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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템, 대우종기 인수 ‘왜 포기했을까’

    대우종합기계 인수에 열을 올리던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인 로템이 지난 8일 느닷없이 입찰 포기를 선언하자 그 배경에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철도차량과 탱크 등을 만드는 로템으로서는 장갑차를 생산하는 대우종기의 방산부문을 인수할 경우 명실상부한 ‘방산업체’로 거듭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 그동안 공을 많이 들여왔다. 로템 관계자는 9일 “로템의 전차와 대우종기의 장갑차의 경우 하부구조 기술이 같기 때문에 이 두개가 합해지면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판단했다.”고 추진 배경을 밝혔다.향후 연구개발과 생산량 증가,원가절감 등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과거 현대정공에서 방산사업을 해온 경험이 있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특별한 관심’도 작용을 했다는 후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 회장의 부친인 ‘왕회장’시절부터 현대(家)가는 방산산업에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초 매각대상에서 제외됐던 대우종기의 KAI(한국항공우주산업)지분이 방산부문과 함께 ‘매물’로 나오면서 로템의 ‘고민’이 시작됐다. KAI는 DJ시절 삼성항공,대우중공업,현대우주항공 등 3사가 빅딜을 통해 2892억원을 출자해 출범시킨 회사다.이들 3사의 항공우주산업 관련 부문만 떼내어 회사를 차린 것으로 이들 3사가 각각 28.1%씩,채권단이 15.7%의 지분을 갖고 있다. 로템측은 이같은 상황에서 대우종기를 인수하게 될 경우 현대우주항공의 28.1%와 대우종기의 28.1%를 합해 거의 60% 가까운 지분을 갖게 돼 사실상 KAI의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그러자 로템 내에서는 KAI의 부실과 향후 사업의 불확실성이 도마에 올랐다. KAI는 최근 추진하던 고등훈련기 사업과 다목적 헬기사업이 현재 감사원으로부터 사업 타당성 재검토 등의 지적을 받는 등 어려움에 처해 있는 상황이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길섶에서] 향토장학금/우득정 논설위원

    대학시절 하숙방을 함께 썼던 녀석과 나는 2,3개월에 한번 정도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안부편지를 썼다.편지는 항상 입에 발린 인사말로 시작했다가 끝에는 ‘다름이 아니옵고’로 매듭됐다.하숙비가 올랐다거나,갑자기 미국에서 책을 주문해야 한다거나,현장답사를 떠나야 한다는 등 갖은 핑계를 대며 집에서 보내주는 ‘향토장학금’에 웃돈을 얹어달라는 내용이었다. 어느 날 시골에 계신 녀석의 아버님이 하숙집을 찾아왔다.녀석이 없는 퀴퀴한 방을 한번 둘러보고 난 뒤 느닷없이 “자네도 총을 샀는가?”라고 묻는 것이었다.얼마 전 녀석이 맥주 몇병과 오징어를 사들고 와서는 “교련시간에 총을 사야 한다며 향토장학금을 받았다.”고 너스레를 떨던 모습이 떠올랐다.“저도 2만원 주고 총을 샀는데요.”라고 엉겁결에 대답했다.그러자 녀석의 아버님은 “우리 아들은 4만원을 보내달라고 했는데,자네는 중고를 산 모양이지.”라고 했다. 해외지점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던 녀석이 며칠 전 드디어 귀국했노라고 전화가 왔다.아들이 영 시원찮다고 투덜대는 녀석에게 중고 총 얘기부터 해야겠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서울광장] 연기금 주식투자의 조건/ 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연기금 주식투자의 조건/ 우득정 논설위원

    우리 국민들은 주식시장에 대해 극단적으로 이율배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연기금의 주식투자 허용 문제가 나오면 뭘 믿고 국민의 노후 자금을 주식에 투자하느냐고 반발한다.한마디로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과 주식시장의 투명성에 대한 불신이다.그러면서도 외환위기 이후 외국의 자본에 대해서는 우리 시장에 투자하라고 손짓한다.그리고 결산시점을 맞아 외국의 투자자들이 거액의 배당금을 챙기는 것은 못마땅해 하고 배아파 한다. 열린우리당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기금관리기본법을 개정해 주식투자의 물꼬를 트려 하자 야당과 노동계,시민단체들이 발끈하고 있다.경제정책 성적표라고 일컬어지는 증시를 떠받치기 위해 국민의 노후자금을 정부의 쌈짓돈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이 비판의 주된 내용이다. 과거 노태우 정부 시절 투신사들을 동원해 무리하게 증시를 부양했다가 엄청난 후유증에 시달렸던 경험과 인위적인 증시 부양은 반드시 실패하기 마련이라는 교과서적인 상식이 비판의 논거를 제공하고 있다.증시가 폭락할 때마다 연기금쪽으로 눈길을 돌렸던 경제관료들에 대한 불신도 깔려 있다.그 결과,연기금의 주식투자 제한이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음에도 여론의 호응을 얻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제는 감정적인 대응에서 벗어나 냉정한 관점에서 본질을 직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지난해 말 현재 55개 연기금 190조원은 채권에 51.5%,금융기관 예치에 32.8%,공적자금 등 예탁에 12%,주식에 4%가 투자돼 있다.연기금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국민연금(지난해 말 현재 112조원)은 채권에 79.4% 투자된 반면 주식 투자는 6.3%에 불과하다. 주식 투자 비율이 절반 이상인 외국에 비해 우리의 연기금은 채권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돼 있는 것이다.안정성만 우선시한 탓이다.이러한 비정상적인 연기금 운용은 채권 수익률 하락-연기금 수익률 하락이라는 악순환의 고리 구실을 하고 있다.더구나 국민연금만 하더라도 2025년이면 기금 규모가 12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투자처를 다변화하지 않는 한 조만간 돈을 굴릴 데가 없는 상황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의 저금리 기조,실질금리 마이너스 추세를 감안하면 낸 돈만큼도 받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외국의 펀드들이 고객인 은퇴생활자들의 안락한 노후생활을 지켜주기 위해 우리 주식시장에서 고액의 배당을 요구하는 것을 계속 시기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만 볼 건가.지금처럼 연기금의 주식 투자에 빗장을 걸어둔 상태에서는 해법이 나올 수가 없다.연기금의 주식 투자를 허용하되 논란의 초점이 되고 있는 기금 운용의 독립성과 중립성 확보에 정부와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는 것이 올바른 자세라고 본다. 게다가 연기금의 주식 투자 허용 논란에서는 정작 해야 할 핵심적인 논의가 빠져 있다.자본시장 정상화를 위한 논의다.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직후 기업들이 주식·채권 등 직접 자본시장을 통해 기업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금융시스템을 정비하려 했으나 1년이 못돼 외환위기 이전의 은행 중심 시스템으로 되돌아가고 말았다.직접 자본시장 육성에 필요한 신용평가나 외부감사,기업의 투명성 확보 등 지원체제가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400조원에 이르는 부동자금이 은행권의 단기 상품에서만 들락거리는 것이 이를 단적으로 방증한다. 연기금이 외국의 거대 자본에 대항하는 토종마 구실을 하려면 연기금의 주식 투자 등 투자처 확대 논의와 함께 직접 자본시장을 되살리는 방안도 진지하게 검토돼야 한다.직접 자본시장이 신뢰를 회복한다면 누가 말려도 연기금이 증시를 기웃거리게 될 것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길섶에서]절반의 시작/우득정 논설위원

    기분 좋게 취기가 오른 상태에서 현관 문을 들어서는 순간,집안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큰 녀석이 체육시간에 누가 지갑을 털어갔다고 길길이 뛴다.갖고 싶은 것을 사기 위해 몇달 동안 모아뒀던 돈을 한푼도 남기지 않고 털어갔다는 것이다.알고 있는 욕설을 모두 동원해가며 저주를 퍼붓는다. 한순간 어느 자그마한 소책자에서 읽었던 내용이 떠오른다.돈을 잃어버리고 슬픔에 잠긴 손녀에게 잃어버린 돈의 절반을 채워주는 할머니의 얘기다.절반을 채워줄 테니 나머지는 스스로 노력해서 채우라는 뜻이다. 지갑을 꺼내 잃어버린 돈의 절반을 큰 녀석에게 준다.네가 어려울 때 아빠가 항상 절반은 도와주겠다는 말과 함께.녀석은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는 모습이다.“너도,아빠도 절반씩 잃어버렸다고 생각하자.”라며 한동안 다독인 연후에야 녀석은 잠자리에 든다. 아내가 자신은 어렸을 때 돈을 잃어버리면 아버지가 모두 채워줬다고 이죽거린다.문득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게는 누가 채워줬던 기억이 없는 것 같다.훗날 큰 녀석은 절반만 채워준 아빠를 어떻게 기억할까.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유홍준교수 문화재청장 임명 ‘기대와 반응’

    발품으로 일궈낸 밀리언 셀러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저자 유홍준(55·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씨가 드디어 문화재청장에 올랐다. 문화재청은 갑작스러운 인사에 당황하면서도 ‘살아있는 국토 박물관’이라 불릴 정도로 문화재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고 청와대와도 교감할 수 있는 인사라는 점에서 문화재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DJ 시절인 2001년 4월에 부임한 노태섭 전 청장에 대해서는 ‘할 만큼 하지 않았느냐.’는 분위기이다. 문화재 정책의 기본은 선조들이 물려준 문화 유산을 보존·전승하는 한편 이를 국민과 해외에 널리 알려 문화적 자부심과 국위를 고양하는 것이다.‘문화재 정책의 잔소리꾼’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는 유 청장은 문화재 보존 정책을 더 강력하게 펼 것으로 보인다.최근들어 문화재를 훼손·변형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던 만큼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문화 콘텐츠를 활용한 관광수익 제고,시민과 학교 교육,통일에 대비한 남북 교류,해외 홍보에도 힘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유 청장은 평소 대중적인 문화재 정책과 해외 홍보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특히 한류 열풍을 예로 들면서 우리나라가 동아시아의 ‘주주’국이 되기 위해서는 물류 중심만이 아닌,물류와 문화가 합쳐진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청장은 참여 정부가 출범한 뒤 문화관광부장관,국립중앙박물관장 기용설이 나도는 등 인사가 있을 때마다 후보로 거론됐었다.그러나 추천된 여러 후보들에 대한 검증이 끝나기도 전에 ‘내정설’ 등의 구설수에 휩싸여 낙마했었다.문화재 정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김홍남 국립민속박물관장은 서울대 미학과 동기다. 감각적인 글솜씨로 유명하지만 인터넷에서 글을 퍼오면 글이 살아 숨쉬지 않는다는 이유로 컴퓨터를 쓰지 않고 원고지에만 글을 쓴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씨줄날줄] 기상나팔/우득정 논설위원

    우리는 매일 눈 뜨기 전에 소리를 먼저 듣고 잠자리에 들었을 때도 눈을 감은 뒤 소리를 들으면서 하루를 마감한다.그래서 귀로 듣는 것이 눈으로 보는 것보다 2배 이상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펩시콜라가 병 따는 소리를,코닥필름이 ‘찰칵’하는 셔터 누르는 소리를 광고에 동원한 것도 청각의 지속효과에 착안한 것이다. 이 땅에서 1980년대 이전에 군에 갔다온 남자들이라면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두개의 나팔소리를 뇌리에 간직하고 있다.칠흑같은 겨울 새벽 공기를 가르며 날카롭게 귓전을 때리던 기상나팔소리와 때론 포근하게,때론 불안하게 와닿던 취침나팔소리가 그것이다.수십년 전 어떤 고참이 지어냈다는 온통 욕설로 가득찬 가사는 기상나팔의 음률과 기막히게 조화를 이뤘다.취침나팔소리에는 온갖 사연이 담겨 있다. 성깔이 더럽기로 소문난 말년 상병이 전방 초소에서 복귀하던 날,취침나팔은 곧이어 벌어질 고통의 시간을 예고하는 전주곡이었다.전입 고참의 말로는 ‘한 따까리’한다고 했다.운이 좋아 밤 10시부터 자정까지 초소 경계근무 순번인 날,군장을 차리고 나서는 등 뒤로 부러움에 가득찬 뭇시선이 쏟아졌다.그리고 초소에 느긋하게 기대어 서서 취침나팔소리를 듣는 순간,남의 고통은 바로 나의 행복이었다.1㎞도 넘게 떨어진 불 꺼진 내무반에서 우당탕거리는 소리를 너무도 선명하게 들었던 것 같다.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대대 본부의 나팔수 두 놈은 단 한번도 거르지 않고 때만 되면 나팔을 불어제쳤다. 어떤 소설가는 술에 잔뜩 절어 취침나팔을 불어대던 늦깎이 나팔수의 사연을 가슴저리게 묘사한 적이 있다.술이 취할수록 나팔소리에 실린 애잔함의 강도는 더했던 것으로 기억된다.그리고 어느 날 나팔소리가 중단되면서 나팔수의 사연이 입소문으로 알려졌다나.하지만 단언컨대 그것은 어디까지나 소설일 뿐 그런 나팔수가 있었다는 소문은 지금껏 들어보지 못했다.대대 본부의 두 놈처럼 때가 되면 기계적으로 불어대던 나팔수만 있었을 뿐이다. 군 생활의 애환이 담겼던 나팔수가 내년부터 완전히 사라진다고 한다.나팔수의 나팔 대신 녹음된 전자음을 틀어주기로 했다는 것이다.나팔수가 사라진 병영,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삭막한 것 같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이현우의 뮤직라이브’ 500회 방송

    매일 오후 2시에 방송되는 SBS FM(107.7㎒) ‘이현우의 뮤직라이브’가 방송 500회를 맞아 새달 1일 오후 7시30분 서강대 메리홀에서 특별 공개방송 ‘멈추지 말아요’를 개최한다.같은 시간대 다른 방송의 DJ를 맡아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수 김장훈과,역시 DJ로 매일 아침시간대를 책임지고 있는 가수 김C가 출연한다.방송은 8일 오후 2시.
  • [씨줄날줄] 배심원/우득정 논설위원

    지금은 작고한 Y씨.그는 지역사회에서 법정 참관인들의 심금을 울리는 명 변호사로 통했다.법정에 서면 재판장 대신 법정 청중들을 향해 신파조로 변론을 폈다.이를테면 “여러분 이 어린 것이 무슨 잘못이 있겠습니까? 죄라면 부모 잘못 만난 것 아니겠습니까?” “포승줄에 묶여 가엾게 떨고 있는 피고인을 보십시오.꼭 가혹한 처벌을 해야 되겠습니까?”하는 식이었다.Y씨의 변론을 들은 피고인 가족이나 참관인들은 눈물을 찔끔거리며 ‘역시 변호사를 잘 만나야 돼.’라며 연신 주억거리곤 했다.Y씨는 이런 평판을 바탕으로 지방변호사회장을 거쳐 국회의원에 당선돼 중앙무대로 진출했다. Y씨가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도 신파조식 국정질의를 계속하자 검찰 고위간부 출신 P의원이 참다 못해 제지에 나섰다.Y씨가 청중들을 울리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형량을 단 하루도 깎지 못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유죄 여부 및 형량 판단이 전적으로 재판장에게 일임돼 있는 우리나라 사법제도에서는 재판장에게 공소사실의 부당함을 법리적으로 따져야지 청중에게 하소연하는 것은 한마디로 연목구어(緣木求魚)라고 지적했다.검사나 판사 입장에서는 배심원을 움직여야 하는 미국식 변호를 흉내내는 Y씨와 같은 변호사가 가장 짜증스럽다면서 피고인만 불쌍하다고 조롱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중앙무대에서 ‘돌팔이’ 취급을 받았던 Y씨의 선각자적인 변론이 마침내 빛을 보게 될 것 같다.그제 영화에서나 보던 재판 장면이 서울중앙지법 민사 대법정에서 연출됐다.배심원으로 선정된 시민들이 유죄 여부를 판단하는 미국식 배심원제와 시민들이 판사와 나란히 앉아 유죄 여부는 물론 형량까지도 판단하는 독일식 참심제 모의재판이 열린 것이다.대법원 산하 사법개혁위원회가 일반 시민들이 재판에 참여하는 ‘열린 재판제도’ 도입을 위해 마련한 무대였다.잘 짜여진 각본에 따라 진행된 결과,배심제와 참심제의 문제점은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인종 재판으로 변질된 ‘O J 심슨 사건’이나 할리우드 영화 ‘미스트라이얼’에서 보듯 배심원들의 편견을 자극한 변론이 잘못된 평결을 초래할 수 있다며 신중론을 제기한다.하지만 재판장이 신을 대리해 배타적 판결 권한을 행사해온 현 사법제도에 대한 변화 요구는 시대 추세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DJ 퇴임후 첫 광주 방문

    김대중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처음으로 광주를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김 전 대통령은 26일 서울 동교동 자택을 방문한 박광태 광주시장과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제5회 광주비엔날레 기간인 다음달 말쯤 광주를 방문하겠다.”고 밝혔다고 박 시장이 27일 전했다.김 전 대통령은 추석을 전후해 광주를 찾은 뒤 고향인 신안과 목포를 방문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 법원 “87년 DJ 가택연금 불법”

    서울 서부지법 형사 11부(이원일 부장판사)는 1987년 민추협 의장으로 가택연금 중이었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택경비 책임자인 전 마포경찰서장 김모(70)씨에 대해 불법 감금죄를 적용,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김 전 대통령의 가택 경비를 맡은 뒤 집 주변에 수백명의 경찰관을 배치하고 출입을 봉쇄,성당 참석 등 외출에도 가족 등의 동행을 방해하는 등 직권을 남용하고 불법 감금한 점이 인정된다.”고 밝혔다.그러나 “피고인이 범죄를 저지른 데에는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고,상당한 시간이 흘러 집행유예를 선고한다.”고 덧붙였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임영숙 칼럼] 그럼에도 과거사 규명해야

    [임영숙 칼럼] 그럼에도 과거사 규명해야

    열린우리당의 신기남의원에 이어 이미경의원의 아버지가 일제시대 헌병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신 의원이 부친의 친일경력과 관련된 부적절한 처신으로 의장직을 사퇴한 이후 겨우 일주일만이다.인터넷에는 또 다른 의원들에 관한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떠돌고 있다.정치인의 가족사 들추기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사실 이런 상황은 과거사 규명 논의가 시작되면서 이미 우려됐던 것이다.경제가 어려운데,미래를 보고 달리기에도 바쁜데,과거사에 매달릴 시간이 있느냐는 비판도 많다. 그럼에도 과거 청산의 당위성을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는 못한다.지금 과거사 규명작업이 불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친일문제 등 왜곡된 과거사가 우리의 현재와 미래의 발목을 잡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과거사 규명은 밀린 숙제인 셈이다. 경제살리기가 더 급하다는 주장은 광복후 반민특위가 무력화되는 과정에서도 나왔다.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처럼 위험하고 우리 경제에 주름살을 줄 것이라는 우려는 지난해 여름 불법 대선자금 문제가 불거졌을 때도 나왔다.그러나 반민특위의 해체로 친일청산 작업이 좌절된 것은 우리 민족에게 ‘천추의 한’이 됐고 불법 대선자금 수사는 한국 정치의 투명화를 앞당겼다. 이제 서둘러야 할 일은 과거사규명위원회를 구성하는 것이다.이 위원회의 구성방식,권한,조사범위 등을 둘러싸고 여야가 아직 줄다리기를 하고 있지만 위원회 설치 원칙이 교집합으로 추출된 만큼 마냥 줄다리기만 해서는 안 된다.조사범위도 서로의 의견이 일치되는 부분부터 시작하면서 계속 논의해 가면 될 것이다. 위원회의 성격에 대해서는 현실적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본다.즉 과거사 청산의 성공적 사례로 남아공의 ‘진실과 화해위원회’를 염두에 두는 것은 환상이 될 수 있다.이 위원회를 탄생시키고 이끈 만델라 대통령이나 투투 주교처럼 한국의 정치지도자가 도덕성을 인정 받고 존경을 받는가에 의문이 제기되기 때문이다.참여정부는 3당 합당을 한 YS의 문민정부나 DJP연합으로 근본적 한계를 지녔던 국민의정부보다 과거사 문제를 다루기에 자유롭다고 생각한다.그러나 한나라당은 과거사 규명이 박근혜 대표를 겨냥한 정략이라고 의심한다. 그런 점에서 여야 모두 미국의 이른바 ‘9·11조사위원회’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고 본다.정식명칭이 ‘미국에 대한 테러 공격 국가조사위원회’인 이 위원회 설치를 야당인 민주당이 제안했을 때 부시 대통령은 반대의사를 표명했다.그러나 여론에 밀려 공화·민주 양당 합동 발의로 위원회 설치법이 상원을 통과했다.의회 밖 독립기구로 설치된 위원회는 현직 정치인을 제외한 비당파적 인물 10명으로 구성됐다.양당의 상원 의석 비율대로 5명씩 동수로 추천한 것이다.위원회 산하에는 각계전문가 80여명이 상근 조사위원으로 활동했다.위원회가 전·현직 대통령을 포함한 19개월의 조사끝에 최종보고서를 지난 7월 발표했을 때 9·11테러 희생자 유족들은 대체로 만족했고 부시 대통령은 ‘매우 건설적’이라고 평가했다. 과거사 규명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여야가 상대방 흠집내기 등 정략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하루빨리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조사활동이 시작되도록 해야 한다.위원회가 어떻게 구성되든 독립적이면서도 강력한 조사권한과 충분한 예산의 뒷받침을 받아야 할 것이다.한나라당의 박 대표도 과거사 규명에 대범하게 참여하는 것이 아버지 박정희 대통령의 부정적인 유산을 청산하고 자신의 정치력을 새롭게 인정 받는 기회가 될 수 있다.한 개인이든,민족이든 고통을 회피하지 않고 극복함으로써 성숙할 수 있다. 주필 ysi@seoul.co.kr
  • [레저+α]

    ●휴가 막바지 제주 여행상품 대장정렌터카(www.djjrent.com) 및 제주여행몰(www.jejutravelmall)은 늦게 떠나는 제주 휴가 여행자를 위한 알뜰휴가상품을 판매한다.렌터카의 경우 뉴EF쏘나타 차량을 1일 주중 50%(5만 8000원),주말 40%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으며,2박3일 이용시 2인용 식권 2장(3박4일 3장)을 별도로 제공받는다.식사는 해물뚝배기,한치물회 등 제주 토속음식이다.(064)711-8288. 제주여행몰에선 중문빌리지와 푸른지붕,노인과 바다 등 고급펜션(1박)과 렌터카(1일)를 묶은 상품을 13만∼20만원에 각각 판매하며,3박4일 이용고객에겐 50%(2박3일은 40%) 할인 항공권을 제공한다.1588-4231. ●풀벌레 가을음악회 에버랜드는 메뚜기,베짱이,귀뚜라미 등 가을 풀벌레를 가까이서 관찰하며 울음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이색행사 ‘풀벌레 가을 음악회’를 진행한다.도시에 살고 있는 어린이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자연을 느끼고,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향수에 젖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한 행사. 특히 풀벌레를 직접 만져 볼 수도 있어 생생한 체험 학습이 가능하다.오는 28일부터 10월 17일까지 (031)320-5000 ●스키시즌권 새달 8일까지 경매 홍천 비발디파크 스키월드에서는 04-05시즌에 사용할 시즌권 경매와 함께 시즌권 디자인과 네이밍 공모전을 실시한다. 경매는 오는 9월 8일 오후 1시까지 비발디파크 홈페이지를 통해서 참여 가능하며 한계수량은 1000매에 한한다.최초가 28만원이다. 경매 참가자 중 최고가 제시자 25명에게는 무료숙박권 및 스키·보드 무료 보관권을 준다.시즌권 디자인과 네이밍 공모전도 8일 오후 1시가 마감이다.접수는 홈페이지를 통해서 하며 시즌권 등 푸짐한 상품이 부상이다.수상작 발표는 9월 13일 홈페이지.www.daemyungcondo.com ●서울랜드 고구려 특별전 서울랜드는 최근 중국의 역사왜곡으로 그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고구려 역사에 대해 다시 되새겨볼 수 있는 ‘세계유산 고구려 특별전’이 서울랜드 세계의 광장 제 1전시실에서 10월30일까지 연다. 전시회에서는 광개토 대왕비,안악 3호 무덤,쌍기둥 무덤 등 90여 점의 사진과 다양한 영상을 통해 고구려의 살아있는 역사를 자세히 볼 수 있다.(02)504-0011 ●롯데월드 ‘대학생 개강파티’ 롯데월드는 대학들의 2학기 개강을 앞두고 신세대 대학생들을 위한 이색적인 ‘2004 롯데월드 개강파티’를 오는 9월1일부터 30일까지 한다. 기간 중에는 자유이용권과 함께 생맥주를 무제한 무료로 마실 수 있는 ‘개강파티 우대권’을 정상가격에서 30% 할인된 2만 1000원에 판매한다.(02)411-2000
  • [길섶에서] 두견이와 소쩍새/우득정 논설위원

    몇해 전 초여름 대학 은사를 만났을 때 일이다.선생님은 몹시 들뜬 목소리로 12년 동안이나 뒷산에서 우짖던 철새의 정체를 마침내 알아냈다고 흥분하셨다.박물학에 관심이 많던 동료 교수가 채집한 새울음 소리 테이프를 확인한 결과,밤낮을 가리지 않고 “쩌찌쩌쩌 쩌찌쩌쩌”하고 울던 놈이 바로 두견이였다는 것이다.게다가 두견이를 소쩍새로 잘못 알고 있었던 무지도 바로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두견이와 소쩍새는 여름 초엽에 들면서 야트막한 야산에 둥지를 틀고 울기 시작하지만 두견이는 뻐꾸기와 더불어 두견이과(科)인데 비해 소쩍새는 올빼미과의 여름 철새라는 것이다.또 밤마다 “쩍,쩍”하는 울음소리를 내는 새는 소쩍새도 두견이도 아닌 쏙독새라는 설명까지 곁들여 주셨다.무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아파트 단지 건너편 야산에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계단길을 오르는 순간부터 새소리가 귓전을 울린다.산길이 깊어갈수록 솔 향기만큼이나 새 울음소리도 깊이를 더한다.10여년 동안 늘 듣던 소리다.불현듯 흥분한 나머지 목소리까지 가늘게 떨던 선생님이 떠오르며 나도 이 울음소리의 주인공을 확인해 보리라 다짐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씨줄날줄] 신용교육/우득정 논설위원

    교육인적자원부가 2005학년도부터 사용될 중·고교 교과서에 신용관리와 합리적인 소비생활의 중요성을 다룬 내용을 대폭 수록하기로 했다고 한다.중고교 학습과정을 통해 신용과 절제의 필요성을 자연스럽게 체득토록 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전체 신용불량자 370만명의 절반이 30대 이하이고,한국의 금융교육 수준이 조사대상 60개국 중 51위라는 수치를 감안하면 신용교육은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다. 더구나 신용불량자 5명 중 1명은 아직 사회생활을 시작하지도 않은 10대이거나 사회생활을 갓 시작한 20대다.모두가 카드사들의 ‘길거리 모집’에 현혹됐거나 휴대전화를 흥청망청 사용했다가 뒷감당을 못해 신용사회의 낙오자 부류에 편입됐다.게다가 이들의 때이른 파탄은 한 가정의 파멸로 귀결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크게는 가계 부실,소비 부진 등으로 이어져 국가경제적으로도 부담이 되고 있다. 그래서 올 들어 재정경제부,한국은행,금융감독원,카드사 등이 인터넷 홈페이지에 청소년을 위한 경제교실을 개설했는가 하면,관련 사이트들도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한결같이 ‘신용은 재산이다’‘신용카드는 현금’ 등 외상이 종국에는 독약이 된다는 사실을 주지시키고 있다.‘외상이면 소도 잡아먹는다.’는 조상 전래의 정설이 무지의 소치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약보다는 독에 먼저 손이 가는 게 인지상정이다.‘참아야 하느니라.’라는 공자 말씀보다는 ‘10억원 만들기 열풍’이 훨씬 솔깃하다.‘써야 번다.’는 장사꾼의 이치가 절약의 미덕을 압도한다.12살짜리 어린이가 1000만원을 모았다는 이야기가 책으로 소개되고 주식투자법,최고경영자 되는 길,리더십 교육,노조 다루는 법 등이 어린이 경제교육이라는 표제 아래 버젓이 팔리는 세상이다.더구나 요즘 어른들조차도 사족을 못쓰는 ‘웰빙’이라는 유행어로 포장돼 있다고 한다. 가짜가 판을 치는 요지경 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왕따가 되지 않아야 한다.그러기 위해선 남의 믿음을 저버려선 안 된다.이것이 신용의 출발점이다.따라서 신용교육을 유관기관이나 학교에만 맡길 일은 아니다.학부모들이 사교육에 쏟는 열정의 10%만 투자한다면 자녀들이 한순간의 실수로 ‘낙오자’의 멍에를 쓰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비 vs 세븐 빅뱅콘서트

    비 vs 세븐 빅뱅콘서트

    외모,노래,춤에서 인기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 가수가 막바지로 치닫는 여름,휴가 못간 ‘피 끓는’ 청춘들을 앞다투어 부르고 있다.이들과 함께 마음 속에 가둬 둔 열기를 한 번 제대로 분출시켜 볼 수 있는 기회다. 27·28일 이틀에 걸쳐 연세대학교 노천극장에서 ‘8월의 마지막 휴가’라는 제목의 콘서트가 열린다. ‘BABY,Come On!’이라는 부제에서 느껴지듯 화끈하고 화려한 무대가 준비돼 있다.드라마 ‘풀하우스’로 안방극장까지 접수한 가수 비가 모처럼 라이브 무대에서 팬들을 만난다.자유분방한 공연으로 항상 청중들을 매료시켜온 DJ DOC와 부드러운 발라드의 성시경이 한자리에 오르는 것도 팬들을 설레게 만드는 요소.기획사측은 공연장을 테마파크처럼 만들어 관람객이 가수의 노래를 즐기며 마치 푸켓,지중해 등지로 크루즈 여행을 떠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꿈 잘 꾼 관람객들은 진짜 크루즈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상품권도 받을 수 있다.(02)2166-2640. 28·29일 서울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이 떠들썩해진다.가요계 외모지상주의에 쐐기를 박은 빅마마,춤이면 춤 노래면 노래로 사람들을 휘어잡는 세븐과 휘성,호소력 짙은 목소리의 거미가 다시 뭉쳤다.올해는 ‘솔트레인 2004’란 이름으로 관객들을 찾아간다.‘YG&M-Boat’ 소속인 이들은 정기적으로 한 무대에 서서 뛰어난 라이브 실력만큼이나 끈끈한 우정을 과시해왔다.R&B,솔,블루스,힙합 등 다양한 장르를 한꺼번에 맛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인 공연이다.이번 공연에선 특히 휘성,빅마마,거미가 신곡을 발표한다고 하니 팬들의 구미가 더욱 당길 듯하다.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부산(9월11일) 수원(10월16일) 대구(10월23일) 등에서 열창의 무대를 이어간다.1544-1555.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세븐을 들어야만 하는 이유 힐리스(바퀴 달린 운동화)를 타고 마술을 하던 미소년에서 진정한 가수로.아이들(idol) 스타 세븐의 1년 새 변화를 말하자면 이렇다.지난해 1집 ‘Just Listen’으로 가요팬들에게 수줍게 말을 걸던 그가 2집 ‘Must Listen’으로 당당하게 돌아왔다.한층 세련된 음악에 성숙해진 보컬.게다가 더욱 화려해진 춤솜씨까지.‘꼭 들어보라’며 업그레이드돼 돌아온 지 한달 남짓.하루 많게는 7∼8개 스케줄을 소화할 정도로 바쁘다.“힘들고 피곤해도 무대 위에만 올라가면 에너지가 솟구친다.”고 말하는 그에게 가수는 ‘천직’이다. ●1집과 2집의 차이를 느끼나. -물론이다.음악이 달라졌다.곡,사운드,녹음 면에서 1집보다 월등하다.1집 때 활동하던 내 모습을 보면 뭔가 어색하고 부족하고 어려보인다.그렇다고 지금 완벽하다는 건 아니다.눈이 높아졌다.그게 발전이다.눈이 높아지면 하는 게 달라지지 않나. ●이제 힐리스 안 타나. -안탄다.힐리스 덕도 많이 봤지만 잃은 것도 있다.어린 짓 하니까 10대만 좋아하는 음악만 한다는 편견이 생겨서 좀 억울했다.그래서 이번 2집에선 고급스럽고 성숙한 음악을 해보자고 했고 1집 때 마이너스된 부분을 좀 끌어올렸다. ●무대 체질은 타고 났나. -2살 때부터 어른들 앞에서 춤췄다고 한다.내가 기억나는 건 5살때부터다.집에 있던 원탁을 무대 삼아 공연을 많이 했었다.(웃음)가수가 되고 싶다고 결심한 건 초등학교 2학년 때다.여느 아이들처럼 ‘서태지와 아이들’의 춤과 노래를 보고 한마디로 ‘감전’됐다.중3 때 YG엔터테이먼트 오디션을 봤고 합격했다.가수가 꿈이셨던 아버지는 “무조건 밀어주겠다.”고 하셔서 행복했다. ●미국 가수 어셔를 따라한다는 소리를 듣는데. -타이틀 곡 ‘열정’ 때문일 거다.같다면 힙합에 신시사이저를 이용했다는 거다.이런 어번(Urban) 힙합은 어셔 이전에도 있었고 지금 세계에서 유행 중인 음악이다.다만 어셔가 한국에 와서 ‘Yeah’를 부르면서 이 생소한 장르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했다.내 노래가 어셔와 똑같다면 피아노를 사용한 발라드 음악은 다 똑같다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보컬이 많이 좋아졌다는 소리를 듣는다.연습을 많이 하나. -연습 시간은 따로 갖지 않는다.일상생활이 다 연습이다.노래를 부르기보다 듣는 걸 더 많이 한다.들은 노래를 항상 흥얼거리며 다닌다.장난 같지만 도움이 많이 된다.입에 달고 사니까. ●가수의 탤런트 진출이 유행이다.연기해 볼 생각은 없나. -연기하자는 제의가 심심찮게 들어온다.하지만 일단 최고의 가수가 되는 게 내 꿈이다.잘 하는 가수,실력있는 가수 소리 듣고 싶다.그러고 나서 연기도 할 수 있고 개그맨도 할 수 있다.지금은 노래에만 전념하고 싶다.(기자가 그를 가리켜 연예인이라고 말 하면 “가수”라고 꼬박꼬박 정정했다.) ●손가락이 참 긴데 악기를 잘 다루나. -초등학교 합주부에서 트럼펫을 불었다.그 때 친구들의 악기를 이것저것 연주해 봐서 웬만한 걸로 ‘학교종이 땡땡땡’ 정도는 할 수 있다.그런데 제대로 하는 건 하나도 없다.이게 최대 단점 같다.(웃음)기타도 배웠는데 요즘 시간이 없어서 못하고 있다. ●세븐 하면 ‘착하다’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어떻게 아시는지….(웃음)아마 라디오나 토크쇼 등에서 가수 세븐이 아닌 최동욱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보여져서 그런 것 같다.난 말할 때나 행동할 때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한다.그래서 잘 봐주시는 게 아닐까.(웃음)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흑… 흑… 흑… “원래 성격은 활발하고 까불까불해요.” 그런데 마주 앉은 세븐은 쫙 빼입은 검은 옷 때문인지 전혀 달라 보였다.조용하고 진지함이 지나쳐 때때로 어두워 보이기까지 했다.무리한 일정 때문에 피곤해서 그런가? 그는 이날 2시간밖에 못 잤다고 털어놨다.인터뷰 도중 딱 한 번 환하게 웃었던 세븐.악기 연주에 대해서 말할 때다. 그렇게 빡빡하게 사니까 사고도 나고 그러지 않느냐고,그룹 ‘원티드’의 얘기를 슬쩍 꺼냈다.“안타깝죠.” 잠시 멍한 표정으로 있더니 말하기 싫다는 듯 힘없이 내뱉는다.말하는 투로 봐서 최근 교통사고로 사망한 ‘원티드’의 멤버 서재호와 별로 친하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그가 무대 위로 올라가기 위해 검은 색 재킷을 입는 순간 눈에 띈 흰색 리본.리본에 대해 묻는 말에도 입은 좀체 움직이지 않았다.하지만 굳어지는 얼굴색으로 알 수 있었다.그가 몹시 우울해하고 있음을.세븐을 만난 날은 지난 13일.이날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서재호의 영결식이 있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길섶에서] 소나기 냄새/우득정 논설위원

    먹장 구름이 하늘을 덮는가 싶더니 금방 ‘후드득’하는 소리와 함께 굵은 빗방울이 마당 곳곳을 때리기 시작한다.빗방울이 떨어진 곳에서는 흙먼지가 풀썩인다.처마 밑에 쪼그리고 앉아 빗방울이 떨어지는 광경을 지켜보던 꼬마의 코 끝으로 흙냄새가 물씬 풍기고,고무신과 무릎 아랫도리는 이내 흙탕물을 뒤집어쓴 듯 얼룩진다.꼬마는 흙냄새가 완전히 사그러들고 마당 한가운데로 자그마한 도랑이 생길 때까지 일어설 줄 모른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날,아파트 단지 끝에 자리잡은 자그마한 정자에 앉아 하늘 곳곳에 어줍잖게 자리잡은 잿빛 구름을 바라본다.한줄기 소나기를 뿌리기에는 사위가 너무 밝다.그러기를 몇시간.갑자기 후끈한 바람이 일더니 정자 지붕에 빗방울이 듣는 소리가 난다.정자 주변 보도블록에 떨어진 빗방울은 곧바로 수증기가 된다.한순간 사우나에 들어선 느낌이다.멀리 천둥소리가 들리더니 빗줄기가 굵어지기 시작한다.코 끝을 보도블록 쪽으로 내밀고 킁킁거려 본다.꼬마 코 끝을 스쳤던 흙냄새는 오간 데 없다. 사방이 모두 보도블록과 아스팔트,콘크리트로 도배된 도회지에 살며 잃어버린 소나기 냄새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김창렬 이번엔 여성 폭행시비

    남성3인조 그룹 ‘DJ DOC’의 보컬 김창렬(31)씨가 20대 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고소를 당해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서울 강남경찰서는 12일 “김모(26·여)씨가 지난 10일 김씨에게 폭행당했다는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김씨는 경찰에서 “압구정동 포장마차에서 옆 테이블에 있던 김씨의 부인과 시비가 붙어 말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김씨가 다가와 뺨을 때렸다.”고 진술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DJ·朴대표, 경제·남북문제등 현안 대화

    DJ·朴대표, 경제·남북문제등 현안 대화

    지난 97년 대선 때도 ‘박근혜’의 ‘정치주가’는 높았다.당시 그는 김대중(DJ)·이회창·이인제 후보로부터 영입 제의를 받았다.특히 DJ는 두가지 의미를 부여하며 구애(求愛)했다.산업화·민주화 세력의 융합과 영·호남의 화합이 골자였다.하지만 DJ는 뜻을 이루지 못했다.나머지 두 캠프도 마찬가지였다.한나라당 곽성문(대구 중·남)의원이 전한 후일담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2일 김 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는 네가지 화두를 놓고 의견이 오갔다.7년전의 그 두가지에 현안인 경제문제와 남북문제가 보태졌다. 박 대표는 먼저 유신에 대한 사과를 했고,피해자인 김 전 대통령은 사과에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둘째 주제인 영호남 화합과 관련해 DJ는 박 대표에게 큰 기대를 표시했다.대통령 재임 시절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추진한 것은 자신이 ‘적임자’였기 때문이라고 했고,영·호남 화합을 이룰 수 있는 ‘제일 적임자’는 박 대표라고 강조했다.박 대표는 “한나라당은 호남에서 지지를 많이 받지 못하고 있다.지속적으로 관심받고 지지받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한나라당이 잘할 때까지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은 “동서 화합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내가 한 것 중에 가장 못한 것이 그것”이라고 털어놨다.“삼국시대부터 지역감정이 있었다는 것은 거짓말이다.박 대표가 제일 적임자이니 수고해 달라.”고 당부도 곁들였다. DJ는 여야간의 과거사·정체성 공방을 염두에 둔 듯 “말려들지 말고 오로지 경제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DJ는 특히 “이대로 가면 경제는 상당히 위험하다.”면서 “국민 8할이 경제가 어렵다고 한다.경제가 안되고 있고,국민과 기업이 희망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우려했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박 대표가 지난 2002년 방북,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것에 대해 “참 잘하셨다.”면서 “앞으로도 기회 있으면 또 가서 만나라.김 위원장은 얘기가 되는 사람”이라고 방북을 재차 권했다. 한편 박 대표는 이날로 전직 대통령 연쇄 면담 일정이 마무리됨에 따라,13일 긴급 민생점검회의를 갖고 ‘정쟁 중단 및 민생경제 주력’을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이와 함께 범국가적으로 경제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정(政)·관(官)·민(民) 경제협의체’ 설치를 정부·여당에 제안하는 문제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대출기자 dcpark@seoul.co.kr
  • 박근혜, DJ방문 “아버지 시절 피해 사과”

    박근혜, DJ방문 “아버지 시절 피해 사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12일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여러가지 피해를 입고 고생한 것에 대해 딸로서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으로 찾아가 김 전 대통령과 회동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전여옥 대변인이 전했다.박 대표는 또 “대통령 재임 시절 아버지 기념관 건립과 관련,어려운 결정을 해주신 것에 대해 다시 한번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은 “과거 일에 대해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감사드린다.”면서 “정치를 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최대 정적이었던 것은 사실인데 박 전 대통령이 국민에게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준 것은 평가할 만하다.”고 화답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그런 점에서 (박정희)기념관 짓는 것은 제가 적임자라고 생각했다.”면서 “고마움 표시해 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이어 “(김대중)도서관이 있음으로써 공과가 기록된다.”면서 “공정한 평가를 하도록 (박정희)기념관을 짓는 것이 필요하고,국민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남북 관계를 개선하고 대화하는 데 있어 정통성과 민주주의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시민의 발 30년’ 서울지하철

    ‘시민의 발 30년’ 서울지하철

    서울지하철이 오는 15일로 개통 30주년을 맞는다. 서울지하철은 1974년 8월15일 청량리∼서울역 구간에서 도심 대중교통수단으로 첫 선을 보인 뒤 30년만에 서울시내 하루 유동인구의 3분의 1이 넘는 1000여만명을 실어 나르며 ‘시민의 발’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하지만 지하철은 때때로 경제난과 신병을 못이긴 서민들이 선로에 몸을 던지거나 사고가 발생하는 곳이다.수천억원에 이르는 빚더미를 안고 달리는 ‘애물단지’이기도 하다.‘서울인서울’은 지하철 개통 30주년을 맞아 콩나물시루 출근길과 심야 승객들의 퇴근길 풍경은 물론 볼거리 많은 역사와 지하철 사람들 등 서민들의 애환이 서린 서울지하철 24시간을 집중취재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30년만에 총연장 36배…세계 4위로 민족의 잔칫날인 1974년 제29회 광복절 때 온 국민들을 텔레비전 앞에 끌어모았을 정도로 관심을 끌며 첫 궤도를 밟았던 지하철은 그 뒤 30년 동안 서울은 물론 수도권 도심의 대동맥 역할을 해오고 있다. 지난 2002년 기준으로 서울시내를 오간 교통인구는 2968만명이다.이 가운데 지하철 이용자는 모두 1025만명이다.수송 분담률이 34.6%로 단연 1위다.반면 승용차는 26.9%,버스는 26%,택시는 7%에 머물고 있다.나머지는 오토바이,화물차,특수차 이용자로 5.1%로 나타났다.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강자 서울 지하철은 8개 노선에 263개 역사와 전동차 3508량,노선거리 286.9㎞,연간 수송인원 22억명을 자랑한다.운행거리로 따지면 영국 런던,미국 뉴욕,일본 도쿄에 이어 세계 4위다.수송인원으로는 브라질 상파울루,도쿄 다음으로 많다.고작 7.8㎞ 구간으로 첫 발을 뗀 지 반세기도 안돼 초고속성장을 거듭했다.74년에 견줘 운행거리는 약 36배,역사 수는 29배로 늘어났다.하루 운행횟수도 296차례에서 4297차례로 15배 늘었으며 하루 수송인원은 23만명에서 50배 가까이 늘었다. 하지만 땅 밑을 다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당시 3000만 국민의 눈길을 끌며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등장했던 지하철도 초기 몇년간의 수송 분담률은 3%대에 불과했다.노선이 짧은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시민들은 최도심 일부 구간만 움직이는 지하철이 신기하게 보일지는 몰라도 버스로 갈아타는 불편을 참기 힘들어했다. 그러나 70년대 중반을 거치면서 국가의 경제규모가 확대되고 고속성장을 거듭하면서 서울과 수도권으로의 인구집중 현상이 극심해졌다.서울시는 ‘콩나물시루’를 떠올리게 하는 시내버스 등 만성적인 교통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1호선 개통 10년만인 84년 5월 강남과 강북을 원형으로 잇는 2호선 54.2㎞가 마무리됐다.이듬해인 85년 10월엔 서울을 X자로 관통하는 3·4호선 54.5㎞가 건설됐다.90년대 들어서도 3호선 지축역을 비롯해 양재∼수서간 연장구간,4호선 상계∼당고개와 사당∼남태령간 연장구간, 2호선 신정지선이 잇따라 개통됐다.이에 따라 20주년 때인 94년에는 총연장 131.5㎞에 114개의 역을 보유하는 위용을 뽐냈다. 96년 12월에는 방화∼상일·마천 52㎞를 잇는 5호선이,99년 7월엔 암사∼모란 구간의 8호선 17.6㎞에 지하철 길이 열렸다.이어 2000년 8월 장암∼온수구간의 7호선 42㎞,이듬해 3월에는 6호선 응암∼봉화산 31㎞가 개통됐다.마침내 2002년 4월엔 9호선 김포공항∼반포 25.5㎞가 착공됐다.바야흐로 3기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화려함 뒤에는 씁쓸한 기억도 많이 담겨 전동차도 처음에는 선풍기가 달린 전동차로 출발했으나 지속적인 투자로 냉방장치가 탑재된 최첨단 제어방식 ‘VVVF’ 전동차를 도입했다. 운임제도는 개통 초기부터 80년대 중반까지 승차거리 만큼 부담하는 거리비례제였으나 3·4호선 개통 이후 지하철 규모가 커지면서 구역제로 개편됐다.역무자동화시스템(AFC)을 도입,승차권 발권에서 개·집표 처리까지 모든 과정을 전산화해 지하철 운영 시스템을 몇 단계 높여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90년대 말 이후 경제난 등으로 재원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하철마저 ‘동맥경화’ 현상을 빚고 있다.게다가 수천억원에 이르는 부채 더미에 올라앉으면서 원래 목표인 분담률 50%에는 크게 밑돌고 있다. 질적·양적 성장 뒤에는 우여곡절도 많았다.82년 현저동 지하철건설 공사장 붕괴사고,84년 영등포구청역과 89년 교대역 침수피해,89년 지하철노조의 3·16파업 등이다. 더군다나 공공성을 띠었다는 점 등의 부담 때문에 요금을 올려받기 힘들어진 데다 노선연장 등 추가건설에 따른 투자로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각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스크린세이버 등 안전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수천억원이라는 거액을 들여야 하는 등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전력 사용량 ‘구리+의정부시’와 비슷 서울지하철공사와 철도청은 지하철 30년을 이끈 ‘개국 공신’임에도 서울도시철도공사라는 ‘신진 세력’의 등장으로 전동차 등 시설 노후화에 대한 세간의 ‘쓴소리’에 더욱 익숙하다.지하철에 얽힌 속사정을 들여다본다. ●‘고물철’ 지적에 ‘벙어리 냉가슴’ 도시철도공사의 5∼8호선에서 운행 중인 전동차 1564량 가운데 10년 이상 지난 것은 한 량도 없다. 그러나 1∼4호선에는 10년 이상 된 전동차가 지하철공사의 경우 1944량 중 75.4%인 1466량,철도청은 1213량 중 45.6%인 553량이다.특히 20년이 넘은 전동차가 14.8%(469량)로 이들 대부분은 1·2호선에서 운행되고 있다. 까닭에 전동차에 설치된 모니터로 영화도 볼 수 있는 3∼8호선과 달리 편의시설이 부족한데다 이용객이 많아 ‘콩나물 시루’같은 1·2호선의 승객들은 불만이 아닐 수 없다.철도청 관계자는 “도시철도법은 전동차 교체를 위한 내구연한을 25년으로 못박아 임의로 교체할 수 없는 실정”이라면서 “다만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비와 시설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지하철공사 관계자도 “2002년까지 신형 전동차의 70∼80% 수준이던 구형 전동차의 냉방기 용량을 높여 1·4호선에서는 5·6번째 전동차를 ‘약냉방 차량’으로 지정,운행할 정도”라면서 “또 2006년까지는 모든 차량의 실내인테리어도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하철은 전기먹는 하마? 전적으로 전기에 의존해 전동차가 움직일 뿐만 아니라,대부분 지하에 위치하고 있는 역사에 불도 밝혀야 하는 만큼 전력사용량도 엄청나다. 지하철공사는 한달 평균 7100만의 전력을 사용한다.이는 서울시 전체 전력사용량의 2.7%에 해당하며,구리시나 김포시의 전략사용량과 맞먹는다.도시철도공사의 전력사용량은 한달 평균 5500만로 의정부시의 사용량과 비슷한 수준이다.연간 전기요금으로 지하철공사는 670억원,도시철도공사는 484억원을 지불하고 있다. 지하철공사는 상대적으로 전력 수요가 큰 노후 전동차가 많아 전체 사용량의 71%를 전동차 운행에 쓰고 있는 반면,최신식 역사에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도시철도공사는 55%만을 전동차 운행에 들이고 있다. 또 지하철역은 시민들이 다닐 수 있는 땅 밑 가장 깊은 곳이다.이 중 경기 성남시에 있는 8호선 남한산성역이 지상에서 지하철 승강장까지의 직선거리가 건물 15층 높이에 해당하는 56m로 가장 깊다.서울시내에서는 지하철 5호선 신금호역이 46m로 가장 깊고,노선별로는 ▲1호선 종로3가역 13m ▲2호선 이화여대입구역 30m ▲3호선 충무로역 28m ▲4호선 회현역 23m 등이 깊다. ●전력공급·통행방식도 차이 양 공사가 운영하는 구간에서는 1500V의 직류(DC) 전기가 흐르는 반면,철도청 운영 구간은 2만 5000V의 교류(AC)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까닭에 1호선 서울역∼남영역과 청량리역∼회기역,4호선 남태령역∼선바위역 등 3곳은 전력 공급방식 전환을 위해 전기가 흐리지 않는 ‘절연구간’이 존재한다.철도청 관계자는 “전기의 특성상 지상에서는 교류가,지하에서는 직류가 효율적이기 때문”이라면서 “순환운행하는 2호선을 제외하면 1호선 전동차는 좌측 통행을,3∼8호선 전동차는 우측 통행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승강장 길이는 1호선 서울역에서 청량리역에 이르는 9개역이 210m,나머지 1∼4호선의 역은 205m,5∼8호선은 165m 등이다.전동차 길이가 20m이기 때문에 1∼4호선은 10량,5∼8호선은 8량이 한 편성을 이루고 있다. 또 지하철에서 나는 ‘덜커덩’ 소리는 전동차 바퀴가 선로의 연결 부위를 지나면서 발생한다.지하철공사 관계자는 “선로는 20m가 기본단위지만,용접을 통해 선로의 길이를 늘린다.”면서 “하지만 계절에 따른 선로 팽창률과 선로의 직선화 정도 등을 감안,지역에 따라 선로 길이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선로 한개의 길이가 가장 긴 구간은 구파발역∼연신내역 사이로 1360m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지하철역엔 뭔가 숨었다 푹푹 찌는 날씨를 보인 7일 오후 4시 4·7호선 이수역 지하 1층에서는 경복고 록밴드 ‘사육신’의 공연이 지나가는 이들의 발목을 붙잡아 놓고 있었다. 이어 6시엔 ‘메트로 실버악단’이 트럼펫·기타·아코디언·하모니카 연주로 눈을 휘둥그레하게 했다.피아노까지 동원했으니 놀랄 만도 하다. 6호선 녹사평역 지하에서는 공짜로 사랑하는 이와 백년가약을 맺을 수 있다.역사 유리지붕으로부터 29m 아래까지 햇살이 들어오고 벽면은 갖가지 작품과 유리로 장식돼 황홀한 느낌마저 풍긴다.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리려는 시민들이 쏟아져 지하 4층에 폐백실,지하 2층에 신랑·신부 대기실을 만들었다.청소·전기료도 받지 않는다.신랑·신부는 설레는 가슴으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4층 전시장에 내려와 나란히 입장한다.피로연장도 갖췄다. 1·2호선 신도림역 열린 쉼터에서는 무료 법률상담이 달라진 ‘지하 세계’를 실감케 한다.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낮 12시 3명의 변호사들이 상담을 해준다.매주 화요일 같은 시간엔 세무,둘째 화요일 오후 2∼4시엔 의료,매일 오전 8시∼오후 6시엔 생활·결혼문제,매주 화요일 오후 2∼4시엔 청소년 상담이 펼쳐진다. 매일 역사 어딘가에서는 남다른 ‘끼’를 지닌 이들의 공연과 시범이 쏟아진다.예컨대 10일 오후 4시 2호선 을지로입구역에서는 배명고 랩 동아리 ‘FMT’가 무대에 오른다.11일 오후 6시30분 공덕역에선 송학봉·남화선·이차석씨의 트럼펫·피아노·클라리넷 연주회가 손님을 맞는다. 4호선 충무로역엔 다섯가지 재미가 있는 곳이란 뜻인 ‘오! 재미동’이 있다.1동엔 영화·디자인 등 예술서적 400여권과 국내외 잡지 37종을 갖췄다.2동에서는 희귀 영화·다큐멘터리·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의 영상물을 골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3동에서는 참가자 마음대로 영화도 만들어 보며 강의도 들을 수 있다.4동은 60석 규모의 무료 소극장,5동은 센터 바깥에 2개의 대형 스크린과 5대의 PDP로 영상물을 감상하도록 꾸민 휴식공간이다.월요일은 쉰다. 전동차 역시 메마른 지하공간에 숨을 불어넣고 있다.오는 31일까지 7호선 ‘달리는 문화예술관’에는 차량마다 여성작가들의 미술작품이 꾸며진다.7호선 온수∼도봉산 구간엔 ‘하늘이 내린 살아숨쉬는 땅-강원도’라는 주제의 환경열차를 오는 10월14일까지 하루 왕복 3차례 운행한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지하철에선 무슨일들이… 한 비구니 스님이 울긋불긋한 초롱 모금함을 들고 전동차에 뛰어든다.이어 “제 얼굴 한번만 봐주세요.자비사 ‘지우’입니다.여덟살짜리 아이가 백혈병으로 죽어가고 있어요.”라는 하소연이 들려온다.(2004.6.8.오후 1시30분 3호선 수서행) 대중교통의 견인차인 지하철에는 서민들의 애환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평일의 경우 오전 6시부터 이튿날 오전 1시쯤까지,길게는 하루 19시간 손님을 실어나르는 전동차는 연인들의 사랑,떠나보내는 아픔,일터에서 언제 나왔는지 뒤늦은 귀가를 서두르는 직장인의 고달픔을 함께 실어나르고 있다. 주5일제 확산으로 사실상 주말인 6일 오후 11시30분쯤 지하철 3호선 도곡행 3010호 전동차.러시아워를 한참 지난 탓인지 그다지 혼잡하지는 않은 가운데 초로의 나이로 보이는 남성이 경로석에 잠들어 누워 있었다.오른쪽 다리를 반으로 접어 좌석에 구겨넣고 왼쪽 다리는 길게 뻗은 채 때때로 고르지 않은 숨을 길게 내쉬면서…. 출근길인 같은 날 오전 8시15분쯤 2호선 순환 전동차에서는 몸빼 차림에 배낭을 멘 한 여성이 선반 위에 놓인 신문들을 거둬들이느라 바쁘게 손을 놀리고 있었다.엄청나게 뿌려대는 무가지(無價紙)로 전동차가 어지럽혀지는 것도 최근 나타난 풍경이다. 많은 이들이 한번쯤은 경험이 있겠지만 바쁘게 내리다 보니 애지중지 여겨온 물건을 깜빡 하고 잃어버리는 일도 적잖다.서울지하철공사(1∼4호선)가 운영하는 구간에서 습득신고가 들어오는 분실물은 액수로 따지면 연 2억 3000여만원이나 된다.서울시내 지하철 유실물 반입은 지난 6월 168건,7월엔 무려 200여건에 이른다.이에 따라 서울·경기지역에 유실물센터를 일곱군데 개설해놓고 있다.승객들이 분실한 물건을 합치면 자그마치 10억원은 족히 된다는 얘기다. 지하철 승객들에게 언짢게 들릴 수도 있는 뒷얘기도 있다.직원들 사이에서는 ‘사고 3번은 나야 멈춘다.’는 표현이 통설처럼 전해지고 있다.자살사고 등이 발생하면 ‘안전 기원제’를 열곤 한다.특히 승강장이 밝으면 사고가 줄기 때문에 에너지 절약 캠페인과 무관하게 늘 밝게 유지한다. 대신 대체교통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운행중단 사고가 나면 사고 지속시간이 30분 이하인 경우 대체 교통비로 5000원,그 이상이면 1만원을 승객들에게 지불한다.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이 있으면 환불만 해준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1세대 기관사 정철영씨 “이름 정철영보다 비슷한 발음의 ‘전철역’으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지난 1974년 지하철 개통 당시 30명의 ‘1세대’ 기관사 가운데 가장 신참이었지만,30년의 세월 앞에 현직에 남아 있는 유일한 기관사이자 지하철 역사의 산증인이 된 정철영(57) 신정승무사업소장의 지하철 사랑은 남다르다.“약관의 나이에 철도국(현 철도청) 직원의 집에서 가정교사를 했던 인연이 철도 기관사를 거쳐 지하철에 몸담은 지금까지 지속될 줄은 미처 몰랐다.”면서 “지하철이 생긴다는 소식에 주저없이 지원한 선택과 이후 지하철과 함께한 30년의 생활에 후회는 결코 없다.”고 강조했다. 정 소장은 지하철 개통 당시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말한다.“8월15일 광복절에 맞춰 개통행사를 치렀지만,당시 육영수 여사가 서거하는 불상사가 발생해 행사는 어수선한 분위기였다.”면서 “하지만 개통 이후 아침부터 밀려든 시민들은 신기한 듯 지하철을 타면 내릴 생각은 않고 왔다갔다 했고,말끔히 단장된 역사에서는 구경나온 시민들이 둘러앉아 도시락을 까먹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기관사로 줄곧 근무하던 정 소장은 80년부터 열차운행을 통제하는 사령실로 근무지를 옮겼으며,84년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개통을 앞두고 있던 3·4호선의 열차운행 자동화업무시스템 제작에 참여했다.이어 94년에는 다시 영국에 가서 2호선의 기존 설비를 개선하는 데 공헌했다.즉 전동차 하나하나,설비 여기저기에 정 소장의 손길이 거치지 않은 곳이 없다.게다가 지난 99년부터는 기관사 등 승무원을 관리·양성하는 종로·성수·신정승무사무소 등에서 줄곧 근무하며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사소한 지하철 사고 소식에도 시민들에게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죄송한 마음이 앞서곤 한다.”면서 “지하철 30년의 역사를 헛되이 하지 않도록 계속 노력할 터”라고 말했다. 기차나 지하철이 나오는 장면이 있는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눈을 뗄 수 없다는 정 소장도 내년이면 정년이다.정 소장은 “부부도 30년을 같이하면 최고로 느껴지는데,지하철과 함께한 30년의 소회가 달리 느껴지겠습니까.”라며 말을 맺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DJ역장’ 김만오씨 “작은 노력 하나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DJ 역장’으로 더욱 유명한 김만오(56) 경복궁영업사무소장의 말이다.김 소장이 이같은 별명을 얻게 된 것은 1995년 ‘환승 지옥’으로 일컬어지던 신도림역무소장을 맡으면서부터다.“시민들의 안전을 고려해 ‘뛰지 맙시다.’ 등의 딱딱한(?) 멘트로 시작한 역내 방송이 계기가 됐다.”면서 “콘크리트 구조물이라는 삭막한 공간이지만 시민들에게 한발짝 다가선다는 취지에서 차츰 멘트에 위트를 섞고,노래를 선곡했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97년 대학들이 밀집해 있는 신촌역무소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랩댄스와 힙합 등 젊은이 취향의 노래를 선곡,신촌 대학가의 유명인사로 자리매김했다.“방송을 듣고 입가에 미소를 머금는 시민들이 늘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이었다.”면서 “98년 연·고전 당시에는 초청받아 축제 무대에 서기도 했다.”고 귀띔했다.이어 현재의 자리에 부임한 2001년부터는 김 소장의 책임 하에 있는 9개역(3호선 지축역∼경복궁역 구간)으로 방송 활동영역을 넓혔다.특히 지난해 6월부터는 당시 강경호 지하철공사 사장의 특별지시로 지하철 1∼4호선 114개 모든 역사에서 김 소장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됐다.“시스템상의 문제로 모든 역에 생방송을 할 수 없어 직접 녹음·편집한 90분짜리 테이프를 각 역에 나눠줘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자비를 들여 편집·녹음장비들을 구입,한때 아내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하지만 큰아들 정균(23)씨와 막내딸 덕교(20)씨를 비롯한 가족들이 가장 든든한 후원자라는 말도 아끼지 않았다.“여전히 어눌하다는 생각이 앞선다.”면서도 “저의 존재 이유는 시민들에게서 찾을 수 있기 때문에 퇴직하는 그날까지 방송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도 어느 역사에서는 DJ 역장의 “탈법을 일삼는 사람,오늘도 큰소리 뻥뻥 칠거야?’라는 목소리 뒤에 흘러나오는 가수 송대관의 ‘큰소리 뻥뻥’에 환한 웃음을 짓는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하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여성기관사 김현정씨 “앞으로 30년 동안 더욱 편하고 안전한 시민의 발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하철 전동차를 운행한 지 1년 남짓 지난 ‘새내기’ 여성 기관사 김현정(30·서울도시철도공사 신풍승무사무소)씨는 포부를 이같이 밝혔다. 지하철 개통 30년의 역사에도 불구하고,서울지하철공사의 경우 960여명의 기관사 가운데 여성은 한명도 없다.또 서울도시철도공사는 850여명의 기관사 중 여성이 18명에 불과한 실정이다.특히 김 기관사는 지난 2002년 말 기관사 채용시험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28명의 신참 기관사 가운데 여성으로는 유일하게 포함됐다. “3개월의 이론과정과 6개월의 실습기간을 거쳐 지난해 7월부터 지하철 7호선 운행 기관사로 정식 배치됐다.”면서 “지하철을 이용하는 아주머니나 아저씨들이 놀랍다는 모습으로 악수를 청하면 비로소 기관사가 됐음을 실감한다.”고 미소지었다. 대학에서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김 기관사가 전공과 전혀 무관한 기관사에 도전하게 된 데는 우연한 만남이 계기가 됐다.“대학 재학 시절 일본으로 배낭여행을 갔다가 제복을 말끔하게 차려입은 여성 기관사를 본 뒤 그 존재를 알게 됐고,이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힘들 거라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자동화시스템이 갖춰져 간단한 기계 조작만으로 수백t의 전동차를 운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여성들도 도전해볼 만한 직업이라고 적극 추천한다.“남녀 차별이 없을 뿐만 아니라,근무 여건이나 처우 등도 일반 사기업에 비해 좋은 편”이라면서 “다만 기관사는 전기·전자·기계분야에서 기능사 이상의 자격증이 있거나,관련 학과를 졸업해야 지원할 수 있어 사전대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기관사는 “다만 시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사상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늘 신경써야 한다.”면서 “전동차 문을 여닫을 때 CCTV 등으로 확인하지만 볼 수 없는 사각지대가 있어 문에 끼이는 등 사고 위험을 없애기 위해서는 보다 여유를 갖고 승하차하시길 바란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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