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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배제 추진

    앞으로 기초의원과 시장, 군수, 구청장 등 기초자치단체장에 대한 정당 공천을 없애는 방안이 추진된다. 법무부는 1일 이같은 내용 등이 담긴 공직선거법 개정 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는 지난해 5·31 지방선거부터 기초의원까지 정당 공천제를 도입했는데,‘공천=당선’이라는 인식이 확산돼 선거를 혼탁하게 만들었다는 비판을 적극 반영한 조치다. 법무부는 이와 함께 정당 공천을 위해 돈을 주고받거나 지시·권유·요구·알선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을 공직선거법에 신설하기로 했다. 정치자금법으로만 공천헌금을 금지하고 있어 개인적인 거래라고 주장할 경우 처벌할 수 없는 맹점이 드러난 데 따른 것이다. 고가 물품을 주고받아도 과태료만 물리던 것을 강화해 형사처벌할 수 있게 고치고, 선거사무장 등이 벌금 300만원 이상을 선고받은 경우 당선자뿐만 아니라 낙선자의 경우도 보궐선거 등에 출마할 수 없도록 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성호 법무장관으로부터 지방선거 공천비리의 실태와 대책을 보고받은 뒤 “공천헌금은 매관매직 범죄이며 가장 악질적인 부패범죄로 철저히 근절돼야 한다.”면서 조속한 제도 보완과 법 개정을 지시했다.홍성규 홍희경기자 cool@seoul.co.kr
  • 예비군 ‘양심적 훈련거부’ 위헌 제청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 대한 형사처벌의 정당성을 판가름할 책임이 또다시 헌법재판소에 맡겨졌다. 울산지법 형사5단독 송승용 판사는 지난달 18일 종교적 양심에 따라 예비군 훈련에 불참한 혐의(향토예비군설치법 위반)로 기소된 신모(24)씨 사건을 재판하면서 “예비역인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형사처벌하는 법률 규정은 위헌”이라면서 헌법재판소에 위헌 법률 심판을 제청했다고 1일 밝혔다. 신씨는 2005년 8월 육군 병장으로 제대한 뒤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어머니의 권유로 신앙생활을 하게 됐다. 신씨는 2006년 9월 예비군 훈련 통지서를 받고 ‘자신이 신봉하는 교리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훈련에 불참, 향토예비군설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이번에 위헌 제청된 향토예비군설치법 15조8항은 ‘정당한 사유없이 예비군 훈련을 받지 않은 경우 1년 이하의 징역,2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송 판사는 “향토예비군설치법은 형사처벌이라는 제재를 통해 양심적 병역 거부자에게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강요하고 있어 양심 실현의 자유를 제한한다.”고 말했다. 이어 “입법자가 병역의무의 이행을 강제하면서 사회적 소수자인 양심적 병역 거부자들의 갈등을 해소해 조화를 도모할 최소한의 노력도 하고 있지 않다.”면서 “신씨와 같은 경우에는 국가 형벌권이 한 발 양보해 개인의 양심의 자유가 보다 더 존중되고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헌재가 2004년 8월 병역거부자의 양심을 보호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을 권고했는데도 2년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입법적인 보완 노력이 사실상 전무한 상태”라면서 “헌재는 더 이상 막연히 입법부의 노력을 권고하거나 기대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 아니라 이런 법률 조항에 대해 과감한 위헌 선언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돈없어도 불구속재판’ 길 넓어진다

    ‘돈없어도 불구속재판’ 길 넓어진다

    돈 없는 구속 피고인도 불구속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넓어졌다. 국회는 30일 본회의를 열고 보석 조건을 보증금 납입 외에 출석서약서, 출석보증서(인보증), 담보물 제공 등으로 다양화하는 내용 등을 주된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전면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번 형소법 전면 개정은 법 제정 53년 만에 처음이다.2003년 8월 노무현 대통령과 당시 최종영 대법원장이 사법 개혁 추진에 합의한 이후 3년8개월 만의 성과다. 내년 1월1일부터 전면 시행되는 새 법안은 형사절차에서 피의자·피고인의 인권 보장을 강화하고, 재판에서 충분한 공격·방어 보장을 위해 공판중심주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또 국민이 배심원으로 형사 재판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조건부 영장발부제 등은 없던 것으로 돼 ‘반쪽 개정’이란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주요 개정 사안을 분야별로 알아본다 ●보석 조건의 다양화(조건부 석방제) 보석 조건이 현재 보증금 납입 외에 출석 서약서, 출석 보증서(인보증), 담보물 제공, 피해 변제 서약서, 출국금지, 피해자 위해 행위 금지 및 접근 금지, 주거 제한 및 경찰의 관찰 수임 등으로 다양해 돈 없는 구속 피고인도 불구속 재판을 받을 기회가 넓어진다. 대상은 재판을 받는 구속 피고인들이며, 판사는 이들 조건 가운데 재량에 따라 보석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구속조건 세분화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만을 놓고 따지던 구속 기준에 범죄의 중대성, 재범 위험성, 피해자·중요 참고인 등에 대한 위해 우려 등이 추가된다. ●공판중심주의 강화 공판 전에 피고인과 검사가 갖고 있는 증거 등을 미리 내보이게(증거개시절차) 해 동등한 입장에서 공격과 방어를 할 수 있게 했다. 공판정 구조도 변경, 검사와 피고인의 좌석을 동등하게 바꿨다. ●재판기록 공개 누구든지 권리구제, 학술연구, 공익적 목적 등으로 확정된 사건의 재판기록을 열람하거나 복사할 수 있다. ●재정신청 대상사건 확대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 재판 회부 여부를 결정해 달라고 신청하는 재정신청 대상 사건이 현행 공무원 직권남용, 불법 체포·감금, 폭행가혹행위, 선거범죄 등에서 모든 고소사건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검찰의 기소독점권도 법원의 감독을 받게 됐다. 다만 고발 사건의 경우는 현행대로 4개 범죄에 대해서만 재정신청할 수 있다. ●국민 형사재판 참여 고의로 사망을 야기한 범죄, 부패범죄 등 특정 사건에서 피고인이 희망하는 경우 7∼9명의 일반 국민이 배심원으로 재판에 참여하게 된다. 배심원은 유·무죄와 평결에 대해 의견을 내지만 판사에게 강제력이 없는 권고적 효력을 갖는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AT&T 17년 재임 휘태커 회장 새달 은퇴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최대 전화업체 AT&T의 최고경영자(CEO)가 바뀐다. 블룸버그 통신은 AT&T의 회장 겸 CEO 에드 휘태커(65)가 오는 6월3일 은퇴하고 현 최고운영책임자(COO) 랜덜 스티븐슨(47)이 뒤를 잇는다고 최근 보도했다. 휘태커는 지난달 27일 열린 AT&T 연례 주주총회에서 회장 및 CEO직 사임을 공식 발표했다. 17년간 AT&T의 CEO를 맡아온 휘태커는 AT&T가 지난해 벨 사우스를 86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하자 은퇴 시기를 늦췄었다. 휘태커는 CEO 재임 중 적극적인 동종 업체 인수를 통해 AT&T를 지역 군소 전화회사에서 미 최대 무선, 브로드밴드 및 전화 서비스업체로 키웠다. 휘태커의 후임 CEO로 지명된 스티븐슨은 오클라호마시티 출신으로 2004년 COO로 승진한 후 AT&T의 운영을 사실상 총괄해 왔다. 한편 미국의 기업지배구조 감시기구 ‘코퍼리트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휘태커는 퇴직 보상금으로 총 1억 5850만달러(1470억원)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이는 제퍼리스의 CEO 리처드 핸들러가 받은 2억 180만달러(1870억원)에 이어 현직 CEO 중 두번째로 많은 액수이다. 휘태커는 CEO 퇴임 후에도 3년간 고문으로 일하면서 연간 105만달러와 골프장 회비 2만 5000달러를 받는다. 회사 항공기도 제공된다.dawn@seoul.co.kr
  • [오늘의 눈] ‘통법부’ 유감/홍성규 사회부 기자

    “국회가 무슨 통법부인가.” 지난 26일 사법개혁법안 중 핵심으로 꼽히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놓고 본회의 상정 여부를 따지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장에 이런 푸념들이 쏟아졌다. 정부와 대법원이 자기들끼리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만들어 놓고 국회가 빨리 통과시켜 주지 않는다고 여론을 이용해 압박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가 입법부가 아닌 법률 통과기관이 되어 버렸다는 푸념이다. 일부 의원은 YS(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이던 1993년부터 사법개혁안을 놓고 15년 동안이나 질질 끌어온 것을 지난해 1월에야 국회가 넘겨받아 1년 동안 심사해왔을 뿐인데 ‘낮잠 자는 국회, 식물 국회’라고 비판하는 것이 옳으냐고 하소연하기도 한다. 안상수 법사위원장은 “사개추위가 형소법 개정안을 들고 와서는 2∼3개월 안에 통과시켜달라고 압력을 넣기도 했다.”면서 양심선언을 하기도 했다. 옳은 말이다. 누가 됐든지간에 국회를 입법부가 아닌 ‘통법부’로 여겨선 안 될 일이다. 대법원, 법무부·검찰, 사개추위 등도 국민이 아닌 기관 이익을 위해 국회에 압력을 행사해선 안 된다. 하지만 국회 스스로도 통법부가 되어서도 안 된다. 이날도 몇몇 의원들은 형소법 개정안이 상정됐는지조차 모른 채 왔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이래서야 제대로된 입법부가 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또 YS,DJ(김대중 전 대통령) 등 과거 정권에서 왜 사법개혁안이 무산됐는지 뒤돌아봐야 할 것이다. 이날 열린우리당 김동철 의원은 “때마다 국회에서 자동 폐기시킨 것 아니냐. 국회 스스로 이런 개혁법안을 만들지 못한 것을 먼저 반성해야 한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결국 이날 논의는 이런 푸념과 뒤늦게 법안 내용을 안 의원들의 문제 제기로 임시국회 마지막날인 30일로 넘겼다. 이제 단 하루, 아니 본회의가 열리기까지 단 몇 시간만이 법사위에 남아있다. 단 몇시간만이라도 국회가 오로지 국민만을 위해 옳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래야 입법부의 역할을 제대로 한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홍성규 사회부 기자 cool@seoul.co.kr
  • 전문가들 “법 해석 내용도 위헌심판 대상… 헌재 잘못”

    ●사례1: 문신작가 김건원(본명 김유미·32·여)씨는 2003년 6월 병역 기피사범 단속 과정에서 일부 병역기피자들에게 문신을 새겨준 사실이 드러나 “불법의료행위를 했다.”는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김씨는 “문신 시술은 의료행위가 아니다.”라고 항변하면서 법원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300만원 확정형을 받았다. ●사례2: 서울시 중랑구 면목동 부근에 땅을 점유하고 있던 김모(52)씨는 ‘20년간 평온·공연하게 땅을 점유한 경우’ 취득 시효가 완성돼 소유권을 넘겨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땅의 소유권자로 등기돼 있는 국가는 이미 공원 용지로 지정된 땅이어서 행정재산인 만큼 취득시효는 얼토당토않다고 했다. 김씨는 “국가가 소유한 잡종재산은 취득 시효가 인정되고, 이 땅이 공원 용지(취득시효가 인정되지 않는 행정재산)로 지정되기 전에 이미 취득 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문신작가 김건원씨와 취득 시효를 주장하는 김씨는 헌법재판소의 문을 두들겼다. 하지만 헌재는 지난 26일 이들의 주장을 모두 받아주지 않았다. 헌재는 ‘문신이 의료행위에 해당한다.’,‘잡종재산이 행정재산으로 바뀐 경우에는 취득시효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두 법률 해석을 놓고 다툰 사건에서 “법률의 해석 적용에 대한 판단은 법원 고유의 권한으로 헌재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헌재는 법률 해석이 헌법에 위반되는지를 가릴 수 있는 한정위헌과 한정합헌 권한을 사용할 여지가 있었지만, 이번 결정에서는 아예 “법률 해석 권한은 법원의 고유 권한”이라면서 시도도 하지 않았다. 취득 시효 사건에서 반대 의견을 낸 조대현 재판관만이 “법률조항에 대해 다른 해석이 존재할 때 헌재는 각각의 해석에 의해 형성되는 법률 내용이 위헌인지 여부를 심판해야 한다.”면서 “대법원의 해석도 구체적인 규범력을 갖고 재판의 기준이 되고 있으면 위헌 여부를 심판해야 한다.”고 한정위헌 심사의 필요성을 따졌다. 헌법 전문가들은 “헌재 스스로 권한을 포기한 격”이라면서 헌재의 이상 기류를 걱정하고 나섰다. 헌법연구관 출신인 황도수 변호사는 “헌재의 위헌 심사 대상은 법률 조문과 더불어 그 해석 내용도 포함된다.”면서 “법원이 법률 해석을 잘못한 경우 심판의 대상은 법원 판결이 아닌 위헌적인 해석 내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법원이 이미 관련 법률을 해석·적용했다고 해서 헌재가 심판할 수 없다고 얘기하는 것은 자신의 권한을 회피하는 것이다. 새로 구성된 재판부가 착각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인 한상희 건국대 헌법교수도 “법원의 잘못된 법률 해석과 적용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한정 위헌 결정을 헌재 스스로 안하겠다고 선언하는 결정”이라면서 “행정부·입법부의 잘못을 헌법 해석을 통해 통제하는 헌재가 유독 법원의 재판에 대해서만 무력해지는 것은 헌재의 기능을 상당히 축소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한정 합헌·위헌 해당 법률조항의 문언이 여러 뜻으로 해석될 경우 특정한 내용으로 해석·적용되는 한 합헌 또는 위헌이라고 결정하는 것.“∼라고 해석하는 한 위헌(또는 합헌)이다.”라고 표시한다. 대법원은 “법령의 해석·적용 권한은 법원의 고유권한으로,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은 법원에 영향을 미치거나 기속력을 가질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두 기관간 권한 다툼의 원인이 됐다.
  • “국민 범죄안전망 구축할 때” 김성호 법무장관 밝혀

    최근 미국 버지니아공대에서 일어난 총기사건과 관련해 김성호 법무부장관이 “상습강력범죄자·성격장애자 등 범죄 고위험군에 대한 국민안전망을 만들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김성호 법무부장관은 25일 ‘법의날’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에도 사회양극화로 인한 소외계층이 늘면서 성격장애자, 상습흉악범들도 함께 늘고 있어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숙련기능 외국인 영주권 부여

    앞으로 숙련된 생산기능을 가진 외국인도 영주권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법무부 출입국관리국은 25일 숙련된 생산 기능을 가진 외국인 중 일정 요건을 갖춘 경우 영주권을 주기로 하는 내용의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지금까지는 전문직이거나 투자 목적으로 입국한 외국인 등만 영주권을 받을 수 있었다. 숙련 기능 인력으로 영주권을 받기 위해선 ▲합법체류 기간 5년이상(누적 합계) ▲정부 공인 국가기능(기술) 자격증 소지자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김법무 “사형 규정 축소”

    김법무 “사형 규정 축소”

    사형제 규정 가운데 시대 변화에 맞지 않은 조항(조문)을 줄이는 등 사형제가 대폭 손질된다. 현행 법률 중 형벌에 사형을 규정하고 있는 곳은 21개 법률에 113개 조항이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수십년 전 제정된 이후 제때 정비되지 않아 시대상황에 뒤떨어졌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는 정치권과 인권단체 등을 중심으로 사형제 존폐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면서 제기된 ‘시대 변화에 맞지 않은 사형 규정이 너무 많다.’는 지적과 궤를 같이 하는 것으로, 사형제 폐지를 위한 중간 과정으로 논의됐던 ‘사형 규정 정리 작업’이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김성호 법무부장관은 ‘법의 날’(25일)을 앞두고 지난 19일 서울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사형제 존폐 여부에 대한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하지만, 사형 조문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소신을 밝혔다. 김 장관은 “사형 규정이 너무 많다는 의견들이 있어 각 규정별로 타당성을 살피고 있다.”면서 “타당성이 떨어지는 규정을 없애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리 대상으로 거론되는 법률 조항은 1951년 제정된 한국조폐공사법 19조가 대표적인 예다. 이 법은 은행권·주화, 국채·공채, 유가증권을 폭행 등으로 강취한 사람에게 사형을 선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적과 싸움 중에 근무를 기피하기 위해 자해한 전투경찰’에게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전투경찰대설치법 9조5항도 정리 대상으로 꼽힌다.5공화국 출범 초기인 1982년 12월 최고형이 ‘무기’에서 ‘사형’으로 개정된 이후 지금까지 남아 있다. 김 장관은 사형제 존폐 문제에 대해선 “‘어느 것이 옳다.’는 게 없는 상황에서 국민 여론을 수렴해 보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존치냐 폐지냐를 떠나 근본적이고 심층적인 연구를 통해 국회 계류 중인 법안의 심사가 마무리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2004년 12월 열린우리당 유인태 의원 등 국회의원 175명이 제출한 ‘사형제 폐지를 위한 특별법안’은 현재 법사위에 상정돼 있지만 통과는 불투명한 상태다. 김 장관은 ‘측근 봐주기다.’,‘사법권을 무력화시킨다.’는 비판을 달고 다니는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와 관련해서도 “기본적인 기준을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1948년 사면법을 만들고 단 한번도 손질한 적이 없다.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면서 “대통령의 권한에 속하는 사항이어서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기준을 연구해서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최근 불법 집회·시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임을 재확인하고 “마스크나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하는 집회, 고성능 확성기를 이용한 소음 집회를 처벌하는 내용으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을 개정하는 방안에 대해 관련 부처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조건부 영장발부제 누더기 통과

    돈 없는 피의자도 불구속 수사를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겠다는 취지로 추진됐던 ‘조건부 구속 영장 발부 제도’가 국회 법사위 심의 과정에서 대부분 삭제되고 말았다.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는 17일 구속 영장 청구 단계에서도 출석을 담보하거나 인(人)보증를 내세우는 등의 조건으로 영장 발부와 동시에 석방을 허가하는 ‘조건부 구속영장 발부제도’를 심의한 결과 9가지 조건 중 ‘공탁 및 담보제공’ 조건만을 남긴 채 모두 삭제했다. 조건부 영장 발부제는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발부 또는 기각 할 수밖에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간 단계로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영장을 발부하는 동시에 석방을 결정하는 일종의 영장 집행유예제도다. 당초 사법개혁추진위원회는 이 제도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법원이 정하는 일시에 출석하고 증거를 인멸하지 않을 것 ▲보증금 납입 약정서를 낼 것 ▲피고인 외의 사람이 작성한 출석보증서를 제출할 것(인보증) ▲주거 장소를 제한하고 출국하지 않을 것 ▲피해액을 공탁하거나 담보를 제공할 것 ▲법원이 정한 보증금을 납입할 것 등을 조건으로 제시했었다.하지만 출석보증서 제출이나 인보증 만으로도 불구속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서민들의 ‘희망뉴스’가 이날 국회 법사위 심의 결과 물거품이 된 것이다.한편 이날 소위는 일반 국민이 직접 배심원으로 형사재판에 참여해 유·무죄와 양형 의견을 밝히는 국민 형사재판 참여제도를 도입하기로 합의하고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살인, 강도, 강간, 수뢰죄 등 재판에서 피고인이 원할 경우 5∼9명의 배심원이 재판 전 과정을 지켜보고 유·무죄 평결과 양형 의견을 판사에게 밝힐 수 있게 됐다. 다만 판사는 배심원단의 의견에 구속당하지 않는다. 소위는 또 앞선 16일 회의에서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 법원에 재정신청을 청구할 수 있는 대상을 종전 공무원의 직권남용·불법체포감금·독직폭행, 선거법 위반 등 4개 범죄에서 모든 고소사건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 소위를 통과한 법안은 조문화 작업을 마치고 26일쯤 전체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번 법안들은 여·야의 합의를 거쳐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檢 구속형벌권 지속… 인권 강화 빛바래

    형사절차에서의 인권보장 강화와 불구속 수사·재판 확대를 목표로 추진됐던 사법개혁추진위원회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대부분 수정돼 빛이 바래고 말았다. 특히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소외계층도 형사 절차에서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조건부 구속 영장 발부제’의 다양한 조건이 대폭 삭제됨에 따라 “구속을 형벌로 삼으려는 검찰의 관행이 계속되게 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17일 “미국의 보증금 납입조건부 석방제도를 모델로 삼으면서도 더 다양한 석방 경로를 열어주려던 사개추위의 의도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면서 “차라리 피해액을 공탁하는 방법보다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일정 부분 보증금을 납입하도록 하는 방안이 남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인 한상의 건국대 법대 교수도 “국회 법사위가 다양한 석방 조건을 마련하고 불구속 수사 원칙을 확대하려는 사개추위의 취지를 왜곡했다.”면서 “검찰 출신이 많은 법사위가 구속을 형벌권으로 생각하는 검찰의 입장을 들어줌으로써 돈 있는 사람들만 도와주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 사개추위 논의 과정에서도 검찰의 반대가 만만치 않았다.검찰은 “유전석방·무전구금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는 이유를 달았다. 또 속내에는 구속 수사가 주는 장점이 없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법원의 한 관계자는 “이미 사개추위 논의과정에서 다 합의를 본 사항에 대해 검찰이 법안 심사 과정에 딴지를 걸었다.”고 털어놓기도 한다.이 관계자는 검찰 측이 조건부 구속 영장발부제를 도입하는 조건으로 사개추위에서 받아주기로 한 ‘영장항고제’도 관철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였다고 전했다. 법원의 영장 기각에 대해 항고라는 불복절차를 두는 제도인데 조건부 석방제가 사실상 물거품이 난 상황에서도 전원회의 상정을 요구하며 심의를 요청해 결국 18일에 다시 논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개추위가 정부를 통해 제출한 형소법 개정안은 이날 논의를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공판중심주의 강화를 위한 규정들이 통과됐고 재정신청 대상 사건을 모든 고소사건으로 확대한 것도 큰 성과로 꼽힌다.이와 함께 국민의 사법 참여를 통한 사법절차의 투명성을 높인 것도 높이 평가된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반쪽 주소’ 재산권 보호 혼란

    ‘반쪽 주소’ 재산권 보호 혼란

    지난 5일부터 실시된 도로 및 건물 이름 주소 체계가 법률적 효력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시행돼 ‘반쪽 주소’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특히 법원·건설교통부 등이 새 주소 체계가 부동산 소유권 및 이용제한 등을 공시(公示)한 부동산등기제도에 큰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으나 행정자치부가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새 주소 체계는 물류유통, 편리한 길 찾기 등으로 4조 3000억원의 경제적 비용 절감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부동산 관련 법률 관계는 불가피하게 현재와 같은 지번 위주의 주소를 병행 사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일상 생활 주소와 법률적 주소가 서로 달라 자칫 재산권 보호에 큰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등기부·건물대장 주소로 사용 못해 부동산등기부에는 부동산 위치를 밝히는 주소가 필수 기재 사항이다. 소유권·이용제한 등을 표시하는 사람의 주소도 들어있다. 따라서 주소 체계 변경 이전에 부동산 등기에 새 주소를 쓸 수 있는지를 먼저 고려했어야 했다. 새 주소 체계를 도입하기 전 대법원은 ‘사용 유보’ 방침을 정했다. 법원행정처 등기호적국은 자체 검토 결과 “등기부 주소 변경은 건설교통부가 건축물대장의 주소를 일괄적으로 새 주소로 바꾼 다음 요청할 경우에만 가능하다.”면서 “법원이 독자적으로 계획을 세워 추진할 수 있는 성격의 업무가 아니다.”고 밝혔다. 건교부는 아예 ‘절대 사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건교부 관계자는 “현재 건축물 대장은 땅 위치, 지번, 건물명칭 및 번호로 건물의 위치를 표시한다.”면서 “하지만 새 주소 체계는 이런 사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아 대장에 사용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건축물대장을 새 주소 체계로 바꾸려면 엄청난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건교부는 이런 입장을 법 시행령 제정에 앞선 2월 말 이미 행정자치부에 통보했다고 한다. ●소유자 주소는 개별신청 해야 건축물대장과 등기부는 소유권자의 주소도 함께 표시해야 한다. 등기부에는 소유권 외의 권리관계에 있는 사람의 주소도 붙는다. 따라서 새 주소가 전면 시행되면 소유권자 및 권리관계자의 주소도 모두 바꿔야 하는데, 대법원과 건교부는 “정부의 요구로 일괄 변경할 수 없고, 개별 소유자마다 신청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대법원은 “현재 등기부 주소는 소유자의 이사로 주소가 바뀐 경우도 있고 착오로 잘못 기재된 경우도 있어 새 주소로 일괄 변경하는 것은 상당한 위험이 있다.”면서 “소유자 개개인이 새 주소로 바뀐 주민등록등본을 붙여 등기 변경 신청할 때에만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 개인별로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기는 것뿐만 아니라 부동산 주소와 개인 주소가 다르게 기재되는 혼란도 초래할 수 있는 대목이다. 행자부는 이런 지적에 대해 “제도 정비기간인 2009년까지는 모든 협의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새주소 정책팀 관계자는 “새 주소 사업이 전면 시행되는 2011년까지 시간이 많은 만큼 대법원·건교부 등과 협의를 마치고 정상 운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면서 “기존 주소를 새 주소로 자동 변환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건축물대장 주소를 변경하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해명했다. 또 “소유자의 주소 표시 변경은 개인별로 신청을 해야 하지만 전면 시행에 앞서 모두 한꺼번에 바꿀 필요는 없고 소유권 이전 등이 있을 때 함께 신청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행자부는 ‘사전 법률 검토가 제대로 안 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도로명 주소를 처음 기획할 때는 생활 주소로만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10월 제정된 법률에 따라 전면 시행하기로 바뀌었다.”면서 “시간이 촉박해 완전히 검토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 전면 시행시기를 5년 뒤로 미루고 현재 관계부처 등과 협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등기부 등 두가지 주소 병기…혼란 가중

    새 도로명 주소 체계가 전면 시행에 들어가면 법률관계에서 적잖은 불편과 혼란이 예상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당장 부동산 소유자나 근저당권자 등이 새 주소로 모두 변경 등기하는 비용과 번거로움을 감내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건설교통부의 입장대로 새 주소를 건축물대장이나 등기의 건물표시로 쓸 수 없게 되면 한 등기부에 신·구 두 가지 주소 체계가 모두 사용돼 가뜩이나 복잡한 등기를 이해하기 힘들게 된다. 최광석(38) 부동산 전문변호사는 “돈을 떼일 위기에 놓인 사람은 채무자의 재산 가압류를 해야 하는데 채무자의 주소와 소유 부동산의 주소가 다르면 재산 찾기가 어려워진다. 소유자 본인이 아니면 가압류를 위한 재산 조회가 안 되는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또 “보통 소유권 이전 등기 재판을 할 때 피고를 특정하기 위해 등기부상 주소를 표시하는데, 피고의 주소와 일치하지 않으면 특정이 쉽지 않다.”면서 “두 가지가 합쳐진 ‘짬뽕’ 주소 체계가 혼란을 갖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규·이재연기자 cool@seoul.co.kr
  • 법무부 “ISD제도 자체는 불공정성 없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투자자-국가 소송제’(ISD)가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법무부가 8일 반대론자들이 꼽는 ISD 부당 사례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법무부는 “ISD 제도 자체의 결함과 불공정성 때문이 아니라 중재를 초래한 정부의 조치나 정책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견을 냈다.●메탈클래드 사건 미국의 폐기물 처리업체인 메탈클래드사는 1993년 멕시코 연방정부로부터 폐기물 매립시설의 건축·운영 허가를 받아 멕시코 한 지방에 매립장을 만들려고 했다. 하지만 지방 정부가 ‘각종 암에 걸렸다.’는 지역 주민들의 민원에 따라 공사를 중지시킨 데 이어 매립장 부지를 생태보호지구로 지정해 버렸다. 회사는 중재를 신청했고 1600만 달러를 보상받았다. 하지만 법무부는 “한·미 FTA는 북미자유무역협정과 달리 보건·환경·안전·부동산 정책 등은 제소대상에서 제외돼 이런 사례가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밝혔다.●에틸 사건 휘발유 첨가제인 MMT(망간 함유 물질)생산업체인 미국 에틸사는 1997년부터 캐나다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수출했다. 하지만 캐나다 정부는 MMT의 파킨슨병 유발 가능성이 제기되자 수입 금지법을 만들었다. 에틸사는 중재를 제기해 1300만 달러를 배상받고,MMT금지법을 폐지하는 조건으로 화해했다. 법무부는 이에 대해 “정부가 MMT를 규제할 경우 자국 기업의 생산도 못하게 했어야 하는데 수입만 규제한 불평등 법을 제정한 데 패소 원인이 있다.”고 평가했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시각장애인 사법시험 1차 첫 합격

    시각장애인 2명이 처음으로 사법시험 1차에 합격했다. 법무부는 5일 올해 치러진 제49회 사법시험 1차 합격자 2808명의 명단을 발표하고 서울법대에 재학 중인 시각장애인 최민석(24)씨와 또 다른 최모(26·서울법대 졸)씨가 이 명단에 포함됐다고 밝혔다.시각장애인이 사법시험 1차 관문을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민석씨는 서울대가 특수교육 특별전형을 실시한 이래 1급 시각장애인으로서는 최초로 2004년 법대에 당당히 합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초등학생 때인 1992년 녹내장으로 시력을 완전히 잃어 다니던 일반 학교를 그만둬야 했던 최씨는 3년간 기도원에서 절망에 빠진 마음을 추스른 뒤 특수학교에서 공부에 매진해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다. 대학 합격 당시 “장애인들의 권익 문제를 제도적으로 풀어주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던 그는 “아직 1차 시험을 합격한 것에 불과하다.”며 인터뷰를 정중히 사양했다. 최씨의 어머니는 “법전과 수험용 서적을 일일이 워드 문서로 옮기고 컴퓨터로 음성화시켜 공부하는 등 아들이 시험을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며 “대학 입학시절 포부를 그대로 갖고 있는 민석이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2차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사법시험부터 시각장애인들이 음성 지원 프로그램을 탑재한 컴퓨터가 있는 별도의 시험실에서 일반인보다 1.5∼2배 긴 시간 동안 시험을 치르도록 했으며 작년과 올해 각각 3명의 시각장애인들이 응시했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로펌 머나먼 자기개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사상 첫 시장개방의 문턱에 선 국내 대형 로펌들의 생존을 위한 탈바꿈이 만만치 않다. 현재의 법무법인 형태를 버리고 인수·합병 등 대형화 전략에 안성맞춤인 법무조합이나 유한법무법인으로 조직을 바꾸고 싶지만 세금 청산과 조직 와해 우려 등으로 망설이고 있다. 법무부는 2005년 1월 변호사법 개정을 통해 법무조합과 유한법무법인 제도를 도입했다. 기존 법무법인들도 2007년 7월까지 새 형태로 바꿀 수 있도록 경과 규정까지 마련했다.하지만 시한이 불과 4개월밖에 남지 않았지만 법인 변경을 신청한 로펌은 한 곳도 없다. 대형 로펌들은 현재의 법무법인처럼 무한책임을 지고 만장일치제로 운영해야 하는 부담을 덜 수 있는 법무조합이나 유한법무법인을 원한다. 빠른 시장 변화에 맞춰 제때에 경영 판단을 할 수 있고 다른 로펌과의 인수·합병을 통해 대형화하는 것도 손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산 때 부담해야 하는 세금과 그동안 구성원 변호사 간에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자산문제나 개인별 배당문제 등이 드러날 경우 조직이 와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섣불리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법인 운영에 참여하는 일부 구성원 변호사에게만 비밀로 지켜졌던 소속 변호사 보수 내역이 청산 과정 등 조직 변경과정에서 노출되기 때문에 실망한 변호사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그동안 굳건히 유지해 온 조직이 한순간에 와해될 수 있어 변경 신청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또 다른 로펌 변호사는 “로펌 구성원 변호사들이 지분에 대한 배당금을 받지 않고 유보해 놓은 경우가 많은데 청산 절차에서 일시금으로 타는 배당금에 대해 엄청난 세금을 감내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11일 국내 10대 대형 로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어 조직 변경의 애로 사항이나 정부에 대한 요구 사항 등을 듣고 법무부와 협의를 가질 예정인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이에 대해 법무부도 토종 로펌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법무부 관계자는 “법무부는 우선 유한법무법인으로 변경할 경우 청산 세금을 상법상 주식회사의 변경 때와 같이 유예받을 수 있도록 했다.”면서 ”법무조합에 대해서도 유한법무법인과 같은 유예 조치를 해달라고 재정경제부 세제실에 지난해 말 건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부처와의 협의가 필요하고 고소득 업종인 변호사 업계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달갑지 않아 지원 대책 마련이 쉽지 않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檢 순환근무 ‘딜레마’

    檢 순환근무 ‘딜레마’

    검찰 수뇌부의 영(令)이 안 선다. 고위 간부들의 인사 순환시기가 너무 빨라 전문성과 업무연속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다 보니 일선에서는 ‘지휘선상에 있는 상급자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1년만 버티면 된다.’는 식의 풍조가 생겨나고 있다. 1988년 검찰청법을 개정해 검찰총장의 임기는 2년으로 돼 있다. 일선 지검의 부장급에 해당하는 고검검사급 이상의 순환 시기는 1년이다. 지방법원 부장판사급 이상의 경우 2년마다 바뀌는 것에 비교하면 반 토막에 불과하다. 법무부는 지난 3월 인사에서도 이런 원칙에 따라 검사장급인 대검 검사급 이상 52명과 고검 검사급 이상 387명에 대해 전보 인사했다. 전체 인원 중 90% 이상이 물갈이된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검사장은 ‘근무기강이 제대로 서지 않고 전문성도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서울지역의 한 검사장은 “부장검사들 중에는 간혹 ‘어차피 1년만 버티면 되는데.’라는 식의 도덕적 해이 현상이 엿보이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전임 부장검사는 귀찮은 사건을 신임 부장에게 넘기고 신임 부장은 전임 부장 핑계를 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실무적으로도 중요 사건의 경우 사건 주임검사가 기소 후 공판까지 챙겨야 하는데 멀리 떨어진 지역으로 새로 인사가 났을 경우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장거리 출장을 감내해야 하는 고충도 빈번하다. 새로 근무하게 된 지역의 사건 수사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검찰 수뇌부의 잦은 교체가 인사와 업무 패턴을 자주 변경시키는 바람에 혼선을 초래한다는 지적도 있다. 검찰총장의 2년 임기제가 명문화된 이후 18년 동안 14명의 총장이 거쳐 갔을 정도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2년 전에는 1년에 2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인사를 하는 바람에 한 곳에서 6개월밖에 근무하지 못한 사례가 있어 이를 1년으로 바꾸었다.”면서 “이 역시 짧다는 의견이 많아 지난 3월 인사에서는 일선 지검에서 적어도 부장 1명 이상은 ‘2년 근무’로 바꾸어 이를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반대의견도 적지 않다. 형평 인사와 경향 교류 원칙에는 기존의 인사제도가 무리가 없다고 말한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한·미 FTA 시대] 투자자 국가제소제 ‘위헌’ 논란

    2일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투자자-국가간 국제중재 회부’(ISD·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 가 포함돼 있어 독소 조항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정부는 세계적인 추세라고 설명하지만 ‘우리 헌법이 규정하지 않은 개념도 포함해 위헌소지가 있다.’는 판단이다.●ISD, 투자자가 국가를 국제 중재에 회부 우리 정부는 한·미 FTA협상 과정에서 ‘외국에 투자한 기업이 투자국 정부의 공공정책 등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 해당 국가를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중재센터(ICSID)에 제소할 수 있다.’는 ISD 제도를 도입했다.제소 대상은 국회 입법 사항과 행정 처분, 사법부의 판결까지 국가 삼권 전반이 총망라된다. 투자자의 자산 가치를 떨어뜨릴 만한 모든 정부의 조치를 국가의 강제소유권 획득(수용)으로 본다는 ‘간접 수용’까지 담아 정부의 보상 책임을 밝히고 있다. 통상법 전문가들은 ‘우리 헌법에 없는 간접 수용까지 포함한 것은 위헌’이라고 지적한다. 우리 사법권이 아닌 국제 중재에 바로 맡기는 것도 헌법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간접수용 개념은 우리 헌법에 없는 것으로 이를 채용한 한·미 FTA는 위헌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통상법 전문가인 송기호(수륜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국제 중재에 회부되면 3명의 중재 위원이 우리 헌법과 법률을 배제하고 협정문과 국제법만을 놓고 심사하게 된다.”면서 “우리 법률과 사법시스템이 배제된 채 국제 중재로 넘어가 버려 법적 안정성의 근간이 흔들리게 된다.”고 말했다.●정부,“국제신인도 제고를 통한 투자유치”강조 정부는 ISD도입이 미국 투자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투자를 적극 유치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심 의원 측은 “ISD에서 가장 중점이 될 사안이 부동산 정책인데 정부가 간접수용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하는 부분은 부동산 정책 전반이 아니라 담보대출 규제 등 가격안정화 정책 부분에만 한정하고 있어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고 말했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FTA 시대-기타분야 득실] 법률- 5년내 완전 개방… 토종로펌 비상

    2일 FTA의 타결로 ‘철옹성’ 같던 국내 법률서비스시장도 개방의 바람을 맞게 됐다. 변호사 업계는 촉박한 개방 시기에 불만이다.하창우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은 “경제 규모가 큰 국내 법률 시장이 미국 로펌들의 주요 타깃이 될 것”이라면서 “일본이 18년 걸렸는데 우린 10년도 안돼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변호사 업계는 대형화와 전문화로 생존을 위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대형 로펌들은 매년 20∼30명의 판·검사들을 영입해 송무 분야를 강화하고 로펌간 합병을 통해 ‘몸집 불리기’에 열중이다. 대형화를 통해 전문화를 꾀하고 최상의 서비스시스템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또 이런 법률 시장 변화는 소비자에게는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반면 비용 상승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변호사회 관계자는 “개방 초기 저가 공세로 인해 비용이 일시적으로 떨어지지만, 시장 재편성이 마무리되면 스카우트·합병에 쓰인 비용을 소비자가 고스란히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시민 안전 지키려 할 일 했을 뿐인데”

    한 교정공무원이 지하철 안에서 난동을 부리는 승객을 제압해 다른 승객의 안전을 지킨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주인공은 서울 영등포구치소 수용기록과에 근무하는 김석주(40) 교사(교정직 8급 공무원). 지난 20일 오전 11시30분쯤, 김씨는 서울지하철 3호선을 이용해 서울중앙지법으로 향하고 있었다. 지하철이 고속터미널역에 다다를 무렵, 키 173cm가량 되는 남자가 욕설을 해가며 걸어오고 있었다. 그 남자는 다른 칸으로 이동하는 통로 문이 열리지 않자 발로 유리 창을 깨고 “죽여버리겠다.”고 했다. 유리 파편이 튀고 다른 승객까지 위험할 것 같아 붙잡은 뒤 교대역에서 공익근무요원에게 인계했다. 자칫 끔직한 사태로 번질 수도 있었지만 김씨의 용기 덕분에 모면할 수 있었다.김씨는 “순간 대구지하철 방화 사건이 떠올라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면서 “공연히 공치사를 하는 것 같다.”고 쑥스러워했다.홍성규 김민희기자 coo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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