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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숙제 숙제 숙제… “공부가 더 싫어져요”

    숙제 숙제 숙제… “공부가 더 싫어져요”

    미국 학생들의 숙제량이 해마다 늘고 있지만 정작 성적을 올리는 데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9월4일자)는 ‘숙제에 대한 신화’를 고발하는 두 권의 책을 소개하며 ‘쓸모 없는’ 숙제 때문에 온 가족이 매일 밤 압박을 받고 있고 아이들이 공부를 싫어하게 될 수 있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미시간 대학이 2004년에 2900명의 미국 학생을 조사한 결과 숙제량이 1981년보다 평균 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학년으로 갈수록 숙제 부담이 커진다. 또 다른 연구에서 6∼8세 학생이 1981년에는 1주일에 평균 52분을 숙제하는 데 썼지만 1997년에는 128분으로 늘어났다.AOL과 AP통신이 올해 부모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초등학생이 하루 평균 78분을 숙제하는데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숙제량이 늘어난 배경에는 2002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낙제방지법(No Child Left Behind)’이 위력을 발휘했다. 미 연방 교육부는 매년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측정해 성적이 부진한 학교에 대해서는 경영진 교체 등 불이익을 주고 있다. 문제는 숙제를 많이 한다고 성적이 올라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듀크대 해리스 쿠퍼 교수는 “땀과 눈물이 밴 숙제가 읽기와 수학의 ‘길’을 열어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오히려 너무 많은 숙제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 쿠퍼 교수의 수십차례 연구 결과, 중·고교에서 약간의 숙제는 시험 성적을 올려주었다. 하지만 중학생이 매일 밤 60∼90분, 고등학생이 2시간 이상 숙제할 경우 성적은 되레 떨어졌다. 나라별 사정도 이를 뒷받침한다. 일본과 덴마크, 체코 학생은 미국보다 공부를 잘 하지만 숙제는 더 적다. 반면 미국보다 공부를 못하는 그리스, 태국, 이란 등은 학생들이 산더미 같은 숙제에 시달리고 있다. 교육학자들은 숙제가 공부 습관과 자기 훈련, 시간관리 능력을 길러주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학교에만 의존하는 태도를 키워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메마르게 하고 공부에 대한 흥미, 호기심을 망칠 수도 있다는 게 타임의 결론이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8년 피랍 소녀 ‘스톡홀름 증후군’

    납치범의 집에 8년 동안 감금됐다 극적으로 탈출한 오스트리아 소녀가 ‘주인님(master)’의 죽음에 울음을 터뜨렸다고 영국 BBC 방송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심리학자들은 소녀가 전형적인 ‘스톡홀름 증후군’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BBC는 오스트리아 일간 ‘쿠리어’를 인용해 부모 품에 안긴 나타샤 캄푸시(18)가 탈출 직후 납치범 볼프강 프로클로필(44)이 자살했다는 전언에 울음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나타샤는 경찰에서도 계속 납치범을 ‘주인님’이라고 부르며 “주인님은 항상 내게 친절했다.”고 증언했다. 스톡홀름 증후군은 인질로 잡힌 사람이 인질범에게 동화돼 호감을 갖고 지지를 보내는 심리 현상이다.1973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4명의 은행 강도가 벌인 인질 사건에서 유래됐다. 쿠리어는 또 경찰 조사 결과 나타샤가 성적으로 학대당했다고 보도했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의 고장인 오스트리아 심리학계는 그녀의 상태를 분석하기 위해 분주하다고 BBC는 전했다. 일간 디 프레스는 미 연방수사국(FBI)에 자문하는 빈의 한 심리학자가 “8년이라고요?미국에서도 그런 일은 없는데….”라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전했다. 또다른 신문은 ‘3097일을 어떻게 감금돼 지낼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모든 범죄 교과서를 새로 써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8년 전 납치 사건을 기억하는 오스트리아인들은 지난 23일 수도 빈 교외의 슈트라스호프 마을에서 나타샤가 납치범이 한눈 판 틈을 타 탈출,8년 만에 갑자기 나타난 사실에 더욱 놀라워하고 있다. 나타샤는 1998년 빈에서 등굣길에 납치돼 자기 집에서 겨우 10㎞밖에 떨어지지 않은 납치범 집 지하방에서 철저히 사육당했다. 이 방은 1.8평 크기에 창문도 없지만 침대와 화장실이 있었고 책이나 신문,TV도 볼 수 있었다. 범인은 나타샤에게 수학과 읽기 등도 가르쳤다. 전문가들은 범인이 노예를 갖기 위해서라면 뭐든 하는 ‘가학적 완벽주의자’라고 해석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검은대륙 아프리카 어린이 ‘노동’ 는다

    검은대륙 아프리카 어린이 ‘노동’ 는다

    인류가 근대로 오면서 금지한 것들 가운데 하나가 ‘아동 노동’이다. 어린이는 사랑과 교육을 받아야 할 존재라는 인식과 함께 세계적으로 아동 노동은 줄어드는 추세다. 그러나 유독 아프리카 대륙의 어린이들은 이를 역행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과 세계은행 등에 따르면 2004년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의 5∼14세 어린이 4930만명이 노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2000년보다 약 130만명이 늘어난 수치다. ●아동 노동 비율도 아프리카 가장 높아 2000년 전 세계 일하는 어린이 2억 1100만명이 2004년 1억 907만명으로 10% 정도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아시아태평양과 중남미 지역의 아동 노동이 많이 줄어든 덕분이다. 또 세계적으로 위험한 직종에 종사하는 어린이는 이 기간에 3분의1가량 감소했다. 반면 아프리카의 사정은 다르다. 일하는 어린이의 비율도 대륙별로 가장 높다. 인구 증가 덕분에 2000년 28.8%에서 2004년 26.4%로 다소 줄기는 했지만 전 세계 15.8%보다는 여전히 높다. 전체적으로 다른 나라의 1960년대 수준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아프리카 어린이들은 가정부나 정원 관리뿐 아니라 매춘, 광산, 건설 현장, 살충제 살포 등 위험한 일에도 동원되지만 노동 대가는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잠비아의 아홉살배기 소년 알론 반다는 1주일에 6일을 채석장에서 보낸다. 변변한 망치도 없이 축구공만 한 돌을 쪼아 가루로 만드는데 보름쯤 지나 한 가방 채우면 겨우 3달러를 받을 뿐이다. 케냐에서는 커피 수확 노동자의 3분의1가량이 14세 미만 어린이들로 채워진다. 탄자니아 어린이 2만 5000여명은 플랜테이션이나 광산에서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출생률 높고 ‘에이즈 고아’ 증가 탓 이렇게 아프리카 어린이 10명 가운데 2∼3명이 유년기를 도둑 맞고 있는 현실은 아직도 ‘검은 대륙’을 휘감고 있는 빈곤과 에이즈 때문이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인의 44%가 하루 1달러도 벌지 못하는데 출생률은 경제성장률을 웃돌고 있다. 하지만 에이즈의 창궐로 노동력을 상실한 성인들은 늘고 있는 데다 부모를 잃은 ‘에이즈 고아’도 양산되고 있어 아동 노동력에의 의존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美 사후피임약 처방전없이 구입 가능

    성관계 후 복용하면 임신을 막아주는 이른바 ‘사후피임약(일명 모닝 애프터 필)’을 미국 성인이면 누구나 의사의 처방전 없이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4일(현지시간) ‘플랜B’라는 사후피임약을 의사의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18세 이상을 대상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17세 이하의 청소년은 종전대로 의사의 처방전을 제시해야 구입할 수 있다. FDA의 이번 조치는 3년 동안 끌어온 미국 사회의 보수·진보 공방 끝에 이뤄진 것이다.여성인권단체와 의약계는 “사후피임약의 비처방 판매가 미국내 원치 않는 임신을 절반으로 줄일 것”이라며 허용을 촉구해 왔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수학계 노벨상 ‘필즈 메달’ 받아

    호주의 수학천재 테렌스 타오(31)가 22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수학자대회에서 수학계의 노벨상인 ‘필즈 메달’을 받았다.40세 미만의 수학자에게 주는 이 메달의 공동 수상자인 러시아의 은둔 수학천재 그리고리 페렐만은 끝내 수상을 거부했다. 타오는 두살 때 이미 덧셈과 뺄셈을 한 천재 중의 천재로,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캘리포니아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국에서 만난 한국계 미국인 로라와 결혼해 아들 윌리엄(3)을 두고 있다.호주 애들레이드에서 홍콩 출신의 소아과 의사인 아버지와 수학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세살 때 초등학교에 들어가 7세에 고등학교, 아홉살에 호주 플린더스 대학에 진학했다. IQ 221인 그는 21세에 미국 프린스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24세에 교수로 임명됐다. 소수와 조화해석 분야의 탁월한 ‘문제 해결사’였던 그가 수학계에 쌓아온 업적은 현재 광섬유와 정보보안 등에서 널리 응용되고 있다. 이날 일본의 이토 기요시(90) 교토대 명예교수는 국제수학자연맹(IMU)이 주는 ‘가우스상’ 초대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토 교수는 1942년 우연이 좌우하는 불규칙적 현상을 분석하는 ‘확률미분방정식’을 고안했다.처음엔 자연과 사회 현상을 설명하는 물리학이나 생물학에 응용됐으나 80년대부터는 주가나 환율을 수식으로 예측하는 금융공학 분야에서 주목받았다. 그의 이론은 미 하버드대의 로버트 머튼 교수 등이 금융파생상품의 이론을 구축하는 데 응용돼, 머튼 교수가 1997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 이때 이토 교수도 월가에서 함께 유명해졌다.가우스상은 공학이나 비즈니스, 또는 인간의 삶에 널리 기여한 수학연구를 표창하기 위해 IMU와 독일수학자협회가 올해 창설했다.4년마다 수여되며 상금은 필즈상과 똑같은 1만유로(약 1400만원)이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쿠바는 지금] (하) 돈벌이에 뛰어든 혁명이후 세대들

    [쿠바는 지금] (하) 돈벌이에 뛰어든 혁명이후 세대들

    |아바나(쿠바) 최병규특파원|관광가이드 야세르 포르투온도(50)는 쿠바혁명 직전 태어난 세대다.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의 사회주의 혁명으로 바티스타체제가 붕괴되기 3년 전인 지난 1956년 쿠바섬의 남동쪽 ‘올긴’에서 1녀1남의 둘째로 태어났다. 카스트로의 고향 ‘비란’과 멀지 않은 곳이다. 아버지가 소작농이었던 까닭에 집안은 몹시 궁핍했다. 혁명 직후 농지개혁법이 발표된 뒤 대지주의 토지와 미국계 기업의 대농원 등이 몰수됐다고는 하지만 ‘혁명의 혜택’은 수백㎞ 떨어진 시골구석에까지 미치지 못했다. 혁명과 거의 동갑내기에 가까운 그의 이후 삶은 혁명 47년에 걸친 굴곡의 역사와 궤를 같이 했다. 수도 아바나로의 ‘상경 러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70년대 초반에 그는 홀로 유학길에 올랐다. 아바나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한 그는 1986년 졸업 뒤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미국과의 미사일 분쟁에 이어진 경제봉쇄조치로 경제가 곤두박질쳤지만 옛 소련과의 ‘경제적인 연대’는 남아 있었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가정을 꾸렸다. 살림은 비록 ‘배급 티켓’에 의존했지만 그들에겐 무상으로 제공받는 의료와 교육 혜택이 있었다. 그러나 1990년 소련 연방의 해체는 쿠바 경제는 물론, 그의 가정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질 좋은 설탕과 맞바꾸던 옛 소련의 석유 공급은 연방 해체와 동시에 끊겼다.“1993년은 쿠바 최악의 해였다.”고 그는 기억을 더듬는다. 소련이 사라지면서 휘발유도 사라졌다. 앞마당에 세워둔 54년식 크라이슬러 자동차의 녹은 더 두꺼워졌고, 국가 전력이 바닥나 하루에 16시간씩이나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13년 뒤, 그는 현재 관광가이드로 일하면서 그런 대로 ‘사람다운 생활’을 꾸려가고 있다. 아내 역시 이제는 사탕수수를 대신해 국가 제1산업으로 자리매김한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다. 두 자녀도 대학을 졸업한 뒤 돈벌이에 나섰다. 지난해 신층 주택가인 ‘베다도’ 지역으로 집을 옮기는 등 살림이 핀 건 외국관광객이 바꿔다 준 CUC(Cuban Conertible Peso·쿠바 태환화폐) 덕분이다. ●CUC, 쿠바경제의 인공심장 쿠바는 이중화폐 제도를 갖고 있다.CUC와 내국인용 페소(Peso)다. 그러나 현재 쿠바의 경제를 지탱하며 큰 틀을 잡고 있는 것은 CUC다. 지난 90년대 초반 미국의 기나긴 경제봉쇄조치에 대항해 탄생한 CUC는 당초 외국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전용 화폐’였다.“미국 달러화의 덕은 보지만 언젠간 그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는 이른바 ‘갱생과 저항의 상징’이었다. 지금은 ‘포스트 카스트로’의 윤곽을 점치게 할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CUC는 이후 약 10년간 미국 달러와 함께 쓰여졌지만 쿠바정부는 지난 2004년 아예 공식적으로 사용을 금지시켰다. 공항이나 시내의 ‘카데카(환전소)’에서 미국 달러는 CUC보다 10%가량 가치가 떨어진다. 여기에 약 8%의 환전수수료까지 뗄 경우 미국 달러의 화폐가치는 더 떨어진다. 비록 쿠바 밖에서는 인정해주지 않는 화폐로 한낱 휴지조각에 불과하지만 CUC는 분명 지구에서 5개밖에 남지 않은 사회주의국가 가운데 하나인 쿠바의 허약한 경제의 피를 돌게 하는 ‘인공심장’이다. 외국관광객을 상대로 한 직업을 가지고 있고, 이 때문에 내국인용 화폐인 쿠바 페소보다 25배 가까이 가치가 높은 CUC를 벌어들이는 포르투온도는 “쿠바는 CUC 덕분에 지금의 나 만큼이나 나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한다.“그러나 CUC가 없다면 쿠바경제는 상당히 숨쉬기 곤란한 지경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사실 CUC의 사용은 그와 같은 ‘특수 계층’뿐만 아니라 적어도 아바나시 절반 이상의 일반인들에까지 확산돼 가는 추세다. 생수나 신문, 하잘 것 없는 기념품 따위를 살 때에도 ‘페소’를 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올드아바나의 명동격인 ‘오비스포’거리는 물론,‘베다도’ 구역 슈퍼마켓 물건의 가격표에도 모조리 CUC가 박혀 있다. 미국의 ‘자본무기’에 대항해 탄생한 CUC가 도리어 퇴색한 사회주의의 옷을 갉아먹고 있다는 생각은 과장일까. ●더욱 벌어지는 계층간 격차 CUC 사용의 확산과 함께 변화하는 쿠바의 모습은 옛 시가지의 재건축 바람에서 찾을 수 있다. 지금의 아바나시는 20년전 일본 관광객이 처음 발을 들인 그 때의 모습이 아니다. 방파제를 차고 넘는 파도 아래로 달려가는 클래식 카의 뒷모습과 줄지어 선 낡은 식민지풍 건물들의 흑백사진 풍경은 앞으로는 흔하지 않을 듯싶다. 말레콘을 따라 줄지어 있는 센트로지역의 건물들은 요즘 새 단장이 한창이다. 물론 뼈대는 그대로 유지한 채 흉물스럽던 겉모습을 새 옷으로 갈아 입히는 일이다. 포르투온도는 “지난해부터 쿠바정부는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15만가구의 집을 더 짓도록 했고, 이와 함께 기존의 옛 건물들에 대한 리노베이션도 추진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바나의 진정한 변화는 더욱 벌어지는 계층간의 격차다. 생활 수준에 따라 4개 권역으로 뚜렷하게 나눠지는 아바나시는 자본없이는 더 이상 지탱할 수 없는 사회주의의 무력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표본이다. 빨랫물이 줄줄 떨어지는 올드아바나의 골목길에는 아직도 구걸로 연명하는 사람들이 널려있다. 반면 베다도 구역의 나이트클럽에서는 젊은 ‘아바노’들이 쿵쿵거리는 80년대 팝송을 즐기고 일반 노동자 임금의 몇 배에 이르는 고급 럼주를 마시며 그들만의 삶을 즐긴다. 말끔한 ‘윤다이(현대)’차를 모는 귀족들이 있는가 하면, 시 외곽 정류장에선 2시간 만에 도착한 버스를 타기 위해 아귀다툼을 벌이는 풍경이 다반사다. 공장에서 빼돌린 고급 시가를 권하는 남자 ‘삐끼´들과 유럽의 신랑감을 구하기 위해 끈적한 눈짓을 던지는 ‘히네테라(창녀)’들을 아바나 거리에서 만나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모습은 가난에 묶인 쿠바의 전형적인 모습으로 상징돼 왔다. 사회주의 혁명 47년째를 보내고 있는 쿠바. 그리고 또 다시 침묵에 들어간 피델 카스트로의 존재에 대한 불확실성, 지금 아바나는 언제나처럼 같은 모습이지만 관광가이드 포르투온도의 요동친 삶처럼 치열한 ‘삶의 투쟁’이, 그리고 변화에 대한 욕구가 속에서 꿈틀대는 것처럼 보인다. 말레콘 방파제 밖 카리브해는 지금은 잠잠하지만 언젠가 ‘변화의 태풍’이 휘몰아칠 것이 확실하다. 남은 질문은 과연 그때가 언제일까하는 것뿐이다. cbk91065@seoul.co.kr ■ 시장경제 활성화 가능성 한국제품 인기도 치솟아 라울 카스트로(75) 국방장관이 이끄는 쿠바 체제에서 한국과 쿠바간의 교역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형 피델에 비해 실용주의 성향이 강한 그가 경제정책을 지휘할 경우 한국에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지 우리 기업인들의 표정도 긍정적이다. 라울 체제가 확립되면 정치적으로는 큰 변동이 없겠지만 민간 부문에선 시장경제가 더욱 활성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지금도 한국 제품은 빠르게 쿠바 사회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와 삼성·LG 가전을 중심으로 한국 브랜드에 대한 쿠바인의 평가는 후하다. 현지 신차의 20%가량이 한국산이며, 에어컨과 냉장고도 지난해 1억 5000만달러(약 1500억원)의 수출 및 수주액을 기록했다. 쿠바는 이웃 미국의 오랜 경제봉쇄 속에서도 꾸준히 ‘개혁 정책’을 펴왔다. 게다가 피델 카스트로가 한국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피력한 점도 쿠바 진출에는 보약이다. 그는 지난달 권력이양 직전 아바나의 현대중공업 공사장을 찾아 한국인의 부지런함을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현대중공업이 7억 5000만달러(약 7500억원) 규모의 디젤발전기 544대를 수주할 당시 일본을 제친 데는 오직 피델의 한마디,“한국인의 추진력을 믿는다.”였다. 같은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북한보다 낫다는 지론이다. 코트라(KOTRA)가 지난해 9월 아바나에 무역관을 설치한 이후 쿠바 정부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지난 5월 쿠바 국영기업 20여곳이 한국을 방문하는 등 교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코트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의 쿠바 수출은 4387만달러, 쿠바로부터의 수입은 100만달러였다. 제3국 생산 제품과 3국 경유 간접수출까지 합치면 쿠바 수출은 연간 1억달러에 이른다. 현대중공업 발전기의 쿠바 수출이 본격화하면 연간 4억달러는 훌쩍 넘어선다. 지금까지 수출된 품목은 자동차, 자동차부품, 타이어, 에어컨, 건설용 중장비, 의료용 살균기 등이다. 쿠바의 에너지혁명 정책에 따라 앞으로 각종 전력생산 설비와 절전용 기자재, 의료기기 수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쿠바의 한국 수출은 백신 및 생명공학 기술협력을 비롯해 럼주, 과일주스, 수산물 등이 가능성 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배아 파괴없이 줄기세포 배양”

    인간 배아를 파괴하지 않고도 줄기세포를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됐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23일 보도했다. 생명체인 배아를 죽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줄기세포를 둘러싼 윤리적 논쟁을 피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생명공학 기업 ‘어드밴스드 셀 테크놀로지(ACT)’의 로버트 란자 박사는 이날 관련 논문을 영국 과학잡지 네이처에 공개했다. 신기술의 핵심은 인간 배아의 초기 단계(8∼10세포기)에서 단 하나의 세포만을 떼어낸 뒤 거기서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것으로, 이 경우 배아의 남은 부분은 죽지 않고 장차 건강한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다. 여기서 초기 단계란 수정란이 8에서 10개의 세포로 분열한 8∼10세포기를 뜻한다. 이번 기술은 ‘착상 전 유전자 진단법(PGD)’에서 착안했다.PGD는 태아가 부모의 유전병을 물려받았는지 여부를 알기 위해 수정란에서 한 개의 세포를 추출해 검사하는 것으로 지금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란자 박사팀은 이렇게 떼어낸 세포를 ‘둘로 나눔으로써’ 한 개는 유전병 진단에 쓰고 다른 한 개를 줄기세포 배양에 쓰자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방법으로 16개의 배아에서 2개의 견고한 줄기세포주를 얻을 수 있었다고 ACT는 밝혔다.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부정적이었던 백악관은 일단 “고무적”이란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PGD 전문가인 유리 벌린스키는 “전혀 혁명적이지 않다.”고 혹평했다. 네이처는 지난해 이 회사의 기술을 쥐에 적용한 유사한 논문을 실었다. 란자 박사는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대표적 경쟁자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헝가리 ‘살아있는 도서관’을 아시나요

    ‘책 대신 사람을 읽어보세요.’ 읽을 책이 아니라 만날 사람을 대출(?)해주는 헝가리의 이른바 ‘살아 있는 도서관(Living Library)’이 화제다. 이 도서관을 찾는 고객들은 사서에게 자기가 만나고 싶은 직업과 성향을 신청하면 도서관에서 그런 사람을 1시간 가량 직접 대면할 수 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시게트 축제에서 운영한 이 도서관은 특정인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는 역할로 큰 호응을 얻었다고 독일 DPA 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청자 명단에는 레즈비언, 전직 은행강도, 집시, 랍비, 유럽연합(EU) 관리 등 평소 만나기 어려운 인물 부류가 두루 올랐다. 여성운동가를 만나서는 그들의 ‘남성 혐오증’이나 ‘남성 같은 외모’에 대한 선입견을 여지없이 깰 수 있었다고 시게트 도서관 책임자 로테문드 안테는 밝혔다. ‘베스트셀러’는 4년간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현재 범죄자 재활 활동을 펴고 있는 전직 은행강도가 차지했다. 집시를 만난 네오 나치주의자는 “종전에 모든 집시를 혐오했으나 이 도서관을 이용한 뒤로는 도둑질을 하는 집시만 싫어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생을 가르쳐 주기에는 사람만한 책이 없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도서관. 언어 장벽이 있을 때는 도서관에 비치된 사전처럼 통역도 붙여 준다. 다만 본 책은 원래 상태로 반환해야 하는 원칙이 있는 것처럼 만난 사람과 싸워서는 안된다. 원치 않는 대화는 언제든 중단할 수 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서유럽 ‘동구 이민자’ 논란

    ‘동구권 이민자가 몰려와 서유럽 일자리를 싹쓸이할 것이다.’ 영국을 비롯한 서유럽 언론들은 요즘 연일 이런 부류의 보도와 전문가 경고를 싣고 있다. 과연 그럴까.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22일 동유럽 이민자에 대한 공포가 근거 없는 히스테리에 불과하다며 ‘일자리 싹쓸이론’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1면 기사를 내보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내년에 유럽연합(EU)에 가입하는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에 대해 자유로운 입국을 허용할지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기업가들은 동유럽 노동력을 원하고 있지만 정치권 반발이 만만치 않다.●정부, 동구 이민자 개방에 고심 노동당은 지난 2004년 새로 EU에 가입한 10개국에서 60만명이 영국 경제로 편입됐다면서 “이제는 ‘휴지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지난주 실업률이 지난 6년 이래 최고치에 이른 점도 이민자에 대한 강경 입장을 부추겼다. 반면 14개 영국 건설사 모임은 “값싼 임금과 관계없이 우리는 숙련된 장인이 부족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언론들은 대부분 이민자들이 영국의 학교와 병원 등 사회복지 서비스를 거덜내고 건설 부문 임금의 하락을 초래하며 폭력 범죄의 증가, 심지어 에이즈(HIV)의 범람을 부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독립이민조언서비스(IAS)의 사무국장 케이스 베스트는 “이 모두가 무지와 편견에 기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먼저 얼마나 많은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인이 영국으로 들어올 것인가. 개방 첫 해에 5만 6000명이 들어온다는 설부터 20개월 안에 30만명이 몰려올 것이란 추정까지 들쭉날쭉이다. 한마디로 공신력 있는 추산치가 없다.●‘이민자 공포’ 부추기는 보도 범람 데일리 메일은 지난 17일 동구 이민자가 실업률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그러나 전체 고용자수가 늘고 있는 긍정적 현실은 보지 않은 것이라고 IAS는 지적했다. 지난달 고용자수는 2894만명으로 1971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다. 더 선은 지난 18일 이민자가 늘어난 최근 몇년 사이 육체 노동자 수입이 50% 떨어졌다고 전했지만 지난 6월 평균 소득은 성과급을 제외해도 1년 전보다 3.9% 늘었다. 지난 20일 피플은 불가리아 마피아가 헤로인, 매춘, 총기류를 들여와 범죄를 부추길 것이라고 분석했다.그러나 불가리아는 범죄율이 유럽 평균보다 낮고 치안상태가 덴마크나 호주보다도 좋다. 선데이 익스프레스는 지난 20일 루마니아 10대를 ‘HIV 시한폭탄’으로 비유했다. 루마니아의 에이즈 보균자는 전체 인구의 0.7%로 영국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더 타임스는 지난달 31일 넘쳐나는 이민자들로 학교와 보건 서비스가 축날 것이라고 했다.그러나 컨설팅기업 ‘언스트&영’은 전체 노동력의 8%를 차지하는 이민자가 국내총생산(GDP)에 10% 기여하며, 이는 세수증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다이애나 사망’ 다시 수사하기로

    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비가 음주 운전사고로 숨졌다는 수사 결론에 각종 의혹이 제기되면서 프랑스 경찰이 수사를 다시 하기로 했다. 프랑스 베르사유의 티에리 베탕쿠르 판사는 다이애나의 운전사 앙리 폴을 부검한 병리학자 도미니크 르콩트와 그의 혈액을 검사한 질베르 페펭 박사에게서 새로 진술을 받으라는 명령을 지난주 경찰에 내렸다고 영국 더 타임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 경찰은 1997년 다이애나비가 파리에서 자동차 사고로 숨질 당시 운전사가 기준치의 3배가 넘는 음주 상태였다고 2002년 결론지었다. 그런데 보고서에 심각한 오류와 누락이 발견되면서 법원이 최종 판결을 내리기 어렵게 됐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르콩트는 폴로부터 3개의 혈액 샘플을 추출했다고 증언했으나 보고서에는 5개로 돼 있어 결국 샘플 2개가 폴의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페펭은 샘플 분석 결과, 폴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혈액 1ℓ당 1.74g이라고 진술했지만 문서상으로는 뒷받침되지 않았다. 게다가 페펭이 실시한 2차 혈액 검사에 관한 문서에는 혈중 알코올 농도에 대해 두 가지 다른 해석이 담겨 있다. 당시 다이애나비와 동승해 함께 숨진 도디 파예드의 부친과 운전사 폴의 부모는 사건이 조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헤롯 백화점 소유주인 도디의 부친 모하메드 알 파예드는 에딘버러공(엘리자베스 여왕 남편)의 지시로 정보기관 MI6가 다이애나를 살해했으며, 이런 음모를 은폐하려고 혈액 검사를 조작했다고 주장해 왔다. 에딘버러공과 MI6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한편 다이애나의 시신을 검시한 런던 영안실의 책임자 로버트 톰슨은 영국의 스카이윈TV 다큐멘터리와의 회견에서 “장례식 전 시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그녀가 임신했다는 증거는 전혀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레즈비언 성전환이 더 어려운 이유

    레즈비언 성전환이 더 어려운 이유

    게이가 성전환 수술로 여성이 되는 경우는 더러 보지만 레즈비언이 남성으로 되는 일은 왜 드물게 나타날까. 레즈비언의 성전환이 더 어려운 데는 이유가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미국의 드라마 ‘더 엘 워드’에서 한 레즈비언이 수술과 호르몬 요법으로 남성이 되자 레즈비언 사회가 술렁거렸다. 블로그와 웹사이트에선 다음 시즌에 그를 제거하라는 요구가 빗발쳤고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 과다복용으로 처치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올라왔다. 직원들의 성전환 의료비까지 대주는 ‘동성애자의 천국’ 샌프란시스코에서도 레즈비언의 성전환은 동성애 정치학의 심각한 주제다. 몇몇 레즈비언은 동료가 수염을 기르고 목소리를 굵게 하는 등 남성의 모습으로 변하는 것을 자신의 젠더(사회학적 성)에 대한 반역으로 보고 있다. 캐나다 토론토 대학의 심리학자 켄 주커 교수는 “남성으로의 전환은 팀을 배반하고 억압자 계급으로 편입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말했다. 33세의 한 레즈비언은 얼마 전 파트너 ‘샤론’이 남자 ‘셰인’이 됐다는 이유로 7년 동거를 끝냈다. 그는 “나는 여자를 사랑하는 레즈비언”이라며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했다. 남성의 성전환은 1952년 ‘조지’가 수술로 ‘크리스틴’이 되면서 이후 반세기 동안 비교적 보편화됐다. 그러나 여성의 성전환은 불과 10년 전 얘기다. 남자로 살기를 택한 한 네브래스카 여성의 피살을 다룬 1999년 영화 ‘소년은 울지 않는다’가 감정적 기폭제가 됐다. 남성 전환 수술이 외과적으로 더 정교한 기법을 요구하는 것도 한 이유다. 남성 1만 1000명당 1명, 여성 3만명당 1명이 트랜스젠더라는 유럽의 10년 전 통계에 따르면 미국엔 1만 3000명의 ‘남→여’,5000명의 ‘여→남’ 전환자가 있다. 그러나 트랜스젠더 단체는 수만∼10만명까지 추산하고 있다. 자신을 트랜스젠더로 규정하지만 돈이 없어 아직 수술을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남성으로 전환할 경우 생식기 수술이 비싸고 위험해 미루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성으로 성을 바꾸는 여성이 느는 추세다. 드라마에서처럼 직장을 얻기 위해 남성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마이클 브라운슈타인 박사는 “지난 몇 년간 1000건 이상의 남성 전환 수술을 했다.”고 밝혔다. 그와 같은 ‘여→남’ 전환 전문의가 미국에 수십명 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판교 주공 중대형 특징은

    판교 주공 중대형 특징은

    판교에는 주택공사가 직접 설계한 1950가구와 주공이 턴키 발주해 대형 건설사가 짓는 4433가구가 나온다. 박찬흥 주공 주택계획팀장은 “주공의 새 브랜드인 휴먼시아가 도입되는 첫 작품인 만큼 민간 건설사들이 짓는 아파트에 뒤지지 않게 평면·설계 수준을 높였다.”고 말했다. 최근 분당 오리역 인근에서 공개된 주공 모델하우스에는 주공이 공급하는 총 15개 평형(아파트 9개·연립주택 6개) 가운데 공급가구 수가 많은 32·38·45·61평형 아파트와 53·76평형 연립주택 등 모두 6개 평형의 견본 주택이 마련돼 있다. 보다 넓은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발코니는 주방과 대피공간을 제외하고 전면 확장발코니(자녀방, 식당), 부분확장발코니(거실, 안방) 등 확장형 평면으로 설계됐다. 발코니 트기는 기본 모델이며, 확장비는 평당 137만원선. 38평형의 경우 주방과 거실 등 앞·뒷면 발코니를 모두 확장해 전용면적을 7평 늘렸다. 부엌·식당·거실이 하나의 거실처럼 넓게 보이도록 하는 LDK(living room-Dining room-Kitchen) 평면도 도입했다. 특히 부엌 한 면이 조망창과 수납 공간으로 대거 배치돼 거실의 일부처럼 보이는 효과를 냈다. 싱크대와 조리대는 거실 쪽으로 향하도록 주부의 동선도 고려했다. 집에 들어서면 50평대처럼 거실이 느껴진다. 대신 자녀방은 상대적으로 작아졌다. 32·38·45평형 모두 방 3개가 기본인 구조이지만 자녀방 2개는 가변형 벽체로 설계해 방 수를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61평형은 복층으로 구성,2층을 자녀들의 공간으로 설계했다. 연립인 53평의 경우 부부 침실에 있는 욕실은 침실과 별도의 출입문 없이 연결되도록 했다. 내부에 설계된 욕조 등은 훤히 들여다 보이도록 누드 유리로 구분시켜 개방감을 강조한 점이 이채롭다. 전 평형별로 드레스 룸, 자녀방, 식당 등에 수납공간이 넉넉히 배치됐다. 세탁실에는 애벌빨래를 할 수 있는 싱크대가 있다. 단지 외부의 주안점은 편의성을 갖춘 친환경 단지다. 주차장을 지하화했고 생태숲, 숲길 등 녹지 공간을 30% 이상 마련한다. 물이 자연 순환되도록 20% 이상의 자연지반을 확보하고, 빗물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연못과 실개천을 조성했다. 동시에 주상복합 아파트처럼 상가와 운동시설 등 커뮤니티 시설을 각 동의 저층에 나눠 설치, 편의성에 역점을 뒀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생태공원+광폭설계+주상복합’ 오는 30일 분양되는 판교 신도시 2차 동시분양 아파트의 모습이다. 아파트 안쪽을 넓게 설계해 ‘50평 같은 40평’을 느끼도록 했다. 단지 밖으로는 녹색공간을 넉넉히 조성하고 각 동 저층에 상가 등을 배치해 편의성도 강조했다.
  • “너무 예뻐서…” ‘리틀 미스 콜로라도’ 살해범 10년만에 검거

    10년 전 6살 난 ‘리틀 미스 콜로라도’를 살해하고 도주한 전직 교사가 마침내 붙잡혔다. 태국 경찰은 17일 존버넷 램지 살해 사건의 용의자인 존 마크 카(41)가 전날 방콕 시내 한 아파트에서 체포된 뒤 범행 사실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수왓 툼롱시스쿨 태국 이민국 경찰국장은 “카가 램지양을 살해한 사실은 자백했으나 ‘1급 살인’은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용의자 카는 “존버넷을 무척 사랑했으며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며 ‘2급 살인’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AP통신에 “그녀가 숨질 때 함께 있었다. 그러나 그건 사고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카는 존버넷을 유괴해 11만 8000달러(약 1억 1000만원)를 요구했으나 계획대로 되지 않자 그녀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살인과 유괴, 아동 성폭행으로 기소될 전망이다. 수왓 국장은 “범인은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교사직을 얻으려고 지난 6월6일 방콕의 돈 므엉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고 밝혔다. 안 허스트 미 국토안보부 관리는 “카는 수년 전 미국을 떠나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다.”면서 “이번주 안에 콜로라도주 볼더의 지방검찰청으로 압송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존버넷 램지는 지난 1996년 12월26일 자신의 집 지하실에서 폭행당한 뒤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리틀 미스 콜로라도 등 여러 어린이 미인대회를 휩쓴 금발 소녀의 끔찍한 죽음에 당시 미국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었다. 경찰은 처음에 부모인 존과 팻시를 용의 선상에 올리고 수사를 벌였다. 그러나 2003년 연방법원 판사가 “수사가 엉성하다.”며 증거불충분으로 사건을 폐기,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한때 누명을 쓴 엄마 팻시는 난소암을 앓다 지난 6월24일 49세로 사망했다. 카는 팻시가 사망하기 전 그녀를 만나려고 몇 번 시도했다고 이날 AP통신에 털어놨다. 자신이 보낸 편지를 팻시가 읽었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용의자 카가 한국에서도 6∼12세 어린이를 상대로 영어를 가르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AP통신은 그가 지난해 6월22일 어린이 영어교육 전문학원인 ‘GnB 영어전문교육’ 홈페이지에 자신의 이력서를 올려놓았다고 보도했다. 이력서에는 카가 2001년부터 아시아, 유럽, 남미 등에서 영어를 가르쳤으며 서울에서도 강사로 활동했다고 돼 있다. AP 보도 직후 GnB측은 이력서를 삭제했다.GnB 관계자는 “그를 인터뷰한 적도 없다.”면서 “영어강사 희망자면 누구나 이력서를 올릴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한국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카의 입국 확인을 거부했다고 AP는 전했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레바논 복구 주도권 잡기 신경전

    레바논 남부에 유엔 평화유지군 배치가 시간이 걸리는 점을 틈타 헤즈볼라가 레바논 정부를 대신해 재건의 주도권을 잡으려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이스라엘 병력은 전날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유엔군과 레바논 정부군은 오지 않은 상황. 반시리아 개혁블록 의회의 네메 Y 토메 의원은 뉴욕타임스 기자에게 “헤즈볼라 관리로부터 들은 말”이라며 “헤즈볼라는 레바논 복구를 위해 이란으로부터 무제한적인 예산 지원을 받기로 약속받았다.”고 전했다.실제로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휴전 당일 TV 연설을 통해 “모든 이들은 재건 전투에 동참하라.”고 독려하고 나섰다. 헤즈볼라는 전쟁 중에도 자선활동을 벌여 주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수도 베이루트에 주방시설과 의료센터 수십곳을 열어 하루 10만달러 이상을 구호에 썼다. 레바논 정부는 다급해졌다. 정부군이 며칠 안에 남부의 치안을 접수할 것이라고 엘리아스 무르 레바논 국방장관이 밝힌 가운데 AP통신은 레바논군이 17일 중에 (남부 초입인) 리타니강을 건널 것 같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레바논군이 16일부터 이스라엘 접경지에 배치되기 시작해 향후 몇주간 증강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장악해온 지역인 만큼 레바논 정규군이 국경에 배치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하드 아주르 레바논 재무장관은 “전후 기간이 진짜 전쟁”이라고 말했다. 전후 복구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헤즈볼라와 정부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전했다. 그러나 유엔 평화유지군은 언제 올지 불투명하다. 유엔 고위관계자는 15일 기자들에게 “열흘에서 2주 안에 3000∼3500명의 병력이 (1차로) 배치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11일 레바논 정부군과 함께 각각 1만 5000명씩 파병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안보리 결의안이 이행되려면 수주 또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면서 “가급적 빨리 파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월드이슈] 차별받는 이민 2·3세 ‘자생적 테러범’으로

    |파리 함혜리특파원|지난 10일 적발된 항공기 연쇄 테러 음모는 겉으로는 유럽 사회에 동화되는 것처럼 보이는 이민 2세들이 ‘자생적 테러리스트’로의 변신을 꿈꾸며 끔찍한 계획을 모의했다는 점에서 지구촌의 공포를 더욱 키웠다. 영국에서 태어나 교육받고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며 축구 문화를 즐기는 것처럼 비치지만, 실제로 이들은 유럽 문화에 결코 동화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살공격 같은 ‘순교의 길’을 걷고자 했다는 것이 영국 경찰이나 미국 국토안보부 등의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음모 용의자들이 실제로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와 어떤 관계를 갖고 있었는지, 이들과 알카에다를 섣불리 연결지으려는 데 정치적 저의가 깔린 것은 아닌지, 이들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이 실제로 테러를 저지르기 직전 단계에까지 이르렀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물론 이들이 출현할 수밖에 없는 유럽과 미주 대륙의 사회·문화적 분위기를 바꿔야만 이들을 근절할 수 있다는 반성과 교훈은 논란과는 별도의 몫으로 남는다. ●테러리스트는 이웃에 있다 런던 동부 외곽에 있는 퀸즈로드 104번지. 이슬람 모스크 맞은편의 허름한 벽돌집 앞을 경찰관 2명이 지키고 서 있다. 파키스탄인들이 드나드는 미장원 바로 옆의 이 집에서 런던발 항공기 폭파 음모의 용의자 가운데 한 명인 의과대학생 와히드 자만(22) 가족이 살고 있다. 와히드의 친구인 아민은 “어릴 때부터 줄곧 알고 지냈지만 그는 성실하고 조용하며 공부에 열중하는 학생”이라며 “뭔가 착오가 있을 것”이라고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동네 식품점 주인도 그에 대해 “정치에 별로 관심 없으며 다른 젊은이들을 잘 도와주던 착한 무슬림 청년’이라고 말했다. 와히드처럼 평범한 겉모습의 이들 자생적 테러리스트와 알카에다를 연결짓는 고리는 이들이 대부분 파키스탄계 이민 2세들이며 파키스탄으로부터 테러 실행 자금을 전달받았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용의자 일부는 지난해 7·7 런던테러 실행범인 시디크 칸, 세자드 탄위르와 비슷한 시기에 파키스탄 종교학교 ‘마드라스’에 다닌 것으로 영국 경찰은 보고 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이번 음모를 사전 분쇄하는 데 공이 큰 것으로 알려진 파키스탄 당국은 자신들이 직접 검거한 7명 중 이번 음모의 주동자격인 라시드 라우프(27)와 마티우 라만(29)이 알카에다 고위직과 연관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라우프는 2004년 4월 영국 버밍엄에서 숙부가 피살된 사건 직후 출국했으며, 파키스탄에서 인터넷을 통해 영국의 동료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고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영국 경찰은 테러범들을 급습한 현장에서 자살 공격을 다짐하는 ‘순교 테이프’를 발견했으며, 이같은 방식은 9·11과 비슷한 알카에다 특유의 방식이라고 밝혔다. 미국 CNN은 16일 이번 테러 음모의 실행 자금으로 지난해 파키스탄 지진 구호자금이 지원된 흔적이 발견됐다는 수사당국의 전언을 전하고 있다. ●종교적 극단과 정부에 대한 증오의 결합 영국왕립국제문제연구소(RIIA)의 라임 알라프 연구원은 “영국의 다문화 모델이 이제 이민 가정의 자녀에게도 정착됐음을 보여준다.”며 “모두 영국식 교육을 제대로 받았고, 사회 적응도 훌륭하게 하고 있던 젊은이들이 영국을 왜 공격하는지가 큰 의문을 남긴다.”고 지적했다. 영국에서 자생적 테러가 고착화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이민 2,3세들이 느끼는 차별과 사회에서의 소외감을 들 수 있다. 런던 동부의 무슬림 거주지역인 월섬스토에 사는 이브라임은 “영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이곳에서 학교에 다녔고 영어도 완벽하게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이 완전히 영국 사회에 동화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내 무슬림 청년의 실업률은 25%에 달한다. 같은 또래의 영국 젊은이 실업률이 2.8%인데 비하면 매우 높다. 파키스탄 이민자들의 극단에 가까운 종교적 보수성과 미국의 대테러 전쟁을 좇는 영국 정부에 대한 증오심도 자생적 테러를 부추기고 있다. 파키스탄이나 카슈미르 출신 무슬림들의 경우, 여자들이 집 밖으로 나가는 경우가 극히 드물고 사원에도 출입할 수 없을 정도로 보수 성향이 강하다. 젊은이들은 토니 블레어 총리가 부시 행정부와 공동전선을 구축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혹은 팔레스타인을 공격하는 점에 적개심을 품고 있다. 지난해 런던 7·7 테러 이후 실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160만명의 영국내 무슬림 가운데 20%는 자폭 공격을 가하는 범인들의 심경에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다른 여론조사에선 70%가 테러에 관한 정보를 경찰에 제공할 용의가 있지만,18%는 영국이란 나라에 대해 어떤 충성심도 갖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슬람 학교의 한 교사는 “부모 세대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영국에 이민와 열심히 일하며 살았다. 하지만 아이들은 다른 것을 추구한다. 인터넷과 텔레비전을 통해 이라크, 팔레스타인 등에서 벌어지는 일을 직접 접하면서 그들처럼 적(미국과 영국)을 상대하면 안된다고 결심한다.”고 말했다. ●알카에다와 성급한 연결은 잘못 그러나 알카에다와 이들을 연결짓는 데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알카에다를 아프가니스탄에서 분쇄하기 전의 조직으로 바라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런 시각은 나아가 알카에다가 이미 국제적인 규모의 테러를 조직할 수 있는 힘을 잃고 사회운동의 ‘두뇌´로 전환했다는 분석으로 나아간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으로 ‘테러조직을 이해하며’라는 저서를 낸 마크 세이지먼은 “더 많은 젊은이들이 이슬람식 사회운동에 뛰어들고 있으며 알카에다는 다만 이들에게 영감을 불어넣고 있을 뿐”이라고 단언했다. 역시 CIA에서 오사마 빈 라덴을 추적한 적이 있는 마이클 슈어는 “놀랄 만큼 많은 사람들이 훈련이나 자금 모집을 통해 알카에다와 연계돼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관계가 지휘나 통제를 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분석이 자생적 테러리스트의 위협을 과소평가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끌어지는 것은 아니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보당국 관계자는 “우리는 알카에다가 지휘계통을 갖춘 조직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면서 “그러나 지휘도 없고 통제도 없는 맹목적인 모방자들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그래서 더욱 위험할 수 있다는 논리다. lotus@seoul.co.kr ■ 인터넷서 모의·폭탄제조법까지 익혀 ▶자생(homegrown) 테러란. -2001년 미국의 쌍둥이 빌딩 등을 폭파한 9·11 테러가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에 의해 일어났다면 자생 테러는 본국에서 태어나 교육받은 사람이 국제조직과 연계하거나 영향을 받아 자국민을 상대로 공격을 자행하는 경우다.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테러와 지난해 런던 7·7 테러 등이 대표적이다. ▶활동 특징은. -인터넷 등으로 원활하게 정보를 주고받는다. 인터넷은 국제 정세를 배우고 폭탄 제조법까지 습득하는 총체적 학습장이다. 이들의 방에선 자살폭탄 ‘순교자’의 비디오가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지난 6월 사전에 적발된 캐나다 테러처럼 토론토 교외에 군사훈련 캠프를 차리기도 하지만 외국에서 훈련을 받고 오는 경우도 많다. 파키스탄 이슬람 학교 ‘마드라스’가 원리주의 정신교육을 담당하는 곳으로 지목되고 있다. ▶누가 테러리스트가 되나. -어려서 이민을 왔거나 태어난 이민 2세들이 정체성 위기를 겪다가 국내·외의 이슬람 극단주의자와 접촉,‘지하드(성전) 세대’가 된다. 일부는 유복한 가정의 자녀들로, 캐나다 테러의 경우 중산층 10대가 5명이나 포함돼 있었다. 이웃들은 이들이 원래 평범했다고 증언한다. 마드리드 테러의 한 가담자는 프로축구팀 레알 마드리드의 팬이었고 거사일 직전에도 데이비드 베컴으로부터 사인을 받아낼 정도로 이슬람 원리주의와는 거리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슬람 원리주의는 축구와 음주, 돈벌이를 싫어한다. ▶이들은 왜 테러에 가담하나. -전문가들은 무슬림 이민사회의 높은 실업률 등 ‘통합 실패’를 꼽는다. 무슬림에 대한 차별적 인식이 ‘앵그리 영 무슬림’을 낳고 있다. 영국에선 ‘파키, 파키’라며 연거푸 말하는 것은 파키스탄 등 아시아계 이민자를 경멸하는 뜻이다. 여기에 미국과 영국 등의 편향된 중동 정책이 기름을 붓는다. 이라크 전쟁은 테러 분쇄를 명분으로 내걸었지만, 바로 그 전쟁 때문에 분노한 젊은이들이 다시 과격 조직에 가담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국제조직과의 연계는. -알카에다는 더이상 단순한 테러조직이 아니다.1979년 옛 소련의 아프간 침공시 오사마 빈 라덴이 만든 알카에다는 이제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대신 반미·반이스라엘·반서구·반세계화 등을 의미하는 넓은 의미의 사회운동 ‘카에디즘’이 더 무섭게 번지고 있다. 알카에다의 직접 지휘를 받지 않고도 카에디즘을 신봉하며 그들의 수법을 따라한다. ▶자생 테러의 심각성은 어디에. -미국과 그 우방국은 9·11 이후 테러와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자생 테러는 도처에서 터지고 있다. 나라 안에서 싹트는 ‘적’을 일상적으로 감시하기는 더 어렵다. 시민들의 공포감은 그만큼 더 커지고 이질적 사회집단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따돌림도 자라난다. 서구의 무슬림 사회는 또다른 테러의 피해 집단이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상대적으로 감시 소홀한 여성 가담늘어 ‘테러리스트들의 얼굴이 바뀌고 있다.’ 10일 영국에서 적발된 항공기 연쇄 테러 용의자 24명 가운데 3명의 여성과 어엿한 직업을 가진 중년 남성, 대학 교육까지 마친 청년이 포함돼 있어 이들이 어느 순간 테러리스트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16일 지적했다. 이들은 극단주의자로 분류되기 어렵다는 사실 때문에 테러리스트로 쓰임새가 넓어진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특히 여성이 테러에 관련된 것은 “우리들이 테러리스트에 대해 가졌던 기존 관념을 모두 내던지는 것”이라고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싱크탱크 란드 법인의 정책 분석가 파르하나 알리는 말했다. 런던 동부 월섬스토에서 체포된 코사르 알리(23)는 생후 8개월된 사내 아기를 둔 어머니였다. 영국은행은 지난주 그녀의 은행 계좌를 동결했다. 그녀는 남편 아메드 압둘라 알리와 함께 구금됐다. 이들 부부는 액체 폭탄을 젖병에 넣어 기내에 들어가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란드 법인의 알리는 “최소한 3명의 여성 자살폭탄 테러범이 이라크에 있다.”면서 “지난해 11월 미군 호송대에 자폭공격을 가했던 벨기에 여성은 최초의 서양인 여성으로 성전이란 이름 아래 테러를 감행했다.”고 말했다. 알리는 “여성도 남성처럼 분노하고 환멸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여성들은 권력 기관의 감시를 덜 받기 때문에 테러리스트 집단에게 “훌륭한 전략적 기회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무슬림 극단주의 집단에서 여성들은 보조 역할에 머무르는 경우가 더 많다고 강조했다. 지도자로 활동하기보다는 자금을 운반하거나 급사로 일하며 무기를 나르는 일 등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영국 정보기관 요원들은 이번에 검거된 여성들이 항공기 테러 음모를 꾸민 조직의 일원일 것이라고 처음엔 믿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정보 기술(IT)과 같은 보조 업무에 얼마든지 여성들이 일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아기가 자폭 공격에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은 과거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제 공항 보안요원들은 승객들이 갖고 오는 젖병에 폭발성 물질이 들어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일일이 맛보아야만 하는 시대가 됐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종이엔 사람의 영혼이 담겨 있죠”

    ‘만진 사람의 영혼이 담겨 있는 종이로 만들다.’ 한국인 미술가 전광영(62)의 작품은 여러 사람의 손때가 묻은 낡은 한지에서 탄생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시간) ‘버려진 종이로 조용히 추상 작품을 만드는 한국인’이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소개했다. 전씨는 다음달 7∼21일 뉴욕 맨해튼 20가(街) 첼시의 킴 포스터 갤러리와 79가의 미셸 로젠펠드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갖는다고 신문은 전했다. NYT에 따르면 ‘한지 작가’ 전씨는 지난 3년간 전세계의 헌책방과 시골집을 뒤져 고서 2만권 이상을 구입, 냉방시설이 갖춰진 창고에 모아놨다. 책을 읽기 위해서가 아니라 순전히 뽕나무 잎으로 만든 수제 종이를 모으기 위해서다. 어떤 것은 100년이나 된 작은 종이들이 모여 전씨의 지난 20년간 작품세계의 토대가 되었다.NYT는 이 종이들이 여러 세대의 손을 거친 만큼 작품엔 그 사람들의 영적인 의미가 깃들어 있다고 평가했다. 전씨는 “새 종이는 사용할 수 없다.”면서 “내게 낡은 종이는 인생이요, 역사”라고 말했다. 이어 “종이에는 그걸 만진 이들의 영혼이 있고 나는 그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를 싸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의 시골 마을을 돌아다니다 문득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 잘 알게 됐다면서 이후 벽과 문, 창문 등의 한지 조각을 모아 입체적 회화로 표현하기 시작했다.“나에게 중요한 건 마지막에 결과로 나타난 미가 아니라 작업 자체의 무형적 측면”이라고 강조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줄기세포 치료법 퇴보?

    줄기세포 치료법은 더 이상 가망이 없는가. 줄기세포 연구가 의학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낙관적 견해가 줄어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여기에는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연방기금 지원을 제한한 것도 큰 장애물로 작용했다. 부시 대통령은 연방기금 지원을 지난 2001년 8월9일 이전에 수립된 줄기세포주로 한정해 놓고 있다. 그 뒤로 5년이 흘렀지만 최근의 법 개정에도 거부권을 행사해 줄기세포 연구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과학자들이 세포치료법 개발을 줄기세포 연구의 첫번째 목표로 생각하지 않고 있고, 가까운 장래에 세포치료법을 개발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기업들과도 결별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기대를 모아온 세포치료법은 최소한 5∼10년이 지나야 가능할 것이란 견해이다. 이들은 2001년 전에 수립된 줄기세포주는 의학적 치료에 쓸 수 없을 뿐 아니라 연구 목적으로 쓰기에도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줄기세포 연구는 2001년 이후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한 상태. 많은 연구자들은 대신 인간 배아세포를 질병 메커니즘을 밝혀내는 연구 도구로 사용하는 장기적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 연구과정에서 이른 시일 안에 신약 같은 새로운 질병치료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인간 배아 줄기세포에서 각종 세포를 배양해 질병을 치료한다는 개념은 부분적으로는 골수이식 수술이 큰 성공을 거둔 것이 촉매제가 됐다. 하지만 골수이식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며, 환자 자신의 줄기세포로 배양한 치료세포 역시 그가 앓고 있는 같은 질병에 취약하다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컬럼비아대 의학센터의 토머스 제셀(신경생물학) 박사는 “5년 안에 새로운 퇴행성 신경질환 치료제가 개발될 것으로 희망한다.”면서 “하지만 세포 기반의 치료법이 나오려면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노벨문학상 반납하라”

    독일 대문호 귄터 그라스(78)가 최근 회고록 출간과 관련한 인터뷰에서 나치 친위대에 복무했다고 고백한 것이 일파만파의 파문을 낳고 있다.1999년 받았던 노벨문학상 반납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독일 빌트지에 “그가 친위대원으로 복무했던 사실이 알려졌다면 결코 노벨상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며 “스스로 상을 반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라스의 출생지이자 1959년 출간된 소설 ‘양철북’의 배경인 폴란드의 그단스크(옛 단치히)에선 명예시민증을 박탈하라는 요구가 거세다.그단스크는 나치의 첫 침공지로, 친위대원이 명예시민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국제 펜클럽 체코 본부도 그라스에게 수여한 차페크 문학상의 철회를 검토하고 있다. 체코 작가 카렐 차페크의 형은 나치 수용소에서 살해됐다. 독일 집권 기독민주당 대변인은 “일생동안 정치인과 사회에 높은 도덕성을 요구해온 그가 이제는 자신에게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고 비난했다. 보수 진영은 “자신의 과거에는 침묵한 채 타인에게 나치 전력을 고백하라고 촉구한 것은 위선”이라고 쏘아붙이고 있다. 독일 사회민주당도 “실망이 크다. 훨씬 일찍 고백했어야 옳았다.”고 비난에 가세했다. 하지만 일부 작가들은 고백이 아직도 늦은 것은 아니라며 그라스 편을 들고 있다. 한 작가는 “인생의 마지막 길에 과거를 솔직히 고백한 것은 매우 인상적이고 감동적이다.”고 말했다.그라스는 지금까지 나치 시절 군복무와 관련 방공부대에 근무했다고 밝혀 왔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스리랑카 고아원 폭격 여학생 210여명 사상

    스리랑카 내전이 격화되고 있다. 정부군과 반군의 휴전 선언이 공식 파기되진 않았지만 사실상 깨진 상황이다. 스리랑카 정부군은 14일(현지시간) 반군 타밀엘람해방호랑이(LTTE)가 장악한 북부 무라이티브 지역의 고아원을 공습해 이곳에서 응급처치 교육을 받던 10대 여학생이 적어도 61명 숨지고 150여명이 다쳤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전했다. 무라이티브는 정부군과 LTTE의 교전이 치열한 자프나 반도에 인접해 있다. 정부 대변인은 그러나 “(이같은 보도가) LTTE의 주장일 뿐”이라며 “우리는 LTTE의 훈련시설을 표적으로 해 무장 반군 수십명을 제거했다.”고 반박했다.하지만 LTTE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지난 2002년 휴전이 성립된 이후 최악의 민간인 피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수도 콜롬보의 중심가에서도 이날 차량폭탄 테러가 일어났다. 폭발물을 실은 3륜차가 파키스탄 대사와 에스코트 차량 행렬에 돌진해 7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대사의 차량도 크게 부서졌으나 대사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파키스탄은 스리랑카 정부군에 무기를 대주는 나라들 중 하나다. 따라서 파키스탄 외교관을 겨냥한 LTTE의 테러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파키스탄에서도 남서부 쇼핑센터에 2건의 폭탄테러가 잇따라 발생했다. 당국은 아직 누구의 소행인지를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군과 LTTE는 지난달 하순 동북부 무투르에서 상수원 봉쇄 문제로 전투를 재개해 지난 11일부터 최북부 자프나 반도까지 교전이 확대됐다.LTTE가 트린코마리 지역의 상수원을 장악한 뒤 물 공급을 중단시키자 정부가 대규모 병력을 투입했다.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깊은 유감”을 표시하면서 “정부와 반군 모두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이·레바논 오늘 휴전

    이·레바논 오늘 휴전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14일부터 휴전에 들어간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만장일치로 채택한 휴전촉구 결의안을 따르기로 한 것이다. 지난달 12일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병사 납치로 분쟁이 발생한 지 한달여 만이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양국이 14일 오전 8시(현지시간)부터 휴전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레바논과 이스라엘 내각도 각각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수용했다. 레바논 내각에 참여하고 있는 헤즈볼라측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휴전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11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교전 즉각 중단 ▲이스라엘군 ‘가급적 빨리’ 철수 ▲유엔평화유지군과 레바논군의 레바논 남부 배치를 골자로 하는 결의 1701호를 채택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교전은 12,13일에도 계속됐다. 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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