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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민 위장한 채 공항 화장실에 권총 숨긴 독일군 소위 재판 시작

    난민 위장한 채 공항 화장실에 권총 숨긴 독일군 소위 재판 시작

    독일군 장교가 시리아 난민으로 신분을 위장하고 정치인들에 대한 백색 테러를 꾸민 혐의로 20일(이하 현지시간) 처음으로 프랑크푸르트 고등법원 법정에 섰다. 피고인의 성을 공표하지 않도록 한 독일 사생활 법에 따라 프랑코 A(32) 소위라고만 알려진 그는 2017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그 주둔 프랑스·독일 연합사령부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그는 오스트리아 빈 공항 화장실에 놔둔 권총을 되찾으려다 청소부에게 들키면서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그는 자동차로 3시간 떨어진 독일 프랑크푸르트 근교에 체류하던 시리아 기독교도 다비드 벤야민의 신분증을 갖고 있었다. 지문을 대조했더니 독일군 장교로 밝혀져 백색 테러를 꾸민 혐의로 기소됐다. 물론 그는 극단주의자가 아니며 테러 음모를 꾸미지도 않았다고 부인했다. 변호인은 그를 상대로 모략이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고 그는 법정에 출두하면서 취재진에게 “깨끗한 양심으로” 임할 것이라면서 “다른 이에게 폐를 끼칠 어떤 일도 계획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독일 검찰은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 국회 부의장, 유대인 활동가 등의 공격 목표 명단을 갖고 있었다며 가짜 신분증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뒤 난민에 책임을 돌려 반무슬림 정서를 촉발할 목적이었다고 기소 이유를 밝혔다. 그는 부모 집 지하실에 다량의 탄환과 폭탄을 숨겨뒀다가 나중에 친구 집으로 옮긴 것으로 밝혀졌다. 압수된 노트와 녹취록에는 그가 히틀러를 찬양하는 내용들이 담겨 있었다. 또 이른바 “Day X”에 독일 국가를 붕괴할 목적으로 첩보 장교들을 포섭한 생존주의자 네트워크인 ‘한니발’에 가입한 것으로 검찰은 봤다. 그가 검거되기 전인 2015년부터 이듬해 사이 시리아 뿐만 다른 나라 출신 난민들이 쏟아져 들어와 독일군 장병들이 극우파 운동에 가담하는 일이 많았다. 검거된 지 몇주 뒤 그가 근무하던 스트라스부르 일키르치 독일군 기지의 공용실에서는 나치 군 기념물들이 무더기로 간직돼 있었다. 물론 나치 상징을 소장하는 일은 금지돼 있다. 지난해 독일 국방장관은 20명이 극단주의 성향이 의심된다며 KSK 특공대를 부분 해체했다고 밝혔다. 원래 그에 대한 재판은 3년 전에 시작됐어야 했는데 프랑크푸르트 하급법원이 그가 테러를 꾸몄을 “압도적일 만큼 높은 가능성”이 없다며 기각하는 바람에 이뤄지지 못했다. 연방검찰이 항소해 결국 고등법원에서 유무죄를 다투게 됐다. 만약 그의 유죄가 확정되면 징역 10년형까지 처해질 수 있다. 그는 재판 전 여러 해외 매체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난민 신분을 도용한 데 대해 독일 망명 제도의 허점을 폭로하기 위해서였다고 항변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에는 “몸소 밑바닥까지 내려가 독일 당국이 안보를 빙자해 얼마나 망명 개념을 유린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또 과격 집단에 몸 담은 것이나 부모 집에 무기를 숨긴 것을 자위권이라며 “위급 시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강변했다. 빈 공항에 권총을 숨긴 것은 오스트리아 국방장관이 개최한 장교 무도회에 갔다가 친구랑 술에 취해 덤불 속에서 나치 시대 브라우닝 모델 17 권총을 발견해 코트 속에 넣어둔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나중에 스트라스부르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야 권총을 화장실에 감춘 것이 떠올라 당황했으며 몇주 뒤 회수해 경찰에게 넘길 참이었다고 덧붙였다. 오스트리아 경찰은 그가 송환되길 기다리고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사기 인터뷰로 어머니 다이애나빈 죽음 몰아” 왕세손들 BBC 작심 비판

    “사기 인터뷰로 어머니 다이애나빈 죽음 몰아” 왕세손들 BBC 작심 비판

     영국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가 1997년 세상을 떠난 어머니 다이애나 왕세자빈이 BBC 방송 직원에게 속아 1995년 11월 인터뷰에 응한 것이란 독립 조사 결과가 20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되자 강한 어조로 BBC를 비판했다.  BBC 파노라마로 방영된 문제의 인터뷰는 다이애나빈이 남편 찰스 왕세자가 커밀라 파커 볼스(현재 부인)와 불륜 관계임을 처음 털어놓아 영국 사회를 큰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2000만명 가까이가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가 남긴 말 “이 결혼에는 우리 셋이 있었다. 그래서 약간 복잡했다.(Well, there were three of us in this marriage, so it was a bit crowded)”는 사람들의 입에 오랫동안 오르내렸다.  윌리엄 왕세손은 성명을 내 “기만적인 인터뷰 방식이 어머니 발언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고 본다”며 “해당 인터뷰는 부모님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주된 원인이었고 셀 수 없이 많은 이를 아프게 해왔다”고 비난했다. 그는 “BBC의 잘못이 어머니의 두려움과 편집증, 고립에 상당한 원인이 됐다는 점을 알아 형언할 수 없이 슬프다”면서 “BBC가 (처음 문제가 제기된 이듬해) 제대로 조사했더라면 어머니도 자신이 속았다는 점을 알았을 것이라는 점이 무엇보다 슬프다”고 밝혔다. 이어 “가짜뉴스의 시대여서 공영방송과 자유언론이 지금보다 중요한 적이 없었다”면서 “(BBC의) 잘못은 내 어머니와 가족뿐 아니라 대중도 실망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어머니의 인터뷰가 담긴 파노라마 프로그램이 다시 방영돼서는 안된다고도 주장했다.  해리 왕자는 형보다 훨씬 어조가 강했다. 그는 ”악용의 악습과 비윤리적 관행의 파급효과가 결국 어머니 목숨을 앗아간 것“이라며 ”이러한 관행이 더 심해져 여전히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점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가 (비윤리적 관행 때문에) 목숨을 잃었지만 바뀐 것이 없다”면서 “우리는 어머니의 유산을 보호함으로써 모두를 지키고 어머니의 삶과 함께한 존엄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떤 형태로든 책임을 지는 분께는 감사하다”면서 “정의와 진실로 나아가는 첫 발“이라고 강조했다.  BBC는 다이애나빈 인터뷰 성사 배경을 두고 문제 제기가 계속되자 지난해 대법관을 지낸 존 다이슨 경에게 독립적인 조사를 의뢰했는데 다이슨 경은 140만 파운드(약 22억 4000만원)를 들여 6개월에 걸친 조사를 마무리한 보고서를 통해 BBC 직원 마틴 바시르(58)가 다이애나빈의 동생 찰스 스펜서 백작에게 위조된 은행 서류를 제시하며 왕실 직원들이 돈을 받고 다이애나빈과 관련된 정보를 흘렸다고 말하는 등 거짓말로 인터뷰를 주선하도록 만들었다는 스펜서 백작의 주장을 인정했다. 바시르에게 잘못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던 BBC의 1996년 조사도 스펜서 백작을 만나지도 않는 등 “참담하게 비효율적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고서에서 “바시르가 부적절하게 행동했고 BBC의 편집 기준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평가했다. 또 바시르가 BBC 관리자들에게 위조 서류를 보여준 적이 없다는 등 적어도 세 차례 거짓말을 했으며, 바시르의 설명 상당 부분이 “믿을 수 없고, 신뢰가 가지 않으며, 일부는 정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BBC 방송도 “자사의 특징인 높은 윤리와 투명성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스펜서 백작은 바시르가 거짓말과 위조된 은행 입출금 내역 등을 내밀며 자신에게 인터뷰를 주선하게 했다고 주장해 왔으며, 인터뷰 방영 25주년을 맞은 지난해 공개 폭로했다. 그는 바시르가 위조된 은행 서류를 제시하며 왕실 직원들이 돈을 받고 다이애나비 정보를 흘렸다고 말해 두 남매를 화나게 만들어 인터뷰에 응하게 했다며, 그 서류를 안 봤다면 바시르를 누나에게 소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시르는 또 다이애나비의 개인 편지를 누가 훔쳐봤다거나, 그녀의 차가 추적당하고 전화가 도청됐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스펜서 백작은 전했다.  BBC는 조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조건 없는 사과를 한다는 입장을 냈다. 윌리엄 왕세손과 해리 왕자 두 아들은 물론 찰스 왕세자, 스펜서 백작 모두에 사과 편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방송은 아울러 이듬해 영국아카데미(Bafta) TV 상 등 이 인터뷰로 받은 모든 상을 반납했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주 방영하려다 연기됐던 조사 결과 내용을 방영했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BBC 의장을 지낸 그레이드경은 바시르의 행동보다 방송사의 “은폐”가 더 나쁘다고 꼬집었다.  바시르는 은행 서류를 위조한 것을 깊이 후회한다면서도 그것이 다이애나비가 인터뷰에 응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유지했다. 무명이었던 바시르는 이 인터뷰로 유명세를 얻어 미국으로 건너가 마이클 잭슨과 인터뷰를 하는 등 승승장구했으나 부적절한 발언으로 징계를 받는 등 물의도 많이 일으켰다. 잭슨의 전 매니저는 2003년 바시르와 잭슨의 인터뷰가 6년 뒤 잭슨의 사망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보조 수단이던 약물이 그날 이후 필수품이 됐다는 것이다. 바시르는 2016년 BBC로 돌아와 종교 담당 에디터로 있다가 지난주 보고서가 제출되기 몇 시간 전 건강 문제를 이유로 퇴사했다.  1961년생인 다이애나비는 1981년 찰스 왕세자와 ‘세기의 결혼식’을 올렸으나 결혼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인터뷰할 때는 별거 3년째였으며 인터뷰 이듬해인 1996년 이혼했고 1997년 8월 31일에 사귀던 이집트 재벌 2세 도디 알 파예드와 함께 파리 알마 터널에서 파파라치를 피해 고속으로 달리던 차가 터널의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바람에 숨졌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불발 미사일에 걸터앉아 미소짓는 가자지구 소녀, “며칠 안에 휴전”

    불발 미사일에 걸터앉아 미소짓는 가자지구 소녀, “며칠 안에 휴전”

    솔직히 이 사진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참혹한 상황이 열흘째 이어지는데 한 자매가 불발된 미사일에 걸터앉아 한 명은 미소를 짓고, 다른 한 명은 카메라를 잔뜩 긴장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원래는 연합뉴스가 국내 계약사들에 송고한 외신 사진만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고위 관계자가 1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과 휴전 합의가 조만간 이뤄질 수 있다고 밝힌 사실을 전한 영국 BBC 기사에 이 사진을 쓴 것을 보고 정신이 아득해졌다. 하마스와의 무력 충돌로 지금까지 숨진 사람은 227명, 그 중 어린이는 64명이나 되는데 이 자매는 평온한 일상을 이어가는 것처럼 보여서다. 참화 속에서도 일상은 이어지고 언젠가는 안정되고 평화로운 날이 올 것이란 희망의 증좌를 보여준 것이라고 억지로라도 받아들이고 싶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하마스의 고위 정치 간부 무사 아부 마르주크는 이날 레바논 알마야딘TV와의 인터뷰에서 “휴전 노력이 성공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하루나 이틀 안에 휴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의 점령 정책에 맞서 싸웠다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요르단강 서안을 장악한 다른 무장정파인 파타 관계자도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휴전이 임박했다고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파타 중앙위원회 간부 지빌 라주브는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아샤르크TV와 인터뷰에서 “이집트가 주도하는 아랍권의 노력으로 휴전 협정 초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전투가 몇 시간 안에 중단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사우디 알아라비야 방송에 따르면 이집트 고위 대표단은 이날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휴전 협정을 논의하기 위해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도시 라말라를 방문했다. 팔레스타인 고위 관계자들이 잇따라 휴전을 언급했지만, 포성이 멈출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목표가 이뤄질 때까지 작전을 계속하는 결심이 확고하다”고 밝혔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집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기다리던 장애인 에야드 살레하(33)와 그의 임신한 아내, 세 살배기 딸 등이 이스라엘의 미사일에 사망했다. 하마스는 지난 10일부터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를 대규모로 발사했고, 이스라엘은 전투기 등으로 연일 가자지구를 공습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73년 전 호주 애들레이드 해변에서 발견된 시신의 신원 밝히려 발굴

    73년 전 호주 애들레이드 해변에서 발견된 시신의 신원 밝히려 발굴

    호주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주 경찰이 19일(이하 현지시간) 새벽부터 불을 밝힌 채 애들레이드시 묘지에 묻힌 묘 하나를 파헤쳐 끄집어냈다. 묘비명은 이렇다. ‘알려지지 않은 남성’  현지 매체 나인 뉴스에 따르면 생각보다 점토질이 단단하고 문제의 유해가 관 속에 지금도 그대로 있는지 확신하지 못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긴 했지만 이날 오후 관을 꺼냈다. 이제 경찰은 법의학 전문가들과 함께 다양한 유전자 분석 기법을 활용해 이 나라 역사에 가장 이상한 시신의 신원을 70년이 훌쩍 지나서야 밝혀내기 위해 안간힘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영국 BBC 방송과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1948년 12월 1일 애들레이드의 소머턴 해변에서 이 남자의 시신이 발견됐다. 방파제 담에 기댄 채 숨져 있었는데 정장 차림에 타이까지 매고 있었다. 정장의 주머니 속에서는 신원을 증명할 만한 것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신원도 파악할 수 없었고 죽음의 원인도 규명할 수 없었다. 해서 호주인들은 냉전시대 스파이였는데 암살됐다거나 연인에게 보복 살해당했다거나 여러 갈래 억측만 늘어놓았다. 지금 우리의 한강 의대생 의문사처럼 모든 사람이 책상머리에 앉아 이런저런 억측을 늘어놓았다.  그가 첩자 의심을 산 것은 그럴 듯한 소지품이 발견됐기 때문이었다. 한달쯤 뒤 그의 가방이 애들레이드 철도역의 보관소에 맡겨진 것이 확인됐다. 의문의 남성이 주검으로 발견되기 하루 전에 이 가방을 맡긴 사실이 확인됐다. 가방에서는 옷가지들이 나왔는데 옷들의 라벨은 다 뜯겨져 있었고 대신 암호 같은 글씨가 박음질 돼 있었다. 바지를 수선소에 맡겼을 때 박음질한 글자는 킨(kean)이나 킨(keane)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신원을 특정하기 어려웠다. 책에서 찢어낸 듯한 종이도 나왔는데 페르시아어로 “타맘 슈드”라고 적혀 있었다. “끝났어”란 뜻이다. 나중에 경찰이 이 종이 조각에 대해 아는 사람은 제보해달라고 했더니 한 기업인이 차 뒷좌석에 뒀던 책의 갈피가 뜯겨져 있었다고 신고했는데 종이 조각이 떨어져나간 자국과 일치했다. 11세기 페르시아의 위대한 시인이며 ‘루바이야트’로 유명한 오마르 카이얌의 시 구절이었다. 이 책은 풀리지 않은 암호들이 많이 숨겨져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 첩자 소문을 사람들에게 믿게 한 것 중에는 당시 캔버라에서 옛소련과 내통한 첩자들을 검거한 직후였다는 사실도 포함됐다. 가방 속에서는 전화번호도 하나 나왔는데 주검이 발견된 곳 근처에 살던 여성 제시카 톰프슨의 것으로 밝혀졌다. 그녀는 경찰에 알지도 못하는 남성이라고 부인했고, 주검 사진을 보여줘도 정말 알아보지 못했다.  지난달 묘 발굴 계획을 발표한 비키 채프먼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주 검찰총장은 “70년 넘게 사람들은 이 남자가 누구인지, 어떻게 죽었는지 추측만 했다”며 “강렬한 대중의 관심” 때문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DNA 프로파일을 얻으면 이 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콜드케이스(미제 사건) 가운데 하나에 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주의 부검 활동을 돕는 앤느 콕슨 박사는 “지금 우리의 DNA 분석 기술은 시신이 발견됐던 1940년대보다 분명히 몇 광년은 더 앞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런 종류의 검사가 아주 복잡하긴 하지만 모든 수단을 동원해 비밀을 풀 것이라고 다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사르데냐섬부터 돌로미테까지 7000㎞를 내 두 다리와 두 팔로만”

    “사르데냐섬부터 돌로미테까지 7000㎞를 내 두 다리와 두 팔로만”

    이탈리아 문화부, 25개 국립공원과 사르데냐 잇는 야심찬 트레일 발표 모험가, 봉사자들 앞다퉈 나서, 코로나 시대 자연과 더 연결되는 트렌드 얼마 전 어느날 저녁, 이탈리아 산악가이드 엘리아 오리고니는 사르데냐섬 남동쪽 끝에 선 채로 파란 하늘이 바닷속으로 잠기면 어둑해지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이틀 뒤 노를 저어 티레니아 해를 건널 참이었다. 405㎞의 험난한 바닷길이다. 북부 출신으로 평생을 산에서 지내온 그로선 전혀 새로운 모험을 앞두고 있었다. 그는 나흘 동안 노를 저어 사르데나 섬부터 시칠리아 섬까지 이동할 참이었다. 그가 낯선 모험을 벼르는 것은 두 섬은 물론 본토의 모든 곳을 두 다리와 두 팔로만 최초로 훑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였다. 모두 7000㎞가 넘는다. 장화 같은 이탈리아 반도를 모두 훑는 트레일 개척의 꿈을 현실로 증명해내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 나라의 국립공원 25곳을 모두 연결한다. 13년 동안 3500만 유로(약 482억원)가 투자되는 야심찬 계획이다.오리고니는 “팬터지와 진짜 힘든 노고가 결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30~40㎞를 걷고 야영하며 노를 저어 시칠리아섬까지 가고, 다시 하이킹을 한 뒤 노를 저어 본토에 들어간다. 그런 식으로 본토의 북동단 프리울리 베네치아 기울리아의 조그만 무지아 마을까지 내내 걷는다. 핸드폰도 없이 떠나 구글 맵스나 위성위치측정(GPS)의 도움도 받지 않는다. 오로지 실물 지도만 들고 떠난다. 그는 18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첨단 장비의 도움을 받지 않고 여행함으로써 “당신이 있는 곳에 대해 더 폭넓은 시야를 갖게 된다. 주위를 발견하며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사르데냐섬부터 시칠리아섬 건너는 나흘이 자신의 인생에 가장 긴 하루하루가 될 것이란 점을 솔직히 인정했다. 배낭 무게를 7㎏으로만 유지하자는 캠페인을 펼쳤던 그는 젊은이들에게 이런 생각을 확산시킬 생각이다. 슬로 푸드 운동의 원산지답게 이탈리아에서의 관광도 생태 친화적이며 현지 문화에 더 밀접하게 연결돼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른바 ‘느리고 지속 가능한 여행’이란 기치다. 새 트레일은 공원에 이르는 길(Sentiero dei Parchi)로 이름지어졌다. 여섯 곳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을 포함한다. 유럽에서도 코로나19로 가장 큰 생채기를 입은 이탈리아 국민의 절반 정도인 2700만명이 지난해 여름 휴가 때 하이킹을 선택했다. 현지 금융 전문지 일 솔레 24 오레(Il Sole 24 Ore)는 이런 추세를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패러다임이 바뀌어 작고 덜 붐비며 산소와 움직임이 더 필요한 곳을 찾으려는 열망”이라고 규정했다.지난해 5월 이탈리아 환경부와 158년 역사를 자랑하는 이탈리아 알파인 클럽은 2033년까지 1990년대 완성돼 최근 별다른 사랑을 받지 못하던 센티에로 이탈리아(그랜드 이탈리안 루트)에 대략 1000㎞의 새 루트를 덧대 25개 국립공원들을 모두 잇겠다고 발표했다. 완성되면 미국 애팔래치안 트레일의 곱절, 스페인 카미노 델 산티아고의 10배 정도가 된다. 사르데냐의 고대 코르크나무 숲, 아펜나인 산맥, 아브루쪼 지역의 곰과 여우, 라치오 에 몰리세 국립공원, 토스카나와 에밀리아 로마냐의 배나무숲에 둘러싸인 은신처들, 에비앙 생수처럼 맑은 알파인 그랜 파라디소 국립공원의 눈덮인 정상에서 아이벡스 영양과 마주보기 같은 모험을 즐길 수 있다.지난해 이탈리아 관광 수입은 3670만 유로가 줄었을 것으로 예측됐다. 한때 관광 수입의 주종을 차지했던 도시와 박물관 등에는 앞으로도 관광객이 예전처럼 많이 찾지 않을 것이란 점은 쉽게 예상할 수 있다. 해서 새 트레일이 훨씬 새롭고 코로나 친화적인 관광객 유인 수단이 될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종전 트레일이 야영을 허용한 반면, 새 트레일은 가급적 호텔이나 농가주택에서 잠자리와 아침을 제공하는 방식을 채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친절한 이탈리아 시골 사람들의 환대는 말할 것도 없다. 지난달 오리고니가 사르데냐섬을 걸을 때 한 남자가 집으로 초대해 저녁을 대접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교회탑만 오롯했던 이탈리아 레시아 호수, 물 빼니 옛 마을 드러나

    교회탑만 오롯했던 이탈리아 레시아 호수, 물 빼니 옛 마을 드러나

    이탈리아 북부 트렌트 근처 레시아 호수는 14세기에 세워진 교회 탑의 윗부분만 수면 위로 오롯이 떠올라 있었다. 1950년 수력발전소 건설을 위해 댐을 짓고 두 호수를 연결하면서 수백 가구가 모여 살았던 쿠론 마을은 수면 아래 잠겼는데 탑만 물 위에 드러나 색다른 풍광으로 눈길을 붙들었다. 한 소설 작가와 넷플릭스 제작진이 작품에 담을 정도였다. 독일에서는 레셴제(호수)로 불렀다. 오스트리아, 스위스와 국경을 이루는 남티롤 지방의 명물이었다. 그런데 일시적으로 물을 뺐더니 호수의 바닥을 이뤘던 계단, 지붕, 담 등 마을 모습이 드러났다고 영국 BBC가 18일(현지시간) 전했다. 왜 물을 빼게 됐는지 방송은 설명하지 않았다. 이 지역 출신인 루이사 아쫄리니조차 옛 마을의 잔해 사이를 거닐다 보니 “이상한 감회”에 젖게 된다고 트위터에 털어놓았다. 마을 주민들은 당시 당국의 수몰 계획에 맹렬히 반대했다. 160가구 이상이 물에 잠겼으며 주민 다수는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는데 몇몇은 근처에 새로 만들어진 마을에 남기로 결정했다.최근들어 이 호수는 여름에는 하이킹을 즐기는 이들이, 겨울에는 얼어붙은 호수 위를 걸어 첨탑까지 걸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찾는 이들이 많았다는데 앞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코로나 백신 맞고 폐경된 여성이 생리 다시 해

    코로나 백신 맞고 폐경된 여성이 생리 다시 해

    폐경을 맞아 생리가 끝난 여성들이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나서 다시 생리를 하는 사례가 있다고 영국 더 텔레그래프가 18일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폐경이 된 여성들이 백신으로 불규칙한 생리가 다시 시작되었는지 여부에 대해서 조사중이다. 아직까지 코로나백신 접종과 여성 월경과의 상관 관계에 대한 증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킹스 칼리지 런던의 역학 교수인 팀 스펙터는 이달 초 백신 증상 추적 애플리케이션이 여성의 생리와 관련한 부작용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스펙터 교수는 “생리와 관련한 부작용을 신고한 약 6000명의 여성 가운데 수백 건의 사례만이 폐경 이후 다시 생리를 시작했다”면서 “우리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더 추적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성의 생리와 관련한 백신 부작용이 진짜인지 아니면 통계학적 우연인지 가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미국 일리노이대의 의료 인류학자인 케이트 클렌시 박사는 자신의 트위터에 모더나 백신을 맞은 뒤에 생리혈 양이 많아졌다는 경험을 전하기도 했다. 클렌시 박사는 “동료 가운데 백신을 맞고 생리가 심해졌다는 이가 있다. 나는 모더나 1회 접종을 한 뒤 일주일 반이 지났는데 생리 양이 20대가 다시 돌아온 것처럼 쏟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 이후 원래 주기보다 생리가 빨리 찾아왔다는 것이다. 수백명의 여성들이 클렌시 박사와 같은 경험을 나누기도 했다. 클렌시 박사는 코로나 백신과 여성 생리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 작업에 착수했지만, 아직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다. 의료진들은 백신과 생리 간에 상관관계가 있더라도 임신 능력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면역학자인 빅토리아 메일 박사는 영국 BBC에 백신 접종 이후 생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는 않다고 말했다. 메일 박사는 백신은 인간의 신체에 병원체를 투입하는 것이므로 외부 침입자를 막아내기 위해 혈관으로 무수한 화학적 신호가 생산된다고 설명했다. 갑작스럽고 불규칙한 여성들의 월경은 이러한 화학적 신호에 따른 결과란 것이다. 하지만 불규칙한 생리가 유산의 위험을 증대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꼭 가보려 했는데” 갈라파고스 ‘다윈의 아치’ 자연침식 붕괴

    “꼭 가보려 했는데” 갈라파고스 ‘다윈의 아치’ 자연침식 붕괴

    태평양 한가운데 갈라파고스 제도의 또 하나 명물인 ‘다윈스 아치‘가 자연침식으로 무너져내렸다고 영국 BBC가 18일 전했다. 갈라파고스 제도가 속한 에콰도르 환경부는 이날 페이스북에 사진 한 장을 올려 “다윈 섬의 중심에서 1㎞도 떨어지지 않은 다윈의 아치가 붕괴됐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알렸다. 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의 이름을 따 붙여진 이 다리 주변 바다는 스쿠버다이빙 명소로도 이름 높았다. 갈라파고스 제도는 에콰도르에서 서쪽으로 906㎞ 떨어져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독특한 동식물들이 고루 서식하고 있어 종 다양성이 확보돼 있다. 다윈이 진화론을 정립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234개의 섬들과 작은 만들, 암초들로 구성돼 있는데 네 섬에만 약 3만명이 모여 산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영상] 방송 중 뇌 손상…BBC에 60억원 손배소 제기한 英발명가

    [영상] 방송 중 뇌 손상…BBC에 60억원 손배소 제기한 英발명가

    영국 BBC의 한 과학프로그램에 출연해 직접 실험에 나섰던 한 출연자가 촬영 도중 심각한 뇌 손상을 입었다며 BB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인디펜던트 등 현지 언론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젬 스탠필드(46)라는 이름의 발명가는 2014년 BBC가 제작하는 과학프로그램에 출연해 아동용 카시트의 안전성을 실험하는 회차에서 더미(인체모형) 대신 본인이 직접 충돌 테스트에 나섰다. 공개된 당시 촬영 영상에는 이 남성이 더미 대신 올라탄 장비가 기둥과 강하게 부딪힌 뒤, 큰 충격과 함께 머리를 감싸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7년이 지난 최근, 이 남성은 해당 방송 촬영 이후 심각한 뇌 손상으로 ‘지속적인 지적활동’에 문제가 생겼다며, 런던고등법원에 BBC를 상대로 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브리스톨대학에서 항공학 학위를 취득한 이 남성은 다양한 발명품을 만들었으며, 이를 토대로 발명가 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지만, 해당 방송 촬영 이후 뇌 손상으로 인한 기억력 이상 증상이 나타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고소장에서 “문제의 촬영 이후 내가 한 말들을 기억하지 못하며, 눈과 귀, 코와 연결된 뇌 신경에도 손상을 입었다”면서 “심각한 수면장애와 기억장애를 겪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뇌의 정보처리 속도에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발명가로서) 장기적인 지적 활동을 지속해야 하지만, 심각한 두통을 수반한 통증이 생겼다”면서 “나의 경력이 영구적인 영향을 받았으며, 이후 경제적 수입에도 문제가 생겼다”면서 BBC를 상대로 370만 파운드(한화 약 59억 34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BBC는 그에게도 과실이 있으므로 손해배상청구액의 3분의 2만 지급하겠다고 밝혔고, 스탠필드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현지 언론은 스탠필드의 건강이 해당 촬영 이후 악화됐다는 사실에 대해 양측 변호인이 모두 동의했지만, 손해배상청구액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재판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80년 전 세상 떠난 독일 작가의 소설, 영국 베스트셀러에

    80년 전 세상 떠난 독일 작가의 소설, 영국 베스트셀러에

    1942년 스물일곱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독일 작가의 책이 사후 80년 만에 영국의 베스트셀러 목록에 돌연 등장했다. 울리히 알렉잔더 보슈비츠는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한참 전인 1938년 독일에서의 유대인 박해가 자행되는 것을 고발하는 소설 ‘패신저’를 펴냈다. 나치 정권이 발호하던 시기에 독일을 탈출하려던 유대인 남성의 얘기를 다뤘는데 물론 자신의 얘기였다. 그 해 11월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는 이른바 크리스탈나흐트(Kristallnacht, 유리가 깨지는 밤)가 있었다. 유대인이 사는 집들과 가게, 시나고그(유대교 회당)를 급습해 유리창이 깨지는 공포를 그렇게 묘사했다. 울리히는 몇 주 뒤에 그 내용을 고발하는 원고를 탈고했다. 작품 속 주인공인 유대인 기업가 오토 반 실베르만은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자마자 곧바로 탈출해야겠다고 마음 먹는다. 아내와 함께 값나가는 것들을 재빨리 가방 안에 넣어 열차를 타고 독일을 빠져나가려 한다. 3년 전 반유대 법이 제정됐을 때도 이미 그는 몰래 달아난 경험이 있었다. 그의 책은 이듬해 미국에서, 영국에서 1940년 출간됐지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절판됐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그 역시 1935년 독일을 떠나 어머니와 함께 노르웨이로 이민갔다. 나중에 프랑스와 벨기에, 룩셈부르크에서 머물렀다. 두 사람은 1939년 2차 대전 발발 직전에 잠깐 영국에 이주했다. 둘 다 적국 사람으로 간주돼 체포돼 호주로 추방돼 그는 2년 동안 수용소 생활을 견뎌냈다. 영국으로 송환되는 기쁨도 잠시, 그를 태운 보트는 독일군 유보트의 어뢰 공격에 침몰했고 그는 세상을 등졌다. 보슈비츠의 조카는 어느날 독일 편집자 페터 그라프가 다른 소설을 재발견했다는 인터뷰 기사를 읽고 연락을 취했다. 삼촌도 책을 냈는데 초고가 프랑크푸르트 국립도서관에 소장돼 있다고 알렸다. 그라프는 그곳을 찾아 초고를 읽자마자 “중요한 소설이란 사실을 깨달았다”고 털어놓았다. 편집과 수정을 거쳐 독일에서 재출간했고, 지금까지 20여개국 언어로 옮겨졌다. 그라프는 현 시점에서도 전하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다고 했다. 그는 “오늘날 난민 문제를 들여다봐도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돕는 손길은 부족하다. 난민이 많아질수록 돕는 이들은 줄어든다. 끔찍하고도 단순한 이 패턴은 역사를 관통한다”면서 “11월 독일에서 그 난리가 일어나자 거의 모든 나라가 유대인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들은 옴짝달싹 못했다. 그들은 살던 나라를 떠났는데 경제적 이유 때문이 아니라 다름아닌 박해 받고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책이 있었다는 것을 아는 이들이 별로 없을 영국에서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지난 2018년 보슈비츠의 조카가 한 출판사 편집자에게 알리면서 시작됐다. 영어 번역본이 지난주 1800부 가까이 팔리면서 일간 선데이 타임스의 베스트셀러 하드커버 소설 부문 10위 안에 들었다고 BBC가 17일(현지시간) 전했다. 토비 리치틱은 월스트리트 저널에 실린 리뷰를 통해 이 책이 크리스탈나흐트를 다룬 “최초의 문학 작품”으로 보인다면서 “언뜻 봐도 깊이있는 소설과 역사적 자료로서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밀스는 선데이 타임스 리뷰를 통해 “2차대전을 다뤄 최근에 각광을 다시 받는 ‘Suite Fran?ise’와 ‘Alone in Berlin’ 같은 위대한 소설들이 많지만 난 이 작품 패신저도 못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조너선 프리들랜드는 “어둠이 내리면 나치 독일의 악령이 독자에게 내려오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소설”이라며 “집필했을 때도 읽힐 만했고 지금 읽는 일도 마땅하다”고 평가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美민주 “팔레스타인 목숨도 소중하다”… 바이든은 응답할까

    美민주 “팔레스타인 목숨도 소중하다”… 바이든은 응답할까

    100년간 이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이 다시 중동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지난주 처음 로켓포를 발사한 데 이어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무장 세력 하마스의 충돌이 본격 전면전 양상으로 커지면서 피해가 잇따른다. 이 같은 규모는 하마스와의 마지막 대규모 충돌 이후 7년 만인데, 비교적 잠잠하던 이 지역에 다시 피바람이 불어닥치며 국제사회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유대인 국가 지지” 영국의 밸푸어 선언 시초 익히 알려졌듯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은 1917년 유대인의 민족국가 수립을 지지한 영국의 밸푸어 선언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를 바탕으로 이스라엘이 1948년 건국을 선언하며 서예루살렘을 차지하고 팔레스타인 원주민은 동예루살렘과 요르단 등으로 밀려났는데, 1967년 6일간의 3차 중동전쟁 끝에 동예루살렘까지 점령하며 갈등이 커졌다. 언제든 폭발해도 이상하지 않은 화약고 같은 지역이었다. 하지만 이 지역이 최근에 와서 갑자기 전쟁으로까지 치닫게 된 배경은 따로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4월부터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며 “가자지구에서 첫 로켓이 발사되기 약 한 달 전, 이스라엘 경찰관들이 동예루살렘에 있는 이슬람 성지 알아크사 모스크에 들어가 기도문이 방송되던 스피커의 케이블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레우벤 리블린 대통령이 현충일을 맞아 인근에서 연설을 하고 있었는데, 이게 사원의 기도 소리에 묻힐까 봐 케이블을 끊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날이 이슬람교의 신성한 달인 라마단 기간 첫날이었다는 점이다. 이슬람력에서 가장 중요한 기념 기간에 ‘난입’한 이스라엘에 대해 무슬림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여기다 최근 셰이크 자라 지역을 둘러싼 유대인의 퇴거 소송이 불을 붙였다. 예루살렘 구시가지에서 북쪽으로 2㎞ 정도 떨어진 셰이크 자라에선 이스라엘 정착촌 유대인들이 부동산을 갖기 위해 수십년간 팔레스타인인과 법적 분쟁을 벌여 왔다. 이 지역은 이스라엘 건국 이후 유엔에 의해 중재된 팔레스타인 정착민 지역이다. 2016년 통과된 유엔 안보리 결의도 “팔레스타인 점령지에 있는 이스라엘 정착촌은 법적 타당성이 없다”고 명시했으며,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밝혔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이스라엘 민간인의 점령지 이양이 국제인도법에 의해 금지돼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 법원이 팔레스타인 주민을 추방하라고 판결하며 반발이 커졌다. 지난 10일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팔레스타인 가족이 항의 시위를 벌인 데 이어 인근 국가 아랍인들이 가세하며 긴장은 더욱 고조됐다. CNN은 “셰이크 자라의 집을 둘러싼 법적 분쟁은 누가 도시와 성지, 그리고 역사를 지배하는지에 대한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켰다”며 “복잡한 상황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는 대규모 시위를 촉발한다”고 했다. 올해 이슬람교와 유대교의 중요한 기념일이 겹친 것도 한몫했다. 라마단 기간 중 가장 신성한 날인 ‘라일라트 알 카드르’(무슬림 권력의 밤)가 8일이었고, 이스라엘군이 구시가지를 점령한 날을 기념하는 유대교 ‘예루살렘의 날’이 9~10일이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라마단 기간 계속 이스라엘 당국과 충돌했다. 이스라엘이 신앙생활을 탄압하고 정착촌에서 주민들을 내쫓으려 한다는 이유였다. 여기다 라마단 기간 매일 저녁 금식을 끝낸 이슬람교도들이 식사하거나 여가를 보내는 다마스쿠스 광장이 폐쇄되며 결국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 세계 시온주의 기구(WZO) 전 의장인 아브라함 부르그는 “이번 사태는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봉쇄와 제한, 이스라엘 내 아랍인에 대한 차별의 결과”라며 “모든 것이 폭발 직전이었고, 방아쇠가 필요했다. 그 한 방이 알아크사 모스크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한 피해는 현재 진행형이다. 양측이 “끝까지 가겠다”고 결사항전을 다짐하면서 도심은 불길에 휩싸였다. 예루살렘에서 벌어지던 전쟁은 팔레스타인이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가자지구로 옮겨붙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만 180여명이 사망하고 최소 100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전역에서는 유대인과 아랍인 사이 싸움과 갈등이 벌어졌다. BBC는 “팔레스타인 난민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예루살렘을 공유해야 하는지, 팔레스타인도 이스라엘과 다른 국가로 건립돼야 하는지 등 양측이 합의할 수 없는 많은 문제가 있다”며 “평화 회담이 25년 넘게 오갔지만 아직도 갈등은 그대로”라고 전했다.●‘친이스라엘’ 미국의 변화 아픈 역사가 끊임없이 반복된다는 점에서 전 세계가 이 분쟁에 주목하고 있지만, 현재 이 사태가 중요한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정책을 시험하는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줄곧 노골적인 친이스라엘 기조를 강조하며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했다. 2018년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옮겨 팔레스타인과 인근 아랍인들의 반발을 샀고, 임기 말에는 이스라엘과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수단과의 관계 정상화 협정을 중재하며 ‘평화 정부’라고 자찬했다. 반면 바이든은 중동 외교에 거리를 뒀다. 트럼프식 접근을 수용하면서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 협상을 주요 목표로 삼지 않았다. CNN은 “바이든은 중동에서 벗어나 중국, 러시아, 그리고 사이버 공간 등 더 현대적인 위협에 대응하려고 했다”며 “몇 년 만에 최악의 폭력사태가 발생하며 이 오래된 전투는 바이든을 다시 미묘한 정치적 균형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봤다. 특히 과거와 달라진 점은 이스라엘 대응방식을 둘러싼 미국 정치권 내 이견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앞서 이스라엘의 방어권 등을 주장하자 민주당 내에서도 “명백한 인권 탄압을 묵인한다”는 비판이 터져 나온 것이다. 민주당 크리스 밴홀런 상원의원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주민 축출은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으며, 정부의 인권 개선 의지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외교정책의 핵심에 법과 인권을 둔다면 지금은 미온적인 성명을 발표할 때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이자 유대계 출신이기도 한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NYT에 기고한 글에서 “미국은 더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위해 변명하지 말아야 한다”며 “모든 나라가 자위권이 있다는 건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왜 팔레스타인 주민의 권리는 묻지 않느냐. 팔레스타인의 목숨도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이처럼 민주당 내에서도 팔레스타인을 옹호하는 여론이 커진 이유로 미국 내에서 인종차별 역사를 반성하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시위가 거대한 흐름으로 자리잡은 것을 꼽았다. CNN은 “인종차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며 진보주의자들은 이 개념이 외교 정책에도 적용돼야 한다고 본다”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향한 이스라엘의 대응에서 인종차별주의를 읽어 낸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미국이 외교 정책 기조를 바꿔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데 국제사회에 동참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속보] 英보건 “인도 변이, 백신 미접종자에 산불처럼 번질 수도”

    [속보] 英보건 “인도 변이, 백신 미접종자에 산불처럼 번질 수도”

    영국 보건장관이 17일(현지시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인도 변이 바이러스가 백신 미접종자 사이에 산불처럼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맷 행콕 보건장관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독려하면서 인도 변이 확산 상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텔레그래프와 더 타임스 등 영국 언론이 보도했다. 그는 인도 변이가 볼턴과 블랙번 등 최근 코로나19가 급증하는 일부 지역에서 대표적인 바이러스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행콕 장관은 BBC 인터뷰에서도 인도 변이 감염력이 얼마나 더 강한지 모르지만 전국에서 주요 바이러스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적극적 백신 접종으로 대응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인도 변이 우려 속에서 예정대로 식당 실내 영업과 실내 모임 등을 허용했지만 너무 느슨해져서는 안된다며 주의 메시지를 거듭 내보내는 상황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세계 최대 부호 제프 베조스가 산 슈퍼요트

    세계 최대 부호 제프 베조스가 산 슈퍼요트

    제프 베조스가 슈퍼요트를 샀다는 소식을 계기로 영국 BBC가 17일 최근 성장하고 있는 요트산업에 대해 조명했다. 슈퍼요트에 대한 관심은 세계 최대 부호 베조스가 세운 아마존 매출이 코로나19를 계기로 더 늘어난 것 만큼이나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 대유행 기간에 더 부를 늘린 부호들로 지난해 요트 판매는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 슈퍼요트 제작사인 오션코에서 만들고 있는 베조스의 배는 약 5억달러(약 5677억원)의 가격이다. 베조스의 여자친구인 로렌 산체스가 조종하는 헬리콥터의 이착륙장이 마련된 더 작은 요트도 베조스는 추가로 살 예정이다. 5억달러 짜리 메인 요트에는 세 개의 돛대가 갑판에 있어 헬리콥터 이착륙장을 마련할 수 없다. 추가 요트에는 차, 스피드보트, 잠수함 등도 탑재된다.몇년 전 베조스가 주문한 슈퍼요트는 Y721이란 이름으로 다음달 완성 예정이다. 보통 소비자 맞춤형 슈퍼요트는 약 5년의 제작 기간이 필요하다. 슈퍼요트에 대한 정의는 정확히 없지만 길이 74피트(22미터) 이상의 배를 슈퍼요트로 본다. 기가요트의 길이는 300피트 이상이다. 베조스의 배는 400피트 이상으로 이집트의 기자 피라미드와 비슷한 규모이며, 에펠탑의 절반 길이다. ‘베슬밸류’란 슈퍼요트 조사기관을 운영하는 샘 터커는 현재 65피트 이상의 배 9357척이 바다 위를 운항 중이라고 밝혔다. 이 배들 가운데 85%는 모터가 달렸으며 나머지 15%는 베조스의 배처럼 돛으로 움직이는 항해 요트다.요트 브로커는 지난해 6월 이후 요트를 사겠다는 주문이 2~3배 이상 늘었다고 털어놓았다. 부호들이 요트에 열광하는 것은 완벽한 사생활 보장 때문이며, 매매에 있어서도 비밀 보장이 철저하다. 마크 저커버그와 빌 게이츠도 요트가 있다는 소문이 있다. 영화 제작자 데이비드 게펜은 요트에서 격리 중이라며, 모든 이들이 코로나 대유행 속에 안전하길 바란다는 글을 온라인에 남겨 지탄을 받기도 했다. 강경화 전 외교장관의 남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도 지난해 10월 요트를 사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가 논란에 올랐다. 현대 부호들이 슈퍼 요트에 돈을 쓰는 것을 르네상스 시대 부자들이 성당 건설에 돈을 쏟아부은 것에 비유하는 경우도 있다. 부자들이 자신의 심미안과 부를 과시하기 위해 성당을 지은 것처럼 슈퍼요트를 주문 제작한다는 것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세계 최초로 각막 수술 받은 호랑이…2개월 후 완치

    세계 최초로 각막 수술 받은 호랑이…2개월 후 완치

    세계 최초로 각막 질환을 앓고 있는 호랑이에 대한 수술이 진행됐다고 영국 BBC가 16일 보도했다. 수술을 받은 호랑이는 생후 17년의 수마트라호랑이 ‘란타’로, 현재 영국 케임브리지 인근의 셰프로스 야생동물공원에 서식하고 있다. 이 호랑이는 2019년 간단한 백내장 수술을 받았지만, 이후 각막에 문제가 생기면서 각막 궤양 진단을 받았다. 각막 궤양은 안구 표면의 각막에 염증이 생겨 진행되며, 대부분 날카로운 것으로 인해 각막에 상처가 생겼을 때 각막 궤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개의 경우 발로 눈을 비비거나 털이 눈을 찌르면서 각막 궤양이 생기기도 한다. 야생동물 공원 측은 란타가 나뭇가지에 눈을 찔리는 부상을 입은 뒤 각막 궤양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케임브리지대학 소속 퀸스 수의과 병원 외과전문의인 데이비드 윌리엄스 박사는 호랑이의 상태를 살핀 뒤 각막 수술을 결정했다. 고양이와 개 등 작은 동물의 각막 수술을 흔히 진행되지만, 몸무게가 약 100㎏에 달하는 거대한 호랑이가 각막 수술을 받은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윌리엄스 박사와 수의과 의료진은 2개월 전인 지난 3월 셰프로스 야생동물공원 내에 마련된 수술실에서 호랑이 마취에 들어갔다. 다른 동물에게 진행된 수술에 비해 훨씬 더 많은 마취약이 필요했고, 완벽하게 마취 되는데도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세계 최초로 진행된 호랑이의 각막 수술은 30분 만에 끝이 났다. 2개월이 지난 최근, 의료진은 호랑이의 각막 수술이 성공적이었으며, 완전히 치유된 것을 확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윌리엄스 박사는 “다른 동물들의 수술과 크게 다르진 않았지만, 마취를 하는데 더 오래 걸렸다. 아마도 이전까지 호랑이의 각막 수술을 진행한 수의사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술을 마친 뒤 2개월 동안 면밀히 관찰한 끝에 호랑이가 완전히 치유됐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호랑이는 이전까지 백내장과 각막 궤양의 영향으로 매일 안약을 넣어야 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시력도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셰프로스 야생동물공원 관계자는 “란타의 움직임이 이전보다 나아졌다. 무엇보다도 안약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것이 수술 후 가장 좋은 점”이라면서 “란타를 괴롭히던 눈의 통증도 사라지면서, 수술 전보다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평양도 이렇게 잘 보이는데 가자지구 위성사진은 흐릿한 이유

    평양도 이렇게 잘 보이는데 가자지구 위성사진은 흐릿한 이유

    이스라엘의 공습 때문에 참담한 실상이 시시각각 전해지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세계적으로도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곳이다. 그런데 구글 맵스의 가자지구 사진(왼쪽)은 흐릿하게 처리돼 있다. 사실 이스라엘과 요르단강 서안을 비롯한 팔레스타인 모든 지역의 고해상 위성 사진이 제공된다. 그런데 유독 가자지구만 자동차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흐릿하다. 북한 평양의 도로를 포착한 사진(오른쪽)은 자동차는 물론, 한 사람 한 사람이 표시될 정도다. 영국 BBC는 이렇게 된 이유를 다루며 고해상의 사진들이 없어 뜻밖의 영향들이 있기 마련이라고 지적해 눈길을 끈다. 바로 공습의 파괴 정도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구조와 복구 인력이나 장비를 파견하는 데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온라인 매체 벨링캣의 아릭 톨러 기자는 트위터에 “가장 최근의 구글 어스 사진이라 해야 2016년 것이며 쓰레기 같다. 시리아의 시골을 아무렇게나 줌인으로 당겨도 20여장의 고해상 사진들을 얻을 수 있는데”라면서 가자지구의 정확한 피해 상황을 보도하는 데 어려움을 준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인구 밀집지는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한다”고 밝혔지만 가자지구는 예외다. 지난해까지 미국 정부는 자국 기업들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위성 사진들을 판매하도록 허용하면서 단서를 달았다. 킬 빙거만 수정조항(Kyl-Bingaman Amendment, KBA)이란 것인데 1997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스라엘의 보안 우려를 감안해 미국 위성사진 업체들은 크기가 2m 넘는 피사체들만 파악할 수 있도록 저해상도 사진들만 제공하도록 했다. 보통 한국의 군 기지도 흐릿하게 처리되곤 하지만 KBA처럼 한 나라 전체를 제한하는 일은 예외적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이스라엘에 적용되니 당연히 팔레스타인에도 똑같이 적용됐다. 반면 프랑스 회사 에어버스는 고해상도 사진을 제공하고 있어 미국 정부가 이런 제한을 그만둬야 한다는 압력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KBA를 폐기하고 미국 정부는 40㎝까지 분간할 수 있는 고해상도 이미지를 제공해도 좋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평양처럼 한 사람 한 사람 구분할 수 있는 사진을 구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자지구는 아직도 예외다. BBC는 구글과 애플에 질의했는데 애플은 곧 40㎝까지 파악할 수 있는 고해상도 이미지를 제공하기 위해 작업 중이라고 답했다. 구글은 제공업체의 영역이라며 “고해상도의 이미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위성 사진을 리프레시(의미를 정확히 모르겠음)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면서도 “지금은 공유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위 사진은 2016년 가자지구의 구글 어스 사진(왼쪽)과 지난 12일 막사(Maxar) 위성이 포착한 같은 지역 사진이다. 지난 11일 공습을 받은 13층 주거용 건물인 하나디 타워가 파괴됐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벨링캣을 위해 오픈소스를 조사하는 닉 워터스는 “현재 일어나는 일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이 지역의 상업 사진들이 왜 의도적으로 낮은 질로 제공돼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 했다. 구글 어스와 애플 맵스에 위성 사진을 제공하는 업체는 막사와 플래닛 랩스 등이다. 막사는 성명을 “미국의 규제가 바뀌어 이스라엘과 가자 사진은 40㎝ 해상도까지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플래닛 랩스는 50㎝ 해상도까지 제공한다고 답했다. 그러면 문제는 구글과 이스라엘이 어떤 타협을 한 것만이 원인으로 남게 된다.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는 2017년 미얀마 군이 로힝야족 마을들을 파괴했을 때 플래닛 랩스와 협업을 해 200여개 마을의 처참한 몰골을 드러내 세계 여론을 환기했다. 중국 신장의 위구르 수용시설(중국은 재교육 센터라고 강변)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도 위성 사진이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한 프로그램을 72년이나 진행’ 96세에 마이크 놓은 레이 코데이로

    ‘한 프로그램을 72년이나 진행’ 96세에 마이크 놓은 레이 코데이로

    72년이나 마이크를 놓지 않아 세계 최장기 방송 진행자로 이미 20년 전에 공인 받은 홍콩의 레이 코데이로(96)가 마침내 마이크를 놓았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한 사람이 한 프로그램을 이렇게 오랫동안 진행한다는 것은 전례도 없고 앞으로도 가능할 것 같지 않다. 별명이 ‘레이 삼촌’이며 이름으로 알 수 있듯이 포르투갈 혈통인 그는 15일 밤 공공방송인 라디오텔레비전홍콩(RTHK)에서 방송되는 자신의 프로그램 ‘레이와 함께 내내(All The Way With Ray)’ 마이크를 드디어 내려놓는다며 영어와 광둥어로 “좋아 끝이다. 방송에 귀를 기울여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 여러분 덕에 오늘 같은 날이 왔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역시나 마지막 음악은 사라 브라이트만과 안드레아 보첼리가 함께 부른 ‘타임 투 세이 굿바이’였다. 2000년 기네스월드레코드북이 이미 그를 세계 최장수 DJ로 공인한 바 있다. 낮은 저음에 납작모자를 늘 쓰고,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음악을 선곡해 홍콩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최근 RTHK와의 인터뷰를 통해 세상에서 가장 운 좋은 사람이라며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고 후회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고 털어놓았다. 비틀스, 클리프 리처드, 토니 베넷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는 영광도 누렸다. 홍콩 출생인 그는 은행 서기로 일하다 1949년 방송 일을 시작해 1960년 정부가 출자한 라디오 TV 홍콩에 입사해 경음악 부문 책임자가 됐다. 1970년 ‘레이와 함께 내내’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LA 근교 40대 여성 “293억원 당첨된 복권 세탁기에 돌렸으니 봐주삼”

    LA 근교 40대 여성 “293억원 당첨된 복권 세탁기에 돌렸으니 봐주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근교에 사는 40대 여성이 복권을 넣어둔 바지를 세탁하는 바람에 290억여원에 이르는 당첨금을 놓쳤다며 선처(?)를 호소하고 나서 당첨금이 주어질지 주목된다. 14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복권협회의 슈퍼로또플러스 복권이 누적 상금 2600만 달러(약 293억원)까지 쌓인 상태에서 지난해 11월 14일 1등 당첨자가 나왔으나 당첨금 수령 기한인 이날까지 찾아가지 않았다. 복권의 당첨번호는 23, 36, 12, 31, 13에 메가 숫자 10이었다. 해당 복권은 노워크의 한 편의점에서 판매된 것이 확인됐다. 지금까지 6명이 복권 당첨자라고 나타났지만 실물 복권을 제시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40대 여성이 지난 12일 편의점에 나타나 당첨된 복권을 넣어둔 바지를 세탁기에 넣어 돌린 바람에 복권이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당첨 번호 발표 후 180일인 상금 수령 마감일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편의점 매니저가 폐쇄회로(CC) TV 카메라 영상을 돌려 보니 이 여성이 복권을 구매하는 장면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편의점 직원들도 이 사실을 확인했다. 캘리포니아주 복권협회는 처음에는 당첨된 복권을 실물로 제시하거나 복권의 앞면과 뒷면을 찍은 사진을 증거로 제출해야 한다고 했다가 이 여성이 해당 복권을 구입했다는 영상 사본이 있다는 사실을 접한 뒤에는 영상 사본을 면밀히 조사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당첨된 복권을 판매한 편의점에는 최종 당첨 여부와 관계 없이 보너스로 13만 달러(약 1억 4000만원가 주어진다. 만에 하나 당첨자가 없는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내려지면 현금 일시불로 받았을 때의 금액인 1970만 달러(약 222억원)가 캘리포니아주 공립학교 지원에 사용된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이 정도 거액의 미수령 당첨금이 나온 경우는 흔치 않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전했다. 물론 실물 복권을 제시하지 못한 채 구입한 사실이 확인돼 당첨금을 달라고 주장하고 나선 일도 처음 있는 일이다. 1997년 이후 2000만 달러 이상의 복권 중 당첨금을 찾아가지 않은 복권은 2015년 6300만 달러짜리 복권을 포함해 4장 정도로 알려졌다. 영국에서는 2016년 한 여성이 더러운 청바지 안에 당첨 복권을 넣어뒀다가 훼손됐다고 주장한 데 따라 BBC 뉴스비트가 세탁기에 넣고 돌려본 결과 복권이 완전히 망가진 것을 확인한 일도 있었다. 아래 동영상은 지난 2016년 영국 에섹스주에 사는 수 리처즈와 배리 매독스 부부가 긁는 복권이 300만 파운드에 당첨된 기쁨을 친구, 가족들과 마음껏 즐기려고 정원 마당에 샴페인 병과 잔을 조경한, 부럽기 이를 데 없는 모습을 담고 있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다. 이 부부가 그 뒤로도 쭉 행복했으면 좋겠다. 아울러 앞의 40대 여성이 애달프게라도 행운의 주인공이 됐으면 좋겠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BBC 아라빅 제작진 리포트하는 뒤에서 13층 주거용 건물 와르르

    BBC 아라빅 제작진 리포트하는 뒤에서 13층 주거용 건물 와르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닷새째 이어진 가운데 BBC 아라빅 제작진이 생중계하는 도중에 가자지구의 13층 주거용 건물이 이스라엘 공습에 무너지는 모습이 생생하게 잡혔다. 아드나 엘부르시 프로듀서가 양측의 무력 충돌 이틀째인 10일(이하 현지시간) 가자지구의 피해 상황을 저나던 도중 폭발음이 들렸고, 스튜디오의 앵커가 괜찮냐고 물어보면서 “안전을 고려해 생중계 연결을 끊어도 좋다”고 만류하는 와중에 알 슈르크 건물이 와르르 무너진다. BBC 아라빅은 이 내용을 묵혀뒀다가 12일 다시 방송했다. 아직까지도 이 건물이 붕괴됨으로써 얼마나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했는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 동영상에는 왼쪽과 오른쪽 건물이 무너지는 모습까지만 나오는데 아래 최근 충돌이 격화된 여섯 가지 이유를 설명하는 동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가운뎃부분도 무너지고 만다. 14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통치하는 요르단강 서안에서도 대규모 반(反)이스라엘 시위가 벌어졌다. 예루살렘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14일 요르단강 서안 전역에서 수천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하마스에 대한 연대의 의미로 격렬한 시위에 나섰다. 요르단강 서안은 팔레스타인의 다른 무장 정파 파타가 장악한 곳이기도 하다. 시위대는 타이어를 불태우기도 하고, 화염병과 돌을 던지거나 흉기를 휘두르면서 이스라엘 군인들과 충돌했다. 이 과정에 최소 6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했다. 이스라엘군은 사망자들이 군인들에게 흉기를 휘두르려 하는 등 도발을 하다가 총격을 받고 숨졌다고 설명했다 북부 레바논 접경지대에서도 이스라엘 국경선 안에 들어와 불을 지르고 시위를 벌이던 남성이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사망했다. 이슬람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에서 벌어진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 끝에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을 받고 보복 공습에 나선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하마스와 자국 내 아랍계 주민에 이어 요르단강 서안의 파타 봉기로 또 다른 전선을 맞게 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아침 성명을 통해 “하마스로부터 무거운 대가를 뽑아내겠다고 했다. 우리는 강력한 힘으로 그 일을 하고 있고 필요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2일 러시아 외무부를 통해 접수된 하마스 측의 휴전 제안을 거절했고, 이어 안보관계 장관회의는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 강화를 승인했다.이에 따라 그동안 하마스의 로켓 공세에 맞서 전투기를 동원한 정밀 폭격으로 대응해 왔던 이스라엘은 전날 가자 접경지에서 지상군 기갑부대 등을 통한 포격전을 시작했다. 또 7000여명의 예비군을 동원해 후방 임무를 맡기는 한편, 현역 부대를 가자 전선에 집결시켜 본격적인 침투 작전에 대비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상군이 가자지구를 공격한다는 애매한 메시지를 유포했고, 이를 침투작전으로 오해한 하마스가 지하에 숨겨둔 방어용 무기를 움직이면서 하마스의 지하 시설이 드러났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지하 시설을 확인한 이스라엘군은 전투기 160대를 동원해 하마스가 구축한 지하 터널 등 가자지구 북부의 150여개 목표물을 향해 40여분 동안 무려 450발의 미사일을 퍼부었다. 가자 접경에 배치된 병력도 500여발을 하마스 표적을 겨냥해 쏘았다.나흘 동안 2000여발의 로켓포탄을 이스라엘에 쏟아부은 하마스도 사거리가 긴 로켓포로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중부를 타격한 데 이어 폭발물이 탑재된 ‘자살 폭발 드론’을 전력에 추가했다. 이날도 새벽부터 지중해변 도시 아쉬도드, 남부 아슈켈론, 스데로트 등에 경보가 울렸다. 하마스 군사 조직 대변인은 “지상에서 급습을 계속한다면 이스라엘군에 가혹한 교훈을 주겠다”고 응전을 다짐했다.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지금까지 122명의 사망자와 900여 명의 부상자가 나왔다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31명의 아동과 20명의 여성이 포함됐다. 이스라엘에서도 6세 소년을 비롯해 지금까지 8명이 목숨을 잃었다. 부상자는 200여명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집트가 휴전을 위한 외교적 조율을 시도하고 있으냐 양측은 강경한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아랍계 이스라엘인들과 유대인들의 유혈 충돌 및 소요사태도 급속하게 늘고 있다. 특히 텔아비브 남쪽의 로드(Lod)에서는 당국의 비상사태 선포와 대규모 경찰병력 배치에도 나흘째 주민들의 충돌이 이어졌다. 인근 자파에서도 이스라엘 군인이 아랍계 주민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해 입원했다. 이스라엘 정치에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반(反)네타냐후 블록’으로 정파를 초월한 연정 구성 논의가 급거 중단됐다. 반네타냐후 블록의 중심인 중도·좌파 정당과 연정 논의를 진행해온 극우 정당 야미나의 나프탈리 베네트 대표가 전격적으로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연정 논의에 참여했던 아랍계 정당도 하마스와 전투가 계속되는 한 연정에 참여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총선 이후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서 재집권 실패로 향하던 네타냐후 총리에게 기사회생의 기회가 생길지 주목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중국 톈원 1호 오늘부터 화성 착륙 시도, ‘공포의 7분’ 견뎌낼까

    중국 톈원 1호 오늘부터 화성 착륙 시도, ‘공포의 7분’ 견뎌낼까

    중국의 첫 화성 무인탐사선인 톈원(天問) 1호가 조만간 화성에 탐사 로봇 ‘주룽’ 착륙을 시도할 계획인데 ‘공포의 7분’을 버텨낼지 관심을 모은다. 중국국가항천국(CNSA)은 14일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의 비행 상황을 볼 때 15일 새벽녘부터 19일 사이 적절한 시점을 택해 (화성의 대형 충돌분지인) 유토피아 평원에 착륙할 것”이라고 공개했다. 중국은 정확히 언제 입하·하강·상륙이 시작 할 것으로 예상하는지 밝히지 않았지만 여러 보도에 따르면 15일 오전 8시 11분(한국시간)에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7월 23일 발사된 톈원 1호는 탐사선, 착륙선, 탐사선 등 3척의 우주선으로 구성돼 있으며 약 7개월의 비행 끝에 지난 2월 화성 궤도에 진입해 궤도를 돌며 자료를 수집해왔다. 톈원 1호가 착륙에 성공하면 탐사로봇 ‘주룽’(祝融)이 약 3개월간 탐사 작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앞서 미국 탐사차량 퍼서비어런스는 지난 2월 화성에 착륙해 생명체 흔적을 찾는 임무를 수행한 바 있다. 화성 착륙은 쉽지 않다. 옛소련이 세계 최초로 화성탐사선을 보낸 1960년 10월부터 톈원 1호 발사 전까지 모두 45차례의 화성 탐사가 시도됐지만,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친 것은 17차례뿐이다. 지금까지 화성 착륙에 성공한 나라도 미국과 옛소련 뿐이다. 1973년 이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외에는 어떤 기관도 성공하지 못했다.착륙선과 탐사선은 현재 보호막에 둘러싸여 있지만 궤도선에서 분리되어 화성 표면으로 향한다. 화성 대기를 강타하면 약 7간의 힘든 시간이 시작된다. 2개의 착륙선은 열차폐에 갇혀 화성의 대기권을 뚫고 들어가야 한다. 그 뒤 열 차폐물이 떨어져 나가면서 시속 1600㎞로 강하하는 탐사선들의 충돌을 막기 위해 낙하산이 펼쳐져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극심한 대기 마찰열을 견뎌내야만 한다. 탐사선 주룽의 착륙 방법은 지난 2월 퍼서비어런스 탐사선의 착륙 방법과 조금 달라 보인다. NASA는 안정성 높은 ‘스카이크레인’ 방법을 이용해 퍼서비어런스를 화성의 고대 호수 바닥에 부드럽게 착륙시켰다. 주룽의 하강 과정은 퍼서비어런스의 그것과 비슷하겠지만 착륙선이 자동으로 모든 작업을 수행할 예정이다. 주룽은 카메라와 라이더들을 사용하여 표면을 탐색하는데 표면까지 굴착할 수 있는 경사로를 배치하고 탐사 임무를 시작한다. 주룽이 착륙하는 유토피아 평원은 1976년 NASA의 바이킹 2호가 착륙했던 지역이다. 바이킹2호의 탐사 목적은 화성에 생명체가 있는지,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이 되는지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화성 표면에서 90솔(화성의 날짜 단위로 24시간39분35초)을 버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만약 성공한다면 인터넷 실시간 방송으로 중계될 예정이다. 하지만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를 감안하면 착륙에 성공할 때까지 많은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아마추어 무선 교신자들이 지구로부터 3억 2000만㎞ 떨어져 지구에 도달하는 데 18분 가까이 걸리는 무선 메시지를 분석해 상황이 진전될 때마다 파악할 수 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이란의 스무살 게이 청년 목 잘린 주검으로, 명예살인 가능성

    이란의 스무살 게이 청년 목 잘린 주검으로, 명예살인 가능성

    보수적이기로 이름난 이란에서 스무살의 동성애자 남성이 무참하게 살해됐다. 소셜미디어에서 알리레자로 알려진 알리 파젤리 몬파레드는 지난주 이란 남서부 아바즈에서 괴한들에게 납치된 뒤 참수되는 변을 당했다고 BBC 페르시아가 13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동갑의 동성 파트너 아길 아뱌트는 알리레자의 죽음을 알리며 자신 역시 남자 친척들에게 목숨을 잃을지 모른다고 전했다. 아뱌트의 언급을 봤을 때 알리레자는 가족이나 친척에 의해 이른바 ‘명예살인’을 당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란 당국은 소셜미디어에서 꽤나 이름과 얼굴을 알린 그의 죽음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방송은 무덤 사진까지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의 사망을 맨처음 보도한 것은 이란의 레즈비언과 트랜스젠더 소식을 전하는 6Rang이란 매체에 의해서다. 지난 4일 어머니와 통화한 것이 마지막 소식이었다. 그의 시신은 야자수 나무 아래 버려져 있었는데 어머니에게는 누군가 하루 뒤에 시신을 유기한 장소를 알려줬다고 한다. 아뱌트는 알리레자가 어머니를 만나러 아와스로 여행 가 군 징집 면제서를 받고, 휴대전화를 팔 계획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며칠 뒤 터키에서 아뱌트와 만나 유럽의 어느나라에 망명을 신청할 생각이었다고 했다. 몇달 전에 전화기 사서함에 남긴 음성 메시지는 이란에서 게이로서 살아가는 어려움을 토로하며 먼친척들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한 여자 친구는 방송에 고인이 “패션 감각이 넘치고 재미있는 일을 사랑하며 언젠가 유명해지길 바라는 젊은이”였다고 말했다. 그녀는 친구가 게이인지 몰랐지만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진 때문에 많은 협박을 받고 있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고 했다. 고인의 인스타그램에는 안타까운 죽음에 분노한 이들이 팔로잉을 하고 추모의 글을 올리고 있다. 생전에도 가족들이 “옷 입는 방식과 성형수술에 집착하는 데 대해” 꾸지람을 하곤 했다고 아뱌트는 전했다. 특히 군 면제를 받은 사실과 외국으로 달아날지 모른다는 것이 친척들이 만행에 나선 계기가 됐을 것으로 짐작했다. 이란에서는 군 복무가 의무이며 동성애자 남성이나 트랜스젠더 여성은 면제되는데 이들을 일종의 정신병자로 보기 때문이다. 6Rang은 군 면제증 자체가 손쉽게 성적 소수자(LGBT) 취향을 만천하에 드러내 왕따, 처벌, 차별에 취약하게 만든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란에서 게이는 매우 터부시되고 있으며 동성애 관계는 불법이며 사형까지 언도될 수 있는 범죄다. 정부는 아예 동성애 현상이 없는 것처럼 군다. 가족이나 친척들이 명예살인으로 처리하니 충분하다고 느껴서일지도 모르겠다. 미국의 팝스타 데미 로바토, 드래그 퀸 재키 콕스 등 유명인들이 고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콕스는 특히 자신이 이란 혈통임을 얘기하며 살인 혐의로 수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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