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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계 ‘생각하는 사람’ 직접 기른다

    “교육은 우리경제의 키워드. 통조림식 우리교육 패러다임이 변하지 않는다면 전환점에 선 우리경제에 미래는 없다.” 교육이 우리경제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기존 제조업 중심의 경제구조에서 핵심적인 것이 자본과 기술이었다면 향후 지식기반 경제에서는 인재(人材)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인재 양성의 원천이 되는 우리의 교육현실은 이런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전국경제인연합회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국내기업 인사담당자 중 ‘대학이 기업에 필요한 교육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100명 중 4명꼴에 불과했다. 재계원로이면서 오랫동안 교육발전에 천착해 온 이용태(李龍兌·70) 삼보컴퓨터 회장이 ‘경제를 살리는 교육혁신’을 외치고 나섰다.전경련 부회장으로 전경련 내 교육발전특별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그는 초·중·고교 교사부터 교수(이화여대 등)까지 두루 거쳤다.지금은 숙명학원 이사장을 맡고 있다.그는 “지금 우리나라 학교는 똑같은 모양과 알맹이의 통조림을 기계적으로 찍어내고 있다.”면서“교육에 대한 패러다임이 변하지 않는다면 전환점에 선 우리경제에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교육이 우리 경제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셨는데요. 구상에서 우리나라만큼 교육이 지식 전달에 집중돼 있는 나라도 없을 겁니다.다른 것은 무시하고 지식이 많은 사람만 훌륭한 인재라고 생각하는 분위기입니다.하지만 지식은 사회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수많은 자질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지식에만 치우치다보니 정작 직장이나 사회에서 필요한 교육은하지 않습니다.이를테면 회사에 들어와서 하게 되는 일 중 가장 대표적인 게 영업이지만 훌륭한 세일즈맨이 되는 방법을 알려주거나 자질을 길러주는 학교는 거의 없습니다.사회에서 ‘일’이란 게 무엇입니까.반복적인 조립생산같은 경우를 빼면 대부분 ‘크고 작은 문제를 원만히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정의할 수 있지요.학생들이 학교에서 지식 습득이 아닌 문제해결 과정을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시스템과 연계시켜 파악하고,해결의 목적과 방향을 정립하고,여러 대안 중에서 최상의 것을 선택하도록 하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지요. ◆다소 막연한 말씀인 것 같기도 합니다만. 이번 미군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고를 예로 들어 볼까요.수많은 사람들이 촛불시위를 하며 분노하고 있는데,이런 행동들이 얼마나 합리적인 사고의 틀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지는 솔직히 의문입니다.사고 당시 우리 여중생들이나 장갑차 속 미군이 처해 있었던 상황이 어땠는지,미군이 재판과정에서 한국사람들을 무시해서 일방적으로 자기 편에 무죄를 선고한 것인지,한미행정협정(SOFA)의 역사적 의미와 다른나라의 사례는 어떠한 것인지를 폭넓게 다각도로 분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사내 직원들을 평가하실 때,어떤 부분이 가장 취약하다고 보시는지요. 토익(TOEIC)점수같은 외국어 실력이나 전문지식은 나름대로 훌륭한 것 같습니다.하지만 초·중·고교를 통틀어 동료들과 경쟁을 통해 시험점수를 높이고 이기는 데만 열중했지,사회생활을 남과 더불어 하는 법을 터득한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이기적이고 희생할 줄을 모릅니다.한국이 전세계 이혼율 3위에 오르게 된 것도 자기만 알고 남에 대한 배려가 없기 때문입니다.세상을 폭넓게 보는 능력도 떨어집니다.최근 전경련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신입사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게 인격교육이라고 나온 바 있습니다.가정교육도 제대로 안돼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과거와 달리 요즘은 부모가 오로지 아이들의 성적을 높이는데 얽매여 오히려 아이들의 노예가 된 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이지요. ◆그런 맥락에서 부모들에 대한 교육을 펼 계획이신데요. 전경련 교육발전위원회와는 별개로 ‘박약회’라는 55세 이상 부모들 모임의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논어에 나오는 박문약례(博文約禮·널리 학문을 닦고 사리를 깨달아 예절을 잘 지킴)에서 이름을 따왔는데 가정교육 부활운동을 하고 있습니다.상당수 회원들이 학교선생님 출신입니다.박약회를 통해 부모,특히 어머니들에 대한 교육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퇴계 이황의 사상이나 소크라테스의 가르침 등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평면적인 게 아니라유대교 율법서 ‘탈무드’처럼 사례별로 답을 줄 수 있는,간접경험 중심의교과서를 만들어 보급할 계획입니다.자녀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도록 어머니들을 가르치겠다는 것입니다.어머니들을 상대로 강연회를 열고,지역별로조직적인 활동을 펼 것입니다.세계 최고수준의 교육열을 생산적인 고(高)효율 에너지로 변환시킨다는 게 목표입니다. ◆국내 유례가 없는 혁신적인 고등학교 설립을 추진중이십니다. 아직 학교의 이름이나 설립장소 등은 정하지 못했지만,우선 2004학년도에는 첫 입학생을 받을 생각입니다.가능하면 전경련 회원사들이 몇개사씩 힘을모아서 설립해 주었으면 하는 게 바람이지만 그게 여의치 않으면 전경련 차원에서 한곳이라도 세울 것입니다. ◆고교 뿐 아니라 대학교육에 어떤 문제가 많습니까. 차 기업체에 입사해 평생직장을 가질 대학생들에게 혁신적인 교육과정의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일찌감치 자기가 원하는 회사와 인연을 맺어 대학학제 4년중 1년을 인턴으로 직접 현장에서 일을 배우도록 해야 합니다.그렇게 하면 회사도 신입사원 재교육을 위한 시간과 돈 낭비를줄일 수 있습니다.기업은 대학에 “이런 사람을 길러달라,그러면 채용때 졸업생들에게 가산점을 주겠다.”는 식으로 하면 됩니다.물론 학자가 되려는 사람이나 자기만의 전문직을 가지려는 사람은 현재 시스템을 그대로 따라야 하겠지요. ◆우리 현실과 약간 거리가 있는 듯 해보입니다만. 대학이 변하면 됩니다.현재 우리나라 대학은 아쉬운 게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이른바 일류대학들은 더 문제입니다.이들이 변해야 하는데 가만히 있어도 학생들이 몰리니 아쉬워할 까닭이 없지요.아무렇게나 인재를 길러도 뭐라는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부족한 자질은 으레 기업이 메워주는 것으로생각하고 있지요.하지만 졸업 이후 진로가 보장되지 않아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4년제 학교들이 잇따르는 가운데 수십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취직 잘되는 유망 2년제 대학들이 곧 나올 것으로 보여 대학이 변하는 것이 그다지 먼 이야기는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김태균·사진 김명국기자 windsea@ ★대안학교 운영 어떻게 이용태 회장이 2004년 개교를 목표로 추진중인 고등학교 모델스쿨은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전혀 시도되지 않았던 형태다.기존 특성화 고교나 영재고교와도 개념이 완전히 다르다.스스로 찾아 배우는 자발적 교육을 통해 사회와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인재를 기른다는 것이 핵심이다. 학교 규모는 ‘초(超)미니’다.학년당 30명(15명씩 2개 학급)으로 구성해전체 학생수가 100명을 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운동장이나 강당은 없다.그저 학생들이 모일 수 있는 교실만 있다.산업현장과 밀착될 수 있게 일반 사무실이나 오피스텔에 학교를 짓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수업 내용과 교과과정은 학생들마다 제각각이다.적성과 진로에 따라 원하는 공부를 하기 때문이다.1주일 중 3일은 학교에서 배우고,2일은 인턴으로 기업체에서 일한다.‘러닝 스루 인턴십’(Learnig Through Internship)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초등학교처럼 완전히 담임교사제다.교사 1명이 학생 1명을 입학부터 졸업까지 3년간 전담 지도한다.국어,수학,영어,역사,물리 등 과목별 교사는 없다.담임교사가 학생들에게 단계별 목표와 접근방법을 제시하고,평가·관리만 해 줄 뿐이다.나머지는 학생들 스스로 인터넷검색,학원수강,과외지도,직장실습 등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 역사수업의 경우,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시대순으로 가르치는 게 아니라 담임교사가 특정 주제를 제시하고 이를 폭넓게 고찰하는 과정에서 지식과 응용력을 쌓도록 유도한다.이를테면 임진왜란 초기 육군은 모두 졌는데 왜 해군은 승리했는 지를 이순신장군 전기나 역사책,토론 등을 통해 파악함으로써역사를 보는 눈과 접근법을 한꺼번에 익힐 수 있다는 것이다.모델스쿨 입학생은 신(新)개념 교육을 감당해 발전적으로 소화해 낼 수 있는 학생들을 선발할 계획이다.학비는 학교가 아닌 학생이 부담하게 할 예정이다. 이런 청사진은 상당부분 미국 로드아일랜드의 혁신적인 공립학교 ‘메트스쿨’을 벤치마킹한 것이다.메트스쿨은 브라운대학 등 아이비리그 명문대에도 학생을 보낼 정도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모델스쿨이 성공을 거두기 위한 선결 과제도 적지 않다.우선 새로운 개념의 담임 역할을 할 수 있는역량있는 교사가 필요하다.‘수능시험형’으로 공부하지 않은 졸업생들이 대학에 쉽게 들어갈 수 있어야 인재들이 모델스쿨에 많이 지원할 것이라는 부담도 안고 있다.이 회장은 “학생들의 생활 및 학과 기록을 인터넷에 상세히 띄우고,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을 특별입학 형태로 선발하는 방안을 많은 대학에 제안했으며 상당수 학교가 수용 의사를 밝힌상태”라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이용태 전경련 교육발전 특별위원장 약력 ◆1933년 경북 영덕 출생 ◆서울대(물리학과 학사)-美유타대(통계물리학 박사) ◆64년 이화여대 교수 ◆76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전자계산기국산화 연구실장 ◆78년 전자기술연구소 부소장 ◆80년 삼보전자엔지니어링 설립 ◆82년 한국데이타통신 사장 ◆85년 교육개혁심의위원 ◆89년 삼보컴퓨터그룹 회장 ◆89년 대통령과학기술자문위원 ◆89년 퇴계학연구원 이사장(현직) ◆92년 정보통신정책협의회 위원장(〃) ◆98년 숙명여자대학교 이사장(〃) ◆99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2000년 한국정보산업연합회 회장(〃)◆2001년 한국PKI포럼 의장(〃)
  • 서울市의회, SOFA 개정 결의문

    서울시의회는 16일 임시회를 갖고 ‘주한미군 주둔군 지위협정(SOFA) 개정촉구 결의문’을 채택했다. 시의회는 “미군 장갑차 여중생 압사사건의 가해자에 대해 무죄 평결이 내려진 것에 대해 심히 유감으로 생각한다.”면서 “한·미 정부와 주한 미군은 불평등하게 맺어진 SOFA의 전면 개정 협상에 착수하고 손상된 한국민의자존심이 회복될 수 있도록 불평등 조항을 개정하라.”고 촉구했다.시의회는 이날 결의문을 국무총리,미 대사관,미8군 사령관 등에게 전달했다. 류길상기자
  • 시민단체 정책평가 매듭 국면

    16대 대통령선거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책선거’ 확립을 표방하며 각 대선후보진영에 정책과제를 제안하고 각 후보들의 공약을 비교·평가해온 시민단체들의 활동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대선연대 “이-보수적,노-개혁적” 지난 9월 300여개의 시민단체가 모여 만들었던 2002 대선유권자연대는 서울 종로구 안국동 걸스카웃회관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각 후보자들의 정책공약을 종합평가한 최종결과를 공개했다. 대선연대는 15일 발표한 평가서에서 “이회창 후보는 전체적으로 보수적인입장을 취하고 있었지만 부패청산과 SOFA개정 문제에서는 최근 개혁적으로변화하고 있다.”고 평했다.노무현 후보에 대해서는 “남북관계와 정치개혁분야에서 개혁적이었지만 환경·노동,재벌정책에서는 국민통합21과의 정책조율과정에서 개혁성이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벌개혁과 남북관계,국가보안법 개폐,호주제 폐지 문제에 대해서는 이·노 두 후보간 뚜렷한 차이가 관찰됐다.대선연대는 “이 후보가 국보법 개폐 문제에 분명한 답변을유보하거나 호주제에 대해서도 호주승계순위 재조정 등의 입장을 취했다.”면서 “국보법 대체입법과 호주제 폐지 등을 공약한 노후보에 비해 보수색채가 뚜렷했다.”고 덧붙였다. 대선연대는 ‘100만유권자 약속운동’에 참여한 유권자들에게 이메일과 홍보물을 배포하는 등 정책평가 내용을 적극적으로 홍보,유권자 선택의 참고자료로 활용케 할 방침이다.이남주 상임공동대표는 “대선연대는 12월 중 해산되지만 시민운동의 전국적 연대기구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활동을 계승하게 된다.”면서 “새정부 출범 후에도 개혁추진과정을 감시하고 중간평가등의 공동사업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경실련·서울Y도 독자 평가 대선연대 참여단체이면서도 독자적인 정책진단활동을 벌여온 경실련도 16일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노 두 후보의 공약의 정합성과 실현가능성을 검증한 결과를 공개했다. 경실련은 두 후보 모두 구체적이지 않은 구호적 공약과 정책적 합리성이 결여된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합리성이 결여된 공약의 대표적 사례로 경실련은 이 후보의 ‘수도권 집중 억제를 위한 수도권 외곽 거점도시 육성’ 등 11개 공약을,노 후보의 경우 ‘국회의원 선거구의 중대선거구제 전환과 1인2표 정당명부 비례대표제 도입’ 등 13개를 꼽았다.이 후보의 수도권 거점도시 육성은 수도권 집중을 오히려 부추길 우려가 있으며 노 후보의중대선거구제 공약은 소선거구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1인2표 정당명부제와 상충되는 정책이란 설명이다. 실현가능성이 떨어지는 공약으로 이 후보는 ‘임기내 1인당 국민소득 1만5000달러 달성’ 등 5개 공약이,노 후보는 ‘일자리 250만개 신규 창출’ 등 5가지가 꼽혔다.경실련은 이들 공약이 제도인프라 미비 및 재원마련의 불투명성 때문에 임기내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서울YMCA도 오는 18일 각 후보의 공약과 발언내용의 검증 결과를 종합발표하기로 했다. ●새로운 유권자운동의 가능성 참여연대,경실련,환경연합,여성단체연합 등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주요단체들이 일제히 결집,‘제2의 총선시민연대’라는 기대감을 모았던 대선연대는출범을 전후로 ‘특정후보 지지냐,정책캠페인이냐’를 두고 치열한 내부논쟁을 벌이기도 했다.대선연대에 참여했던 한 시민단체 간부는 “낙선운동이라는 충격요법이 없어 총선연대만큼 언론의 화려한 조명을 받지 못했다.”면서도 “관권·금권선거 감시운동에 머물렀던 과거의 한계를 넘어 유권자가 참여하는 새로운 정책선거의 기초를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이세영기자 sylee@
  • “反美시위 경제에 악영향”경제5단체 ‘자제’호소문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정과 평등한 한·미관계 정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재계가 반미시위 자제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5단체 부회장단은 16일 전경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반미시위가 크게 확산되면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것이 분명하다.”면서 “여중생 사망문제가 미군철수나 반미운동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국민들은 자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반미운동의 영향으로 미국이 한국상품 불매운동을 시작한다면 대미수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한국내 반미운동이 고조되면 미국을 비롯한 외국인 투자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고 고용불안도 가중될 것이라 내다봤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성명을 내고 경제 5단체를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촛불시위 때문에 수출이 안되고 외국자본이 떠난다는 논리는앞뒤가 맞지 않는 과장된 주장”이라면서 “진정 경제를 걱정한다면 97년 외환위기를 불러온 자신들의 허물부터 돌이켜 보라.”고촉구했다. 이세영 정은주기자 ejung@
  • 선택2002/새정부에 뭘 기대하나-유권자 61% ‘경제’ 꼽아

    대한매일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가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유권자의 압도적인 다수인 61.4%가 경제분야를 새 정부가 주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다음으로 정치분야(17.4%),사회분야(6.8%),안보·통일·외교분야(6.3%)의 순서로 조사됐다. 유권자들의 새 정부에 거는 기대를 바탕으로 이번 선거를 평가한다면 한 마디로16대 대선은 ‘경제선거’라 할 수 있다.이러한 결과는 ‘3김’ 이후의 정치는 경제분야를 활성화시키는 방향으로 틀을 잡아나가 달라는 국민의 주문을반영한 것이라 생각된다.대선 과정에서 보다 정교한 경제프로그램을 후보자들이 제시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정치 분야 50% 정도의 유권자는 정치분야 중 새 정부가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부정부패척결을 지적하고 있다.그리고 11.4%가 국회개혁,11.1%가 정당개혁,5.6%가 정치자금투명화라고 응답하고 있다.이러한 결과는 새 정부에 거는 국민적 기대는 역시 정부의 ‘도덕재무장'에 있음을 보여준다.부정부패로점철된 ‘3김식 정치’에 환멸을 느낀 국민이 새 정부에 거는 기대는 무엇보다도 ‘깨끗한 정치’임을 모든 후보자들을 알아야 할 것이다. ◆경제 분야 35.6% 정도의 유권자는 경제분야 중 새 정부가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물가안정이라고 응답하고 있다.다음으로 17.9%가 고용안정을,13.7%가일자리 창출,그리고 11.1%가 가계부채라고 지적하고 있다.모두가 민생에 직결되는 문제들이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은 약 1년 이상이나 민생분야를 제쳐놓고 권력다툼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이러한 상황은 국민경제를 뿌리에서부터 위협하고 있다.새 정부는 경제의 틀을 바로잡고 민생문제부터 챙겨나가야 할 것이다. ◆사회 분야 30.3%가 빈부격차해소를,29.2%가 교육 문제를 사회분야 중 최우선 과제로지적하고 있다.다음으로 12.1%가 농어촌 문제,6.9%가 복지 문제라고 응답하고 있다.이러한 결과는 한국사회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그리고 ‘공교육 마비현상’에 대한 국민적 우려감이 팽배해 있음을 보여준다.새 정부는 서민경제의 활성화와 더불어 공교육의 새로운 위상정립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통일·외교·안보 분야 40.2%의 유권자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정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다음으로 20.7%의 유권자가 북한핵 및 미사일 문제를,8.9%는 한·미공조 강화를 최우선 과제라고 응답하고 있다.SOFA개정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여중생사망사건 이후 불평등한 한·미관계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반영된 것으로풀이되며,동시에 유권자의 상당 부분이 북한핵 및 미사일의 위협을 피부로느끼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새 정부는 대미관계의 평등한 위상정립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대북관계에 있어서도 핵 및 미사일의 공포를제거해 줄 수 있는 합리적이며 강경한 외교적 노선을 견지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 [사설]‘촛불’과 ‘사과’ 等美 계기돼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3일 김대중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주한 미군 궤도 차량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해 ‘깊은 애도와 유감의 뜻’을 표명했지만 우리 국민은 여전히 미흡하다는 반응이다. 주말인 14일 서울 시청 앞 등 전국 60여 곳에서 10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있었던 추모 집회와 촛불 시위가 이를 그대로 방증한다. 미국은 촛불 시위에 담긴 한국민의 뜻을 되새겨 진지하고 사려깊게 대응해야 한다.시청 앞 집회가 ‘주권 회복의 날,범국민 평화 대행진’이었듯이,한국민은 주한미군주둔군지위협정(SOFA)이 불평등하다고 느낀다.그동안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자존심과 자긍심에 상처를 입었다고 생각한다.‘불평등한소파개정 국민행동’은 부시 대통령의 직·간접적인 3번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SOFA 개정과 부시 대통령의 공개 사과,사망 사고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국제적으로 반미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것도 부시 행정부의 외교력과무관하지 않다.시카고 대학의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는 등 일방주의적·공세적 외교 행태를 비판하고 있다. 밀어붙이기식 반미도 경계해야 한다.그런 방식으로는 해법을 찾을 수 없다.미군은 세계 80여개 국가에 주둔하고 있다.다른 나라에 주둔하는 미군과의형평도 고려해야 한다.더욱이 미군의 한반도 주둔은 동북아 지역의 세력 균형에는 물론,통일 후에도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촛불 시위가반미로 치닫는다든가 미군 철수 주장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자존심과 자긍심을 살리는 등미(等美)의 계기가 돼야 한다.여러 우려 가운데 14일 전국에서 있었던 집회가 평화적인 추모 행사로 끝난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미국도 대등하면서도 호혜적 관계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한국과 보다 적극적인대화에 나서기 바란다.
  • AFP통신“촛불바다 美대사관 삼켰다”

    외신들은 14일 밤 숨진 여중생을 추모하고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정을촉구하기 위한 서울 시청앞 광장과 광화문 일대에서 벌어진 대규모 촛불시위 현장을 상세히 보도했다. AFP통신은 ‘반미 시위현장의 촛불 바다가 서울 주재 미국 대사관을 삼키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 대사관 옆 광화문 사거리는 깜박이는 촛불로 가득찼으며 5만여명의 시민들이 “미선이와 효순이를 살려내라” SOFA 개정”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보도했다.특히 이날 집회가 최대 규모의 추모시위였으며 반미감정이 스타 운동선수와 유명 영화배우,가수·음악가들을 포함한 주류 한국인들에게도 퍼졌다고 통신은 분석했다. 영국의 BBC방송은 집회장면 보도와 함께 “시위 참가자들이 미군 병사를 한국 법정에 세울 것과 SOFA 개정을 요구했다.”면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전날 김대중 대통령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했지만 이것이 이날 모인 시민들을 달래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전국적으로 30만여명이 집회에 참가했고 미국과 영국 독일 러시아 등 해외에서도 항의집회가 열렸다고 집회 관계자의 말을 인용,보도했다. 연합
  • ‘여중생 사망’추모집회 전국에서“너희 죽음은 외롭지 않았다”

    분노의 촛불은 월드컵 때 붉은악마의 물결처럼 서울 도심을 뒤덮었다.세대와 지역·이념의 장벽도 꺼지지 않는 촛불 앞에 녹아내렸다.시청앞 광장에서 태평로를 지나 광화문 사거리에 이르렀을 때 6만여개의 촛불은 커다란 ‘희망의 은하수’를 이루었다. 신효순·심미선양을 추모하고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의 개정을 촉구하는범국민 평화 촛불대행진이 지난 14일 열렸다.주말 대규모 집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여중생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는 제야행사가 예정된 오는 31일 서울 광화문 등 전국 100여곳에서 또다시 촛불집회를 가질 예정이어서 임오년은 촛불과 함께 저물게 된다. 14일 촛불집회에는 서울 시청앞과 부산 태화백화점앞,광주 도청앞 광장 등전국 60여곳에서 10만여명의 시민·학생이 참여했다.뉴욕과 베를린,파리,모스크바 등 12개국 16개 도시에서도 현지 유학생과 교포의 촛불집회가 잇따랐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시청앞 광장에 모인 각계각층의 시민 6만여명은 태평로를 거쳐 광화문 교보빌딩 앞까지 행진,“SOFA 개정”,“평화시위 보장” 등의 구호를 외치다 밤 10시쯤 자진해산했다.밤 9시쯤 세종문화회관쪽 경찰저지선이 뚫리면서 500여명이 미 대사관 앞길까지 나갔으나 심한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이날 버스 100여대를 동원,이순신 동상 앞과 세종로 양편 1차선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미 대사관 방향으로 진출하려는 시민을 막았다.곳곳에서 작은 몸싸움이 벌어져 일부 학생·시민에 의해 경찰이 대열에서 끌려나왔지만 대다수 시민은 “비폭력”을 외쳤고,“수고한다.”며 생수를 건넸다. 이날 참가자는 머리에 태극 두건을 두른 청소년,촛불을 마주 든 20대 연인,자녀와 함께 나온 30대 부부,등산복 차림의 60대 노인 등 세대를 초월해 지난 여름 월드컵 거리응원 때를 연상케 했다.아시아평화연대(APA) 회원 자격으로 집회장을 찾은 월든 벨로 필리핀대 교수는 “민족 자존의 뜨거운 염원을 확인했다.”면서 “지금의 열기를 전쟁과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전 세계적 평화운동으로 승화시키자.”고 호소했다. 한편 집회를 주최한 여중생 범대위측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전화사과와관련,“근본 원인을 언급하지 않고 ‘유감표명’ 수준에 그친 사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공식 사과와 SOFA 개정을 거듭 촉구했다. 유영규 이세영 황장석기자 sylee@
  • [오늘의 눈] 외풍에 끄떡않는 대선을 기대하며

    요즘 국내외에서 한국의 대선과 북한의 핵 문제 및 반미감정을 연계시킨 ‘음모론’이 곧잘 거론되는 것 같다.특정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미국과 북한 등이 핵 문제와 반미감정에 개입하고 있다는 이른바 ‘북풍(北風)’과 ‘미풍(美風)’이다. 음모론을 말하는 사람들은 일련의 모든 사태를 대선과 결부시킨다.미국이북한의 미사일 선박을 나포한 것은 최근 한국에서 일고 있는 ‘반미 감정’을 상쇄하기 위한 ‘책략’이라는 식이다.북한이 핵 시설 재가동을 주장한것은 미국과의 긴장을 고조시켜 반미감정을 더욱 자극하려는 것으로 해석한다. 실제 북한의 핵 위협이나 반미감정은 어느 정도 대선의 변수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미국이나 일본 등에서도 외교상황의 변화는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그러나 이번 ‘외풍’이 과거처럼 특정 후보에 쏠린 공작차원의색깔론이 아닌 만큼 어느 누구도 자신이 피해자,혹은 수혜자라고 나서기가쉽지 않을 것이다. 다만 미국과 북한이 한국의 대선에 영향을 미칠 생각으로 이같은 문제들을일으켰다면 한국의 유권자들을 무시하고 농락하는 처사다.주권국에 대한 일종의 내정간섭이기도 하다.동시에 한국의 유권자들을 국내외 공작정치에 휩쓸릴 정치 후진국 국민으로 봤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식으로 반미감정과 핵 문제가 이번 대선에서 상쇄작용을 일으키고 있다.그렇지 않겠지만 누군가 이같은 문제를 대선에 결부시키려 한다면 우리 스스로 정치수준을 낮추는 격이다. 유권자들이 감정적 차원에서만 대통령을 뽑으면 결코 국익에 도움이 되지않는다.핵 문제를 선거용으로만 보는 것은 지나치게 편협된 생각이다.반미감정은 여중생 사망사건으로 촉발된 한국민들의 정당한 의견 표출이지 대선 유세는 아니다.핵 문제와 반미감정에 편승하려는 후보가 있다면 유권자들은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누구는 친미,누구는 반미하는 식의 표현은 선거 책략가들에게나 맡겨야 한다.그보다는 누가 한반도에서의 평화정착에 적합한지,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을 포함해 누가 한·미관계를 유익하게 이끌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이번 대선에서는 ‘지역바람’뿐 아니라 고질적 병폐였던 선거에서의 ‘외풍’도 함께 사라지기를 기대한다. 백문일 워싱턴 특파원 mip@
  • 한나라, 민주당 유력인사 영입 경쟁

    제16대 대선이 종반들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양강구도로 자리잡히면서 양측이 각계 유력인사를 경쟁적으로영입하고 있다. ◆한나라당 당사는 연일 이회창 후보 지지선언을 하러온 인사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한나라당은 지난 9일 ‘개혁파 검사’ 심재륜(沈在淪) 전 부산고검장과‘옥수수박사’ 김순권(金順權) 경북대교수의 이 후보 지지선언을 시작으로세불리기에 포문을 열었다.특히 이날 비운동권 출신 전·현직 대학총학생회장 모임인 ‘전국대학 총학생회장 연대회의’ 100여명의 지지선언을 얻어내‘젊은피’까지 수혈한 상황이다. 또 지난 12일 자민련 정진석(鄭鎭碩) 의원이 자민련의 이 후보 지지에 불을 댕겼다.이인제(李仁濟) 총재권한대행은 15일 “이회창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며 이 후보 지원 활동을 본격화했다. 이 후보의 ‘친정’격인 법조계의 중량급 인사들도 대거 이 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박우동(朴禹東)·정귀호(鄭貴鎬)·박준서(朴駿緖) 전 대법관,김두희(金斗喜) 전 법무장관 등 650명법조인들은 지난 11일 지지선언을 했다. ◆민주당 노무현 후보 지지선언을 한 유력 인사로는 이수성(李壽成)국무총리와 김영삼(金泳三) 정부에서 통일부총리,김대중(金大中) 정부에서 교육부총리를 지낸 한완상(韓完相) 한성대 총장을 꼽을 수 있다.김호진(金浩鎭)전 노동부 장관과 이기택(李基澤)전 민주당 대표,신상우(辛相佑)전 국회부의장도 최근 노 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특히 이 전 총리는 노 후보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정 서명요구에 불응한 점에 대해 “득표의 손실을 무릅쓰고 반미와 미군 철수에 부화뇌동하는 사람과 판이한 노 후보의 떳떳한 행로에 신뢰가 깊어졌다.”는 편지를 보내 지지 의사를 표시했다. 학계에선 김경원 서원대 교수 등 충북지역 학계·종교계 인사 176명이 지지를 선언했다. 법조계의 경우 주로 이 후보가 변협소속 변호사 등으로부터 지지를 받는 반면 노 후보는 민변 소속 변호사 156명으로부터 지지를 이끌어 냈다. 김경운 오석영기자 kkwoon@
  • 부시, 여중생사망 직접사과 北核문제 평화적 해결키로/韓.美정상 어제밤 통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3일 주한미군 궤도차량에 의한 여중생 사망 사건과 관련,“깊은 애도와 유감(deep sadness and regret)의 뜻을 전한다.”고 직접 사과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해 이같이 사과하고 “유사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미군 수뇌부로 하여금 한국측과 긴밀히 협조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고 임성준(任晟準)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전했다. 김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이와 함께 북한의 핵시설 동결 해제 선언에도불구,한·미간 긴밀한 공조 아래 북한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추구하기로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미국민들은 한국민들에 대해 깊은 존경심을 갖고 있으며 한·미 동맹관계의 중요성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이에김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이제는 부시 대통령의 진의를 이해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김 대통령은 특히 “앞으로 이와 같은 비극적인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현재 진행중인 한·미간 주한미군지위협정(SOFA)관련 실무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개선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우리 국민도 주한미군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유지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이어 북한의 핵동결 해제발표를 수용할 수 없으며,북한이 이를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지난 10월 로스카보스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바와 같이 북한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계속 추구하기로 합의했다. 부시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공조해 나가야 하며,북한핵 문제를 함께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다.”면서 “미국이 북한을 침공할 의사가 없다는 메시지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들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대통령은 “앞으로 북한의 행동을 주시하면서 한·미·일 3국 공조와 국제사회와의 협조를 통해 냉정히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SOFA.한미관계’토론회“SOFA 개정·미군 주둔 연계해야 韓美지도자 나서 반미감정 조절을”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은 ‘개선’이 아닌 ‘개정’이 돼야 하고 이를 위해 미군 주둔과 SOFA 개정을 연계하는 국민운동을 펴야 한다는 주장이제기됐다. 경희대 법대 최승환 교수는 13일 ‘SOFA와 한·미관계’ 토론회 주제발표를통해 “장갑차 여중생 사망 사건에 이은 일련의 항의시위 등을 단순히 한·미의 법문화 차이 때문으로 이해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하고 “지난 2001년 개정된 SOFA의 불평등한 독소조항이 여전히 민족 자존심을 손상시키고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날 경기도 의정부시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경기개발연구원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형사관할권이 적용되는 인적 범위에서 초청계약자를제외하고,미군당국의 요청이 있으면 특히 중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재판권을포기하도록 한 조항을 삭제해야 한다.”고 밝혔다.최 교수는 이를 위해 ‘SOFA 개정 없는 미군 주둔 반대’(No Revision of SOFA,No US Army in Korea)를 국민운동으로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중앙대 국제대학원 김태현 교수는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 미국이 세계 곳곳에서 증오의 대상이 되는 것은일방주의적·공세적 외교행태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고 밝히고 “우리이익과 현안을 냉철하게 판단,반미감정과 시위는 양국의 정치지도자들이 나서 적정선에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 박연철 인권위원장은 “촛불시위와 방미항의단 활동은 주한미군의 문제점을 항의하는 정당하고 절도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미군의 ‘공무(公務)’ 여부 최종판단을 대한민국 법원이 아닌 미군에 부여한 규정은 사법주권을 포기한 위헌적 규정”이라고 지적했다. 의정부 한만교기자 mghann@
  • [기고]北核 위기를 기회로

    한 아나운서가 미군부대 안으로 밀고 들어가서 미군의 사과를 요구하는 시위를 하는 대학생들을 보고 ‘부끄럽다.'고 했다가 맡아 하던 방송을 그만두게 된 일이 일어났다.그 아나운서는 왜 ‘부끄럽다.'고 했을까.그녀의 해명대로 단순한 ‘실수'로 보기에는 도무지 앞뒤가 맞지 않는다.대학생들이 미군부대로 밀고 들어가서 미군의 사과를 요구한 것이 과연 부끄러운 일일까. 군사적인 면에서 한국과 미국이 명백히 불평등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은어느 모로 보나 분명하다.흔히 소파(SOFA)로 불리는 ‘주둔군지위협정'보다이 사실을 더 잘 보여주는 것은 없다. 이 나라에서 주한 미군의 지위는 단순한 ‘우방국'이 아니다.소파에 의해 이나라에서 주한 미군은 확실히 우월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이로 인해 전국의곳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오래 전부터 온갖 고통에 시달려왔다. 주한 미군은 이 나라에서 90개의 기지를 운영하고 있으며,여기에 이용되고있는 땅은 무려 7300만평에 이른다.이렇게 엄청난 규모의 땅을 주한 미군은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이용료를 한푼도 안 내는 것은 물론이고 주한 미군이 돌려주겠다고 결정하기 전까지는 어떤 땅도 돌려받을 수 없다.이것만이아니다.주한 미군은 이 나라에서 엄청난 특권을 누리고 있다.주한 미군은 사실상 이 나라에서 무슨 일이건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소파는 주한 미군에게 무소불위의 특권을 부여하고 있다.그것은 주한 미군에게 일종의 면죄부를 주고 있기도 하다.한강에 독극물을 쏟아버리도록 지시한 미 군속도,동두천의 유곽에서 할머니 매춘부를 심하게 구타해서 죽인 미군도 모두 그냥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그리고 미선이와 효순이를 죽인미군들도 결국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 모든 것은 소파에 따라 ‘정당하게' 이루어졌다.미선이와 효순이의 죽음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소파가 어여쁜 두 여중생을 죽인 것이다. ‘살인 미군 무죄재판쇼'에 대한 분노가 하늘을 찌르자 주한 미군과 미국 정부는 비로소 대책을 세우기 시작했다.그러나 그 대책은 어디까지나 ‘잘못을인정하는 척'하는 데 그치는 것이었다.허버드 대사와 주한 미군사령관이 공동으로 발표한 부시 대통령의 사과는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가 아니라한국인들만을 대상으로 한 ‘거짓 사과'였다. 문제의 근원인 소파에 대한 미국 정부의 태도는 여전히 야만의 상태에 머물러 있다.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소파를 절대 개정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소파를 개정하지 않고 주한 미군의 문제를 어떻게해결할 수 있다는 것인가.결국 앞으로도 이 나라의 땅을 멋대로 이용할 것이며,앞으로도 이 나라의 사람들에게 큰 고통을 주겠다는 뜻이 아닌가. 소파를 개정하지 않는다면,기름으로 찌든 용산 미군기지를 살릴 수 없다.소파를 개정하지 않는다면,한강에 독극물을 쏟아버리는 것을 막을 수 없다.소파를 개정하지 않는다면,미군이 제멋대로 벌이는 군사활동을 제재할 수 없다.소파를 개정하지 않는다면,미선이와 효순이의 영령을 결코 위로할 수 없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문제의 근원을 잘 알고 있다.그것은 다름아닌 불평등한한·미관계이다.그런데 일부 친미파와 한국 정부는 문제의 근원을 호도하고있다.‘살인미군 무죄재판쇼'에 대한 국민적 비판을 미국법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감정적 대응이라고 훈계하는 데 이르러서는 주한 미군과 미국 정부에 대해서보다 더 큰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수사과정과 배심원의 평결에 피해자인 우리는 전혀 참여할 수 없었다.그런데 재판이 절차대로 진행되었다고 해서 그것이 ‘쇼'가 아니었다고 할 수 있는가. 소파를 개정하지 않는 한,평등한 한·미관계를 말하기는 어렵다.이런 비정상적인 불평등 관계야말로 우리가,그리고 미국이 진정 부끄러워해야 하는 것이다.다행히도 변화의 수레바퀴가 돌기 시작했다.이번엔 꼭 소파를 개정하자. 김근식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국제정치
  • 反美·北核 ‘해결 틀’ 긴급조율/한미정상 통화

    13일 밤 김대중 대통령과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전화통화는 북한의 핵시설 동결 해제선언에 따라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고,여중생 사망사건으로 한·미 관계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특히 14일서울 시청앞 대규모 추모행사를 앞두고 부시 대통령이 직접 사과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여중생 사망사건과 SOFA 부시 대통령이 여중생 사망 사건에 대해 ‘깊은 애도와 유감’을 직접 전달한 것은 김 대통령의 ‘깊은 관심’에 화답한 것으로 풀이된다.부시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지난 6월13일 여중생 사망사건이 발생한 지 꼭 6개월만이다. 앞서 김 대통령은 지난 9일 스티븐스 상원의원과 이노에이 상원의원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한 우리 국민의 슬픔이 매우 크다.”면서 “부시 대통령이 주한 미 대사를 통해 사과와 애도의 뜻을 밝혀온 바있지만 직접 사과를 바라는 우리 국민의 마음을 미측이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었다.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사과로 반미 분위기가 어느 정도 가라앉을지는 미지수다. 부시 대통령은 유사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미군 수뇌부로 하여금 한국측과 긴밀히 협조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혀 SOFA 문제에 대해서도 성의를 표시했다. ◆북한핵 문제 논의 부시 대통령이 북한에 핵동결 해제 조치를 철회토록 촉구하고 북한에 대한침공의사가 없다고 다시 밝힌 점도 의미가 있어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북한의 최근 핵동결 해제 및 핵시설 가동·건설 즉각 재개 등 일련의 초강수 카드와 관련,‘선의의 무시’ 정책을 통해북한의 태도를 냉정하게 지켜보면서 향후 조치를 가다듬을 것으로 해석된다.북한이 핵카드를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상 궁지에 몰렸다는 점에서 북한의 향후 자세를 면밀히 분석,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판단한 듯하다. 즉 현재 상황에서 북한이 취한 ▲핵동결 해제 ▲미사일수출 공개 시인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대한 모든 핵시설 봉인 및 감시 카메라 철수 요구 등에 대해 예민하게 대응하는 것 자체가 북한의 의도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판단이다.즉 북한의 벼랑끝 조치에 같은 톤으로 대응하는 것은 북측이 ‘민족공조’를 앞세우며 ‘한·미 동맹’을 뒤로 하려는 전략에 말릴 수 있으므로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오풍연 김수정기자 poongynn@
  • 양국정상통화내용 - 부시 “여중생사망 깊은 애도”

    김대중 대통령과 부시 미국 대통령의 13일 밤 통화내용을 임성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브리핑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다.이날 전화는 부시 대통령이 걸어왔으며 10여분간 통화가 이뤄졌다. ◆부시 대통령-여중생 사망 사건에 대해 ‘깊은 애도와 유감’(deep sadness and regret)의 뜻을 전한다.유사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미군 수뇌부로 하여금 한국측과 긴밀히 협조하도록 지시했다.미 국민들은 한국민들에 대해 깊은 존경심을 갖고 있으며 한·미 동맹관계의 중요성도 잘 알고 있다. ◆김 대통령-우리 국민이 이제는 부시 대통령의 진의를 이해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앞으로 이와 같은 비극적인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현재 진행중인 한·미간 SOFA 관련 실무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개선방안이 마련돼야 한다.한·미 동맹관계는 중요하다.우리 국민도 주한미군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유지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부시 대통령-한·미 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공조해 나가야하며 북한 핵문제를 함께 평화적으로 해결해 나갈 수 있다.미국이 북한을 침공할 의사가 없다는 메시지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들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김 대통령-앞으로 북한의 행동을 주시하면서 한·미·일 3국 공조 및 국제사회와의 협조를 통해 냉정히 대응해 나가야 한다. 오풍연기자
  • 오늘 전국 30만 ‘여중생 추모’/서울시청일대 오후 3시부터 교통통제

    미군 장갑차에 의해 희생된 두 여중생을 기리는 대규모 추모행사가 14일 오후 서울시청앞 등 전국 각지와 미국 등 해외에서 열린다. 여중생 사망사건 범국민대책위는 13일 “서울시청앞 10만여명,전국적으로 30만여명이 참가하는 사상 최대규모의 추모행사가 14일 오후 3시 전국 40여곳에서 개최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집회가 시작되는 오후 3시쯤 1차로 시청앞 프레지던트 호텔 앞과 소공로·을지로 방면의 차량 진출입을 막은 뒤 상황에 따라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광화문 사거리에 이르는 태평로 전 차로를 통제할 계획이다. 경찰은 국민 정서를 감안,추모행사가 평화적으로 이뤄지도록 교통소통과 안전사고 예방에 주력하겠지만,범대위가 오후 6시부터 예정하고 있는 시청앞∼광화문사거리∼미 대사관으로의 촛불행진은 원천 봉쇄하기로 했다.이와 관련,정부는 이근식(李根植) 행자부장관과 심상명(沈相明) 법무장관 명의로 대국민 담화를 내고 “평화적인 추모행사가 될 수 있도록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달라.”고 당부한 뒤 “공공시설 진입을 기도하는등의 불법 폭력에는 엄중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추모행사를 하루 앞둔 13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직접 사과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의 개정을 요구하는 법조·종교·장애인 단체의 집회가 잇따랐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와 전국의 법학교수 197명은 이날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동 느티나무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SOFA 개정을촉구하는 법률가 선언문’을 발표하고 SOFA 개선안을 담은 서한을 미 대사관측에 전달했다. 개신교·불교·원불교·천주교 등 4개 종단 신도 200여명도 오전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미군 속죄와 SOFA 개정을 위한 범종교인 생명평화 선언대회’를 갖고 재판 무효화와 부시 미 대통령의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이들은대회를 마친 뒤 덕수궁 앞까지 행진했다. 지체장애인협회 서울시협의회 소속 회원 30여명도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오만한 주한미군 규탄 대회’를 가진 뒤 저녁 촛불집회에 합류했다. 이세영기자 sylee@
  • ‘여중생 방미투쟁단’귀국회견“美는 조속히 입장 표명을” 촉구

    의정부 여중생 사망사건에 대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직접 사과와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의 개정을 요구하는 움직임에 노점상·농민·의료인 단체도 합류했다. 전국노점상연합과 전국농민회총연맹은 12일 오전 서울 광화문 미대사관 옆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중생 사건 책임자 처벌과 SOFA 개정을 촉구했다.이들은 “13,14일 저녁에 전국의 노점상에 추모와 항의의 표시로 촛불을 켜기로 했다.”고 밝혔다. 의사·약사·한의사들로 구성된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은 미 대사관 앞에서 ‘평등한 한·미관계 정립을 위한 SOFA 개정 및 이라크전쟁 반대 1000인 선언’ 기자회견을 가졌다.일간지 사진기자와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등 40여명도 미대사관 앞에서 ‘여중생 압사사건을 바라보는 사진작가 137인 선언식’을 가진 뒤 항의의 뜻으로 카메라를 길에 내려놓은 채 침묵시위를 가졌다. 홍근수 목사 등 여중생 범대위 관계자들은 세종로 정부종합청사를 찾아 김석수 국무총리를 면담했다.송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과 서경석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 등 SOFA 개정 요구 성명을 발표했던 사회원로 5명도 미 대사관을 방문,성명서를 토머스 허바드 미 대사에게 전달했다.이날 저녁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는 두 여중생을 추모하는 촛불집회가 13일째 이어졌다. 한편 지난 2일부터 열흘간 미국 워싱턴과 뉴욕 LA 등을 돌며 규탄시위를 벌였던 방미투쟁단 소속 한상렬 목사 등 6명은 이날 저녁 8시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한상렬 방미투쟁단장은 기자회견에서 “많은 미국 관계자들을 만나 부시 미 대통령의 사과와 재판권 이양,SOFA 개정 등을 요구했지만 그들은 오만함으로 일관했다.”면서 “14일까지 미국측에 우리의 요구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최후 통첩을 했다.”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
  • [사설]왜 反美인가(3) - 진정한 等美를 위하여

    효선·미선 두 어린 여학생의 비극적인 죽음에 대한 미군의 무죄평결에 분노한 촛불시위 행렬의 끝은 어디일까.부시 미 대통령의 거듭된 ‘사과 표명’에도 불구하고,여전히 그 종착역은 오리무중이다. 우리는 이번 기획 사설을 통해 ‘반미 현상’을 푸는 해법의 출발점을 상호 평등한 한·미 관계 정립,한국민의 자긍심에 대한 미국의 시각 조정에서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제 이러한 인식을 실천으로 옮기는 첫발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개정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마침 그제부터 한·미 양국차관보급이 참석하는 SOFA 개선방안 마련을 위한 실무회의가 개최돼 다행스럽다.이 회의에서는 한·미 SOFA 형사분과위원회를 통해 한국경찰의 초동수사 강화 등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논의하고,여론수렴 차원에서 태스크포스팀을 운영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른바 ‘2+2’실무회의가 SOFA 개정이 아닌 개선책을 논의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그 한계가 분명하다고 본다.국민 대다수의 SOFA에 대한 불만이 그만큼 깊고 광범위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적어도 공무상 발생한 중대 범죄와 공무중이라도 공무목적이 아닌 범죄의 경우,한국 정부가 형사재판을 관할하는 쪽으로 정리되는 등 보다 근본적인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또 환경오염과 미군기지 주변의 소음공해에 대해서는 국내법 우선 적용과 함께 피해발생시 민사소송절차 등도 적정하게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그래야만 우리 국민들을 어느 정도 납득시킬 수 있으리라고 본다. 물론 5년에 걸친 협상 끝에 지난해 가까스로 SOFA 개정이 이뤄진 상황이라는 것을 모르는 바 아니다.특히 전통적인 한·미 동맹관계에서 고려할 사항이 한 두가지가 아닐 것이다.따라서 현 시점에서 우리 모두에게 요구되는 것은 SOFA 개정과 더불어 차분하게 미래지향적인 한·미관계를 따져보는 일이다. 무엇보다 반미감정이 ‘미군 철수’로까지 확대되지 않고 있는 것은 국민들의 합리적인 사고와 현명함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우리는 주한미군의 역할과 SOFA 개정 요구는 별개라는 점을 분명히 해둔다.냉전종식으로 주한미군의 역할이 과거보다는 축소되었으나,북한의 핵개발,미사일 수출 등 남북의평화 정착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한반도 안정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누구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또한 한·미동맹관계를 한반도에국한시켜 봐서도 안될 것이다.주한미군은 중·일·러시아의 이해가 얽혀있는 한반도 주변,동북아의 세력균형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가볍게볼 수는 없는 것이다. 한국민의 메시지는 이제 분명해졌다.SOFA 개정은 ‘예스’이고,주한미군 철수는 ‘노’이다.한겨울 전국의 밤거리를 밝히는 ‘촛불의 행렬’에는 과거한·미관계의 불평등을 청산하고,평등한 상호관계를 갖자는 한국민의 희구가 담겨 있다.‘반미 현상’의 묘약은 진정한 등미(等美)를 실현하는 것이다.
  • 한국수사기관추가수사에 응하도록 美軍피의자 출석 의무화/SOFA개선안 요구 방침

    정부는 예비조사를 마친 미군 피의자에 대해 한국 수사기관이 추가 수사를요청하면 반드시 응하도록 명문화하기로 했다.또 수사기관이 미군 피의자를조사할 때 미국정부 대표가 1시간 안에 해당 수사기관에 출석하도록 의무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선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2일 열릴 예정인 SOFA 합동위원회 산하 형사분과위원회에서 이같은 개선안을 요구하기로했다고 11일 밝혔다. 개선안에 따르면 예비조사를 마친 미군 피의자들이 한국측 추가수사 요구에 불응,진술 짜맞추기 등을 통해 사건을 축소·은폐할 수 있다는 우려를 없애기 위해 추가수사에 반드시 응하도록 했다. 또 미군 피의자를 조사할 때 미군 대표가 없는 진술조서는 증거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SOFA 규정으로 초동수사가 지연된다는 지적과 관련,미국 대표가 1시간 안에 출석토록 했다. 지금까지는 한국 수사기관에 대한 미국의 불신과 자국민 보호 차원에서 미국 대표가 반드시 수사에 참관해야 한다고 규정했었다.이 조항은 유일하게한국에만 있는 조항인 데다 미군 피의자의 인권보호를 넘어서서 초기수사를방해하는 원인으로 지목받아 왔다. 정부는 또 한·미 일방의 수사에 따른 사건의 축소·왜곡을 막기 위해 초동수사 때 사건 현장과 피의자들에 대한 동등한 접근권을 보장받기로 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등이 요구하고 있는 ▲공무중 범죄의 재판권 이양 ▲미군피의자의 기소 전 신병인도 ▲미국측 재판권 포기 등은 협상대상에서 제외했다. 한편 미군측은 한국 정부에 대해 미군기지 시설·장병에 대한 한국인들의시위 등 위협이 있을 경우 신속히 대처해 줄 것과 미군 피의자에 대한 초상권 보장을 요구할 예정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
  • 신호위반 교통사고 美軍 실형/대법,징역8월 원심 확정,비공무중 범죄 한국재판권

    공무중이 아닌 상태에서 자가용을 몰다 교통사고를 낸 미군이 실형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李勇雨 대법관)는 11일 개인 차량을 운전하다 신호를 위반,보행자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된 주한미군 로니 디 키르비(27) 하사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8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법무부는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현재 미군측이 관리하고 있는키르비 하사의 신병을 넘겨받은 뒤 SOFA에 규정된 시설이 갖춰져 있는 천안소년교도소나 대전교도소에 수감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신호를 위반한 과실로 교통사고를 내 피해자에게 중상을 입힌 점,피고인의 차량이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점,피해자측과 합의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내린 원심 판결은 정당하다.”고 밝혔다.키르비 하사는 지난해 7월1일 경기도 오산시 오산시청 앞길에서 신호를 위반,횡단보도를 건너던 전모(61·여)씨를 자신의 무보험 승용차로 치어 의식불명 상태에 빠뜨린 혐의로 기소됐다. SOFA에는 공무중 발생한 범죄에 대해서는 미군측이 재판권을 행사하도록 돼 있다.‘미군 장갑차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의 경우 공무중 발생한 사건으로 인정돼 운전병 마크 워커 병장과 관제병 페르난도 니노 병장이 미군의군사재판을 받은 반면 키르비 하사는 공무와는 상관없이 범죄를 저질렀기 때문에 한국 법원에서 재판을 받았다. 또 차량이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았고,계속 범행을 부인하는 등 죄질이 나쁘다는 점 등이 고려돼 실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전씨측을 도와온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는 “전체 미군 범죄에 대한 재판권 행사를 통해 실형이 선고된 경우가 연간 1,2건에 불과한 현실에 비춰이번 판결은 이례적”이라면서 “미군 교통사고에 경종을 울리고,미군 사유차량이 보험에 가입하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택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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