 참고인 진술 등 자료 일체를 검찰에 송치하면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첨부했다. 경찰은 “특임검사팀이 지난 7일 발표한 수사 결과가 경찰 수사와 대체로 일치하지만 경찰이 범죄 혐의를 포착한 세 가지 부분이 포함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러나 김 부장검사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의 은닉자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김 부장검사의 차명계좌를 발견, 지난달 2일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검찰이 같은 달 9일 김수창 특임검사를 지명하면서 검·경이 동시에 수사하는 ‘이중수사’ 상황이 벌어졌고 이후 경찰은 이 사건에서 한발짝 물러섰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대선 패러디 열풍 왜?

    지난 10일 밤 생중계된 대선 후보자 2차 TV토론회가 끝난 뒤 ‘@sotkfkdahfos’란 아이디를 쓰는 트위터리안(트위터 이용자)은 아래와 같은 트위트를 올렸다. “이정희: 세금을 내셨습니까?/ 박근혜: 예전에도 답했지만…/ 이정희: 내셨습니까?/ 박근혜: 과거의 일이고…/ 이정희: 내셨냐고요./ 박근혜: 이건 현실성이 없는….” 이는 TV 토론에서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겨냥해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이후)기업 회장에게 무상으로 받은 성북동 집에 대한 세금을 냈느냐.”고 질문하며 박 후보의 세금 납부 문제와 고소득층의 증세를 연계시켰던 상황을 풍자한 것이다. 지상파 3사를 통해 생중계되는 대선 후보자 TV토론회가 열릴 때마다 네티즌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관전 평과 패러디물을 쏟아내며 온라인을 달구고 있다. 주로 TV 토론에서 이 후보가 박 후보를 향해 네거티브 공세를 펼치는 상황과 이에 대응하는 박 후보의 모습, 그리고 두 여성 후보 사이에서 어쩔 줄 모르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빗댄 것들이다. 영화 포스터를 이용한 패러디물을 비롯해 후보 간 웃지 못할 언쟁이 담긴 장면들만 편집한 ‘토론회 전설 영상’, 대화체로 정리된 ‘토론 관전평’ 등 종류도 다양하다. 두 여성 후보 간의 격렬한 논쟁이 1차에 이어 2차 토론회까지 이어지자 트위터리안 @NudeModel은 “문재인 좀 안 나오면 안 되나. 문재인만 끼면 싸움이 토론되잖아.”라는 글을 남기며 두 여성 후보 간의 격렬한 논쟁이 지루하게 이어지는 상황을 비꼬기도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가수 임재범의 노랫말을 빌려 “내 거친 생각과~(이정희), 불안한 눈빛과~(박근혜), 그걸 지켜보는~(문재인)…전쟁 같은 토론”이라고 평가했고, SBS 프로그램 짝을 패러디한 분석도 눈에 띄었다. 대선후보와 관련된 각종 패러디물이 속출하는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 사회에 만연한 정치적 허무주의 ▲새로운 세대 및 매체의 출현 ▲높아진 정치적 관심도 ▲정치의 엔터테인먼트화 등의 키워드를 내걸며 나름의 분석을 내놓았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는 “대선 후보 간 TV 토론회 이후 속출하는 패러디물은 한국 사회의 정치적 허무주의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각 후보를 등장시킨 패러디물은 정치의 실패, 정치가 해결해주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조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그러나 “패러디물을 통한 정치인의 신랄한 비판과 풍자는 국민의 정치적 관심도와 지식 수준이 비교적 높다는 것을 증명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면서 “특히 새로운 세대와 SNS라는 새로운 매체가 등장하면서 정치를 엔터테인먼트로 승화시키는 새로운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의 한 과정”이라면서 “과거 외면시됐던 대선 후보들의 TV 토론회가 토론회 그 자체에서 그치지 않고 패러디물을 양산하며 모든 세대에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이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한편 트위터가 11일 공개한 2차 대선 후보 TV토론회에 대한 실시간 트위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2차 토론이 이뤄진 10일 대선 관련 트위터 멘션 수는 91만 9400건을 기록했다. 이는 1차 토론보다 약 7만 5000건 증가한 것이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단속에 걸리니 재떨이 대신 종이컵 쓰세요”

    “단속에 걸리니 재떨이 대신 종이컵 쓰세요”

    “여기 재떨이 좀 주세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음식점 금연구역 확대 시행 첫날인 지난 8일 오후 9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W호프집. 150㎡(45평) 이상 음식점과 카페, 호프집 등에서 원칙적으로 흡연을 금지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 시행 첫날이지만 주인도 손님도 시행 사실을 몰랐다. 테이블 곳곳에선 담배 피우는 손님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종업원들도 손님들이 재떨이를 요구하자 별말 없이 가져다 나르기 바빴다. 새로 들어온 손님은 “여긴 담배 피워도 되나 보네…”라면서 빈자리를 잡기도 했다. 개정된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150㎡ 이상의 소규모 음식점과 호프집 등 모든 실내 다중이용시설은 8일부터 금연구역으로 확대 지정됐다. 위반하는 업소에는 최고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흡연자들은 금연지역에서 담배를 피우다 적발될 경우 과태료 10만원을 내야 한다. 하지만 실제 과태료가 내년 7월부터 부과되는 탓인지 현실은 사뭇 달랐다. 같은 시간 경기도 성남의 A 호프집. 가게 안은 담배 연기가 가득했다. 종업원들은 재떨이 대신 종이컵을 건넸다. 종업원은 “호프집 전체가 금연구역이다. 단속에 걸릴 수 있으니 재떨이가 필요하면 종이컵을 주겠다.”고 설명했다. 재떨이 대신 종이컵이 등장한 것은 단속에 걸려도 손님만 벌금을 물릴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주인 이모(53)씨는 “호프집도 금연구역이라는 걸 모르고 찾아오는 손님들과 일일이 말씨름을 할 수 없어 임시방편으로 종이컵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흡연자와 주인 간의 실랑이도 곳곳에서 보였다. 8일 오후 6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H음식점에서는 ‘절대 금연 시설’이라는 스티커와 ‘1차 과태료 170만원, 2차 과태료 330만원, 3차 과태료 500만원’이라는 안내 문구가 눈길을 끌었다. 가게 안 재떨이는 이미 치워진 상태였다. 하지만 3층 규모의 대형 음식점 한쪽에서 담배를 물고 있는 손님이 간간이 보였다. 종업원이 말려 보지만 소용이 없었다. 가게 주인은 “손님 10명 가운데 꼭 한두 명은 말려도 보란 듯이 안에서 담배 피우는 분들이 있다.”면서 “업주가 제지하면 벌금을 안 내도 된다고 하던데 녹음기라도 갖고 다니면서 말렸다는 증거를 만들어야 하나 갑갑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작은 술집으로 손님이 몰리는 풍선효과도 나타났다. 이날 서울 중구 무교동에서 작은 술집을 운영하는 김모(40)씨는 “들어오면서 ‘여기는 흡연 가능하죠’라고 묻는 손님이 눈에 띄게 늘었다. 2차로 오는 손님 대부분은 흡연자일 정도”라고 귀띔했다. 실내 금연에 동참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서울 용산구 남영동 C치킨 앞에는 추운 날씨에 밖으로 나와 담배를 피우는 손님들이 보였다. 김영환(54)씨는 “1만원짜리 통닭 먹으러 왔다가 벌금 10만원을 낼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이범수기자 bulse46@seoul.co.kr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경찰, 주한미군 모든 범죄 1차조사 맡는다

    주한 미군이 내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러 현행범으로 체포됐을 때 앞으로 무조건 우리 경찰이 1차 조사를 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살인·강간 등 중범죄에 대해서만 우리 측의 조사가 가능했다. 경찰청은 이런 내용의 주한미군주둔지위협정(SOFA) 사건처리 매뉴얼 개정안을 일선 경찰에 배포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 5월 한·미 양국이 합의한 내용을 반영한 것으로 개정안 중 미군 헌병의 영외순찰 등 일부 내용을 제외하고 바로 발효된다. 앞으로 경찰은 미군이 현행범으로 체포됐을 때 담당 경찰서에서 해당 미군의 범행 사실에 대해 1차 조사를 한 뒤 미군 헌병에 신병을 넘기게 된다. 그동안 경찰은 미군을 현장에서 체포하더라도 살인·강간 등 중범죄가 아니면 미군 측 신병 인도 요구에 무조건 응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모든 주한미군 범죄에 대해 초동 조사권을 우리 측이 갖게 된 셈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살인·강간 범죄를 저지른 주한 미군은 경찰이 1차 조사를 한 이후에도 계속 신병을 확보할 수 있다. 폭력·상해·도로교통법 위반 등 12개 주요 범죄의 경우도 필요한 경우 미군 측에 신병인도 자제 요청을 할 수 있다. 미군 신병에 대한 권한을 더 많이 갖게 된 만큼 사건 처리는 더 신속하게 하기로 했다. 경찰은 상황의 급한 정도에 따라 분류하는 112 신고 코드를 1단계(즉시출동)로 개편하고 집중수사 원칙을 적용, 미군 피의자 소환 간격도 더 짧게 하기로 했다. 공정성을 위해 조사 과정에서 미국 정부 대표나 변호사의 참여권은 보장했다. 미군 헌병부대의 부대 밖 법 집행도 대폭 제한된다. ‘한국인이 미군 부대나 병사에게 위해를 가한 상황이 아니면 미군 헌병부대의 법 집행권이 제한된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이에 따라 미군 헌병부대의 영외 순찰 및 주차단속, 한국 국민을 체포하는 행위 등에 대해 한계가 비교적 명확해졌다. 지난 7월 평택에서 발생한 미군의 우리 민간인 수갑 연행 사건에 대한 후속 조치 성격이 강하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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