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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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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백준 비서관 ‘BBK 증인’ 채택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김백준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BBK 재판’에 증인으로 선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윤경)는 21일 열린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및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경준씨에 대한 공판에서 변호인의 신청을 받아들여 김 비서관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LKe뱅크 부회장이었던 김 비서관은‘BBK 의혹’과 관련해 검찰과 특검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기도 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법·질서 갖춘 선진 노사관계 구상

    법·질서 갖춘 선진 노사관계 구상

    19일 법무부 업무보고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의 ‘법치(法治)’가 윤곽을 드러냈다. 불법 불용(不容)과 경제를 살리는 법치, 그리고 검찰권 독립 보장 등 세가지 핵심내용이 삼각축을 이룬다. 이 대통령의 이날 언급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검찰권 독립을 강조한 점이다. 이 대통령은 “한가지 약속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리곤 “과거 정치가 검찰권을 이용했던 때가 없지 않아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새 정권에서는 정치가 검찰권을 악용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여러분은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가 검찰권 악용 절대 없을 것” 청와대는 “일반론을 얘기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난해 검찰의 BBK수사와 연관짓는 해석이 많다. 당시 검찰은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 연루의혹 등은 모두 무혐의 처리했으나 도곡동땅에 대해서만은 제3자 소유로 추정된다며 여지를 남겼고, 이는 특검수사로 이어지는 빌미가 됐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당시 검찰 수사에 대한 유감 표명이자, 경고이며, 재발 가능성에 쐐기를 박으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현재가 과거와 싸우면 피해를 보는 것은 미래”라는 존 F 케네디의 연설을 인용, 검찰의 변화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의 언급은 5년 전 노무현 대통령의 ‘검찰과의 대화’와 여러모로 대비된다. 당시 노 대통령은 검찰 개혁을 강조하며 검찰 자체의 변화를 선결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엄정한 공권력 집행을 통한 사회의 변화에 방점을 뒀다. 이날 업무보고에서 불법행위에 대한 엄단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조된 것도 이런 이 대통령의 시각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불법시위·노사분쟁 단호 대응” 이 대통령은 “불법폭력 시위를 그대로 두고는 선진일류국가가 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정치적·이념적 불법파업은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기 힘들 것이다.”고 말했다. 법치 확립의 궁극적 목표를 경제 살리기와 선진문화 구축에 두고 있음을 확인한 셈이다. 이 대통령은 줄곧 경제 살리기의 제1조건으로 노사화합을 꼽아 왔다. 각종 정책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한편으로 불법시위나 노사분쟁에 대해서는 단호한 법적 대응으로 맞섬으로써 노사문화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법무부도 이날 ‘무관용 원칙’과 ‘공무집행 면책보장’을 강조, 이 대통령의 뜻에 적극 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제회생엔 투자보다 법질서가 더 중요” 이에 따라 올봄 춘투(春鬪)는 이명박 정부 5년 노사문화의 향배를 가늠할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의 경제살리기 행보에 보폭을 맞추고 있는 한국노총과 달리 민주노총은 대립각을 접지 않고 있다. 정부와 민주노총의 맞대응 양태에 따라 시위문화와 공권력의 위상 등이 가려질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경제 활성화를 위한 법 제도 개선도 당부했다.“법질서를 제대로 지키면 GDP(국내총생산)의 1%가 올라갈 수 있다.1% 올리려면 투자를 얼마나 해야 하는지와 비교해 보면 법질서를 지키는 게 더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경제살리기의 시작이 법질서 준수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기초생활물가가 너무 비싸다. 농민들은 생산비도 안되는 가격에 팔고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에 사는 구조다.”라면서 유통과정 개선을 위한 법령 정비 방안을 강구할 것을 지시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김덕룡·맹형규·박계동 탈락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회는 16일 ‘텃밭’인 영남권에 이어 서울 ‘강남벨트(서초·강남·송파)’에서도 김덕룡(서초을)·맹형규(송파갑)·박계동(송파을) 의원 등 현역 중진의원에 대한 물갈이를 단행했다. 인천 서·강화을의 이경재 의원과 강원 속초·고성·양양의 정문헌 의원도 물갈이의 희생양이 됐다. ●인천 이경재·강원 정문헌도 탈락 반면 공천 여부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졌던 친박(친박근혜)계의 핵심 이혜훈 의원은 공천내정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나라당 안강민 공천심사위원장은 이날 공천심사 작업을 마무리한 뒤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서울 ‘강남벨트’와 노원병 등 8곳과 강원·인천의 나머지 지역에 대한 2차 공천심사를 벌여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당 공심위는 4·9총선에 나설 전국 245개 지역구 공천 내정자 선정작업을 마무리했으며, 지역구 현역의원 42명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공심위는 특히 통합민주당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출마하는 서울 동작을에 정몽준(울산 동구) 최고위원을 전략 공천하고, 울산 동구엔 정 최고위원의 사무국장인 안효대씨를 내정했다. 아울러 동작을 공천 내정자였던 이군현 의원을 고향인 경남 통영·고성에 배치했고, 서울 동작갑에 신청한 홍정욱 전 헤럴드미디어 대표를 서울 노원병에 전략 공천했다. 이에 따라 서울 동작을이 이번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SBS와 조선일보가 이날 발표한 동작을 여론조사에서는 정 최고위원이 49.3%의 지지율을 얻어 정 전 장관(37.4%)을 12% 포인트가량 앞섰다. 공심위는 이날 ‘강남벨트’에서 재선 이상 현역의원 3명을 떨어뜨리는 대신 이혜훈 의원과 공심위원인 이종구(강남갑) 의원, 서울시당 위원장인 공성진(강남을) 의원 등 초선의원 3명은 그대로 살렸다. 서초을에서는 ‘BBK 소방수’로 불렸던 고승덕 변호사가 5선 관록의 김덕룡 의원을, 송파갑에선 박영아 명지대 물리학과 교수가 3선의 맹형규 의원을, 송파을에서는 KDI 출신 유일호 박사가 재선의 박계동 의원을 각각 따돌리고 공천 내정됐다. 송파병에선 비례대표인 이계경 의원이 이원창 전 의원을 누르고 공천권을 거머쥐었다. ●동작을 정몽준·정동영 일전 인천 서·강화을에 공천 신청을 냈던 3선의 이경재 의원 대신 이규민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을, 강원 속초·고성·양양에선 정문헌 의원 대신 조동용 변호사를 각각 공천 내정했다. 또 경남 밀양·창녕에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용갑 의원의 뒤를 이어 조해진 전 인수위 부대변인이, 양산에선 김양수 의원 대신 허범도 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이 각각 공천을 받았다. 특히 박희태 의원의 지역구인 남해·하동에서는 여상구 변호사가, 김무성 최고위원의 지역구인 부산 남을에서는 정태윤 경실련 정책연구실장이 본선에 진출했다. 또 대구 달서병엔 유재한 현 주택금융공사 사장을 전략 공천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검사장급 이어 사정 실무라인도 영남 독식

    법무부는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BBK 사건을 수사했던 최재경(사법시험 27회)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대검찰청 수사기획관으로 전보 발령하는 등 고검 검사급 검찰 중간 간부 387명의 전보 인사를 20일자로 단행했다. 핵심 수사라인인 서울중앙지검 2차장에는 국민수(사시26회) 수원지검 2차장,3차장에는 김수남(사시26회) 인천지검 2차장이 임명됐다. 법무부 감찰담당관은 박성재(사시27회) 김천지청장이 맡았고, 홍만표(사시27회) 대변인은 유임됐다.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은 조성욱(사시27회) 부산고검 검사, 과학수사기획관은 이건주(사시27회) 대구고검 검사, 공안기획관은 김희관(사시27회)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 미래기획단장은 강찬우(사시28회) 금융조세조사1부장이 맡게 됐다. 대검 대변인에는 오세인(사시28회) 공안1부장이 임명됐다. 현직 여성 검사 가운데 최고참인 조희진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장은 형사7부장으로 옮겨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부서장을 맡게 됐다. 법무부는 검사장급 인사에서 대구·경북(TK) 출신의 약진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법조 경력, 출신지, 출신 대학에 따라 골고루 포진시켰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요 요직에는 TK를 포함한 영남 출신 인사의 비중이 여전히 높았다. 법무-검찰 핵심 라인인 법무부 본부와 대검, 서울중앙지검에 새로 배치된 중간간부 85명 가운데 TK출신은 14명, 부산·경남(PK)출신은 13명을 차지했다. 서울 17명, 호남 16명, 충청 12명, 인천·경기 7명, 강원 6명 등이었다. 특히 최고 사정라인인 대검 중수부와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에 자리 잡은 박용석 중수부장, 최재경 수사기획관, 박정식 중수2과장, 김수남 3차장, 김광준 특수3부장은 모두 대구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영남권 인사들이다. 다만 박경호 중수1과장과 윤갑근 특수2부장은 충청, 문무일 특수1부장은 광주 출신으로 지역안배가 고려됐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총선 D-23] “중구에 나경원 바람 일으켜 종로의 손학규 바람 막겠다”

    [총선 D-23] “중구에 나경원 바람 일으켜 종로의 손학규 바람 막겠다”

    “이제는 개인 나경원으로 뛰고 싶다.” 한나라당의 ‘입’으로 1년8개월간 활약했던 나경원 대변인이 4·9총선 준비를 위해 대변인직을 사임한다.“당 대표는 몰라도 나 대변인은 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나라당의 ‘얼굴’ 역할을 해온 나 대변인은 “정권 교체를 이뤄내 뿌듯하다.”며 소회를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물러나는 심경은. -경선, 대선, 대선 후 당의 수습 과정 등 정당사에 유례 없이 어려운 기간에 대변인으로서 자그마한 역할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대선 본선이다. 선거라는 것이 한순간에 놓칠 수도 있어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BBK 의혹’ 등 상대방의 공세가 이어질 때는 극도의 긴장이 지속됐다. 경선 과정에서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당내 잡음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마디 한마디가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송파병에 공천 신청했으나 중구로 가게 됐다. 아쉬움은 없나. -정치적으로 많이 배웠다. 결과적으로는 서울의 심장부인 중구에 공천됨으로써 정치적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더 잘된 일이다. ▶총선 준비는 어떻게 하나.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가급적 많은 분들을 만나고 있다. 초, 중, 고를 중구에서 다녀 낯설지 않고 더 나아가 중구에 나경원 바람을 일으켜 종로의 손학규 후보 바람을 막고 싶다.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총선 D-25] 영남 공천 따낸 신인들

    [총선 D-25] 영남 공천 따낸 신인들

    한나라당의 ‘영남 공천 대학살’ 속에 쟁쟁한 현역 의원들을 물리친 정치신인들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이들은 공천이 곧 당선을 보장하는 영남지역에 공천됨으로써 ‘금배지’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섰다. 하지만 탈락한 현역 의원들이 대거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으로 보여 그 어느 때보다 힘든 본선을 예고한다. 부산 동래에 공천을 받은 오세경 후보는 검사 출신으로 직설적인 화법과 논리정연한 언변으로 지난 경선과 본선에서 ‘도곡동 땅’, ‘BBK 의혹’등을 막아내며 공을 세웠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전문위원으로 활약했다. 부산 북·강서갑에서 3선의 정형근 의원을 꺾은 박민식 후보는 외무고시와 사법고시를 모두 합격한 특수부 검사출신이다. 검사 시절 국정원 도청 사건 당시 주임검사를 맡아 신건, 임동원 전 국정원장을 구속 기소해 ‘불도저’라는 별칭을 얻었다. 부산 사상에서 권철현 의원을 꺾은 장제원 부산디지털대 부총장은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의 차남으로 ‘정치인 2세’다. 대선에서 이 대통령의 외곽 후원조직을 총괄했던 선진국민연대에서 교육문화위원장을 맡았다. 안동에서 권오을 의원과의 경쟁에서 승리한 허용범 후보는 조선일보 기자 출신이다. 지난 경선에서 박근혜 전 대표 캠프에서 공보특보를 지냈다. 본선에서는 이명박 대통령 캠프로 옮겨 ‘친이’(親李·친이명박),‘친박(親朴·친박근혜)’ 성향이 모호하다는 논란도 있었다. 안동 김씨와 권씨 등 안동에서 유력 성씨의 배경이 없어 조직이 약하다는 평이어서 무소속으로 출마를 준비 중인 김광림 전 재정경제부 차관과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대구 달서갑에서 박종근 대구시당위원장을 물리친 홍지만 후보는 SBS 8시 뉴스 앵커를 맡아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한 인물이다. 하지만 지역 기반이 취약해 그동안 ‘낙하산 공천’이라는 논란에 시달렸다. 구미을에서 김태환 의원을 제친 이재순 후보는 당초 구미갑에 신청했으나 이동 배치돼 살아남았다. 이 후보는 ‘여성 장군 2호’로 국군간호사관학교장을 지냈다. 여성 배려 차원으로 공천을 거머쥐었다는 분석이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박영선 의원이 김경준 도왔다”

    박영선 통합민주당 의원이 BBK 주가조작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씨의 누나 에리카 김을 통해 김씨를 도왔다는 증언이 나왔다. 하지만 박 의원과 김씨는 이같은 증언을 전면 부인했다. 1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윤경)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김씨의 LA연방구치소 수감동료였던 신모씨가 변호인쪽 증인으로 출석해 “김씨가 ‘한국에 송환되면 나는 불구속으로 호텔에서 수사를 받을 것이다. 누나 에리카 김이 박영선 의원과 국정원 등과 얘기를 해놨다.’고 자랑했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나도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국정원 직원에게서 도움을 받고 있다. 이명박을 (대통령 선거에서)낙선시키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신씨는 주장했다. 신씨는 1998년 국내에서 강도상해를 저지른 뒤 미국으로 달아났다가 붙잡혀 2006년 10월부터 1년간 김씨와 함께 수감생활을 했고, 김씨가 지난해 11월16일 송환되기 20일 전인 10월25일 먼저 국내에 송환됐다. 신씨는 또 당시 김씨가 “한국에 가서 김백준과 미국 검사 존 리가 나의 국내 송환을 방해했고, 내가 BBK가 이명박 후보 소유임을 입증하는 이면계약서를 갖고 있다고 폭로해 달라. 이명박 낙선 분위기를 조성해 주면 변호사도 선임해 주고, 가석방도 도와주겠다.”고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국내 교도소로 송환된 직후인 11월9일에는 이모 변호사가 교도소로 찾아와 “나는 대통합민주신당 사람이다. 무료로 변론도 해주고 2억원을 주겠으니 미국에 있을 때 김씨와 얘기했던 것을 말해주면 기자회견을 열어 외부에 알리겠다.”고 말했다고 신씨는 진술했다. 이 변호사가 3차례 찾아왔지만 결국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 의원쪽은 “에리카 김이나 김경준씨 등과 단 한 차례도 접촉한 적이 없다.”면서 “허위 증언한 신씨를 위증죄로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씨도 “미국 구치소에서 개인변호사도 있고, 언론과도 자유롭게 인터뷰할 수 있는데 뭐하러 신씨에게 이면계약서 폭로를 부탁하겠느냐.”며 신씨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총선 D-27] “영남공천 똑바로 하라”

    [총선 D-27] “영남공천 똑바로 하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2일 격앙된 표정으로 비판을 쏟아냈다. 최근의 공천심사 과정에서 느낀 배신감과 비애감을 숨기지 않았다. 당 안팎에서는 예상됐던 수순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친이(친이명박), 친박(친박근혜)이 어느 정도 세를 인정받을지를 놓고 물밑접전이 벌어지면서 시작된 한나라당 공천이 당내 소계파들의 다툼장으로 비쳐진 지 오래됐다. 강재섭 대표와 이재오·이상득 의원 등 당 중진들이 ‘자기 사람 심기’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나, 이들의 입김이 공천심사위원회 심사과정에서 작용하고 있다는 소문은 공심위 파행상을 통해 방증돼 왔다. 박 전 대표측은 이규택·한선교·이진구·문희·송영선 의원 등을 잃었다. 탈락한 의원과 당협위원장을 중심으로 ‘무소속 연대’를 꾸리겠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와 관련, 박 전 대표는 “제가 그분들께 무슨 말씀을 드리겠느냐.”면서 “그분들이 판단해서 하실 일”이라고 말했다. ●BBK도 거론… ‘靑의 정치보복´ 주장 공심위가 잡음에 휩싸이는 가운데 청와대 개입설도 나왔었다. 박 전 대표는 “BBK를 얘기한 사람은 공천이 안 된다는 등의 얘기가 돌고 있다.”고 불쾌해하며 이러한 개입설을 맞받았다. 경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을 공격한 소재였던 BBK 사건을 언급했다는 이유가 공천 배제의 이유가 된다면, 이를 이 대통령측의 ‘정치보복’으로 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박 전 대표를 격앙시킬 만한 요인이 이처럼 많은 탓에 박 전 대표의 ‘분노’는 어느 정도 예상이 됐지만, 파장에 대해서는 누구도 갈피를 잡지 못했다. 박 전 대표가 “주시하겠다.”고 한 영남권 심사를 목전에 두고 당 안팎은 긴장했다. 당 공천심사위원회도 이날 회의를 일찍 끝내고 자세를 낮추는 모습을 보였다. 친박측은 일단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이다. 박 전 대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이뤄진 공천에 대해 “기준이 없다.”고 비판하면서도, 이에 대응하는 행동을 하겠다는 뜻은 밝히지 않았다. 반면 영남권 공천과 관련해서는 “지켜보고 결과를 본 뒤 대응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도 “‘영남 50% 물갈이’에 박 전 대표가 합의했고, 이런 보고를 받았다.”는 보도가 기폭제가 돼 열렸다. ●불공정 공천땐 총선후 결단 시사도 영남권 심사를 앞두고 박 전 대표가 일종의 ‘압력’을 행사한 셈이다. 공심위나 당 지도부가 무시하기 어려운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이해된다. 당내 갈등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박 전 대표가 전망한 대목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이런 공천을 갖고는 앞으로 선거가 끝나도 한나라당이 화합하기는 힘들고, 정치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천 과정에서 나타난 계파간 힘겨루기가 오는 7월 예정된 당 대표 경선 전당대회를 위한 사전포석이라는 세간의 시각에 동감하고 있음을 밝힌 셈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총선 D-28] 일산갑 백성운·한명숙 신구 실세 대결

    [총선 D-28] 일산갑 백성운·한명숙 신구 실세 대결

    여야가 본격적인 총선 체제를 갖추면서 오는 4·9총선의 격전지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이 아직 최종 후보자를 정하지 않아 공천 효과를 점치기는 어렵지만 이번 총선은 큰 틀에서 볼 때 ‘안정론(여) 대 견제론(야)’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여야가 공천 정국에서 공약 정국으로 향하는 이달 중순쯤이면 격전지 구도가 더욱 복잡다단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세(實勢) 각축전 참여정부 총리 출신인 통합민주당 한명숙 의원과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백성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행정실장이 맞붙는 경기 고양 일산갑은 신·구 실세간 빅매치 지역이다. 한 의원은 16대 때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해,17대에 현 지역구에 나와 당시 한나라당의 거물이었던 홍사덕 전 의원을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했으며 국민의 정부 시절 초대 여성부 장관과 참여정부 환경부 장관, 첫 여성 국무총리를 역임하는 등 풍부한 국정경험에 기반한 인물 우위를 앞세우고 있다. 백 전 실장은 지난해 대선 경선 당시 인수위 행정실장을 거치며 이 대통령의 최측근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청와대비서실, 고양군수, 안양시장 등 일선 행정경험은 물론 고려대 행정학과 초빙교수와 미 하버드대 객원교수를 지냈다. 교육과 교통 문제를 전면에 내걸고 이명박 정부의 ‘해결사’ 이미지를 부각시킬 계획이다. 이밖에도 지난해 대선 당시 양 캠프 핵심들간 대결도 주목된다. 서울 성동갑에서는 이명박·정동영 후보의 대변인으로 각각 ‘설전’을 벌였던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과 민주당 최재천 의원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서울 동대문을은 이명박 후보 선대위 클린정치위원장으로 BBK 사건을 총괄했던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과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전략기획본부장으로서 BBK 사건 공격을 주도했던 민주당 민병두 의원의 격돌이 점쳐진다. ●치열한 이념·정책전 서울 도봉갑이 주목된다. 통합민주당의 김근태 의원과 한나라당 신지호 자유주의연대 대표의 대결이 유력하다. 김 의원은 민주화운동의 대부로, 신 대표는 뉴라이트 운동의 선두주자로 각각 좌·우 진영을 대표한다. 서울 은평을은 정책 총선의 상징적 지역구가 될 것 같다. 이 대통령의 한반도 대운하를 둘러싼 공방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에게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가 도전장을 냈다. 이 의원은 인수위 한반도 대운하태스크포스 상임고문으로 활동하며 대운하 추진을 강하게 주장했다. 반면 문 대표는 17대 대선 때부터 대운하는 토목공사 중심의 가치관에서 나온 것으로 환경 등에서 대재앙을 불러온다며 대척점에 섰다. ●충청권, 한나라당 VS 자유선진당 충청권은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의 승부처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가 고향인 충남 예산·홍성에서 현역 의원인 한나라당 홍문표 의원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대전 중구에서는 자유선진당 권선택 의원과 한나라당 강창희 전 의원의 대결이 이루어질 공산이 크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총선 D-30] 李-朴 ‘4번째 갈림길’ 등 돌릴까?

    [총선 D-30] 李-朴 ‘4번째 갈림길’ 등 돌릴까?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또다시 갈림길에 섰다. 네 번째다. 대선보다 치열했다는 지난해 당내 경선은 이 대통령의 승리와 박 전 대표의 승복으로 끝났다. 뒤이어 BBK의혹과 이회창 전 총재 정계복귀 이후 감돌던 전운(戰雲) 역시 검찰과 특검의 힘을 빌려 걷어냈다. 지난 1월 공천 시기와 기준을 둘러싸고 고조되던 갈등기류는 두 사람이 직접 만나 풀었다. 이제 두 사람은 ‘영남 공천’이라는 화약고 앞에 서 있다. 네 번째 맞닥뜨린 이 갈림길은 두 사람이 손 잡고 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어쩌면 마지막 갈림길이 될 수도 있다. ●수적 열세 친박 진영이 더 위기 11일부터 공천자가 가려질 영남권은 모두 68개 선거구 가운데 친이(親李·친이명박) 진영이 32∼35명, 친박(親朴·친박근혜) 진영이 20∼22명 포진해 있다.‘호남 30% 물갈이’라는 통합민주당의 목표를 한나라당이 영남에 적용한다면 친이 진영 10∼12명, 친박 진영 6∼7명을 떨어내야 한다. 강재섭 대표와 이한구 정책위의장 등 중립인사들의 재공천을 감안하면 숫자는 더 늘어난다. 위기감은 수적 열세의 친박 진영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새로 공천을 받게 될 정치신인 대다수가 결국 주류인 친이 진영으로 편입된다고 치면 총선 이후 한나라당 내 친박 진영은 그야말로 군소계파로 전락할 수도 있다. 정치력 부재라는 내부 비판 속에 박 전 대표는 ‘종이호랑이’가 될 수도 있다. 어떻게든 1명이라도 더 살려내야 하는 처지다. 그럼에도 지금 마땅한 대응카드가 없다는 게 박 전 대표의 고민이다. ●MB, ‘박근혜 껴안기·물갈이´ 고민 그렇다고 해서 ‘꽃놀이패’가 이 대통령에게 있는 것은 아니다. 원내 과반의석 확보라는 총선 목표를 이루려면 ‘박근혜 껴안기’와 ‘대폭 물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 인사파동 등으로 민심이탈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느긋하게 ‘화합형 공천’을 다짐할 처지가 아닌 것이다. 결국 적절한(?) 선에서 친박 진영을 걸러내면서도 이들의 집단이탈은 봉쇄하는 묘수를 찾아내야 하는 상황이다. ●MB·朴 극명한 휴일 표정 휴일인 9일 두 사람의 표정은 극명하게 갈렸다. 박 전 대표는 사흘째 삼성동 자택에 칩거하며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 반면 이 대통령은 전 국가대표 선수와 함께 청와대 안에서 테니스를 즐겼다.10일부터 시작될 각 부처 업무보고에 대해서도 사전 조율작업을 벌였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9일 “대통령이 여당 공천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당을 분란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대통령뿐 아니라 비서관들까지 일절 당 공천에 간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각 부처 업무보고와 함께 이 대통령의 경제 드라이브가 윤곽을 드러내는 이번 주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민생행보가 가속화하면 자연스레 친박 진영의 반발이 대통령 발목잡기로 비쳐지면서 자신들의 입지를 축소시키게 될 것이란 얘기다. 친박 일부의 이탈도 감수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진경호 구동회기자 jade@seoul.co.kr
  • 새정부 첫 검찰 인사 단행

    새정부 첫 검찰 인사 단행

    법무부는 명동성 서울중앙지검장을 유임시키고 대검 중수부장에 박용석 청주지검장, 대검 공안부장에 박한철 울산지검장, 법무부 검찰국장에 차동민 대검 기획조정 부장을 새로 임명하는 등 검찰 내 주요보직인 ‘빅4’를 포함한 검사장급 이상 51명에 대한 정기인사를 11일자로 단행했다. 당초 예상보다 이틀 늦은 8일 공개된 이명박 정부의 첫 검찰 수뇌부 인사에서는 최근 제기된 ‘삼성떡값 검찰 리스트’ 논란은 반영되지 않았다. 또 일부 검사장들은 과거 수사 경력 등으로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았다며 사의를 표명해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고검장급 중에는 박영수 서울고검장과 권재진 대검 차장이 유임됐고, 앞서 법무부 차관에 발탁된 문성우 검찰국장은 10일 취임한다. 또 법무연수원장에 김태현 부산지검장이, 대전고검장에 문효남 대구지검장이, 대구고검장에 이귀남 대검 중수부장이, 부산고검장에 김준규 대전지검장이, 광주고검장에 이준보 대검 공안부장이 각각 승진 임명됐다.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에 소병철 대전지검 차장, 범죄예방정책국장에 박기준 서울고검 송무부장이 발탁돼 김경한 법무장관을 보좌하게 됐다. 또 대검 기획조정부장에 이인규 대전고검 차장, 형사부장에 안창호 광주고검 차장, 마약·조직범죄부장에 민유태 대구지검 1차장, 공판송무부장에 길태기 광주지검 차장이 발탁됐다. 지난해 대선 관련 각종 고소·고발사건 수사를 맡았던 신종대 서울중앙지검 2차장과 BBK사건 특별수사팀을 이끈 김홍일 3차장이 각각 부산지검 1차장,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승진 임명됐다. 법무부는 “주요 보직자와 검사장급 승진자를 발탁하면서 능력과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출신지역, 출신학교 등을 적절히 안배해 간부진의 인적 구성을 다양화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금융위원장 전광우·공정위원장 백용호씨

    금융위원장 전광우·공정위원장 백용호씨

    이명박 대통령은 5일 신설된 금융위원장에 전광우 전 우리금융그룹 부회장, 공정거래위원장에 백용호 이화여대 정책과학대학원 교수를 임명했다. 또 차관급인 법제처장에 이석연 변호사, 국가보훈처장에 김양 주 상하이 총영사관 총영사를 임명했다. 전 위원장은 서울 출생으로 세계은행 수석연구원, 국제금융센터 소장 등 해외에서 25년간 활동한 국제금융전문가이며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재경부 장관 특보를 지냈다. 백 위원장은 충남 보령 출생으로 현재 공적자금관리위원회 위원이며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을 지냈으며 시장경제주의자로 평가된다. 이석연 법제처장은 전북 정읍 출신이며 한국헌법학회 부회장, 경실련 사무총장을 지냈다. 이 처장은 대선 때 이 대통령의 BBK 연루의혹과 관련,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 국가보훈처장은 백범 김구 선생의 손자로 우주·항공·산회사(EADS) 수석고문과 이비티 네트웍스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거명된 3人·특검 반응

    거명된 3人·특검 반응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5일 삼성 떡값과 비자금 의혹 관련 명단을 발표하자 당사자들은 일제히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고, 삼성특검은 “노코멘트”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 김 내정자측은 “금품 수수 사실이 없다.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한 점 부끄러움도 없고 떳떳하다.”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검찰 후배인 김용철이 직접 금품을 전달했다는 내용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에 대해 모욕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일방적이고 황당한 김용철의 주장을 더이상 묵과할 수 없어 강력한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 이 수석은 사제단의 기자회견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이 문제는 현재 삼성특검이 수사중이므로 수사 결과에서 명명백백히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막연한 소문이나 추측에 근거한 폭로성 주장이라는 점에서 ‘BBK 사건’과 비슷하다.”면서 “이런 일은 우리 사회에서 정말 사라져야 할 악습”이라고 주장했다.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황 전 회장은 해명자료에서 “사제단의 주장은 허무맹랑한 것으로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면서 “계좌의 개설은 영업점의 가장 기초적이고 실무적인 일로서 은행장이나 사장이 개입하거나 지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근거 없는 명예훼손에 가능한 한 모든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삼성특검 조준웅 특별검사팀은 “사제단 기자회견에 대해 공식적으로 노코멘트”라고 밝혔다. 하지만 사제단이 공개한 명단의 작성 경위 등을 조사한 뒤 정·관계 불법 로비 수사에 참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규 장형우기자 cool@seoul.co.kr
  • [사설] 삼성 ‘떡값 검사’ 철저히 수사해야

    이른바 ‘떡값검사’들의 명단이 어제 추가로 공개됐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은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 등이 검찰 재직시 삼성으로부터 정기적으로 금품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임채진 검찰총장, 이종백 전 국가청렴위원장, 이귀남 대검중수부장도 거명된 바 있다. 당사자들은 하나같이 “그런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떡값 의혹이 제기된 이들은 모두 검찰 요직을 지낸 인물들이다. 특히 이 민정수석과 김 국정원장 내정자는 이명박 정부의 핵심 인사로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필하는 사람들이라 떡값의혹이 제기된 것만으로도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은 진실규명이 먼저다. 그런 다음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마녀사냥식으로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 조준웅 특검은 철저히 수사하고 당사자들도 적극 협조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취임 전 BBK 특검의 조사를 받은 터이다. 대통령까지 예외를 두지 않는 마당에 검사 출신이라고 봐 줘서는 안 된다. 수사에 있어 예단은 금물이다. 법과 절차를 따라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통상 금품수수 사건을 수사할 때 계좌추적은 기본이다. 삼성측과 당사자들의 해명만 듣고 어물쩍 넘어가면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삼성과 검찰 사이에 일종의 커넥션이 있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지난해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에다 삼성관련 X파일 사건에서도 몇몇 검사들의 이름이 나왔다. 돈은 주는 측도 의심스럽지만 받는 사람이 더 나쁘다. 형법도 받는 측을 훨씬 가혹하게 처벌하고 있다. 하물며 청렴성을 요구받는 검사들이 돈을 받았다면 ‘대가성’이 없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검찰의 반성 및 자정노력이 진정 필요한 때다. 중이 제 머리는 못 깎는다고 했다. 검찰이 환골탈태할 수 있도록 조준웅 특검에 기대를 거는 것도 이 때문이다.
  • 한나라 “고소취하 못한다” 민주 “박근혜부터 소환을”

    “정치보복과 야당탄압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2일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자기들이 고소한 건 로맨스고 남이 한 건 정치보복이란 말이냐.”(3일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 지난 대선 과정에서 오갔던 여야의 고소 고발 공방이 총선정국으로 이어지고 있다. 통합민주당은 “소환조사하려면 최초 문제를 제기한 박근혜 전 대표부터 조사하라.”고 반발했다. 한나라당은 “정치보복의 원조가 누구냐. 절대 취소 못한다.”고 맞받았다. 해결이 쉽지 않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감정의 골이 깊은 데다 총선도 코앞이라 정치적 상황까지 복잡하다.”고 했다. 한나라당은 대선 당시 BBK 의혹을 집중 제기했던 민주당 의원과 당직자 20여명을 고소·고발한 상태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어 “5년 전,10년 전에도 대선 때의 고소·고발 사건은 서로 취하하고 새롭게 출발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와의 협력을 위해서는 정치보복이나 야당에 대한 일체의 탄압이 없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취소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강재섭 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보복이라는데 소도 웃을 일”이라고 표현했다.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한승수 총리인준안 어떻게

    한승수 총리인준안 어떻게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무사히 통과될 수 있을까.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은 29일 본회의를 열어 한 총리 후보자의 인준안을 표결 처리하기로 합의한 만큼 무난히 통과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는 민주당이 한발 양보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한 총리 후보자의 인준 표결 전제조건으로 내세운 남주홍(통일부), 박은경(환경부), 이춘호(여성부)장관 후보자 등 ‘부적격 장관’들이 사퇴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올린 만큼 표결처리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한 총리 후보자의 부적격 사유가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3명의 장관 후보가 사퇴했기 때문에 인준투표 거부 사유가 일정 부분 해소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29일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를 열어 자유 투표 내지는 ‘권고적 당론’으로 채택할 것으로 보여 총리 인준안은 무난히 처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민주당의 입장이 바뀐 데는 총리 인준안 표결까지 거부할 경우 코앞으로 닥친 4·9총선에서 “새 정부의 발목을 잡는다.”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하지만 뇌관이 완전히 제거된 것은 아니다. 민주당내 강경론자들은 여전히 ‘부적격 장관’들을 걸고 넘어지고 있다. 특히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막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의 논문 중복게재 의혹과 부동산 투기에 이어 5공 당시 표창 논란까지 더해져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유종필 민주당 대변인은 28일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문제가 특히 심각한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 즉각 교체해야 한다. 그리고 대국민 사과를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도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이윤호 지식경제부장관 후보자도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해 민주당을 거들고 나왔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와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가 이날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채택해 본회의에 보고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해석이 달리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은 김 후보자에 대해 “한나라당은 적격, 민주당은 부적격 의견을 담아 제출하기로 했다.”고 논평했지만, 즉각 민주당은 “그렇게 합의한 적 없다.”며 “한쪽을 감아도 부적격인데 적격으로 합의했다고 발빠르게 브리핑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이 대선기간 ‘BBK 주가조작’ 의혹사건과 관련해 민주당 인사들에 대한 고소·고발을 취하하지 않겠다고 밝힌 점도 민주당의 대여 강경투쟁을 부추길 수 있는 대목이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김경준씨 美연방교도소 접견기록 확보…檢, 기획입국설 본격 수사

    검찰이 김경준씨의 미국 로스앤젤레스 연방 교도소 접견 기록을 확보해 ‘기획 입국설’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27일 “미국에서 보낸 김씨 접견 기록이 최근 도착해 대검찰청에 넘겼다.”고 말했다.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최재경)는 입수한 접견 기록을 토대로 김씨가 국내 송환 전 누구와 면회했는지 등에 대한 분석작업에 돌입했다. 검찰 관계자는 “접견 기록이 3년6개월치가 넘는 데다 손으로 기록돼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김씨와 함께 수감 생활을 했던 신모씨를 최근 불러 조사했다. 신씨는 “김씨가 현지에 근무하던 국정원 직원의 이름을 대며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씨는 ‘이명박 특검’에서도 “김씨가 ‘이명박 후보를 낙선시키겠다.’며 정치권 등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사람들이 내 배경이라고 자랑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김만복 전 국정원장과 국정원 측은 “국정원이 김씨를 기획입국했다는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면서 “BBK나 김씨와 관련해 어떤 정보도 수집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정동영 전 후보 불구속 기소 검토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오세인)는 17대 대선 과정에서 비방 광고 등을 한 혐의로 고소·고발된 정동영 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에 대해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검찰은 한나라당 등의 고소·고발에 따라 정 전 후보가 BBK 사건과 관련해 선거방송,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김경준씨와 동업자’ 등으로 비방하고 광고한 사실이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해 왔다. 검찰은 BBK 특검수사가 종료된 데다 4월 총선 전 수사 종결 방침에 따라 정 전 후보를 소환조사하고 기소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검찰은 정 전 후보가 이미 한 차례 소환 요구에 불응하고 있어 현재까지 수사 상황만을 놓고 기소 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다만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측으로부터 고발당했던 이명박 후보와의 형평성을 감안, 서면 조사로 대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민주 오락가락

    통합민주당은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 동의안이 국회 본회의 안건으로 올라간 26일 당일까지도 끝내 결정을 못내리고 29일로 처리를 미뤘다. 이날 오전만 해도 당초 검토됐던 ‘권고적 당론’에서 자유투표로 방향을 선회하려는 기류가 강했지만 두 차례 의원총회에서 의견이 엇갈렸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와 오후 의원총회에서 한승수 총리가 부적격자인 이유를 설명하는 데 무려 15분가량을 할애했다. 손 대표는 한 후보자의 국보위 경력, 재산 누락, 자신과 아들의 병역 특혜에 대해 조목조목 따졌다. 하지만 발언의 마지막을 “의원 여러분은 한분 한분 독립적 헌법 기관”이라고 언급, 자유투표를 시사했다. 그럼에도 이날 오후 의총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해 저녁에 한 차례 의총을 또 열었지만 역시 결론을 얻는 데 실패했다. 회의를 거듭할 수록 당내 강경론이 힘을 얻었다. 충청권 의원들과 김진표 의원 등 관료 출신 의원들은 대체로 인준에 동의해주자는 의견이었던 반면 초선과 호남 의원들은 “이대로 호락호락 넘겨주면 안된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파중에는 “한 총리 후보자가 도대체 인준 해줄 수 없는 사람이 아니냐.”고 주장하는 원칙론자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일부 의원들은 총리 인준 동의안이 통과된 후 이명박 대통령이 남주홍 통일부·박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철회하는 상황을 걱정했다. 이 경우 더 이상 총선 국면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는 이슈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는 장관 청문회를 지켜보고 연계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BBK 사건’과 관련, 고소·고발을 당한 정봉주 의원 등도 고소·고발 취하를 약속받지 못하면 부결시켜야 한다는 쪽으로 강력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총에 참석한 의원이 80여명에 불과한 점도 표결 연기를 결정한 계기가 됐다. 민주당은 의총 참석자들이 그대로 표결에 임할 경우 총리 인준을 동의해줄 수밖에 없어 본회의 연기를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서울광장] 그래도 남북은 손잡아야 한다/ 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그래도 남북은 손잡아야 한다/ 황성기 논설위원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한국 사회에는 주역의 교체가 있을 뿐 5년 전과 닮은 꼴이 참 많다. 숭례문 방화 참사가 국민들에게 상심과 분노를 안긴 충격만큼이나 2003년엔 대통령 취임식을 목전에 둔 대구 지하철 방화 사고가 있었다. 이명박 대선 후보를 겨냥해 열린우리당이 발의한 BBK 특검이 있었다면 5년 전에는 한나라당이 발의한 대북 송금 특검이 있었다. 삼성 특검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으로부터 딱 5년 전 SK의 최태원 회장이 1800억원의 배임 혐의로 구속수감됐다. 통합민주당이 새 정부의 조각을 놓고 위헌이라고 소리 높였지만 한나라당도 노무현 정부의 첫 조각을 위헌이라고 시비 붙기는 마찬가지였다. 정권 주체가 진보에서 보수로 바뀌었을 뿐 한국에선 여전히 어이없는 참사, 반성없는 재벌 행태, 공수가 뒤바뀐 정치권 특검과 새 정부 발목잡기의 쳇바퀴가 어김없이 돌아가고 있다. 드물지만 5년 전과 다른 것도 있다. 북한 상황이다.2차 북핵 위기에 따른 2003년 2월 전후 미국의 대북 공격설, 북한 전투기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은 노 대통령에게 보내는 취임 선물치고는 고약하기 짝이 없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은 범죄자가 아닌 협상 대상”이라며 미국을 설득하기 바빴다. 취임식에서 밝힌 대북 ‘평화 번영 정책’도 빛바랜 상태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인수한 한반도 상황은 그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 교착에는 빠졌지만 6자회담이 가동되고 있다. 우여곡절 속에도 2·13합의라는 산을 넘어 북핵 로드맵이 진행중이다. 보수 진영의 인색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도 화해·협력의 시대를 향해 유형·무형의 진전을 이뤘다.NLL을 도발하는 따위의 북한의 취임 선물도 없다. 지난 세월 한·미관계를 희생해서 남북관계를 얻어내지 않았느냐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한·미, 남북, 북·미 관계는 어느 한쪽이 좋으면 다른 한쪽은 나빠지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남북과 미국이 얽힌 삼각관계는 정권의 결심에 따라 모두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윈윈이 가능하다. 남북관계를 희생해서 한·미 관계를 복원하겠다는 우파적 발상은 그 반대의 좌파적 발상만큼이나 위험하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은 ‘비핵 개방 3000’이다. 비핵·개방이 이뤄지면 북한 주민이 3000달러의 국민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으로 핵과 남북관계를 연계했다. 비핵·개방이 없으면 당근도 없다는 말이다. 공약의 실천자로 남주홍 통일장관 내정자가 국회 청문회를 기다리고 있다. 남북관계 주무 장관으로 ‘김정일의 천적’으로 불리는 남 내정자가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확산일로다.2000년 6·15선언을 대남공작문서라고 부르는 그의 대북관대로라면 선언은 무효화돼야 한다. 부동산 투기의혹과 부인·자녀의 미 영주권 문제가 불거졌는데 “뭐가 문제냐.”며 항변하는 것이 장관 자리에 대한 고집인지, 반통일적 소신을 집행하려는 집착인지 궁금하다. “이재정도 했는데 남주홍은 안 되느냐.”는 단순논리로 풀 남북관계가 아니다. 이산가족, 국군·납북자 송환 같은 남북 고유의 문제는 물론 이 대통령의 관심사인 대북 경제적 접근을 위해서도 냉전 사고로의 회귀는 안 된다. 이 대통령이 어제 취임식을 갖고 5년간의 대장정에 나섰다. 실용이든 뭣이든 남북관계를 후퇴시킬 수 있는 대결 구도로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은 요원해질 뿐이다.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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