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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포토] 관람객들로 북적이는 고궁

    [서울포토] 관람객들로 북적이는 고궁

    춘분인 20일 오후 경복궁을 찾은 관람객들이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안주영 기자 jys@seoul.co.kr
  • [서울포토] 봄기운 완연… 고궁 나들이

    [서울포토] 봄기운 완연… 고궁 나들이

    춘분인 20일 오후 경복궁을 찾은 관람객들이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안주영 기자 jys@seoul.co.kr
  • [서울포토] 한복 입고 고궁 나들이

    [서울포토] 한복 입고 고궁 나들이

    춘분인 20일 오후 경복궁을 찾은 관람객들이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안주영 기자 jys@seoul.co.kr
  • 우울증, 정신만 아픈 것 아닌 ‘전신병’

    우울증, 정신만 아픈 것 아닌 ‘전신병’

    대표적 정신질환이라고 할 수 있는 우울증이 정신에만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전신에 피해를 입히는 ‘전신병’(systemic disease)에 해당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스페인 그라나다대학교 연구팀은 29개의 과거 연구자료에 대한 종합 분석을 실시한 결과, 이러한 결론을 얻었다며 해당 내용의 논문을 임상 정신의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Psychiatry)에 게재했다. 연구팀이 살펴본 연구들의 총 참가자 수는 39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연구에 참가한 우울증 환자들의 치료 전후 건강 상태를 일반인 참가자들과 비교해 보는 방식으로 우울증이 미치는 피해를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미 그 동안 많은 우울증 환자들은 정신적인 괴로움과 함께 신체적 증상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울증이 정말 전신병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과학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이번 사례가 처음이다. 이번에 연구팀은 우울증이 환자 체세포에 ‘산화스트레스’(oxidative stress)를 발생시킨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산화 스트레스는 체내에 활성산소가 많아져 생체의 산화수준 균형이 무너져버리는 상태를 의미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우울증 치료 전후에 걸쳐 환자들의 신체를 점검한 결과, 치료 후 이들에게서 ‘말론디알데하이드(malondialdehyde)’ 수치가 크게 낮아지는 현상이 관찰됐다, 말론디알데하이드는 신체 세포의 쇠약 및 산화스트레스 수준을 보여주는 생체지표에 해당한다.즉 말론디알데하이드 수치가 낮아졌다는 것은 산화스트레스 정도 또한 낮아졌다는 의미가 된다. 연구팀에 따르면 치료 후 환자들의 말론디알데하이드 수치는 건강한 일반인 수준으로 낮아졌을 정도다. 또한 산화스트레스가 발생할 경우 낮아지게 되는 아연 및 요산(尿酸)수치 역시 우울증 치료 이후 다시 회복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또한 우울증이 산화스트레스의 주요 원인이 된다는 점을 뒷받침하고 있다. 우울증은 심혈관 질환 및 암 발생 확률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우울증과 이러한 기타 질병들 사이의 강력한 상관관계를 설명하는 좋은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이번 연구는 우울증 환자들의 평균 기대수명이 우울증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과 비교해 더 짧은 이유를 알아내는 연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진=ⓒ포토리아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뉴욕 증시 상승 마감…유가·달러 어떤 영향 미쳤나 보니?

    뉴욕 증시 상승 마감…유가·달러 어떤 영향 미쳤나 보니?

    유가 강세와 미국 달러화 추가 약세 기대 등으로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상승세를 나타냈다. 17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5.73포인트(0.90%) 상승한 17481.49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3.37포인트(0.66%) 오른 2040.5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02포인트(0.23%) 높은 4774.99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혼조세로 출발한 지수는 장중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유가가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40달러른 넘어선 데다 미 달러화 가치가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가 지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달러화는 전일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기준금리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보인 이후 하락 압력을 받았다. 달러 인덱스는 1% 넘게 떨어지며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달러화는 지난 2014년 중순부터 지난해 초까지 약 20%가량 급등세를 나타낸 바 있다. 이런 달러 초강세는 미국 기업 실적 뿐 아니라 원자재 가격, 신흥국 금융시장을 뒤흔든 불안요인이었다. 뉴욕유가는 달러화 약세 속에 주요 산유국들이 다음 달 회의에서 유가 안정을 위한 적극적인 논의를 벌일 것이라는 기대로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4.5%나 가파르게 상승한 40.20달러에 마쳐 지난해 12월3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가는 연준이 예상보다 더 비둘기파적 성명을 발표해 달러화가 유로화와 엔화 등 주요 통화에 큰 폭으로 내려 강세 지지를 받았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英·獨 증권거래소 합병… 유럽 최대 거래소 탄생

    영국 런던 증시를 운영하는 런던증권거래소(LSE)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를 운영하는 도이체 뵈르제가 합병안에 합의했다고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두 거래소가 통합하면 시가총액 기준(360억 달러)으로 유럽 최대 거래소가 탄생하게 된다. 합의안에 따르면 양사는 새로운 지주회사 ‘UK 탑코’(Top Co)를 설립해 LSE가 주식의 45.6%, 도이체 뵈르제가 54.4%를 보유하기로 했다. 런던에 새 둥지를 틀게 될 UK 탑코의 최고경영자(CEO)는 도이체 뵈르제의 카르스텐 켄게테르 CEO가 맡기로 했으며, LSE의 도널드 브라이든 회장은 지주사의 회장을 맡는다. 합병은 주주총회와 공정경쟁당국의 승인을 거쳐 올해 말 또는 내년 1분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성명을 내고 “글로벌 금융 중심지인 런던과 유럽중앙은행(ECB)의 땅이자 유럽 최대 경제 강국의 접점인 프랑크푸르트를 아우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UK 탑코는 런던 ICE 선물거래소와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운영하는 미국 거대 거래소 인터콘티넨털익스체인지(ICE)와 홍콩증권거래소를 운영하는 HKEx를 뛰어넘는 공룡 거래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뇌는 왜 주름졌을까? AI만큼 중요한 뇌 연구 쾌거

    뇌는 왜 주름졌을까? AI만큼 중요한 뇌 연구 쾌거

    인간의 뇌 기능을 학습한 인공지능(AI) 열풍이 뜨겁다. 알파고는 그저 인간과 바둑 다섯 판을 뒀을 뿐이었지만, 걷잡을 수 없이 뜨거운 후폭풍을 몰고 왔다. 한편에서는 인간의 뇌의 구성과 역할, 기능조차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는데 인공지능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두려움 등 가공할 미래는 시기상조라고 말하고 있다. 호두껍데기 속 알맹이를 닮은 인간의 뇌 주름은 한정된 두개골에 더 크고 강력한 일종의 처리장치를 장착하기 위한 자연의 해결책이었다. 평평한 사각형의 종이를 이보다 작고 둥근 구멍에 넣으려면 구겨야 하는 것과 같이 뇌에 주름이 생기면 신경세포들 사이의 접합부를 더 짧고 가깝게 만들어 정보 전달을 더 빠르게 할 수 있다. 이렇듯 대뇌피질이나 회백질로 불리는 뇌의 바깥층에 주름이 존재하는 이유는 예전부터 밝혀져 왔지만, 그러한 구조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인지는 지금까지 수수께끼였다. 인공지능 못지않게 뇌에 대한 연구가 여전히 필요한 이유기도 하다. 뇌 주름은 유전적 신호나 생물학적 신호, 혹은 화학적 신호 등으로 발달하는 것인지 아니면 물리적 힘으로 생기는 것인지에 대한 관심은 지금까지도 현재진행형인 연구 대상이었다. 이런 의문에 미국과 핀란드, 프랑스의 공동 연구팀이 뇌 주름이 형성되는 것을 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물리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에 발표했다. 이는 특정 뇌 질환들을 이해하는 데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발견이라고 한다. 특히 정준영 박사가 한국인으로서 연구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더욱 주목할 만하다. 인간 태아의 뇌는 처음에 주름이 없고 부드러운 상태인데 수정란이 생성되고 20주가 지난 무렵부터 뇌 주름 형성이 시작돼 생후 18개월이 될 때까지 진행된다. 이번 연구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미 하버드대의 락시미나라야난 마하데반 교수는 “뇌 주름 구조를 이루는 대뇌피질의 표면적은 만일 같은 크기의 뇌에 주름이 없을 때의 표면적보다 3배 정도 더 크다”면서 “대뇌피질은 뇌 안쪽에 있는 대뇌수질(백질)보다 뇌 성장 시기에 신경세포의 수, 크기, 모양, 위치가 모두 급격한 팽창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또 “이 현상은 대뇌피질에 압력이 가해져 발생한 역학적 불안정성 때문에 뇌에 국부적으로 주름이 생기는 것”이라면서 “이런 간단한 진화적 혁신이 뇌 주름 형성의 주된 이유”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주름이 없는 태아의 뇌를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로 스캔한 데이터를 사용해 특수한 ‘젤’을 소재로 입체 모형을 제작했다. 이어 대뇌피질을 나타내기 위해 모형 표면에는 탄성이 있는 젤을 얇은 층으로 코팅했다. 뇌 성장을 재현하기 위해 연구팀은 이 모형을 특수한 용액에 담갔다. 그러자 모형의 외층 즉 대뇌피질 부위가 그 액체를 흡수해 내층 즉 대뇌수질 부위보다 팽창했다. 그리고 몇 분 뒤 모형의 크기와 모양이 진짜 뇌처럼 변하기 시작했다. 또한 모형에 어떤 생체 조직도 포함하지 않은 실험에서도 같은 과정으로 뇌 주름이 생성되는 것도 확인됐다. 실제로 이번 실험에 참여한 하버드대의 정준영 박사는 “모형은 실제 뇌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정 박사는 마하데반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후 과정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인간의 뇌는 가장 많은 주름을 갖고 있다. 실제로 뇌에 주름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침팬지와 돌고래, 코끼리, 돼지 등 동물들보다 훨씬 많다고 한다. 뇌 주름에 관한 물리적인 설명은 사실 40년 전 하버드대 과학자들이 처음으로 제창했었다. 그리고 이제 이번 연구팀이 입증한 연구결과는 뇌 주름이 물리적 과정이 아니라 순전히 생물학적 과정으로 생성된다는 사회적인 통념에 도전하는 것이어서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정 박사는 “뇌는 모든 사람이 똑같지 않지만 건강해지려면 주요 주름은 모두 같아야 한다”면서 “우리 연구는 뇌 일부가 적절히 성장하지 않거나 전체적인 기하 구조가 중단됐을 때 적당한 위치에 큰 주름이 생성되지 않으면 잠재적 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논문을 살펴본 미국 스탠퍼드대의 엘렌 쿨 생물공학부 부교수는 논평에서 “뇌 주름이 훨씬 많거나 적으면 발작, 운동기능장애, 지적 장애, 발달 지연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이번 결과는 그런 신경질환을 진단·치료·예방하는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하버드대(위), 네이처 피직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죽어도 못 보내!” 신부 입장 중 드레스에 뛰어든 아이

    “죽어도 못 보내!” 신부 입장 중 드레스에 뛰어든 아이

    지난 4일 ‘마크와 타냐의 결혼식’(Mark and Tanya‘s wedding)이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아일랜드 더블린의 한 교회에서 진행된 결혼식에서 찍힌 영상에는 신부 ‘타냐 멀론’(Tanya Malone)의 결혼식을 방해하는 귀여운 4살 조카 ‘리스’(Rhys)의 모습이 담겨 있다. 부친의 손을 잡고 입장하는 신부 타냐의 모습에 수많은 하객은 일어서 경의의 눈길을 보낸다. 바로 그때 조카 리스가 타냐의 드레스 위로 뛰어들며 입장을 방해한다. 깜짝 놀란 하객들은 드레스 위에 주저 앉은 리스를 일으켜 세운다. 해당 영상은 2주가 채 되지 않아 200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영상=Mark and Tanya‘s wedding/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아슬아슬’ 생방송 중인 기자에 돌진한 승용차☞ 뉴스 방송중 ‘몸통 사라진’ 기상 캐스터…이유가?
  • “디즈니 만화 속 불평등과 차별, 아이들에게 해롭다” (연구)

    “디즈니 만화 속 불평등과 차별, 아이들에게 해롭다” (연구)

    “주인공은 그 후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아이들이 주로 읽는 동화의 마지막에 등장하는 흔한 엔딩이다. 이러한 엔딩에 도달하는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업체의 작품들이 어린이들에게 도리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듀크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월트디즈니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과 영화 등 30여 편을 분석한 결과, 작품 속 캐릭터와 내용이 불평등과 가난에 대해 잘못 묘사하고 있으며, 이것이 결국 아이들에게 잘못된 현실을 전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뮤지컬 영화로 만들어진 ‘메리 포핀스’부터 ‘알라딘’, ‘101마리 달마시안’ 등의 유명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 67개(인물과 동물 포함) 중 38개의 메인 캐릭터가 중산계급 이상에 속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알라딘’의 자스민 공주나 ‘백설공주’의 백설공주, ‘라이온킹’의 심바 등이 그 예다. 노동자 계급 또는 매우 가난한 처지에 놓인 캐릭터는 총 14개 정도에 불과했다.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노동자 또는 가난한 계층에 속하는 캐릭터는 대부분 게으르게 묘사됐다. 또 자신의 직업을 재미있거나 활기찬 것으로 받아들인다는 특징이 있다. 반면 사회적으로 상위 계급에 속하는 캐릭터는 매우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으로 묘사된다. 심지어 일부 부유한 캐릭터는 하위층 계급의 삶이 안락하고 자유로워 보인다며 동경하는 모습도 있다. 연구진은 애니메이션 속 하위층 계급의 주인공들이 고된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긍정적이고 행복하게 묘사돼 있으며, 가난이나 불평등이 삶에서 ‘무해’한 것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이끈 듀크대학교의 제시 슈트라이프 박사는 “이들 애니메이션은 가난한 것이 별일 아니며 대수롭지 않다고 여긴다. 또 노동자 계급으로 일하는 것이 본인을 행복하게 만든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뿐만 아니라 하층 계급에서 상층 계급으로의 이동이 그다지 어렵지 않은 것으로 그린다”고 분석했다. 이어 “착한 캐릭터는 결국 자신의 노동에 대한 보상을 받으며, 착한 사람이 되면 당연히 부(富)가 뒤따르는 형식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 다르다”면서 “이러한 서술 방식은 불평등이나 가난이 나쁜 것이 아니며, 아이들은 이러한 내용을 통해 사회적 계급이 큰 문제가 아니거나 혹은 당연하고 영구적인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미국 온라인 과학매체인 ‘phys.org’에 소개됐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In&Out] 문화선진국은 통합 국가상징 사용한다/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한국미술관협회장

    [In&Out] 문화선진국은 통합 국가상징 사용한다/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한국미술관협회장

    ‘로고(logo)라는 이미지의 본질은 왕관에 박힌 보석이다.’ 그래픽 디자인계의 피카소로 불리는 미국의 디자이너 폴 랜드의 말이다. 그는 로고가 최고의 가치를 지닌다는 생각을 말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직접 증명해 보였다. 이남훈의 ‘메신저’라는 책에 이에 관한 흥미로운 일화가 소개되었다. 애플의 최고경영자(CEO)였던 스티브 잡스가 1985년 넥스트사(社)를 설립할 당시 로고 디자인을 폴 랜드에게 의뢰하며 여러 개의 시안을 요구하자 폴 랜드는 “내가 가진 모든 노하우를 동원해 최고의 시안 하나를 만들겠다”라고 말하고 고객의 요청을 거부했다. 디자이너의 근성과 자부심에 감동한 잡스는 로고 비용으로 무려 10만 달러를 지불했다고 한다. 디자인은 미래의 핵심 경쟁력이자 브랜드의 영혼이라고 믿었던 잡스다운 선택이었다. 폴 랜드와 잡스에 미치지는 못하겠지만 브랜드 경쟁 시대에 살아가는 보통사람도 로고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 로고는 정부, 기업, 단체의 조직이나 상품에 적용되는 시각디자인을 말한다. 공공의 정책과 제도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는 광고, 홍보 효과가 크며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되는 경쟁력 확보, 브랜드 인지도와 가치를 더욱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정부도 뒤늦게 로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주도로 새롭게 정부상징체계(Government Image, GI)를 만드는 통합형 국가상징 개발 사업에 착수했다. 통합형 GI는 일관된 디자인 형태를 가진 하나의 이미지를 정부기관이 모두 사용하는 것으로, 대부분의 문화선진국에서 시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프랑스는 혁명정신을 의인화한 여성인 마리안, 독일은 독수리, 네덜란드는 두 마리 사자, 캐나다는 붉은 단풍잎 상징을 전 부처에서 사용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흰머리독수리, 영국은 유니콘과 사자가 그려진 왕실 문장, 덴마크는 왕관이라는 공통된 상징을 기관별 특성에 맞게 변형해 쓰고 있다. 반면 한국은 정부 각 부처와 소속기관들이 소재, 서체, 색상 등 각기 다른 개별 상징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일관성 없이 사용하고 있어 국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자유와 개성, 다양성을 존중하는 문화선진국이 왜 통일된 GI를 사용하고 있을까? 단일화된 국가 상징은 대내적으로는 애국심과 공동체 의식, 자긍심을 키워 주고 대외적으로는 인지도, 호감도, 신뢰도를 확보해 국가 브랜드의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구매 태도와 제품 평가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이른바 원산지 효과다. 이것은 특정 제품의 원산지를 알려 주는 정보가 소비자의 구매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가리킨다. 이경선 한경대 교수에 따르면 선진국들은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국가 상징을 사용하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캐나다에서 생산되어 영국에서 판매되는 미네랄 워터 제품인 ‘크리스털 캐나디안’(Crystal Canadian)은 깨끗하고 순수한 고급 제품의 이미지를 강하게 인식시키고자 캐나다 정부의 사용 허가를 얻어 국가 상징인 단풍잎을 디자인의 모티브로 삼아 원산지를 식별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아직도 통합형 GI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글로벌 브랜드 매장들을 방문해 체험해 보라. 브랜드의 개성을 표현하고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어떤 전략을 쓰고 있나? 간판, 인테리어, 직원의 복장, 쇼핑백, 청구서 등 통일된 상징으로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고 있지 않은가.
  • [알쏭달쏭+] 우리는 왜 달고 기름진 음식에 중독될까?

    [알쏭달쏭+] 우리는 왜 달고 기름진 음식에 중독될까?

    달콤한 케이크나 아이스크림, 그리고 기름기가 흐르는 치킨이나 튀김은 대다수 사람들에게 거부하기 힘든 유혹이다. 이렇게 높은 열량을 지닌 음식을 조금 먹는 것 자체는 건강에 그다지 해롭지 않다. 문제는 너무 자주 먹으면서 운동은 거의 하지 않는 경우다. 이 경우 비만해지는 것은 물론 당뇨나 고혈압 같은 성인병까지 얻을 수 있어 개인은 물론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된다. 과거 비만은 미국 등 서구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문제였으나 이제는 신흥국까지 포함, 세계적인 보건 문제가 되고 있다.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비만 퇴치를 위해서 개인은 물론 국가적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하는 것은 현대 사회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비만이 되는 사연은 다양하겠지만, 사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이유는 한 가지다. 많은 열량을 섭취하고 그만큼 소비하지 않아서 남는 에너지가 지방으로 축적되는 것이 이유다. 많이 먹는 것 자체도 문제지만, 사실 최근 비만 인구가 많이 늘어난 데는 높은 열량을 지닌 음식이 늘어난 것도 중요한 이유다. 그런데 왜 건강에 해로울 만큼 이런 음식을 자꾸 먹게 되는 것일까? 보통 일반적인 시각은 개인의 취향이나 식탐을 원인으로 돌리지만, 과학자들은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고 믿고 있다. 분명 체중을 조절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쉽게 달고 기름진 음식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은 일종의 중독이 일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과거 탄수화물 중독이라는 이야기는 생소한 개념이었으나 이제는 과학적인 원인 규명에 접근하고 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과학자들은 쥐를 이용한 신경 모델을 통해 달고 기름진 음식에 중독되는 기전을 연구했다. 중독 증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의 부분은 변연계(limbic system)에 있는 중변연 도파민 시스템(mesolimbic dopaminergic system)이다. 이 신경 시스템은 특정 물질이나 행동을 하면 쾌감을 느끼는 보상 작용을 한다. 따라서 알코올 같은 화학 물질은 물론 도박 같은 행위 중독에도 관여한다고 알려졌다. 연구팀에 의하면 쥐에게 달고 기름진 음식을 먹이면 도파민 시스템이 흥분하여 쾌감을 느끼게 한다. 그 흥분 상태는 24시간까지 지속하는데 그 이후에는 다시 흥분 상태에 이르기 위해 같은 음식을 찾는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팀은 그 상세한 기전을 분석해 중독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신경 신호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과도한 쾌감이 느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단순히 탄수화물 중독을 넘어 이 시스템과 관련된 여러 중독 증상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로 그런 치료제가 개발되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치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술을 마시는 모든 사람이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과도한 알코올 의존으로 인해 사회생활이 불가능하고 명백한 중독 증상이 있는 경우에 치료하게 되는 것처럼 탄수화물과 지방 중독에 대한 치료 역시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경우 먼저 치료해야 한다. 매번 달고 기름진 음식의 유혹을 참지 못해 다이어트에 실패한 고도 비만 환자에게 효과적인 신약이 개발된다면 체중 조절이 한결 쉬워지게 될 것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약물치료 이전에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 습관을 통해서 건강을 관리하려는 노력이다. 사진=포토리아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아하! 우주] 주변 행성 최소 15개 ‘먹어 치운’ 백색왜성

    [아하! 우주] 주변 행성 최소 15개 ‘먹어 치운’ 백색왜성

    영국 워릭대학교의 보리스 갠시크(Boris Gansicke) 교수 연구진은 최근 연구를 통해 같은 궤도를 맴돌고 있는 별들을 산산조각 내는 ‘죽어가는 별’의 움직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WD 1145+017’이라고 명명된 이 별은 에너지를 모두 소진한 고밀도의 죽은 별로, 백색 난쟁이별 혹은 백색왜성이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별은 불규칙하고 불확실한 에너지를 모두 발산한 뒤 가장 중심부의 핵만 남게 된다. 고온의 핵이 점차 식으면서 결국 이것은 백색왜성(white dwarf)이 되고, 백색왜성 상태로 오랜 시간이 지나면 관측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에너지를 잃게 된다. 현재 WD 1145+017은 지구에서 57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지구 크기 정도의 중심부 핵이 남은 상태다. 별의 주변은 우주먼지와 가스 및 부서진 바위 조각들로 둘러싸여 있다. 이 별은 현재 자신의 궤도를 이동하며 마지막 에너지를 방출하고 있는데, 연구진이 지난해 이 백색왜성의 존재가 처음 알려진 뒤 수개월 동안 이 백색왜성 주변의 움직임을 자세히 관찰한 결과 백색왜성의 에너지와 충돌해 산산조각이 난 주변 행성의 부스러기가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최근 관찰을 통해 적어도 15개의 행성이 백색왜성의 강력한 중력에 의해 파괴된 뒤 백색왜성에 흡수된 것을 확인했다. 즉 백색왜성이 약 15개의 행성을 ‘먹어 치웠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갠시크 교수는 “우리는 지속적으로 이와 유사한 시스템을 가진 백색왜성을 탐색할 예정”이라면서 “아마도 우주 안에서 주변 행성을 파괴하고 흡수하는 백색왜성이 수 개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태양이나 지구 역시 언젠가는 백색왜성이 된다. 하지만 백색왜성과 같은 ‘죽음의 별’이 되기까지는 적어도 50억~60억 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천문학분야의 세계적인 저널인 천체물리학회지(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 2월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우리가 달고 기름진 음식에 중독되는 이유

    우리가 달고 기름진 음식에 중독되는 이유

    달콤한 케이크나 아이스크림, 그리고 기름기가 흐르는 치킨이나 튀김은 대다수 사람들에게 거부하기 힘든 유혹이다. 이렇게 높은 열량을 지닌 음식을 조금 먹는 것 자체는 건강에 그다지 해롭지 않다. 문제는 너무 자주 먹으면서 운동은 거의 하지 않는 경우다. 이 경우 비만해지는 것은 물론 당뇨나 고혈압 같은 성인병까지 얻을 수 있어 개인은 물론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된다. 과거 비만은 미국 등 서구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문제였으나 이제는 신흥국까지 포함, 세계적인 보건 문제가 되고 있다.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비만 퇴치를 위해서 개인은 물론 국가적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하는 것은 현대 사회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비만이 되는 사연은 다양하겠지만, 사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이유는 한 가지다. 많은 열량을 섭취하고 그만큼 소비하지 않아서 남는 에너지가 지방으로 축적되는 것이 이유다. 많이 먹는 것 자체도 문제지만, 사실 최근 비만 인구가 많이 늘어난 데는 높은 열량을 지닌 음식이 늘어난 것도 중요한 이유다. 그런데 왜 건강에 해로울 만큼 이런 음식을 자꾸 먹게 되는 것일까? 보통 일반적인 시각은 개인의 취향이나 식탐을 원인으로 돌리지만, 과학자들은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고 믿고 있다. 분명 체중을 조절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쉽게 달고 기름진 음식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은 일종의 중독이 일어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과거 탄수화물 중독이라는 이야기는 생소한 개념이었으나 이제는 과학적인 원인 규명에 접근하고 있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과학자들은 쥐를 이용한 신경 모델을 통해 달고 기름진 음식에 중독되는 기전을 연구했다. 중독 증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의 부분은 변연계(limbic system)에 있는 중변연 도파민 시스템(mesolimbic dopaminergic system)이다. 이 신경 시스템은 특정 물질이나 행동을 하면 쾌감을 느끼는 보상 작용을 한다. 따라서 알코올 같은 화학 물질은 물론 도박 같은 행위 중독에도 관여한다고 알려졌다. 연구팀에 의하면 쥐에게 달고 기름진 음식을 먹이면 도파민 시스템이 흥분하여 쾌감을 느끼게 한다. 그 흥분 상태는 24시간까지 지속하는데 그 이후에는 다시 흥분 상태에 이르기 위해 같은 음식을 찾는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팀은 그 상세한 기전을 분석해 중독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신경 신호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과도한 쾌감이 느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단순히 탄수화물 중독을 넘어 이 시스템과 관련된 여러 중독 증상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로 그런 치료제가 개발되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치료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술을 마시는 모든 사람이 알코올 중독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과도한 알코올 의존으로 인해 사회생활이 불가능하고 명백한 중독 증상이 있는 경우에 치료하게 되는 것처럼 탄수화물과 지방 중독에 대한 치료 역시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되는 경우 먼저 치료해야 한다. 매번 달고 기름진 음식의 유혹을 참지 못해 다이어트에 실패한 고도 비만 환자에게 효과적인 신약이 개발된다면 체중 조절이 한결 쉬워지게 될 것이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약물치료 이전에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 습관을 통해서 건강을 관리하려는 노력이다. 사진=포토리아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해외여행 | 파리, 한낮의 꿈 ②꼭 한 번은 파리‘부티크’

    해외여행 | 파리, 한낮의 꿈 ②꼭 한 번은 파리‘부티크’

    꼭 한 번은 파리‘부티크’파리에서는 꼭 한 번 부티크 호텔에 묵고 싶었다. 다른 도시에서는 좀체 들지 않았던 호기심이 고전미의 도시, 파리에서는 몽실몽실 피어올랐기 때문이다.산 레지스 호텔 곳곳에 걸린 그림의 수준만 보아도 산 레지스 호텔의 격이 드러난다파리 패션신의 한 장면으로 종종 등장했던 산 레지스 호텔의 현관●부티크 호텔의 기준 호텔 산 레지스Hotel San Regis 샹젤리제 거리의 국립미술관이자 갤러리인 그랑팔레Grand Palais 인근 호텔인 산 레지스의 게스트 중에는 유명인이 많다. 그중 한 사람은 페라리의 ‘루카 디 몬테제물로’ 회장이다. 23년 동안 페라리를 이끌었던 그는 어떤 인연으로 여기에 오게 되었을까? <마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뉴욕에서 파리로 가는 비행기에서 이브 몽탕을 만났는데 그가 슬쩍 ‘산 레지스’를 알려 줬어요.”몬테제물로나 이브 몽탕처럼 산 레지스를 각별히 여긴 셀러브리티는 한둘이 아니다. 이들은 광고 아닌 친분을 통해 산 레지스를 알게 되었고, 비밀의 장소처럼 산 레지스를 간직했다.지난 시절 산 레지스에는 영화감독 루이 말,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의 배우 진 켈리 등 여러 배우와 유명인이 드나들었다. <하퍼스 바자>의 편집장 카멜 스노는 산 레지스를 한동안 자기 집처럼 사용했다. 한 번은 그녀가 어느 신진 디자이너의 패션쇼를 ‘뉴 룩New Look’이란 신조어로 소개했는데 그 디자이너가 바로 크리스찬 디오르다. 카멜 스노와 크리스찬 디오르로 인해 산 레지스는 고전적인 파리지엥 스타일의 정수를 간직한 파리 패션 신의 주요한 스폿으로 등장했다. 지난 시절, 유명인들이 숨어 지내기를 좋아했던 산 레지스에 요즘에는 어떤 사람들이 주로 오느냐는 질문에 산 레지스의 매니저 사브리나가 미소를 머금은 채 말했다.“요즘도 셀러브리티들이 많이 오지만 누구인지는 말할 수 없어요. 그들이 먼저 미디어 앞에서 말하기 전까지는요.”사브리나는 15년째 산 레지스에서 일하고 있다. 여기 오기 전 다른 호텔에서 일한 기간까지 합치면 27년째 호텔리어로 일하고 있는데 산 레지스의 분위기와 꼭 닮았다.“사브리나가 사진 속으로 들어가면 잘 어울릴 것 같아요.”호텔 브로슈어를 살펴보다 그녀에게 말했다. 진심이었다. 머리를 단정히 모으고, 하얀색 투피스를 입은 그녀는 산 레지스처럼 기품 있고 우아했다.딜럭스룸의 붉은색 커튼을 마주하고 있으면 시간은 순식간에 19세기로 돌아간다파리의 고전미가 강렬한 산 레지스의 스위트룸럭셔리 부티크 호텔이지만 카페의 음료와 디저트 메뉴는 그다지 비싸지 않다. ‘Paris-Breast’가 맛있다산 레지스에서 머무는 동안 부러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을 오르내렸다. 19세기 파리의 타운하우스 분위기가 물씬 풍겨온다산 레지스는 호텔이라기보다 저택에 가깝다. 19세기의 타운하우스를 1923년 호텔로 개조했다. 방의 컬러는 밝은 노란색에서 진한 붉은색까지 제각기 다르다. 특히 딜럭스룸, 프레스티지와 스위트룸에선 아름다운 옷장, 글을 쓸 수 있는 책상, 화장대, 윙체어 같은 유니크한 걸작품을 볼 수 있다. 산 레지스는 클래식한 아름다움에 모던한 편의성을 더했다. 신중한 서비스뿐만 아니라 서비스의 디테일에 집중해 ‘Home away from home’, 말 그대로 ‘내 집처럼 편안한 호텔’이다. 나로선 1857년에 지은 타운하우스가 159년이 지난 2016년 현재까지 럭셔리 부티크 호텔로 온존해 왔다는 사실이 경이감을 불러일으킨다.1980년대 중반 산 레지스의 ‘르네상스’를 가져온 이는 엘리 조르주Elie Georges라는 남자다. 1984년 산 레지스 호텔을 인수한 그는 호텔리어이자 예술을 사랑하는 사업가였다. 엘리 조르주는 처음 산 레지스 호텔을 방문한 후 이렇게 말했다.“신고전주의 파사드와 실내 공간, 그리고 그때까지 여전히 남아있던 고가구가 서로 완벽히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에 매혹됐어요.”1985년 그는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피에르 이브 로숑Pierre-Yves Rochon에게 호텔의 전면적인 리노베이션을 의뢰했다. 타운하우스의 성격을 살리면서 동시에 각각의 방을 유니크하게 꾸미기 위해 모든 소품을 결정한 사람이 바로 피에르였다.산 레지스는 지난 해 다시 한 번 리노베이션을 시작했다. 샤워 부스를 별도로 만들었고, 욕조에 몸을 담그고 발을 쭉 뻗어도 발끝이 닿지 않을 만큼 욕조가 커졌다. 클래식이란 명목으로 설비의 불편함을 감추지 않는다.늦은 밤, 차를 마시고 싶어 룸서비스에 뜨거운 물을 부탁했다. 잠시 후 똑똑 노크 소리와 함께 새하얀 린넨에 묵직한 금색 포트와 꿀, 찻잔을 들고 나타난 이는 깨끗하게 차려 입은 노년의 신사였다. 차 한 잔을 마시는 게 매우 행복했던 밤이었다. 오후에 카페에서 쇼콜라쇼를 서빙해 준 웨이터, 조제는 33년째 산 레지스서 일한다고 했다. 어쩌면 조금 전 포트를 가져다준 그도 조제와 비슷할지 모르겠다. 19세기 파리의 타운하우스에서 파리지엥처럼 하룻밤을 보낸다. 꿈같은 시간이다.다음 날, 아침을 먹으러 레스토랑에 내려가니 손님의 수는 채 열 명이 안 됐다. 산 레지스의 객실은 전부 42개뿐이다. 내게 산 레지스는 파리의 멋, 파리의 색, 파리다운 완벽한 호텔로 기억된다.“Merci, San Regis, Au revoir고마워요, 산 레지스, 또 만나요.”여담 한 가지. 산 레지스 레스토랑의 지붕은 유리다. 체크인 후 유리를 통해 떨어지는 햇살을 맞으며 카페에서 쇼콜라쇼를 마셨다. 진하지만 달지 않아 좋았다. 맙소사, 그 자리에서 쇼콜라쇼 세 잔을 내리 마셨다. 며칠 후 다시 산 레지스를 찾았다. 며칠 동안 내내 첫날 마신 쇼콜라쇼가 생각났기 때문이다.호텔 산 레지스★★★★★ 12 rue Jean Goujon 75008 Paris, France +33 1 44 95 16 16 www.hotel-sanregis.fr러시아 남자와 프랑스 여자의 러브 스토리를 간직한 나폴레옹 호텔나폴레옹 로비 한 편에서 호텔 오너였던 프랑스 여자의 초상화를 볼 수 있다나폴레옹 호텔의 주니어 스위트 애비뉴룸. 창밖으로 개선문을 볼 수 있다●러시아 남자, 파리 여자의 사랑 호텔 나폴레옹Hotel Napoleon 1920년대 후반, 파리의 프랑스문학클럽에서 남자와 여자가 만났다. 남자는 러시아 출신의 부유한 사업가였고, 여자는 아름다운 파리지엔느였다. 남자는 러시아 혁명의 소용돌이를 피해 파리로 온 것 같다. 두 사람은 이내 사랑에 빠져 들었고, 남자는 여자를 위해 특별한 결혼 선물을 준비했다. 이 선물을 통해 여자가 파리 상류층의 사교계에 들어가 시간을 즐겁게 보내기를 원했다. 남자가 준비한 선물은 파리 8구에 있는 ‘호텔’이었다. 개선문에서 가깝지만 샹젤리제 대로변에서 한 블록 뒤에 자리 잡아 차분한 분위기를 가진 7층짜리 건물이었다. 호텔의 7층, 스위트룸에선 한쪽 창문으로 개선문이, 다른 한쪽 창문으로 에펠탑이 보였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파리의 호텔 중에서도 개선문과 에펠탑이 동시에 보이는 방은 거의 없다. 남자와 여자는 이 방에서 파리의 유명인들을 만나고 파티를 즐겼다. 이 호텔의 이름은 나폴레옹Napoleon이다.체크인을 하고 잠시 로비와 레스토랑을 둘러보는데 소파를 장식한 루비색과 황금색 스트라이프 패턴이 강렬하다. 러시아 남자와 파리지엔느 여자의 뜨거운 사랑 같다. 로비 한 편에 한 여인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호텔을 선물받은 바로 그 여자다.긴 세월이 흘렀다. 남자와 여자는 세상을 떠났고, 남자의 아들이 호텔 오너가 되었다. 이제 아들의 나이도 여든에 이르렀다. 2층의 내 방으로 가는 복도에서 스트라이프 패턴과 다시 만난다. 복도 양편을 장식한 붉은 컬러의 패브릭은 시간을 과거로 되돌리는 마법의 패턴이다. 아직 방에 들어서지도 않았는데 복도의 패브릭과 레스토랑의 소파만으로 나는 거듭 감탄한다.내 방은 주니어 스위트 애비뉴. 창밖으로 개선문이 슬쩍 보인다. 방에서 한 가지 인상적인 건 세이프티 박스 전원 플러그다. 전원 플러그를 가진 세이프티 박스는 처음 봤다. 나폴레옹은 클래식한 부티크 호텔이지만 아이팟 스테이션 같은 모던한 서비스와 균형을 맞춘다.호텔의 어떤 방은 향기로 기억될 때 가장 강렬하다. 나폴레옹 호텔은 록시땅의 향기로 상기된다. 머리를 감고 몸을 씻는 단순한 샴푸와 바디 젤이 아닌 호텔의 향기다.나폴레옹 호텔은 지난 해 6월 리노베이션 공사를 마무리했다. 건물이 낡았다고 해서 재건축 운운하며 바로 헐어 버리고 새로 짓는 경우는 거의 없다. 건설업자의 개발 프레임에 갇혀 있는 한국과 달리 100년, 200년 넘은 건물이 즐비한 파리에서 지은 지 30년 정도 되었으면 ‘새’ 건물이다. 리노베이션 공사를 마친 지난 해 9월21일, 나폴레옹 호텔은 입구에 붉은 카페트를 깔고 손님들을 초대해 파티를 벌였다. 파티의 제목은 ‘광란의 20년대Roaring Twenties’ 손님들은 활기와 자신감에 넘쳤던 1920년대 사람들 모습으로 분장하고 파티를 즐겼다. 그날, 시간은 2015년에서 1920년으로 순식간에 돌아갔다.그런데, 왜 하필 이름을 나폴레옹이라 했을까? 나폴레옹은 남자의 조국 러시아를 침략한 장본인 아닌가? 호텔 매니저 오드리는, “러시아 남자가 ‘남자’로서 프랑스 남자, 나폴레옹을 좋아했던 것 같다”고 설명한다. 1806년 자신의 군대를 기리기 위해 개선문을 세운 나폴레옹은 인근에서 역사적인 전투를 치렀는데 호텔 이름은 이를 기념하기 위한 증표 같다.파리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무심코 서랍을 여니 록시땅 핸드크림이 있다. 선물로 받았지만 좀체 쓰지 않았었다. 록시땅을 손에 발라 본다. 은은하게 피어나는 향기에 문득 나폴레옹 호텔의 욕조에 몸을 담고 있던 순간이 떠오른다.호텔 나폴레옹★★★★★ 40 avenue de Friedland 75008 Paris, France +33 1 56 68 43 21 www.hotelnapoleon.com리도쇼를 보며 식사를 즐기는 ‘디너 앤 쇼’. 좀 비싸긴 해도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90분 동안 펼쳐지는 리도쇼는 관능적이고 몽환적이며, 우아하고 낭만적이다●리도쇼가 파리다 파리의 카바레에는 물랑루즈만 있는 게 아니다. 리도Lido de Paris도 있다. 물랑루즈의 쇼를 보지 못했으니 비교할 수 없지만 리도쇼는 심장이 쿵쾅거릴 만큼 대단했다고 말하고 싶다.고백부터 하자면, 나는 리도쇼를 오해했다. ‘여자가 가슴을…’ 운운하는 누군가의 말을 얼핏 듣고, 늘씬한 여자가 가슴을 드러내거나 엉덩이를 세련되게 내밀거나 흔드는 공연인 줄 알았다. 그런데 공연이 펼쳐진 한 시간 반 동안 나는 얼이 빠진 듯 기분 좋은 전율에 빠져 들었다. 내 상상이 일천했다. 정말 깜짝 놀랐다.이제껏 ‘내 인생의 쇼’라는 걸 꼽는다면 2006년 뉴욕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본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의 <델리리움DELIRIUM>이었다. 공연 타이틀대로 정신을 차리지 못할 만큼 황홀경에 빠져 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대학원에서 영화를 공부한 탓인지 나는 내심 공연보다는 영화의 표현력이 우월하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음악과 춤, 비주얼 이미지가 하나로 합쳐져 절정으로 치달아 가는 델리리움을 보면서 무대가 영화를 압도할 수 있다는 걸 난생 처음 알았다.리도쇼는 태양의 서커스와 비교했을 때 규모는 작지만 무대 사이즈와 상관없이 ‘내 인생의 쇼’ 리스트에 오를 만큼 굉장했다. 어쩌면 세상에서 가능한 모든 공연의 하이라이트를 아주 짧은 시간에 경험한 것 같다.리도쇼는 영화적인 장면에서 불현듯 연극적인 장면으로, 뮤지컬 같은 장면에서 느닷없이 서커스 같은 장면으로 끊임없이 무대를 바꿔 간다. 발레리나의 우아한 몸짓 다음에 태연자약하게 등장하는 거위나 스케이트 링크는 또 어떤가? 춤, 노래,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온갖 이미지들의 실루엣으로 관객들은 소인국과 거인국을 오간다. 공연을 본다는 게 마치 그림책을 읽거나, 몽환 속을 헤매는 것 같다. 때로는 현실과 4차원 세계를 넘나들고, 때로는 관능적이었다가 순결하고, 때로는 잔인하며, 때로는 웅장하고, 때로는 낭만적이다. 나는 리도쇼에서 하나의 무대가 아닌 열 개, 아니 백 개의 무대를 보았다.무대가 춤추듯 변하는 덕분이다. 내가 이제껏 보았던 무대와 아예 차원이 다르다. 질투가 날 만큼 이들의 상상력이 부러웠고, 기분 좋은 전율감이 온몸을 감쌌다. 저마다 파리를 정의하는 방식은 다르겠지만 오늘은 이렇게 말하고 싶다. 리도쇼가 파리다. 나는 리도쇼에서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파리지엥 또는 프랑스와 유럽의 상상력을 보았다. 아, 잠깐 잊고 있었다. 여기는 파리, 파리라는 걸.리도쇼를 만든 이는 프랑코 드래곤Franco Dragone이다. 뜻밖에도 프랑스 사람이 아니라 이탈리아 출신인데 세계적인 공연 연출자다. 그는 ‘태양의 서커스’ 초기 공연의 일부를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여기가 뉴욕이나 도쿄, 뮌헨이 아닌 파리이기 때문에 그가 리도쇼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매일 저녁, 식사를 하면서 쇼를 보는 ‘디너 앤 쇼Dinner and Show’는 이른 저녁인 7시, 라이브 뮤직과 댄스 공연으로 시작한다. 가격은 1인 165유로부터 자그마치 300유로까지. 매우 비싸다. 하지만 샹젤리제의 전설적인 카바레 리도에서 ‘저염 버터에 살짝 구운 가리비와 시트러스 버터를 발라 조리한 바삭바삭한 엔다이브’ 하는 식의 메뉴 이름도 이해하기 어려운 프렌치 파인 다이닝을 풀코스로 이 세상 최고의 쇼와 함께 즐긴다 생각하면 한 번은 기꺼이 치를 가치가 있다. 식사를 하지 않고 음료와 함께 쇼를 보는 옵션도 있다.카바레 리도에 들어서면 거대한 크리스털 샹들리에가 당신을 맞으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여기는 파리입니다. 자, 리도쇼를 볼 준비가 되었나요? 더없이 짜릿하고 행복한 순간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리도Lido de Paris 116 bis, avenue des Champs-Élysées 75008 Paris, France 9:00~20:30 +33 1 40 76 56 10 www.lido.fr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박준 취재협조 프랑스관광청 kr.france.fr
  • [우주를 보다] 토성의 ‘자매 여신’ 레아와 테티스 포착

    [우주를 보다] 토성의 ‘자매 여신’ 레아와 테티스 포착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두 여신이 먼 우주에 나란히 떴다.8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토성탐사선 카시니호가 촬영한 토성의 위성 레아(Rhea)와 테티스(Tethys)의 환상적인 모습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태양빛을 받아 반달 모양으로 빛나는 두 위성 중 크게 보이는 위성이 테티스, 작게 보이는 위성이 레아다. 흥미롭게도 두 위성은 자매 사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이름을 따온 테티스는 하늘의 신 우라노스와 땅의 여신 가이아 사이에서 태어난 바다의 여신이며 레아는 대지(大地)의 여신이다. 인간의 신화가 우주의 자매로 짝지워진 것이지만 두 위성은 실제 비슷한 점도 많다. 테티스와 레아는 둘다 얼음덩어리로 구성된 차가운 별로 표면은 어떤 물체와 충돌하면서 생긴 ‘상처’(크레이터·crater)들로 가득하다. 사진으로 보면 테티스가 훨씬 커보이지만 이는 촬영된 거리 때문이다. 실제 지름은 레아가 1527km로 테티스(1062km)보다 오히려 크다. 한편 NASA와 유럽우주국(ESA), 이탈리아 우주국(Italian Space Agency)의 합작품인 카시니-하위헌스(Cassini-Huygens)는 지난 1997년 발사돼 2004년 토성 궤도에 진입했다. 그간 카시니호는 토성을 비롯 위성인 타이탄, 레아 등에 수차례 접근해 촬영한 14만장의 화상을 지구로 전송했다. 사진=NASA/JPL-Caltech/Space Science Institute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생생라인] 슬랙라인 위에서 묘기 부리는 비키니女

    [생생라인] 슬랙라인 위에서 묘기 부리는 비키니女

    슬랙라인(Slack Line)에서 묘기 부리는 비키니 차림의 여성이 화제입니다. 최근 유튜브 영상에는 슬랙라인 위에서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젊은 여성의 모습이 보입니다. 여성은 공중에서 줄의 반동을 이용해 몸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가 하면 제자리에서 한 바퀴를 도는 제비돌기를 선보인다. 슬랙라인은 지상 50cm 높이에 폭 5cm 내외의 줄을 팽팽하게 설치하여 그 위를 걷거나 뛰거나 하는 묘기입니다. 사진·영상= ViralDonkeys 영상팀 seoultv@seoul.co.kr ☞ 1분 만에 생선살 해체하는 미녀 어부 ☞ ‘뱀은 내 친구!’ 킹코브라 애완견처럼 다루는 12살 소년
  • 갤럭시S7으로 찍은 제주

    갤럭시S7으로 찍은 제주

    삼성전자가 오는 11일 출시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갤럭시S7’으로 제주도의 풍경을 촬영한 ‘데이 앤드 나이트 인 제주’ 디지털 전시관(www.samsung.com/sec/galaxys7)을 운영한다고 6일 밝혔다. 제주 풍광을 매개로 갤럭시S7의 혁신적인 촬영 기능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기획했다. 안태영,이명호,구송이 등 전문 사진작가 3명은 이 전시관에서 각각 ‘제주의 색’,‘제주의 생명’,‘제주의 길’을 주제로 갤럭시S7을 이용해 촬영한 사진들을 선보인다. 유연석,이광수,조윤우 등 연예인들이 갤럭시S7으로 촬영한 제주도 풍경 사진도 조만간 전시할 계획이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직장인을 위한 서바이벌 IT](29) 3D 프린팅 ② 현실편

    [직장인을 위한 서바이벌 IT](29) 3D 프린팅 ② 현실편

    김 부장의 인생 후반전  김 부장이 퇴직을 한 지도 벌써 일년이 지났다. 재취업을 하려고 여기저기 이력서도 내보았지만 경기 탓인지 부르는 곳이 없다. 하루 세끼 집에서 밥을 먹는 것도 눈치가 보이고 등산하러 다니는 것도 시들해졌다. 그러던 중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눈에 들어왔다.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니 정부와 각종 민간단체가 주관하는 교육 과정이 생각보다 많았다. 어차피 제2의 인생을 준비하려 했던 김 부장은 이번 기회에 무언가를 배워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중 큰 자본 없이도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는 3D 프린터가 전망이 있어 보였다. 김 부장은 현역 시절의 실력을 발휘해 관련 자료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는 3D 프린팅 시장이 연평균 87%씩 성장해 2018년에는 134억 달러의 거대 산업이 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3D 프린터로 미국 제조업을 혁신하겠다며 발벗고 나섰고, 우리 정부도 이미 창조경제를 이끌 핵심 분야로 꼽았다. <메이커스>의 저자 크리스 앤더슨은 3D 프린터가 디지털과 현실 세계를 연결해 3차 산업혁명을 완성할 것이라고 했다. DIY 수준의 데스크톱 제작(desktop fabrication)을 넘어 데스크톱 제조(desktop manufacturing)까지 가능해 일반인도 ‘책상 위의 공장’(desktop factory)을 소유하는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공유경제의 부상을 알린 ‘한계비용 제로 사회’의 저자 제레미 리프킨은 3D 프린터가 대량생산에서 대중생산으로 제조의 민주화를 이루는 수단이라고까지 말한다. 뉴스를 검색해보니 3D 프린터로 시제품은 물론이고 피자, 인체 장기, 자동차, 주택까지 출력한다는 기사들이 넘쳐났다. 김 부장은 여전히 녹슬지 않은 자신의 안목에 뿌듯해하며 3D 프린팅 교육과정에 등록하였다.   첫 시간은 입체 인쇄, 레이저 소결, 용융 압출과 같은 프린팅 방식과 여러 가지 소재에 대한 입문 교육이었는데 그런대로 재미가 있었다. 다음 시간부터 본격적인 제작이 시작되었다. 3D 프린팅을 하려면 먼저 만들고 싶은 물체의 3차원 도면이 필요하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인터넷에서 도면을 다운로드해 그대로 출력하는 것이다. 스트라타시스의 메이커봇에서 운영하는 싱기버스(Thingiverse)나 3D 시스템즈가 제공하는 큐비파이(Cubify)와 같은 공유 사이트에서는 수많은 3D 모델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작권 문제가 불거지면서 게임이나 드라마의 캐릭터를 이용한 디자인을 등록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클라우디아 응이라는 디자이너는 닌텐도의 포켓몬스터를 본뜬 화분을 3D 프린터 장터인 세이프웨이즈(Shapeways)에 등록했다가 법적 분쟁에 휘말린 적이 있다. 미국에서는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의자를 모방해 만든 휴대전화 거치대의 디자인이 방송사 HBO의 요청으로 삭제된 사건도 있었다. 사업을 염두에 두고 있던 김 부장은 남들이 한 디자인보다 자신의 아이디어로 제품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용기를 내어 3D 모델링을 배워보기로 했다. 먼저 3D 스캐너로 직접 사물을 스캔하여 3차원 데이터를 만드는 방법을 배웠다. 3D 스캐너는 물체에 빛을 쏘아 반사된 정보를 이용해 3차원 형상을 얻는 장비인데 요즘은 30~40만 원대의 휴대용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3D 시스템즈가 내놓은 보급형 스캐너 ‘센스’(Sense)를 사용해 여러 가지 물건들을 스캔해 보았다. 무엇이든 뚝딱 실물 같은 3D 모델을 만들어 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빛이 비치지 않는 곳이나 표면의 상태에 따라 여기저기 구멍이 생겨 손질을 해야 하고 정확한 치수로 복원하기도 어려웠다. 무엇보다 기존의 물건으로 모델을 만들다 보니 새로운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 마지막 방법은 컴퓨터로 직접 3D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도면이라고는 그려본 적이 없는 김 부장에게 머릿속의 물체를 3차원으로 그리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시중에 나와있는 오토캐드, 마야, 3D 맥스와 같은 전문 3D 모델링 소프트웨어로 제대로 배우려면 1~2년은 족히 걸릴 것 같았다. 머리가 아파져 왔다. 교육 일정이 촉박해 강사의 도움으로 간단한 컵을 하나 만들고 얼렁뚱땅 모델링 과정을 마무리하였다. 다음은 FDM 방식의 프린터로 출력을 할 차례다. 플라스틱 재질인 ABS 수지를 고온의 노즐에서 녹여 층층이 쌓아 모양을 만들어 나갔다. 플라스틱이 녹으면서 환기가 잘 안 될 때는 심한 냄새가 나기도 하였다. 최근 일리노이 공대에서 3D 프린터가 발암물질이 포함된 초미세먼지를 방출한다는 연구 결과가 보도된 적이 있어 신경이 쓰였다. 교육용으로 사용하는 저가형 프린터라서 그런지 출력 속도도 느렸다. 꼬마 주먹만 한 컵을 출력하는데 온종일 걸렸다. 오후 늦게 드디어 컵이 나왔다. 쌓아 올린 층으로 생긴 결 때문에 표면이 거칠었다. 사포로 문질러 표면을 매끄럽게 하고 스프레이로 색을 칠해 후처리까지 모든 과정이 끝났다. 김 부장은 난생처음 3D 프린터로 자신이 만든 컵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수료증을 받고 그동안 고생한 동료들과 함께 송별회를 하였다. 삼겹살을 구우며 교실에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취미 생활을 위해 배운 사람도 있었지만 김 부장처럼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찾기 위해 온 사람도 많았다. 다들 3D 프린터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진 신기술이란 주변의 이야기에 잔뜩 기대를 하고 왔다는 것이다. 짧은 기간의 교육이었지만 직접 접해보니 재미있었다는 반응도 있고 기대에 비해 실망스러웠다는 쪽도 있었다. 쓸만한 장비는 아직 가격이 비싸고 출력물은 상품으로 팔기에는 품질이 떨어지는 것 같다며 김 부장도 한마디 거들었다. 수강 동기들과 헤어져 수료증과 컵을 들고 집으로 가는 김 부장의 발걸음이 무거웠다.  3D 프린터, 현실을 넘어  3D 프린터의 미래를 이야기하기 전에 현실을 돌아보는 의미에서 지인의 상황을 재구성해 보았다. ‘제3차 산업혁명’, ‘제조 혁명’, ‘창업 혁명’으로 불리며 무한한 가능성을 지녔다는 3D 프린터가 김 부장에게는 왜 먼 나라 일로만 느껴졌을까. 우선 <직장인을 위한 서바이벌 IT> 2회에서 언급했던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을 다시 한번 살펴보자. 2015년 기준으로 ‘기업용 3D 프린터’는 이미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은 성장기에 진입했다. 그러나 ‘소비자용 3D 프린터’는 기대가 최고도에 달하는 거품기를 지나 실망으로 바뀌는 환멸기에 접어들었다. 얼리어댑터에게 환영을 받는 초기 시장에서 대중에게 확산되는 주류 시장 사이의 죽음의 계곡인 ‘캐즘(Chasm)’을 아직 넘지 못한 것이다.  시장 상황도 이를 반영한다. 시장 점유율 1, 2위 기업인 스트라타시스와 3D 시스템즈도 개인용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3년 메이커봇을 인수하여 개인용 시장에 진출한 스트라타시스는 판매 부진으로 두 차례의 감원과 판매점 세 곳의 문을 닫았다. 2015년 12월 3D 시스템즈는 시장 진출 3년 만에 데스크톱 3D 프린터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하였다. 2014년 126 달러를 기록하던 스트라타시스의 주식은 20 달러 대로 내려앉았고, 3D 시스템즈는 90 달러를 넘던 주가가 12달러 수준이 되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개인용 제품의 판매 부진도 한몫을 하였다. 가트너는 3D 프린터가 일반 소비자에게 보급되려면 5년에서 10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측하였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지금보다 100배나 빠른 프린터가 발표되고 다양한 신소재가 도입되면서 저렴한 가격의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현재의 몇 가지 문제점이 개선되면 예상보다 빠르게 시장이 커질 수도 있을 것 같다. 다음에는 현실을 넘어 3D 프린터의 미래를 이야기해 보자.  김지연 R&D경영연구소 소장 jyk9088@gmail.com  <지난 칼럼은 아래 링크로 들어가면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seoul.co.kr/news/newsList.php?section=kimjy_
  • [우주를 보다] 화성의 미스터리 달 ‘포보스’ 포착

    [우주를 보다] 화성의 미스터리 달 ‘포보스’ 포착

    지구와 이웃한 화성은 세간에 널리 알려져있지는 않지만 두 개의 초미니 달을 가지고 있다. 울퉁불퉁 감자모양을 닮은 지름 27km의 포보스(Phobos)와 지름 16km의 데이모스(Deimos)가 그 주인공이다. 최근 미항공우주국(NASA)은 화성탐사선 ‘메이븐’(MAVEN·Mars Atmosphere and Volatile Evolution)에 장착된 이미징 자외선 분광기(Imaging Ultraviolet Spectrograph)로 촬영한 포보스의 모습을 공개했다. 지난해 연말 두 차례에 걸쳐 메이븐이 500km까지 접근해 얻어진 이 사진은 수수께끼 달인 포보스의 표면 성분을 분석해 그 기원을 알아내기 위해 촬영됐다. 마치 누군가에게 얻어 맞은듯 군데군데 파여있는 크레이터로 이루어진 포보스는 지난 1877년 미국 천문학자 아사프 홀에 의해 처음 발견됐다. 생김새와 크기 모두 볼품없지만 포보스는 흥미로운 점이 많은 미스터리 위성이다. 먼저 포보스는 화성 표면에서 불과 6000km 떨어진 곳을 돌고 있는데 이는 태양계의 행성 중 위성과 거리가 가장 가깝다. 지구와 달의 거리가 평균 38만 ㎞에 달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얼마나 가까운 지 알 수 있는 대목. 전문가들을 알쏭달쏭하게 만드는 것은 포보스의 기원이다. 전문가들은 포보스가 원래 소행성 출신으로 태양계를 떠돌았으나 화성의 중력에 포획돼 달이 됐다는 것을 유력한 가설로 삼고있다. 이 때문에 메이븐을 통해 포보스의 표면 성분을 알아내는 것이 그 '출신'을 밝히는데 매우 유용하다. 흥미로운 점은 이뿐 아니다. 지난해 11월 NASA 고나드 연구센터 측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포보스가 당초 예측인 3000만년보다 훨씬 짧은 수백만 년 안에 갈가리 찢겨져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는 포보스가 점점 화성에 근접하기 때문으로 일부에서는 포보스가 부서져 토성과 같은 고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한편 메이븐은 지난 2013년 11월 발사된 탐사선으로 주 목적은 화성의 대기 탐사다. NASA 측은 메이븐 외에도 화성정찰위성(MRO)과 마스 오디세이(Mars Odyssey)를 화성 궤도에 두고 있으며 땅에는 큐리오시티(Curiosity)와 오퍼튜니티(Opportunity)가 굴러다니며 표면 모습을 생생히 지구로 전송하고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와우! 과학] 역대 최고(最古) ‘신경’ 가진 캄브리아기 화석 발견

    [와우! 과학] 역대 최고(最古) ‘신경’ 가진 캄브리아기 화석 발견

    역대 가장 오래된 신경계(Nervous System)를 고스란히 간직한 화석이 발견됐다.최근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중국 쿤밍 지역에서 약 5억 1500만 년 전으로 추정되는 절지동물의 화석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동물의 진화 연구에 큰 도움이 될 이 화석은 새우 모양으로 길이는 약 15cm, 다리는 최소 80쌍 이상으로 추정된다. 학명은 'C. 쿤밍엔시스'(Chenjiangocaris kunmingensis)로 현재의 거미나 게같은 절지동물의 '조상뻘'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 이번 발견이 의미있는 것은 신경계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상태로 발견됐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이빨과 뼈같은 단단한 부위는 화석화되기 쉽지만 신경계같은 부드러운 부분은 세월을 견디지 못하고 부서져 사라진다. 공동연구자인 하비에르 오르테가-에르난데스 박사는 "신경계를 간직한 화석은 거의 찾을 수가 없었다"면서 "이들 동물들의 초기 진화 역사를 연구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C. 쿤밍엔시스가 살았던 이 시기는 캄브리아기 대폭발 초기로 연구 가치가 더욱 높다. 약 5억 4000만년 전인 캄브리아기에 갑자기 동물의 문(門)이 폭발적으로 등장하면서 다양하고 복잡한 형태의 동물이 지구상에 등장했다.   당시 C. 쿤밍엔시스는 바다에 살면서 발달된 관절과 발로 바닥을 기어다닌 것으로 보이며 신경계의 주요소인 신경색(nerve cord)이 몸 전체에 퍼져있음이 확인됐다. 신경색은 척추동물의 척수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현대의 우단벌레(velvet worm)에서도 발견된다.   오르테가-에르난데스 박사는 "캠브리아기 화석 중 중추신경계를 간직한 가장 복잡한 샘플로 현미경을 통해 분석했다"면서 "80쌍의 발로 바닥을 종종걸음으로 다니면서 침전물을 먹고 살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최신호에 게재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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