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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식행정’ 활성화 공직 경쟁력 높인다

    ‘지식행정’ 활성화 공직 경쟁력 높인다

    공무원 조직 사이의 벽을 허물고 일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서로 업무 처리 성과물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안전행정부는 올해 하반기에 ‘지식행정 종합발전계획’(가칭) 수립을 목표로 ‘지식행정’ 환경을 전면 개선할 방침이라고 30일 밝혔다. 지식행정이란 조직 및 개인 차원에서 업무 경험, 연구 등을 바탕으로 축적된 지식을 체계적으로 발굴해 행정기관끼리 공유하고 이를 활용해 조직 경쟁력을 높이는 행정을 가리킨다. 지식행정에서의 ‘지식’은 현재 법령 정보 및 행정 심판례, 교육 및 출장보고서, 업무편람, 연구보고서, 연설문, 전자결재 문서, 업무 노하우 등으로 분류된다. 우선 안행부는 2007년에 구축돼 서비스되고 있는 ‘정부통합지식행정시스템’(GKMC)을 전반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GKMC는 중앙부처 41곳, 지방자치단체 124곳 등 165개 기관별로 자체 운영하고 있는 지식행정시스템(KMS)을 연결해 각 기관에서 생산한 여러 업무 지식을 한데 모은 공간이다. GKMC에 등록된 지식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07년 11만 5893건이었던 업무 지식은 2010년 25만 2791건에서 지난해 73만 8270건까지 늘었다. GKMC 내 커뮤니티 숫자도 같은 기간 11개에서 699개로 급증했다. ‘지식공동체’(CoP)라고도 불리는 커뮤니티는 온라인 공간을 통해 서로의 업무 경험을 공유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해 기존 업무 및 정책 품질 향상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조직을 가리킨다. 하지만 지식 등록 수는 늘어나는 반면 지식의 질적 수준은 제고되지 않고 있다는 게 안행부의 평가다. 안행부 관계자는 “전자결재 문서 안에는 외부 출장 결재 문서, 대금 지급 증명서 등 단순 행정 처리 문서가 포함돼 있는데 이는 지식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지식에 해당하지 않는 결재 문서를 수작업으로 일일이 거르기가 힘든 만큼 필터링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시간이 경과돼 활용도가 낮은 지식을 걸러내고 필요한 정보를 GKMC 내에서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작업하기로 했다. GKMC 홈페이지 분류체계(BRM) 역시 시스템 개선 항목에 포함된다. 안행부는 또 GKMC에 업무 지식을 많이 올리거나 질문에 대한 답변 글을 적극적으로 올린 공무원들에게 별도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 현재 지식행정에 기여한 공무원을 대상으로 매월 ‘이달의 지식인’을 선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안행부 관계자는 “지식행정 기여도를 인사상 승진과 연계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인사 부서뿐만 아니라 다른 부서들과의 협의를 통해 인센티브 방식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전문가 의견] 이향수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부처 칸막이 여전, 공직 폐쇄성 개혁을” 건국대 이향수 행정학과 교수는 30일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도 중앙부처 간 칸막이는 허물어지지 않았다”면서 “부처 협업을 높이는 차원에서 정부기관 간 영상회의가 가능하도록 하는 ‘나라e음’(정부통합의사소통시스템), 업무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정부통합지식행정시스템(GKMC) 등 여러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만 결국 중요한 순간에는 부처 이기주의가 발목을 잡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식행정 활성화를 통해 폐쇄적인 공직문화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80년대 후반에 등장한 ‘지식경영’(정보 자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해 성과를 향상시키는 경영 기법) 개념에서 비롯된 지식행정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부터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 교수는 “IMF 사태 당시 정부가 드러낸 외교 협상력 부족 등을 계기로 각 부처에 산재한 중요 정보들을 공유하고 집결시켜 복잡한 상황에 현명하게 대처하자는 논의가 싹텄다”면서 “1999년 당시 철도청 지식행정시스템(KMS) 구축을 시작으로 지식행정이 새로운 행정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교수는 “현재 공공 부문의 경우 업무 지식을 공유해서 조직 성과 향상에 기여해도 해당 공무원에 대한 보상책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면서 “문화상품권 한장 수준의 보상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인사와 연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현대음악 작곡계의 거장 구바이둘리나의 삶과 음악

    현대음악 작곡계의 거장 구바이둘리나의 삶과 음악

    현대음악의 전설, 작곡가 소피아 구바이둘리나(83)가 국내 클래식 팬들과 처음 만난다. 오는 7~29일 ‘2014 서울국제음악제’가 그의 음악과 삶을 나누는 자리가 된다. 구 소련 타타르스탄공화국 출신인 그는 1980년대 초 기돈 크레머가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 ‘오페르토리움’을 연주하면서 세계 무대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1992년 독일로 이주하면서 위상은 수직 상승했다. 독일,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 유럽의 음악축제와 뉴욕필하모닉오케스트라, 시카고심포니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음악단체에서 그에게 작품을 의뢰했다. 사이먼 래틀, 앤드루 데이비스, 구스타보 두다멜 등 세계적인 지휘자들도 그의 작품을 잇따라 초연했다. 이신우 서울대 작곡과 교수는 “구바이둘리나는 펜데레츠키와 함께 생존하는 현대음악 작곡계의 거장으로, 서방의 클래식 흐름을 의식하기보다 오랫동안 내적으로 축적해온 음악의 정신적 세계, 영적인 힘이 커 남다른 독창성을 지닌 작곡가”라고 소개했다. 러시아, 코카시아, 아시아의 민속악기를 섞는 이채로운 악기 편성과 종교적 신비주의 등을 특징으로 하는 그의 작품은 오는 23·26일 세 차례에 걸쳐 감상할 수 있다. 23일 오후 1시 서울대 음대 예술관 콘서트홀에서는 그의 대표작 ‘요한수난곡’을 살펴보는 강연과 작곡가와의 대담, 연주회가 마련된다. 26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는 ‘소피아 구바이둘리나와 동시대 음악가들’이라는 주제로 구바이둘리나의 ‘비올라와 바순, 피아노를 위한 콰지 호케투스’, 슈니트케의 ‘참회의 시편’, 이신우 교수의 ‘비가’ 등 현대음악의 향연이 펼쳐진다. 같은 날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소피아 구바이둘리나의 특별 콘서트’는 세계 초연인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두 개의 길’ 등 그의 음악만으로 채워진다. 음악제의 문을 여는 주인공은 바이올리니스트 파비오 비온디가 이끄는 바로크 앙상블 에우로파 갈란테(7일)로 파격적인 비발디의 ‘사계’를 선보인다. ‘파가니니 스페셜리스트’인 이탈리아 바이올리니스트 살바토레 아카르도 내한 공연(18일), 피아니스트 임동민이 협연하는 뉴재팬 필하모닉 내한 공연(29일) 등이 이어진다. www.simfkorea.org. (02)585-0137.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현대경제硏 “적정환율 1122~1134원”

    현대경제硏 “적정환율 1122~1134원”

    원·달러 환율의 적정 수준이 1122∼1134원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견줘보면 최근의 원화가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분석이다. 원화 가치를 더 끌어올려야(환율 하락) 한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최근 주장을 반박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런 가운데 원화 환율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며 달러당 1030원선 하향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9일 내놓은 ‘원·달러 균형환율의 추정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적정 환율을 추산하는 데 주로 쓰이는 두 가지 방법(실질 실효환율, 행태 균형환율)을 적용한 결과, 원화의 적정 환율은 달러당 1122∼1134원이라고 제시했다. 주요 교역국과의 물가를 비교한 실질 환율에 교역 가중치를 반영할 경우, 지금의 원화 환율은 4.8%가량 고평가됐다는 분석이다. 환율 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기초경제변수 등을 이용할 경우(행태 균형환율), 환율은 6.1% 더 고평가돼 있다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4.4원 하락한 1030.6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일 기록한 연저점(종가 기준 1035.0원)을 갈아치운 것으로 2008년 8월 8일(1027.9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월말과 휴일을 앞둔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개장하자마자 하락세로 출발했다. 3월 경상흑자 폭(73억 5000만 달러)이 전달의 두 배가 넘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원화가치는 더 강세를 띠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경기 ‘봄의 역설’] 세계경제도 봄은 봄인데… 아직 ‘꽃샘추위’ 예보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8일 지난해 3% 성장한 세계경제가 올해는 3.6%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선진국 성장률은 지난해 1.3%에서 올해 2.2%로 오르고, 신흥국은 4.7%에서 4.9%로 높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진국인 일본의 소비세 인상, 신흥국의 대표격인 중국 경기의 둔화 등 복병이 곳곳에 숨어 있다. 구석구석 경제 회복의 온기가 전해지지 않는 것은 세계경제도 마찬가지다. 14일 국제금융협회(IIF)에 따르면 올해 세계경제 성장을 위협하는 6대 요인은 ▲미국의 출구 전략 ▲신흥국 금융불안 확산 ▲중국 성장 둔화 ▲유럽 장기 경기침체 ▲우크라이나 사태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부양책)의 불확실성 등이다. 중국의 3월 수출은 지난해 3월보다 6.6%나 떨어졌다. 시장 예상치인 4.8% 성장과 정반대의 결과였다. 하지만 중국은 유동성 대량 투입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16일 1분기 경제성장률이 발표되지만 시장의 예상은 어둡다. 7.3%로 지난해 4분기(7.7%)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는데, 이 수치가 현실화되면 2009년 1분기(6.6%) 이후 최저다. 그림자 금융, 회사채 부도 등의 위험 요소도 남아 있다. 일본은 소비세 인상, 재정지출 효과 감소 등으로 완만한 성장세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IMF도 일본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1.7%에서 1.4%로 낮췄다. 유럽은 그리스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년 만에 채권 발행에 성공했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은 여전히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의 경기 부진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오는 17일 미국, 유럽연합(EU), 러시아, 우크라이나 대표가 만날 예정이지만 각국의 입장 차이가 크다. 인도네시아 총선과 관련한 정치적 불안이 금융시장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비리·불통 총리가 이긴 이유/이창구 국제부 차장

    [데스크 시각] 비리·불통 총리가 이긴 이유/이창구 국제부 차장

    “아들! 삼촌들과 상의해 금고에 있는 돈을 다 숨겨라.” 총리와 그의 아들이 10억 달러(약 1조 400억원)의 비자금을 숨기는 방안을 논의한 녹취록이 폭로됐다. 최루탄에 머리를 맞아 의식불명이던 15세 소년이 끝내 숨지자 반정부 시위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공공장소에서의 애정표현까지 금지하며 ‘권위적 이슬람주의’를 강화하던 총리는 마침내 트위터와 유튜브를 차단해 버렸다. 이 모든 악재가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두고 터졌다. 그러나 터키의 총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은 지난달 30일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다. 그가 2001년 창당한 보수우파 정의개발당(AKP)은 45%의 득표율로 전국 광역단체장을 휩쓸었다. 반정부 시위의 ‘성지’인 이스탄불과 수도 앙카라의 유권자들도 집권당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13년 동안 8번의 전국 선거에서 모두 승리했다. 벼랑 끝에 있던 에르도안이 어떻게 전 세계의 예상을 깨고 승리했을까. 첫째 지지층을 결집하고, 반대층은 분열시켰다. 터키는 율법을 중시하는 이슬람주의와 서구식 자본주의를 중시하는 세속주의가 혼재해 있다. 그는 자신의 비리를 캐는 세속주의 검찰을 이슬람 붕괴세력으로 몰아세우며 이슬람 전통 보수층을 단결시켰다. 인구 20%를 차지하는 쿠르드족에게는 자치 확대라는 당근책을 제시했다. 2개 쿠르드 정당은 23%의 득표율을 올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표를 잠식했다. 둘째 그에겐 ‘성공 스토리’가 있었다. 에르도안은 가난한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레몬주스를 파는 행상으로 자수성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19차례나 구제금융을 지원받던 경제를 연평균 7% 성장으로 끌어올렸다. 최근 경제가 다시 위기를 맞았지만 그는 “누가 나라를 구할 수 있는가”라고 호소했고, 유권자들은 “부도덕하지만 일은 잘한다”고 화답했다. 셋째 안보 위기도 적극 활용했다. 이슬람 수니파인 에르도안은 국경을 맞댄 시리아의 시아파 정권과 전시 태세를 유지했다. 선거 막판에 돌출한 시리아와의 전쟁 자작극 녹취록은 보수층의 결집을 불렀다. 외무장관과 국가정보국장, 군총사령관이 시리아를 일부러 공격하는 방안이 녹취록에 담겨 있었다. 넷째 본인이 직접 나섰다. 집권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쳤지만 그는 “이번 선거로 심판받겠다”며 승부수를 띄우고 유세를 이끌었다. 중도 성향의 유권자들은 에르도안 없는 정국을 걱정하며 마음을 고쳐먹었다. 다섯번째 이유이자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야당이었다. 제1야당 공화인민당은 ‘국부’로 추앙받는 케말 파샤가 1923년 창당한 사민주의 정당으로 터키 개혁과 성장의 상징이다. 그러나 이 당은 정권심판론에만 기대었다. 에르도안의 최대 라이벌이자 터키 이슬람의 정신적 지주인 펫훌라흐 귤렌은 미국에서 훈수만 뒀다. 에르도안은 여세를 몰아 8월 대선에 출마해 대통령이 되고, 총리 자리는 현 대통령이자 측근인 압둘라 귈에게 넘겨줄 계획이다. 내년 총선에서 이겨 대통령 권한을 강화하는 개헌을 이루면 그의 ‘현대판 술탄’ 계획은 완성된다. 공화인민당이 ‘민주주의 적통’이라는 명분에 안주한 채 권위주의 정권을 향한 국민적 분노를 세력화하지 못하고 대안정당으로 거듭나지 못한다면 보수 기득권의 질주는 계속될 것이다. window2@seoul.co.kr
  • 유럽 재정위기 진앙 그리스, 4년 만에 국채 발행… 구제금융 졸업 시동

    2010년 유럽 재정위기의 진앙지로 전 세계 경제를 위기로 몰아 넣었던 그리스가 4년 만에 국채를 발행해 나랏빚을 갚기 시작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 재무부는 10일 실시한 5년 만기 국채발행에서 표면 금리가 4.75%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또 “(입찰에 참여한) 수요가 매우 많았고 90% 정도가 외국 투자자였다”고 덧붙였다. 투자금이 대거 몰림에 따라 발행 규모도 30억 유로(약 4조 3000억원)로 계획보다 5억 유로 늘렸다. 에방겔로스 베니젤로스 부총리는 “이번 발행은 대단한 성공”이라며 “그리스는 구제금융과 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4년 전에 발행한 5년 만기 국채 금리는 6.1%였다. 그리스는 2010년 4월 재정적자가 불어나 국가채무를 감당할 수 없자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 등 이른바 ‘트로이카’에 손을 내밀었다. 또 2년 가까운 구제금융 체제에도 국가부도 위기가 사라지지 않자 2012년 3월 1000억 유로 규모의 채무탕감(헤어컷)과 2차 구제금융을 받아 전체 구제금융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175%인 3259억 유로로 불었다. 그 탓에 정리해고와 임금·연금 삭감, 증세 등의 긴축이 이뤄졌고 실업률도 27.5%까지 치솟는 등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러나 지난해 기초재정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는 등 트로이카에 약속한 것보다 양호한 성적을 거둬 단계적으로 자본시장에 복귀할 토대를 마련했다. 경제 위기의 주범으로 꼽힌 경상수지 적자도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0.6%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국가신용등급이 여전히 ‘투자등급’보다 6~9단계 낮아 높은 금리를 노린 투자자금이 대거 몰렸기 때문에 국채 발행이 성공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야당은 5월 지방선거용 국채 발행이라고 비판했고, 유럽 일각에선 3차 구제금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역할 못한 통화기금 결국 ‘개혁’ 부메랑

    역할 못한 통화기금 결국 ‘개혁’ 부메랑

    “영국의 재정은 건전하다. 재무 구조는 양호하고, 외부 충격에 견딜 수 있는 완충장치가 갖춰져 있다. 특히 향후 수년간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40% 이내에 머물 것이다. 부채는 우려 수준이 아니며, 주요7개국(G7) 가운데 가장 낮은 비율이다.” 2007년 영국 경제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의 장밋빛 보고서다. 하지만 바로 다음해인 2008년 영국 경제는 수십년 만에 최악으로 곤두박질쳤다. IMF 개혁에 대해 중국, 러시아 등 신흥국에 이어 영국이 가세했다. 앞서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도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세계 경제의 비중을 반영하지 못하는 IMF 지배구조와 경기 예측 실패, 지나치게 엄격한 긴축 요구 등이 개혁안의 골자다. 조지 오스번 영국 재무장관은 7일(현지시간) 미국 의회를 향해 IMF에서 신흥국 지분을 늘리는 내용의 ‘출자 할당금(분담금) 개혁안’ 처리를 늦추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에 따라 오는 11~13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IMF 연례회의에서 개혁안이 논의될지 주목된다. 오스번 장관은 이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IMF와 같은 국제기구를 개혁해 브라질 등이 입지를 강화하고, 세계 경제에 더 많이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며 “미국이 IMF 개혁안을 당장 통과시키기를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주요20개국(G20) 정상들은 2010년 서울 정상회의에서 분담금 규모를 배로 확충하고, 신흥국에 IMF 분담금 비율을 6% 포인트 이전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개혁안이 예정대로 되면 한국을 비롯해 신흥국의 지분율이 높아지면서 세계 경제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IMF 최대 지분 보유국이자 유일하게 거부권을 가진 미국이 반대하면서 개혁안이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이 합의에 따라 추가로 630억 달러(약 66조 4587억원)를 부담해야 한다. 비정부기구인 유럽개발부채네트워크(Eurodad)는 ‘IMF 금융지원에 따르는 정책조건 분석’이란 보고서에서 “2007년 구제금융을 받는 데는 이행 조건이 14개였지만 2014년에는 20개로 늘었다”며 “구제금융 국가에 지나치게 긴축을 요구해 그리스처럼 오히려 경제가 더 악화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IMF는 최근 서방이 지원하기로 한 우크라이나에 에너지 보조금 삭감과 가스비 50%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전 세계은행 부총재는 “IMF의 관심은 경제 개발이나 가난 탈출이 아니다. 오로지 금융기관이 어떻게 돈을 받을 것인지에만 관심이 쏠려 있다”고 말한 것으로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이기철 기자 chuli@seoul.co.kr
  • IMF, 올 세계경제성장률 전망… 日 0.3%P 하향 韓 3.7%로 유지

    국제통화기금(IMF)이 소비세 인상과 재정지출 효과 감소로 일본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내린 반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3.7%)는 그대로 유지했다. 우리나라는 수출 증가로 인해 회복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 반면 일본은 내년에도 성장률이 더 둔화될 것으로 봤다. IMF가 8일 발표한 ‘4월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지난해보다 0.6% 포인트 오른 3.6%로 예상됐다. 지난 1월 예상치보다는 0.1% 포인트 내린 수치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의 회복세가 긍정적 요인이고, 신흥국의 대외불안 등이 부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8%로 변화가 없었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은 1.2%로 지난 1월보다 0.1% 포인트 높게 예측했다. 미국의 경우 부동산 시장 회복, 소비 증대, 투자심리 개선 등을 바탕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예상했다. 유로존은 국가별로 차등화된 성장을 전망했다. 개발도상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9%로 1월보다 0.2% 포인트 낮췄다. 자금시장 경색과 투자감소 등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3.7%, 내년 3.8%로 점점 나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일본의 올해 성장률은 1.4%로 지난 1월보다 0.3% 포인트를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고, 내년에는 1% 성장에 그칠 것으로 봤다.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7.5%로 지난 1월 전망과 변화는 없지만 내년에는 7.3%로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IMF는 연 4회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우리나라 전망치는 1월과 4월 두 번 포함된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대구 도심 ‘뮤지컬 광장’

    ‘뮤지컬 광장’이 3일 대구 도심에 문을 열었다. 관광명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뮤지컬 광장은 250㎡로 2012년부터 국비 4억원을 들여 조성됐다. 대구 최대 중심지인 중구 한일극장 앞 지하상가에 들어섰으며 조형물 구역, 벽면 전시 구역 등으로 구성됐다. 뮤지컬 ‘싱잉 인 더 레인’의 남자 주인공이 춤추는 모습과 ‘맘마미아’ 여자 주인공이 창가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장면을 조형물로 만들었다. 전시 구역에선 사진과 영상으로 국내 뮤지컬 역사, 세계 주요 뮤지컬 작품,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딤프·DIMF) 소개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남경주·최정원·홍지민·안재욱·정성화·옥주현·유준상 등 뮤지컬 배우 7명의 핸드프린팅(손도장)을 광장 바닥에 원형으로 배치했다. 이날 개소식에서는 지난해 딤프에서 대상을 받은 창작뮤지컬 ‘사랑꽃’ 공연 팀이 축하 공연을 했고, 최정원과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주인공 팬텀을 연기한 브래드 리틀의 팬사인회가 있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세계銀 대출능력 10년내 3000억弗로 늘릴 것”

    김용 세계은행(WB) 총재는 1일(현지시간) 빈곤국이나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한 WB의 대출 능력을 향후 10년간 3000억 달러(약 317조원)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총재는 외교협회(CFR) 초청 강연에서 지출 삭감 등 내부 개혁과 투자 포트폴리오 다양화 등을 통해 이 같은 규모를 실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재의 이날 강연은 WB 총재 취임 2주년 및 오는 8~13일 워싱턴DC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WB 춘계 연차 총회 참석을 앞두고 이뤄졌다. 그는 “WB는 개도국 등의 대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연간 수백억 달러를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2030년까지 세계에서 절대빈곤을 근절하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현재보다 매년 1500만명이 많은 5000만명이 빈곤에서 탈출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총재는 “WB는 수년 내에 700억 달러까지 빌려 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콩고민주공화국 등 빈곤국은 520억 달러 안팎의 원조를 받게 된다. 중국, 브라질, 멕시코,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에 대한 총대출 금액도 260억~280억 달러로 증가한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美 GDP 40% 혁신서비스서 창출… 창조경제도 융·복합 중요”

    “美 GDP 40% 혁신서비스서 창출… 창조경제도 융·복합 중요”

    세계 석학들의 기고 사이트인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서는 총 54명이 칼럼을 쓰고 있다. 미국 금융계의 대표적 비관론자로 꼽히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경제학 교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특별 보좌관인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경제학 교수, 인도 중앙은행 총재인 라구람 라잔,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차관보 등이 포함돼 있다. 한국인은 딱 한 명, 이종화(54)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다. 미 경제학논문학회가 논문의 인용도를 가지고 순위를 매기는 한국의 경제학자 1위도 오래전부터 이 교수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를 지낸 그는 이명박 정부 때는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비서관과 수석 사이 직급)을 지내는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이 교수를 지난 1일 서울 성북구 안암로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에서 만났다. →인용될 만한 논문을 영어로 많이 발표하는 것은 힘든 일인데 왜 꾸준히 하나. -내가 한국 경제학자 중에서는 1위이고 아시아에서는 3위이지만 전 세계로 따지면 상위 1%라도 100위 밖이다. 우리나라의 위상에 비해 학계의 위상이 약하다. 우리나라를 전 세계에 더 많이 알려야 한다. 경제학은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영역을 연구하는 학문이라 순위가 어느 정도 공정성이 있다. →어렵게 공부했다던데. -나는 복받은 사람이다. 고생을 많이 했다는 의미보다 점점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면서 많은 것을 배우는데 획일화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출발해서 오히려 좋았다. 당시 시골(강원 태백)에서 내가 대학을 처음 갔다. 고대 다니면서 정주영 전 회장이 강원도 출신들에게 주는 장학금을 4년 내내 받았다. 미국에 가서 공부할 기회도 얻었고 국제통화기금(IMF)에서도 근무했다. 내 목표는 내가 배운 것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 좋은 인재를 키우는 것이다. 그래서 베이징대와 연결해서 ‘한국·아시아·세계 경제의 최근 쟁점’이란 강의를 지난해부터 만들었다. 반드시 토론을 하게 하며 많은 부분을 중국 경제와 한국 경제를 비교하도록 했다. →강의하면서 아쉬운 점은. -우리는 아직도 어느 대학을 가느냐, 어디서 뭘 하느냐에 너무 많은 가치를 둔다. 아직도 서울대, 고려대 몇 명 들어갔는지 따진다. 하버드대 간다고 다 좋은가(이 교수는 풀브라이트장학생으로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땄다). 교육 시스템은 다양성과 자기가 할 수 있는 정체성을 길러 줘야 한다. 명문대 입시에 치이다가 대학 들어오면 어떻게든 평생 다닐 직장에 한 번에 들어가려고 재학 시절 재수, 삼수를 한다. 예컨대 한국은행에 들어가서 뭘 하느냐가 아니고 한은에 들어가는 것을 남한테 보여 줘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대학생들로부터 창업한다는 이야기를 거의 들어본 적이 없다. 베이징대에 가 보니 어디 가서 뭘 해보겠다는 의지가 있다. 하버드대에서 강의할 때도 그런 걸 느꼈는데 여기서는 못 느꼈다. →왜 창업할 생각을 안 한다고 생각하나. -어려서부터 완벽하게 상자 안에 있는 아이들을 키우려 하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들은 대학에 더 오래 머무는 경향이 있다. 원하는 좋은 직장을 잘 못찾아가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공계에 여성이 적은 것도 한 원인이다. 이공계가 최근 취직이 잘되는데 이공계에 여성이 20% 정도에 불과하다. 그나마 의료 부문이다. 물리, 화학, 생물 등 과학 분야에 여성이 남성에 비해 그렇게 관심이 없을 리가 없다. 실습 위주로 재미있게 가르쳐야 하는데 매일 외우니까 흥미가 사라지는 거다. →정부도 여성 고용률을 높이려고 애쓰고 있다. -의지를 가지고 오랫동안 노력해야 한다. 고용률 숫자에 집착하면 파트타임(시간제)을 늘리는 것으로 끝날 수 있다. 여성의 잠재력을 높이는 일은 교육 개혁은 물론 노동시장 개혁, 특히 서비스 분야의 구조적 변화가 요구된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뜻하나. -노동시장에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고 하면 비정규직 많이 만들자는 소리인 줄 아는데 그게 아니다. 회사에 들어가서 1년 정도 있다가 나한테 안 맞는다고 생각하거나, 여기서 배울 만큼 배웠으니 다른 곳에 가서 해보겠다고 하면 그걸 잘 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 자기한테 맞는 자리를 찾아가고, 기업도 발전단계에 맞는 사람을 찾아서 쓸 수 있는 시스템이 돼야 한다. 미국은 국내총생산(GDP)의 40%가 의료, 문화, 비즈니스서비스(컨설팅), 교육 등 고부가가치 혁신 서비스에서 나온다. 박근혜 정부가 표방하는 창조경제는 과거 철강산업, 자동차산업, 정보기술(IT) 등이 우리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켰듯이 우리 경제를 도약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우리는 제조업에서 굉장히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다. 창조경제는 이런 제조업과 새로운 서비스업의 융·복합에서 올 거 같다. 의료와 IT가 합쳐지는 부분도 될 수 있다. 원격진료가 누구의 밥그릇을 뺏는 차원이 아니고 새로운 큰 기술이 될 수 있다. 경제보다 과학 기술의 발전이 중요하다. 창조적인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제대로 할 수 있는 분야를 많이 키워야 한다. 의료, 컨설팅, 금융 등에는 뛰어난 인재들이 많이 간다. 훌륭한 인재가 있는 만큼 산업으로서 커갈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관련 분야의 규제개혁이 화두다. -양이 아니라 효율적인 규제에 초점이 놓여야 한다. 금융은 정보가 불완전하고 서로 연결돼 있어 문제가 생기면 급속도로 파급되는 성격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규제와 감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금융에서는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 정보를 더 많이 갖고 있는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가 있다. 돈을 빌려서 달아날지, 믿고 정보를 줬는데 팔아 넘길지를 그 사람이 안다. 시스템의 문제도 있고 교육도 필요하고 단기 성과에 급급해하지 않는 사회적인 분위기도 필요하다. 교육이 산업 현장에 인력을 공급하는 역할만 했듯이 금융은 자금을 공급하는 역할만 했다. 이제 금융과 교육이 실물 부문을 이끌어 나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 10년 뒤에 한국에 필요한 인재를 고민하고 키워 내야 한다. 외국, 특히 아시아에서 뛰어난 학생들을 데려다가 지도자로 만드는 작업도 계속해야 한다. 우리의 재산이 될 수 있다. →장기 과제에 대한 정책은 쉽지 않다. -우리나라는 장기적인 정책을 개발해서 끌고 나가는 연구기관이 약하다. 현재 정책을 내놓는 연구기관들은 대부분 정부와 연관돼 있다. 선진국은 브루킹스연구소,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등 중립적 기관이 활동한다. 대학에서 연구소를 세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지난해 8월 고대에서 아시아문제연구소를 연 것이 좋은 예다. 공무원들이 정책을 발표할 때도 6개월 뒤에 이런 효과가 나타난다고 발표하는데 10년 뒤에 이런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하는 것을 보고 싶다. 정치적 측면에서 어렵기는 한데 멀리 보고 했으면 좋겠다. 우리는 우수한 관료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실패하면 뭐라고 하니까 약간씩 작은 것에서 조금씩 티가 나는 것만 한다. 정치에서 이런 문제를 풀어야 한다. →사회 양극화도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나. -분배 문제가 심각해진 데는 세 가지 원인이 있다. 산업구조와 지식산업이 발전하면서 무형 기술이 중요해졌다. 이 과정에서 무형 기술을 가진 고소득자와 일반인의 소득 차이가 커졌다. 두 번째로 기술 발전이 고학력 고기술자에게 유리하게 발전돼 왔다. 세 번째로 근로자가 가져가는 몫은 줄어들고 자본가가 가져가는 몫은 늘어났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사회안전망의 미흡, 급속한 노령화와 가족제도 해체, 주택 등 자산가격 하락에 따른 중산층 문제 등이 겹쳐졌다. 이제는 정부가 보수냐 진보냐를 떠나 일정 역할을 해야 한다. 어디까지 얼마나 빠르게 할 것인지에 대해 국민의 합의를 구해야 한다. 우리가 압축 성장을 해왔기 때문에 양극화도 빠르게 진행 중이라 대책을 빨리 세워야 한다. 새로운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런데 단기적으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다 보니 우선순위에서 밀려서 안타깝다. 글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사진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이종화 교수는 ▲강원도 태백 ▲고려대 경제학과, 하버드대 경제학 석·박사 ▲고려대 정경대학 경제학과 교수 ▲국제통화기금(IMF) 이코노미스트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 ▲청와대 국제경제보좌관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장(현)
  • 공무원 28만명 월급 500만원 넘는다

    공무원 28만명 월급 500만원 넘는다

    ‘베일에 싸였던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월급봉투가 공개된 가운데 대한민국 최대 고용주인 정부는 공무원들에게 얼마나 월급을 줄까.’ 전국 공무원 가운데 26.8%인 28만 7453명이 월급을 500만원 이상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연금공단이 1일 밝힌 결산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말 기준 107만 2610명인 국가·지방공무원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월급 구간대는 500만원 이상이다. 이어 26.2%인 28만 690명이 400만~500만원을 받았으며, 24.6%인 26만 4114명은 300만~400만원을 받았다. 공무원의 77.6%가 연봉 3600만원 이상을 받은 셈이다. 또 200만~300만원의 월급을 받는 공무원은 19만 2479명, 100만~200만원은 3만 6453명, 100만원 미만은 전체 공무원의 1.1%인 1만 1421명에 지나지 않았다. 공무원의 평균 월급은 계속 오르고 있는데 안전행정부가 매년 4월 25일 공무원연금법에 따라 고시하는 공무원의 월평균 기준소득액은 2011년 395만원, 2012년 415만원, 2013년 435만원이었다. 올해 공무원의 평균 월급은 지난해 435만원보다 조금 더 오른 수준이 될 전망이다. 공무원의 월평균 기준소득액은 초과근무수당 등을 모두 합한 것으로 세금을 떼기 전의 소득이다. 공무원들 가운데 가장 많은 26.8%가 받는 연봉 6000만원 이상은 삼성전자 사외이사의 평균연봉과 같다. 통계청에서 제시한 국민 월평균 소득은 지난해 4분기 기준 416만원이며, 2012년 1인당 국민총소득은 2559만원이다. 공무원이 내는 연금을 관리하는 공무원연금공단 직원의 평균 연봉은 6174만원이다. 공무원들의 숫자는 계속 늘고 있다. 1982년 66만 7554명이었던 공무원은 2006년 처음 100만명을 돌파했다. 1982년부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맞은 1998~2000년을 빼면 이후 매년 0.4~2.3%씩 늘고 있다. 공무원들의 평균 나이는 42.5세로 평균 17.5년째 나라에서 녹봉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의 성비는 남성 57.6%, 여성 42.4%다. 평균 재직기간을 살펴보면 33~40년 근무한 경우가 지난해 퇴직공무원의 31.3%로 가장 많았다. 공무원연금을 받는 퇴직공무원은 36만 3017명이며, 유족연금을 제외한 퇴직연금 수급자는 32만 1098명이다. 지난해 공무원연금 지급액은 총 9조 4343억원으로 1인당 월 216만원 수준이 된다. 공무원연금공단 관계자는 “2010년 1월 1일 이후 신규임용 공무원은 연금을 65세부터 받으며, 물가에 연동하는 것을 원칙으로, 연금액의 실질가치를 보장한다”고 말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우크라 가스 옥죄는 러… 공급가 43% 대폭 인상

    러시아가 1일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가를 43% 이상 대폭 인상했다. 에너지를 러시아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급격한 가스 가격 인상으로 경제난이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러시아에 크림반도를 빼앗긴 우크라이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만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타르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이날 2분기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가가 1000큐빅미터(㎥)당 기존 268.5달러에서 385.5달러로 43.5% 오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제공키로 했던 할인 혜택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빅토르 야누코비치 당시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가스 공급가를 30% 이상 인하해 주기로 약속했다. 유럽연합(EU)과의 경제 통합 협상을 중단한 우크라이나를 자국 주도의 옛 소련권 경제통합체로 끌어들이기 위한 유인책이었다. 하지만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반정부 시위로 실각하고 친서방 성향의 야권 세력이 정치권력을 장악하면서 러시아는 가스 공급가 할인 혜택 중단을 경고해 왔다. 러시아는 특히 자국 흑해함대의 크림 주둔 대가로 제공하던 또 다른 가스 할인 혜택도 중단할 예정이어서 우크라이나 가스 가격은 더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배치된 러시아군이 철수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배치한 병력 일부를 철수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중앙은행과 금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중앙은행과 금

    1907년 우리나라 국민들은 구한말 일제가 통치 수단으로 활용하기 위해 제공한 차관 1300만원을 갚기 위해 남자들은 금주·금연, 여자들은 금가락지 등을 팔아 모금을 했다. 당시의 ‘국채보상운동’은 친일단체를 앞세운 일제의 탄압으로 실패했지만 국가 위기시마다 분연히 일어섰던 우리 국민의 희생 정신을 보여준 사례다. 그로부터 90년이 지난 1997년 12월, 수많은 시민들이 줄을 서서 ‘금 모으기 운동’에 동참하던 TV 화면이 전 세계로 타전됐다. 이는 우리나라가 외환위기로부터 빨리 탈출할 수 있었던 동력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의 저력을 전 세계에 과시한,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사건이었다. 90년의 시차를 두고 발생한 두 사건의 공통점은 우리 국민들의 자발적 애국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인 동시에,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위기에 처했을 때 금이 위기 극복의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금은 기원전 4000년 메소포타미아에서 금 장식품이 등장할 정도로 인류 문명과 역사를 같이하면서 사랑을 받아 왔다. 금이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희소가치와 물리적 특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인류 역사에서 인간이 캐낸 금은 모두 17여만t이다. 이는 20㎡ 크기의 작은 정육면체에 모두 집어넣을 수 있는 분량이다. 또 금은 4500년 전 이집트인의 금니가 지금도 쓸 수 있을 정도로 변색되거나 녹슬지 않는다. 금의 녹는 점은 섭씨 1000도가 넘고 1g의 금으로 3km의 실을 뽑아낼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럽고 유연하다. 이런 희소성과 물리적 강점에 휴대나 운반 저장이 쉬워 금은 옛날부터 부와 권력의 상징인 동시에 화폐로도 기능해 왔다. 특히 세계에서 금 수요가 가장 많은 인도인과 중국인들은 금에 대한 애착이 유별나다. 인도의 결혼 시즌인 10월에는 금값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 인도 정부는 2013년 경상적자의 주범이 금 수입으로 나타나자 금 수입 관세를 2%에서 10%로 대폭 올리기까지 했다. 작년 금값이 하락세를 보이자 세계 최대 금 생산국이자 수요국인 중국에서는 금괴(골드바) 매입 열풍으로 금이 품귀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화폐로서 금이 쓰인 것은 기원전 2600여년 전부터다. 현존하는 세계 최초 금화는 기원전 550년쯤 리디아(터키)에서 주조됐다. 근대 들어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대부분의 서방 국가들은 물가안정 등을 위해 중앙은행의 화폐 발행량과 금 보유량을 비례시키는 금본위제를 채택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제가 급속도로 팽창한 현대가 되면서 금은 공급량이 제한되고 채굴 과정에서 지나치게 많은 자원이 소모되며, 가격 변동이 심한 점 등으로 화폐로서의 기능을 수행하기가 어렵게 된다. 결국 금본위제는 폐지되고 1990년대 후반 중앙은행들이 금을 경쟁적으로 파는 등 금은 한동안 ‘잊혀진’ 투자 자산의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9.11 사태와 세계적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금은 최고의 안전 자산으로 화려하게 귀환하게 된다. 국가 경제의 최후 보루인 외환보유액을 운용하는 각국 중앙은행들은 상당량의 금을 갖고 있다. 2013년 말 현재 전 세계 중앙은행과 국제기구가 보유한 금은 약 3만 2000t이다. 미국이 8133t으로 가장 많고 독일이 3387t, 국제통화기금(IMF) 2814t, 이탈리아 2452t, 프랑스 2435t 순이다. 한국은행은 104t을 보유해 34위다.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금 보유 비중이 높은 것은 과거 금본위제 시절 대량으로 보유하던 금을 금본위제가 폐지된 지금도 상당량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2007년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위기로부터 촉발된 경제위기 이후에는 중국, 러시아, 터키, 인도, 멕시코, 우리나라 등 신흥국 중앙은행 중심으로 금을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외환보유액으로 금을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금은 채권이나 주식, 예금 등의 금융상품과 다르게 보유에 따른 이자나 배당금이 없다. 다시 말하면 금값이 오르지 않으면 선진국 채권 등 일반적 외환보유액의 투자 상품에 비해 이득이 없다. 그럼에도 중앙은행이 금을 매입하는 것은 금 보유에 따른 유·무형의 이점이 많기 때문이다. 첫 번째로 금은 안전자산으로서 위기 시에 보험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세계적 경제위기가 닥치면 우리나라와 같은 신흥국들로부터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주식이나 통화가치가 폭락하는 반면 대표적인 안전 상품인 금값은 가파르게 오른다. 사람들이 자동차보험을 드는 이유가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려는 것이지 자동차 보험을 통해 수익을 챙기려는 것이 아니듯이, 중앙은행이 금을 보유하는 것도 금 투자를 통해서 높은 수익을 거두기보다는 금융위기 시에 안전판 역할을 해주는 보험의 혜택을 누리려는 것이다. 또 외환보유액으로 금을 일정 부분 보유하고 있으면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외환보유액에 대한 신뢰성이 높아지는 부수적 효과도 노릴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분산투자 재테크의 기본 원칙에서 찾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외환보유액은 채권, 주식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외환보유액 일부를 떼어내 금에 투자할 경우 다른 금융상품과의 시너지 효과가 발생해 투자효율성이 높아지게 된다. 세 번째 이유는 금값이 달러화 가치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성향 때문이다. 국제 금시장에서 금은 달러화로 거래된다.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다른 통화가치는 올라가고 다른 통화를 보유한 사람들은 같은 금액으로 더 많은 금을 살 수 있으므로 금 수요가 늘어나 금값이 올라간다. 중앙은행 대부분은 외환보유액의 절반 이상을 위기 시 현금화가 쉬운 달러화로 갖고 있다. 따라서 달러화 가치가 하락할 경우 외환보유액 가치도 떨어지는데 외환보유액 일부를 금으로 보유할 경우 달러화 가치 하락분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는 것이다. 1848년 미 샌프란시스코에서 대규모 금맥이 발견된 이후 캘리포니아로 사람들이 몰려드는 ‘골드 러시’가 일어났다. 그런데 당시 금을 캐서 부자가 된 사람보다는 이들을 이용해 부자가 된 경우가 많았다. 광부들에게 질긴 천으로 만든 청바지를 팔아 갑부가 된 리바이 스트라우스, 역마차 운송서비스와 은행업을 한 헨리 웰스와 윌리엄 파고가 대표적이다. 이는 중앙은행의 금 투자에도 적용될 수 있다. 금 자체에 대한 투자 이익보다는 금 보유에 따른 약간의 기회비용을 희생하여 위기 시 보험 기능 및 국제 신뢰도 상승 효과를 누릴 수가 있고, 포트폴리오 분산투자의 이점도 향유할 수 있으며, 달러화 가치하락에 따른 외환보유액 감소 위험에도 대비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가 있다. 이정 외자운용원 운용전략팀장 [쏙쏙 경제용어] ■금본위제(gold standard) 한 국가의 돈(통화) 가치를 금의 일정량으로 고정시키고, 통화 공급을 금 보유량에 따라 결정하는 제도이다. 국가가 보유한 금의 양만큼만 돈을 찍어낼 수 있기 때문에 물가를 안정시키고 국제수지 불균형을 자동조절하는 기능을 갖는다. 금본위제는 영국에서 19세기 초반 본격적으로 실시된 이래 대부분의 서방국가들이 활용하였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과 미국의 대공황 이후 전쟁 비용 조달 및 경기 부양을 위해 금 보유량보다 훨씬 더 많은 화폐를 찍어내야 할 필요가 생겨 폐지됐다. 이에 따라 금본위제가 실시된 기간은 1816년부터 1933년이다. 금본위제 이전에는 상대적으로 풍부한 은을 통화와 연계시키는 은본위제(silver standard)가 쓰이기도 했다.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 분열 우크라 하나로 묶을 리더 어디 없나요

    분열 우크라 하나로 묶을 리더 어디 없나요

    ‘우크라이나의 잔다르크’로 불리는 야권 지도자 율리야 티모셴코가 오는 5월 25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였던 곱게 딴 금발을 풀어 질끈 동여맨 그녀는 “강한 군대를 만들어 크림반도를 되찾아 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국민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그녀는 10년 전 ‘오랜지 혁명’을 이끈 주역이며, 총리를 두 차례나 지낼 정도로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을 축출한 ‘유로마이단(친유럽)’ 봉기의 클라이맥스는 막 석방된 그녀가 독립광장에서 연설하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로이터 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은 티모셴코의 지지율이 권투 선수 출신 비탈리 클리츠코나 올리가르히(신흥 부호) 페트로 포로셴코에 한참 뒤진다고 보도했다. 국민들이 그녀에게서 희망을 보는 게 아니라 러시아와의 부정한 천연가스 계약을 통해 배를 불린 ‘가스 재벌’, 사사건건 대통령과 대립했던 고집불통 총리를 떠올린다는 게 외신들의 분석이다. 더 큰 문제는 우크라이나를 통합할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유로마이단을 이끌었던 지도자들은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손에 넣는 동안 서방의 지원만 기다릴 뿐 아무것도 한 게 없다. 과도정부를 세운 친유럽 성향의 서부 극우주의자들은 최근 경찰이 자신들의 지도자를 살해했다며 총부리를 과도정부 쪽으로 돌리고 있고, 동부의 친러시아계는 크림처럼 러시아에 합병되길 원하고 있다. 리더십이 자리 잡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경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구제금융 180억 달러(약 19조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조건이 가혹하다. 에너지 보조금을 폐지해야 하고, 변동환율제를 도입해야 한다. 이미 가스 가격이 50%나 올랐는데, 이 조건에 따라 7월부터는 난방비가 40% 인상될 전망이다. 지금도 14%에 이르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환율 변동으로 얼마나 더 치솟을지 모른다. ‘세계화와 사회운동 연구소’의 바실리 콜타스호프 박사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IMF가 강요하는 빈곤에 순응하기보다는 저항할 것”이라면서 “누구든 대통령 당선과 동시에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서방 제재에 러 “비자·마스터 대체 카드 개발” 맞불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 대해 더 강력한 제재를 준비하는 가운데, 러시아가 비자나 마스터 같은 자체 카드 결제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맞불을 놨다. 27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상원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비자와 마스터 같은 자체 카드 결제 시스템을 만들겠다. 일본의 JCB나 중국의 유니온페이 등이 이미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중앙은행이 개발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앞서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로시야은행과 SMP은행 등 러시아계 은행 4곳에 대한 결제 서비스를 중단했다가 러시아의 강한 항의를 받고 이틀 뒤 해제했다. 이에 대해 푸틴은 “유감”이라면서 “그런 제재를 한 회사는 매우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전날 미국과 EU는 유럽 국가들의 러시아산 연료 수입량을 줄이는 방안을 골자로 한 경제제재를 준비하기로 합의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과 회담을 가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을 분열시킬 수 있고 서방이 그의 크림 합병을 그냥 둘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면서 이 같은 내용을 설명했다. 오바마는 특히 미국과 EU는 유럽 국가들의 러시아산 석유와 천연가스의 수입을 줄이기 위해 미국산 연료의 수입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유럽 국가들이 자국의 천연 에너지 자원을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과 유럽의 정보기관들은 우크라이나 동쪽 국경 부근에 배치된 러시아군의 병력이 약 3만명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국가안전보장위원회는 AFP통신에 “우크라이나 국경에 약 10만명의 러시아군이 배치돼있다”고 말했다. 전망은 다소 엇갈리지만 서방은 최근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의 러시아 병력이 이미 추가로 투입됐고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우크라이나에 최대 180억 달러(약 19조원)의 구제금융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사설] 아직도 여성 인력 활용 꺼리는 공공기관들

    지난해 314개 공공기관의 임직원 중 여성은 25.3%였다. 네 명 중 한 명꼴인데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다. 42곳은 여성 비율이 10%에도 못 미쳤다. 업무 성격이 여성에게 적합하지 않은 기관이라지만 대한석탄공사 등 너댓 곳은 여성이 1~2%대에 불과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공공기관이나 기업의 여성 비율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미흡한 게 사실이다. 여성에게 문을 더 열어야 한다. 여성 고용률이 높아져야 하는 이유는 남녀평등 때문만은 아니다. 남녀 불문하고 경제활동에 참가하는 인구가 많은 것은 경제력, 곧 국력과도 연결된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여성은 가정에서 집안일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한 우리나라는 여성의 고용률이 낮았다. 여성의 사회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여년 전이다. 사법시험 등에서 여풍이 불어닥치는 등 여성들의 사회 진출은 늘어나긴 했지만 차별은 여전하다. 승진과 처우에도 차별이 심해 고위 공무원이나 기업의 임원으로 가는 길목에는 높은 장벽이 가로막는다.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여성들의 경제활동률은 54.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61.8%보다 크게 낮다. 대졸 여성은 62.1%로 OECD 평균 82.6%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여성들의 고용을 꺼리는 이유는 임신과 육아에 대한 부담 탓이다. 출산과 육아 휴가를 법으로 정해 놓아도 그만큼 노동력을 손실한다고 생각하니 여성들의 고용을 기피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여성들은 출산을 회피하고 세계 최저의 출산율을 기록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출산을 하고 직장을 포기하는 경력 단절 여성은 전체 기혼 여성의 20%에 이른다. 이런 풍토를 깨는 데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앞장서야 한다. 여성 채용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출산과 육아 휴가를 적극적으로 보장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편견 의식과 차별은 민간기업이든 공기업이든 여전히 크다. 여성이 일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를 대지만 여군이나 여경의 활약에서 보듯 업무 성과의 차이는 미미하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노동에서 성차별이 2030년까지 사라지면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1.2% 증가한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남녀 간 취업률 격차나 임금 격차가 OECD 최고 수준이다. 여성의 승진과 공평한 처우를 가로막는 ‘유리천장 지수’도 꼴찌다. 이런 현실을 깨지 않고서는 선진국 진입은 요원할 뿐이다.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외환보유액과 국부펀드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외환보유액과 국부펀드

    외환보유액은 중앙은행이나 정부가 국제수지 불균형의 보전 또는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보유하고 있는 외화자산이다.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는 석유수출 대금 등으로 축적된 국가의 부(富)를 장기적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설립된 펀드를 말하며 때로는 해당 펀드를 운용하는 기관을 의미하기도 한다. 국부펀드라는 용어는 2005년 런던 소재 금융기관에 근무하던 앤드루 로자노브가 처음 사용했다. 그는 유가 상승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산유국이나 국제수지 흑자가 급증한 일부 아시아 국가의 외화자산을 국부펀드라고 불렀다. 1970년대부터 석유 수출로 부를 축적한 중동 및 북유럽의 산유국들은 미래에 석유가 고갈될 경우에 대비해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국가펀드를 설립, 운용해 왔다. 이에 따라 국부펀드는 원래 석유·가스 등 천연자원과 관련된 펀드로 인식됐는데 최근 들어서는 중국처럼 외환보유액을 이용해 설립된 펀드도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국부펀드 설립이 유행하면서 일부 국부펀드가 대규모 자금을 바탕으로 다른 나라의 부동산은 물론 항만·공항 등 국가기간산업까지 사들이려 하자 해당 국가들이 제동을 건 사례가 있다. 이는 외국의 국부펀드가 자국에 중요한 기업의 경영에 관여할 경우 해당 국의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었다. 국부펀드가 각국의 보호주의나 민족주의를 자극해 국가 간 갈등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2008년 주요국 국부펀드들은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투명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밝힌 국부펀드 운용 원칙을 채택하면서 관련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부펀드 통계를 집계하고 있는 SWF연구소에 따르면 전 세계 국부펀드는 급속한 증가 추세로 지난 2월 말 현재 6조 3210억 달러에 달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2007년 말(3조 2590억 달러)에 비해 불과 6년 사이 약 2배로 늘어난 것이다. 국부펀드 중 약 60%는 석유나 가스 등 천연자원의 수출과 관련돼 있는데 노르웨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의 국부펀드가 이에 속한다. 최근에는 기존 산유국 외에도 아프리카 및 남미 국가에서 석유 등의 수출에 기반을 둔 소규모 국부펀드의 설립이 잇따르고 있다. 이와 달리 중국, 싱가포르, 홍콩 등 아시아 국가의 국부펀드는 경상수지 흑자에 의한 외환보유액을 기반으로 설립됐다. 2007년 9월 중국 정부가 특별국채를 발행해 마련한 재원으로 중국인민은행의 외환보유액 2000억 달러를 매입해 설립한 CIC가 대표적이다. 개별 국부펀드를 규모면에서 보면 노르웨이 중앙은행이 관리하는 석유기금이 지난 2월 말 현재 8380억 달러로 국부펀드 중 1위다. 다음으로 UAE(7730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6759억 달러), 중국(5752억 달러·CIC 기준) 등이 5000억 달러 클럽에 있다. 그 아래로 쿠웨이트(4100억 달러), 홍콩(3267억 달러), 싱가포르(2850억 달러·GIC기준) 등이 있다. 외환보유액과 국부펀드는 외화자산이라는 점에서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자금의 보유목적 및 조성 방법, 운용 방식, 운용 주체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첫째, 보유 목적의 차이다. 외환보유액은 평상시 외환시장에서 외화유동성이 부족할 경우 이를 제때 공급하고, 위기 때에는 외채상환 등 긴급한 대외지급 용도로 바로 쓸 수 있다. 국부펀드는 석유 등 원자재 관련 수익, 경상수지 흑자 등을 통해 축적한 외화자산을 활용해 미래 세대를 위해 장기적으로 국부를 증대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장기 시계로 보다 적극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둘째, 자금의 조성 방법이다. 외환보유액은 주로 중앙은행이나 정부의 부채 증가가 뒤따른다. 국부펀드는 원자재 관련 수익이나 재정잉여금, 연기금 또는 장기 국채 발행으로 조성된 국가의 여유자금을 재원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셋째, 운용 방식에서 외환보유액은 유사시에 사용하는 국가 비상금이므로 안전성과 유동성을 수익성보다 우선한다. 이에 따라 외환보유액은 선진국 우량채권을 중심으로 투자되고 있다. 국부펀드는 미래 세대를 위한 운용수익률 극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채권이나 주식 등 전통적인 자산 외에 부동산·사모펀드 등 대체자산에도 투자하고 있다. 대체자산은 유사시에 현금화하기가 쉽지 않으므로 IMF는 외환보유액 산정시 이를 제외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넷째, 운용 주체 면에서 외환보유액은 대부분 중앙은행이 운용한다. 국부펀드는 중동, 중국, 싱가포르, 한국의 사례처럼 국가가 따로 세운 기관이 주로 운용한다. 노르웨이와 홍콩처럼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과 국부펀드를 함께 운용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의 국부펀드로는 한국투자공사(KIC)가 있다. KIC는 원자재와 관련된 전통적 국부펀드는 아니지만, 정부(외국환평형기금) 및 한국은행으로부터 외화자산을 위탁받아 대체자산을 포함하는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한다. 한은이 KIC에 자산을 위탁할 때에는 외환보유액의 성격을 유지할 수 있게 전통 자산에만 투자하도록 명시적인 투자 지침을 설정하고 있다. 이에 따른 위탁 성과는 한은의 손익이 되며 한은은 위탁 운용의 대가로 수수료를 KIC에 지급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이 과거에 비해 크게 늘어났으나 최근 들어서는 세계적으로 초저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채권 매입 규모 축소(테이퍼링) 등으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를 비롯해 스위스, 홍콩 및 중국 등 여러 국가의 중앙은행은 외환보유액의 위험을 분산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선진국 우량 채권 외에 상장 주식까지 투자를 다변화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외환보유액과 국부펀드가 운용 면에서 과거에 비해 차이가 줄었다. 하지만 외환보유액과 국부펀드는 투자자산의 위험·수익 구조면에서 차이가 있다. 특히 외환보유액은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대체투자는 하지 않는다. 이런 차이점을 고려해 볼 때 한은의 외환보유액 운용과 KIC의 외화자산 운용은 국가의 외화자산이라는 전체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보완적인 성격이 있다. 국부펀드는 지속적인 성장세로 전통적 자산시장(주식·채권)에서 연기금, 뮤추얼펀드, 보험에 이어 네 번째 대형 투자자로 부상했다. 국제금융계에서는 2017년에는 15조 달러 내외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부펀드의 자산증가 및 투자대상 다변화로 신흥국 및 대체투자에 대한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어 이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점이다. 도용호 외자운용원 위탁관리팀 과장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쏙쏙 경제용어] ■대체투자(Alternative Investments) 주식 및 채권과 같은 전통적인 투자 상품과 수익과 위험 특성이 다른 부동산, 주식, 원자재, 헤지펀드 등 여러 대체자산에 대한 투자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대체투자는 전통적인 투자 상품에 비해 기대수익이 높은 반면 환금성이 낮고 손실을 볼 가능성도 높다는 점을 감수해야 한다. ■외국환평형기금 외국환 거래의 원활화를 위해 국가재정법에 따라 1967년 설치된 특별기금이다. 1년 단위의 기금조달 및 운용계획은 국회에서 확정한다. 정부의 출연금이나 채권(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 등으로 조성된 자금을 이용해 유사시 외환시장에서 거래가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하는 데 사용된다.
  • 역대 정부 규제 완화 ‘용두사미’

    역대 정부마다 규제 개혁을 외쳤지만 대부분 ‘실패한 역사’로 평가된다. 전두환 정부 이후 20여년 동안 정부 초기에는 규제 개혁을 설파하다가 정권 말이 되면 대부분 흐지부지됐다. 정권 후반부로 갈수록 관료에 대한 의존도가 커졌고, 결국 정권과 관료 간 타협하는 관행이 반복돼 왔다. 규제가 많을수록 공무원들의 권한이 커지는 현실에서 관료들의 보이지 않는 집단이기주의가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 전 대통령은 성장 저해요인의 척결 과제로 규제 완화를 처음으로 언급했지만 구호 차원에 불과했다. 노태우 정부 때는 행정개혁위원회를 설치했지만, 행정절차 간소화에 그쳤다. 규제 개혁이 본격화된 것은 김영삼 정부 때다. 김영삼 정부는 ‘규제 개혁’을 정부 공식 용어로 내세우고, 행정규제 완화를 위해 규제실명제를 도입했다. 또한 행정쇄신위원회를 만들어 약 6000건의 규제를 개선했고, 1997년에는 규제개혁회의를 설치했다. 하지만 구비서류 감축 등 지엽적인 부분을 손보는 데 그쳤다는 평가다. 김대중 정부는 그나마 규제 완화 성과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98년 정부 출범과 동시에 규제개혁위원회를 설치했고, 정부 첫해 1만 372개에 달했던 규제 건수가 2000년에는 6912개까지 감소했다. 당시 외환위기를 맞아 국제통화기금(IMF)의 강력한 압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집권 5년 동안 규제는 연평균 6.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노무현 정부는 2004년 총리 주재 규제개혁장관회의를 만들었고, 민관 합동 규제개혁기획단을 설치해 합리적인 규제개혁을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규제총량제를 도입해 2003년 7827개였던 규제 건수가 이듬해 7707개로 줄어드는 ‘반짝’ 효과를 봤지만, 후반기에 규제가 다시 늘어나 결국 규제 건수는 연평균 1.8% 늘어났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초 ‘규제 전봇대를 뽑겠다’며 법인세 인하,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등 대형 규제를 없애는 데 노력했다. 하지만 규제 개혁 정책은 결과적으로 크게 후퇴했다. 관련 정책이 기존 규제 개혁위와 경쟁력강화위로 나눠 진행돼 혼선을 빚었고, 임기 후반 동반성장위원회에서 고강도 규제를 늘린 결과 규제 건수는 연평균 8% 급증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열린세상] OECD 평균치 뒤집어보기/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열린세상] OECD 평균치 뒤집어보기/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금연구센터장

    언제부턴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치가 우리 사회 평가의 잣대가 되었다. 시기상조라는 이유로 96년 OECD 가입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는 점에서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평가 잣대로 흔히 언급되는 OECD 지표가 높은 노인빈곤율과 자살률이다 보니 관련 지표의 무게감이 적지않다. OECD 평균치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복지정책 방향성의 잣대로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가 달성한 경제적인 성취는 OECD 회원국 중에서도 전례가 없다. 영국이 200년, 미국이 150년 이상 걸린 경제적 업적(1인당 구매력 기준)을 우리는 40년 만에 달성했다. 경제성장이 빠르다 보니 파생되는 사회문제도 이례적이다. 단적인 예가 국민연금이다. 연금역사가 70년 이상인 대다수 OECD 회원국과 달리 전 국민에게 확대된 우리 국민연금 역사는 15년에 불과하다. 전통적인 사적 노인부양체계가 붕괴된 상황에서 연금역사가 짧다 보니 노인빈곤율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문제다. 우리나라 노인의 상대빈곤율(49.3%)이 OECD 평균(12.8%)의 3배가 넘다 보니, 노인 빈곤문제를 평균치로 접근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상대빈곤율이 OECD 평균보다 3배가 넘는다는 것은 우리나라 노인집단의 소득 불평등이 그만큼, 즉 OECD 회원국에 비해 3배 이상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1인가구를 포함한 전체 상대빈곤율(14.0%)과 비교해 봐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65세 이상 노인 소득상위 20%의 소득인정액이 월 210만원(2013년 기준)인 반면, 소득하위 50%는 월 24만원(소득하위 26%는 0원)이다. 기초노령연금이 도입됐음에도 노인집단의 지니계수가 2007년 0.39에서 2011년에 0.42로 0.03 포인트 증가한 배경이다(지니계수가 커질수록 소득불평등은 심화). 이처럼 노인의 소득 불평등이 심한 상황에서 대다수 노인에게 비슷한 수준의 급여를 지급할 경우 OECD 회원국 중 최고라는 높은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을 떨어뜨리기 어려울 것이다. 동일한 액수 지급에 따른 빈곤 완화 효과가 크지 않아서다. 소득이 낮은 취약노인의 자살률이 더욱 높으리라는 가설하에, 정부정책으로도 빈곤완화 효과가 크지 않다면 취약노인의 높은 자살률이 감소하지 않을 것이다. 노인대상으로 많은 돈을 들이고도 가시적인 효과가 없을 것이라 판단하는 이유다. 전 세계적으로 심화되는 소득 불평등을 우려한 IMF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처분소득 지니계수는 일본보다 낮으나 자산을 포함하면 오히려 높아진다. 특히 조세와 소득이전정책을 통한 재분배 효과(0.025 포인트)가 북유럽의 7분의1, 남유럽에 비해서도 4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복지지출이 급증함에도 취약계층의 복지 체감도가 낮은 이유다. 사회보장예산 상당액이 비취약계층에게 쏠려 나타나는 현상이다. OECD 회원국 중 사회보장 지출이 가장 빠르게 증가함에도 세 모녀 자살 사건이 발생하는 배경이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니계수가 0.0172 포인트 높아질 때 일반범죄가 6300건 증가한다고 한다. 우리의 조세 및 사회보장정책 재분배 효과가 남유럽의 그리스 정도만 돼도 2만 7000건의 범죄가 줄어든다는 이야기다. 자살을 자신에 대한 범죄로 해석한다면, 자살률이 제일 높은 고령 취약노인에 대한 지출확대 시 자살률이 대폭 낮춰지지 않을까. 평균적인 접근으로는 높은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을 획기적으로 떨어뜨리기 어렵다. 소득 불평등이 심한 취약집단에 우선 사회보장 지출이 있어야 정책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다. 눈에 띄는 정책효과가 있어야 사회통합도 달성할 수 있다. 효율성과 형평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우리 고유방식의 사회보장 지출과 복지제도 구축을 고민할 때다. 제대로 고민한다면 논란이 되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기초연금, 공무원연금 등에 대한 해법이 자연스레 도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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