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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팡물류센터 소독조치후에도 공용안전모·PC서 바이러스 검출”

    “쿠팡물류센터 소독조치후에도 공용안전모·PC서 바이러스 검출”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회사가 소독 조치한 이후에도 공용 안전모와 작업장 PC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희영 경기도 코로나19 긴급대책단 공동단장은 29일 오후 경기도 내 코로나19 발생 상황과 관련한 브리핑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이 단장은 “27일 오후 3시부터 실시한 작업장, 휴게실, 남녀락커룸 등 전 구역에 대한 환경조사에서 총 67건의 환경검체를 채취해 검사한 결과, 공용 안전모와 2층 포장(Packing) 작업장 내 작업용 PC에서 바이러스 양성 결과가 나왔다”며 “확진자 발생 이후 시행한 회사의 소독 조치 이후에도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대규모 사업장의 경우 공간이 넓고 물건이 많아 소독이 어렵기 때문에 하나하나 찌꺼기까지 닦지 않으면 바이러스가 남아 있을 수 있다”며 “죽은 바이러스일 가능성도 있어 바이러스가 남아 있다고 해서 전파 위험성이 높다고 명확히 말할 수는 없지만, 소독이 부족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류센터와 같은 시설에서는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더 많은 시간과 인력을 투입해 소독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기도는 감염병 확산 차단을 위해 28일부터 6월 10일까지 2주간 해당 시설 내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린 데 이어 즉각대응팀을 파견해 심층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부천 쿠팡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는 이날 정오 기준 102명(종사자 72명, 접촉자 30명)이며 시도별로는 경기 42명, 인천 41명, 서울 19명이다. 방역당국은 해당 물류센터에서 지난 12일부터 근무한 종사자와 방문객 등 4351명을 자가격리 조치하고 전수검사를 하고 있다. 부천 쿠팡물류센터에서는 지금까지 3836명(88.2%)에 대해 검사를 완료했으며 이 중 3285명이 음성 판정을 받았다. 아울러 27일 확진자가 발생한 고양 쿠팡 물류센터에도 드라이브스루·워킹스루 선별진료소 3곳을 설치해 근무자 706명 중 699명을 검사했으며 상황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고 있다. 식자재를 유통하는 광주 현대그린푸드 경인센터에서도 27일 확진자가 발생해 근무자 598명 중 277명에 대해 검사가 진행 중이다. 같은 날 확진자가 나온 부천 중동 유베이스 콜센터에서도 상주 직원 1860명에 대해 전수조사 검사를 진행해 지금까지 1209명이 음성판정을 받았다.이 단장은 “이달 초 이태원 클럽을 통해 대규모 감염원 노출 이후 노래방, 주점, 교회모임, 물류센터 등 다중이용시설을 통해 산발적 집단감염이 전파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다시 대형 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언제 어디서, 또다시 이런 상황이 발생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확산을 막으려면 다시금 우리 모두의 경각심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외출 시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직장에서나 가정에서나 언제 어디서든 개인방역 수칙을 반드시 준수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사업장에서는 실내 휴게실, 탈의실 등 공동 공간 이용 때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여러 명이 함께 이용하지 않도록 하는 한편, 가족이나 함께 모임을 가진 사람 중 유증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하면 집단감염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신속히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을 것도 주문했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경기도 전체 누적 확진자 수는 815명으로 전날보다 20명이 증가했다. 확진자 중 649명은 퇴원했고, 147명이 병원과 생활치료센터에서 격리 치료 중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경복궁 별빛야행 다시 걷는다

    경복궁 별빛야행 다시 걷는다

    코로나19로 인해 미뤄졌던 궁궐 행사들이 다시 열린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생활형 방역체제 전환에 따라 지난 2월 27일 이후 중단돼 온 경복궁 별빛야행, 수문장 교대의식 등 궁궐 행사를 이달부터 재개한다고 19일 밝혔다. 경복궁 수문장 교대의식은 20일, 경복궁 생과방과 별빛야행은 27일부터 연다. 창덕궁 달빛기행은 28일, 경복궁 주간 고궁음악회는 30일 재개한다. 다음달에는 창경궁 인문학 특강(5~12일)과 창경궁 주간 고궁음악회(6~28일)가 열린다. 경복궁 야간특별관람과 수라간 시식공감, 야간 고궁음악회는 10일부터 7월 12일까지 진행되고, 덕수궁 풍류 행사도 차례로 재개된다. 행사는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참여 인원 축소, 관람객 발열 체크,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철저한 방역 관리를 거쳐 시행된다. 창덕궁 달빛기행의 경우 한 장소에서 함께 모여 공연을 보던 기존 방식과 달리 이동하면서 공연을 관람하는 워킹스루(walking thru)로 진행된다. 관객 호응이 큰 창덕궁 달빛기행, 경복궁 별빛야행, 수라간 시식공감은 인터넷 사전 유료 예약제로 운영되며, 오는 22일 오후 2시 이후 옥션 티켓에서 예매할 수있다. 수라간 시식공감 일정은 추후 공지된다. 하반기로 연기된 궁중문화축전 등 일부 행사는 추이를 봐가며 재공지할 예정이다. 궁궐, 조선왕릉 전 행사 일정을 포함한 자세한 사항은 궁능유적본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월드포토+] “원 안에서 쉬세요”…美 공원 ‘거리두기 동그라미’ 눈길

    [월드포토+] “원 안에서 쉬세요”…美 공원 ‘거리두기 동그라미’ 눈길

    미국 내 51개 주 가운데 코로나19로 가장 피해가 큰 뉴욕주의 한 공원에서 이색적인 '인간 주차장'이 펼쳐졌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AP통신 등 외신은 뉴욕 브루클린 인근 도미노 공원에서 휴식을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을 사진과 함께 공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우려를 잠시라도 떨친 듯 오랜 만에 일상을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이 인상적인 이 사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잔디밭 위에 새겨진 흰색 원이다.이 원은 도미노 공원 관리소 측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직접 그린 것으로 각각 2m 정도 떨어져 있다. 최근 야외활동이 일부 허용되면서 수많은 시민들이 몰려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색해지자 관리소 측이 짜낸 아이디어인 셈. 다행히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 홀로 혹은 가족과 함께 원안에 들어가 휴식을 취했으나, 코로나19로 순식간에 변한 일상의 단면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현지언론은 "이 흰색 원의 이름은 '인간 주차장'(human parking spots)이며 코로나19 방역 대책의 일환"이라면서 "방역 관계자들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새로운 방법을 마련하려고 노력 중인데 일단 인간 주차장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편 17일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52만7664명 사망자는 9만978명으로 늘었다. 51개 주 가운데 피해 규모가 가장 큰 뉴욕주는 확진자 35만9847명 사망자 2만8325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뉴욕 주는 코로나19 사망자가 52일 만에 최저치로 돌아서면서 긍정적인 신호가 나왔으며, 10개 지역 가운데 5개 지역은 봉쇄령이 만료되며 경제활동이 재개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선 넘는 일요일] 병아리‧독수리‧조각상…‘모델’에 한계가 없었던 그때 그 광고

    [선 넘는 일요일] 병아리‧독수리‧조각상…‘모델’에 한계가 없었던 그때 그 광고

    ‘선데이서울’ 속, ‘그때 그 광고’는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옛날 ‘선데이서울’ 속 광고를 보면 눈에 띄게 특이한 점이 있다. 바로 제품을 선전하는 ‘모델’이다. 지금의 광고 형태는 각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이 제품을 선전하고 있으며, 광고가 모델의 인기 척도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당시에는 동물, 마네킹, 조각상 등 다양한 모델을 광고에 이용하면서 ‘사람만이 광고 모델이 될 수 있다’는 틀을 깨 신선함을 안겨주고 있다. 잡지 속 양산 광고에는 고양이가 등장해 ‘가볍고, 튼튼하고, 녹슬지 않는’ 자동 양산을 선전한다. 많은 글자로 제품을 자세히 설명하기보다 고양이가 양산 위에 올라가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고양이가 올라가도 망가지지 않는 튼튼한 내구성을 시각적으로 강조한다. 이렇듯 당시 광고에는 고양이뿐만 아니라, 거북이, 독수리, 병아리같은 동물도 등장한다. 수명이 짧은 재래식 진공관 대신 수명이 길어진 트랜지스터를 장착한 텔레비전 광고에는 ‘장수의 상징’ 거북이를 활용했다. 살충제 광고에는 강력한 효력을 강조하기 위해 독수리가 해충을 박멸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긴 제품 설명보다는 ‘强打(강타)!’라는 문구와 함께 살충제의 강력한 효력을 강조한다. 또, 피부병 치료제에서는 알에서 갓 부화한 병아리의 모습을 보여주며 ‘병아리처럼 뽀송뽀송한 피부’를 선전하고 있다.‘선데이서울’에 게재된 광고 중 대부분은 진통제, 간장(肝腸)약, 피부병 치료제, 관절염 등의 ‘약’ 광고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생각지 못한 모델을 활용해 사람들의 주목을 이끈다. 바이올린을 들고 있는 조각상이 “아름다운 선율이 좋은 연주로 이어지듯이 좋은 치료제를 사용하면 좋은 피부를 가질 수 있다”며 피부병 치료제의 효능을 알리고 있다. 간장(肝腸)약 광고에서는 칼을 들고 있는 포커 카드의 ‘킹(king)’의 흉상이 “肝腸萬歲(간장만세)를 宣言(선언)합니다!”를 외치고 있다. 또 진통제의 효능과 효과, 상세설명이 기재되어 있는 것은 지금과 비슷하지만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명화 <모나리자>를 활용해 “永遠(영원)한 모나리자의 미소, 그것은 우리의 念願(염원)입니다.”라며 진통제를 통한 ‘미소의 회복’을 강조하고 있다. 한 외용연고제 광고는 “새봄, 새로운 탄생! 그리고 좋은 효과…”라는 문구와 함께 둥지 속 알을 보여주고 있다. ‘꽃다웁게 피어나는 당신의 피부’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둥지 속 알’과 선전하고자 하는 제품 간의 연관성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이처럼, 모델의 한계가 없던 ‘선데이서울’ 속 광고를 통해 단순히 제품 선전의 목적뿐만 아니라 지금과는 다른 시대의 흐름도 읽을 수 있다. ‘선데이서울’은 1968년 서울신문이 발간한 대한민국 최초의 성인용 주간 오락 잡지로 1960~90년대 당시 여성 연예인들의 파격적인 컬러사진과 광고로 유명했다. 그 내용도 정치색이 옅고 비시사성의 오락 위주로 편집되어 성인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글 장민주 인턴 goodgood@seoul.co.kr영상 임승범 인턴 장민주 인턴 seungbeom@seoul.co.kr
  • 의왕시, ‘어린이 교통사고 제로화’ 사업 추진

    경기도 의왕시는 ‘어린이 교통사고 제로화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고 1일 밝혔다. 이를 위해 어린이보호구역에 대한 교통안전시설을 대폭 개선한다. 시는 사업비 2억 4000만원을 들여 초등학교 주변 횡단보도 40곳에 옐로카펫(Yellow carpet)을 설치한다. 어린이 대기공간 시인성 향상을 위해서다. 어린이 통학안전을 위해 같은 방향 통학로를 이용하는 어린이를 보행안전지도사 보호 하에 등·하교를 안내해 주는 ‘워킹스쿨버스(Walking School Bus)’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아울러 신호기 없는 횡단보도 35개 지점에 교통사고 발생을 사전 예방하기 위한 교통안전시설 개선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15억 9000만원 예산을 투입해 교통신호기 설치, 보호구역 안전성 강화를 위해 속도제한표시와 황색복선 설치, 무인 신호과속 단속장비 2개소를 추가 설치한다. 김상돈 의왕시장은 “최근 ‘민식이 법’ 시행으로 교통안전시설 개선과 함께 관계기관간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통학로 교통안전지도 활동을 내실있게 진행해 어린이보호구역의 안전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 이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자가격리 등 코로나 신조어 美 메리엄웹스터 사전 올라

    자가격리 등 코로나 신조어 美 메리엄웹스터 사전 올라

    미국의 메리엄웹스터 사전에 ‘자가격리’(self-isolate) 등 코로나19 관련 신조어들이 수록됐다. 29일(현지시간) dpa통신에 따르면 메리엄웹스터 사전은 이번 정규 개정 작업에서 자가격리뿐 아니라 ‘거리두기’(physical distancing)와 ‘집단면역’(herd immunity) 등 코로나19로 만들어진 새로운 단어들을 수록했다. 여기에는 ‘재택근무’(WFH·working from home)와 개인보호장비(PPE·personal protective equipment) 등 축약 단어들도 등재됐다. 지난달에는 ‘코로나19’(Covid-19)와 ‘감염추적’(contact tracing), ‘지역전파’(community spread) 등의 단어가 의사소통에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정규 개정 작업과 별도로 사전에 추가됐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단절 없이 단단히 버텼다… 그녀들은 ‘찐베테랑’이다

    단절 없이 단단히 버텼다… 그녀들은 ‘찐베테랑’이다

    “여성 베테랑들이 오랜 기간 일하며 만났던 순간들을 기록하고 대한민국에서 여성 노동자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하여 묻고 여성의 노동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하여 말합니다.”(여성 베테랑의 이야기를 무가지와 웹진으로 배포하는 팀 ‘WSW’ 소개글 중에서) “두 여성이 기획하여 운영하고 있는 나이스숍은 (중략) 다양한 방식으로 여성 창작자와 동시대적 고민을 나누며 더 만족도 높은 작업적 성취와 지속가능한 작업환경을 위한 방안을 모색합니다.”(디자인 스튜디오 ‘나이스프레스’가 운영하는 편집매장 ‘나이스숍’ 소개글 중에서) 서로 다른 일을 하고 있는 두 팀이 소개글에서 공통적으로 짚은 단어는 ‘지속가능’이다. 여성 노동자로서, 여성 창작자로서 꾸준히 나의 일을, 나의 작업을 이어 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은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현실은 생각보다 냉혹하다. 남성과 똑같이 일하는 여성을 제대로 대우하지 않는다. 성별이 중요할 리 없는 예술계에서도 유독 남성 창작자들의 활동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여성 노동자와 여성 창작자의 존재는 잊혀지거나 지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원한다면 계속 말할 수밖에 없다. 보통 여성들의 서사가 이곳저곳에 닿기를 바라며 그들의 나직한 목소리를 전하는 또 다른 여성들이 존재하는 이유다. 작가이자 전시 기획자인 윤여준씨와 기획자 정지혜씨가 운영하는 WSW와 아트디렉터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인 김은하씨와 콘텐츠 디렉터 윤장미씨가 운영하는 디자인스튜디오 나이스프레스의 이야기이다.‘WSW’(We are Still Working·우리는 여전히 일하고 있습니다) 팀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한자리에서 오랫동안 일한 여성의 이야기를 기록한다. 본래 ‘베테랑’이라 하면 ‘어떤 분야에 오랫동안 종사하여 기술이 뛰어나거나 노련한 사람’을 뜻한다. WSW는 전문성이 아직도 남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는 사회에서 이 단어를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한 여성들을 일컫는 데 사용한다. 디자인 스튜디오 나이스프레스는 여성 창작자들의 작업물을 판매하는 편집매장인 나이스숍을 함께 운영하며 여성 창작자의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도 제작하고 있다. 여성 창작자의 작업과 그들이 일하는 방식에 관심이 많은 김은하씨와 윤장미씨는 2018년 8월부터 1년여간 나이스숍 홈페이지에서 소개한 여성 창작자들의 인터뷰를 모은 인터뷰집 ‘스프레드’를 지난해 출판했다. 보통 여성들의 존재를 부지런히 세상에 드러내는 작업을 하고 있는 네 사람을 함께 만났다. 우선 WSW는 윤여준씨가 ‘오랫동안 일을 할 수 있다는 용기가 필요하여 시작하게 된 프로젝트’다. 윤씨는 지난해 일종의 ‘번아웃’(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정신적·육체적인 피로를 느끼고 무기력해지는 증상)을 경험했다. 프리랜서라는 직업 특성상 미래에 대한 불안이 사라지지 않았고, 주변에서 사라지는 동료들을 보면 마음이 가라앉았다. 그럴 때 미디어에서 꾸준히 일하고 있는 여성들을 만나면 반가웠다. 그래서 직접 일하는 여성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자는 생각에 지난해 WSW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WSW 팀이 지금까지 인터뷰한 사람은 남성 노동자들이 대다수인 청계천 세운상가에서 30여년간 자리를 지켜 온 솔다방의 김혜영 사장을 비롯해 가사노동 경력 30년의 권현미씨, 35년차 안마사인 여환숙씨, 8년차 요양보호사 김금옥씨다.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하고 계신 여성들을 ‘베테랑’이라고 한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정지혜 ‘베테랑’이라고 하면 남성을 떠올리기 쉬워요. 저희는 여성 또한 어떤 일이든 오래 지속한 직업인에게서 나오는 노하우와 기술, 그리고 일에 대한 태도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어요. 베테랑을 여성으로 상상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확장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임금이 높지 않고 노동의 가치가 평가절하되어 있는 ‘여성의 일’ 또한 충분히 전문성과 노하우가 더 많이 드러날 필요가 있다고 봐요. -현재 WSW는 4호까지 나왔는데 어떤 기준에 따라 여성 베테랑들을 선정하셨나요. 윤여준 4호까지 진행하면서 저희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던 여성의 노동에 주목했습니다. 남성 중심 지역구 안에서의 여성 자영업자, 가사노동자, 장애인 노동자, 이주 돌봄 노동자 등 주변화되는 여성의 일에 먼저 집중하고자 했어요. 회차가 쌓일수록 편견이 교차하는 여성의 일에 대해 더 깊이 논의하고 싶습니다. -베테랑 분들을 인터뷰할 때 주의를 기울이는 면이 있다면요. 정지혜 저희는 베테랑분들이 겪는 노동 현실의 어려운 면만 보여 주려는 것이 아니라 베테랑 스스로 자신의 직업을 대하는 태도를 인터뷰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베테랑분이 노동을 하며 겪는 일상적인 이야기를 들으면서 인터뷰를 천천히 진행합니다. 하지만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제도나 환경, 인식이 변화해야 한다’로 자연스럽게 귀결되곤 했어요.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는 여성들이 많은데 그간 사회에서는 주목하지 않았죠. 그런 점에서 WSW의 작업이 의미를 갖는 것 같아요. 윤여준 간병인만 해도 중국 동포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일이 되었는데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외국인 노동자 혐오 뉴스를 마주할 때면 저희가 하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어떻게 여성 노동자들에게 힘을 더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돼요. 이런 고민을 하는 동세대의 많은 여성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여성 서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하고 있는, 혹은 함께하고 있는 이야기를 들으며 ‘야, 너도 할 수 있어!’ 하는 거죠.-앞으로 만나 보고 싶은 베테랑이 있나요. 정지혜 평소 여성 택시 기사분들이 운전하는 차에 타면 얼마나 일하셨는지 여쭤 봐요. 그중 자신의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그래서 연락처를 미리 따 두기도 해요(웃음). 생각보다 자신의 일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던 베테랑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나이스프레스가 더불어 운영하는 나이스숍은 여성 창작자 혹은 여성 창작자가 1인 이상 참여한 듀오의 창작물을 선보인다. 미술품이라고 말할 수 있는 물건부터 열쇠고리, 컵 등 실용적인 제품까지 다양한 물건을 소개한다. 나이스숍은 남성이 만든 창작물을 무조건 배제하는 게 아니라 여성이 만든 물건을 우선적으로 선택한다. 운영자 두 사람을 포함한 주변의 여성 창작자들을 더 적극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창구 역할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그간 두 사람은 여성 창작자 한 명에게 집중한 기획전인 ‘나이스캐치’를 비롯해 분위기나 쓰임이 비슷한 작품을 만드는 여성 창작자들을 큐레이션해서 선보이는 기획전 ‘나이스플레이’ 등과 같은 자체 기획 프로그램을 선보여 왔다. -여성 창작자들의 이야기를 실은 인터뷰집 ‘스프레드’를 펴낸 계기가 뭔가요. 김은하 상품 판매는 콘텐츠와 긴밀한 관계를 맺는다고 생각해요. 요즘 세대는 물건의 기능과 외형뿐 아니라 그 뒤에 있는 이야기들까지 함께 소비하죠. 그래서 상품을 만든 여성 창작자들의 이야기도 전하고 싶었어요. (여성 창작자들을) 더 많이 가시화하고, 더 많은 작업물을 판매하는 게 서로 연결되어 있어요. 인터뷰 자체가 저희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쳐요. 여성들과 일하는 것은 저희 목표 중 하나입니다. -여성 창작자의 작업물만 선보이는 건 달리 생각하면 여성 창작자들이 자신의 결과물을 선보일 기회가 적다는 뜻인가요. 김은하 저는 저 스스로를 영업하는 데 어려움을 많이 겪었어요. 디자인 전공자이기 때문도 아니고 개인 문제라고만 생각했던 적이 있었는데 어느 순간 사실은 그냥 그렇게 자라 왔기 때문이라는 걸 깨닫게 됐어요. 드러내는 것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고 항상 외부적인 것으로 평가를 받았던 것이 저 스스로를 많이 표현하지 못하게 했던 것 같아요. 스무 살 이후에 만났던, 제가 배울 게 많을 거라고 생각했던 어른들이 제게 기회를 준다는 명목으로 착취하는 상황을 겪기도 했고요. 그래서 사실 처음엔 제가 노출될 수 있는 판을 만들고 싶었어요.-‘스프레드’ 1호는 한국어와 영어 2개 언어로 내용을 표기하셨는데 이유가 있나요. 김은하 저희가 큰 포부를 안고 있거든요(웃음). 페미니즘 이슈나 여성 창작자를 가시화하는 건 서울만의 문제가 아니잖아요. 국내 창작자들을 외부에 알리는 것이 중요해요. 국내에서도 서울 바깥으로 여성들의 존재를 퍼뜨리는 것이 필요하죠. ‘스프레드’(SPREAD)라는 이름도 그런 의미를 담아 지었어요. 두 팀은 여성 노동자들과 여성 창작자들의 이야기가 더 널리 퍼지기 위해서는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연하게도 두 팀이 다양한 여성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는 이들에게도 지속가능성이란 키워드는 매우 중요하다. 여전히 현실은 차갑지만 이들은 미래를 낙관했다. 최근 여성 서사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늘었고, 또 젊은 여성들이 자신들처럼 여성의 새로운 이야기를 세상에 더할 것이라고 믿는 까닭이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지속가능하게 오래할 수 있는 환경이 되려면 어떤 것이 변화해야 할까요. 윤장미 저는 자본이라고 봐요. 여성 임금이 올랐으면 좋겠어요. 어쨌든 제가 하는 일이 물건도 팔고 콘텐츠를 파는 건데 그걸 팔면서 짧은 홍보글을 쓸 때조차도 저는 남성을 타깃으로 쓴 적이 없어요. 모든 (통계) 수치가 여성들이 좋은 제품과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고 말하니까 항상 여성을 상정하고 쓰죠. 그래서 여성들이 이 분야에서 소비를 더 잘하고 문화예술을 잘 즐기려면 임금이 높아져서 자본적인 여유가 생겨야 할 것 같아요. 정지혜 저는 지금까지 남성 중심적인 노동의 의미를 여성의 노동을 포함해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사노동 같은 재생산 노동만 하더라도 임금노동이 아니기 때문에 여성의 노동으로 평가되어 여전히 가치 있는 노동으로 보지 않거나 외주화되어 임금노동이 되었다고 해도 노동권이 보장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여성들이 성공한 모습이 역량 강화라는 의미에서 중요하지만 그렇지 않은 노동 또한 그 가치가 재평가돼야 한다고 봐요. -독자들에게 ‘WSW’와 ‘스프레드’가 각각 어떤 매체로 혹은 콘텐츠로 다가가길 바라나요. 윤여준 저희가 인터뷰하는 베테랑들이 각자가 얼마나 멋지게 일을 꾸준히 하고 있는지, 그 자체가 젊은 여성들에게 얼마나 힘이 되는지를 스스로 느끼면서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요즘 많이 부각되기 시작한 여성 서사 콘텐츠를 볼 때 어떤 것이든 힘이 나더라고요. ‘나도 저렇게 되어야지’ 하는 마음보다는 ‘그래 어려운 일은 아니야’ 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달까요. 누구든 자신의 자리에서 많은 이야기를 하길 바랍니다. 김은하 저는 20대를 너무 어렵게 지냈어요. 답이 있는 줄 알고 답이 되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답이 하나가 아니라는 것은 그때는 전혀 몰랐어요. ‘스프레드’에 등장하는 여성들은 지금 크게 성공했거나 해당 분야에서 자리를 잡아 안정기에 있는 분들이 아니라 한창 그 과정에 있는 사람들이에요. 비슷한 시기를 지나는 분들이 스프레드를 보고 답은 하나도 아니고, 못 찾아도 된다는 것을 알고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굿피플·롯데칠성,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내 신발 캠페인’ 업무 협약

    굿피플·롯데칠성,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내 신발 캠페인’ 업무 협약

    굿피플이 롯데칠성음료와 보행장애 아동을 위한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내 신발 캠페인’ 업무 협약을 맺었다. 2회째 진행하는 굿피플과 함께하는 이번 캠페인은 지역 사회와 동행하는 롯데칠성음료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이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고가의 특수 신발을 구입하기 어려운 보행장애 아동에게 성장 과정에 따른 맞춤형 신발을 후원하기 위해 기획됐다. 지난 20일 롯데칠성음료 본사에서 진행된 협약식은 강대성 굿피플 상임이사와 정찬우 롯데칠성음료 HR부문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롯데칠성음료는 협약을 통해 사내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그린 워킹 캠페인(Green Walking Campaign)’으로 적립된 후원금 5천만원을 굿피플 측에 전달했다. 후원금은 보행장애 아동 50여명을 위해 동∙하절기 특수 신발 2켤레씩 총 100켤레를 구매하는데 쓰여진다. 그린 워킹 캠페인은 모바일 걷기 애플리케이션 ‘워크온’을 통해 매일 걸음 수를 측정하고, 걸음 수만큼 후원금을 적립하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롯데칠성음료 임직원 1,000여명이 참여해 총 5,000만원의 후원금을 모았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이웃 사랑을 위한 임직원들의 한걸음 한걸음으로 조성된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신발’이, 굿피플을 통해 걷는데 어려움이 있는 아이들에게 의미있는 도움으로 전해지길 바란다”라며, “올해도 그린 워킹 캠페인에 대한 적극적인 사내 홍보를 통해 뜻 깊은 활동에 더 많은 임직원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굿피플 강대성 상임이사는 “장애인의 날을 맞아 뜻 깊은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장애인이 편견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는 굿피플이 되겠다”라고 전했다. 국제구호개발 NGO 굿피플은 1999년에 설립되어 국내외 10여 개국에서 구호 및 의료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아동, 노약자,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교육,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시각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사진 및 촬영에 대해 배우는 ‘너나들이 프로젝트’를 열어 장애인의 문화 향유권 보장을 위해 노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하츠, 박스형 레인지 후드 신제품 ‘스텝 후드(CBST-90S)’ 출시

    ㈜하츠, 박스형 레인지 후드 신제품 ‘스텝 후드(CBST-90S)’ 출시

    실내 공기질 관리 전문 기업 ㈜하츠가 자사 최초 박스형 화이트 후드인 ‘스텝 후드(CBST-90S)’를 새롭게 선보인다. 신제품 스텝 후드는 밝고 화사한 화이트 주방 인테리어를 선호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퓨어 화이트, 실버 총 2가지 색상으로 출시됐다. 하츠 스텝 후드는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 설계를 통해 주방 공간의 크기 및 취향에 따라 맞춤형 후드를 만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제품의 폭을 290mm부터 320mm까지 5mm 간격으로 미세 조정할 수 있어 주방 상부장과 후드의 깊이가 달라도 설치가 가능하다. 또한 후드 상단에는 간단한 소품들을 더해 인테리어 선반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후드 내부의 팬모터 하단에는 수증기와 유증기를 모두 모을 수 있는 기름받이를 적용해 누유의 불편함 없이 깨끗한 조리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주방 환경에 따라 ‘스마트 댐퍼’를 별도 구매해 설치할 경우, 후드 미작동시 배기부가 자동으로 닫혀 외부에서 역류하는 음식 냄새 및 실내로 들어오는 습기 등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스텝 후드는 하츠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쿠킹존(Cooking Zone) 시스템’이 적용된 모델로, 하츠 쿡탑과 함께 사용할 경우 편의성이 극대화된다. 쿠킹존 시스템은 쿡탑과 후드가 연동돼 쿡탑을 켜면 후드가 자동으로 켜지고 쿡탑을 끄면 후드가 3분간 지연 운전 후 스스로 꺼지는 시스템으로, 조리 시마다 후드를 켜고 끄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한편, 하츠는 오는 5월까지 스텝 후드를 구매 후 하츠몰 및 하츠 공식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내 포토상품평을 작성한 고객을 대상으로 필터망 1SET를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실시한다. 제품 정보 및 프로모션에 대한 더욱 자세한 정보는 하츠 공식 홈페이지 또는 하츠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순천만국가정원, 튤립 알뿌리 8만개 무료 나눔 행사

    순천만국가정원, 튤립 알뿌리 8만개 무료 나눔 행사

    순천시가 21일 순천만국가정원 동문주차장에 마련된 드라이빙스루(Driving Through) 부스를 이용해 ‘튤립알뿌리 희망나눔’ 행사를 성황리에 마쳤다. 오전 10시 30부터 시작된 ‘튤립알뿌리 희망나눔’ 행사는 드라이빙 스루(Driving Through)방식과 워킹스루(Walking Through)방식을 병행해 행사장을 찾은 시민과 관람객들에게 골고루 나눠졌다. 1시간 30분만에 준비된 8만개가 모두 동이났다. 2만개는 읍면동으로 배송해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배부된다. 특히 영유아보육시설 및 노인복지시설 등으로 배송된 튤립 알뿌리는 이용자들에게 식물 심기 체험 등 교육과 심리, 정서 치료에도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행사장에는 많은 시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며 길게 줄지어 서있는 모습을 보여 시민들의 높은 의식 수준을 보여줬다. 나눔 행사에 쓰인 튤립 알뿌리는 순천만국가정원에 식재돼 있다가 개화기가 끝나고 캐냈다. 시는 매년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시민들에게 분양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드라이빙 스루와 워킹스루 방식을 도입했다. 듈립 구근을 분양받은 시민들은 “튤립 알뿌리를 심으며 흙을 만지는 것만으로도 코로나19로 인한 답답함이 풀리는 기분이다”며 “내년에 예쁜 튤립꽃이 활짝 피도록 정성껏 가꿀것이다”고 웃음을 보였다. 허석 시장은 “우리의 삶속에 반려동물 뿐 아니라 반려식물이 주는 긍정효과도 매우 높다”며 “튤립 알뿌리가 거리와 가정마다 활짝 피어 꽃과 나무가 어우러지는 멋진 모습이 연출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황제의 옥새9] 일본인 감시 피해 헤이그 특사 묘수 찾는 베델

    [황제의 옥새9] 일본인 감시 피해 헤이그 특사 묘수 찾는 베델

    서울신문은 조선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국인 독립운동가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을 주인공으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발굴했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들 소설은 일제 병합 직전 조선을 배경으로 베델이 조선 독립을 위해 모험에 나서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900년대 초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하는 거의 유일한 해외 소설이어서 사료적 가치도 큽니다. 서울신문은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출간·원제 The cat and the king)에 이어 ‘황제의 옥새’(1914년 출간·원제 The Great Cardinal Seal)를 연재 형태로 소개합니다.“그렇다면 조선의 황제가 어떻게 헤이그에 밀사를 파견할 수 있을까요? 이토 히로부미의 부하들을 피해 이곳을 빠져 나갈 수가 없는데...” 내가 말했다. “황제의 신임장이나 옥새가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밀사들이 가짜 승인서를 들고 회의장에 들어갈 수도 없는데 말이죠.” 베델도 거들었다. “그게 숙제입니다.” 용 남작이 한숨을 내쉬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시베리아를 거쳐 조선으로 오면서 이 일을 어떻게 성공시킬까 기차 안에서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지금 폐하께서는 늘 하기와라(훗날 조선의 2대 총독이 되는 하기와라 슈이치)의 감시를 받으며 궁궐에 갇혀 지내고 계시니까요. 심지어 폐하 혼자서는 황태자(순종)조차도 만날 수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폐하를 만나 헤이그에 희망이 있음을 알리고 두 밀사(이준·이상설)가 가져갈 서신에 옥새를 찍을 수 있게 도와야 합니다.” “우리가 할 일이 바로 그거였군요” 베델은 남작의 말을 받았다. “그런데...폐하를 설득해 비밀 서신에 옥새를 받는다고 칩시다. 그렇다고 해도 어떻게 조선을 빠져 나갈 수 있을까요? 일본인들이 거기로 가라고 순순히 허가하지 않을 텐데요. 당장 우리만 해도 독 안의 쥐처럼 늘 감시를 받고 있잖아요. 헤이그로 가야할 이들 또한 이미 ‘요주의 대상’으로 분류돼 있을 것이고요. 우리 같은 외국인은 조선인 노동자가 끄는 인력거만 타도 곧바로 그 사실이 경찰에 보고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증기선을 타려고 제물포나 부산으로 가는 것이 가능할까요?” 그의 말에 긴 침묵이 흘렀다. 용 남작이 기대에 차 실천에 옮기려고 했던 행동이 난관에 부딪힌 것 같았다. 황실의 권위가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황제에게 남은 것은 사방을 둘러싼 일본 침략자들의 감시 뿐이었다. 간교한 뱀 같은 하기와라의 눈과 귀를 어떻게 속일 수 있을까? “폐하가 아직도 옥새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시오?” 베델이 특유의 호기심으로 질문을 이어갔다. “1905년 일본이 조선과 조약(을사늑약)을 체결할 때 황제가 옥새를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 않습니까? 일본인들이 아예 옥새를 쓰지 못하게 하려고 황제가 중요한 부분을 따로 떼어내 아무도 모르는 곳에 보관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던데요.” 이때였다. 문고리 위에 올려뒀던 자물쇠가 “쿵”하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우리 셋 다 온 몸의 털이 쭈뼛 섰다. 다들 놀라서 말을 멈추고 문을 바라봤다. 베델이 코트 주머니에서 권총을 꺼냈다. 왼손으로 램프를 들고 조심스레 문으로 걸어갔다. 귀를 문에 대고 조용히 소리를 들었다. 램프를 테이블에 내려 놓고 엉덩이 뒤 주머니에 권총을 숨겼다. 그리고는 곧바로 문을 활짝 열었다. 복도는 캄캄했다. 밖에는 아무도 없었다. 용 남작과 나도 문밖으로 나갔다. 베델이 램프를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 우리는 희미한 불빛이 비쳐 주는 모든 곳을 살폈다. 들리는 소리도 그림자도 없었다. 그런데도 우리만 아는 이 비밀 장치가 문고리에서 떨어지다니... 우리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자물쇠가 중력을 이기지 못해 자연스레 미끄러졌을 수도 있었다. ‘우리가 너무 예민했나’ 하는 기분으로 씁쓸히 복도를 걸어왔다. 우리가 방 안으로 들어온 뒤 베델이 문을 닫으려고 할 때였다. “가만!” 용 남작이 고개를 숙이더니 문턱 바로 옆에서 뭔가를 발견했다. 베델이 불빛을 가까이 대 보더니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얼굴이 일그러졌다. 나 역시 조선인의 손에 들려 있는 것을 자세히 바라봤다. 길고 꼬부라진 여성의 회색 머리카락이었다. 한 쪽 끝에는 머리핀이 달려 있었다. 이 호텔의 유일한 여성인 영국인 신지학자 데오도시아의 것이 아닌가. ‘황제의 옥새’는 10회로 이어집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황제의 옥새8] “조선 독립 요구 문서에 옥새 찍어 헤이그 보내야”

    [황제의 옥새8] “조선 독립 요구 문서에 옥새 찍어 헤이그 보내야”

    서울신문은 조선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국인 독립운동가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을 주인공으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발굴했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들 소설은 일제 병합 직전 조선을 배경으로 베델이 조선 독립을 위해 모험에 나서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900년대 초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하는 거의 유일한 해외 소설이어서 사료적 가치도 큽니다. 서울신문은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출간·원제 The cat and the king)에 이어 ‘황제의 옥새’(1914년 출간·원제 The Great Cardinal Seal)를 연재 형태로 소개합니다.나와 베델은 용 남작이 매우 중요한 일을 말하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금세 알 수 있었다. 변장을 했어도 그에게서는 신사의 기품이 느껴졌다. 보통의 조선 양반에게서 흔히 볼 수 있던 어리석음이나 게으름 같은 느낌이 없었다. 넓은 이마는 지성인의 면모를 보여줬고 달걀형 얼굴 또한 그가 상류 계층에 속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줬다. 곱고 예리한 눈과 넓은 미간, 반듯한 코와 입술의 모양에서 애국의 열망이 묻어났다. 이 우울한 조선 땅에 용 남작 같은 이가 몇 명만 더 있었어도 역사는 지금과 같지 않았을 텐데... “존경하는 베델과 빌리!” 그는 열정에 가득 차 있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제가 오늘 조선을 구할 좋은 소식을 가지고 왔습니다. 이 기회를 잘 살린다면 우리에게도 새로운 길이 열릴 것입니다.” 베델은 더 이상 그가 말을 하지 못하도록 손가락으로 입을 막았다. 다른 한 손으로는 목소리를 높이지 말라고 주의를 줬다. 우리는 작은 램프로 더 가까이 얼굴을 맞댔다. 그림자가 더 크게 만들어졌다. 남작은 속삭이는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한 가지 방법이 있었습니다. 묘수를 찾았어요. 오는 9월에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국제회의(제2회 만국평화회의)가 열립니다.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가 주재해요. 그곳에 대한제국 대표가 참석해 전 세계에 정의를 촉구하며 도움을 요청할 계획입니다. 조선의 생존이 달린 일이죠.” 베델이 급하게 끼어 들었다. “그게 구체적으로 어떤 회의죠? 조선 특사가 헤이그에 가도록 일본이 가만 내버려 둘까요?” “제 말을 천천히 들어 보십시요.” 조선의 젊은 친구가 영국인 편집자를 제지했다. “앞서 제가 유럽과 러시아에 다녀온 사실을 두 분은 잘 알고 계시죠. 사실 저는 그때 폐하(고종)의 서신을 갖고 세상 밖으로 나갔습니다. 제 신발 속에 숨겨 지구의 반을 돌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고위층에게 전달했습니다. 조선의 독립을 도와 달라고 말이죠.“ 용 남작은 니콜라이 2세의 비밀 평의회 의원 한 명의 이름을 말했다. 그는 지금(이 소설을 발간한 1914년)도 유럽 외교가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에 여기서는 가명을 쓰고자 한다. ‘애스터리스크(‘*’표시, 작은별을 의미) 왕자’쯤으로 해 두자. “그는 저에게 ‘조선에서 자행되는 일본의 행위들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조선이 국제 회의에 대표단을 파견한다면, 그리고 동양의 작은 독립국에 서서히 칼을 들이대는 일본의 진실을 폭로할 수 있다면 차르(니콜라이 2세)가 분명 뒤에서 도울 것’이라고 확언했습니다. 일본이 손에 끈을 들고 이 나라의 목을 조르고 있음을 모두에게 알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날 밤 희미한 전등 불 아래서 무너져 가는 나라에 찾아온 마지막 희망을 잡아보고자 열망에 가득찬 눈빛으로 열변을 토하는 그 애국자를 다시 한 번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때 남작과 자리를 함께 한 영국인(베델)과 미국인(빌리)은 마치 전 세계의 운명이 자신들의 손에 놓여 있는 것같은 전율을 느꼈다. 1492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기나긴 항해 끝에 신대륙을 발견하고 찬송가를 부르던 그때만 해도 조선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서가던 나라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둠 만이 가득한 곳으로 변했다. 아무 힘도 없는 우리 세 명이 이 땅을 구하고자 머리를 맞대고 있다. 현실적으로 지금 기댈 수 있는 곳은 러시아 차르 뿐이었다. 그만이 일본인 교살자의 손에서 조선을 구하고자 안간힘을 쓰는 용 남작을 지원할 수 있었다. 악인들의 감시 속에서 무섭고도 지루한 삶을 지내던 우리들에게 그 사실은 새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난 러시아가 이번 게임에서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잘 모릅니다. 조선을 도우려는 약속 뒤에 분명 뭔가 노리는 것이 있겠죠. 다만 이분(애스터리스크 왕자)는 뭔가를 함부로 말하지 않으며 일단 말한 것은 반드시 지키는 분입니다. 그를 믿고 이 모험을 감행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황제의 옥새’는 9회로 이어집니다. 번역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황제의 옥새7] 넝마옷 입고 베델 찾아 온 조선의 우국지사

    [황제의 옥새7] 넝마옷 입고 베델 찾아 온 조선의 우국지사

    서울신문은 조선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국인 독립운동가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을 주인공으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발굴했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들 소설은 일제 병합 직전 조선을 배경으로 베델이 조선 독립을 위해 모험에 나서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900년대 초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하는 거의 유일한 해외 소설이어서 사료적 가치도 큽니다. 서울신문은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출간·원제 The cat and the king)에 이어 ‘황제의 옥새’(1914년 출간·원제 The Great Cardinal Seal)를 연재 형태로 소개합니다.그녀는 식사를 마치자 곧바로 등을 가져 달라고 하더니 비걱거리는 계단을 따라 위층으로 올라갔다. 나와 베델은 서울의 외로운 밤에 지쳐 있었다. 루이가 천장에 달아놓은 단 하나의 등불에 의지해 그림자의 정글에서 당구를 쳤다. 9시가 조금 지났다. 거실에 우리 둘만 남았다. 호텔 밖 거리에서 야경꾼들이 돌아 다녔다. 그들이 발에 차고 다니는 작은 물체가 부딪치며 고드름이 우지직 떨어지는 듯한 금속성 소리를 냈다. 게임 열기 때문인지 크지 않은 공간이 금세 더워졌다. 우리는 바에 있던 창문 3개를 모두 열었다. 그러자 이 도시의 온갖 냄새가 호텔 안으로 들어왔다. 11시쯤 됐을까...그때까지도 우리는 당구대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갑자기 작지만 다급한 목소리로 누군가가 “베델”을 불렀다. 열어놓은 창문을 통해 뭔가가 들어왔다. 베델이 곧바로 입으로 바람을 불어 램프를 껐다. 침묵과 어둠만이 가득했다. 베델의 거친 목소리가 정적을 깨뜨렸다. “용 남작께서 오셨습니까?” “예, 접니다.” “용 남작, 이리로 와서 내 친구 빌리와 인사하시오, 이제 두 분은 제 손을 잡고 이동하시죠.” 나는 어둠 속에서 베델의 손이 내 손을 찾으려고 테이블 가장자리를 따라 더듬거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쉿! 밖에서 일본인들이 우릴 감시하고 있는 거 다들 아시죠?” 그는 속삭이며 말했다. 그는 나와 어둠속의 유령같은 낯선 이의 손을 잡고 당구대를 떠났다. 베델이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나도 그와 보조를 맞춰 계단을 걸어갔다. 침실이 있는 긴 복도를 기어가듯 지난 뒤 베델의 방으로 들어 갔다. 지독한 담배 냄새 덕분에 일부러 알려주지 않아도 그의 방임을 알 수 있었다. 성냥을 그어 불을 켠 뒤 침대 옆 램프 심지에 작고 약한 불을 붙였다. 베델이 방문을 걸어 잠갔다. 호주머니에서 자물쇠를 꺼내 문 손잡이 위에 올려놓은 뒤 정교하게 균형을 잡았다. 그만이 할 수 있는 아주 오래된 스파이 탐지 방법이었다. “누구라도 엿듣는 사람이 있으면 바로 알아 챌 수 있어요. 문 밖에서 손잡이를 조금만 움직여도 이게 밑으로 떨어지니까.” 꼭 코미디 오페라의 한 장면 같았다. 악당이 나오고 으시시한 음악이 나오는 오페라 말이다. 작고 아늑한 방 5개와 욕실, 어수룩한 웨이터와 관리인, 그리고 으스스한 분위기까지...이런 것들이 코믹 오페라의 필수 조건이니까... 나와 베델은 언제 터질 지 모를 일촉 즉발의 화염에 성냥을 들이 댄 바보들이었다. 자신의 능력은 생각지 않고 정의감에 약자부터 보호하겠다고 큰소리치는 앵글로 색슨 특유의 으스댐과 건방짐으로 대한제국 일에 무모하게 뛰어들었다고나 할까. 희미한 불빛 아래서 나는 베델을 찾아 온 미지의 손님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용 남작’(baron)으로 불리던 조선의 유명 지식인이었다. 야간 작업자들이나 입는 더러운 흰색 넝마를 입고 왔으니 그의 실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더러운 누명 옷을 반쯤 걷어 올리고 양말도 신지 않았다. 옷에는 하층민의 직업을 뜻하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머리에 튼 상투가 그의 신분을 말해줬다. 그는 잘 생겼고 키도 커 눈에 확 띄었다. 정장을 입고 이리로 왔다면 일본 경찰의 눈을 피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의 본명은 ‘용치선’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흥선대원군 시절 영의정을 지낸 거물이다. 치선은 미국 남부의 가장 큰 대학 가운데 한 곳에서 공부하고 프랑스 파리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머물며 국제 정세를 익힌 뒤 귀국했다. 그는 조선에 얼마 남지 않은 애국자 가운데 한 명이었다. 한때 그는 일본이 조선을 점령한 암흑 속에서도 애국단체인 ‘일진회’에 가입해 열정을 바쳤다. 원래 일진회는 이웃 섬나라에서 들어온 점령자(이토 히로부미)를 비난하려고 설립됐지만 언제부터인가 일본의 자금력에 굴복해 지금은 침략국을 옹호하는 단체로 타락했다. 그는 나와 베델을 만나고자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일본인들이 이 영국인 편집장을 24시간 감시하고 있던 터라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번역자주:소설에 등장하는 일진회는 1904년 8월 독립협회 관계자들이 주축이 돼 사회개혁을 목적으로 설립됐지만 러일전쟁 뒤로 일본에 매수돼 친일행각을 일삼는 단체로 전락했습니다. 조선 병합의 뜻을 이룬 일제는 1910년 9월 이를 해산시켰습니다. 일진회는 조선의 망국을 이끈 대표적 매국집단으로 평가됩니다.) ‘황제의 옥새’는 8회로 이어집니다. 번역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황제의 옥새6] 옥살이 마치고 돌아온 대한매일신보 편집장 베델

    [황제의 옥새6] 옥살이 마치고 돌아온 대한매일신보 편집장 베델

    서울신문은 조선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국인 독립운동가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을 주인공으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발굴했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들 소설은 일제 병합 직전 조선을 배경으로 베델이 조선 독립을 위해 모험에 나서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900년대 초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하는 거의 유일한 해외 소설이어서 사료적 가치도 큽니다. 서울신문은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출간·원제 The cat and the king)에 이어 ‘황제의 옥새’(1914년 출간·원제 The Great Cardinal Seal)를 연재 형태로 소개합니다.나는 그녀가 여성 인권 운동가나 스웨덴식 마사지 치료사, 백과사전 집필자 같은 직업일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곧 역사 속으로 사라질 대한제국에서 생각지도 않은 신지학자를 만나다니...루이는 나보다도 더 놀란 듯 했다. 사실 그가 이 단어(theosophy)를 들어본 적은 있는지도 궁금하다. 설사 들어봤다고 해도 이게 무슨 뜻인지 정확히 모를 것 같은데... 호텔 주인은 사무실 문 안으로 머리를 들이 밀고는 입을 삐죽거리며 나에게 도와 달라고 눈빛을 보냈다. 나는 사무실을 한 번 둘러보고는 ‘알아서 잘 하라’는 의미로 쓴 웃음을 지었다. 당신의 능력을 믿는다는 뜻으로 손까지 흔들어 보였다. 사실 나도 일본어를 할 줄 몰라서 제대로 된 도움을 줄 수가 없었다. 그때였다. 호텔 현관문이 열리며 누군가 저벅저벅 걸어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감옥에 가 있던 베델(대한매일신보 설립자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이었다. “다들 왜 이리 시끄럽죠? 무슨 일이 있나요? 어! 오...부인, 저는 베델이라고 합니다. 조선에서 발행하는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데일리뉴스’(KDN)의 편집장이죠. 일본을 비난했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살다가 출소해서 돌아오는 길입니다. 남들이 뭐라든 저는 이 일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죠. 어쩌다보니 내가 누구인지 다 설명이 됐네요. 그런데 지금 무슨 일이 있나요?” “네, 이 지적이고 인내심이 강한 분(일본인 정보요원)께서 제가 오늘 점심 때 무엇을 먹었는지까지도 다 알고 싶어 하셔서요.” 데오도시아는 생각지 않은 서양인 한 명을 또 만나게 돼 너무도 반가웠던 것 같다. 지금까지 있었던 일본인 정보요원과의 에피소드를 차근차근 설명했다. 상황을 이해한 베델이 유창한 일본어로 멋지게 통역을 시작했다. (번역자주: 영국인인 베델은 1888년 아버지와 이모부의 사업을 돕고자 일본으로 건너갔습니다. 고베에서 16년간 살면서 경제적 성공과 실패를 모두 맛봤습니다. 이때 일본어도 배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베델이 사전을 찾아 일본인에게 신지학이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해줬다. 정보요원은 자신의 노트에 표의문자 같이 생긴 언어로 몇 자 적은 뒤 호텔을 떠났다. 그제서야 데오도시아는 자유로워졌다는 듯 호텔 전체를 누비고 다녔다. 저녁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코를 킁킁거리며 거북하리만치 철저히 냄새를 확인했다. 이를 보고 있던 베델이 나에게 물었다. “빌리, 저 고상하신 여자분 좀 이상하지 않아? 딱 보니까 영국인이던데...근데 눈을 봤어?” 다혈질인 이 편집장의 얼굴이 붉어지더니 소년같은 관심으로 눈을 반짝였다. “오 끝내주는데...바로 그거야. 나이든 여자의 얼굴에서 소녀 같은 눈빛이라...일본인들 표현으로는 ‘돌을 품은 꽃잎’이라고 하지.” 우리가 식당에 자리를 잡자 까다로운 영국 여성이 테이블 저 멀리에 앉아 있었다. 베델이 그녀의 얼굴을 보고자 자리를 옮겼다. 우리는 눈빛과 헛기침 등으로 스코트랜드 모자를 쓴 복숭아빛 피부의 여인이 우리를 인식하고 말을 걸어주길 바랬다. 하지만 여행광이자 신지학을 추종하는 그녀는 더 이상 우리와 친해지려고 노력하지 않는 듯 했다. 식당에는 우리 셋밖에 없었고 그녀는 유일한 여성이었다. 마음만 먹으면 우리와 금세 친해질 수 있었지만 그녀는 우리와 계속해서 거리를 유지했다. 형식상의 안부 인사조차도 건네지 않았다. 우리는 그녀와 아무것도 소통할 수 없었다. ‘황제의 옥새’는 7회로 이어집니다. 번역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황제의 옥새5] 그녀의 정체는 영국 출신 신지학자

    [황제의 옥새5] 그녀의 정체는 영국 출신 신지학자

    서울신문은 조선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국인 독립운동가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을 주인공으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발굴했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들 소설은 일제 병합 직전 조선을 배경으로 베델이 조선 독립을 위해 모험에 나서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900년대 초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하는 거의 유일한 해외 소설이어서 사료적 가치도 큽니다. 서울신문은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출간·원제 The cat and the king)에 이어 ‘황제의 옥새’(1914년 출간·원제 The Great Cardinal Seal)를 연재 형태로 소개합니다.‘이름:데오도시아 툴링, 주거지:도싯마운트(웨스트요크셔주 리즈시의 한 지역), 국적:영국’ 새의 깃털을 장식한 스코틀랜드식 모자를 쓰고 낡은 군용 재킷을 입은 여성이 휘갈겨 쓴 고딕체 글자는 꼭 남성이 쓴 것 같았다. 여기에 쓴 글자만으로든 이 여인에 대해 더 이상 알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서명 앞에 ‘미즈’(Ms·남녀평등의 상징적 표현)라고 써 놓은 것만 봐도 일반적인 여성은 아니라는 걸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루이가 꽤나 실망한 듯 보였다. “아...이럴 수가! 내 호텔에 코끼리가 투숙하는 것이 더 낫겠다. 앞으로도 골치 꽤나 아프겠는데...” 그녀의 방에서 짐이 이리 저리 움직였다. 한 30분가량 뭔가 계속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녀는 뜨거운 물을 가져다 달라고 했다. 그러더니 다시 불러서 세면대에 비누가 없다고 항의했다. 이 때 그녀는 루이에게 “이 호텔의 위생 상태가 좋지 않다”고 훈계했다고 한다. 사실 이곳이 깨끗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서울이라는 도시 자체가 ‘위생’과는 담을 쌓은 곳이기도 했다. 자존심 하나는 세계 최고라는 프랑스에서 온 루이가 이 여인에게 괴롭힘을 당해 잔뜩 화가 난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데오도시아는 루이를 세 번째로 불러 목포에 있다는 12개 작은 불상의 소재를 물어봤다. 유럽에서 온 작은 호텔 주인이 그걸 어찌 알겠는가. 사무실로 돌아온 루이는 “이 여자를 시궁창에 던져 버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녀가 아래층으로 내려와 식당으로 들어서려고 할 때였다. 조선의 최고 실력자 이토 히로부미(1841~1909·당시 한국통감부 초대 통감)의 비밀경찰 다음으로 바쁘다는 일본 정보부 요원이 들이닥쳤다. 그는 손에 노트와 연필을 쥐고 이 여인을 막아섰다. 우리는 사무실 문 틈으로 그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실례...합니다. 부인의 이름이...무엇입니까?” 그는 어설픈 일본식 발음의 영어로 물었다. 비음 섞인 소리가 우리에게도 들렸다. “죄송합니다만...이건 제 임무...입니다. 조선에 오면 누구나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죠.” “왜 내가 당신에게 제 이름을 말해야 하죠?” 데오도시아가 차갑게 대답했다. “게다가 나를 ‘부인’으로 부르다니...그렇게 부르지 마세요. 아주 무례한 호칭입니다.” 크게 숨을 들이키는 소리가 들렸다. 바보같아 보이지만 나름 일본식 공손함의 표시였다. 정보부 요원은 재차 “죄송합니다...부인”이라고 말했다. “어휴...알았어요...내 이름은 테오도시아 툴링입니다. 영국인이고요. 서머싯주 도싯마운트라는 곳에서 왔습니다. 할머니 이름은...” “죄송합니다만...철자를 천천히 불러 주시겠습니까?” 일본인 정보요원은 엘리트답게 일말의 동요 없이 비음섞인 영어로 더듬거리며 말했다. “알아듣기 어려우신가 보죠? 매우 드문 이름이라는 건 저도 잘 알아요.” 그녀의 분노가 조금 누구러진 듯 했다. “제 성은 T-o-o-l-i-n-g, 그리고 저희 가문 문양은 그리핀 램판트(독수리의 머리에 사자의 몸을 한 신화 속 동물)고요...”“죄송합니다. 부인, 어디서 오셨다고 했죠?” 일본인이 이 질문을 할때는 루이와 나는 사무실에서 어쩔 줄 몰랐다. 데오도시아가 태연히 ‘아무말 대잔치’로 동문서답을 하며 정보요원을 가지고 놀았기 때문이다. 루이는 웃음을 참다 못해 눈물까지 흘리고 있었다. 일본인은 이 사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한 듯 했다. “저희 가족 전체를 다 말해야 하나요? 아니면 영국 동부 지역으로 한정해서 말씀 드릴까요?” “부인, 어디라고 말씀하셨죠?” 정보요원이 동양에서나 볼 수 있는 초인적 인내심을 보이며 계속 질문했다. “루앙프라방(라오스), 바하왈푸르(파키스탄)에서 왔다고 쓰세요. 통킹(베트남)에도 있었는데...일단 다 쓰실 때까지 기다리죠.” 잠시 침묵이 흘렀다. 키 작은 정보 요원은 당황한 기색도 없이 다시 질문을 시작했다. “당신의 직업은...무엇...입니까?” 그녀 역시 더는 참기가 힘들어진 듯 했다. “아...정말 너무하네...이 호텔 주인이 어디 계시죠?” 데오도시아의 신경질 섞인 목소리에 단호함이 묻어 있었다. 루이가 웃음을 참고 로비로 달려갔다. “주인장, 이 무례한 일본 남자를 여기서 나가라고 해 주세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우아하지만 영국인 특유의 호통치는 분위기가 담겨 있었다. “부인, 죄송하지만 이곳의 법을 따라 질문에 답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 저에게는 당신이 정보요원의 질문에 응하도록 도울 책임이 있습니다.” “그럼 할 수 없죠. 이 사람에게 제 직업이 신지학(신비 체험이나 계시에 의지해 신의 본질을 추구하는 철학 사조) 강사이고 어두운 세상에 순수 이성의 빛을 전파하는 사람이라고 말해 주세요.” 그녀는 마지막 대답이라는 걸 강조하며 말했다. 나는 그의 대답에 뭔가로 한 방 맞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황제의 옥새’는 6회로 이어집니다. 번역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황제의 옥새4] 톤 낮은 영어를 쓰는 미스테리한 여인

    [황제의 옥새4] 톤 낮은 영어를 쓰는 미스테리한 여인

    서울신문은 조선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영국인 독립운동가 어니스트 토머스 베델(1872~1909)을 주인공으로 한 해외소설 두 편을 발굴했습니다. 글쓴이는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로버트 웰스 리치(1879~1942)입니다. 100여년 전 발간된 이들 소설은 일제 병합 직전 조선을 배경으로 베델이 조선 독립을 위해 모험에 나서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1900년대 초 대한제국을 배경으로 하는 거의 유일한 해외 소설이어서 사료적 가치도 큽니다. 서울신문은 ‘황제 납치 프로젝트’(1912년 출간·원제 The cat and the king)에 이어 ‘황제의 옥새’(1914년 출간·원제 The Great Cardinal Seal)를 연재 형태로 소개합니다.나는 그녀의 눈을 유심히 살폈다. 장난기 섞인 유쾌함이 미간을 스쳐 지나갔다. “아! 서울에 사시나 보네요. 척 보니까 알겠어요.” 이 희귀한 도도새는 말을 이어갔다. “그럼 이 도시에서 제일 좋은 호텔을 알려 주세요. 중국 상하이를 떠나기 전 서울 숙소를 알아보는 걸 깜박했거든요.” “그러죠. 부인, 여기선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내가 대답했다. “서대문 정거장 근처에 내 친구 루이가 운영하는 ‘애스터하우스’라는 호텔(현 서대문역 농협중앙회 건물터)이 있어요. 거기가 아니면 일본인이 운영하는 호텔에서 주무셔야 하는데…외국인이 묵기에는 좀 불편하죠. 마침 제가 루이의 호텔로 가는 길인데, 괜찮으시다면…” “네, 좋습니다. 거기서 잘게요.” 그녀는 내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나는 인력거 세 대를 불렀다. 한 대에는 이방인이 들고 온 짐을 실었고 다른 한 대에는 그녀가 탔다. 나는 마지막 인력거에 타고 길을 안내했다. 호텔로 가면서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모험을 상상했다. ‘내가 이 손님을 루이의 호텔에 있는 바에 데려가면 친구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 앞서 1905년에 만난 묘령의 여인(이 소설을 쓴 로버트 웰스 리치가 베델을 주인공으로 한 첫 소설 ‘황제 납치 프로젝트’에 등장하는 러시아 스파이)은 호텔에 도착한 지 3시간도 되지 않아 그 소식이 시내에 모두 퍼져 나갔다. 서울은 이렇게 모든 소문이 빠르게 번지는 곳이었다. 지금 이 중년 여성은 멸망을 눈 앞에 둔 대한제국의 수도로 찾아와 무엇을 하려는 것일까. 분명 그녀는 새로 부임한 선교사는 아니었다. 만약 그랬다면 선교회 본부(현 광화문 동화면세점 감리교 본부 빌딩)부터 찾아갔을 테니까. 그런데 관광객도 아니었다. 서울은 외국인들이 뭔가를 구경하러 오는 도시가 아니다. 설사 이곳에 오더라도 가이드 역할을 하는 일본인 요리사를 따라 10명 안팎이 함께 다닐 뿐 혼자 다니지는 않는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이 도시를 찾아 온 신비한 여성은 도시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젊음의 흔적이 사라진 얼굴을 화장으로 메웠지만 눈에서만큼은 청년의 에너지가 뿜어져 나왔다. 생각해보니 저다지도 깊고 인상적인 눈을 한 번 본 적이 있기는 하다. 1905년 가을 어느 날에 말이다. (번역자주:소설 ‘황제 납치 프로젝트’에서 을사늑약 체결 직전 러시아 여성 스파이가 조선을 구하려고 나섰던 에피소드가 일어난 때를 뜻합니다.) 고급스럽게 다듬어진 보석에서 아름다운 빛을 발산하듯 이 여인의 눈동자도 그랬다. 새의 깃털을 단 스코트랜드식 모자를 쓰고 낡은 쟈켓과 예스런 주름치마를 입고 있었다. 젊음의 매력은 사라졌지만 그녀의 얼굴에서는 자수정 같은 광채가 빛나고 있었다. 호텔로 들어서자 익살맞은 프랑스인 주인 루이(Looie·이 시기 호텔을 운영한 프랑스인 L.Martin의 실제 이름으로 추정)가 우리를 안내했다. 루이는 그녀에게 투숙 등록부를 작성하게 도우며 나를 힐끗 쳐다봤다. 미지의 여인을 데려 온 것에 대한 신기함과 눈에 확 띄는 벽안의 여인을 이리로 데려와 일본 경찰의 감시를 자초한 것에 대한 힐난이 함께 담겨 있었다. 그녀가 둔탁한 영어로 숙박비 협상을 시작했다. 이 호텔에 얼마나 묵을지 정하지 않았다며 장기투숙 여부는 여기서 편안한 서비스를 얼마나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저는 세계여행을 많이 해 본 사람입니다. 이 호텔이 값어치를 하는 곳인지 아닌지는 하루만 있어봐도 알 수 있죠.” 이 영국인은 등록부에 자신의 신상명세를 기록하며 여성 특유의 날카로운 어조로 말했다. 루이는 그녀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설득하며 객실로 안내했다. 사장이 직접 투숙객을 데려가자 조선인 벨보이들이 당황하며 여인을 뒤따랐다. 루이가 카운터로 돌아오자마자 등록부부터 열어봤다. 그녀가 뭐라고 썼는지 너무도 궁금했다. ‘황제의 옥새’는 5회로 이어집니다. 번역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트럼프, 5월1일 전에도 경제 활동 재개....주지사, ‘왕(王)은 없다’며 정면충돌

    트럼프, 5월1일 전에도 경제 활동 재개....주지사, ‘왕(王)은 없다’며 정면충돌

    ‘왕(王)은 없다 VS 반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뉴욕주 등 주지사들이 14일(현지시간) ‘경제 재개 권한’을 두고 정면충돌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활동을 재개할 전면적 권한’ 발언에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 등이 ‘우리에겐 왕(King)은 없다’고 날 선 비판을 가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독립을 꿈꾸고 있다’며 ‘반란’이라고 맞받았다. 또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일부 지역에서는 5월1일 이전에도 경제 활동 재개가 가능할 것”이라며 코로나19의 가이드라인 조기 해제 강행 의지를 재천명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과 주지사들의 충돌로 코로나19 대응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쿠오모 주지사는 이날 NBC에 “우리에겐 대통령이 있지, 왕은 없다”며 “(미국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은 대통령이었지, 왕은 아니었다. 대통령에게 전면적 권한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뉴욕 주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대통령의 행정명령)은 거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드 러몬트 코네티컷 주지사도 CNN에 “(트럼프 대통령의) 언어적 수류탄이 현재 진행 중인 많은 좋은 일들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공화당의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도 “그런(경제 활동 중지) 결정을 내린 주지사들이 최종적인 결정권을 가진다고 생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인 리즈 체니 공화당 하원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연방정부는 절대 권력을 갖고 있지 않다”며 ‘연방정부 권한으로 명시되지 않은 권한은 주 정부에 있다’는 수정헌법 10조를 올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지금 그(쿠오모)는 독립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그것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쿠오모 주지사의 발언을 ‘반란’으로 해석하며 반격에 나섰다. 이어 그는 “모든 민주당 주지사들에게 ‘바운티호의 반란’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라고 전해라”고 덧붙였다. ‘바운티호의 반란’은 1789년 영국 군함 바운티호에서 일어난 반란 사건을 다룬 영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만간 경제 활동 재개 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그는 “5월1일 이전에도 일부 지역은 경제 재개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강경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활동 재개를 각 주의 상황에 따라 순차적·점진적으로 진행할 것임도 시사했다. 하지만 논란이 됐던 경제 활동 개시 결정 권한에 대해서는 “각 주지사에게 이임한다”며 한 발 물러섰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달의 운석구덩이를 전파망원경으로…NASA, 획기적 프로젝트 발표

    달의 운석구덩이를 전파망원경으로…NASA, 획기적 프로젝트 발표

    달의 운석구덩이인 크레이터를 거대한 전파망원경으로 변신시키는 획기적인 프로젝트를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최근 발표했다. NASA에 따르면, 원형 크레이터 안에 전파망원경을 설치함으로써 지구에서는 탐지할 수 없는 주파수를 파악할 수 있다. 달은 지구와 가까운 거리에서 공전하므로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일치하는 조석고정(tidal locking) 현상이 발생해 지구를 향해 항상 같은 면을 향하므로, 전파망원경은 달의 뒷면에 있는 크레이터에 설치할 계획이다. 현재 달 크레이터 전파망원경(LCRT·Lunar Crater Radio Telescope)으로 불리는 이 관측기기의 크기는 지구에 있는 가장 큰 전파망원경의 두 배가 될 전망이다.설치 순서로는 공개된 첫 번째 이미지에서처럼 지름 3~5㎞의 크레이터 안에 달탐사로버를 이용해 와이어를 당겨 그 중심부에 지름 1㎞의 튼튼한 그물망을 만든다. 그 그물코에 매달아 내리는 형태로 수신기가 설치된다. 시스템의 가동은 수신기가 모두 자동으로 시행하므로 전파 관측과 기록에 수작업은 일절 필요 없다. 또 LCRT가 실현되면 태양계 최대의 구경을 가지는 전파망원경이 된다.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큰 전파망원경은 중국 구이저우성 첸난주 핑탕현 산림지대에 설치된 지름 500m의 ‘구형 전파망원경 톈옌’(FAST)이다. 그전까지는 푸에르토리코에 있는 지름 305m의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이 최대였다. FAST는 이미 우주의 깊은 곳에서 나오는 수수께끼 같은 ‘빠른 전파 폭발’(FRB·Fast Radio Burst)을 파악해 그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그런데 LCRT는 그보다 더 많은 전파 현상을 파악할 수 있다고 NASA 연구팀은 보고 있다. 왜냐하면 현재 지구의 저궤도대에는 인공위성의 수가 크게 늘어 우주에서 오는 전파를 포착하기가 어려워졌다. 또 지구를 둘러싼 전리층이나 다양한 전파 노이즈에 의해 지상의 전파망원경 성능이 떨어져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LCRT에는 이런 장애가 없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의 로보틱스 기술자 셉타르시 반디요파디예 박사는 “LCRT는 10~50m 파장 대역(6~30㎒ 주파수 대역)으로 초기 시대의 우주를 관측하므로, 천문학에 있어서의 미지의 대발견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획은 아직 준비 단계에 있어 어떤 크레이터를 LCRT에 사용할지는 결정하지 않았지만, 실현되면 우주 탄생의 비밀도 밝혀질지도 모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성주재단, 차세대 여성 리더 위한 온라인 MBA 프로그램 모집

     성주재단이 차세대 여성 리더를 위한 온라인 MBA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  성주재단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사회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2009년 설립한 비영리 여성복지재단으로 글로벌 여성 지도자 실무 교육, 국내 및 해외 여성 네트워크, 소외계층 지원, 문화예술 후원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성주재단의 글로벌 여성 리더 양성 프로젝트 일환으로 진행되는 ‘2020 Business Microlearning by GLOBIS Univ, MBA’ 프로그램은 재무, 회계, 마케팅과 같은 전문적인 비즈니스 과정의 습득과 글로벌 무대에서 통용되는 혁신과 가치를 창출하는데 필요한 비즈니스 마인드, 윤리의식, 철학을 함께 제공한다.  일본 최고의 MBA 과정으로 손꼽히는 Globis Univ. MBA 과정(Critical Thinking and Analytical Skills / Marketing and Strategy / Organizational Behavior and HRM / Accounting and Finance / Technovate Thinking 등)의 온라인 코스를 수강할 수 있다. 신청 마감은 10일까지며, 세부 사항은 성주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성주재단은 2010년부터 해마다 ‘GWL’(Global Women Leadership)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여성의 사회 진출 및 리더십 함양에 집중해왔다. 국내에서 진행해 온 다양한 리더십 프로그램 경험을 바탕으로 실무 현장에서 필요한 지식을 축적해 온 성주재단은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사회 변화와 기업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며 한국 여성 인재의 글로벌 진출에 노력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경남도, 코로나19 검사자와 검사대상자 분리된 ‘워킹스루’ 운영

    경남도, 코로나19 검사자와 검사대상자 분리된 ‘워킹스루’ 운영

    경남도는 코로나19 검사를 안전하게 하기 위한 검사시설인 워킹스루(walking through)를 마산보건소에서 시범운영 한다고 2일 밝혔다.워킹스루 검사시스템은 부산시 남구보건소가 고안해 별도 제작업체에 발주해 만든 이동형으로 된 음압채취 검사 부스다. 제작가격은 1000여만원이다. 공중전화 부스와 비슷한 형태의 공간에 검체 채취 대상자가 들어가고, 검사자는 바깥에서 의료용 장갑을 낀 손만 부스 안으로 넣어 환자 검체를 채취하는 방식이다. 검사 대상자와 검사자 공간이 분리돼 접촉을 최소한으로 하게 돼 감염으로부터 안전한다. 또 검사자가 착용하기 불편한 개인보호복을 입지 않고도 검사를 할 수 있어 빠르게 검체 채취를 할수 있는 장점도 있다. 지난달 30일 부터 마산보건소에서 1개팀 3명이 시범운용을 하고 있다. 도는 워킹스루 검사의 편리함과 신속성이 확보되면 운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마산보건소에서는 음압부스와 음압텐트, 드라이브스루 등을 운영해 검사를 하고 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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