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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북 청소년 구정참여단 모집…정책 제안·시설 견학 등 활동

    성북구가 청소년 관련 주요 정책을 당사자인 청소년들의 눈높이에서 평가하고 이들의 참신한 의견을 구정에 적극 반영하기 위해 ‘청소년 구정참여단’을 모집한다. 구정참여단은 구에 거주하는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2학년 학생 가운데 50명으로 구성하고 4월부터 내년 3월까지 활동한다. 참여를 희망하는 학생은 구 홈페이지(www.seongbuk.go.kr) ‘모집/강좌’란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인적사항과 지원동기, 활동방향 등을 쓴 뒤 이메일(eastsite@sb.go.kr)이나 팩스(920-2936) 등을 통해 구청으로 제출하면 된다. 단원들은 4월로 예정된 발대식에서 회장과 부회장, 카페지기도 선출한다. 청소년 구정참여단원으로 선발되면 ▲청소년 정책 관련 아이디어 제안과 평가 ▲각종 청소년 대상 프로그램 참여 ▲아동·청소년 이용시설 견학 등 활동을 펼친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고 각종 정책에 대한 설문조사에도 응하게 된다. 성북구는 단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활동할 수 있도록 위촉장을 수여하고 청소년 관련 프로그램에 우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우수 학생을 표창할 예정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길섶에서] 새소리/임태순 논설위원

    아침 집을 나서는데 유난히 새소리가 크게 들렸다. 조잘조잘대는 새들의 지저귐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화창한 아침 햇살을 받으며 걸으니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졌다. 왠지 오늘 하루는 기분 좋은 일이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새소리는 흐리고 궂은 날보다는 맑게 갠 날 자주 들었던 것 같다. 언젠가 아침 일찍 문경새재 조령관문에 올라가니 여기저기서 울려 퍼지는 새들의 합창 소리에 귀가 따가울 정도였다. 간밤 단잠을 잔 뒤 상쾌한 기분으로 서로 아침 인사를 주고받으니 요란스럽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지루한 장마가 끝났음을 알리는 것도 새소리였다. 오랜만에 해가 뜬 날 아침이면 어김없이 새들의 흥겨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성경에도 노아의 대홍수가 끝나자 방주로 찾아온 것은 새들이었다고 하지 않았나. 때마침 기상청은 올해는 개나리가 지난해보다 2~4일 빨리 필 것으로 예보했다. 봄이 빨리 오는 것이니 새들의 울음소리를 더 들을 수 있게 되나 보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화제 인터뷰] 방송출연 슈퍼개미. ‘100억 인생역전’ 자랑하더니 결국...

    [화제 인터뷰] 방송출연 슈퍼개미. ‘100억 인생역전’ 자랑하더니 결국...

    전쟁터와 같이 매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주식시장에서 벌써 10년째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를 돕는 주식고수의 이야기가 언론과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최근 놀라운 수익률을 기록하며 이슈가 된 개인투자자들이 그가 10년째 운영하고 있는 ‘증권정보채널’(http://cafe.daum.net/highest)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주식시장이 큰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증권정보채널’은 현재 50만 명에 달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활동하며 11년째, 다양한 성공신화를 탄생시켜 온 국내 최대 무료 주식카페다. 특히, 초보들도 금방 이해할 수 있는 주식에 대한 기초부터 고수들의 매매전략까지 주식에 대한 모든 정보가 모두 공개되고 있다.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장진영 소장’은 10년이 넘게 ‘주식투자 3가지 매매비책’과 ‘종목발굴비법’ 등을 펼치며 기적적인 대박신화를 탄생시키며 주식시장을 놀래킨 장본인이다. SBS스페셜, 한국경제 등 다양한 언론매체를 통해 그의 투자노하우와 성공신화는 꾸준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오며 국내 1%의 주식고수로 인정받고 있다. 그런 그가, 1999년 돌연 무료카페를 개설해 주식실패로 실의에 빠진 개인투자자들을 위해 추천종목을 무료로 공개하고 매매타이밍을 실시간으로 짚어주는 등, 대가없는 봉사에 나서자, 그의 명성과 신뢰는 더욱더 높아지고 있다. 카페를 통해 공개되어 온 ‘100억 성공신화’ 실화들을 살펴보면, 1,000% 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가 그대로 나타나 있다. 바로, 수익성이 보장된 현재 바닥권에 머물러 있는 저평가 재료주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실제로, 예전부터 카페에서 언급되었던 ‘후너스’는 시장에서 이슈가 되기 시작한때부터 짧은 기간에 358%이상 크게 상승한 종목으로, 바닥권에서 매집한 개인투자자들에게 놀라운 수익을 안겨준 대표적인 종목이다. 그 외에도 포스코ICT(65%), 파트론(75%), 휴비츠(87%), STS반도체(129%), 아이엠(101%), 캠시스(100%), 아이컴포넌트(157%), 비에이치(84%) 등의 종목들도 장진영 소장의 투자비책을 따른 사람이라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었던 대표적인 효자종목들이다. 한편 기업의 가치와 실적에 상관없이 테마주로 엮이면서 큰 폭의 상승이 나온 종목은 결국 제자리로 하락하기 때문에 투자의 주의가 필요하며 개인투자자는 꼭 바닥권에서 가치와 실적이 바탕이 된 종목으로 매수하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다시한번 강조해 주었다. “성공투자를 위해서는 남들보다 빠른 정보와 실시간 대응하는 타이밍이 중요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가장 큰 약점일 수밖에 없다.”는 장진영 소장은, 때문에 증권정보채널(http://cafe.daum.net/highest)을 통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종목에 대한 매매비책과 핵심전략, 최적의 매매타이밍까지 실시간으로 세밀하게 짚어주고 있다. 더불어, 최근 시장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종목들도 기본 원리만 이해하고 있다면 누구나 바닥권에서 매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 이상 손실로 괴로워하는 개미투자자들이 없도록 무료교육 봉사에 앞장서겠다는 강한 책임감을 보였다.
  • [씨줄날줄] 경춘선/임태순 논설위원

    지난 주말 문상차 춘천을 다녀왔다. 승용차로 함께 가자는 친구의 말을 뿌리치고 상봉역으로 가 혼자 전철에 올라타는 청승을 떨었다. 조금 지나니 도심을 벗어나 전원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대성리, 청평, 가평, 강촌 등을 지나자 북한강을 낀 수려한 풍광이 연이어 펼쳐져 눈을 감을 수 없었다. 동료들보다 먼저 춘천에 닿고 눈까지 호사했으니 내심 잘한 선택이라는 생각에 쾌재를 불렀다. 경춘선은 도시인들의 영원한 로망이다. 열차에 몸을 실으면 금세 혼잡한 도시를 벗어나 한적한 시골과 마주친다. 경춘선의 탈서울 기능은 숙명이었던 것 같다. 일본 특파원 미즈시마 겐도 1939년 개통 당시 ‘경춘 철도 시승기’를 쓰면서 “나직하고 작게 멀어지는 경성의 거리, 그 거리의 하늘에 우뚝 솟아 있는 프랑스 교회의 첨탑이 묘하게 빛난다.”고 했다. 경춘선에는 또 추억과 낭만이 남아 있다. 대학생 시절 인기 MT 장소이자 연인과 떠나는 기차여행지로 사랑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경춘선에는 애틋한 마음을 갖고 있다. 경춘선이 오랫동안 남다른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차창 밖 경치도 절경이지만 도시화의 때를 덜 탄 요인도 크다. 서울·인천의 경인 축과 서울·수원의 경수 축이 도시 연담화(連擔化)로 거대도시가 된 것과 달리 경춘 축은 인구 유입이 적어 한적한 시골 모습이 많이 남아 있다. 피천득의 명수필 ‘인연’도 경춘선과의 인연이 없었으면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대학에 강의를 하기 위해 춘천을 자주 오가던 그는 “그리워하면서도 한번 만나고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서로 아니 만나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번 만났다. 세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고 토로하면서 “오는 주말에는 춘천에 갔다 오려 한다. 소양강 경치가 아름다울 것이다.”라고 했다. 경춘선에 어제부터 ‘ITX-청춘’이 추가 투입돼 기존의 전동차와 함께 복수 운행에 들어갔다. ITX-청춘은 KTX 다음으로 빠른 준고속 열차로 최고속도가 시속 180㎞에 이른다. 서울 용산과 춘천을 69분에 달려 기존의 전동차보다 운행시간이 30여분 단축된다. ITX-청춘이 투입됨으로써 경춘선은 세번째 변신을 하게 됐다. 일제시대인 1939년 사설철도로 첫출발한 경춘선은 1946년 국유화된 뒤 무궁화 열차로 운행되다 2010년부터 상봉~춘천 복선전철이 개통되면서 수도권 전철이 됐다. 피천득이 살아 있었다면 경춘선의 세번째 인연에 대해 뭐라고 했을까.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씨줄날줄] 신라 향가/임태순 논설위원

    통일신라 경덕왕 때(760년) 해가 두 개 나타나 10일 동안 사라지지 않자 민심이 뒤숭숭했다. 고민하던 왕이 해법을 묻자 신하들은 “인연 있는 스님을 불러 산화공덕(散花功德)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왕은 불전을 차리고 기다리던 중 스님 월명사가 인근을 지나자 기도문을 부탁했다. 월명은 “저는 원래 국선(國仙)의 무리에 속해 있어 향가만 알 뿐 산스크리트어로 된 염불은 잘 모른다.”며 사양했으나 ‘향가도 괜찮다.’는 말에 ‘도솔가’(兜率歌)를 지어 올렸다. 요즘 말로 “오늘 여기서 산화가를 부르니 꽃이 피어나네/너는 곧은 그 마음 변치 말고 도솔천의 부처를 맞으라.”는 내용이다. 해가 사라졌음은 물론이다. 모든 문학작품이 그렇듯이 월명의 도솔가에도 시대상이 반영돼 있다. 도솔은 미륵보살이 사는 도솔천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다스리다’라는 뜻을 지닌 ‘다살’을 의미하기도 한다. 즉,도솔가는 변괴를 다스리는 노래인 만큼 일찍이 신라시대 때부터 나라의 어려움을 노래로 극복하려는 전통이 있었음을 말해준다. 국선이라는 말에서 보듯 월명은 화랑이었다. 그러나 삼국통일로 태평성대를 구가하게 된 통일신라로선 화랑의 효용가치가 크지 않았다. 입지가 약화된 화랑 중 상당수는 승려로 신분을 전환해야 했고, 뒤늦게 승려가 된 월명은 법문이 짧을 수밖에 없었다. 무(武)의 성격이 짙은 화랑들이 심신을 수련하면서 시가를 읊으며 정서를 함양한 것도 인상적이다. 그런 배경 때문인지 월명은 죽은 누이를 위한 ‘제망매가’(祭亡妹歌)라는 서정성 짙은 향가도 남겼다. “어느 가을 바람에/떨어지는 꽃잎처럼/같은 나뭇가지에서 났지만/서로 가는 곳을 모르겠구나.”라는 구절은 요즘 감각으로도 전혀 손색이 없다. 신라시대 향가가 발견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대 이승재 교수는 국립경주박물관에서 2000년 출토된 목간(木簡·종이 대용으로 글씨를 남긴 나무조각) 가운데 통일신라시대 향가 한 수가 포함돼 있다면서 어제 그동안의 연구결과를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학계에서는 그의 주장에 대해 찬반 양론이 일고 있다. 향가는 향찰(鄕札) 및 이두(吏), 즉 한자의 음과 훈을 빌려 지은 신라의 시가다. 지금까지 삼국유사에 11수, 균여전에 14수 등 25수만 전해지고 있을 정도로 희귀하다. 목간의 글귀가 향가인지 여부는 학계에서 좀 더 검증해야 가려지겠지만 그런 주장이 나왔다는 것만 해도 가슴이 뛴다. 신라인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자료가 생겼기 때문이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서울IR컨설팅, 미국 IR전문기업ICON과 제휴

    IR 컨설팅 전문업체인 서울IR컨설팅이 미국의 IR 전문회사인 아이콘(ICON)과 전략적 제휴를 했다고 22일 밝혔다. 서울IR컨설팅은 1997년 설립된 국내 첫 IR 전문업체로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다. 아이콘은 뉴욕에 본사를, LA와 캐나다 토론토에 지사를 둔 글로벌 선두 IR 회사로 전략 커뮤니케이션, 평판 관리 및 위기 관리 컨설팅 등 사업을 하고 있다. 아이콘은 이미 국내 최대 스테인레스 강관(STS) 업체인 비앤비성원과 제분∙사료 제조업체인 동아원의 미국 주식시장 DR 발행 자문 업무를 성공적으로 마쳐 컨설팅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아이콘 CEO 데브라 첸은 JP모건, 리만브라더스, CCG 등에서 다양한 금융 및 IR 관련 경험을 쌓아 현재 ‘커뮤니케이션즈&인베스터 릴레이션즈’의 대표와 언론사인 ‘월스트리트 멀티미디어’의 이사도 맡고 있다. 첸은 “이번 파트너십은 우리에게 있어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한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면서 “양사의 기술적인 측면과 분석적인 측면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범 아시아 마켓에서 선두업체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두 회사는 해외 NDR, 국내기업의 해외 DR 발행 컨설팅, 국내기업의 해외투자가 유치, 국내 상장 희망 중국기업 소싱, 미국투자가 대상 백서 출간 등 업무를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시가총액이 작은 우량 스몰캡 종목들을 대상으로 해외 NDR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현석 서울IR컨설팅 대표는 “아이콘과의 업무 협력을 계기로 해외 NDR, 외국인 투자 자금유치 등 글로벌 전문 컨설팅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긴테쓰 레일패스-미에三重에서는 코끝이 차갑다, 찡하다

    긴테쓰 레일패스-미에三重에서는 코끝이 차갑다, 찡하다

    TRAIN PASS 긴테쓰 레일패스 미에三重에서는 코끝이 차갑다, 찡하다 겨울은 겨울답게 추워야 제맛이라 생각했지만 영하로 뚝뚝 떨어지는 서울의 겨울이 밉살스러워질 무렵, 미에에 발을 내디뎠다. 겨울에도 좀처럼 영하로 내려가는 일은 없다지만 미에의 겨울도 두툼한 옷매무새를 매만지게 할 만큼 차갑긴 하더라. 그것도 잠시. 밤하늘에 꽃핀 나바나노사토의 일루미네이션과 일본인들이 일생에 꼭 한 번 걸음해 태양신의 기운을 받는다는 이세신궁 그리고 수많은 눈의 보살핌으로 별이 되어 뭍으로 돌아온다는 해녀들의 이야기 등 미에의 겨울은 마음을 먼저 스르르, 이내 몸도 사르르 녹아들게 했다. 나는 어깨가 맞닿은 낯선 사람들과 함께 두 손을 모으고 읊조리기 시작했다. ‘나를 기꺼이 보살펴 주세요.’ 마음을 토닥여 주는 미에의 겨울에 안겨 본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진영 취재협조 일본 정부 국토교통성 긴키 운수국 하늘의 별이 부럽지 않은 나바나노사토의 일루미네이션 터널. 반짝이는 불빛 아래서 나지막이 소원을 빌어 본다 #1 반짝반짝, 고운 빛깔 머금은 미에의 품에 안기다 겨울철 일루미네이션만큼 좋은 볼거리가 또 있을까마는 내심 이 인공의 불빛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화려하게 빛을 발할수록 그 사이를 흐르는 전류가 떠올라 머리카락이 더욱 쭈뼛 서고, 낮 동안에 그대로 드러나는 가느다란 전선들 또한 곱게 보이지가 않기 때문이 아닐까. 그런데 입이 딱 벌어졌다. 찬란했다. 낮에는 해를 머금은 미에의 산과 들, 그 안에 소복이 들어앉은 꽃과 나뭇잎이, 밤에는 그 위에서 반짝이는 색색의 전구들이 또 다른 빛깔을 자아냈다. 나가라가와 강변의 아름다운 정원 ‘나바나노사토’의 하루는 그렇게 물들어 있었다. 이른 봄, 매화와 벚꽃을 시작으로 수국, 창포, 코스모스가 피고 지는 마을 나바나노사토는 화려함 그 자체다. 1년 내내 1만2,000포기의 베고니아로 가득한 온실은 짐짓 떠름하게 지었던 표정마저 활짝 피게 했다. 땅은 물론 온실 천장에도 주렁주렁 맺힌 꽃송이가 신기했는지 입을 헤벌린 아이의 고사리 같은 손이 허공을 찌른다. 어째 하늘에 꽃이 피었는지 신기한가 보다. 이 순간을 추억하려는 카메라 셔터 소리도 끊이질 않는다. 뒤로 핀 꽃처럼 함박웃음 띈 자연스러운 모습이면 좋을 텐데, 어쩐지 기념사진을 찍는 모양새들이 약속이나 한 듯 부동자세. 그렇게 한 번 더 웃는다. 나바나노사토는 아름다운 꽃 가까이에서 여유롭게 먹을거리를 즐길 수 있는 공원으로 곳곳에 레스토랑과 카페, 먹을거리 노점이 있어 노니는 즐거움이 배가 된다. 요기를 해볼까 하고 가게 마루에 걸터앉았다. 먹기 좋게 구운 찹쌀떡 한 입 그리고 따끈한 차 한 모금. 채플 뒤쪽에 있는 노천족탕에 발을 담그고 산책의 노곤함을 달래는 것은 또 어떤가. 차가운 공기에 부르르 떨리던 몸이 스르르 풀리고 만다. 그러는 동안 짧은 겨울 해가 조금씩 사그라지고 꽃송이 뒤로 새치름한 불빛이 새어나온다. 낮 동안 해님을 머금고 있다 날이 어두워지자 한꺼번에 터뜨리는 것은 아닐까. 엉뚱한 상상. 나바나노사토의 일루미네이션은 11월 초부터 3월 중순까지 580만개의 불빛으로 연출하는데, 특히 200m 가량의 일루미네이션 터널을 지나 꽃 광장에 펼쳐지는 일루미네이션 쇼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올해는 일본의 사계를 주제로 쇼를 선보였다. 새순이 돋고 꽃잎이 흩날리는 봄과 여름을 지나 단풍이 물들고 낙엽이 지는 가을과 겨울까지 계절의 흐름을 알알이 맺힌 불빛으로 표현한 것. 탄성을 내뱉는 것도 멈추고 그저 한참을 바라다봤다. 하늘의 별빛마저 흐릿하게 만든 미에의 마법에 걸려들고 말았다. 스즈카산맥의 주봉인 1,212m의 고자이쇼다케로 오르는 길도 덜하지 않았다. 유노야마온센역에서 로프웨이로 연결된 이곳은 최고봉까지 케이블카가 오간다. 1,300년 역사의 온천마을 유노야마온센 뒤로 병풍 두른 스즈카산맥, 그 가운데를 지나는 고자이쇼다케의 빨간색 케이블카. 해발 400m에서 출발해 1,200m고지를 향하는데 마치 산의 품안으로 파고드는 것만 같다. 산기슭을 뛰어다니는 야생 동물과 고산 식물의 속살이 이따금씩 드러날 때마다 공중산책의 묘미는 더해 간다. 고자이쇼다케의 수려함에 반한 산악인들은 등산로를 이용해 산의 정기를 담뿍 받기도 한다. 산 정상에는 작은 불상과 사당이 있는데 이는 산사람들을 보살펴 주는 신을 모신 곳이라 했다. 마침내 오른 정상에서 맨 먼저 신에게 인사하는 산사람들. 정상뿐 아니라 산 곳곳에 이처럼 작은 사당이 있다. 모두 고자이쇼다케를 찾는 산사람들의 흔적이다. 멀리 이세만의 바다가, 화창한 날엔 후지산까지 내다보이는 곳. 숨을 길게 들이마셨다 더 길게 내뱉는다. 나도 모르는 사이 속 깊은 곳에 맺혔던 응어리들이 도르르 굴러 나온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어둑해지자 새치름한 불빛을 내비추는 나바나노사토. 이 순간을 기억하고픈 이들의 카메라 셔터가 더욱 바빠지기 시작한다 2 꽃잎이 흩날리고 낙엽이 지고 눈이 나리는 모습이 알알이 맺힌 불빛으로 연출되는 나바나노사토의 일루미네이션 쇼 3 정원 산책의 노곤함을 풀어줄 노천족탕에 두 발을 담가 본다. 발끝이 따뜻해지니 코끝을 스치는 겨울 바람도 반갑다 4 편안할 안安 길 영永 떡 병餠. 길어서 먹기 좋은 떡이 “안녕”하고 부르는데 그냥 지나칠 수 없다 5 나바나노사토의 베고니아 온실에서는 시선이 어디를 향하든 베고니아가 반겨준다 6 스즈카산맥의 주봉 고자이쇼다케로 이어지는 로프웨이에 빨간 케이블카가 오간다 7 고자이쇼다케 정상에서 마주한 작은 돌상. 산사람들의 흔적이다 나바나노사토 찾아가기 긴테쓰 나고야역 또는 구와나역에서 미에교통 ‘나가시마온센’행 버스로 환승 이용시간 오전 9시~오후 9시(겨울 밤 10시) 이용요금 1,000~2,000엔(시즌별로 다름) 문의 83-594-41-0787 고자이쇼 로프웨이 찾아가기 긴테쓰 유노야마온센역에서 버스로 산코유노야마온센에서 하차 후 걸어서 10분 거리 이용시간 오전 9시~오후 5시(10~3월은 오후 6시까지) 이용요금 2,100엔 (편도 1,200엔) 문의 83-59-392-2261 #2 일생에 꼭 한 번, 태양신을 만나러 가는 길 헛헛해진 마음을 이세신궁으로 옮긴다. 흔히 이세신궁이라 부르지만 정식 명칭은 ‘신궁神宮’. 하나의 신사가 아니라 내궁과 외궁, 별궁으로 구성된 125개의 신사를 모두 아우른다. 일본 신사의 중심이자 절정이다. 예부터 많은 일본사람들이 생애 꼭 한 번은 이곳 신궁에 오길 소망한단다. 신궁에 발걸음 하는 것만으로도 신의 혜택을 받는 것이라 믿는다고. 평일 이른 아침임에도 안내원이 높이 든 깃발 뒤로 순례자들의 줄이 끊이지 않는다. 참배하기 전에는 반드시 오초즈를 행해야 한다. 오초즈는 참배 전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는 의식으로 우물가에 엎어놓은 물푸개 ‘히샤쿠’에 물을 퍼 왼손 한 번, 오른손 한 번을 깨끗한 물에 씻는다. 그런 다음 왼손에 물을 받아 입을 가시고 입에 댄 왼손을 다시 물로 씻어낸다. 마지막으로 히샤쿠를 세워 남아 있는 물로 손잡이 부분을 씻는다. 요즘은 이렇게 5번으로 나누어 간소한 예를 갖추지만 옛날엔 신궁 곁으로 흐르는 강에 들어가 심신을 가다듬었다고 한다. 우물쭈물하는 이방인과 달리 일본사람들의 몸가짐에는 군더더기가 없다. 지금으로부터 2,000여 년 전, 일본 인구가 반으로 줄어들었을 정도의 큰 자연재난이 닥쳤다. 일본인들은 이 대재앙을 계기로 자신들을 따뜻하게 보살펴 주는 태양신이자 황실의 조상신 아마테라스오미카미를 모셔 왔다. 내궁의 정궁에 모신 이 신은 오직 천황만이 마주할 수 있다. 수상이나 황실 사람들도 문 앞까지만 갈 수 있다고 한다. 이세신궁은 20년을 주기로 원형을 그대로 살려 개축하는 전통이 있다. 현재 정궁 옆에 똑같은 크기의 부지를 두고 새 정궁을 짓는 공사가 한창이다. 개축을 하는 동안에도 참배는 지속되어야 하기에 바로 옆에다 새로 짓는 것이다. 개축이 될 때마다 정궁의 위치가 바뀌는 이유다. 이 전통은 약 1,300년 전부터 이어져 왔는데 신에 대한 정성과 함께 문화유산으로도 가치가 높은 신궁의 건축술을 후대에 전하기 위한 노력이 더해진 성스런 의식이다. 이는 단순한 건축 기술의 전수를 넘어 전통문화가 시공을 초월해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다. 이세신궁 참배 길에 빠지지 않는 곳이 있으니 ‘오하라이마치 오카게요코초’이다. 풀이하면 ‘오하라이 읍내에 있는 오카게 골목’인데 내궁이 위치한 마을 이름이 오하라이, 오카게는 일본어로 ‘신의 보살핌 덕분’이라는 뜻이다. 신궁과 가까운 이스즈가와 강변을 따라 형성된 약 800m의 골목길로 지붕과 담장을 맞대고 나란히 들어선 상점들은 모두 2층집의 구조이나 우리의 한옥과 같이 기와를 사용한 맞배지붕과 합작지붕의 형태이다. 에도시대부터 메이지 시대에 이르기까지 전통가옥의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일본 근세문화의 거리. 가옥의 1층은 대부분이 음식점과 기념품가게로 우리의 인사동길이 떠오른다. 이세신궁 순례자들이 오카게요코초에서 꼭 먹고 간다는 아카후쿠는 오늘날의 오카게 골목이 형성된 이유이기도 하다. 아카후쿠는 ‘붉은 행복’을 의미하는 찹쌀떡이다. 먹으면 복이 들어온다는 뜻이 아닐까. 특이한 것은 보통의 찹쌀떡과 달리 팥앙금이 떡의 표면을 감싸고 있는 것인데 원래는 일반 찹쌀떡과 같은 모양새였지만 이세신궁을 찾는 참배객들이 너무 많아 팥앙금을 찹쌀떡 속에 넣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장사가 잘 됐다고 한다. 바쁜 탓에 속성으로 떡 표면에 앙금을 발라 준 것. 300년 역사의 아카후쿠 떡집은 날로 번창했고 이 모든 것이 태양신의 보살핌이라 여긴 떡집 주인이 자본을 내 이 오카게 골목이 조성되었다. 이래저래 복덩어리 아카후쿠가 명물이 되자 요즘엔 이스즈가와 아래의 조약돌 모양을 본뜬 것으로 속은 맑게 흐르는 강물이라는 새로운 이야기도 덧입혀졌다. 아카후쿠 한 입을 베어 물었다. 태양신의 온기가 아카후쿠에도 스며든 것일까. 빈속에 달콤함이 퍼진다. 떡집 마루에 앉아 이세신궁과 오카게 골목 사이로 잔잔하게 흐르는 이스즈가와를 내다본다. 이보다 더 평온할 수 없다. 떡 한 입에도 그저 행복해할 줄 아는 마음, 그 속에 신의 보살핌이 있다. 결국 내 안에 있는 믿음을 만나는 것.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맞배지붕과 합작지붕 등 전통가옥의 모습이 남아있는 근세문화의 거리 오카게요코초 2 이세신궁 입구. 이제 이스즈가와가 흐르는 다리를 건너면 태양신을 모신 사당에 조금 더 가까워진다 3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는 오초즈를 해야 신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4 오카게요코초는 신궁 순례자들이 잠시 쉬어 가던 작은 마을의 작은 골목. 이젠 이곳을 부러 찾는 이들이 생겨날 만큼 명소가 되었다 5 오카게요코초를 거니는 순례자. 기모노를 곱게 차려 입은 모습이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했다 6 강과 바다가 가까워서인지 오카게 골목에서는 즉석에서 어류를 조리해 주는 가게들도 심심찮게 보인다. 생선구이 달인의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7 먹으면 복이 들어와요. 붉은 행복을 뜻하는 찹쌀떡 아카후쿠는 오카게요코초에서 꼭 맛보아야 할 주전부리다 이세신궁 찾아가기 긴테쓰 우지야마다역, 이스즈가와역, 이세시역에서 버스·택시 이용 홈페이지 www.isejingu.or.jp/shosai/korean 오카게요코초 문의 83-596-23-8838 (토산품가게 종합안내소) 홈페이지 www.okageyokocho.co.jp/ #3 그녀, 수많은 눈의 보살핌으로 별이 되어 돌아오다 그녀들을 만난 후 나를 위해 신의 보살핌을 바라는 일이 어쩌면 사치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세의 해녀. 뭍으로 나와 바닷물을 짜내는 그녀들에게 안쓰러움이 배어 나온다. 차가운 물에 살이 에이지만 오늘도 묵묵히 물질하는 여인네들. 이세만에 접한 이세지역에는 지금도 1,300여 명의 해녀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세의 해녀는 생업으로 바다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해녀와 관광객들을 위해 해녀의 작업을 재연하는 관광해녀로 구분되는데 이세에서도 오사쓰는 해녀를 생업으로 삼은 여인들이 많아 ‘해녀의 고장’이라 불리는 마을이다. 오사쓰의 아마고야 ‘오사츠가마도’에 들어서자 하얀 해녀 복식으로 단장한 해녀 두 분이 다소곳이 앉아 숯불을 피우기 시작했다. 아마고야는 해녀들이 운영하는 작은 오두막으로 원래 해녀들이 물질하다 추워지면 잠시 뭍으로 나와 쉬던 공간인데 요즘에는 갓 잡은 신선한 해산물을 해녀들이 직접 숯불에 구워 주는 관광명소로 개발되어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색색이 고운 조개와 전복, 소라, 이세새우 등의 해산물이 숯불 위에서 익어 간다. 쫄깃하면서도 특유의 짭조름한 맛이 식욕을 북돋운다. 여기에 미소 된장국과 성게로 요리한 밥까지 한 그릇씩 비우고 오두막 너머 바다를 바라볼 때의 기분이란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 프랑스의 한 기자가 고무재질의 검은 잠수복을 입은 제주 해녀를 보고 무장공비로 착각했다는 일화가 있는데, 일본의 해녀는 전통적으로 흰색 천으로 만든 옷을 입고 물에 들어간다. 상어 등 다소 큰 바다생물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검은색보다 흰색 옷을 입었을 때 몸의 부피가 상대적으로 크게 보이기 때문이라고. 해녀들과 얼굴을 마주하는데 흰색 복식만큼이나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두건에 수놓인 2개의 표식, 별과 격자무늬. 별은 한 꼭짓점에서 시작해 반드시 그 꼭짓점으로 돌아오는 도형이고 격자무늬의 네모 칸은 ‘눈’을 상징하는데 여기에 깊은 뜻이 담겨 있다. 12개나 되는 많은 눈이 나를 지켜봐 주고 있어 바다에 나갔다가도 다시 안전하게 뭍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의미이다. 오사쓰가마도에서 나와 해안을 따라 마을 깊숙이 걸어 들어가면 오사쓰 해녀의 역사와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는 해녀문화자료관이 있고 그 옆으로 난 골목을 따라 3분여를 더 걸으면 해녀들을 굽어살피는 신메이신사에 다다른다.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힘겨운 해녀 일. 해녀들은 신메이신사에 모신 ‘이시가미상(돌신)’에게 안녕을 빌어 왔다. 최근에는 이 이시가미상이 특별히 여성의 소원을, 그것도 딱 한 가지만 들어준다고 해 일본 전역에서 부러 찾아오는 여인들이 많다. 이곳을 찾은 여인들은 하나의 소원을 종이에 적어 신사 앞에 놓인 함에 넣고 정성을 들인다. 세계 최초로 진주 양식에 성공한 미키모토 진주섬에서 재연하는 해녀쇼는 해녀의 일상을 조금 더 직접적으로 느껴 볼 수 있게 한다. 작은 어선의 갑판에 맨발로 디디고 서서 바다를 향해 동그란 나무통을 던지고 이내 자신도 따라 들어간다. 다리를 굴러 바다 속에 들어가기를 몇 차례. 거친 숨을 고르며 물속에서 잡은 무언가를 있는 힘껏 들어 보인다. 그녀의 발끝이 물속으로 사라지고 다시 머리가 보일 때까지 마음속으로 별을 그려 본다. 쇼지만 쇼만은 아닌. 얼마간의 뭉클함이 올라온다. 미에의 겨울은 엄마 품처럼 포근하게 나를 감쌌다. 코끝을 스치는 공기는 차지만 고운 빛깔 뽐내는 미에의 자연, 예를 갖추어 전통을 이어가는 미에의 일상, 스스로를 지켜내는 미에의 사람들은 추위에 언 몸과 마음을 누그러뜨렸다. 자연이든, 신념이든, 사람이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소중히 여기는 미에. 미에의 겨울이 투명하게 빛나는 이유다. 1 이세의 해녀를 만나러 가는 길. 오사쓰 마을 해녀들의 작은 오두막은 오사쓰마을 끝자락에 위치해 있다 2 오사쓰 마을의 해녀문화자료관 입구. 바다 속 해녀의 모습을 표현한 조형물이 인상적이다 3 해녀쇼를 위해 배를 타고 등장하는 미키모토 진주섬의 해녀들 4 디딤판 없이 물속에서 발을 구른다. 이내 사라지는 발끝으로 원점으로 되돌아오는 별을 그려 본다 5 해녀오두막 너머로 보이는 이세만의 바다 6 해녀오두막에서는 해녀들이 직접 싱싱한 해산물을 숯불에 구워 준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오사쓰가마도 찾아가기 긴테쓰 도바역에서 버스로 약 40분. 오사쓰 정류소에 내리면 도보로 오사쓰가마도, 오사쓰 해녀문화자료관까지 각 5분, 신메이신사까지는 10분 거리. 이용시간 오전 9시~ 오후 5시 이용요금 무료. 티타임 | 하루 2회 오전 10시와 오후 3시, 4명 이상 예약 가능. 1인당 2,000엔. 조개, 떡, 차 제공. 브런치 | 낮 12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4명 이상 예약 가능. 1인당 3,500엔부터 문의 81-599-33-7453(2일 전 오후 5시까지 예약 가능) 미키모토 진주섬(해녀쇼) 찾아가기 긴테쓰 도바역에서 걸어서 5분 이용시간 오전 8시30분~오후 5시(12월 두 번째 화요일부터 3일간 휴관) 입장요금 성인 1,500엔, 어린이(7~15세) 750엔 해녀쇼 1시간 간격으로 약 10분간 양식 진주를 캐내는 작업을 실연한다(한국어 해설 제공) 문의 81-599-25-2028 Travel to JAPAN 외국인 여행자들을 위한 특별한 혜택 긴테쓰 레일패스 와이드 KINTETSU RAIL PASS WIDE 간사이지방 여행자들을 위한 철도 패스. 승차개시일로부터 5일간 간사이지방의 철도와 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5,700엔. 철도와 버스 이용 외에도 관광시설 우대권 등 외국인 개인여행자들을 위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참고로, 일본 내국인은 구매할 수 없다. 국내 취급처(여행사)에서 구입한 후 긴테쓰 노선의 역에서 실물 패스로 교환하여 사용하면 된다. 일본에서는 간사이국제공항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혜택 1) 긴테쓰전철, 이가철도 자유 이용(좌석이 배정되는 긴테쓰 특급 교환권 3장 포함) 혜택 2) 미에교통버스, 도바시 가모메(갈매기)버스 자유 이용 혜택 3) 공항에서 긴테쓰전철을 이용할 수 있는 역까지 무료 이용 - 중부국제공항을 이용할 때는 메이테쓰전철 - 간사이국제공항을 이용할 때는 난카이전철 혜택 4) 오사카, 나라, 교토, 미에, 나고야 지역 관광시설 우대권 10매 1 긴테쓰 레일패스 와이드를 이용하면 5일간 간사이지방의 철도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2 중부국제공항 센트레아Centrair의 테라스식 전망대 ‘스카이 덱sky deck’ 3 간사이국제공항의 SST Satellite AIRPORTSTORE. 간사이국제공항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팬시류를 전시, 판매하고 있다 4 5종의 사케를 시음해 볼 수 있는 나라의 하루시카 양조장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일본 - 간사이關西지방 - 미에현三重縣 일본 열도의 중앙부. 오사카부를 중심으로 교토시, 나라현, 미에현 등이 속하며 메이지유신때 도쿄로 천도하기까지 일본의 중심이었던 곳. 일본에서는 이 지역을 간사이關西 또는 긴키近畿지방이라 한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연 위에 유수한 역사와 문화유산을 수놓은 지역이다. 한국에서는 간사이국제공항과 중부국제공항으로 직항이 운항되고 있으며 오사카-교토-나라-미에-나고야로 이어지는 도시간 이동은 철도를 이용할 경우 소요시간이 1시간 이내며 5일간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는 긴테쓰 레일패스 와이드를 이용하면 더욱 발걸음 가벼운 여행을 즐길 수 있다. + 여행의 시작과 끝을 위한 효과적인 공항 이용법 중부국제공항 센트레아 Centrair 2005년 2월 문을 연 중부국제공항은 공항 입구Access Plaza에서 탑승구까지 계단이나 오르막이 없다. 모든 승객들의 이동 편의를 위해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하여 설계한 것. 내부 인테리어에 있어서도 이벤트 플라자를 중심으로 한 쪽은 일본의 전통미를 살린 아케이드, 반대편은 서구적인 디자인의 아케이드로 조성해 보는 즐거움을 더하고 있다. 이 밖에도 공항 활주로 방향으로 조성한 테라스식 전망대 스카이 덱sky deck과 이벤트 플라자 내에 위치한 공중목욕탕은 여행의 피로를 덜어 주는 중부국제공항만의 명소. 긴테쓰 레일패스 와이드를 제시하면 메이테쓰전철을 이용해 나고야까지 이동할 수 있다. 메이테쓰 나고야역까지 약 30분. 간사이국제공항 KIX 오사카만의 바다를 매립한 인공섬에 만든 해상공항. 오사카 도심은 물론 버스, 철도, 페리 등의 교통편을 이용해 교토, 나라, 고베 등 인근 도시로 이동이 용이하다. 공항의 다양한 편의시설도 눈에 띈다. SST 세틀라이트 에어포트스토어 SSTSatellite AIRPORTSTORE는 간사이국제공항을 모티브로 각종 팬시류를 전시·판매하는 상점으로 간사이국제공항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24시간 이용이 가능한 라운지KIX AIRPORT LOUNGE에서는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인터넷, 음료, 만화책과 잡지, 영화, 마사지 체어 등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여럿이 함께 쉴 수 있는 리빙룸, 씨어터 룸, 다다미룸과 비즈니스 지원이 가능한 미팅룸은 물론 흡연실과 샤워부스, 파우더룸까지 갖추고 있어 환승 또는 탑승대기 시간이 다소 긴 이용객들에게 더욱 반가운 공간이다. + 패스로 간사이를 한번에! 중부국제공항을 이용한다면 미에현으로 가는 길에 나고야를, 간사이국제공항을 이용한다면 오사카를 기점으로 교토와 나라를 두루 여행할 수 있다. 일본의 철도요금이 비싸다는 선입견은 금물. 긴테쓰 레일패스 와이드를 이용하면 합리적인 비용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 간사이 대표 음식, 대표 명물 나고야 스카이 프롬나드SKY PROMENADE 메이테쓰 나고야역에서 횡단보도만 건너면 나고야의 새로운 랜드마크 ‘스카이 프롬나드Sky Promenade’가 있다. 미들랜드스퀘어Midland Square 1층에서 전망엘리베이터를 이용해 42층 티켓로비에서 발권하면 44~46층에 조성한 전망대에 오를 수 있다. 360도 전면 유리창에 천장이 없는 옥외 데크deck의 형태로 건물 가장자리를 걸으며 나고야 시내를 감상할 수 있다. 나고야 최고의 야경 포인트. 이용시간 오전 11시~ 밤 10시(오후 9시30분까지 입장) 이용요금 중학생 이상 700엔, 65세 이상 500엔, 어린이 300엔 교토 게이샤의 기모노를 입고 그 옛날 게이샤의 기모노가 새 주인을 찾았다. 교토의 오랜 목조 타운하우스에 위치한 ‘쿠노치쿠 텐쇼칸’은 기모노를 재활용하여 끼메꼬미 인형을 전시·판매하고 있는 공예상점. 오래되었지만 일본의 문화유산으로 가치를 지닌 기모노를 재활용하고 또 현대적 디자인을 접목한 다양한 액세서리로 개발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제대로 기모노를 갖추어 입고 고즈넉한 교토의 거리를 거닐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단장을 하고 교토에서 특별한 하루를 보내는 것은 어떨까. 기모노 대여 비용은 1일 약 5,000엔. 대여방법 긴테쓰 교토역에서 지하철로 한두 정거장 거리의 고조, 시조역 인근 대여점에서 대여가 가능하다. 오사카 오감이 즐거운 오사카의 밤 오사카의 밤은 유난히 화려하다. 난바 거리에 서서 색색의 불빛을 발하는 거대한 네온사인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황홀한 기분이 드는데 더욱 강렬한 일본을 원한다면 우에혼마치역에 위치한 유후라를 추천한다. 유후라 6~8층, 2010년 9월 개관한 ‘오사카 신가부키자’에서 가부키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요금은 3,000엔부터 1만5,000엔까지. 가부키는 현대 일본인들도 상당히 어려워해 관람을 망설이기 쉬운데 이곳에서는 외국인들을 위해 특별한 해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하니 과감하게 도전해 보자. 오감이 즐거운 오사카의 밤이 깊어만 간다. 나라 부드러운 사케 한 모금 그리고 나라마치 산책 일본의 고도 나라는 흔히 사케라 불리는 일본 술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봄사슴이란 뜻의 양조장 ‘하루시카’에서는 이곳에서 생산하는 사케를 사슴 무늬를 바닥에 넣은 잔으로 시음할 수 있다. 5종의 사케를 한 잔씩 시음하는데 비용은 400엔. 시음 후 잔은 기념으로 가져갈 수 있다. 사케 시음 후엔 골목길을 따라 ‘나라마치’ 산책을 나서 보자. 나라마치는 행정지명상엔 없지만 19세기 민가가 나란히 들어선 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이다. 차분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일본 특유의 마을 분위기가 발걸음을 붙잡는다. 찾아가기 긴테쓰 나라역에서 하차 도보로 10여 분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서울광장] ‘누가 되나’에서 ‘누굴 뽑을까’로/임태순 논설위원

    [서울광장] ‘누가 되나’에서 ‘누굴 뽑을까’로/임태순 논설위원

    정치의 계절이 돌아왔다. 가까이로는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국회의원 선거가 있고, 10개월 지나면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그래서인지 국민의 눈과 귀는 온통 선거, 특히 대선에 쏠려 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끝날 때쯤 되면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될 것 같아.’, ‘누가 되지.’ 하고 묻는다. 또 ‘박근혜는 괜찮아.’, ‘요즘 문재인이 뜬다는데 어느 정도야.’, ‘손학규는 어때.’, ‘안철수는 나와 안 나와.’ 등의 질문도 단골 메뉴다. 국민은 왜 누가 되느냐에 그렇게 관심을 가질까. 다음 5년간 국정을 책임질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인 만큼 국민이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라는 말처럼 그 자체로 재미가 있다. 당내 경선, 여론조사의 등락, 후보자 토론회, 선거유세 등 상황에 따라 판세가 요동치고 수시로 변하니 이보다 더 흥미 있는 드라마도 없을 것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정치게임을 계속 관전하려면 정보 습득이 필수적이다. 또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궁금증도 작용한다. 직장 동료, 친구 등과의 대화를 통해 정보를 교환하면서 자신의 결정에 대한 판단 자료로 삼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관음증’은 판단의 잣대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대세에 편승해 적당히 따라가겠다는 편의주의적 발상이다. 여기에는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심리도 엿보인다. 누가 되느냐에 대한 관심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가 다시 도입된 이후 줄곧 이어져 왔으니 4반세기가 지났다. 국민의 대선에 대한 열기나 열정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지만 결과는 지극히 실망스럽다. 새 지도자는 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출발하지만 끝날 때가 되면 측근·친인척 비리와 실정으로 대국민 사과를 한다. 여에서 야로, 야에서 여로 정권이 서로 바뀌면 정치문화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새로 정권을 잡은 여당은 ‘그동안 당한 분풀이를 하겠다.’며 더욱 다양하고 교묘한 수법으로 야당을 못살게 군다. 야당도 ‘집권 시절 우리도 당했으니 너희도 맞 좀 봐라.’ 하며 더욱 진화된 방법으로 발목을 잡는다. 이러니 정치의 생산성이 높을 리 없고, 정치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답보 상태에 머물게 된다. 한국 정치가 낙후된 것은 정치인들뿐만 아니라 국민에게도 상당 부분 책임이 있다. 유권자들은 옳고 그름을 떠나 야당의 투쟁을 훨씬 더 선호한다. 타협하고 절충하면 야합했다느니 야성(野性)을 잃었다며 비난한다. 유권자들이 대화와 타협보다 대결과 충돌에 더 박수를 보내니 싸움국회, 막말국회, 의장석 점거 등의 극한행동이 끊이지 않는다. 의원들은 또 국민이 선거 때 잠깐 정신을 차렸다가 선거가 끝나면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치매’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러지 않고서야 위헌소지가 높은 카드수수료법, 저축은행법을 입안할 리 있겠는가. 또 지키지 않을 믿거나 말거나식 공약을 남발하고 후손들을 빈털터리로 만드는 사탕발림 복지정책도 주저 없이 내놓는다. 여러 번 시행착오를 거친 만큼 이젠 좀 유권자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누가 되나’에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누굴 뽑을까’로 의식이 전환되어야 한다. 귀찮더라도 공약을 세밀히 분석하고 의원들이 지난 4년간 무엇을 했는지 공부하고 평가해야 한다. 누가 당선이 됐는지 ‘결과’에만 관심을 기울일 게 아니라 당선되고 나서 뭘 했는지 ‘과정’도 따져 봐야 한다. 정치발전은 유권자들의 의식과 궤를 같이한다. 유권자들의 수준이 높으면 정치도 따라가기 마련이다. 그동안 국민은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라는 말에 취해 정치를 손가락질해 왔다. 그러나 그 절반의 책임은 우리들에게 있다. 어리석고 변덕스러운 게 또 대중이기 때문이다. 올해 선거는 유난히 ‘표(票)퓰리즘’이 부산을 떨고 있다. 이럴 때는 국민이라도 똑똑해야 한다. stslim@seoul.co.kr
  • [씨줄날줄] 바가지 관광/임태순 논설위원

    영국 케임브리지대 장하준 교수는 몇년 전 중견 언론인들의 모임인 관훈클럽 주최 포럼에 나와 영국, 한국, 나이지리아 식당 종업원 중에서 나이지리아 사람이 가장 똑똑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식당 종업원은 식탁을 치우면서 음식 주문도 받고 계산도 하지만, 영국 식당에 들어가면 종업원은 자기에게 맡겨진 일밖에 하지 못해 답답하다고 했다. 나이지리아는 한술 더 떠 한국 식당 종업원보다 더 능력이 뛰어나다. 그러나 식당에서 고객이 느끼는 만족감은 영국이 가장 좋고 다음은 한국, 나이지리아의 순이다. 영국 식당 종업원은 비록 한 가지 일밖에 할 줄 모르지만 살아가는 데 아무런 불편이 없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개개인이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번번이 당한다. 부정, 부패 등으로 사회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선진국과 후진국은 일반적으로 경제력 차이로 구분되지만 사회 시스템이 얼마나 정상적으로 작동하는가도 중요하다. 선진국은 약자나 강자나 제 할 일 하고, 법을 지키면 사회생활을 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사회적 갈등도 중재, 조정 등 정해진 절차를 따르면 공평하고 투명하게 해결된다. 부정, 비리가 개입될 소지가 적은 만큼 사회적 거래비용도 적게 든다. 이른바 저비용 고효율 사회다. 이는 물론 사회 구성원 간에 신뢰가 쌓여 있기에 가능하다. 그래서 미국의 사회학자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사회발전과 경제발전의 원동력은 신뢰”라면서 “경제발전은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을 얼마나 잘 보존하고 축적해 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바가지 관광이 고개를 들고 있다. 남대문시장 포장마차에서 일본인 관광객에게 김치전에 맥주 2병을 5만원에 팔고, 콜밴은 2㎞밖에 가지 않았는데도 33만원을 내라고 횡포를 부렸다고 한다. 중국·일본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영글고 있는 관광대국의 꿈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다. 바가지가 잦아지면 외국인 관광객은 우리나라를 불신하고 더 이상 찾지 않게 된다.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 선진국의 문턱에 들어섰는데도 이런 후진적인 바가지 행태가 있다니 부끄러운 일이다. 관광산업은 고용효과가 크고 부가가치가 높은 대표적인 서비스 산업이다. 서비스업은 친절, 봉사 등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한번 무너진 신뢰는 다시 쌓으려면 몇배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만큼 업주들도 눈앞에 이익에 연연하지 말고 긴 안목을 가질 필요가 있다. 관광공사 등 당국도 관련 업소를 대상으로 교육을 철저히 해야 한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길섶에서] 책상정리/임태순 논설위원

    책상 주위에 어지럽게 쌓인 자료를 볼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개운치 않았다. 언제 한번 정리해야 할 텐데 마음만 먹다가 추위가 물러가고 봄기운이 감도는 것을 핑계로 미뤘던 책상 정리에 나섰다. 여기저기서 모아놓은 자료들을 살펴보니 쓸 만한 게 그리 많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 이상 유용하지 않거나 무의미해진 것들이 태반이었다. 정리가 끝나자 남은 것은 절반도 안 됐다. 서랍에 있던 명함에도 손을 댔다. 이미 현업을 떠난 사람도 많았고, 명함을 봐도 오래전이어서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명함도 절반가량이 휴지통 속으로 들어갔다. 곧 이사를 가야 한다. 문득 다락 속에 처박아 둔 짐들이 생각났다. 버리기 아까워서, 또 언제 쓸지 모른다며 버리지 않고 모아뒀지만 지난 6년간 다락에서 내다쓴 기억이 없다. 쓸데없는 집착, 욕심으로 인해 불필요한 것들을 많이 안고 살아간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박경리 선생은 돌아가시기 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는 시를 남겼는지 모른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씨줄날줄] 바보 3주기/임태순 논설위원

    바보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지적 능력이 떨어져 제 앞가림도 못할 때 흔히들 바보라고 놀린다. 그러나 바보가 항상 남에게 속고 이용당하고 놀림만 당하는 것은 아니다. 똑똑한 사람의 꾐에 빠져 제 것을 나누어 주고, 상황변화에 대처하지 못해 앞만 보고 가지만 오히려 강자가 되고 승자가 된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한 길을 가는 ‘바보의 역설’이다. 이러한 바보의 양면성은 이솝 우화에도 잘 나타나 있다. 먹이를 물고 다리를 건너다 물가에 비친 제 모습을 보고 뛰어드는 ‘어리석은 바보’ 개가 있는가 하면 토끼와 경주를 벌여 이기는 ‘우직한 바보’ 거북이도 있다.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바보 이반’에 나오는 이반도 우직한 바보다. 악마는 잘난 형들을 괴롭히고 골려 주지만 묵묵히 일하는 이반에겐 끝내 당해내지 못하고 도망가고 만다. 우리 주위엔 우직한 바보가 적지 않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바보 노무현’이라고 불렸다. 부산에 출마하면 떨어질 줄 알면서도 눈치 보지 않고 여러 번 나가 고배를 마셨다. 결국 지역감정을 타파하려는 진정성이 국민의 마음을 움직여 그를 대통령의 길로 이끌었다. 정계의 ‘원조 바보’는 얼마 전 우리 곁을 떠난 김근태 전 의원이다. 그는 옛 민주당 경선 때 스스로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고 고백했다. 말 바꾸고 불의와 타협하는 현실에서 그는 손해 볼 줄 뻔히 알면서도 원칙은 양보하지 않는 바보였다. 지난해 숨진 애플사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도 바보 반열에서 빼놓을 수 없다. 그는 2005년 미국 스탠퍼드 대학 졸업식 축사를 하면서 ‘항상 갈망하고 우직하라.’(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한눈 팔지 않고 파고드는 집요함이 없었다면 정보기술(IT)분야에서의 그의 성공은 요원했을 것이다. 노자는 ‘대지약우’(大智若愚)라고 했다. ‘큰 지혜는 어리석음과 같다.’는 말이다. 버릴수록 채워지고 아낌없이 베풀수록 더 많은 것이 돌아오는 게 세상이치다. 바보가 아니면 도저히 얻을 수 없는 큰 깨달음이다. 김수환 추기경은 파스텔로 듬성듬성 그린 자신의 자화상에 ‘바보야’라고 적어놓은 자칭 바보다. 약자와 아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면서 사랑을 실천해온 평생 바보였다. 그가 우리 곁을 떠난 지도 16일이면 어언 3년이 된다. 김 추기경 선종 3주기를 맞아 서울 명동 등지에서 자선음악회, 사진전, 전시회 등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린다.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 그가 더욱 그리워진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씨줄날줄] 상담원의 눈물/임태순 논설위원

    어느 기업에 매일 찾아와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이 있었다. 제품에 불만이 있어서인가 하고 교환, 환불 등으로 달래거나 봐달라며 사정하고 위협해도 통하지 않아 전문 상담사의 도움을 청했다. 그러자 며칠 지나지 않아 골칫거리 고객은 더 이상 찾아오지 않았다. 상담사에게 비법을 물어보니, 회사에 불만을 이야기했는데 담당자가 들어주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며 자신은 단지 그의 이야기를 죽 듣기만 했을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사회가 복잡다단해지면서 상담 수요가 늘고 있다. 업무 또는 조직 구성원과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것과 관련, 스트레스를 받거나 강박관념에 시달려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소통 단절 또는 소외로 인해 이야기 상대를 찾는 경우도 늘고 있다. 상담자의 제1덕목은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경청’(傾聽)이다. 물론 노련한 상담가는 상대방의 말에 담긴 표면적인 메시지 외에 말할 때의 몸짓, 감정 등 이면의 내용까지 읽지만 초보 상담자는 내담자(談者)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해도 상담의 절반은 성공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우리는 실생활에서 친구나 마음이 통하는 동료가 자신의 고민이나 불만을 들어주기만 해도 심리적 위안을 얻는다. 상담자는 내담자의 마음에 공감하고 감정을 수용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감정 교류를 통해 서로 마음이 통하는 ‘라포’(Rapport)가 형성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경제난 등으로 살기가 어려워지면서 자살자들이 늘고 있다. 자살충동자 상담의 경우 익명으로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어 전화상담이 일반적이다. 자살 상담도 물론 경청과 공감이 절대적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어려운 처지를 이해해 주어야지, 자살행위는 이기적이고 무책임하다며 논리적으로 맞서는 것은 금물이다. 서울시 자살예방센터 상담원들이 상담 후유증으로 ‘남모를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한다. 자살충동자와 감정이입을 하다 보니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그들을 도와주지 못한 데 대한 무기력감·죄책감 등으로 자책한다는 것이다. 내담자와 공감대를 가져야 한다는 점에서 그들의 심리적 고뇌에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래서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상담자들에게 전문가의 심리 치료를 받게 한다. 오랜 시간 상담으로 인해 심신이 피로해지는 데다 내담자의 세계에 상담자가 빠져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원봉사 또는 비정규직 형태로 상담원을 꾸려가는 우리나라 현실에선 너무 먼 이야기인가.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씨줄날줄] 생활기록부/임태순 논설위원

    어떤 사람에 대한 뚜렷한 선입관, 편견 등 고정관념을 흔히들 ‘주홍글씨’라고 말한다. 특정인에 부쳐진 주홍글씨는 사회적 낙인(烙印)으로 사람들의 뇌리에 오랫동안 남아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당사자가 개과천선하거나 환골탈태해도 평생을 따라다니는 굴레나 멍에가 되는 경우가 많다. 주홍글씨는 이처럼 부정적 이미지로 회자되지만 모태가 된 소설 ‘주홍글씨’의 메시지는 훨씬 더 적극적이고 긍정적이었다. 미국의 소설가 너새니얼 호손의 주홍글씨는 미모의 헤스터 프린이 신대륙 미국으로 건너와 생활기반을 닦으면서 남편을 기다리다 젊은 목사 딤스데일과 사랑에 빠진 것이 단초가 됐다. 딤스데일과의 사이에 사생아를 낳은 헤스터는 감옥생활을 하다 자녀양육 등 정상이 참작돼 평생 가슴에 주홍색의 ‘A’라는 글을 새기고 살아가는 조건으로 풀려난다. A는 물론 간음을 뜻하는 ‘Adultery’를 상징하는 것으로, 당시의 엄격한 청교도적 사회분위기로 볼 때 A를 새기며 살아간다는 것은 이만저만한 고통이 아니었다. 하지만 헤스터는 사회적 형벌을 묵묵히 받아들이면서도 좌절하거나 비관하지 않았다. 오히려 죄책감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깊이 이해하고 약자들을 헌신적으로 도우면서 꿋꿋하게 일어섰다. 그래서 작가는 소설에서 “간음이라는 이 글자는 헤스터의 굽힐 줄 모르는 참회의 의미로 말미암아 사람들의 마음속에서 저주의 ‘A’자로부터 유능함(Able)의 ‘A’자로, 심지어 천사(Angel)의 ‘A’자로 승화되어 간다.”고 했다. 학교폭력 대책에 부심하고 있는 교육과학기술부가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3월 신학기부터 중·고교생들이 학교폭력을 행사하다 적발되면 징계받은 내용을 학생부에 기재하겠다는 것이다. 학생부는 입시에서 주요 전형자료로 활용되는 만큼 대입에 목매는 사회 분위기에 비추어 볼 때 학교폭력 억제에 상당한 효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우선 대학 진학을 포기한 학생들에게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 또 학생들에겐 왕따 가해자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진다. 징계 내용은 중학교는 5년, 고교는 10년간 보존하도록 제한을 뒀지만 학교폭력의 낙인은 평생을 따라다닐 것이다. 교육적으로 벌보다는 선도가 더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아쉽다. 학교폭력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교육부의 고민도 있겠지만 반성을 한 학생들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긍정의 ‘주홍글씨’도 마련돼야 한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길섶에서] 산악정체/임태순 논설위원

    “설악산 단풍이 곱다는 말은 들었는데 여태껏 구경을 못했어. 죽기 전에 한번 보려고 왔어.” 어느 해 가을 강원도 속초로 출장을 갔다 설악산을 찾았다. 토요일 아침 백담사 초입으로 가 부지런히 발길을 놀렸으나 봉정암 못 미쳐서부터 산행길은 한없이 더뎠다. 이유는 할머니와 그 가족들 때문. 설악산 단풍구경에 나선 할머니는 열심히 땀을 흘렸지만 금세 힘에 부쳐 쉬기를 반복했다. 이 틈을 이용, 뒷사람이 추월했으나 시간이 갈수록 꼬리는 점점 길어졌다. “젊은이 미안해.”하는 할머니의 말에 결국 오후 2~3시쯤 서울행 버스에 오르려던 계획은 엉클어지고 말았다. 등산인구가 많아지면서 휴일이 되면 북한산 등 서울 근교 산도 정체가 점점 심해진다. 이러다 보면 등산로에도 교통신호등, 산악 내비게이션과 교통방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때마침 서울 관악구가 관악산에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무장애 등산로를 조성하기로 했다고 한다. 무장애 등산로가 생기면 산악 정체가 좀 누그러들려나.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서울광장] 솔롱고를 만들자/임태순 논설위원

    [서울광장] 솔롱고를 만들자/임태순 논설위원

    최인훈의 소설 ‘광장’의 주인공 이명준은 6·25에 휘말려 포로가 된다. 전쟁이 끝난 뒤 어디로 갈 것이냐는 심문관의 질문에 그는 남한도, 북한도 아닌 제3국을 선택한다. 8·15 해방, 한국전쟁의 격변기를 통해 남과 북을 모두 접해본 그는 민주주의, 공산주의에 모두 실망해 중립지대를 택한 것이다. 하지만 그는 끝내 바다에 뛰어들어 스스로 생을 마감한다. 아마 중간지대도 피난처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이명준이 우리 곁을 떠난 지 반세기가 훨씬 넘었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흑백이 뚜렷이 구분된 단선사회이다. 보수와 진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로 갈라지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른 부문에서도 극명하게 엇갈려 서로 대립하고 싸운다. 이념이나 정치도 따지고 보면 모두 먹고살자는 것인데 도무지 접점이 없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달려들어 극한투쟁, 선명성만이 최고이고 지고지순한 선이다. 반면 타협과 절충은 배신이고 비굴이고 야합이다. 그러니 흑과 백은 가까워지기는커녕 더욱 멀어져 양극으로 치닫는다. 중간지대, 회색지대라는 완충지대가 없으니 갈등, 분열, 대립, 반목이 있을 뿐이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등 전직 대통령들은 모두 저마다 잘하고 못한 것이 있다. 김영삼 대통령의 집권 초기 금융실명제 등 개혁, 김대중 대통령의 IMF 금융위기 탈출,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개혁 등은 모두 치적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지지자에 따라 이러한 평가는 180도 달라진다. 김대중 대통령 지지자는 그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이 다 좋고 반대로 그를 싫어하는 사람은 모든 것이 다 싫다. 이러한 현상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강화되고 고착화돼 골수주의자가 양산되고 중도는 설 자리를 잃는다. 지독한 독선이고 독재다. 외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균형감각을 잃고 편견과 아집만이 남는다. 그러니 중재자이고 조정자 역할을 하는 판사들의 입에서도 ‘뼛속까지 친미’라는 등의 극언이 쏟아져 나온다. 얼마 전 인기작가 공지영은 김연아 선수가 종합편성채널 개국행사에 들러리를 섰다며 “너 참 예뻐했는데, 이제 안녕”이라고 해 물의를 일으켰다. 설령 종편이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무섭게 편가르기를 해야 하는지 섬뜩하다. TV에서 진행하는 토론프로도 그렇다. 자기 이야기만 하고 상대편의 주의, 주장은 들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토론은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고 끝난다. 같은 편끼리 나와서 서로 다른 꿈을 꾸는 ‘유유상종 동상이몽’의 자리가 되다 보니 생산적 결론은커녕 접점도 찾지 못한다. 사회 분위기가 이렇게 양극단으로 흐르니 완충역할을 해야 할 사회지도층 인사들도 뒷전으로 물러나기만 한다. 발을 잘못 들여놓았다간 한쪽으로부터 일방적으로 매도되기 때문이다. 자연적 조정, 절충의 기능은 약화되고 대립, 충돌이라는 사회적 비용만 커진다. 여기에 더해 우리 사회는 유교적 전통에 따라 실리보다는 대의명분을 선호한다. 충성, 절개, 지조 등에는 우호적이고 온정적이지만 대화, 협상, 타협 등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하지만 수많은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첨단사회에서 대의명분에만 집착해서 살아갈 수 있을까. 정치·경제적 이해가 첨예하게 얽혀 있는 국제관계에서는 서로 이해를 조정하고 절충하고 양보하는 성숙한 실리문화가 무기처럼 장착돼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양극단에 서서 상대편 보고 오라고 할 것이 아니라 서로 한발짝 내딛고 상대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해하고 포용하고 양보하고 승복해야 한다. 몽골어로 ‘솔롱고’는 무지개를 뜻한다. 몽골에선 우리나라를 ‘솔롱고스’, 즉 무지개의 나라라고 부르지만 우리나라는 흑백의 무채색 사회이다. 흑백이 서로 섞여야 여러 가지 유채색이 나오고 유채색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무지개가 나온다. 생물학적으로도 잡종이 순종보다 훨씬 아름답고 강하지 않은가. stslim@seoul.co.kr
  • [씨줄날줄] 당진시/임태순 논설위원

    조선 중기 무장 정충신과 구한말 정객 김윤식이 유배를 간 곳은 충남 당진이었다. 귀양이나 유배는 한양과 멀리 떨어진 곳에 실력자를 보냄으로써 중앙정치와 단절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당진은 유배지로 적합한 곳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조선시대만 해도 당진과 서울은 거리상으로야 얼마 떨어져 있지 않았지만 멀었다. 바다로 가로막혀 예산으로 우회해서 서울로 가야 했기 때문이다. 대신 당진은 충남 서북부 바닷가로 돌출해 있는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일찍부터 중국과 가까웠다. 통일신라 때 당진(唐津)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도 당나라와 교역이 활발했기 때문이다. 도시(都市)는 정치·행정의 중심지로서의 도읍(都邑)과 경제의 중심지인 시장(市場)의 기능이 합쳐져 형성된다. 따라서 충남 변방의 외진 바닷가에 위치해 별다른 행정기능이 없는 당진이 시가 되는 것은 녹록지 않았다. 더욱이 냉전시대인 1980년대까지만 해도 중국과의 교류가 없었던 만큼 경제적 기능도 기대할 수 없었다. 하지만 당진을 일으켜 세운 것은 역시 ‘중국’이었다. 1990년대 노태우 대통령의 북방외교로 중국과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당진은 서해안 시대를 이끌 전초기지로 부상했다. 2000년 개통된, 평택과 당진을 잇는 서해대교는 서울과의 거리를 1시간 내로 단축시키면서 당진의 발전에 날개를 달았다. 2004년 현대제철이 한보철강을 인수한 이후 동국제강, 동부제철, 환영철강 등 연관업체가 들어서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한다. 급기야 인구 15만명을 넘어서 올 1월 1일 전국에서 74번째로 시가 됐다. 시 승격은 2003년 경기 포천·양주에 이어 9년 만이며, 특히 2000년대 들어 비수도권으로는 유일하다. 1895년 군(郡)이 된 이후 117년 만에 시가 된 당진은 일반시가 아닌 도농복합형태의 시가 됐다. 종전에는 읍이 시가 되면 군에서 분리되는 일반시가 대부분이었지만 1996년 시·군 통합정책이 실시되면서 더 이상 일반시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도농복합시는 인구가 읍지역 5만을 포함, 15만명 이상의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웬만한 시골 구석구석까지 자가용이 다니고 컴퓨터, 휴대전화의 보급이 일상화된 만큼 도농복합시는 불가피한 추세라고 할 수 있다. 도농복합시라고 해서 도시와 농촌이 서로 갈라져 싸워선 발전하지 못한다. 그렇지 않아도 당진은 일찍이 심훈의 농촌계몽소설 ‘상록수’의 무대가 된 곳이다. 당진이 도농 상생 모델로 발전하기를 기원한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씨줄날줄] 장난/임태순 논설위원

    “도깨비 장난같다.”는 속담이 있다. 하는 일이 사리가 분명하지 않고 갈피를 잡을 수 없을 때 쓰는 말이다. 도깨비만 해도 어지러운데 장난까지 더했으니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장난은 ‘어지러움을 만든다.’는 한자 ‘작란’(作)에서 유래됐다. 일반적으로 어린이들이 재미 또는 심심풀이로 하는 짓을 장난이라고 한다. 장난처럼 재미있는 것도 없다. 아이들이 소꿉장난을 하며 노는 것을 보면 그렇게 진지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장난이 아이들의 전유물인 것은 아니다. 네덜란드의 역사가 호이징가의 ‘놀이하는 인간’(호모 루덴스)이라는 말처럼 어른들도 장난을 좋아한다. 빡빡한 세상에 장난이라도 쳐 한바탕 웃고 나면 한결 마음에 여유가 생긴다. 거짓말을 해도 면죄부가 주어지는 만우절을 만든 것도 1년 중 한 번은 웃어 보자는 뜻이 담겨 있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고, 장난도 도를 넘으면 화를 부른다. 이솝우화의 양치기 소년도 늑대가 나타났다는 거짓말을 한 번만 했으면 그냥 웃고 넘길 수 있었겠지만 두세 번 되풀이하다 진짜 늑대가 나타나자 양을 모두 잃었다. 이젠 소방서에 불이 났다고 허위신고하는 것도 처벌받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됐다. 얼마 전 이동관 전 청와대 대변인은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부산저축은행 외압과 관련, 공방을 벌이다 장난으로 얼버무리려다 망신을 톡톡히 샀다. 사태 수습차 “형님 이 건 공개 안 할 거죠.”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장난 말라는 박 전 원내대표의 말에 혼쭐이 났다. 장난 끝에 살인 나고 장난이 아이 된다는 말처럼, 우습게 보고 한 일이 큰 사고를 일으키고, 별 뜻 없이 한 일이 엉뚱한 결과를 빚는 법이다. 폭력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구 김모군 사건을 계기로 집단따돌림(왕따)이 다시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김군을 괴롭힌 서모군과 우모군은 경찰에서 “그저 장난으로 그랬는데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물고문에 전깃줄을 목에 감고 끌고 다녔다는 가혹한 행동치고는 동기가 너무 어처구니없다. 장난으로 던진 돌에 연못의 물고기가 죽는다는 서양속담처럼 가해자는 장난이었지만 피해자에게는 치명타였던 셈이다. 이 정도라면 정말 장난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일반적으로 장난에 대해 관대하다. 장난에 대해 화를 내면 사람이 왜 그리 소심하냐고 비난하기까지 한다. 장난도 이젠 좀 다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장난하는 사람이 중심이 아니라 장난으로 피해를 당하는 사람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씨줄날줄] K팝 공연장/임태순 논설위원

    고교 시절 시를 배우면서 한국인에게 면면히 흐르는 정서는 ‘한’(恨)이라고 배웠다. 그래서 김소월의 시 ‘진달래’는 시험에도 자주 출제됐으며,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라는 연을 설명하며 감상에 젖던 선생님의 열강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소월은 그 시절 단연코 가장 좋아하는 ‘국민시인’이었다. 한국 현대사가 구한말 외세의 침입,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가난과 분단으로 얼룩졌으니 한국인에게 한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래서 시는 물론 대중가요도 슬픔과 비탄에 잠긴 애조 띤 노래가 대중의 마음을 파고들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지금 한국인의 정서에서 한은 실종돼 자취를 감췄다. 무역규모가 1조 달러가 넘고 올림픽과 월드컵 등 지구촌 이벤트를 치른 덕분인지 한은 시나브로 사라지고, 대신 기쁨과 즐거움이 넘치는 ‘흥’(興)으로 대체됐다. 그 중심에는 K팝이 자리하고 있다. K팝은 가볍고 쉬운 가사에 경쾌하고 발랄한 리듬, 여기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꽉 짜여 돌아가는 댄스로 지구촌 젊은이들을 빠져들게 하고 있다.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을 넘어 프랑스, 영국 등 유럽은 물론 브라질 등 멀리 남미까지 번지고 있으니 가히 그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우리들에게도 ‘쾌지나 칭칭나네’ ‘강강술래’로 대변되는 신명나는 민요와 신바람이 있었던 만큼 오랫동안 숨겨져 있던 흥의 유전인자가 뒤늦게 발현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정부가 K팝 열풍을 잇기 위해 7000석 규모의 K팝 전용공연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예산 확보가 쉽지 않은 모양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공연장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와 연구용역을 실시하기 위해 5억여원의 예산을 올렸으나 국회 예결위 계수조정 소위에 계류돼 있어 관계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는 소식이다. 문화상품의 경제적 유인효과는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영국 애든버러 축제만 해도 축제를 보기 위해서만 250만명의 관광객이 몰릴 정도다. K팝의 욱일승천하는 기세로 볼 때 K팝이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말로는 문화를 들먹이며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막상 예산 배정단계만 들어서면 지역구사업이다 하면서 도로나 다리 등 건설사업에는 후하고 문화 인프라 구축에는 인색한 것이 현실이다. 모래 속에서 진주를 캐내는 것도 국회의원이 할 일이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씨줄날줄] 유훈통치/임태순 논설위원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가 우등생을 집에 데려오면 크게 반긴다. 공부를 잘하면 착하고 모범적일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친구로 사이 좋게 지내라며 후하게 대접한다. 불상과 마리아상은 받침대의 은은한 빛으로 더욱 빛이 난다. 이른바 ‘광배’(光背)다. 광배로 인해 불상과 마리아상은 자비로움과 신비로움이 더해진다. 심리학에서는 이러한 효과를 ‘후광효과’라고 부른다. 김정일이 사망한 북한이 엊그제부터 본격적으로 ‘유훈통치’에 들어갔다. 김정일 시신을 공개하고 후계자 김정은이 그에게 가장 먼저 조의를 표했다. 전형적인 후광효과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1994년 김일성이 사망했을 때도 김정일이 3년간 유훈통치를 하면서 권력이양을 연착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북한에서 유훈통치가 가능한 것은 폐쇄사회인 데다 지배자 김일성의 영향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는 후계자 김정은이 20대 후반인 데다 통치 경험이 일천하고 권력기반도 확고하지 않아 김정일의 후광에 기대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북한의 광적인 집단 조문도 여전하다. 김일성 사망 시에 비해 강도가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남녀, 노소를 불문하고 미친 듯 오열하는 것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집단 최면이 가능한 것은 인간에겐 남을 따라하는 동조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옆에서 슬퍼하면 같이 슬퍼져 결국 전체로 전염된다. 집단 오열은 동질감을 가져와 내부 결속력을 다지는 데 효과적이다. 북한의 광적인 추모 열기를 처음 접한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인간은 의외로 허점이 많은 존재다. 미국의 심리학자 스탠리 밀그램은 권위에 쉽게 굴복하는 인간의 나약한 심리를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문제를 틀릴 때마다 학생들에게 전기를 15V씩 올리자 처음에는 주저 없이 따르던 실험 보조자들도 점차 전압이 올라가자 더 이상 못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저 정도로는 죽지 않는다. 무슨 일이 일어나면 책임지겠으니 걱정하지 마라.”고 하자 40명 중 26명이 400V의 무시무시한 전기고문을 끝까지 가했다. 냉정한 이성과 합리성을 갖춘 인간도 이처럼 쉽게 무너지는데 오랜 시간 외부와 차단돼 주체사상에 감염된 북한 주민들은 후광효과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국내 정치에서도 선거철이면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나 유업을 계승한다고 하는 만큼 후광효과는 일상화된 기법이다. 그래서 예부터 호가호위(狐假虎威)라는 말도 있지 않나.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 [씨줄날줄] 열차/임태순 논설위원

    기차만큼 인류의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친 것도 없다. 산업혁명 초기인 1800년대 초 발명된 증기기관차는 마차 중심의 생활권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다. 기차는 짧은 시간에 많은 물자와 사람을 실어날라 시간과 공간을 무한히 확대했다. 과거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이질적 공간들이 동일 공간대, 동일 시간대에 편입되면서 경제적 번영을 가져왔다. 이동이 잦아지면서 행락 및 여행문화가 자리잡고 이에 따라 견문도 넓어져 문학, 회화, 사진 등 문화적 지평도 확대됐다. 철도는 근대적 경영을 태동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850년대 미국의 경우 세계적인 제철소나 섬유공장을 짓는 데 100만 달러가 들어간 데 비해 철도산업은 150마일을 건설하는 데만 800만 달러라는 엄청난 돈이 들어갔다. 당시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초대형 투자였던 만큼 개인투자자는 엄두도 내지 못했다. 당연히 유럽의 자본이 유입되고 주식과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해야 했다. 대규모 자본이 들어가는 만큼 경영의 합리화가 절대적으로 요구돼 라인과 스태프의 인적 구조, 원가회계 개념 등이 등장하고 전문경영인에 의한 경영이 시작됐다고 하버드대학교 경영사학자 알프레드 챈들러는 말한다. 철도는 근대화의 상징이었지만 제국주의 시대에는 약소국 침탈의 도구였다. 일본이 우리나라를 병탄하면서 경인선, 경부선을 부설했다. 그런 만큼 철도는 약소국 입장에선 저항의 대상이다. 당시 경부선은 충남 공주를 지나기로 돼 있었으나 유생들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결국 대전으로 우회하고 말았다. 그러나 이로 인해 대전은 번영하고, 공주는 쇠락의 길을 걷게 된다. 북한을 장기 통치해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면서 한반도가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그가 유명을 달리한 장소는 평소 애용하던 ‘야전열차’였다. 그가 북한 내 ‘현지지도’는 물론 해외방문 시에도 비행기가 아닌 기차를 이용하는 것은 안전상의 이유가 가장 컸다고 한다. 고소공포증 때문이기도 하지만 열차가 비행기에 비해 경호에도 유리하고 외부의 공격을 받아도 신축적으로 대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기차를 고집함으로써 시대에 뒤지고 은둔의 이미지가 굳어진 것 또한 사실이다. 시속 300㎞의 고속열차가 등장하면서 철도도 많이 현대화됐지만 초음속으로 나는 비행기와 견주기에는 역부족이다. 유럽 유학에 신세대인 후계자 김정은이 아버지처럼 열차를 탈지 궁금하다. 그의 선택에 따라 북한의 미래가 달라지는 것은 분명하다. 임태순 논설위원 sts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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