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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대통령 수사’ 헌법학자들도 엇갈린 견해

    ‘朴대통령 수사’ 헌법학자들도 엇갈린 견해

    “수사 대상 된다는 건 학계 정설… 사건 실체 규명이 기소보다 우선” “불소추 특권에 수사 대상도 안돼… 퇴임 이후 조사·처벌 가능할 것”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 교체가 예고된 가운데, 이번 사건의 중심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 여부를 둘러싼 논란도 가중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에게 의견을 구한 사실을 인정한 뒤 검찰은 청와대 압수수색에 나섰고, 각계각층에선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도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법무부와 검찰은 대통령 재임 중 형사 불소추 특권을 들어 “대통령은 소추는 물론 수사 대상도 되지 않는다”며 “헌법에 따를 뿐”이라고 선을 긋고 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지난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에 수사도 포함되느냐에 대해 여러 가지 견해가 있을 수 있지만, 수사 대상도 되지 않는 게 다수설”이라고 말했다. 특별수사본부장인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도 ‘성역 없는 수사가 대통령을 포함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대통령은 형사 소추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김영삼 대통령 차남 현철씨의 국정개입 논란 등 지난 정부에서의 유사 사건에 있어서도 검찰은 이 같은 기조를 유지해 왔다. 헌법학자들의 견해 역시 갈린다. 송기춘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헌법 제84조는 수사 결과에 따라 대통령이 내란죄나 외환죄에 해당하지 않으면 재직 중 소추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밝힌 것으로서 수사조차 하지 못한다는 것은 검찰의 거짓말”이라면서 “수사 대상이 된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인데 법무부 장관이 헌법 교과서를 제대로 보고 얘기하는 것이냐”고 일침을 놨다. 신평 경북대 로스쿨 교수도 “수사와 소추는 별개의 문제”라면서 “모든 수사가 기소를 전제로 하는 것은 아니다.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것이 우선이고 그다음 단계가 기소”라고 언급했다. 현 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정종섭 새누리당 의원은 과거 교수 시절 저술한 ‘헌법학원론’에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은 민·형사상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적시했다. 또 ‘대통령이 내란 또는 외환의 죄에 해당하지 않는 죄를 범한 경우 수사기관은 수사를 할 수 있다. 압수수색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시간이 경과하면 증거를 수집하기 어려우므로 대통령의 재직 중 범죄행위에 대해서도 수사기관은 언제나 수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수사 방법과 관련해선 임의 수사가 적절하다고 보는 의견이 많았다. 송 교수는 “수사의 방법을 제한하고 있지 않아서 강제 수사도 가능하지만, 현직 대통령 신분을 감안하면 임의 수사가 현실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검찰과 마찬가지로 소추가 불가하므로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보는 일부 헌법학자도 있다. 허영 경희대 로스쿨 석좌교수는 “조사는 기본적으로 처벌을 전제로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대통령은 기소 대상이 아니므로 조사가 성립되지 않는다”면서 “일단 최씨 등을 조사한 뒤 결과에 따라 대통령 퇴임 후 조사와 처벌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재단 모금과정서 靑개입 여부·최순실 자금착복 집중수사 전망

    檢, PC 소유·사용자 디지털포렌식 분석 작업중 현 정권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가 30일 입국하고 이튿날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검찰 수사의 향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이날 “최씨의 귀국설을 파악하고 소환을 검토하던 중 최씨가 들어왔다”고 설명하며 “31일 오후 최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통보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미르·K스포츠재단의 기금 모금 개입과 사유화, 청와대 문건 유출과 관련된 국정개입 등 크게 두 갈래의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도 형사부와 특수부에서 각 의혹을 분담해 수사 중이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은 재단 설립 신청 하루 만에 허가가 이뤄지면서 특혜 의혹이 일었다. 자금 모금 과정에서도 삼성과 현대차 등 대기업들이 두 재단에 770억원가량을 출연해 청와대의 압력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모금을 주도한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논의를 거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재단의 실질적인 운영자로 알려진 최씨는 두 재단의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고 일부 유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최씨는 한국에 ‘더블루K’, 독일에 ‘The Blue K’와 ‘비덱스포츠 유한책임회사’를 각각 설립해 회장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재단이 한국 더블루K에 일감을 몰아주고, 이 자금을 독일의 The Blue K와 비덱을 거쳐 세탁하려 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상태다. 이에 따라 검찰은 재단 설립과 모금, 운영 과정에서 청와대의 개입이 있었는지와 최씨 개인이 재단 자금을 착복했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최씨의 국정 개입 의혹은 그가 아버지 최태민 목사와 함께 40여년간 박근혜 대통령과 가깝게 지낸 사실을 바탕으로 박 대통령 취임 후 자연스럽게 얘기가 흘러나왔다. 그러던 중 지난 24일 청와대 내부 파일 200여개가 담긴 태블릿 PC가 공개되면서 의혹은 현실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대통령 연설문을 포함해 안보 기밀사항과 외교 문서 등이 다수 들어 있었고, 연설문 최종 수정자의 PC 아이디가 ‘유연’이었다고 JTBC는 보도했다. 유연은 최씨의 딸 정유라(20)씨의 개명 전 이름이다. 최씨는 이에 대해 자신의 것이 아니라며 “태블릿 PC를 사용할 줄도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 PC에서 최씨의 셀카 사진도 발견돼 의혹은 증폭됐다. 앞서 최씨를 도와 더블루K 등의 경영에 관여한 최측근 고영태(40)씨는 “회장이 제일 좋아하는 것은 (대통령) 연설문 뜯어고치는 일”이라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또 이성한(45)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최씨가 5명 안팎의 비선모임을 운영했고 거의 매일 청와대로부터 대통령 보고자료를 건네받아 검토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검찰은 우선 해당 PC의 소유자와 실제 사용자가 누군지 밝히기 위해 디지털포렌식으로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만일 제기된 의혹대로 최씨가 청와대 관련 문건을 받아 봤다면 이를 전달한 사람과 목적 등도 확인해야 한다. 박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에서 “순수한 뜻에서 최씨의 의견을 구했다”고 밝혔지만, 국가 기밀사항을 개인인 최씨가 확인했다면 박 대통령과 최씨 모두 국정 농단 책임을 피해갈 수 없을 전망이다. 또한 검찰이 최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하기로 하면서 최씨를 둘러싼 혐의점 중 상당 부분을 이미 포착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씨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탈 수 있다는 뜻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檢과 사전 교감? 靑 조기 마무리 의도?… ‘보이지 않는 손’ 있나

    檢과 사전 교감? 靑 조기 마무리 의도?… ‘보이지 않는 손’ 있나

    보안 지키려 英출발 외국 국적기 선택… 李변호사 취재진 따돌리며 ‘007작전’ ‘국정 농단’의 당사자로 꼽히는 최순실(60)씨가 30일 오전 전격 입국한 뒤 31일 오후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달 넘게 언론의 추적을 피해 다니다가 지난 28일 변호인을 통해 “조만간 귀국해 의혹을 밝히겠다”고 말한 뒤, 이틀도 지나지 않아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검찰에 출두하기 때문이다. 다른 주요 관계자들 역시 앞다퉈 모습을 드러내면서 전체 틀을 짜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된다. 최씨는 이날 철저히 취재진을 따돌리기 위한 일정으로 귀국했다. 독일 현지가 아닌 영국 런던 히스로공항에서 브리티시에어웨이 항공편(BA017)을 탄 최씨는 약 11시간을 비행해 이날 오전 7시 37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독일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직항편은 프랑크푸르트(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루프트한자)와 뮌헨(루프트한자) 두 곳에서만 출발한다. 한국인의 출입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이에 따라 최씨는 독일 현지의 취재진 눈을 피해 귀국하기 위해 히스로공항에서 출발하는 외국 국적기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두꺼운 패딩 점퍼에 검정색 바지와 선글라스를 착용한 채 탑승동 2층 118번 탑승구를 통해 항공기에서 내렸다. 이후 여객터미널 2층 입국심사대에서는 대면 입국심사대가 아닌 자동입국심사대를 거쳤다. 자동입국심사대를 통하면 지문 인식과 얼굴 사진 촬영, 여권 인식만으로 대면 없이 입국 심사를 마무리할 수 있다. 이후 최씨는 세관 심사를 거쳐 입국장으로 바로 빠져나갔다. 입국장 밖에서는 그의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가 최씨를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변호사 말고도 3~4명의 남성이 최씨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최씨를 영접한 사람들은 공적 기관 관계자들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씨는 이후 서울의 모처로 이동, 휴식을 취하며 검찰 소환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에도 취재진과 최씨 측의 ‘007 작전’은 계속됐다. 이 변호사는 서울 서초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최씨의 입국 사실을 기자들에게 알린 뒤 자리를 떴지만 취재진이 이 변호사를 뒤쫓았다. 이에 이 변호사는 취재진을 따돌리기 위해 곧장 동서울버스터미널로 가서 청평행 고속버스를 탔지만 기자들 역시 고속버스에 함께 올라탔다. 이에 이 변호사는 청평에 도착해 기자들과 오찬을 함께 한 뒤 다시 상경해 모처로 이동했다. 이 변호사의 청평행을 두고 일각에선 최씨가 청평의 모 종교시설에 은거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계에서는 검찰이 최씨의 신병을 당장 확보하지 않은 데 대해 비판 여론이 거센 상황이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긴급체포) 영장을 받지 않고 사람을 구속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늦게 검찰이 최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31일 소환하기로 결정, 최근 수사 과정에서 최씨에 대한 혐의를 특정한 것으로 보인다. 최씨에 대한 혐의는 횡령과 업무방해,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이 거론된다. 검찰 안팎에서는 최씨의 귀국은 일반적인 예상보다 상당히 앞당겨졌다는 반응이 많다. 최씨는 이 변호사 등을 통해 “지금 건강이 안 좋은 상태인 데다 검찰 소환 통보를 받지 못해 귀국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씨는 사실상 ‘곧장 귀국’을 선택했다. 독일 모처에서 영국 런던으로, 그리고 다시 한국으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탑승 대기시간 등을 포함해 24시간 가까이 걸린다. 이 변호사가 28일 국내 언론에 최씨의 귀국 의사를 밝힌 직후부터 귀국을 서둘렀다는 얘기가 된다. 이에 대해서도 검찰과의 사전 교감설이 나온다. 국제선의 경우 최소한 며칠 전에 예약이 이뤄지고, 이 과정에서 최씨 본인의 실명과 여권번호를 전산망에 입력해야 한다. 법조계 관계자는 “최씨가 개인 정보를 예약 시스템에 입력한 순간 국내 정보기관이 이를 포착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 역시 “소환조사와 관련해 검찰과 협의 중”이라고 밝힌 만큼 소환 조사 내용이나 일정 등에 미리 양측이 ‘합의’했을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검찰 관계자도 “입국과 관련해 여러 상황은 파악했고, 한국에 도착하기 전에 (입국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서 “사실상 본인이 자진해서 갑자기 오겠다고 했고, 우리가 따로 동행하거나 공항에 나간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빠른 귀국은 사건을 빨리 마무리하려는 청와대 등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지난 24일 박근혜 대통령 연설문 등 극비 정보가 최씨에게 흘러들어갔다는 관련 보도가 나온 뒤, 국내외에서 잠적해 있던 조인근(53)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과 이성한(45)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고영태(40) 더블루K 이사 등 핵심 관계자들이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태도를 돌변했기 때문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미르·K재단 모금에 안종범 개입’ 감찰과 퇴임 관련 있나 질문에…이석수 “사표 수리한 쪽이 잘 알 것”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미르·K재단 모금에 안종범 개입’ 감찰과 퇴임 관련 있나 질문에…이석수 “사표 수리한 쪽이 잘 알 것”

    감찰 내용 누설 의혹을 받고 있는 이석수(53) 전 특별감찰관이 28일 검찰에 출석했다. 우병우(49)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 전 감찰관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도 막바지에 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은 이날 오후 2시 이 전 감찰관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지난 8월 24일 수사팀이 꾸려진 지 약 두 달 만이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 청사에 나타난 이 전 감찰관은 ‘감찰 내용 유출 의혹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에서 잘 조사받겠다”고만 답했다. 그가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을 내사했다는 것과 관련해선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를 진행한다고 하니 조만간 진상이 밝혀질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해당 내사와 사표 수리 간 연관성에 대해서는 “(사표를) 수리한 쪽이 더 잘 알지 알겠느냐”며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이 전 감찰관은 재임 당시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미르·K스포츠 재단의 설립과 자금 모금에 개입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내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최근 일각에선 그가 비선 실세 최순실(60)씨에 대한 의혹을 조사해 청와대의 미움을 산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우 수석 관련 의혹도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수사팀은 관련 서류 검토와 참고인 조사를 마치고 주요 소환자로 우 수석과 그의 아내, 아들 정도만 남겨두고 있다. 다만 우 수석의 아내 이모씨와 아들 우모씨는 검찰 소환에 불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를 불러 조사해 봐야 우 수석의 소환 여부를 검토할 수 있다”면서 “우 수석을 직접 부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동안 우 수석 관련 ▲의경 아들 보직 특혜 의혹 ▲가족회사 정강의 자금 횡령 의혹 ▲강남 부동산 특혜 거래 의혹 ▲화성 땅 차명보유 의혹 등을 수사해왔다. 검찰은 다음달 초 수사 종결을 목표로 수사가 최종 마무리될 때까지 적용 가능 혐의와 법리 검토에 신중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살아 있는 권력’ 앞에 선 檢… “최순실 송환 위해 모든 조치”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살아 있는 권력’ 앞에 선 檢… “최순실 송환 위해 모든 조치”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수사팀을 확대한 지 3일 만인 27일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했다. 특별수사본부가 꾸려진 것은 ‘이용호 게이트’와 ‘삼성 비자금 사건’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당초 검찰은 수사 초기, 이번 사건을 두 재단의 강제 모금 여부를 둘러싼 ‘단순 의혹 사건’으로 치부했다. 그러나 최순실씨 국정 농단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수사팀 확대에 이어 특수본부 설치로 수사 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전형적인 뒷북 수사’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번 사건은 처음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한웅재)에서만 맡아 진행해 왔다. 정권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 등 주요 인물들은 국내 사무실을 정리하고 해외로 잠적했는데도 검찰은 이들의 소재지 파악이나 압수수색에 미온적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관련 의혹이 확대되고 박근혜 대통령도 ‘엄정 처벌’을 언급하자 부랴부랴 특수수사 부서 검사 3명을 데려왔다. 여론을 의식한 구색 맞추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후 최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태블릿 PC가 공개되면서 대통령 연설문 유출 의혹이 제기됐다. 박 대통령이 이에 대한 대국민 사과에 나서고 여야는 사실상 ‘특별검사’ 도입에 합의했다. 이번 사건을 검찰에 맡겨 둬선 안 된다는 판단에서였다. 검찰도 이 같은 불신을 의식한 듯 이날 오전 김수남 검찰총장의 지시로 뒤늦게 특별본부를 꾸렸다. 이날 이 지검장은 ‘성역 없는 수사’를 약속했지만 대통령 조사 여부에 대해선 “형사소추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도 “헌법에 따를 뿐”이라며 일절 언급을 삼갔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연설문을 최씨에게 보여준 사실을 인정한 사건의 당사자”라면서 “대통령이 면책특권이 있지만 당사자를 조사 대상에서 제외한 수사는 실체적 진실 규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늑장 수사’, ‘눈치보기 수사’ 등 지적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라는 조직으로서, 또 검사로서의 할 일을 다할 것”이라면서 “특검이 도입되어도 (사건을) 넘겨주는 그날까지 도리를 다하겠다”고 답했다. 특별본부는 크게 두 팀으로 나뉘어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형사부는 두 재단의 설립과 모금, 운영과정을 둘러싼 특혜 의혹을 중점 수사한다. 특수부는 청와대 연설문 유출을 둘러싼 경위와 최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주로 다룰 전망이다. 동시에 특별본부는 최씨의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입시 특혜 의혹도 함께 조사할 방침이다. 당초 검찰은 최씨 송환에 대해 “독일로 간 것만 알고 어디에 있는지는 모른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이날 검찰은 “(최씨 송환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는 빠뜨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도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독일 사법당국과 긴밀한 공조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은 전날 미르·K스포츠 재단 사무실 등 9곳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이날 문화체육관광부 등의 추가 압수수색에 나섰다. 대상은 세종시에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산업콘텐츠실과 체육정책실 국장급 공무원 2명의 사무실, 광화문 소재 창조경제사업단 사무실, 미르·K스포츠 재단 이사장 사무실 및 자택 등 7곳이다. 검사 4명과 수사관 20여명이 투입돼 재단의 설립과 운영 과정에 대한 문서,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이날 오전 최씨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40)씨가 방콕발 항공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입국했다. 고씨는 최씨가 실질적 회장을 맡고 있는 더블루K, 비덱스포츠 등의 경영에 참여한 핵심 인물이지만 최근 최씨와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저녁 고씨를 소환, 조사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21일 만에… 檢 ‘뒷북’ 압수수색

    21일 만에… 檢 ‘뒷북’ 압수수색

    “수사팀 확대 재편… 성역 없는 처벌”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을 파헤치는 검찰이 26일 두 재단과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47)씨 자택 등 9곳을 동시 압수수색하는 등 관련 수사를 본격화했다. 검찰은 현 수사팀의 확대·재편 등을 검토하는 한편 범죄 혐의가 있다면 처벌에 성역을 두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검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수사팀’(팀장 한웅재)은 이날 최씨와 차씨 등 핵심 수사 대상자의 집과 미르·K스포츠재단, 전국경제인연합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의 압수수색은 이달 5일 사건을 배당한 이후 21일 만에 이뤄졌다. 그동안 시민단체 고발 내용을 중심으로 주요 참고인 소환 조사 수준으로 진행되던 검찰 조사는 이날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계기로 본격적인 강제수사 단계로 진입했다. 단순히 두 재단을 둘러싼 의혹뿐 아니라 청와대 문건 유출까지 전반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수순으로 읽힌다. 특히 수사팀은 최씨의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의혹 관련 고발 사건도 맡기로 했다. 검찰은 이날 더블루K 한국 법인 대표를 지낸 조모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27일엔 K스포츠재단 전 사무총장인 정현식(63)씨를 참고인으로 소환한다. 검찰은 최근 수사팀을 확대한 데 이어 새롭게 전담팀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 지금처럼 서울중앙지검 1차장 산하가 아닌 별도 수사팀을 꾸릴 가능성도 있다. 검찰 관계자는 “연설문 유출은 법리적 검토를 할 것”이라면서 “범죄 혐의가 있다면 처벌에는 성역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공개된 최씨의 컴퓨터는 독일 현지에서 최씨가 거처를 옮기며 버렸고 JTBC 측이 이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연설문도 대통령기록물, 유출 땐 징역 7년… 원본 여부가 쟁점

    연설문도 대통령기록물, 유출 땐 징역 7년… 원본 여부가 쟁점

    靑비서진 교체·대북 접촉 등 포함 공무상 기밀누설죄 혐의 적용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대국민 사과를 통해 ‘연설문 유출 의혹’을 사실상 시인하면서 관련자에 대한 사법처리가 가능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출 내용은 단순한 연설이 아닌 청와대 인선이나 정책 결정과 관련된 ‘극비사항’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날 최순실씨의 태블릿 PC를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 분석 작업에 착수했다. JTBC가 박 대통령 연설문을 포함해 200여개 파일이 들어 있었다고 보도했던 컴퓨터다. 이 안에는 극도의 보안 유지 사항인 ‘드레스덴 연설문’을 비롯해 청와대 비서진 교체 내용이나 정부조직 개편, 대북 접촉 정보 등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국민 사과에서 “(최씨가) 개인적인 의견이나 소감을 전달해 주는 역할을 했고 연설이나 홍보문도 같은 맥락에서 도움을 받았다”고 해명했지만 최씨가 건네받은 정보의 ‘수준’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수위라는 지적이 많다. 일단 공공문서를 유출했을 때 공무상 기밀누설죄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공무상 기밀누설죄는 공무원이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죄를 말한다. 이를 어길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혐의가 드러나도 현직 신분이라 헌법상 내란이나 외환의 죄를 제외하고는 임기 중 형사소추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문건을 유출한 비서관 등 청와대 관계자에 대한 수사는 가능하다. 대통령이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는 경우라면 임기가 끝나는 시점에서나 가능하다. 이를 감안한 듯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정보공개센터)는 이날 박 대통령과 청와대 보좌진을 대통령기록물 유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정보공개센터는 박 대통령과 허태열(2013년 3월~8월)·김기춘(2013년 8월~2015년 2월) 전 대통령 비서실장, ‘문고리 3인방’이라 불리는 정호성·이재만·안봉근 청와대 비서관, 조인근 전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을 피고발인으로 적시했다. 현재 사건의 가장 큰 쟁점은 이 문건이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대통령기록물관리법에 따르면 ‘대통령의 직무 수행과 관련해 대통령 본인이나 보좌·자문·경호기관이 생산·접수·보유하는 기록물 및 물품’을 대통령기록물로 보고 있다. 이를 무단으로 외부에 유출하면 7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법조문 해석상 연설문 역시 대통령기록물로 볼 수 있다. 해당 내용이 ‘비밀 보호의 가치가 있는 직무상 기밀인지’도 따져 봐야 한다. 판례에는 ‘정치·군사·외교·경제·사회적 필요에 따라 비밀로 된 사항은 물론 객관적 입장에서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 것에 정부나 국민이 상당한 이익이 있는 사항’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생산이 완료된 원본 파일’인지도 핵심 쟁점이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사건’에서 재판부는 관련 자료의 경우 ‘생산 완료 문서’가 아니라는 이유로 대통령기록물이 아니라고 봤다.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에선 대통령기록물이 문서의 ‘원본’이어야 한다는 기준이 추가됐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현재 정황과 그동안의 판례에 따르면 초안을 보여 주고 수정한 것에 불과해 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으로 처벌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면책특권을 가진 대통령이니 법적 책임은 아닐지라도 도의적 책임은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검찰은 이용우 전국경제인연합회 사회본부장과 K스포츠재단 노숭일 부장 등을 불러 조사했다. 이 본부장 등을 상대로 대기업의 거액 출연금 모금 과정과 경위 등을 확인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독일 거처 알아봐준 최순실 최측근 소환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특수수사 부서 검사들을 투입, 별도의 수사팀을 만들었다. 24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한웅재)는 3차장 산하 공정거래조세조사부 부부장 검사와 특수1부 소속 검사 1명, 첨단범죄수사2부 소속 검사 1명 등 총 3명을 충원해 부장검사를 포함한 7명의 ‘미르·K스포츠재단 수사팀’을 꾸렸다. 특히 수사팀을 실질적으로 지휘하게 될 김민형(연수원 31기) 부부장 검사는 전두환 전 대통령 미납 추징금 환수 전담팀에서 팀장을 맡는 등 다양한 수사에서 두각을 나타내 왔다. 검찰은 이날 오전 현 정권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0)씨의 최측근 박헌영 과장을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했다. 박 과장은 노숭일 부장과 함께 K스포츠재단 설립 전후 실무 작업에 깊이 관여해 온 핵심 인물이다. 지난 5월에는 독일에 건너가 최씨 모녀의 거처를 알아봐 줬고, 그동안 최씨가 실질적인 회장으로 있는 ‘더블루K’의 한국법인 사무실을 오가며 K스포츠 운영 상황을 최씨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독일로 출국한 최씨와 딸 정유라(20)씨의 현 소재지는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최씨가 이미 해외로 돈을 빼돌렸을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계좌추적 여부 등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해외 계좌를 알 수도, 강제할 방법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뉴스 뜯어보기] ‘강남역 살인 사건’ 5개월, 끝나지 않은 논란

    [뉴스 뜯어보기] ‘강남역 살인 사건’ 5개월, 끝나지 않은 논란

    끔찍한 살인에도 조현병 참작 징역30년 선고수락산 살인범 등 잇단 조현병 주장…악용 가능성 우려도 ●‘강남역 살인 사건’ 재구성…“여성에게 무시당해 화가 났다” 지난 5월 17일 오전 1시 7분쯤. 서울 서초구 강남역의 한 상가건물 공용 화장실에서 20대 초반의 여성이 끔찍하게 살해됐다. 세면대 앞을 서성이던 남자는 여성이 용변을 마치고 나오자 흉기를 뒤로 숨긴 채 여성을 용변칸으로 밀어 넣었다. 여성이 다급히 휴대전화를 만지자 흉기로 한 차례 찔러 쓰러지게 한 뒤, 즉사할 때까지 흉기를 휘둘렀다. 그날의 폐쇄회로(CC) TV에는 숨진 여자친구를 발견하고 발버둥 치며 오열하는 남자친구의 모습이 담겼다. 도대체 누가, 왜… 범인은 곧 검거됐다. 그가 체포 직후 “여성에게 무시당해 화가 났다”고 진술하면서 ‘여성 혐오’ 논란과 함께 사건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세간을 충격과 공포에 빠뜨렸던 이른바 ‘강남역 살인 사건’이다. 범인은 사건이 발생한 상가 주점의 종업원으로 일하던 김모(34)씨. 눈빛이 어딘가 서늘한 느낌이 있지만 언뜻 보기엔 그저 평범한 남성 같았다. 그러나 그는 일면식도 없는 A(23·여)씨를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잔인하게 살해했다. 수사 과정에서 그는 ‘조현병’(정신분열)을 겪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중·고교 시절부터 ‘여자들이 내 흉을 보고 다니는 것 같다’는 망상 등으로 병원 진료를 받았고, 2009년 조현병(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았다. 이후 정신병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 가출한 뒤 치료를 중단하면서 증세는 심해졌다. 여성들이 일부러 자신의 길을 가로막거나 어깨를 치고 간다는 등 피해 망상이었다. 검찰 조사에서 그는 살해 동기에 대해 다소 황당한 주장을 내놨다. 지난 5월 15일 공터에서 담배를 피던 중 젊은 여성이 담배 꽁초를 자신의 발등 위에 던져, 이를 계기로 여성을 살해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조사 중에도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피해자에 죄송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지만 아무런 감정의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기사 검색 등을 통해 자신이 ‘유명인’이 된 것처럼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 조현병 참작, 징역 30년...‘타당한 결론이었나’ 논란 법원은 지난 14일 김씨에게 징역 30년형을 선고했다. 단일 사건에 대한 유기징역으로는 법정 최고형이었다. 그러나 ‘조현병’을 이유로 유기징역에만 그쳐 논란이 됐다. 앞서 검찰은 김씨에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당시 법정에서 A씨의 어머니는 하염 없는 눈물을 흘렸다. “우리 딸 눈도 못 감아주고 어떡해…” 그러나 김씨는 선고 전 결심 공판에서도 “자연스럽게 이뤄진 일로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은 김씨가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하며, 반성의 여지가 없고, 재범의 우려성도 있다고 봤다. 여성 혐오 논란과 관련해선, 평소 김씨가 여성보다 오히려 남성에 대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었고, 이를 상대적 ‘약자’인 여성에게 표출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어릴 때부터 엄한 아버지 밑에서 혼이 나고 주눅들어 지내며 강제 입원을 당하기도 했다. 법원과 검찰의 판단을 종합해봤을 때, 김씨가 이번과 같은 잔인한 범행을 다시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재판부도 이와 같은 입장에서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피고인의 가석방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임을 지적해둔다”고 적시했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피고인의 형량을 정함에 있어 부득이 심신미약 상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조현병 때문”이라는 김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를 놓고 여론은 들끓었다. ‘재범 위험성이 있음에도 영구 격리시키지 않는 것이 타당한지’, ‘국민의 혈세로 살인범을 치료하며 달라지길 기다려야 하는지’ 등 네티즌도 의구심을 표출했다. 잠잠했던 사형제 찬반 논란까지 제기됐다. 선고 결과에 수긍이 가지 않는다는 전문가들도 많았다. 특히 전문가들이 눈여겨 본 부분은 김씨의 ‘판별력’과 ‘계획성’이다. 김씨는 애초부터 남성은 제외하고 정확히 여성만을 범행 대상으로 지목했다. 무차별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방어하기에 좀 더 쉬운 가녀린 여성을 피해자로 선택한 것이다. 미리 흉기를 준비하고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남성들을 보내고 기다리는 치밀함도 보였다. 재판부도 “이 사건 범행이 계획적 범행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판결문에서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계획성만으로 조현병의 영향 때문에 (범행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는 모호한 표현을 들어 피고 측의 주장을 수용했다. 사용한 흉기를 감추지 않은 점 등의 이유에서다. 고위 법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판결문에 따르면 범행 당시 조현병이 발현된 상태였는지 명확하지 않고, 과거 행적이나 당시 정황에 비춰 추정하고 있다”면서 “살인과 같은 중대 범죄에 있어 심신미약 상태를 판단할 때에는 매우 엄격한 팩트 판단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 “나도 조현병 환자에요”…‘조현병’ 악용하는 범죄자들 물론 김씨와 같이 정신질환으로 살인에까지 이르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다. 의료계 등에선 조현병 환자들을 치료의 대상이 아닌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할 위험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심신미약에 대한 폭 넓은 정상참작이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또 다른 이유를 제기한다. 주취 감경과 마찬가지로 범죄자들의 ‘방패막이’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각종 사건·사고에서 검거된 범인들이 수사기관이나 법정에서 “나는 조현병 환자”라고 주장하는 경우들을 종종 보게 된다. ‘수락산 살인범’ 김학봉(61)씨가 대표적이다. 수락산에서 60대 여성 등산객을 살해한 그는 줄곧 자신이 환청과 망상으로 조현병 증세를 앓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근 대통령 암살 계획이 있다고 청와대에 전화를 건 50대 남성 역시 조현병을 주장하고 있다. 익명을 요한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우울증 약을 복용한 전력이 있거나 정신과 진료를 받은 기록 등이 있으면 이를 근거로 의뢰인에게 정신질환을 주장하도록 하는 변호사들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정신질환이 법적 처벌을 최소화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범행 당시 범인이 정신질환으로 인해 의사결정 능력 및 사물판단 능력이 미약함이 명확해야 한다”며 “과거의 병력 등을 바탕으로 ‘가능성’에 의해 심신미약 감경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승 박사는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는 범죄에 대해서만큼은 관대한 판단을 해선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건에 “만족한다”던 김씨는 30년이 지난 뒤 과연 달라질 수 있을까.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뉴스 뜯어보기] ‘강남역 살인 사건’ 5개월, 끝나지 않은 논란

    [뉴스 뜯어보기] ‘강남역 살인 사건’ 5개월, 끝나지 않은 논란

    끔찍한 살인에도 조현병 참작 징역30년 선고 수락산 살인범 등 잇단 조현병 주장…악용 가능성 우려도 ●‘강남역 살인 사건’ 재구성…“여성에게 무시당해 화가 났다”지난 5월 17일 오전 1시 7분쯤. 서울 서초구 강남역의 한 상가건물 공용 화장실에서 20대 초반의 여성이 끔찍하게 살해됐다. 세면대 앞을 서성이던 남자는 여성이 용변을 마치고 나오자 흉기를 뒤로 숨긴 채 여성을 용변칸으로 밀어 넣었다. 여성이 다급히 휴대전화를 만지자 흉기로 한 차례 찔러 쓰러지게 한 뒤, 즉사할 때까지 흉기를 휘둘렀다. 그날의 폐쇄회로(CC) TV에는 숨진 여자친구를 발견하고 발버둥 치며 오열하는 남자친구의 모습이 담겼다. 도대체 누가, 왜… 범인은 곧 검거됐다. 그가 체포 직후 “여성에게 무시당해 화가 났다”고 진술하면서 ‘여성 혐오’ 논란과 함께 사건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세간을 충격과 공포에 빠뜨렸던 이른바 ‘강남역 살인 사건’이다. 범인은 사건이 발생한 상가 주점의 종업원으로 일하던 김모(34)씨. 눈빛이 어딘가 서늘한 느낌이 있지만 언뜻 보기엔 그저 평범한 남성 같았다. 그러나 그는 일면식도 없는 A(23·여)씨를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잔인하게 살해했다. 수사 과정에서 그는 ‘조현병’(정신분열)을 겪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과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중·고교 시절부터 ‘여자들이 내 흉을 보고 다니는 것 같다’는 망상 등으로 병원 진료를 받았고, 2009년 조현병(정신분열증) 진단을 받았다. 이후 정신병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다 가출한 뒤 치료를 중단하면서 증세는 심해졌다. 여성들이 일부러 자신의 길을 가로막거나 어깨를 치고 간다는 등 피해 망상이었다. 검찰 조사에서 그는 살해 동기에 대해 다소 황당한 주장을 내놨다. 지난 5월 15일 공터에서 담배를 피던 중 젊은 여성이 담배 꽁초를 자신의 발등 위에 던져, 이를 계기로 여성을 살해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이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조사 중에도 반성하는 태도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피해자에 죄송하다”는 말을 한 적이 있지만 아무런 감정의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기사 검색 등을 통해 자신이 ‘유명인’이 된 것처럼 생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 조현병 참작, 징역 30년...‘타당한 결론이었나’ 논란 법원은 지난 14일 김씨에게 징역 30년형을 선고했다. 단일 사건에 대한 유기징역으로는 법정 최고형이었다. 그러나 ‘조현병’을 이유로 유기징역에만 그쳐 논란이 됐다. 앞서 검찰은 김씨에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당시 법정에서 A씨의 어머니는 하염 없는 눈물을 흘렸다. “우리 딸 눈도 못 감아주고 어떡해…” 그러나 김씨는 선고 전 결심 공판에서도 “자연스럽게 이뤄진 일로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은 김씨가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하며, 반성의 여지가 없고, 재범의 우려성도 있다고 봤다. 여성 혐오 논란과 관련해선, 평소 김씨가 여성보다 오히려 남성에 대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었고, 이를 상대적 ‘약자’인 여성에게 표출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씨는 어릴 때부터 엄한 아버지 밑에서 혼이 나고 주눅들어 지내며 강제 입원을 당하기도 했다. 법원과 검찰의 판단을 종합해봤을 때, 김씨가 이번과 같은 잔인한 범행을 다시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재판부도 이와 같은 입장에서 “재범의 위험성이 있는 피고인의 가석방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임을 지적해둔다”고 적시했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피고인의 형량을 정함에 있어 부득이 심신미약 상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조현병 때문”이라는 김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를 놓고 여론은 들끓었다. ‘재범 위험성이 있음에도 영구 격리시키지 않는 것이 타당한지’, ‘국민의 혈세로 살인범을 치료하며 달라지길 기다려야 하는지’ 등 네티즌도 의구심을 표출했다. 잠잠했던 사형제 찬반 논란까지 제기됐다. 선고 결과에 수긍이 가지 않는다는 전문가들도 많았다. 특히 전문가들이 눈여겨 본 부분은 김씨의 ‘판별력’과 ‘계획성’이다. 김씨는 애초부터 남성은 제외하고 정확히 여성만을 범행 대상으로 지목했다. 무차별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니라, 자신을 방어하기에 좀 더 쉬운 가녀린 여성을 피해자로 선택한 것이다. 미리 흉기를 준비하고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남성들을 보내고 기다리는 치밀함도 보였다. 재판부도 “이 사건 범행이 계획적 범행이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판결문에서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계획성만으로 조현병의 영향 때문에 (범행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는 모호한 표현을 들어 피고 측의 주장을 수용했다. 사용한 흉기를 감추지 않은 점 등의 이유에서다. 고위 법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판결문에 따르면 범행 당시 조현병이 발현된 상태였는지 명확하지 않고, 과거 행적이나 당시 정황에 비춰 추정하고 있다”면서 “살인과 같은 중대 범죄에 있어 심신미약 상태를 판단할 때에는 매우 엄격한 팩트 판단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 “나도 조현병 환자에요”…‘조현병’ 악용하는 범죄자들 물론 김씨와 같이 정신질환으로 살인에까지 이르는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다. 의료계 등에선 조현병 환자들을 치료의 대상이 아닌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할 위험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각에선 심신미약에 대한 폭 넓은 정상참작이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또 다른 이유를 제기한다. 주취 감경과 마찬가지로 범죄자들의 ‘방패막이’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최근 각종 사건·사고에서 검거된 범인들이 수사기관이나 법정에서 “나는 조현병 환자”라고 주장하는 경우들을 종종 보게 된다. ‘수락산 살인범’ 김학봉(61)씨가 대표적이다. 수락산에서 60대 여성 등산객을 살해한 그는 줄곧 자신이 환청과 망상으로 조현병 증세를 앓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근 대통령 암살 계획이 있다고 청와대에 전화를 건 50대 남성 역시 조현병을 주장하고 있다. 익명을 요한 한 법무법인 변호사는 “우울증 약을 복용한 전력이 있거나 정신과 진료를 받은 기록 등이 있으면 이를 근거로 의뢰인에게 정신질환을 주장하도록 하는 변호사들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정신질환이 법적 처벌을 최소화하는 전략적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범행 당시 범인이 정신질환으로 인해 의사결정 능력 및 사물판단 능력이 미약함이 명확해야 한다”며 “과거의 병력 등을 바탕으로 ‘가능성’에 의해 심신미약 감경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승 박사는 “무고한 생명을 앗아가는 범죄에 대해서만큼은 관대한 판단을 해선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건에 “만족한다”던 김씨는 30년이 지난 뒤 과연 달라질 수 있을까.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뉴스 뜯어보기]기계가 온정을 꺾을 수는 없었다…경비원 50여명 일자리 지켜낸 주민들

    [뉴스 뜯어보기]기계가 온정을 꺾을 수는 없었다…경비원 50여명 일자리 지켜낸 주민들

    70대 아파트 경비원에게 “경비는 개”라고 막말을 한 ‘갑질 입주민’이 19일 경찰에 입건된 가운데, 이와 반대로 해고 위기에 놓인 아파트 경비원 50여명의 일자리를 지켜낸 주민들의 일화가 새삼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달, 서울고법 민사40부(부장 성낙송)는 서울 강서구 A아파트의 ‘경비원 전원해고 대책위원회’가 “보안시스템 공사를 중단해달라”며 입주자 대표회의를 상대로 낸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아파트에 통합전자보안시스템을 설치하려던 입주자 대표회의는 관련 무효확인 소송의 본안 판결 확정 때까지 더이상 공사를 진행할 수 없게 됐다. 사건은 2014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는 경비원을 감축하고 무인경비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2015년부터 최저 임금이 적용되면 경비원 임금과 입주민의 관리비 부담이 커질 것이란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주민들은 “경비원들이 경비업무 외에 쓰레기 분리수거와 청소, 주차관리, 택배 보관 등 아파트 관리에 대한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며 기계로 대체할 수 없음을 주장했다. 무인경비시스템 도입은 주민 투표에 부쳐졌고, 부결됐다. 그런데 지난해 3월, 새로 선출된 입주자 대표 회장은 이를 다시 주민 투표에 부쳤고 같은 해 8월 동대표 회의에서 무인경비시스템 도입을 결정했다. 입주민들의 항의가 이어졌지만 회장 측은 ‘주민 의겸을 수렴한 결과’라고 주장했고, 이에 주민들은 경비원들을 지키기 위한 대책모임을 결성했다. 입주민들을 대리해 소송을 진행한 법무법인 공감에 따르면, 회장 측은 당시 해당 경비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도록 관리업체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50여명에 달하는 경비원 전원이 해고 당할 처지에 놓였지만 위기의 순간, 감동이 찾아왔다. 경비원들이 계속 일을 할 수 있도록 입주민들이 관리사무소를 지킨 것이다. 자신감을 잃고 포기하려던 경비원들도 이같은 주민들의 모습에 힘을 얻어 경비실을 지키며 업무를 이어나갔다. 지난 2월 15일, 공감은 김승현 노무사와 함께 무인경비시스템 도입에 대한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했다. 회장 측에서 판결이 선고될 때까지 공사를 하지 못하게 막는 가처분 신청도 했다. 그리고 결국 법원은 주민과 경비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사람의 마음’이 지닌, 따뜻하고 커다란 힘을 보여주는 계기였다. 소송을 진행한 공감의 윤지영 변호사는 “관리비 인상 때문에 지금도 많은 아파트에서 무인경비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람을 존중하는 사회,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아파트 공동체가 많아지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낙태 합법화” 광화문에서도 한국판 ‘검은 시위’ 열린다

    “낙태 합법화” 광화문에서도 한국판 ‘검은 시위’ 열린다

    워마드 등 여성커뮤니티 23·30일 이틀간 복지부 “낙태 의사 처벌 강화 재검토” A(35·여)씨는 지금도 5년 전의 일을 떠올리면 가슴이 먹먹하다.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에게 갑작스런 결별 통보를 받은 뒤 A씨는 뒤늦게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됐다. 생명을 함부로 해선 안 된다는 생각에 전 남자친구를 찾아 갔지만 그는 이미 또 다른 여성을 사귀고 있었다. 혼자서는 도저히 아이를 키울 엄두가 나지 않았다. 자신도, 아이도 불행해질 것 같았다. 눈물로 몇날 며칠을 지새며 고민하던 A씨는 결국 두려움과 죄책감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이후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의 부모는 “여자가 그런 수술까지 받고 몸을 버리다니 집안의 망신”이라며 “결혼하긴 틀렸으니 차라리 산에라도 들어가서 속죄하고 살라”고 힐난했다. A씨는 “충격으로 홧김에 하신 말씀이었지만 두고 두고 상처가 된다”며 “서로 사랑해도 결국은 왜 여성들만 모든 책임과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평생 죄인으로 숨죽여 살아야 하는 것이냐”고 흐느꼈다. 보건복지부가 임신중절 시술을 한 의료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의료관계 행정처분규칙 개정안’을 지난달 입법 예고한 뒤 논란이 커지고 있다. 폴란드의 ‘검은 시위대’에서 착안해 검은 옷과 마스크를 착용한 여성들이 잇따라 거리 시위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와 여성커뮤니티 연합은 오는 23일과 30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임신중단 합법화 시위’를 연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은 ‘낙태’라는 단어 대신 ‘임신중단’이라는 표현을 써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행사 주최 측은 “개정안은 표면적으로 불법낙태 수술의에 대한 처벌 강화지만, 결과적으로 임신·출산에 대한 여성 결정권을 억압하게 될 것”이라며 “시위를 통해 임신중단에 대한 잘못된 사회적 통념을 알리겠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비도덕적 진료 행위 유형을 8가지로 제시하며 여기에 불법 낙태수술을 포함시켰다. 이와 함께, 집도의 자격정지 1개월이라는 기존 처벌 기준을 최대 12개월로 늘리는 등 상향시켰다. 이후 의료계와 여성계의 거센 반발이 일자 복지부는 관련 규정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임신중단 합법화 시위 기획단은 “우리 사회에선 생명의 존엄성을 이유로 여성의 자기결정권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여성들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범법자가 되고, 위험 속에 죽어가는 현실은 외면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신과 출산은 여성의 신체에서 일어나는 일이므로 모든 여성은 자유롭게 이를 결정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임신중절의 불법성 여부에 대한 논란은 오랫동안 이어져왔다. 여성 인권 운동가들은 여성의 주체성과 자기결정권, 낙태를 원하는 대상이 미혼자보다 주로 기혼 여성인 점 등을 이유로 합법화를 주장했다. 임신중절은 그동안 한국 사회의 여성들에게 무거운 주제였다. 여성이 임신중절 수술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 ‘평소 행실이 바르지 못하고 문란했을 것’이라는 편견과 낙인이 뒤따랐다. 성폭력에 의한 임신은 중절이 허용되지만 피해 사실을 사법기관에서 인정받아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증명의 어려움과 수치심을 극복해야만 했다. 때문에 복지부의 이번 개정안 입법 예고가 사회적 억압에 짓눌렸던 여성들에게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이다. 폴란드에서는 여성들의 전국적인 대규모 항의 시위로 인해 낙태 전면금지 법안의 폐기 수순에 들어간 상태다. 앞서 여성단체와 시민들 수백명은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검은 옷을 입고 시위를 벌였다. 오는 23일과 30일 열릴 시위는 이와 별개로 여성들만 참여해, 개정안 저지와 더불어 임신중단 합법화에 초점을 맞춰 진행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날 “불법 낙태수술에 관한 법령은 입법예고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행정처분의 대상과 자격정지 기간은 전문가 및 국민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면서 한발 물러선 태도를 보였다. 복지부는 이르면 19일 차관 주재로 의료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법정 서는 현역 의원 33명… 금배지 반납 기로

    법정 서는 현역 의원 33명… 금배지 반납 기로

    20대 국회의원 33명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대검찰청 공안부(부장 정점식 검사장)는 지난 4월 13일 실시된 제20대 총선 선거법 위반 사범에 대해 공소시효 만료일인 13일 자정까지 전국 검찰청별 수사 결과를 집계한 결과 총 3176명의 선거 사범을 입건해 1430명을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들 중 114명은 구속기소됐다. 기소된 국회의원 당선자 수는 지난 18대(36명), 19대(30명)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16명, 새누리당 11명, 국민의당 4명, 무소속 의원 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새누리당에선 강길부, 김종태, 함진규 의원 등이, 더불어민주당에선 추미애 대표와 윤호중 정책위원장 등 지도부를 포함한 당내 핵심 인사들이 기소됐다. 또 국민의당은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의 김수민, 박선숙 의원 등이, 무소속은 윤종오, 서영교 의원이 기소됐다. 이 밖에 국회의원 당선에 영향을 미치는 선거사무장과 회계책임자, 배우자 등 8명이 법정에 서게 됐다. 전체 범죄 유형별로는 흑색선전 사범이 1129명(35.6%)으로 제일 많았고, 금품선거 사범이 656명(20.6%), 여론조작 사범이 140명(4.4%)이었다. 흑색선전이 금품선거를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19대 총선에선 금품선거 사범이 829명으로 흑색선전사범(652명)보다 많았다. 20대 총선 입건자는 2012년 19대 총선 입건자(2572명)보다 23.5% 증가했다. 3당이 경쟁하는 상황에서 공천 및 선거운동 과정의 내부 고소·고발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이 검찰의 분석이다. 현행법상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을 위반해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배우자, 선거사무장, 회계책임자 등이 선거법을 위반해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아도 당선 무효가 된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박지원 “한상대 전 檢총장, 日대부회사서 2억 자문료”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수사 무마 대가 20억 자문료’ 의혹의 당사자로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한상대 전 검찰총장을 지목했다. 13일 서울 서초동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박지원 대표는 “한상대 전 검찰총장은 일본계 대부회사인 SBI홀딩스코리아, 그 자회사인 베리타스 인베스트먼트의 법률 고문”이라면서 “이 대부업체의 전 대표가 검찰 내사로 압수수색을 받게 되자 놀란 회사가 4개의 법률사무소·로펌에 사건을 의뢰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에 따르면 4곳에서 받은 총 수임료는 17억~18억원 상당이다. 박 의원은 “한 전 총장은 이 가운데 2억 2000만원을 받았다”며 “전직 총장이 사건 수임도 안 하고 (자문료로) 2억원 넘는 돈을 받은 것이 도덕적으로 용납되느냐”고 지적했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이에 대해 “보고받지 못했고 정확한 진상을 모른다”고만 답했다. 앞서 박영선 의원은 지난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검찰의 압수수색 후 전직 검찰총장이 수사무마 대가로 그 회사에서 자문료 20억원을 받았다는 제보가 있다”고 폭로했다. 박 의원은 국감이 끝난 뒤 해당 회사의 해명을 듣는 과정에서 자문료 수수 사실을 직접 확인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법사위 국감에서는 대가성이 실제 있었는지 등 자문료의 성격은 언급되지 않았다. 한 전 총장 측은 관련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이날 국감에서 야당은 검찰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조응천 더민주 의원은 김수남 검찰총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회장과 사적인 친분을 유지해 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김 총장의 배우자가 박 회장에게 남편이 중앙지검장이 된 데 대한 감사인사를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김 총장은 박 회장과의 친분 및 만남에 대해 오전 국감에서 “근거를 대라”며 강하게 부인했지만, 오후 국감에선 “4~5년 전 한 식당에서 인사를 나눈 적은 있으나 중앙지검장 시절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찌라시도 아니고 국정감사를 이렇게 운영하면 안 된다”고 비난하며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빨간 우의’ 백남기 폭행설에 여야 공방 치열

    ‘빨간 우의’ 백남기 폭행설에 여야 공방 치열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백남기 농민 사망사건,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선거사범 수사 결과 등을 놓고 첨예하게 부딪혔다. 내부 비리 비판과 수사 지적에 각종 추가 의혹까지 제기되자 검찰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고(故) 백남기 농민의 부검 영장 발부를 놓고 논란이 이어져 온 가운데, 여야는 이날 특히 ‘빨간 우의’ 옷차림 남성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검찰이 빨간 우의를 입은 남성을 부검 이유 중 하나로 적시한 사실을 놓고 야당은 “‘빨간 우의 가격설’은 백씨의 사망 원인이 되지 못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장 스크린에 백씨가 물대포를 맞던 당시의 영상을 띄워놓고 “빨간 우의는 백씨를 때리는 게 아니고 손을 뻗어 땅을 짚고 있다”며 “검찰이 근거 없는 인터넷 루머를 믿고 부검 영장을 청구해 집행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빨간 우의 남성이 백씨의 몸에 올라타 배와 가슴을 짓눌렀다”며 인과관계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수남 검찰총장 역시 “예단을 갖고 수사하진 않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으려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아울러 김 총장은 “백씨의 죽음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도 “평화적 집회는 적극 보장하되 불법·폭력집회는 엄정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르·K스포츠 재단 사건과 관련해선 형사부 배당을 놓고 야권에서 “검찰의 수사 의지가 있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여당은 “정치권에서 (검찰의) 배당을 문제 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맞섰다. 해당 사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한웅재)가 수사 중이다. 선거법 위반 수사의 형평성을 놓고도 공방이 이어졌다. 검찰이 추미애 더민주 대표를 기소하면서 윤상현·최경환 새누리당 의원과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무혐의 처분한 것을 놓고 야당의 질타가 쏟아졌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대통령의 뜻을 알려주는 건데 안 따를 건가’, ‘까불면 안 된다’고 했는데 이것이 협박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지적하며 “이들의 무혐의 처분이 정당한 수사결과 같으냐”고 꼬집었다. 김 총장은 “관련자들을 모두 조사하고 전체 녹취록을 듣고 판단한 것”이라며 “김성회 전 의원도 본인이 ‘윤 의원, 현 전 수석과 굉장히 친한 사이라 협박으로 느끼지 않는다’고 진술했다”고 답했다. 여당은 검찰 수사에 신뢰를 보이며 같은 의견을 드러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단독] “내가 누군지 모르나” 슬롯머신 대부 정덕진 ‘공기총 협박’ 수사

    검찰이 ‘슬롯머신 업계 대부’ 정덕진(75)씨에 대해 ‘공기총 협박’(특수 협박) 혐의로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김후균)는 정씨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 매매 문제와 관련해 중앙일간지 사장 A씨와 그의 측근들을 협박한 혐의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정씨는 지난 8월 건강상 문제로 한남동 100억원대 자택을 처분하기 위해 평소 일대 부지에 관심을 보이던 A씨를 찾았다. 당초 계약은 순조롭게 이뤄지는 듯했다. A씨는 자택 매입 의사를 밝히며 정씨에게 계약금 10억원을 건넸다. 정씨는 그와 가계약을 체결한 뒤 자녀들에게 ‘집을 팔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자녀들의 반대와 만류에 결국 마음을 돌렸다. 정씨는 A씨 측에 “계약을 없던 걸로 하자”고 부탁했으나 거절당했다. 이후 다시 “계약금 10억원에 2억원을 더 얹어줄 테니 계약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했지만 A씨는 끝내 이를 거절하며 갈등이 불거졌다. A씨는 8월 중순 계약을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전하기 위해 자신의 직원 두 명을 정씨에게 보냈다. 정씨는 자택 근처 카페에서 직원들과 만나 얘기하던 도중 공기총을 꺼낸 뒤 “내가 예전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모르느냐. 사정을 말하고 부탁했는 데도 들어주지 않는 것이냐”면서 “A씨가 눈에 띄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첩보를 입수, 수사를 진행해 지난달 12일 정씨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실 관계는 비교적 명료하지만 정씨가 고령에 암 투병 등 건강상 문제를 겪고 있어 신병 처리를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1993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슬롯머신 비리’ 사건의 핵심인물로, 한때 전국에 호텔 5곳과 슬롯머신 업소 9곳을 운영하며 관련업계의 대부로 불려왔다. 2000년 이후로는 대부분의 사업을 청산하고 이민의 뜻을 밝히기도 했지만, 원정도박 사건 연루 등으로 새로운 삶에 대한 꿈은 결국 좌초됐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최경환·윤상현·현기환 ‘공천 개입 의혹’ 무혐의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이성규)는 20대 총선 불법 공천개입 혐의로 고발된 새누리당 최경환·윤상현 의원과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대해 ‘혐의 없음’ 처분을 했다고 12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경선 후보 협박(혐의)과 관련해 (최 의원 등의 발언은) 전체적으로 같은 지역구에서 새누리당 후보자와 경쟁하지 않도록 조언하는 취지로,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는 “피고발인들과 김성회 전 의원의 친분, 그리고 김 전 의원 스스로 ‘협박이라 느끼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춰 (최 의원 등의) 협박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현 전 수석이 공무원으로서의 지위를 이용해 영향력을 행사해 직권을 남용했다는 고발 내용에 대해서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는 공무원 직무에 속하는 일에 대한 부당한 행위가 성립하는데 해당 지역구 출마와 관련해 대화를 통해 해결하라는 권고에 불과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부당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윤 의원을 소환 조사하고 최 의원과 현 전 수석은 서면 조사했다. 참여연대 등은 지난 7월 최 의원, 윤 의원과 현 전 수석을 불법 공직선거법 위반 및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들은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서청원 의원 지역구인 화성갑 예비후보였던 김성회 전 의원에게 지역구 변경을 요구하는 전화를 했다가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공천 개입 논란에 휩싸였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김영란법 시행 2주… 달라진 풍속도] 이태원서 맥주 한잔… 판검사 ‘脫서초’

    [김영란법 시행 2주… 달라진 풍속도] 이태원서 맥주 한잔… 판검사 ‘脫서초’

    재경지검의 A부장검사는 얼마 전 가까운 지인들과 조촐한 술자리를 가졌다. 하지만 ‘단골’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 대신 방배동을 찾았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주변 ‘눈’들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A부장검사는 10일 “식사비 등은 서로 정확하게 나눠 냈지만 ‘란파라치’ 등이 주로 활개치는 서초동 대신 다른 곳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게 여러모로 마음이 놓인다”면서 “한동안 서초동에서의 저녁 자리는 피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영란법 시행 2주째를 맞아 서초동 법조타운의 ‘술 문화’가 바뀌고 있다. 법 집행의 주체로서 판사와 검사 모두 ‘나부터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에 검찰과 법원의 문화가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초동 법조타운에서 근무하는 판검사들은 그동안 지하철 2호선 서초역에서 교대역 사이에 몰려 있는 고급 음식점과 바 등에서 약속을 많이 잡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방배동이나 신사동 등 인근 지역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아예 한강 건너 이태원이나 한남동 등으로 ‘진출’하는 경우도 있다. 재경지법의 B부장판사는 “요즘은 교대 바로 앞 유흥가를 자주 찾는 편”이라면서 “일반 시민도 많이 찾아 주변의 시선을 덜 의식할 수 있는 데다 서초역 부근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해 3만원 한도를 맞추기도 그리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판검사들은 외부인과의 접촉을 가급적 피하는 분위기다. 연수원 동기나 선후배 변호사와의 만남이 특히 눈에 띄게 줄었다. ‘직무 관련성’을 의식해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다. 서울중앙지검의 C부장검사는 “막역한 변호사 후배로부터 밥을 먹자고 연락이 와도 요즘은 거절한다”며 “꼭 봐야 할 때는 간단한 식사에 맥주 한두 병 정도만 하고, 흔적을 남기기 위해 현금보단 카드를 쓴다”고 말했다. D검사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로 피해자든 고소인이든 외부에서 걸려 오는 전화는 받는 것 자체를 꺼리게 됐다”며 “예전 같으면 실체 규명을 위해 의욕적으로 구속영장 청구 등을 했던 사건도 뒷말이 나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불구속 수사가 확대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서초동에서 보편화돼 있던 고급 한정식집 식사나 바에서의 ‘양폭’(양주 폭탄주) 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E부장검사는 “얼마 전 한 친구가 고가 양주 한 병을 모임에 들고 왔는데 평소 같으면 ‘사람도 많은데 한 병이 뭐냐’고 했겠지만 김영란법 때문에 마음이 불편해 ‘집에 가져가라’고 권했다”면서 “요즘엔 집에 가서 맥주 한잔하거나 2차를 해도 ‘소맥’(소주와 맥주 폭탄주)을 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고 전했다. F부장판사도 “연말까지 모임 자체를 아예 안 나가려 한다”면서 “과태료보다는 괜한 구설에 올라 망신만 당하고 징계 대상이 될까 봐 걱정하는 분위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유혹’을 뿌리치기엔 훨씬 수월해졌다는 의견도 있다. G부장검사는 “검사와 기업인들이 같은 대학원이나 동호회 등에서 친분을 맺는 경우도 있는데 이젠 ‘검사라고 잰다’는 오해를 받지 않고 사적인 만남을 거절하기가 쉬워졌다”며 “권한이 있으면 유혹을 받기도 쉬운데 김영란법이 이를 차단하는 데 확실히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선거법 시효 재깍재깍… 여야 수십명 ‘운명의 사흘’

    與 윤상현·최경환·조동원 등 관심 더민주 추미애 동부지검서 수사중 현직 최대 10여명 기소될 것 관측 6개월인 공직선거법 위반 공소시효가 사흘 앞(13일)으로 다가오면서 정치권이 초긴장 상태에 놓였다. 20대 국회의원 선거사범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면서 기소 여부가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검찰의 기소 여부를 목 빼고 지켜보는 정치권 인사는 수십명에 이른다. 9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각 일선 검찰청은 막판 검토 작업을 진행한 뒤 이번 주초까지 입건된 의원들의 처벌 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불법 선거운동 등 혐의로 4·13 총선 전후 총 104명의 20대 의원이 입건됐고 현재까지 22명(배우자·보좌진 각 1명 포함)이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서울중앙지검에선 화성갑 예비후보 김성회 전 의원에게 지역구 출마 포기를 종용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된 윤상현·최경환 새누리당 의원과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의 기소 여부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작업체로부터 선거용 홍보 동영상을 무상 제공받았다는 의혹의 조동원 전 새누리당 홍보본부장의 신병 처리도 곧 결정될 예정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우 지난 총선에서 선거공보에 허위 사실을 적시한 혐의로 서울동부지검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을 위반한 국회의원 당선자는 금고 이상의 징역형이나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선거사무장·배우자·회계 책임자 등이 징역형이나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아도 해당 의원의 당선이 취소된다. 검찰은 사전 선거운동과 허위 사실 유포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김종태 새누리당 의원과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의 박선숙·김수민 국민의당 의원 등은 이미 재판에 넘겼다. 정당별로는 새누리당 11명, 더불어민주당 6명, 국민의당 3명, 무소속 2명의 의원이 기소됐다. 검찰 안팎에선 공소시효 전에 최대 10여명의 현직 의원이 기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19대 국회에선 총 79명이 입건됐고 30명이 기소됐다. 이 가운데 10명이 최종적으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檢, 새누리 ‘정세균 고발 사건’ 공안2부 배당

    서울중앙지검은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 논란과 관련해 새누리당이 정세균 국회의장을 고발한 사건을 6일 공안2부(부장 이성규)에 배당해 수사하기로 했다. 공안2부는 선거 및 정치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전담부서다.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은 지난달 29일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명예훼손 등 혐의로 정 의장을 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름을 특정하지 않은 국회 의사국 직원도 허위공문서 작성, 명예훼손 혐의로 피고발인에 포함됐다. 고발장에는 정 의장이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을 표결 처리한 지난달 23∼24일 본회의 때 일방적으로 차수와 의사일정을 변경해 권한을 남용하고 의원들의 권리 행사를 방해했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고발 내용을 검토한 뒤 새누리당 관계자와 정 의장 등의 조사 시기와 형식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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