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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의 로마가 기다려진다

    7월의 로마가 기다려진다

    ‘허물어지는 수영의 벽, 로마가 기다려진다.’ 19년을 버텨온 ‘마의 벽’이 또 깨졌다. 베이징올림픽 수영 은메달리스트 프레데릭 부스케(28·프랑스)가 27일 프랑스 서남부 몽펠리에에서 벌어진 프랑스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50m에서 20초94의 기록으로 터치패드를 찍으며 세계 기록을 갈아치웠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3월 호주선수권에서 세 번째 신기록을 뜯어 고친 이먼 설리번(호주)의 21초28. 1990년 정규(롱)코스에서 미국의 톰 제이거(21초98)가 50m 기록을 처음으로 21초대에 진입시킨 뒤 무려 19년1개월 동안 아무도 범접하지 못한 ‘마의 21초 벽’을 허문 것. 부스케는 “시즌 내내 이 순간을 꿈꿔 왔다.”면서 “터치패드에 손끝이 닿을 때 지난 수년간 기울여 온 모든 노력이 떠올랐다.”고 감격했다. 앞서 지난 24일에는 알랭 베르나르(26·프랑스·46초94)가 자유형 100m의 한계로 여겨 왔던 ‘47초벽’을 넘어 수영계를 깜짝 놀라게 했던 터. 그동안 호주와 미국이 양분해 온 중·장거리 수영에 대한 눈길을 단거리로 돌린 건 물론 특히 ‘수영의 꽃’으로 불리는 스프린트 종목의 중심축이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으로 옮겨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자유형 50m 세계기록은 이날까지 25개가 나왔지만 ‘양강’의 신기록을 제외하면 다른 나라 선수가 작성한 건 7개, 5개국에 불과했다. 관심은 자연스럽게 오는 7월 로마에서 열리는 세계수영연맹(FINA) 선수권대회로 옮겨진다. 그동안 이 대회 단거리에서는 유독 기록 ‘흉작’이었다. 50m와 100m 세계기록은 좀체로 찾기 힘들다. 그러나 최근의 ‘몽펠리에 거사’에 힘입어 올해 세계선수권이 열리는 로마는 단거리 기록 작성 여부로 새삼 주목을 받게 됐다. 한국수영의 희망 박태환(20·단국대)의 행보 역시 기대를 걸게 하는 대목. 물론 주종목은 단거리가 아니라 400m와 800m, 1500m 등 중·장거리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50m를 뛰었지만 한국기록(김민석·22초55·2002년 코리아오픈)에 0.18초 모자란 대회신기록을 세웠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날 50m 물살을 세계에서 가장 빨리 가르는 선수로 이름을 올린 뒤 “나는 이미 올해 세계선수권이 열리는 로마를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고 목소리를 높인 부스케만큼이나 박태환은 벌써부터 두 차례의 LA 전지훈련을 통해 기록 단축을 위한 ‘로마행 로드맵’을 그리는 중이다. 각 종목 ‘변방의 약진’을 예고한 로마 세계선수권. 아직 80여일이 남아 있지만 박태환에게는 이미 ‘진행형’이다. 박태환도 기록 경신 대열에 합류할지 주목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LG전자, 日 NTT도코모 LTE 모뎀 공급 업체로 선정

     LG전자가 일본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NTT도코모에 LTE 데이터 모뎀을 공급하는 업체로 선정됐다.  LG전자가 NTT도코모에 공급할 제품은 LTE 모뎀 칩이 내장된 데이터 단말로 무선 환경에서 노트북, 넷북, MID(Mobile Internet Device)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은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LTE와 동시에 3세대 이동통신기술인 HSPA(High Speed Packet Access)를 지원한다.  NTT도코모는 내년부터 시행할 LTE 서비스에 맞춰 LG전자의 LTE 모뎀을 일본 시장에 판매할 계획이다.  NTT도코모는 일본 휴대전화 시장에서 최대 서비스 가입자(2009년 3월 현재 5460만명)를 보유한 이동통신사로, 지난 2001년 세계 최초로 WCDMA 방식의 3세대 서비스 ‘FOMA’를 상용화한 데 이어 2010년 LTE 서비스를 상용화 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일본 휴대전화 시장에 2006년 4월부터 휴대전화 판매를 시작, 일본 소비자의 눈높이에 최적화된 제품을 10종 선보여 왔으며, 지난 해부터는 데이터 모뎀으로 제품 영역을 확대하는 등 시장 입지를 강화해 오고 있다.  LG전자는 이번 LTE 공급 업체 선정을 기점으로 휴대전화와 함께 데이터 모뎀 등을 통해 NTT도코모사와의 전략적인 파트너 십을 더욱 긴밀히 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LG전자는 이미 지난해 12월 4세대 이동통신시장의 주류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LTE 서비스 상용화 시대를 열 단말 모뎀칩을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하는 쾌거를 올린 바 있다.  LTE 기술은 이동시에도 최대 하향 100Mbps(Mega bit per second), 상향 50M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는 세계 LTE 제품 시장 규모가 2012년 7180만대에서 2013년 1억 4970만대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전자 MC사업본부 안승권 사장은 “LTE 상용화를 위한 전 세계적인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LG전자의 LTE 모뎀 개발 공급자 선정은 한발 앞선 새로운 통신시대가 개막됐음을 알리는 것”이라며 “4세대 이동통신 시장을 LG전자가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베르나르 魔의 47초 벽 깼다

    수영의 꽃으로 불리는 자유형 100m에서 마의 47초 벽이 깨졌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챔피언 알랭 베르나르(26·프랑스)가 24일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열린 프랑스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100m 준결승에서 46초94에 터치패드를 찍어 세계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이먼 설리번(24·호주)이 베이징올림픽 예선에서 세운 47초05를 0.11초 앞당긴 것. 베르나르는 베이징올림픽 결승에서 47초21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땄다. 베르나르의 이번 기록은 10년째 머물렀던 47초대 벽을 허문 것. 2000년 9월 호주 시드니올림픽에서 피터 반 후겐반트(31·네덜란드)가 47초84로 처음 48초대에서 벗어났다. 흥미로운 대목은 1904년 이 종목이 국제수영연맹(FINA) 승인을 받아 처음 생긴 뒤 105년만에 19초 가까이 기록을 앞당겼다는 것. 당시 12월 졸탄 홀메이(헝가리)가 빈 세계선수권에서 1분5초80을 기록했다. 이후 1분벽을 깨는 데는 20여년이 흘렀다. 1922년 7월 영화 타잔으로 유명한 자니 와이스뮬러(미국)가 캘리포니아 세계선수권에서 세운 58초60이었다. 키 196㎝의 베르나르는 탄탄한 근육질의 몸매에 긴 팔까지 합쳐 무려 205㎝나 되는 길이를 자랑한다. ‘공기부양 고속정(Hover Craft)’이란 별명을 얻은 그는 2007세계선수권 때만 해도 8명이 겨루는 결선에도 오르지 못한 무명이었다. 그러나 12월 유럽쇼트코스(25m) 선수권대회 자유형 100m에서 46초39로 우승하며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베르나르는 “영원히 내가 베이징올림픽 챔피언인 것처럼, 나는 47초를 깨뜨린 첫 번째 선수로 남을 것”이라며 기뻐했다. 남자 자유형 100m 한국 기록은 박태환(20·단국대)의 48초94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김국영 육상100m 10초47 新

    단거리 기대주 김국영(18·평촌정보산업고)이 100m 고등부 기록을 2년 만에 100분의1초 단축, 한국 육상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김국영은 23일 경북 영주 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전국중고육상경기대회 남고부 100m에서 10초47에 골인해 2007년 7월 심정보(경기체고)가 세운 고등부 기록(10초48)을 갈아치웠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왼손에 훈민정음… 오른손은 앞으로

    왼손에 훈민정음… 오른손은 앞으로

    ‘세종대왕은 우리 역사와 민족에게 뿌리깊은 나무와 같은 존재다.’ 오는 10월9일 제563돌 한글날 서울 광화문광장에 웅장한 모습을 드러낼 세종대왕 동상의 작품명은 ‘뿌리깊은 나무, 세종대왕’이다. 공모당선 조각가 김영원 홍익대 미대 교수는 “위대한 세종대왕의 외유내강 이미지와 온화하면서도 창의적 성품을 부각시키려 했다.”고 밝혔다. 세종대왕 동상은 16일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1층에서 실물 10분의1 크기 모형을 통해 일반에 공개됐다. 동상은 광화문과 세종문화회관 사이 세종로 가운데에 조성되는 공원에 설치된다. 높이 9.5m의 좌상은 250m 전방에 있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입상(15.45m)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충무공상은 1968년 4월27일 당시 정부 산하 애국선열조상건립위원회와 서울신문사가 국민모금을 통해 세웠지만, 세종대왕상은 서울시민의 세금 25억원을 들여 짓는다. 동상과 공원의 지하에는 가로 100m, 세로 40m의 한글박물관(세종이야기)이 들어선다. 박물관은 동상 기단의 후면부에 설치된 출입문과 엘리베이터를 통해 들어간다. 기단의 양 측면에는 ‘훈민정음 28자’가 새겨진다. 자음과 모음 28자 안의 반투명창을 통해 낮에는 박물관에서 자연광을 받아들이고, 밤에는 아름다운 조명을 뿜어낼 예정이다. 세종대왕 동상은 왼손에 1.7m 높이의 ‘세종어제훈민정음’을 들었다. 오른손은 앞으로 뻗었으나 손바닥이 약간 하늘로 향하도록 했다. 공모 낙선작 중에는 앞으로 내민 오른손의 바닥이 땅으로 향한 작품도 있었다. 결국 백성에 군림하는 듯한 자세가 아니라 아우르는 듯한 모습의 작품이 당선작으로 선정된 것이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을 새로 조성하면서 세종로라는 도로명에 맞도록 세종대왕상을 설치하기로 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금은방 강도 2제]총 쏘고도 놓쳤다

    경찰이 좁은 골목에서 실탄까지 쏘고도 금은방 3인조 강도를 눈앞에서 놓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의 엉성한 범죄현장 대응과 부실 공조를 보면서 피해자와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렸다. 광주광역시 남구 구동 모 금은방에 복면을 한 3인조 강도가 들이닥친 것은 지난 15일 오후 8시15분쯤. 강도들은 금은방 주인 김모(48)씨와 김씨의 동생(38), 손님 김모(53·여)씨 등 3명을 흉기로 위협해 팔 등을 밧줄로 묶은 뒤 방에 가뒀다. 강도들은 현금 120만원과 귀금속 7.5㎏( 2000돈) 등 3억원 상당을 턴 뒤 승용차를 타고 유유히 달아났다. 주인 김씨 등은 스스로 밧줄을 푼 뒤 곧바로 112에 신고했다. 김씨의 동생은 오토바이를 타고 범인을 추격했다. 강도들은 금은방에서 1㎞가량 떨어진 남구 주월동 모 병원 인근 이면도로에 차를 세웠고, 이를 발견한 김씨의 동생은 휴대전화로 형에게 연락했다. 강도사건 현장인 금은방에 도착한 남부경찰서 방림지구대 순찰차량은 주인 김씨를 태우고 강도들이 머물고 있는 장소에 도착했다. 강력범죄 경험이 적은 지구대 경찰관들은 강도들이 탄 용의차량 옆에 순찰차를 대고 용의차량의 문을 열려고 했으나, 강도들은 순식간에 시동을 걸고 달아났다. 김씨는 “좁은 이면도로에서 용의차량 앞에 또 다른 자동차가 주차돼 있었기 때문에 경찰이 순찰차를 더 바짝 붙였더라면 도망가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좁은 도로에서 100m가량을 달아나던 용의차량이 정면에서 마주오던 봉고차에 가로막혀 멈추자 경찰은 용의차량을 앞뒤에서 막으며 2차 대치에 들어갔다. 경찰은 용의차량을 향해 공포탄 1발과 실탄 2발을 쏘고 유리창을 부수는 등 검거에 나섰지만, 결국 용의차량은 다시 빈틈을 이용해 뒤쪽 타어어가 펑크 난 차량을 몰고 그대로 도주했다. 지구대 경찰관들이 강도들과 추격전을 벌이는 동안 강력범죄 담당인 남부경찰서 형사들은 상황이 종료된 후에야 현장에 도착했다. 광주경찰청 지령실은 112 신고가 접수된 ‘오후 8시17분10초’에 곧바로 경찰서 상황실과 방림지구대, 형사계 외근반에 출동 지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서 형사계는 광주경찰청 지령실이나 경찰서 상황실의 무전 연락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금은방 주인 김씨는 “형사들이 제때 사건 현장에 투입되기만 했더라도 용의자들을 놓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결국 경찰이 눈앞에서 얼쩡대는 범인을 놓치고 만 꼴”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17) 서대문 안산 벚꽃길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17) 서대문 안산 벚꽃길

    “어디 호젓한 벚꽃길 없을까?” 여의도 윤중로에서 벚꽃 구경하다 사람들에게 치여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해봤을 생각이다. 서울에서 벚꽃 좋은 곳은 윤중로뿐만 아니라 남산, 서울대공원, 중랑천, 석촌호수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벚꽃 명소 역시 넘쳐나는 사람들로 번잡함을 피할 수 없다. 부드러운 산길을 걸으며 호젓하게 벚꽃을 감상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서대문구의 안산(鞍山·295.9m)을 추천하고 싶다. 안산의 왕벚나무들은 4월10일쯤이면 서대문구청 뒤쪽의 벚꽃 광장과 산 중턱에서 일제히 꽃을 피워 산을 화사하게 물들인다. 벚꽃 광장을 들머리로 부드럽고 순한 안산을 한 바퀴 돌면서 찬란한 봄날의 행복을 만끽해 보자. ●무악주산론 대 북악주산론 서울 서대문구에 자리 잡은 안산은 무악재를 사이에 두고 인왕산과 마주 보는 산으로 예전 이름은 무악이다. 서울의 명산인 북한산, 관악산, 인왕산 등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지만, 조선왕조의 한양 천도 과정에서는 무악주산론(毋岳主山論)이 강력하게 떠오르기도 했다. 하륜이 제시한 무악주산론은 무악을 주산으로 하자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지금의 연희동과 신촌 일대가 궁궐터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조선의 경복궁은 정도전이 주장한 북악주산론(北岳主山論)에 따라 지금의 자리에 건설된다. 그리고 북악산, 인왕산, 남산, 낙산을 따라 도성을 쌓으며 안산은 사대문 밖으로 밀려나게 된다. 안산으로 오르는 길은 북아현동, 홍제동, 홍은동, 연희동, 현저동 등을 들머리로 등산로가 거미줄처럼 많다. 하지만 벚꽃이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곳은 서대문구청 뒤편이므로 이곳을 들머리로 전망 좋은 봉수대까지 올랐다가 원점 회귀하는 코스가 좋겠다. 서대문구청 왼쪽 도로를 따라 5분쯤 올라가면 왼쪽으로 벚꽃 광장을 만난다. ‘서울에 이렇게 좋은 벚꽃길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무들도 굵고, 꽃들이 풍성하다. 게다가 주로 찾는 사람들이 동네 주민들이라 어느 벚꽃 축제보다 호젓하게 꽃구경을 할 수 있다. 천천히 벚꽃 터널을 따르면 은은한 꽃향기가 가득하고 고개를 들면 잉잉거리는 왕벌들의 날갯짓이 분주하다. 지나는 사람들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피었고, 꽃그늘 아래 가족이 둘러앉아 김밥을 나누어 먹는 모습이 정겹다. 그 풍경 속을 걷다 보면 살아 있다는 행복감에 가슴이 뭉클해져 온다. ●호젓한 벚꽃 명소…가족 나들이에 제격 벚꽃길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산길이 시작되지만, 곧 도로를 만난다. 이 도로는 안산을 한 바퀴 도는 순환도로인데, 차량 통행을 금지해 시민들의 산책길로 이용되고 있다. 도로를 벗어나 산길을 따르면 개나리가 지천으로 핀 계단이 나오고 곧 연흥약수터에 닿는다. 안산의 좋은 점 중의 하나가 약수다. 산 곳곳에 무려 22곳의 약수터가 있다. 이곳에서 산길은 크게 두 가지. 봉수대가 가까운 능선길과 산비탈을 부드럽게 타고 도는 산허리길인데, 능선길 따라 봉수대에 올랐다가 산허리길로 내려오는 것이 정석이다.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하늘을 찌르는 능선을 15분쯤 오르면 봉수대에 닿는다. 마치 거대한 포탄을 세워 놓은 듯한 이곳 봉수대의 본래 이름은 무악 동봉수대지(毋岳東烽燧臺址)다. 조선시대 봉수체제가 확립되었던 세종 24년(1438)에 무악산 동·서에 만든 봉수대 가운데 동쪽 봉수대터다. 평안북도 강계에서 출발해 황해도와 경기도 내륙을 따라 고양 해포나루를 거쳐온 봉수를 남산에 최종적으로 연락하는 곳이었다. 그동안 터만 남아 있던 것을 1994년에 자연석을 사용해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하였다. ●서울 시내와 한강 전망이 좋은 봉수대 지금의 봉수대는 봉화를 올리지 못하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기가 막히다. 북동쪽으로 인왕산이 우뚝하고 그 너머로 북한산 비봉능선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 서쪽으로는 한강이 휘어져 서해로 흘러가는 모습이 시원하고, 서울 시내가 손금 들여다보듯 훤하다. 봉수대에서 내려오면 큰 정자가 세워진 무악정이 나온다. 무악정에서 산허리를 둘러 내려오는 길을 따르면 곧 옥천약수가 나오고, 이어 벚나무들이 늘어선 꽃길을 지난다. 한적한 산길에 늘어선 벚꽃 터널은 사람을 그냥 지나치도록 두지 않고 그 아래 벤치에서 숨을 고르게 만든다. 여기서 300m쯤 가면 올라오면서 보았던 메타세쿼이아 숲을 만나게 된다. 하산은 벚꽃 광장에서 마무리된다. 서대문구청~봉수대~무악정~서대문구청 원점회귀 코스는 약 2시간쯤 걸린다. 서대문구청에서는 4월12일 오전 7시 안산 벚꽃길 걷기대회를 연다. <여행전문작가> ●가는 길과 맛집 홍제역 3번 출구로 나와 7738, 7739 버스를 타면 산행 들머리인 서대문구청으로 간다. 서대문구청과 보건소 사이 골목으로 100m쯤 들어가면 나오는 일화성(02-333-2011)이 맛집이다. 화교가 운영하는 곳으로 짬뽕과 탕수육, 해물누룽지탕을 잘한다.
  • 영하 50도·지상 100m 일터의 항만하역사

    많은 부분이 기계화·자동화됐지만 여전히 항만하역시스템에서는 하역사들의 땀이 필요하다. 이들이 없으면 국내의 물류 시스템이 마비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번 주 EBS ‘극한직업’은 8일부터 이틀에 걸쳐 물류의 최전선인 항구에서 땀 흘리고 있는 항만하역사들의 작업현장을 찾아간다. 항만하역사들은 영하 50도의 추위는 물론이고, 지상 100m의 아찔한 높이의 작업장에서 위험한 작업을 하기도 한다. 8일 오후 10시40분에 방송하는 1부에서는 냉동참치 하역을 위해 냉동창고에서 일하는 이들의 모습을 밀착취재했다. 영하 50도의 냉동창고에서 하역사들은 강추위를 견디며 1시간이 넘게 일을 한다. 문제는 추위뿐만이 아니다. 급랭된 참치들은 쇠보다도 단단하다. 작업장에는 크레인이 끌어올린 참치들이 종종 머리 위로 떨어지기도 한다. 100㎏이 넘는 참치가 떨어지는 위험한 순간을 견뎌가며 하역사들은 이른 아침부터 지칠 줄 모르고 일을 한다. 9일 방송하는 2부는 항만물류에 빼놓을 수 없는 큰 일꾼, 크레인 운전사와 도선사의 노동현장을 소개한다. 크레인 조종사들은 45m 허공에 앉아 수십, 수백t의 컨테이너들을 나른다. 가만히 앉아 있기도 아찔한 고공에서 이들은 누구보다 정교한 손놀림으로 손톱만하게 보이는 컨테이너들을 옮긴다. ‘항구의 파일럿’ 도선사들도 모습이 위태롭기는 마찬가지다. 모든 항만을 출입하는 배는 안전한 수로로 배를 유도하는 도선사가 반드시 올라 타야만 항구로 들어올 수 있다. 이들의 일은 쉬운 듯 보여도 곳곳에 위험한 요소들이 잠복하고 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Zoom in 서울] 세종대왕 동상밑에 한글기념관

    [Zoom in 서울] 세종대왕 동상밑에 한글기념관

    이르면 7월쯤 광화문 광장에 세워질 세종대왕 동상 아래 지하 차·보도에 ‘한글기념관(가칭)’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 폐쇄한 세종문화회관 앞 지하 차·보도에 연말까지 한글기념관을 조성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또 이 기념관을 세종대왕 동상과 연계해 역사·문화 관광 명소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기념관 설립 사업은 지난달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청승 세종문화회관 사장과 함께 광화문 광장 공사현장을 방문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 사장이 세종대왕 동상 설치에 맞춰 세종대왕의 업적을 기릴 만한 조형물과 기념관 조성을 제안하자 오 시장이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 구체화됐다. 시는 지난 1일 35억원가량의 추경예산을 확정하고 세종문화회관, 문화국, 도시계획국 등과 협의에 들어갔다. 현재 건축 설계, 전시품 수집, 도시계획 변경 여부 등을 논의 중이다. 시는 세종문화회관 앞 약 100m 길이의 지하차도(1613㎡)에 세워질 이 기념관을 ‘도로+갤러리’ 형태의 개방형 구조로 할지, 별도의 전시관으로 설계할지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또 양쪽 출입구와의 접근성을 고려, 세종대왕 동상 밑에서 한글기념관까지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한글기념관에는 훈민정음을 비롯한 용비어천가, 석보상절, 월인천강지곡 등의 한글 간행도서 복제본이 비치된다. 한글 창제과정을 수록한 도표와 시대별 한글 문서 등도 선보인다. 한글 관련 서적뿐 아니라 다양한 서체를 활용한 생활용품과 세종대왕 관련 조형물 등까지 대략 300~400점의 역사적 자료와 작품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시는 세종대왕기념사업회 등의 조언을 받아 각 지역 박물관이나 개인 소장품 등을 수집하고, 이 수집품들을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역사적 가치를 검증받기로 했다. 서울시 부두완 의원은 “해외에 있는 세종대왕 관련 문화재들을 반환받아 기념관에 소장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기념관 설계에 60일, 공사에 90일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허가가 나면 공사기간을 앞당기기 위해 긴급발주를 신청한 뒤, 이르면 7월쯤 착공에 들어갈 방침이다. 기념관이 들어설 지하 차·보도는 당초 도시계획 시설결정 때 도로로 허가됐기 때문에 문화시설을 설립하려면 도시계획 변경절차를 밟아야 한다. 현재 문화국에서 도시계획 입안 변경 절차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세부 계획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도시계획 변경 여부나 예산, 규모, 전시품 등은 상황에 따라 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잠자던 뭉칫돈 깨어나, 수익찾아 꿈틀 렌터카 업체의 보험 ‘꼼수’ 국회의원들 김연아 짝사랑 G20 정상부인 ‘패션 배틀’ 선생님 12명 곗돈 부어 유럽 간 까닭 北 로켓 발사 주말이 D-데이? 한지혜 이태리서 뭐하나
  • “새끼 살리려다…”

    “새끼 살리려다…”

    동면 중에 새끼를 낳아 기르던 지리산 반달가슴곰 어미가 숨진 채 발견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 1월 지리산 남부지역 해발 1100m 동면굴에서 새끼곰을 출산한 어미곰 ‘송원(NF-10 왼쪽)’<서울신문 3월9일자 1면>이 동굴 주변 150m 지점에서 폐사한 것을 지난 31일 오후 4시쯤 발견했다고 1일 밝혔다. 새끼곰(오른쪽)은 발견되지 않아 수색 중이다.공단측은 날씨가 따뜻해져 눈이 녹아 동굴에 물이 차오르자 어미곰이 새끼곰을 지키기 위해 다른 동면 장소로 이동하다 탈진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공단측이 무인카메라를 확인한 결과 지난 29일까지 어미는 낙엽을 계속 긁어 모으고 새끼곰의 몸을 핥아 주는 등 정상적인 양육활동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얼음과 눈이 녹아 물이 차자 견디지 못하고 새끼와 함께 이동하려다 결국 폐사한 것이다. 어미곰은 동면 중에 아무것도 먹지 않고 새끼에게 젖먹이는 것 외에는 활동도 하지 않는다. 이배근 복원연구팀장은 “새끼가 없었으면 혼자 충분히 살아 남을 수 있는 환경이었다.”면서 “새끼를 살리려다 결국 사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길섶에서] 사랑하는 법/박정현 논설위원

    자식 키우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모양이다. “두 딸아이가 정말로 내 말은 안 듣는다.”는 한 목사의 하소연을 얼마 전 들었다. 수천명의 신도들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그이지만, 자식은 어떻게 하기 어렵다고 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라는 어머니와 싫다는 딸이 다투다가 딸이 어머니를 경찰에 신고하는 일이 벌어졌다. 닭고기 튀김을 시키라는 말을 듣지 않는 아들의 뺨을 때린 아버지가 100m 이내 접근금지명령을 받았다. 아버지와 아들 가운데 한 명은 집을 나가야 할 판이다. 진학과 취업, 결혼을 놓고 부모와 자식의 갈등은 우리 주변에서 다반사로 일어난다. 예외인 가정을 찾기 어렵다. 자식을 사랑하지 말라는 글을 어느 책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그냥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보기만 하면 아이들도 변해 간다고 했다. 무릎을 친다. 가정이 화목하려면 부모가 아예 욕심을 버리는 게 맞을 게다. 자식을 사랑하는 데도 이제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줘야 하는 모양이다. 부모가 변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씁쓰레한 뒷맛이 남는다. 박정현 논설위원 jhpark@seoul.co.kr
  • 초고속인터넷 ‘진화의 10년’

    초고속인터넷 ‘진화의 10년’

    1999년 4월1일 김대중 전 대통령과 신윤식 당시 하나로통신(현 SK브로드밴드) 사장이 화상전화로 통화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세계 최초의 초고속인터넷인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 서비스 시작을 기념하는 행사였다. 이는 음성만 실어나르던 전화선이 ADSL의 도움으로 화상 데이터까지 나를 수 있을 정도로 빨라졌음을 의미했다. 대한민국을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끌어올리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초고속인터넷이 1일로 상용 서비스 10주년을 맞는다. SK브로드밴드, KT, LG파워콤 등은 정부의 든든한 지원 아래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라는 광고 카피처럼 10년 동안 인터넷 속도 경쟁을 펼쳤고 국민들은 밤낮없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정보 고속도로’를 질주해 왔다. ●네티즌의 출현 초고속인터넷이 나오기 전 인터넷 이용자들은 전화선을 컴퓨터에 꽂고 가슴 졸이며 ‘띠디디디~디’하는 모뎀 연결음을 들어야 했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동안에는 전화기를 쓸 수도 없었다. 하지만 8Mbps(메가비트)의 속도를 자랑하는 ADSL이 깔리면서 인터넷은 당시 대세였던 종합정보통신망(ISDN·128Kbps)보다 무려 63배나 빨라졌다. 인터넷과 시티즌의 합성어인 네티즌이란 용어가 생겨난 것도 이 무렵이다.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회사들은 시원하게 뚫린 초고속망에 플랫폼을 설치해 놓고 온갖 서비스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편지나 엽서는 이메일과 채팅으로 대체됐다. PC통신 동호회 수준에 머물던 ‘네트워크 문화’는 인터넷에서 만개해 대통령 선거, 2002년 월드컵, 촛불집회 등을 거치며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왔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초고속인터넷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산업은 물론 보안솔루션, 포털, 게임과 같은 콘텐츠 산업에 이르기까지 IT 지형 전반을 바꿨다.”고 말했다. 가입자도 급속도로 증가했다. ADSL 도입 당시 37만명에 불과했던 초고속인터넷 이용자는 올 1월말 현재 1552만명에 이른다. ●속도와의 전쟁 ADSL이 촉발한 속도 전쟁은 2002년 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VDSL)의 탄생으로 진일보했고, 2006년 100Mbps를 자랑하는 광랜(FTTH)으로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광랜은 집집마다 광케이블을 연결할 때의 투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광케이블과 랜 기술을 혼합한 방식이다. 여기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12년까지 광랜보다 10배 빠른 1Gbps급 초광대역융합망(UBcN)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전화 모뎀으로 5MB(메가바이트) 용량의 노래 한 곡을 다운받을 때 걸리는 시간은 1시간9분이었다. 이 시간은 ADSL에서 5초, 광랜에서 0.4초로 단축됐고, UBcN이 깔리면 0.04초로 줄어든다. 조신 SK브로드밴드 사장은 “초고속인터넷을 기반으로 인터넷TV(IPTV), 인터넷전화, 결합상품 등 혁신적인 통신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대한민국 통신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Zoom in 서울] 2015년 상암에 640m빌딩 선다

    [Zoom in 서울] 2015년 상암에 640m빌딩 선다

    2015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세계 두 번째 높이로 세월질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랜드마크 빌딩의 윤곽이 드러났다. 첨탑을 포함한 높이가 640m에 달하며 아랍에미리트의 ‘버즈 두바이’(높이 800m)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건축물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30일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서울랜드마크 컨소시엄’과 빌딩 건립사업에 관한 협약을 체결하고 ‘서울라이트’(가칭) 빌딩의 조감도를 발표했다. ●올 9월 공사 시작 9월에 착공되는 이 빌딩은 지하 9층, 지상 133층 규모(연면적 72만 4675㎡)로 건립된다. 우리의 기술과 자본으로 건설되고, 총사업비로 3조 3000억원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최상층인 133층(540m)에 들어서는 전망대는 버즈 두바이의 124층 전망대보다 높아 개성은 물론 맑은 날은 중국까지 관측이 가능하다. 최상층 위에는 100m 높이의 첨탑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108~130층에는 6~8성급 호텔이 들어서 중국 상하이 국제금융센터의 파크하야트호텔(79층~93층)이 지닌 세계 최고층 호텔 기록을 뛰어넘는다고 설명했다. 또 85~107층에는 가족 호텔, 46~84층에는 공동주택, 9~45층에는 사무실, 1~8층에는 쇼핑몰과 컨벤션센터가 조성된다. ●최고 등급 친환경 건축물 특히 이 건물은 서울시 친환경 인증등급 중 최고 등급인 ‘플래티넘 등급’의 미래형 건축물로 건립된다. 세계 최초로 대나무처럼 건축물의 가운데가 완전히 비어 있는 구조로 만들어져 휘어지는 강도가 3배 증가된다. 지진이나 바람의 진동을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계돼 초고층 건물의 구조적 안전성을 보완한 것이다. 가운데의 빈 공간 때문에 지면과 최상층의 기압 차를 이용한 자연환기와 풍력발전이 가능하다. 반사경을 활용, 자연채광이 가능해 낮에 전등을 켜지 않아도 된다. 지열과 건물 벽면의 태양광 발전으로 에너지도 절감한다. 저층부 옥상을 녹지화해 단열효과를 내고, 건물 외부에 자동환기창을 설치해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는 등 에너지 절약형으로 한다. 건물외관은 한국 전통가옥의 창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패턴으로 구성된다. ●생산유발효과 11조원 기대 서울시는 초고층 빌딩 건립사업을 통해 고용 8만 6000명을, 생산유발 11조원의 경제효과를 기대했다. 지난해 6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컨소시엄에는 최대 출자자인 한국교직원공제회를 비롯해 한국산업은행, 하나은행, 농협중앙회, 중소기업은행, 우리은행, 대우건설 등 23개사가 참여한다. 오 시장은 “DMC 랜드마크 빌딩은 서울의 매력을 한층 높이는 동시에 서울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성매매 靑행정관’ 케이블업체서 접대 의혹 옆집오빠형-사수형-카리스마형…최고의 리더는? 행안부 ‘인권위 축소’ 왜 강행했나 군산 주꾸미, 이때 놓치면 1년을 후회 “제주도 부속섬? 안 가봤으면 말을 마세요”
  • 10代 체력 여든 간다

    │도쿄 박홍기특파원│‘10대 때 튼튼한 체력을 갖추면 장수한다.’ 일본 오차노미즈여자대학 소네 히로히토 조교수(생활습관병의학과)의 연구팀이 체력과 수명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지난 1943년 12월 실시됐던 대학 부속여고의 체력검사기록을 기초로 60년 이후 당시 510명을 추적·조사했다. 연구 논문은 5월호 미국 과학잡지인 역학지에 게재될 예정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부속여고는 당시 14∼21세의 학생 510명을 대상으로 ▲1000m 달리기 ▲줄넘기 ▲목봉던지기 ▲16㎏짜리 짐 100m 나르기 등 4종목을 측정했다. 연구에 따르면 60대까지는 체력검사결과의 성적이 좋은 그룹과 나쁜 그룹의 사망률 차이는 2%가량에 불과했으나 70대에 들어서는 확연히 드러났다. 좋은 기록을 가진 253명의 70대 사망률은 10.7%(27명 사망)인 반면 기록이 나빴던 257명의 사망률은 17.5%(45명 사망)로 무려 6.8%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연구팀은 체력과 수명의 관계와 관련, “중노년에 대한 연구는 많았지만 청소년기의 체력이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지적하기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hkpark@seoul.co.kr
  • 정슬기 여자평영 100m 한국新

    대한민국 여자 수영의 간판 정슬기(21·부산시체육회)가 평영 100m에서 자신이 갖고 있던 한국 기록을 갈아치웠다. 정슬기는 27일 제주 실내수영장에서 열린 한라배 전국수영대회 여자 평영 100m 결승에서 1분08초57로 터치패드를 찍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지난해 10월 목포 전국체전에서 자신이 세웠던 한국 기록 1분08초82를 5개월 만에 0.25초 줄였다. 정슬기는 앞서 같은 해 4월 동아수영대회에서도 한국 기록(1분09초09)을 낸 기대주다.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영화리뷰] 애물단지 괴물, 지구방위 수호대로

    드림웍스의 최고경영자(CEO) 제프리 카젠버그는 “(설명을) 3000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고 했다. 정말 그랬다. 드림웍스가 새로운 첨단 기법으로 내놓은 3D 애니메이션 ‘몬스터vs에이리언’은 신선하고 색다르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 가치가 충분했다. 특수안경을 끼고 봐야 하는 약간의 불편함은 있었지만 탁구공이나 운석이 눈앞으로 날아오는 것 같았고, 흩날리는 나뭇잎이나 파편 등은 손만 내밀면 잡힐 듯했다. 또렷한 화질이나 음향, 화면 속 원근감도 기존 입체영상과는 확실히 달랐다.이야기는 단순하다. 처지곤란한 존재로 비밀 수용소에 갇혀 있던 몬스터들이 지구를 침략한 에이리언을 물리칠 희망으로 나선다는 게 뼈대다. 순간이동 장치의 오류로 바퀴벌레 머리를 갖게 된 천재 과학자 닥터 로치 박사, 빙하기에 얼음에 갇혔다가 2만년 뒤 깨어난 물고기인간 미싱링크, 유전자 변형 토마토와 디저트 소스가 화학작용을 일으켜 젤리형 괴물이 된 밥, 핵 방사선 누출로 애벌레에서 100m짜리 거대 괴수가 된 인섹토사우르스는 장기 수용자다. 여기에 결혼식 당일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에 부딪힌 뒤 몸집이 거대해졌고, 거대렐라라는 이름으로 수용소 신참이 된 주인공 수잔 머피가 힘을 보탠다. 1950년대 괴수 영화나 광고물, 삽화에서 따온 캐릭터들은 익살스러움과 개성이 넘친다. 어디서 본 듯한 여러 장면들도 비빔밥처럼 맛을 보탠다. 대통령이 에이리언이 보낸 거대 로봇과 맞닥뜨리는 장면에선 스티븐 스필버그의 ‘미지와의 조우’가 떠오른다. 거대 로봇의 반응이 신통치 않자 대통령은 ‘베벌리힐스캅’의 테마음악을 연주하며 춤을 춘다. 거대 로봇을 향해 ‘ET 고 홈’이라고 적힌 미사일이 날아가는 동안 ‘ET’의 메인테마가 스친다.거대 로봇과의 대결을 담은 샌프란시스코 액션 신도 인상적이다. 샌프란시스코가 무대인 액션 작품이라면 대개 등장하는 내리막길 추격 장면도 유머스럽게 재현된다. 금문교에서 벌이는 사투는 ‘판타스틱 4’가 겹쳐진다. 단순한 줄거리에 기시감이 있는 부분이 많지만 그다지 지루함을 느낄 수 없는 것은 속도감 있게 이야기를 이끌어간 연출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샤크’를 연출했던 롭 레터맨이 시나리오에 참여하고, ‘슈렉2’로 데뷔한 콘래드 버넌과 공동 감독을 맡았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간다고 빨리 자리를 뜨면 놓칠 수 있는 장면이 있다.아쉽게도 국내에선 리즈 위더스푼, 휴 로리, 키퍼 서덜랜드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펼친 목소리 연기를 입체영상과 동시에 즐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입체영상에 자막을 입히는 데 기술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입체영상은 한예슬 등이 참여한 더빙판으로 상영되며 2D 상영본은 자막이 깔린다. 4월23일 개봉.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새만금산업단지 조성 첫 삽… 2018년 완공

    새만금 간척지 개발의 핵심인 새만금 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방조제 착공 18년 만인 27일 첫 삽을 떴다. 이를 통해 서울 여의도 면적의 두 배가 넘는 18.7㎢(566만평) 규모의 산업단지가 오는 2018년까지 한반도 지도에 등장하게 된다. 한국농어촌공사는 이날 전북 군산 산업전시관에서 새만금군산경제자유구역 산업지구 기공식을 갖고 매립 공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기공식에는 한승수 총리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강봉균 국회의원 등 정관계 주요인사와 지역주민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한 총리는 기념사를 통해 “새만금 군산경제자유구역은 33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21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회와 약속의 땅이 될 것”이라면서 “새만금을 저탄소 녹색성장의 선도지역이자 동북아 경제 중심지로 육성,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세계 명품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사업 시행자인 농어촌공사 홍문표 사장은 기공식에 앞서 군산 리츠프라자호텔에서 조찬 간담회를 갖고 “올해만 493억원을 투자, 818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등 2018년 1차 사업까지 3만 2000여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면서 “4개 단지 사이에 폭 100m, 깊이 3m의 수로를 건설, 300t 정도의 배가 다닐 수 있게 하고 수상스키 등 레저를 위한 공간과 수상택시도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홍 사장은 “미국, 유럽 등 4~5개국의 기업들이 산업지구에 들어오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새만금 산업단지는 새만금 전체 지역 401㎢의 4.7%인 18.7㎢(566만평) 규모로 조성된다. 2018년까지 사업비 1조 9437억원이 투입된다. 이곳에 첨단 부품소재와 신재생에너지, 기계 등의 분야 국내외 업체 400~500개를 유치할 예정이다. 일단 올해부터 2014년까지 전체 면적의 절반 정도인 9.3㎢가 1차로 조성된다. 농어촌공사는 내년 하반기부터 선(先)분양에 나서 이르면 2013년부터 업체가 입주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2020년까지 진행될 새만금 1차 개발사업은 방조제 건설의 경우 현재 87%의 공정이 진행됐다. 내년 초에는 방조제 모든 구간의 도로 개통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LG전자 차세대 시스템 에어컨 ‘멀티브이슈퍼III’ 출시

    LG전자가 차세대 시스템 에어컨을 선보였다.  LG전자는 24일 서울 서초 R&D캠퍼스에서 열린 ‘LG전자 냉난방공조(HVAC) 신기술 포럼’에서 고효율 시스템 에어컨인 ‘멀티브이슈퍼 III(Multi V Super III)’를 공개했다.  이 제품은 LG전자가 4년여동안 500명이 넘는 연구인력을 투입해 개발한 차세대 시스템 에어컨으로, ‘슈퍼 에어로 팬(Super Aero Fan)’ 기술을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의 냉난방 효율을 실현했다.  기존 제품과 비교해 연간 에너지 소비량을 20% 가량 절감할 수 있고, 실외 온도가 떨어지면 나타나는 난방 능력 저하를 막기 위해 ‘연속난방 운전’ 기술도 적용됐다. 실외온도 저하 시 발생하는 난방운전 능력 저하를 최소화하는 ‘연속난방 운전기술’을 적용, 영하 20도의 기온에서도 안정적인 난방이 가능하다.  단일 실외기 용량으로는 최대 수준인 20마력(실외기 1대, 기존: 14마력) 실외기를 사용, 실외기 제품 설치에 필요한 공간을 38%까지 줄였다.기존에는 20마력 용량의 실외기를 설치하기 위해 14마력과 6마력, 두 대의 실외기를 설치했다. 이는 실외기 제품 설치 면적을 최대 38%까지 축소시켜, 건물 옥상 및 지하 기계실에 여유 공간을 제공한다.  실내기와 실외기가 110m(기존 100m)가량 떨어져 있어도 냉난방이 가능, 대형 빌딩 및 초고층 빌딩에도 적합하다.  박석원 LG전자 한국지역본부 부사장은 “최근 경기 불황으로 고효율 제품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고효율, 대용량 제품을 앞세워 시장 우위를 더욱 굳힐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이날 포럼에서 자사 수냉식 시스템 에어컨을 설치, 미국 그린빌딩위원회로부터 주상복합건물로는 국내 최초로 ‘친환경 건물 인증(LEED)’을 받은 송도 ‘더 샵 퍼스트월드’ 사례도 소개했다.  수냉식 시스템 에어컨은 수(물)배관을 이용한 열교환 방식으로 냉매 사용량을 줄여 친환경적이며, 대형 빌딩에도 적합하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뉴스 다큐 시선] 점자의 세계

    [뉴스 다큐 시선] 점자의 세계

    시각장애인들은 올록볼록한 6개의 점을 사용해 읽고 씁니다. 그들은 매끈한 종이 위에 잉크로 쓴 글자를 묵자(墨字)라고 부릅니다. 맹인들에겐 이 묵자야말로 침묵하는 글자, 보이지 않는 글자입니다. 점자에는 세상과 소통하려는 맹인들의 열정이 담겨 있습니다. 종이 위에 솟은 점들이 반질반질해질 때까지 손때와 땀을 묻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6개의 점을 통해 세상을 보는 사람들, 그들의 열손가락을 따라가 봤습니다. ‘도도도독’ ‘탁탁탁’ ‘톡, 톡’ 서울 강북구 수유동 한빛맹학교 3학년1반 교실에서 들려오는 경쾌한 소리다. 오전 10시10분, 2교시 영어수업이 한창이다. 오늘은 음식 이름을 영어로 적고 발음해 보는 시간이다. 아이들은 검은 점판과 뾰족한 점필을 꺼내 알파벳을 찍기 시작했다. 시선은 책상이 아닌 허공을 향해 있었다. 점판에 종이를 끼운 다음 아이들은 오른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점을 찍어 나간다. 읽을 때는 종이를 뒤집어 볼록하게 튀어나온 점을 왼쪽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더듬어 읽는다. 최성문 교사가 “로스트 비프. r, o, a…f. ‘구운 쇠고기’라고 한글 뜻도 써보세요.”라고 말한다. 빠른 속도로 점필을 놀리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지윤이(9)는 머뭇거리기 일쑤다. 지윤이가 “f가 몇 번이었지?”라고 혼잣말을 하자, 옆에 있던 준성(8)이가 냉큼 “1, 2, 4!”라고 알려준다. 6점의 위치번호를 가르쳐 준 것. 지윤이의 표정이 금세 밝아졌다. ‘프레시 피시(fresh fish)’에서도 알파벳을 까먹은 지윤이는 “h는 몇 번이야.”라고 묻는다. 준성이는 “1, 2, 5”라고 소리쳐 답해 준다. ●머리 희끗한 60대 정용설씨 주경야독 7살 때 뇌수술을 받은 뒤 후유증으로 시력을 잃은 지윤이는 맹학교에 1년 늦게 입학했다. 다른 아이보다 점자를 늦게 익힌 탓에 실력이 반 친구들에 비해 처지는 편이다. 지윤이는 “점자를 처음 배울 때는 ‘아야어여’ 모음이 어려웠어요. 시험을 많이 보면서 괜찮아졌는데 영어 점자는 또 다르니까 헷갈려요.”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또 다른 교실에서는 머리가 희끗한 60대 노인과 30대 남성이 더듬더듬 점자책을 읽고 있었다. 어른이 된 후 시력을 잃은 중도실명자들을 위한 직업재활학급이다. 점자는 물론 침구, 안마 등의 과목을 2년간 이수한 뒤 직업안마사의 길을 걸을 수 있는 교육과정이다. 서민택(36)씨와 정용설(60)씨는 이달 초 한빛맹학교에 입학했다. 2005년 각막혼탁 판정을 받고 시력을 완전히 상실한 서씨는 “5년 전부터 혼자 책을 보면서 점자를 조금씩 배웠어요. 손끝의 감각을 익혀 보려고 했지만, 말처럼 쉽지 않네요.”라면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서씨의 꿈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교회를 세우고 목회활동을 하는 것이다. 그는 “30년 넘게 정안인(正眼人·비시각장애인)으로 살았기 때문에 굳이 점자를 익히지 않아도 생활에 지장은 없어요. 하지만 맹인의 삶을 이해하려면 점자와 안마업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공부를 시작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정용설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체력검사를 하는데 100m 달리기 결승지점의 깃발이 보이지 않았단다. 그 후로 시력이 차츰 나빠져 중학교를 중퇴하고 농사를 지었다. 바쁘게 일하다 보니 점자를 배울 필요성을 못 느꼈던 정씨는 나이가 들자 공부 욕심이 생겼다. 그러던 차에 2007년 성북복지관에서 처음 점자를 접하게 됐다. 정씨는 “점자를 배우는 재미가 쏠쏠하긴 한데 나같이 손에 감각 없는 늙은이한테는 어려워. 젊은 애들이 한 달 걸려 읽을 책을 우리는 석 달 동안 읽어야 해.”라고 말했다. 푸념을 늘어놓는 동안에도 그는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뭉툭하게 닳아버린 몽당연필 같은 손가락 끝으로 일본어 교과서를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묵자도서 워드파일 입력후 점자로 번역 지윤이와 정용설씨가 보는 점자책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질까. 서울 강동구 암사동의 한국점자도서관을 찾아가 궁금증을 풀었다. 1969년 세워진 도서관은 점자도서를 제작하고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매달 30~40권의 책이 제작에 들어간다. 첫 단계는 4층 자료입력실에서 이뤄진다. 입력봉사자들이 묵자도서의 내용을 일일이 키보드로 쳐서 워드파일로 저장한다. 보통 한 명이 한 권을 입력하는 데 1~6개월이 걸린다. 입력된 파일은 점역 소프트웨어를 통해 1초 만에 점자로 번역된다. 점역교정사가 점자 맞춤법에 맞게 교정을 보고 나면 제판 단계로 넘어간다. 1층 인쇄실에서 알루미늄 판에 기계로 점자를 새긴다. 판 사이에 종이를 끼운 뒤 롤러로 밀어 요철을 만든다. 그 종이를 모아서 제본하면 한 권의 점자책이 완성된다. 한 권을 만드는 데 최소 4~6개월이 걸린다. 지난해 8월 출간된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은 올 2월에 완성됐다. 베스트셀러인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는 지난해 11월에 출간됐지만 현재 자료 입력 중이다. 6~7월은 돼야 점자책으로 볼 수 있다. 시각장애인들은 6개월 늦게 신간을 받아보는 셈이다. ●박경리의 ‘토지’ 무려 99권 차지수 정보서비스 팀장은 “일반 묵자책 1권이 점자책 3~4권으로 불어난다.”고 말했다. 점자는 초성, 중성, 종성을 풀어쓰기 때문에 한 면에 들어가는 글자가 많지 않다. 일반도서 30쪽 분량이 점자도서 150쪽에 육박한다. 조정래 대하소설 ‘한강’은 10권이지만 점자책으로는 총 60권 분량이다. 총 21권인 박경리의 ‘토지’는 무려 99권에 달한다. 따라서 점자책이 부피가 크고 무거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가볍다. 가벼운 백상지를 쓰기 때문에 책 한 권이 120g에 불과하다. 점자는 음악을 표현하는 데도 쓰인다. 한빛맹학교 3층에 있는 관악합주실은 매주 수·금요일이면 아름다운 악기소리로 가득 찬다. 40명의 시각장애인 학생단원으로 구성된 ‘한빛 브라스앙상블’의 연습날이기 때문이다. 김용복 감독의 지휘로 단원들이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OST 음반을 연주했다. 팀파니, 큰북 등으로 구성된 타악기 파트와 트럼펫, 트럼본, 튜바 등의 관악기 파트가 감미롭고 조화로운 연주를 보여 줬다. 멜로디를 담당하는 ‘퍼스트 트럼펫’ 노종훈(18)군의 연주는 단연 돋보였다. 노군은 맨 앞줄에 앉아 구슬땀을 흘리며 악기를 불었다. 트럼펫 소리는 청아했다. 중1 때 음악을 시작한 노군은 트럼펫에 흥미와 소질을 보이면서 올해 한빛맹학교 음악전공과에 진학했다. 고3 때 점자 악보를 접하면서 그의 연주가 확 달라졌다. 이전에는 녹음된 테이프를 듣고 음을 무작정 외워야 했다. 그러나 5선보와 음표 등을 6점으로 표기한 점자악보를 읽을 수 있게 되면서 악보에 적힌 표현기법을 고스란히 살려 연주할 수 있게 됐다. 노군은 “소리에 깊이가 묻어나기 시작했어요. 악보에 드러난 작곡가의 의도까지 표현할 수 있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여전히 악보 읽는 게 서툰 그는 매주 3시간 음악점자 수업을 듣는다. 노군은 “음악교사가 되어 시각장애인은 물론 정안인에게도 음악을 가르치고 싶어요. 그러려면 악보를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죠.”라며 미소를 지었다. 한빛맹학교에서 음악이론 강의를 맡은 이명신(40) 강사는 “악보는 음악과 소통하는 유일한 방법이자 도구입니다. 글을 모르고 문학에 대해 말할 수 없듯이 악보를 모르면 음악을 안다고 하기 어렵지요. 특히 맹인 음악가에게 점자악보는 자신의 음악을 발견하고 찾아가는 길이 돼줍니다.”라고 말했다. 글ㆍ사진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루이 브라유, 세계 최초 6점체계 창안… 송암 박두성, 한글 점자 ‘훈맹정음’ 반포 루이 브라유(Louis Braille)는 1824년 세계 최초로 6점 체계의 점자를 만들어 보급한 ‘점자의 아버지’다. 그로부터 약 100년 뒤인 1926년 한글 점자를 창안한 송암 박두성은 ‘맹인의 세종대왕’으로 불린다. 루이 브라유는 1809년 프랑스 파리 인근의 시골마을 쿠브레에서 태어났다. 브라유는 세 살 때 마구 제작자였던 아버지의 작업실에서 송곳으로 왼쪽 눈을 찔렸다. 이 사고로 오른쪽 눈도 감염돼 시력을 완전히 잃었다. 파리왕립맹학교에 들어간 브라유는 12살 때 바르비에 장교가 군사용으로 고안한 12개의 점자를 접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자신의 눈을 멀게 한 아버지의 송곳을 이용해 6개 점자를 창안했다. 6점 체계는 손가락을 움직이지 않고 한번에 모든 점의 위치를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브라유는 직접 만든 점자가 채택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43세 때 결핵으로 숨을 거뒀다. 그의 이름인 브라유(braille)는 ‘점자’라는 뜻으로 불리고 있다. 한국 맹인들에게 빛을 가져다 준 송암 박두성은 1888년 인천 강화에서 태어났다. 그는 1913년 조선총독부 제생원 맹아부에 들어가 시각장애인 교육에 평생을 바쳤다. 일본어 점자책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던 박두성은 한글 점자의 필요성을 깨닫고 1920년 점자 연구에 착수했다. 1926년 조선어 점자연구회를 조직하고 ‘훈맹정음’을 창안, 반포했다. 박두성은 연구에 몰두한 나머지 실명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가 ‘맹인의 세종대왕’이라는 별명을 얻은 이유다. 한결같이 맹인교육에 헌신했던 박두성은 1963년 세상을 떠났다. 올해로 루이 브라유 탄생 200주년을 맞았다. 우정사업본부는 1월4일 기념우표를 발행했다. 송암이 훈맹정음을 반포한 11월4일은 ‘점자의 날’로 기려지고 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뉴스 다큐 시선] 점자의 세계

    최성문 교사가 “로스트 비프. r, o, a…f. ‘구운 쇠고기’라고 한글 뜻도 써보세요.”라고 말한다. 빠른 속도로 점필을 놀리는 다른 아이들과 달리 지윤이(9)는 머뭇거리기 일쑤다. 지윤이가 “f가 몇 번이었지?”라고 혼잣말을 하자, 옆에 있던 준성(8)이가 냉큼 “1, 2, 4!”라고 알려준다. 6점의 위치번호를 가르쳐 준 것. 지윤이의 표정이 금세 밝아졌다. ‘프레시 피시(fresh fish)’에서도 알파벳을 까먹은 지윤이는 “h는 몇 번이야.”라고 묻는다. 준성이는 “1, 2, 5”라고 소리쳐 답해 준다. ●머리 희끗한 60대 정용설씨 주경야독 7살 때 뇌수술을 받은 뒤 후유증으로 시력을 잃은 지윤이는 맹학교에 1년 늦게 입학했다. 다른 아이보다 점자를 늦게 익힌 탓에 실력이 반 친구들에 비해 처지는 편이다. 지윤이는 “점자를 처음 배울 때는 ‘아야어여’ 모음이 어려웠어요. 시험을 많이 보면서 괜찮아졌는데 영어 점자는 또 다르니까 헷갈려요.”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또 다른 교실에서는 머리가 희끗한 60대 노인과 30대 남성이 더듬더듬 점자책을 읽고 있었다. 어른이 된 후 시력을 잃은 중도실명자들을 위한 직업재활학급이다. 점자는 물론 침구, 안마 등의 과목을 2년간 이수한 뒤 직업안마사의 길을 걸을 수 있는 교육과정이다. 서민택(36)씨와 정용설(60)씨는 이달 초 한빛맹학교에 입학했다. 2005년 각막혼탁 판정을 받고 시력을 완전히 상실한 서씨는 “5년 전부터 혼자 책을 보면서 점자를 조금씩 배웠어요. 손끝의 감각을 익혀 보려고 했지만, 말처럼 쉽지 않네요.”라면서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서씨의 꿈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교회를 세우고 목회활동을 하는 것이다. 그는 “30년 넘게 정안인(正眼人·비시각장애인)으로 살았기 때문에 굳이 점자를 익히지 않아도 생활에 지장은 없어요. 하지만 맹인의 삶을 이해하려면 점자와 안마업을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 공부를 시작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정용설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체력검사를 하는데 100m 달리기 결승지점의 깃발이 보이지 않았단다. 그 후로 시력이 차츰 나빠져 중학교를 중퇴하고 농사를 지었다. 바쁘게 일하다 보니 점자를 배울 필요성을 못 느꼈던 정씨는 나이가 들자 공부 욕심이 생겼다. 그러던 차에 2007년 성북복지관에서 처음 점자를 접하게 됐다. 정씨는 “점자를 배우는 재미가 쏠쏠하긴 한데 나같이 손에 감각 없는 늙은이한테는 어려워. 젊은 애들이 한 달 걸려 읽을 책을 우리는 석 달 동안 읽어야 해.”라고 말했다. 푸념을 늘어놓는 동안에도 그는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뭉툭하게 닳아버린 몽당연필 같은 손가락 끝으로 일본어 교과서를 천천히 읽어 내려갔다. ●묵자도서 워드파일 입력후 점자로 번역 지윤이와 정용설씨가 보는 점자책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질까. 서울 강동구 암사동의 한국점자도서관을 찾아가 궁금증을 풀었다. 1969년 세워진 도서관은 점자도서를 제작하고 대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매달 30~40권의 책이 제작에 들어간다. 첫 단계는 4층 자료입력실에서 이뤄진다. 입력봉사자들이 묵자도서의 내용을 일일이 키보드로 쳐서 워드파일로 저장한다. 보통 한 명이 한 권을 입력하는 데 1~6개월이 걸린다. 입력된 파일은 점역 소프트웨어를 통해 1초 만에 점자로 번역된다. 점역교정사가 점자 맞춤법에 맞게 교정을 보고 나면 제판 단계로 넘어간다. 1층 인쇄실에서 알루미늄 판에 기계로 점자를 새긴다. 판 사이에 종이를 끼운 뒤 롤러로 밀어 요철을 만든다. 그 종이를 모아서 제본하면 한 권의 점자책이 완성된다. 한 권을 만드는 데 최소 4~6개월이 걸린다. 지난해 8월 출간된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은 올 2월에 완성됐다. 베스트셀러인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는 지난해 11월에 출간됐지만 현재 자료 입력 중이다. 6~7월은 돼야 점자책으로 볼 수 있다. 시각장애인들은 6개월 늦게 신간을 받아보는 셈이다. ●박경리의 ‘토지’ 무려 99권 차지수 정보서비스 팀장은 “일반 묵자책 1권이 점자책 3~4권으로 불어난다.”고 말했다. 점자는 초성, 중성, 종성을 풀어쓰기 때문에 한 면에 들어가는 글자가 많지 않다. 일반도서 30쪽 분량이 점자도서 150쪽에 육박한다. 조정래 대하소설 ‘한강’은 10권이지만 점자책으로는 총 60권 분량이다. 총 21권인 박경리의 ‘토지’는 무려 99권에 달한다. 따라서 점자책이 부피가 크고 무거울 것 같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가볍다. 가벼운 백상지를 쓰기 때문에 책 한 권이 120g에 불과하다. 점자는 음악을 표현하는 데도 쓰인다. 한빛맹학교 3층에 있는 관악합주실은 매주 수·금요일이면 아름다운 악기소리로 가득 찬다. 40명의 시각장애인 학생단원으로 구성된 ‘한빛 브라스앙상블’의 연습날이기 때문이다. 김용복 감독의 지휘로 단원들이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OST 음반을 연주했다. 팀파니, 큰북 등으로 구성된 타악기 파트와 트럼펫, 트럼본, 튜바 등의 관악기 파트가 감미롭고 조화로운 연주를 보여 줬다. 멜로디를 담당하는 ‘퍼스트 트럼펫’ 노종훈(18)군의 연주는 단연 돋보였다. 노군은 맨 앞줄에 앉아 구슬땀을 흘리며 악기를 불었다. 트럼펫 소리는 청아했다. 중1 때 음악을 시작한 노군은 트럼펫에 흥미와 소질을 보이면서 올해 한빛맹학교 음악전공과에 진학했다. 고3 때 점자 악보를 접하면서 그의 연주가 확 달라졌다. 이전에는 녹음된 테이프를 듣고 음을 무작정 외워야 했다. 그러나 5선보와 음표 등을 6점으로 표기한 점자악보를 읽을 수 있게 되면서 악보에 적힌 표현기법을 고스란히 살려 연주할 수 있게 됐다. 노군은 “소리에 깊이가 묻어나기 시작했어요. 악보에 드러난 작곡가의 의도까지 표현할 수 있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여전히 악보 읽는 게 서툰 그는 매주 3시간 음악점자 수업을 듣는다. 노군은 “음악교사가 되어 시각장애인은 물론 정안인에게도 음악을 가르치고 싶어요. 그러려면 악보를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죠.”라며 미소를 지었다. 한빛맹학교에서 음악이론 강의를 맡은 이명신(40) 강사는 “악보는 음악과 소통하는 유일한 방법이자 도구입니다. 글을 모르고 문학에 대해 말할 수 없듯이 악보를 모르면 음악을 안다고 하기 어렵지요. 특히 맹인 음악가에게 점자악보는 자신의 음악을 발견하고 찾아가는 길이 돼줍니다.”라고 말했다. 글 사진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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