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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다로운 치아보험… 가입 즉시 보장 안 돼요

    치아보험에 가입하면 치과 치료 금액을 모두 보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치아보험에는 까다로운 보장 조건이 따르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고 금융감독원이 7일 환기했다. 먼저 질병으로 인한 치료는 각각 면책기간(보험금 미지급)과 감액기간(보험금 50%만 지급)을 두고 있다. 이미 치아 질환이 있는 사람이 보험금을 받을 목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충전이나 크라운(씌우기) 등의 보존치료는 계약일부터 90일 또는 180일 이내에는 보장되지 않는다. 틀니, 브리지, 임플란트 등 보철치료 면책기간은 계약일로부터 180일 또는 1년 이내로 더 길다. 50% 감액기간은 보존치료의 경우 1년 이내, 보철치료는 1~2년이다. 단 상해 또는 재해로 치과 치료를 받았을 때는 별도의 면책기간이나 감액기간 없이 보험 가입일부터 보험금을 곧장 받을 수 있다. 보장 범위도 눈여겨봐야 한다. 보철치료는 1년에 3개까지 이(영구치 기준)를 뽑을 때만 보험이 가능하다. 이미 보철치료를 받은 부위를 다시 수리하거나 복구, 대체 치료할 때는 보험금을 주지 않는다. 한 개의 치아에 대해 두 가지 이상의 복합치료를 받았다면 보험금이 큰 쪽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사랑니 치료, 치열교정 준비, 미용상 치료 등도 보장에서 제외된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빅스 라비 솔로 출격, 실력파 래퍼 ‘가요계 안팎 관심 집중’

    빅스 라비 솔로 출격, 실력파 래퍼 ‘가요계 안팎 관심 집중’

    빅스 라비 솔로 출격 예고 소식이 전해졌다. 그룹 빅스 멤버 라비는 7일 0시 빅스 공식 소셜 채널을 통해 솔로 출격을 알리는 짧은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시멘트벽에 금이 가고 부서지면서 뒤에 ‘라비 리얼라이즈 프로젝트(RAVI R.EAL1ZE PROJECT)’라고 적힌 글이 드러났다. 라비의 솔로 프로젝트임을 엿볼 수 있는 힌트가 베일을 벗으면서 지난 5일 오후 공개된 티저 모션 포스터 ‘후 엠 아이(Who Am I?)’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켰다. 빅스의 멤버인 라비는 평소 자신의 색깔을 분명히 드러내온 실력파 래퍼로서 이번 솔로 프로젝트를 통해 활동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3월 첫 번째 믹스테이프 앨범 ‘리버스(R.EBIRTH)’를 공개하며 역량을 드러냈으며, 같은 달 앨범명과 동일한 이름의 첫 번째 단독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독창적인 음악 스타일을 선보인 바 있다. 지난 7월에는 젤리박스의 두 번째 프로젝트 ‘댐라(DamnRa)’로 작곡, 편곡은 물론 퍼포먼스까지 직접 참여하며 프로듀서로서도 활약했다. 라비의 공식적인 솔로 프로젝트 ‘리얼라이즈’에 대한 소식이 공개되면서 그동안 전천후 아티스트의 진면목을 보여준 라비의 솔로 프로젝트에 팬들뿐만 아니라 가요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빅스 라비는 ‘리얼라이즈 프로젝트’를 통해 솔로 래퍼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경제 블로그] 대부업 대출금리 더 낮아질까

    [경제 블로그] 대부업 대출금리 더 낮아질까

    지난 5일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를 20%로 낮추고, 이자총액도 대출 원금을 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대부업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10%대 대부업 대출도 가능해지게 됩니다. “고금리에 신음하는 서민들의 고통을 덜어 준다”는 게 법안 발의 취지입니다. 일본(20%), 싱가포르(20%), 말레이시아(18%) 등 다른 국가와 비교해 봐도 우리 대부업 최고이자는 지나치게 높고 지난 3월 법정 최고금리를 7% 포인트 인하(34.9→27.9%)했지만 대부업체 영업이익은 오히려 늘고 있으니 여력도 충분하다는 점을 근간으로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금융 당국은 난감한 표정입니다. 대부업 이자 최고한도를 27.9%로 낮춘 지 9개월밖에 안 됐기 때문입니다. 취지는 공감하지만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게 금융 당국의 판단입니다. 추가로 금리를 내리면 되레 사채시장으로 내몰리는 ‘풍선효과’나 대출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을지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는 것이죠. “이미 낮아진 최고금리 혜택을 누리는 사람조차도 절반이 안 된다”는 현실도 상기시킵니다. 금융 당국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것은 저신용자들(신용 7~10등급)에 대한 상환 압력이나 대출 거부가 속출하는 것입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리 상한선을 급격히 낮추면 대부업체가 리스크를 줄인다는 명분으로 저신용자 중 상당수를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내몰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합니다. 실제 올해 3월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된 뒤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저신용 대출자는 지난해 9월 94만 44명에서 올해 9월 87만 7905명으로 감소했습니다. 지금이 ‘금리 상승기’라는 점도 고민입니다. 시장 금리가 더 오르면 저축은행 대출에 의지하는 대부업계의 자금 조달도 어려워집니다. 그 부담을 대출자에게 전가할 것이라는 게 금융 당국의 생각입니다. 서민들은 금리가 낮아진다고 하면 왠지 반갑습니다. 하지만 사이다처럼 당장 시원해도 결국은 갈증이 더 나는 정책도 있을 수 있습니다. 꼼꼼히 따져 봐야 할 것입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車사고 합의 시 피해자에게 보험금 세부 내역 공개

    위자료 등 지급 항목 모두 표시… 가해자엔 상해 등급 등 알려야 전체 지급액만 표시하는 등 두루뭉술하게 처리됐던 자동차 대인배상보험금 지급 명세서가 내년 3월부터 깐깐하게 바뀐다. 보험사는 병원별 치료 내용부터 위자료, 휴업손해비 등 자동차보험 대인배상금 지급액의 구체적 내역을 알려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5일 자동차 사고 처리 합의 때부터 보험금 세부 지급 항목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합의서 양식을 바꾼다고 밝혔다. 지금은 교통사고가 났을 때 보험사가 피해자에게 합의금과 치료 관련비 총액만 간략히 통보한다. 이 때문에 혜택 가능한 일부 항목이 빠져도 이를 발견하기 어려운 구조다. 하지만 내년 3월부터는 합의서에 보험금 종류(부상·후유장애·사망)부터 위자료, 휴업손해비용, 손해배상금 등 세부 지급 항목을 모두 표시해야 한다. 보험사는 또 피해자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쉽고 자세히 설명해야 한다. 차 사고 피해자의 보험금 지급 내역을 알릴 때 병원별 치료비 내역도 함께 통지해야 한다. 치료비를 과다 청구해 혼자 이익을 챙기는 일부 병원의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서다. 가해자에게도 피해자의 상해 등급을 알려 줘야 한다. 상해 등급은 1급(중상해)~14급(경상해)으로 나뉜다. 이는 가해자의 자동차보험 갱신 때 할증점수(1~4점, 1점당 보험료가 평균 7%가량 인상)로 활용된다. 상대편의 상해 등급을 알지 못하면 가해자 입장에선 차 보험료 할증이 적정했는지 알기 어렵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단 사고 처리에 합의하면 이후 나타난 후유장해 등은 재합의가 곤란한 경우가 많다”며 자신이 받을 수 있는 보상 내역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들은 후 합의하라고 조언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고객 요청 금융사 기록·관리 자료 열람 의무화

    불완전 판매 많은 직원 불이익 내년부터 성과보수 체계 개편 내년부터 불완전판매나 소비자 민원 건수가 많은 금융사 직원들은 성과보수가 깎일 수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소비자보호 모범규준’ 개정안을 공개했다. 금융 당국은 판매실적과 과도하게 연동된 보상 체계가 불완전판매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보고, 인센티브 체계 설계 개편을 유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모범규준 개정안에 따르면 금융사 직원 인센티브에는 ▲민원 건수 ▲불완전판매 건수 ▲소비자 만족도 조사 결과 등 소비자 만족과 관련된 요소가 판매실적과 함께 균형 있게 반영돼야 한다. 또 소비자가 금융회사의 기록·관리 자료를 열람·청취 요청할 경우 회사는 일정 기간 안에 반드시 응해야 한다. 금융회사와의 분쟁·소송 때 소비자가 정보를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구제받지 못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단 제도 오남용이 없도록 분쟁·소송 등 권리 구제를 위한 목적이 있을 때만 소비자의 포괄적 열람·청취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 금융사는 소비자들이 자사 홈페이지에서 상품 유형별 민원 현황, 분쟁 조정 현황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모범규준은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한·중·일 감염병 검역정보 공유…‘3국 협의체’ 구성·핫라인 구축

    한국·중국·일본 3국의 보건장관들이 ‘3국 검역협의체’를 구성하고 검역 당국 간 상시 핫라인 구축, 국내외 감염병·출입국 검역 정보 공유, 상호 검역 현장 방문 등의 기반을 마련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제9차 한국·중국·일본 보건장관회의가 지난 3일부터 이틀간 부산에서 열렸으며, 이 자리에서 고령화 사회, 만성질환, 감염병 대응에 대한 3국의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리빈 중국 전국위생·가족계획위원회 장관, 시오자키 야스히사 일본 후생노동대신은 물론 신영수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WPRO) 사무처장과 이종헌 한·중·일 협력사무소 사무차장이 참관 자격(Observer)으로 참석했다. 3국은 인플루엔자, 신종·재출현 감염병 공동대응에 관한 협력 각서와 공동실천계획을 개정했다. 또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에 대한 각국의 정책을 공유하고 항생제 현황을 모니터링하기 위한 보건당국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앞으로 3개국의 보건의료분야 협력 폭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대기오염이 불러온 中 남성 ‘정자 위기’

    대기오염이 불러온 中 남성 ‘정자 위기’

    중국의 심각한 대기오염이 남성들의 ‘정자위기’를 불러온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1일 홍콩 동방일보(东方日报)는 미국의 유명 의학저널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중국 본토 젊은 남성들의 ‘정액품질’이 환경오염으로 크게 악화되었다”고 전했다. 최근 미국 의학저널 ‘임신과 불임’ 사이트는 지난 15년간 정자 기증자 3만 여 명의 정자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후난(湖南)지역에서 정자를 기증한 젊은 남성 중 정자 합격률은 5분의 1 미만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1년 과반수 이상이 합격 판정을 받은 것에 비해 크게 떨어진 수치다. 보고서는 “후난 지역 외 다른 지역에서도 정자의 품질이 급격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원인을 정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환경오염 악화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여겨진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수질오염, 대기오염 및 식품오염 등으로 인한 환경오염 악화가 정자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또한 중국 본토는 출생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젊은 남성들의 정액 품질 악화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WHO(세계보건기구)의 최근 10년간 평가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남성은 30~40년 전에 비해 정액 1ml당 정자 함량수가 약 1억 개에서 현재 2000만~4000만 개로 감소했다. 또 다른 통계에 따르면, 20년 전 중국의 가임연령 인구 중 불임 발병률은 평균 3%에 불과했지만, 2014년에는 12.5%~15%로 급증했다. 황옌중(黄严忠) 미국 대외관계위원회 글로벌 건강연구원은 “중국 전역에서 점차 늘어나는 남성불임은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결과가 광범위한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면 나날이 악화되는 중국의 인구문제는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텅샤오밍(滕晓明) 상하이시 제일부녀보건소 생식의학센터 주임은 “중국의 급격한 산업화, 도시화 과정에서 오염된 물과 음식 혹은 피부를 통해 체내 흡수되면서 생식장애와 발육이상, 면역체계 및 신경계통에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외 늦어지는 결혼연령, 흡연, 음주, 비만 등도 생식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뛰는 금리에… 정부, 10조 채권안정펀드 재가동

    정부가 시장금리 상승으로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1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재가동하기로 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일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다면 채권시장안정펀드를 재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채권시장안정펀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자금난을 겪는 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10조원 규모로 조성됐다. 펀드 협약을 맺은 금융사들이 기업 회사채를 사들이는 대신 공공기관이 보증을 서 주는 방식이다. 현재 90개 금융사가 협약에 가입돼 있다. 임 위원장은 “필요하다면 10조원 이상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8년 만에 채권시장안정펀드를 다시 꺼내든 것은 금리 상승 영향으로 채권과 대출금리 급등세가 더 빨라지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급속히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장 미국의 금리 인상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재정정책이 구체화되면 국내 금리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 산업은행도 내년 1분기 최대 5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매입해 기업들의 자금 경색을 막기로 했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도 중소기업 대출 보증을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임 위원장은 ‘최순실 국정 농단’으로 동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성과연봉제에 대해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내년 1월부터 금융공공기관에 성과연봉제를 시행하겠다”면서 “노조가 제기한 성과연봉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결과와 무관하게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매일 7시간 자면 보험료 깎아줘요” 국내에선 이런 상품 언제 나올까

    “매일 7시간 자면 보험료 깎아줘요” 국내에선 이런 상품 언제 나올까

    “하루 7시간 이상 자는 사람에겐 보험료를 깎아 드립니다.” 글로벌 손해보험회사인 메트라이프는 지난 9월 중국 시장에서 언뜻 황당해 보이는 상해보험을 출시했다. 이 보험은 ‘평소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사람일수록 교통 사고도 덜 나고 건강하다’는 관련 빅데이터에 근간을 두고 있다. 보험 가입자가 약속한 규칙을 실제 지키는지 체크하는 일은 건강관리 제품인 샤오미 미밴드에 맡겼다. 미밴드는 시계처럼 차고만 있으면 운동량과 수면시간, 칼로리 등을 파악하는 기능이 있는 헬스케어 제품이다. 반대로 수면 시간이 7시간 안 되는 보험 가입자는 보험사가 소개해 주는 의사로부터 수면 개선 치료 등을 받을 수 있다. 글로벌 보험사들이 보험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인슈테크’(Insurance+Technology) 개발에 분주하다. 저금리로 자산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회계기준(IFRS17)까지 강화되는 악재 속에서 혁신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려는 모습이다. 이미 미국의 건강보험회사인 오스카, 유나이티드 헬스 그룹, 휴마나 등은 애플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가입자의 운동량을 측정하고 이를 보상해 주는 보험상품을 판매 중이다. 예컨대 오스카는 약속한 거리를 걸은 고객에게 하루 1달러, 1년에 최대 240달러를 돌려주는 상품을 출시했다. 비슷한 상품은 지난해 중국에서도 선보였다. 중안보험은 돈 대신 보장 기간을 늘려 주는 혜택을 걸고 같은 건강보험 상품을 판매 중이다. 선진국에서는 사물인터넷기술(IoT)을 자동차보험에 적용한 운전습관 연계보험(UBI)이 보편화되는 추세다. 미국 보험사 프로그레시브와 스테이트팜, 영국 아비바 등은 차량에 부착된 정보통신 기기로 운전자의 급제동 여부, 운행시간대, 주행거리 등을 파악해 안전 운전자에게는 연간 보험료를 20~50% 할인해 준다. 이에 비하면 국내 인슈테크는 걸음마 수준이다. 최근 라이나생명보험은 카카오톡 채팅을 통해 보험 관련 업무 상담을 하는 ‘챗봇’ 서비스를 내놓았다. 카카오톡으로 보험에 대한 궁금증이나 상품 안내, 가입 절차 안내 등을 물으면 로봇엔진이 일대일로 답변해 주는 형식이다. 동부화재도 SK텔레콤 T맵과 제휴해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활용한 UBI 자동차보험을 출시했다. T맵 내비게이션을 켜고 일정 거리를 주행한 후 받는 안전운전 점수에 따라 보험료 중 일부를 할인해 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두 보험상품 모두 글로벌 시장에 내밀기에는 부끄러운 초보적인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저금리 속 포화 상태에 달한 보험시장을 감안하면 인슈테크는 절실한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김석영 보험연구원 금융정책실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인공지능이 어느덧 보험 분야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을 정도로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른 것이 글로벌 업계의 현실”이라면서 “보험회사는 물론 감독 당국도 변화를 위한 대비에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50세 이전 흡연자들 심장마비 위험 8배

    50세 이전 흡연자들 심장마비 위험 8배

     세계보건기구(WHO)가 추산하는 전 세계 흡연인구는 약 10억명에 이르지만 이들이 설 자리는 점점 줄고 있다. 흡연이 폐암을 비롯해 각종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더해 이달 초에는 담배 연기가 유전자를 변형시켜 암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한국 과학자가 포함된 6개국 국제공동연구진이 흡연이 암 발생의 직접 원인이라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하트’ 30일자에는 50대 흡연자들의 경우 비흡연자들보다 심장관련 질환을 앓을 확률이 8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영국 셰필드대와 사우스요크셔 심장병센터 공동연구진은 2009~2012년 급성심근경색(STEMI)으로 사우스요크셔 심장병센터에서 치료를 받은 성인 1727명을 분석해 이 중 48.5%가 현재 흡연자였고 27% 가량이 최근까지 담배를 피웠다는 결과를 내놨다. 반면 비흡연자는 전체 4분의1 수준인 24% 정도에 불과했다. 특히 50대 심장질환 발병자 중 87% 가량이 흡연자로 나타났다. 또 흡연자들은 심장병과 함께 말초신경질환을 앓는 비율도 비흡연자들보다 높게 나타났다.  에버 그렉 심장병센터 박사는 “다른 연령대의 흡연자들도 비흡연자들에 비해 심장 관련 질환 발병 확률이 높지만 이번 연구는 특히 50대 흡연자가 심장병에 쉽게 노출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금연교육이 어려서부터 시작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같은 날짜에 발행된 ‘미국 예방의학회지’에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암센터 연구진이 2004~2005년 건강검진에 참여한 70세 이상 성인 17만 명을 추적조사한 결과 70세 이상 흡연자들은 비흡연자들보다 각종 질병에 의한 사망확률이 3배 이상 높다는 사실을 발표하기도 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치료율 90% 넘었는데 편견 때문에 더 아픈 병

    치료율 90% 넘었는데 편견 때문에 더 아픈 병

    12월 1일은 1988년 1월 세계보건장관회의에서 정한 ‘세계 에이즈의 날’이다.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당시와 달리 현재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의 치료율은 90% 이상으로 높아졌다. 에이즈 확산 방지와 치료를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동성애 등으로 감염되고 감염이 곧 사망이라는 오해와 편견은 여전하다. ●실명 등록 꺼려 본인 부담 치료 많아 2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및 에이즈 발생 신고 건수는 1152명(내국인 1018명, 외국인 134명)이었다. HIV는 에이즈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이고 에이즈는 이로 인해 발병된 증상을 뜻한다. 1152명은 전년 1191명보다 소폭 줄어든 숫자이지만 2011년 959명에 비해서는 늘어난 수치다. HIV 및 에이즈 발생 신고는 2012년 953명, 2013년 1114명 등 꾸준히 늘고 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33.3%(383명)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24.1%), 40대(18.8%) 순이었다. 전 세계의 HIV·에이즈 환자는 감소 추세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5년 세계 HIV·에이즈 신규 감염 환자는 2000년에 비해 35% 감소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국내의 HIV 감염자 및 에이즈 환자가 늘고 있긴 하지만 진료비 지원 등을 통해 2011년 이후에는 생존 감염인 중 치료율이 90% 이상”이라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역 보건소에 실명으로 등록된 HIV 감염인에 대해 검사비용 및 치료를 유지할 수 있는 요양 급여의 본인부담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HIV·에이즈 진료비 관련 예산은 약 26억 2600만원으로 전년(26억 2300만원)과 별 차이가 없다. 국내 HIV·에이즈 환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예산액 변화가 크지 않은 것은 보건소에 실명으로 등록해야만 치료를 지원해 주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HIV·에이즈 확산 방지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치료를 지원하고 있지만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여전해 실명 등록을 하지 않고 본인 부담으로 치료를 받는 환자들도 많이 있다”고 말했다. ●불치병 아닌 치료 가능한 ‘만성질환’ 불치병으로 인식됐던 과거와 달리 현재 에이즈는 약물로 치료할 수 있는 ‘만성질환’이 돼 가고 있다. 에이즈 치료약은 1987년 3월 미국에서 HIV를 직접 공격하는 지도부딘(AZT)이 처음 허가를 받은 이후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다. 이어 1996년 칵테일 요법으로 하루 20알 이상 복용하던 시대를 지나 2007년 이단일정복합제(STR)가 개발된 이후 하루 한 알 복용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됐다. 국내에서는 다국적 제약사인 길리어드의 ‘스트리빌드’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트리멕’ 등이 대표적인 에이즈 치료약으로 판매되고 있다. 국내 최초의 단일정복합 HIV 치료약인 스트리빌드는 2013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 이후 국내 에이즈 치료약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GSK의 트리멕 역시 하루 한 알만 복용하면 되는 에이즈 치료제로 지난해 6월 식약처 허가를 받아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여 가고 있다. 최근에는 다국적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한 달 혹은 분기에 한 번 접종하는 주사 치료제도 임상시험 중이다. ●“막연한 공포심과 편견이 검사 막아” 그럼에도 여전히 에이즈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과 불안감, 또 편견 등으로 의료계와 보건 당국은 HIV·에이즈 확산 방지 노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HIV와 에이즈는 특성상 대부분 성 접촉을 통한 감염으로 발생하는 만큼 감염자나 감염 의심자가 스스로 검사를 통해 관리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럼에도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검사를 기피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거나 감염을 확산시키는 경우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최재필 서울의료원 감염내과 교수는 “에이즈는 치료제의 발달로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면 일상적 생활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 질병”이라면서 “그럼에도 사회적 편견 등으로 검사를 받지 않고 혹 양성 판정을 받아도 치료를 받지 않아 후기에 발견돼 사망하는 사람들이 매년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현재 통계에 잡히지 않은 더 많은 HIV 감염자들이 검사와 치료를 받는다면 에이즈로 인한 사망자 수는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혈액제제(사람의 혈액을 원료로 만드는 의약품)는 1995년, 수혈로 인한 감염은 2006년 이후 보고 사례가 없음에도 병원 내에서 HIV 감염자들에 대한 막연한 감염 공포도 여전하다. 최 교수는 “똑같이 혈액을 통해 전염되는 B형 간염의 경우 전염률이 30%지만 HIV는 0.3%에 불과하다”면서 “병원에서는 환자들의 모든 체액을 오염된 것으로 간주하는 ‘표준주의’를 채택하고 있다”면서 병원에서의 HIV 감염에 대해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본부 산하 대한에이즈예방협회는 12월 1일 제29회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서울역 광장 일대에서 에이즈 예방 및 감염인 편견·차별 해소를 위한 행사를 연다. 또 지난 21일부터 오는 12월 11일까지 온라인을 통한 에이즈 바로 알기 캠페인도 전개한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금리 뛰면 시장안정 조치”… 임종룡의 경고

    “금리 뛰면 시장안정 조치”… 임종룡의 경고

    효과 반감 우려 철저히 함구 환율미세조정 등 개입 가능성 “미국의 영향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의 우려가 있다. 필요하면 단호하게 시장안정 조치를 시행하겠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9차 금융개혁추진위원회에서 한 발언이다. “정부가 가만 있지 않을 테니 급격한 금리 상승이나 달러 강세에 베팅하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정부가 쓸 수 있는 ‘시장안정 조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위 측은 “구체적인 내용이 미리 공개되면 효과가 반감되고 경우에 따라 국제 분쟁이 야기될 수도 있다”며 철저히 함구한다. 위기 상황 때마다 “경제 분야의 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을 제출해 달라”는 국회의 거듭된 요청에도 금융 당국이 매번 단호히 거절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시장에서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일 때마다 금융 당국이 취했던 일련의 행동을 통해 ‘조치’를 짐작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스무딩 오퍼레이션(환율 미세조정)의 강도 조절이다. 자유변동 환율제를 채택한 국가라도 외부 변수에 환율이 단기 급변할 때는 충격 등을 완화하기 위해 외환 당국이 개입한다. 하지만 환율 조작국 지목 위험과 국제사회 비판 여론 등을 의식해야 하는 탓에 대외적으로 이를 알리지는 않는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강화한 은행권 달러 유동성 확보 고삐를 더 바짝 틀어쥘 가능성도 높다. 거시건전성 3종 세트(선물환 포지션 규제, 외환건전성 부담금,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는 상시 대기 중인 카드다. 예컨대 은행의 자기자본 대비 선물환 보유액 비율을 높이도록 할 수 있다. 이럴 경우 은행이 선물환 매수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현물환을 매도해 과도하게 달러를 차입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한은은 이날 1조원으로 예정됐던 통화안정증권 발행 물량을 3000억원으로 조정하는 한편 다음달 추가 조정도 검토 중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당신이 유독 ‘짠 음식’ 좋아하는 이유는 ‘유전자 탓’ (연구)

    당신이 유독 ‘짠 음식’ 좋아하는 이유는 ‘유전자 탓’ (연구)

    유독 짠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제 '부모 탓'을 해야할 지도 모르겠다. 최근 미국 켄터키대학 연구팀은 'TAS2R38'이라 불리는 유전자의 변종을 가진 사람이 일일 나트륨 권장량보다 2배는 더 먹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짠 음식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기본 상식으로 나트륨를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고혈압·심장병·골다공증·신장 질환·위암 등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찌개와 김치 등을 즐기는 한국사람들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나트륨 일일권장량 2000mg(소금 5g) 보다 2배는 더 먹는다. 연구팀은 심장질환 병력이 있는 407명의 식단과 유전자 검사를 비교 분석해 이중 유전자 변종인 TAS2R38에 주목했다. 주로 쓴맛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TAS2R38의 유무에 따라 무려 1.9배의 나트륨 섭취 차이가 나타난 것. 이번 연구결과는 왜 사람에 따라 짠맛의 강도 등 맛의 차이를 느끼는 정도가 다른 지 설명이 된다. 또한 TAS2R38을 가진 사람에게 적절하고 건강한 식단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진다. 연구를 이끈 제니퍼 스미스 박사는 "쓴맛을 강하게 느끼는 사람이라면 더 짠맛의 음식을 찾고 즐길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정 유전자의 존재가 입맛 차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의 여러 미각을 특정 유전자들을 통해 분석할 수 있다면 어린시절부터 교육시켜 고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속여야 성공? 거짓말 통하는 한국사회

    속여야 성공? 거짓말 통하는 한국사회

    거대한 거짓말 같았던 우리 근현대사 치열한 경쟁 역사 속 트라우마도 한몫 부에 대한 욕심과 미래 불안해 잘 속아 한국인의 거짓말/김형희 지음/추수밭/216쪽/1만 3800원 ‘비선 실세’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온 나라가 온통 어수선하다. 연일 의혹이 불거지고 그에 따른 사실의 정황이 거듭 확인되는데도 진실의 실체는 오리무중이다. 진술과 주장이 심하게 엇갈려 국민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누군가는 분명히 거짓을 말하고 은폐로 일관할 터. 왜 이렇게 거짓이 난무하고 뻔한 거짓을 버젓이 입에 올릴 수 있는 것일까. 지난 6월 일본 경제잡지 ‘비즈니스저널’의 한국 관련 기사가 논란이 됐었다. 내용을 요약하면 “한국인은 숨 쉬듯 거짓말을 하며, 한국은 세계 제일의 사기 대국”이라는 것이다. 그 기사 말고도 ‘거짓말하는 나라’ 한국은 여러 통계를 통해 들춰진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전체 범죄 대비 사기범죄 비율에서 세계 1위 국가다. 2014년 호텔스닷컴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휴가 및 여행 경험과 관련해 거짓말을 많이 하는 나라 3위에 랭크됐다. 검찰청 범죄분석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3년 발생한 범죄 가운데 사기 사건은 27만 4086건으로 조사됐다. 이는 같은 기간 일본의 3만 8302건보다 무려 7.2배 많은 수준이다. 이런 불명예의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경찰교육원 외래교수가 쓴 이 책은 그 ‘거짓과 사기의 나라’ 한국을 파고든다. 한국인들이 어떻게 거짓말하는지, 한국인만의 특수성을 5년여에 걸쳐 추적해 파헤쳤다. 직접 발로 뛰어 주변 사람들의 거짓말 습관 사례를 수집해 1038개로 정리하고 언어적 단서, 목소리 단서, 바디랭귀지 단서로 세분화해 분석한 점이 도드라진다. 저자는 많은 석학들이 쏟아내는 거짓말에 대한 조언은 대체로 신뢰할 만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국의 거짓말과 관련해선 이같은 조언을 적용할 수 없는 특수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한국인은 거짓말을 할 때 코를 만지지도 않으며, 시선을 회피하지도 않는다. 일반적으로 뒤가 켕기면 시선을 회피한다지만 눈을 쳐다보면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한국 문화에서는 오히려 거짓말쟁이들이 상대방과 눈을 마주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한국인의 거짓말 사례들을 살펴보면 남녀 차이가 두드러진다. 남성은 거짓말을 할 때 무수히 많은 진실을 제공함으로써 거짓을 은폐하는 전략을 취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인 남성은 거짓말을 할 때 말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여성은 제공하는 정보 자체를 극단적으로 차단하는 전략을 취한다. 즉, 한국인 여성은 거짓말을 할 때 말수가 적어진다. 그렇다면 그런 차이와 특수성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 “조선인은 남을 속이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남을 속이면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잘한 일로 여긴다”(하멜의 ‘하멜표류기’) “어찌하면 이 민족을 현재의 쇠퇴에서 건져 행복과 번영의 장래로 인도할까 생각하는 형제자매에게 드립니다…첫번째 거짓말과 속이는 행실이 없게 함이니.”(안창호의 ‘민족개조론’) 300년의 시차를 두고 등장하는 이 두 개의 지적에는 분명히 공통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이 도사리고 있다고 저자는 또렷하게 말하고 있다. “한국인에게 근현대사란 그 자체로 거대한 거짓말과 같았던 시기였고, 수많은 거짓말들에 위협을 받았던 시대였으며, 거짓말을 잘해야 살아남을 수 있었던 시대였다.” 저자는 그 시대를 살았던 이들이 지금의 한국을 만들었고 아직도 생존해 있다는 주장을 편다. 그 말을 이어보자면 우리는 속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쳤고 동시에 속여서 살아남았던 거짓말쟁이들의 후손이다. 잘못을 저지르고서도 “속은 놈이 바보지”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세태의 바탕에는 우리의 역사 속 트라우마가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거짓말이 횡행하는 사회라면 두 가지가 전제돼야 한다. 하나는 자주 속이는 가해자가 있어야 하고, 또 하나는 자주 속는 피해자가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는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하면서도 거짓말을 잘해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 대목에서 저자는 ‘부자 되세요’라는 한 광고 문구를 건드린다. 그 외침은 한국을 지배하는 두 가지 급소를 제대로 파고든 사례이다. 바로 부에 대한 욕심과 내일에 대한 불안감이다. “한국인이 거짓말을 잘하는 이유는 머리가 좋아서가 아니라 잘 속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이 잘 속는 까닭은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욕심이 많고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한국인의 거짓말’을 향한 제언은 이렇게 맺어진다. “우리는 우리가 어떻게 거짓말을 하고 왜 거짓말을 하는지에 대해 똑바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한국인의 거짓말에 대한 고민의 첫걸음이자 결론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年2.56%… 보험사 주택담보대출 금리, 은행보다 낮아졌다

    年2.56%… 보험사 주택담보대출 금리, 은행보다 낮아졌다

    은행, 시장금리 오르자 서둘러 인상한 탓 보험사도 곧 올려 ‘역전현상’ 오래 안갈 듯 일부 보험사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은행보다 더 저렴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서울신문이 금융감독원 금융상품 통합 비교공시사이트 ‘금융상품한눈에’(finlife.fss.or.kr)에서 지난달 신규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를 비교한 결과 금리가 낮은 상위 10개사 중 4개사가 생명보험사였다. 지난달 평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 이하를 기록한 전체 16곳 중 절반(8곳) 역시 보험사였다. 1억원을 10년간 원리금 분할상환한다는 조건이었고, 한 회사가 복수의 상품을 파는 경우 평균금리가 가장 낮은 상품을 기준으로 삼았다. 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한화생명으로 지난달 신규 대출의 평균 금리는 연 2.56%였다. 2위와 3위는 각각 SC제일은행(2.63%)과 광주은행(2.73%)이었지만 4위는 다시 알리안츠생명(2.77%)이 차지했다. 이어 농협은행(2.81%), 부산은행(2.82%), 대구은행(2.82%), KEB하나은행(2.85%), 신한생명(2.87%), KDB생명(2.79%) 순이었다. KEB하나은행을 제외한 신한(2.92%·12위), 국민(2.98%·15위), 우리은행(3.07%·19위) 등 이른바 ‘은행 빅4’는 모두 10위권 밖이었다. 대형사끼리의 금리 경쟁에서 보험사가 우위를 점하는 일도 생겼다. 손·생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각각 2.94%와 2.96%로 2.98%인 국민은행보다 낮았다. 같은 금융지주사 안에서도 보험사 금리가 은행보다 더 낮아지기도 했다. 예컨대 신한생명 금리는 2.87%로 신한은행(2.92%)보다 0.05% 포인트 낮다. 일반적으로 은행은 보험사보다 조달금리 자체가 낮아 대출금리가 낮게 형성된다. 소비자들이 되도록 시중은행에서 대출받기를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은행들이 시장금리 상승을 이유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급하게 올리면서 보험사보다 금리가 높아지는 역전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옥죄기’로 대출을 늘리기 어려워진 은행이 시장금리 상승세를 틈타 지나치게 빨리 가산금리 인상에 나선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하지만 이런 금리 역전이 오래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한 대형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 주택담보대출은 주로 국고채 등 장기물과 연동되는데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등으로 최근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어 조만간 보험사들도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릴 방침”이라고 전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전자파 과민증’ 15세 소녀 자살…스위스엔 스마트폰 금지 아파트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전자파 과민증’ 15세 소녀 자살…스위스엔 스마트폰 금지 아파트

    지난해 12월, 영국 옥스퍼드셔에 살던 15살 소녀 제니 프라이가 극심한 알레르기 증상을 견디다 못해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벌어졌다. 제니가 그토록 고통스러워 한 것은 다름 아닌 ‘와이파이’ (WiFi)전파였다. 제니의 병명은 전자파 과민증, 일명 EHS라 불리는 병으로, 발생 원인은 분명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와이파이 등 전자파로 인해 두통과 두근거림 및 극심한 스트레스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매 순간부터 와이파이를 비롯한 각종 전파에 노출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보기술(IT)의 초고속 발전 덕분인데, IT 의 빠른 성장이 누군가에게는 병을 고치고 생명을 연장시켜 주는 빛이 되지만, 누군가에게는 건강과 목숨을 앗아가는 그림자가 되기도 한다. ●제약회사·IT “신약 만드는 AI 개발” IT의 발전은 지난 몇 년간 세상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아침에 눈 떠서 잠들 때까지, 우리 일상은 IT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최근 돋보이는 IT의 움직임 중 하나는 의학과의 협업이다. 지난 16일 다케다약품공업과 시오노기제약 등 일본 유력 제약사와 후지쓰, NEC 등 IT기업은 일본 정부 산하의 연구소 및 대학과 함께 신약을 만들어내는 인공지능(AI)을 개발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공동연구를 통해 탄생할 AI는 신약 후보 물질 탐색에 이용되며, 이러한 기술은 신약 후보물질을 찾는 데 걸리는 2~3년의 시간을 상당 부분 단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부작용이 우려되는 신약 후보물질을 제거해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글로벌 IT기업들도 인류의 건강 증진 및 질병 퇴치를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유럽 최대 반도체회사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자회사베레두스연구소는 결핵 치료를 위한 다중 분자 진단칩을 개발했다. 기존에는 최대 8주가 걸리는 결핵검사를 3시간 안에 진단할 수 있는 획기적인 칩이다. IBM은 2014년 뉴욕게놈센터와 슈퍼컴퓨터 왓슨의 인지시스템을 활용한 유전체 의학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왓슨은 유전자 정보뿐만 아니라 생체의학 문헌 및 의약데이터베이스도 분석할 수 있어 난치병과 불치병의 유전적 원인을 찾는 데 도움을 준다. 이 밖에도 심장박동수와 혈압 체크 및 걸음을 걸을 때 자세를 교정해 주는 스마트밴드 웨어러블 기기는 IT의 발전이 인류 건강에 미친 긍정적인 결과물이자 이제는 생활의 일부분이 된 익숙한 ‘IT약(藥)’이라 볼 수 있다. ●전자파 과민증부터 각종 중독까지 IT가 일상을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향유할 수 있는 장점만 갖고 있다면 좋겠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앞서 소개한 전자파 과민증의 경우 전 세계에서 이와 관련한 에피소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스웨덴에서 최초 보고된 전자파과민증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꾸준히 환자가 늘고 있다. 프랑스에 사는 한 50대 여성과 그녀의 딸은 전자파 과민증으로 도시에서의 모든 삶을 포기한 채 동굴에 숨어 지낸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기도 했고, 스위스 취리히에는 이처럼 첨단 기술이 주는 피해를 견디다 못한 사람들끼리 모여 만든 유럽 최초 ‘스마트폰 사용 금지 아파트’가 등장하기도 했다. 스위스의 한 건강관련재단이 기획한 이 아파트에는 전자파 과민증 외에도 샴푸나 세제, 향수 등의 냄새만 맡아도 구토나 발열, 두드러기 등의 증상을 나타내는 화학물질 과민증을 앓는 사람들이 모여 산다. 아파트 입구에는 ‘블랙리스트’가 붙어 있는데, 여기에는 향수나 휴대전화, 햄버거 등 인스턴트식품 등이 포함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자파 과민증의 존재에 대해 인정하지만, 오염된 공기나 조명, 소음 등 다른 원인으로도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고 판단해 이를 질병(disease)이 아닌 증상(symtom)으로 본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소 다르다. 영국 서머싯 지역보건의인 앤드루 트레시더는 “영국 정부와 WHO 측은 아직 이 병을 심리적 원인 때문이라고 판단하기에 환자들은 더욱 고통에 시달린다”면서 “이 증상과 관련한 과학적인 조사 등 대책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IT와 인류의 징검다리와도 같은 스마트폰은 각종 질환 유발자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성장기 어린이의 경우 스마트폰 등 IT기기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겨 성장발육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에 중독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자살 충동이나 학교폭력 등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는 사실 역시 익히 알려져 있다. IT는 지금 이 시간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무궁무진한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전 세계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게 된 것도, 앉은 자리에서 원격으로 의사와 상담을 하고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것도 모두 IT의 공(功)임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적지 않고, 작지도 않은 부작용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 역시 묵과할 수 없는 노릇이다. IT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현실이 돼 버렸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야 하며, 즐기기 위해서는 건강해야 한다. 각국 IT기업 및 전문가들이 ‘IT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개선 방안을 찾는 일에도 힘써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huimin0217@seoul.co.kr
  • 유독 ‘짠 음식’ 좋아하는 이유... ‘유전자 탓’(연구)

    유독 ‘짠 음식’ 좋아하는 이유... ‘유전자 탓’(연구)

    유독 짠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제 '부모 탓'을 해야할 지도 모르겠다. 최근 미국 켄터키대학 연구팀은 'TAS2R38'이라 불리는 유전자의 변종을 가진 사람이 일일 나트륨 권장량보다 2배는 더 먹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짠 음식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기본 상식으로 나트륨를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고혈압·심장병·골다공증·신장 질환·위암 등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찌개와 김치 등을 즐기는 한국사람들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발표한 나트륨 일일권장량 2000mg(소금 5g) 보다 2배는 더 먹는다. 연구팀은 심장질환 병력이 있는 407명의 식단과 유전자 검사를 비교 분석해 이중 유전자 변종인 TAS2R38에 주목했다. 주로 쓴맛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TAS2R38의 유무에 따라 무려 1.9배의 나트륨 섭취 차이가 나타난 것. 이번 연구결과는 왜 사람에 따라 짠맛의 강도 등 맛의 차이를 느끼는 정도가 다른 지 설명이 된다. 또한 TAS2R38을 가진 사람에게 적절하고 건강한 식단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진다. 연구를 이끈 제니퍼 스미스 박사는 "쓴맛을 강하게 느끼는 사람이라면 더 짠맛의 음식을 찾고 즐길 가능성이 있다"면서 "특정 유전자의 존재가 입맛 차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의 여러 미각을 특정 유전자들을 통해 분석할 수 있다면 어린시절부터 교육시켜 고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그대가 나를 사랑해야 한다면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그대가 나를 사랑해야 한다면

    그대가 나를 사랑해야 한다면(If thou must love me) -엘리자베스 브라우닝 그대가 나를 사랑해야 한다면, 다른 아무것도 아닌 오직 사랑을 위해서만 사랑해 주세요. “난 그녀의 미소 때문에, 외모 때문에, 상냥스러운 말투 때문에, 내 생각과 잘 어울리는 재치 있는 생각 때문에, 어느 날 즐겁고 편안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에 그녀를 사랑해”라고 말하지 마세요. 사랑하는 이여, 이러한 것들은 스스로 변하거나, 당신 마음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으니, 그렇게 엮인 사랑은 또 그렇게 풀릴지도 모릅니다. 내 뺨에 눈물을 닦아 주고픈 그대의 연민 때문에 나를 사랑하지도 마세요. 그대의 위로를 오래 받은 사람이 울기를 잊어버리면, 그대의 사랑을 잃을지도 모르니까요! 오로지 사랑만을 위해 나를 사랑해 주세요, 사랑의 영원함 속에서, 언제까지나 그대가 나를 사랑하도록. If thou must love me, let it be for nought Except for love’s sake only. Do not say “I love her for her smile-her look-her way Of speaking gently,-for a trick of thought That falls in well with mine, and certes brought A sense of pleasant ease on such a day-” For these things in themselves, Beloved, may Be changed, or change for thee,-and love, so wrought, May be unwrought so. Neither love me for Thine own dear pity’s wiping my cheek dry: A creature might forget to weep, who bore Thy comfort long, and lose thy love thereby! But love me for love’s sake, that evermore Thou mayst love on, through love’s eternity. * 철없던 시절에 읽은 엘리자베스 브라우닝(1806~1861)의 시를 나는 잘 이해하지 못했다. 다른 아무것도 아닌, 사랑 그 자체만을 위해 사랑해 달라니. 뭔 뜻일까. 연애소설만 들입다 읽었지 연애의 문턱에도 가 보지 못했던 스무 살의 내게 브라우닝의 저 유명한 연애시는 물음표로 남아 있었다. 작년이던가. 관악구민들을 위해 시 강의를 준비하며 ‘If thou must love me’가 새롭게 다가왔다. ‘그대가 나를 사랑해야 한다면’은 영국의 시인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이 그녀의 남편이 될 로버트 브라우닝(1812~1889)에 대한 애정과 고민을 녹여 쓴 14행의 소네트다. 그대가 나를 ‘사랑한다면’이 아니라 ‘사랑해야 한다면’이다. 그만큼 절박하고, 아무 사랑이나 받지 않겠다는 결의가 내비친다. 대화체에 인용문이 삽입돼, 사랑이라는 단어가 열 번이나 나오는데도 지루하지 않다. 내가 감탄한 구절: ‘그대의 위로에 익숙해진 내가 울기를 잊어버리면, 그대의 사랑을 잃을지도 모르니까요!’ 얼마나 재치 넘치는 표현인가. 연민과 사랑의 차이를 귀엽게 증명한 그녀. 여섯 살이나 어린 로버트가 그녀에게 왜 반했는지 짐작이 간다. 장애인이었던 그녀는 당시 의학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통증을 달고 살았다. 지금은 뜨겁지만 언젠가 로버트가 병약한 자신을 떠나지 않을까 두려웠으리. 환자였던 그녀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진실을 보았다. 미소 때문에, 외모 때문에, 상냥스러운 말투 때문에, 재치있는 말 때문에 나를 사랑하지 마세요. 사랑만을 위해 사랑해 달라는 말투에서 시대를 앞서간 페미니스트의 자의식이 엿보인다.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은 자메이카에서 사탕수수 농장을 경영하는 아버지 밑에서, 12명의 자녀 중 맏딸로 영국의 더럼에서 태어났다. 소녀 시절은 시골집에서 행복하게 보냈다. 어머니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여섯 살부터 시를 지었고, 열네 살에 첫 시를 발표했다. 열다섯 살에 척추를 다쳐 극심한 두통과 척추통을 앓아 하루 종일 집 안에 틀어박혀 책을 벗 삼아 지냈다. 1838년에 처녀 시집을 펴내고 시골의 저택에 칩거하다 남동생 에드워드가 물에 빠져 죽은 뒤로는 가까운 몇몇 외에는 사람 만나는 것을 병적으로 두려워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의 이름은 문단에 두루 알려져 있었고, 1844년에 나온 ‘E 배럿의 시집’에 영국의 독자들은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녀의 시는 대중적인 성공을 거뒀지만 비평가들로부터 호평을 받지는 못했다. 1845년 1월에 그녀는 6살 연하의 무명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으로부터 뜨거운 편지를 받았다. “친애하는 배럿양. 귀하의 시를 진심으로 아끼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건대 귀하의 시집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그리고 배럿양 당신을 사랑합니다.” 영문학 사상 가장 아름다운 로맨스라는 브라우닝 부부의 러브스토리는 그렇게 시작됐다. 처음엔 편지만 주고받다 초여름에 두 사람은 만났다. 이들의 만남은 엘리자베스의 아버지에게는 비밀에 부쳐졌다. 이즈음 그녀가 쓴 ‘그대가 나를 사랑해야 한다면’에는 주저하는 여자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1846년, 마흔 살의 신부 엘리자베스는 런던의 아버지 집에서 브라우닝과 비밀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한 뒤에도 그녀는 1주일을 더 런던의 친정집에서 살았다. 두 사람의 관계가 알려지자 아버지는 물론 남동생들도 그녀를 비난했다. 브라우닝 부부는 이탈리아로 이주했고, 엘리자베스의 아버지는 죽을 때까지 딸을 용서하지 않았다. 부부는 피렌체에 정착했고 1849년 아들을 낳았다. 말년에 그녀는 사회·정치 문제에 관심을 쏟아 미국의 노예제도를 비판하는 시를 썼다. 엘리자베스는 1861년 여름, 심한 독감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 부인이 죽은 뒤 로버트는 재혼하지 않고 77세까지 장수하며 영문학사에 길이 남을 걸작들을 생산했다. 사랑이 영원한 건지, 예술이 영원한 건지. 변치 않을 무엇이 그리운 계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 [경제 블로그] 막막한 트럼프노믹스 “비선 접촉하라” 특명

    [경제 블로그] 막막한 트럼프노믹스 “비선 접촉하라” 특명

    이창룡, 오바마 땐 美 스승 찾아 전광우, 현지서 무작정 전화도 학연·지연 총동원 줄대기 분주 2008년 1월 이야깁니다. “창용,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온 거야.” 급히 비행기를 타고 온 제자에게 스승이 건넨 인사말치고는 다소 건조합니다. 스승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라는 듯 제자의 여행용 가방에 발을 올려놓습니다. 허락된 시간은 20분. 제자는 한국의 경제상황부터 통화 스와프(맞교환)에 대한 감사, 미 의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필요성 등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 갑니다. 짧은 브리핑이 끝나자 스승은 알았다는 듯 미소를 짓습니다. 8년 전, 이 만남에서 스승은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 과외선생님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 제자는 이창룡 당시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입니다. 서머스는 이 전 부위원장의 하버드대 박사과정 지도교수입니다. 비슷한 시기 전광우 당시 금융위원장도 티머시 가이트너 당시 뉴욕연방은행 총재와 만나려 뉴욕 맨해튼을 백방으로 뛰었습니다. 가이트너는 불과 몇 개월 후 오바마 행정부의 재무장관으로 올라선 인수위 핵심 브레인이었습니다. 약속을 하고 가기도 하지만 무작정 현지에서 만남을 시도하는 일도 많습니다. 1박 3일 일정으로 미국을 급하게 찾았던 전 전 위원장도 한국행 비행기 시간을 불과 몇 시간 남기고 만남에 성공했다는 후문입니다. 이렇듯 백악관의 주인이 바뀌는 무렵에는 전 세계 외교가와 경제계는 미국의 차기 핵심라인과 치열한 줄대기 경쟁을 벌입니다. 유학시절 학연, 지연은 기본이고 필요하면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 등도 동원됩니다. 한 경제관료는 “때론 미국 수장이 특정 국가나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기도 한다”라고 말합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후 우리 금융당국도 난리입니다. 예상 밖의 등극인 데다 줄이 닿는 인맥이 극히 협소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고민을 하는 나라가 우리만이 아니라는 점이 위안일 따름입니다. 그래도 ‘수배자’가 점차 압축되고 있다고 하네요. 토머스 버락 트럼프 경제자문위원, 주디 셸턴 아틀라스경제연구재단 선임연구원, 앤서니 스카라무치 헤지펀드 스카이브리지캐피털의 설립자 등입니다. 그사이 아베 일본 총리는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트럼프와 만나서 긴밀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트럼프 취임식은 내년 1월 26일. 시간이 많지는 않아 보입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강동 건강행정, 세계로 전파

    “서울 강동구는 구정의 모든 분야에 ‘건강’ 개념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건강증진 국제콘퍼런스에 참석한 이해식 강동구청장이 ‘혁신과 과학:건강한 도시를 위한 과학’이란 주제로 ‘건강도시’ 강동구를 맘껏 알렸다. 세계보건기구(WHO), 중국 국가건강 가족계획위원회(NHFPC) 관계자, 건강증진 전문가 등 700여명의 참석자는 건강증진을 위한 강동구의 노력과 혁신에 박수로 화답했다. 자신이 오른 계단의 층수와 소비한 칼로리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오르고 나누고’ 애플리케이션, 만성질환 예방을 위한 ‘건강100세 상담센터’ 등이 혁신 사례로 언급됐다. 대한민국 건강도시협의회 의장도시인 강동구의 이 구청장은 24일까지 열린 제9차 건강증진 국제콘퍼런스에서 혁신과 신기술을 활용한 강동구 사례를 세계와 공유했다. 건강증진 국제콘퍼런스는 1986년 ‘캐나다 오타와 헌장’이 채택된 뒤 세계 각국의 건강 형평성 증진과 지속가능한 도시 발전을 위해 열린다. 헌장에는 개인의 건강기술 개발, 건강한 공공정책의 수립 등 국민의 건강증진을 성취하기 위해 준수해야 할 원칙이 담겼다. 특별히 이번 회의에서는 ‘건강도시 2016 상하이 시장단 선언문’을 채택했다. 이 구청장을 포함해 세계 각국 100여명의 지역대표로 구성된 시장단은 소통하는 거버넌스(협치) 활동을 원칙으로 세우고 어린이를 위한 도시정책 보장 등 건강도시활동 10대 분야에 주력하기로 합의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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