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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위차용증 빌미로 성매매 강요하다 여동료 죽인 20대

    허위차용증 빌미로 성매매 강요하다 여동료 죽인 20대

    전북 전주의 한 모텔에서 직장 동료를 폭행, 살해한 20대가 재판에 넘겨졌다. 전주지검 형사3부(권찬혁 부장검사)는 살인, 공갈, 성매매 알선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28)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4일 전주의 한 모텔에서 금속 재질의 둔기로 여성 B씨를 무차별 폭행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직후 그는 119에 전화를 걸어 “직장 동료가 쓰러져 숨졌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경찰은 A씨를 유력 용의자로 보고 수사에 착수, 그가 B씨를 상대로 범행한 정황을 확인했다. 조사 결과 A씨는 B씨에게 3400만원이 적힌 ‘허위 차용증’을 쓰도록 협박하고 이를 빌미로 성매매를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성매매 대금까지 가로챘으나 피해자가 사망해 정확한 피해 금액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라이브 방송 앱을 통해 알게 돼 같은 직장에 다닌 둘은 약 5개월 동안 함께 생활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경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뒤 추가 압수수색 등을 통해 A씨의 범행 경위를 규명했다.
  • 지난해 직장 내 갑질 경험자 중 22%는 퇴사

    지난해 직장 내 갑질 경험자 중 22%는 퇴사

    영혼이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의미로 간호사들의 괴롭힘 문화를 일컫는 ‘태움’을 비롯한 직장 내 각종 괴롭힘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지난달 7~14일까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최근 1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적 있다고 답한 직장인이 전체의 28.0%로 집계됐다. 직장 내 괴롭힘의 수준에 대해 ‘심각하다’는 응답은 44.6%에 달했다. 또 직장 내 괴롭힘 경험이 있는 사람 중 ‘진료나 상담이 필요했지만 받지 못했다’는 경우는 37.5%였고, ‘진료나 상담을 받았다’는 경우는 3.6%에 그쳤다.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사람(280명) 중 22%는 퇴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 내 괴롭힘 이후 회사를 그만둔 직장인들은 주로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47.4%)였다. 대기업(11.3%)과 비교하면 4배가 넘는다. 고용형태·성별·연령을 보면, 비정규직(34.5%), 20대(32.0%), 여성(30.6%)이 많았다. 권두섭 직장갑질119 대표 변호사는 “아직 법 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5인 미만 사업장, 원청 갑질, 특수고용 노동자에게도 법이 적용될 수 있도록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반찬투정 했다고”…새해 첫날 60대父 폭행 살해한 30대 아들 검거

    “반찬투정 했다고”…새해 첫날 60대父 폭행 살해한 30대 아들 검거

    반찬투정을 했다고 60대 부친을 폭행해 숨지게 한 30대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성남수정경찰서는 존속살해 혐의로 30대 아들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지적장애 2급으로 알려졌다. A씨는 1일 오후 4시 30분쯤 성남시 수정구 소재 빌라에서 아버지가 할머니에게 반찬투정을 했다는 이유로 발과 얼굴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웃 주민의 119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의 공동 대응 요청으로 경찰에 현행범 체포됐다. 경찰은 피해자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 의뢰하는 한편 A씨를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날 중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 소설, 시간을 저버리지 않는 -정지돈, 박솔뫼, 윤해서의 작품에 나타나는 시간관을 중심으로-/이근희 [서울신문 2023 신춘문예 - 평론]

    0. ‘그림자 개’와 소설 ‘그림자 개’가 있다. 이 개는 “시간과 마음의 연결이 약해진 사람들”에게 나타나 산책을 가자고 요구하고, 이를 통해 사람들이 “시간과의 관계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림자 개’가 누군가에게 나타난다는 것은 삶에 대한 일종의 경고 신호인 셈인데,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위험에 처했음을 깨닫지 못하고 이를 단지 희한하고 우스운 하나의 에피소드로 여겨 버린다. 따라서 그 경고 신호를 제대로 알아보기 위해서는 ‘그림자 개’의 특성을 파악해 두어야 하는데….(박솔뫼, ‘믿음의 개는 시간을 저버리지 않으며’, ‘문학과사회’ 2021년 가을호, 88쪽) 대뜸 이렇게 시작하는 박솔뫼의 소설 ‘믿음의 개는 시간을 저버리지 않으며’는 첫 페이지부터 독자에게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그래, ‘그림자 개’라는 것이 있다고 하자. 언뜻 그런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하고, 아무튼 이것은 허구의 이야기니까. 그런데 시간과 마음이 어떻게 연결된다는 거지? 그 연결이 약해지는 것이 왜 위험한 거지? 어쩌면 이와 같은 질문은 근대 이후의 많은 사람들에게는 잊힌, 혹은 불필요한 질문이 돼 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똑똑한 그들은 이렇게 반문할 것이다. 그 질문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느냐고. 어떤 성과나 효용이 발생하느냐고. 그런 것이 산출되지 않고 어떤 답도 도출해 낼 수 없다면 애초에 그 질문 자체가 잘못된 것 아니냐고. 그러니 그에 대한 생각은 접어 두라고. 시간이니, 마음이니, 관계니, 믿음이니, 그런 것들에 대해 고민할 시간에 한 시간 더 일하거나 한 시간 더 잠을 자 두라고. 그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생산적이라고. 더이상 자신들이 지나온 과거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근대인은 ‘시간과 인간의 관계’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모호한 것 대신 명확하고 검증 가능한 ‘이성과 과학’을 손에 쥐고 더 나은 내일, ‘발전된 미래’로 나아가고자 한다. 그런데 이는 파멸의 길이기도 해서, 인간이 이성의 힘으로 이뤄 낸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도리어 인간을 파괴하는 전쟁과 야만의 시대를 불러오게 된다. 그럼에도 반성 없는 근대의 열차가 질주의 고삐를 멈추지 않던 20세기 초, 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갖고 있던 발터 베냐민은 근대의 ‘진보적 시간관’에 어떻게 대항할 것인지를 고민한다. 베냐민에 따르면 근대는 ‘과거→현재→미래’라는 삼분법적 시간관으로 작동되는 것으로, 최종 목적지인 미래를 위해 과거를 망각하고 현재를 폐기시킨다. 그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폭력으로 스러지고 잊힌 과거 속으로 들어가고자 한다. 이때 과거는 단순한 사실에 그치지 않고 현재에 의한 ‘기억의 형식’이 되며, 이는 과거가 현재의 기억을 통해 다시 살아날 수도 있음을 뜻한다. 이때 “균질하고 공허”하게 흘러가기만 하는 연속적·진보적 시간의 흐름을 폭파한 후 그 ‘정지의 상태’에서 스쳐 가는 찰나의 기억을 붙잡는 일이 중요한데, 왜냐하면 현재 우리가 인식하지 않는 “과거의 진정한 이미지”는 지금 “현재와 더불어”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의 ‘정지의 변증법’은 근대의 진보적 시간관이 토대를 두고 있는 계속해서 앞으로만 발전해 가는 변증법이 아니라 오히려 일단 멈춰야만 한다는 것, 그 정지의 순간에만 가능한 무엇이 있음을 역설한다. 그는 기존의 지배적인 시간의 “결을 거슬러 역사를 솔질”(이상 발터 베냐민,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최성만 옮김, 길, 2008, 331~345쪽 참조)해 새로운 서사를 (재)구성해 내고자 한다. 이런 점에서 자연의 시간은 서사적 방식으로 진술되는 한에서 인간의 시간이 되며, 이야기는 “시간 경험의 특징”을 그리는 한에서만 의미를 갖는다고 말한 폴 리쾨르의 말(폴 리쾨르, ‘시간과 이야기 1’, 김한식·이경래 옮김, 문학과지성사, 1999, 25쪽)은 베냐민의 역사철학적 사고와 근대 이후 서사의 주요 장르가 된 소설을 함께 생각해 보게 한다. 소설이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시간을 찰나라도 멈춰 세운 후 그 정지의 시간 속에서 잊힌 한 존재를 기억의 그물로 건져 낼 수만 있다면 이는 인간 삶의 새로운 서사-의미를 만들어 내는 일과 다르지 않다. 이처럼 인간이 시간과 맺는 관계를 생각해 보게 한다는 점에서 소설은 ‘그림자 개’와 닮아 보인다. 앞서 미처 살펴보지 못한 ‘그림자 개’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하나. 그림자 개는 그림자로 된 개다. 둘. 그림자 개는 산책을 한다. 셋. 그림자 개는 짖는다.”(‘믿음의 개는 시간을 저버리지 않으며’, 88~89쪽) 하나. 소설은 허구로 쓰인 글이다. 둘. 소설은 시간과 마음의 연결을 돕기 위해 이리저리 떠돈다. 셋. 소설은 짖는다. 이 ‘짖음’이 위험에 처한 상황을 알리는 다급한 신호라면 우리는 소설을 그저 상상력으로 지어낸 허구의 이야기로, 현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순진하고 허무맹랑한 이야기로 가벼이 여기고 지나쳐 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시간을 다루는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내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바라보는 렌즈로서의 시간을 어떻게 구축하며 살아갈 것인지 묻고 따져 보는 실천이 된다. 여기 저마다의 방식으로 시간을 형상화하는 세 편의 ‘그림자 개’가 있다. 이 글은 그들과 함께 산책을 나서기 위한 하나의 시도가 될 것이다. 1. 소진됨으로써 발생하는 이미지 - 정지돈의 ‘모든 것은 영원했다’(정지돈, ‘모든 것은 영원했다’, 문학과지성사, 2020. 이하 인용할 경우 괄호 안에 쪽수만 표기) 1927년 하와이, 독립운동가이자 공산주의자인 ‘현앨리스’의 아들로 태어난 ‘정웰링턴’은 미국에서 의학을 공부하다 자신의 신념인 공산주의가 실현된 나라를 보기 위해 1948년 체코로 떠난다. 허나 공산주의 사회의 실상은 그가 그토록 꿈꿨던 이상과 달랐고, 정작 그 사회에서 그는 자신이 “열외자”(54쪽)라는 것을 깨달을 뿐이다. 그는 체코 시민권을 취득하기 위해 비밀경찰에 협조하지만 공산주의자로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며, 정신적 고향으로 여겨 온 북한에서는 현앨리스를 비롯한 그의 지인들이 숙청당한다. 그는 미국과 체코, 북한 그 어느 어디에도 발붙이지 못한다. 1963년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나는 그의 모습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정웰링턴은 꿈을 꿨고 꿈을 기억하는 것이 오랜만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것은 아주 오래된 기억이었고 두 세계에 살고 있는 기분이었다. (…) 꿈속에서 정웰링턴은 두 번째 삶을 살았다. 또는 세 번째, 네 번째. 인간은 매일 꿈을 꾸지만 그것을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 정웰링턴은 그 사실을 깨달은 이후 다시 잠들지 못했다.(7쪽) 인간은 매일 잠을 자고 꿈을 꾸지만 대부분 그 꿈을 기억하지 못한다. 허나 이날 그는 자신의 꿈을 기억해 낸다. 이후 다시는 잠들지 못할 정도로 큰 충격을 준 “오래된 기억”으로서의 꿈을. 오랫동안 잊고 있었으나 떠올린 순간 “인생 전체가 쏟아져 내리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꿈을. 그 꿈은 무엇이었을까? 지금까지 그는 무엇을 망각해 왔던 것일까? 근대는 위기의 시대라 할 수 있다. (…) 위기는 사실상 ‘위기’가 아니라 선택이라고. 고대 그리스에서 위기는 선택을 의미했다. 옳음과 그름, 구원 또는 심판, 삶 혹은 죽음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 양자택일을 요구하는 상황, 찬성이냐 반대냐를 요구하는 시대. 그게 바로 ‘위기’라네. (…) 재밌는 건 그럼에도 최근 지나온 10년을 프랑스혁명 이후 유일하게 위기가 없었던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는 거네.(97쪽) 근대 이후 빠르게 변모해 가는 세계에서 위기는 ‘일상적’인 것이 된다. 그럼에도 2차 대전 이후 냉전의 대립이 서서히 자리를 잡아 가던 지난 10년은 오히려 위기가 없었던 시대였다고 ‘이지’는 말한다. 정웰링턴은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없다. 그동안 죽음의 위기를 수시로 겪어 온 자신과 가족, 동지들의 삶이 위기가 아니었다고? 그러나 어느 순간 그는 깨닫는다. 그들은 죽을 상황에 처하거나 심지어 죽었다고 하더라도 ‘위기’를 겪지는 않았다는 것을.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애초에 무언가를 택한다는 선택권 자체가 없었으니까. 그들은 선택을 내릴 권리 자체를 박탈당한 사람들, 처음부터 “예외적인 존재”(100쪽)였던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이들을 이렇게 배제한 것이 자본주의나 공산주의 둘 중의 하나가 아니라 두 체제 모두가 그렇게 했다는 것, 즉 두 체제 모두가 ‘근대의 쌍생아’로서 그들을 사회에 포섭하는 동시에 배제시켜 온 공모자라는 것이다. 예전에는 그렇게 믿었다. 공산주의는 국경과 인종, 성별과 나이를 뛰어넘는다. 자본주의는 반대다. 자본주의는 상이한 욕망과 능력을 먹이로 성장하고 국경과 인종, 성별과 나이를 나누고 계급을 형성한다. 그러나 이제 모든 게 변했고 그는 이러한 변화를 설명할 수 없었다. (…) 정웰링턴은 생각했고 책에 불을 붙였다. 바삭하게 굳은 ‘레탕모데른’은 잘 타올랐다.(8~9쪽) 1963년의 잠에서 깨어난 뒤 그가 깨달은 것은 자본주의와 공산주의가 실상은 그리 다르지 않다는 점, 둘 다 최종 목적지를 ‘발전된 미래’에 두고 ‘진보적 시간관’이라는 동일한 연료로 달리는 기차였다는 뼈아픈 진실이었다. 이제 겉무늬만 다를 뿐 같은 목적지로 향하는 근대의 두 기관차 모두에 “비상 브레이크”(“마르크스는 혁명이 세계사의 기관차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쩌면 사정은 그와는 아주 다를지 모른다. 아마 혁명은 이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사람들이 잡아당기는 비상 브레이크일 것이다.”(‘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356쪽))를 걸기 위해 그는 이들이 공유한 시간관 자체와 맞서 싸워야 한다. 그가 ‘레탕모데른’(les temps modernes), 즉 ‘근대의 시간’이라는 잡지를 불태우는 것은 마땅한 수순으로 보인다. 1848년 7월 혁명 발발 당시 파리 곳곳의 여러 사람들이 “시계탑의 시계”를 향해 동시에 총을 쐈던 것처럼(위의 책, 346쪽) 근대 이후 ‘혁명’은 기존 시간관과의 투쟁에서 시작되는 것이리라. 그러나 거대한 근대의 시간에 맞서 “지연된 순간들”을 좋아하고 “목적지가 없”는 이동과 “결과가 없는”(102쪽) 실험을 추구하는 정웰링턴은 무력하게만 보인다. 차차 그는 사람들로부터 이해받지 못한 채 혼자가 돼 간다. 그에게 남은 대화 상대는 과거뿐인 듯하다. 윌리(정웰링턴의 애칭-필자)는 과거가 떠올랐다. 꿈을 기억한 이후 처음 체코에 온 시절이 반복해서 재생됐다. 시간은 기억 속에서 거리를 상실했고 종이를 반으로 접어 펜으로 구멍을 뚫은 것처럼 의식의 지평 위에 14년 전과 14년 후가 겹쳐졌다.(29쪽) 과거를 떠올리는 그에게 처음 체코에 도착했던 14년 전과 14년 후인 지금 현재는 “겹쳐”진다. 시간의 흐름을 건너뛰어 먼 과거의 특정 시기와 현재가 연결된다. 과거의 어떤 선택에 따라 그 이후의 삶은 지금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었다. 체코 비밀경찰의 협조 요청을 단호히 거절했다면? 서둘러 미국으로 돌아갔다면? 북한으로 갔다면? 아니, 애초에 미국을 떠나지 않았다면? 꿈을 기억한 1963년의 그날 그가 꿈속에서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삶을 살았다는 것은 이러한 맥락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중 어떤 꿈도 그를 받아 주지 않았다면. 아무리 많은 삶이 가능했더라도 그것들이 모두 ‘진보의 꿈’으로 귀결될 뿐이었다면. 공간적으로도(“체코와 북한 모두에 거절당한 그는 미국으로 돌아가길 원했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135쪽)), 시간적으로도(“정웰링턴의 문제는 자신이 어느 시간대에 존재하는지 모른다는 데 있었다.”(16쪽))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그는 혼란스러움 속에서 하나의 장르를 발명해 낸다. “침묵”(16쪽)이 바로 그것. 이는 소설 속의 그가 행하는 유일한 ‘선택’으로, 그는 더이상 말을 하지 않기를 선택한다. 이는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대해 “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허먼 멜빌, ‘허먼 멜빌’, 김훈 옮김, 현대문학, 2015, 22쪽)라며 ‘하지 않음’을 택하는 허먼 멜빌의 바틀비와 극 중간중간 긴 침묵에 골몰하는 사뮈엘 베케트의 인물들을 떠올리게 한다. 들뢰즈는 베케트의 텔레비전 단편극에 대한 글에서 “피로한 인간은 단지 실현을 소진했을 뿐이다. 반면 소진된 인간은 모든 가능한 것을 소진하는 자”라고 둘을 구분한다. 그러니까 ‘피로한 인간’은 오늘의 할 일을 마친 후 집에 돌아가며 피곤해하지만, 밤새 푹 자고 일어나면 내일 다시 일을 하며 무언가를 실현할 수 있다. 그러나 ‘소진된 인간’에게는 이 내일의 실현 가능성이 더이상 없다. 그는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가능성 그 자체를 남김없이 불태워 버렸기에 오늘이든 내일이든 먼 훗날이든 더이상 어떤 것도 할 수 없다.(질 들뢰즈, ‘소진된 인간’, 이정하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3, 23~24쪽 참조) 하와이에서 미국으로, 미국에서 체코로, 끊임없이 어떤 가능성을 따라 살아온 정웰링턴에게 이제 남은 것은 ‘소진된 가능성’뿐이다. 가능성을 탕진해 온 삶. 그의 “시계는 정지”(96쪽)한다. 윌리는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세계와 사람들은 혼란스럽다. 나는 가까운 시일 내에 죽을 것이고 사람들이 이를 자살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단어에 불과하고 나의 선택은 단어가 아니다. 그것은 언어와 숫자, 개념 따위로 수렴되지 않는 것이다.(132쪽) 삶이 정지하는 죽음의 순간 정웰링턴은 가능성 자체의 소진이 무엇인지,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외치는 진보의 폭력성이 무엇인지 드러낸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의 죽음을 자살이라 부를 것임을 알지만, 그것은 “단어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모든 가능한 것을 소진한 후 맞는 마지막 순간의 정지 속에서 그는 하나의 이미지를 그리는 중이다. 바로 “더이상 가능한 것은 없다”는 이미지.(위의 책, 44~45쪽 참조) ‘진보적 시간’이 주장하는 모든 허황된 것들을 끝장낸 후에야 비로소 발생할 이미지. “죽음과 혼돈의 순간”이 “생성과 창조의 순간”과 동시에 존재하는 “카오스모스의 시간”(위의 책, 119쪽), 그것은 결코 “언어와 숫자, 개념 따위로 수렴되지 않”을 것이다. 2. 끝나지 않는, 끝날 수 없는 산책 - 박솔뫼의 ‘미래 산책 연습’(박솔뫼, ‘미래 산책 연습’, 문학동네, 2021. 이하 인용할 경우 괄호 안에 쪽수만 표기) 1982년 3월 18일, 부산 중구 대청동 부산 미국문화원에 방화 사건이 발생한다. 사건을 일으킨 것은 당시 고신대 학생이었던 문부식, 김은숙 등으로, 그들은 1980년 5월 광주항쟁 때 자행된 군부의 학살을 비판하고, 또 이를 묵인하고 방조한 미국은 즉각 이 땅에서 물러갈 것을 요구했다. 그로부터 40여년이 흐른 2021년 박솔뫼는 이 사건을 소재로 한 ‘미래 산책 연습’을 발표한다. 그런데 작가는 같은 소재로 ‘매일 산책 연습’이라는 단편소설을 이미 쓴 적이 있었다. 그렇다면 의문이 생긴다. 작가는 한 번 다뤘던 소재를 왜 다시 써야만 했을까. 두 소설에서 소설을 쓰는 ‘나’의 서사는 거의 동일하다. 다만 차이점은 장편인 ‘미래 산책 연습’에는 ‘나’ 외에 ‘수미’의 서사가 추가된다는 점이다. 이때 두 서사가 지닌 시간축의 특징에 주목해야 한다. 즉, ①‘나’의 서사가 현재의 시점에서 80년대 과거를 돌아보는 회상의 형식이라면, ②수미의 서사는 80년대 과거로부터 현재로 다가오는 형식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간단히 내용을 살펴보면 ①‘나’는 부산의 목욕탕에서 우연히 만난 ‘최명환’과 친해지면서 그녀가 과거에 김은숙을 알았으며, 방화 사건 당일 우연히 김은숙을 목격했음을 듣게 된다. ②광주에 사는 학생인 수미는 감옥에서 출소한 친척 언니인 ‘조윤미’를 맞이하게 되는데, 서사가 진행되면서 밝혀지는 건 조윤미가 부산 미국문화원에 불을 지른 인물 중 한 명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①과 ②의 서사가 번갈아 가며 진행되는 이 장편소설에서 ①의 김은숙과 ②의 조윤미는 서서히 겹쳐지게 된다. 단편에서는 이름으로만 회상됐던 김은숙이 장편에서는 1980년대 당시를 살아가고 있는 인물인 조윤미로서 소설 속에 등장하고 있는 셈이다. 총 12개의 장으로 이뤄진 이 소설의 전체 구조도 주목을 요한다. 서사의 흐름을 따르자면 이 소설의 1장은 소설의 처음이 아니라 마지막에 놓여야 한다. 마지막인 12장은 어른이 된 수미가 아픈 윤미 언니를 배웅하며 끝나는데, 이를 이어받기라도 하듯 1장에서의 수미가 좀 전까지 같이 있었던 아픈 윤미 언니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12장 다음에 1장이 오는 것이 인과관계상 자연스럽다. 그러나 1장의 수미가 “그렇다면 어떻게 처음 언니와 만나게 되었는지를 써둬야겠다”(12쪽)고 마음먹은 뒤 써 내려간 것이 바로 다음 장에서부터 전개되는 이 소설의 내용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1장은 분명 이 소설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이처럼 이 소설은 연속적인 시간의 흐름을 따르지 않고, 과거로부터 다가오는 현재(②)와 현재에서 뒤돌아보는 과거(①)가 서로 물고 물리는 것을 전체적인 구조로 형상화하고 있다.1) 이제 소설의 형식에서 보이는 이러한 시간적 특성이 내용의 측면에서는 어떻게 나타나는지 살펴보자. ‘김은숙-조윤미’는 1982년 당시 88올림픽 준비를 중단하라고 비판한 적이 있는데, ‘나’는 그가 ‘82년도에 생각한 88년도’와 지금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88년도는 그 모습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겉으로는 ‘화합과 전진’이라는 올림픽 슬로건이 내세워졌지만, 실상 이면에서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은 집을 빼앗기고 사회에서 배제돼야만 했다. 국가는 이를 은폐한 채 “성공적인 88올림픽”(97쪽)을 홍보해 왔을 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배제와 폭력은 그 후로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은, 아니 오히려 더 강화된 현상일지도 모르겠다. “어떤 사람들은 나라에서 쓸어 버려도 좋다”거나 “부족하고 모자라 보이는 사람들은 흐름에서 탈락되어 죽어 버려도 좋다”는 말, “손이 없는 자가 빵을 가지지 못하는 것은 안타깝지만 당연한 것이고 그래야만 한다”(148~149쪽)와 같은 말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떠도는 것이 지금 이 사회의 모습 아닌가. 이러한 모습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어쩌면 거듭되는 기득권의 지배와 ‘경쟁에서의 승리’만을 향해 달려가는 이 흐름에 맞서기 위해서는, 민주화 운동 인사들이 고문당하는 소리를 “시간이 흐르는 것처럼”(193쪽) 지워 버리는 기차 소리에 맞서기 위해서는, 지금-현재에 하나의 “매듭을 지어 버리는 일”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미국이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는 미래를 연습하였을지는 알 수 없었다. 불을 붙인 이후의 시간을 미래라 생각하였을지도 알 수 없었다. 아마도 그들은 그런 미래를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들이 어땠을지는 알 수 없지만 끝을 내고 매듭을 지어 버리는 일, 다음을 생각하지 않는 일이 필요할 때가 있을지 모른다.(91~92쪽) ‘그런 미래’를 생각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하나의 사건을 일으킬 수 있었던 힘은 어디서 온 것일까? 1980년 광주에서 억울하게 죽어 간 자들의 목소리, 그 외에 다른 원천을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소설의 곳곳에서 수수께끼처럼 제시되는 대목들, “내가 갖고 싶은 미래가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아름다운 과거로 여겨”(18쪽)진다거나 “미래는 꼭 다음에 일어날 것이 아니고 과거는 꼭 지난 시간은 아니”(91쪽)라는 부분에 대한 해석도 가능하겠다. 즉, 이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미래는 ‘발전된 미래’라는 진보적 시간관으로서의 미래가 아니라 과거의 사람들이 꿈꿨던 미래, 그러나 실현되지 않은 것이기에 “슬픈 과거”(140쪽)인 미래, 그렇기에 지금 여기로 가져와야만 하는 미래-과거가 된다. 이때 우리는 ‘미래 기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보았던 사쿠라이 다이조의 연극 중에는 ‘미래 기억’이라는 말이 들어가는 연극이 있었다. (…) 그러니까 다른 시간을 살 수 있었다. 미래를 살고 와야 할 것을 살아 낸다면 미래를 기억이 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153쪽) 현재의 내가 과거의 사람들을 기억하며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미래를 꿈꿀 때 미래는 꼭 다음에 오는 일이 아니고 과거 역시 그저 지나간 일이 아니게 된다. 이렇게 시간은 “뭉쳐지고 합해지고 늘어나고 누워 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과거의 사람들이 꿈꾼 미래를 지금 여기서 기억하며 살아간다면. 따라서 ‘미래 기억’은 바라는 일이 아직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그 일이 실현될 오늘을 살아가는, 일종의 수행적인 행위가 된다. 1980년에 기억하는 2000년처럼. 1980년 겨울, 광주 전남 지역의 미술인들은 ‘2000년을 위한 파티’를 연다. ‘2000년’은 광주의 진실이 알려진 미래로, 당시에는 (그리고 지금도) 아직 오지 않은 “민주적인 미래”(193쪽)다. 그들은 미래에 대한 확실한 약속이 아니라 “과거의 완결되지 않은 사실”에 발을 딛고서 다른 “미래로의 문”(에밀 앙게른, ‘역사철학’, 유헌식 옮김, 민음사, 1997, 242쪽)이 열리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이 문 너머의 세계는 우리에게 예상 가능한 미래가 아니라 “새로운 미래”(153쪽)라는 점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흔히 과거를 기억해야 한다고 말할 때 우리는 당시 그대로의 완벽한 복원을 바랄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거 그 자체의 완벽한 복원은 불가능함을, 과거를 예상하고 짐작하는 나의 생각이 “착각일 수 있음”(193쪽)을 인정할 수 있는 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나는 1980년 5월 27일 아침, 피가 강물처럼 흘렀다는 도청 앞의 “그 냄새와 공기와 광경을 모르고 모르고 모”(192쪽)르기에. 과거에 대한 ‘살아 있는 기억’을 지닌 역사적 사건의 당사자로부터, 그러한 기억을 지니지 않은 다음 세대를 위한 ‘역사적 기억’으로의 전환(박순석, ‘5,18과 도청’ 토론문, ‘5.18 41주년 기념 학술대회’, 5.18기념재단, 2021, 95~97쪽 참조)은 가능할까? 최명환은 ‘나’에게 “우리는 어떻게 살아왔고 앞으로 어떻게 살게 될 것인가”(14쪽)라고 묻는다.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묻는, 그래서 ‘미래 기억’적인 이 질문은 지금 우리 사회에 얼마나 유효할까. 과거를 현재로부터 가차 없이 떼어 내 버리는 ‘기억의 위기’인 이 시대에 대응해 예술은 기억을 위한 어떤 “새로운 형식을 창안”(알라이다 아스만, ‘기억의 공간’, 변학수·채연숙 옮김, 그린비, 2011, 16~26쪽 참조)해 낼 수 있을까? ‘미래 산책 연습’은 이에 대한 하나의 응답처럼 보인다. 소설에는 평범한 인물들의 일상적인 생활의 모습이 자주,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세세하게 묘사된다. 그리고 소설을 읽으며 독자는 자신도 모르는 새에 이 인물들을 따라 먹고 마시고 걷게 된다. 그 식당과 목욕탕과 빵집과 카페와 골목의 어디쯤에서, 소설 밖의 독자와 소설 안의 인물이 만난다. 그리하여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를 기억하는 ①과 과거의 시점에서 미래를 기억이 되게 살아가는 ②가 하루하루 서로 교차될 때 독자는 소설 속 인물들과 함께 과거와 현재를 오가게 된다. 물론 역사적 사건의 당사자가 아닌 우리가 나 스스로를 사건 당사자의 자리에 놓아 보는 것, 자신을 “한 사람의 시민”이나 “인류의 일원”으로 생각해 보는 것은 “드문 상태”(14~15쪽)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이 소설을 읽고 있을 때 우리는 그 상태가 된다. 과거와 현재의 사람들이 만났을 때 서로에게 할 수 있는 말이 아무것도 없을까? “그럴 수는 없”(112쪽)는 것이다. 과거 사람들이 바랐던 ‘미래’를, 그들에 대한 ‘생각하기’와 ‘쓰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미래 산책 연습’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아니, 끝날 수 없을 것이다. 3. 눈사람을 만드는 일 - 윤해서의 ‘0인칭의 자리’(윤해서, ‘0인칭의 자리’, 문학과지성사, 2019. 이하 인용할 경우 괄호 안에 쪽수만 표기) 앞의 두 소설에는 각각 ‘1960년대 체코의 정웰링턴’, ‘1980년대 부산의 김은숙’이라는 역사적 시공간의 인물이 제시돼 있었다. 그리고 그 맞은편에는 그 인물을 바라보는 현재 작가로서의 ‘나’가 있었다. 반면 이제 살펴보게 될 윤해서의 ‘0인칭의 자리’에는 이와 같은 역사적 배경이나 인물, 그리고 작가로서의 ‘나’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소설을 앞의 두 소설에 이어 놓아 보는 이유는 이 소설이 동시대를 역사적으로 사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의 두 소설이 과거와의 대화를 통해 동시대를 사유하고자 했다면 이 소설은 동시대를 사유하기 위해 동시대와의 대화를 시도하는 듯 보인다. 특정한 플롯이나 줄거리가 없어 보이는 이 소설은 그야말로 실험적이다. 소설 전체에 걸쳐 주인공이라 할 만한 인물이 등장하지 않으며 여러 인물들(혹은 공간들)은 *을 사이에 두고 매번 달라진다. 행갈이가 되어 마치 시처럼 보이는 이탤릭체의 대목들(대체로 현재형)이 정서체로 쓰인 인물들에 대한 객관적 묘사(대체로 과거형) 사이사이에 흩뿌려져 있다. 예컨대 소설의 첫 문장부터 15쪽까지가 이렇다. * 언제나 사람들은 어딘가에 앉아 있었을 것이고, 어쩌다 일어나 서둘러 걷거나 뛰었을 것이고, (…) * 사는 게 재밌네, 재미있어 사는 게. 그는 혼잣말을 했다. (…) * 화병의 목록은 꽃 이름만큼 많다. 현무암, 화강암, 석회암은 아니다. * 그녀는 6번 출구로 나왔다. 출구 앞에는 영종도에 들어설 오피스텔 분양 (…) * 큰눈물버섯이라는 버섯이 있다. 큰눈물버섯은 눈물버섯속이다. (…) * 그가 후원 입구에 도착했을 때 문화재해설사는 궁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었다. (…) 작가는 왜 이런 형식으로 글을 쓴 것일까? 만약 작가가 “어떤 한계”에 의해 그렇게 쓸 수밖에 없는 것이라면(‘모든 것은 영원했다’, 150쪽) 이런 기법으로 소설을 쓰도록 만든 그 한계는 무엇이었을까? 계속 변화하고 움직이는 현재, 좀처럼 파악되지 않는 그 현재의 수많은 삶들, 바로 이를 포착해 드러내야 한다는 것, 이것이 윤해서가 직면한 어떤 한계가 아니었을까. 마치 한글 문서창의 커서가 깜빡이며 “살았다, 죽었다, 살았다, 사라졌다”(85쪽)를, 어둠 속의 반딧불이가 날아다니며 “반짝, 어둠”(67쪽)을 반복하듯, 매순간 ‘있다-없다’를 반복하는 이 현재를 도대체 어떻게 붙잡아 그려 낼 것인가. 이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소설은 위와 같은 형식을 취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즉, 논리적인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개되는 정서체(과거형)의 대목 사이사이로, 갑자기 나타나 서사-시간의 흐름을 끊어 버리는 이탤릭체(현재형)의 대목을 등장시켜, 끊임없이 교차되는 시간의 움직임을 매순간 형상화해 내고 있는 것이다. 한편 내용적으로 ‘미래 산책 연습’에서 얼핏 보였던 동시대 사회의 모습은 이 소설에서 더욱 전면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사람을 넘어뜨려 죽이고도 태연해하고(18쪽), ‘만남의 광장’이라는 식당에서 마주 앉아 밥을 먹지만 상대가 누구인지는 아무도 모른 채 자기 식사에만 골몰하고(157쪽), PC방에 앉아 무기를 고른 후 각자의 전장에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죽인다(169쪽). 사람들은 하루하루가 피곤하고, 오직 돈과 휴식만을 원할 뿐 어떤 것도 바라지 않는다(61~63쪽). 이러한 사회의 모습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현상인 것만 같고, 우리에게 자연스럽게 여겨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동시대의 사회적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이 소설의 또 다른 몇몇 대목은 그 자연스러워 보이는 모습들이 실은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을, 이 사회가 얼마나 폭력적일 수 있는지를 암시한다. 한 공장에서 비슷한 시기에 집단적으로 백혈병 진단을 받았음에도 어떠한 진상 규명이나 보상도 없이 해고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를 지켜보며 45일째 단식 투쟁을 하다 공장 옥상에서 투신하는 사람이 있다(52~53쪽). 과거에 자신들이 행한 잘못이 명백함에도 죽어도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 일본대사관 앞에는 지금도 소녀상이 있다(117~118쪽). 자신들이 타고 있는 배가 어디로 가는 중인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 두려움에 떨면서도 믿고 의지할 것이 없어 서로의 작은 손만을 잡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132~135쪽). 단지 소설 속 이야기로만 읽기 어려운 이 대목들은 결코 자연스러워지지 않는다. * 어떤 시간도 공평하게 간다. 시간이 흐른다는 것을 무엇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 (…) 시간이 무섭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가만히 있는 것들을 자라게 하고, 썩게 하고, 기어이 사라지게 하는. 황홀한 삶을.(199~200쪽)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의 한 화자는 “감자에 싹이 나고, 물 밖의 고기가 썩고, 방충망에 뿌옇게 먼지가 낀다”는 일상적인 생활의 모습에 “비는 내리다 그치고 / 더위가 가고 추위가 온다”는 자연적 흐름을 더해 가며 섭리 같은 시간을 말한다. 그저 가만히 있는 존재들을 “자라게 하고, 썩게 하고, / 기어이 사라지게 하는” 공평무사한 자연의 시간을. 그런데 화자는 이 시간을 무섭다고 여긴 “적이 있다”고, 마치 지나간 일처럼 얘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의 화자는 시간의 또 다른 면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무언가를 사라지게 할 수도 있지만 또한 무언가를 탄생시킬 수도 있는, “가능한 것이 사라지게 하는 바로 그 순간에 가능한 것을 창조”(54쪽)할 수도 있는 시간. 이제 200쪽에 이르는 이 소설에서 무심히 세 번 내리는 눈(雪)을 살펴볼 때가 된 것 같다. * 눈이 내린다. 눈이 내려 쌓인다. 쉼 없이 쏟아지는 눈송이들. 골목, 골목에. 모든 기억의 눈꺼풀 위에. 잠잠하라. 잠잠하라.(20쪽) * 눈은 내려 쌓이고, 아무도 밟는 사람이 없어서 발자국 하나 없이 끝내 하얗고.(88쪽) * 죽을 때 죽더라도. 어느 때나 눈사람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눈은 그저 내리고, 어디에나 똑같이 내려 쌓이는데. 눈을 뭉쳐 눈사람을 만드는 건 사람의 일. 눈사람은 누군가의 기억 같아. (…) (174~175쪽) 시간이 공평히 흘러가 모든 존재하는 것들을 사라지게 하듯, 눈 역시 “그저 내리고, 어디에나 똑같이 내려 쌓”이면서 땅 위의 존재들을 하얗게 지울 수 있다. 시간은 흐르면서, 눈은 쌓이면서 여기 존재하던 무언가가 더이상 여기 있을 수 없게 한다. 그곳은 새하얀 무(無)가 된다. 그러나 시간이 무언가를 사라지게 하면서 동시에 무언가를 태어나게도 하듯, 눈 역시 그럴 수 있다. 단, 하나의 조건이 충족됐을 때. 즉, 우리가 “눈을 뭉쳐 눈사람을 만”드는,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사람의 일”을 수행할 때. 한 사람을 기억하며 만들어 가는 눈사람은, “모든 눈꺼풀의 기억 위에” 쏟아지면서 “잠잠하라”고, 이제 그만 잊으라고 명령하는 ‘눈-시간’에 저항하는 일이 된다. 어쩌면 이때, “기둥도 뿌리도 없이, 잎도 열매도 없이”(200쪽) 이 지상 위를 떠도는 이들도 저 눈사람 위에서 잠시 쉬어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계절의 끝에, 아이들의 침대 맡에, 깊은 꿈속”(175쪽) 곳곳에 눈사람이 놓여 있듯, 이 소설의 곳곳에는 누군가를 간절히 기억하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지금은 이 땅에 없는 사람을 향해 “하늘에도 지도가 있습니까?”라고 묻는 사람(118~119쪽), 낚시터에 나란히 앉아 주말마다 이곳에 앉아 있던 한 남자를 기다리는 엄마와 딸(179쪽), 멍하니 수평선을 바라보다 문득 바다 위에 앉아 있는 한 사람을 보게 되는 그녀(20~21쪽) 등. 이들은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고 깊은 고통과 상심을 겪고 있으면서도, 그럼에도 그 한 사람을 끈질기게 기억하고 바라보고 있다. 문득 떠오르는 소설 앞부분의 한 대목. 화병의 목록은 꽃 이름만큼 많다. 현무암, 화강암, 석회암은 아니다.(9쪽) 화병의 목록이 꽃 이름만큼 많다는 것은 어떤 뜻일까. 국화꽃, 진달래꽃, 봉숭아꽃, 목련꽃, 벚꽃 등 각각의 꽃에는 저마다 그에 맞춤한 꽃병이 있다는 말일까. 그래서 화병이 저마다의 이름을 가진다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들은 더이상 “현무암, 화강암, 석회암” 같은 보편적인 명사에 속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현무암일 뿐인 평범한 돌이 어떤 특정한 꽃을 담아내는 순간 고유한 이름을 가진 화병이 된다. 여기서 ‘화병’을 기억되는 사람으로, ‘꽃’을 기억하는 사람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이때 기억되는 사람은 기억하는 사람만큼 생겨나게 된다. 과거 속에서 이름을 잃은 채 무명(無名)의 상태로 떠돌던 이들을 누군가 기억하는 순간, 그들은 자신의 고유한 이름을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과거의 누군가를 기억하는 사람은 그를 기억하는 동시에 그 자신 또한 상대방에 의해 고유한 존재로, ‘이 화병’에 담긴 ‘이 꽃’이 된다. 이처럼 이 둘은 따로 떨어져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있을 때 자신 역시 존재할 수 있는, 서로가 서로를 구성하는 관계가 된다. 마치 한국어에서 “자음과 모음”이 합해져야 하나의 글자가 되는 것처럼. 아이와 부모가 서로를 존재케 하는 것처럼(186쪽). ‘0인칭의 자리’는 더이상 과거를 기억하지 않고 어떤 미래도 떠올리지 않는, 단절된 현재만을 살아가는 동시대를 어두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또한 이 소설은 공허하게 흐르는 시간과 무심히 내리는 눈을 거슬러, 그것을 뭉쳐 눈사람을 만들 수도 있다고, 지금도 어딘가에는 눈사람이 놓여 있지 않느냐고 우리를 조용히 일깨운다. 그러므로 폐허 속 잔해들을 그러모아 새로운 무언가를 (재)구성하는 것은 ‘역사의 천사’뿐 아니라 “미약한 메시아적 힘”(‘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332쪽)을 지닌 바로 우리, 인간의 몫이기도 할 것이라고. * ‘0인칭의 자리’에는 한 아들이 돌아가신 아버지의 책장을 정리하다 ‘수학’이라는 책을 펼쳐 보는 대목이 있다. “378쪽. 거기에 유일한 밑줄. 존재성 증명은 정의되는 성질을 가진 물체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밝히는 과정이다.” 이어지는 설명에 따르면 이렇다. 존재성 증명에는 ‘구성적 증명’과 ‘비구성적 증명’ 두 가지가 있는데, ‘구성적 증명’은 명확한 숫자로 답이 존재한다. 1+1=2처럼. 그런데 방정식의 답을 찾지 못하더라도 답이 존재하기는 한다는 것, 바로 그 사실을 밝히는 증명도 있다. 명확한 숫자로서의 답은 제시하지 못하지만 어쨌든 무언가 “존재하기는 한다”고, 답으로서의 무언가가 “있기는 하다”(109~110쪽)고 증명하는 것이 바로 ‘비구성적 증명’이다. 아들은 궁금하다. 아버지가 밝히고 싶었던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어쩌면 앞에서 살펴본 세 편의 소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시간을 다루는 와중에 이 ‘비구성적 증명’을 해 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정웰링턴을 기억하냐는 ‘나’의 물음에 ‘야넥’은 그의 죽음이 자살인 건지, 그의 목소리나 성격이 어떠했는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그렇지만 당신이 물으니까 병원 담벼락 안쪽 “그곳에 남자가 있었다”(‘모든 것은 영원했다’, 200쪽)는 것만은 기억이 난다고 말한다. 1980년 5월 광주의 이야기를 전해 들은 부산의 김은숙과 동지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를 고민하던 ‘나’는 그들이 생각한 것은 “그들 자신이 광주에 있었다면”이라는 가정이 아니라 “그때 그곳에 누군가 있었다”(‘미래 산책 연습’, 92쪽)는 과거의 사실 그 자체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릴 적 카메라 렌즈로 바라본 어머니의 눈빛, 그때까지 자신이 알던 어머니의 눈빛과는 전혀 다른 그 눈빛은 카메라도 아니고 카메라 너머의 자신도 아닌 어떤 것을 보고 있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이후 수많은 사람들의 눈빛을 찍어 왔다는 한 사진가. 그러나 그 어머니의 눈빛은 “그날 그 자리, 거기 없던 어떤 것”(‘0인칭의 자리’, 30쪽)이었음을 이제는 안다는 그의 고백은 이렇게 바꿔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당신이 없는 모든 곳에 당신이 있어.”(위의 책, 150쪽) 그러므로 위 소설들의 끝에서, 우리는 뜻하지 않은 하나의 초상(肖像)과 마주하게 된다. 깊은 밤, 책상 앞에 앉아 잊힌 존재에 대한 자료를 읽고 그를 상상하며 글을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는 어떤 사람의 수그러진 뒷모습을. 여기서 우리는 80년대에 태어난 이 젊은 세 작가가 왜 2020년을 전후로 이 작품들을 써야만 했는지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의 글쓰기는 지금 이 시대의 시간관-과거는 하루 빨리 잊을수록 좋고, 미래는 상상하지 않는 편이 현명하며, 그저 하루하루의 현재만 생존하라고 명하는-에 대한 하나의 투쟁이자 경고 신호로서, 지금 여기에 도착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때, 작가 개인의 글쓰기는 그를 뛰어넘어 이 시대의 공동체를 위한 글쓰기가 된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서로 교차하는 곳에, 희미하게 명멸(明滅)하고 있는 한 존재가 있다. 지금-여기에는 없지만 그때-그곳에는 있었던 누군가를 증명해 내는 일은, 내일-저곳을 이미 기억해 내어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일과 같다. 그리하여 만약 소설이 지금-여기에 그들을, 그때-그곳에 우리를 데려다 놓을 수 있는 것이라면, ‘그림자 개’의 특성을 하나 더 추가해 볼 수도 있겠다. 넷. 그림자 개는 그림자 개가 되기 전의 개가 지금도 여전히 존재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개다. ‘그림자 개’의 다른 이름이 ‘믿음의 개’인 이유도 여기에 있을 터. 비록 그것이 한낱 그림자에 그친다고 하더라도 ‘그림자 개’-소설은 끝내 시간을, 그 속의 한 존재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므로. ——————————————————————————————————————————— 1) 그리고 이는 ‘모든 것은 영원했다’에도 적용될 수 있다. 정웰링턴이 자신의 꿈을 기억하는 소설의 첫 페이지는 1963년으로, 서사의 흐름상 그의 유언이 등장하는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와 연결된다. 또 작가로 추정되는 ‘나’가 등장하는 마지막 장의 시간대를 이 책의 출판 연도인 2020년으로 생각해 본다면 1960년대의 과거(정웰링턴)와 2020년의 현재(‘나)가 마주 보는 형식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2023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자들

    2023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자들

    2023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자들이 서울 광화문 사옥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올해 창간 119년을 맞은 서울신문 신춘문예의 문을 두드린 이는 어느 때보다 많았다. 공모전의 홍수 속에서도 서울신문 신춘문예가 꿋꿋이 빛을 발해 온 만큼 수상자들의 웃음에서 더 큰 기대를 읽게 된다. 왼쪽부터 이근희(평론), 박미연(동화), 임후성(시), 이익훈(희곡), 김사사(소설·본명 김소진), 권영하(시조) 당선자.
  • 尹, 현충원 참배로 새해 첫 일정… 각계 국민과 통화도

    尹, 현충원 참배로 새해 첫 일정… 각계 국민과 통화도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로 새해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및 대통령실 참모들과 함께 현충원 현충탑에 헌화·분향했다. 현충탑 방명록에는 “위대한 국민과 함께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반드시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용산 대통령실로 돌아와 국무위원들과 떡국으로 조찬을 함께한 윤 대통령은 “위대한 국민과 최고의 기업, 유능한 관료들을 믿고 우리가 방향을 잘 잡으면 대한민국은 반드시 다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용산 청사에서 남극 과학기지, 해외 건설현장과 각 군부대 등 각계각층의 국민들과 전화 통화를 하며 새해 덕담과 격려를 전했다고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허순도 대장과의 화상 통화에서 “13개월간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극한의 환경에서 연구 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모든 대원들의 건강과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며 “다양한 극지 연구는 대한민국뿐 아니라 전 세계 인류를 위한 과학 연구인 만큼 그 성과와 데이터를 국제사회와 공유해 남극 연구가 인류 미래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전휘수 건설본부장과의 통화에서 “체코, 폴란드 등 원전 건설이 예정된 국가에서 바라카 원전을 자주 찾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여러분이 일궈 놓은 UAE와의 좋은 협력 사례가 많은 국가로 퍼져 나가고 있어 자랑스럽다”고 했다. 또 태풍 ‘힌남노’가 닥쳤을 때 인명 구조활동에 나선 119대원들, 경북 울진 산불을 진압한 울진소방서 대원 등도 전화로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토끼띠’와 인연을 가진 국민들과도 통화했다. 새해 첫날인 이날 ‘쌍둥이 아빠’가 된 경기 고양경찰서 장동규 경사에게 축하 전화를 걸었고, 스피드스케이팅 500m 세계 랭킹 1위이자 토끼띠인 김민선 선수에게는 “국민들이 김 선수를 보며 큰 힘을 얻고 있다”며 “새해에 더 자신감 있게 경기에 임해 달라”고 격려했다.
  • 정치에 휘둘린 백년대계… 교권 추락으로 인격적 만남 무너져

    정치에 휘둘린 백년대계… 교권 추락으로 인격적 만남 무너져

    자사고·교과서 등 정권 따라 뒤집기계획 논의할 국가교육위 ‘거수기’로이전 정책 적대시 대신 지속적 토론교권·인성교육 붕괴된 교실 세워야문재인 정부는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를 폐지하고 2025년 이 학교들을 일반고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애초 선별적·단계적 폐지였던 공약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겪으며 ‘고교 스펙 쌓기’ 논란이 과열되자 갑자기 ‘완전 폐지’로 급선회했다. 이후 서울시교육청 평가에서 탈락했던 일부 자사고가 소송 끝에 부활하는 등 혼선이 계속됐다. 윤석열 정부는 전 정부의 일괄 폐지 정책을 백지화하겠다고 나섰다. 학생과 학부모들은 몇 년 새 정권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롤러코스터를 탄 형국이었다. 교육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정치 과잉’을 꼽았다. 앞으로 우리 사회를 책임질 구성원들을 키워 내는 교육이 정권의 이념적 지향에 따라 휘둘리면서 ‘백년대계’는커녕 한 치 앞을 예상하기도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충분한 의견 수렴과 연구 없는 즉흥적 정책 도입, 또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나타나는 정책 뒤집기는 교육 분야에선 치명적이다. 특히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집권 세력은 연례행사처럼 교과서 손보기에 나섰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교과서’ 논란이 대표적이다. 당시 국정교과서 개편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 단어를 사용해 논란이 일었고, 문재인 정부는 이를 ‘민주주의’로 되돌렸다. 윤석열 정부의 2022년 교육과정 개정에서는 다시 ‘자유민주주의’가 됐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1일 “교육 문제는 매년 나오는 것이지만 또 한 해의 과제가 아니라 장기간 검토해야 하는 과제”라며 “전 정부의 교육정책을 ‘악의 축’으로 보고 적대시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장기 계획이 필수적인 교육정책의 특성을 고려해 국가교육위원회가 운영되고 있지만 교육부가 주도하는 정책에 손을 들어 주는 ‘거수기’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교육위원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정치권은 무책임하게 정책 이슈를 던지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을 가중시키는 것도 문제다. 윤석열 정부에서도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한 살 낮추는 학제 개편과 교육감 선거 제도 개편 등 굵직한 이슈들이 갑작스럽게 나왔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는 “갑자기 교육감 선거 얘기가 나왔다. 대통령이 얘기했다고 정부가 밀어붙일 내용이 아니다”라며 “국가교육위원회에서 지속적으로, 1년 정도를 목표로 연초부터 토론해야 한다.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당국이 이러한 문제로 논란을 겪는 사이 공교육은 민주시민 양성과 전인적 성장을 위한 인성교육 등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교권 붕괴’ 현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교육활동 침해 심의 건수는 2019년 2662건에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20년 1197건으로 줄었으나 2021년엔 2269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1학기에만 1596건을 기록했다. 송기창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이미 교권이 무너졌다. 학생들이 교사를 인정하지 않고 교사들은 문제가 있는 학생들을 지도하려고 하지 않는다. 문제가 있으면 고소·고발을 해 버리지 않느냐”면서 “교육의 전제 조건은 인격적 만남인데, 지금은 인격적 만남 자체가 붕괴됐다”고 짚었다. 임 교수도 “혐오와 학대 등이 우리 사회의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지금과 같은 교육과정에서는 공부는 잘해도 인성은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 평택 광동제약 식품공장 불…“인명피해 없어”

    평택 광동제약 식품공장 불…“인명피해 없어”

    1일 오후 7시 16분쯤 경기 평택시 장당동 광동제약 식품공장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공장에서 연기가 난다는 경비업체 직원의 119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화재 규모가 작지 않다고 판단,오후 7시 32분쯤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4분 뒤 경보령을 대응 2단계로 상향했다. 그러나 오후 8시16분에는 대응1단계로 하향 했다. 대응 1단계는 인접 3∼7개 소방서에서 31∼50대의 장비를,대응 2단계는 8∼14개 소방서에서 51∼80대의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이다. 현장에는 펌프차 등 장비 30여 대와 소방관 등 80여 명이 진화작업에 투입됐다. 지금까지 확인된 인명피해는 없다. 불이 난 공장은 연면적 1만 6200여㎡의 철골조 건물인 것으로 파악됐다. 소방당국은 공장 주건물에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불길을 잡는 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이다.
  • 尹, 현충원 참배로 새해 일정 시작..각계에 ‘격려’ 전화

    尹, 현충원 참배로 새해 일정 시작..각계에 ‘격려’ 전화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로 새해 첫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 및 대통령실 참모들과 함께 현충원 현충탑에 헌화·분향했다. 현충탑 방명록에는 “위대한 국민과 함께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반드시 만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용산 대통령실로 돌아와 국무위원들과 떡국으로 조찬을 함께한 윤 대통령은 “위대한 국민과 최고의 기업, 유능한 관료들을 믿고 우리가 방향을 잘 잡으면 대한민국은 반드시 다시 도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용산 청사에서 남극 과학기지, 해외 건설현장과 각 군부대 등 각계각층의 국민들과 전화통화를 하며 새해 덕담과 격려를 전했다고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허순도 대장과의 화상 통화에서 “13개월 간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극한의 환경에서 연구 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모든 대원들의 건강과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며 “다양한 극지 연구는 대한민국 뿐 아니라 전 세계 인류를 위한 과학 연구인 만큼 그 성과와 데이터를 국제 사회와 공유해 남극 연구가 인류 미래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아랍에리미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전휘수 건설본부장과의 통화에서 “체코, 폴란드 등 원전 건설이 예정된 국가에서 바라카 원전을 자주 찾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여러분이 일궈놓은 UAE와의 좋은 협력 사례가 많은 국가로 퍼져나가고 있어 자랑스럽다”고 했다. 또 태풍 ‘힌남노’가 닥쳤을 때 인명 구조활동에 나선 119대원들, 경북 울진 산불을 진압한 울진소방서 대원 등에게도 전화로 격려했다. 윤 대통령은 ‘토끼띠’ 인연을 가진 국민들과도 통화했다. 새해 첫날인 이날 ‘쌍둥이 아빠’가 된 경기 고양경찰서 장동규 경사에게 축하 전화를 걸었고, 스피드 스케이팅 500m 세계 랭킹 1위이자 토끼띠인 김민선 선수에게는 “국민들이 김 선수를 보며 큰 힘을 얻고 있다”며 “새해에 더 자신감 있게 경기에 임해 달라”고 격려했다.
  • “UFO냐” 괴비행체 목격담 속출…알고보니 ‘우주발사체’ [포착]

    “UFO냐” 괴비행체 목격담 속출…알고보니 ‘우주발사체’ [포착]

    전국에서 목격된 미확인 비행체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30일 고체추진 우주발사체 시험비행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고체 연료 우주발사체 첫 시험 발사에 성공한지 9개월 만이다. 국방부는 “이번 비행시험은 지난 3월 30일 비행시험의 후속 시험”이라며 “향후 몇 년간 개발과정을 거쳐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고체추진 우주발사체 개발은 지난해 5월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와 같은해 7월 엔진연소 시험을 거쳐 현재 시험비행 단계에 접어들었다.2차 발사까지 성공했던 누리호가 액체연료를 쓰는 발사체라면, 고체추진 우주발사체는 말 그대로 고체연료를 쓰는 발사체다. 고체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추진기관은 소형위성 또는 다수의 초소형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우주발사체에 사용된다. 고체연료 추진기관은 액체연료 추진기관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간단한 구조여서 대량 생산도 쉽다. 또 액체 연료와 달리 사전에 주입할 수 있어 신속하게 발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지난 3월 시험에서는 대형 고체 추진기관, 페어링 분리, 단 분리, 상단부(Upper stage) 자세제어 기술 검증이 이뤄졌다. 이날 시험에서는 고체연료 우주발사체의 추가 기술 검증이 진행됐다. 국방부는 향후 추가 검증을 거쳐 실제 위성 탑재 후 교체연료 추진기관을 발사할 예정이다.한편 국방부 발표에 앞서 이날 저녁 무렵부터 서울, 충청, 강원 등 전국 곳곳에서 미확인 비행물체 또는 섬광을 목격했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온라인에 확산한 사진에는 꼬리가 긴 섬광이 하늘로 솟구치는 모습이 담겼다. 전국 곳곳 밤하늘에 무지개색 섬광을 내뿜으며 솟구치는 수상한 물체가 나타나자 많은 시민은 가던 길을 멈추고 “꼭 미확인 비행물체(UFO) 같았다”며 사진을 찍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를 공유했다. 트위터에서도 ‘무지개색’, ‘자연현상’, ‘전국각지’ 등의 트윗과 함께 사진과 동영상이 빠르게 공유됐다. 일부 시민은 직접 119에 신고하기도 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5분부터 약 1시간 동안 총 412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경기가 118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원은 99건으로 그다음이었다. 서울은 48건이었으며 충남 26건, 충북·인천 각 25건, 경북 24건, 경남 22건, 대구 7건, 전남 6건, 울산 5건, 대전·창원 각 3건, 전북 1건 등 대부분의 시·도에서 신고가 접수됐다. 북한 무인기가 우리나라 영공을 침범하는 등 최근 북한의 도발이 이어졌던 상황이라 ‘북한이 미사일을 쏜 거 아니냐’, ‘전쟁이 난 것 아니냐’는 등의 추측도 쏟아졌다. 서울 용산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30)씨는 연합뉴스에 “주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다 봤다는데 전쟁이 난 줄 알고 너무 놀랐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비행시험 전 발사경로와 관련 있는 영공 및 해상안전에 대한 조치를 하였으나, 군사보안상의 문제로 인해 모든 국민들께 사전 보고드리지 못했다”며 “우리 군은 우주를 포함한 국방력 강화에 계속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 [포착] 美 눈폭풍 여파에 ‘겨울왕국’ 돼버린 캐나다 주택들

    [포착] 美 눈폭풍 여파에 ‘겨울왕국’ 돼버린 캐나다 주택들

    북미 오대호에 속한 이리호(湖) 주변의 캐나다 주택들이 두껍고 뾰족한 고드름 옷을 뒤집어썼다. 미국에서 몰아친 눈 폭풍 여파로, 큰 파도가 호숫가 집들을 덮치면서 곧바로 얼어붙었다. 29일(현지시간) 캐나다 매체 CTV 등에 따르면, ‘크리스털 비치’로 불리는 온타리오주 포트 이리의 한 마을 주민들은 눈 폭풍이 불면서 파도가 이리호의 방파제를 넘어 몰아쳤다고 밝혔다. 한 주민은 “엄청난 양의 물이 집 꼭대기에서 아래로 흘러내리며 순간적으로 얼었다. 벽 너머로 물의 어마어마한 부피와 강도가 느껴질 정도”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오랫동안 이곳에 살았지만 날씨가 이렇게 나빴던 적은 없었다. 주민들 피해가 심각하다”고 덧붙였다.지난 23~24일 눈보라가 몰아쳤던 밤사이 포트 이리의 기온은 섭씨 영하 17~12도 사이로 떨어졌다. 평년보다 20도가량 낮은 수준이었다. 미 국립기상청(NSW)은 당시 폭풍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이리호 상공 풍속은 초속 27.7m(약 시속 119㎞)이고 파도 높이는 7.6m를 넘었다고 밝혔다. 이런 기상 조건에서 파도가 호수 연안을 강타하면서 엄청나게 차가운 물이 주택 표면에서 즉시 얼어붙었다는 분석이 나온다.피해 주택들을 뒤덮은 얼음의 두께는 최소 30㎝에 달했다. 이에 주민들은 얼음의 무게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또 기온 상승으로 얼음이 녹게 됐을 때 마을 인근에 많은 양의 물이 고일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우려된다. 포트 이리 지역은 올해 남은 이틀간 기온이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예보됐다. 이날 기온은 섭씨 4~9도, 다음 날은 섭씨 10~15도로 평년보다 20도 이상 오를 전망이다.한편 크리스마스 연휴 미국 뉴욕주 북서부를 강타한 눈폭풍 사망자는 최소 40명으로 늘었다. 뉴욕주 이리카운티 책임자인 마크 폴론카즈 카운티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카운티 내 사망자가 3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중 대다수인 31명이 뉴욕주 제2 도시인 버펄로에서 나왔다. 이리카운티에 인접한 나이아가라카운티에서도 1명이 숨져 희생자는 최소 40명에 이른다. 이 외 오하이오주에서 9명, 캔자스·켄터키주에서 각각 3명, 콜로라도·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각각 2명, 미주리·뉴햄프셔·테네시·버몬트·위스콘신주에서 각각 1명이 사망해 현재까지 총 64명이 눈 폭풍과 관련해 사망한 것으로 기록됐다.
  • 檢 “158명 생존~사망 시간별로 특정하라”… 특수본 “신의 영역” 반발

    檢 “158명 생존~사망 시간별로 특정하라”… 특수본 “신의 영역” 반발

    검찰이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의 구속영장을 반려하며 보강수사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경찰 특별수사본부가 “납득할 수 없다”며 격하게 반발했다. 이태원 참사 책임 규명을 위해 검경이 협업해도 모자랄 판에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특수본 관계자는 29일 “(이태원 참사 당시) 희생자 158명의 최종 생존 시간, 구조 시간, 구조 후 방치 시간 등을 특정해 달라는 보완수사 요구는 일부 피해자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주 동안 주요 기관 책임자의 신병 확보를 위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고 그동안 검찰 의견에 따른 보강수사 내용이 수사기록에 들어 있다”며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상당 부분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서부지검은 전날 최 서장의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보완수사하라며 특수본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하루 만에 돌려보냈다. 검찰은 최 서장의 과실과 희생자 158명 각각의 사망 사이 인과관계를 파악하려면 희생자 전원의 사망 과정을 개별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 등 구속이 필요한 다른 이유도 더 보강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특수본은 절대 다수의 사망자가 부검조차 받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본다. 이 관계자는 “최 서장의 과실로 구하지 못한 희생자 규모를 확인하는 것은 소위 ‘신의 영역’”이라며 “그렇다고 전수조사를 통해 지인이나 가족들에게 사망자의 생존 시간을 확인하는 것도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특수본은 소방 대응 단계 발령 과정, 응급 사망자 분류 과정 등에서 드러난 최 서장의 과실만으로도 피해를 키운 인과관계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보고 있다. 일단 최 서장에 대한 보강수사를 한 뒤 영장 재신청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검사가 영장 청구를 안 하면 불구속 송치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했다. 특수본은 이날 소방청 이일 119대응국장과 엄준욱 119종합상황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문건이 생산된 경위를 추궁했다. 특수본은 소방청이 중앙긴급구조통제단을 제대로 꾸리지 않고도 사고 직후부터 가동된 것처럼 문건을 허위로 작성했다고 보고 남화영 소방청장 직무대리를 수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 “시뻘건 불길에 차 버리고 도망”… 지붕 녹아내려 불덩어리 쏟아졌다

    “시뻘건 불길에 차 버리고 도망”… 지붕 녹아내려 불덩어리 쏟아졌다

    트럭 엔진서 터널 천장으로 번져2시간 만에 진화, 차량 45대 소실사망 5명 승용차 4대서 각각 발견급히 핸들 돌렸지만 탈출길 막혀시커먼 터널 안엔 처참한 차체들“매캐한 연기가 가득해 숨을 쉴 수 없었습니다.”(목격자 A씨) 29일 오후 경기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 방음터널이 불길에 휩싸이자 터널을 지나고 있던 운전자 일부는 차를 버리고 뒤로 돌아서서 뛰거나 차량을 후진해 터널 밖으로 빠져나왔다. 당시 현장을 지난 한 운전자는 “모두 차를 버리고 뒤로 도망가는 상황이었다”며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하지만 순식간에 발생한 화재로 많은 차량이 터널 안에 고립되면서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없었다.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화재로 숨진 5명은 최초 불이 난 차량과 관련 없는 주변 승용차 4대에서 발견됐다.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피해 차량들은 주행 방향과 반대인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불길을 피하기 위해 핸들을 돌렸다가 미처 현장을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터널 바닥에는 깨진 지붕 파편이 곳곳에 떨어져 있어 걸을 때마다 바스락바스락 소리가 났다고 한다. 화재 당시의 영상을 보면 방음터널 내 수백m에 달하는 구간이 모두 시뻘건 불길에 휩싸였고 터널 양옆으로는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뜨거운 열기로 터널 천장이 녹아 불똥이 비처럼 떨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소방당국은 차 엔진에서 시작된 불이 강풍 때문에 터널 위쪽 지붕에 있는 인화성 재질에 옮겨붙으면서 피해가 커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망자 5명과 안면부 화상 등 중상을 입은 3명은 안양에 있는 병원 2곳으로 옮겨졌고 일부 부상자는 병원 6곳에 분산 이송됐다. 화재 구간 내에 고립됐던 차량은 45대로 파악됐다. 소방청은 사고 접수 20여분 만인 오후 2시 11분쯤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10여분 뒤인 오후 2시 22분 경보령을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진화 작업에는 펌프차 등 장비 98대와 소방관을 포함한 인력 224명, 소방헬기가 투입됐다. 소방당국에는 119 신고가 200여건 넘게 접수되기도 했다. 화재 발생 2시간여가 지난 오후 4시 12분쯤 불은 완전히 꺼졌지만 매캐한 냄새가 진동했다. 불이 꺼진 터널은 까맣게 그을려 있었고, 창문은 다 깨져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였다. 불에 탄 차체는 그대로 널브러져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부 장관을 중심으로 추가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고 현장에 대한 수색을 철저히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수사본부를 꾸린 경찰은 30일 오전 10시 30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합동으로 해당 트럭에 대해 감식하고, 피해자 신원 확인에 나설 방침이다.
  • ‘극단선택’ 김만배 퇴원, 옮길 병원 없어 집에 갔다

    ‘극단선택’ 김만배 퇴원, 옮길 병원 없어 집에 갔다

    지난달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병원에 입원했던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옮길 병원을 찾지 못해 현재 자택에서 머무르며 치료하고 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14일 극단적 선택 뒤 응급으로 입원한 아주대병원 외상센터에서 27일 퇴원한 후 경기도 수원시 자택에 머무르고 있다. 김씨는 외상센터의 입원 가능 기간이 14일간이어서 퇴원 후 경기도 광명시의 한 병원으로 옮겨 입원치료를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퇴원 절차를 밟는 동안 광명시의 병원으로 기자들이 몰렸다. 이에 이 병원은 김씨를 받지 않기로 입장을 바꿨다. 새로 입원할 다른 병원을 찾지 못한 김씨는 결국 수원 자택으로 돌아가 요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택에서 이내 호흡 이상 증세를 느낀 김씨는 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차를 타고 27일 오후 11시 30분쯤 광명시의 병원을 찾아 응급치료를 받은 후 귀가했다. 김씨 측은 “폐 기능이 회복되지 않아 2주 이상 입원하며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병원에 못 가게 된 상황이다”라며 “치료에 협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씨 치료가 장기화하면서 대장동 의혹 관련 수사와 재판은 잠정 중단된 상태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김씨의 건강상태 추이를 지켜보며 구체적 수사 시기나 방법을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역시 ‘4주간 치료가 필요하다’며 김씨 측이 제출한 진단서 내용을 반영해 내년 1월 중순쯤 재판을 재개할 예정이다.한편 앞서 지난 27일 검찰이 김씨가 현금화한 천화동인 1호 자금 ‘80억원’의 용처를 추적 중인 가운데 김씨가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에 이 돈을 건넨 것으로 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러한 발언이 ‘허언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최근 대장동 관계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씨가 지난해 2월쯤 80억원 중 꽤 많은 돈을 이 대표 측에 이벤트 때마다 전달했다고 말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었다.
  • [포토] 제2경인고속도 방음터널서 화재…5명 사망·29명 부상

    [포토] 제2경인고속도 방음터널서 화재…5명 사망·29명 부상

    29일 오후 1시 49분 경기도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 구간에서 불이 나 5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 이날 불은 고속도로를 달리던 버스와 트럭 간 추돌사고가 발생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럭에서 발생한 불이 방음터널로 옮겨붙으면서 순식간에 확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망자 5명은 사고 차량 등에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친 29명 중 3명은 중상이다. 안면부 화상 등의 부상을 당했다. 26명은 연기흡입 등의 경상으로 전해졌다. 화재 완전 진압 후 인명수색 결과에 따라 피해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소방당국은 화재 규모가 크다고 판단, 신고 접수 20여 분만인 오후 2시 11분께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이어 10여 분 뒤인 오후 2시 22분께 경보령을 대응 2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대응 1단계는 인접 3∼7개 소방서에서 31∼50대의 장비를, 대응 2단계는 8∼14개 소방서에서 51∼80대의 장비를 동원하는 경보령이다. 소방당국은 펌프차 등 장비 77대와 소방관 등 인력 190명, 그리고 소방헬기를 동원해 화재 발생 1시간 30여분 만인 오후 3시 18분 큰 불길을 잡았다. 화재 발생 당시 영상을 보면 방음터널 내 수백m에 달하는 구간이 모두 시뻘건 불길에 휩싸여 불에 타고, 터널 양 옆으로는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온다. 방음터널 내부는 화염에 완전히 휩싸였고, 뜨거운 열기로 인해 터널 천장이 녹아 불똥이 비처럼 떨어지는 모습도 보인다. 오후 3시 30분 현재 화재 현장의 불길은 많이 잦아든 상태이다. 연기는 다 빠지지 않아 여전히 터널 밖으로 나오고 있다. 경찰은 방음터널 양방향 진입을 통제하고, 인접 IC에서도 차량 우회 안내를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변 도로가 극심한 정체 현상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에는 화재 발생 직후 주변을 지나던 운전자 및 인근 주민의 119 신고가 200여건 넘게 접수되기도 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불길을 완전히 잡는 대로 정확한 피해 규모와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 제2경인고속도로 과천 방음터널서 불…5명 사망·37명 부상

    제2경인고속도로 과천 방음터널서 불…5명 사망·37명 부상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부근 방음터널에서 불이 나 5명이 사망하고 37명이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 29일 오후 1시 49분쯤 경기 과천시 갈현동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에 나섰다. 이 불로 현재까지 5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고, 37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중에서 3명은 안면화상 등 등 중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음터널안에 다수의 차량이 있어 인명피해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은 고속도로를 주행하던 폐기물 수거 트럭에서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트럭에서 발생한 불이 방음터널로 옮겨붙으면서 다량의 연기가 발생했고, 불이 순식간에 확산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은 화재 규모가 크다고 판단, 신고 접수 20여 분만인 오후 2시 11분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이어 10여 분 뒤인 오후 2시 22분 경보령을 대응 2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이어 오후 2시 34분는 불길이 다소 잦아들며 경보령을 대응 1단계로 다시 하향했다. 현재까지 현장에는 펌프차 등 장비 50여 대와 소방관 등 140여명, 소방헬기 등이 투입돼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화재로 인한 연기가 크게 치솟으면서 놀란 시민들의 119 신고도 200여건 이어졌다. 당시 인근 도로를 지나던 운전자 A씨는 “제2경인고속도로 부근을 지나다가 터널에서 시뻘건 불길과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보고 곧바로 119에 신고했다”며 “오후 2시 40분 현재 불 거의 꺼진 상태”라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불길을 잡는 대로 정확한 피해 규모와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 교권침해로 전학·퇴학, 학생부에 기록

    교권침해로 전학·퇴학, 학생부에 기록

    수업 방해처럼 교사의 교육 활동을 침해해 전학·퇴학 같은 중대처분을 받으면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남긴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교권 침해에 대응하기 위해 교육당국이 ‘학생부 기재’라는 강수를 들고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교권 보호에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도 적잖게 제기된다. 오히려 낙인 효과가 크고 학생부 기재를 막기 위한 법적 분쟁이 더 잦아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교육부는 27일 ‘교육활동 침해 예방 및 대응 강화 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은 국회에 계류 중인 교원지위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학교 현장에 적용된다. 시행령 개정까지 감안하면 이르면 2024학년도부터 적용된다. 구체적인 사항은 관련 시행령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확정되는데 현재로선 전학이나 퇴학 같은 중대처분이 학생부에 쓰일 가능성이 높다. 교권보호위원회는 가장 가벼운 처분인 학교봉사나 사회봉사부터 특별교육,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퇴학 등 7개 조치를 내릴 수 있다. 교육부는 출석정지나 특별교육 등도 기록할지에 대해선 의견 수렴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교권 침해 학생의 대부분은 출석정지(45.1%)를 받았다. 출석정지 이상 조치를 받은 경우 특별교육도 받아야 한다. 거부하면 추가 징계도 가능하다. 피해 교원들은 그동안 조퇴하거나 특별 휴가를 썼지만, 사건이 발생하면 가해 학생과 즉시 분리된다. 교육부는 “침해 학생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모든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교권보호위원회가 심의한 교육활동 침해 사건은 1596건이다. 2019년 2662건에서 코로나19로 등교 수업이 줄어든 2020년 1197건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2269건으로 다시 늘었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올해 3000건에 달할 전망이다. 심각한 교권 침해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6월 경기 수원에서 동급생과 몸싸움을 하던 초등학생이 교사 3명에게 욕설을 하고 실습용 톱을 던지는 일이 있었다. 그동안 특정 학생이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을 방해할 경우 다른 학생의 학습권이나 교사의 인권을 보장하는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최소한 출석정지 이상을 기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면서도 “반성과 생활 교정이 이뤄지면 학교폭력처럼 심의를 거쳐 삭제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부가 추진하는 학생부 기재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거세다. 교사노동조합은 “교육활동 침해 행위가 감소할지 불투명하고 오히려 아동학대 신고 같은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학생부 기록은 학생에 대한 위협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라면서 “학생부 입력을 막기 위한 소송이 증가해 학교는 법적 분쟁의 장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인사]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소방준감 전보 ▲소방재난본부 재난예방과장 조창래 ▲소방재난본부 재난대응과장 안기승 ◇소방준감 승진 ▲소방재난본부 구조구급과장 홍장표 ◇소방정 전보 ▲소방재난본부 인사담당관 고영주 ▲소방재난본부 생활안전담당관 전용호 ▲소방재난본부 회계장비담당관 박정훈 ▲북부소방재난본부 소방행정기획과장 박춘길 ▲수원남부소방서장 이종충 ▲시흥소방서장 홍성길 ▲군포소방서장 고문수 ▲의왕소방서장 정귀용 ▲오산소방서장 길영관 ▲여주소방서장 유재홍 ▲양평소방서장 이천우 ▲과천소방서장 나성수 ▲구리소방서장 김윤호 ◇소방정 승진 ▲북부소방재난본부 예방과장 장재성 ▲북부소방재난본부 북부종합119종합상황실장 최진만 ▲북부특수대응단장 권웅 ▲경기도소방학교 교육지원과장 박평재 ▲의정부소방서장 유해공 ▲연천소방서장 이치복
  • 교권 침해로 전·퇴학 받으면 학생부에 쓴다…“낙인·법정 다툼 우려”

    수업 방해처럼 교사의 교육 활동을 침해해 전학·퇴학 같은 중대한 처분을 받으면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남게 된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교권 침해에 대응하기 위해 교육당국이 ‘학생부 기재’라는 강수를 들고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교권 보호에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오히려 낙인 효과가 크고 학생부 기재를 막기 위한 법적 분쟁이 더 잦아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교육부는 27일 ‘교육활동 침해 예방 및 대응 강화 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은 국회에 계류 중인 교원지위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학교 현장에 적용된다. 시행령 개정까지 감안하면 빠르면 2024학년도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사항은 관련 시행령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확정되는데 현재로선 전학이나 퇴학 같은 중대한 처분이 학생부에 쓰여질 가능성이 높다. 교권보호위원회는 가장 가벼운 처분인 학교봉사나 사회봉사부터 특별교육, 출석정지, 학급교체, 전학, 퇴학 등 7개 조치를 내릴 수 있다. 교육부는 출석정지나 특별교육 등도 기록할지에 대해선 의견 수렴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교권 침해 학생의 대부분은 출석정지(45.1%)를 받았다. 출석정지 이상 조치를 받은 경우 특별교육도 받아야 한다. 이를 거부하면 추가 징계도 가능해진다. 피해 교원들은 그동안 조퇴하거나 특별 휴가를 썼지만, 사건이 발생하면 가해 학생과 즉시 분리된다. 교육부는 “침해 학생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모든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교권보호위원회가 심의한 교육활동 침해 사건은 1596건으로 집계됐다. 2019년 2662건에서 코로나19로 등교 수업이 줄어든 2020년 1197건으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2269건으로 다시 늘고 있다. 추세대로라면 올해 3000건에 달할 전망이다. 심각한 교권 침해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6월 경기 수원에서 동급생과 몸싸움을 하던 초등학생이 교사 3명에게 욕설을 하고 실습용 톱을 던지는 일이 있었다. 지난 8월 충남의 한 중학생이 교단에 누운 채 휴대전화를 보는 영상이 퍼지자 교권 침해를 예방해야 한다는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그동안 특정 학생이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을 방해할 경우 다른 학생의 학습권이나 교사의 인권을 보장하는 조치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최소한 출석정지 이상을 기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면서도 “반성과 생활 교정이 이뤄지면 학교폭력처럼 심의를 거쳐 삭제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교육부가 추진하는 학생부 기재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거세다. 교사노동조합은 “교육활동 침해 행위가 감소할지 불투명하고 오히려 아동학대 신고 같은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학생부 기록은 학생에 대한 위협 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라면서 “학생부 입력을 막기 위한 소송이 증가해 학교는 법적 분쟁의 장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대한항공 자회사 또 산재…여객기 견인차에 노동자 깔려 숨져

    대한항공 자회사 또 산재…여객기 견인차에 노동자 깔려 숨져

    27일 오전 4시 45분쯤 인천시 중구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계류장에서 50대 노동자 A씨가 여객기 견인 차량(토잉카)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크게 다쳐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날 인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오전 4시 47분쯤 A씨가 사고를 당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A씨는 한국공항(KAS) 소속이며 여객기를 견인하던 차량에 타고 있다가 내린 뒤 방향을 유도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공항은 대한항공의 자회사다. 경찰은 현장에 있던 차량 운전자 30대 B씨의 진술과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중부고용노동청은 고용주를 상대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B씨는 사고를 보지 못했고 이후 쓰러져 있던 A씨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고 진술했다”며 “어두운 시간대 난 사고라서 폐쇄회로(CC)TV 영상이 잘 보이지 않아 다시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또한 “A씨와 작업했던 동료 등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공항 관계자는 “사고가 이른 오전에 발생함에 따라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앞서 인천공항에서는 지난 4월 26일에도 30대 근로자 C씨가 항공기 견인차량 바퀴와 차체 사이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가 발생한 업체도 한국공항이다. 동료 2명과 견인차량 뒷바퀴를 돌려 누유 여부를 점검하던 C씨는 동료가 차량 시동을 끄자 바퀴가 원위치로 돌아오는 바람에 바퀴와 차체 사이에 끼인 것으로 조사됐다. 견인차량에는 시동이 꺼지면 바퀴가 원래 위치로 돌아오는 기능이 있다. 고용당국은 당시 해당 사업장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기준인 50인 이상인 사업장인 것으로 파악하고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으며,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공항은 여전히 이로 인해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던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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