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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가로변 까치집/우득정 논설위원

    출근길 버스에 쪼그리고 앉아 졸린 시선을 창밖으로 던지는 순간, 가로수 한가운데 둥지 튼 까치집이 눈에 들어온다. 그러고 보니 가로수마다 하나씩 까치집을 이고 있다. 지난봄 눈이 맞은 암수 한쌍이 가로수마다 주소록을 새기며 부지런히 보금자리를 만들었으리라. 그래서 시인은 앙상한 가지 사이를 헤집고 내리던 눈이 까치집마저 온통 눈덩이로 단장하던 날 까치집에 나뭇잎 몇장을 덮어주고 싶은 욕구가 치밀어 올랐는지도 모르겠다. 어떤 시인은 ‘저 까치집에 날아들어 밀리고 밀린 잠을 자고 싶다. 그리고 인간으로 깨어나 다시 인간에게 미래의 말을 걸고 싶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어떤 시인은 도심 빌딩 숲 가로수에 자리잡은 까치집에 희뿌연 겨울석양이 비치자 소름돋을 정도의 외로움을 느꼈다고 한다. 도심 재개발지역에 미처 철거되지 않고 방치된 판잣집을 연상한 것일까. 추위가 몰아닥치기 전까지 까치집을 머리에 인 가로수 밑에서 까치가족과 함께 소음을 견디며 끈질기게 자리를 지키던 중년의 노숙자를 떠올린 것일까. 예전에는 늦가을 가지치기를 할 때 까치집도 수난을 당했던 것 같다. 가로수마다 온전히 남아있는 까치집에서 새봄을 그려본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공연포커스]日流가 온다 고스페라즈 등 잇단 공연

    [공연포커스]日流가 온다 고스페라즈 등 잇단 공연

    2005년은 한·일 국교정상화 40주년이 되는 해. 양국의 우정을 돈독히 하기 위해 연초부터 양국의 뮤지션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먼저 데뷔 10주년을 맞은 일본 유일의 남성 5인조 아카펠라 그룹 고스페라즈가 23일 오후 6시 대학로 질러홀에서 첫 내한 공연을 갖는다. 지난해 서울 쇼케이스를 통해 처음 얼굴을 알린 이들은 베스트앨범 ‘G10’ 발매와 더불어 정식으로 한국팬과 만난다.1991년 와세다 대학의 한 아카펠라 서클이 모태가 된 고스페라즈는 9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하며 일본을 대표하는 보컬 그룹으로 자리매김해 왔다.DJ세션과 함께 하는 이번 공연은 전석 스탠딩으로 진행된다.(02)784-5118. 28일 오후 7시30분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는 양국의 가수들이 화합의 무대를 마련한다. 한·일 우정의 해를 기념해 열리는 이번 콘서트에는 일본측 가수로 댄스그룹 다펌프, 실력파 R&B듀오 케미스트리, 여성 팝듀오 키로로가 참여한다. 한국측에서는 동방신기, 박정현, 박효신 등이 참여한다.2002년 월드컵 공식 주제가를 불렀던 박정현과 케미스트리는 2005년 한·일 우정의 해 공식 테마송인 ‘댄스 위드 미(Dance with me)’로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춘다.(02)784-5118.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서울광장] 생존의 규칙/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생존의 규칙/우득정 논설위원

    “외환위기가 남긴 유일한 유산은 구조조정이다.”대기업 담당 은행지점장이 전하는 소회다. 잘 나가는 한 기업은 지난 연말 7000억원을 풀어 돈잔치를 했다. 고위 임원급은 연봉 10여억원 외에 5억원 정도를 ‘보로금’으로 받았다고 한다. 외환위기 직전 1억 5000만∼2억원 내외였던 은행장의 연봉은 7억∼8억원으로 뛰었다. 국장급 퇴임 관료는 민간부문으로 무사히 낙하산 안착한 뒤 생활비로 쓰고도 1년에 1억∼1억 5000만원을 저축할 정도로 우리 사회도 ‘선진화’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빚더미에 시달리던 가장이 모친, 세 자녀와 동반자살하고, 단무지와 메추리알이 담긴 부실 도시락이 어른들을 부끄럽게 한다. 민사 독촉사건과 개인파산 신청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전기료와 수도요금을 내지 못하는 가정은 외환위기 때보다 더 늘었다. 이혼은 최근 3년 사이에 40%나 급증했다. 그 결과, 지난해 상반기 1년새 극빈층이 5만명이나 늘었다는 통계도 나왔다.2년새 연간소득 5억원 이상이 2배나 늘었다는 통계와는 대조적이다. 아랫목은 쩔쩔 끓는 반면 윗목은 냉기만 감돌고 있다. 다시 은행지점장의 소회로 돌아가자.“몰아내고 줄이고 깎고…. 그리고 살아남은 소수가 흥청거리는 것이 한국판 구조조정이다.”명분은 선진형 경영기법 도입이지만 죽은 다수의 몫을 소수가 독식하는 방식이다. 외환위기 이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도권과 지방 등 부문마다 양극화가 확대된 방식이기도 하다. 그래서 혹자는 ‘좌파’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분배’의 목소리를 낮추지 않는다. 시장경제나 자본주의 질서라는 거창한 구호에 앞서 지금처럼 소수가 전부를 차지하는 게임 룰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게임 룰이라는 것도 사회 구성원 대다수가 승복하는 ‘관습법’도 아니다. 외환위기라는 전대미문의 쓰나미가 몰아닥치면서 ‘신자유주의’란 이름표를 달고 상륙한 외래어종일 뿐이다. 그러다 보니 죽음으로 항거한 어느 비정규직 노동자가 유서에 남긴 말처럼 ‘억울하고’ ‘나를 죽인 자를 죽이고 싶을 따름’이다. 우리 사회는 넘쳐나는 돈을 주체하지 못해 비명을 지르는 소수의 부유층과 내일이 불안해 씀씀이를 줄이며 보험과 저축, 부동산에 차곡차곡 쌓으려는 중상위층, 미래를 접고 하루하루에만 매달리는 중하위층, 생존의 한계 상황에 내몰린 저소득층과 극빈층으로 뚜렷하게 나뉘어져 있다. 가진 자는 가진 자대로, 없는 자는 없는 자대로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 보니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 시중에는 기름기 도는 음식(부동자금)이 넘쳐난다지만 대다수 서민들의 주머니는 한겨울 날씨만큼이나 썰렁할 따름이다. 정부가 팔을 걷어붙였다고 해서 하는 말이 아니다. 소수만 독식하는 이러한 게임 룰로는 ‘선진한국’을 노래할 수 없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의 복지예산에도 눈을 흘기는 가진 자의 시샘으로는 결코 선진국의 문턱을 넘을 수 없다. 못 가진 자의 증오를 탓하기에 앞서 가진 자들이 주머니 속에 굳게 움켜쥔 손부터 부끄러워해야 한다. 못 가진 자가 먼저 손을 내밀 수는 없지 않은가. 지난해 경영 악화로 일자리를 잃은 실업자가 15만여명으로 전체 실업자의 24.7%에 이른다. 능력이 모자라 퇴출됐거나 사업체가 망하는 바람에 밀려났을 수도 있다. 하지만 살아남은 자가 이들보다 월등하다고 주장한다면 오산이다. 대다수는 서남아시아 쓰나미 피해자들처럼 그때 그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치명상을 입었을 뿐이다.‘동반성장’의 길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가진 자들의 마음에 달렸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씨줄날줄] 딥 임팩트/우득정 논설위원

    지난 1998년 세계인들은 2편의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넋을 잃었다. 혜성과 지구의 충돌을 다룬 ‘아마겟돈’과 ‘딥 임팩트’다. 그동안 과학적인 가설로만 존재했던 지구종말론은 20세기 말이라는 분위기에 편승해 영화관을 찾은 세계인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두 영화는 시나리오 제작과정에 천재 천문학자,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전문가 등이 대거 참여해 현실감을 높임으로써 미국식 영웅주의와 휴머니즘이라는 도식적인 한계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 속 가설이 이번에는 과학적인 검증절차를 거친다고 한다.12일(현지시간) NASA의 혜성탐사선 ‘딥 임팩트’호가 혜성 ‘템펠1’과의 충돌 임무를 띠고 6개월간의 대장정에 오른다는 것이다. 미국 독립기념일인 7월4일 딥 임팩트호에 탑재된 무게 370㎏의 작은 우주선이 ‘템펠1’의 표면에 충돌하면 혜성에서 방출되는 물질을 카메라와 분광기를 이용해 정밀 촬영한다는 프로젝트다. 혜성이나 소행성으로부터 지구를 지켜내려면 영화처럼 충돌이나 폭발을 통해 진로를 바꿔야 한다. 충돌 실험은 진로 변경에 필수적인 혜성과 소행성의 내부구조와 질량분포를 파악하기 위한 절차다. 천문학적인 재앙을 예고하는 종말론의 중심에는 76년마다 지구에 근접하는 핼리혜성이 자리잡고 있었다.1910년 접근 당시 핼리혜성이 늘어뜨린 꼬리부분을 지구가 통과하면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혜성 꼬리를 감싼 독가스에 질식사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어떤 이들은 공포에 질린 나머지 자살했다고 하지만 우려했던 재앙은 일어나지 않았다. 가스 밀도가 워낙 엷었을 뿐 아니라 성분도 독가스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러나 6500만년 전 멕시코만 부근에 떨어진 지름 10㎞의 소행성으로 인해 공룡이 멸종됐다는 설이 정설로 굳어지고 있고, 노아의 홍수도 지중해 지역에 떨어진 소행성 때문이라는 가설이 제기된 점 등을 감안하면 딥 임팩트호의 충돌 실험은 지구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것 같다. 1.5㎏ 크기의 소행성 충돌이라는 100만분의 1 확률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난 연말 서남아시아를 강타한 쓰나미로부터 인류를 구하는 것이 보다 시급하지 않나 싶다. 우리는 지구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 훨씬 더 위협적인 시대에 살고 있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길섶에서]정류장에서/우득정 논설위원

    온기라곤 별로 느껴지지 않은 겨울 해가 빌딩 숲 사이로 자취를 감추자 옷깃 사이로 파고드는 냉기가 수은주의 추락 속도를 일깨운다. 맹렬한 기세로 내닫는 버스가 한바탕 후폭풍을 일으키자 보도블록 위로 일순간 흙먼지와 쓰레기가 어지럽게 춤춘다. 버스 정류장을 따라 사과와 귤, 감, 그리고 반쯤 얼고 시든 듯이 보이는 야채를 펼쳐 놓은 채 웅크리고 앉은 할머니들은 그렇잖아도 작은 몸집을 더욱 안으로 접어 넣는다. 잔가지 몇 토막을 쌓아 피운 모닥불에 내민 주름진 까만 손에서 삶의 고단함이 마디마디 느껴진다. 모두 팔아도 몇 만원 될까 말까 한 고만고만한 노점상.30분 가까이 지켜봐도 값을 물어 보는 사람조차 없다. 한 할머니가 모닥불에 걸친 냄비에서 라면이 끓자 종이 박스에서 검은 비닐에 포장된 꾸러미 하나를 꺼낸다. 밥이다. 이미 꽁꽁 얼어 버린 밥을 숟가락으로 부수어 라면 위에 쏟아붓는다. 아무런 표정없이 숟가락질하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도심 속 한겨울’을 떠올린다. 모두가 종종걸음으로 왔다가 황급히 떠나가는 버스 정류장. 바람막이 하나 없이 몇 토막의 모닥불에 의지해 하루를 버텨 내는 할머니들의 잔영은 오래도록 지워지지 않았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부고]

    ●가수 길은정 가수 길은정씨가 7일 오후 8시경 경기도 분당의 자택에서 사망했다.44세. 1984년 ‘소중한 사람’으로 가수로 데뷔해 MC와 DJ, 연기자로 폭넓은 활동을 해온 길 씨는 1996년 이후 직장암으로 투병하다 지난해 가을 골반으로 암세포가 전이되면서 끝내 세상을 떠났다. 새 앨범 ‘만파식적’을 발매한 직후인 지난해 11월에는 KBS 1TV ‘열린음악회’에 출연해 투병 중에도 혼신을 다해 노래를 불러 팬들을 안타깝게 했었다. ●정동우(전 노동부 차관)씨 별세 희섭(KBS PD)씨 부친상 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8일 오전 9시 (02)3410-6916 ●송만식(자영업)경식(LG카드 이사)씨 모친상 6일 평촌 한림대성심병원, 발인 9일 오전 8시 (031)384-2464 ●소영철·영기(자영업)영식(유니콘전자통신 대표)영진(한국전산원 단장)씨 부친상 남재두(대전일보사 회장)김학렬(신광휀스 대표)씨 빙부상 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0일 오전 10시 (02)3410-6914 ●이승희(한터주식회사 사장)승숙(원자력병원 과장)씨 모친상 정창섭(경기도 행정1부지사)이석호(서울의대 교수)씨 빙모상 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10일 오전 7시30분 (02)3010-2236 ●이천룡(본외과의원 원장)도영(테크다임앤컴퍼니 상무)씨 모친상 양의조(양의조소아과 원장)김원섭(김원섭비뇨기과 〃)김성준(광주고검 부장검사)씨 빙모상 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9일 오전 8시 (02)3010-2291 ●유문승(동진산업사 대표)씨 모친상 우유철(INI스틸 전무)씨 빙모상 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0일 오전 8시30분 (02)3410-6915 ●한응수(국정홍보처 주 뉴욕홍보관)씨 부친상 6일 경기 양평 양수장례식장, 발인 8일 오전 8시 (031)775-0063 ●임영건(서광정밀 대표)창건(KBS 보도본부 취재3팀장)삼건(사업)씨 모친상 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8일 오전 9시30분 (02)3410-6914 ●김현진(수원 성빈센트병원 교수)씨 모친상 최승언(자인건축사 대표)김갑수(서울고등법원 사무관)박성원(동아일보 정치부 기자)씨 빙모상 7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11일 오전 8시 (02)590-2609 ●조영증(대한축구협회 파주트레이닝센터 센터장)씨 부친상 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9일 오전 8시 (02)3010-2295 ●김봉기(우리은행 여자프로농구단 부장)씨 부친상 7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9일 오전 8시30분 (02)590-2579 ●유원상(전 대한전선 대표)씨 상배 연국(박영사 편집국장)연호(다이나믹인터내셔널 이사)연철(외교통상부 서기관)씨 모친상 안종만(박영사 대표)씨 빙모상 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10일 오전 9시 (02)3410-6927 ●김영완(사업)영만(전 동아일보 사진부장)씨 모친상 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9일 오전 9시 (02)3410-6906
  • [결혼이야기] 오동준(32·하나로텔레콤 PR팀)·김도희(25·LG상사 E&C사업지원팀)

    [결혼이야기] 오동준(32·하나로텔레콤 PR팀)·김도희(25·LG상사 E&C사업지원팀)

    (그 남자 이야기)이제 입사한 지 3년차. 사내에서 가끔 보는 그 여자가 요즘 들어 자꾸 눈에 밟힌다. 하지만 세상은 넓고 여자는 많다. 내 인연이 같은 회사 안에 있을 가능성은 확률적으로도 너무 적다. (그 여자 이야기)회사에서 가끔 마주친 적이 있는 그 남자. 요즘 들어 마주칠 때마다 나를 뚫어져라 본다. 이상한 사람이다. (그 남자 이야기)얼마 전부터 그 여자와 ‘아는 사이’가 되었다.‘이 여자다.’라는 느낌이 강하게 온다. 연애 제1의 법칙 그녀의 주위 사람들로부터 호감을 사야 한다. 내 노력의 결과로 그 여자는 DJ DOC 콘서트를 같이 보러 가자는 내 제안을 몇번 거절하다가 못 이기는 척 받아들였다. 회사에서 우연히 마주치던 그 여자랑 같이 밥을 먹고 차를 마시고 공연을 보는 게 생각보다 어색했다. 콘서트장에서 노래도 크게 따라 부르고 혼자 춤도 추고 자연스러워 보이려 노력했다. (그 여자 이야기)그 공연이 너무 보고 싶었던지라 그 남자의 제안에 승낙은 했다. 그러나 그 남자가 마음에 드는 건 아니다. 어색함을 감추기 위해 노력하는 점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같은 회사 사람만 아니라면 한번 사귀어 봤을 텐데…. 아쉽다. (그 남자 이야기)지난 공연 이후로 그 여자에게서 별다른 반응이 안 온다. 노련한 나는 이럴 때일수록 서두르지 말고 침착하게 때를 기다려야 하는 것을 안다. (그 여자 이야기)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얼마 전부터 회사에서 그 남자를 보면 떨리기 시작했다. 얼굴까지 빨개져서 창피하다.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 (그 남자 이야기)‘기회는 이 때다.’는 판단이 들어 강하게 밀어붙였다. 나의 판단은 적중했다. 얼마전부터 매일 그 여자를 만나고 있다. 동료가 아니라 여자 친구로서. 그 여자가 내 인생에 유일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우리는 만난 지 한달 만에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드렸고, 결혼하겠다고 통보(?)도 올렸다. (그 여자 이야기)이제 결혼한 지 50일이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남자와 나는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간에 마법에 빠진 것처럼 사랑에 빠져들었다. 그 힘으로 결혼까지 했다. 그 남자는 이렇다할 프러포즈를 한 적도 없고 화려한 고백으로 감동을 준 적도 없다. 그러나 나에게 보여준 사랑과 신뢰는 우리를 하나로 만들어 주기에 충분했다. 서로에게 씌운 콩깍지가 벗겨지는 그 날이 와도 내게만 보여주는 내 남자의 애교와 정성을 영원히 사랑할 것이다.
  • [길섶에서] 아내의 찻잔/우득정 논설위원

    집안 거실 장식장에는 아내가 신줏단지 모시듯이 받드는 흰색과 녹색 찻잔 두개가 있었다. 결혼 때 장모님이 선물하신 것이다. 아내는 1년에 한번 목사님 부부가 연초 심방할 때면 찻잔을 꺼내 커피를 대접한 뒤 다시 소중히 모셔둔다. 훗날 아이들이 모두 출가하면 우리 부부가 쓸 잔이란다. 밤 9시가 넘어 늦은 저녁을 먹다가 장식장에 담긴 민속주에 생각이 미쳤다.10여년 전 선물로 받은 두 병 중 한병의 바닥에는 아직 잔술 몇잔이 남아 있었다. 지금은 상호명조차 사라져버렸지만 코끝을 감도는 향기 때문에 몇년에 한번씩 홀짝거리던 술이다. 때마침 어머니 문병을 온 친척이 빈 술병에 코를 대고 연신 킁킁거린다.‘아직 한병 남아 있다.’며 장식장 문을 열고 술병을 꺼내려다 아내의 찻잔 두개가 바닥으로 떨어지며 박살났다. 놀라움과 분노, 슬픔이 한꺼번에 뒤섞인 표정을 지으며 아내가 어쩔 줄 몰라한다.10초쯤 지났을까. 아내가 ‘정말 아끼던 너무나 소중한 찻잔이었는데‘라며 깨진 조각들을 주섬주섬 담는다. 친척들이 돌아간 뒤 미안하다고 하자 벌써 잊어버렸단다. 행여 기회가 닿으면 똑같은 모양의 찻잔을 사달라는 당부와 함께.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NYT가 반한 서울의 ‘멋’ 서울의 ‘맛’

    NYT가 반한 서울의 ‘멋’ 서울의 ‘맛’

    서울 사람에게 서울은 단지 무덤덤한 생활 공간이다. 아니, 탈출하고 싶은 답답한 도시일 뿐이다. 매일 스쳐 지나가는 남산타워의 모습과 인사동·청담동 거리는 회색도시의 프로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건 무관심에서 비롯된 우리의 오만이나 착각이 아닐까.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우리가 무심했던 서울을 꼼꼼하게 되짚었다. 그것도 ‘도쿄에 버금가는 화려한 볼거리와 재미가 있다.’며 서울 관광을 적극 추천했다. 서울은 많은 볼거리 먹을거리를 품고 있는 매력적인 도시다.NYT가 찾아낸 서울의 볼거리와 먹을거리에 확대경을 들이대고 다시 돌아봤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NYT가 반한 서울의 ‘멋’ ●“왜 서울에 가야 하는가” NYT는 이 같은 물음을 던지며 서울 관광을 적극 권했다. 신문은 눈부신 경제성장과 더불어 서울의 마천루는 나날이 화려해지고 있으며 문화시설도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평했다. 압구정동과 청담동, 이태원 등은 미국 웨스트 할리우드나 일본 하라주쿠 못지않다고 칭찬했다. 관광 코스로는 낮에는 인사동 갤러리와 남산 서울타워,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을 돌아보고, 밤에는 청담동 재즈바나 클럽, 이태원 나이트클럽을 가보라고 권했다. 이 가운데 삼성미술관 리움(www.leeum.org)은 지난해 10월 13일 개관한 세계 수준의 국내 최대 사립미술관으로 예약제로 운영돼 아직 일반인에겐 생소한 곳이다. 삼성그룹 창업주인 이병철가(家)가 수집한 1만 5000여점의 소장품을 전시하는 리움은 건물 자체가 예술품이어서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는 곳이다. 리움은 뮤지엄1과 뮤지엄2, 삼성 아동교육문화센터 등 3개의 건물로 구성돼 있다. 특히 뮤지엄1은 세계적인 건축가 스위스의 마리오 보타의 작품.‘청자진사 연화문 표형주자’(국보 133호)와 ‘고려 금동대탑’(국보 213호),‘고려 불화 아미타삼존도’(국보 218호) 등 국보 25점과 보물 35점이 전시돼 있다. 뮤지엄2는 천재 건축가 프랑스의 장 누벨의 작품이며,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는 네덜란드의 렘 쿨하스가 설계했다. 그러나 사전에 예약(2014-6901)을 해야만 볼 수 있으며, 예약시간도 오전 10∼12시까지로 예약이 쉽지 않다. 한국의 전통문화가 살아 숨쉬는 인사동도 꼼꼼히 살펴 보면 새롭게 다가온다. 종로구 안국동 로터리에서 종로 2가 방향으로 뻗어 있는 400여m의 좁은 골목길에는 수백여개의 골동품 판매점과 고서적 전문점, 공방, 전통찻집 등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최근에는 인사아트센터 맞은편에 복합문화쇼핑몰 쌈지길이 개관했다. 쌈지길 1층 첫걸음길 마당엔 각종 문화행사가 열리며,3층에는 무형문화재 및 전승작가의 공방이 들어서 있다.2층과 4층에는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찻집과 식당이 있다. ■ NYT가 혹한 서울의 ‘맛’ ●“이곳이 맛 있대요” 서울의 먹을거리로 장충동의 한국요리 전문점 지화자와 청담동 이탈리아식 퓨전 레스토랑 카페 74, 논현동의 미스터 차우가 첫번째에 꼽혔다. 국립중앙극장 1층에 있는 지화자(2269-5834·www.jihawajafood.co.kr)는 조선왕조 궁중음식 중요 무형문화재 38호로 지정돼 있는 황혜성 교수의 맏딸 한복려씨가 운영하는 한정식집. 전통음식을 지키는 일을 일생 업으로 삼고 살아온 황 교수는 자신에게 궁중음식을 가르치던 스승인 궁궐 상궁이 돌아가신 후부터 궐안에서 배운 궁중음식 요리법을 전수해 지난 71년 인간문화재로 지정됐다. 음식은 구절판과 신선로를 비롯해 생과방의 떡과 한과 등 다양한 식단이 마련돼 있다. 궁중만찬(9만 9000원)과 궁중진상(7만 2000원), 점심에만 하는 낮것상(2만 5000원), 진짓상(1만 5000원) 등이 있다. 워낙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라 예약해야 한다. 최근 삼청동(733-5834)에 분점을 열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차이니즈 레스토랑 미스터 차우(517-2100·www.mrchowseoul.com)는 다양한 딤섬요리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시금치즙으로 색을 낸 새우만두와 물냉이와 마른새우가 들어 있는 딤섬, 파인애플을 넣은 볶음밥이 일품이다. 호텔로비와 같은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런치코스는 2만 5000원부터 시작하며, 디너코스는 3만 5000원부터다. 특히 저녁식사후 새벽 3시까지 운영하는 분위기 좋은 3층 클럽으로 자리를 옮겨 술을 마실 수 있다. 청담동 골목에 있는 카페74(542-7412)는 식사는 물론 커피, 와인까지 즐길 수 있는 복합 레스토랑. 이 곳에서는 신선한 과일과 오렌지 필렛, 아이스크림을 토핑해서 먹는 바삭한 와플 브런치, 웰빙족을 위해 오븐에서 가장 맛있게 구워낸 아몬드 크러스트를 씌운 농어구이, 담백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을 자랑하는 모차렐라 치즈를 덮은 크림 스파게티 등을 먹을 수 있다. 아울러 W서울 워커힐 호텔의 우바(2022-0333)는 이색적인 카페. 독특한 UFO 모양의 DJ부스, 천장에서부터 연결되는 달걀 모양의 의자 등을 갖추고 있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우바는 40여종의 다양한 보드카와 60여 종이 넘는 와인, 다양한 양주와 칵테일이 준비돼 있다. 서울 힐튼호텔의 나이트클럽 아레노(317-3244)와 청담동 재즈클럽 화수목(548-5429)은 서울의 밤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소개했다. 이 밖에 서울내 추천할 만한 숙소로는 워키힐호텔과 신라호텔, 인터컨티넨탈호텔 등을 권했다.
  • [데스크 시각] 탈이념·탈색깔론 선언하라/박대출 정치부 차장

    새해 첫날 정치인 자택으로 취재 겸 인사 겸 다니며 들은 정담(政談) 3제(三題). 하나.“지금 헌법은 1987년 제9차 개헌으로 탄생했다.6월 항쟁의 산물이다. 당시 주역은 ‘1노 3김’. 노태우,YS(김영삼),DJ(김대중)는 모두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JP는 최고 권좌의 ‘절반’을 누렸다. 그들 모두 지금 헌법의 ‘단물’을 다 빼먹었다. 그래서 헌법은 수명이 다 됐다. 새 헌법이 필요하다. 내각제든, 정·부통령제든 차후의 문제다.” 둘.“충청권은 아노미 상태다. 수도 이전 위헌 결정으로 야기됐다. 민심은 한나라당에 분노하고, 열린우리당에 낙담하고 있다. 여도, 야도 발 붙일 데가 없다. 충청민심을 대변할 ‘충청당’이 절실하다.” 셋.“정치권엔 대립과 갈등만 존재한다. 좌와 우만 있다. 상생(相生)은 없고, 상쟁(相爭)만 있다. 중간지대가 없다. 중도통합 정당을 띄울 적기다.” 셋 다 실현되기가 쉽지 않은 사안들이다. 얘기한 당사자들이 정치권에서 한발 비켜 서 있는 원외들이다. 뜻은 있으되 힘이 없다. 다소 공허하게 들리는 이유다. 이들의 진단은 그러나 그럴싸한 배경과 논거를 깔고 있다. 실현 여부를 떠나 논쟁 소지는 충분하다. 하지만 때가 아니다.‘민생’과 ‘상생’이 더 급하기 때문이다. 이념도, 색깔도, 지역도 끼어들 여지가 없으며 끼어들어서도 안 되는 위기 상황이다. 모처럼 연초부터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올해 국정운영 ‘키워드’는 탈갈등·관용·화해로 요약된다. 노 대통령은 특히 “언론과 건강한 긴장관계와 건강한 협력관계를 만들자.”고 주문했다. 그러자 보건복지부가 실행 프로그램 1호를 내놓았다. 언론과의 협력을 주문한 홍보매뉴얼이었다.‘정치인 김근태’가 수장으로 있는 부처여서 그런지 빠르다. 현 정권의 언론 관계는 ‘긴장’에 가까웠다. 적대적 언론을 기준으로 하는 얘기다. 시발점은 노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새해부턴 ‘협력’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지는 분위기다. 그 진원지 역시 노 대통령이다. 빗장을 잠그는 자물쇠도, 푸는 열쇠도 노 대통령에게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정국 운영에서도 이는 그대로 적용된다. 노 대통령이 ‘통합’을 올해 키워드로 제시하자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도 이렇게 화답했다.“민생, 국민 통합으로 가겠다는 것을 믿고 싶다. 실천했으면 좋겠다. 적극 협조할 준비가 다 되어 있다.” 여야 수뇌부의 한목소리가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지만 일단은 상쟁을 자제할 분위기다. 그런데 여야간이 조용해지니 각당 내부가 심상치 않다. 열린우리당은 4대 입법 처리 무산의 후폭풍이 거세다. 이부영 전 의장이 “과격 노선과 투쟁해야 한다.”고 강한 목소리를 내자 강경파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자칫 노선 투쟁의 격랑 속으로 빠져들 조짐이다. 한나라당 역시 소장파들이 박 대표와 대립각을 세울 기미를 보이고 있다. 남경필·원희룡·정병국 의원 등은 이른바 ‘남원정’ 연대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한다. 최병렬 전 대표를 옹립하고, 축출했을 때 보였던 행보를 재현할지 주목된다. ‘정담 3제’를 한낱 얘깃거리로 남겨놓고, 각 당의 내홍을 수습하고 나면 다시 민생·상생으로 귀결된다. 그러려면 넘어야 할 벽이 있다. 이념 논쟁·색깔 논쟁은 ‘악마의 유혹’이다.‘보수꼴통’,‘빨갱이’와 색깔론, 역색깔론이 그렇다. 한쪽에서 욕하면 다른 한쪽은 그 욕을 인용해 ‘욕하지 말라.’고 반격한다. 그러면서 둘 다 실컷 욕설을 내뱉는다. 을유년 새해에는 이념·색깔 논쟁을 탈피해야 한다. 그러면 욕할 일도, 그 욕을 되받아 욕할 일도 없어질 것이다. 여야 모두 탈이념·탈색깔 선언이 필요하다. 박대출 정치부 차장 dcpark@seoul.co.kr
  • [새광고] 온라인 음악 사이트에 뜬 DJ

    ●네오위즈 주크온 음악다방편 주크온은 네오위즈의 온라인 유료 음악 사이트다. 개구리 무늬 교련복의 남자 고교생과 흰 칼라 교복의 여고생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있는 70년대풍의 음악다방.“3번 테이블 아가씨, 신청곡 들어갑니다.”라는 멘트와 함께 흘러나오는 음악은 최신 댄스음악. 한 여고생이 일어나 음악에 맞춰 춤을 춘다.
  • 목회자로 변신 양동생 전 대우조선 노조위원장

    목회자로 변신 양동생 전 대우조선 노조위원장

    한국 노동운동에서 전 대우조선 노조위원장 ‘양동생(52)’은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는 군부의 폭압통치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1987년 대우조선 초대 노조위원장에 선출돼 3년간 강성 노조를 이끌었다. 연이은 분신 등 투쟁이 너무 극단적이어서 대우조선사태를 보려고 9시뉴스를 보는 이가 적지 않았을 정도다. 대우조선 투쟁을 보도하기 위해 국내 취재진은 물론 외신기자들까지 거제 바닷가에 다 몰렸다. 노동계의 동투(冬鬪)가 급피치를 올릴 무렵 많은 이들이 그의 근황을 궁금해했다. 투쟁강도가 세면 셀수록 또렷하게 되살아나는 ‘투사’이기 때문이다. 노동운동을 접고 개척교회 목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선배의 말을 듣고 여러 날 수소문한 끝에 그의 소재지를 알아냈다. 통화가 되기 무섭게 인터뷰 약속을 잡았다. 그리고 그가 알려준 대로 서울 양천구 신월2동 한양중앙교회로 한걸음에 달려갔다. 그는 이 교회 담임목사였다. ●운명과도 같았던 노동운동 목회자의 길을 걷고 있어서일까. 그의 모습 어디에서도 국내외 언론의 이목을 집중시킨 강성 노조위원장이었다는 사실을 찾아낼 수 없었다. 첫인상이 그처럼 편안해 보일 수가 없었다. 노동운동에 투신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양 목사는 그저 옛날 일이라며 이내 인터뷰에 응했다.“아마 그때가 5공에서 6공으로 넘어가는 시기일 겁니다. 경제 중진국 진입을 위해서는 특혜를 줘서라도 기업인들을 포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요. 상대적으로 노동자에 대한 탄압은 거셌습니다.” 양 목사는 당시 시대상황을 기업인에게는 특혜, 노동자에게는 탄압이라는 식으로 이분화했다. 그는 노동법을 배운 적도 없고 알지도 못했지만 탄압국면을 맞닥뜨리면서 자연스럽게 노동운동 속으로 빨려들어 갔다고 했다. 임시 노조위원장에 이어 87년 8월 대우조선 초대 직선 노조위원장에 선출된 그는 바야흐로 본격적인 투사의 길을 걷게 된다.“노조설립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정부를 상대로 두달 동안 집에도 들어가지 않고 싸웠습니다. 결국 거제군청으로부터 노동조합 신고필증을 받아냈지요. 대기업 가운데 최초로 대우조선 노조가 설립된 것입니다.”이를 계기로 현대 등 대기업 중심의 노조설립 투쟁이 폭발적으로 전개된다. ●투쟁원칙에 충실했다. 노조 설립은 회사를 상대로 본격적인 투쟁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양 목사는 “졸다가 걸리면 바로 징계를 받고 뼈 빠지게 일해도 분배가 안되는 현실은 바로잡아야 할 투쟁대상이었다.”며 인권보호와 작업환경 개선, 임금 인상 등을 주요 교섭안건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국가가 있어야 회사가 있고 회사가 있어야 조합이 있다는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대우조선 노조가 회사를 상대로 한 투쟁에서 대정부 투쟁으로 투쟁의 본질이 급격히 변질되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그는 이를 주사파의 개입 때문이라고 단정지었다. 자신의 원칙이 대중에 의해 휘둘리는 순간이었다. 그는 “노동운동을 그만두고 감옥에서 쉬고 싶을 정도로 심신이 몹시 지쳐 있었다.”고 회고했다. 김우중 회장과의 일화도 공개했다.“88년 봄으로 기억합니다만 김 회장이 ‘게스트하우스’(영빈관)에서 독대를 요구했어요.” 그는 말을 이어갔다.“대우조선 때문에 다른 대기업 노조들이 대정부 투쟁에 나서고 있다면서 정부가 시범 케이스로 대우조선을 치겠다는 거예요. 그러면서 회사를 정리하겠다고 말합디다. 피가 거꾸로 솟았지요.” 양 목사는 이런 김 회장을 새벽 4시까지 설득했다고 말했다.“당신이 좌절하면 안된다. 존경받는 기업가가 되도록 도와주겠다고 했습니다.”이후 그는 3만여 조합원을 모아놓고 건전한 노조, 합리적인 노조로 가겠다고 선언한 뒤 75%의 조합원으로부터 찬성 서명을 받아냈다. 이어 DJ(김대중)·YS(김영삼)·JP(김종필) 등 야당지도자를 차례로 만나 건전한 노조로의 탈바꿈을 약속하고 회사를 없애려는 기도를 막아줄 것을 호소했다. 중앙일간지 편집국장들도 다 만나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임기1년 남기고 목회자의 길로 89년 12월 양 목사는 중대결심을 하게 된다. 당시 집사였던 양 목사는 노조위원장 임기가 1년여 남았지만 떠날 것을 결심한다. 노동운동이 어느정도 정착된 만큼 목회자로 돌아가겠다는 결심을 굳힌 것이다. 양 목사는 당시 ‘서울로 올라가라.’라는 하나님의 계시를 받고 가족과 함께 무작정 상경했다고 밝혔다. 이 때부터는 노동운동과도 절연했다.TV도 없애버리는 등 세상일과 등을 졌다. 언론과의 인터뷰 요청도 모두 물리쳤다. 본지와의 인터뷰가 노조위원장을 그만둔 뒤 처음이라고 밝혔다. 서울에 올라온 그는 구로구 궁동에 있는 연세중앙교회에 둥지를 틀었다.10년간 목사가 되기 위한 훈련에 들어갔다. 안수집사, 전도사, 목사고시를 거쳐 99년 11월 양천구 신월2동에 한양중앙교회를 개척했다. 경남 거제시 장목면에서 태어난 그는 YS와 같은 고향이다. 찢어지게 가난해 고등학교를 못갔다. 나중에 방송통신고를 졸업했다. 서울로 올라와 청량리시장에서 죽을 고생을 하다 군에 다녀온 뒤 77년 대우조선의 전신인 조선공사에 입사했다. 그리고 정확히 10년이 지나 한국의 노동판을 완전히 뒤바꾸는 중심 인물이 된다. 양 목사는 노동운동은 ‘공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독불장군식으로 해서는 다 깨진다는 것이다. “인권변호사 출신인 노무현 대통령조차 ‘그들만의 노동운동’이라고 비판한 대목을 잘 생각해 봐야 한다.”고 노동계에 충고했다. 최용규기자 ykchoi@ seoul.co.kr
  • [씨줄날줄] 안녕! 2004/우득정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28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의 송년 만찬에서 “돌이켜보면 나도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는 말로 올 한해의 소회를 대신했다. 만인지상(萬人之上)의 자리에서도 보람과 후회, 기쁨과 절망이 교차한 한해였음을 고백한 것이리라. 언뜻 손꼽아봐도 대선자금 수사와 현역 국회의원 무더기 구속-대통령 탄핵-17대 총선 여당 압승-탄핵기각-신행정수도 위헌결정-4대 개혁입법 대립 등 노 대통령으로서도 굴절과 희비가 점철된 험로를 헤치고 온 것 같다. 그렇다면 서민들은 어떨까. 실업자와 이혼, 교육·통신비가 증가하고 불황의 지표라는 소주 소비가 늘었다는 통계청의 백서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올해 대차대조표의 끝머리에 고단했던 한해로 기록할 것이다. 정치권 한 인사의 표현대로 ‘광기’가 난무하는 가운데 사사건건 대립하고 찢기고 발기었다. 상처투성이의 군상들이 양진영으로 나누어져 이전투구식 소모전만 한 꼴이다. 전투중 나뒹군 부상자들에게 긴급 구호의 손길을 내미는 천사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삶에 지친 낙오자들은 어느 날엔가 솥단지를 찌그러뜨리며 ‘SOS’를 타전하고, 개방의 해일이 목젖까지 차오른 농민들은 며느리, 손자 손을 이끌고 서울을 향해 분노의 발길을 내달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간판을 바꿔다는 동네 구멍가게, 길가 두개 차선을 점거한 택시들의 기다림 행렬…. 행락철마다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부자들마저 18억원짜리 아파트에 세금 60만원을 더 붙이려 한다며 난리다. 유영철이 희대의 살인극으로 전 국민을 전율케 하고 노(怒)한 하늘이 지축을 뒤흔들어 수많은 무고한 목숨을 앗아간 2004년. 없는 사람은 생존의 몸부림으로, 있는 사람은 마음고생만 했다는 2004년. 그렇다고 올해의 행복지수는 과연 ‘0’이었을까. 저울추가 행복보다는 불행쪽으로 다소 기울었다는 사람이 많을지는 몰라도 자포자기해야 할 정도로 완전히 기울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그리 많은 것 같지 않다. 여전히 핏대를 세우며 전의를 가다듬고 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누구나 인생 전체로 보면 행복지수 총량은 엇비슷하다고 한다. 눈높이를 행복에 맞추면 행복이, 불행에 맞추면 불행이 높게 보일 뿐이다. 새해에는 행복에 눈높이를 맞추고 웃고 싶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이승일의 PSAT특강] 낯선 용어와의 만남

    [이승일의 PSAT특강] 낯선 용어와의 만남

    자료해석 문제의 각종 용어들 중에는 매우 낯설거나 전문적인 의미를 지닌 것도 있다. 하지만 어려운 용어에 대한 배경 지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므로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자료해석의 본래 목적인, 새로운 상황의 설정에 대한 대처능력을 테스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용어에 대한 정의만 정확하게 인지한다면 오히려 다른 유형의 문제보다 쉽게 풀 수 있다. ●문제 다음 내용을 그림의 공간에 적절히 배치한 것을 고르시오. ㄱ. 중앙행정부서 ㄴ. 민간기업 ㄷ. 자율성 ㄹ. 통제성 ㅁ. 준자율적 비정부조직(QUANGOS) ㅂ.Next Step Agency *QUANGOS:정부산하에 있는 조직으로서 자율성이 보장되어 있는 비부성 공공기관과 그 이외의 공공성이 강한 조직들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Next Step Agency:신 공공관리론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조직으로 정책의 형성과 집행과정을 분리하여 효율성을 높이자는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운영되기는 일반적인 비부성 기관들보다 핵심적 정부부문의 통제를 더 많이 받고 있다. A B C D E F (1)ㄱ ㅂ ㅁ ㄴ ㄷ ㄹ (2)ㄱ ㄴ ㅁ ㅂ ㄹ ㄷ (3)ㄴ ㅂ ㅁ ㄱ ㄷ ㄹ (4)ㄴ ㅁ ㅂ ㄱ ㄹ ㄷ (5)ㄱ ㅁ ㅂ ㄴ ㄷ ㄹ ●풀이 및 정답 공공성이 강하고 민간성이 강하다는 그림의 설명으로 A가 중앙행정부서,D가 민간기업이 된다는 것으로부터 문제 풀이를 시작한다. 중앙행정부서는 통제성이 강할 것이고, 민간행정부서는 자율성이 강할 것이므로 E와 F의 내용도 확정할 수 있다. 여기서 낯선 용어인 QUANGOS의 정의 중에 비부성 기관과 그 외의 공공성이 강한 조직을 포괄한다는 내용을 이용해서 C를 정의하고 Next Step Agency가 일반적인 비부성 기관보다 핵심적 정부부문의 통제를 더 많이 받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서 B의 내용을 확정한다. 정답은 (1). ●문제(38회 외무고시) 이상적인 정보검색시스템은 이용자가 필요한 정보를 탐색할 때 원하는 정보가 모두 검색되고, 또 불필요한 정보가 전혀 나오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렇게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다음은 정보 검색시스템의 검색효율과 관련된 네 가지 척도에 대한 설명과 정보검색시스템 내의 여러 정보 간 관계를 나타낸 그림이다. 보기 중 틀린 것을 모두 고르면? *잡음률(noise ratio):검색된 모든 정보 중에서 부적합 정보가 차지하는 비율 *누락률(omission ratio):시스템의 모든 적합 정보 중에서 검색되지 않은 적합 정보의 비율 *재현율(recall ratio):시스템의 모든 적합 정보 중에서 검색된 적합 정보가 차지하는 비율 *정확률(precision ratio):검색된 모든 정보 중에서 적합 정보가 차지하는 비율 (1)ㄱ (2)ㄱ,ㄴ (3)ㄱ,ㄹ (4)ㄴ,ㄹ (5)ㄱ,ㄷ,ㄹ ●풀이 및 정답 분수구조에서 분모에 해당하는 기준은 비교되는 분자값의 한계영역이다. 따라서 분모에서 설정되는 영역을 벗어나는 분자는 용어의 정의에서 나타나지 않으므로 제한된 범위 속에서 용어의 정의를 찾는 것이 낯선 용어의 의미를 이해하는 기초가 된다. 따라서, 보기의 ㄱ. 잡음률은 부적합한 정보/검색된 모든 정보이므로 HIFG/HIDJ가 되어야 한다. 정답은 (1).
  • [서울광장] 의결권의 두 잣대/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의결권의 두 잣대/우득정 논설위원

    공무원들이 즐겨 쓰는 표현 가운데 ‘황금분할구도’라는 말이 있다. 사전적인 의미대로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는 뜻이 아니다.‘황금’이라는 우월적 권한을 가진 사람이 자신에게 가장 편리하게, 좀 더 심하게 말하면 멋대로 나누는 것이 황금분할구도라는 것이다. 그래서 거리를 재더라도 자신에게 불리한 경우에는 종종걸음으로, 유리한 경우에는 성큼걸음으로 잰다. 한쪽은 촘촘한 눈금, 다른 한쪽은 성긴 눈금임에도 동일한 잣대로 쟀다고 우긴다. 요즘 정치권과 관련부처, 재계 사이에서 신경전을 펼치고 있는 의결권문제도 이와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우여곡절 끝에 최근 정기국회를 통과한 공정거래법의 의결권 제한문제를 보자. 재계는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을 들어 재벌소유 금융사의 의결권 제한에 극력 반대했지만 앞으로 3년에 걸쳐 15%로 제한하려는 공정위와 열린우리당의 벽을 뛰어넘지 못했다. 고객이 맡긴 자산으로 과다하게 의결권을 행사하면 주주의 이익보다 재벌 오너 등 일부 대주주의 이익 보호가 우선될 수 있다는 게 여권의 논리였다. 오너가 권한을 행사하고 싶다면 주머니를 털어 주식을 사라는 얘기다. 논리로 따진다면 맞는 말이다. 하지만 국민이 맡긴 자산인 연기금 의결권문제에서는 여권과 재계의 논리는 정반대로 바뀐다. 여권은 외국인 투기자본으로부터 국내 기업을 보호하고 연기금 수익률을 극대화하려면 의결권을 반드시 행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재계와 한나라당은 정부가 연기금의 의결권으로 민간기업의 경영에 간여할 수 있다며 의결권을 금지하든지,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공정거래법에서는 고객의 돈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려 하느냐며 재계를 면박하더니 연기금에서는 국민의 돈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겠다는 모순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모순은 재계도 마찬가지다. 금융사를 운영하는 재벌이든, 연기금관리를 떠맡은 정부든 의결권 행사에 욕심을 앞세우기 전에 반드시 지키야 할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의무감은 눈을 씻고봐도 찾을 수 없다. 서로 남의 돈으로 권한만 행사하겠다는 투다. 고객의 돈을 ‘눈먼 돈’ 정도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의결권 논란만 나오면 자신들의 논리를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연기금 사회주의’를 예견한 미국의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와 ‘연기금 자본주의’를 설파한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의 고든 클릭 교수를 들먹인다. 하지만 정작 논란의 전제가 돼야 할 미국 연기금운용의 공정성과 투명성, 국민들의 절대적인 신뢰에 대해서는 못본 체 외면한다. 정치권과 재계가 서로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으르렁거리지만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남의 돈에 대한 무감각, 도덕적 해이는 역풍에 직면해 우왕좌왕하고 있는 ‘한국판 뉴딜정책’의 연기금 동원 발상에서도 드러난다. 정부는 연기금의 운용처 확대와 일정한 수익률 보장을 명분과 당근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한꺼풀 벗기고 보면 책임은 수익률 차액만큼만 지고 권한 행사는 동원하려는 연기금 수조원만큼 하겠다는 속셈이 깔려 있다. 지난해부터 환율방어를 위해 역외선물환(NDF) 거래에 손댔다가 1조 8000억원이나 날린 것도 사정은 비슷하다. 적은 부담으로 수십, 수백배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투기상품에 손을 댔던 것이다.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이 재정경제부의 연기금 동원 발상에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섰을 때 폭넓은 지지를 받았던 이유는 ‘신뢰’라는 근본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권과 재계는 타인의 피땀으로 일구어진 의결권에만 군침을 흘릴 게 아니라 먼저 신뢰를 얻으려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 그래야만 사안에 따라 달라지는 잣대의 눈금도 제자리 매김을 할 수 있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길섶에서] 못생긴 감/우득정 논설위원

    “상처가 있거나 까치가 파먹다 말았거나 못생긴 과일이 더 맛이 있다는 진리를 아이들은 모르는 것 같습니다. 굵고 빛깔도 고운 것은 틀림없이 농약을 친 것입니다. 맛도 어쩐지 좀 싱겁지요. 향도 못하고요.” K의원이 ‘친구가 못생긴 감을 보내왔습니다’라는 제목의 편지를 보내왔다. 그는 한점 티없는 순수한 개혁, 어떠한 타협도 거부하는 순수한 정치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그래서 “세상은 제 친구놈이 따보낸 감처럼, 농약 치지 않고 자연의 힘만으로 키운 감처럼 이런저런 흠집이 조금씩 있기 마련”이라면서 겉만 번지르르한 정치는 하지 않겠단다. 얼마 전 대정부질문에서 ‘대통령은 대통령답게 행동해야 한다.’고 일갈해 당내에서 미운 털이 박혔건만 그래도 꺾이지 않고 타협과 절충의 정치를 고수하겠다니 반갑다. 그러고 보니 지난 주말 친구가 사준 못생긴 감이 집 식탁 위에 팽개쳐져 있다. 친구가 오던 길을 되돌아가 사준 감이다.K의원의 아이들처럼, 생긴 모양이 볼품없다며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았다. 못생긴 감에서 자신의 정치철학을 찾아낸 K의원에 비해 아직도 맛과 모양을 동일시하는 나 자신이 부끄럽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메리 X-마스’ 발품을 팔면 즐겁다

    ‘메리 X-마스’ 발품을 팔면 즐겁다

    “미리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를 열흘 남짓 앞둔 가운데 ‘메리 크리스마스’를 패러디한 ‘미리 크리스마스’라는 인사말이 유행이다. 말그대로 미리 크리스마스를 즐기자는 뜻. 아닌게 아니라 서울 시내에는 고급호텔이나 레스토랑이 아니더라도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흥을 돋우는 곳들이 많다.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장소들을 소개한다. ●독일 정취에 흠뻑 젖어 삼성동 코엑스(COEX)옥외광장에서는 독일의 전통행사인 ‘크리스마스 시장’(German Christmas Market Seoul 2004)이 열리고 있다. 글리바인(레드와인에 향료를 넣어 데워 마시는 와인)의 향이 퍼지고, 형형 색색의 장난감과 크리스마스 장식품들이 가득찬 작은 통나무 오두막이 불을 밝히면 동화와 요술의 세계로 빠져든다. 화덕에서 막 구워낸 밤과 독일 전통 소시지, 슈톨렌(크리스마스 빵) 등도 맛볼 수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무렵이면 독일 전통 브라스밴드가 연주하는 크리스마스 캐럴을 즐길 수 있다. 크리스마스 시장은 1434년 독일 드레스덴에서 생겨난 뒤 전국적으로 확대됐으며 유럽은 물론 일본의 삿포로·오사카 등에서도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독상공회의소가 양국의 문화교류를 위해 올해 처음 개최하는 것이며 입장료는 없다.26일까지 매일 오전 11시부터 밤 9시 사이에 구경할 수 있다.(02)3780-4620. ●기쁘다 산타 오셨네∼ 능동 어린이대공원의 정문 분수대 주변에는 ‘산타마을’이 꾸며져 있다. 매주 토·일요일, 공휴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모닥불 콘서트’가 열려 밤을 공짜로 구워 먹으며 러시아댄스팀·남미민속예술단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산타마을 옆에서는 ‘소망나무 열매 달기’ 행사가 열린다. 대공원이 무료로 제공하는 카드에 새해 소망과 결심을 적어 소나무에 매달면 된다. 입장료 어른 900원, 청소년 500원.(02)450-9328. 17일부터는 잠실종합운동장 내 체육공원에서 ‘산타페스티벌’이 열린다.2400평 규모의 산타마을에서 핀란드에서 온 산타클로스들이 시베리안 허스키종의 개, 순록, 양 등과 썰매를 타고 빙하터널을 함께 통과하는 행사를 벌인다. 산타와의 만남, 공룡의 나라, 신화의 나라, 어린이 뮤지컬 등 어린이와 가족들을 위한 행사도 마련됐다. 입장료는 9000원이며 주경기장 남측 진입로에 만들어진 눈썰매장을 같이 이용하려면 1만 3000원을 내야 한다.(02)2240-8711. ●성탄트리 앞에서 찰칵 올해 첫 겨울을 맞는 시청 앞 서울 광장에는 지름 8m, 높이 21m의 대형 트리가 설치돼 연말연시를 실감케하고 있다. 오는 15일부터 광화문∼덕수궁∼정동교회 거리는 갖가지 색깔의 구슬전구로 수놓은 ‘빛의 거리’로 변신한다. 특히 세종문화회관 앞에는 길이 150m,6층 높이의 ‘크리스마스 터널’이 불을 밝혀 진풍경을 연출한다. 삼성동 코엑스몰의 밀레니엄 광장에 세워진 ‘닭트리’는 이미 명물이 됐다.2005년 닭띠해를 기념하기 위해 10m 높이의 트리 꼭대기에 별 대신 닭을 얹어놓았기 때문이다.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는 높이 20m가 넘는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인 ‘꿈꾸는 나무’가 눈부신 야경을 뽐낸다. 소공동 롯데백화점 앞의 ‘루미나랜드’(크리스마스 성)에는 파리 개선문 모양의 트리가 자리잡고 있다. ●백화점에 구경가요 백화점들도 다양한 크리스마스 눈요깃거리를 만들어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정문 앞에 과자로 만든 집, 이글루(얼음집), 피라미드 등에서 테디베어 인형들이 놀고 있는 ‘크리스마스 마을’을 꾸몄다. 마을 중앙에는 사람이 직접 탈 수 있는 미니열차가 매일 낮 12시, 오후 2시, 오후 4시에 운행된다. 크리스마스 드럼공연(18일), 산타 브라스 밴드의 연주(19일)도 펼쳐진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고객이 듣고 싶은 캐럴을 직접 들을 수 있도록 한 ‘DJ쥬크박스’ 코너를 운영하고, 매주 토·일요일 2시 아카펠라공연, 매직쇼 등을 연다. 김유영 서재희기자 carilips@seoul.co.kr ■이색 불우이웃 돕기 이모저모 “따뜻한 마음도 미리 나눠요.” 이색 불우이웃 돕기 행사가 곳곳에서 펼쳐져 훈훈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닭요리 동호회인 ‘한국 닭요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닭사모·www.daksamo.net)’은 ‘싼탉클로스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싼탉클로스는 닭과 산타클로스를 합성한 이름. 전국 2000여명의 닭사모 회원들이 동사무소에서 동네의 불우이웃 주소지를 미리 파악해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자비로 치킨을 주문해주는 행사다. 회원들이 치킨집에 미리 맡긴 카드도 함께 전달된다. 아름다운 재단은 영구 임대아파트에 사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몰래몰래 산타 프로젝트’를 연다. 영구 임대아파트 내 복지관 선생님들이 어린이들에게 크리스마스 때 갖고 싶은 선물을 ‘몰래’ 물어본 뒤 인터넷에 올리면 네티즌들이 선물만큼의 금액을 기부하고 사랑편지를 써보내는 것. 산타가 되고 싶은 네티즌은 홈페이지(www.beautifulfund.org)의 몰래산타를 클릭하면 된다. 한국사회복지공동모금회(www.chest.or.kr)는 올해 목표 모금액을 981억원으로 잡고, 지난 1일 시청 앞 광장에 ‘사랑의 체감 온도탑’을 설치했다. 9억 8100만원이 모금될 때마다 온도계의 눈금이 1도씩 올라가 모금액이 목표에 달하면 100도를 가리키게 된다.12일 현재 온도는 35.7도(350억 8000만원)까지 올라갔다. 인터넷 커뮤니티서비스인 ‘싸이월드(www.cyworld.co.kr)’는 ‘가수 김장훈 스킨’을 도토리 3개(300원)에 판매한다. 판매 수익금으로 불우이웃들에게 사랑의 연탄을 배달해준다. 인터넷 포털인 ‘엠파스(www.empas.com)’도 전자우편을 보낼 때마다 1원을 적립해 불우이웃에게 연탄을 전달하는 ‘사랑의 연탄메일 보내기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오늘의 눈] 전·현직 대통령의 ‘포옹’/오풍연 공공정책부장

    케냐의 환경운동가 왕가리 마타이가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에서 노벨평화상을 받던 지난 10일 서울에서도 조촐한 만찬이 베풀어졌다. 국민의 정부에서 장·차관, 수석비서관을 지낸 110여명이 4년 전 그날 같은 장소에 섰던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그러나 이날 만찬은 여러 의미를 내포하는 듯했다.3시간 15분간 이어진 만찬 내내 화합과 포용의 분위기가 물씬 묻어났다. 무엇보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는 한 뿌리임을 읽을 수 있었다. 참석자들은 김 전 대통령 내외를 기립 박수로 맞이했다. 이해찬 총리, 이한동·김석수 전 총리, 전윤철 감사원장 등과 자리를 함께한 DJ와 이희호 여사는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았다. 두 내외는 한 사람씩 건배사를 할 때마다 수줍음과 상기된 표정을 번갈아 지었다.DJ의 고난에 찬 인생 역정, 국민의 정부 업적 등을 소개하면서 하나같이 ‘만수무강(萬壽無疆)’을 빌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총리는 국민의 정부 공이 90%라면, 나머지 10%는 참여정부가 완성할 몫이라고 말해 정책을 승계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김 전 대통령을 깍듯이 예우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노 대통령은 만찬에 앞서 같은 날 오후 문재인 시민사회수석과 정찬용 인사수석을 동교동 사저로 보내 노벨상 수상 4주년 축하 인사를 미리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에 화답이라도 하듯 “정부의 대북정책이 옳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무한한 애정을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만찬에서는 한승헌 전 감사원장의 건배사가 백미(白眉)였다. 그는 노벨평화상 수상 당시 소프라노 조수미씨가 ‘포용’정책을 ‘포옹’정책으로 해석해 DJ를 여러 번 껴안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DJ에 대한 평가는 ‘이심전심(以心傳心)’이라고 건배를 선창했다.2005년은 남북정상회담 5주년이 된다. 내년 노벨평화상 수상 5주년 기념식엔 전·현직 대통령이 모두 자리를 함께 했으면 한다. 오풍연 공공정책부장 poongynn@seoul.co.kr
  • [정치플러스] DJ 노벨평화상 수상 4주년 기념식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4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10일 오후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국민의 정부’ 장·차관과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1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김 전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세상에서 제일 싫은 것이 독재와 민족분단이었고, 제일 바란 것이 민주주의와 평화통일이었다. 두 가지를 배척하고 두 가지를 이룩하는 데 일생을 바쳤다고 생각하고, 일생에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
  • [씨줄날줄] 고단한 50대/우득정 논설위원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평균 54.1세에 주된 일자리에서 물러난 뒤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가 68.1세에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은퇴한다.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탓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두번째로 늦게까지 일자리를 떠돈다. 그러다 보니 ‘오륙도(56세까지 회사에 다니면 도둑)’ 세대가 고단할 수밖에 없다. 중앙고용정보원이 내놓은 연령대별 평균 근로시간 자료가 이를 입증한다. 이에 따르면 50대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57시간2분으로 가장 길다. 남성은 첫직장에서 밀려나 임금은 낮고 근로시간은 긴 제2 직장으로 옮기고, 여성은 파출부나 주방보조원 등 근로시간이 긴 직종에서 호구지책을 꾸리기 때문이란다. 평균 수명이 80세에 가까워지면서 최근 인터넷 카페에는 50대만의 고민을 토로하는 장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명예퇴직이나 정리해고 등으로 직장에서 떨려난 50대들이 마지막 남은 한줌의 자존심 때문에 아내나 자식들에게는 차마 할 수 없는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곳이다. 그러면서 ‘오공(50) 사관학교’를 만들자며 결의를 다진다. 느닷없이 전두환정권 시절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라 50대에도 칼을 갈아 20대나 30대와 맞먹는 실력을 기르자는 뜻이다. 그래서 세계적인 석학 피터 드러커는 하나의 직업으로 80평생을 살기에는 한번뿐인 인생이 너무 단조롭다며 50대에 ‘제2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설파한다. 제1 인생에서는 사회적 성공이나 평판, 또는 가족 부양을 위해 직업을 선택했다면 제2 인생에서는 후회없는 삶을 위해 진정 본인이 원하는 일을 하라고 충고한다. 수천명의 중년 남성과의 인터뷰를 통해 ‘남성 폐경기’를 밝혀낸 게일 쉬히(여)는 더 적극적이다. 그녀는 사회와 가정의 중심에서 밀려나기 시작하는 50대 남성은 성적, 사회적 영향력이 급격히 위축되는 폐경기에 접어드는 것으로 진단한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50대 남성의 60%가 발기부전이다. 하지만 기존의 이기적이고 폭력적인 ‘남자다움’에서 벗어나면 새로운 탄생을 알리는 두번째 성인기가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다. 더이상 쫓기지도, 초조하지도 않은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단언한다. 결국 50대의 삶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하겠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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