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을 말한다] 민영 공화국 / 유장희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
정부의 각종 기능 중에 민간이 담당해도 손색이 없을 것들이 많다. 오히려 민간에 맡김으로써 결과가 훨씬 더 좋을 정부기능들이 많다. 영국, 덴마크, 독일, 캐나다, 호주 등 국가에서는 공항운영을 완전히 민간에 맡기고 있는가 하면 이웃 일본에서는 정부청사의 유지관리, 하수처리시설, 국공립 병원의 관리운영, 심지어는 우정사업까지 완전 민영화하였다. 브라질에서는 교도소까지 민영화하였고, 호주정부는 공무원의 봉급관리를 완전히 민간운영에 맡겨버린 예도 있다.
나는 스위스의 IMD 연구원에서 매년 발표하는 국가 경쟁력 지수 중 정부의 효율성 비교에서 우리나라 정부의 순위가 매우 낮은 것에 대해 큰 걱정을 해오고 있었다. 선진국이 되기 위해 각 분야에서 온갖 안간힘을 쓰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정부가 효율성 비교에서 거의 꼴찌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차에 나는 미국 조달청에서 발간한 ‘공공부문의 서비스계약운영’이라는 책을 보고 우리정부도 눈을 크게 떠야 할 부문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즉, 선진국의 정부 효율성이 높은 이유는 정부업무분야의 큰 부분을 민간에 과감히 넘기고 정부는 공공성이 아주 큰 서비스부문만 담당하여 생산성을 높여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정부뿐만 아니라 정부 산하기관(공기업 포함)의 효율성·생산성도 적절한 방식으로 민간에 이양할 때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알았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렇게 정부나 공공기관의 기능을 민간에 이양함에 있어 그 절차와 방식은 다양하다는 것이다. 정부가 보유하고 있던 기업을 완전매각하거나 정부업무를 공사화하는 방식, 공사를 완전히 민영화하는 방식, 정부의 일부를 민간이 운영하는 방식, 정부와 민간이 계약을 맺는 방식, 공공부문의 핵심요직에 민간인을 기용하는 방식, 같은 기능을 놓고 정부와 민간이 경쟁하는 방식, 공공서비스의 구매를 쿠폰을 통해 구입하는 방식, 민간의 자원봉사를 통해 공공기능의 일부를 수행하는 방식 등 다양하다. 우리나라에서 ‘민영화’라고 할 때 공기업의 민영화만을 생각하는 편협한 의식은 고쳐야 하겠다.
나는 학자 출신으로서 정부 예산으로 운영하고 있는 각종 연구기관의 효율성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 책에서 42개에 달하는 국책연구원의 민영화 가능성 여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해 보았다. 운영체계와 성과분석면에서 많은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하였으며, 그 대안으로 기업형 연구기관으로 변형하거나 아니면 국내 연구중심대학에 이관하는 것을 제안하였다.
선진국이 되기 위한 한국경제의 선결조건은 정부기능을 대폭 축소하고 민간이 할 수 있는 것을 과감히 민영화해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나라 민간의 능력과 질적 수준은 이에 충분할 정도로 준비가 되어 있음도 주장하였다. 굿인포메이션 펴냄.
유장희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