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ISA
    2026-07-13
    검색기록 지우기
  • COO
    2026-07-13
    검색기록 지우기
  • OPEC
    2026-07-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628
  • 소득 줄어 불안감 커진 가정… “자녀와도 갈등”

    소득 줄어 불안감 커진 가정… “자녀와도 갈등”

    코로나19로 인한 가계소득 감소는 가정 내 자녀 교육과 양육에 대한 스트레스와 불안을 일으키는 결정적 요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신문이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와 함께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9일까지 초등학생 학부모 200명(저소득·차상위계층 72명, 중산층 이상 128명)을 대상으로 한 심층조사 결과에서 이같이 드러났다. ●“저소득층 될까 봐” 중산층도 소득에 민감 코로나 이후 가계소득 증감에 따른 부모의 코로나 불안 및 스트레스 지수는 ‘중산층 이상’ 그룹 중 소득이 줄어든 가정이 평균 3.1점(5점 만점) 수준으로, 감소하지 않은 가정의 평균(2.7점)보다 0.4점 높았다. 비교적 안정적인 ‘중산층 이상’도 소득 감소에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얘기다. 정 교수는 “코로나로 소득이 줄어든 중산층의 경우 스스로를 ‘예견된 저소득층’으로 생각하고 계층·지위 하락을 두려워하면서 더 큰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부모들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는 자녀들에게도 고스란히 전가되는 양상이다. 수입이 줄어든 중산층 가정의 아동 스트레스는 3.9점으로, 저소득층 아이가 받는 스트레스(3.9점)만큼이나 높았다. 반면 가계소득에 변동이 없는 중산층 자녀의 스트레스는 3.2점으로 현저히 낮은 편이다. 계층을 불문하고 소득이 줄어든 부모들은 높은 스트레스 점수 평균을 기록했다. 코로나에 대한 불안 및 스트레스 지수는 ‘코로나 때문에 목숨을 잃는 것이 두렵다’가 3.2점, ‘코로나에 걸릴까 걱정이 돼 잠을 잘 수가 없다’ 2.4점으로 조사됐다. 양육에 대한 부모의 고통을 묻는 질문에도 ‘일상 속에 나를 괴롭히는 일들이 꽤 있다’(3.5점), ‘나는 친구가 없고 외롭다’(2.5점)고 느낀다고 답했다. 소득이 줄지 않은 그룹보다 각각 0.5점 이상 높은 수치다. ●감당 못하면 자녀와 마찰 발생하기 쉬워 서울신문과 정 교수가 실시한 양육에 대한 스트레스 측정 결과에서도 ‘아이는 내가 기대했던 것만큼 많은 것을 하지 못한다’가 2.0점, ‘예상했던 것보다 아이에게 심각한 문제가 있다’가 1.8점으로, 소득 변화가 없는 부모들보다 0.3점 높았다. 정 교수는 “코로나 이후 경제적 손실이 부모들에게 미치는 심리적 영향이 매우 크다는 걸 드러낸 조사 결과”라면서 “부모가 이 같은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감당하지 못할 수준에 이르면 자녀 행동에 대한 수용 가능 범위도 낮아져 갈등이 발생하기 쉽다”고 덧붙였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 중산층 ‘온라인 과외’ 늘릴 때, 저소득층 ‘학습지’로 버텼다

    중산층 ‘온라인 과외’ 늘릴 때, 저소득층 ‘학습지’로 버텼다

    저소득층 29% 공교육 공백에 교육비 늘어학습지 구독 21.4% 학원 17.9% 과외 8.3%중산층, 감염 우려에 月20만원 온라인 과외소득 계층별로 月사교육비 최대 10배 차이‘부모가 수업·과제 돌봄’ 57% vs 39% 격차저소득층 “줌수업용 기기 있다” 절반 그쳐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1년간 학교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각 가정의 교육 편차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4인 가족 기준으로 월 소득 400만원 이상(중산층 이상) 가정은 저소득층과 비교할 때 부모의 자녀 교육 참여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사교육에 대한 비용 투자가 많았다. 가정 내 교육도 소득 계층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서울신문이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9일까지 ‘코로나19로 인한 교육 양극화와 스트레스’를 주제로 초등학생 학부모 200명(저소득·차상위 계층 72명, 중산층 이상 128명)을 심층 조사한 결과, 중산층 이상의 사교육비 변화는 ‘코로나 이전과 비용 변화가 없다’가 45.3%였고, ‘20만~30만원 증가’ 답변과 10만원 미만이라는 답변이 각각 10.2%로 동일했다. 저소득층은 ‘비용 변화가 없다’가 26.4%, ‘10만원 미만 증가’가 13.9%, ‘20만~30만원 증가’ 9.7% 순으로 나타났다.사교육비를 늘리지 않은 이유로 중산층 이상은 ‘코로나19 감염 우려 때문’이라는 비율이 34.0%로 가장 많았지만 저소득층은 ‘경제적 사정이 여의치 않다’가 41.0%로 가장 많았다. 소득 계층별 사교육 비용의 차이도 컸다. 저소득층의 경우 월 사교육 비용으로 ‘10만~20만원을 쓴다’고 답한 비율이 전체의 19.4%로 가장 높았다. 중산층 이상은 ‘40만~100만원’이라는 응답자가 28.9%로, 저소득층과 대비해 최대 10배까지 차이가 났다. 코로나 이후 사교육비가 늘었다고 답한 비율은 저소득층이 29.2%로, 중산층 이상(25.8%)보다 많았지만 이는 학교가 제공해 온 공교육 공백을 메우기 위해 저소득층이 적은 돈이라도 투입해 사교육을 늘린 상황으로 해석된다. 사교육 비용의 차이는 사교육 방식과도 연관됐다. 저소득층은 ‘학습지 구독을 한다’가 21.4%로, 코로나 이후 자녀들에 대한 사교육 형태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학원 수강이 17.9%이었고, 과외가 8.3%로 나타났다. 반면 중산층 이상은 ‘온라인 프로그램’이 16.7%로 가장 많았고, 학원 15.2%, 학습지 구독 10.1% 순이었다. 학습지는 과목당 월 3만~4만원으로 가능하지만 온라인 프로그램은 영어·수학이나 예체능 등에 따라 프로그램당 월 20만~30만원 안팎이다. 한 과외교사 중개업체 관계자는 “초등학생의 경우 방문 과외나 줌 과외가 크게 비용적 차이가 없지만 안전을 위해 온라인 과외 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본지가 조사한 코로나로 인한 가계소득 변화에서도 계층별 격차가 두드러졌다. 저소득층은 전체의 44.4%(무응답 32% 제외)가 10~50%가량 소득이 줄었다고 답했다. 중산층의 경우 10~50% 소득이 감소했다는 비율은 25.8%였다.이 같은 소득 감소의 충격은 부모의 자녀 교육에 대한 기여도 측면과도 상관관계를 보였다. 조사 대상 학부모에게 자녀의 학교 온라인수업이나 과제를 도와주는 사람을 묻는 질문에 중산층 이상 가정은 57.0%가 부모라고 답변했다. 반면 저소득층 가정의 경우 부모는 38.9%에 그쳤다. 이어 20.8%가 지역아동센터 선생님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저소득층은 76.4%(매우 그렇다 16.7%·그렇다 59.7%)가 자녀의 학습 활동 지도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변했지만 중산층은 57.9%(매우 그렇다 18.8%·그렇다 39.1%)로 차이가 분명했다. 저소득층은 51.4%, 중산층 이상 가정은 81.3%가 줌수업용 디지털 기기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저소득층 가정의 경우 공교육 공백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고, 소득 감소로 인해 자녀의 교육 지원이나 참여도 어려운 현실을 보여 준다. 중산층 이상은 가계 소득이 높을수록 국어·영어·수학 외 체육이나 음악 같은 예체능 사교육에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산층 이상에서 예체능 사교육을 시키는 비율은 각각 11.9%, 10.5%, 5.9%(총 28.3%)로, 저소득층의 6.2%, 2.3%, 4.6%(총 13.1%)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초등학교 시기에 이뤄지는 사회정서적 발달, 이른바 ‘소시오 이모셔널’을 키우려면 또래끼리 협동하고 참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예체능 사교육을 시키는 이유”라고 말했다. 학습격차 대책에서도 저소득층과 중산층 이상의 답변은 차이를 보였다. 중산층 이상은 ‘등교수업 확대 혹은 정상화’라는 대답이 35.5%로 가장 높았고 이어 ‘저소득 혹은 학습 곤란 학생에 대한 추가 교육과 인프라 제공’(23.7%), ‘온라인 수업 콘텐츠 내실 보강’(22.4%)이라고 답했다. 반면 저소득층은 가장 많은 38.9%가 ‘저소득 혹은 학습 곤란 학생에 대한 추가 교육과 인프라 제공’을 꼽았고 ‘등교수업 확대 혹은 정상화’(38.0%)는 그다음이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 저소득층 “내 아이 더 가난해질 것” 중산층 “비슷하거나 더 나아질 것”

    저소득층 “내 아이 더 가난해질 것” 중산층 “비슷하거나 더 나아질 것”

    코로나19 사태 이후 초등학생 자녀를 둔 저소득·차상위계층 가구의 학부모 3명 중 1명은 본인뿐 아니라 자녀의 경제적 미래도 더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는 서울신문이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9일까지 초등학생 학부모(저소득·차상위계층 72명, 중산층 이상 128명)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조사 결과다. ‘본인과 자녀의 경제적 미래를 어떻게 예상하는가’라는 질문에 저소득층 학부모의 경우 ‘현재보다 더 가난해질 것’이라는 응답이 29.2%로 ‘잘 모르겠다’(31.9%)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반면 4인 가족 기준으로 월 소득이 400만원 이상(중산층 이상) 학부모는 현재와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는 응답이 41.4%, 더 나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23.4% 순으로 많아 저소득층보다 상대적으로 미래를 더 낙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격차는 코로나로 인한 소득 변화 여부에 따라 엇갈렸다. 지난해 소득이 감소했다고 답한 저소득층 응답자는 미래에 대해 비관적으로 답한 비율이 31.8%로, 소득이 감소하지 않은 중산층 가구 중 같은 답변을 한 응답자(16.5%)에 비해 약 2배 가까이 많았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리 사회에서 자녀 세대의 미래를 비관하는 전망이 본격화된 것은 2~3년 전”이라면서 “코로나라는 재난적 상황에서 저소득층이 위험에 더 차별적으로 노출된 게 자녀 세대에 대한 계층 간 인식차를 더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득 수준에 따른 격차는 자녀의 생활패턴 변화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코로나 확산 이후 자녀의 스마트폰 하루 평균 이용시간을 묻는 질문에 저소득층 학부모는 15.3%가 6시간 이상 사용한다고 답했다. 반면 중산층 학부모는 6시간 이상 사용한다는 답변이 4.7%에 그쳐 약 3배가량 차이 났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낮은 가구일수록 자녀가 스마트폰에 오래 의존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얘기다. 소득 감소층에서는 자녀의 디지털 의존 현상이 더 짙었다. 지난해 소득이 줄었다고 답한 저소득층 학부모 가운데 자녀가 하루 6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는 응답은 19.6%로, 역시 소득이 감소한 중산층의 응답자(5.4%)보다 4배 더 많았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저소득층의 경우 코로나로 가계 경제가 기울면서 상대적으로 사교육에 투자 여력이 있는 중산층보다 돌봄 공백도 더 커진다”며 “저소득층 자녀의 스마트폰 과의존이 심화되면서 자기주도적 학습보다는 게임이나 유튜브 등 오락성 활동의 비중이 높아진 상황을 방증한다”고 말했다.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 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 코로나 ‘집콕’ 압박, 저소득층이 더 컸다

    코로나 ‘집콕’ 압박, 저소득층이 더 컸다

    [코로나 세대 보고서-2021 격차가 재난이다] <3>초등생 학부모 심층조사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저소득·차상위층 부모와 자녀들이 중산층 이상(4인 가족 기준 월 소득 400만원 이상) 가정보다 더 큰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이후 가계소득이 감소했다고 답한 비율은 저소득층이 중산층 이상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지난 1년간 전 국민이 코로나라는 동일한 재난에 맞닥뜨린 것처럼 보였지만 취약계층이 더 큰 고통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 서울신문이 정윤경 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와 함께 지난달 18일부터 지난 9일까지 초등학생 학부모 200명(저소득·차상위층 72명, 중산층 이상 1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녀의 코로나 스트레스에 대해 온라인 심층조사 결과, ‘외출 시 항상 마스크를 쓴다’에 대해 저소득층 아동들은 평균 4.2점(범위 0~10점)의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21일 나타났다. 중산층 이상 아동들은 이보다 낮은 3.3점을 나타냈다. ‘밖에 나가지 못한 채 집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졌다’와 관련한 스트레스 지수도 저소득층 아동들이 4.2점으로, 중산층 이상(3.8점)보다 더 높았다. 정 교수는 “이번 조사에서 계층별 가정의 스트레스 지수도 차이가 크다는 게 처음 확인됐다”며 “이를 토대로 더 진전된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내 언론이 대학 연구팀과 공동으로 코로나 이후 소득 변화와 돌봄·교육의 상관관계 31개 항목, 스트레스·불안감 검사 75개 항목을 통해 소득 계층별 ‘코로나로 인한 교육 양극화와 스트레스’를 규명한 것은 처음이다. 정 교수는 분석 내용을 국내외 학회에도 발표할 예정이다. 저소득층 아동의 높은 스트레스 지수는 부모의 부정적 양육태도가 전가된 결과로 풀이된다. 저소득층 부모의 경우 ‘나는 코로나가 가장 두렵다’, ‘코로나 때문에 목숨을 잃을까 두렵다’ 등의 심리적 불안감이 ‘중산층 이상’ 부모보다 0.5~0.7점 이상 더 높았다. 저소득층 가정의 경우 자녀들에 대한 양육 태도에서도 부정적 반응을 더 많이 드러냈다. 코로나 충격으로 인한 소득 감소와 미래에 대한 비관 등에 더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셈이다. 서울신문 조사에서 코로나로 가계 소득이 줄었다는 응답은 저소득층 가정의 61.1%에 달했다. 이 중 예전보다 ‘90% 이상 급감했다’고 답한 비율도 11.1%나 됐다. 중산층 이상 가정의 경우 28.9%만 가계 소득이 감소했다고 답한 것과 대비된다. 정 교수는 “경제적 취약계층의 불안과 스트레스는 개인의 탓이라기보다 이들이 재난의 위험을 더 많이 감내하게 되는 구조적 불평등에 기인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 제주서 한 달 영어 캠프·1대1 홈트 공부도 친구관계도 ‘그들만의 캐슬’

    제주서 한 달 영어 캠프·1대1 홈트 공부도 친구관계도 ‘그들만의 캐슬’

    “캠프비용 270만원 상관없이 또 보냈으면”코로나 청정국 뉴질랜드로 ‘도피 유학’ 등 학습 공백에 무너지는 생활 패턴 잡아줘“돈·네트워크로 관리… 격차 커질 수밖에” “학교는 최소한의 교육기회 보장되는 곳회복 늦을수록 극단적 양극화 세대 될 것”고소득층 부모들은 준비 없이 온 ‘교실 없는 시대’ 충격에 적극 대응한다. 공교육의 빈자리를 상쇄하는 경제력 역량 차이가 학습 격차를 넘어 사회적 관계와 정서 발달 차이로 이어지는 ‘신격차 시대’를 열고 있다. 초등학교 4학년 김민지(10·가명)양은 지난달 4주짜리 제주도 영어캠프를 마쳤다. 서울 강남의 한 영어학원이 준비한 10명 내외 소규모 캠프였다. 이 학원은 매년 미국, 캐나다에서 진행한 캠프를 이번에는 제주도의 소수 정예로 대체했다. 기존 영어학원 원생만 캠프를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 비용은 비행기표와 한 달간 숙식을 포함해 총 270만원이었다. 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캠프 장소는 인적이 드문 제주도 외곽 지역에 있는 펜션을 통째로 임대했다. 대규모 영어 캠프들은 취소된 반면 김양이 참여한 프로그램은 소규모 그룹 운영으로 5인 이상 집합금지 명령을 피했다. 아이들은 3명씩 한방에서 지내며 영어 회화와 문법, 수학 선행 학습을 했다. 김양은 “답답한 집에서 벗어나 펜션에서 마음껏 뛰놀고 활동하는 게 좋았다”고 했다.수업 중간중간 온수풀이 마련된 실내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거나 근처 바닷가 산책도 했다. 김양의 어머니는 “캠프 입소 기간에는 스마트폰 사용이 금지되고 하루 한 번 정해진 시간에 부모와 통화할 수 있다. 아이가 또래들과 어울리며 영어와 수학을 공부하고,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해 만족스러워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비용과 상관없이 기회가 되면 또 보내겠다는 반응이 압도적이었다. 학교는 사회적 활동을 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기능도 컸다. 고소득층은 고액을 지불해서라도 자녀에게 학교를 대체할 물리적 공간을 마련하는 셈이다. 해외 청정지역으로 ‘코로나 도피 유학’을 가는 사례도 적지 않다. 건설업을 하는 40대 박모씨의 초등학생 자녀 3명은 지난해 석 달간 뉴질랜드에서 단기 체류를 했다. 박씨는 “코로나 유행도 피하고 현지에서 영어와 수학도 시켰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지난해 뉴질랜드 웰링턴에서 두 달간 머물면서 초등생 자녀들과 단기 체류하는 한국 엄마들을 많이 봤다”고 했다. ●교육 넘어 교우관계·신체·정서도 관리 생활 반경이 집 안으로 축소되면서 신체활동과 교우관계도 부모의 관리 대상이 됐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민유리(11·가명)양은 지난해 발레학원을 그만둔 대신 감염 우려를 최소화할 수 있는 1대1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지난 겨울방학부터 같은 아파트 단지의 동급생 3명과 중국어 그룹과외도 받고 있다. 민양의 아버지(46)는 “중국어 공부뿐 아니라 단지 내 또래 커뮤니티를 만들어 주려는 목적도 있다”고 했다. 운동 강사가 방문해 개별적으로 자녀를 지도하는 ‘홈트레이닝’도 성황이다. 초등학생 대상 영어 과외강사인 박모(30)씨는 “학교가 문을 닫으면 잘살건 못살건 아이들의 생활 패턴이 무너지지만 부유한 집은 돈과 네트워크로 아이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한다”며 “계층 격차가 심화되는 건 필연적”이라고 했다. 자녀의 스트레스 관리도 부모의 시간과 돈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강남의 한 심리상담센터 관계자는 “중고등학생 프로그램 참여자가 1.5배 이상 늘었다. 자녀의 정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부모들의 수요가 많다”고 전했다. 자녀의 일상생활 하나하나에 관여하는 일명 ‘헬리콥터맘’의 영향력이 코로나 시국에 더 커졌다는 얘기다.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30대 워킹맘 김모씨는 “할머니에게 아이를 맡기는데 컴퓨터를 사용해야 하는 온라인수업은 도와주기 힘들어하신다”면서 “부모가 아이 옆에서 얼마나 전담 마크를 해 줄 수 있느냐가 중요해진 시기”라고 말했다. ●학교 공백이 만든 풍선효과…사교육시장 활황 코로나 장기화로 학습 공백을 우려한 학부모들의 사교육 의존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사교육 시장에 ‘코로나19 맞춤형’ 온라인 유학 프로그램까지 생겨날 정도다. 전국에 지점을 둔 B유학업체는 올 4월부터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한국에서 캐나다 중고등학교 수업을 실시간 이수하는 플랫폼을 열 계획이다. 캐나다 교육 당국이 코로나 때문에 중고교 과정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상황을 활용한 새로운 선행 상품이다. 유학업체 관계자는 “시차 때문에 밤낮이 바뀌지만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했다. 서울 양천구의 A영어유치원은 지난해 원격수업으로 전환한 후 전체 40여명 중 절반만 참여했다. 원격수업 수업료가 원비의 70%인데도 지난달부터는 원생 전원이 참여하고 있다. A영어유치원에 다니는 지수(7·가명) 어머니는 “유아라 비대면 수업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 싶지만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했다”며 “미술과 발레도 원격 프로그램에 등록했다”고 말했다. ●경제력서 불안감 격차…“닫힌 학교 능사 아냐”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서 교육 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김은실 세븐멘토 대표는 “부유층은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 선택지가 많다”면서 “교육에서 부익부 빈익빈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코로나로 부모의 재량권이 커지고 효과도 더 뚜렷해졌다”고 말했다. 이는 아이들이 느끼는 불안감의 격차로 이어졌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이 지난해 7월 초중고 학생 2만 10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나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나의 미래가 불안하다’는 물음에 대해 경제적 상황이 ‘상’인 학생들은 ‘그렇다’ 또는 ‘매우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44.5%였다. 반면 경제적 상황이 ‘하’인 학생들은 ‘그렇다’ 또는 ‘매우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62.6%에 달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는 “학교는 최소한의 교육 기회가 보장되는 곳이다. 무조건 문을 걸어 잠그는 게 능사가 아니다”라면서 “학교가 하루빨리 제 기능을 찾지 못하면 결국 현재 아이들은 극단적으로 양극화된 ‘코로나 세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탐사기획부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 하루 10시간, 스마트폰 세상에 갇혀 어느새 ‘학포자’… 게임 캐릭터 친구뿐

    하루 10시간, 스마트폰 세상에 갇혀 어느새 ‘학포자’… 게임 캐릭터 친구뿐

    모범생이던 다영이, 엄마 실직 뒤 폰 집착뺏으면 물건 던지고 자지러져 상담만 15번‘영상 만들기’에 빠져 낮밤 뒤바뀐 동준이 보충수업도 무기력, 유일한 외출은 편의점 취약층 아동 66%, 폰 사용시간 크게 늘어“돌봄 공백에 정서적 우울·학습 격차 심화”지난해 직장을 잃은 엄마와 매일 다투는 윤다영(10·가명)양과 침대에서 이불만 덮어쓴 채 겨울을 나는 오동준(13·가명)군의 일상은 코로나가 키워 온 관계 단절·소외의 모습과 닮아 있다. 초등학교 4학년 윤양은 매일 10시간 가까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엄마가 썼던 구형 스마트폰, 사촌 오빠가 준 공기계, 자신의 키즈폰까지 3개의 단말기로 유튜브, 틱톡, TV 프로그램, 게임까지 반짝이는 눈으로 작은 스크린만 종일 응시한다. 윤양이 제일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드라마 펜트하우스와 예능 프로그램인 미스트롯. 둘 다 시청 가능 관람 등급이 19세, 15세로 윤양에게 부적합하다.●엄마와 소원했던 아이, 함께 생활에 갈등 커져 엄마 양모(41)씨는 “매일 싸웠다. 코로나 이전에는 학교에서 모범생이라고 칭찬받던 아이가 지금은 두 얼굴의 악마가 됐다”고 걱정을 쏟아냈다. 윤양의 디지털 중독 증세는 심각하다. 엄마가 스마트폰을 뺏거나 감추면 물건들을 던지거나 자지러지게 울기도 한다. 모녀는 지난해부터 15차례에 걸쳐 상담 치료를 받고 있다. 모녀의 갈등과 아이의 스마트폰 집착이 심해진 건 엄마가 지난해 8월 실직하면서다. 양씨는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아이의 스마트폰 집착도 커진 것 같다”고 했다. 양씨는 이혼 후 면세점에서 일해 왔다. 홀로 생계를 책임지는 상황에서 윤양의 교육이나 돌봄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고 한다. 양씨는 “코로나 충격으로 면세점 매출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직원들이 구조조정됐다”며 “나도 실업급여를 받으며 집에 있다 보니 그간 소원했던 아이와의 관계가 더 나빠진 것 같다”고 자책했다. 코로나가 앗아 간 학교의 부재는 후유증이 적지 않다. 성장기에 전인적 배움의 결핍은 윤양뿐 아니라 오군에게도 삶에 대한 태도나 가치관을 바꾸는 상처가 되고 있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오군의 세계는 한 평 남짓한 방으로 좁혀졌다. 오군의 외출은 편의점을 갈 때나 인근에 있는 할머니 집을 갈 때뿐이다. 오군의 집에는 어른이 없다. 오군과 중학생 누나, 고등학생 형 등 홀로 삼남매를 돌봐 온 아버지는 2019년 암으로 숨졌다. 기초생활수급 대상인 삼남매는 부친을 잃은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코로나로 덮인 세상으로부터 소외됐다. 오군이 다니던 지역아동센터는 코로나가 유행할 때마다 문을 닫았고, 심리·정서 지원을 돕던 대학생 멘토링도 잠정 중단됐다. 삼남매는 각자 방에서 거의 나오지 않고, 한 공간 안에서 남처럼 산다. 유일한 어른인 80대 친할머니가 아이들의 끼니를 살피는 정도다. 매달 지원되는 120만원 수급비로 삼남매는 월세를 내고 생활한다.●흥미 잃은 줌 수업, 문 닫은 시설… 폰과 소통뿐 어린 오군이 유일하게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은 형·누나, 친구가 아닌 스마트폰이다. 오군은 코로나 초기 학교 줌 수업도 스마트폰으로 챙겨 보고 녹화 수업 영상도 봤지만 온라인 수업이 장기화되면서 흥미를 잃었다. 그동안 오군을 지켜봐 온 변선경 서울 동대문교육복지센터 사회복지사는 “지난 1년간 제대로 수업을 받지 못해 동준이의 학습 능력이 크게 떨어졌다”며 “담임 선생님이 휴교 중에도 아이를 학교로 불러 보충 수업도 했지만 무기력하다”고 걱정했다. 오군의 스마트폰 몰입은 매일 밤샘으로 이어진다. 오군은 ‘졸라맨’이라고 이름 지은 캐릭터들을 스마트폰으로 그려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만든다. 70초 분량의 영상을 만드는 데 두 시간 이상 걸린다.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거나 축구하며 뛰노는 걸 좋아했던 오군은 지금은 동네 친구들과도 접촉이 없다. 방안에서 홀로 밤낮을 바꿔 생활한 탓이다. 오군은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친구들이 많다”며 얼굴조차 본 적 없는 익명의 캐릭터들을 ‘친구’라고 불렀다. 오군은 “꿈에서도 마스크를 쓰는 게 싫다”고 했다. 그래서 “마스크를 써야 하니까 안 나간다”고 침대에서만 생활하는 이유를 말했다. 국제구호개발 NGO 희망친구 기아대책과 서울대 아동가족 연구팀이 지난해 8월 조사한 ‘코로나19 취약가정 아동·청소년 실태’에 따르면 전체 조사 대상 988명의 66%가 스마트폰 영상 시청 시간이 코로나 이전보다 크게 늘었다고 응답했다. 하영주 희망친구 기아대책 아동복지팀장은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취약계층 아동들은 돌봄 공백의 일상화와 정서적 우울감 증가, 학습격차 심화 등 다양한 문제들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그 뒤에는 코로나로 인한 유대의 상실, 우리 사회의 무관심과 방치가 있다. 촘촘한 사회적 그물망 구축이 필요한 때”라고 했다. 초등학교 3학년 안주혁(10·가명)군은 등교 수업이 중단되면서 ‘학포’(학습 포기) 대열에 섰다. 안군은 줌 수업에 대한 실망과 좌절감을 표현하고 있다. 분식점을 운영하는 어머니 이모(50)씨는 “아이가 몇 번 잘 이해가 되지 않은 문제나 원리를 질문했지만 ‘나중에 설명해 줄게’라며 진도 나가기에 바쁜 선생님과 온라인 수업 방식에 실망한 것 같다”고 했다. 이씨는 “온라인으로는 소통이나 설명이 충분히 되지 않는다”며 “옆에서 줌 수업을 지켜보니 학원도 다니지 않은 주혁이와 이미 선행학습을 한 다른 아이들과의 차이가 확연히 보인다”고 답답해했다. ●사라진 소풍·체험학습… 놀이·문화경험도 결핍 성장기 발달에 필요한 사회적 상호작용과 정서·문화적 결핍은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큰 의미가 된다. 신도윤(8·가명)군은 “어린이 대공원에 3년 전에 간 것이 마지막”이라면서 “학교에 입학하면 소풍이나 체험 학습을 가니까 기대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못 갔다”고 울상을 지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엄마는 도윤이의 놀이나 문화 체험을 챙겨 줄 여력이 없다. 도윤이가 유일하게 뛰놀던 동네 놀이터도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폐쇄됐다. 박경현 샘교육복지연구소장은 “아이들 간의 격차는 교육 환경, 심리·정서, 신체 발달, 사회적 관계 등과 결합되면서 학력이라는 결과로 나타난다”면서 “코로나 장기화는 취약계층 자녀들에게 큰 위기”라고 말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 한창 뛸 나이에 ‘폰콕’… “처음엔 두통·복통, 심하면 우울증”

    한창 뛸 나이에 ‘폰콕’… “처음엔 두통·복통, 심하면 우울증”

    스트레스 못 풀어 두통·복통 호소 급증작년 우울증 치료받은 0~19세 20% 늘어 “불규칙 수면·폭식 악화 땐 심리 검사를”“아동 디지털 중독의 가장 큰 문제는 아이들이 사람을 직접 만나지 못하고 육체 활동이 없어진다는 겁니다. 이는 아이들 스트레스로 이어지고 심하면 우울증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김영훈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1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최근 아이들의 정신적 위험도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아이들은 어른들에 비해 자신의 증세를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이면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두통(긴장성 두통)이나 복통(과민성 대장)으로 발현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최근 병원을 찾는 아동 환자들의 경우 코로나 확산 이전 대비 두통과 복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조명희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울증 치료를 받은 0~19세 아동은 4만 9118명이었지만 2020년엔 10월 기준 4만 2852명으로 이미 전년 12월 수준에 근접했다. 이 같은 추세로는 2020년 우울증 치료를 받은 0~19세 아동 숫자는 전년 대비 약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두통이나 복통 외에 폭식과 식욕부진, 수면장애 등을 아동·청소년 우울증의 전조 증상으로 꼽았다. 그는 “자주 넘어지거나 다치는 상황이 지속되는 아이들의 경우 무기력증과 우울증 가능성이 있는 만큼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유행 기간 중 밤낮이 바뀌는 불규칙적인 생활을 이어 가거나 폭식 습관이 생긴 아동의 경우 정밀한 심리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동 무기력증일 가능성이 크고 제대로 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위험한 상황으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아동의 무기력증은 결국 주변 어른들의 도움으로 야외활동을 늘린다거나 부모와 함께하는 간단한 놀이 활동만으로도 개선될 수 있다”면서 “다만 이런 도움이 어려운 저소득층 아이들의 경우 지역사회가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 재택 사교육 vs 디지털 중독… 경제력 따른 교육 편차 더 커져

    재택 사교육 vs 디지털 중독… 경제력 따른 교육 편차 더 커져

    서울 서초구에서 전문적으로 수학 과외를 하는 윤미경(가명)씨는 지난해부터 유례없는 ‘코로나19 특수’를 체감하고 있다. 강남의 중학생 학부모들 사이에 소문나 있는 그에게 ‘우리 애도 맡아 달라’는 부탁이 빗발쳤다. 그의 1대1 과외 시간표는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고급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촘촘히 짜여 있다. 코로나 이전의 윤씨는 방과 후나 방학 기간에만 과외를 맡았다. 초·중학교가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된 후부터 학기 중 과외 수요가 크게 늘었다.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학교 출석체크만 하고 수학 수업은 윤씨에게 듣는다. 선행 진도는 학교를 다닐 때보다 시간 투자 대비 초고속이다. 윤씨는 지난달 19일 인터뷰에서 “학부모들의 요구 사항은 구체적이다. 중학교 2학년생 엄마가 ‘애가 고1 과정까지 학원에서 선행을 마쳤으니 코로나가 끝날 때까지 고3 과정을 마쳐 달라’고 하면 이에 따라 재택 교육 일정을 정한다”며 “학교가 문을 닫았을 때가 입시 과목을 압축적으로 선행할 기회가 된다고 보기 때문에 고액 컨설팅과 과외를 마다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코로나로 인한 교육 공백을 만회하고자 사교육 비중을 대폭 늘리면서 ‘사교육 중독’ 수준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A국제중학교에 다니는 김재석(15·가명)군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였던 지난해 12월부터 대치동 유명 수학강사로부터 재택 과외를 받고 있다. 김군이 학원을 찾아가 받던 소수정예 수업이 집으로 공간 이동한 것뿐이다. 학교 수업이 대부분 온라인으로 전환됐는데도 김군은 학습 공백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고 했다. 학교라는 울타리가 사라진 코로나 현실에서 부모의 경제력은 곧 ‘교육 환경’이 됐다. 반면 저소득층 아이들은 구심점이 없는 학교와 가정에서 빠르게 이탈된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오동준(13·가명)군은 온라인 수업조차 제대로 참여하지 않는다. 코로나 이전 중위권 수준이던 오군의 성적은 디지털 중독 징후로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등교하지 않는 날이 잦아지면서 밤새 스마트폰을 붙잡고 동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하고 침대 밖으로 좀처럼 나가지 않는다. 재작년 아버지가 암으로 숨진 후 오군은 중·고등학생인 누나, 형과 사는 소년·소녀가장 가정이다.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오군은 침대에 반쯤 누운 채로 “생존기를 찍는 유튜버가 되거나 몸 쓰는 일을 할 것 같다”고 답했다. 경기도교육연구원이 지난해 7월 초·중·고 학생 2만 10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제적 상황이 ‘상’인 학생은 ‘온라인수업에 집중하기 어려운 장소에서 학습하는가’라는 물음에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6.2%였다. 반면 경제 상황이 ‘하’인 학생은 ‘그렇다’고 답한 비율이 22.6%에 달했다. 함승환 한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교 기능이 축소된 후 집이라는 공간과 돌봄자 여부 등 가정환경이 과거보다 학생 간 편차를 만들어 내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 책임 두배·예산 그대로… 복지사는 ‘돌봄 이중대’

    책임 두배·예산 그대로… 복지사는 ‘돌봄 이중대’

    코로나 대유행으로 문을 닫은 학교 대신 지역 내 돌봄취약 아동들에 교육·보호·급식·정서 지원을 제공하는 지역아동센터들이 녹초가 되고 있다. 아동센터의 생활복지사들은 “코로나로 돌봄을 두 배로 책임지고 있지만 예산과 인력은 그대로다. 우리 스스로를 ‘돌봄 이중대’라고 자조한다”고 밝혔다. ●아이들 머무는 시간 늘어도 인력 충원 없어 코로나 확산 이후 취약계층 아동들의 지역아동센터 이용 시간은 두 배로 늘었다. 그러나 국고 지원 운영금은 인원수에 따라 책정되기 때문에 종전과 동일하다. 코로나 전 방과 후 오후 2시부터 시설을 이용했던 초등학생들은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오전 10시부터 시설에 간다. 하지만 복지사 인력은 충원이 없고 외부인인 자원봉사자마저 코로나 확산 시기마다 출입이 제한됐다. 서울의 한 지역아동센터장인 A(54)씨는 “아이들이 더 오래 머무는 만큼 난방비와 전기료 등 공과금이 곱절로 나가고 일손이 부족해 복지사들은 소진 상태”라고 호소했다. ●방역 지침 지키면 취약층 아이들 돌봄 사각 현실과 동떨어진 정부 방역 지침을 그대로 따르기도 어렵다. 방역 당국은 정원의 30%만 받거나 휴원을 권고하지만 센터가 아니면 밥을 굶을지 모르는 저소득·다문화·한부모 가정 아동 등을 외면할 수 없다. 정모(50) 복지사는 “가정 돌봄을 해달라고 집마다 전화를 돌려도 아이를 돌볼 방법이 마땅치 않은 부모들이 대부분”이라며 “정원이 넘쳐 취약계층 아동들이 대기 명단에 올려진 센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지역아동센터 구성은 돌봄취약 아동 80%, 일반 아동 20% 비율로 배분되고 전체 정원은 시설 면적을 기준으로 한다. 개인이나 민간이 설립한 지역아동센터는 지난해 기준 전국 4138곳이 운영 중이다. 반면 지자체가 설립해 부모 소득과 상관없이 모든 초등학생이 이용할 수 있는 다함께돌봄센터는 전국 236곳에 그친다. 지역아동센터서울시지원단에 따르면 센터별로 대기나 정원 미달 등 사정은 천차만별이다. 전체 현황을 집계하는 기관도 별도로 없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 한글 못 뗀 서정이, 앞니 까매진 예진이, 친구 거부하는 민우

    한글 못 뗀 서정이, 앞니 까매진 예진이, 친구 거부하는 민우

    [코로나 세대 보고서-2021 격차가 재난이다] <1> 성장이 멈춘 아이들 코로나가 뒤바꾼 8명 아이들의 삶… 지역아동센터 ‘혜지쌤’ 2주 취재기첫 출근 날, 한파로 지역아동센터 수도가 동파된 걸 보면서 ‘코시국(코로나 시국)에 손도 씻기 힘든 아동센터로 매일 아이들이 열댓 명씩 모여도 될까. 센터를 열면 안 될 것 같은데’라고 걱정했다. 2주간의 선생님 활동이 끝난 지금, 나는 “최소한의 돌봄과 교육마저도 없는 현실은 끔찍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센터장 선생님이 첫 출근 날 내게 “이 아이들은 센터가 아니면 돌봄을 받을 곳이 전혀 없어요”라고 강조해 말한 이유를 이제는 공감한다. 서울신문 탐사기획부 기자인 나는 지난 1월 13일부터 2주일간 서울의 OO 무지개 지역아동센터에서 24명의 아이들에게 ‘혜지쌤’으로 불리며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선생님으로 근무했다. 대부분이 맞벌이, 한부모, 다문화, 저소득층 등 가정 돌봄이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한 아이들이다. 무지개 아동센터의 명칭과 그곳에서 만난 아이들, 복지사 선생님의 이름은 모두 가명이다. 아이들의 신원을 노출하지 않기 위해서다. 쉴 새 없이 까불면서 각각의 개성과 색을 뽐내는 센터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난 ‘무지개’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곳에서 일하면서 유독 눈에 밟히던 8명 아이들의 얘기를 전한다. 코로나19가 결과적으로 발달 과정에 생채기를 남긴 아이들이었다. 나무로 비유하자면 이 아이들에게 학교라는 공간이 멈춘 지난 1년은 결핍으로 선명하게 나이테가 새겨진 듯하다. 한글을 떼지 못해 책 읽기를 포기하는 아이, 디지털 중독이 심각해진 아이, 식탐으로 무기력한 상황을 극복하려는 아이의 아픈 마음도 느껴졌다. 아이들은 종종 “못해요”라고 하며 자포자기한다. 코로나가 사라진 뒤에도 학습, 신체, 정서의 격차가 아이들의 미래로까지 격차로 이어지지 않을까. ①정민우(8) 민우의 어머니는 갑상선 암으로 투병 중이다. 코로나가 유행할 때마다 민우는 센터에 나오지 못했다. ‘아픈 엄마에게 병을 옮길까봐’서다. 지난 1월 19일, 오랜만에 센터를 찾은 민우는 한쪽 구석에 멀뚱히 서서 친구들이 노는 모습을 바라만 봤다. 코로나가 있기 전 모든 것을 낯설고 어려워하던 민우로 돌아간 듯했다. 민우는 기분이 나쁘면 친구나 선생님을 때리거나 발로 차는 등 감정 표현에 매우 서툰 아이였다. 감정 코칭을 받으며 센터 생활에 적응해 나가던 차에 코로나가 터졌다. “선생님이랑 보석 십자수하자.” 혼자 꿈쩍않고 서 있는 민우를 달래 함께 놀이를 시작했다. 이내 아이들이 호기심 어린 눈을 하고 나와 민우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다. 민우는 “선생님이랑만 하고 싶은데…”라며 완강하게 곁을 내주지 않았다. 민우를 바라보던 김미진(51) 복지사는 “코로나가 심해져 가정 돌봄을 하는 동안 공든 탑이 무너져버렸다”고 한숨 쉬었다. ②송현서(12) 내가 센터에서 근무하는 동안 오전 시간대에 현서의 얼굴을 보기는 하늘에 별따기였다. 학습 시간인 오전에는 현서는 집에서 컴퓨터로 인터넷을 떠돈다. 오후 3~4시에나 슬그머니 센터에 나타났다. “학습을 해야지 놀러만 와서는 안 된다”고 매일 혼났지만 현서는 자주 늦는다. 치료를 받고 애써 완화시켜 가던 인터넷 중독 증세가 다시 심해진 탓이다. 외동에 내성적 성격인 현서는 학교 적응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친구 없이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혼자 놀며 중독에 빠졌다. 1년간 소아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 의존증이 나아졌지만 코로나가 장기화되는 동안 원래대로 돌아갔다. 현서 어머니는 새벽에 일을 나간다. 알코올과 도박 중독에 빠진 아버지는 집에 잘 오지 않는다. 현서의 곁에서 충동 조절을 해 줄 어른이 없다. 조경란(54) 센터장은 직원이 매일 현서네로 가서 직접 데려오는 것을 고려하면서도 현서가 아예 센터를 퇴소해버릴까봐 함부로 개입하지 못하고 있다. 그사이 지난 2월 1일에도 현서는 학교 온라인 수업을 결석하고 집에서 잠을 잤다. ③안지은(11) “학교에서 친한 친구들이요? 기억이 잘 안 나는데요.” 다문화 가정의 지은이는 언어와 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은이는 단 한 명의 친구 이름을 떠올려 내게 알려줬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가끔 연락하는 친구라고 했다. 코로나로 학교에 자주 가지 못하면서 지은이는 더 친구 사귀기를 어려워한다. 친구라는 존재에 대해 혼란스러운 듯 보였다. 코로나 이전의 학교는 학습이 더딘 지은이를 낙오하지 않게 기초학력 보강 수업을 제공하면서 도왔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학교는 지은이에게 이제 낯선 존재가 됐다. 조 센터장은 “사회성 발달과 경계성 지능 문제 모두 나빠지고 있다”며 “코로나 이후 학교로 돌아갔을 때 또래의 발달 수준이 지은이보다 높으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④이서정(8) 매일 오전 10시부터 2시간의 독서 시간 동안 서정이는 늘 긴장했다. 초등학교 2학년이 되지만 아직 한글을 떼지 못해 책을 읽지 못하기 때문이다. 서정이는 글자 없는 그림책으로 독서 시간을 때운다. 그도 아니면 턱을 괴고 멍하니 허공을 응시했다. 매일 오후 5시 30분, 하루 일과를 마치고 일기를 쓰는 시간도 서정이에게는 힘들다. 쓸 수 있는 단어가 몇 개 없어 애먼 공책만 펄럭이거나 친구들의 일기를 베껴 쓴다. 내가 도와주기 위해 다가서면 “글자 몰라요”라며 언짢은 듯 연필을 꽝 내려놨다. 이어 “학교 갔으면 배웠겠죠?”라고 새침하게 쏘아붙였다. 센터에 함께 다니는 서정이의 언니는 학습 문제가 없다. 또래보다 발달도 빠른 편이다. 김 복지사는 “같은 가정 환경에서 자랐어도 중요한 시기에 학교에 가지 못한 서정이와 언니 사이에는 차이가 확연하게 생겼다”며 “정상적으로 학교에 갔다면 받아쓰기 시험도 보고 한글에 자주 노출돼 자연스레 글을 터득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⑤최준민(11) 준민이는 센터의 요주의 대상 1호다. 학습은 거부하고 좋아하는 놀이만 찾는다. 다른 아이들을 괴롭히는 데도 능숙하다. 준민이의 불량한 태도가 더 심해졌다. 조 센터장은 준민이에게 “너는 돌봄을 받을 권리가 있지만 우리가 돌볼 수 있는 범위 안에 있어야 우리도 너와 함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준민이는 코로나 유행으로 학교에 가지 않는 지금이 좋다고 했다. 매일 센터에서 점토 놀이를 하면 좋겠다고 했다. 준민이는 학교라는 체계 안에서 규범을 배우며 스스로 제어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온라인 수업으로는 결코 길러 줄 수 없는 덕목이다. 컴퓨터 화면 속 선생님의 설명도 버튼을 눌러 ‘패싱’하는 준민이에게는 현실의 선생님이 간절해 보였다. ⑥박예진(8) 예진이가 간식을 먹기 위해 마스크를 잠시 턱 밑으로 내린 순간, 나는 예진이의 입 속을 보고 얼어붙었다. 마스크로 인해 보이지 않던 앞니에 새까만 충치가 자리하고 있었다. 예진이는 어머니가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이 심해 외조부모 댁에서 지낸다. 지병을 앓는 외할아버지는 내내 누워 지낸다. 예진이의 집은 낮에도 어두컴컴하다. 예진이의 충치는 어두운 가정 환경 속에 묻혔고 집 밖에선 마스크에 가려졌던 것이다. 센터 선생님들이 지난 연말 단체 구강 검진과 예진이의 치료를 시작했다. 학교에서 신체검사나 정기 검진을 했다면 더 빨리 치료할 수 있지 않았을까. 이상희(50) 복지사는 “아이들이 하루종일 센터에서 지내면서 신경써야 할 영역이 위생이나 건강 등 생활 영역까지 넓어졌다”며 부담을 토로했다. ⑦한유빈(10) 센터 선생님들은 오후 3시 30분 간식 시간이면 “안 돼, 한 번만”이라며 유빈이를 제지하는 게 일과다. 최근 부쩍 살이 오른 유빈이가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식탐이라고 할까 유빈이는 먹는 걸 멈추지 못한다. 선생님들은 “한 달에 3㎏ 이상 찐 데다가 또래 평균이 35㎏ 정도인데 유빈이는 40㎏가 넘어서는 아예 체중을 재지 않으려고 한다”며 걱정스러운 눈길을 보냈다. 유빈이가 본격적으로 살이 찌기 시작한 건 코로나와 겹친다. “코로나가 없을 때에는 경찰과 도둑 놀이를하면서 동네를 맨날 막 뛰어다녔는데 요즘엔 아예 못해요”라는 유빈이의 말처럼 활동량이 급격히 줄었다. 동네 놀이터도 폐쇄됐다. 최근 유빈이가 빠진 놀이는 뜨개질이다. 한번 붙들고 앉으면 한두 시간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특단의 조치로 센터에서는 외부 교사를 섭외해 매주 목요일 치어리딩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⑧김윤진(8) 윤진이는 센터에서 ‘고양이’로 통한다. 고양이 흉내를 내며 온 센터를 네 발로 기어 다니거나 바닥에 누워 뒹군다. 놀이나 학습 시간의 분간도 없다. 내가 다가가 “그만하고 공부하자” 했더니 윤진이는 “아악” 절규했다. 놀란 나에게 복지사 선생님이 “어머니께서 욕심이 많아 정해 준 학습량을 채우지 못하면 아이를 때렸다”며 “심하게 체벌해 트라우마가 남은 것으로 보인다”고 귓속말을 했다. 윤진이는 역설적으로 코로나 덕분에 공부 압박에서 해방됐다. 코로나 이전에는 일주일 내내 방과 후 활동과 학원을 셔틀했던 아이가 학교와 학원이 문을 닫으면서 자유의 몸이 됐다. 윤진이 어머니가 실직하게 되면서 경제적 부담이 커지면서 사교육을 다 접은 게 큰 이유다.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가 사라진 윤진이는 정반대가 됐다. 뭐든 제멋대로만 하려고 든다. 점심시간 친구들과의 거리두기를 거부하다 식사도 거부했다. 센터 선생님들은 윤진이가 다시 등교하게 되면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지 걱정한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탐사기획부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고혜지·이태권 기자 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 영하 18도 난방 끊긴 방서 ‘집콕’… 부모 일 끊기자, 아이들도 방치됐다

    영하 18도 난방 끊긴 방서 ‘집콕’… 부모 일 끊기자, 아이들도 방치됐다

    월세·가스비 연체… 집콕에 생활비 곱절학교 긴급 돌봄 신청해도 맞벌이 1순위일 찾아 나간 엄마, 아이는 인스턴트만20년 만에 찾아온 한파였다. 영하 18.6도까지 떨어진 지난달 8일 초등학교 1학년 동우(8·가명)는 서울 동대문구의 반지하 방에서 전기장판과 솜이불 하나로 추위를 견뎠다. 석 달 넘게 가스비를 못 내 두 달째 난방이 끊긴 12평의 공간은 한기를 내뿜었다. 어머니 김주연(46·가명)씨는 “다행히 전기는 끊기지 않아 버텼다”고 했다. 동우네의 사정을 알게 된 지역아동센터장이 밀린 가스비를 내줬다. 김씨는 막내 동우와 중2, 중3 세 자녀를 홀로 키운다. 재작년까지 식당에 가서 주방 일이나 서빙을 하며 생계를 이었던 김씨는 코로나로 수입이 급감했다. 세 자녀가 학교에 가지 못하는 현실은 김씨에게는 ‘교육 공백’ 그 이상이었다. 만 12세 이하는 긴급돌봄 대상이지만 지난해 처음 학교에 간 동우는 적응도 하기 전에 빈 교실에 혼자 있는 날이 많아졌다. 동우는 학교에 정을 붙이지 못했다. 사교육은커녕 또래와도 관계가 단절된 아이들은 시든 꽃나무처럼 생기를 잃었다. 네 식구가 집콕을 하면서 식비와 가스비, 수도세까지 생활비가 몇 곱절로 불었다. 두 달 동안 먹던 쌀 20㎏가 한 달이면 동났다. 김씨는 근로활동을 전제로 하는 조건부 기초생활수급자다. 매달 주거급여·수급비 135만원과 세 자녀의 아동급식카드(꿈나무카드) 54만원을 지원받지만 생활비와 이혼한 남편이 남긴 채무까지 갚느라 숨이 턱턱 막힌다고 했다. 지난해 동우의 등교일은 50일도 채 되지 않았다. 활동 없이 인스턴트로 끼니를 때우는 동우의 몸무게는 1년 새 10㎏이나 불었다. 한글도 늦어 여름이 다 지나 겨우 뗐다. 김씨가 “반지하 보증금 500만원마저 다 까먹고 나니 나쁜 생각도 했다”고 울먹이자 옆에서 듣던 동우가 펑펑 눈물을 쏟았다. 경기 파주에서 초등학교 2학년 민재(9·가명)를 홀로 키우는 한지연(가명·37)씨는 지난 연말 일자리를 잃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되면서 일하던 스크린골프장이 휴업했다. 조건부 기초생활수급자인 한씨도 식당 설거지부터 액세서리 포장까지 기회가 되는 대로 일한다. 민재는 매일 혼자 밥을 차려 먹거나 배달시킨다. 한씨는 “학교에 긴급 돌봄을 신청했지만 맞벌이 가정이 1순위였다. 나 같은 한부모 가정은 연락조차 끊긴 아이 아버지까지 맞벌이 증명 서류를 내야 우선순위가 될 수 있다 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10월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소득 5분위별 잠재 임금손실률은 소득 상위 20%(소득 5분위)가 -2.6%, 소득 하위 20%(소득 1분위)가 -4.3%로 집계됐다. 임시·일용직과 영세사업장 등 경제적 취약 계층이 더 타격을 받았다는 얘기다. 이들의 자녀 또한 학교라는 최소한의 사회적 울타리가 없어진 상황이 위태롭다.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단기적으로 학업 성취 격차, 장기적으로는 지적 발달과 노동시장을 위한 능력 개발의 차이가 커지면서 계층 간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 “기자 아저씨, 배가 너무 고파요”

    “기자 아저씨, 배가 너무 고파요”

    급식카드로 ‘눈칫밥’…즉석식품·간식 찾아영양 격차 점점 심화…몸무게 10㎏ 늘기도작년 급식카드 결제, 전년보다 5배 ‘폭증’“기자 아저씨, 밥 좀 사 주시면 안 돼요? 배가 너무 고파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앳된 목소리에선 당돌함과 쑥스러움이 묻어났다. 당황스러웠지만 이어진 대답에 뒤늦게 얼굴이 떠올랐다. “저요, 형빈(11·가명)이. 엊그제 편의점에서 만났는데….” 급한 대로 우선 도시락 기프티콘을 보내 밥을 먹인 뒤 사정을 묻자 “꿈나무카드 한도가 끝났는데 집에 먹을 게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형빈이를 처음 만난 건 지난달 27일 오후 5시 40분, 서울 노원구의 한 편의점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된 형빈이는 손에 쥔 햄버거가 ‘저녁밥’이라고 했다. 형빈이가 편의점에서 저녁을 해결한 지는 1년째다. 아빠는 일자리를 찾아 지방에 있고, 몸이 아픈 엄마도 다시 일을 시작했다. 아이가 스스로 끼니를 해결하는 이유다. 형빈이는 “아빠는 집에 가끔 들어온다”며 “아파서 집에 있던 엄마도 작년 2월부터 일을 나가 저녁 늦게 온다”고 말했다. 형빈이는 서울시가 제공하는 아동급식카드인 ‘꿈나무카드’를 쓴다. 지원 금액은 1일 1식 기준으로 6000원. 하루 최대 1만 2000원까지 쓸 수 있다. 지원 대상 아동마다 다르지만 형빈이의 경우 주말 지원이 빠져 한 달 기준 13만 2000원이 한도다. 급식카드로 점심·저녁을 다 먹는 형빈이 같은 아이들은 한도가 금방 차 막막한 상황에 처한다. 코로나로 학교가 문을 닫은 후 형빈이는 새벽까지 유튜브를 보거나 스마트폰 게임을 하다 늦은 오전에 일어난다. 또래보다 왜소했던 형빈이는 저렴한 편의점 즉석식품이나 분식집 떡볶이 등 불균형한 식사로 끼니를 해결하면서 체중이 1년 새 24㎏에서 34㎏으로 10㎏이 불었다. 보호자의 돌봄이 부족한 아이들의 모습은 대부분 비슷하다. 노원구의 한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는 윤희(11·가명) 가족은 외할머니와 엄마, 중3 오빠다. 지난해 집을 나간 아빠와는 연락이 끊어졌고 엄마 홀로 생계를 책임지다 보니 돌봄은 할머니 몫이다. 동네의 마트 사장 이상오(57)씨는 “윤희가 혼자 꿈나무카드로 결제할 때면 아이스크림만 잔뜩 사간다”며 “그 나이 때는 밥이 되는 걸 먹어야 하는데…”라며 혀를 찼다. 서울 지역의 꿈나무카드 결제 상위 가맹점 중 한 곳인 강북구의 프랜차이즈 제과점 점주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점주 정모씨는 “꿈나무카드로 결제하는 아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게 냉동 스파게티와 소시지빵”이라며 “하루 한도에 맞춰 사가는 걸 보면 간식이 주식을 대신하는 셈”이라고 했다.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코로나는 영양 격차와 소아 비만의 원인이 된다. 서울신문이 정보공개 청구한 2019~2020년 꿈나무카드 현황 분석 결과, 지난해 이용 건수는 379만 4820건으로 전년(71만 8612건) 대비 5배 폭증했다. 이용 내역도 편중됐다. 전체 결제 건수에서 패스트푸드점 비중이 2019년 0.6%에서 지난해 1%로 두 배가량 늘었다. 지난해 서울 지역 최다 이용 꿈나무카드 가맹점 10곳 중 8곳은 편의점이다. 건강한 식사보다는 싸게 배를 채울 수 있는 즉석식품의 비중이 훨씬 높다. 전체 이용 중 밤 9~11시 심야시간대 결제 건수도 지난해 11%로 전년보다 2% 포인트 늘었다. 학교에 가지 않는 날들이 장기화되면서 밤 시간대에 활동하는 아동들이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저소득층 아동들의 경우 코로나 이전에는 학교 급식이 영양 격차를 어느 정도 완화시켰지만 재난이 장기화되면서 가정 형편에 따라 발달 문제 등 다양한 격차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 “기자 아저씨, 배가 너무 고파요”

    “기자 아저씨, 배가 너무 고파요”

    급식카드로 ‘눈칫밥’…즉석식품·간식 찾아영양 격차 점점 심화′…몸무게 10㎏ 늘기도작년 급식카드 결제, 전년보다 5배 ‘폭증’“기자 아저씨, 밥 좀 사 주시면 안 돼요? 배가 너무 고파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앳된 목소리에선 당돌함과 쑥스러움이 묻어났다. 당황스러웠지만 이어진 대답에 뒤늦게 얼굴이 떠올랐다. “저요, 형빈(11·가명)이. 엊그제 편의점에서 만났는데….” 급한 대로 우선 도시락 기프티콘을 보내 밥을 먹인 뒤 사정을 묻자 “꿈나무카드 한도가 끝났는데 집에 먹을 게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형빈이를 처음 만난 건 지난달 27일 오후 5시 40분, 서울 노원구의 한 편의점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이 된 형빈이는 손에 쥔 햄버거가 ‘저녁밥’이라고 했다. 형빈이가 편의점에서 저녁을 해결한 지는 1년째다. 아빠는 일자리를 찾아 지방에 있고, 몸이 아픈 엄마도 다시 일을 시작했다. 아이가 스스로 끼니를 해결하는 이유다. 형빈이는 “아빠는 집에 가끔 들어온다”며 “아파서 집에 있던 엄마도 작년 2월부터 일을 나가 저녁 늦게 온다”고 말했다. 형빈이는 서울시가 제공하는 아동급식카드인 ‘꿈나무카드’를 쓴다. 지원 금액은 1일 1식 기준으로 6000원. 하루 최대 1만 2000원까지 쓸 수 있다. 지원 대상 아동마다 다르지만 형빈이의 경우 주말 지원이 빠져 한 달 기준 13만 2000원이 한도다. 급식카드로 점심·저녁을 다 먹는 형빈이 같은 아이들은 한도가 금방 차 막막한 상황에 처한다. 코로나로 학교가 문을 닫은 후 형빈이는 새벽까지 유튜브를 보거나 스마트폰 게임을 하다 늦은 오전에 일어난다. 저렴한 편의점 즉석식품이나 분식집 떡볶이 등 불균형한 식사로 끼니를 해결해 온 형빈이의 체중은 1년 새 24㎏에서 34㎏으로 10㎏이 불었다. 보호자의 돌봄이 부족한 아이들의 모습은 대부분 비슷하다. 노원구의 한 임대아파트에 살고 있는 윤희(11·가명) 가족은 외할머니와 엄마, 중3 오빠다. 지난해 집을 나간 아빠와는 연락이 끊어졌고 엄마 홀로 생계를 책임지다 보니 돌봄은 할머니 몫이다. 동네의 마트 사장 이상오(57)씨는 “윤희가 혼자 꿈나무카드로 결제할 때면 아이스크림만 잔뜩 사간다”며 “그 나이 때는 밥이 되는 걸 먹어야 하는데…”라며 혀를 찼다. 서울 지역의 꿈나무카드 결제 상위 가맹점 중 한 곳인 강북구의 프랜차이즈 제과점 점주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점주 정모씨는 “꿈나무카드로 결제하는 아이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게 냉동 스파게티와 소시지빵”이라며 “하루 한도에 맞춰 사가는 걸 보면 간식이 주식을 대신하는 셈”이라고 했다.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코로나는 영양 격차와 소아 비만의 원인이 된다. 서울신문이 정보공개 청구한 2019~2020년 꿈나무카드 현황 분석 결과, 지난해 이용 건수는 379만 4820건으로 전년(71만 8612건) 대비 5배 폭증했다. 이용 내역도 편중됐다. 전체 결제 건수에서 패스트푸드점 비중이 2019년 0.6%에서 지난해 1%로 두 배가량 늘었다. 지난해 서울 지역 최다 이용 꿈나무카드 가맹점 10곳 중 8곳은 편의점이다. 건강한 식사보다는 싸게 배를 채울 수 있는 즉석식품의 비중이 훨씬 높다. 전체 이용 중 밤 9~11시 심야시간대 결제 건수도 지난해 11%로 전년보다 2% 포인트 늘었다. 학교에 가지 않는 날들이 장기화되면서 밤 시간대에 활동하는 아동들이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저소득층 아동들의 경우 코로나 이전에는 학교 급식이 영양 격차를 어느 정도 완화시켰지만 재난이 장기화되면서 가정 형편에 따라 발달 문제 등 다양한 격차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이태권 기자 rights@seoul.co.kr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QR코드를 스캔하면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로 연결됩니다.
  • 코로나에 녹초된 지역아동센터… 책임 두배·예산 그대로 복지사는 ‘돌봄 이중대’

    코로나에 녹초된 지역아동센터… 책임 두배·예산 그대로 복지사는 ‘돌봄 이중대’

    돌봄취약 아동 지역아동센터 이용 시간 2배… 국고 지원은 그대로아이들 밥 굶을지 몰라 정부 지침대로 휴원·정원 감축은 어려워저소득·다문화·한부모·조손 가정 등 돌봄 대책 없어 지역아동센터로코로나 대유행으로 문을 닫은 학교 대신 지역 내 돌봄취약 아동들에 대한 교육·보호·급식·정서 지원을 제공하는 지역아동센터들이 녹초가 되고 있다. 아동센터의 사회복지사들은 “돌봄 책임은 코로나 이전보다 두 배로 는 반면 예산·인력은 제한적이다. 우리는 스스로를 ‘돌봄 이중대’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코로나 확산 이후 취약계층 아동들의 지역아동센터 이용 시간은 두 배로 늘었다. 하지만 국고 지원 운영금은 달라진 코로나 현실을 반영하지 않아 종전과 동일하다. 코로나가 있기 전 아이들은 방과 후 오후 2시~7시 시간대에 시설을 이용했다. 하지만 학교들이 속속 문을 닫으면서 초등학생들은 아침 10시부터 등원해 점심·저녁 급식을 받고 오후 7시 귀가하고 있다. 운영금이 증액되지 않은 건, 지급 기준이 시설 운영 시간과 관계없이 아동 인원수에 따라 책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지역아동센터장인 A(54)씨는 “아이들이 더 오래 머무는 만큼 전기세, 가스비, 통신비가 곱절로 나간다”면서 “돌봄 비용 산정이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달 한파에 가스비가 역대 최대로 나왔지만 지역사회의 후원으로 버텼다”고 말했다. 현실과 동떨어진 정부 방역 지침도 지역아동센터의 부담을 가중한다. 방역당국은 아동센터에 휴원이나 정원의 30%만 받을 것을 권고한다. 하지만 센터가 아니면 밥을 굶을지 모르는 저소득층이나 맞벌이·한부모 가정 아동들을 외면할 수 없다. 권고를 그대로 따를 수 없는 현실이다. 정모(50) 복지사는 “가정 돌봄을 해달라고 집마다 전화를 돌려도 아이를 돌볼 방법이 마땅치 않은 부모들이 대부분”이라며 “센터마다 다르지만 정원이 넘쳐 취약계층 아동들이 대기 명단에 있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국내 지역사회 돌봄서비스는 지역아동센터와 다함께돌봄센터 2가지로 분류된다. 지역아동센터는 개인이나 민간 설립 ‘공부방’에서 출발해 2004년 법제화했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지역아동센터는 지난해 6월 기준 전국 4138곳이 운영 중이다. 지자체가 설립하는 방과후 아동돌봄 시설인 다함께돌봄센터는 2019년 1월 아동복지법 개정 이후 전국 236곳이 개소해 아직 초기 단계다. 지역아동센터 정원은 시설 면적을 기준으로 한다. 아동 구성은 저소득·다문화·한부모·조손 가정 등 돌봄취약아동 80%, 일반아동 20% 비율로 배분된다. 지역아동센터서울시지원단에 따르면, 센터별로 대기나 정원 미달 등 사정은 천차 만별이다. 때문에 전체 현황을 집계하는 기관 역시 별도로 없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는 아이들에 대한 지원도 쉽지 않다. 취약계층 아동의 부모가 돌연 퇴소를 통보해도 아동센터가 취할 조치가 없다. 지난해 10월부터 결석을 반복하다 퇴소한 최모(11)양은 한부모 가정이다. 일용직에 종사하는 아버지와 살고 있지만 센터를 떠나면서 돌봄을 지원할 방법이 없다. 사회복지사들이 최양의 학습과 끼니를 걱정하며 퇴소를 말렸지만 아이와 아버지는 막무가내였다. 최양이 돌봄 사각지대에 머물러도 별다른 방법이 없는 셈이다. 아울러, 지역아동센터는 저소득이나 불우한 가정 환경의 아이들이 다닌다는 사회적 낙인과 돌봄 노동자에 대한 열악한 처우 등도 고질적인 병폐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코로나라는 유례없는 비상 시국에 정부가 보다 유연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면서 “지역아동센터의 현실에 맞는 추가 예산과 인력 제공, 문제 상황에 대한 전문가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기사와 연관된 ‘2021 격차가 재난이다-코로나 세대 보고서’ 는 디지털스토리텔링 사이트(http://www.seoul.co.kr/SpecialEdition/gapDisaster/)에서 더 살펴볼 수 있습니다.
  • 주식투자 가능해진 ISA… ‘재테크·세테크’ 다 해볼까

    주식투자 가능해진 ISA… ‘재테크·세테크’ 다 해볼까

    소득 증빙 없이 19세 이상 누구나 가입비과세 의무가입 기간도 3년으로 단축원금 내 세금 추징 없이 중도인출 가능`만능통장’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 조건이 올해부터 크게 완화되면서 ‘재테크’와 ‘세테크’를 고민하는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ISA 계좌 하나로 예금과 펀드, 주식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이자와 배당 등에 대한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어 절세효과를 누릴 수 있다. 상품은 크게 두 가지다. 가입자가 스스로 책임지고 자산 운용을 직접하는 신탁형과 은행 및 전문가에게 투자를 맡기는 일임형 상품이 있다. 일임형 상품은 각 은행이 투자 방법을 표준화한 여러 개의 모델 포트폴리오 가운데 하나를 고객이 고를 수 있다. 은행별로 초고위험부터 초저위험까지 고객 투자 성향에 따라 포트폴리오가 제공되기 때문에 주거래 은행에서 고객 자신에게 맞는 모델을 정하면 된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올해 1월 말 기준 ISA 누적가입수와 잔액은 162만 4146좌, 5조 4919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말보다 각각 2.3%, 7.5% 늘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전엔 가입 대상과 기간에 제한이 있어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찾지 않았었는데, 최근 상장 주식도 포트폴리오에 넣을 수 있고 규제도 완화되면서 사람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소득이 따로 없는 대학생이나 전업주부, 그리고 은퇴한 고령자도 ISA 계좌를 열 수 있다. 이전에는 소득 증빙이 필수였지만, 이제는 국내 거주하는 19세 이상 고객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근로소득이 있으면 15세 이상부터도 가입할 수 있다. 계좌는 1명당 한 개만 개설할 수 있다. 비과세 혜택이 가능한 ISA의 의무 가입 기간도 3년으로 단축됐다. 이전에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 5년 동안 의무적으로 자금을 묶어둬야 했지만, 이제는 3년 이후 자율적으로 기간을 결정할 수 있다. 납부 한도는 연간 2000만원으로 과거와 같지만, 이제는 전년도에 내지 않은 금액에 대해서 이월할 수 있다. 이전에는 이월 없이 매년 2000만원까지 내야 했는데, 이제는 계좌 개설 이후 5년간 입금을 하지 않았더라도, 만기일에 계약 연장과 동시에 최대 1억원까지 가능하다. 목돈이 생겼을 때 더 유연하게 ISA계좌 입금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납입 원금 범위에서 세금 추징 없이 자유로운 중도인출이 가능하다는 점도 큰 이점이다. 최근 자산운용 범위가 국내 상장주식으로까지 넓어지면서 ISA통장은 장기 투자에도 좋은 수단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만약 개별 주식을 ISA 계좌에 넣으면 주가 상승 시 수익과 세제 혜택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 ISA는 총수익에 대해서 200만원까지(서민·농어민형은 400만원) 세금을 내지 않을 수 있어 절세에도 좋다. 200만원이 넘는 금액은 이자 소득세가 15.4%가 아닌 9.9%로 줄어든다. 특히 2023년부터는 금융투자소득에 대해 새롭게 과세를 하기 때문에 ISA 계좌가 있으면 훨씬 유리하다. 특히 지금처럼 초저금리상태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재테크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절세`다. 비과세 및 저율과세 상품으로 ISA가 주목받는 이유다. 우리은행 TCE강남센터 오정주 부지점장은 “최근 수익률로도 높은 성과를 내는 ISA는 연금저축, 개인형 퇴직연금과 더불어 정부에서 세액 공제를 해 주는 몇 안 되는 대표적인 상품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개인의 성향에 따라 어떤 ISA 상품을 결정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아랍 소녀의 꿈, 붉은 행성에 인류의 ‘희망’ 쏘아올리다 [김정화의 WWW]

    아랍 소녀의 꿈, 붉은 행성에 인류의 ‘희망’ 쏘아올리다 [김정화의 WWW]

    한국시간으로 10일 새벽, 아랍에미리트(UAE)가 쏘아올린 화성 탐사선 ‘알 아말’이 붉은 행성에 도달했다. 지난해 7월 20일 일본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발사돼 약 7개월간 4억 9350만㎞를 비행한 결과다. ‘희망’이라는 뜻의 아말은 아랍권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화성 탐사선이다. 전 세계에서도 궤도 진입까지 성공한 건 미국과 구소련, 유럽우주국(ESA), 인도에 이어 다섯 번째다. 서울 시민보다도 적은 인구(약 963만명)의 소국이 중동 역사상 우주에서 가장 먼 거리에 닿은 것이다. 수십년간 주요 강대국이 독점하다시피 한 우주 개발 분야에서 이들이 이룬 쾌거에 모두가 주목했다. 사라 알 아미리(34) UAE 첨단과학기술부 장관은 이런 놀라운 결과를 이끌어낸 핵심 인물이다. 불과 서른살의 나이에 장관으로 발탁됐고, 5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지구인의 우주 개발사에 한 획을 그었다.“우주는 내 운명” 어린 시절 꿈 이룬 30대 여성 장관 이란에서 태어나 UAE로 이주한 뒤 수도 아부다비에서 자란 아미리는 어릴 때부터 우주에 대한 꿈을 키웠다. 12살 무렵, 우리 은하와 가장 가까운 안드로메다 은하의 사진을 우연히 보게 된 게 계기였다. 그는 “수치로 이해할 수 없는 별, 태양계, 행성, 거기 존재하는 것에 매료됐다”고 돌아봤다.아미리는 샤르자 아메리칸대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다. 컴퓨터가 작동하는 방식과 설계에 흥미를 느꼈다. 그렇다고 우주 탐사의 꿈을 잃은 건 아니었다. 그는 “당시엔 우주 개발 프로그램이 없었다. 늘 꿈꿨지만, 실현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2009년, 현재는 무함마드 빈 라시드 우주센터(MBRSC)로 통합된 아랍에미리트 고등과학기술연구원(EIAST)에서 엔지니어 직종의 면접을 보면서 우주가 자신의 운명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아미리는 “우주는 당신의 두뇌에 도전한다. 이 세계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행성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개인과 여러 종이 어떻게 존재하는지, 정말 이해하지 못하는 지점에 도달하게 한다”며 “이런 질문에 답하는 유일한 방법은 과학”이라고 말했다.이번 화성 탐사선 프로젝트(Emirates Mars Mission, EMM)는 올해 건국 50주년을 맞은 UAE의 숙원 사업이다. UAE는 석유가 고갈된 이후의 미래를 고민하며 줄곧 과학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2014년부터 무함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 총리 주도로 본격적인 우주 개발이 시작됐고, 아미리도 그 중 하나로 참여했다. 그가 EISAT에서 맡은 첫 번째 프로젝트가 2009년 한국 위성 벤처기업 쎄트렉아이와 함께한 소형 지구 관측 위성 ‘두바이샛 1’ 개발이었다. 2013년엔 ‘두바이샛 2’를 만드는 등 인공위성, 무인항공기 개발 업무를 하다가 2016년에 에미리트 과학위원회의 책임자로 임명됐고, 2017년 장관직까지 올랐다.‘롤러코스터’ 업무 성공엔 젊고 유능한 인재 있었다 물론 화성 탐사선 개발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우주 개발 기술이 부족한 MBRSC 연구원들은 지난 6년간 미국 콜로라도대 볼더캠퍼스의 대기우주물리학연구소와 애리조나주립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등과 협력했다. 팀원들은 이번 프로젝트에 ‘롤러코스터’라는 별명을 붙였다고 한다. 중요한 고비가 이어지고, 계속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었기 때문이다.아미리도 “경쟁에 늦게 합류한 나라인 우리를 보고 사람들이 ‘미쳤다’고 생각하는 건 자연스럽다”고 했다. 그럼에도 ‘희망’은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EMM은 하늘과, 미래를 바라보도록 했다”며 “우리는 화성에 대한 전 세계의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가 주목받은 건 아미리가 30대 초반의 젊은, 여성 과학자라는 점 때문이다. 이는 국민 평균 연령이 30대일 정도로 ‘어린’ 국가 덕이다. 젊은 세대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높다. 아미리는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에 연사로 초청받았을 때 20대 후반이었지만 “팀 내에서 내 나이는 많은 편”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작업은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인구의 30%를 차지하는 15~29세가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일반적으로 아랍권 국가에서 여성의 취업이나 사회 참여가 쉽지 않을 거란 생각도 깼다. UAE는 첨단과학부 내 연구진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여성의 참여율이 높다. EMM 개발팀에서도 여성 비율이 34%였다. 과학자뿐 아니라 의사, 회계사, 교사, 은행원 등 여성은 직종을 가리지 않고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아미리는 ‘중동에서 여성으로 일하는 게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대학 과학 분야의 졸업생 대부분이 여성이며, 우주 프로그램에서도 직원 절반이 여자다. 전세계적인 성차별과 불평등은 이곳에서 볼 수 없다”며 “아이러니하게도 국제 단체들과 만나는 자리에서는 내가 유일한 여자인 경우가 많더라”고 꼬집었다.최초로 화성 기후 측정…“과학엔 한계 없다” 코로나19의 전세계 대유행에도 탐사선 개발에 성공한 그는 지난해 영국 BBC가 뽑은 ‘올해의 여성 100인’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바이러스는 우리가 개인으로 성찰하고 성장하는 세계를 절대적인 고요함에 빠져들게 했다”며 “연약한 세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017년에는 글로벌 지식 컨퍼런스 TED 강연에서 에미리트인 최초로 연설했다. 아미리는 “나는 도전을 선택했다”며 “시도해본 적 없지만 안 된다고 말하지 않는다. 나에겐 실패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화성에 도달한 아말은 앞으로 지구인의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임무를 맡았다. 이때까지 화성 탐사선이 주로 지질학에 초점을 맞췄던 것과 달리, 최초로 화성의 연간(Martian year) 날씨와 기후를 파악할 계획이다. 화성 시각으로 1년(687일)간 55일마다 한 번씩 화성을 돌며 3가지 장비로 상·하층부 대기와 표면 등을 관측한다. 첫 번째 탐사 데이터는 오는 9월, 전 세계 과학자들이 이용하도록 공개된다. EMM 팀은 12월경 상세 분석 결과도 내놓을 예정이다. 이안 블래치포드 영국 과학박물관장은 “아말은 화성 기후와 관련해 가장 포괄적이고 전체적인 그림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아미리에게 과학은 국제 협력을 이루는 가장 좋은 수단이다. 그는 “UAE의 프로젝트가 과학, 공학, 수학 분야 미래를 위해 더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주기를 바란다”며 “과학은 한계도 없고 국경도 없다. 인류 모두의 이익을 위한 개인의 열정만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사라 알 아미리는 누구 · Sarah bint Yousef Al Amiri 1987년 이란 출생, 이후 UAE로 이주2008년 두바이 샤르자 아메리칸대 컴퓨터공학 학사2009년 에미리트 첨단과학기술연구원(EIAST) 근무2011년 무함마드 빈 라시드 우주센터(MBRSC) 근무2014년 샤르자 아메리칸대 컴퓨터공학 석사2017년~ 첨단과학기술부 장관2020년 화성 탐사선 ‘아말’ 개발 및 발사    영국 BBC 선정 ‘올해의 여성 100인’
  • “램지어, 식민사관 옹호”… 하버드 한인 총학생회의 일갈

    “램지어, 식민사관 옹호”… 하버드 한인 총학생회의 일갈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부” 로스쿨 교수에“사기·인신매매 빼고 극히 일부 사례 키워”학교·저널에 영문 번역 성명서 전달 예정“학생들과 대화 뜻 밝힌 건 변화의 움직임”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로 정의한 존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논문을 두고 하버드대 한인 학생들 사이에서 사과와 논문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단과대 단위 학생회인 하버드대 로스쿨 한인 학생회(KAHLS), 하버드대 학부 한인 유학생회(KISA), 하버드대 한인 총학생회(HKS) 등이 연이어 비판 성명을 내는 등 규탄의 목소리가 높다. 하버드대 재학생·졸업생 등 약 600명이 모인 하버드대 한인 총학생회는 지난 8일 공개한 규탄 성명에서 “램지어 교수의 주장은 매우 편향되고 신뢰성이 떨어지는 근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잘못된 결론”이라며 “전쟁 성폭력 피해 여성을 매춘부로 지칭해 그들의 인권을 무시하고 식민사관을 옹호한다”고 비판했다. 또 “위안부 여성 징집 과정에서 자행된 사기, 인신매매, 납치 등의 사례는 무시하고 극히 일부의 한국인 중간 공급자 사례만을 예시로 들며 징집 과정 전체가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인 총학생회는 한국어로 작성된 해당 성명을 영문으로 번역해 11일 하버드대와 논문이 게재될 저널 ‘인터내셔널 리뷰 오브 로 앤 이코노믹스’에 전달할 예정이다. 정우원 총학생회장은 “램지어 교수에게 사과를 받고 다음달 저널에 논문이 실리는 것을 막는 것이 목표”라면서 “전체 하버드대 한인 학생들을 대상으로도 서명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논문에 대해 응답하지 않던 램지어 교수가 ‘학생들과 대화하겠다’고 밝힌 것은 변화의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4일 하버드대 로스쿨 한인 학생회도 아시아태평양계학생회 등과 함께 “인권침해와 전쟁범죄를 의도적으로 삭제한 것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는 성명을 냈다. 9일까지 1000명이 넘는 미국 전역의 법대 학생들이 이 성명에 동참했다. 하버드대 학부 한인 유학생회도 “교수의 공식 사과와 논문 철회, 하버드대의 공식 규탄을 요구하는 청원을 게시하겠다”고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위안부는 성노예”…하버드대 교수 주장에 거센 비판 움직임

    “위안부는 성노예”…하버드대 교수 주장에 거센 비판 움직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부’라고 규정한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의 논문을 두고 하버드대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하버드대 교내 신문 ‘크림슨’은 7일(현지시간) 미국과 한국의 여러 법률학자와 역사학자들이 램지어 교수의 주장에 허점이 있다며 논문 출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위안부’란 표현이 ‘매춘부’를 일본식으로 번역한 것이긴 하지만, 실제로는 일본 제국 육군이 강제로 ‘성노예’ 상태로 만든 여성들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하버드대에서 한국사를 가르치는 카터 에커티 교수는 해당 논문에 대해 “경험적, 역사적, 도덕적으로 비참할 정도로 결함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앤드루 고든 역사학과 교수와 함께 램지어 교수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의 저널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1990년대 시카고 대학에서 램지어 교수의 수업을 들었다고 밝힌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 역사학과 교수도 “근거 자료가 부실하고 학문적 증거를 고려할 때 얼빠진 학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램지어 교수는 앞뒤 사정이나 실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해당 논문은 개념적으로 잘못된 이해를 바탕으로 쓰였다”고 덧붙였다. 하버드대 한인 학생들도 램지어 교수의 주장에 문제를 제기했다. 하버드대 로스쿨 한인 학생회(KAHLS)는 지난 4일 성명을 내고 “인권 침해와 전쟁 범죄를 의도적으로 삭제한 것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미 전역의 법대 학생 800명도 이 성명에 이름을 올렸다. 하버드대 학부 한인 유학생회(KISA)는 대학 본부에 램지어 교수의 사과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램지어 교수는 이 같은 반발에 대해 “로스쿨 학생들의 책무”라면서 “논문에 대해 학생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연구를 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앞서 램지어 교수는 논문 ‘태평양 전쟁에서 성매매 계약’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스스로 계약을 맺고 일하면서 돈을 벌었으며 그들이 원하면 일을 그만둘 수도 있었던 것처럼 묘사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여성에게 매춘을 강요하지 않았으며 일본군이 매춘부 모집업자와 협력한 것도 사실이 아니”라면서 “군대를 따라다니는 매춘부들은 전쟁의 위험 때문에 일반 매춘부보다 돈을 더 많이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재테크 단신]

    [재테크 단신]

    ●롯데카드, 일당백 할인 ‘로카 백’ 출시롯데카드는 일당백 혜택을 제공하는 ‘로카 백’(LOCA 100)을 출시했다고 27일 밝혔다. 로카 백을 이용하면 모든 가맹점에서 1% 기본 할인을 받을 수 있고 특별 할인으로 온라인 가맹점에서 월 1만원까지 1.5% 추가로 받는다. 지난달 이용금액이 75만원 이상일 때 제공받을 수 있고 실적 충족을 못할 시 0.5% 할인이 가능하다. 또한 100만원 이상 결제 건에 대해서는 6만원 ‘플렉스 바우처’를 이용해 쇼핑, 여행, 가전제품 등 큰 지출 부담을 덜 수 있다. ●농협은행, 페이모아통장 이벤트 NH농협은행은 2월 14일까지 ‘NH페이모아통장 영상 공유하고 카페모카 받으소’ SNS 이벤트를 한다. 농협은행 공식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 올라온 ‘NH페이모아통장’ 영상을 해시태그(#NH페이모아통장)와 함께 본인 SNS에 공유하고 ‘참여 완료’라고 댓글을 남기면 참여할 수 있다. 이벤트 참여 고객 중 200명을 추첨해 스타벅스 모바일 쿠폰을 제공한다. ‘NH페이모아통장’은 SK페이 등 20개 주요 간편결제의 결제(충전) 합산 실적에 따라 100만원 한도 내에서 최고 연 1.5%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국민은행, 신규 연금 가입자에게 쿠폰KB국민은행은 3월 말까지 개인형퇴직연금(IRP)과 연금저축펀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연금 신규를 축하해’ 이벤트를 벌인다. KB국민은행과 KB증권 고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IRP와 연금저축펀드를 새로 가입한 고객과 계좌 이전한 고객,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만기 자금을 입금한 고객이 타깃 데이트펀드(TDF) 또는 타깃인컴펀드(TIF) 상품에 입금하면 전원에게 스타벅스 디저트 세트 모바일 쿠폰을 증정한다. ●하이투자증권, DGB 똑똑 펀드 이벤트 하이투자증권은 DGB자산운용과 함께 3월 17일까지 ‘DGB 똑똑 펀드 가입 이벤트’를 한다. 하이투자증권 영업점에서‘ DGB똑똑코리아증권자투자신탁1호(주식)’ 또는 ‘DGB똑똑글로벌리얼인컴증권투자신탁H(혼합·재간접)’ 상품에 신규 가입하면 추첨을 거쳐 아이폰12(1명), 갤럭시탭S7(2명), 하나투어 상품권 50만원(3명) 등 경품을 제공한다.
  • 생애 첫 월급, 저축·적립식 펀드에 나눠 불리세요

    생애 첫 월급, 저축·적립식 펀드에 나눠 불리세요

    올해 첫 월급을 받은 사회초년생 A씨는 앞으로 자산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최근 고공행진을 하는 주식에 투자해 이득을 보는 지인들을 보며 은행에 저축하는 것보다 주식 투자를 하는 것이 나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주식 등락폭 때문에 일분일초마다 희비가 엇갈리는 이들 모습을 보면 선뜻 저축금액을 모두 투자하는 게 머뭇거려진다. 주요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이제 막 입사해 일에 적응하느라 전문적으로 공부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사회초년생은 소득을 모두 투자에 ‘몰빵’하지 말고 저축과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먼저 저축에는 금리형 상품으로 예적금, 주택청약저축, 연금 및 개인형퇴직연금(IRP) 등이 있다. 투자에는 시장 이자율보다 더 많은 이자율을 위해 손실도 감수하는 개념으로 주식, 펀드 등이 있다. 적금 가입은 기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모바일 가입 적금 중 월 적립 50만원 이하로 금리 우대되는 상품 등 은행마다 경쟁력 있는 상품들이 있다”며 “금융환경이 바뀐 상황에서도 여전히 고전적인 은행 상품은 향후 신용도를 높이는 등 자산관리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주택청약저축은 미래 내 집 마련을 위해 필수다. 종합주택청약 하나로 국민주택과 민영주택 모두 지원할 수 있다. 저축 가능한 액수는 매달 최대 50만원까지 넣을 수 있지만 부담 없이 오래 부을 수 있는 금액을 넣는 게 좋다. 기본적으로 300만원 이상은 적립이 돼야 작은 평수 청약이 가능한데 보유 금액과 보유 기간에 따라 청약을 받을 수 있는 평수가 달라질 수 있다. 청약 저축은 일반은행 적금보다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어 유리한 측면이 있다. 앞으로 한 직장에서 오래 근무하는 게 어려워질 수 있어 젊은이들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나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IRP 통장을 만들면 좋다. 최은숙 신한 PWM 한남동센터 부지점장은 “ISA는 3년이 지나야 세제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해지하지 않고 꾸준히 넣을 수 있는 금액 정도만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IRP 통장은 퇴직소득세를 바로 떼지 않고 과세를 이연시킬 수 있어 만들어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한 소득공제나 세액공제가 되는 연금저축보험을 매월 조금씩 저축하는 것도 노후 대비를 위해 중요한 방법이다. 적립식 펀드도 꼭 챙겨야 하는 자산관리 목록이다. 국내 주식, 해외 주식, 채권상품, 2차 전지, 배터리 업체 등 미래가 유망하다고 판단되는 적립식 펀드에 2~4개 정도 가입해 매월 이체하는 것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주식 투자를 하는 방법이다. 신현조 우리은행 잠실센터장은 “특히 저축 가능한 돈이 적은 직장인은 자금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적립식 펀드나 코스피 인덱스 등 지수에 투자하는 주식을 알아보는 게 좋고, 직접 투자는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사회 초년생들은 목돈을 한 번에 넣기보다는 월급 일부를 매월 저금하거나 투자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저연차 때 필요한 자산관리 전략으로는 안정적인 저축과 수익이 높은 투자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최 부지점장은 “자신이 버는 소득 가운데 사용할 수 있는 가용자금의 20% 정도는 장기저축에 넣고 나머지는 필요한 금융 목적에 따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가령 월소득 200만원 가운데 100만원을 저금할 수 있다면, 장기저축 상품인 청약주택통장에 매월 10만원, 연금저축에 10만원을 넣고, 남은 80만원 중 6개월에서 1년 만기 정기적금 30만원, IRP 10만원을 납입하고 적립식 펀드에 30만~40만원 투자하는 것이 안정적인 자산관리 전략이다. 물론 개인 소득과 금융 사용 목적 등에 따라 비율은 조정될 수 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