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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BK 가짜편지 전달자는 은진수”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불거졌던 ‘BBK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된 ‘가짜 편지’의 전달자가 이명박 대통령 후보 경선대책위원회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던 은진수(50·복역중) 전 감사위원으로 밝혀짐에 따라 조만간 고소·고발전의 결론과 함께 사법처리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다음주 초에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검찰은 ‘BBK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 당시 여권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 은 전 위원이 가짜 편지를 기획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수감 중인 은 전 위원을 주말쯤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신명(51·치과의사)씨의 편지 작성 동기 등을 따져 명예훼손이 되는지가 사건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은 전 위원이 실제 편지 전달자로 밝혀진 만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처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고영한·김창석·김신·김병화 대법관 임명제청…사법부 ‘진보’가 없다

    고영한·김창석·김신·김병화 대법관 임명제청…사법부 ‘진보’가 없다

    야당 및 시민단체들의 재추천 요구에도 불구, 양승태 대법원장은 5일 추천된 후보 13명 가운데 4명을 신임 대법관으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임명제청했다. 후보는 고영한(57) 법원행정처 차장, 김창석(56) 법원도서관장, 김신(55) 울산지법원장, 김병화(57) 인천지검장이다. 여성과 재야 법조계는 한 명도 없다. 이 대통령은 곧 4명에 대한 동의를 국회에 요청할 예정이다. 후보들은 국회 인사청문위원회를 통과하면 다음 달 10일 임기가 만료되는 박일환·김능환·안대희·전수안 대법관의 후임으로 임명된다. 후보 4명 가운데 법관은 3명, 검사는 1명으로 사법연수원 11~15기 출신이다. 후임 대법관 4명이 정식 임명되면 여성 대법관은 기존 2명에서 한 명으로 줄어든다. 서울대 출신이 아닌 대법관은 전체 14명 가운데 2명에 불과하다. 전수안 대법관을 끝으로 진보성향의 이른바 ‘독수리 5형제’도 모두 퇴진한다. 그나마 지역법관(향판·鄕判) 출신이 8년 만에 처음으로 선임됐고, 장애를 가진 고위법관이 선발됐다는 점은 다양성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통합민주당과 재야법조계가 후보 추천단계에서부터 인적 구성의 다양성 부족, 보수·진보 불균형, 여성 후보가 없다는 점 등을 문제 삼고 있는 만큼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사법부는 임명제청과 관련, “재판 실무와 법조 경륜, 안정성에 중점을 두고 철저한 심사와 평가를 거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고영한 후보는 양 대법원장의 핵심 참모로 법원 안팎의 신망이 높은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광주 출신으로 지역적 안배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석 후보는 비서울대 출신이라는 점과 대법관 기수가 낮아지는 장점과 함께 이 대통령의 대학 동문이라는 약점도 갖고 있다. 부산과 울산 지역에서만 근무한 향판 출신인 김신 후보는 2004년 8월 조무제 전 대법관 퇴임 이후 8년 동안 끊긴 향판 출신 대법관의 맥을 이을 전망이다. 어린 시절 소아마비를 앓아 오른쪽 다리가 불편한 김신 후보의 제청은 소수자 인권을 강조하는 양 대법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검찰 몫으로 제청된 김병화 후보는 다소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앞서 후보로 추천됐던 안창호 서울고검장은 대법관 가운데 고교(대전고) 동문이 2명이나 있고, 김홍일 부산고검장은 ‘BBK 수사’ 논란으로 야권의 반발이 예상돼 제청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진수 서울대 교수 역시 제청대상으로 뽑히지 못했다. 안석·이민영기자 ccto@seoul.co.kr
  • ‘BBK 가짜편지 폭로’ 홍준표 소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중희)는 지난 2일 BBK 김경준(46·복역 중)씨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된 ‘가짜 편지’ 사건의 배후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홍준표(57) 전 한나라당 대표를 소환조사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은 2일 저녁 7시쯤 홍 전 의원을 고발인 겸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4시간 동안 가짜 편지를 입수·공개하게 된 경위와 편지 작성에도 개입했는지 등을 집중 조사했다. 홍 전 의원은 가짜 편지 내용이나 작성에 연루된 의혹 등을 전면 부인했다. 또 가짜 편지를 입수하는 과정에서 특정 대가를 약속한 사실도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홍 전 의원은 200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BBK 김경준씨가 수신인인 가짜 편지를 근거로 ‘노무현 정권의 기획입국설’을 주장해 지난 4월 김씨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했다. 홍 전 의원은 가짜 편지를 공개할 때 김씨의 미국 수감 동료인 신경화(54)씨가 김씨에게 보낸 편지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편지의 실제 작성자는 신씨의 동생 신명(51·치과의사)씨로 확인됐다. 신명씨는 지난해 가짜 편지 사건의 배후로 이명박 대통령의 친·인척과 대통령 측근을 지목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 최근 양승덕(59) 경희대 관광대학원 행정실장 조사과정에서 “신명씨로부터 받은 편지가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상임특보였던 김병진(66) 두원공대 총장을 거쳐 홍 전 의원에게 건네졌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마지막 퍼즐을 맞추는 단계로 조만간 수사를 종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기기자 ikik@seoul.co.kr
  • “후보들 보수일색·여성 배제 재추천 안하면 부결시킬 것”

    민주통합당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의 대법관 후보자 선정에 대해 제동을 걸며 재추천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법관 선임 문제가 대선을 6개월여 앞둔 19대 국회의 첫 여야 간 쟁점현안으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등 민주당 의원 22명은 3일 성명을 내고 “대법관 3분의1을 교체하면서 보수 일색의 사법부를 만들려 하고 있다. 대법관 후보의 재추천을 엄중히 요청한다.”면서 재추천을 하지 않고 국회 청문회가 이뤄지면 부결 투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BBK 수사책임자도 포함” 비판 이들은 성명을 통해 “법무부 장관 등이 모여 단 두 시간 만에 13인의 후보자를 가려냈다고 한다. 그 결과를 보면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면서 “기수별, 지역별, 학교별 안배만 했을 뿐 성별, 가치관별 안배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대법관 인적구성의 다양화, 보수와 진보의 균형은 아무리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다.”면서 “여성 후보자도 없다. ‘여성 대법관 2인 체제’가 이명박 정부 들어 붕괴 위기다. 여성후보자 부재는 의지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특히 지난 대선 때 BBK 수사 책임자였던 김홍일 부산고검장을 겨냥한 듯 “이명박 대통령에게 BBK 면죄부를 줬던 수사책임자가 검찰 내부 영전을 거쳐 대법관 제청 후보자가 됐다.”고 비판했다. ●“추천단계 청와대 입김 작용 의혹” 성명은 “대통령의 측근이 검찰총장이 되고 법무부 장관이 되더니 이제는 대법관까지 되려 하는 모양새다. 특히 BBK 문제는 국정조사 등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사 책임자를 대법관 후보로 추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추천단계에서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나아가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체제가 다음 정부의 임기를 넘어 6년을 간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성명에 참여한 뒤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한 율사 출신 정성호 의원은 “만약 13명의 후보를 재추천하지 않는다면 혹독한 국회 청문회가 있을 것이고, 야당은 표결에서 반드시 부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트위터서 MB 비판 현역 육군대위 기소

    트위터를 통해 대통령을 비판한 현역 육군 대위가 군검찰에 의해 ‘상관모욕죄’ 혐의로 기소됐다. 군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을 상관으로 간주한 것이지만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27일 육군에 따르면 7군단 보통검찰부는 트위터에 이명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을 올린 이모(28) 대위를 군형법상 상관모욕죄로 기소했다. 군검찰은 이 대위가 지난해 12월 20일 트위터에 접속한 후 “가카 이XX 기어코 인천공항 팔아먹을라고 발악을 하는구나.”라는 글을 올리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상관인 이 대통령을 모욕했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군검찰은 또 이 대위가 BBK 의혹, KTX 민영화, 내곡동 땅 등에 대해 비판한 글을 상관모욕죄의 근거로 삼았다. 이 대위는 당초 트위터에 군인 신분을 알리지 않은 채 의견을 올렸으나 지난 3월 제주 해군기지 건설 문제을 놓고 언쟁을 벌인 한 여대생의 제보로 군검찰의 수사를 받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방부는 2009년 9월 군인이 지켜야 할 복무규율상의 ‘상관’ 개념에 대통령을 명시하고 정보통신망 등에서 상관을 비방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으로 대통령령인 군인복무규율을 개정한 바 있다. 육군 관계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로 현역 대위가 기소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로 예정된 이 대위의 재판에서는 군형법에 적시된 상관의 범주에 대통령이 포함되는지와 온라인상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위의 변호인인 이재정(37·여) 변호사는 “대통령은 상관모욕죄에 해당하는 상관이 아니라 정책 일반과 관련한 정당한 비판의 대상”이라면서 “군인도 군 지휘체계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기본권이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박지원, 정봉주 면회… ‘나꼼수’ 끌어안기?

    4·11 총선 이후 처음으로 민주통합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6일 충남 홍성교도소에 수감 중인 정봉주 전 의원을 면회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의 진행자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출두한 지난 15일 정 전 의원 면회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나꼼수 등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매체의 활동을 옥죄고 있는 수사당국을 겨냥한 ‘특별’ 면회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용민 막말 파문이 민주당의 총선 패배의 주요인이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박 비대위원장이 원내대표로 선출된 지 2주여 만에 나꼼수 인사를 찾은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것이다. 박 비대위원장은 수행비서관만 데리고 정 전 의원의 가족들과 교도소를 찾았다. 특히 이날 대검은 새누리당 나경원 전 의원의 남편 김재호 판사로부터 청탁을 받았다고 주장한 박은정 인천지검 부천지청 검사에 대한 감찰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검은 최근 박 검사를 상대로 “기소 청탁을 받았다.”는 검찰 진술을 나꼼수에 유출했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주변에선 이에 대해 대검의 박 검사 감찰조사를 사전에 안 박 비대위원장이 김어준씨와 경찰출두 날짜를 상의한 뒤 그에 맞춰 정 전 의원을 면회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의 경찰 출두는 지난 2일과 10일 1, 2차 소환에 불응한 이후 세 번째 출두 요구만에 이뤄진 것이었다. 정 전 의원은 2007년 대선 당시 “BBK는 이명박이 100% 소유하고 있다.”는 등의 주장을 했다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돼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아 수감 중이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서울광장] 착한 검찰, 나쁜 검찰/주병철 논설위원

    [서울광장] 착한 검찰, 나쁜 검찰/주병철 논설위원

    검찰이 신났다. 이 정권의 최고 실세들을 잇따라 잡아들이고 있다. 월척 중의 월척들이다. 이 여세로 실세의 꼭대기까지 치고 올라갈 기세다. 구박만 받던 ‘못난 검찰’에서 일 좀 하는 ‘잘난 검찰’로 으스댈 만하다. 그런데 왠지 불안하다. 의기양양하던 검찰의 기개가 한순간 무너지는 게 허다했기 때문이다. 검찰의 주된 파트너인 정치권, 관계, 재계 등의 힘이 갈수록 세지는 탓도 있지만 검찰의 철저한 이기주의 속성에 기인한다. 창과 방패가 수시로 바뀌는 이유다. 2007년 8월 13일. 대선을 앞두고 당시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차명 소유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서울 강남구 도곡동 땅의 실제 주인을 둘러싸고 검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가 있었다. 검찰은 이 전 시장의 처남 고 김재정씨의 지분은 본인 소유로 확인됐으나 이 전 시장의 맏형 상은씨의 지분은 ‘제3자’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시 검찰 안팎에서는 검찰이 ‘정치적인 판단’을 했다는 해석을 달았다. 검찰이 여야 누구한테도 손을 들어주지 않는 눈치작전을 폈다는 것이다. 이후 이 사건은 특검으로 넘어갔고, 특검은 2008년 2월 21일 이상은씨 본인의 소유라는 수사결과를 내놓으면서 이 당선자의 결백 주장을 뒷받침했다. 최근 이와 관련된 BBK 사건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검찰의 자업자득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2001년 1월 30일. 서울지검은 고 김대중 대통령이 서경원 전 의원으로부터 북한 공작금 1만 달러를 수수한 의혹과 관련한 재수사에서 “김 대통령은 서 전 의원에게서 북한의 공작금 1만 달러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1989년 8월 당시 검찰이 내놓았던 김 대통령의 1만 달러 수수 및 불고지 사건 수사 결과를 뒤집은 것이다. 논리가 참 기묘했다. “1만 달러를 수수했는지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는데 김 대통령이 북한 공작금 1만 달러를 받았다.”고 한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었다. 지난해 1월. 서울서부지검은 H그룹과 T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과 관련해 고강도 압수수색을 20여 차례 단행하고 H그룹의 경우 약 5개월 동안 그룹 관계자 300여명을 불러 조사를 벌였다. 의욕을 불태운 검사장은 ‘무리한 수사’라는 여론에 발목이 잡혀 중도하차했다. 당시 검찰 내부에서는 C&그룹을 조사하던 대검을 빗대 “대검과 서울서부지검이 사건을 바꿔 수사하는 바람에 화를 자초했다.”는 얘기가 있었다. 결국 대검과 서울서부지검은 큰 성과 없이 사건을 종결지었다. 검찰 수사의 한계를 보여준 사건이었다.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수사의 계절’이 다가왔다. 작업(?) 시점이 앞당겨졌다. 내년 새 정권이 들어선 이후까지 사정 한파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그래서 검찰에 몇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게 있다. 첫째, 시끄럽지 않게 수사했으면 좋겠다. 전에는 언론과 함께 맞장구치면서 수사를 펼쳐 나갔다. 그런데 그런 식으로 하면 부작용이 너무 크다. 애꿎은 사람과 조직, 기업 등이 다친다. 언론을 등에 업고, 뭔가를 흘려가며, 요란하게 수사하는 방식은 자제해야 한다. 핀셋으로 콕 집어내듯 단숨에 효과를 내는 식이 돼야 한다. 수사를 굿판 벌이듯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둘째는 선제적 수사를 중시했으면 한다. 지금 검찰이 수사하는 이 정권 실세들의 각종 비리는 오래전부터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그럼에도 사정당국이 정보수집만 하고 있다가 정권 말기에 요란 법석을 떨면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 적기에, 수시로 해야 한다. 기업의 상시 구조조정처럼 말이다. 셋째는 수사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 신상필벌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 대법원에 따르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기각률은 2005년 12.8%에서 2010년 23.5%로, 1심 형사재판 무죄 선고는 2005년 1.0%에서 2009년 2.2%로 크게 늘었다. 이제 국민은 검찰을 보는 시각을 달리하고 있다. ‘잘난 검찰’ ‘못난 검찰’에 관심이 없다. ‘착한 검찰’ ‘나쁜 검찰’이 잣대다. 누가 잘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정의롭게 하느냐가 관건이다. bcjoo@seoul.co.kr
  • 민주 ‘정봉주 사면’ 요청키로

    민주통합당이 오는 28일 석가탄신일에 정봉주 전 의원이 사면될 수 있도록 사면복권을 요청키로 했다. 민주당 BBK진상조사위원장 정봉주구명위원회(구명위) 간사인 안민석 의원은 30일 구명위 7차 회의를 갖고 “석가탄신일을 맞아 정 전 의원이 사면될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김경준 횡령에 투자주식 피해… 法 “간접손해 배상청구 못해”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BBK 의혹’을 제기한 김경준(45)씨가 회사 투자자들과의 민사소송에서 이겼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2부(부장 서창원)는 옵셔널캐피탈(전 옵셔널벤처스) 투자자 5명이 회사 대표 김씨와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1억 8400여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사가 회사 재산을 횡령해 회사가 손해를 입고, 상장폐지돼 결과적으로 주주의 경제적 이익이 침해됐지만 이는 간접적인 손해로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투자자들은 소장에서 “김씨의 횡령·시세조종 및 회사주식 소유 상황 등으로 인해 옵셔널벤처스가 2002년에 상장 폐지됐다.”며 주식 보유에 따른 피해를 배상하라고 주장했다. 횡령과 주가조작 등의 혐의로 2009년 대법원에서 징역 8년과 벌금 100억원 확정 판결을 받은 김씨는 천안 외국인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대선체제로”… 여야, 지도부 개편 고삐

    “대선체제로”… 여야, 지도부 개편 고삐

    4·11 총선 이후 여야가 모두 새로운 지도 체제로의 전환을 시도하며 빠르게 대선 체제로 돌입할 준비를 시작했다. 다만, 새누리당이 4개월여 비상대책위원회로 이끌어 온 임시체제를 정상화하려고 하는 반면 민주통합당은 선거 패배론에 따른 지도부 재편론이 제기되는 상황이어서 그 진행은 상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박근혜 위원장은 12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당을 정상화시키겠다.”면서 “이제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해 당을 정상체제로 운영하고 바로 민생문제 해결과 공약 실천을 위한 실무작업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과반의석 확보에도 불구하고 절대 열세를 보인 수도권과 젊은 층을 끌어안기 위한 대선 전략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은 조만간 전당대회 등의 방식을 거쳐 새 대표를 선출할 예정인 가운데 ‘40, 50대 수도권 대표론’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새 지도부가 구성되면 총선 공약 이행을 위한 입법화 논의를 서둘러, 정책·민생 경쟁을 주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민주통합당의 한명숙 대표는 13일 총선 결과를 평가하고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최고위원들과의 논의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으며, 책임론을 둘러싼 당내 갈등 확산 여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명숙 대표는 이날 오전 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며 거취 문제를 두고 숙고에 들어갔다. 그러나 공천 갈등과 막말 파문 때 한 대표가 전혀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박지원 최고위원과 김두관 경남지사, 장성민 전 의원 등이 책임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위기를 돌파하는 방편으로 대선 경쟁을 조기화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주당은 총선에서 문재인 바람이든, 안철수 바람이든 각자도생 없이는 시너지 효과를 만들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박근혜 위원장과 상대하기 위한 선거연합이 활발할 것”이라며 이합집산에 따라 대선정국이 조기에 점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민주당은 동시에 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정책 개발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과도한 정치공세에 국민이 등을 돌렸다고 보고 있다. 민간인 불법 사찰과 디도스 테러, BBK, 내곡동 대통령 사저 매입 의혹 등 현정부에서 벌어진 각종 의혹 사건에 대한 특검이나 국정조사 등 정치공세에 치중, 중립적인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다는 지적을 주목한 결과로 분석된다. 여야가 당장은 정쟁을 접고 정책 경쟁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대선정국 대비용으로 해석된다. 이춘규 선임기자·송수연기자 taein@seoul.co.kr
  • 인물·공약·안정·심판… 유권자 선택기준 ‘쏠림’은 없었다

    인물·공약·안정·심판… 유권자 선택기준 ‘쏠림’은 없었다

    4·11 총선, 표심을 움직인 것은 무엇이었을까. 서울신문은 11일 전국 투표소를 찾아 유권자들에게 직접 물었다. “인물, 정책을 선호했다.”는 대답부터 “정권을 심판하러 나왔다.”는 얘기까지 다양한 가운데서도, 여야 간 난타전에 물려 강한 정치 혐오감을 드러낸 유권자가 많았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 제1투표소에서 만난 김모(45)씨는 “야당은 야당대로 여당은 여당대로 옳은 측면이 있다.”며 “정당보다는 후보를 보고 뽑는 편이고, 인물 중심으로 선택했다.”고 투표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특정 후보에 반대해 투표장을 찾은 사람도 있었다. 장모(76·여)씨는 최근 노인 폄훼 발언을 한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에 발끈해서 나왔다. 장씨는 “노인을 무시해도 유분수지”라면서 “노인을 존중하고 노인을 위한 정책을 제시한 후보에게 한 표 던졌다.”고 털어놓았다. ●지하철공사 빨리 끝낸다는 공약에 낙점 서울 강남의 대학생 주모(28)씨는 “지역구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을 지지했다.”고 밝혔다. 주씨는 “서울 갤러리아 백화점 인근에서 진행되고 있는 신분당선 지하철 공사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게 불만이었다.”며 “후보들의 공약 연설 동영상을 보다가 공사를 빨리 끝내주겠다는 사람이 있어 그를 찍었다.”고 말했다. 강남을 지역구의 대학생 임모(24)씨는 “우리 선거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찬반투표 같은 느낌”이라면서 “한·미 FTA에 대한 후보들의 견해를 보고 투표를 했다.”고 말했다. 당선 가능성이 낮은 한 중소정당 후보를 찍었다는 한 젊은 유권자는 “그린벨트가 해제되고 지나친 개발 위주의 정책이 싫었다. 여당이나 주요 야당이 주도권을 잡는다고 해서 문제를 해결할 것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투표를 포기한 서울의 윤모(28·여)씨는 “후보 대부분이 별 특색 없이 우리 지역에 오래 산 사람에 불과했다.”며 “인터넷으로 공약을 검색했지만, 주민을 위해 뭔가를 해줄 수 있는 후보는 보이지 않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지역에 누가 무엇할 수 있느냐가 중요” 민간인 사찰이나 막말 발언 등 이번 선거판을 어지럽힌 이슈들은 많았어도 지역 유권자들은 무엇보다 지역공약에 관심이 많았다. 서해 최북단 인천시 옹진군 백령도 주민 전경자(53·여·진촌4리·숙박업)씨는 “민간인 사찰은 언론을 통해 알고는 있지만 별로 관심이 없다. 주민들 사는 데 걱정이 없도록 소득증대에 적극적인 공약을 내세운 후보가 최고”라고 강조했다. 손동일(69·진촌3리)씨는 “백령도는 관광 비중이 큰데 2년 전 천안함 사건 이후 관광이 많이 위축됐다.”면서 “관광 활성화에 주력할 수 있고 안보의식이 투철한 후보를 선택했다.”며 신중한 표정을 지었다. 경기 포천시 산정호수 입구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김홍수(55)씨는 집 근처 경기도예절교육원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투표한 뒤 “중앙에서 사찰·막말 등 선거 중 여러 소란스러운 뉴스가 쏟아져 나왔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 지역을 위해 누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니겠느냐.”고 반문한 뒤 “산정호수와 명성산 등 자연환경을 잘 보호해줄 수 있는 새로운 정당에 한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강원도 강릉시의 정순철(48)씨도 “2018평창 동계올림픽이 유일한 희망으로 살아 있을 뿐 일자리가 없고 살아갈 길이 막막해 젊은이들이 앞다퉈 고향을 떠나고 있어 안타깝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는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개발 공약이 많은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고 말했다. ●노년층엔 안정론·젊은층엔 심판론 많아 서울에서 12년째 살고 있다는 임모(37)씨는 “한국과 함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인 호주의 투표율은 96%”라며 “한국의 지난 18대 총선 투표율 46%는 지나치게 낮은 수치”라고 저조한 투표율을 지적했다. 임씨는 “이번 선거를 통해 MB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투표한) 후보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야권 연대 후보였기 때문에 지지했다.”고 밝혔다. 조모(30)씨도 “MB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투표소에) 왔다.”며 “현 정부는 민간인 불법사찰과 BBK 사건 등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나의 한 표를 통해 정권을 심판하고 집권당이 바뀔 수 있다면 의미 있는 일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정권 심판은 확실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모(34)씨는 “비리가 많은 이번 정권에 큰 실망을 했다.”며 “이번 총선이 대선 전초전 성격인데, 총선부터 이번 정권에 대해 경종을 울려야 한다.”면서 “심판을 위한 한 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반면 여당 후보를 지지했다고 밝힌 노모(84)씨는 “다만 나라가 안정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찍었다. 여당이 시끄러운 지금의 정국을 안정시킬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의 황모(56)씨는 “여당과 야당 모두 훌륭한 인물이 후보로 나와 당의 철학을 감안해 투표했다. 현 정부와 새누리당이 민생을 파탄냈다는 말이 많지만, 새누리당은 국가 질서 유지에 힘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역에 따라서는 진보와 보수성향이 엇갈리게 나타났다. 강원 동해안 유권자들은 지난해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 등 최근 두번의 선거 때 ‘바꿔보자’는 여론 속에 진보계 지지층이 급격하게 늘었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다시 보수성향으로 회귀하는 분위기가 뚜렷했다. 강릉에 사는 최돈희(50·펜션업)씨는 “수도권과 멀고 인구가 적다는 이유 탓에 정부로부터 늘 소외된 지역으로 남아 있어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많다.”면서 “이 같은 이유로 지난 지방선거와 재·보선 때는 전통적으로 보수지역인 동해권 주민들이 잠시 진보성향 도지사에게 표를 줘 당선시켰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 같아 보수 쪽으로 다시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 저소득층 정책 없어 소외감 느껴 반면 낙동강 벨트를 중심으로 한 서부경남에서는 진보성향도 적지 않게 엿보였다. 부산 남구을 제3투표소에 만난 노진상(44)씨는 “여당의 텃밭인 부산에서 역대 어느 때보다 야권이 선전하고 있어 과연 이번에 야당이 몇석을 얻을지가 관심의 대상“이라며 “부산의 경우 사실상 여당이 독주하고 있어 이를 견제하는 다수의 야당후보도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지방에서 올라와 서울 강남에 거주하고 있는 양모(29·여)씨는 “강남에 사는 저소득층도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공약을 찾아보려 했지만 보이지 않았다.”며 “한 후보는 ‘유학파’라며 영어로 현수막을 걸어 놓았던데, 오히려 엘리트나 특권 의식이 느껴졌다.”며 거부감을 표시했다. 서울 종로에 사는 직장인 이모(54)씨는 ”이번 총선은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는 기회가 될 것이고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선거가 될 것”이라며 “선거를 통해 대한민국이 한 단계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국민들이 더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하기를 바라는 유권자도 많았다. 사업가 정모(37)씨는 “투표는 포기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닌 당연히 해야 하는 의무”라며 “특히 20~30대 투표율이 낮다는 얘기를 듣고 꼭 투표를 해야겠다고 생각해 투표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극도의 정치혐오증을 드러낸 유권자들도 적지 않았다. “싸움박질만 하는 정치권은 다 똑같다.”면서 불참을 고민하다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들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충북 청주시의 박모(41)씨는 “여당과 야당을 가릴 것 없이 모두 자신들의 잘못은 모른 채 상대를 헐뜯고 자기네들만 잘났다며 떠들고 있는 것 아니냐.”면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커 투표를 하지 않으려다 나왔다.”고 말했다. 홍모(45)씨는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어 투표를 안 할까 하다가 친정 엄마가 찍으라는 사람을 그냥 찍었다.”면서 “선거 당일까지 누굴 찍어야 할지 결정을 못했다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았다.”고 귀띔했다. 경기지역의 한 유권자는 “화장터, 탄약고 이전 등 지역 숙원사업을 누가 가장 관심을 갖고 해결할 수 있을지를 감안해 후보를 선택했지만, 정치권에서 주민들과 직접 관계도 없는 일을 갖고 서로 헐뜯는 모양새가 너무 보기 싫었다. 이번 선거가 최악이었다.”고 밝혔다. ●당리당략 정치인 우려… 소통·화합 힘쓰길 새누리당 나성린, 민주통합당 김영춘, 무소속 정근 후보 등 3명이 출사표를 던져 초박빙 승부를 겨루고 있는 부산진갑 선거구 유권자인 강모(46)씨는 “매일 싸움만 할 게 아니라 여야가 힘을 합쳐서 국민이 잘살 수 있도록 경제 활성화에 힘을 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래구의 김일섭(55)씨는“ 소통과 화합이라는 원래의 정치적인 신념은 온데간데없고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과 나라를 위하기보다는 당리당략에 철저히 따르는 정치인들을 보니 걱정이 앞선다.”면서 선거가 끝나고 나면 진정으로 나라의 발전을 위해 여야가 화합하는 정치를 펴줄 것을 요구했다. 배경헌·이성원기자 전국종합 baenim@seoul.co.kr
  • [서울광장]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에 주목하는 이유/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에 주목하는 이유/최광숙 논설위원

    요즘 민간인 불법 사찰을 폭로한 장진수 전 주무관이 검사보다 낫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어찌 입막음용으로 받은 5000만원 돈다발을 휴대전화로 찍었다가 검찰 모르게 공개할 생각을 했는지 놀랍다는 것이다. 그가 찍은 돈뭉치는 듣도 보도 못한 ‘관봉’ 형태로, 윗선 은폐 시도의 완벽한 물증이 됐고 검찰 수사는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다. 뒤통수를 맞은 검찰은 뒤늦게 돈다발의 출처를 찾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검찰이 모든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믿는 국민은 그리 많지 않다. 2년 전 민간인 사찰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당시 검찰이 제대로 수사만 했더라도 지금 총선 선거판을 뒤흔들 정도의 ‘빅 이슈’로 떠오르지 않았을 것이다. 당초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주도해 일을 저질렀지만, 검찰의 부실 수사로 결과적으로 사건 당사자들 사이에 증거인멸·무마용 돈뭉치가 오가는 등 부패와 불법의 판을 더 키운 측면이 없지 않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번 사건만 봐도 권력 앞에만 서면 검찰의 사정 칼날이 한없이 무뎌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검찰은 ‘권력을 감시하고 개인을 보호’하는 법치의 실천 주체다. 하지만 우리 검찰은 ‘권력을 비호’하는 일에만 골몰하는 것 같다. 검찰은 제 식구 감싸기로도 유명하다. 2002년 부패방지위원회(현 국민권익위원회)는 검찰 간부 L씨가 인사청탁 명목으로 검찰 고위간부 K에게 3000여만원 상당의 이란산 고급카펫을 건넸다는 제보를 받아 관련 자료까지 확보해 검찰에 넘겼지만 흐지부지 끝났다. 수사를 맡은 검찰이 고급 카펫을 170만원짜리 싸구려 중국산 카펫이라고 주장했고, 결국 전·현직 검찰 간부들은 불구속 기소 처리됐다. 일반 형사사건의 경우 예외 없이 사건 기록을 열람할 수 있는데도 검찰은 부방위의 수사자료 열람조차 거부했다. 이 모든 것은 검찰이 독점적으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갖고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특히 이번 수사를 지켜보면서 검찰을 이대로 두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검찰 스스로 변신하는 게 최선이지만 그러지 못하면 외부에서 충격을 주는 수밖에 없다. 요즘 ‘상설 특검제’나 ‘고위공직자비리 수사처’(고비처)를 만들자는 얘기가 고개를 드는 이유다. 민주통합당과 진보진영에서 더 목소리를 높인다고 보수진영에서 반대만 할 일은 아니다. 지난 2002년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후보가 고비처 설립을 주장했고,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상설특검제를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상설특검제의 경우 그동안 특검이 별 소득이 없었던 것에 비춰 보면 제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지 미지수다. 국회에서 옷로비 사건, 삼성 비자금, BBK 등 8차례에 걸쳐 특검을 하면서 107억원의 혈세를 썼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그렇다면, 검찰과 다른 별도의 사정기구를 둔다면 고비처가 올바른 방향이 될 수 있다. 고위공직자 비리 척결과 검찰 견제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점에서도 매력적이다. 고비처에 대해서는 지난 10여년 동안 간헐적이나마 논의가 끊이지 않았다. 참여정부 시절 관련 법률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등 고비처 설치가 가시권에 드는 듯했으나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의 반발로 국회 법사위 심의조차 보류되면서 무산됐다. 그후 ‘스폰서 검사’ 논란 시 등 몇 차례 논의가 있었으나 진전을 보지 못했다. 왜 이리 검찰 개혁은 험난한가. 바로 검찰과 국회가 걸림돌이다. 검찰은 독점적 수사권을 나눠 갖지 않으려 조직차원에서 저항하며 전방위 로비를 펼치고 있다. 국회의원들 또한 자신들이 대통령 측근과 친인척, 차관급 이상 고위 공직자들과 함께 고비처의 수사대상에 포함되는 것을 내심 용납하지 못하고 있다. 4·11 총선이 끝나면 19대 국회가 새로 출범한다. 새 국회에서는 우리 사회의 오래 묵은 숙제 중 하나인 고비처 설치에 대한 본격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해 본다. bori@seoul.co.kr
  • [지금&여기] 지혜로운 양비론, 지혜롭지 못한 양비론/박록삼 정책뉴스부 기자

    [지금&여기] 지혜로운 양비론, 지혜롭지 못한 양비론/박록삼 정책뉴스부 기자

    흐드러진 꽃잎 대신 눈발이 휘날렸던 4월 초 어느 밤 술자리는 어수선했다. 선거 때면 등장하곤 하는 ‘정치 멱살잡이’는 없었다. 서로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두 친구는 한참 동안 얼굴을 붉혔다. “다 그놈이 그놈이잖아. 걔들 때문에 우리가 왜 싸워야 돼?”라는 또 다른 친구의 ‘지혜로운 양비론’ 덕택에 안줏거리에서 4·11 총선을 빼놓은 채 통음은 이어졌다. 얼마 전 안철수 교수가 대학특강 중 “정당이나 정파보다는 개인을 보고 뽑는 게 필요하다.”고 말하자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도덕이 위기에 봉착한 시기에 양비론이 설 자리는 없다.”고 비난했다. 안 교수로서는 투표 참여의 중요성을 얘기했겠지만 현 정부와 집권 여당 4년의 실정에 대한 심판론을 제기하는 야권 입장에서는 양비론으로 들렸을 테다. 물론 집권 여당이라고 반색을 하기보다는 내심 불편했을 테니 안 교수의 발언은 ‘결과적 양비론’에 가까울지도 모를 일이다. 민간인 불법사찰, BBK 가짜 편지, 기획재정부 선거법 위반, 박사 논문 표절 의혹 등 날마다 새로운 부정과 비리가 터져 나와 전날의 부정과 비리를 덮고 있다. 이 와중에 야당의 한 후보가 7~8년 전 인터넷 성인방송에서 내뱉었던 막말이 드러났다. 여야 중립적 균형 보도라는 명분을 앞세운 언론들로서는 참으로 고마운 존재였을 게다. 기다렸다는 듯 비슷한 무게감으로 연일 기사를 쏟아내며 양비론을 펼치기에 바쁘다. 양비론은 이렇게 우리 술자리에서부터 언론 보도까지 사회 전반을 휩쓸고 있다. 양비론은 하나의 잣대를 엄격히 들이대는 것과는 동떨어져 있다. 먼 옛날 황희 정승이 두 계집종에게 했다는 지혜로운 양비론의 일화는 사실 ‘너희들이 왜 다투는지 나는 별 관심이 없어’라는 무관심, 무책임과 다름없다. 시시비비를 가리기 귀찮아하며 양비론을 꺼내드는 순간 진실의 편린들은 안드로메다 바깥으로 날아가고 머지않은 훗날 운석이 돼 내 머리 위로 떨어진다. 나, 혹은 당신. 귀차니즘과 무책임함을 양비론으로 포장하고 있지는 않나. youngtan@seoul.co.kr
  • “BBK 가짜편지 배후 최시중 등 MB 최측근”

    “BBK 가짜편지 배후 최시중 등 MB 최측근”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BBK 사건’과 관련, 김경준(46·복역중)씨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됐던 ‘가짜 편지’의 실제 작성자 신명(51·치과의사)씨가 편지의 배후로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이 대통령의 손위 동서인 신기옥씨 등 이 대통령의 최측근들을 지목했다. 신씨는 5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배후로 알려진 사람은 순서대로 양승덕 경희대 관광대학원 행정실장, (대선 당시 MB 상임특보) 김병진씨, 신기옥씨, 최시중씨, 이상득씨”라고 밝혔다. 신씨는 지난달 27일 중국 베이징 기자회견 때 “대학 4년 동안 아버지처럼 돌봐 준 양씨가 2007년 11월 9일 편지 문구를 보내 그대로 쓰라고 했다.”면서 “선거가 끝난 뒤 양씨로부터 편지를 쓰도록 한 사람 중에는 이 의원과 최 전 방통위원장 등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배후를 입증할 다른 증거를 검찰에 제출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나를 보호하기 위한 증거가 있다.”면서 “홍준표(새누리당 의원)씨 말대로 공작적 요소가 있어 재판정에 가게 되면 증거를 내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내가 대필한 편지의 원본은 양씨에게 받았지만 다른 사람이 쓴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내가 편지의 원안을 갖고 있으니 검찰 수사에서 원안을 만든 사람을 찾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에게 가짜 편지가 들어간 경위와 관련, “그 부분에 대해선 전혀 아는 바가 없다.”면서 “김씨가 홍씨에게 바로 주진 않았다는 건 알고 있다. 누구 손을 거쳐서 갔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BBK 가짜편지’ 작성자 신명씨 출석

    ‘BBK 가짜편지’ 작성자 신명씨 출석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BBK사건’과 관련, 김경준(46·천안교도소 수감)씨의 기획입국설 근거가 됐던 ‘가짜 편지’의 실제 작성자 신명(51·치과의사)씨가 3일 오후 2시 검찰에 출석했다. 미국에 체류중이던 신씨는 전날 중국 베이징을 거쳐 귀국했으며 피고소인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다. 신씨는 검찰 조사에 앞서 취재진에 “성실하게 조사를 받고 그에 따라 처벌받게 되면 받겠다.”면서 “정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BBK사건이 ‘민간인 불법 사찰’과 함께 총선의 새로운 변수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검찰은 신씨를 상대로 편지 작성 경위와 배후 등을 추궁했다. ‘BBK 의혹’의 핵심인물인 김씨는 신씨와 그의 형 신경화(54·수감 중)씨가 참여정부 측의 사주를 받아 자신이 귀국한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내용의 ‘가짜편지’를 써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지난해 12월 신씨 형제를 검찰에 고소했다. 김씨와 미국 교도소에 함께 수감된 적이 있는 신경화씨는 “김씨에게 속아서 미국 교도소에서 1년을 복역했다.”며 김씨를 고소한 상태다. 신경화씨는 강도 죄를 짓고 미국으로 도피했다가 2006년 10월 미국에서 검거, 1년 뒤 범죄인인도요청에 따라 한국에 송환됐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대선을 한달 앞둔 2007년 11월 김씨가 귀국하자 당시 청와대와 여권이 개입했다는 의혹과 함께 신경화씨가 보냈다는 문제의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에는 “자네가 ‘큰집’하고 어떤 약속을 했건 우리만 이용당하는 것이니 신중하게 판단하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편지는 김씨가 여권으로부터 모종의 대가를 받고 들어왔다는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됐다. 또 당시 ‘BBK 의혹’으로 수세에 몰렸던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에게는 반전의 계기로 작용했다. 그러나 신씨는 지난해 “형이 보냈다는 편지는 내가 작성한 것”이라며 배후로 이상득 새누리당 의원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 여권 실세를 지목했다. 기획입국설이 한나라당의 조작극이라고 뒤늦게 주장하며 주목받은 신씨는 지난달 20일 미국에서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가짜편지를 언론에 공개했던 홍준표 새누리당 전 대표가 편지의 입수경위를 털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달 23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신씨를 검찰에 고발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40) 정보공개청구제도 시행 15년

    [테마로 본 공직사회] (40) 정보공개청구제도 시행 15년

    혹자는 아예 ‘괴담(怪談) 공화국’이라고도 했다. BBK 괴담, 4대강 괴담, 미네르바 금융 괴담, 광우병 괴담, 천안함 괴담, 방사능 비 괴담, 독도 괴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괴담, 구제역 괴담, 선관위 테러 괴담 등등…. 최근 몇 년 사이에 우리 사회를 떠돌았던 크고 작은 괴담들을 짚어보면 국민들이 분열된 갈등의 지점과 그 진행 과정, 문제점들이 분명해진다.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공유되면서 봄눈 녹듯 사그라지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정부가 정보를 꽁꽁 묶어두며 오히려 의혹을 확대 재생산시킨 것들도 상당수다. 정확한 사실이 커튼 뒤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 예상과 추측, 의심이 난무하는 것은 필연에 가깝다. 15년째 정보공개청구제도를 운영하면서 매년 30만건 이상의 정보공개청구 건수와 90% 안팎의 정보공개율 등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정부의 안타까운 자화상이다. 정보공개청구제도의 변천 과정 및 운영 현황, 문제점 등을 짚어본다. 정보공개제도는 1998년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및 행정 투명성 향상을 위해 처음 도입됐다. 이에 앞서 1992년 청주시에서 정보공개조례를 제정했고 1996년 수차례에 걸친 법안 심의와 당정협의, 공청회 등을 거친 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세계에서 13번째 정보공개 법률 제정 국가가 됐다. 그 이후에도 정보통신 환경의 변화 등을 감안해서 법률을 개정했고 2006년에는 정보 검색과 청구, 결과 통보, 열람 등이 한 번에 가능하도록 정보공개시스템(www.open.go.kr)을 만들어 1399개 공공기관에 대한 정보 접근성과 편의성을 더욱 높이도록 했다. ●세계 13번째 정보공개 법률 제정 그 결과 1998년 2만 5475건에 불과했던 정보공개 청구 건수는 2006년 13만 2964건에서 2010년 32만 2018건으로 10배 이상 늘어났다. 전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율 역시 1998년 94.7%를 나타냈고 2006년 90.5%, 2010년 89.7% 등 90% 안팎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온라인 정보공개 청구율 역시 2008년 69.7%에서 2009년 74.5%, 2010년 77.8%로 매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식품·위생·환경·복지·교통 등 국민의 생명 및 재산 보호와 관련된 정보, 교육·의료·조세·건축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정보 등에 대해서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사전 정보공개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을 세우는 한편 올해는 중앙행정기관 36곳, 지방자치단체 139곳 등에서 주부, 학생, 회사원 등으로 ‘정보공개 모니터단’을 꾸려 국민들의 실제적인 요구를 제도에 반영할 계획이다. 하지만 불편한 진실은 보이는 지표 안쪽에 숨겨져 있다. 중앙행정기관의 경우 정보공개율이 떨어지고 있다. 특히 정보가 전부 공개된 비율은 2008년 68%, 2009년 67%, 2010년 65%로 갈수록 낮아진다. 사그라질 줄 모르는 ‘괴담’의 기원을 짐작하게 하는 간접적 배경이다. ●올해부터 ‘정보공개 모니터단’ 운영 또한 비공개 결정 사유 중 가장 큰 부분은 ‘정보 부존재’다. 이는 보존 기간이 경과했거나 해당 기관이 작성하지 않은 정보인 경우에 해당한다. 지난해 비공개 사유를 보면 ‘정보 부존재’로 인한 비공개가 47.2%로 법령상 비밀·비공개(33%)와 함께 주요 사유가 됐다. ‘정보 부존재’로 인한 비공개는 40%를 웃돌며 매년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원자료의 목록과 달라 재가공해야 하거나 손질이 필요한 경우 정보공개 담당자가 ‘부존재’로 처리하는 행정편의주의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청구인이 ‘관련 자료 일체’와 같은 식으로 포괄적으로 청구하는 경우도 많고 담당자마다 자료를 가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제각각이라 일률적인 기준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면서 “지난해 개정한 정보공개제도 운영 매뉴얼에서는 관련 판례를 적시해서 ‘부존재’로 인한 비공개를 제한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행정편의주의 사례도 비일비재 하지만 공개 여부를 기관별 실무자가 자의적으로 판단하는 사례는 여전히 많다. 게다가 정보공개 관련 법에 불성실하게 답변하거나 허위로 답변하는 등 규정을 위반할 경우에 대한 처벌 조항이 없어 책임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전진한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소장은 “정보를 숨기지 않고 투명하게 공개하고 진솔하게 소통하면 괴담 같은 것들은 자연스레 사라지게 마련”이라면서 “정보공개제도가 초기에는 행정 감시에서 출발했지만 점차 시민의 알 권리 충족으로 발전해가고 있고 생활에 적극적인 편의를 주는 방향으로 진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구할 경우 기록을 공개하는 식이 아닌 데이터 전체를 먼저 능동적으로 공개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BBK 검사들’ 대법에 탄원서

    2007년 대선 당시 BBK 사건을 수사했던 최재경 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과 검사 9명이 지난 7일 자신들의 명예훼손 손해배상청구 사건 상고심을 신속히 처리해 달라는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이 같은 내용은 시사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패널이자 명예훼손 사건의 피고인인 주진우 시사IN 기자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됐다. 현직 검찰이 재판이나 변호인이 아닌 탄원서 형식으로 원고로서 의견을 표명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최 중수부장 등은 신영철 대법관에게 보낸 탄원서에서 “의도적으로 편파수사를 진행해 이명박 후보의 주가조작 등 범죄혐의를 축소·은폐·조작 수사했다고 도를 지나친 공격을 한 데 대해 제기한 사건의 신속한 재판을 청원하기 위해 탄원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최 중수부장 등은 “이 사건으로 금전적인 배상을 받아 사리사욕을 채울 생각은 없다.”면서 “국민에게 왜곡되고 매도된 실체적 진실을 되찾아 주고 검찰에 대한 신뢰를 조금이라도 회복시키는 순수한 바람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신 대법관은 ‘BBK 검사’ 명예훼손 사건을 맡은 대법원 민사3부의 주심이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21일간 이재오 3만73건 vs 천호선 4만7691건 ‘은평을’ 트위트 불났다

    21일간 이재오 3만73건 vs 천호선 4만7691건 ‘은평을’ 트위트 불났다

    4·11 총선 격전지는 트위터에서부터 열기가 달궈졌다. 서울신문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분석업체 그루터와 지난달 1일부터 지난 21일까지 서울지역 격전지 6곳의 여야 후보 12명이 언급된 트위트들을 분석한 결과 서울 은평을이 가장 치열한 곳으로 꼽혔다. 트위터 안에서 새누리당 이재오 후보는 3만 73건, 통합진보당 천호선 후보는 4만 7691건 언급됐다. 이 후보는 12명의 후보 가운데 부정적인 메시지 비율이 52.7%로 가장 높기도 했다. 이 후보는 트위터상에서 주로 새누리당 김종훈·김태호, 민주통합당 정동영 후보 등과 함께 언급됐고 이명박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이라는 점이 트위터리안들에게 부정적으로 거론됐다. 천 후보는 야권연대에 대한 언급이 가장 많았다. 천 후보에 대한 전체 언급 가운데 부정적인 내용의 비율은 19.4%였다. 그러나 긍정적 언급의 비율은 이 후보가 28.7%, 천 후보가 30.0%로 큰 차이가 없었다. 다음으로 격전을 벌이고 있는 곳은 서울 동대문을 지역이었다. 이 지역 후보들에 대한 메시지 3만 8799건 가운데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에 대한 것만 3만 3744건(87.0%)이나 됐다. 홍 후보에 대한 트위트는 ‘BBK’로 대표됐다. 최근 BBK의 가짜 편지를 썼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논란이 불거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 관련 키워드도 ‘가짜, 의혹, 이상득, 김경준’ 등이 꼽혔다. 다만 홍 후보에 대한 감성 키워드로 ‘열정’도 뒤따랐다. 긍정 비율도 25.7%였다. 민주당 민병두 후보(5055건)는 정봉주 전 의원과 함께 거론되는 메시지가 다수였다. 부정 비율(17.5%)과 긍정 비율(23.3%)도 큰 차이가 없었다. 정치 1번지 종로에서 맞서는 후보들은 트위터에서도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었다. 두 후보의 부정 비율은 새누리당 홍사덕 후보가 37.6%, 민주당 정세균 후보가 31.8%였다. 긍정 비율도 홍 후보 27.2%, 정 후보 28.7%로 비슷했다. 6선의 홍 후보에 대해서는 ‘신사, 거목’ 등의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동시에 ‘길다. 오래됐다.’는 피로감도 나왔다. 4선 중진인 정 후보는 종로 곳곳의 동 단위 지역활동을 하는 모습을 트위터에 담았고 이에 대해 트위터리안들은 “바닥을 훑는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대학 선후배로 16년째 맞대결을 벌이고 있는 서대문갑 지역의 새누리당 이성헌·민주당 우상호 후보는 트위터 내 키워드도 ‘연세대, 맞붙다’였다. 특히 우 후보는 8173건의 메시지 중 부정 비율이 49.6%로 이재오 후보 다음으로 높았다. 우 후보의 연관 단어는 ‘우려, 공천’과 함께 ‘혁신, 좋다’ 등이 팽팽하게 나뉘었다. 메시지 수가 1723건에 불과한 이성헌 후보에 대해서 트위터리안들은 ‘말 없다, 일 잘한다.’는 긍정적인 평도 했지만 부정 비율(18.5%)과 긍정 비율(12.9%) 모두 적은 편이었다. 12명 가운데 긍정비율이 가장 높았던 후보는 민주당 우원식(서울 노원을) 후보였다. 우 후보는 민주당 김용민(노원갑)·통합진보당 노회찬(노원병) 후보와 동시에 언급됐다. 세 후보가 합동으로 지역공약을 발표하는 사진에 대해 많은 트위터리안들이 “아름답다, 훈훈하다.”고 칭찬했다. 새누리당 권영진 후보도 ‘노력’의 이미지를 통해 54.2%의 긍정 비율을 보였다. 영등포을의 새누리당 사무총장인 권영세 후보와 인지도가 높은 민주당의 신경민 후보 중에서는 신 후보의 긍정 비율(38.8%)이 권 후보(29.8%)보다 좀 더 높았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민간사찰 담당 변호사 “사건 축소하면 할수록 좋다”

    민간사찰 담당 변호사 “사건 축소하면 할수록 좋다”

    국무총리실 민간인 불법 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을 재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박윤해)은 29일 증거인멸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최종석(42)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 행정관과 민간인 불법 사찰을 총괄한 이인규(56)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을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은 또 자신이 증거인멸을 지시했다며 ‘몸통’을 자처한 이영호(48)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을 30일 오전 10시에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장진수(39)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은 이날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이슈 털어주는 남자’(이털남)에서 민간인 사찰 관련자들의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바른의 강훈(58) 대표변호사가 “사건은 축소하면 할수록 좋다.”며 청와대 개입을 은폐하는 대책회의를 주도했다는 내용의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했다. 강 변호사는 이명박 정부 초대 청와대 법무비서관이다. 최 전 행정관은 장 전 주무관이 증거인멸 과정 등에서의 청와대 개입 의혹을 폭로해 재수사가 시작된 이후 청와대 출신 인사 가운데 처음으로 검찰에 불려 나왔다. 이 전 비서관, 진경락(45)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과 함께 핵심 수사 대상 3인방으로 꼽힌다. 최 전 행정관은 특히 2010년 검찰 수사 때 장 전 주무관에게 지원관실 컴퓨터 파괴 등을 지시하면서 민정수석실과 검찰의 조율 정황 등을 설명했는가 하면 재판 과정에서는 청와대 등의 분위기를 전하며 적극적으로 장 전 주무관을 회유한 사실이 장 전 주무관의 폭로를 통해 드러났다. 실제 장 전 주무관이 폭로한 녹취록 등에는 최 전 행정관이 청와대와 총리실, 고용노동부 등의 중간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여 온 흔적이 곳곳에 드러나 있다. 최 전 행정관은 우선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인 2010년 7월 7일 오전 장 전 주무관에게 지원관실 점검1팀과 진 전 과장이 사용한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파괴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 전 비서관의 대포폰을 지급했다. 장 전 주무관에게 “민정과 검찰도 (증거인멸 내용을) 알고 있다.”며 민정수석실과 검찰의 조율 정황도 시사했다. 청와대 ‘윗선’의 존재를 알린 것이다. 증거인멸 혐의로 장 전 주무관 등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2010년 8월에는 이동걸 고용부 장관 정책보좌관이 장 전 주무관에게 변호사 비용 4000만원을 건네는 과정에 개입했다. 출처가 밝혀지는 대로 또 다른 ‘윗선’이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털남’이 공개한 녹취록에서 강 변호사는 2010년 10월 15일 대책회의를 주재하면서 “사건을 축소하면 할수록 좋은 거다. 사건이 부풀려져서 우리한테 좋을 게 없다. 증거인멸이라 하는데, 뭘 인멸했냐는 건 아무도 모른다. 검찰도 모르고, 그 입장에서는 ‘국가기밀이기 때문에 무조건 지우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지웠다’라고 추상적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 좋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9월 29일 녹음된 대화에서 최 전 행정관은 “강훈 변호사가 (사건 관련자들 변호를) 직접 총괄 지휘하고 있다. 비용도 강훈 변호사가 댄다.”며 강 변호사가 재판대응 전반과 비용 문제를 처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 변호사는 청와대 비서관을 그만 둔 뒤 바른 대표변호사를 맡았고, 이후 바른은 BBK 사건, 도곡동 땅 사건 등 이명박 대통령 관련 사건을 도맡았다. 김승훈·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BBK 편지배후 이상득·최시중이라 했다”

    2007년 대통령 선거 때 이른바 ‘BBK 기획입국설’의 근거가 됐던 ‘가짜편지’는 양모씨가 가져온 편지 원본을 보고 써 준 것이며 원본 작성 배후에는 한나라당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편지를 작성한 당사자인 신명(51·치과의사)씨가 주장했다. 신씨는 27일 베이징에서 한국 특파원들을 만나 “경희대 치대를 다닐 때 등록금을 대준 은인인 양씨가 2007년 11월 편지 문구를 가져와 거기에 적힌 대로 쓰라고 해서 써 주었고 그것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간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양씨로부터 이상득 의원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사건을 배후에서 핸들링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주장했다. 홍 전 대표는 미국 교도소에 복역 중이던 김경준이 범죄인인도재판의 항소를 포기하고 대선 전에 입국하게 된 것은 당시의 청와대가 개입했기 때문이며 그 증거로 신씨의 편지를 증거로 공개한 바 있다고 신씨는 덧붙였다. 신씨는 “2007년 대선 당시 가짜 편지를 양씨에게 전달했지만, 이후 어떤 경로를 통해 홍 전 대표가 편지를 입수하게 됐는지 홍 전 대표 스스로 밝혀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특히 “홍 전 대표의 보좌관인 나경범 보좌관이 홍 전 대표를 대신해 사과를 할 경우 받아 주겠느냐는 뜻을 한 지인을 통해 간접적으로 전해 왔으나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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