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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경원 “제2의 IMF 불안 심리 깊어…문재인 정부 책임”

    나경원 “제2의 IMF 불안 심리 깊어…문재인 정부 책임”

    한국거래소 찾아 금융시장 점검 현장간담회 열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국민들 사이에 ‘제2의 IMF’ 사태에 대한 불안 심리가 깊게 퍼져 있다”면서 정부를 비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금융시장 점검 현장간담회를 열어 “금융시장의 위기에 대한 문재인 정권의 책임이 가볍지 않다”며 이렇게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 정부 들어서 소득주도성장이라든지 반기업정서, 포퓰리즘 정책 등으로 경제 전체가 상당히 약해져 있는데, 미중 무역갈등, 환율 분쟁뿐만 아니라 일본의 수출 보복 등 대외적인 리스크도 너무 높아지고 있다”면서 “시장이 매우 불안해지고, 예측 불가능해지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코스피가 연일 하락한 상황에 대해 “어제 조금 올라갔다고 해도 시장에서는 회복이 어려운 부분이 있어 국민들이 사실상 패닉에 빠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1조 4000억원의 연기금을 투입해 주식시장의 낙폭을 막아낸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하며 “국민 입장에서는 노후자금인 연기금이 사용되는 것이 적정한 것이냐는 걱정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의 책임을 묻는 것보다는 과연 시장의 힘으로 이러한 리스크를 관리하고 투자자들의 심리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찾아보는 토론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프로필]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국제금융 전문가에 ‘의전의 달인’

    [프로필]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국제금융 전문가에 ‘의전의 달인’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이 9일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내정됐다. 은 후보자는 기획재정부 출신 경제 관료로 특히 국제금융 분야의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은 후보자는 1961년 전북 군산 출신으로 군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들어와 재정경제부 국제기구과장과 금융협력과장,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관과 국제금융국장,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을 역임했다. 이후 세계은행 상임이사와 한국투자공사 사장을 거쳐 2017년 9월부터 한국수출입은행장을 맡았다. 은 후보자는 1998년 외환위기와 2011~2012년 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한국 경제에 위기가 닥쳤을 때 금융 정책을 세워 대응하는데 앞장섰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던 1998년에는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 금융정책과와 청와대 구조조정기획단에서 64조원의 공적자금 조성 계획을 세웠다. 2011~2012년 기재부 국제금융국장으로 일하면서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사태에 대응하는 정책을 만들었다. 당시 은 후보자는 일본 및 중국과 ‘통화 스와프’(서로 다른 통화를 약정 환율로 일정 시점에 상호 교환하는 외환거래)를 확대하고 거시건전성 3종 세트도 도입했다. 당시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을 맡고 있던 은 후보자의 상사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었다. 은 후보자는 최 위원장으로부터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과 수출입은행장 자리를 물려받기도 했다. 이번 정권 들어 수출입은행장이 금융위원장으로 두 번이나 영전하자 차기 수출입은행장이 누가 될 지에도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은 후보자는 수출입은행장을 지내면서도 상당한 성과를 냈다. 조선·해운 구조조정 여파로 경영난에 시달린 수출입은행의 조직을 개편해 지난해 597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수익을 냈다. 국제금융 정통 관료 출신으로 여러 번의 금융위기에 대응했던 은 후보자가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되면서 금융계 안팎에서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무역갈등 국면을 풀어가는데 어떤 대책을 마련할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은 후보자는 꼼꼼한 업무 스타일로도 잘 알려져있다. 특히 기재부 국장 시절에는 ‘의전의 달인’이라고도 불렸다. 각종 국제회의에서 장관 수행을 빈틈없이 해서다. 만약을 대비해 호텔에서 회의장까지 이동하는 장관의 동선을 3안까지 마련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언론과의 관계도 좋았다. 은 후보자는 기재부 국제금융국장 시절 기자들로부터 일명 ‘쓰지마 국장’으로 불렸다. 민감한 현안에 대해 기자들이 질문하면 기사 작성에 도움이 되는 배경 설명을 해주면서도 농담 식으로 “이건 쓰지마”라고 자주 말해서다. ▲전북 군산(58) ▲행시 27회 ▲군산고·서울대 경제학과·미국 하와이대 경제학 박사 ▲재경부 국제기구과장·금융협력과장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관·국제금융국장·국제경제관리관 ▲세계은행(World Bank) 상임이사 ▲한국투자공사 사장 ▲한국수출입은행장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2000자 인터뷰 25]박성빈 “일본발 리스크, 차분한 대응으로 넘겨야”

    [2000자 인터뷰 25]박성빈 “일본발 리스크, 차분한 대응으로 넘겨야”

    외환위기 재현 공산 적지만 방심 금물 일본, 한국에 빌려준 돈 69조원 무시하지 못할 금액이지만 수익 중시 日 은행 뺄 가능성 낮아 한국, 일본 백색국가 제외 신중해야 대일 의존 낮아졌지만 경제협력 중요 신 한일협력 모델 창출을 일본 경제 전문가인 박성빈 아주대 일본정책연구센터장은 “일본이 우리 은행과 기업에 빌려준 돈은 586억달러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서 “그러나 마이너스 금리 체제의 일본계 은행이 수익을 창출하는 대 한국 여신을 거둬들일 가능성은 낮으며, 일본의 금융공격 하나 만으로 외환위기가 일어날 공산도 적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경제의 상호의존도 저하는 양국 간 정치적 갈등의 억제 기능을 약화시킨다”면서 “새로운 한일협력 모델을 구축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 Q: 일본이 지난 7일 수출심사 우대국인 화이트리스트(백색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공포하고 관보에 게재했다. 21일 뒤인 28일부터 1100여개 품목에 대한 대한국 수출관리가 까다롭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제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A: 일본의 무역관리규제는 크게 리스트 규제(list control)와 캐치올 규제(catch all control)로 구별할 수 있다. 화이트국이란 캐치올 규제의 적용이 면제되는 국가이고, 리스트 규제는 화이트국에 대해서도 적용된다. 한국의 화이트국 제외로 인한 변화는 우선 대한국 수출에 캐치올 규제가 적용된다는 것이다. 향후 일본 기업은 한국 수출 때 용도, 수요자 등에 대한 확인을 철저히 해야 하고 경제산업성이 기업에 통지한 경우,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또 하나 중요한 변화는 한국에 대해 일반포괄허가(이른바 화이트 포괄)를 적용할 수 없게 되어, 리스트 규제 품목에 대한 관리가 엄격해진다는 것이다. 단 한국에 대한 수출에 대해서는 여전히 특별일반포괄허가(화이트 포괄에 비해 수출업자의 요건이 엄격)를 적용할 수 있다. 즉 모든 수출 품목에 대해 경제산업성의 허가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경제산업성이 특별일반포괄허가를 어떻게 운용할지에 대해 지속적인 추적과 관심이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이번 조치로 양국 중소기업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통상 중소기업은 정부가 요구하는 까다로운 요건을 갖추기 어렵다. 상대적으로 일본 정부로부터 수출관리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일본 중견·대기업에서 한국 대기업으로의 수출은 비교적 원활하게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한국 대기업은 일본 리스크를 의식하여, 부품조달처를 다양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Q: 시중에는 일본의 금융공격으로 20년 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재현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돌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A: 20년 전 한국의 외환위기 원인에 대해 한국의 정책당국자 간에 일본계 자금 유출이 결정적이었다고 보는 시각이 일부 존재하지만, 학술적으로 증명하기는 쉽지 않다. 당시 외환위기는 한국 금융시스템의 취약성과 일본의 심각한 금융위기, 태국의 바트화 폭락에 따른 국제적 혼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일본계 자금의 유출 만으로 한국에 외환위기가 온다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비율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말 280%에 달했지만, 현재 그 비율은 30%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즉 한국의 외환위기 가능성은 1990년대 상황과 비교할 때 높지 않다. 또한 일본에서는 아베노믹스 하에서의 마이너스 금리정책으로 은행의 수익기반이 악화돼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일본의 메가뱅크 입장에서는 해외사업 확대의 필요성이 높다. 한국 시장이 안정성을 유지한다면 일본 민간은행이 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재닛 옐런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2018년 10월 세계지식포험에서 “한국경제는 견고하여 (외환위기 등) 위험에 빠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면서도 “급작스러운 위기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의 외환위기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외부적 충격(미중 무역 갈등의 격화, 글로벌 금융위기의 발생)에 따라 한국의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면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어 한국의 위기를 심화시킬 수는 있다. Q: 한국 시장에 들어온 일본계 자금은 어느 정도인가. A: 일본계 은행의 국내 총 여신 규모에 대해서는 지난해 9월말 기준 21조원 정도(전체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 총 여신의 27%)로 중국계 은행(34%)에 이어 두번째로 큰 규모이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자료를 보면, 일본계 은행이 한국의 은행과 기업에 직간접적으로 빌려준 금액은 586억달러(69조원)에 달한다. 일본계 은행의 한국 여신의 약 60%가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현지 일본계 은행에서 조달한 금액이란 얘기다. 또한 일본계 자금의 상장주식 보유 물량은 12조원를 넘는다. 무시할 수 없는 규모의 돈이 한국 은행과 기업에 들어왔다고 볼 수 있다. Q: 한국이 대항조치로 일본을 우리의 백색국가에서 제외할 것을 검토했다고 8일 보류를 결정했다. 만일 이런 조치가 내려진다면 일본이 아파할 것으로 생각하는가. A: 양국 정부 간의 강 대 강의 조치가 반복되면, 한일 상호의 경제적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우선 양국 간 외교 교섭에 집중하고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조치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Q: 한일 간에는 현재 그 어떤 통화스와프도 체결돼 있지 않다. 필요성은 있는가. A: “필요 없다”라고 말할 수 없다. 한일 통화스와프는 한국의 외화유동성을 확충하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 특히 달러를 교환할 수 있는 통화스와프의 유용성이 높다. 한국이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인데다 원화는 기축통화도 아니다. 한국이 일본에 통화스와프 체결을 공식적으로 요구한다면 오히려 한국 스스로 외환시장 불안을 자인하는 것으로 의심받을 수 있다. 즉 통화 스와프 교섭 과정이 정치 이슈로 부각되는 것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 즉 한일 통화스와프는 당장 필요없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양국 경제협력의 상징으로 언젠가 양국 통화스와프 복원을 추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Q: 강제징용 판결로 비롯된 한일의 유례없는 경제전쟁은 서로에게 큰 상처를 남길 것으로 본다.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가. A: 화이트국 제외 이후 일본이 무역관리 제도를 실제로 어떻게 운용할지 지켜봐야겠지만, 속도조절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한일 간 정치적 갈등이 양국 경제협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2년 한일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2001년경부터 시작된 한일 통화스와프가 종료된 바 있다. 2000년대 중반 경부터 한국의 대일 무역의존도가 낮아지고 국제시장에서의 한일 기업 간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한일 경제협력의 원심력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한일 경제의 상호의존도 저하는 양국 간 정치적 갈등의 억제 기능을 약화시킨다. 향후 다양한 형태의 정치 갈등이 발생할 수 있고, 이것이 재차 경제협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데, 새로운 한일협력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양국이 자국의 경제적 이익에 집착하기보다는 양국이 협력하여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가치를 창출·확산시키는 선도 국가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Q: 국제분업의 질서를 일본이 깬다고는 하지만 한국 경제이 일본 의존도를 새삼스럽게 부각시킨 경제보복이다. 대일본 의존을 낮출 방법은 무엇인가. A: 이미 대일 의존도는 많이 낮아졌다. 이번 사태로 민간기업 중심으로 부품, 소재 조달의 다양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규제완화, 기술개발 자금 면에서 조용히 지원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본 의존도가 낮아졌다고 해도 일본이 경제적으로 중요한 국가가 아니라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보수 정치세력과 일본 국민을 구별해야 한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쓰레기장 우리 동네에” 님비 없는 순천

    “쓰레기장 우리 동네에” 님비 없는 순천

    친환경·고용창출에 불안감도 싹~ 선정 땐 300억 인센티브 등 혜택 “지역발전의 기회” 핌피에 주목전남 순천시 주민들이 대표 혐오시설인 폐기물처리장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혐오시설이지만 ‘내 뒷마당에 들어오면 안 된다’는 ‘님비’(Not In My Back Yard·NIMBY) 대신 ‘우리 지역으로 와주세요’를 뜻하는 ‘핌피’(Please In My Front Yard·PIMFY) 현상을 보이면서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순천시는 8일 “소각, 매립, 재활용선별시설 등 폐기물처리시설 입지선정계획 결정을 위한 후보지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이라면서 “현재 4개 마을이 관심 의사를 표명하고 경합 중”이라고 밝혔다. 순천시는 후보지 공모를 거쳐 입지를 선정한 뒤 1500억원을 투입해 폐기물처리장을 짓는다. 폐기물처리장은 5만㎡ 규모로 1일 200t을 처리할 수 있는 소각시설과 재활용 선별시설 등이 들어선다. 마감이 20여일 남은 현재 향동 A지역, 서면 B지역, 별량 C지역, 월등 D지역 등이 지원 의사를 밝혔다. 다른 마을에서도 문의가 들어오는 등 경합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주민들이 폐기물처리장을 서로 유치하려는 것은 타 지역 폐기물처리장 운용 현황을 직접 눈으로 보고 의식 전환을 이뤄냈기에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시는 폐기물처리장 설립에 따른 환경오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2월부터 7월 사이 14회에 걸쳐 이장, 통장, 부녀회원, 자치위원 등과 함께 아산시, 광명시 등에 있는 선진 소각시설을 견학했다. 참여 인원만 760명이 넘는다. 순천시는 이 과정에서 각종 인센티브 제공도 약속했다. 선정되면 주민지원기금으로 출연금 50억원을 포함해 폐기물 반입 수수료 10%를 지원받는다. 주민 20여명을 우선 채용하고 유급 관리원 4명도 위촉한다. 지역개발비 40억원과 마을숙원 사업비 등 300억원의 기금도 지원한다. 시가 이끌고 주민이 참여하면서 폐기물처리장 유치를 마을 발전의 기회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모아진 것이다. 경쟁에 뛰어든 마을 이장 A씨는 “실제로 다 같이 눈으로 봤고 혜택도 확실한 만큼 폐기물처리장이 유치되면 우리 마을이 지금 보다 훨씬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日악재 증시급락에 홍남기 “공매도 규제 등 가용수단 동원”

    日악재 증시급락에 홍남기 “공매도 규제 등 가용수단 동원”

    “과도하게 불안심리 가질 필요없어”이주열 “대외여건 따라 시장 수시로 불안정 가능성…시장 안정화 노력”추경 9월까지 75% 이상 신속집행일본의 잇단 경제보복과 북한의 미사일 도발, 미·중 무역전쟁 등 각종 대내외 악재 속에 증시가 급락하면서 정부가 시장 안정화 대책에 착수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공매도 규제 강화 등 가용한 수단을 통해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일본발 ‘제2 외환위기(IMF) 보복설’에 대해서도 외환보유액 등이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안심시켰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정부와 협력하면서 시장 안정화 노력을 계속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연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최근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대내외 리스크 요인이 단기간에 중첩돼 나타난 결과”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가용 수단으로 증시 수급 안정 방안, 자사주 매입규제 완화, 공매도 규제 강화 등을 들었다. 홍 부총리는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되고 미국의 금리 인하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지속하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인다”면서 “국내적으로는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투자 부진 및 기업실적 악화, 일본의 수출 규제 등이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앞으로 상황을 냉철하게 주시하며 시장 안정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면서 “이미 준비한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에 기초해 증시 수급 안정 방안, 자사주 매입규제 완화, 공매도 규제 강화 등 가용한 수단을 통해 시장 상황에 따라 적기에, 신속하고 과감하게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홍 부총리는 이어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해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감시하는 한편, 과도한 쏠림 등으로 시장 불안이 발생하면 선제적이고 단호하게 시장안정조치를 해나가겠다”면서 “대외여건이 어렵지만,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하반기 투자, 수출 등의 회복에도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는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인 2017년 9월 4일 이후 처음으로 부총리와 한은 총재가 참석했다. 통상 기재부 1차관이 주재해왔다. 이는 그만큼 현재 상황이 심각하다고 인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회의에는 최종구 금융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등도 참석했다. 실제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급락한 지난 5일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50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기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시가총액은 1298조 2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 2일의 1331조 7000억원보다 33조 5000억원 줄었다. 코스닥시장은 코스닥 대표기업인 신라젠의 신약 항암제 ‘펙사벡’이 미국의 한 기관으로부터 임상 시험 중단을 권고 받는 등 ‘바이오 쇼크’ 여파로 인해 시가총액이 197조 9000억원으로, 2일(213조 5000억원)보다 15조 7000억원이 줄었다. 이날 하루 코스피·코스닥에서 사라진 시가총액은 49조 2000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을 다음 달까지 두 달간 75% 이상 신속히 집행할 계획이다. 투자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하반기에 진행될 민간·민자·공공투자사업들에 정책 역량을 우선해서 쓸 방침이다. 홍 부총리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해서는 “일본 측에 이번 부당한 조치의 조속한 철회를 강력히 촉구하는 한편 단기적인 피해 최소화를 위해 기업 지원과 중장기적인 경쟁력 강화, 자립화 대책들을 촘촘하고 과단성 있게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에 불만을 품고 지난달 4일부터 한국의 주력수출품목인 반도체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이어 지난 2일에는 수출절차 간소화 등 수출 우대 혜택을 주는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대상국에서 한국을 제외시키는 2차 경제보복을 단행했다. 홍 부총리는 무엇보다 이런 대내외 리스크 때문에 과도한 불안심리를 가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경제의 대외건전성은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면서 “외환보유액과 순대외채권이 4000억 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면서 우리 금융시장 안정의 기반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홍 부총리는 또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도 우리 경제 기초체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올해 6월 성공적인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 이후에도 지속되는 우리 기업, 은행들의 원활한 해외자금 조달, 외국인 증권자금의 꾸준한 유입 등은 해외투자자들의 신뢰를 반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주열 총재는 “대외여건 전개 양상에 따라 시장이 수시로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정부와 협력하면서 시장 안정화 노력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에 대한 양호한 대외 신인도가 유지될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기업의 활력을 제고하고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정부와 중앙은행이 함께 지혜를 모으겠다”고 덧붙였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자유무역 ‘G20회담’ 한 달 만에… 보복 앞세운 보호무역 ‘기세’

    자유무역 ‘G20회담’ 한 달 만에… 보복 앞세운 보호무역 ‘기세’

    美, 환율조작국 전격 지정… 中 즉각 반격 日, 한국 규제는 국제분업체계에 큰 지장 국제신용평가사 성장 전망 줄줄이 낮춰 “무역 혜택받은 강대국이 자유무역 외면 각자도생 길 나서면서 ‘G0’의 혼돈 초래”‘미국과 중국의 새로운 관세장벽이 세계경제 성장의 추가적인 리스크가 되고 있다.’(New U.S.-China Tariffs A Further Risk To Global Growth.)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지난 2일(현지시간) 내놓은 보고서 제목이다. 6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최근 미중 관세전쟁과 한일 무역갈등의 ‘교집합’은 기존의 자유무역주의 대신 보호무역주의가 힘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분업 체계 대신 자국생산 체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불과 한 달여 전인 6월 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담에서 ‘자유·공정·무차별적 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180도 상황이 바뀐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결국 환율전쟁으로 확전되면서 세계경제가 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에 휩싸였다. 미국은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전격 지정했고, 중국은 이에 반발해 보복 카드를 검토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요동쳤고, 안전자산에 대거 돈이 몰렸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전 세계 무역 증가세가 꺾이고 향후 하향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했다.일본의 수출 규제로 촉발된 한일 경제전쟁도 국제분업 체계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지금까지 세계경제는 글로벌 분업 체계라는 경제적 합리성을 바탕으로 운영됐다. 반도체만 놓고 보면 일본이 부품과 소재 등을 생산하고, 이를 한국이 사들여 D램 반도체를 생산한 뒤, 미국 등이 이를 가지고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형태였다.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는 “국제분업 체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세계 각국은 안정적인 생산 체계의 구축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다”면서 “세계경제가 무역을 통해 각자가 모두 이득을 얻는 ‘윈윈 게임’이 아닌 누가 더 많은 손해를 보는가라는 ‘치킨 게임’의 장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자유무역과 국제분업 기조가 흔들리면 글로벌 무역이 위축될 수 있고, 이는 세계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농후하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2일 미중 무역전쟁의 확전으로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이 기존 2.74%에서 2.62%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지난달 23일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을 근거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기존 3.3%에서 3.2%로, 내년 성장률을 3.6%에서 3.5%로 낮춰 잡았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지금까지 무역을 통해 이득을 얻은 강대국들이 자유무역 기조로부터 발을 뺀 채 각자도생의 길로 나아가면서 ‘G0의 상황’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때부터 우려됐던 상황이 현실로 다가온 만큼 수출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내수를 키우는 고차방정식을 어떻게 풀 것인지가 우리의 숙제”라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미중 ‘환율 전면전’으로 확전… 글로벌 경제 패닉

    미중 ‘환율 전면전’으로 확전… 글로벌 경제 패닉

    IMF 통한 환율 압박 등 경제 제재 효과 뉴욕증시 2.9%·코스피 1.51% 하락 요동 애플·MS 등 美 IT ‘빅5’ 시총 197조 증발미국이 5일(현지시간) 25년 만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31일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중국의 태도에 변화가 보이지 않자 ‘대화’ 대신 ‘강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중 무역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전되자 글로벌 금융시장도 크게 요동쳤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중국을 환율조작국가로 지정한다”면서 “중국은 외환시장에 대한 지속적이고 큰 규모의 개입을 통해 (위안화의) 통화가치 절하를 쉽게 하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최근 며칠간 중국은 통화가치 하락을 위해 구체적인 조치들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 건 1994년 이후 처음이다. 환율조작국으로 지목되면 미 기업이 해당국에 투자할 때 금융 지원이 금지되고 국제통화기금(IMF)을 통한 환율 압박이 가해지는 경제 제재가 이뤄진다. 미국의 전격적인 환율조작국 지정은 시장에서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1달러=7위안’의 벽이 깨진 데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이 관세 폭탄의 효과를 인위적인 환율 인하로 희석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3000억 달러(약 364조원)의 관세 폭탄 카드에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구매 중단으로 맞대응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농민을 자극했다. AP통신은 “환율조작국 지정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인 미중 관계가 급격히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혼란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미국의 3대 주가지수는 올 들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67.27포인트(2.90%) 하락한 2만 5717.74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87.31포인트(2.98%) 하락한 2844.7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78.03포인트(3.47%) 급락한 7726.04에 각각 마감했다. 특히 미국의 정보기술(IT) 기업 ‘빅5’(애플, MS,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하루 만에 1620억 달러(약 197조원) 사라졌다. 전날 ‘검은 월요일’(블랙 먼데이)을 맞이했던 아시아 금융시장은 이날도 요동쳤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6% 하락한 2777.56으로 장을 마쳤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1.74% 하락 마감한 데 이어 이날 0.65% 떨어진 2만 585.31에 마감했다. 국내 금융시장도 출렁거렸다. 코스피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1900선이 장중에 무너졌고 원·달러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1220원이 뚫렸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서울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靑실장이 뭐 이래” “뭐가 이따구야”… 욕설·삿대질 ‘막장 운영위’

    “靑실장이 뭐 이래” “뭐가 이따구야”… 욕설·삿대질 ‘막장 운영위’

    北 9·19 군사합의 위반 여부 놓고 설전 정양석 “그XX 사과 안하면 회의 불참” 김상조 “日 금융공격·제2의 외환위기 20년 전과 달라 발생 가능성 매우 낮아” 노영민 “GSOMIA 국익 관점서 판단”6일 국회 운영위원회는 고성과 반말, 삿대질과 욕설이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특히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최근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의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 여부를 두고 몸싸움 직전까지 충돌했다. 발단은 정 실장과 한국당 김현아 의원의 설전. 정 실장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이 아니다”라고 답하자 김 의원은 전날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국방위 발언을 거론하며 “군은 9·19 합의 위반이라 생각하는데 정 실장이나 대통령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김 의원은 정 실장이 국방위 속기록 내용을 확인하기 전 자신의 발언을 사실이 아니라고 단정 지은 데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 정 실장은 “정 장관이 무소속 서청원, 한국당 이종명 의원의 질의에 ‘위반이 아니다’라고 했고, 한국당 박맹우 의원의 질문에 대답이 흐릿하기는 했으나 전체 취지를 보면 ‘아니다’라고 한 것”이라며 “군을 압박한다는 발언은 저도 불쾌하다”고 했다. 두 사람은 “저를 초선이라고 무시하느냐”, “의원님이 저를 무시하는 것이냐” 등의 기싸움을 이어 갔다. 한국당 의원들이 단체로 항의했고, 강기정 정무수석이 한국당 의원석을 향해 “의원님 그만하세요”라고 끼어들기도 했다. 이후 여야 의원들이 소리를 지르다 정회했다. 하지만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와 정 실장은 정회 직후 삿대질을 하며 각각 “뭐 이런 실장이 다 있어!”, “당신 뭐가 이따구야”라며 다가갔다. 말리지 않았다면 물리적 충돌에 이를 뻔했던 상황이다. 회의가 속개된 후에는 욕설까지 나왔다. 한국당은 정 실장의 사과 없이 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고 맞섰다.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수석부대표는 “그 XX(정 실장)가 사과 안 하면 안 온다”라는 정 수석부대표의 통화 중 발언을 폭로했다. 오전 질의에서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한국당 곽상도 의원과 충돌했다. 곽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이 변호사 시절 부일장학회 설립자 고 김지태씨 관련 소송에서 허위 증거 자료를 제출해 소송에서 이겼다는 주장을 이어 가자 노 실장이 “책임질 수 있느냐. 여기서 말하지 말고 정론관에 가서 말씀하시라”고 발언하면서 회의가 파행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노 실장의 사과 없이 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고 항의했고 결국 정회 후 조율 끝에 노 실장이 발언을 취소하고 유감을 표명하고서 회의가 속개됐다. 앞서 김상조 정책실장은 일본의 한국 금융시장 공격과 ‘제2 IMF 외환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해 “20년 전과 금융 펀더멘털(기초여건)이 달라 가능성이 매우 낮다”면서도 “만일에 대비해 철저히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한국이 경제보복에 맞대응할 때 국내총생산(GDP)의 4.47%가 감소할 것이라는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대해 “매우, 굉장히 과장된 수치”라며 “외국 기관들의 전망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지금 상태가 이어지면 GDP의 0.1%, 장기화해도 피해가 미미할 것”이라고 했다. 노 실장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와 관련해 “최종적으로 국익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으로부터 파기하지 말라는 요구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미국은 한미일이 군사·안보 협력 체제를 지속하는 데 강한 희망이 있다”면서도 “공식 요구는 없었다”고 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운영위는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다가 밤 10시 50분이 넘어서야 끝났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홍희경 기자의 규제 클렌즈] 치적 홍보에만 바쁜 당국 규제개혁 골든타임 놓쳐 기업 혁신 기피하게 만들어

    불확실성과 리스크(위험)는 자주 혼용되지만 기업 경영에서 둘은 명확하게 구분되는 개념이다. 불확실성은 말 그대로 미래 어떤 사건이 일어날지 지식이 아예 없는 경우를 뜻한다. 리스크는 어떤 사건들이 발생할 확률을 그려 볼 수 있지만, 그중 어떤 확률이 실현될지 짐작하기 어려운 경우다. 그래서 불확실성은 대비할 수 없지만 리스크는 플랜 A나 플랜 B~Z로 관리할 수 있다. 우연한 해결밖에 답이 없는 불확실성을 리스크로 바꿔 관리하는 것이 국가가 부유해지는 방법이라고 책 ‘자본과 공모’는 지적한다. ●불확실성 높은 환경에서는 혁신 어려워 리스크를 측정, 제어할 수 있는 제도가 구축돼 있다면 기업은 모험과 혁신에 베팅한다. 선진국이나 사회 신뢰 수준이 높은 국가에 혁신이 편중돼 발생하는 비밀이 여기에 있다. 불확실성이 높은 환경에 처한 기업과 집단은 특권 집단과의 독점적 연결, 즉 특혜를 통해 매우 협소한 영역에서 불확실성을 확실성으로 변환시키는 데 집중할 뿐 전체 생태계의 건전성엔 관심이 없다. 지난 30년 동안 한국은 전체가 아닌 분야별·사안별 규제 해소에 집중해 왔다. 산업단지 앞 전봇대를 뽑고, 손톱 밑 가시를 발굴해 뽑는 식이다. 전봇대나 손톱 옆에 있지 않는 한 당국의 규제개혁 노력을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기업이 손실 낸 후에야 규제개혁 움직임 이 방식의 더 큰 문제는 규제개혁 조치가 필연적으로 사후에 일어난다는 데 있다. 특정 제도가 기업이 하려는 경제활동에 제약을 가하는 현실이 포착됐을 때에야 규제개혁 조치 검토 대상이 된다. 이때쯤 되면 기업은 이미 사업 활로를 잃거나 손실을 내고 있으며, 국내외 기업과의 경쟁에서 뒤처진다. 당국이 규제개혁 성과들을 장부에 기입하며 규제개혁이 적재적소에서 이뤄졌다고 홍보하는 동안 기업은 규제개혁의 적시(適時)를 놓친 채 좌절하게 된다. 때를 놓친 규제개혁의 예는 셀 수 없이 많아 유형화할 수 있을 정도다. 한국이 선도한 기술이란 자부심에 취해 글로벌 디지털 보안 기술 진화 대열에서 이탈한 채 갖가지 보안 사고에도 불구하고 20여년 동안 존속된 공인인증서 체제, 30년 전인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당시 이식된 은산분리 원칙을 신기술인 디지털 영역에 대입하다 산업 출발이 지연된 핀테크와 인터넷은행, 과거 사고 기억에 매몰돼 과학기술 검증 역량이나 산업화 가능성을 무시한 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강화해 둔 화학물질과 개인정보보호 규제 체계 등이 대표적이다. 해외 주요국과 한국 간 규제 시차가 다르게 설정돼 우리 게임·인터넷 기업만 규제 대상에 편입되는 상황도 벌어진다. ●혁신 피하는 개발도상국 수준 규제개혁 규제개혁이 지체되는 경험을 한 기업들은 그저 다음엔 규제개혁 특혜 대상이 돼 예기치 않은 손실을 피하는 데 집중한다. 집행한 규제개혁 개수로 당국이 성과 지표를 삼는 한 산업 생태계 전체를 개선할 규제개혁 방안은 시도되지 않는다. 이는 시장 신뢰가 없고, 계약을 믿을 수 없으며, 패가망신할까 봐 혁신을 회피하는 개발도상국의 전형이다. saloo@seoul.co.kr
  • “수도꼭지 1200개 한번에 안 잠긴다”

    김상조·5대 그룹 부회장급 8일 회동 일본이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 제외를 결정하며 경제보복 수위를 높인 가운데 청와대와 정부는 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우고 대기업과의 소통을 늘리는 등 대책 마련에 속도를 냈다. 일본 경제보복 조치와 관련해 청와대 상황반장을 맡고 있는 김상조 정책실장은 5일 “조만간 5대 그룹 기업인들을 만날 것”이라며 “날짜는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5대 그룹은 삼성·현대차·SK·LG·롯데를 말하며 김 실장은 부회장급 인사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 날짜로는 오는 8일이 거론되고 있다. 김 실장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을 뿐 5대 그룹 부회장들을 다 만난 적도 있고 개별적으로 만난 적도 있고 전화는 수시로 한다”며 “주요 기업과 상시적으로 소통 채널을 유지하며 협의를 해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일본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대응과는 별개로 과도하게 불확실성이 확산하는 상황을 극도로 경계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화이트리스트 배제 영향을 받는) 약 1200개(품목)의 수도꼭지가 한꺼번에 잠길 수 있다고 (보도하는 것은) 명백한 오보다. 너무 과장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일본 경제보복으로) 마치 IMF와 같은 금융위기(가 온다는), 이런 식은 가짜뉴스”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초 일본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의 수출 규제에 돌입했을 때만 해도 일각에서 국내 주요 반도체기업의 재고량이 2~4주라는 보도가 나왔지만 사실과 다르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일본 경제보복 조치로 공장이 멈춰 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기업들의 실질적 피해보다는 경제 주체들의 불안이 증폭되는 상황이야말로 아베 신조 총리의 노림수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또한 정부는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따른 품목별 점검·대책뿐 아니라 일본 제품 수입업체 및 수요업체 현황을 기업별로 파악하고 해당 기업별 ‘맞춤형 대책’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와대는 반부패비서관실 주관으로 국무총리실·감사원과 ‘공직기강협의체’ 회의를 열고 인허가 처리 지연, 소극행정 등 기업 불편을 초래하는 행위는 물론 공직자의 갑질 등 복무기강에 대한 공직감찰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호사카 유지 “日, 금융발 ‘제2 IMF’ 노려”…정부 “가능성 낮다”

    호사카 유지 “日, 금융발 ‘제2 IMF’ 노려”…정부 “가능성 낮다”

    일본이 2차 경제보복으로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배제 조치를 취한 가운데 3차 보복은 금융분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일본계 은행이 한국 기업의 신용장 보증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금융 부문 보복조치를 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그러나 금융위원회는 이런 조치의 가능성이 작고 실효성도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으로 귀화한 한일관계 전문가 호사카 유지(63) 세종대 교수는 지난 4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한국에 ‘제2의 IMF’를 일으키는 것이 목표”라며 “3차 보복의 타깃은 금융 분야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은 금융보복을 단행해 한국 시중은행들을 마비시키는 것을 내부적으로 꿈꾸고 있다”며 “이는 일본 언론 ‘데일리신초’와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주장해온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시중은행들이나 기업들이 신용장으로 해외 국가와 금융거래를 하는데 원화는 국제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신용도가 낮다”며 “이때 일본 시중은행들이 신용장에 대한 보증서를 많이 써줬는데 이를 중단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신용장은 국제무역에서 수입업자가 거래은행으로부터 발급받는 신용 보증서다. 신용장이 개설되면 거래은행에서 해외에 있는 수출업자에 물품 대금을 대신 지급하고 수입업자는 물건을 팔아 번 돈으로 기한 내에 은행에 대금을 상환하면 된다. 그는 “이것이 현실화되면 수출규제인 화이트리스트 배제보다 충격파가 훨씬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호사카 교수는 5일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금융위원회는 호사카 교수의 주장에 대해 “가능성이 작고 실효성도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위가 인용한 무역협회 자료에 따르면 전체 수입액 기준 신용장의 무역 거래 결제 비중은 1998년 62.1%에서 지난해 15.2%로 46.9% 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송금 방식은 같은 기간 15.3%에서 65.3%로 늘었다. 금융위는 “그동안 무역 거래 결제 형태가 신용장 방식에서 송금 방식으로 바뀌었다”며 “일본계 보증 발급 은행이 발급 거부 등으로 보복하더라도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내 은행 신용도가 높아지면서 국내 은행의 대일 수입 관련 신용장 중 일본계 은행의 보증 비중은 지난해 약 0.3%였고, 올해 상반기에는 0.1% 수준에 그쳤다. 금융위는 국내 금융 부문이 일본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은 점, 외화 보유액이 충분한 점 등을 근거로 일본의 금융 보복 조치 가능성을 크지 않다고 봤다. 금융위는 “금융 부문에서 일본의 보복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은 크지 않고, 보복의 영향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시장의 일반적 평가”라며 “금융 당국은 향후 사태 추이 등을 예의 주시하면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점검하는 등 면밀히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IMF총재 EU 단일후보에 게오르기에바

    IMF총재 EU 단일후보에 게오르기에바

    불가리아의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65) 세계은행(WB) 최고경영자(CEO)가 유럽연합(EU) 28개 회원국이 추천하는 차기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단일 후보로 확정됐다. EU 회원국 대표들은 지난 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12시간 넘는 논의와 두 차례 표결 끝에 게오르기에바를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프랑스 등 남·동유럽 중심으로 강력한 지지를 받은 그는 표결에서 EU 회원국 국민 57%의 지지에 상당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네덜란드와 독일 등의 지지를 등에 업고 막판까지 게오르기에바와 접전을 벌인 네덜란드의 예룬 데이셀블룸 전 재무장관은 2차 투표 뒤 트위터를 통해 “최고의 성공을 빈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로이터는 이날 표결 결과가 EU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영향력 축소를 보여 주는 징후라고 해석했다. EU는 지난달 단일 후보를 선정한다는 방침이었지만 합의에 난항을 겪었다. IMF는 10월 4일까지 차기 총재를 선임할 예정이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염태영 수원시장, 아베 경제보복에 “본 때를 보여주자”...SNS 통해 일본 정부 규탄

    염태영 수원시장, 아베 경제보복에 “본 때를 보여주자”...SNS 통해 일본 정부 규탄

    염태영 수원시장 겸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이 2일 일본 아베정부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공식의결’에 대해 “일본의 경제침략에 단호하고 당당하게 대응하고 우리의 역량과 지혜를 한데 모아 극복해 나가자”라고 강조했다. 염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일본 아베정부가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공식 의결했다“라며 ”일본이 ‘수출규제’ 방식으로 우리나라를 또다시 침략한 것이다. 일본 시민사회와 지식인들의 ‘한국을 적으로 만들지 말라’는 호소조차도 일본 아베정부는 철저히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경제침략에 단호하고 당당하게 대응해야 한다. 누구의 강요도 없이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도 흔들림없이 이어가야겠다”라며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 최소한의 ‘신뢰’ 마저 바닥에 내던져버린 아베 정권에게 본 때를 제대로 보여주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염 시장은 “수원시는 관내 기업들의 피해상황을 면밀히 모니터하고 있으며, 피해기업을 위한 긴급지원 자금 편성 등 특별 지원대책을 시행할 것”이라며 “IMF 때처럼 일본 경제침략도 우리의 역량과 지혜를 한데 모아 꼭 극복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앞서 염 시장은 지난달 24일 ‘8월 중 확대간부회의’에서 “동 행정복지센터를 비롯한 모든 부서에서 일본제품 불매를 실천해 수원시를 전국의 모범 사례로 만들자”고 제안했다.이와관련 수원시는 일본제품 불매, 일본여행 보이콧을 실천하는 ‘신(新)물산장려운동’에 나선다. 시 공직자들이 앞장서서 일본 제품을 불매하고, ‘신(新)물산장려운동’ 활성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공모한다. 주민자치회·새마을단체 등과 협력해 시민 참여 캠페인도 전개한다. 또 시 산하 모든 부서에서 사용 중인 일본 제품을 전수 조사하고, 국산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을 검토할 예정이다. 일본정부가 경제 보복 조치를 철회할 때까지 지속한다. 한편 수원시는 화이트리스트 배제 강행에 따라 관내 중소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시 자체 예산에서 특별지원기금 30억원을 긴급히 편성한다. 특별지원기금은 반도체 핵심 소재인 고순도 불화수소(HF·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PI), 포토 리지스트(PR) 등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 품목으로 지정한 반도체 관련 핵심품목 제조업체에 융자 형태로 지원된다. 수원시는 일본의 수출무역 관리령 개정안이 시행되기 전에 관내 피해기업 선정 기준과 구체적 지원방안 등을 조율해 피해기업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사설] 저물가 장기화, 디플레 차단할 복합 처방 필요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 같은 달보다 0.6% 오르는 데 그쳤다. 지난 1월부터 7개월 연속 0%대에 머물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개월 넘게 1%를 밑돈 것은 1999년 2~9월, 2015년 2~11월 두 차례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통계청은 이 저물가 현상을 ‘디스인플레이션’으로 설명했다.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에 대해 선긋기를 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정의한 디플레이션 기준(2년의 물가 하락과 경제침체)에도 아직 부합하지 않지만, 디플레이션 초입이 아니냐는 걱정들은 시작됐다. 하지만 저물가를 안정적인 물가로 읽어서는 안 된다. 저물가는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이자 디플레이션의 징후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IMF가 지난달 24일 물가 당국인 한국은행에 “물가가 목표치(2.0%)를 지속적으로 벗어나는 것은 통화 정책의 신뢰성에 대한 도전”이라고 경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욱이 제조업 생산 능력은 지난해 1분기부터 지난 2분기까지 6분기 연속 줄었으며,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감소했다. 자칫 저성장·저물가·저금리라는 3저(低)의 벽에 갇힐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준(準)디스플레이션’이라는 진단도 내놓았다. 디플레이션 우려는 한일 갈등과 미중 무역분쟁 등 긴급한 요인에 가려졌지만, 대응 시기를 놓치면 백약이 무효가 될 수 있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하반기에 역대급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고민해야 한다. 이미 상반기에 올해 예산의 65% 이상을 지출해 하반기에 ‘재정절벽’이 우려된다. 또 2017년과 지난해 발생한 초과세수만 각각 14조와 25조원이다. 현 정부 들어 세 차례 추경으로 21조 5000억원을 시중에 풀 예정이지만 2년간 약 39조원의 초과세수를 감안하면 시중에 돈을 더 풀어야 한다고 판단하는 게 맞다. 정부가 확장적 재정을 편성했다고 주장했으나 실상 긴축재정 효과를 유발했다고 볼 수 있다.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과감하게 재정을 풀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수도권 광역교통망 확충에 재정을 투입해 공기를 앞당기면 경기부양과 일자리 창출은 물론 부동산 가격 안정에도 기여하는 등 세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이와는 별도로 지표물가는 낮지만 체감물가는 높은 괴리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 지난달 외식비를 포함한 개인서비스물가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3배가 넘는 1.9%가 된다.
  • “금리 인하 주택가격 상승 부채질” vs “금리 영향 제한적”

    지난 18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다시 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미 금리 인하가 예상된 만큼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2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주택가격전망CSI(소비자동향지수)는 106으로 전월보다 9포인트나 상승했다. 이는 ‘9·13 부동산 종합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해 10월(114)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는 지난 3월 이후 넉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승폭도 10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지난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시중 통화량이 늘어나면서 주택가격이 올라갈 것이라고 보는 사람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2% 오르며 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재건축 아파트값은 조정을 받고 있지만, 서울 강남4구와 강북 뉴타운 등을 중심으로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기준금리 인하가 서울의 아파트 전세난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시중금리가 낮아지면 전세자금 대출금리도 낮아져 전세 수요는 늘어나고, 전세금으로 얻는 이자수익은 줄면서 전세 대신 월세를 주려는 집주인이 늘어나 공급은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마포의 한 공인중개사는 “전세가격이 올라가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격차가 줄게되면 다시 갭투자가 성행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 22일 건설산업연구원은 ‘건설동향 브리핑’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의 보고서를 비교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기준금리 인하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3분기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IMF는 지난 4월 ‘세계금융안정 보고서’를 통해 금리 인하 등 양적완화 정책은 단기적으로 경기부양의 효과가 있겠지만, 글로벌 신용 사이클이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부양효과의 지속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하고는 금리 인상은 3분기에 걸쳐 주택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6분기 이후에는 거의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반대로 금리 인하는 단기 주택가격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장기적인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의미다. 건산연은 “국내 부동산 시장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그 기간은 더욱 짧을 것”이라면서 “특히 이번 정부 들어 집값 상승 억제를 위한 각종 규제가 작동하고 있는 데다, 제3기 신도시 발표 등으로 수도권의 공급 물량도 어느 정도 정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금리 인하로 인한 신규 투자수요 유입을 기대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건산연은 서울을 중심으로 한 주택시장이 다시 급등할 경우 정부가 추가 규제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금리 인하만으로 주택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운 이유로 제시했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데스크 시각] 차가운 머리, 뜨거운 가슴/이두걸 경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차가운 머리, 뜨거운 가슴/이두걸 경제부 차장

    #1. A국가는 ‘쌀 가격이 20㎏당 10만원이 되기 전까지 쌀 수입을 금지한다’는 법안을 마련했다. 쌀값 하락에 반발한 지주들을 의식한 조치였다. ‘언제까지 비싼 가격에 쌀을 사서 먹어야 하냐’는 일반 국민들의 반발은 하늘을 찌를 듯했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이었다. #2. B국가는 원래부터 관세 장벽을 높게 쌓기로 악명이 높았다. 과세 품목의 평균 관세율이 53%를 넘었을 정도다. ‘더 많은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다’는 현실이 다른 부작용을 덮고도 남았다. A국과 B국은 자유무역주의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현재의 기준으로는 패도(霸道) 국가에 가깝다. 공교롭게도 A국은 19세기 초 영국, B국은 20세기 초 미국이다. 영국이 자유무역의 모태라면 미국은 자유무역을 번성시킨 주역이다. 영국이 지주 계층의 보호를 위해 활용했던 법안은 곡물령이다. 1815년 제정돼 무려 31년이나 존속한 뒤에야 폐지됐다. 20세기 초까지 미국 역시 보호주의 면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였다.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자신들이 경제력 면에서 압도적인 패권을 장악한 이후에야 보호무역주의자에서 자유무역의 전도사로 돌변했다는 점이다. 이들에게 자유무역주의는 만고불변의 가치가 아니라 더 많은 이윤의 창출을 위해 동원한 이데올로기에 가까웠다. 최근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 규제는 자유무역 체제에 노골적으로 역행한다. 그러나 미국은 팔짱만 낀 채 지켜보고 있다. 미국의 행보는 어찌 보면 당연하기까지 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자국 중심주의 극대화라는 면에서는 이란성 쌍둥이다. 미국은 순순히 ‘팍스아메리카나’에서 ‘팍스시니카’로의 전환을 마냥 지켜보기만 할 수는 없다. 일본 역시 ‘IT의 쌀’ 반도체 등을 무기로 부상하는 한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 전쟁과 일본의 대한국 수출 규제는 자유무역으로 굴러가던 글로벌 경제를 뒤흔들고 있지만 이들이 정책의 방향을 바꿀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자유무역과 국제분업이라는 ‘이상’을 좇기에는 위상 약화라는 ‘현실’의 무게가 그들에게 더욱 크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자국 기업들의 대한국 수출이 막혀 일본이 정책을 바꿀 것이라는 희망은 단견에 불과하다. 내가 당장 손실을 보더라도 경쟁자가 나보다 더 큰 피해를 보면 결과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에 해당한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압박이 장기화될 여지가 높은 건 이런 이유에서다. 세계 경제의 성장 동력이 약해지는 것 역시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을 불러올 공산이 크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따르면 1950~1970년 ‘황금기’에 세계 경제는 연평균 4.8%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1970년대 4.4%, 1980년대 3.3%, 1990년대 2.9% 등 추세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00년대 4.0%로 반등했지만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 보수적인 목소리가 힘을 얻기 마련이다. 유럽과 남미 등에서 우익 정당들이 힘을 얻고 있는 것도 이런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다. 우리는 지금까지 신봉했던 자유무역과 국제분업이라는 신앙을 울며 겨자 먹기로 내려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더 확실한 것은 기존 선진국처럼 국수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선택했을 때의 한계는 명확하다는 점이다. 부족하던 내수시장과 부존자원이 갑자기 커질 리 만무하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건 ‘우리의 반대에 선 편이 있다면 그들은 현해탄 건너에 있다’는 식으로 적대감을 부추기는 대신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앨프리드 마셜)을 갖는 것이다. douzirl@seoul.co.kr
  • IMF, 올 세계성장률 3.3%→3.2%로 또 하향 조정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또다시 하향 조정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되고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진 것을 하향 조정의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미중 간 갈등을 의식한 듯 “양자 무역수지 개선을 목표로 하거나 상대국의 개혁을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권고도 내놨다. IMF가 23일 내놓은 ‘세계 경제 전망 수정’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2%로 지난 4월(3.3%)보다 0.1% 포인트 낮아졌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3.5%로 0.1% 포인트 내려 잡았다. IMF는 “무역 갈등을 완화하고 영국·유럽연합, 미국·캐나다·멕시코 사이 무역협정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신속히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3%에서 2.6%로 0.3% 포인트 상승했다. 중국과 일본은 0.1% 포인트씩 하향 조정돼 각각 6.2%, 0.9%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4월 성장률 2.6%로 예측된 한국의 경우 이번 전망치 발표에선 빠졌다. 세종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文대통령 “추경, 일본 수출 규제 대응만큼은 힘을 모아 주면 좋겠다”

    文대통령 “추경, 일본 수출 규제 대응만큼은 힘을 모아 주면 좋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 국민들과 함께 분노하고 걱정도 해야겠지만, 희망과 자신감을 드릴 수 있도록 정치권은 협치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로 국회 계류 90일째를 맞으며 7월 임시국회가 열리지 않는 한 헌정 사상 처음으로 무산될 우려가 나오는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과의 오찬을 겸한 상견례에서 이렇게 말한 뒤 “추경이나 일본 수출 규제 대응만큼은 힘을 모아 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밝혔다. 문 대통령은 “IMF(국제통화기금)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등 국제기구는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이렇게 좋은데 왜 재정을 더 투입하지 않느냐고 문제 제기를 한다”며 확장적 재정운용의 필요성 및 추경 통과의 중요성을 밝혔다. 특히 확장적 재정운용과 관련, “가장 시급하게 적용돼야 할 부분이 추경이고, 추경이 집행되면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여야 협치와 관련해 “5당 협의든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든 관련된 협의는 계속 유효하다”고 했고, 8월 초로 예상되는 개각에 대해서는 “좋은 사람을 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현재 상황은 건강한 비판을 넘어 정쟁의 악순환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일본 경제보복에 따른 한일 간 갈등이 깊어지는 책임을 현 정부에 묻는 보수 야권을 겨냥했다. 김영호 의원은 “일제 침략에 맞서 네덜란드 헤이그까지 달려가 부당성을 알렸던 것이 100여년 전 일”이라며 “그때는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했다. 표창원 의원도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번에야말로 제2의 독립, 단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오찬 간담회에서는 6월 임시국회 종료로 국회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추경에 대한 이야기도 쏟아져 나왔다. 이 원내대표는 “민생과 국익이라는 원칙하에서 현 상황을 돌파해 나가겠다”고 했다. 이어 “7월 내 추경을 처리하도록 노력하고 경제 활력과 민생 안정에 주력하겠다”며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빅데이터 3법 등 정부·여당의 중점 법안 59개 통과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윤후덕 의원도 “8월에는 추경을 반드시 집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추경 통과를 위해 문 대통령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일대일 회동을 제안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일대일 회동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인지 되묻고 싶다”며 “이는 여야 간 협의와 논의로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오찬 간담회 후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전 세계적으로 정치가 많이 어려운 시대인데 페이크(가짜) 뉴스나 정치 희화화 등의 어려움에도 원내대표단이 (정치를) 이끌고 가는 것에 대해 격려했다”고 전했다. 민주당에서는 추경 불발 시 시급한 재해 부문 지원 예산은 예비비로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재해 관련 부분은 ‘플랜B’로 예비비로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오찬 간담회에서 추경 불발 시 예비비 처리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국당에서는 추경 근거가 부실하다며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일본 수출 규제 대응을 위한 추경은) 3000억원이면 예비비로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오찬 간담회는 원내대표단이 청와대에 먼저 노타이 차림을 제안해 모두 넥타이를 매지 않고 간담회에 참석했다. 오찬으로는 공깃밥과 채소 전채, 아욱국, 생선, 쇠고기 등으로 차려졌고 의원들 사이에서 “오늘 밥이 제일 맛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文 “日대응·추경만큼은 힘 모아달라…국민 분노, 협치로 뒷받침”

    文 “日대응·추경만큼은 힘 모아달라…국민 분노, 협치로 뒷받침”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일본 정부의 보복성 대(對)한국 수출 규제 대응과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 만큼은 힘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과 함께 분노하고 걱정도 해야겠지만, 희망과 자신감을 드릴 수 있도록 정치권은 협치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과 오찬을 겸한 상견례를 하고 “추경이나 일본 수출규제 대응 만큼은 힘을 모아주면 좋겠다”는 당부를 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과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 “국제통화기금(IMF)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는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이렇게 좋은데 왜 재정을 더 투입하지 않느냐며 문제제기를 한다”며 확장적 재정운용의 필요성 및 추경의 중요성을 거듭 밝혔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안정적인 당정청 관계 속에서 상반기에 경제활력과 민생안정에 주력했다”면서 “하반기에는 일하는 국회를 위해 국회법 개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특히 90일째 표류 중인 추경에 대해 “이 자리에 오기 전에 추경이 해결됐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아쉬움을 토로하면서 “민생과 국익이라는 원칙 하에서 유연하게 현 상황을 돌파해나가겠다”고 밝혔다.이어 “경제활력, 공정경제, 민생안정 분야에서의 속도감 있는 추진과 가시적 성과 도출에 노력했다”면서도 “다만 법안처리 비율은 제1야당의 발목잡기 등으로 처리율이 28.8%에 머물러 아쉬웠다”고 평가했다. 이 원내대표는 올해 하반기 국회 운영 전략으로 7월 내 추경 처리를 위해 노력하고 경제활력과 민생안정에 주력하겠다고 밝히며, 민생입법추진단 등을 통해 서비스업발전기본법, 빅데이터 3법 등 59개 중점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한일대전이 시작되었는데, 대통령께서 중심을 잡고 대처해 주셔서 국민들이 든든해 한다. 우리도 이 문제를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약속했다. 이 원내대표는 “현재 상황은 건강한 비판을 넘어 정쟁의 악순환이라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고 대변인은 “이 원내대표가 원칙 속 유연한 접근을 통한 단호한 대처를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김영호 의원은 “일제침략에 맞서 네덜란드 헤이그까지 달려가 부당성을 알렸던 것이 100여 년 전 일”이라면서 “그때는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다. WTO 등을 통해 일본의 부당함과 우리의 정당성을 전 세계에 알려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표창원 의원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번에야말로 제2의 독립, 단결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박 원내대변인은 “경기둔화가 지속하는 가운데 일본의 기습적 경제침략 행위에 대해 청와대와 민주당은 인식을 같이 하고 해법을 초당적으로 모색해나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이날 간담회를 총평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의원들은) 대부분 일본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한 것을 높이 평가했고, 이에 대한 국민의 반응이 어떤지에 대해서도 얘기를 나눴다”면서 “(문 대통령이) 중심을 잡아줘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추경 통과를 위해 문 대통령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일대일 회동을 제안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일대일 회동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인지 되묻고 싶다. 여야 간 협의로 풀어야할 문제”라고 부정적으로 답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착한 꼰대, 위아래 눈칫밥…서러운 80년대생

    착한 꼰대, 위아래 눈칫밥…서러운 80년대생

    어느덧 직장생활 10년 안팎이 되고 팀에서 허리 역할을 하는 1980년대생은 하루에도 몇 번씩 되묻는다. “나도 꼰대일까?” 무조건 궁둥이를 오래 붙이고 앉아 있어야 성실한 사람으로 인정해주는 고리타분한 상사들을 꾹꾹 참으며 ‘나는 절대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 다짐하고 또 다짐했건만 막상 선배가 되니 90년대생이라는 ‘요즘 애들’을 이해할 수 없다. “이건 제가 할 일이 아니죠”라며 지시를 거부하거나 오후 6시가 되면 후다닥 짐을 챙겨 떠나는 90년대생은 80년대생에게도 신기한 존재다. 9년 차 직장인 진모(35·여)씨는 매일 퇴근길에 스스로 ‘꼰대 검증’을 한다. 26세인 후배가 “선약이 있다”며 회식 불참을 선언하거나 토요일 회사 행사에 당당하게 빠질 때마다 진씨에게는 분노와 부러움이 동시에 밀려온다. 화가 나지만, “왜 꼭 가야 하죠?”라는 후배의 물음에 딱히 할 말도 없다. 진씨는 “암묵적인 룰에 균열을 내는 90년대생을 보면 당황스럽지만, 그들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어서 번뇌에 빠진다”고 했다. ‘그래도 잘 구슬려서 회식에 참석시켜야지’라는 생각을 하다 보면 진씨는 또다시 스스로에게 “내가 꼰대인가”를 묻게 된다. 서울신문이 심층 인터뷰한 80년대생 10명은 한목소리로 자기들을 ‘낀 세대’라고 표현했다. 끼어 있기 때문에 몸과 마음은 자주 따로 논다. 90년대생들이 강압적인 조직문화를 단호히 거부할 때면 가슴은 한껏 공감한다. 하지만 머리에는 “그렇다고 저렇게 ‘싸가지’ 없이 말을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선다.“분명히 일을 잘못해서 지적하는데도 또박또박 변명을 해대니 말문이 막힌다”, “‘죄송합니다’라고 말은 하는데 얼굴엔 이미 불만이 가득 차 있고 돌아서자마자 한숨을 푹푹 쉬더라.” 80년대생들이 갖고 있는 90년대생의 부정적인 모습은 대체로 비슷했다. 예의 바르게 속을 뒤집어 놓는다는 것이다. ‘듣고 보면 맞는 말’인 90년대생들의 언어엔 그들의 특성이 잘 엿보인다. 80년대생들이 주로 꼽은 90년대생의 특성은 공동체의 단결을 중시하는 조직문화에 대한 반감과 장기적인 노력을 필요로 하는 일보다는 단기에 해낼 수 있는 업무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13년차 대기업 차장인 이모(39)씨는 홍콩 무술영화에 빗대어 30대와 20대를 설명했다. “청룽이 나오는 옛날 홍콩 무술영화를 보면 처음 몇 달간은 계속 물동이만 옮기잖아요. 그래서 결국 다리가 튼튼해지고요. 사부님의 기술을 전수받기 위해 참고 버티면 결국엔 고수가 되는 주인공처럼 우리도 조직에서 뭐라도 되기 위해 믿고 버텼어요. 그런데 요즘 막내들에게는 왜 기본을 배워야 하는지부터 설득해야 해요. 기성세대의 업무방식은 시스템을 처음부터 차근차근 익히는 것인데, 이런 방식이 언제까지 회사에 다닐지도 모르겠다는 90년대생에게는 와 닿을 리가 없죠” 외국계 기업에 다니는 김모(34·여)씨도 “꾸준히 노력해서 성취하는 것에 대해 20대들은 기본적으로 ‘왜 그래야 하느냐’고 반발한다”면서 “기성세대처럼 노력의 대가를 충분히 보상받는 경험을 못해 봤기 때문에 신입사원인데도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다)이라며 지금의 능력만 잘 유지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까라면 까’라는 식의 과거 방식을 경멸하면서도 어느덧 말없이 ‘까고 있는’ 80년대생들은 그래서 끊임없이 자신을 되돌아 본다. 어떻게 하면 덜 꼰대처럼 보일지 고민한 뒤 입을 열고, 챙겨주고 싶은 후배가 있으면 최대한 조심스럽게 접근한다. 중견기업 과장인 최지선(34·여)씨는 최근 업무 능력이 탁월한 후배에게 저녁 식사를 사주었다가 낭패를 봤다. 저녁을 함께 먹은 다음날부터 이 후배가 퇴근시간만 되면 서둘러 짐을 챙겨 먼저 나가는 것이었다. 최씨는 회사 상사에게 “설마 제가 밥을 또 먹자고 할까 봐 후배가 저를 피하는 것은 아니겠죠?”라고 물었다. 상사는 “그걸 이제 알았느냐”면서 “굳이 밥을 사주고 싶으면 점심을 사고, 밥보다는 후배 책상에 간식을 갖다 놓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위아래 눈치를 다 살피다 보니 80년대생들은 스스로가 ‘착한 꼰대’가 돼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팀장급인 백모(41)씨는 “80년대생이 후배를 가르치는 것을 보니 ‘이렇게 하면 부장님이 싫어하시지 않을까?’, ‘나는 괜찮은데 팀 상황과 안 맞아 얘기해 주는 거야’라는 식으로 말하는 게 독특했다”고 했다. 후배와 선배를 동시에 배려하는 듯한 ‘착한 꼰대’ 어법은 20대들에게 더 큰 불만을 사기도 한다. 한모(29)씨는 “바로 위 선배가 ‘나도 부족했지만 이렇게 해서 여기까지 왔다. 너도 충분히 할 수 있어’라는 식으로 말하는데, 이건 격려도 아니고 질책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기 기준대로 나를 평가하면서 좋은 사람인 척하니 더 기분이 나쁘다”고 덧붙였다. 최지선씨는 퇴근 후에도 울려대는 단체카톡방의 부장 지시에 자기만 응답하고 후배들은 밤새 카톡을 읽지 않았는데도 부장 지시 사항을 다 알고 있는 것이 늘 궁금했다. 최씨는 후배들이 퇴근하면 휴대전화를 ‘비행기 모드’로 바꿔 놓는다는 것을 알게 된 뒤에야 궁금증이 풀렸다. 최씨는 “비행기 모드로 바꾸면 채팅방의 대화 내용을 읽어도 안 읽은 것으로 표시된다는 걸 그제서야 알았다”면서 “후배들에게 나는 부장에게 잘 보이려고 부장의 카톡에 자동으로 응답하는 존재가 돼 있었다”며 씁쓸해했다. ‘젊은 꼰대’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80년대생은 부모인 베이비부머 세대의 경제적 굴곡을 고스란히 함께 겪었다. 1990년대 호황기에 초등학교를 다니다가 한참 꿈을 키워나갈 청소년기에 외환위기가 닥쳤다. 아버지들이 일터에서 쫓겨나는 바람에 집이 작아졌고 어머니들이 갑자기 생계에 뛰어드는 것을 지켜봤다.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학창 시절부터 절감했다. 취업을 하려니 대한민국의 성장은 이미 멎었고 2008년에는 금융위기까지 맞았다. 취업 한파를 뚫고 얻은 일자리이기 때문에 화장실에서 눈물을 훔치며 참고 버텼다. 그 사이 상사들과는 미운 정 고운 정 다 들어 회식이 달갑지는 않아도 못 견딜 일은 아니다. “조금만 참으면 되는데….” 80년대생은 참지 않는 90년대생이 부럽고 안타깝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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