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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소련 핵무기 해체 ‘넌-루거법’ 발의…북핵 해법 제시·로드맵 입법화 추진도

    구소련 핵무기 해체 ‘넌-루거법’ 발의…북핵 해법 제시·로드맵 입법화 추진도

    구소련 해체 후 남은 핵무기 폐기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미국의 외교정책을 주도했던 리처드 루거 전 미 연방 상원의원이 28일(현지시간) 87세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발의한 넌-루거법은 북핵 해법의 하나로 주목받을 만큼 그는 북핵 문제에도 관심이 컸다. 루거 전 의원은 이날 오전 미 버지니아주의 한 병원에서 말초신경에 대한 희귀 자가면역 장애인 만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성 신경병증으로 사망했다고 워싱턴DC의 루거센터가 밝혔다. 공화당 소속인 루거 전 의원은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시장으로 정계에 입문해 이곳을 지역구로 6선 상원의원을 지낸 거물 정치인이었다. 특히 1991년 위협감축 협력프로그램(CTR)으로 알려진 넌-루거법을 민주당 샘 넌 상원의원과 함께 발의한 것으로 유명하다. 넌-루거법은 소련이 붕괴하면서 자국의 영토에 남은 핵무기를 갖게 된 카자흐스탄과 우크라이나 등 비자발적 핵보유국의 핵무기와 화학무기, 운반체계 등을 폐기하기 위해 기술과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미국은 넌-루거법에 따라 4년 동안 모두 16억 달러(약 1조 8500억원)를 지원해 이들 국가의 공대지 핵미사일 708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537기, ICBM 격납고 459개, 폭격기 128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496기, 핵잠수함 27척, 핵실험 터널 194곳을 폐기했다. 또 핵개발에 동원된 옛 소련 과학자 등에게 전직 훈련과 직장 알선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해 이들의 핵 관련 노하우가 다른 나라나 테러단체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했다. 루거 전 의원은 지난해 4월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넌-루거법을 북핵 해결 모델로 제시하는 등 한반도 문제에도 관심이 각별했다. 그는 2002년 제네바 합의 파기 당시 북미 직접 대화 필요성을 조지 부시 미 정부에 주창한 의회 내 대표적인 대화론자였다. 그는 또 2006년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 해체와 북미 관계 정상화를 골자로 하는 ‘북핵 해법 로드맵’ 입법화도 추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리처드 루거는 36년 동안 실용주의와 고상함이 워싱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통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면서 애도를 표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日, 초계기·욱일기 갈등 앞세워 미중과 밀착… 노골적 ‘한국 패싱’

    日, 초계기·욱일기 갈등 앞세워 미중과 밀착… 노골적 ‘한국 패싱’

    ‘초계기 접근시 군사적 대응’ 보도는 결례 정부 관계자 “미국 지지 얻기 위한 전략” 자위대 호위함 욱일기 달고 칭다오 입항 中 게양 문제 삼지 않아… 양국 밀월 분석 안보·군사 관계서 한국 배제 움직임 가속최근 일본이 한·미·일 안보협력 체제와 중국과의 군사적 관계에서 한국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더욱 노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3일 한국 정부가 일본 군용기가 한국 함정 3해리(약 5.5㎞) 이내로 접근하면 화기관제 레이더를 겨냥하기로 했다는 군사적 방침을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는 일본 언론보도와 관련해 “초계기 갈등이 한국의 잘못이라는 걸 강조하며 한·미·일 동맹에서 자국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얻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4월 중순 비공개로 진행됐던 한일 실무회의의 내용을 일본이 허위로 공개한 것은 엄중한 외교적 결례로 여겨진다. 이는 미국과의 동맹을 바탕으로 한 일본의 외교적 자신감을 보여 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지난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외교방위 각료회의에서 일본이 정부가 통보한 군사적 지침을 미국에 전달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바탕으로 일본은 ‘한국은 우방국을 공격하는 믿을 만한 국가가 아니다’라는 의중을 미국에 전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두드러진 미일 군사 밀착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일본을 가장 중요한 협력국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미국뿐만이 아니라 중국과의 군사 외교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22일부터 중국 칭다오에서 진행된 인민해방군 해군 창설 70주년 기념 국제관함식에 해상자위대 호위함 ‘스즈쓰키’함을 보냈다. 해상자위대 함정의 중국 방문은 2011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과 일본은 지난해 10월 정상회담에서 함정의 상호 방문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스즈쓰키함은 칭다오에 들어가면서 자위대 함정 깃발인 욱일기를 달았다. 일본은 한국이 지난해 10월 제주 앞바다에서 주최한 국제관함식에 일제 전범기로 인식되는 욱일기 게양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자 아예 불참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중국은 일본 함정의 욱일기 게양을 문제 삼지 않아 예사롭지 않은 중일 관계 개선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제주에서 진행된 관함식 당시 한국 해군 문무대왕함의 남중국해 진입을 이유로 행사 하루 전에 관함식 참석 취소를 통보하며 불편한 한중 관계를 드러냈다. 한편 중국은 23일 진행된 국제관함식 해상 사열에서 최신 함정을 대거 선보이며 시진핑 국가주석의 ‘강군몽’(强軍夢)을 세계에 과시했다. 중국 해군은 이날 관함식에 중국의 첫 항공모함 ‘랴오닝함’ 등 32척의 전함과 39대의 항공기를 선보였다. 특히 중국 해군은 이날 사거리 1만 1200㎞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미국 본토까지 직접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최신예 ‘094형’ 핵잠수함 등 잠수함 8척을 선두에 내세웠다. 남중국해 등을 둘러싼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이다. 이 밖에 배수량이 1만 2000t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인 ‘055형’ 미사일 구축함이 이날 처음으로 공개됐다. 055형은 미국의 줌왈트 스텔스 구축함(1만 5000t급)보다 작지만 한국 해군의 세종대왕함(7600t급), 일본 아타고함(7700t급)보다 크고 적의 레이더 포착을 따돌릴 수 있는 스텔스 기능이 뛰어나 중국 해군의 핵심 전력으로 평가된다. 서울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미러, 30여년 INF 파기… 中까지 가세 ‘불붙는 핵군비 경쟁’

    미러, 30여년 INF 파기… 中까지 가세 ‘불붙는 핵군비 경쟁’

    “현재 우리는 아무도 위협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유럽에 러시아를 위협하는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경우 우리는 즉각 대응할 것이다. 우리가 개발한 극초음속 미사일 ‘지르콘’의 경우 잠수함에서 발사한 뒤 5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러시아 국영TV ‘로시야 1’ 방송 진행자 드미트리 키셸로프는 지난달 24일 시사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지도를 보여주며 핵전쟁이 발발할 경우 러시아가 타격할 수 있는 미국 내 여러 목표물을 제시했다. 목표물에는 미 국방부 건물(펜타곤)과 대통령 별장 캠프데이비드 등이 포함됐다. 지난달 2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만약 미국이 원한다면 과거 쿠바 미사일 위기 때와 같은 핵전쟁 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타스통신이 전했다.미국과 러시아가 냉전 종식을 상징하는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잇달아 폐기하면서 핵전쟁 공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미국 러시아뿐 아니라 중국까지 가세한 전 세계 핵군비 경쟁도 가속화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30여년간 유지돼온 INF가 운명을 다하게 된 것은 소련이 붕괴되고(1991년), 미국이 미사일방어(MD) 체계 구축을 본격화한 순간(2001년)부터 이미 예고된 결말이었다는 평가다. ●“소련 붕괴·美 MD체계 구축 따른 예고된 결말” 푸틴 대통령은 지난 4일 INF에 대한 의무 중단을 공식 지시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미국은 이미 지난달 1일 러시아가 INF를 위반해 조약이 유명무실해졌다고 이행 중단을 선언했다. INF는 1987년 미국과 옛 소련(러시아)이 사거리 500~5500㎞ 중단거리 지상발사 탄도순항미사일 생산과 시험, 실전 배치를 전면 금지한 조약이지만 미국과 러시아는 누가 조약을 먼저 위반했느냐를 놓고 공방을 벌여 왔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인 2014년 7월부터 러시아가 개발한 지상발사 순항미사일 9M729의 사거리가 2000㎞를 넘어 INF 위반이라고 주장해 왔다. 반면 러시아는 이 미사일의 사거리가 480㎞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오히려 미국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 루마니아와 폴란드에 배치한 미사일 발사대를 근거로 미국이 INF를 먼저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INF는 사실상 중국의 부상으로 더이상 유지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INF가 체결될 때만 해도 미국과 소련이 양대 초강대국이었지만 지금은 중국이 옛 소련 자리를 대신할 정도로 경제·군사력을 신장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국은 INF 당사자가 아니어서 아무 제약 없이 중단거리 핵미사일을 대거 개발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조약에 발목이 묶여 있는 사이 중국은 중거리 핵전력의 실전 배치를 마쳤고, 특히 둥펑(DF)21D 미사일은 사거리가 2700㎞에 달해 한반도는 물론 일본과 태평양 미 항공모함 전단까지 타격할 수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INF 대상이 되는 중거리미사일 없이도 사거리 1만㎞가 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서로를 공격할 수 있다. 사거리 500~5500㎞의 중거리 핵전력이 중요했던 이유는 이들 무기가 미러 양국의 유럽 내 동맹국들을 겨냥해 전진 배치된 무기였기 때문이다. 냉전 당시에는 실제 핵전쟁이 일어난다면 미국과 러시아가 서로를 직접 타격하기보다 동맹국들에 대한 공격이 먼저 일어날 가능성이 높았다고 판단했다. ●“美, 러보다 태평양서 中 견제 목적” 이에 따라 미국이 INF 파기를 선언한 것은 러시아를 공격하려는 의도보다는 주로 태평양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동맹국이나 괌 등지에 중거리미사일을 전진 배치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이 있다. 미국이 중국을 포함한 다자간 군비 통제 조약을 제안한 배경에는 INF를 대체할 새 조약을 통해 중국의 중거리 핵전력을 묶어 놓겠다는 의도도 포함됐다. 그렇다면 러시아는 왜 INF 위반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끊임없이 다양한 신형 미사일 개발에 나섰을까. 이는 미국이 조지 W 부시 정부 때부터 추진해 왔던 MD 전략과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새로운 핵군비 전략에 대한 불신이 크기 때문이다. 1987년 체결된 INF는 1972년 체결된 탄도탄요격미사일(ABM) 제한 조약과 함께 냉전 시대 핵전쟁의 위협을 막은 양대 조약이었다. ABM 제한 조약은 미국과 소련 양국이 신형 MD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을 금지해 서로 핵무기로 피격될 가능성을 열어 놓음으로써 ‘공포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협정이었다. 하지만 소련 붕괴와 냉전 종식 이후 거리낄 것이 없다고 여긴 조지 W 부시 정부는 2001년 12월 ABM 조약에서 일방적으로 탈퇴를 선언하고 글로벌 MD 체계 구축에 나섰다. 여기에 2000년대 들어 옛 소련의 영향권에 있던 동유럽 국가들이 하나둘 미국이 주도한 나토에 가입하고 미국 MD가 유럽 곳곳에 속속 배치되면서 러시아의 불안감은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강한 러시아’를 장기 집권의 명분으로 삼아온 푸틴 정권은 MD를 뚫을 수 있는 미사일 공격 능력 배양에 전력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푸틴으로서는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 이후 신냉전 구도가 심화하는 상황에서 유럽 곳곳에 배치된 미 MD 체계와 미군 기지를 무력화할 중단거리 미사일 전력이 절실했다. 푸틴 정권은 이미 9M729 미사일 이외에도 미국이 요격하기 어려운 이스칸다르(SS26) 단거리 탄도미사일, 차세대 ICBM 사르마트(RS28) , 지르콘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킨잘 공대지 초고음속 탄도미사일, 아방가르드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등을 잇달아 개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달 사거리가 2500㎞에 이르는 해상발사 장거리 순항미사일 칼리브르의 지상용 버전 개발과 양산을 올해까지 마치고 지상발사형 장거리 극초음속 미사일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中 10월 사거리 1만 2000㎞ DF41 공개 예정 미국과 러시아가 INF의 족쇄에 묶여 있는 동안 미사일 전력 개발에 진력해 온 중국의 움직임도 예사롭지 않다. 중국은 DF21D에 이어 2016년부터는 사거리가 3000㎞로 괌 미국기지를 겨냥한 DF26을 도입했다. 오는 10월에는 사거리 1만 2000㎞의 신형 ICBM DF41을 공개할 예정이며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정부는 지난 1월 17일 우주 공간에 기반을 둔 새로운 미사일 방어 전략을 발표하는 등 MD를 한층 강화하겠다고 맞불을 놓았다. 기존 MD가 지상발사 요격 미사일에 기반한 것이었다면 적의 미사일을 더욱 신속히 탐지하고 요격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우주 공간에 센서층과 요격 무기를 설치해 MD를 증강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2월 핵태세 검토보고서를 통해 핵무기의 사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SLBM과 함정에서 발사되는 순항미사일을 활용한 저위력 핵탄두 미사일을 개발한다고 공언했다. 일반적으로 핵무기는 무고한 민간인들이 희생자가 되는 대량살상무기이자 상대편의 핵보복을 불러온다는 점에서 실제 사용하기는 부담스러운 ‘최후의 수단’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한정된 지역과 목표를 대상으로 하는 저위력 핵무기를 개발하면 그만큼 민간인 살상에 따른 도덕적 부담감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더이상 핵무기를 재고로만 쌓아놓지는 않겠다는 트럼프 정부의 의지를 엿볼수 있다. INF에 이어 미러 양국의 또 다른 협정인 ‘신(新)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도 조만간 폐기 수순을 밟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INF가 폐기되면 미러 간 군비 통제 조약은 2010년 오바마 정부 시절 체결한 뉴스타트 협정만 남게 된다. 이 협정은 지난해까지 실전 배치된 핵탄두수를 1550기 미만으로, ICBM 발사장치를 800기 미만으로 감축하는 것이 골자인데 2021년 협정이 만료된다. 하지만 INF 파기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러시아 군비 증강을 이유로 뉴스타트 협정 연장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남중국해 제해권 노리는 英, ‘브렉시트’ 이후 대영제국 부활?

    남중국해 제해권 노리는 英, ‘브렉시트’ 이후 대영제국 부활?

    “영국은 이제 단순히 우리 앞마당만 지키는 데 만족할 수는 없습니다. 국제법을 위반하는 이들에게 단호하게 조치를 취하는 것은 물론 인도·태평양에 군사 기지를 건설할 것입니다. 최신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를 지중해와 중동은 물론 태평양으로도 파견하겠습니다. 영국이 반드시 세계 경찰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만 앞서고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종이 호랑이’가 될 것입니다.” 개빈 윌리엄스 영국 국방장관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런던의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에서 영국의 새로운 군사전략을 천명하면서 19세기 대영제국을 이끌던 ‘대양해군’의 위용을 태평양에서 재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월리엄스 장관은 이날 “우리는 우리의 우방인 호주와 뉴질랜드가 중국과 직면하는 도전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이 항모를 파견할 태평양의 분쟁 수역은 사실상 중국과 미국, 동남아 국가들의 힘의 대결이 본격화된 남중국해를 의미한다. 중국은 이에 반발해 후춘화 부총리와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이 가질 예정이었던 양국간 고위급 무역협의를 취소했다고 영국 일간지 선이 14일 보도했다. 영국이 1997년 홍콩을 중국에 반환한 이후 22년만에 영국 해군이 다시 아시아 진출을 본격화하는 것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세계 무대에서 소외당하지 않기 위해 우방인 미국은 물론 과거 식민지였던 영연방 국가들과 더욱 밀착해 유대 관계를 다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엘리자베스급 신형 항모 성능 등 중국에 비해 월등 영국은 19세기 전세계 육지의 4분의 1을 지배하며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의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 파이어 파워’(GFP)가 평가한 영국의 군사력은 1,2,3위를 차지한 미국, 러시아, 중국은 물론 인도(4위), 프랑스(5위)에도 뒤진 6위로 나타났다. 아편전쟁 당시 영국에 패배했던 중국군은 지난해 6월 소셜 미디어 웨이신(위챗)을 통해 “21세기 들어 영국 군사력은 이미 크게 뒤처져 중국과 비교도 할 수 없다”고 영국 군함이 남중국해 일대로 진입한다면 보복을 당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하지만 세계 5대 공인 핵보유국의 하나인 영국은 최근 6만 5000t급 대형 항모 2척을 새로 건조하면서 다시 명실상부한 해양 강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영국 해군은 항공모함 2척을 필두로 76척의 전함을 보유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에 비해 질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퀸 엘리자베스’함은 2009년부터 30억 파운드(약 4조 3500억원)을 들여 건조한 길이 280m의 6만 5000t급 디젤 항모로 2017년 12월 취역했다. 1600명의 병력과 수직이착륙 기능을 갖춘 F-35B 스텔스 전투기 36대를 비롯해 중형 대잠수함 헬기와 공격 헬기 등 함재기 50여대를 탑재할 수 있다. 10만t급에 달하는 미 해군 항모보다는 작지만 갑판 면적은 거의 비슷하다. 무엇보다 함재기인 F-35B는 중국이 자체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 J-20에 비해 성능이 월등하다. 영국 해군은 퀸 엘리자베스와 동급인 항모 ‘프린스 오브 웨일스’함도 2017년 12월 진수해 시험 운항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작전 반경이 1만 9000㎞에 이르는 두 항모는 대서양과 지중해, 태평양을 주 작전 무대로 삼을 전망이다. 이밖에 영국은 핵전력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신 핵잠수함(SSBN) 4척과 사거리 1만㎞가 넘는 ‘트라이던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보유하고 있다.●英, 美·日과 군사 밀착 중국·북한 견제 중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영국이 태평양에 항모를 파견하는 방침에 대해 일단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의 위상이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대외적으로 천명하기 위한 카드로 해석했다. 제국주의 시절 인도와 홍콩, 말레이시아 등을 식민지로 거느려 군사력을 과시하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란 의미다. 왕이웨이 런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 “영국이 브렉시트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영국이 영향력과 힘을 과시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은 최근 들어 동아시아에서의 군사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 해군의 프리깃함 ‘아가일’함(4900t급)이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남중국해에서 미국 제7함대 소속의 미사일 구축함 ‘맥켐벨’함과 합동훈련을 한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영국이 남중국해에서 합동 훈련을 실시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대(對)잠수함 작전이 가능한 호위함 ‘몬트로스’함(4900t급)을 일본 근해에 보내 대북 감시 활동을 돕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에는 상륙함 ‘앨비언’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에 진입해 중국이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영연방 ‘맏형’ 안보 책임감도 한 몫…브렉시트 이후 아태 지역 협력에 사활 영국이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손을 잡고 남중국해에서 중국 견제에 나선 것은 미국 및 호주, 뉴질랜드와의 특수한 관계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국은 영연방 국가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뿐 아니라 미국과 함께 ‘파이브 아이즈’(5 eyes)로 불리는 특수 공동체의 일원이다. ‘파이브 아이즈’는 미국과 영국이 1941년 8월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질서 재편을 논의한 대서양 헌장을 체결한 이후 광범위한 정보를 공유한 데서 유래됐다. 이후 미국과 영국 이외에 영연방 국가로 영국 여왕을 국가 원수로 모시는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가 파이브 아이즈의 일원으로 합류했다. 미영 동맹이 미일 동맹이나 한미 동맹 보다 끈끈한 유대관계를 과시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무엇보다 영국이 EU와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오는 3월 29일 EU를 탈퇴하게 되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커지면서 영연방 국가들이 대거 포함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경제 협력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영국은 옛 식민지이자 영연방 국가인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와 ‘영연방 5개국 방위협정’(FPDA)이라는 공동 안보 협력체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이나 북한의 위협에 맞서 이들 국가들에 든든한 안보 제공자로서의 역할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영국은 이를 위해 지난해 유럽과 아시아의 중간 지점인 중동 바레인에 해군 기지를 개설했고 싱가포르에도 보급 기지를 유지하고 있다. 영국이 핵보유국으로서 핵억지력을 유지하는 명분으로 중국이나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면서 아시아에 대한 군사 개입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이 보유한 핵잠수함(SSBN)과 ‘트라이던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최근들어 노후화 됐다는 지적을 받자 집권 보수당은 영국이 핵보복 전력을 유지하는 것이 강대국으로서의 위상과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해 2016년 신형 잠수함 건조 계획을 승인한 바 있다. 하지만 영국 국내에서는 여전히 거액을 들여 이같은 군비를 확충해야 하는가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찮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월드 Zoom in] “다자핵군축” 밝힌 트럼프 속내? 중거리미사일 강국 中 옭아매기

    [월드 Zoom in] “다자핵군축” 밝힌 트럼프 속내? 중거리미사일 강국 中 옭아매기

    국제관계에서 다자주의를 거부하고 양자 접근을 선호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국정연설에서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대체할 새로운 다자 핵군축 조약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는 지난 30여년간 지상발사 중거리 미사일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켜온 중국을 다자 간 군비통제 틀 안에 옭아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파리기후협정, 이란핵협정 등 다자협정을 일방적으로 거부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도 ‘무용지물’이라고 폄하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중국과 다른 나라들까지 포함하는 새로운 (핵·미사일 군축) 합의에 대해 협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는 다른 국가들보다 더 많은 군비를 지출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미국 내 전략이론가들은 1987년 체결한 INF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결정에 당위성을 부여해 왔다고 포린폴리시가 전했다. 특히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수년 전부터 “미·러 양자 간 군비통제조약은 무의미하며 중·단거리 미사일을 만드는 모든 국가들을 조약에 가입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1987년 이후 30년이 지난 시점에서 미국이 사거리 500~5500㎞의 지상발사 중거리 미사일 개발을 억제하는 동안 비약적으로 이 전력을 발전시킨 국가가 중국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 지상에서 미국의 항공모함을 공격하기 위해 개발한 사거리 1500㎞의 ‘둥펑21’ 미사일은 남중국해에서의 미 해군 전개에 위협이 되고 있다. 디플로맷 등에 따르면 중국이 만일 INF 당사국이 된다면 그동안 중국이 만들었던 미사일의 95%는 조약 위반으로 폐기해야 한다. 또 다른 핵보유국인 프랑스와 영국은 주요 핵투발 수단이 해상에서 발사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기 때문에 지상발사 미사일에 초점을 맞춘 INF 당사자가 되더라도 중국보다 손해가 덜하다. 미국은 러시아의 조약 위반을 INF 탈퇴 명분으로 들었지만 INF 폐기로 가장 위기의식을 느껴야 할 국가는 이미 중거리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한 러시아가 아니라 중국이 된다. 실제로 중국은 미국이 INF 폐기를 공식화하자 수십년간 유지해온 선제 핵무기 불사용 원칙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7일 전했다. 특히 중국은 지상발사 미사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SLBM 탑재 전략 핵잠수함(SSBN) 전력 확충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다자간 군축 조약에 참여할 가능성은 적고, 미국은 이를 이유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중국을 겨냥한 더 많은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軍 이스라엘제 ‘탄도탄 레이더’ 2기 추가 도입

    탐지 거리 800㎞ 이상…2021년 전력화 차기 해상초계기 ‘포세이돈’ 연내 계약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계의 핵심인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의 추가 도입 기종이 이스라엘 엘타(ELTA)사의 ‘그린파인 블록C’로 27일 결정됐다. 방위사업청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116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예산 규모 3300억원인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Ⅱ 사업은 원거리에서 발사된 탄도탄을 탐지 및 추적하는 레이더를 확보하는 사업이다.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는 적 탄도미사일을 상승 단계에서 포착할 수 있다. 방사청은 그동안 이스라엘 엘타사와 네덜란드 탈레스사 등 2개 업체의 레이더를 두고 평가를 진행해 왔다. 군은 현재 그린파인 블록B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 2기를 충청권에 배치해 운용하고 있다. 하지만 탐지 거리가 600㎞ 이상으로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해상 감시가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번에 새로 도입될 그린파인 블록C는 탐지 거리가 그보다 더 늘어난 80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파인 블록C는 각각 경남과 전남 지역에 배치돼 이르면 2021년까지 전력화가 완료될 예정이다. 이날 방추위에서는 해상초계기II 사업 협상 결과도 보고됐다. 앞서 방사청은 지난 6월 미군의 주력 대잠 초계기인 최신형 ‘포세이돈’(P8A)을 미국 정부로부터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군은 미국 정부와의 포세이돈 구매 계약을 올해 안에 체결해 대당 약 2100억원에 도입할 예정이다. 포세이돈은 조기경보기용 레이더 ‘AN/APY-10’를 갖추고 하푼 대함미사일과 어뢰 등으로 무장하면서 최고 속도 907㎞/h, 순항거리 7500㎞, 작전반경 2200여㎞에 이른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3천톤급 잠수함 도산 안창호함, 전략무기가 될 수 있나?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3천톤급 잠수함 도산 안창호함, 전략무기가 될 수 있나?

    지난 9월 14일, 거제의 한 조선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주관 하에 대한민국해군의 3,000톤급 중(重)잠수함 시대 개막을 알리는 신형 잠수함 진수식이 있었다. 2005년 소요가 제기된 이래 13년 만에 장보고-III 사업의 첫 번째 결과물이 일반 대중에 공개된 것이다. 도산 안창호함(SS-083)으로 명명된 이 잠수함은 지난 2007년부터 설계 작업이 시작되었지만, 변화하는 안보 환경에 따라 몇 차례 작전요구성능(ROC)이 바뀌며 당초 계획보다 훨씬 큰 덩치로 등장했다. 일반적으로는 3,000톤급 잠수함으로 불리지만 수중 배수량이 3,700톤을 훌쩍 넘으며, 전체적인 크기는 4,200톤급 잠수함인 일본의 소류급에 필적하는 수준이다. 초도함인 도산 안창호함과 같은 설계를 취하는 배치(Batch) I 3척을 비롯해 확대 개량형인 배치 II 3척, 추가 개량형인 배치 III 3척 등 총 9척이 도입될 예정인 3,000톤급 잠수함은 과거 해군이 보유했던 그 어떤 잠수함보다 강력한 작전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대형화된 선체의 전면부에는 533mm 어뢰발사관이 6기 설치됐다. 여기에서 차세대 중어뢰 ‘범상어’와 잠대함 미사일 ‘하푼(Harppon)’은 물론 지상 공격용 순항 미사일 ‘천룡’이 발사된다. 필요할 경우 어뢰발사관에 기뢰를 탑재해 기뢰전을 수행할 수도 있다. 즉, 어뢰발사관을 통해 적 잠수함과 수상함, 지상 표적까지 공격 가능한 우수한 공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도산 안창호함에는 어뢰발사관에서 운용되는 무장들보다 더 강력한 히든카드가 숨겨져 있다. 바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즉 SLBM이다. 선체 상부에 설치된 6기의 수직발사관(VLS)에는 사거리 500km의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2B를 기초로 개발된 한국형 SLBM이 탑재될 예정이다. SLBM은 아음속 비행을 하는 순항 미사일과는 달리 탄도 비행을 하며 초고속으로 낙하하기 때문에 신속한 타격이 가능하며 방어도 어려운 전략무기로 분류된다. 이처럼 강력한 무장능력과 더불어 도산 안창호함이 주목받고 잇는 이유는 기존 잠수함보다 강화된 지속잠항능력, 즉 물속에서 오래 버티는 능력이다. 오랜 기간 우리 해군의 주력 잠수함이었던 장보고(209-1200형)급 잠수함은 길어야 이틀, 개량형인 손원일(214형)급 잠수함은 열흘 정도 수중 작전이 가능했다. 그러나 대형화된 선체 덕분에 더 많은 배터리를 적재하면서도 개선된 성능의 공기불요추진(AIP : Air Independent Propulsion) 장치를 탑재한 도산 안창호함은 최대 3주 정도 수중 작전이 가능하다는 것이 해군의 설명이다. 외부에 공개된 스펙만 놓고 보자면 도산 안창호함은 그동안 해군이 보유했던 그 어떤 잠수함보다도 강력한 성능을 가지고 있으며, SLBM 운용능력까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전략무기 성격으로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계획대로 이러한 성능의 잠수함 9척을 보유하게 되면 북한은 물론 주변국에 대해서도 강력한 억제력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는 장밋빛 기대도 곳곳에서 보인다. 정말 이 3,000톤급 잠수함은 미래 대한민국의 안보를 책임질 ‘21세기 거북선’이 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No’다. 비교적 준수한 지속잠항능력과 SLBM이라는 강력한 타격 능력을 보유한 도산 안창호급 잠수함이지만, 결국 이 잠수함도 재래식 잠수함이기 때문이다. 잠수함의 성능을 나타낼 때 가장 많이 쓰이는 ‘수중에서 00일 작전 가능’이라는 문구는 실전에서는 별 의미 없는 스펙이다. 우리가 휴대폰으로 높은 사양의 게임을 하거나 난청지역에서 통화를 할 경우 휴대폰 배터리가 빠른 속도로 소진되는 것처럼 잠수함의 동력원인 배터리 역시 사용 동력에 비례해 방전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기 때문이다. 국내외 잠수함 운용 사례를 살펴보면 카탈로그 데이터상으로 수중에서 4노트(약 7.4km/h) 정도의 속도를 유지했을 최대 2주를 버틸 수 있는 잠수함은 수중 속도를 10노트로 올렸을 때는 사흘 정도밖에 버티지 못하며, 위험 수역 이탈을 위해 최대 속도인 20노트까지 속도를 올릴 경우 1시간 이내에 배터리가 방전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언론에서 원자력 추진 기관을 대신할 수 있는 만능의 수중 동력원으로 칭송받고 있는 AIP 시스템은 연료전지(Fuel cell) 방식, 스털링(Stirling) 방식, 폐쇄회로디젤(Close Cycle Diesel) 방식, 리튬전지 방식 등 다양한 방식이 있지만, 4노트 이상의 속도를 내는 상황이라면 그 어떤 방식도 배터리 충전 속도가 방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즉, AIP를 탑재하더라도 속도를 조금만 올리면 수중에서 버틸 수 있는 기간은 급격하게 짧아진다는 의미다. 이렇게 방전된 배터리를 충전하려면 물 위에 올라와서 디젤엔진을 켜고 발전기를 돌리는 스노클(Snorkel)을 해야 하는데, 손원일급 잠수함 기준으로 배터리 완충시간은 약 10시간에 달한다. 즉, 10시간동안 물 위에 떠서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재보급 문제도 AIP 방식 재래식 잠수함의 약점 중 하나다. 손원일급의 원형인 214형 AIP 잠수함의 사례를 살펴보면 AIP 기관용 수소연료를 잠수함에 완충하는데 3일, 무장과 보급품 적재에는 각각 2일이 소요된다. 즉, 모항에 복귀하면 최소 7일간 재보급 때문에 꼼짝없이 항구에 묶여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재래식 잠수함은 그 구조적 특성상 모든 부두에서 재보급이 가능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적국이 해당 잠수함의 모항의 부두 시설만 공습으로 파괴해버리면 모든 잠수함이 가동 불능 상태에 빠질 우려가 있다. 이처럼 재래식 잠수함은 배터리 재충전 및 연료 재보급 시간이 매우 길다. 이러한 재보급 시간이 길면 길수록 물 위에 무방비로 떠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을 의미하며, 이런 점에서 재래식 잠수함은 전략무기로서의 가치를 크게 상실할 수밖에 없다. 즉, 도산 안창호함과 같은 대형 재래식 잠수함은 몇 척을 만들더라도 북한이나 주변국들을 대상으로 효과적인 억제 수단이 될 수 없다. 해군은 이미 지난해 수행한 용역연구과제 『한반도에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의 유용성과 건조 가능성 연구』에서 재래식 잠수함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작전환경에서 전략적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제한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은 바 있다.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도입할 경우 국외도입과 국내 개발 등 다양한 대안을 선택할 수 있으며, 특히 국내 기술적 여건이 충분히 성숙했기 때문에 자체 개발도 크게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는 분석 결과도 도출된 바 있었다. 중·소형 잠수함 일색이던 해군에 3천톤급 중(重)형 잠수함이 도입된 것은 분명 고무적인 일이지만, 현재 수준의 잠수함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급변하는 안보 상황 속에서 진정 ‘21세기 거북선’이라 불릴만한 군함을 도입해야 한다면 기존 재래식 잠수함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을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문재인·트럼프 사진 내건 주중 北대사관

    문재인·트럼프 사진 내건 주중 北대사관

    ‘친교 두터이’ 설명 등 붙여 ‘사진 외교’북한이 그동안 체제 선전 장소로 써 온 주중 북한대사관 옥외 게시판에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을 내걸었다. 29일 베이징 차오양구 북한대사관 정문 옆의 대형 게시판에는 최근까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으로 도배했던 사진들이 일부 사라지고, 그 자리에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만난 사진들이 새로 게시됐다. 이 게시판에는 지난 4월 1차 북·중 정상회담 사진이 걸리기 전만 해도 광명성 4호 위성과 탄도미사일(SLBM) 수중 시험 발사 등 군사 무기를 뽐내는 사진으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북한이 드러내고 싶은 메시지를 사진으로 보여 주는 게시판 성격에 비춰 볼 때 한국과 미국 지도자의 사진들이 처음으로 걸린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 남·북 관련 사진은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이 판문점 정상회담 당시 공동성명에 서명하는 장면부터 함께 산책하는 장면, 부부 동반 기념사진이 걸렸다. 아울러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 세기의 악수 장면, 단독 회담부터 공동성명 서명 장면, 산책 사진들도 게시됐다. 주중 북한대사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산책하는 사진에 “트럼프 대통령과 산책을 하며 친교를 두터이 하는 김정은 동지”라는 설명도 달았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지난 3월, 5월, 6월 세 차례에 걸쳐 정상회담을 하는 사진은 게시판의 정중앙을 차지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7일 미군 유해 55구를 송환한 것과 동시에 평안남도 회창군 중국인민지원군 열사능원을 조문했다. 특히 마오쩌둥의 아들로 한국전쟁에서 사망한 마오안잉의 묘소에 특별히 화환을 놓고 추모해, 중국에 대한 각별한 예우를 표시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美의 “‘과거 정부’ 대북지원 잘못” 발언… 진보 정부의 ‘책임론’ 거론?

    美의 “‘과거 정부’ 대북지원 잘못” 발언… 진보 정부의 ‘책임론’ 거론?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과거 정부의 대북지원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활용 됐다는 주장을 펴고 있어 주목 된다. 그간 한국 보수 진영에서도 과거 진보 정부의 대북지원의 일부가 북한의 핵 개발과 정권 연장에 기여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이와 비슷하게 미국에서도 전 정부의 책임론이 재연되는 모양새다. 미국 국무부가 과거 행정부의 대북지원은 북한 정권에 핵·미사일 개발 자금을 확보해 줬다며 같은 실수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8일 보도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7일(현지시간) VOA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수백만 달러 상당의 식량 지원을 유인책으로 제공했던 전임 행정부들과 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것을 거부한다”며 “이는 북한 정권이 핵과 미사일에 쓸 자금을 확보하도록 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마크 로우코크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국장이 방북할 예정인 가운데 미국이 대북지원을 재개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VOA는 설명했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보도자료를 통해 로우코크 국장이 9∼12일 방북, 평양과 황해남도 지역을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수십억 달러 상당의 에너지 지원과 심지어 현금 지급까지 있었다”며 “이 모든 것은 북한의 불법 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 진전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목표는 분명하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동의한 대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성취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북미 협상 국면에도 북한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탑재 잠수함 신규 건조, 핵무기 은폐, 핵시설 확장 등에 대한 의혹이 잇달아 불거지는 데 대한 논평 요청에는 “미국은 선의의 행동을 취했고, 생산적인 결과가 달성돼야 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슈퍼 코끼리’ G2처럼 파워 과시…태평양까지 넘본다

    [글로벌 인사이트] ‘슈퍼 코끼리’ G2처럼 파워 과시…태평양까지 넘본다

    지난달 7일 태평양의 미국령 괌 앞바다에 인도 해군 동부 함대 소속 함정 3척이 출현했다. 인도 해군의 주력 다목적 스텔스 호위함 ‘사햐드리’(6200t급)와 군수지원함 ‘샤크티’(2만 7000t급), 대잠함 ‘카모르타’(3500t급) 등은 이날부터 16일까지 미 해군 및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들과 ‘말라바르’ 연합 해상 훈련을 실시해 가상의 중국 잠수함을 탐지·추적하는 작전을 펼쳤다. 비상이 걸린 중국은 같은 기간 2900여㎞나 떨어진 괌 주변에 해군 정보수집함을 파견해 이들 군함에서 방출하는 통신 신호를 수집·분석하는 대응 작전을 실시했다.말라바르 훈련은 1992년부터 미국과 인도 해군의 연례적 연합 훈련으로 시작됐지만 2015년 일본 해상자위대가 참가하면서 미국·인도·일본 3국 훈련으로 바뀌었다. 이 훈련은 태평양 일본 연해와 인도양에서 번갈아 진행됐지만 괌에서 실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3국이 괌에서 합동 훈련을 실시한 가장 큰 이유는 인근 남중국해·동중국해 등에서 주변국을 위협하는 중국을 견제한다는 공동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2017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아시아·태평양이라는 지역 개념을 인도·태평양으로 확대했다. 이른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을 연결해 중국을 포위하는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으며 인도는 이 전략의 서쪽 축이 되는 셈이다.●인도, 中과 미확정 국경 놓고 대립 특히 인도와 중국은 3500여㎞에 이르는 미확정 국경을 사이에 두고 끊임없이 대립해 왔다. 중국은 파키스탄의 과다르항, 스리랑카의 콜롬보·함반토타항, 방글라데시의 치타공항, 미얀마의 차우퓨·시트웨항 등의 개발을 위해 직접 투자하고 있다. 중국은 해상 수송로를 강화하려는 상업 경제적 목적이라고 주장하나 인도는 앞마당으로 여기는 인도양에서 중국이 거점을 마련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13억 인구에 국내총생산(GDP) 세계 7위의 인도는 미국이 의도한 대로 단순히 중국을 견제한다는 목표만으로 인도·태평양 전략에 참여한 것이 아니다. 2014년부터 집권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액트 이스트’로 명명한 ‘신동방 정책’을 기치로 내걸고 동남아와 태평양 국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 왔다. 이는 궁극적으로 인도양뿐 아니라 태평양에서도 미·중과 어깨를 나란히 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과 같은 ‘글로벌 파워’로 부상하기 위해서다. 미국 외교 전문 매체 더디플로맷은 지난달 13일 “인도가 태평양에서 전략적 팽창 정책을 펼치고 있다”면서 “인도의 관심은 인도양 연안을 넘어 남태평양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냉전 시절 비동맹 노선을 견지하던 인도에게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그동안 관심 대상이 아니었지만 탈냉전기를 맞아 경제 개혁을 추진하면서 아세안(ASEAN) 국가들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이 매력적 시장으로 다가왔다. 인도는 1994년에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1997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가입을 신청했지만 지역 안보와 경제에 기여한 것이 없다며 가입을 거절당하는 망신을 당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인도가 매년 6~10%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면서 아·태 지역 국가들의 인도에 대한 인식은 달라졌다. 특히 중국에 대한 두려움이 가시화되면서 상대적으로 평화 지향적 이미지를 내세운 인도를 끌어들이면 동남아에서 중국과의 세력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우호적 인식이 확대됐다. 인도는 지난 2월에는 인도 최동북단 마니푸르주와 미얀마, 태국을 잇는 1400㎞ 길이의 고속도로 건설에 2억 5600만 달러(약 2866억원)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이 추진 중인 육·해상 실크로드 ‘일대일로’(日帶一路)에 대항해 이들 국가와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모디 총리는 “인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네팔, 부탄, 방글라데시, 미얀마 등에 건설하는 도로와 철도를 태국,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 등까지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태평양에 상주 해군 기지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인도는 우선 태평양으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인도네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있다. 모디 총리는 지난 5월 30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인도·인도네시아 해양 협력에 관한 공동 비전’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는 말라카해협 부근의 사방섬을 인도가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인도는 이 섬을 태평양으로 향하는 인도 해군의 보급 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더디플로맷이 전했다. 인도는 2002년부터 남태평양 섬나라 14개국의 지역 협력 기구인 태평양도서국포럼(PIF)에 ‘대화 상대국’ 자격으로 꾸준히 참석하고 있으며 피지, 솔로몬제도, 통가 등 PIF 회원국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PIF 회원국들은 2015년 유엔에서 인도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모디 총리는 2014년 11월에는 이들 태평양 도서 국가들을 피지에 초청해 인도·태평양도서국협력포럼(FIPIC)을 결성하기도 했다. 인도에서 1만 1000㎞ 떨어져 있는 남태평양의 피지는 옛 종주국이던 영국의 인도인 이주 정책으로 주민의 40%가 인도계다. 인도는 2014년 피지에 7500만 달러 규모의 차관을 제공했고 지난해 5월에는 피지와 상호방위조약을 맺어 인도군이 피지군의 해군 시설 개선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궁극적으로 인도 해군이 피지를 영구 주둔할 기지로 운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인도의 군사적 자신감도 한몫하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의 국방비 지출은 2016년에 비해 5.5% 증가한 639억 달러를 기록, 프랑스를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미국의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파이어파워(GFP)는 인도의 군사력을 미국, 러시아, 중국에 이은 4위로 평가했다. 인도는 중국보다 40년이 앞선 1961년부터 항공모함을 보유한 해군 강국이다. 현재 인도 해군은 러시아 항모를 개조한 ‘비크라마디티아’(4만 5000t급)를 운용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자체 기술로 건조중인 ‘비크란트’(4만t급)를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이어 2030년경에는 6만 5000t급의 신형 항모 ‘비샬’도 취역시키는 등 3척의 항모로 인도양과 태평양에서의 제해권 다툼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계획이다.1974년 이래 6차례의 핵실험을 실시한 인도는 중국과 핵군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3일에는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아그니5’의 6번째 시험 발사에 성공해 전력화가 멀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아그니5의 사거리는 5500~8000㎞로, 베이징 등 중국 북부를 포함한 아시아 대부분 지역과 유럽 일부를 사정권에 두고 있다. 인도는 사거리 1만 4000㎞의 중국 ICBM ‘둥펑41’에 맞서 사거리 1만 2000㎞인 ‘아그니6’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도는 특히 2016년부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전략핵잠수함(SSBN)도 실전 배치해 바다에서도 은밀히 핵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 ●인도, 여전히 핵심 이익은 인도양 하지만 인도가 미국이 의도한 바대로 인도·태평양 전략에 묶여 언제까지나 중국을 견제할 서쪽 축으로 남아 있게 될지는 미지수다. 원유의 63%를 중동에서 수입하는 인도는 1997년 환인도양국가연합(IORA)을 주도적으로 설립했듯이 여전히 중동과 동부 아프리카를 포함한 인도양을 ‘핵심 이익’으로 여기고 있으며 태평양은 부차적이다. 특히 인도는 전체 석유 수요량의 10.4%를 미국의 ‘숙적’ 이란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중앙아시아에 진출할 관문으로 삼기 위해 이란 남동부 차바하르 항구에 5억 달러를 투자할 정도로 이란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계인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대사가 지난달 27일 모디 총리를 만나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을 요구하자 인도 정부도 고민에 빠졌다. 인도가 미국·일본처럼 중국의 부상에 위협을 느끼고 심각한 도전으로 여기는 것은 분명하지만 핵심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발이 묶이는 상황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브히즈난 레즈 인도 옵서버재단(ORF) 연구원은 ORF 기고문을 통해 “인도는 인도양에 더 중점을 둔 나름대로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실현할 것”이라며 “미국은 인도양이 여전히 인도의 핵심 이익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北, ICBM급 미사일 엔진 시험한 동창리 시설 추가 폐기 유력

    北, ICBM급 미사일 엔진 시험한 동창리 시설 추가 폐기 유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특정한 탄도미사일 시험장과 함께 다른 많은 것을 제거할 예정”이라고 밝혀 북한의 자발적 폐기 조치에 관심이 쏠린다.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러한 부분을 추후 공개하려고 한다”며 “그들은 앞으로 며칠 내에 다른 미사일 시험장에 관해 이야기할 것이다. 그들은 시험장을 제거하려고 한다”고 북측의 추가 조치 발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장소에 있는 미사일 시험장을 제거할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에 이어 미사일 시험장 폐기라는 자발적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조치를 비핵화 과정의 시작으로 평가했다. 북한은 지난달 평안북도 구성시 이하리에 있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북극성2형’의 지상 시험용 발사대를 폐기한 바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3일 북한이 폐기하기로 한 미사일 시험장에 대해 “(지난달 파괴한 시험장과는) 다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군 당국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대형 로켓 엔진 시험시설과 대형 발사대, 함경남도 신포조선소 인근 잠수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장, 평양 산음동 미사일 연구단지 등의 움직임을 집중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그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SLBM에 장착되는 로켓 엔진 시험이 이뤄져 왔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한·미가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미사일 시설에서 아직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폐기 조치가 유력한 미사일 시설로는 ICBM급 미사일 엔진 시험이 이뤄진 동창리 로켓 시험장과 장거리 로켓 발사대가 꼽힌다. 북한은 지난해 3월 동창리 서해발사장에서 액체 연료를 쓰는 신형 엔진 연소시험에 성공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한 바 있다. 당시 연소시험을 참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를 ‘3·18혁명’으로 극찬하며 엔진 개발을 주도한 과학자를 직접 업어 주기도 했다. 80t의 중량을 밀어낼 수 있는 추진력 80tf(톤포스)로 추정되는 이른바 3·18혁명 엔진은 이후 IRBM급 화성12형의 엔진으로 이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미사일 시설로는 SLBM 시험 발사와 엔진 시험이 이뤄져 온 신포조선소 미사일 발사장이 거론된다. 북한은 지난해 8월 신포 앞바다에서 SLBM ‘북극성1형’을 시험 발사한 데 이어 같은 해 9월 신포에서 SLBM 개발을 위한 미사일 엔진 지상 분사시험을 진행한 바 있다. 평양 산음동에 있는 미사일 종합연구단지도 그간 각종 탄도미사일 기술 개발과 엔진 시험이 진행돼 온 만큼 폐기 대상으로 지목된다. 군 소식통은 “미사일 엔진 시험장도 전면 폐기한다면 ICBM과 관련한 엔진 고출력 기술과 엔진 결합 기술을 완전히 확보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北 동창리·신포 미사일 실험장 폐기 여부 ‘관심’

    北 동창리·신포 미사일 실험장 폐기 여부 ‘관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북한이 앞으로 관련 시설 폐기 절차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주요 미사일 엔진 시험장도 파괴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ABC방송과 인터뷰에서는 “그들은 특정한 탄도미사일 시험장과 함께 다른 많은 것들을 제거할 예정이다. 우리는 이러한 부분을 추후 공개하려고 한다”고 밝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어떤 장소에 있는 미사일 시험장을 제거할지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북한의 미사일 관련 시설에 국제적인 시선이 모인다. 우선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 언급대로 미사일 엔진시험장 등의 제거에 나선다면 이는 핵실험장 폐기에 이은 조치로, 핵·미사일 동결의 가시적인 행동으로 평가될 수 있다. 이와 관련, 군 당국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대형 로켓엔진 시험시설과 대형 발사대, 함경남도 신포 조선소 인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장, 평양 산음동 미사일 연구단지 등의 움직임을 집중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이들 지역의 시설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SLBM에 장착되는 로켓엔진 시험이 이뤄졌기 때문이다.앞서 북한은 최근 평앙북도 구성시 이하리에 있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북극성 2형’의 지상 시험용 발사대를 폐기한 바 있다. 정보당국의 한 관계자는 13일 “한미가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미사일 시설에서 아직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폐기 예상 미사일 시설로는 ICBM급 미사일 엔진시험이 이뤄진 동창리 로켓 시험장과 장거리 로켓 발사대를 꼽을 수 있다. 북한은 지난해 3월 18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발사장에서 액체연료를 쓰는 신형 엔진 연소시험에 성공하고 공식 매체를 통해 이를 공개했다. 연소시험을 참관한 김정은 위원장은 이를 ‘3·18 혁명’으로 극찬하고 엔진 개발을 주도한 과학자를 업어주는 등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추진력 80tf(톤포스: 80t 중량을 밀어 올리는 추력)로 추정되는 이른바 3·18 혁명 엔진은 IRBM급 화성12형의 엔진으로 이용된 것으로 분석됐고, 작년 5월 14일 이 엔진을 장착한 화성12형이 성능을 입증했다. 이후 발사된 ICBM급 화성14·15형도 1단 추진체에 3·18 혁명 엔진을 장착한 것으로 추정됐다. 또 함경북도 동해안의 신포 조선소 인근에선 주로 SLBM 시험발사와 엔진시험이 이뤄진다.북한은 지난해 8월 신포 앞바다에서 SLBM인 북극성1형을 시험 발사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신포에서 SLBM 개발을 위한 미사일 엔진 지상 분사시험이 진행된 바 있다. 평양 산음동에 있는 미사일 종합 연구단지도 폐기 대상으로 지목된다. 이곳에서는 그간 각종 탄도미사일 기술개발과 함께 엔진시험이 진행돼왔다. 군의 한 관계자는 “평양 산음동 연구단지에선 주로 실내에서 미사일 기술개발이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며 “실내 시험은 은밀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파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군과 정보당국은 북한이 핵실험장에 이어 미사일 엔진시험장 등 관련 미사일 시설 폐기에 나선다면 이는 역으로 핵·미사일 고도화 기술을 완성했다는 자신감 때문일 것으로 분석했다. 6차례의 핵실험으로 자칭 ‘핵보유국’ 선언을 한 북한은 화성15형 발사 성공으로 ‘핵무력 완성’을 주장한 바 있다. 군의 한 소식통은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는 핵 기술이 완성됐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며 “북한이 미사일 엔진시험장도 전면 폐기한다면 ICBM과 관련한 엔진 고출력 기술과 클러스터링(엔진 결합) 기술을 완전히 확보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지난달 탄도미사일 시설물 일부 파괴”

    정부 “주변 건물 그대로 있어” 북한이 지난달 중순 사거리 2500㎞ 이상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북극성2형’의 지상 시험용 발사대를 폐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24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와 함께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여 주려는 시도라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이미 개발을 완료했기 때문에 더는 필요 없어진 시험용 시설을 폐기한 것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6일(현지시간)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북한이 지난달 둘째 주(6~12일)부터 평안북도 구성시 북쪽 이하리에 있는 미사일 시험장 내 시설물에 대한 파괴 작업을 시작해 같은 달 19일쯤 완료했다고 밝혔다. 38노스는 미사일 엔진 사출시험을 하는 동안 미사일을 고정하는 ‘테스트 스탠드’(시험대)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 시험장에서는 고체연료형 미사일 개발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북한은 이 시험을 통해 개발한 IRBM ‘북극성2형’(KN15)을 지난해 2월과 5월 평북 방현과 평남 북창에서 두 차례 시험발사한 뒤 실전 배치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보 당국 관계자는 7일 “북한이 시험용 발사대를 없앤 것은 맞다”면서 “이 발사대는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 지난달 24일보다 이전에 없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2000년대 초부터 이하리 미사일 시설을 가동해 왔고 2014년 이를 미사일 종합시험장으로 확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극성2형’은 원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1형’을 지상 발사용으로 개조한 것이다. 사거리가 2500~3000㎞로 추정돼 한반도와 일본 전역의 주한미군, 주일미군을 모두 위협할 수 있다. 순서상 IRBM 개발용 시험용 발사대에 이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가 단행된 점을 고려할 때 일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중단 조치의 하나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4월 20일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 등을 선언했다. 38노스 운영자인 조엘 위트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계획 중단에 대한 진지함을 알리기 위한 작은 조치”라고 평가했다. 한국 정부는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폐기된 발사대 주변 건물들은 그대로 있기 때문에 의도를 단정해 분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해상초계기, 싼게 비지떡?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해상초계기, 싼게 비지떡?

    최근 이른바 ‘결합상품’이 인기다. 보험이나 상조에 가입하면 고가의 가전제품이나 운동기구를 경품으로 제공하거나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상품들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미끼’는 공짜 좋아하는 인간의 심리를 파고든 것이지만 이윤을 위해 영업을 하는 장사꾼들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소비자에게 공짜를 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부분의 경품은 겉만 번지르르한 싸구려 제품이거나 실제로는 소비자가 본상품 가격에 돈을 보태어 할부로 구매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양질의 경품이라면 본상품의 옵션이 일부 빠져있거나 제품 자체에 하자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경품을 보고 상품을 구입했다가 원하는 옵션이 빠졌거나 제품 하자로 인해 컴플레인을 제기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이러한 일이 일반적인 시민들의 구매 활동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구매자 개개인이 손해보는 선에서 끝나지만, 방위사업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일정한 군사적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들여 구입한 무기가 제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국가안보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해상초계기 사업이 그렇다. 당초 이 사업은 북한의 SLBM 위협과 더불어 급증하는 주변국의 잠수함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고성능 해상초계기 획득 소요에서 출발했다. 다양한 탐지 장비와 넉넉한 무장을 싣고 장시간 체공하며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넓은 해역을 순찰할 수 있는 고성능 해상초계기 획득이 이 사업의 목표였다. 이러한 요구성능을 충족하는 기체는 미국제 단 하나였지만, 최근 유럽 업체가 파격적인 가격과 기술이전 조건을 제시하며 출사표를 던져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업체가 제시한 기술이전 조건과 가격 수준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여론은 뜨겁게 호응했고, 불과 며칠만에 이 업체가 제시한 기체는 기존 단일후보를 제치고 가장 강력한 여론의 지지를 받는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바로 스웨덴 사브(SAAB)의 해상초계기 소드피시(Swordfish)다. 이 업체는 한국이 차기 해상초계기로 자사의 소드피시를 채택하면 소드피시 해상초계기와 글로벌아이(Global Eye)조기경보기 기술을 넘겨주고, 한국형 전투기(KFX)를 위한 AESA 레이더 기술도 제공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한국 방위산업의 수준이 순식간에 업그레이드될 것”이라며 극찬하고 있지만, 앞서도 지적했듯 장사꾼이 제시하는 “매우 좋은 조건”에는 반드시 함정이 있다. 소드피시는 캐나다 봄바르디어(Bombardier)가 제작한 17인승 소형 비즈니스 제트기 ‘글로벌 6000’ 기체를 개조한 버전으로 아직은 ‘개념도’로만 존재하는 페이퍼 플레인(Paper plane)이다. 제작사 측은 180인승 보잉 737-800ERX를 개조한 경쟁 기종을 개조한 P-8A 포세이돈과 체공시간, 항속거리, 탑재량 등에서 거의 동등하면서도 가격은 절반 수준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기술적으로 들여다보면 여기에는 몇 가지 함정이 있다. 제작사가 공개한 소드피시의 구조도를 보면 동체와 주익 접합부 앞에 해상 수색용 AESA 레이더가 있고, 주익 접합부 뒷부분에 랜딩기어 수납부, 그 뒤에 소노부이 투하구가 자리잡고 있다. 해상초계기로 개조되기 전 ‘글로벌 6000’ 기체는 바로 이 주익 접합부 부분과 주익에 연료탱크가 있기 때문에 레이더와 소노부이 투하구, 무장 장착 및 제어 계통이 이 곳에 있다는 것은 연료탱크가 줄어들어 원형 기체보다 항속거리가 상당히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형상 변경은 기체의 외형뿐만 아니라 무게 밸런스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플랫폼만 ‘글로벌 6000’이지 사실상 다른 기체로서 감항인증부터 다시 받아야 하는데, 그 비용은 고스란히 기체 가격에 포함되어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기체가 작기 때문에 소노부이(Sonobuoy·음향탐지부표) 탑재 수량이나 임무장비 탑재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고, 내부에 어뢰와 미사일 등의 무장을 장착하기 어렵다는 것도 치명적인 약점이다. 경쟁기종인 P-8A가 NATO 표준 A-사이즈의 소노부이를 129개까지 탑재하고도 여유 공간이 있는 것과 달리, 소드피시가 탑재할 수 있는 동일 규격 소노부이의 최대 수량은 112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내부 무장창의 유무다. 외부에 무장을 장착할 경우 비행 중 항력(공기저항)이 크게 증가해 체공시간과 항속거리가 크게 감소한다. 소드피시 측은 포세이돈과 거의 대등한 체공시간과 항속거리, 속도 성능 등을 주장하지만, 그들 스스로 밝히고 있듯 이러한 퍼포먼스는 외부에 아무런 무장과 장비를 장착하지 않은 클린 상태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즉, 실제 임무에 나설 경우 체공시간과 항속거리는 포세이돈에 훨씬 미치지 못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무장의 외부 장착으로 인한 성능 감소 문제다. 청상어 어뢰를 비롯한 우리 군의 항공기 탑재용 어뢰는 전동식 어뢰로써, 동력원으로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사용한다. 추운 날씨에 휴대폰 배터리가 빨리 방전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것처럼 이러한 배터리는 저온 환경에 취약하다. 소드피시와 같은 제트기는 높은 고도에서 고속으로 비행하는데, 이 경우 이 배터리는 영하 수십도의 저온에 노출되어 배터리가 급격히 방전된다. 즉, 적 잠수함을 발견하고 어뢰를 발사하더라도 어뢰의 배터리가 방전되어 어뢰 자체가 작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소드피시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내부에 무장 장착 공간을 만들거나 기온이 비교적 따뜻한 저공에서 비행해야 한다. 그러나 공간이 협소한 17인승 기체에 3m나 되는 어뢰를 탑재하기 위한 공간을 별도로 만드려면 다른 임무장비를 빼거나 연료 탑재량을 줄여야 한다. 개조를 포기하고 저공에서 비행할 경우 공기저항이 커져 가뜩이나 부족한 체공시간과 항속거리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해상초계기들은 중·대형급 항공기를 플랫폼 삼아 제작되고 내부에 무장창을 별도로 두고 있다. 미국의 P-3C(98인승), 러시아의 IL-38(120인승)이 그러하며, 일본이 독자 개발한 P-1은 737 기반의 P-8보다 더 크다. 크고 비싸더라도 앞서 언급한 기술적 문제와 전술적 필요성 때문에 해상초계기는 대형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성능만큼이나 가장 큰 문제는 신뢰성이다. P-8A는 기반 플랫폼인 737 기종이 전 세계에 8,700대 가까이 팔렸고, 우리나라에도 군용과 민항기 포함 100대 가까이 취항하고 있어 수리부속 조달과 정비도 용이하며, 미군과 동일 기체이기 때문에 후속 군수지원과 데이터링크 등 연합작전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반면 소드피시는 모든 파생형을 합쳐 전 세계에 600여 대 팔린 소형 비즈니스 제트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부품 조달과 후속 군수지원, 연합작전 등 운용유지 측면에서 상당히 불리하다. 무엇보다 실물 기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페이퍼 플레인이다. 한국이 비용을 대면 그러한 제품을 만들어주겠다는 개념 구상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카탈로그 데이터대로 실물이 나올지조차 확신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일각에서는 “한국이 사브의 유료 베타테스터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무기도입 사업 방식이다. 기존의 다른 무기도입 사업들처럼 다양한 후보기종이 입찰에 참가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진입장벽을 낮춰 설정한 작전요구성능(ROC)를 제시한다면 소형 기체를 기반으로 한 저성능 기종이라도 어렵지 않게 ROC를 충족할 수 있을 것이다. ROC가 충족되었다면 가장 싼 기체가 낙찰되기 때문에 당연히 소형 저성능 기체가 낙찰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사업방식으로 구입한 무기가 배치되면 당연히 전장환경이 요구하는 작전능력을 발휘할 수 없고, 이는 전력공백으로 이어져 안보위협을 초래하거나 또다른 무기도입 사업의 소요제기로 이어져 막대한 예산 낭비를 낳는다. 세상에 공짜는 없고 손해보는 장사를 하는 장사꾼은 없다. 영업사원이 내미는 달콤한 경품에는 반드시 함정이 있다. 소비자가 보험이나 상조 상품을 찾는 것은 큰 사고나 상을 당했을 경우 적절한 도움을 받기 위함이다. 경품에 눈이 멀어 엉뚱한 상품에 가입한다면 정작 큰 일을 당했을 때 당초 원했던 수준의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하고 더 큰 곤경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월드 Zoom in] FPDA 안보 챙기는 英, 한반도 북핵 위협 적극 개입

    [월드 Zoom in] FPDA 안보 챙기는 英, 한반도 북핵 위협 적극 개입

    아태지역 옛 식민지 안보 제공자, 브렉시트 이후 英연방 협력 부각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화 모드로 전환한 반면, 미국의 가장 가까운 우방 영국 정부는 북한을 압박하며 각을 세우고 있다. 북한과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영국이 안보 위협을 강조하며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는 양상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영국 해군은 지난 11일 북한의 불법 해상 교역을 단속한다는 명목으로 미 7함대의 모항인 일본 요코스카에 호위함 ‘서덜랜드’호를 파견했다.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서덜랜드호는 27~28일 일본 해상 자위대와 연합해 북한 해상 밀수 차단 및 대(對)잠수함 훈련을 실시한다. 지난 13일에는 영국 해군 상륙함 ‘알비온’호가 싱가포르에 입항했다. 영국 해군은 연내 또 다른 함정 ‘아길’호도 태평양에 추가 배치해 이들 3척을 북한 핵개발 자금원으로 추정되는 불법 해상 교역 감시 임무에 활용한다. 영국이 한반도 인근 아시아 태평양 해역에 군함을 상시 배치한 것은 2013년 이후 5년 만이다. 가빈 윌리엄 영국 국방장관은 “북한의 말과 행동이 일치할 때까지 동맹국들과 협력해 엄격하게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에 대해 16일 조선중앙통신 성명을 통해 “영국은 전 세계가 환영하는 평화 증진 흐름에 악영향을 미치고 우리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북한은 지난 1월 말에도 영국이 ‘워너크라이 사이버 공격’의 배후로 북한을 지목한 데 대해 “미국을 추종하는 영국은 다른 나라를 도발하기보다 본인들의 문제를 챙기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영국 외교부는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북한 담당 부서를 과(課)에서 별도의 국(局)으로 격상시켰다. 영국군은 북한과 미국 간 전쟁이 일어날 경우 항공모함을 급파해 미 해군을 돕는 비상 계획도 마련했다고 데일리 메일이 지난해 10월 보도했다. 이는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이 북한의 핵 위협을 예사롭게 보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영국 하원 국방위원회는 지난 5일 ‘북한의 위협’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지금 같은 속도라면 향후 6~18개월 내 영국까지 도달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역량을 갖추게 된다”며 “영국은 한국에 군사 지원을 제공할 법적 의무가 없지만 북한이 한국과 미국에 적대적 행동을 개시하면 방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국방위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북한이 비핵화를 수용할 가능성은 낮고 회담이 북한 체제 선전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불신을 드러냈다. 영국은 북한에서 런던까지의 직선거리가 8672㎞로, ICBM 사거리 측면에서 북한~미국 로스앤젤레스 거리(9567㎞)보다 가깝다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북한이 실제로 영국으로 ICBM을 날리면 발사체가 중국과 러시아의 상공을 통과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북한으로선 유럽 집단 안보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인 영국에 핵 공격을 가할 전략적 이익도 거의 없다. 북한에 의한 안보 위협이 지나치게 과장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영국이 한반도 문제에 적극 개입하는 이유는 우선 8000명 이상으로 알려진 한국 체류 영국인의 안전과 연관이 있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유럽과의 교역이 위축될 영국으로서는 영연방 국가들이 대거 포함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안보·경제 협력이 그만큼 더욱 중요해졌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북한은 아태 지역에서 가장 큰 안보 불안 요소다. 미국 외교안보 전문매체 더 디플로맷은 최근 “영국이 동아시아의 주요 행위자로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은 지난 5일 유럽과 아시아의 중간 지점인 중동 바레인에 해군 기지를 개설했고 싱가포르에도 보급 기지를 유지하고 있다. 영국은 특히 옛 식민지이자 영연방 국가인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와 ‘영연방 5개국 방위협정’(FPDA)이라는 공동 안보 협력체를 운영하는 만큼 북한 위협에 맞서 이들 국가들에 든든한 안보 제공자로서의 역할을 보여줘야 한다. 세계 5대 공인 핵보유국의 하나인 영국이 핵억지력을 유지하는 명분으로 북한의 핵위협을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은 ICBM 대신 핵전력으로 핵잠수함(SSBN) 4척과 사거리 1만 2000㎞의 ‘트라이던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 전력은 노후화됐다. 집권 보수당은 영국이 핵보복 전력을 갖는 게 강대국으로서의 위상과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지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해 2016년 신형 잠수함 건조 계획을 승인했다. 하지만 여전히 거액을 들여 핵전력을 가져야 하느냐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마크 프랑수아 전 국방부 부장관은 지난해 “북한의 점증하는 핵위협이 영국이 트라이던트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풍계리서 6차례 핵실험… 핵탄두 10~20기 보유 추정

    풍계리서 6차례 핵실험… 핵탄두 10~20기 보유 추정

    인도·파키스탄도 6번만 실험 ICBM도 계기상으로 성공 분석 북한이 핵실험장 폐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을 선언함에 따라 그 의도와 배경 못지않게 북한이 폐기하겠다고 한 이른바 ‘북부 핵시험장’과 현재의 북한 핵·미사일 능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북한이 ‘북부 핵시험장’이라고 불러 온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한 핵 개발의 상징적 장소다. 북한이 실시한 6차례의 핵실험이 모두 이곳에서 실시됐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해발 2205m의 만탑산 깊은 계곡에 조성돼 있다. 단단한 화강암 지역이어서 핵실험 이후 발생하는 각종 방사성 물질의 유출 가능성이 크지 않아 지하 핵실험을 위한 좋은 조건을 갖춘 장소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인도·파키스탄과 똑같이 6차례 핵실험 이후 추가적인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핵실험장을 없애고 ICBM 시험발사를 중단한다는 것은 핵과 미사일 능력을 현재 수준에서 ‘동결’하겠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북한은 지난해 말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10~2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방부가 지난해 펴낸 ‘2016 국방백서’에서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은 당시 50㎏을 넘어섰다. 핵탄두 하나당 4∼6㎏씩 10기 안팎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여기에 북한은 2010년 말 이후 연간 최대 40㎏(핵탄두 2기 제조 분량)의 고농축우라늄(HEU)을 생산할 수 있는 원심분리시설을 가동시켰다. 가동·중단을 반복했기 때문에 정확한 분량을 알 수 없지만 ‘상당량’을 확보한 것으로 군 정보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미사일은 이미 단·중·중장·장거리 ‘라인업’을 모두 갖춰 놨다. 여기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은밀성’까지 확대했다. 북한은 이미 3차례의 ICBM 시험발사를 마치고 계기상으로는 완성을 선언한 만큼 추가적인 시험발사도 필요하지 않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수준 미달 해상작전헬기, 수의계약 되나?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수준 미달 해상작전헬기, 수의계약 되나?

    우리 군의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를 손쉽게 무력화시킬 수 있는 김정은의 히든카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장 이후 군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북한 SLBM 발사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원자력 추진 잠수함에 대한 타당성 연구가 최근 종료되었고, SLBM을 실은 북한 전략잠수함을 탐지·추적하기 위한 고성능 해상초계기와 해상작전헬기 도입도 추진되고 있다.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국외도입과 국내 개발 등 고려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이 선택지로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해상초계기 사업은 현존 최강의 잠수함 킬러로 평가받는 미국의 P-8A 포세이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원잠이나 해상초계기 모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지만 국가 생존이 걸렸다는 지적에 따라 이들 사업은 상대적으로 예산에 구애받지 않고 상당한 지지를 받으며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원잠·해상초계기와 더불어 북한 전략잠수함 대응 ‘삼총사’ 역할을 수행해야 할 해상작전헬기의 경우 곧 본격화될 사업이 다소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 자칫 지난 1차 사업의 악몽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약 5,800억 원의 예산으로 8대의 AW159 링스 와일드캣(Lynx Wildcat) 헬기가 도입된 1차 사업은 사업 초기부터 크고 작은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해상작전헬기 소요군인 해군이 중형 체급의 헬기 도입을 요구했으나 다양한 기종의 입찰을 유도해 가격 하락을 도모한다는 방위사업청의 전략에 따라 소형 체급과 중형 체급이 경쟁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신형 해상작전헬기를 소요 제기한 해군은 내심 중형 체급의 헬기를 원했다. 소형 헬기인 슈퍼 링스(Super Lynx)를 운용해보니 문제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점은 바로 최대이륙중량이었다. 슈퍼 링스 자체가 소형 체급 헬기이다 보니 탐지용 장비와 공격용 장비를 동시에 탑재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일반적인 중형 체급의 해상작전헬기는 잠수함을 탐지하기 위한 디핑소나(Dipping Sonar)와 어뢰를 모두 탑재하고 2시간 이상 비행하며 적 잠수함을 찾는 즉시 즉각 어뢰 공격을 가할 수 있다. 그러나 링스와 같은 소형 헬기는 최대이륙중량이 부족해 탐지장비와 어뢰 둘 중 한 가지만 탑재할 수 있다. 즉, 링스가 적 잠수함을 찾더라도 이 잠수함을 공격하려면 어뢰를 탑재한 다른 헬기나 호위함을 불러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작전 능력 부족 때문에 링스의 생산국인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소형 해상작전헬기의 단점을 보완할 대형 헬기를 함께 운용하거나 아예 중형 체급으로 갈아타고 있다. 영국은 대형 AW101 헬기를 링스와 함께 쓰고 있고, 독일과 네덜란드, 덴마크는 중형인 NH-90 NFH나 MH-60R로 링스를 대체하고 있다. AW159 기종만 가지고 대잠작전을 수행하는 나라는 대한민국과 동남아시아의 빈국 필리핀뿐이다. 이 같은 문제점 지적에 따라 대안으로 개발된 것이 링스 와일드캣(Lynx Wildcat)이다. 이 기종은 기존 링스 헬기를 완전 재설계하고 엔진 출력을 대폭 강화했다. 지난 1차 해상작전헬기 사업 때도 기존 링스보다 증가한 최대이륙중량과 체공시간을 강조했다. 그러나 소형 기체의 태생적 한계를 극복할 수는 없었다. 링스 와일드캣의 최대 이륙중량은 기존 슈퍼 링스보다 약 15% 정도 증가한 6톤 수준으로 지난 1차 해상작전헬기 사업 당시 경쟁 기종이었던 MH-60R이나 NH-90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디핑소나와 어뢰 2발을 달면 체공 시간은 1시간으로 줄어든다. 함정 갑판에서 뜨고 내리는 시간과 작전 해역으로 이동하는 시간을 빼면 실제 대잠 초계 임무 시간은 30~40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수준으로도 해군의 작전요구성능은 충족하나, 다른 경쟁기종보다 더 적은 무장과 장비를 탑재하고 체공시간 역시 짧은 것은 물리적으로 어떻게 해 볼 수 없는 약점으로 지적 받는다. 작전요구성능의 최저 기준을 충족하면서도 가격이 매우 싸다는 이유 때문에 다음 주부터 본격화될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은 사실상 링스 와일드캣의 독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기획재정부가 해군과 방위사업청의 예산 증액 요청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당초 해군과 방위사업청은 기재부에 사업 예산을 약 3,000억 원 정도 증액해 줄 것을 요청했다. 기존의 소형 해상작전헬기로는 북한 SLBM과 전략잠수함이라는 새로운 위협에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고, 기존에 책정된 8,400억 원의 예산으로는 검토 가능한 기종이 소형 기체인 링스 와일드캣 1개 기종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해상작전헬기 2차 사업이 8,400억 원이라는 예산규모로 입찰공고가 나가게 되면 현재로서는 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업체가 단 1곳도 없다. MH-60R과 NH-90은 가격 조건이 맞지 않고, 유일하게 가격 조건을 충족하는 링스 와일드캣 제조사는 지난해 11월 17일부로 방위사업청에 의해 부정당업자로 지정(사유 : 계약불이행)되어 오는 5월 16일까지 입찰 참가 자격이 박탈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물론 링스 와일드캣 제조사가 법원에 집행정지가처분신청을 내고 입찰서를 낸다면 입찰 참가는 가능하다. 이 경우 단독입찰이기 때문에 최초 공고는 유찰된다. 재공고가 나겠지만 다른 경쟁 업체가 가격 조건이 맞지 않아 입찰 참가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사업은 결국 단독 입찰자인 링스 와일드캣 기종을 대상으로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물론 AW159도 해군의 작전요구성능을 충족하는 좋은 기체이며, 1차 사업을 통해 도입된 8대의 기체들은 해군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잘 운용되고 있다. 그러나 1차 사업이 추진되던 시기와 2차 사업이 추진되는 지금의 안보 환경은 너무도 다르다. 언제 어디에서 SLBM을 발사할지 모르는 북한의 전략잠수함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장비를 싣고 더 오래 비행할 수 있는 중형 체급의 해상작전헬기가 필요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북한을 비롯한 주변국은 우리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주지 않는다. 우리가 돈이 없어 고성능 해상작전헬기를 구입하지 못한다고 해서 그들이 SLBM 개발을 늦춰주거나 안보 위협 수준을 낮춰주는 등의 호의를 베풀어줄 가능성은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 한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자위적 국방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앞서 소개했듯 우리와 같은 기종의 해상작전헬기를 운용하는 대부분의 국가들은 대형 헬기를 보완재로 도입하거나 아예 중형 해상작전헬기로 갈아타고 있다. 이 국가들보다 더 심각한 잠수함 위협에 시달리는 대한민국, 그것도 세계 10대 경제 대국인 대한민국이 고작 3,000억 원이 없어 동남아 빈국 필리핀과 같은 기종을 주력 해상작전헬기로 도입을 추진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협상가 문재인, 불도저 김정은, 승부사 트럼프… 비핵화 삼국지

    협상가 문재인, 불도저 김정은, 승부사 트럼프… 비핵화 삼국지

    치밀한 논리와 설득력으로 중무장하고 한 번 결단한 일은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문재인 대통령, 빠른 판단력과 ‘통 큰’ 결단력이 돋보이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계산에 능하고 타고난 승부사 기질과 공격적 성향까지 갖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개성 강한 세 정상의 기질이 4월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북·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식으로 발현될지 주목된다. 정상이 직접 ‘담판’을 짓는 정상회담의 특성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 정상들 간의 ‘궁합’이 회담 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 세 정상의 캐릭터를 분석해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서 펼쳐질 광경을 예측해 봤다.■‘한반도 운전자론’ 집념으로 실현… 역지사지 노하우로 회담 성사 ‘The Negotiator’(협상가).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2017년 5월 15일자 아시아판 표지 인물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을 선정하고 ‘협상가 문재인, 김정은을 다룰 수 있는 자’라고 표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베를린 선언으로 한반도 평화 구상을 제시하고,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북한의 특사를 맞아 4월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어 냈다. 협상가적 자질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운전대를 꽉 잡고 국면을 주도했다. ‘이상에 치우친 정세인식’이란 평가를 받았던 베를린 선언은 재해석되고 있다.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받은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은 현실화됐다. 그 집념이 카운터파트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났을 때 어떻게 발휘될지 주목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11일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이 문 대통령의 회담 노하우”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관영 CCTV와의 인터뷰에서 ‘역지사지 외교’를 처음 언급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와 관련, “중국이 안보이익을 침해받을 우려가 있다고 염려하는 것에 대해 우리도 역지사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역지사지 외교로 중국인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대(對)중 외교의 엉킨 실타래를 차근차근 풀어냈다. 지난 8일 국가 조찬 기도회에서도 대북 특별사절단의 평양 방문에 대해 “남북 간의 대화뿐 아니라 미국의 강력한 지원이 함께 만들어 낸 성과”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을 돌렸다. 문 대통령의 거듭된 칭찬은 트럼프 대통령을 움직였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우리의 공과 이익을 앞세우지 않고 상대를 진심으로 배려하는 역지사지와 ‘진심 외교’로 원하는 것을 얻어 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문 대통령은 상대의 마음을 열어 먼저 신뢰를 쌓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감성적 화법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오랜 변호사 생활로 체득한 논리적 화법으로 김 위원장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나 트럼프 대통령은 ‘화끈’하지만, 문 대통령에게는 집념과 고집이 있다. 한반도 대화 국면을 끌어내기까지의 과정을 복기해 보면 불가능을 현실로 만든 문 대통령의 캐릭터를 읽을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옳다고 생각해 결단하면 끝까지 밀고 나가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전략과 스타일을 사전에 철저히 분석해 담판을 지어야 할 순간이 오면 치밀한 논리로 비핵화 실천을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통 큰 결단력 국면 전환 주도… 핵 문제는 원칙 사수할 듯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첫 정상외교 무대인 4월 말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북·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외교 스타일을 보일까. 올해 1월 1일 신년사 이후 대화 국면 전환을 주도해 온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해서도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1일 “(김 위원장이) 외교적으로도 과감하게 돌파하는 스타일인 거 같다”면서 “‘백두혈통’의 후계자로 자란 이들은 이것저것 고민하거나 계산하지 않고 거침없이 호방하게 스스로 단번에 결정해 버린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면 남북 관계는 상당히 내놓을 것도 많고 파격적인 제안을 해 올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거침없이 호방하게 단번에 담판을 지으려고 하겠지만, 본질적인 핵문제에 있어서 지켜야 될 원칙은 더 사수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2011년 12월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이후 후계 세습을 공고화하기 위해 내부 체제 결속에 집중해 왔다. 2013년 12월 고모부인 장성택을 숙청하는 등 당·정·군의 충성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공포 정치’를 펼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북한 주민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애민지도자상’을 강조하는 주민 친화 정치를 보였다는 평가도 있다. 김 위원장이 내치에서 공포 정치와 주민 친화 정치를 동시에 보였다면 대외관계에서는 2017년 말까지 대미 강경 노선을 고집하며 핵·경제 병진노선을 주창해 왔다. 김 위원장은 2012년 전략로케트군을 독립시킨 이후 지난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기까지 4차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등 핵무기 발사수단 개발에 전력 투구해 왔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 이후 전격적인 대화 국면 전환에 나선 배경에 내치의 안정화를 이룬 이후 핵무력 완성까지 간 경험이 대외관계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특히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민족적 대경사로 언급한 오는 9월 9일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을 앞두고 정상외교 무대에서 대북 제재 완화 등 소기의 성과를 얻는다면 이를 내부 체제 결속에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자신을 ‘로켓맨’이라고 불렀던 트럼프 대통령을 맞상대하는 세계적인 지도자라는 것을 주민들에게 보여 주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靑특사단 보고에 입장 바꿔… 미국내 여론 전환 승부수 ‘5월 북·미 정상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끈한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드러냈다는 평가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의 한 외교관은 “누구도 이렇게 전격적으로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이는 고비마다 과감한 승부수를 던진 트럼프 대통령만 할 수 있는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외교관은 “‘화염과 분노’, ‘괌 주변 포위 타격’, ‘리틀 로켓맨’과 ‘미치광이 늙다리’ 등 1년 넘게 폭언과 비난을 주고받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두 사람이 불과 2개월여 만에 정상회담에 의기투합한 ‘반전’은 둘 다 ‘통 큰 승부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 스캔들과 철강 관세 폭탄 반대, 총기 규제 강화 등 여러 가지 비판적인 이슈로 벼랑 끝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낸 것은 자신이 주도한 대북 압박 정책의 승리이며 자신이 직접 상대해서 북핵 위기를 마무리 짓겠다는 과감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오는 11월 중간 선거뿐 아니라 차기 미 대선의 승리를 위한 징검다리를 삼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까지도 “북한과의 대화의 문은 열려 있지만, 비핵화 등 ‘적절한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강하게 북한을 몰아세웠다. 특히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등 대북 대화파보다 강경파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였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분명한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미국이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 이런 모두의 예상을 깨고 트럼프 대통령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45분짜리 ‘북한 변화 가능성’ 브리핑 후 첫 북·미 정상회담을 수락했다. 만약 북·미 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선언 등을 이끌어 낸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25년 동안 어떤 미 행정부도 해내지 못했던 ‘북핵’ 문제를 해결했다는 ‘외교적 성과’를 거머쥐게 된다. 노벨평화상이라는 선물이 덤으로 따라올 수도 있다. 설령 정상회담이 실패해도 책임을 북한에 돌려 리스크를 최소화하면 된다는 계산도 깔렸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승부사’ 기질이 즉흥성과 결합했을 때 오는 불확실성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미 정상회담 결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관이자 협상가, 전략가를 어렵풋이 봤다”고 했지만 현재 트럼프의 백악관이 어디에 있고, 어떻게 거기까지 갔는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 대화 어젠다 설정 등에 대해 그가 끈기 있게 준비하며 대처할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평창 개막’ 고려했나…北 생중계 없이 조용한 열병식

    ‘평창 개막’ 고려했나…北 생중계 없이 조용한 열병식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8일 건군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을 실시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과 화성15형 등 전략무기들을 과시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 이례적으로 열병식 장면을 생중계가 아니라 녹화 중계했고, 외신들에도 공개하지 않았다.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 30분(북한 시간 11시)부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를 비롯해 당·정·군 고위 간부들과 수만명의 평양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오후 1시 10분까지 1시간 40분 정도 열병식을 가졌다. 2시간 51분간 진행한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조선중앙TV는 열병식 후 6시간 뒤인 오후 5시 30분부터 소식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침략자들이 신성한 우리 조국의 존엄과 자주권을 0.001㎜도 침해하거나 희롱하려 들지 못하게 해야 한다”면서 “미국의 대조선(북한) 적대시 정책이 계속되는 한 조국과 인민을 보위하고 평화를 수호하는 강력한 보검으로서의 인민 군대의 사명은 절대로 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이날 열병식에서 ICBM 2종류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등을 공개하는 것으로 핵무력 의지를 드러냈지만, 지난해와는 달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은 동원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미사일 전력만 보면 지난해보다 공개 규모가 절반 정도 줄었다”고 평가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올림픽 참가가 비정치적 행위라는 것을 해외에 보여 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열병식을 내부 행사로 돌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홍환 선임기자 stinger@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 또 스텔스 전투함 띄웠다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 또 스텔스 전투함 띄웠다

    지난 22일, 일본의 한 군사전문매체는 자신들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미국의 상업위성 플래닛(Planet)이 이달 6일 촬영한 북한 남포의 조선소 사진을 공개했다. 이 위성사진에는 최근 미국의 정찰위성들이 집중적으로 감시하고 있는 신형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3형의 해상 시험발사용 바지선이 포착돼 눈길을 끌었지만, 일본 매체의 호기심을 증폭시킨 것은 이 바지선 옆에 정박해 있던 2척의 새로운 군함이었다. 이 군함은 지난 2014년부터 위성을 통해 식별되기 시작한 전투함으로 길이 77m, 추정 배수량 약 1,500톤급이며, 우리나라가 퇴역시키고 있는 구형 초계함 포항급보다 약간 큰 것으로 전해졌지만 정확한 형상과 제원은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그러던 중 2016년 가을 나진항을 찾았던 중국인 관광객이 이 전투함을 가까운 거리에서 촬영한 사진을 공개함으로써 세상에 본격적으로 그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실체가 드러난 이 전투함의 외형은 충격적이었다. 그동안 북한 해군의 전투함이라 하면 군함이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작고 볼품없는 선체에 지상군이 쓰는 낡은 전차포나 기관포를 붙인 조잡하기 이를 데 없는 물건이었다. 그러나 이 신형 전투함은 스텔스 형상과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무장과 장비들을 장착하고 있었다. 이 신형 전투함에는 우리 해군 전투함의 주력 함포 가운데 하나인 76mm 속사포와 거의 똑같은 함포가 장착되어 있다. 이 함포의 정체는 우리 해군 함포의 원형인 이탈리아 오토메라라의 76mm 속사포를 이란이 불법 복제한 파즈르-27(Fajr-27) 함포를 북한이 수입한 것이다. 함포 뒤에는 잠수함을 공격하기 위한 RBU-1200 대잠로켓 발사기가 설치되어 있으며, 이어서 근접방어기관포 용도로 사용되는 14.5mm 6총신 개틀링건이 2개 장착되어 있다. 이들 무장 주변에는 근접방어기관포 등 주요 무장의 조준을 위한 사격통제레이더가 보이고, 북한이 자랑하는 최신형 함대함 미사일 금성 3호 발사대도 식별된다. 이밖에도 잠수함이나 적함을 가까이서 공격하기 위한 533mm 중어뢰 발사관이 좌우에 1기씩 설치되어 있고, 대함미사일이나 항공기에 대항할 수 있는 6연장 함대공 미사일 발사기와 30mm 근접방어기관포와 헬기 탑재를 위한 갑판도 보인다. 이 정도 무장이면 현대적인 해상 전투를 수행할 수 있는 기본 요건은 갖춘 셈이다. 이러한 전투함의 등장에 따라 그동안 우리 해군이 점해왔던 해군력의 절대적 우위가 다소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과거 북한 전투함들은 특수한 상황에서의 국지적 도발이 아닌 이상 우리 해군 전투함들에게 생채기 하나 내기 어려웠지만, 신형 전투함들이 속속 전력화됨으로써 이제는 어느 정도 의미 있는 피해를 입힐 수 있는 그런 능력을 갖추게 되었기 때문이다. 북한 해군 신형 전투함이 탑재하고 있는 여러 무장과 장비 가운데 가장 심각한 위협은 북한이 금성 3호라고 명명한 함대함 미사일이다. 이 미사일은 러시아의 고성능 함대함 미사일 3M24, 일명 ‘우란'(Uran)을 모방한 북한의 최신형 함대함 미사일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주요 서방 국가들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하푼(Harpoon) 함대함 미사일과 유사해 '하푼스키'(Harpoonski)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이 미사일이 등장하기 전 북한의 주력 대함 미사일이었던 구소련제 스틱스나 중국제 실크웜의 경우 높은 고도를 비행하기 때문에 레이더에 쉽게 탐지되고 사정거리도 짧다는 약점이 있었지만, 금성 3호는 우리 해군 전투함 레이더의 탐지각도 밑으로 파고들 수 있는 시-스키밍(Sea-skimming) 비행 능력은 물론 비행경로를 조정해 적의 대공 방어망을 교란할 수 있는 기능도 가지고 있다. 북한은 최근 건조되고 있는 거의 모든 신형 전투함에 금성 3호를 탑재하고 있는데, 이 미사일이 동시에 대량 운용될 경우 대공 방어 능력이 취약한 우리 해군에게는 매우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문제는 국제사회의 전방위적인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이 도대체 어떻게 이런 신형 무장을 갖춘 새로운 전투함들을 동해와 서해에서 동시에 여러 척을 찍어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식별된 이 신형 전투함의 숫자는 최소 3척이며, 크기와 형상이 각기 다른 다양한 유형의 신형 전투함들도 10여 척 가까이 식별되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북한의 이러한 신형함 건조가 국제 제재가 본격화된 최근 5~6년 사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투함이 매우 저렴한 편인 중국 사례를 보면 1,500톤급 초계함은 1척당 4,500만 달러 안팎, 200톤급 전투함은 1400만 달러 안팎의 건조비가 들어간다. 북한이라는 국가 특성상 인건비와 부수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척당 수 천만 달러의 건조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심각한 경제난에 시달리며 국가 자원 대부분을 핵과 미사일 개발에 쏟아 붓고 있는 북한이 이러한 비용을 마련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 신형 전투함에 장착된 주요 부품과 장비를 어디서 조달했는지도 의문이다. 북한은 선박용 엔진이나 동력계통 장비, 레이더나 전투체계와 같은 전자 장비를 자체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과거 북한은 일본에서 중고 어선을 대량으로 매입해 여기서 엔진과 항해용 레이더를 떼어내 군용으로 사용하는 등의 편법을 썼지만, 지금은 이러한 장비들마저 대부분 UN 제재 품목이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런데도 북한은 일본 F사의 민수용 항해 레이더를 구해 신형 전투함에 장착하는가 하면, 미국 M사의 엔진과 모터를 입수해 특수전용 보트와 소형 함정에 사용하는 등 외국산 부품과 장비가 달린 새로운 무기들을 끊임없이 선보이고 있다. 이는 비단 해군 무기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최근 북한이 선보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의 1단 추진체 엔진은 물론 몇 해 전 청와대 상공에 등장해 우리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소형 무인기에 이르기까지 북한은 국제 사회의 제재를 비웃기라도 하듯 외국산 부품과 장비를 이용한 신형 무기들을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어딘가에 커다란 구멍이 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대북 정책의 성격과 관계없이 북한의 국가 전략 목표는 정권 수립 이래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았으며 북한은 목표 달성을 위해 모든 국가적 역량을 군비 증강에 쏟아 붓고 있다. 한반도 주변 정세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대화도 물론 중요하지만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더 강화해 북한의 ’숨은 구멍‘을 조기에 차단하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우리 안보는 계속해서 허를 찔릴 것이며,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미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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