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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항 앞바다 침몰 유조선 기름 제거 추진

    20년 전 경북 포항 호미곶 앞바다에서 침몰해 아직까지 조금씩 기름이 유출되고 있는 유조선 ‘경신호(995t)’에 대한 잔존유(殘存油) 회수 작업이 올해부터 추진된다. 12일 포항시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경신호의 기름 회수작업에 투입되는 전체 사업비 256억원 중 올해 국비로 60억원을 확보해 한국해양환경관리공단에 업무를 맡겼다. 해양환경공단은 우선 올해 경신호의 잔존유를 추정하고 해당 해역의 환경적인 특성을 파악해 회수작업 때 대규모 기름 유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초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본격 기름 회수작업은 나머지 국비 예산이 확보되는 내년 상반기쯤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토부는 2005년 무인 잠수정을 동원해 바다밑 100m에 침몰해 있는 유조선을 현지 조사, 벙커C유 370㎘가 기름 탱크에 남아 있는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었다. ‘309 경신호’는 울산에서 2560㎘의 벙커C유를 싣고 묵호항으로 향하다 침몰했으며 당시 1900㎘의 기름이 유출돼 영일만 일대 어장 200여곳이 황폐화되는 등 동해안 전역이 기름으로 오염되는 사고가 발생했었다. 시 관계자는 “2007년 충남 태안 앞바다 유조선 사고 이후 대규모 기름 유출을 우려한 지역 어민과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져 국토부에 대책 마련을 수차례 건의해 관련 사업 예산이 반영됐다.”면서 “잔존유 회수에는 기술 노하우를 가진 외국의 전문 업체가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06년 당시 해양수산부는 한국해양연구원에 의뢰, 30억원을 들여 대륙붕에까지 침몰(최고 수심 200m)된 유조선의 잔존유 회수가 가능한 무인 수중 로봇을 개발했으나 인력·기술 부족 등으로 지금까지 활용치 못해 예산을 사장시키고 있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경주읍성 옛 모습 찾는다

    경주읍성 옛 모습 찾는다

    경북 경주시 동부동과 북부동에 걸쳐 있는 고려 때의 석축 경주읍성이 복원된다. 경주시는 2020년까지 총 605억원을 들여 읍성(조감도)을 복원키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주요 복원 사업은 동·북측 성벽 1100m와 치성(雉城·성 위에 낮게 쌓은 담) 12곳, 성내 유적 등이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해까지 사업비 177억원을 들여 토지 1만 6662㎡와 가옥 79채를 매입하고, 보호책 설치, 잔디 식재와 더불어 동쪽 성벽 56m를 정비복원했다. 또 정비복원 기본계획 수립을 마무리하고 올해는 20억원을 투입해 사유지 2000여㎡와 주택 5채를 사들인 뒤 동문 터 발굴조사와 실시설계를 추진한다. 복원 사업과 함께 시는 축성 1000주년이 되는 2012년에 관련 학술대회를 열어 읍성의 역사성과 문화재적 가치를 크게 부각시킬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1차 사업이 마무리되면 나머지 성벽도 복원해 옛 읍성의 모습을 완전히 되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서울 車 돌발상황 조치 빨라진다

    특정 지형지물이 없는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는 주행 중 위치를 설명하기 난감한 경우가 많다. 강변북로의 어느 방향이나 어느 다리를 지났다는 대략적인 설명만 가능하다. 교통사고 상황을 제보하고 싶어도 위치를 설명하기 어려워 머뭇거리게 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설공단이 내부순환로와 강변북로 등 공단이 관리하는 자동차 전용도로 10개 노선의 가로등주나 방음벽, 진출입로에 현재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고유번호 표지판 4954개를 달았다고 11일 밝혔다. 시는 또 고유번호와 연계한 ‘위치정보 검색시스템’도 개발해 사고 처리를 신속하게 하도록 지원한다. 위치정보 검색시스템에 제보자가 알려준 고유번호만 입력하면 해당 지점의 위치도부터 전경사진, 도로 특징, 시설물별 관리기관까지 모두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그동안은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차가 고장났을 경우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느라 시간이 지연돼 사고 위험까지 생겼지만 이제는 주변 가로등 기둥이나 방음벽 등에 100m 간격으로 부착된 고유번호를 통해 정확한 사고위치를 알릴 수 있게 됐다. 현재 공사중인 진출입램프 구간을 제외하고 전 구간에 설치 공사를 마친 상태다. 이 검색시스템 프로그램은 서울시설공단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다. 구청, 경찰청 등 전용도로 관련 기관은 물론 자동차보험사도 사고 수습이나 고장차량 견인 등을 할 때 언제든 이용할 수 있다. 위치인식 고유번호는 가로등 격주마다 100m간격으로 1.5m 높이에 설치돼 있으며 가로등주가 없는 곳은 옹벽이나 터널 등에 부착돼 있다. 번호 하단엔 시설공단 24시간 상황실 번호도 적혀 있어 고장, 사고 등 도움이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다. 시설공단 관계자는 “사고 발생 유형별로 서울시설공단, 자치구, 경찰 등 관리부서가 다양해 문제가 생기면 처리 부서 파악에만 전화를 네댓 군데에 해야 했지만 이 고유번호 부착과 위치정보 검색시스템 도입으로 돌발상황 처리에 걸리는 시간이 크게 단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오나미 “모태 솔로? 허경환 짝사랑 중”

    오나미 “모태 솔로? 허경환 짝사랑 중”

    “이제 다시 사랑 안 해. 애인 따윈 필요 없는 사람~” 배우 김혜수와 유해진의 연인 선언이 연예계 최대 화두로 떠오른 이 때 짝 잃은 혹은 애초부터 짝이 없던 외로운 이들을 응집시키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개그우먼 오나미(27)다. 오나미는 KBS 2TV ‘개그콘서트’의 ‘솔로천국 커플지옥’이라는 코너에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남자의 손길이 닿지 않은 ‘성녀’로 출연, 처절하게 고독하며 심지어 때때로 소외를 받아온 솔로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공채로 ‘개콘’에 합류, 선배들로부터 “참 못생겼다.”는 말을 인사대신 받았다는 오나미는 독특한 외모를 개그로 승화시켜 선배인 박지선을 바짝 긴장시켰다. 지난해 KBS 방송연예대상 신인상에 빛나는 오나미를 지난 6일 ‘개콘’ 녹화장에서 만나봤다 ◆ 달리기밖에 몰랐던 충청도 소녀 가벼운 점퍼차림으로 인터뷰 장소에 나온 오나미의 첫인상은 의외였다. 전형적인 미인의 범주를 벗어난 건 사실이지만 가녀린 몸매와 수줍은 말투, 미소를 띤 밝은 모습에서 여성스러운 매력이 빛났다. “못 생긴 역할로만 나왔는데 실제로 그렇지 않다.”고 운을 띄우자 오나미는 “학창시절에 ‘예쁘다.’는 말은 못 들어봤지만 그렇다고 ‘못생겼다.’는 말도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개그우먼이 된 뒤 선배들에게 ‘못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지만 지금은 얼굴이 하나의 장기가 돼 정말 만족한다.”고 말했다. 선천적으로 개그 DNA를 가졌을 것 같지만 사실 오나미의 학창시절 꿈은 육상선수였다. 가장 잘하는 것이 달리기였기 때문에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입학할 때까지 자연스럽게 단거리 육상선수로 자랐다. “충청남도 대회에서 3위에 입상하고 100m 기록이 13.79초였어요. 뛰어나진 않아도 열심히 하는 선수였죠.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동계훈련을 받다가 다리를 다쳐 슬럼프에 빠졌어요. 그렇게 육상은 완전히 그만 뒀죠.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막막했어요.” ◆ 개그로 인생의 두 번째 꿈을 찾다 10년 간 달리기밖에 몰랐던 오나미에게 육상 포기는 꿈을 잃은 것과 같았다.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던 시기 그녀는 의외의 장기를 발견했다. 말, 표정, 행동으로 다른 사람을 웃기는 특기를 발굴한 것. 개그에 대한 강렬한 열망이 생겼고 22살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추운 겨울 그녀는 한 개그극단에 막내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잡일과 함께 어깨너머로 개그 기본기를 배웠다. 당연히 오나미에게 서울은 춥고 배고픈 도시였다. 무엇보다 코미디언 공채시험에서 번번이 미끄러지는 현실이 막막했다. 진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지원한 지난해 오나미는 드라마보다 더 극적으로 합격자 명단에 올랐다. “합격소식을 들은 게 설을 이틀 앞둔 날이었어요. 돈도 거의 바닥이 나서 마지막 통장 잔고를 빼서 고향 공주로 내려가려고 영등포역에서 기차표를 사려던 찰나였어요. 합격 전화를 받고 믿기지 않아서 주저앉아 한참이나 펑펑 울었죠.” 오나미의 재능이 본격적으로 빛을 발한 건 희극인실에서 ‘멍청하고 못생긴 애’(?)로 통하면서다. 이미 ‘똑똑하고 못생긴’(?) 박지선이 있었지만 박지선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황회장’, ‘독한 것들’ 등 여러 코너에 출연할 수 있었다. ◆ 대표 ‘못생긴 애’에서 ‘성녀’로 재탄생 ‘솔로천국 커플지옥’이라는 코너로 오나미 전성시대 막을 열어젖혔다. 명동에서 포교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코너를 짠 오나미는 원래 신도로 출연하기로 돼 있었으나 베테랑 김석현 PD가 권유해 ‘성녀’라는 유일무이한 캐릭터로 재탄생했다. 지난해 신인상으로 그 노력을 보상받기도 했다. 그녀는 “정말 행복하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동기들에게 미안했다. 재능이 정말 많은데 아직 빛을 못 본 친구들이 많다. 상받은 날 동기들과 밤새 엉엉 울며 ‘꼭 다 함께 성공하자.’고 맹세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건 오나미가 진짜 ‘성녀’인가다. 극중 오나미는 단 한번도 남자와 눈도 안 맞췄을 뿐 아니라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혼자였던 ‘모태 솔로’(?)다. ‘성녀’에게 있어 크리스마스는 금요일일 뿐이며 주로 가는 여행지는 꿈나라다. “진짜 남자의 손길이 한번도 닿은 적이 없냐.”고 묻자 오나미는 손사래를 쳤다. “아니에요. 소개팅이 성공해본 적은 없지만 친구였다가 연인으로 발전한 경우는 꽤 있어요. 지금까지 한 다섯 번 되나. 솔로로 지낸 지 2년이긴 하지만 지금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요.” 조심스럽게 “누구냐.”고 묻자 오나미는 대답대신 휴대전화기 배경화면에 띄운 사진을 보여줬다. 거기에는 선배 허경환과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있었다.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인지 묻자 “난 진심인데 허경환 선배는 늘 장난으로 여긴다. 허경환 선배가 결혼 약속만 해주면 성형수술을 할 각오도 돼 있다.”고 수줍게 말했다. 이제 개그우먼 2년 차가 된 오나미에게 지난해는 많은 것에 도전했으며 또 그에 못지 않게 많은 것을 이룬 한해였다. 평생 ‘개콘’을 떠나고 싶지 않다는 오나미의 롤 모델은 선배 신봉선. 춤, 노래, 연기 등 모든 걸 잘하는 개그우먼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오나미의 장래는 밝아 보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지열 이용 빙판길 녹인다

    지열 이용 빙판길 녹인다

    지열(地熱)을 이용해 눈을 녹이는 기술이 국내 도로에 적용된다. 큰 눈이 온 뒤 고질적으로 되풀이되는 ‘빙판길’을 예방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평가된다. ‘1·4 폭설’ 기간 동안 이 기술을 시험 적용한 결과 현재 상용화된 열선(스노 히팅 코일) 시스템보다 비용을 4분의1 이하로 줄이면서도 효과는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본지가 한국도로교통연구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도권 지역의 고속도로 터널 출구와 교량에 ‘지열을 이용한 자동융설시스템’이 시범 적용된다. 터널 출구와 교량은 제설작업이 어렵고 교통사고 등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4차로 기준으로 100m가 설치된다. 연구원은 지난해 3월부터 지열을 이용해 눈을 녹이는 기술 개발에 착수해 45m 길이의 시스템을 구축했으며, 12월 개발을 완료했다. 시스템 설계도에 따르면 지하 150m 깊이에 설치된 관에 물이 통과하면서 주변 평균온도인 섭씨 15도의 지열에 데워진다. 다시 이 물을 도로 밑 5㎝에 설치된 관으로 끌어올리면 열이 지상으로 전달돼 도로 온도가 섭씨 5도로 유지된다. 연구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도로교통연구원에 시범 설치한 1차선 도로 45m에서 지난해 12월27일 2.6㎝의 눈이 왔을 때 실험한 결과 눈이 곧바로 녹은 것으로 관찰됐다. 지난 4일 17㎝의 눈이 쌓인 상황에서 실험한 결과, 2시간30분 만에 모두 녹았다. 실제로 차량이 운행하는 상황에서는 눈이 더 빨리 녹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미 상용화된 열선(熱線) 방식은 4시간가량 작동해야 서서히 눈이 녹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열선 방식과 비교해 비용이 16~25%밖에 들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2.6㎝의 적설량을 기록한 지난달 27일 45m 도로를 녹이는 데 불과 냉장고 1대(1.7㎾), 지난 4일 17㎝를 녹이는 데 냉장고 2~3대(5.3㎾) 사용량의 전력이 소요됐다. 또 최근 서울 서래마을 사례에서 드러난 것처럼 고장이 잦은 열선 방식과 달리 특수 배관을 사용하는 지열 방식은 10년 이상의 내구성을 갖고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무등산 옛길서 온고지신을 되새기다

    무등산 옛길서 온고지신을 되새기다

    지난해 말 국내 유수의 경제연구소에서 2009년 10대 히트상품을 발표했습니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이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 등의 옛길로 상징되는 ‘도보체험 관광’이었습니다. 순위로는 8위에 올랐습니다. ‘광풍’이라 할 만큼 인기를 얻었던 막걸리(1위)와 ‘삼촌 부대’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걸 그룹’(7위) 등 쟁쟁한 ‘히트 상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셈입니다. 올해도 옛길을 찾는 열기는 쉬 사그라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옛길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여전히 높은 데다, 이를 의식한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경쟁적으로 옛길 트레킹코스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 중 하나가 ‘빛고을’ 광주의 무등산 옛길입니다. 지난해 5월 1구간, 10월엔 2구간이 각각 개방됐습니다. 오래 전 그 길을 지났던 선인들의 숨결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데다, 무등산의 겨울 정취를 만끽하는 재미가 여간 각별하지 않습니다. 특히 2구간의 서석대와 입석대 설경은 놓쳐서는 안될 호남 겨울 풍경의 정수로 꼽히지요. 언제고 눈 오는 날 무등의 속살을 찾아 자분자분 걸어 보는 건 어떻겠습니까. 옛길을 걸으며 온고지신(溫故知新)의 뜻을 되새겨도 좋을 것 같습니다. ●1구간은 산책로, 2구간은 원시림 사위가 눈으로 뒤덮인 산길을 걷는다. 서두를 것도, 급할 것도 없다. 발바닥에 와닿는 느낌 또한 도심 속 포장도로를 디딜 때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솜이불 위를 걷는 듯 부드럽고 푹신하다. 어머니 젖가슴처럼 포근한 무등산 옛길을 찾은 탐방객이 10만명을 훌쩍 넘었다.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산수동에서 원효사에 이르는 7.75㎞ 1구간 7만 5000여명, 원효사에서 서석대까지 4.12㎞ 2구간 3만여명 등 모두 10만 5000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2구간 탐방객 중 절반가량은 서울 등 외지인들이었다. 무등산 옛길의 총 연장은 11.87㎞. 임희진 무등산공원관리사무소장은 “일부러 무등산 높이 1187m와 숫자를 맞췄다.”고 했다. 이 지역을 오가는 노선버스 번호도 1187번으로 정했다니, 광주시민들의 무등산에 대한 애정이 오롯이 전해진다. 1구간은 거리에 견줘 걷는 시간이 비교적 짧다. 경사가 완만한 데다 산책로로 여겨질 만큼 평탄한 탓이다. 잰걸음이라면 2시간30분, ‘싸목싸목’(천천히란 뜻의 광주 사투리) 걸어도 3시간 안팎이면 넉넉하게 원효사에 닿는다. 오가며 만나는 무진고성(武珍古城) 잣고개와 ‘연인의 길·약속의 다리’로 불리는 청암교, 방랑시인 ‘김삿갓 시비’ 등은 풍경의 덤이다. 광주시민이거나 작심하고 나선 외지인이 아니라면 왕복 9시간 넘게 걸리는 무등산 옛길 전체를 둘러볼 수는 없을 터. 겨울철에만 볼 수 있는 무등산의 도드라진 겨울 풍경과 만나려면 2구간을 먼저 고려할 것을 권한다. 천연기념물 제465호인 서석대, 입석대 등 주상절리대의 설경과 고드름이 연이어 늘어선 얼음계곡 등은 나라 안 어디서고 쉽게 볼 수 없을 만큼 빼어나기 때문이다. ●수정 병풍, 서석대의 또 다른 이름 새해 벽두부터 쏟아진 눈폭탄으로 서울 등의 도시 기능이 며칠간 사실상 마비됐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산자락의 설경은 그만큼 깊이를 더해 간다. 해마다 보름 정도만 볼 수 있다던 무등산 설경이지만 올겨울 유난히 잦은 눈으로 벌써 20일 가까이 장엄한 풍경을 펼쳐 내고 있다. 2구간 출발점은 무등산공원관리사무소. 첫 번째 만나는 길은 ‘무아지경길’이다. 원효계곡의 물소리와 바람소리, 새소리 등에 홀린 채 걸으라는 뜻을 담았다. 울창한 편백나무 숲이 이방인을 반긴다. 이쯤에서 숨을 깊이 들이켜 보시라. 상쾌한 기분에 머리가 절로 맑아진다. 숲은 한동안 이어진다. ‘무등산 옛길은 녹색터널’이라는 말 그대로다. 20분쯤 오르면 제철유적지, 주검동(鑄劍洞)에 닿는다.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큰 공을 세운 김덕령 장군이 무기를 만들었던 곳. 주검동을 지나 나무터널 끝자락에 이르면 갑자기 하늘이 확 트인다. 눈 쌓인 억새가 조금씩 모습을 보이다 군사작전도로에 접하면서는 거대한 군락을 이루며 좌우로 주르륵 펼쳐진다. 여기서 서석대(1100m)까지는 돌계단길. 밭은 숨을 내쉬며 500m쯤 오르니 마침내 서석대가 웅장한 자태를 드러냈다. 중생대 백악기 화산활동의 산물. 거인이 억센 팔로 쑥 뽑아 올린 듯하다. 눈과 얼음에 쌓인 자태가 ‘수정병풍(水晶屛風)’이란 표현이 허언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서석대와 입석대는 얼마 전까지 하루 세 차례만 관람이 허용됐으나 새해 첫날 완전 개방됐다. ●무등산 옛길의 마지막 풍경, 얼음바위 ‘옛 선조들이 올랐던 옛길 정상입니다. 11.87㎞ 전 구간 완주를 축하합니다.’라고 적힌 이정표를 지나면서 하산길이 시작된다. 20분가량 내려오면 또 다른 주상절리대, 입석대와 만난다. 산자락을 에둘러 돌아가는 모양새가 그리스 신전을 닮았다. 장불재를 지나면서부터는 군사작전도로를 따라 걷는 편이 좋다. 옛길의 정취는 덜하지만, 무등산이 안배한 마지막 풍경인 얼음바위와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산꾼들 사이에서만 입소문이 났던 곳으로, 고드름과 빙벽이 장관을 이룬다. 임 소장은 “주상절리대를 따라 흐르던 물이 얼고 녹기를 반복하다 높이 3~4m에 이르는 고드름 군락을 만든다.”며 “수량이 풍부할 때는 군락 전체 넓이가 50m에 이를 때도 있다.”고 전했다. 얼음바위가 잘 알려지지 않은 데는 까닭이 있다. 임 소장은 “무등산을 찾는 관광객의 90%가 교통편이 좋은 증심사 코스만 이용했다.”며 “반면 원효사에서 얼음바위 방향으로는 등산로가 없어 빼어난 자연미에도 불구하고 일부 등산객들만 찾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다 최근 군사작전도로가 옛길에 포함되면서 점차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아지게 됐다. 광주 도심이 일망무제로 펼쳐지는 얼음바위 아래 전망대에 서서 지나온 길을 뒤돌아본다. 빠름보다는 정취를 좇는 길. 바위와 나무를 돌아 어제와 오늘을 이어주는 길이 그곳에 있었다. 글 사진 광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62) →가는 길:호남고속도로 동광주 나들목에서 화순·동광주 방면으로 나와 목포·보성 방면 제2순환도로로 옮겨 탄다. 첫 번째 진출로를 타고 내려와 두암지구·무등산 방면 이정표를 따른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1187번 버스가 고속버스터미널과 광주역을 거쳐 원효사까지 간다. 06:20~20:00, 25분 간격. 옛길 1구간 들머리인 산수오거리에서 원효사까지는 20분 남짓 걸린다. →잘 곳:산수5거리에 숙박업소가 많다. 몰디브모텔(223-0058), 리젠시모텔(226-8090)등이 비교적 깨끗하다. →맛집:원효사 입구에 신성산장(265-8778), 산해가든(266-6679) 등 음식점이 몰려 있다. 닭백숙 3만 3000~3만 8000원, 더덕백반 1만원. 산채비빔밥 6000원.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제주 따라비오름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제주 따라비오름

    1995년쯤, 처음으로 제주 오름을 올랐는데 너무 좋아 눈물이 났다. 초원의 부드러운 곡선과 시원한 전망, 말과 소가 풀을 뜯는 한가로운 시간, 무덤과 오름이 자연스럽게 어울린 풍경…. 그야말로 제주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정취가 살아 있었다. 제주에 대략 368개의 오름이 있다는 말을 듣고 입이 쫙 벌어졌다. 그 후 제주에 갈 때마다 오름을 찾았고, 오름은 히말라야와 알프스에 견줄 만한 우리의 자랑스러운 자산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2000년 들어 오름을 찾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났고, 제주올레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오름 역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구불구불 농로를 따라 찾아가는 맛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자리잡은 따라비오름은 가을철 억새가 좋은 오름으로 유명하지만, 겨울철 눈과 어울린 풍경도 빼어나다. 따라비오름의 들머리는 가시리와 성읍2리 두 군데가 있지만, 겨울철에는 접근하기 쉬운 가시리 쪽이 좋겠다. 따라비오름의 높이는 342m, 실제 오르는 높이는 100m가 좀 넘는다. 한 바퀴 돌고 내려오는 데 2시간이면 넉넉하다. 따라비란 이름의 유래에는 여러 설이 있는데, ‘땅할아버지’에서 나온 것이 설득력이 있다. 주변에 모지(어머니)오름, 장자(큰아들)오름, 새끼오름 등이 있어 오름 가족을 이루고 있다. 정석비행장 남쪽 가시리 사거리에서 성읍 방향으로 100m쯤 가면 좌측으로 시멘트 포장된 농로가 보인다. 농로 앞에는 ‘따라비오름 가는 길 약 2㎞’라고 파란색 페인트로 쓴 작은 팻말이 보인다. 주민들이 고맙게도 오름 입구를 알려준 것. 오름은 들머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입구만 찾으면 오르기는 누워 떡 먹기다. 농로는 굽이굽이 이어지면서 모퉁이를 돌 때마다 다양한 오름을 보여준다. ‘저곳이 따라비오름인가?’ 하면 길은 다시 다른 오름을 보여주고, 이렇게 몇 번 헛다리를 짚다 보면 주차장에 도착한다. 최근에 주차장 옆에 따라비오름 안내판이 세워졌다. 이곳에서 보면 따라비오름의 남사면이 보이는데, 펑퍼짐한 것이 별 볼일 없어 보인다. 오름 탐방에 나서면 우선 철조망이 앞을 막는다. 오름에서 만나는 철조망은 소와 말의 이동을 막기 위한 것이므로 사람들은 철조망을 피해 들어가면 된다. 철조망을 지나면 왼쪽으로 ‘수렵금지’를 알리는 노란 안내판 옆으로 등산로 입구를 알리는 작은 팻말이 붙어 있다. 그곳을 지나면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된다. 소나무와 억새 사이를 10분쯤 오르다 뒤를 돌아보니, 멀리 태흥리와 남원리 바다가 아스라하다. 출발할 때부터 심상치 않았던 바람이 떼거리로 몰려와 귀때기를 사정없이 후려친다. ●설문대할망 치마에서 떨어진 흙이 오름이 돼 “이 정도는 바람 축에도 못 껴요.” 마침 내려오던 제주 토박이들이 바람에 절절매는 필자에게 한마디 던지고는 웃으며 사라진다. 제주에 바람, 여자, 돌이 많아 삼다도라니…. 제주에 많은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오름도 많고, 조랑말도 많고, 제주의 설화에 등장하는 신들도 무진장 많다. 제주 설화에 의하면 설문대할망이 한라산을 만들려고 치마폭에 담아온 흙이 떨어져 오름이 생겼다고 한다. 능선에 올라붙자 전망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밑에서 보던 것과는 딴판으로 많은 봉우리와 굼부리(분화구)를 거느리고 있다. 오름의 곡선미는 용눈이오름을 최고로 치지만, 따라비오름도 만만치 않다. 붉은 돌을 쌓아올린 방사탑에 서자 오름의 전체 윤곽이 잡힌다. 신기하게도 굼부리가 셋이고 그것을 감싸는 능선이 오밀조밀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있다. 자세히 보니 세 개의 굼부리가 만나는 지점이 움푹 들어갔는데, 거기에 무덤이 자리잡았다. 굼부리 안에는 드문드문 방사탑이 세워져 있다. 방사탑은 제주 사람들이 풍수지리적인 비보(裨補)와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세운 탑이다. 아마도 이곳에서 말을 키우던 말테우리(말몰이꾼)들이 소원을 염원하며 쌓은 듯하다. ●여섯 봉우리, 세 개 굼부리가 빚어내는 곡선미 이제부터는 오름을 시계반대 방향으로 돌면서 펼쳐진 조망을 감상한다. 첫 봉우리에 올라서니 동쪽 가까이 모지오름의 큰 품이 보인다. 그 뒤로 영주산이 살짝 고개를 내밀었고, 멀리 우도의 우도봉 머리가 가물거린다. 저물 무렵에는 우도봉 등대가 불 밝히는 모습이 보기 좋겠다. 너울너울 구릉을 따라 굼부리를 내려갔다 올라오니 북서쪽으로 제주 오름 1번지라 알려진 구좌읍 송당 일대의 높은오름, 백약이오름, 동검은오름, 좌보미오름 등의 오묘한 스카이라인이 펼쳐진다. 따라비오름에서 만난 가장 멋진 풍광이다. 계속 길을 따르면 어느덧 세 개의 굼부리가 만나는 무덤에 이른다. ‘제주 사람들은 오름에서 태어나 오름으로 돌아간다’는 말처럼 오름과 무덤이 어우러진 풍경은 참으로 편안하다. 무덤을 지나면 다시 방사탑으로 돌아오게 된다. 방사탑에서 보면 따라비오름의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로 주변의 크고 작은 오름이 들어찬 모습이 보인다. 오름에서 정상과 중심이란 것은 중요하지 않다. 천차만별의 생김과 크기를 가진 오름들은 서로 배경이 되어 절묘한 아름다움을 빚어낸다. 그래서 제주 오름이 참 좋다. ●가는 길과 맛집 대중교통은 불편해 자가용을 가져가야 한다. 따라비오름은 아직 내비게이션이 정확한 위치를 잡지 못한다. 가시리 사거리에서 성읍 방향으로 100m쯤 가면 길 건너편으로 작은 농로가 보인다. 자세히 보면 ‘따라비오름’을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다. 그 길을 2.8㎞쯤 따르면 주차장에 닿는다. 가시리의 가시식당(064-787-1035)은 허름한 동네식당이지만, 입소문이 나 일부러 찾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두루치기, 순대국밥이 저렴하면서 맛있다. 글 사진 mtswamp@naver.com
  • ‘제설의 달인’ 강릉과 눈처리 고민 서울

    ■ ‘제설의 달인’ 강릉 “눈 치우는 데는 강릉을 따라올 도시가 없을 겁니다.” ‘눈의 고장’ 강원 강릉시가 이번 폭설을 깔끔하게 치워 큰 혼란을 겪은 서울 등 대도시와 대비를 보였다. 겨울철마다 1m 안팎의 폭설에 익숙해진 강릉시 공무원들은 이번에 내린 27㎝의 갑작스러운 눈 사태도 발빠르게 대응해 도로 정비 등을 말끔히 끝냈다. 강릉시가 사전 철저한 준비와 함께 동원 가능한 장비와 인력, 자재를 총동원해 밤샘 제설작업에 나섰기 때문이다. 인구 22만여명의 강릉시는 폭설이 내리자 전체 공무원 1300명 가운데 절반을 훨씬 넘는 800여명을 집중 투입했다. 시민 3400여명도 동참했다. 제설 장비도 눈을 밀어 내는 유니목을 비롯해 덤프트럭 등 370여대를 동원해 밤샘작업을 펼치며 산골 길까지 복구작업을 펼쳤다. 차량이 미끄러져 뒤엉길 수 있는 시가지 주요 고갯길, 결빙이 예상되는 상습 도로구간에는 염화칼슘 살포기 8대를 동원, 염화물과 염화칼슘 110t, 모래 1000㎥, 소금 103t을 재빨리 집중 살포해 출·퇴근길 시민불편을 최소화했다. 보행자 불편 해소를 위해 모든 공무원들을 담당구역인 읍면동에 배치해 인도 및 뒷길의 제설작업을 실시했고, 내 집 앞, 내 건물 앞 눈은 주민 스스로 치우도록 계도 활동을 펼쳤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폭설이 내린 일부 산골마을이 고립되는 등 불편이 있었지만 하루 만에 모두 정상으로 돌아왔다. 최명희 강릉시장은 “강릉은 폭설이 잦은 지역인 만큼 오랜 경험을 살려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며 “모든 공무원들과 시민들이 눈만 내리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적극적으로 나서주고 있어 눈이 와도 별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눈처리 고민 서울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눈더미로 인해 도로인지, 인도인지 구분도 안 될 뿐 아니라 사고의 위험도 높아 집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고 임흥식(65·강서구 화곡동)씨는 분통을 터뜨렸다. 기상청 관측 이래 최대의 눈폭탄으로 교통대란을 겪었던 서울시내 도로가 다소 정상화됐지만 인도 등에 쌓여 있는 잔설(殘雪)로 인한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시는 5일 2단계 제설대책회의를 갖고 “우선 시내 잔설을 처리하겠다.”고 했지만 마땅히 버릴 장소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일부 잔설을 면목유수지, 중랑차고지 등과 방학을 맞은 학교운동장으로 치우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시 관계자는 “4일 폭설처럼 서울에 많은 눈이 내린 적이 없어서 잔설처리까지 미처 생각 못했다.”면서 “경기도 등과 협의해 빨리 버릴 장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일본 등 눈이 많이 내리는 선진국의 경우, 첨단 제설시스템과 장비로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어 우리와는 대조적이다. 3000여대의 제설장비를 보유한 러시아 모스크바는 도로에 쌓인 눈을 밀어내면서 트럭에 곧바로 옮겨 싣는 컨베이어 벨트 차량을 가동한다. 뉴욕, 보스턴 등 미국 동북부 지역의 도시들도 눈 예보가 있으면 거의 100m 간격으로 제설차량을 배치할 정도로 제설대책에 적극적이다. 시 종합대책상황실 관계자는 “강설량이 많은 외국도시와 단순 비교로 비싼 장비를 과다하게 도입하는 것은 효율성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다만 예측불허의 폭설에도 신속하게 눈을 도시 밖으로 치울 수 있는 첨단 제설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길섶에서] 착한 군인/이춘규 논설위원

    서울에 103년만의 폭설이 내린 4일 현장확인을 위해 걸어서 귀가했다. 오후 9시 태평로 사무실을 나서 남대문, 남산, 후암동 길을 지났다. 간신히 사람 다닐 정도의 길만 뚫려 있었다. 사무실이나 집앞 눈을 치운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면도로는 차가 다니지 못했다. 조심조심 걸었다. 오후 10시 용산동2가 비탈진 이면도로. 수십명의 군인들이 눈을 치우고 있었다. 취침점호가 끝나고 잠잘 시간인데. 제설용 플라스틱 삽과 빗자루 등으로 벌써 수십m를 깨끗이 정비했다. 전투복을 단정하게 입고 흐트러짐 없는 자세다. 한참을 지켜봐도 요령 피우는 군인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착한 군인들. 믿음직했다. 얼었던 몸이 스르르 풀렸다. 이들이 없었다면 1시간반 귀갓길은 온통 황량했을 것이다. 다설지역 고향마을 사람들은 “눈 온 날 집앞 길은 그 집 사람들의 얼굴”이라고 해 신경썼다. 길이 100m가 넘어도 식구들이 나서 수시간씩 눈을 쓸었다. 눈 치우기는 생활이었다. 왜 서울시민들은 제 집·가게앞 눈을 방치할까. 해결책은 없는가.
  • 고양시 지정문화재 11곳 주변 건축규제 완화

    고양시 국가지정문화재 11곳 주변에 대한 건축행위 규제가 완화돼 건물 신축과 증개축 등이 가능해졌다. 시는 국가지정문화재 영향검토구역이 종전 500m에서 문화재별로 100∼500m로 완화돼 문화재 주변의 건축행위가 높이 10층 범위에서 종전보다 한층 자유로워진다고 5일 밝혔다. 그러나 세계문화유산인 서오릉과 서삼릉은 제외됐다. 그동안 문화재 영향검토구역은 보호구역 외곽 경계선에서 반경 500m로 일률적으로 정해져 이 구역내 건축물 개발은 시로부터 현상변경 허용을 반드시 받아야 하는 등 과도하게 규제한다는 반발이 있어 왔다. 변경된 영향검토구역 범위는 북한산성이 기존 500m에서 300m, 태고사원증국사탑비와 행주산성, 고려공양왕릉, 북한산성행궁지가 500m에서 200m, 벽제관지, 삼각산, 고양송포백송은 500m에서 100m 등이다. 이번 개정은 문화재별 특성에 따른 현상변경 허용기준 작성범위 규정, 문화재주변의 보존 필요성, 개발 정도 등이 감안돼 문화재청의 관련 지침 개정에 따라 이뤄졌다. 시 관계자는 “이번 개정은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는 것”이라며 “문화재 보호와 함께 지역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점프 코리아 2010-3대 스포츠이벤트] 한국 4연속 2위 지켜라

    [점프 코리아 2010-3대 스포츠이벤트] 한국 4연속 2위 지켜라

    “아시아 2위를 지켜라.”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10년 상하이엑스포의 성공적 개최는 새로운 세기에 중국 인민이 세계를 향해 5000년 문명을 보여줄 중요한 기회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중국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세계적인 이벤트를 통해 중국의 발전 모멘텀을 이어가면서 ‘중화제국’의 굴기를 과시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중국은 일단 베이징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그리고 하나로 묶기 어렵다는 13억 중국인의 시선을 적어도 올림픽이라는 ‘초대형 이벤트’를 통해 한데 쏠리게 했다. 상하이엑스포와 아울러 광저우아시안게임은 베이징올림픽이 끝난 뒤 1년 반 만에 이를 점검해 보겠다는 의지가 확실하게 깔린 또 하나의 스포츠 이벤트다. 사실 아시아 무대는 이미 중국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 그렇다면 그 다음은 누구일까. 2010년 11월12일부터 27일까지 16일간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제16회 아시안게임은 2위 자리를 놓고 대한민국과 일본, 두 나라가 벌이는 ‘자존심 싸움의 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이 아시아의 제왕으로 자리잡은 1982년 뉴델리대회 이후부터 한국과 일본의 2위 다툼은 이어졌다. 한국은 1998년 방콕대회부터 2006년 도하대회까지 3개 대회 연속 2위를 지키고 있다. 일본은 연속 3위. 1964년 도쿄올림픽 이후 사회체육에 치중해 온 일본은 뉴델리대회에서 중국에 1위 자리를 넘겨준 뒤 칼을 빼들었다. 2위 자리마저 한국에 계속 밀리자 1990년대 후반 스포츠과학센터를 설립하고 엘리트스포츠 육성에 나섰다. 2001년에는 10년 후 올림픽 메달 숫자를 10개로 늘리겠다는 뜻의 ‘골드플랜’에 착수했다. 뿌리를 내린 사회체육을 통해 유망주를 발굴, 집중 육성한다는 것이 계획의 핵심이었다. 뉴델리대회(82년) 이전까지 도맡아 종합 1위에 올랐던 아시아의 맹주 자리를 되찾겠다는 의지도 물론 담겨 있었다. 우선 일본의 대기업들이 유망주에 대한 투자에 발벗고 나섰다. 지원을 바탕으로 선수단의 예산을 3배 가까이 늘렸다. 그 결과 일본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금메달 16개를 딴 미국과 중국에 이어 3위를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베이징올림픽 때는 금메달 9개에 그치며 8위로 떨어지긴 했지만 기초종목인 수영과 육상, 체조에서 한번 다져진 상승세는 계속됐다. 더욱이 지난 도하대회에서는 한국과의 금메달 격차를 역대 대회 사상 최소인 8개 차이로 줄였다. 따라서 한국으로서는 올해 광저우대회가 ‘2위 수성’의 최대 위기가 될 전망이다. 수영의 박태환(21·단국대)이 있다고는 하나 기초종목의 ‘메달농사’에서 고른 수확을 기대하기란 아직 시기상조다. 전초전이었던 지난해 12월 동아시아대회(홍콩)에서 한국은 5회 연속 종합 3위에 머물렀다. 원인은 역시 기초종목의 한계였다. 더욱이 메달밭으로 여겨졌던 유도와 레슬링, 양궁 등의 종목도 더 이상 ‘효자’로 남기 어렵게 됐다. 그동안 사격 등의 표적 종목과 태권도, 역도, 유도, 레슬링 등 계체 종목에서 주로 금메달을 땄고 야구와 핸드볼, 배드민턴, 탁구 등이 간간이 가세하면서 아시아 2위 자리를 힘겹게 지켜온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나 금메달이 널려 있는 육상과 수영 등에서 획기적인 수확이 없는 한 아슬아슬한 ‘2위 줄타기’는 피할 수 없다. 그럼에도 한국의 희망은 살아 있다. 매끄러운 세대교체의 징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홍콩동아시아대회 육상종목에서 첫 금메달을 딴 ‘장대소녀’ 임은지(21·부산 연제구청)와 남자 평영 100m·200m 한국신기록을 수립한 수영의 최규웅(20·한국체대), 진종오(31·KT)의 뒤를 이을 이호림(여), 이대명(이상 22·한국체대) 등은 그 선봉에 설 것으로 보인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서해안 풍력발전기 첫 가동

    서해안 풍력발전기 첫 가동

    서해안에 풍력발전기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경기도와 안산시는 청정에너지 보급을 위해 국비와 도비 등 67억 5000여만원을 들여 안산시 선감동 대부도 앞 누에섬 공유수면에 750㎾급 풍력발전기 3기를 설치해 30일 준공식을 가졌다. 국내 기술력으로 처음 설치한 풍력발전기는 높이 100m로 1300여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연간 3969㎿의 전략을 생산하게 된다. 시는 풍력발전기 가동으로 연간 4억 6000여만원의 세외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누에섬은 평균 초속 5.7m의 강풍이 부는 곳으로 제주도나 대관령에 버금가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시는 전망했다. 시 관계자는 “누에섬 풍력발전소는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처음으로 갯벌에 건설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서해 연안이 해상풍력발전에 유리한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는 만큼 본격적인 국산 풍력발전시대의 도래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수자원공사가 방아머리 해상에 내년 9월 완공을 목표로 5900㎿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풍력발전기 2기를 건설하고 있으며 경기도도 향후 290기의 풍력발전소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어서 대부도를 중심으로 한 시화호 일대가 신재생에너지 메카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영동군에 세계최대 인공빙벽장

    영동군에 세계최대 인공빙벽장

    충북 영동군은 인공 빙벽장 가운데 세계 최대규모인 영동빙벽장이 오는 1월2일 개장한다고 28일 밝혔다. 군이 영동군 용산면 율리 금강변의 송천산악레포츠단지 내 자연암벽에 조성한 이 빙벽장은 전체 폭이 100여m로, 40m 초·중급자 코스(사과봉·배봉), 90m 상급자 코스(포도봉), 60m 중·상급자 코스(곶감봉), 사계절 등벽을 즐길 수 있는 25m 인공빙탑(철제 구조물) 등을 갖추고 있다. 빙벽장 주변에는 2000㎡ 규모의 썰매장, 얼음동산, 뗏목체험장, 징검다리, 전망대, 등산로(1.5㎞) 등이 조성돼 있어 빙벽동호인은 물론 가족이 함께 겨울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군은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 500여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을 확보하고, 포도숙성 삼겹살 구이, 포도와인 등의 먹거리장터와 곶감 등 농·특산물 직거래장터를 운영해 주민소득과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3년 전부터 해마다 금강 지류인 초강천 물을 수중모터로 끌어올려 만들고 있는 영동빙벽장은 경부고속도로 영동IC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송천교 아래에 위치해 접근성도 좋다. 지난해까지는 무료였지만 이번에는 1만원 상당의 ‘영동사랑상품권’을 구매해야 빙벽장을 이용할 수 있다. 관리운영은 빙벽등반 전문가들로 구성된 영동빙벽장운영위원회가 위탁 받았다. 영동군 관계자는 “세계 최대규모의 인공빙벽장이라는 사실을 대한산악연맹을 통해 확인했다.”면서 “동호인들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지난해 10만 3000여명이 다녀갔다.”고 말했다. 빙벽장 이용 문의는 영동빙벽장(043-744-8848)으로 하면 된다. 이곳에선 1월23일과 24일 이틀간 ‘제3회 충북도지사배 전국 빙벽등반 경기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영동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리틀 마닐라 송금특수 잡아라”

    “리틀 마닐라 송금특수 잡아라”

    ‘리틀 마닐라’를 잡아라. 매주 일요일 서울 혜화로터리 혜화동성당~동성고교에 이르는 100m 남짓한 길은 ‘필리핀 거리’가 된다. 현지음식과 생필품을 구입하려는 사람들과 은행을 찾는 필리핀인들로 북적거린다. 필리핀 계열의 은행은 물론 국내 은행들도 필리핀 고객을 잡기 위해 불꽃튀는 경쟁을 벌인다. 한국에서 번 돈을 본국으로 송금하려는 사람들로 넘쳐나기 때문이다. 이곳으로 몰려드는 필리핀인은 매주 1500~2000명에 이른다. 성당에서 타갈로그어로 진행되는 미사도 보고, 정보를 공유하는 그들만의 소통 공간이란 점에서다. 필리핀 거리는 오전 9시에 형성돼 오후 5시쯤 사라진다. 27일 오후 혜화로터리는 각종 먹거리 노점뿐만 아니라 우리은행, 외환은행, 필리핀계열의 메트로은행 3곳이 필리핀 고객을 맞이하느라 분주했다. 이날 은행별로 평균 200~300명의 필리핀 고객들이 찾았다. 1인당 송금액은 300~1000달러. 은행 세 곳을 합치면 최대 30만달러(약 3억 5000만원)에 이른다. ●은행 송금액 매주 3억5000만원 아리스토텔레스 벤저민(28)은 한 달에 한 번 이곳 은행을 찾는다고 했다. 서울의 한 인쇄공장에서 일하는 벤저민은 필리핀에 있는 가족에게 월급 1300달러(약 152만원) 가운데 1000달러(약 117만원)를 송금한다. 벤저민은 “일이 늦게 끝나는 평일에는 은행에 갈 시간이 없어 이곳에 온다.”고 말했다. 큰 시장임을 간파한 메트로은행이 맨 먼저 2000년 이곳에 문을 열었다. 최근에는 외환은행과 우리은행도 혜화동 필리핀 고객잡기에 뛰어들었다. 우리은행은 혜화동지점을 일요일에 정식 개점한다. 외환은행은 성당 안 건물을, 메트로은행은 성당 건너편 건물을 각각 임대해 출장소를 운영하고 있다. 외환은행은 건물을 정식으로 임대해 24시간 현금인출기(ATM)를 갖춘 출장소를 다음달 새로 낼 예정이다. 은행마다 필리핀 고객의 ‘환심’을 사기 위한 나름의 필승전략도 펼치고 있다. ●“쉼터·소식지… 고향 온 느낌” 우리은행은 지난 6일 필리핀인들을 위한 ‘작은 쉼터’를 열었다. 필리핀에서 직접 책, 음악CD, 드라마CD 등을 공수해왔다. 은행을 찾은 데오필로 카모(37)는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필리핀 책을 빌릴 수 있는 점이 가장 맘에 든다.”고 말했다. 메트로은행은 필리핀 소식지인 ‘필리피노 뉴스’를 발행한다. 애슐리 레이에스(22·여)는 “필리핀 사람은 당연히 필리핀 은행을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메트로 은행에 오면 고향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송금수수료를 할인해주거나 필리핀공동체에 기부금을 제공하는 등 ‘실속’을 내세운다. 마이크 채콘(43)은 “서울은 물론이고 경기 광주, 파주, 화성에 사는 필리핀인들도 혜화동을 찾는다.”면서 “필리핀어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편리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민영기자 김태웅 수습기자 min@seoul.co.kr
  • 여기자 ‘-20도 1박 2일’ 혹한기 훈련을 가다 ①

    여기자 ‘-20도 1박 2일’ 혹한기 훈련을 가다 ①

    우스갯소리로 첫 키스와 군대에 대한 기억은 너무나 강렬해서 아무리 노력해도 지울 수가 없다고 한다. 날카롭고도 아름다운 첫 키스는 평생의 추억이 되지만 군대에서 고생한 기억 역시 온몸의 세포 하나, 하나에 훈장처럼 새겨진다고 예비역들은 입을 모은다. 그 중에서도 야외에서 4박 5일 간 살을 에는 듯한 추위를 견뎌야 하는 혹한기 훈련은 예비역 병사들에게는 가위질로도 도려낼 수 없는 강렬한 기억이다. 하루 종일 군화 속 언 발을 동동 굴려 봤거나 새벽녘 차가운 서리에 맞으며 잠이 깨어 본 사람이라면 찬 바람이 부는 계절만 와도 당시 기억에 가슴이 철렁 내려 앉는다. 혹한기 훈련은 겨울철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훈련이지만 영하의 기온에, 씻지도 배불리 먹지도 심지어 제대로 ‘싸지도’ 못하는 극한 상황에 놓인 병사들에게는 말 그대로 생존 전쟁이다. 때문에 예비역들은 패기 넘치게 전 훈련과정을 소화하고도 시쳇말로 군대 생활 최고의 ‘개고생’으로 혹한기 훈련을 기억하기도 한다. 본지 여기자는 엄동 속에서 자기와의 싸움을 하는 병사들의 노고를 생생히 전달하고자 지난 18일부터 이틀 간 혹한기 훈련에 직접 참여했다. 17일부터 훈련 중이던 30사단 91여단 소대에 합류해 병사들과 함께 똑같이 훈련을 받고 텐트에서 자며 혹한기 훈련을 몸소 체험하고 돌아왔다. 훈련 내용을 2편에 걸쳐 연재한다. ◆ 군사훈련, 생애 두번째 경험 <첫째날 오전 9시 30분> 천하의 미실도 예측 못한 기습적인 한파였다. 달력에 표시된 훈련 날짜가 다가올 수록 기온은 매섭게 내려가더니 취재 당일인 18일이 되자 급기야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를 기록했다. 오전 9시 께 경기도 파주에 있는 야전지휘소에 도착했을 때 기온계 수온은 영하 10도 아래를 향하고 있었다. 홍성우 대령은 “날짜를 제대로 잡고 오셨다.”며 호탕한 웃음으로 기자를 반겼다. 전날 영하 18도까지 내려갔는데 이날은 영하 20도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친절한 설명도 덧붙였다. 인터넷 고무신 카페인 ‘짬밥같이먹기’ 회원들이 적극추천한 대로 내복 두 벌을 껴입고 핫팩 여러 개를 준비했지만 추위에 대한 공포에 벌써부터 턱이 덜덜 떨렸다. 이날 기자는 생애 두번 째로 군복을 입어봤다. 지난 10월 부사관 훈련학교에서 취재 차 유격훈련을 받았을 때에 이어 두번째 하는 경험이다 보니 이번에는 꽤 능숙하게 갈아 입을 수 있었다. 남자 동기들에게 그 장점에 대해 익히 전해 들었던 군용 점퍼인 일명 ‘깔깔이’를 입어보니 생각보다 재질이 부드럽고 보온력도 뛰어났다. ◆ 병사들과의 떨리는 대면식 <오전 10시> 야전지휘소에서 정훈 장교인 이선경 중위와 함께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무건리 훈련장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소대원들과 인사를 한 뒤 곧바로 수색 정찰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높고 낮은 산들이 3면을 감싸고 있는 훈련장에서 5분 여를 기다렸을까. 야수의 울음소리처럼 묵직한 굉음을 내며 장갑차 넉 대가 먼지를 일으키며 그 위용을 드러냈다. 장갑차 한 대당 1개 분대 9명씩, 서른 명 남짓한 병사들이 장갑차에서 내렸다. 얼굴에 위장을 한 병사들은 목도리와 귀마개, 두꺼운 장갑 등으로 추위에 맞선 모습이었다. 소대를 이끄는 윤용훈 중위와 인사를 나눈 뒤 병사들과 덜리는 첫 대면식을 가졌다. 남동생과 같은 건강한 청년들을 보니 긴장감과 설렘이 교차했다. 영하의 추위도 녹일 것 같은 병사들을 뜨거운 눈빛을 보고 있자니 묘한 기분이 등줄기를 타고 온몸으로 전해지는 걸 느꼈다. 간단하게 소개를 마친 뒤 분대장인 김영진 병장의 도움을 받아 얼굴에 위장크림을 발랐다. 요즘 부쩍 는 눈가의 주름이 신경이 쓰였지만 얼굴을 삼색으로 칠하니 진짜 군인이 된 것 같은 사명감에 주먹이 꽉 쥐어졌다. ◆ 날다람쥐처럼 뛰어오르고 싶었으나…<오전 10시 30분> 곧바로 이어진 임무는 야산 수색이었다. 세워둔 장갑차 바로 앞에 서 있는 야산을 민첩하게 수색해 물론 가상이지만 적군을 찾아내는 것이 훈련 목표다. 고등학교 2학년 체력장 때 세운 17초 대의 100m 달리기 ‘공식’ 기록으로 늘 큰소리 쳐왔으니 스피드만큼은 다른 병사들에게 질 수 없었다. 다른 병사와 5m 간격을 유지하면서도 최대한 상체를 낮춘 자세로 신속하게 정상까지 수색하는 것이 관건이다. 생각 같아서 날다람쥐처럼 폴짝폴짝 산을 타고 싶었으나 과도하게 옷을 껴입은 탓에 딱 추억의 개그코너 ‘큰 집 사람들’처럼 뒤뚱거리는 모양새였다. 게다가 서리를 잔뜩 머금고 얼어버린 낙엽을 밟고 미끄러지는 굴욕을 맛봤다. ‘뛰다→넘어지다→일어나다→뒤뚱거리다’를 반복한 지 얼마 안되서 몸이 달아올라 뜨거워 졌다. 불과 30분 전만해도 턱이 흔들리도록 떨었는데 추위도 점점 느껴지지 않았다. 정상을 정복(?)한 뒤 다시 추억의 ‘큰 집 사람들’처럼 뒤뚱거리며 내려오니 숨이 턱까지 차 올랐다. 찬 공기가 목구멍으로 전해지자 더운 날씨 속에 받았던 유격훈련과는 또 다른 상쾌함이 온몸을 전율케 했다. ◆ 전투식량으로 한 끼 <오후 1시> 임무를 마치고 다시 장갑차로 복귀하는 데 걸린 시간은 1시간 남짓. 조종수 1명과 병사 2명이 검게 칠한 얼굴에서 유독 하얗게 보이는 눈을 굴리며 장갑차 주변 경계근무를 서고 있었다. 점심 시간이 다가오자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렸다. 배고픈 병사들의 지친 기색을 눈치챈 소대장은 “점심 전까지 낙엽이나 갈대로 장갑차를 위장하라.”는 불호령을 내렸다. 장갑차 위장을 마치니 배의 꼬르륵 소리는 좀 더 커졌다. 배고픔이 순식간에 분노로 바뀌는 못된 습성을 가지고 있던 기자는 점심 메뉴가 잡채밥이라는 소리에 한층 더 흥분해 3일 배를 곯은 짐승처럼 눈을 이글거렸다. 뜨거운 물을 붓고 몇 분이 지나니 마술사가 마법을 부린듯 딱딱했던 봉투 안 내용물이 한 끼 식사로 변해 있었다. 한 입 떠서 먹어보니 생각보다 맛이 괜찮았다. 중국 음식점에서 주문해 먹는 잡채밥 속 잡채는 찾아볼 수 없었지만 짭짤한 양념을 밥에 비벼 먹을 만 했다. “양이 많으니 못 먹겠으면 두 끼에 나눠 먹어도 된다.”는 정훈 장교의 조언을 사뿐히 넘기고 “맛있다.”를 연발하며 게 눈 감추듯 먹으니 병사들은 “체력은 몰라도 식성은 하나는 군대 체질”이라고 농을 던졌다. 전투식량을 가뿐하게 비우고 나니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이 절실하게 생각났다. 아쉬운 대로 냉수로 목을 축여야 겠다는 생각에 미리 채워온 수통 뚜껑을 열었더니 물이 꽝꽝 얼어 단 한방울도 나오지 않았다. 아까부터 병사들이 “수통에 물 얼지 않은 사람 물 좀 달라.”며 열심히 물 동냥을 하던 이유가 있었나 보다. ◆ 장갑차 기동 훈련 <오후 2시 30분> 점심 식사를 모두 마치자 혹한기의 불청객인 한기가 찾아왔다. 훈련할 때 등과 발 등에 났던 땀이 차가운 바람에 식자 엄청난 추위가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작전명령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군화 속 발은 꽝꽝 얼어 감각이 없었고 너무 움츠렸던 나머지 어깨부터 목으로 이어지는 부위가 뻗뻗하게 굳는 느낌이었다. 드디어 기동 명령이 떨어졌다. 전 병력이 또 다른 진지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일반 보병은 걸어서 이동해야 하나 기계화 부대는 장갑차를 이용해 신속한 이동이 가능하다. 훈련 받는 병사 입장에서야 지옥 같은 행군을 피할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지만 홍성우 대령에 따르면 장갑차로 인한 불의의 사고를 피하기 위해선 더욱 철저한 정신 훈련이 필요하다. 전 대원이 탑승했다고 확인되자 다른 기계화 보병 소대에 임무를 인계하고 다른 진지로 이동했다. 소대장은 특별히 부조종수 자리를 초짜 병사인 기자에게 내주는 배려를 해줬다. “아마 얼굴이 많이 따가울 겁니다.”라는 말을 덧붙이면서. 조종수인 차원석 병장이 장갑차를 조종하자 비교적 좁은 장갑차 안에는 동굴 속 메아리처럼 굉음이 울려 퍼졌다. 언 땅 위를 움직이다 보니 장갑차는 요동 쳤고 그 안에 있는 병사들 역시 손잡이를 붙잡고 중심을 잡으려 애썼다. 부조종수는 장갑차에 몸을 반쯤 뺀 상태로 주변 상황을 주시하며 특별한 무전 마이크로 조종수에게 말해주면 되는데 장갑차를 타보기는 커녕 두눈으로는 처음 본 기자는 마치 놀이기구를 타듯 즐겼다. 뒤늦었지만 본분을 잊었던 점에 대한 심심한 사과를 하고 싶다. 파주=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동영상=김상인 VJ bowwow@seoul.co.kr 사진=최영진 군사전문기자 zerojin2@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49) 강원도 바우길 ‘선자령 풍차길’

    [진우석의 걷기좋은 산길] (49) 강원도 바우길 ‘선자령 풍차길’

    강원도 강릉이 고향인 소설가 이순원씨와 산악인 이기호씨, 그리고 뜻있는 강릉시민이 뭉쳐 바우길 10개 코스, 총 150㎞를 개척했다. 그 길은 백두대간 대관령을 넘어 경포대와 정동진 바닷가로 이어진다. 강원도와 강원도 사람을 친근하게 부르는 ‘감자바우’에서 이름을 딴 바우길은 투박하지만 자연의 깊은 맛이 살아 있다. 바우길 첫 번째 코스가 대관령에서 선자령(1157m)으로 이어진 길인데, 이순원씨는 ‘선자령 풍차길’이란 멋진 이름을 붙였다. 바람이 거세기로 유명한 선자령에는 서서히 눈이 쌓이면서 설원과 풍차(풍력발전기)가 어울린 이국적인 풍광이 펼쳐진다. ●고도 높은 두루뭉술한 평지 대관령 대관령(832m)은 개마고원과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고위평탄면이다. 말 그대로 고도는 높은데 두루뭉술한 평지가 펼쳐진다. 수천만년 전 지표면이 침식작용을 받아 평탄해졌다가 한세월이 지난 뒤 지각변동에 의해 낮은 땅이 솟아 올랐다고 한다. 백두대간 능선이 흐르는 대관령을 기준으로 서쪽 일대는 고위평탄면이고, 동쪽은 급경사를 이루다 동해를 만난다. 이러한 지형적 특징으로 대관령은 남한에서 가장 먼저 서리가 내리고 툭하면 폭설이 쏟아진다. 여기에다 심심하면 몰아치는 강한 바람은 대관령 일대의 능선을 초원지대로 만들었다. 이러한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봉우리가 선자령이다. 선자령은 몇 년 전부터 겨울철 눈꽃산행 코스로 인기가 높다. 선자령 산길은 대관령에서 백두대간 능선을 타고 오르는 길뿐이었으나 얼마 전 산림청에서 계곡길을 냈다. 소설가 이순원씨는 두 길을 묶어 바우길 제1코스 ‘선자령 풍차길’로 명명했다. 강릉으로 들어오기 전 백두대간 산정에서 시원하게 펼쳐진 동해와 강릉을 구경하라는 뜻이다. 옛 대관령휴게소에서 시작해 선자령 계곡길과 능선길을 밟아 원점 회귀하는 코스는 약 10.8㎞로 4시간쯤 걸린다. 겨울철 선자령 산행은 눈과 바람에 대비해 반드시 아이젠과 방풍복을 준비해야 한다. ●눈·바람·풍차 언덕 서면 시퍼런 동해가… 선자령 들머리는 옛 대관령휴게소에서 강릉 쪽으로 400m쯤 올라간 지점이다. 국사성황사를 알리는 거대한 비석 100m쯤 전에 ‘선자령 순환등산로 5.8㎞’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다. 이곳 공터에서 산행은 시작된다. 눈이 살짝 덮인 길은 그윽한 숲으로 이어지고 계곡의 얼음 밑으로 물이 졸졸 흐른다. 길섶의 물푸레나무들은 계곡이 마르기 전에 서둘러 물을 빨아올리는지 나무껍질에서 생기가 돈다. 야트막한 언덕에 오르자 철조망이 보이는데, 그 안이 양떼목장이다. 입장료 안 내고 양떼목장을 구경할 수 있는 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목장길이 끝나면 조림한 잣나무 군락지가 나오면서 삼거리를 만난다. 오른쪽은 국사성황사 방향이고 왼쪽이 선자령이다. 여기서 국사성황사를 거쳐 백두대간 능선에 올랐다가 강릉 방향으로 내려오는 코스가 바우길 제2코스 ‘대관령 옛길’이다. 삼거리에서 선자령 방향으로 들어서면 길은 어머니 젖가슴같이 포근한 산의 품을 파고든다. 거대한 전나무 뒤의 약수터에서 목을 축이면 이제부터는 자작나무 군락지를 지난다. 눈부신 흰 나무껍질을 가진 자작나무는 눈과 어울려야 제맛이다. 도심 공원에서 조경을 위해 심어놓은 자작나무를 볼 때마다 마음이 짠했다. 자작나무가 참나무로 바뀌면서 숲의 호젓함은 절정을 이룬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눈을 지그시 감자 적막감이 밀려온다. 바람도 시냇물도, 아니 세상이 잠시 멈춰선 느낌이다. ●하얀 풍차들이 들어선 백두대간 능선 다시 발길을 재촉하자 능선 위의 풍차(풍력발전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넓은 임도가 끝나는 지점이 선자령의 턱밑이다. 여기서 300m쯤 산길을 오르면 펑퍼짐한 선자령 정상이다. 북쪽으로 곤신봉, 매봉을 지나 소황병산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에는 하얀 풍차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그 능선 오른쪽으로는 시퍼런 동해가 찰랑거린다. 흰 능선과 풍차, 그리고 푸른 바다의 빛깔이 잘 어울린다. 대관령 일대에 풍차가 선 이유는 연평균 초속 6.7m의 바람이 꾸준히 불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대관령 풍력발전단지의 발전 용량은 소양강 다목적댐의 절반에 해당하는 98㎿급인데, 이는 약 5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라고 한다. 하산은 남쪽 능선을 타고 미끄러지듯 내려오면 된다. 만약 능선에서 바람이 심하게 불고 시야가 좋지 못할 때는 올라온 길을 되짚어 내려가는 것이 현명하다. 능선 초원지대를 40분쯤 내려오면 길이 양쪽으로 갈린다. 길은 나중에 합류하지만 새봉전망대를 거치려면 왼쪽 길을 택해야 한다. 눈 쌓인 오르막을 힘겹게 오르면 나무 데크로 전망대를 세운 새봉이다. 전망대에 서면 동해와 강릉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유장하게 흘러가는 남대천과 경포호를 보고 있노라면 “아~ 강릉에 가고 싶다.”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온다. 새봉을 내려와 대관령 산신 김유신과 국사성황신 범일국사를 모신 국사성황사를 거치면 다시 옛 대관령휴게소로 내려오게 된다. 강원도 바우길(cafe.daum.net/baugil)은 12월20일 바우길 제1코스 ‘선자령 풍차길’을 걷는다. 소설가 이순원씨와 이기호 개척대장이 모두 참석해 바우길에 대해 설명한다. 글 사진 mtswamp@naver.com ●가는 길과 맛집 자가용은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해 횡계 나들목으로 나온다. 이어 횡계 시내로 들어가기 전 왼쪽 496번 지방도를 타고 7분쯤 가면 옛 대관령휴게소와 국사성황사 입구가 차례로 나온다. 대중교통은 동서울터미널에서 횡계까지 온 다음 택시를 이용한다. 횡계 개인택시 033-335-6263. 택시요금은 4000원선. 강릉 시내 옥천동의 왕숯불구이(033-646-09 01)집은 생고기두루치기가 일품인 맛집이다. 1인분 6000원.
  • 서울, 광장 곳곳서 겨울축제

    서울, 광장 곳곳서 겨울축제

    올 겨울 서울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일대가 ‘빛과 얼음의 향연장’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18일부터 내년 2월15일까지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청계광장 일대를 화려한 조명과 다양한 이색체험 행사장으로 구성되는 ‘겨울문화벨트’로 조성한다고 15일 밝혔다. 광화문광장 일대에서는 휘황찬란한 조명과 미디어 영상물 상영이 이어지는 ‘2009 서울빛축제’가 열린다. 가로·세로 100m의 세종문화회관 전면과 가로 80m, 세로 60m의 KT 빌딩 전면을 스크린 삼아 ‘영웅전’, ‘서울의 빛’, ‘한국영화로 본 서울’ 등의 프로그램이 선보인다. 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www.hiseoulfest.org)를 통해 시민들로부터 받은 크리스마스와 신년 메시지도 틈틈이 상영된다. 서울광장에는 남극과 세종과학기지를 주제로 한 전시장이 마련된다. 전시장은 관람객이 직접 기지 대원이 돼 남극을 탐험하는 ‘스토리텔링’ 체험방식으로 꾸며졌다. 기지에서 사용되는 설상차와 스노모빌, 고무보트(조디악), 발전기 등이 전시되고 세종기지를 상징하는 남극 이정표와 국기 게양대 등도 재현된다. 사전에 신청하면 매주 금요일(오후 7시), 토·일요일(오후 1시) 30분간 실제 세종기지 대원과 화상통화도 할 수 있다. 서울광장에서는 이와 함께 2010년 세계 디자인 수도(WDC)로 선정된 서울의 디자인을 배우는 ‘세계디자인수도 서울이야기’가 열린다. 권혁소 시 문화국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광장에 겨울문화벨트를 선보이면서 시민과 전세계에서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서울의 겨울을 마음껏 자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청주 나이트클럽 건립놓고 ‘시끌’

    청주 나이트클럽 건립놓고 ‘시끌’

    교육의 도시인 충북 청주가 초대형 나이트클럽 입점을 둘러싼 찬반논란으로 시끄럽다. 14일 청주시에 따르면 대전의 한 사업가가 최근 흥덕구 강서동 483·484 일원에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6710㎡의 나이트클럽 신축허가를 요청했다. 시는 16일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지방건축심의위원회를 열고 허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강서동 선광·호반·대원 등 이 일대 아파트 주민들과 개인주택 거주자들은 시에 1750여명이 서명한 반대 건의서를 제출했다.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청주를 방문할 때 관문 격인 강서동에 대형 나이트클럽이 있으면 청주의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는 데다 인근지역의 주거 및 교육환경을 크게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맞서 강서지구 상가번영회는 나이트클럽 입점 찬성운동을 벌이고 있다. 상가번영회는 14일 청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침체한 강서지구 상권의 발전을 위해 나이트클럽 입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나이트 클럽 예정지가 주거지역에서 100m 이상, 학교에선 500m 이상 떨어져 있어 허가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이를 건축심의위원회에 상정한 것은 시가 월권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법적으로는 나이트클럽 입점이 문제될 게 없지만 주거 및 교육환경을 저해할 수 있을 경우 건축심의위원회를 열어 이를 불허할 수 있는 규정이 있다.”며 “심의결과는 16일이 돼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서울 브랜드 해외 홍보 절정 이룬다

    서울 브랜드 해외 홍보 절정 이룬다

    서울시가 ‘도시 브랜드’를 극대화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드라마 ‘아이리스(IRIS)‘에 서울 명소를 배경으로 삽입하며 관심을 끌기 시작한 해외 마케팅전은 11일 개막하는 서울스노우잼 대회를 통해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0일 서소문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내일부터 사흘간 치러질 스노우잼 대회를 놓고 찬반 양론이 있으나 관광객 1명을 유치할 때 213만원의 파급효과가 생기는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와 시가 힘을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또 “지난 11월 서울 특급호텔의 숙박 예약율이 90%를 넘는 등 해외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다.”며 “중국, 일본 등이 관광객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시의 노력이 가시화된 증거”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의 발언은 최근 드라마 아이리스의 광화문광장 촬영 과정에서 빚어진 논란과 노을공원·한강전망대 등 재임기간 성과물을 드라마 속에서 지나치게 홍보했다는 지적에 대한 반박이다. 아울러 시민광장인 광화문광장에 13층 높이 스노보드 점프대를 설치해 대회를 여는 게 적절하느냐는 비판에 대한 해명이다. 실제로 시가 11일 광화문광장에서 개최하는 스노우잼대회는 세계 170여개국에 대한민국 상징거리인 광화문의 모습을 알릴 예정이다. 국제스키연맹(FIS)의 스노보드 월드컵으로 치러질 대회를 위해 시는 광장 가운데 높이 34m, 길이 100m의 점프대를 설치했다. 선수들이 스노보드를 타고 경사로를 내려오며 도약하는 동안 방송화면에 북한산과 경복궁 등 주변 명소가 노출될 전망이다. 마지막날인 13일 결승 경기는 후지TV, ESPN, 스타스포츠, 유로스포츠 등 국내외 10개 방송사를 통해 전 세계로 전파를 탄다. 시는 대회 예산 17억원 가운데 5억원을 지원했다. 시청률 대박행진을 이어가는 드라마 아이리스도 해외 관광객 유치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시는 아이리스를 통해 올해 처음으로 제품간접광고(PPL) 방식의 홍보를 채택했다. 시가 제작사인 태원엔터테인먼트에 일정액의 제작비를 지불하고, 드라마 속에 서울시티버스나 시의 상징인 해치, 상암동 노을공원과 광화문광장, 반포대교 달빛무지개분수 등을 노출시키는 전략이다. 시가 제작사 측에 지불한 돈은 1억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아이리스가 내년 일본과 중국, 동남아 7개국에서 방송됨으로써 서울의 명소를 세계에 알리는 간접 마케팅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공순 매체협력팀장은 “벌써부터 북서울꿈의숲 등 드라마 속 명소에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면서 “내년 한강과 청계천, 광화문광장 등을 엮은 아이리스 관광코스도 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시는 지난 5월부터 한류드라마 촬영지를 중심으로 순회셔틀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시는 2007년부터 CNN·디스커버리 등 주요 미디어에 가수 비나 이병헌을 출연시킨 도시 브랜드 강화광고를 방영해 왔다. 최근에는 유튜브를 활용한 홍보동영상이 조회수 200만회를 기록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덕분에 서울시의 관광경쟁력은 2007년 세계 42위에서 올해 31위로 9계단 뛰어올랐다. 아시아 도시 중에선 싱가포르, 홍콩, 도쿄에 이어 4위”라고 전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여전히 “서울을 해외에 홍보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의견 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상당한 예산을 들여 사업을 하는 것은 원칙에 어긋난다.”고 비판해, 이를 설득하는 것이 시의 과제로 남았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토성 ‘육각형 구름’ 30년 불변 미스터리

    토성 ‘육각형 구름’ 30년 불변 미스터리

    토성에 30년 째 떠도는 ‘육각형 구름’이 카메라에 다시 잡혀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카시니 우주선이 토성 북극에 존재하는 육각형 구름을 촬영한 사진 3장을 지난 10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육각형 구름’ 혹은 ‘육각형 제트류’라고 불리는 이 기이한 현상은 1980년 대 초반 미국의 탐사 위성 보이저호가 포착한 뒤 약 30년 만에 다시 카메라에 잡힌 것. 지구 두 배 크기에 달하는 이 구름은 토성 위도 약 77도에서 일어나며 그 안에서 제트류가 초당 100m로 빠르게 회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약 30년 동안이나 어떻게 제트류가 엄격한 기하학을 이루며 회전할 수 있는지는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카시니 호 이미지 연구팀 쿠니오 사야나기 연구원은 “지구 날씨가 주 단위로 변화하는데 반해 토성에서 일어나는 이 현상은 30년 째 같은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태양계에서 일어나는 가장 아름다운 미스터리”라고 말했다. 사진=NASA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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