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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ook Review] ‘동성애 문화’ 탄압과 금기의 발자취

    성적 소수자인 동성애자는 우리 사회에서도 아주 예민한 주제다.“이런 동물 같은 것들!”이라는 극도의 혐오론에서부터 “그것도 취향 아니겠어….”라는 관념적 용인론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최근에는 본격 동성애 영화가 상영되는가 하면 동성애적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는 ‘왕의 남자’가 한국영화 흥행 1위를 기록할 정도로 ‘동성애 문화’가 우리 주변에 넘쳐난다. 하지만 이만큼이라도 올 때까지 얼마나 많은 탄압과 금기가 있었던 것일까. ‘동성애의 역사’(플로랑스 타마뉴 지음, 이상빈 옮김, 이마고 펴냄)는 인류 역사와 함께 해온 동성애의 ‘어제와 오늘’을 조명한 책이다. 유럽 동성애 연구로 파리정치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프랑스 릴대학 플로랑스 타마뉴 교수는 이 책에서 14세기부터 20세기말에 이르기까지 동성애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특히 문학과 예술작품 속에 등장하는 동성애를 통해 그 탄압과 금기의 역사를 밝혀 준다. 저자에 따르면 동성애의 역사는 침묵과 비난, 금기, 왜곡의 기록들로 점철돼 왔다.‘은폐’와 ‘함구’는 동성애를 지배해온 낱말이었다. 저자는 소돔과 고모라의 공포가 횡행하던 중세부터 현대의 동성애 문화담론까지, 역사적으로 동성애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각 시대의 동성애자들의 초상과 그들의 예술적 상징물들을 통해 되짚는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커밍아웃’ 고백이나 종교적 훈시이거나 정치적 견해를 담았던 과거의 동성애 관련서적과는 다르다. 예술작품에서 동성애가 어떻게 표현돼 왔는지 통시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재현의 역사’인 셈이다. 동성애 역사 연구의 권위자인 저자는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그림과 사진, 출판물, 영화 등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감추어졌던 동성애 ‘표현’의 역사를 추적했다. 오스카 와일드, 버지니아 울프, 바이런, 마르셀 프루스트(문인), 앤디 워홀, 프랜시스 베이컨, 데이비드 호크니(화가), 파솔리니, 알모도바르, 데릭 저먼(영화감독) 등 서양예술사의 수많은 인물들이 때로는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한 고통스러운 고백으로, 때로운 억압에 대한 격렬한 저항으로 어떻게 자신의 작품들을 창조해 갔는지 잘 보여 주고 있다. 동성애자들을 ‘자연에 반한 범죄자’로 규정한 중세시대에도 예술의 영역에서 동성애적 욕망은 은유적으로 표현되곤 했다. 도나텔로의 ‘다비드’상은 아찔할 정도로 동성애적 관능미를 보여줬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세례자 요한’에서 남성과 여성의 경계를 허문 중성적 아름다움을 그렸다. 19세기 중반부터는 동성애에 대한 의학적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동성애자가 성도착 환자로 진단받았다. 그러나 예술분야에서 동성애는 크게 유행했다. 아방가르드, 데카당스와 상징주의 예술가들은 다른 것에 대한 이끌림, 기괴한 것에 대한 취향 등의 의도 때문에 동성애에 매혹됐다. 동성애 예술이 크게 유행했지만 제도권과 사회일반의 적대감 또한 팽배했다. 특히 나치는 홀로코스트 당시 수용소에서 동성애자를 유대인보다 낮게 분류해 모두 처형했다. 1960년대 히피문화의 등장으로 동성애자들은 사회의 소수집단으로 자신을 스스로 규정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엘튼 존, 조지 마이클, 보이 조지 등 팝스타들이 잇따라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혔다. 오랫동안 ‘천형’으로 인식된 동성애를 다양하고 희귀한 비주얼 자료로 읽는 맛도 만만치 않다.264쪽.1만 30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Book Review] 엄격한 통로로 ‘대중의 지혜’ 구하라

    바야흐로 대선 국면이다. 언론매체마다 정기적으로 유력 대선후보들의 지지도를 조사해 발표하고 있다. 어떤 후보가 지난달에 비해 몇%포인트 올랐다느니, 부동층은 또 얼마나 늘었다느니 하는 여론조사 결과는 앞으로도 11개월 남짓 국민들의 눈과 귀를 붙잡을 것이 분명하다. 선거 여론조사는 ‘여론조사의 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여론조사 결과를 수긍하는 것은 아니다.   혹시 조작되거나 방법상 오류가 있는 것은 아닐까, 내가 참여하지 않은 여론조사 결과를 과연 대중의 뜻으로 받아들여야 하나,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지지하지 않는 후보보다 열세로 나타난 결과를 믿을 수 있을까 하는 끊임없는 의문 속에서 지금 이 시간에도 세계 어느 곳에서는 여론조사가 실시되고 있다. 선거, 마케팅, 정책입안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이유로 실시되고 있는 여론조사가 왜 필요하고, 중요한지, 또 과연 여론조사는 믿을 만한 것인지 등을 명쾌하게 짚어주는 해설서가 나왔다. 세계적 여론조사기관인 미국 갤럽의 편집장 프랭크 뉴포트가 쓴 ‘여론조사-대중의 지혜를 읽는 핵심 키워드’(정기남 옮김, 안부근 감수, 휴먼비즈니스 펴냄)가 그것이다. 근대 이전 농경사회에서 여론조사는 필요가 없었다. 언제든 얼굴을 맞대며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사회구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가 다변화하면서 여론조사는 최상의 의사소통 방법으로 떠올랐다. 직접민주주의를 할 수 없게 되면서 선거에서도 여론조사는 중요한 예측 수단이 됐다. ‘여론조사의 아버지’로 불리는 조지 갤럽은 겨우 수천명의 표본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1936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의 재선을 정확히 예측해냈다. 반면 구독 명부와 전화번호부 등에 기재된 1000만명에게 용지를 보내 여론조사를 실시한 유력 잡지사는 상대 후보였던 알프레드 랜던의 승리를 예측했으나 실패로 끝났고, 얼마 후 이 잡지는 폐간됐다. 이 ‘사건’은 과학적 표본추출 방법을 바탕으로 한 여론조사의 중요성을 각인시켜 준 계기가 됐다. 이른바 ‘무작위 표본추출’의 ‘무작위(random)’는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아무렇게나’ 뽑은 것이 아니라 ‘엄격한’ 과정을 통한 선택이라는 게 뉴포트의 설명이다. 여론조사의 신뢰도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기 위해 뉴포트는 두 장을 할애해 설명하고 있다. 여론조사의 중요성에 대한 저자의 철학은 확고하다.“일반인들이 공유하는 지식에서 위대한 식견을 발견할 수 있다.”는 기본 전제에서 출발,“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는 시민들의 통합된 경험에서 지혜를 얻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상호작용하고 결합돼야 적합한 의사결정을 해낼 수 있는데 그런 지혜를 모으는 방법이 여론조사라는 것이다. 이른바 ‘민심은 천심’이라는 말과 같은 맥락이다.저자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아무리 강력한 파워를 갖고 있는 지도자라 해도 모든 일에 관여할 수는 없기 때문에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얼마나 자세하게 시민들의 의견을 묻느냐가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책에는 지도자들이 시민들의 ‘지혜’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까닭도 자세히 적혀 있다. 모두 11장으로 이뤄진 책에서 저자는 ‘여론조작’의 가능성도 경계하고 있다. 열번째 장에서 저자는 언론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지만 본질적으로 다른 측면을 강조해 보도하는 사례를 제시한 뒤 “매체는 여론조사를 면밀하고 신중하게 평가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384쪽.2만 5000원.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OUR STORY] 방학 걷이 도서관 나들이

    [OUR STORY] 방학 걷이 도서관 나들이

    방학 때면 부모들은 아이들을 위해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찾아 헤맨다. 초등학생들의 긴 겨울방학도 2주가 채 남지 않은 요즘, 남은 방학기간을 더욱 알차게 보내기 위해 어린이 도서관을 찾아보면 어떨까. 도서관 하면 당연히 책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요즘 어린이도서관에는 책만 있는 게 아니다. 독서 외에도 도서관별로 다양한 특별프로그램들을 마련해 놓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시립 어린이도서관이 유일했지만, 이젠 동네마다 어린이도서관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규모는 작아도, 동네 가까이에서 독서와 학습공간, 그리고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 책장 넘기는 소리만 들리는 엄숙한 대형도서관과는 달리, 이웃집 사랑방 같은 ‘작은 도서관’들을 소개한다. 서울 성동구 행당동의 ‘책읽는 엄마 책읽는 아이 도서관’은 아이들의 작은 도서관이며 놀이터이자, 엄마들의 이야기방인 곳. 엄마와 함께하는 겨울방학 도서관 여행의 출발지다. 글 사진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아이들과 문화가 있는 곳 ‘책읽는 엄마 책읽는 아이 도서관(www.littlelibro.org)’의 모든 프로그램 중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이야기방’. 책읽기를 위한 기본 능력인 ‘리터러시(literacy)’, 즉 읽고 쓰고 듣고 이해하는 능력을 높이기 위한 학습과정 중 아이들이 가장 행복해하는 시간이다. “아이들에게 참새방앗간과 같은 곳이에요. 요즘 같은 방학 때는 거의 매일 이곳을 찾아요. 집에서 읽어주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어요. 읽을 것도 많고 읽는 양도 많아요. 읽기, 쓰기 등의 진도도 빠르고요.” 주부 장호정(39)씨가 이곳을 자주 찾는 이유다. 장씨는 또 “초등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다양해요. 집에서 해주기 힘든 놀이들도 할 수 있고요. 도서관뿐 아니라 놀이터도 되는 셈이죠.”라며 자랑이 대단하다. 엄마가 책을 읽어주는 것이 왜 아이에게 좋을까. 김소희(40) 관장은 “일생동안 책에 대한 기억이 글자나 스토리가 아닌 운율로 남게 됩니다. 또 책을 엄마처럼 따뜻하게 느끼기도 하는 등 정서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죠. 이런 분위기에서 성장하며 자연스레 말하고 쓰는 학습을 하게 되는 겁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6∼7세만 되면 애들 스스로 읽기를 강요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 나이에도 엄마가 읽어주는 것이 좋아요.”라고 당부했다. 아이들의 독서량을 늘리기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은 ‘책읽는 통장’. 읽은 책의 내용 중 재미 있었던 부분을 일기처럼 기록할 수 있게 했다. 이곳에 올 때마다 ‘알-올챙이-뒷다리-앞다리-개구리’ 순서로 도장을 찍어주기도 한다. 개구리 5마리를 모으면 도서교환권을 선물로 준다.(02)2297-5935 # 크고 작은 공동체를 경험하는 자리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다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이웃이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뜻일 게다. 어린이도서관에는 늘 엄마들이 있다. 도서관이 이웃이 되고, 친근해질수록 엄마들은 자꾸 서로를 ‘도와주려’ 한다. 자체 모임도 늘어난다. 그런 엄마들이 마련한 프로그램 중의 하나가 ‘뚱딴지’. “우리 고유의 전통인 ‘품앗이’로 하는 일종의 ‘방과 후 교실’입니다.‘놀토’가 생기면서 엄마 혼자 토요일마다 아이와 이벤트를 벌이는 것이 쉽지 않죠. 방학 때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엄마들이 아이들의 현장학습을 함께 하기로 한 거죠.” 장호정씨의 설명이다. 엄마들이 번갈아가며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길라잡이가 되어주겠다는 것. 처음엔 엄마와 아이들만의 일이었지만, 요즘엔 아빠들의 참석률도 높아졌다. # 아이와 함께 엄마도 성장한다 엄마들간 소모임이 자연스레 활성화되기도 한다.‘크레파스’는 이 도서관에서 가장 오래된 엄마들 모임. 셋맘(아이 셋 둔 엄마)이 많은 이 모임 회원들이 ‘영상 그림책’을 만들기로 했다. 엄마와 아이들이 가장 마음에 들었던 그림책을 고른 다음, 대본으로 각색해 동영상으로 제작하는 것. ‘크레파스’회원 엄마들은 아이들이 도서관을 ‘전쟁터’처럼 만들어가는 상황 속에서도 아이들에게 읽어주었던 책들 중에서 특별한 두 권을 고르고, 내용을 각색했다. 배역도 나누었다. 스튜디오 가는 날. 엄마들은 머리에 헤드폰을 쓴 채 녹음실에 들어가,‘성우’가 됐다.‘감독’을 맡은 엄마들은 화면을 재구성해 동영상으로 만들고, 배경음악도 넣었다. 드디어 ‘크레파스’회원들이 만든 영상그림책이 도서관과 지역 이웃들이 어울리는 문화행사 ‘나랑 같이 놀자’에서 상영됐다. 한 컷 한 컷 바뀌는 장면들 속에 난장판 같았던 도서관의 모습들이 그대로 들어 있었다. 회원 중 한 명인 정수정(38)씨는 “눈시울이 붉어지더군요. 산만하고 버거운 시간 속에서 해냈다는 생각이 들어 회원 모두가 콧날이 시큰해지는 것 같았어요.” ‘크레파스’ 엄마들이 만든 작품이 벌써 7편.‘손 큰 할머니 만두 만들기’,‘여우누이’ 등 해를 더할수록 작품은 정교해졌다. 김 관장의 말이다.“엄마에게도 꿈이 필요합니다. 주저앉은 엄마들에게 아이를 통해 만난 그림책이 새 날개가 되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김소희 ‘책읽는 엄마 책읽는 아이 도서관’ 관장 “도서관은 단순한 하루의 이벤트가 아닌 생활 속의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도서관은 학교와 집을 오가는 사이의 ‘길거리’에 있어야겠죠. 스스로 찾아올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어린이 도서관은 ‘작고 낮게, 그리고 느리게’ 만들어져야 합니다.” ‘책읽는 엄마 책읽는 아이 도서관’ 김소희(40) 관장의 ‘작은 도서관 ’론이다. 열린우리당 임종석 의원의 부인.10년 정도 기자생활을 하는 등 직장생활을 하다, 돌연 동화책을 만들겠다며 2001년 4월 성동구 행당동에 어린이 도서관을 설립했다. “아이들은 작습니다. 그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의 규모는 작아도 좋겠습니다. 대신 가까운 곳에 있어야 합니다. 아이들 혼자 힘으로도 찾아갈 수 있는 거리, 엄마에게도 큰 맘 먹고 하루를 고스란히 바치는 이벤트가 되지 않을 만큼의 거리에 있어야 합니다. 시내나 외곽 등의 특정한 곳에 커다란 도서관을 짓는다면, 아이들은 혼자 힘으로 찾아가지 못하겠지요. 또 애들을 안거나 업어야 하는 엄마들에겐 움직이는 것 자체가 전쟁입니다. 그런 엄마나 아이들에게 도서관 가는 것은 ‘생활’이 아닌 ‘일’일 겁니다.” 그가 어린이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선택한 곳은 성동구 행당동의 주택가. 한때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였던 곳이다. 요즘은 재개발이다 뭐다 해서 외형적으로는 제법 화려해졌지만, 문화적으로는 여전히 부실하다. “19세기의 도서관은 개인교습을 받을 수 없거나, 개인서재가 없는 사람들을 위한 학교역할을 담당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학교와 마찬가지로 지위상승을 위해 이용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약한 사람에게 더욱 문턱이 높다는 것도 비슷하고요. 가난할수록 현실에 밀접해지고 도서관과는 멀어지게 되죠. 따라서 아이들이나 사회적 약자들이 스스로 찾아올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채,‘거리’에 있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반드시 규모가 클 필요도 없고요.” ■ 서울지역 여기가 좋아요 ●은평구 대조동 꿈나무 도서실 파출소로 사용됐던 주택가 2층짜리 빈 건물을 개조해 문을 열었다.1층은 주로 유아를 위한 공간,2층은 초등학생들에게 맞는 공간으로 꾸몄다. 책 수집, 정리 등 도서실 운영을 주민들이 직접 담당하고 있다. 방학 때는 책읽기 프로그램과 책읽어주는 엄마 프로그램을 진행해, 아이들이 보다 알찬 방학을 보낼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놀토’에는 영화상영을 하기도 한다. 지하철 6호선 구산역 2번출구에서 대조초등학교 방향 도보 10분. 오전 9시∼오후 7시. 토·일요일과 공휴일 휴관.(02)382-3959. ●노원 어린이도서관(www.nowonilib.seoul.kr) 노원구청이 설립하고, 서울여자대학교가 위탁 운영하는 21세기 디지털 어린이 전용 도서관. 지하 1층은 DVD,E-Book 열람 등을 할 수 있는 디지털자료실,1층은 유아열람실과 전시실,2층은 아동 도서실로 꾸며졌다. 지하철 4호선 상계역 4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오전 9시∼오후 6시(주말엔 5시). 매주 화요일 정기휴관.(02)933-7145. ●서초 어린이도서관(www.seocholib.co.kr) 영·유아와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찾기 좋은 곳.2만 3000여권의 장서 대부분 아이들이 물거나 빨아도 별 탈이 없는 것들이다. 책을 읽다 잠든 아이들을 위해 수면실도 마련해 놓았다. 외국인 선교사가 영어동화를 들려주는 ‘영어동화 스토리텔링’은 월 1만원, 동화 그림 그리기, 독후감 쓰기 등 ‘어린이 독서교실’은 월 2만원의 수강료를 받는다. 매달 초 수강신청을 받는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 3번 출구에서 우성1차 아파트 방향 도보 10분. 오전 10시∼오후 6시(일요일은 오후 4시). 매주 월요일, 공휴일은 휴관.(02)3471-1337. ●이진아 기념 도서관(www.sdmljalib.or.kr) 취학 전 유아 대상 프로그램이 돋보이는 곳. 여성의류업체 ‘현진어패럴’의 이상철 대표가 지난 2003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딸 이진아씨를 기리기 위해 서울시에 50억원을 기부해 지어졌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 유아부터 입학 전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모자열람실´과 영어동화 읽기와 어린이 논술 등 문화강좌가 진행되는 ‘문화창작실’ 등이 갖춰져 있다. 무료 영화도 상영된다.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4번 출구에서 영천사 방향 도보 10분. 오전 9시∼오후 6시(주말엔 오후 5시). 월요일은 휴관.(02)360-8600. ●서울시립 어린이도서관(www.childrenlib.or.kr) 2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전국 최대 어린이 도서관.20여만권의 책과 1만 4000여점의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분야별·수준별로 책들을 구분해 놓은 본관과 ‘문화교실’,‘이야기실’ 등이 마련된 별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도우미 선생님이 좋은 책과 독서방법을 추천해주는 ‘독서상담실’, 가족영화 무료 상영회 등의 프로그램도 마련해 놓았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1번 출구에서 사직공원 방향 도보 10분. 오전 9시∼오후 6시(주말엔 오후 5시). 매달 첫째·셋째 월요일은 휴관.(02)722-1379. ●구로 꿈나무도서관 3만여권의 책과 다양한 멀티미디어 자료를 갖춘 복합 도서관. 일반 ‘도서관’기능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3500여점의 장난감을 무료로 빌려주는 ‘꿈나무 장난감 나라’다. 연회비 1만원만 내면 서울시민 누구나 마음에 드는 장난감을 마음껏 빌릴 수 있다.1주일에 한 점씩만 가능하다.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 6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오전 9시∼오후 6시(동절기 오후 5시). 주말엔 오후 5시까지만 연다. 화요일은 휴관.(02)860-2383. ●가양 인표 어린이도서관(www.inpyolib.or.kr) 개인별 독서지도 프로그램이 특징이다. 이 프로그램에 등록한 어린이들은 책을 읽은 다음, 사서와 함께 줄거리나 느낌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도서관은 이 내용을 개인별 독서카드에 기재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취학 전 어린이들과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로 구성되는 독서동아리도 있다. 지하철 2호선 당산역 1번 출구에서 125번 버스 타고 가양7단지 하차. 오전 9시∼오후 6시. 일요일은 휴관.(02)2668-9814. ■ 경기지역 이곳으로 오세요 # 인천 맑은샘 어린이도서관(www.childlib.pe.kr) 1층은 책을 읽는 공간, 지하 1층과 2층은 문화체험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도자기 교실’,‘동시 따먹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열리는 지하 1층과 2층이 사실상 이 도서관의 중심이다. 지하철 1호선 백운북부역 출구에서 567번 버스 타고 영아다방 사거리 하차. 오전 11시∼오후 5시. 일요일 휴관.(032)507-1933. # 일산 웃는 책 도서관(www.gigglingbook.net) 그림책 마주이야기(7세 이하), 그림책 창작여행(1·2학년), 동화 깊이 읽기(3·4학년), 꼬마작가(5·6학년) 등 연령별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각각의 과정이 끝난 다음, 개인 문집도 발간한다. 지하철 3호선 대화역 장성중학교 방향 출구에서 성저공원 방향 도보 20분. 정오∼오후 7시.‘놀토’에는 오전 10시∼오후 6시. 토·일요일 휴관.(031)914-9279. # 부천 동화기차 어린이도서관(children.bcf.or.kr) 기차 모양의 서가로 유명한 곳. 기차 안에서 아이들끼리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엄마가 자녀에게 책을 읽어줄 수도 있다. 보라색 망토를 걸친 마녀와 아이들이 함께 독후활동을 하는 ‘마녀가 들려주는 그림책 이야기’는 매주 화요일 오후 열린다. 지하철 1호선 송내역 1번 출구에서 도보 15분. 오전 9시∼오후 6시. 월요일 휴관.(032)320-6366. # 광명 청개구리도서실(www.froglib.or.kr) 매주 수요일 오후 3시에 열리는 ‘책 읽어주는 도서실’이 눈에 띄는 프로그램. ‘독서 릴레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프로그램은 광명시 명사들이 참석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하철 7호선 철산역 2번 출구에서 도보 5분. 오전 10시∼오후 6시(주말엔 오후 5시). 월요일 휴관.(02)2619-6148. # 부천 도란도란 어린이도서관(www.gogang.or.kr) 부천시립도서관의 분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요일별, 학년별로 진행되는 독서활동 모임이 자랑. 방학동안 책을 가장 많이 읽은 아이를 골라 상을 주는 ‘독서왕 선발대회’ 등의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지하철 1호선 부천북부역 출구에서 8번 버스 타고 새보미아파트 하차. 오전 9시∼오후 6시(토요일은 오후 1시). 일요일 휴관.(032)677-9090. # 인천 청개구리 어린이도서관(frogkid.org) 가족 모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계절에 따라 다양한 특별 프로그램들이 마련되기도 한다. 지하철 1호선 백운역 3번 출구에서 553번 마을버스를 타고 유진슈퍼 앞 하차. 오전 10시∼오후 4시(일요일 오후 2시). 월요일 휴관.(032)521-2040. # 도토리 미디어 사랑방(dotori.co.tv) 일산의 ‘웃는 책 어린이도서관‘ 지하에 있는 미디어 전문 도서관.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 대상의 ‘웹 배낭여행’, 고학년 어린이들을 위한 ‘이미지 요리사’ 등의 프로그램이 열린다. 엄마들을 위해 ‘우리 동네 뉴스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도 마련해 놓았다. 정오∼7시(토요일은 5시). 일요일 휴관.(031)914-1394. # 수원시 어린이도서관 3인방 슬기샘·바른샘·지혜샘 각각 지상 3층 규모의 도서관 내부에 저마다 특화 분야로 내세우고 있는 천문우주, 멀티미디어, 환경에너지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최첨단 체험관이 마련돼 있다. 모두 오전 9시∼오후 6시. 월요일 휴관. 슬기샘(skid.suwonlib.go.kr) 지하철 1호선 화서역 1번 출구에서 92번 버스 경기도체육회관 하차.(031)228-4794. 바른샘(jkid.suwonlib.go.kr) 지하철 1호선 수원역에서 7번 버스 수원순복음교회 하차.(031)228-4764. 지혜샘(bkid.suwonlib.go.kr) 지하철 1호선 수원역에서 2-1번 버스 산남중학교 하차.(031)228-4764.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전시회·관광도 있어요 # 와!사이언스 과학마을체험전 과학의 원리를 실험을 통해 익히는 체험형 전시회.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다. 빛소리마을 등 5개관으로 구성된 전시실에서 실험과 놀이를 통해 과학의 원리를 익힌 다음, 콘서트 장으로 이동해 로켓 발사, 수면 위의 불꽃쇼 등 과학쇼를 감상하며 종합적인 과학학습을 할 수 있는 학습형 전시회다. 다음달 20일까지. 어린이 1만 5000원, 어른 1만 2000원.(02)784-6652. # 만지고 쌓고 배우는 올록블록 놀이터 ‘블록의 모든 것’이라 할 만한 전시회.2500만여개의 블록이 만들어 내는 환상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끼워서 만드는 블록은 물론, 물로 붙이고 자석으로 연결하는 블록 등 모든 종류의 블록들을 모았다. 가장 인기를 끄는 곳은 ‘블록 놀이터’.10종류의 다양한 블록들로 관람객들이 직접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체험공간이다. 오후 1∼4시에는 ‘레고 높이쌓기’ 등 ‘블록놀이터 올림픽’ 행사도 열린다. ‘블록으로 만든 성(城)’,‘레고기차마을’ 등 볼거리도 많다.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다음달 25일까지 열린다.(02)780-7856. # 서울 4대문안 도보관광 서울시는 학생들이 뜻깊은 방학기간을 보낼 수 있도록 ‘겨울방학맞이 가족·친구와 함께하는 4대문안 도보관광’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궁궐, 문화재 등을 전문 해설가의 설명과 함께 돌아볼 수 있다. 관광 희망일 3일전까지 ‘dobo.visitseoul.net’에 신청하면 된다. 오전 10시, 오후 2시 등 하루 2회. 궁궐 등 입장료만 본인부담.(02)2171-5452.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Book Review] 페미니즘과 ‘거대한 제국’ 美 대해부

    이미 ‘과거사’가 되어버렸지만 20세기는 격변의 시대였다. 산업혁명 등으로 이런 격변의 배경을 충분하게 설명해낼 수 있을까. ‘20세기 박물관’ 시리즈는 이런 의문에서 탄생했다. 프랑스의 라루스 출판사가 기획한 이 책은 거시적 관점으로 20세기를 정리하면서 21세기를 전망한다. 공산주의와 전쟁에 관한 시리즈 두권이 이미 발간된 데 이어 100년간의 페미니즘 역사와 세계제국 미국의 20세기를 분석한 두권이 마저 번역돼 나왔다. ‘저속과 과속의 부조화, 페미니즘’(사빈 보지오 발리시·미셸 장카리니 푸르넬 지음, 유재명 옮김, 부키 펴냄)과 ‘최초의 세계제국, 미국’(피에르 제르베 지음, 소민영 옮김)이다. ●여성도 남성과 동등하다 ‘…페미니즘’은 딸로, 아내로, 어머니로만 존재하던 ‘보이지 않는 인간’ 여성이 역사의 전면에 등장하는 과정을 주요사건과 중요인물을 통해 제시한다. 여성들이 한 인간으로서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는지, 또 그것이 결국 우리 의식 전반을 지배하는 가부장적 문화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20세기를 노동생산성의 극대화를 떠맡은 ‘가정주부’에서 시작한 여성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에게도 참정권을 달라.” “성을 상품화하지 말라.” 이 책에는 페미니즘 운동의 역사가 사진과 함께 연대기 순으로 총정리돼 있다. 후반부에는 여성 참정권 운동의 선구자였던 프랑스의 위베르틴 오클레르 등 대표적 페미니스트들의 삶을 조망했다. 하지만 프랑스 등 유럽 위주의 분석인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20세기 페미니즘에 대한 종합평가에서는 ‘평등인가, 차이인가?’ ‘쟁취인가, 권리인가?’ ‘매매춘:노예상태인가, 노동인가?’ ‘어머니는 모든 희생을 치러야 하는가?’ ‘여성사를 어떻게 기술할 것인가’ 등 여성과 관련된 5가지 주제에 대한 논쟁을 소개함으로써 독자의 평가를 유도하고 있다. ●미국이 모델인가 ‘최초의 세계제국, 미국’이 ‘20세기 박물관’에 전시되는 것은 당연하다. 미국을 빼놓고 20세기를 정리할 수는 없다.20세기를 통틀어 미국 만큼 막강한 초강대국 지위에 오른 나라는 없기 때문이다.‘미국 모델’ ‘아메리칸 드림’은 자연스러운 단어가 됐다. 하지만 파리8대학 미국역사학과 교수인 저자의 분석은 미국의 위상을 재고해보게 한다. 미국이 20세기를 지배했고, 경제적으로도 번영을 이룬 것만은 분명하지만 내부의 모순 또한 엄청나다는 것이다. 저자는 “미국 사회는 1920년대와 같은 불평등한 사회로 다시 돌아가려 하고 있다.”면서 “결론적으로 미국 모델의 성공에 대한 평가는 각 관찰자가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사회를 ‘물이 반쯤 찬 병’으로 보느냐,‘물이 반쯤 빈 병’으로 보느냐에 따라 평가는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미국과 관련된 주요사건을 통해 1900년 이후 미국 모델의 구상과 변화를 조명하고 있다. 연대기적인 검토 후에는 주요 인물들의 역할을 통해 미국의 20세기를 평가하고 있다. 이 책은 특히 미국의 20세기에서 록펠러, 케네디, 부시 등 세 가문의 역할을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은 단 하나다. 미국은 우리에게 모델인가. 아니면 재앙인가. 해답은 책을 덮으면서 독자들이 내리게 될 것이다. 각권 1만 75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Book Review] 레비는 왜 화학자 아닌 증언자였나

    “…, 어떻게 분노하지 않고도 사람을 때릴 수 있을까.…, 객차 안에서는 남녀노소가 싸구려 상품들처럼 무자비하게 포개진 채 무(無)를 향한, 아래쪽을 향한, 바닥을 향한 여행을 했다. 이번엔 그 객차 안에 있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라는 점만 달랐다.…, 나와 같은 객차에 탔던 45명 중 다시 집으로 돌아간 사람은 네명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 객차가 가장 운이 좋은 경우였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죽음이 예고된 ‘죽음의 수용소’ 아우슈비츠행 객차의 풍경은 이랬다. 움베르토 에코가 ‘이탈리아 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 사람’이라고 평가한 프리모 레비(1919∼1987)의 역저 두권이 동시에 출간됐다.‘이것이 인간인가’와 ‘주기율표’(이현경 옮김, 돌베개 펴냄). 유대계 이탈리아인인 프리모 레비는 아우슈비츠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이다. 그리고 자신의 체험을 기록으로 증언했다. 안네 프랑크의 ‘안네의 일기’ 등과 함께 나치즘과 유대인 학살의 진실을 전하는 증언문학의 대표작품으로 꼽히는 ‘이것이 인간인가’. 극한의 폭력에 노출된 인간의 존엄성과 타락의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프리모 레비는 2차 세계대전 말 반파시즘 저항운동에 참여하다 체포돼 아우슈비츠 제3수용소로 이송당했다.‘이것이 인간인가’는 그가 체험한 10개월간의 수용소 기록이다. 제3수용소는 화학공장과 붙어 있는 강제노역 수용소였다. 화학박사였던 그는 건강한 체력과 몇번의 행운으로 극소수의 생존자 대열에 낄 수 있었다. 레비는 1945년 힘겨운 여정 끝에 고향인 토리노로 돌아와 수용소 시절 비밀리에 기록한 메모들을 토대로 ‘이것이 인간인가’의 집필에 들어갔다. 47년 첫 출간 때는 거의 주목받지 못했으나 57년 재출간되면서 문제작으로 떠올라 그의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8개 국어로 번역됐고, 라디오 드라마와 연극으로 공연되기도 했다. 레비는 “이야기를 해야 할 필요성을 참을 수 없을 만큼 강렬히 느꼈기 때문에 나는 그곳, 독일 연구실에서, 추위와 전쟁속에서, 감시의 눈초리를 피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며 이 책의 초고였던 ‘메모’를 작성하게 된 까닭을 밝혔다. 하지만 ‘이것이 인간인가’에서 레비의 독일인에 대한 증오심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너무나 차갑게 실상만 전한다. 동시대를 살았던 유대계 독일인 한나 아렌트가 미국에서 ‘전체주의의 기원’을 저술하면서 파시즘 등 전체주의의 재등장 가능성을 경고한 것과 마찬가지로 레비도 “파시즘은 죽지 않았다.”고 경고한다. ‘아우슈비츠의 증인’ 레비는 87년 자택에서 돌연한 자살로 생을 마감, 끝까지 세상에 물음을 던져줬다. 1975년에 저술한 ‘주기율표’는 화학자인 레비의 과학과 기술에 대한 열정이 엿보이는 독특한 구성의 회고록이다. 아르곤부터 탄소까지 주기율표상의 원소들을 설명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와 연관된 자신의 삶, 조상의 연원 등을 재미있게 회고한다. 유년 시절의 추억과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회상, 역사적·윤리적 성찰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철’이라는 장에서 레비는 청춘시절 자신에게 화학이나 물리학이 ‘파시즘의 해독제’였다고 말한다.21장으로 구성된 ‘주기율표’는 대중적으로 그의 저술 가운데 가장 인기를 끌었다. ‘이것이 인간인가’ 340쪽 1만 2000원,‘주기율표’ 383쪽 1만 40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Book Review] 미국의 뒷골목 있는 그대로 보다

    19세기 프랑스의 정치가이자 역사학자인 알렉시스 드 토크빌은 1831년 미국의 감옥을 탐방하겠다며 미국 여행에 나섰다. 거기엔 물론 뉴잉글랜드 식민지에서 민주주의 혁명의 원형을 찾아보겠다는 뜻도 담겼다. 토크빌은 수개월 동안 미국에 머물며 미국 사회 곳곳을 돌아봤다. 그리고 불후의 고전을 남겼다. 현대 민주주의의 비전을 예견하고 대중독재의 출현을 경고한 ‘미국의 민주주의’가 바로 그것이다. 프랑스의 저명한 철학자이자 저널리스트, 소설가, 영화감독이기도 한 베르나르 앙리 레비도 170여년 전 토크빌이 그랬던 것처럼 미국 대륙을 누빈 뒤 한 권의 탁월한 저서를 남겼다.‘아메리칸 버티고(American Vertigo)’라는 책이다. 미국의 시사지 ‘월간 애틀랜틱’이 토크빌 탄생 200주년(2005년)을 맞아 제안한 ‘토크빌의 발자취를 좇는 여행’을 수락하고 책까지 쓰게 된 것이다. 미국과 프랑스에서 자신의 이름자를 딴 ‘BHL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화제를 모은 미국 탐사기 ‘아메리칸 버티고’(황금부엉이 펴냄)가 김병욱(성균관대 인문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씨의 번역으로 나왔다. 이 책은 여행기이지만 우리가 흔히 보는 신변잡기적이거나 박물지적인 여행담과는 거리가 멀다. 스스로를 ‘반반미주의자(anti-antiamericanist)’라고 부르는 저자는 감상에 현혹됨이 없이 미국이라는 거대한 텍스트를 정면으로 읽어낸다. 이를 위해 1년 동안 미국 전역을 돌며 숱한 사람들을 만나 “미국은 어떤 나라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답을 구했다. 책에는 아메리칸 드림 속에 유대인에 대한 경쟁의식이 만만찮은 아랍인, 착한 시민도 애국자도 아니라고 강조하는 아미시 공동체의 노파, 동포들의 밀입국을 막는 임무에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미국인임을 자랑스러워하는 멕시코계 국경순찰대원 등 다양한 인간군상이 등장한다. 저자는 장 자크 루소가 그의 저서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서 말한 이른바 ‘나그네 철학자’라 할 만하다. 여행을 끝낸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자신의 위기와 운명에 대해 이토록 근심스럽게 파고드는 나라도 없고, 이토록 자신의 정체성에 현기증을 느끼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그 국가적 우려의 정체는 무엇일까. 저자는 미국의 혼란과 불안의 징후 가운데 하나로 극단적인 빈곤영역의 팽창을 꼽는다.“할렘이나 보스턴 혹은 워싱턴의 저급 지구 등에서 쓰레기통을 뒤지며 살아가는, 사회가 결정적으로 내팽개쳐 버린 사람들과 미국에 산재한 감옥 수감자들”에 눈길을 돌려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맨해튼의 마천루를 사랑했고 미국적인 생활방식을 찬양했던 장 폴 사르트르는 매카시즘 열풍을 지켜보며 “미국이 광견병을 앓고 있다.”고 외쳤다. 저자는 사르트르의 말을 인용하며 지금 우리가 차원은 다르지만 그 어두운 시절로 회귀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한다. 하지만 저자의 결론은 절망적이지 않다.“미국의 혼란과 역기능과 불안정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묘하게도 내부의 문명전쟁이나 분리의 위험이 사람들이 말하는 것만큼 위험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토크빌은 미국을 “하나의 점으로 수렴되는 천 갈래 길을 숨긴 숲”이라고 묘사했다. 미국의 전체상을 온전히 알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책은 반미·친미의 이분법을 너머 미국의 실체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만연체 문장에 사변적인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속도감 있게 읽힌다는 게 무엇보다 큰 강점이다.1만 65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Book Review] 위대한 발명은 협동작업의 산물

    퀴즈 하나. 고대부터 있었으나 현대식은 미국의 엘리샤 그레이브스 오티스가 1854년 제작했다.1857년 뉴욕에 최초로 설치됐으며,1931년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의 이것은 시속이 130㎞에 달했다.2001년 붕괴된 세계무역센터에는 이것이 255개 있었으며, 매일 5만 8000여명이 이를 이용했다. 이것은 무엇일까? 정답은 엘리베이터다. 매일 승강기를 타면서 내부에 붙어 있는 상표를 유심히 본 사람이라면 오티스란 발명가의 이름에서 벌써 정답을 찾아냈을 것이다. 퀴즈 둘.17세기 중반부터 이것을 만들려는 시도가 있었다. 최초의 것은 피아노 건반과 흡사했다.1872년 미국의 총포제작자 필로 레밍턴이 현재의 이것과 비슷한 것을 제작했다. 많은 여성들이 사무실에서 일하는 계기가 되어 여성해방의 물꼬를 튼 것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이것은 무엇일까? 정답은 타자기.1970년대 후반 개인용 컴퓨터의 등장으로 이젠 찾아보기 힘든 물건이 됐다. 하지만 많은 여성들이 타자기 덕에 타이피스트나 비서로 일할 수 있었다. 퀴즈 셋. 물, 설탕, 탄산, 식용색소 E150d(캐러멜 색소), 인산, 아로마, 카페인…. 그리고 비밀로 유지되는 고유한 혼합방식.1886년 미국 애틀랜타의 약사 존 스티스 팸버튼은 두통과 피로, 우울증 치료제로 어떤 시럽을 개발했다. 곧 이 시럽은 부작용이 많았던 모르핀을 대신하게 됐다. 팸버튼은 이 시럽에 소다수를 첨가하여 음료로 판매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히트 상품이 됐다. 이 음료의 이름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상표인 코카콜라다. 콜라나무의 열매와 코카나무의 잎에서 추출한 카페인과 코카인이 함유된 코카콜라의 이름은 팸버튼의 회계 담당자가 지은 것이라고 한다. 이후 사업가 아사 캔들러가 코카콜라의 상업적 권리를 획득하여 1892년 코카콜라사를 설립했다. 코카인의 중독효과가 문제시되자 코카콜라사는 고유의 맛을 내는 코카나무 잎을 그대로 사용하되 코카인 성분만 제외시켰다. ‘세계를 바꾼 가장 위대한 101가지 발명품(플래닛 미디어 펴냄, 김현정 옮김)’은 저자 한스 요아힘 브라운이 주관적으로 신중하게 선정한 101가지 발명품에 얽힌 이야기를 담고 있다. 브라운은 독일 함부르크 헬무트 슈미트 대학의 교수로 근대사회사, 경제학사, 기술사를 강의하고 있다. 저자 브라운 교수가 서문에서 밝힌 대로 많은 사람들이 101가지 발명품 목록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왜 코카콜라가 위대한 발명품이냐부터 시작해서 볼펜이 빠졌다, 피임약 대신 비아그라를 넣어야 한다 등등. 연대순으로 나열된 발명품 목록은 독자들에게 ‘발명’이란 흥미로운 주제에 계속 심취할 수 있게끔 하는 자극제로 동원됐다. 저자는 발명이 ‘단계적 행위’임을 강조하고 있다. 인류의 역사를 바꾼 무수한 발명들이 대부분 한 사람의 천재성에 의한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의 지속적 노력을 통해 완성됐다는 것이다. 발명은 협동작업의 결과며, 존경받는 위대한 발명가의 주변에는 그와 함께 발명을 일궈낸 공동연구원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덧붙이고 있다. 발명의 통사(通史)인 셈이나 결코 지루하거나 딱딱하지 않다. 주방에서 쓰는 전자레인지를 처음 만든 곳이 군수장비 회사라는 등의 발명 뒤의 사실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물론 저자의 주관적 101가지 발명품 목록과 나만의 세계를 바꾼 위대한 발명품 목록을 비교하며 논박을 벌이는 재미도 클 것이다.1만 2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옴부즈만 대상 수상자-개인부문 대상] 부산지방병무청 김의곤

    ■ 부산지방병무청 김의곤 공무원이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들이 불편해하는 것을 신중히 살피고 필요한 것을 제공하며 공평한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라는 소신을 품어왔다. 국민의 권리보다는 의무를 강조해온 병무청이 진정한 국민의 기관으로 거듭나고자 노력을 전개해 왔다. 노동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병역의무자가 원활히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생계곤란 병역감면 부결자 등을 대상으로 직업훈련을 실시하고, 공익근무요원 중 직업훈련 희망자나 취업 희망자를 파악해 교육과 취업알선을 해주는 근무요원 취업캠프를 운영하기도 했다. 각계 전문가로 구성한 병무행정시민참여위원회를 운영해 여론을 청취, 반영했다. 또 친절운동 선포식을 갖고 친절·불친절 체험사례를 e-book으로 제작하는 등 부드러운 이미지의 병무청을 만드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 [Book Review] 히틀러·스탈린 광기 사라지지 않았다

    올해는 독일 태생의 유대인 정치사상가 한나 아렌트(1906∼1975)가 태어난 지 100년째 되는 해이다. 지난 10월 국내에서는 아렌트 탄생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열리는 등 아렌트 사상에 대한 재조명이 활발하다. 홀로코스트 등 ‘이해할 수 없는 절대 악(惡)’을 경험한 유대인 사상가로서 아렌트는 이처럼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이해하기 위해’ 평생을 전체주의 해부에 보냈다. 위르겐 하버마스의 의사소통 패러다임은 아렌트의 정치행위 모델에서 시작된다. 하버마스가 아렌트의 지적 계보를 잇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아렌트는 수십년간 ‘국외자’였다. 아렌트 사상이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말∼90년대초의 동구 사회주의의 몰락과 함께한다. 사회주의 국가통제 체제가 하루아침에 시민들이 세운 민선체제로 바뀜에 따라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이 요구됐다. 그런 상황에서 정치이론가로서 아렌트의 존재가 부각된 것이다. 아렌트는 이미 전체주의 정권의 만행을 가져온 ‘옛 정치’를 대체할 ‘새로운 정치’로 고대 그리스의 직접민주주의를 제시했던 터였다. 아렌트 사상은 이렇게 화려하게 부활했다. ‘하이데거의 연인’으로 더 잘 알려진 아렌트의 첫 저서로서 아렌트를 정치사상가의 반열에 올려 놓은 ‘전체주의의 기원’(한길사 펴냄, 이진우·박미애 옮김)이 출간됐다. 이 책은 1951년 미국에서 출간되자마자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독일 하노버에서 태어난 아렌트는 동프로이센의 수도이자 ‘칸트의 고장’인 쾨니히스베르크에서 성장했다.1929년 하이데거의 친구인 실존철학자 야스퍼스로부터 ‘아우구스티누스의 사랑 개념’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아렌트는 히틀러 정권의 등장과 함께 유대인 탄압이 시작되자 33년 프랑스로 망명했다. 그러나 상황이 악화되자 41년 다시 미국 뉴욕으로 거처를 옮긴다. 미국에서 나치의 유대인 학살 소식을 접하고 충격을 받은 아렌트는 그의 주저라고 할 수 있는 ‘전체주의의 기원’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이 책이 1부 반유대주의,2부 제국주의,3부 전체주의로 구성돼 있는 점에서 알 수 있듯 아렌트는 전체주의의 기원을 반유대주의, 제국주의로 이어지는 역사적 흐름에서 찾고 있다. 마지막 부분인 전체주의에서 그는 전체주의를 다른 독재정치와 구분, 나치즘과 스탈린주의만이 전체주의적 성격을 온전히 드러낸 정치체제라고 역설하고 있다. 동시에 이들 체제가 언제든 재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렌트는 또 계급사회의 붕괴로 인한 대중의 등장을 전체주의의 실질적 배경으로 파악했다. 전체주의 정권은 인간 개개인을 무용지물로 만들어 각각의 개성을 말살한다는 것이다. 아렌트에 따르면 이때 국민은 하나의 집단에 불과해진다. 나치즘의 광기도 여기서 시작되는 셈이다. 이와 관련, 아렌트는 홀로코스트의 실행자였던 아이히만의 재판을 참관한 뒤 “아이히만은 나치즘의 명령을 수행한 소시민에 불과하다.”며 그 유명한 ‘악의 평범성’ 개념을 설파한다. 전체주의의 위험성이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아렌트는 전체주의의 재등장을 막기 위해서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자유’를 수호해야 하며, 이는 다원주의와 민주주의의 덕목을 주지하는 데서 시작된다고 결론을 맺는다.1권 2만 5000원,2권 2만 20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WE랑 외국어랑 놀자] Please give me a window seat.

    /ci003 A : I’d like to purchase a one-way ticket to Chicago,please.How much is it? 시카고행 편도 항공권 한 장을 구입하고 싶습니다. 얼마죠?B : One hundred twenty dollars.Which seat do you prefer? 120달러입니다. 어느 쪽 좌석을 원하십니까?A : Please give me a window seat. 창쪽 좌석을 원합니다.항공편 재확인A : Hello.This is Seok-young Yoon.I’d like to reconfirm my reservation. 여보세요. 저는 윤석영입니다. 예약을 확인하고 싶어요.B : What reservation are you holding? 어떤 예약을 하셨나요?A : I’ve made reservation for your flight 320 leaving tomorrow at 4 pm to Chicago. 내일 오후 4시에 출발하는 시카고행 320편을 예약했는데요.B : How many are there in your party,sir? 동행이 몇분인가요, 손님?A : Just one. 혼자예요.B : Hold on please…,you’re booked on our flight 320 to Chicago tomorrow. 잠시 기다리세요. 내일 시카고행 320편이 예약되어 있습니다.세종외국어학원 영어담당:이명운 (02)720-8587
  • 10억弗 차버린 ‘제2의 빌게이츠’

    |파리 이종수특파원|‘10억달러(약 9200억원)로는 어림 없다.’ 대학 중퇴생이 야후의 몸을 달아오르게 했다.미국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고 있는 개인간 교류 사이트 ‘페이스북닷컴(facebook.com)’의 CEO 마크 주커버그(22)가 인터넷포털 야후의 10억달러 인수 제의를 거절한 때문이다. 그가 야후 제의를 거절한 것은 페이스북닷컴의 성장 가능성 때문.17일자(현지시간) 영국의 일간 더 타임스 등은 2015년이면 이용자가 5200만명으로 느는 등 미국 내 젊은 인터넷 사용자의 60% 가량을 끌어들일 전망이라고 전했다. 해마다 광고료만도 1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 때문에 몸이 달아오른 야후는 페이스북 인수 금액을 10억달러에서 16억달러로 올리는 등 인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만든 페이스북닷컴은 한국의 싸이월드처럼 사용자들이 개인정보와 글·동영상 등을 올리며 상호 교류하는 사이트. 이미 현재 이용자는 1300만명이나 된다. 처음엔 미국 내 대학생들끼리 정보를 나누는 통로였지만 점차 영국 등 영어사용권 대학생과 일반인들까지 참가하면서 대표적인 교류사이트가 됐다. 당시 주커버그는 하버드대 기숙사에서 교내 학생들끼리 수강 신청이나 동아리 정보, 취업 정보 등을 교환하기 위해 만들었다. 페이스북은 제2의 인터넷 붐을 상징하는 ‘웹 2.0’의 대표주자. 이용자가 콘텐츠를 생산하고 동시에 소비하는 방식이다.1세대 인터넷 붐의 스타였던 야후가 페이스북 인수에 열을 올리는 것도 웹 2.0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미국에서 태어난 주커버그는 열살 때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시작했고 하버드대를 중퇴하면서 인터넷 개발에 뛰어들었다는 점, 젊은 억만장자 벤처기업가란 점 등 여러 면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를 빼닮아 ‘제2의 빌게이츠’로 불리기도 한다.vielee@seoul.co.kr
  • [Book Review] 홀아비 아닌 혁명가 ‘냄새’

    독신, 그것은 이제 더이상 결혼을 위한 대기상태가 아니다. 하나의 당당한 주체적 생활방식이 된지 오래다. 대표적인 ‘독신자 국가’인 프랑스의 독신인구는 약 1500만명(2004년 기준). 프랑스 전체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다. 전통적인 가족관념이 아직 남아 있는 우리의 경우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한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1000여명의 미혼·기혼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2.9%가 독신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독신자들이 사회에서 이렇게 어엿이 자리잡기까지 과거 수많은 독신자들은 수난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인생의 낙오자’라는 부담스러운 시선을 감내해야 했다. ‘독신의 수난사’(장 클로드 볼로뉴 지음, 권지현 옮김, 이마고 펴냄)는 고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독신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바뀌어 왔는가를 살핀 책이다. 그동안 결혼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뤄졌지만, 독신은 문학작품 등을 통해서만 다뤄져 왔을 뿐 그에 대한 역사적 연구는 외면당해 왔다. 그런 점에서 독신자들의 ‘수난’을 본격적으로 다룬 이 책은 주목할 만하다. 독신 혹은 독신주의는 인간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생활방식이다. 고대에는 결혼을 통해 세대간의 신성한 관계를 맺어야만 조상을 숭배할 수 있었다. 고대 이스라엘의 독신자는 인간 취급을 받지 못했고, 로마의 독신자는 가혹한 ‘독신세’를 내야 했을 뿐 아니라 고위직 진출에도 불이익을 받았다. 그러나 학문을 꽃피운 그리스의 경우 철학자들의 독신은 철학과 결혼한 것으로 간주돼 오히려 장려되기도 했다. 독신의 역사에서 특히 중요한 의의를 갖는 것이 예수의 등장이다. 기독교는 독신을 순결과 연관지었고 성직자에게도 이를 중요한 소명으로 받아들이도록 했다. 중세는 ‘강요된 독신’의 시대였다. 순결을 중요시한 기독교의 영향도 있었지만, 장자에게 세습이 이뤄진 중세의 봉건체제는 장자를 제외한 사람들에게 알게 모르게 독신을 강요했다. 유산 상속에서 제외된 이들은 흔히 기사가 돼 귀부인에게 순정을 바치거나 돈 많은 상속녀와 결혼하는 삶을 택했다. 한편 교회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대학에서는 독신이어야만 교수직을 유지할 수 있었으며, 오로지 주인만을 섬겨야 했던 하인들도 독신을 강요받았다. 근대는 독신을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통상 신대륙 발견에서 프랑스 혁명까지를 근대로 본다면, 이 시기 독신은 곧 악마와 동의어였다. 독신은 자연을 거스르는 일이니 필연적으로 악과 통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결혼을 해 안정을 찾지 못한 독신자들은 동업조합이나 형제회에 가입하는 등 자신들끼리 무리를 지어 행동했다. 책임이나 의무에서 자유로웠던 만큼 범죄의 유혹에도 쉽게 빠져들었다. 근대에 들어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사람은 정신병자 취급을 받기 일쑤였다. 저자(파리예술경영기획전문학교 중세 도상학 교수)에 의하면 20세기는 신(新)독신자의 시대다. 직업을 갖는 여성들이 점차 많아지고 1인가구가 늘어나 독신자들이 주요 마케팅 대상이 되면서 독신의 역사는 커다란 전기를 맞았다. 충동적 구매자로서 독신자가 탄생한 것이 그 한 예다. 책은 유명 독신자들의 면면을 목록으로 만들어 소개해 눈길을 끈다. 플라톤, 예수, 잔 다르크, 브람스, 플로베르, 고흐, 코코 샤넬…. 인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이들은 모두 ‘시대의 혁명가’였다. 인류의 유구한 독신문화를 전체적으로 조망하게 하는 유용한 정보와 지식이 담긴 흥미로운 책이다.2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We랑 외국어랑 놀자-영어] Don’t forget your flight time.

    A : How many are there in your party,sir? 동행이 몇분인가요, 손님? B : Just one. 혼자예요. A : Your name and phone number,please? 성함과 전화번호를 알려주시겠습니까? B : My name is Seok-Young Yoon and 751-6061. 제 이름은 윤석영이고 전화번호는 751-6061입니다. A : O.K.Your reservation is booked for flight 324 to New York next Sunday at 4 p.m.You can call me,if there is any change in the flight time. 다음주 일요일 오후 4시에 출발하는 뉴욕행 324편에 예약됐습니다. 변경사항이 있으면 전화 주세요. B : That´s all right.Thank you very much. 잘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A : Don’t forget your flight time. 출발 시간에 늦지 마세요. 세종외국어학원 영어담당:이명운 (02)720-8587
  • [Book Review] 레비가 자살한 까닭을 말한다

    “낙관적인 이야기를 한참 나눈 후, 집으로 가서 가스를 틀어놓거나 마천루에서 뛰어내리는 기묘한 낙관주의자들이 있다.” 유대인이었던 한나 아렌트의 글에 등장하는 이 기묘한 낙관주의자들은 유대인이다. 극도의 빈곤, 목숨을 건 밀항,‘불법체류자’로서의 오랜 도망생활, 몇차례에 걸친 사업의 실패와 같은 숱한 어려움을 이겨냈다. 겨우 환갑을 지난 나이에 옛 친구들을 술집으로 불러 기분 좋게 한잔 하고 집으로 가던 중 다리에서 목을 맸다. 마음 약한 죽음을 택한 이는 재일조선인 1세였다. 유대인과 재일조선인들은 유랑과 고향 상실의 비애를 공통적으로 겪었다. 저자 서경식씨는 유대인 쁘리모 레비의 묘를 찾아 한겨울 이탈리아로 떠난다.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박광현 옮김, 창비 펴냄)는 재일조선인 2세가 한 유대인의 삶을 반추하는 여정을 담고 있다. 쁘리모 레비는 유대계 이탈리아인으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 남았다.‘이것이 인간인가’ 등의 책으로 잔혹한 정치 폭력을 증언해 세계적으로 알려진 문학가였다. 하지만 1987년 아파트 4층 난간을 넘어 아래층으로 몸을 던져 자살하고 만다. 1951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난 서경식씨는 현재 성공회대 연구교수로 국내 체류 중이다. 국내에 번역 출간된 책으로는 ‘나의 서양미술 순례’ ‘소년의 눈물’ ‘단절의 세기 증언의 시대’ 등이 있다. 그는 책에서 “윤동주는 자신의 언어인 조선어를 지킨 채 목숨을 잃었지만, 나는 이미 자신의 언어를 잃은 채 지배자의 언어인 일본어를 모어로 삼고 자랐다.”고 적고 있다. 어머니를 1980년, 아버지를 1983년 교토 교외에 묻은 뒤 저자는 세계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며 죽은 자의 무덤 앞에 섰다. 그들은 20세기의 역사에 내몰리고, 고향이나 가족과 강제로 헤어져야 했으며, 뿌리째 삶을 강탈당했던 이들이었다. 제국주의, 식민지 지배, 세계대전의 피해자들이었다. 저자의 큰형인 서승씨와 작은형 서준식씨는 서울대에서 사회학과 법학을 공부하다 ‘학원에 침투하여 박정희의 3선 저지운동을 배후에서 조종한 북의 스파이’란 명목으로 1971년 검거된다. 이들은 레비가 인간지옥 아우슈비츠에서 당한 것에 버금가는 구타와 물고문을 광주교도소에서 당했다. 형들을 감옥에 보낸 저자는 무력하게 레비의 ‘아우슈비츠는 끝나지 않았다’를 읽고 있었다. 인간은 어떻게 이토록 잔혹한가, 인간은 어떻게 이 잔혹함을 견디며 살아남을 수 있을까를 가슴속으로 외치면서 말이다. 저자는 레비가 자살한 현장에서도 그가 자살한 이유를 찾지 못한다. 그의 죽음은 불안·공포·실의·절망 혹은 권태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마지막 존엄을 지키기 위한, 그리고 ‘증인’으로서 마지막 일을 완수하기 위한 조용한 선택이었을지 모른다고 추측할 뿐이다. 저자의 말대로 냉혈이나 잔혹은 지금도 세계를 덮고 있다. 일본이 동아시아에서 저지른 폭력이 이라크나 팔레스타인 등지에서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유대인 쁘리모 레비와 재일조선인 2세 서경식의 대화’인 이 책은 한국인들에게 경고의 메시지이다. 지난 시대의 폭력을 탈 역사화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레비의 죽음을 통해 경종을 울리고 있다.1만 3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씨줄날줄] ‘북 키즈 07’/이용원 수석논설위원

    마이크로 소프트사를 창업해 지구촌에 퍼스널컴퓨터 시대를 연 천재 빌 게이츠가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것은 우리 마을 도서관이었다. 나에게 하버드대 졸업장보다 소중한 것은 독서하는 습관”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굳이 빌 게이츠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자식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제 아들·딸에게 독서하는 습관을 갖게 해주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아이들이 조금만 크면 학원이다, 과외다 내몰리는 판에 꾸준히 책을 읽게끔 분위기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요즘 아이들에게는 PC를 비롯한 갖가지 놀거리가 있어 책이 외면받기 십상이다. 그래서 학자들은 독서를 개인 문제가 아닌 사회 시스템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마당에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가 ‘국민 독서운동’의 총본산을 자처해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그 중에는 독서생활에 소외되기 쉬운 노령층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오디오북을 제작·배포하거나, 외국인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한국의 요리·대중음악·영화·전통문화 등을 소개하는 실용서를 번역해 해외에 배포하는 사업들이 포함돼 있다. 하지만 핵심은 역시 아이들에게 어려서부터 책 읽는 습관을 들여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간행물윤리위는 전국 초등학교 1학년 학급에 연 2회 좋은 책을 보내 독서 습관을 들이고, 그 결과를 독후감 대회를 통해 확인하는 ‘BK(Book Kids) 07’, 아이들이 특정장소에 모여 각종 놀이를 즐기는 한편 책을 상호 교환하는 ‘아동 북페어’ 사업 등을 내년부터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소외계층 어린이들을 초대해 책 사랑과 문화탐방의 기회를 함께 제공하는 ‘동시가 흐르는 기차여행’은, 초등학교 4∼5학년생 121명을 초대해 오는 7일 처음 진행된다. 국민 누구나가 책읽기를 생활화하도록 습관 들이는 일을 어찌 한 기관이 도맡아 책임지겠느냐만은 간행물윤리위의 이같은 계획들은 참으로 신선하다. 마침 독서진흥법 제정도 눈앞에 둔 만큼 우리사회 성인 모두가 아이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일찌감치 들여주는 일에 적극 관심을 가지고 같이 노력해야 하겠다. 이용원 수석논설위원 ywyi@seoul.co.kr
  • [Book Review] “예언서, 평민엔 대안 이데올로기”

    14년째 정감록 등 예언서에 천착한 역사학자가 전혀 다른 형식으로 예언서를 정리한 두 권의 서적을 한꺼번에 냈다. 한 권은 정통 역사서적이고, 다른 한 권은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붙인 팩션기법을 활용했다. 역사학자 백승종 전 서강대 교수의 신작 ‘한국의 예언문화사’와 ‘정감록 역모사건의 진실게임’(푸른역사 펴냄)이 그것이다. ‘정감록’에서는 저자의 풍부한 역사적 상상력을 실감할 수 있다. 저자는 조선시대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는 영조·정조시대에 역모사건이 빈발했던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그래서 ▲영조 9년(1733년)의 ‘김원팔 일가 남사고비결 역모사건’ ▲정조 6년(1782)의 ‘문인방 정감록 역모사건’ ▲정조 9년(1785)의 ‘문양해 정감록 사건’ 등 대표적인 3건의 역모사건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 사건에는 모두 예언서가 중추적 역할을 담당했다. 저자는 역모사건을 ‘거인’(성리학)과 ‘난쟁이’(예언서)의 대결로 봤고, 당시 난쟁이의 힘이 결코 만만치 않았다고 해석했다. 왕조의 시각에서 서술된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역적은 능지처참해 마땅한 인물로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역적의 시각은 다르다. 영조와 정조는 패륜왕이고, 조선은 뒤엎어야 할 왕조일 뿐이다. 책에서 저자는 1인칭 시점으로 돌아가 역적이 되기도 하고, 다시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빠져나와 당시의 역사적 상황을 충실히 묘사하기도 한다. 형사들의 추리기법을 빌렸지만 누가 범인인지, 왜 역모를 저질렀는지에 집착하지 않았다. 대신 사건의 이면을 속속들이 검토해 역모사건에 등장하는 모든 주인공들의 마음을 담았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서술방식은 ‘역사가의 상상게임’이라고 부를 만하다. 저자는 “역사는 술이부작(述以不作·사실을 기록하되 지어내서 쓰지 않는 것)이 아닌 술이작(述以作·기록하되 제 생각대로 쓰는 것)이라 말하고 싶다. 그런 뜻에 충실한 역사를 써보고 싶은 마음에서 나는 역적의 입장에 서보기도 하고, 때로 왕도 흉내냈다.”(본문 14쪽)고 말했다. 다른 신간 ‘한국의 예언문화사’는 체계적·실증적이다. 사료를 꼼꼼하게 분석해 정감록의 뿌리를 찾는 한편 18세기 후반 정감록의 출현과 보급, 당시 정치적 예언서들의 내용 등을 차분하게 정리해갔다. 저자에 따르면 정감록을 비롯한 예언서들은 조선의 지배 이데올로기에 맞서 싸우는 일종의 대안 이데올로기로 작용했다. 이런 예언문화를 주도한 이들은 조선 후기에 성장한 평민 지식인들이었다. ‘한번 상놈은 영원한 상놈’인 세상에서 새로운 세상의 도래를 알리는 예언서들은 마땅히 그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저자는 예언문화가 결국 동학농민운동 등 신종교 운동으로 결실을 맺었다고 분석했다. 아래로부터의 개혁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동력으로서 예언문화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모두 7편의 글이 실려 있는 ‘한국의 예언문화사’에는 한국 최초의 예언서인 ‘고구려비기’를 당나라측이 위조했다든가, 고려시대에는 국가가 예언을 관리·통제했다는 등의 색다른 주장도 펼쳐져 있다. 예언서들이 민중의 입맛에 따라 가공·윤색됐다는 연구결과도 흥미롭다. 예언서의 밑바탕에 ‘미륵신앙’이 숨겨 있고, 예언서를 축으로 한 비밀결사가 있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정감록’의 모티브가 된 3건의 역모사건을 이 책에서는 학술적으로 분석하고 있다.‘정감록…´은 1만 4500원, ‘한국의…´는 1만 6500원.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Book Review] ‘신자유주의’ 허구 낱낱이 밝히다

    지난 20여년간 신자유주의는 시대의 총아로 등장했다. 신자유주의자들은 국가의 역할을 줄이면 줄일수록 경제에는 이롭다면서 규제가 없는 시장의 미덕을 설파하고, 탈규제와 개방·민영화를 설교했다. 그리고 이 같은 주장은 지난 10여년간 부상한 세계화 담론과 결합하면서 한층 더 강화되었다. 하지만 이처럼 무서운 확장세와는 달리 실제 결과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신자유주의 정책이 실시된 국가들의 경우 소득 불평등이 심화된 것은 물론 경제전반의 불안정성이 증대되었다. 이에 따라 정치적 불안과 사회적 분열이 빚어지게 되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경제학과 장하준 교수에 따르면 국가의 역할을 억압하는 신자유주의적 개혁 프로그램은 이처럼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국가의 역할’(이종태 황해선 옮김, 부키 펴냄)은 그동안 직설적이면서도 명쾌한 논리로 현실경제를 진단해 온 장하준이 그 특유의 논법으로 국가를 억압하는 신자유주의의 이론적, 현실적 문제점을 지적하는 동시에 대안을 제시한 책이다. 책에 따르면 세계의 1인당 소득은 신자유주의가 등장하기 이전인 1960∼1980년대 평균 3.1% 증가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가 대세를 이룬 1980∼2000년에는 소득 증가율이 2%에 그쳤다. 같은 기간 개발도상국의 1인당 소득증가율도 3%에서 1.5%로 떨어졌다. 그나마 중국과 인도의 가파른 성장이 없었더라면 그 수치는 더 낮아졌을 것이다. 중국과 인도는 보기 드물게 신자유주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었다. 반면 신자유주의 물결의 중심에 있었던 옛 공산주의 국가들이나 금융위기 이후의 인도네시아,2000년대 초반의 아르헨티나 등은 경제 불안정과 함께 소득 불평등, 정치·사회적 불안이라는 초라한 개혁의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지은이가 신자유주의자들이 내세우는 경제의 효율화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대목이다. 지은이는 신자유주의가 이론적으로도 틀렸다고 잘라 말한다. 그의 논리는 이렇다. 신자유주의자들은 시장이 자연발생적이며,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이 객관적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실제 시장의 발생은 거의 항상 국가에 의해 신중하게 조정되어 왔다. 시장이 작동되게 하기 위해 국가는 소유권에 관한, 공정거래에 관한, 독과점 금지에 관한 법 등 무수한 법률과 규제를 통해 관리하고 규제했다는 것이다. 신자유주의자들이 신성시하는 가격의 객관성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시장가격은 임금과 이자율 등에 의해 영향받고 있으며, 임금과 이자율은 상당 부분 정치적이기 때문에, 가격도 정치적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각종 정보에 대한 평등이 이루어질 수 없는 현실에서 신자유주의는 시장조절 기능을 결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은이는 이처럼 신자유주의자들의 주장이 옳지 않다는 것을 실증적, 이론적으로 논박하면서 그 대안을 도출한다. 그것은 바로 마지막 갈등 관리자이자 비전을 제시하고, 혁신을 촉진하는 역할 담당자로서의 국가의 존재이다. 우리에게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신자유주의자들이 주장하듯 ‘보이지 않는 손’이 지배하는 시장에 맡겨야 하는가? 아니면 국가로 하여금 공론의 장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내고 제도화함으로써 우리의 의지가 반영되도록 할 것인가? 결국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이 두가지 선택 가운데 하나를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1만 6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We랑 외국어랑 놀자-영어] I can pinpoint the location(at the library)

    A: Could you tell me where I can find the books of English Literature ? (쿠주 텔미 웨어 아이 캔 파인드 더북스 오브 잉글리시 리터러처)영문학 책들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 말해 주시겠습니까? Librarian : The section of English Literature is located at aisle C.(더 섹션 오브 잉글리시 리터러처 이즈 로케이티드 엣 아일 씨) 영문학 분야는 복도 C 에 있습니다. Librarian : If you know the title or author of the book,I can pinpoint the location of the book.(이프 유 노우 더 타이틀 오아 어써 오브 더 북, 아이 캔 핀 포인트 더 로케이션 오브 더 북) 책의 제목이나 저자 이름을 아신다면, 제가 책의 위치를 정확히 집어 낼 수 있습니다. A : The titile of the book is Romeo and Juliet,and it is written by Shakespeare.(더 타이틀 오브 더 북 이즈 로미오 앤드 줄리엣 앤드 잇 이즈 리튼 바이 셰익스피어) 책의 제목은 로미오와 쥴리엣이고 저자는 셰익스피어입니다. Librarian : Let‘ me look up the archive.Oh,it is at aisle C,shelve 104,and there should be 3 copies available.(렛미 룩업 디 아카이브. 오! 잇 이즈 엣 아일 씨, 셸브 원 오 포, 앤드 데어 슈드 비 쓰리 카피스 어베일러블) 자, 기록을 볼까요. 여기 복도C의 104번 선반에 있습니다. 모두 3권이군요. inpoint the location : 장소를 정확하게 알아내다. archive : 공적인 기록 세종외국어학원 영어 담당:고병진 (02)723-4587
  • 구청 전자책도서관, 무료대여·다양한 서비스 덕에 ‘인기’

    구청 전자책도서관, 무료대여·다양한 서비스 덕에 ‘인기’

    #1.회사원 박수연(28)씨는 최근 공부 모임을 시작했다. 회사 동료들과 경제·사회과학 서적을 읽고 일주일에 한번씩 토론을 벌인다. 모임은 유익하지만 책값이 부담스러웠다. 그러던 차에 그는 읽고 싶은 책을 무료로 쉽게 구하는 방법을 알았다. 구청 전자책도서관을 이용한 것이다. 박씨는 “똑같은 책을 회원 모두가 구입할 필요도 없고, 컴퓨터로 틈틈이 책을 읽으니 시간도 아낄 수 있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2.주부 이경미(34)씨는 어린이 전자책(e-book)을 ‘똑똑한 보모’라고 소개했다. 그는 “집안일을 하려고 하면 딸아이가 텔레비전 앞을 떠나지 않아 걱정했다.”면서 “컴퓨터로 책을 읽더니 아이가 동화속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 딸 오승희(4)양은 “그림이 막 움직여서 신기하고 ‘목소리 선생님’도 재미 있게 읽어준다.”고 자랑했다. ●대출·반납, 걱정 없어 서울 자치구가 경쟁적으로 전자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이용자가 크게 늘고 있다. 먼저 보유한 전자책이 풍부해져 볼거리도 풍성하고 이용 방법도 편리하다. 전자책이란 컴퓨터나 개인휴대용단말기(PDA), 휴대전화를 통해 읽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책이다. 이용방법은 간단하다. 구청 홈페이지나 구립도서관을 방문, 회원으로 가입하면 된다. 대부분 무료이고 지역주민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등록할 수 있다. 일부 도서관은 인증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24시간 기다려야 접속할 수 있다. 로그인이 되면 전자책을 읽을 수 있는 ‘리더(Reader)’프로그램을 다운로드받는다. 그리고 읽고 싶은 책을 골라 ‘대출’을 클릭한다. 책은 ‘내서재’로 옮겨지며 ‘책읽기’를 클릭하면 책이 펼쳐진다. 1회에 5권까지 최대 14일까지 대출할 수 있다. 대출기간은 연장할 수 있다.1권당 5명까지 대출할 수 있어 여러명이 함께 책을 읽는 스터디 모임에 안성맞춤이다. 대출기간이 끝나면 자동으로 책이 반납돼 연체료 걱정도 없다. ●플래시 동영상 동화책 풍부 영등포구(구청장 김형수)는 PDA와 휴대전화로 전자도서관에 접속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했다. 동작구(구청장 김우중)는 독서 교육 시스템을 구축했다. 책을 읽은 후 이해도를 측정하고 느낀 점을 글로 표현해 정독 습관을 길러 준다. 학습게임으로 낱말 뜻 맞히기 등을 운영, 흥미를 유발한다. 강남구(구청장 맹정주)도 인터넷 게임처럼 쉽고 재미있게 독후감을 작성하도록 독서활동 전문사이트 퍼니프러리(ebook.gangnam.go.kr/funnyain.asp)를 개설했다. 어린이 도서는 플래시 동영상을 활용,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한다. 강북구(구청장 김현풍)는 어린이 도서를 추천도서, 취학 전 도서, 저학년·고학년 어린이 도서, 키즈 멀티동화 등으로 분류했다. 강동구(구청장 신동우)는 게임과 이야기 동화를 즐기도록 어린이 멀티미디어 전자도서관을 별도로 운영한다. 특히 도봉구(구청장 최선길)는 원어민이 읽어 주는 영어동화를 마련해 인기를 끌고 있다. ●공동운영으로 효율성 높여야 일부에서는 현행 전자도서관이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한다. 주부 이인화(36)씨는 “구청마다 예산을 들여 소규모 전자도서관을 구축하지 말고, 구청이 대규모 전자도서관을 공동으로 운영하면 비용도 줄고 이용도 편리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공간·시간의 제약이 없는 인터넷에서 구청마다 전자도서관을 따로 구축해 동일한 책을 구입·관리·대출하는 것은 비경제적이라는 설명이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Book Review] 인터넷 시대, 꼬리가 길어야 산다

    현대 자본주의 시장을 지배해온 대표적 원리중 하나가 일명 ‘파레토의 법칙’으로 불리는 80대20법칙이다. 소수(20%)의 히트상품이 매출의 대부분(80%)을 만들어낸다는 의미. 하지만 인터넷 보편화와 함께 이러한 법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경제현상이 나타났다.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이 무한대로 넓어지면서 수많은 틈새상품 매출액의 합이 히트상품 매출액과 맞먹거나 오히려 능가하는 새로운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미국의 IT 전문잡지 ‘와이어드’ 편집장 크리스 앤더슨은 2004년 10월 ‘롱테일(Long Tail)’이란 용어로 설명했으며, 이를 다룬 기사는 시장 분석가와 기업 경영자, 미디어 비평가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불과 2년만에 21세기 디지털 시대에 가장 적합한 경제법칙으로 주목받고 있다. ‘롱테일 경제학’(이노무브그룹 등 옮김, 랜덤하우스 펴냄)은 크리스 앤더슨이 롱테일 현상에 대해 3년여에 걸쳐 진행해온 연구 성과물을 집대성한 책이다. 롱테일은 말 그대로 긴 꼬리다. 수요곡선 그래프를 그렸을 때 꼬리 모양이 나타난다고 해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 이를테면 한 서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책을 많이 팔리는 순서대로 가로축에 배열하고, 판매 부수를 세로축에 표시했을 때 맨 앞자리를 차지하는 몇몇 베스트셀러들은 세로축에 높게 표시될 것이다. 반면 나머지 책들은 판매부수가 미미하기 때문에 낮게 표시된다. 하지만 판매부수가 적더라도 꾸준히 팔리는 책의 종수가 많다면 그 낮은 선, 즉 꼬리는 끊어지지 않고 길게 이어지게 된다. 이른 바 ‘롱테일’이다. 여기서 주목할 핵심은 인터넷시대를 맞아 꼬리가 점점 길어지고 있다는 것. 그에 따라 긴 꼬리가 머리보다 힘을 갖는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이나 회원제 음악 사이트인 ‘랩소디’에선 이같은 현상이 벌어졌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랩소디의 경우 150만곡 이상을 서비스하고 있는데, 그 수요곡선을 보면 거의 마지막 순위에서도 매월 4∼5회는 다운로드되고 있다. 아이포드로 유명한 애플은 아이튠스를 통해 음악의 롱테일을 구현했다. 서비스하는 100만곡들은 적어도 1회씩 판매되며, 지역 방송국에서 방송되지 않은 음악도 아이튠스를 통해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웹사이트를 통해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이베이 역시 사소한 80% 고객에 집중해 놀라운 성과를 내고 있다. 이베이에선 6000만명의 사용자가 3000만개 이상의 제품들을 사고판다고 한다. 구글 역시 롱테일 법칙을 적용, 큰 성공을 거두었다. 구글은 최소 입찰가가 클릭당 5센트인 자동경매 프로세스를 통해 특정 키워드를 구매하면 누구나 구글의 광고주가 되게 했는데, 실제 구글의 주된 광고 수입은 포천이 꼽는 500대 기업이 아니라 꽃배달업체, 제과점과 같은 영세업체들에서 나온다. 책은 이밖에도 많은 사례를 통해 롱테일 현상이 필연적임을 설명한다. 또 롱테일 현상이 기업 경영에 어떤 영향을 주며 기업은 어떻게 이에 대응해야 하는지도 종합적으로 살펴본다.IT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인터넷 비즈니스 역량은 뒤처져 있다는 우리 현실에서 경제인뿐만 아니라 IT업계 및 문화계 종사자들이 귀 기울여 볼 만한 책이다.1만 95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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