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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집’에 대한 꿈과 정책의 전환/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열린세상] ‘집’에 대한 꿈과 정책의 전환/강순주 건국대 건축학부 교수

    집에 대하여 사람들은 나름대로 꿈이 있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다 그리는 것만은 아니다. 노란색을 칠한 도회풍의 현대적인 집, 소나무 향이 그윽한 한옥, 흰 벽면에 스페인 기와를 얹은 스페인풍 집, 흙으로 지은 편안한 집 등 나름대로의 꿈이 있다. 최근에는 건강과 환경, 그리고 후손까지 생각한 생태건축 붐이 일면서 흙집을 짓는 사람도 빠르게 늘고 있다. 흙집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가옥이었으나 근대화 과정에서 사라졌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지금도 세계 인구의 30%, 약 18억의 인구가 흙집에 살고 있다고 한다. 오랜 시간 동안 그 지역의 기후 풍토에 맞게 발전돼 지역의 풍토 건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근래 집에 대한 선호가 요동을 치고 있다. 단독주택에 대한 선호는 높으나, 실제로는 60% 정도의 국민이 아파트에 살고 있다. 서울 시민의 60% 정도가 전원과 시골생활을 원하지만 실제 이동은 거의 미미하다. 집에 대한 꿈과 현실 사이에서 많은 괴리가 있고, 그 사이에서 갈등을 느끼며 사는 셈이다. 이 간극을 줄여주는 게 정부의 역할이고, 이것을 잘하면 국민의 행복지수가 향상될 것이다. 최근 도시에서 농촌으로 향하는 유동인구가 늘어나 농림축산식품부의 2012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귀농, 귀촌 인구가 2만 7000여 가구에 달한다. 그 형태도 IMF 외환위기 때의 생계형 귀농에서 은퇴형으로 바뀌다가, 최근에는 도시와 농촌을 오가는 ‘재능 기부형 귀촌’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증하고 있다. 지금이 도시와 농촌의 새로운 관계 정립이 필요한 적기다. 국민들의 자연친화적 삶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 행복을 증진시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고 국토의 균형 발전, 지속 가능한 사회 만들기를 위해서 말이다. 주거지와 농경지가 공생할 수 있는 주거환경을 만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신도시가 무분별하게 고층아파트 단지 일색의 난개발로 인해 신음하고 있다. 이걸 국민들의 아파트 선호로만 책임을 돌리고 해석할 수는 없다. 거기에 연관된 자본의 탐욕과 정책의 추진체계, 그리고 부패구조를 빼놓고서는 아파트 단지 일색이 된 신도시 현상을 설명할 길이 없다. 우리 사회가 이제 여기서 해결책을 찾을 방향은 두 가지다. 첫째는 도시민의 시골 생활과 농촌인의 도시 생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도시민이 시골에 집터나 주말농장을 마련하는 걸 투기로 보는 분위기를 바꾸어, 오히려 정책과 조세제도 그리고 사회분위기로 지원해 주어야 한다. 자연친화적 삶을 갈망하는 국민들에게 생태적 생활과 집에 대한 꿈을 그릴 수 있도록 하여 행복도 증진시키고, 사회, 경제적 가치도 창출하는 게 바람직하다. 두 번째는 농촌의 발전 문제인데 새로운 발상을 적극 현실화해 줘야 한다. 지난 20년간 농어촌 지역은 정치적으로 과잉대표됐었다는 지적이 있을 만큼 여러 지원이 제공돼 왔는데, 결과에 대해서는 그리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가장 확실하고 바람직한 발전 방안은 자생적 삶터가 형성되도록 하는 것이다. 단순히 ‘제2의 새마을운동’을 추진하겠다고 될 일이 아니다. 전국에서 귀감되는 농촌 마을을 바라볼 때, 그들의 공통점은 귀촌, 귀농 리더와 농촌마을 리더가 결합하여 발전을 꿈꾸었다는 점이다. 은퇴나 귀촌으로 시골생활을 택한 사람들이 다시 도시로 유턴하지 않도록, 그리고 그들이 수준 높은 삶을 즐길 수 있도록 귀촌, 귀농인들과 농촌마을 주민들이 상생하는 정책을 발굴하여 지원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 줘야 한다. 그들이 농작물 특화마을을 만들 건, 미술관 마을을 만들건, 산림 치유 마을을 만들건 반짝이는 좋은 사례들을 공모하고 발굴해서 지원해 줘야 한다. 이게 농림축산식품부와 안전행정부,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탄생돼야 한다. 경제발전과 주택난 해결이라는 미명하에 오로지 자본의 이윤과 욕심만을 챙기면서 ‘토건국가’적 발상으로 주거문제를 해결해 왔다면 이제는 자연과 호흡하고 이웃이 가족이 돼 정을 나눌 수 있는 호혜적 삶터 만들기 프로젝트를 세심히 점검할 때다. 국민을 외국으로 떠나보내지 않는 국가가 되기 위해서 말이다.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한 나라 국민의 생활수준 측정은 어떻게 하나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한 나라 국민의 생활수준 측정은 어떻게 하나

    한국은행은 지난 3월 26일 2013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원화로 2870만원, 달러로는 2만 6205달러라고 발표했다. 이 숫자에 가족 수를 곱해 나온 값과 본인 가족의 연소득을 비교해 본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1인당 GNI는 국민 개개인이 실제 벌어들인 소득을 의미하지 않으므로 이런 계산은 적절치 않다. 본인이나 본인 가족의 소득 수준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려면 고용노동부의 임금통계,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의 가구 월평균소득, 국세청의 소득신고자료 등과 같은 미시통계를 이용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한 나라 국민의 종합적인 생활 수준을 보여 주는 1인당 GNI는 어떻게 산출되고 이용할 때 무엇을 주의해야 할까. 생활 수준이란 국민들의 평균적인 생활상태 정도, 개인의 실질 구매력, 물질적인 복지 수준, 생활 관련 사회적·물리적 환경 등으로 다양하게 정의된다. 이에 따라 생활 수준의 변화나 국가 간 비교를 위해 교육, 의료, 보건, 안전, 문화, 환경, 복지, 사회기반시설, 정보기술(IT) 제품 보급률 등과 관련된 지표들이 종종 쓰인다. 그러나 이런 지표들은 생활 여건의 특정 단면만 보여 줄 뿐 국민들의 종합적인 생활 수준을 보여 주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국민소득통계에서는 국민들의 종합적인 생활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1인당 GNI를 작성하고 있다. 이는 인간이 추구하는 만족 혹은 효용은 소비를 통해 창출되며 소비는 소득의 함수라는 경제학의 기본 가정을 전제로 한다. 즉 소득이 늘면 소비를 더 많이 할 수 있고 이에 따라 국민들의 삶이 풍요로워지며, 국민들이 소비할 수 있는 재화나 서비스를 많이 생산하는 것도 국민들의 후생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논리이다. 경제 발전은 환경 오염, 자원 고갈과 같은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고 삶에 대한 만족도도 주관적이므로 모든 사람이 이런 경제적 논리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생활 수준이 높다는 선진국들은 대부분 1인당 GNI가 높은 반면 후진국들은 그 반대의 경우가 많다. 1인당 GNI는 명목 GNI를 인구수로 나눠 구한다. 국가 간 비교를 위해 미국 달러화로도 환산해 발표된다. 여기에서 GNI란 일정 기간 동안 가계, 기업, 정부 등 국민 경제가 국내외 생산활동에 참여한 대가로 벌어들인 소득이다. 국내총생산(GDP)에 임금, 이자, 배당 등 국외 순수취 요소소득을 가감해 계산한다. 이렇게 구해진 1인당 GNI는 한 나라 국민들의 생활 수준을 손쉽게 측정할 수 있고 다른 나라와 비교하기가 쉽다는 장점이 있어 널리 사용된다. 그러나 개인들의 실제 소득 상황이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지 못하고 계층 간 소득 분배 상태를 보여 주지 못한다는 한계도 지니고 있다. 우선 GNI에는 개인이나 가계가 벌어들인 소득 이외에 기업과 정부의 소득도 포함돼 있다. 국민소득통계에서 ‘국민’이란 용어는 가계, 기업, 정부 등 국민경제 전체를 포괄해 일반적인 의미의 국민 개개인보다 더 넓은 개념이다. 따라서 1인당 GNI는 국민 개개인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소득의 총량을 의미하지 않는다. 국민경제가 소비나 저축 또는 투자로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금액을 국민총처분가능소득(GNDI)이라고 하는데, 이는 GNI에다 국외와의 경상이전 금액을 가감해 구한다. 경상이전이란 소득세나 법인세와 같은 세금, 건강보험과 같은 사회부담금과 그 수혜금, 기부금 등 반대급부 없이 일어나는 소득의 이전거래 등을 말한다. 가계, 기업 및 정부 등 거주자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에도 발생한다. GNDI에서 피용자보수, 즉 임금 등을 통해 개인에게 배분된 몫을 개인총처분가능소득(PGDI)이라고 한다. 이는 세금과 준조세 성격의 사회부담금 등을 내고 난 뒤 개인이 소비나 저축으로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금액을 의미한다. 따라서 1인당 GNI보다는 1인당 PGDI가 국민 개인의 실제 구매력이나 소비 여력을 더 잘 보여 준다. 2013년 우리나라의 1인당 PGDI는 원화로는 1609만원, 달러로는 1만 4690달러로 1인당 GNI의 56% 수준이다. 이는 기업 및 정부의 몫과 개인의 비선택성 지출이 개인소득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1인당 GNI를 미국 달러로 환산해 쓸 때도 주의해야 한다. 2013년 우리나라의 원화 표시 1인당 GNI는 전년보다 3.1% 늘었지만 달러화 표시 1인당 GNI는 전년보다 6.1% 늘어났다. 이같이 원화와 달러화 표시 1인당 GNI의 증가율이 다른 것은 2013년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1095.0원으로 전년(1126.9원)보다 2.8% 하락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원화 기준 1인당 GNI에 변화가 없더라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 즉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미국 달러 기준 1인당 GNI는 늘어난다. 그런데 원화가 강세를 보인 만큼 원화의 실질적인 대외구매력이 늘어난다면 큰 문제가 없겠지만, 시장에서 결정되는 환율은 통화의 구매력과는 큰 관계가 없는 증권투자자금의 유출입 등과 같은 자본거래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또 국가 간에 교역이 이뤄지지 않는 재화나 서비스의 상대가격은 반영하지 못한다. 이와 같은 시장환율 적용에 따른 불합리성을 제거하고 각국의 경제력과 국민의 생활 수준을 실질 구매력에 의해 정확하게 비교 평가하기 위해 유엔,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World Bank) 등 국제기구들은 각국의 상대물가 수준을 감안한 구매력평가(PPP) 환율을 사용하고 있다. 세계은행이 지난 5월 8일 발표한 세계개발지표(WDI)를 보면 2012년 우리나라의 PPP 기준 1인당 GNI는 3만 180달러(세계 49위)로 시장환율에 의한 1인당 GNI(2만 2670달러, 세계 50위)보다 더 커진다. 지난 13일 개막된 브라질월드컵에서 우리나라와 같은 H조에 편성된 국가들을 비교해 보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벨기에(11위), 러시아(19위), 알제리(22위), 한국(57위) 순이다. 하지만 PPP 기준 1인당 GNI는 벨기에(32위), 한국(49위), 러시아(65위), 알제리(104위) 순이며 인구수는 러시아(9위), 한국(26위), 알제리(34위), 벨기에(76위) 순이다. 우리는 1인당 GNI와 인구수에서 뒤지지 않는다. 1인당 GNI와 1인당 PGDI 같은 국민소득지표들은 GDP 총량지표를 기반으로 작성되는 가공통계라 계층 간 소득분배 정도를 보여 주지 못한다. 계층 간 소득분배 상태는 통계청에서 매분기 표본조사를 통해 작성하는 가계동향조사의 지니계수, 소득 5분위배율, 상대적 빈곤율 등의 소득분배지표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또한 한국은행이 금융감독원 및 통계청과 공동으로 작성한 2013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는 자산, 부채, 소득 및 소비의 계층별 규모와 분포 등 가구의 생활 수준 변화를 파악할 수 있는 세부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1인당 GNI와 1인당 PGDI는 한 나라 국민의 종합적인 생활 수준을 파악하거나 국가 간 비교를 위해 널리 사용되는 유용한 거시지표이다. 하지만 일반 국민들이 체감하는 소득 수준이나 계층별 소득 분배 상태 등을 보여 주지 못하는 한계도 있다. 따라서 국민들의 실제 생활 수준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서베이나 실태조사 등을 통해 획득한 미시자료와 소득분배지표도 함께 활용해야 한다. 신승철 경제통계국 지출국민소득팀 차장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쏙쏙 경제용어] ■구매력평가(PPP·purchasing power parity) 환율 한 나라의 화폐는 어느 나라에서나 같은 구매력을 가져야 한다는 가정하에 구해지는 환율로 국가 간 물가 수준의 차이를 고려해 작성된 통화 환산 비율이다. 예컨대 미국에서 5달러인 햄버거가 우리나라에서는 5000원이라면 PPP 환율은 1달러당 1000원이 된다. ■소득분배지표 계층 간 소득분배 정도를 나타내 주는 지표로 지니계수, 소득 5분위배율, 상대적 빈곤율 등이 있다. 지니계수란 소득분배의 불평등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0(완전 평등)에서 1(완전 불평등) 사이의 값을 가진다. 소득 5분위배율은 상위 20%(5분위) 계층의 소득을 하위 20%(1분위) 계층의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상대적 빈곤율은 중위소득의 50% 미만인 계층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지니계수, 소득 5분위배율, 상대적 빈곤율 모두 소득분배가 악화될 때 그 값이 커진다.
  • [기고] 침묵의 대한민국, 월드컵을 맞이하는 자세/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전병호

    지구촌은 지금 온통 월드컵 축제로 들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지난 4월 16일 이후로 여전히 침묵 중이다. 생각할수록 가슴 아프고, 미안하고, 화나는 일이다. 여전히 기다림에 지쳐가는 많은 실종자 가족이 있고, 가족을 잃은 멍든 가슴을 여미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유가족이 절망과 무력감에 신음하고 있다. 감히 월드컵 얘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불경한 일이 됐다. 이들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바로 집단 우울증에 대한 치유의 힘과 깊은 절망감 속에서 건져 올릴 작은 희망 찾기의 시작이다. 치유의 기능이 있는 축구가 작은 힘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모든 것을 잊고 즐기자는 것이 아니다. 슬픔을 승화하고, 가라앉은 대한민국호를 한마음 한뜻으로 인양할 수 있는 힘을 모으는 계기를 이번 월드컵을 통해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대표선수들의 심장에도 지금 우리와 똑같이 아프고 힘든 대한민국의 피가 흐르고 있다. 단군 이래 최대의 국난이라는 IMF시절 머나먼 타국에서 들려 오는 박세리, 박찬호의 승전보가 우리에게 큰 힘을 주었듯, 태극전사들의 승리가 절망에 빠진 대한민국에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들의 승리가 세월호에 파인 실종자 및 유가족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모두가 승리의 응원가를 불러주자. 가족과 함께하든, 이웃들과 함께하든 가슴속에 ‘절대로 잊지 않겠다’는 마음을 모아 승리의 응원가를 힘차게 외쳐 보자. 이것이 세월호의 침몰로 힘든 대한민국을 위한 진짜 응원이 아닐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전병호
  • [사설] 부동산 부양, ‘세부담 완화’에만 매달릴 건가

    전·월세 등 주택 임대소득자들에 대한 과세 제도의 끝은 어디인가. 조세 제도는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에 자주 손질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특히 다주택자들에 대한 세 부담은 조세 형평성이나 과세 정상화라는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한다. 주택시장의 큰 흐름을 무시하고 불과 몇 달 사이의 시장 상황만을 보고 성급하게 부동산 정책을 수정하는 일은 더 이상 없길 기대한다. 일관성 있는 신호를 시장에 줘야 정책의 효과도 높일 수 있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새누리당은 어제 당정 협의회를 갖고 주택 임대소득 과세 제도를 다시 손질하기로 합의했다. ‘2·26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과 ‘3·5보완대책’에 이어 불과 3개월여 만의 일이어서 시장에 먹혀들지 지켜볼 일이다. 당정 협의 내용은 주택 임대소득이 연간 2000만원 이하이면 집을 몇 채 갖고 있는지 따지지 않고 분리과세해 현행 종합과세하는 것에 비해 세 부담을 덜어준다는 것이 골자다. 2주택자의 전세보증금도 3주택 이상 보유자처럼 과세하겠다는 기재부의 기본 입장은 일단 유지됐다. 임대소득 과세 보완책의 약발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이 우세한 편이다. 다주택자의 80% 이상이 2주택자여서 이번 조치로 분리과세 혜택을 보는 대상은 많지 않다. 2·26대책 이후 주택 구매심리가 위축된 것은 세액 자체보다는 주택 소유자의 소득이 노출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소득이 늘어나면 건강보험료 부담도 커지게 된다. 집주인들은 이중계약을 하는 등 탈법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과세 제도를 부동산 시장 부양의 수단으로 자주 활용하는 일을 신중히 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지난달 말 현재 가계 자산의 76%는 부동산으로 집계되고 있다. 세월호 쇼크에 주택시장마저 활성화되지 않고 있으니 소비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은 앞으로 집값이 급등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인식을 하고 있다. 베이비 부머들이 본격적으로 은퇴하고 있는 데다 주택에 대한 개념도 점차 보유에서 거주로 바뀌고 있어서다. 주택 정책은 이런 큰 흐름 속에서 장기 로드맵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글로벌 부동산 버블 붕괴가 재연될 조짐이 있다면서 각국이 즉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의 주택시장은 물가와 소득의 연평균 증가율 등을 고려할 때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효과가 불투명한 무리한 부양책보다는 임대시장 활성화 등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에 주력해야 한다.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32) 통계적 착시란 무엇이고 왜 생길까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 톡 경제 콘서트] (32) 통계적 착시란 무엇이고 왜 생길까

    현대인들은 과거와 달리 통계, 특히 경제 통계에 근거해 경제 실상을 파악하고 미래를 전망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려고 노력한다. 정부나 한국은행과 같은 정책결정기관은 물론이고 기업이나 일반 국민들도 경제 통계를 잘못 해석해 의사 결정을 내리면 간혹 예기치 못한 이득을 얻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경제적 손실을 입거나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게 된다. 이처럼 의사결정을 할 때 중요한 근거로 쓰이는 경제 통계에 대한 해석이 경제 상황과 항상 일치하지는 않는다. 통계적 착시로 인해 서로 다른 주장이 제시돼 이용자들을 혼란에 빠트리는 경우도 종종 일어난다. 통계적 착시란 발표된 경제 통계가 경제 실상과 괴리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통계 수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릇된 결론에 이를 수 있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통계적 착시에 대한 논란은 발표된 통계의 변동성이 커지는 경우, 실적치가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는 경우, 지표 경기가 체감 경기와 괴리를 보이는 경우에 주로 제기된다. 예컨대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3년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만 6205달러로 전년(2만 4696달러)에 비해 6.1% 늘었다. 이는 원·달러 환율의 하락 즉 원화 강세의 효과가 컸기 때문이다. 즉 원화 기준으로 보면 1인당 국민소득은 2870만원으로 전년(2783만원)에 비해 3.1% 늘어나는 데 그친다. 이처럼 미국 달러 기준으로 1인당 국민소득의 변화를 파악할 때 환율 변동을 고려하지 않으면 통계적 착시에 빠질 수 있다. 통계적 착시는 기저효과, 통계 자체의 한계, 통계 작성 기준 변경, 새로운 제도의 시행, 환율의 움직임, 영업일수의 변동, 이상기온, 파업 등 다양한 요인으로 발생한다. 이 가운데 주의가 필요한 몇 가지 요인들에 대해 살펴보자. 우선 통계적 착시는 기저효과(base effect)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기저효과는 기준 시점의 통계가 어떤 특정 요인에 의해 한번 불규칙한 움직임을 보이면 비교 시점 통계의 변동성이 반사적으로 커지는 경우를 말한다. 그래서 반사효과라고도 부른다. 기저효과가 나타나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음력으로 지내는 명절 시기이다. 설과 추석 직전과 직후 월의 소매판매액이 전월 대비 각각 큰 폭의 플러스와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는 명절 전에 소비가 집중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와 같이 지난해 2월에 있던 설이 1월로 이동하면 올 1월과 2월 소매판매액의 전년동월 대비 증가율 역시 각각 큰 폭의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보일 개연성이 높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소매판매는 금년 1월 전년 동월에 비해 5.6% 급증한 후 2월에는 0.4% 감소했다. 기저효과에 따른 통계적 착시를 피하려면 현재 비교 시점은 물론 과거 기준 시점에 특이 사항이 없었는지 점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몇 개월 평균치를 이용해 분석하거나 명절 요인이 제거된 계절변동조정통계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래도 기저효과의 크기를 정확히 측정하기가 어렵고 통계가 기저효과에 의해서만 설명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통계적 착시에 대한 논란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렵다. 통계 자체의 한계가 통계적 착시를 일으킨다는 비판도 많다. 주요 경제 통계는 장기간의 이론적 논의와 실증적 검증을 거쳐 마련된 국제 지침에 따라 여러 나라에서 거의 같은 방식으로 작성되기 때문에 방법론상으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경제 구조 등이 급격히 변해 통계가 경제 현실이나 특수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 통계적 착시 문제와 함께 기존 통계에 대한 신뢰성에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예를 들어 고용통계의 경우 실제 고용사정이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매월 발표되는 취업자 수나 실업률은 나쁘지 않은 것처럼 나오는 경우가 있다. 정부가 복지정책을 확대해 임시일용직 일자리가 늘어나거나 구조조정 등으로 퇴직하거나 은퇴한 사람들이 자영업 창업에 적극 나서는 경우 취업자 수는 늘지만 고용의 질은 떨어진다. 또한 취업난으로 인해 구직을 단념하거나 취업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실업률은 오히려 떨어지는 상황도 발생한다. 이는 이들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돼 아예 실업자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 현실에 맞는 고용지표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그때그때 경제 현실에 딱 맞는 통계를 개발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렇지만 통계적 착시는 통계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이용자들의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크므로 통계를 만드는 기관들은 방법론에 집착하기보다는 이용자의 수요와 경제 실상의 변화를 반영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통계 작성기준을 바꾸는 경우에도 통계적 착시 논란이 발생하곤 한다. 경제 통계의 본질은 경제 실상에 대한 설명력인데 경제 구조의 복잡화, 신기술의 개발, 신상품의 등장과 구(舊)상품의 퇴장, 소비행태의 변화 등으로 시간이 갈수록 기존 통계의 현실 반영도가 떨어진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소득통계와 같은 주요 경제 통계들은 통상 5년마다 기준년 개편 작업을 실시하고 과거 시계열을 수정한다. 또한 대부분의 주요 경제지표들은 유엔, 국제통화기금(IMF), 국제노동기구(ILO) 등과 같은 국제기구들이 마련한 국제 지침을 기본 매뉴얼로 삼고 있는데, 국제 지침이 바뀌면 통계를 만드는 기관에서는 이를 이행하면서 기존 통계를 고쳐 통계의 현실 반영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예컨대 국민소득통계의 국제기준인 ‘국민계정체계’가 2008년 개정됐는데, 기존에 생산비용으로 처리하던 연구개발(R&D) 지출을 자산으로 인식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선정됐다. 이는 R&D가 장기적으로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등 생산 과정에서 반복적·지속적으로 쓰인다는 측면에서 투자 자산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개정된 2008년 국민계정체계에 따라 국민소득통계의 2010년 기준년 개편 작업을 실시했는데, 그 결과 R&D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늘리고 경제성장률과 1인당 GNI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즉 경제 실상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작성기준 변경으로 경제 지표가 개선된 것이다. 그러나 이런 기준년 개편이나 국제기준 개정 등에 따른 통계 수정에 대해 통계적 착시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통계 작성기법의 변경은 경제 현실과 경제 이론의 변화에 맞춰 충분한 근거와 합리적인 방법에 기초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또한 앞으로 새 기준으로 통계가 계속 발표되기 때문에 익숙한 과거 방식이나 숫자를 고집하기보다는 새 이론과 기준에 맞춰 우리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경제 통계는 미리 정해진 기준과 다양한 기초 자료를 이용해 복잡한 경제 현상을 단일 수치로 나타낸 것이므로 이해당사자에 따라 서로 다른 해석이 가능하며, 통계 자체에 착시를 일으킬 소지도 다분히 내포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통계 자체가 틀렸거나 오류가 있다고 오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용자들은 통계적 착시를 일으키는 요인에 대해 보다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으며, 특정 통계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는 관련된 다른 지표들의 움직임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신승철 경제통계국 지출국민소득팀 차장 [쏙 쏙 경제용어] ■기준년 개편 기준년이란 통계 작성 대상이 되는 상품 구성이나 개별 상품에 가중치를 제공하는 연도, 지수가 100인 연도 등을 의미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통계의 유효성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주기적으로 기준년을 바꾼다. 우리나라는 5년 주기로 국민소득통계의 기준년을 바꾸고 있다. 국민소득통계의 현재 기준년은 2010년이다.
  • “고령화, 꼭 재앙만은 아니지만 성장률 0.87%P 끌어내린다”

    “고령화, 꼭 재앙만은 아니지만 성장률 0.87%P 끌어내린다”

    고령화는 노동력 감소와 저축 감소, 복지비 증가 등을 초래해 흔히 성장잠재력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하지만 고령화가 꼭 재앙만은 아니라는 주장이 나왔다. 경제주체들의 자발적 행태 변화와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결합하면 그 부정적 영향을 크게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 부문의 글로벌 통화지표를 따로 만들자는 주장과 ‘안전자산 함정’을 조심해야 한다는 경고도 나왔다. 2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국제 콘퍼런스에서다. 이틀간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경제 석학들이 참가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잠재력 확충방안’을 논의했다. 데이비드 블룸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고령화는 경제 성장에 대체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해 경제주체들이 행동양식을 바꾸거나 정부가 적절한 변화 유인책을 쓰게 되면 (부정적 영향이) 상당 부분 완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도 1965년부터 2005년까지는 인구가 연평균 성장률을 2.01% 포인트 끌어올렸으나 2005년부터 2050년까지는 성장률을 되레 0.87% 포인트 끌어내릴 것이라고 블룸 교수는 분석했다. 하지만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등 이미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세대들이 늘어난 기대수명을 염두에 두고 ‘노년 대비 저축’을 늘리게 되면 저축률 하락 정도는 크지 않을 수 있다. 기업들도 노동력 부족에 대비해 ‘사람’에 대한 투자 인센티브를 늘리게 되면 노동생산성이 나아질 수 있다. 여기에 정년 연장,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제고, 외국인력 도입, 의료보건 및 연금 제도 개편 등의 정부 노력이 가미되면 고령화의 덫을 피할 수 있다는 게 블룸 교수의 주장이다. 한은 총재 후보로도 강력히 거론됐던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전파 경로로 은행보다 기업의 역할이 더 부각됐다”면서 “다국적 기업들이 외화채권 등을 발행해 조달한 외화자금을 자국통화 예금으로 보유(캐리 트레이디)하는 과정에서 통화 불일치가 일어나고 있다는 데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기 때는 미국 달러화가 강세로 전환되는 만큼 개별 국가의 통화량 변동과 글로벌 유동성 사정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달러화로 환산한 글로벌 기업 부문 통화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리카르도 카바예로 미국 MIT 교수는 “안전자산 금리가 제로(0)에 이르더라도 수요가 줄지 않는 안전자산 함정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함정에 빠지면 위험자산 금리가 계속 높게 형성돼 전통적인 통화정책을 무력화시킨다. 카바예로 교수는 “금융혁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앞으로 안전자산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금융시스템의 원활한 작동을 제약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국장은 경기 동조성 심화에 대비한 안전망(Safety net) 구축을, 이종화 고려대 교수는 장기 성장 효과가 미미한 내수 부양보다는 생산성 제고를 각각 제안했다. 로버트 고든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1대 99’로 상징되는 소득 불평등 완화 노력을 강조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전 세계 원자재 가격 변화 바람] 휘발유값 떨어지나

    [전 세계 원자재 가격 변화 바람] 휘발유값 떨어지나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슈퍼 사이클이 끝났다는 의견이 늘고 있다. 2012년 이후 원유 가격이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어서다. 반면 중동·북아프리카(MENA)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신흥국의 빠른 도시화로 인한 수요 증가 등은 변수로 꼽힌다. 26일 산업은행의 ‘주요 원자재 가격 전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배럴당 24.4달러)부터 2012년(111.7달러)까지 유가 상승률은 357%에 이른다. 이번까지 합해 총 네 번의 슈퍼 사이클 중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오일쇼크로 촉발된 3차(1972~1980년)의 원유 가격은 1385%로 가장 높았다. 하지만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등은 선진국의 경기침체, 중국의 성장률 둔화, 타이트오일(셰일가스가 매장된 퇴적암층에서 시추하는 원유) 등 비전통원유 생산의 증가 등을 이유로 4차 슈퍼 사이클이 끝났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세계경제 평균 성장률을 3.9%로 예상했다. 금융위기 이전인 2000~2007년 세계경제 평균 성장률인 4.2%에 못 미친다. IMF, 세계은행(WB) 등은 국제원유 가격에 대해 2000년 이후 최고가였던 2012년(배럴당 105달러) 이후 완만하게 하락해 2018년에는 배럴당 88.4달러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휘발유 가격도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던 2012년 4월(ℓ당 2058.68원)에서 지난달 1875.88원으로 8.9% 내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당분간 원유 가격은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 숨어 있는 변수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전 세계 달구는 ‘피케티 신드롬’

    전 세계 달구는 ‘피케티 신드롬’

    프랑스의 젊은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43)가 일으키고 있는 ‘피케티 신드롬’이 심상찮다. 외국에서 시작된 열기는 우리나라에도 일찌감치 상륙했다. 급기야 이 신드롬의 시사점을 분석한 보고서까지 나왔다. 국제금융센터는 22일 ‘21세기 자본론의 글로벌 반향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다. ‘21세기 자본론’은 피케티가 지난해 프랑스에서 낸 책이다. 신드롬으로 번진 것은 올 3월 영문 번역본이 나오면서다. 책이라고 말하기에는 두께가 ‘공포’스럽다. 무려 685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 단숨에 판매 순위 4위에 올랐다. 영문판을 낸 미국 하버드대 출판사는 “출판사의 100년 역사상 (연간 판매량 기준) 최대 베스트셀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유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등은 앞다퉈 ‘피케티 모시기’에 극성이다. 쏟아지는 강연과 면담 요청에 피케티는 그야말로 ‘월드스타’로 등극했다. 한글 번역본은 올가을 나올 예정이다. 석학들 사이에 찬반 논쟁이 뜨거운 ‘21세기 자본론’은 미국, 프랑스, 영국, 인도 등 20여개 국가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이들 국가의 300년에 걸친 경제지표와 소득 자료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두 번의 전쟁(세계대전), 대공황 등 특정 시기 몇 번을 제외하고는 소득 불평등이 꾸준히 심화됐으며, 그 원인은 돈이 돈을 버는 속도가 노동이 돈을 버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기 때문이라고 결론지었다. 지금도 주요 선진국의 경제 성장률은 연 1~1.5%이지만 자본 이익률은 4~5%나 된다. 이런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인 만큼 소득 불평등은 갈수록 심해질 것이고 결국 ‘세습 자본주의’로의 회귀를 야기할 것이라는 게 피케티의 경고다. 여기서 그쳤으면 신드롬까진 안 됐을 것이다. 피케티는 이런 불평등을 개선하려면 전 세계 부자들에게 10%의 세금을 걷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름하여 ‘글로벌 부유세’다. “세제나 복지를 간과한 이상론”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다소 과격하지만 고려해볼 만한 해법” 등의 긍정적 평가가 더 많다. 한글판이 나오기도 전에 국내서도 열기가 뜨거운 데는 금융사 및 대기업 총수들의 고액 연봉 논란, 갈수록 쪼들리는 가계, 10%가 넘는 실질 실업률 등의 경제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광역단체장 유력후보 분석-충북지사] 윤진식 vs 이시종

    [광역단체장 유력후보 분석-충북지사] 윤진식 vs 이시종

    ■ 30년 공직 경제전문가 ‘총리 빼고 모든 경력 갖췄다’ 평가… “정치인은 한계 극복해야” 새누리당 충북지사 후보인 윤진식 의원은 30여년간 공직에 몸담으면서 ‘진돗개’라는 별명을 얻었다. 한번 물면 놓지 않는 진돗개처럼 한번 맡은 임무는 끝장을 볼 때까지 악착같이 완수하는 책임감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윤 의원은 1946년 충북 충주시 성서동에서 2남 3녀 중 넷째로 태어나 초·중학교를 다녔다. 어린 시절 보름 동안 거의 물만 먹다시피 하며 굶어 봤을 정도로 집안이 찢어지게 가난했다. 성장기에 잘 먹지 못하니 몸도 쇠약했다. 청주고 시절에는 집안 사정과 건강 문제로 졸업을 한 해 미뤄야 했다. 하지만 공부를 아주 잘했던 그는 장학금을 받고 고려대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가난에 한이 맺혔던 윤 의원은 처음엔 대기업에 들어가 부를 쌓는 게 꿈이었다. 하지만 고향인 충북에 내려올 때마다 낙후된 모습과 개선되지 않는 농민들의 삶을 보면서 배운 자로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됐고 정치와 정책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됐다고 한다. 결국 그는 공직으로 삶의 방향을 틀었고 1972년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이후 재무부 행정사무관, 주뉴욕 총영사관 재무관, 대통령실 조세금융비서관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1997년 청와대 조세금융비서관 시절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직보 사건’은 윤 의원의 인생에 변곡점이 됐다. 당시 윤 의원은 외환위기의 심각성을 깨달았으나 윗사람들이 감히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못하고 주저하는 것을 보고 직접 대통령 면담을 요청해 위기의 실체를 보고했다. 그 보고를 받고서야 김영삼 대통령은 응급조치를 지시했다. IMF 사태 이후 열린 국회 IMF조사특위에서 장재식 특위 위원장은 “윤 비서관과 같은 용기 있는 공무원이 몇 명만 더 있었으면 IMF 사태를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일로 윤 의원의 이름은 세간에 널리 알려졌고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표부 공사, 관세청장, 재정경제부 차관, 산업자원부 장관 등으로 잇따라 중용됐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치자 윤 의원이 청와대 정책실장 겸 경제수석으로 전격 임명된 것도 IMF 때 그의 역할 덕분이었다. 이로써 그는 우리나라가 맞은 두번의 경제 위기에서 모두 해결사 역할을 한 유일한 인물이 됐다. 그는 이듬해 고향인 충주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당선되면서 “총리 빼고 모든 경력을 갖췄다”는 평을 들었다. 윤 의원은 2008년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4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는 고초를 겪었으나 2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대법원의 최종 선고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그는 일단 명예회복을 했다고 보고 평소의 그처럼 일에 몰두하고 있다. 윤 의원은 서기관 시절 사무실에 야전침대를 갖다 놓고 일했을 만큼 ‘워커홀릭’(일 중독자)으로 정평이 나 있다. 30여년을 경제 분야에 몸담은 경제 전문가라는 점을 내세워 이번 선거에서도 ‘경제 도지사’를 표방하고 있다. “정치인이란 주어진 조건을 넘지 못하면 안 된다. 한계를 극복하고 최대한의 결과를 이끌어 내는 게 정치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선거 불패의 사나이 민선 시장·의원·지사까지 6전 6승… ‘50년 단짝’과 또 대결 새정치민주연합 충북지사 후보인 이시종 현 충북지사에게는 ‘선거 불패’ 신화가 늘 따라다닌다. 1995년 민선 1~3기 충주시장, 17·18대 국회의원, 2010년 충북지사 선거까지 단 한번의 패배 없이 ‘6전 6승’을 기록 중이다. 이 지사는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6·4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지고 ‘7번째 승리’를 꿈꾸고 있다. 1947년 충북 충주시 주덕읍 덕련리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이 지사는 어린 시절 찢어지게 가난했다. 충북의 수재들이 모인 청주고에 어렵게 진학했지만 1년간 고등학교를 휴학하고 직접 학비를 모아야 할 정도였다. 당시 아버지를 여의게 된 점도 이 지사의 어깨에 짐을 더했다. 충북 음성군 금광에서 광부 생활을 하고 참외 장사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한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농부의 꿈을 갖게 된다. 이때 친구가 보낸 한통의 편지가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편지 내용은 “공부를 한 뒤 대학에 진학하라”는 것이었다. 농사를 지으며 틈틈이 대학 준비를 한 그는 1967년 서울대 정치학과에 합격했다. 대학에서도 학비 마련을 위해 광부, 지게꾼 일을 하는 등 고생했지만 1971년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하게 된다. 이후 그는 충북도 법무관, 강원도 기획담당관, 내무부 행정관리담당관, 관선 충주시장, 충북도 기획관리실장, 국무총리실 심의관 등 중앙과 지방 행정을 두루 섭렵했다. 이런 행정 경험은 1995년 7월 민선 1기 충주시장 당선의 밑바탕이 됐다. 첫 출마 당시 민주자유당(한나라당의 전신) 공천을 받았고 재선 때는 무소속, 3선 때는 한나라당 소속으로 충주시장을 역임했다. 외국 유명 대학의 박사학위 하나 없었지만 20년간의 행정 경험은 연임의 든든한 기반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이 지사는 국회의원 배지를 달기 위해 당내 경선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탈당한 전력 때문에 두고두고 비판받았다. 2004년 4·15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에서 공천에 탈락하자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옮긴 게 대표적이다. 당시 한나라당 충주시지부는 이 지사를 “국민적 열망과 민주적 절차를 짓밟고 자신을 후보로 결정해 주지 않는다며 탈당했다”고 맹비난했다. 그럼에도 이 지사는 때마침 불어닥친 ‘대통령 탄핵 역풍’에 힘입어 17대 총선 충주 지역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다. 18대 총선에서도 그는 민주당 소속으로 청주고 동창인 한나라당 윤진식 후보를 1581표 차이로 간신히 물리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지사는 2010년 충북지사 선거에 도전해 당시 한나라당의 정우택 후보와 팽팽한 접전을 벌인 끝에 아슬아슬하게 승리를 거머쥐었다. ‘민주당 출신’ 첫 충북지사는 그렇게 탄생했다. 이 지사는 자신의 정치 철학에 대해 “서민의 눈높이에서 살아가겠다”고 말한다. 충북지사에 취임한 이후 해외 출장 때마다 그는 일반석을 타고 다닌다고 한다. 이 지사는 지난 12일 ‘안전한 충북, 행복한 도민, 기본이 바로 선 도정’을 주제로 정책 공약을 마련하고 7번째 선거 승리를 위한 잰걸음에 나섰다. 그는 자신의 선거 홍보물에 ‘시종일관 이시종’이라는 문구를 항상 쓰고 있다. 목민관으로서의 자세를 잃지 않고 초심을 지키면서 시종일관 국민, 도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취지라고 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라가르드, 美여대 졸업식 연설 불발

    라가르드, 美여대 졸업식 연설 불발

    국제통화기금(IMF) 최초의 여성 총재인 크리스틴 라가르드(58) 총재가 미국의 명문 여자대학 가운데 하나인 스미스칼리지의 졸업식 연설자로 서지 못하게 됐다. 12일(현지시간) 캐슬린 매카트니 스미스칼리지 학장은 성명을 통해 오는 18일 졸업식 연설자로 라가르드 총재 대신 루스 시먼스 브라운대학 학장이 나선다고 밝혔다. 라가르드 총재의 졸업 연설이 불발된 것은 일부 학생과 교직원들의 반발 때문이다. 반대자들은 청원을 통해 “모든 여성의 평등과 단결을 위해 일한다는 스미스칼리지의 이념과 IMF는 성격이 배치된다”며 라가르드 총재의 졸업 연설에 거부감을 표했다. IMF가 성차별이나 저개발국 문제 같은 세계 자본주의의 단점을 대표하는 기구 중 하나라는 주장이다. 매카트니 학장은 이에 대해 “특정인을 졸업식 연설자로 초청한다고 해서 그 사람의 모든 시각이나 정책을 대학이 승인함을 뜻하지는 않는다”며 “반대론자들은 원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번 일은 깊이 숙고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원·달러 환율 하락… 환투기를 경계하라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환차익을 노리는 투기성 거래에 대한 경계가 확산되고 있다. 원화 강세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환투기가 원·달러 환율 하락 속도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새 달러당 원화 값이 30원 이상 떨어지면서 달러 값이 쌀 때 투자를 늘리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한 대형 증권사의 프라이빗 뱅커(PB)는 “거액 투자자 가운데 미국 등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사람들이 최근 투자액을 크게 늘리고 있다”면서 “주가 상승에 따른 이익은 물론 원화가 약세로 전환될 때 추가 수익을 얻으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이 원화 가치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 등 우리 정부의 환율 정책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원화에 대한 환투기 세력의 공격도 우려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최근 채권 시장의 외국인 자금 대거 유입 등 투기 움직임 가능성에 대해 경계를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9일 “최근 환율 움직임과 관련해 외국인 자금 유입,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거래 등에 투기적 요소가 있는지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달러화를 투자 대상으로 삼는 ‘환테크족’의 움직임도 발 빠르다. 두 자녀가 미국에서 살고 있는 주부 차모(56·여)씨는 최근 한 생명보험사가 출시한 외화연금보험에 가입했다. 보험 가입 당시 환율보다 보험금을 받을 때 환율이 높으면 환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 솔깃했다. 차씨는 “달러 가치가 오르면 그만큼 금전적인 이득을 보는 거고 환율이 안 오른다고 해도 자녀들이 모두 미국에 있어 그 달러를 그대로 가져다 쓰면 되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화예금과 보험 등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거주자의 달러 외화예금 잔액은 지난해 말 359억 달러에서 넉 달 뒤인 지난달 말 기준 424억 7000만 달러로 늘었다. 김용태 외환은행 영업부 WM센터지점 PB팀장은 “환차익은 비과세 대상일 뿐만 아니라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도 제외되기 때문에 최근 절세효과까지 노리는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남경필·김진표, 경기도지사 후보 지지율 초접전 양상 0.8%p차

    남경필·김진표, 경기도지사 후보 지지율 초접전 양상 0.8%p차

    남경필·김진표, 경기도지사 후보 지지율 초접전 양상 0.8%p차 경기도지사 후보로 확정된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의 지지율이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13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 매체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주말 경기도지사 선거의 여야 후보가 확정된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의 지지율이 40.2% 대 39.4%로 초접전 양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전인 지난 4월 11~12일에 실시한 조선일보·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는 남경필 후보가 김진표 후보를 49.7% 대 34.9%로 14.8%포인트 차이로 앞섰지만, 한 달 만에 0.8%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이번 조사는 지난 11~12일 경기도 유권자 534명을 대상으로 집전화와 휴대전화를 병행한 RDD(임의번호 걸기) 방식의 전화면접 조사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4.2%포인트, 응답률은 12.7%다. 한편 남경필·김진표 후보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이틀째 신경전을 이어갔다. 두 후보는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차례로 출연했다. 남경필 후보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관료사회와 정치권의 문제점을 지적했던 과거 언행을 바탕으로 활력 넘치고 안전한 경기도를 만들라는 것이 도민의 바람”이라며 본인이 도지사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강조했다. 김진표 후보는 “경기도가 재정위기·경제위기다. IMF를 극복한 경제전문가가 꼭 필요한 이유”라면서 “대한민국의 축소판인 경기도는 경제·교육부총리, 원내대표·최고위원 등 다양한 국정경험이 필요하다”고 비교우위를 내세웠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날개 없이 추락하는 환율 만반 대비를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소비 둔화로 내수가 타격을 받고 있는 와중에 환율이 경제의 또 다른 복병으로 떠오를 기세다. 내수 침체 속에 그나마 수출이 경제를 이끌고 있으나 원화 강세 변수로 수출기업들의 채산성 약화가 걱정된다. 수출기업들마저 환율 변동으로 타격을 받을 경우 경기 회복의 기대감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선제적으로 대응해 환율 급락이 경제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환율의 변동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055.4원이었으나 최근에는 1020원선으로 떨어졌다. 심리적 지지선이 연달아 무너지면서 1000원선 위협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세 자릿수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는 이들도 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정책에도 불구하고 달러화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25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달러 자금이 풍부한 것도 원화 강세의 원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9일 달러화가 예상과 달리 대부분 국가 통화에 비해 약세를 유지하는 현상을 수수께끼에 빗대기도 했다. 환율은 절대 수준보다 향방을 예측하기 힘든 것 자체가 더 큰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재무부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자료를 인용,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적정수준(3~4%)보다 많고, 원화가치는 8% 저평가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는 798억 8000만 달러로 GDP 대비 6.1%다. 외환당국은 환차익 등을 노리고 들어오는 투기적 자금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다만 예측 가능하고 일관된 정책 신호를 시장에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는 수출중소기업들에 더 많은 관심을 갖기 바란다. 대기업들은 국외생산 체제를 속속 갖추는 등 중소기업에 비해 대응력이 훨씬 앞선다. 반면 중소기업들은 내수 의존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환(換)리스크 대비책도 없어 이중고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취약한 구조다. 경제단체의 설문조사 결과들을 보면 손익분기점으로 여기는 환율은 대기업 1052.3원, 중소기업 1066.05원이다.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환율 변동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다. 환율 하락으로 수입품 가격이 낮아지면 내수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이 보다는 수출감소 효과가 더 크다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기업들의 원가 절감 노력과 함께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 지원 및 수출시장 다변화 정책 등을 내실 있게 추진해야 한다.
  • “세월호 충격 성장률 0.08%P 하락” “삼풍백화점 붕괴때보다 영향 클 것”

    세월호 여파로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0.08% 포인트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세월호 충격을 공식 반영한 첫 경제전망이어서 눈길을 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1%로 수정한다고 8일 밝혔다. 기존 전망치는 4.0%다. 새 국민소득 통계기준 적용에 따른 성장률 ‘자동 상승’ 효과가 0.2% 포인트인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올해 성장 전망을 0.1% 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라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그 이유로 ‘연초의 신흥국 금융 불안, 연말정산 환급액 감소, 세월호 침몰 사고 여파 등에 따른 소비와 투자 회복 지연’을 들었다. 연구원은 세월호 침몰 사고로 2분기(4~6월) 소비자심리지수 월평균이 지난해 말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가정한 결과(시나리오1),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08% 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4∼5월 줄어든 소비가 여름 휴가철로 이연되면 성장률 변동이 없고(시나리오2), 소비심리 저하가 3분기까지 이어지면 성장률이 3.9%까지 떨어질 것(시나리오3)으로 보이지만 그 가능성은 시나리오1에 비해 모두 낮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박성욱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국민이 24시간 관련 소식을 접하는 점, 정부에 대한 실망과 어린 학생들이 숨진 것에 대한 안타까움이 큰 점을 고려하면 이번 사고의 영향이 삼풍백화점 붕괴 때보다 클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금융연구원의 수정 전망치는 국내외 기관 가운데 높은 편이다. 한국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4.0%, 기획재정부는 3.9%, 국제통화기금(IMF)은 3.7%로 각각 보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이날 내놓은 ‘5월 경제동향’에서 “내수 회복세가 약해지면서 전반적인 경기 회복 속도가 완만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단원고 학생들도 ‘의사자’다/조현석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단원고 학생들도 ‘의사자’다/조현석 사회부 차장

    얼마 전 서울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만난 한 조문객이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모두를 의사자(義死者)로 지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세월호 실종·희생자 부모와 비슷한 나이대인 그는 “과거 대형 참사와 달리 국민들의 자존심마저 무참히 짓밟은 참사라 더 가슴 아프다”면서 “학생들의 명예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에는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의사자로 지정되려면 요건이 까다롭다”며 말끝을 흐렸었다. 침몰 순간까지 승객들을 구조하다 숨진 세월호 승무원 박지영씨 등에 대한 의사자 지정도 구조행위 입증서 등의 문제로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쉽게 맞장구를 칠 수는 없었다. 그러자 그는 “선장이 도망가고 구조가 우왕좌왕했지만 학생들은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질서 정연하게 움직였다. 선장의 잘못된 지시였음에도 한꺼번에 몰려나가면 배가 기울어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는 생각에 ‘선내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에 따라 아무도 갑판으로 나오지 않았다”며 언론에서 학생들의 의사자 지정을 촉구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이후에도 많은 사람들로부터 꽃다운 나이에 희생된 학생들의 명예 회복에 대한 이야기를 수차례 더 들었다. 돌이켜보면 학생들은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어느 의사자들 못지않은 의로운 행동을 보여줬다. 많은 학생들이 절체절명의 상황 속에서도 학교에서 배운 대로 어른들의 지시에 따랐고, 숭고한 희생정신을 발휘하기도 했다. 한 희생자 부모가 공개한 동영상에는 학생들이 자신보다 더 힘든 친구에게 구명조끼를 양보하는 등 누구라 할 것 없이 서로를 위하는 장면들이 고스란히 담겼다. ‘현재 위치에서 움직이지 말고 대기하라’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오자 학생들은 “절대 움직이지 말래”하며 서로를 다독거렸다. 한 학생은 “구명조끼 입어”라며 급박한 상황에서 서로를 챙겼고, 또 다른 학생은 “내 구명조끼 입어”라고 친구에게 구명조끼까지 양보하기도 했다. 혼자 살겠다고 승객들을 내버려두고 가장 먼저 탈출한 이준석 선장과 선원들의 행동과는 너무나 달랐다. 한 학생은 혼자 탈출할 수 있었음에도 무서워 울먹이는 친구를 다독이며 선실에 함께 남았다는 말도 전해진다. 의사자는 ‘의사상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정된다. ‘직무 외의 행위’로 위해에 처한 다른 사람의 생명·신체 또는 재산을 구하다가 사망했을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 이 같은 까다로운 현행 법으로는 학생들의 의사자 지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의사자 지정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구조행위 입증을 위한 목격자나 증거 자료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까다로운 잣대를 적용하기에 앞서 꽃다운 나이에 펴보지도 못하고 어른들의 잘못으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학생들의 명예를 회복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관련법을 탄력적으로 해석해 적용해야 한다.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위기가 허술한 경제 구조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면, 이번 사고는 안전불감증, 민관유착, 책임회피 등 사회 구조와 의식을 바꾸는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학생들의 죽음이 외롭고 쓸쓸하지 않도록, 그리고 영원히 기억되도록 세월호 침몰 사고로 희생된 학생 전원을 의사자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hyun68@seoul.co.kr
  • “세 자릿수 견딜 수 있다” vs “방어 못하면 기업 경쟁력 하락”

    “세 자릿수 견딜 수 있다” vs “방어 못하면 기업 경쟁력 하락”

    원·달러 환율이 1000원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세 자릿수 환율’을 둘러싼 해묵은 논쟁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1050원대의 심리적 지지선도 내준 마당에 달러당 1000원의 마지노선을 방어해야 한다는 주장은 여전히 대세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국내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해지고 수출기업의 해외 현지생산이 늘면서 세 자릿수 환율도 감내할 수 있다는 낙관론 역시 힘을 얻고 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하루 전보다 0.1원 오른 달러당 1022.6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환당국이 달러 매수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계감에 이날 장중에는 달러당 1025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이 쏟아지면서 상승폭이 꺾였다. 환율은 당분간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우세하다. 김정식 한국경제학회장은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고려할 때 연내 환율이 세 자릿수로 급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쓰비시도쿄UFJ 은행은 달러당 975원까지 급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출업계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050원 아래로 내려가면 수출 중소기업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1000원 선이 무너지면 대기업의 채산성이 나빠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기업은행이 최근 중소기업 105곳을 조사한 결과 40.8%가 달러당 원화 평균 1052.8원을 손익분기점으로 꼽았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국 기업의 낮은 수익성을 고려해 볼 때 원화 가치가 높아지면 버틸 능력이 떨어진다”면서 “수출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은 엔저 추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고 중국의 위안화는 하락이 멈췄기 때문에 국내 기업의 경쟁력 악화가 심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국내 대기업의 해외 생산 비중이 늘어나면서 환율 변동에 따른 영향력이 이전보다는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지난 3월 달러당 1070원대 이후 꾸준히 환율이 떨어지고 있지만 수출 실적은 오히려 늘고 있다. 4월 수출액은 503억 1500만 달러로 지난해 10월 월간 기준 사상 최고액(504억 8000만 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실적을 기록했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원·달러, 원·엔 환율과 수출의 상관관계가 약해졌다”면서 “환율이 수출에 주는 타격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적정환율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내놓은 2013년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원화값이 최고 8% 저평가돼 있어 지난해 12월 기준 달러당 968원이 적정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현대경제연구원은 원화값이 4.8% 고평가돼 있다며 달러당 1134원을 적정환율로 꼽았다. 두 기관이 평가한 적정환율의 차이는 166원이나 된다. 한 경제연구소의 연구위원은 “무역 가중치나 구매력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적정환율은 주체에 따라 유리한 계산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수출기업의 입장에서는 원고 현상이 달갑지 않겠지만 생산 현지화 전략과 유동성 확보 등을 통해 환율 민감도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김종면 칼럼] 분노를 부추기는 자 누구인가

    [김종면 칼럼] 분노를 부추기는 자 누구인가

    얼마나 더 많은 절망을 견뎌야 하나. 세월호 침몰 23일째, 아직도 진도 앞바다엔 수십명의 실종자들이 갇혀 있다.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노란 리본만 무심하게 나부낄 뿐 희망은 떠오르지 않는다. 유족들은 망연자실, 표정이 없다. ‘자기가 보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 채 막연히 바라보는 사람, 자기가 어디에 서 있는지 모른 채 우두커니 서 있는 사람.’ 유대민족의 교훈서 탈무드가 ‘불행하다’고 지목한 바로 그 모습이다. 그들의 불행을 부축해야 한다. 새로운 삶의 푯대를 쥐여주고 부조리한 세상을 향한 증오와 분노의 불길을 잡아 줘야 한다. 실종자를 수습하고 유족의 문제를 살피는 일이 여전히 급하다. 변변한 공론화 과정도 없이 ‘국가안전처’라는 별도의 부서를 추진할 때가 아니다. 현장을 무시한 옥상옥 기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은 9·11사태 후 정부와 의회가 초당적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20개월 동안 철저한 조사를 거쳐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았다. 일의 선후 완급을 헤아려야 한다. 세월호 참사는 가히 ‘정신적 IMF사태’라고 할 만하다. 국가의 존재 의미조차 희미해졌다. 무능한 공적 시스템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극에 달했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정치권도 막무가내식 정쟁은 자제하는 모양새다. 그런데 한쪽에선 못난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선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박근혜 대통령도 저의 출마를 권유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또다시 ‘박심’ 논란에 불을 붙였다. 대통령의 선거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는 의혹을 갖게 할 만한 발언이니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탄핵감이라고 곳곳에서 목소리를 높인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수수방관이다. 이쯤 되면 ‘박심’의 소재를 떠나 강력한 경고를 보내야 마땅하다. 대통령을 파는 상황이 방치되는 것 자체가 레임덕을 자초하는 일이다. 세월호 조문객이 140만명을 넘었다. 전국이 애도 분위기다. 이 와중에 제 잇속을 챙기겠다고 ‘박심’ 운운하며 분란을 일으키는 전직 총리의 행태를 어느 국민이 곱게 보겠는가. 부끄러움을 안다면 스스로 물러나는 게 옳다.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세상이 돼선 안 된다. 세월호 비극의 교훈도 바로 그것이다. 범국민적인 추모의 상징이 된 노란 리본에 대해 새누리당의 모모한 인사들이 색깔이 마음에 안 든다며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도 딱하긴 마찬가지다. 정치적 프리즘을 통해 보면 모든 게 정치로 보인다. 국민의 눈물 어린 염원조차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정치적 청맹과니나 다름없다. 적선을 못하면 쪽박이라도 깨지 말아야 한다. 세월호 참사로 우리 시대의 천박한 정신의 현주소가 여지없이 드러났다. 국가개조에 앞서 인간개조를 해야 한다. 정신이 썩을 대로 썩었다. 사고 선박사가 돈벌이를 위해 승객의 목숨을 담보로 화물 과적을 일삼았다면 이보다 더한 죄악이 없다. 이번 참사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되는 관피아(관료 마피아)의 과오 또한 물욕에 눈먼 악덕업자들 못지않다. 정부는 ‘관피아와의 전쟁’을 선언했지만 고질화된 관료사회의 적폐를 단번에 해소하기는 어렵다. 무너진 신뢰의 인프라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 국가개조라는 거창한 수사가 아니라 국민의 가슴에 와 닿는 작지만 강한 실천이 중요하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해피아(해양 마피아)만이라도 제대로 척결하는 모습을 보여야 국민이 신뢰할 것이다. 국가적인 재난의 의미도 모르고 경거망동한 고위 공직자는 물론 민심과 거리가 먼 호가호위형 정치꾼들도 더 이상 대통령 주위에 남겨 둬선 안 된다. 국민은 누가 분노하라고 해서 분노하지 않는다. 자명한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고 느낄 때 스스로 분노한다. 국가가 불행에 빠졌는데 ‘박심’이 무슨 소용이고 ‘노란 리본 세력’이 도대체 뭐란 말인가. 닷냥 서푼어치도 안 되는 소모적인 논쟁을 당장 거둬 치워라. 세월호 참사 뒷갈망을 하기도 힘겨운 형편이다. 이 유례없는 슬픔과 분노의 계절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렸다. 수석논설위원
  • 현대음악 작곡계의 거장 구바이둘리나의 삶과 음악

    현대음악 작곡계의 거장 구바이둘리나의 삶과 음악

    현대음악의 전설, 작곡가 소피아 구바이둘리나(83)가 국내 클래식 팬들과 처음 만난다. 오는 7~29일 ‘2014 서울국제음악제’가 그의 음악과 삶을 나누는 자리가 된다. 구 소련 타타르스탄공화국 출신인 그는 1980년대 초 기돈 크레머가 그의 바이올린 협주곡 ‘오페르토리움’을 연주하면서 세계 무대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1992년 독일로 이주하면서 위상은 수직 상승했다. 독일, 노르웨이, 네덜란드 등 유럽의 음악축제와 뉴욕필하모닉오케스트라, 시카고심포니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음악단체에서 그에게 작품을 의뢰했다. 사이먼 래틀, 앤드루 데이비스, 구스타보 두다멜 등 세계적인 지휘자들도 그의 작품을 잇따라 초연했다. 이신우 서울대 작곡과 교수는 “구바이둘리나는 펜데레츠키와 함께 생존하는 현대음악 작곡계의 거장으로, 서방의 클래식 흐름을 의식하기보다 오랫동안 내적으로 축적해온 음악의 정신적 세계, 영적인 힘이 커 남다른 독창성을 지닌 작곡가”라고 소개했다. 러시아, 코카시아, 아시아의 민속악기를 섞는 이채로운 악기 편성과 종교적 신비주의 등을 특징으로 하는 그의 작품은 오는 23·26일 세 차례에 걸쳐 감상할 수 있다. 23일 오후 1시 서울대 음대 예술관 콘서트홀에서는 그의 대표작 ‘요한수난곡’을 살펴보는 강연과 작곡가와의 대담, 연주회가 마련된다. 26일 오후 5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는 ‘소피아 구바이둘리나와 동시대 음악가들’이라는 주제로 구바이둘리나의 ‘비올라와 바순, 피아노를 위한 콰지 호케투스’, 슈니트케의 ‘참회의 시편’, 이신우 교수의 ‘비가’ 등 현대음악의 향연이 펼쳐진다. 같은 날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소피아 구바이둘리나의 특별 콘서트’는 세계 초연인 ‘첼로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두 개의 길’ 등 그의 음악만으로 채워진다. 음악제의 문을 여는 주인공은 바이올리니스트 파비오 비온디가 이끄는 바로크 앙상블 에우로파 갈란테(7일)로 파격적인 비발디의 ‘사계’를 선보인다. ‘파가니니 스페셜리스트’인 이탈리아 바이올리니스트 살바토레 아카르도 내한 공연(18일), 피아니스트 임동민이 협연하는 뉴재팬 필하모닉 내한 공연(29일) 등이 이어진다. www.simfkorea.org. (02)585-0137.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中 연내 세계 경제대국 권좌에”

    중국이 올해 미국을 제치고 구매력 기준으로 세계 1위 경제 대국의 자리에 올라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 세계은행이 이날 발표한 2011년 국제비교프로그램(ICP)의 구매력평가(PPP)에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미국의 86.9%에 달하는 점과 국제통화기금(IMF)이 2011년부터 올해까지 중국은 24%, 미국은 7.6%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 추정치를 종합해 이같이 예측했다. FT의 예상대로라면 미국은 1872년 영국을 추월해 세계 최대 경제국으로 올라선 이후 142년 만에 왕좌에서 물러나게 된다. 이는 경제학자 대부분이 예상하는 2019년보다 5년이나 앞당겨진 전망이다. 세계은행의 ICP는 통화가 다른 국가들 간의 경제 수치 비교에 가장 권위있는 자료로, IMF를 비롯한 모든 관련 기관에서 두루 쓰이고 있다. PPP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등 실제 생활 비용을 반영해 국가별 시장 규모를 비교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은행의 ICP 자료는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새로 산출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중위권 경제국들의 급부상으로 2005년과 2011년 세계 경제 지형도는 엄청나게 달라졌다. 중국의 GDP는 2005년엔 미국의 43%에 불과했다. 2005년 미국 GDP의 19%에 불과했던 인도는 이번에 37%로 성장해 세계 10위에서 3위로 껑충 뛰었다. 러시아(6위), 브라질(7위), 인도네시아(10위), 멕시코(12위)는 상위 12개국 안에 들었다. 반면 고임금 저성장에 시달리고 있는 영국(9위)과 일본(4위)은 뒤로 밀렸다. 독일은 5위로 약간 상승했고 프랑스(8위)와 이탈리아(11위)는 2005년과 같은 순위를 유지했다. 이번 ICP 자료는 중국 등 신흥 경제국이 제기하는 국제 경제질서 재편 논의에 더욱 힘을 실어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FT는 분석했다. 중국 등은 IMF나 세계은행 등이 신흥 경제국의 경제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며 지분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세계은행은 이번 자료를 발표하며 저개발 국가들의 급성장으로 세계 경제의 빈부 격차가 크게 줄어들었지만 세계 인구의 17%에 불과한 부자 나라들이 여전히 전 세계 GDP의 50%를 점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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